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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비리 총장 김문기 ‘우상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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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비리 총장 김문기 ‘우상화’ 교육

익명 (미확인) | 목, 2016/05/12- 20:15

상지대학교가 사학비리로 쫒겨난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문기 전 총장이 쓴 책을 교재로 사용하는 인성교육 수업을 모든 신입생들이 듣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인성교육이 아니라 ‘김문기 종교’수업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상지대, 김문기 우상화한 책으로 신입생들에게 인성교육 강요

상지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전 총장이 쓴 교재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학점 짜리 수업인 인성교육은 교양필수 과목은 아니지만, 대학 측이 일괄적으로 수강신청을 해 모든 신입생들이 듣도록 하고 있다. 인성교육 강의는 2005년부터 시행돼 왔지만 김문기 씨가 쓴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 상지대와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씨가 쓴 책으로 신입생 모두에게 인성교육을 강제하고 있다.

▲ 상지대와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김문기 씨가 쓴 책으로 신입생 모두에게 인성교육을 강제하고 있다.

문제는 교재의 내용이다. 김문기 전 총장은 상지대 재단 이사장 시절 공금횡령, 부정입학 등 혐의로 기소됐고, 1994년 대법원에서 부정입학 비리가 인정돼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고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사학비리 전과자다. 2014년 8월 다시 총장으로 다시 상지대에 복귀했지만, 복귀한 지 11개월 만에 다시 교육부 감사에서 교육용 재산을 부당하게 사용한 점이 드러나 지난해 7월 총장직에서도 해임됐다

하지만 상지대 인성교육 교재인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책은 김문기 전 총장을 마치 위인처럼 묘사했다. 상지대가 인성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이라는 책에는 아래와 같이 김문기 씨를 일방적으로 미화한 내용이 나온다.

김문기 선생은 평생을 살아오시면서 매사에 충실했다…김문기 선생은 젋은이들에게 교수 자리를 주선한 것이 부지기수이며 직장도 많이 잡아 주었으니 이 또한 남을 위한 충 아닌가? 열거하면 끝도 없다.13P

김문기 선생께서는 교육, 사회, 정치, 문화, 체육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기셨고, 각 분야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훈장과 큰 상을 수상하신 분이다.16p(책의 저자는 김문기 씨지만, 김문기를 선생으로 표현하고 경어체로 서술한 점을 봤을 때, 다른 사람이 써준 것으로 보인다)

김문기 전 총장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이 교재에는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도 나온다. 책 곳곳에는 김 전 총장이 상지학원 설립자라고 표현돼 있지만 그는 설립자가 아니다. 2004년 대법원은 상지학원 설립 당초 임원과 관련한 소송에서, 상지학원 설립자는 상지학원의 전신인 청암학원의 고 원홍묵 선생이라고 판결했다. 또 2014년 교육부도 김문기 전 총장이 상지학원 정관에서 김문기 등 8명을 설립당초 임원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원래대로 원홍묵 등 8인으로 시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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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사실관계도 다르고 김 전 총장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책으로 인성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총학생회가 신입생 200명을 대상으로 의견서를 접수한 결과 187명이 인성교육을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신입생 의견서에는 “인성교육은 김문기 종교다”, “인성교육과 상관없는 쓰레기 수업”등등의 불만이 담겨있다. 실제 취재진이 만난 상지대 신입생 임홍렬(산업디자인과 1)씨는 “인성교육은 사학비리 전과자로 판명된 사람의 입장을 학생들에게 세뇌시키는 수업”이라며 “400만 원 넘는 등록금을 내면서 이런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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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영서대도 올해부터 인성교육 ‘교양필수 과목으로…김문기 책 1500권 교비로 구입

이같은 인성교육은 상지대와 같은 재단인 상지영서대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지영서대는 올해부터 인성교육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교재는 상지대가 사용하는 <김문기 선생의 철학 ‘상지정신’>으로 동일하다.

취재결과, 상지영서대는 1500권에 달하는 교재를 구입하는 데 교비 9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등록금을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에 사용한 것이다. 책의 저자가 김문기 전 총장인만큼 책의 인세도 김 전 총장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보인다.

상지대는 교재 구입비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상지대 언론홍보팀은 “인성교육은 특성화기초대학에서 모두 관리하는 것으로 타 부서에선 일체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 특성화기초대학 이제원 학장에게 인성교육 수업을 개설한 목적은 무엇인지, 교재는 어떤 비용으로 구입했는지 물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사장, 총장 자리에서 모두 쫒겨난 김문기…이사회 장악해 여전히 실권 행사

낯뜨거운 교재를 동원해 김문기 전 총장을 우상화하는 작업은 인성교육 말고도 학교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문기 전 총장은 지난해 7월 총장에서 해임됐지만, 학교 본관에는 1층부터 5층까지 김문기 전 총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상지대 대학원관 1층 입구에는 김문기 전 총장의 정치활동에 관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 상지대 정문 옆에 세워진 김문기 기념관.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이 곳에는 김문기 씨를 미화한 각종 게시물들이 진열돼 있다.

▲ 상지대 정문 옆에 세워진 김문기 기념관.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이 곳에는 김문기 씨를 미화한 각종 게시물들이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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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정문 옆에는 대저택을 방불케하는 김문기 기념관도 세워져 있다. 기념관에는 김문기 전 총장이 쓴 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자신을 미화한 게시물들로 가득하다. 이 곳은 학교역사를 제대로 알린다는 목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총동창회에 개방하고 있지만, 총학생회에 대해서는 주거침입이라며 방문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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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전 총장이 자신의 기념관에서 업무를 보며 여전히 학교운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정균 한의예과 교수(전 상지대 비상대책위원장)는 “김문기 기념관에 보직교수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김문기 전 총장에게 허가받고 재가받고 그러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문기 씨가 법적으로는 상지대와 관계가 정리됐다지만, 여전히 이사회와 학교행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재 : 홍여진 연다혜
촬영 : 김수영
편집 : 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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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논란을 무릅쓰고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시한을 2016년 6월 말로 종료시키는 핵심 이유가 특조위의 청와대 조사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스타파가 지난 1년 간 유기준, 김영석 두 해수부 장관과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 사이의 수 차례 비공식 협의 내용을 취재한 결과, 두 장관 모두 특조위 활동 개시일을 지난해 1월 1일부터로 규정하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을 내비치며 합리적 해법을 찾아보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특조위가 청와대 조사를 논의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중순을 기점으로 이 같은 노력이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고, 특조위 활동을 6월 말로 종료시키는 게 정부 공식 입장으로 굳어진 정황들이 파악됐다. 결국 특조위 활동이 강제 종료되는 현재의 상황은 특별법 해석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여권의 ‘청와대 지키기’ 전략의 산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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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전 장관, 퇴임 직전 ‘특조위 기한 2016년 9월 이후까지’ 비공식 제안

지난 6월 28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축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을 상대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6월 말로 종료된다는 정부 방침의 부당성을 집중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특조위 활동 개시는 지난해 1월 1일, 종료는 올해 6월 30일이라는 정부 입장은 지난 19대 국회 때부터 정부의 일관된 입장임을 역설했다.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 결과, 해양수산부 전현직 장관들은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특조위 활동 개시일을 지난해 1월 1일로 규정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조위의 활동 기간에 대한 정부 입장을 처음 공식석상에서 언급했던 것은 유기준 전 장관이다. 유 전 장관은 지난해 5월 18일 국회 농해수위에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정부는 이미 1월 1일부터 특조위 활동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4개월 남짓 후, 유 전 장관은 이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비공식 석상에서 내놓았던 바 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유 전 장관은 2016년 해수부 예산 심의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초, 이석태 특조위원장에게 국회 내 모처에서 만남을 요청해 이후 세 차례 비공식 협의를 가졌다. 당시 유 전 장관은 4.13 총선 출마를 위해 퇴임을 앞둔 시점이었고, 후임으로는 김영석 차관이 내정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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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접촉에서 유 장관은 특조위 활동 개시일을 특조위원들이 임명된 3월 9일, 혹은 시행령이 공포된 5월 11일 중 하나로 해석해, 2016년 9월 혹은 11월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에 해당하는 예산으로 30억 원 정도를 추가해 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적어도 2016년 말까지는 조사활동이 보장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특조위 활동 종료 시점을 일단 2016년 9월과 12월 사이로 정하는 데에 잠정 합의하고, 유 장관은 청와대와 여당을, 이 위원장은 유가족과 야당을 각각 설득하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두 사람의 잠정 합의는 최종 성사되지 못했고 얼마 뒤인 11월 초 유 전 장관은 퇴임하고 말았다.

합의 불발 이유는 ‘청와대 조사’…김영석 장관 “해체 수준 조치 당할 것” 협박까지

해수부장관과 특조위원장 사이의 잠정 합의가 최종 불발된 이유는 당시 특조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의 맥락 속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유 전 장관과 이 위원장의 접촉 직후인 지난해 10월 20일,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회는 세월호 유가족이 신청한 ‘참사 당일 청와대 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진상규명소위는 이 안건을 11월 초 전원위원회에서 의결하려 했지만 여당 추천 특조위원들의 문제 제기로 한 차례 상정이 연기됐다.

그러던 중인 11월 19일, <머니투데이> 가 해수부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여기엔 특조위의 청와대 조사를 막기 위해 여당 추천 특조위원들과 여당 농해수위 국회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라는 등의 대응방안이 담겨 있었고, 이 내용들은 실제로 이뤄졌다. 특조위가 청와대 조사를 논의하고 있다는 정보가 정부와 여당 측에 유출된 결과였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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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이틀 뒤인 11월 21일, 이번엔 유 전 장관의 후임인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 다급하게 이석태 위원장과의 비공식 협의를 요청해 왔다. 장소는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비즈니스룸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이 위원장에게 청와대 관련 조사 개시를 절대로 의결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 위원장은 대통령의 사생활을 조사하려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재난컨트롤타워로서 참사 당일 적절하게 대응했는지를 조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김 장관은 “청와대 조사를 의결할 경우 특조위에 대해 해체 수준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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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APEC 참석 등을 위해 해외순방에 나섰던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을 이틀 앞둔 시점이기도 했다. 김 장관이 박 대통령 귀국 전에 특조위의 청와대 조사 개시를 어떻게든 막아보기 위해 다급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틀 뒤인 11월 23일, 특조위는 예정대로 전원위원회를 열어 청와대 조사 개시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자 차기환, 고영주, 황전원, 석동현 등 여당 추천 위원들은 즉각 사퇴 의사를 밝히고 퇴장했으며, 새누리당은 특조위 해체도 검토하겠다면서 특조위의 2016년 예산도 대폭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로 특조위 예산은 반토막이 난 끝에 올해 6월까지만 배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실상 이때부터 특조위 강제종료 조치가 시작됐던 셈이다.

김영석 장관도 “특조위 연말까지”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청와대 조사 빼면 협조”

그 이후 정부 여당과 특조위 사이에는 한 동안 눈에 띄는 충돌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국이 4.13 총선 국면으로 본격 진입한 탓이었다. 그러나 김영석 장관과 이석태 위원장은 이 시기에도 몇 차례 비공식 만남을 갖고 특조위 활동 기간 문제를 물밑 조율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8일 서울시청 인근 플라자호텔 중식당에서 만났다. 신년 인사 성격이 강했지만 특조위 활동과 관련한 대화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특조위 활동을 나름대로 지원해 주고 싶지만 청와대 조사 건이 의결된 이후로 장관으로서의 재량권이 상당히 떨어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두 사람은 지난 5월 4일 강남버스터미널 인근 팔레스호텔 일식당에서도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총선 결과 여소야대 국회가 됐지만, 여당은 대선이 있는 내년까지 특조위가 유지되는 것에는 절대로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별법 시행령을 조금 가다듬어서라도 특조위가 올해 연말까지는 선체조사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도 6월 말로 특조위가 종료된다는 정부 공식 입장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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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 장관의 이런 언급도 결국엔 성사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최근 야당 원내대표의 폭로성 발언을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의 세월호TF 발족식에 참석한 우상호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부터 특조위의 활동 기간 연장과 관련해 새누리당과 물밑협상이 진행돼 왔었다고 털어 놨다. 새누리당측이 “청와대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주면 조사 기간을 연말가지 연장해 주겠다”고 제안해 왔지만 성역 없는 조사라는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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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청와대와 여권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을 특조위 및 야당과 조율한 기준은 참사의 진상 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안전사회 건설도 아닌 ‘청와대 조사 저지’ 뿐이었던 셈이다.


영상취재 : 김기철
영상편집 : 정지성

목, 2016/06/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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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의뢰인들

지난 5월 3일, 서울 응암동에 있는 민간 정보업체 ‘라이언폭스 컨설팅’ 사무실에 남자 두 명이 찾아왔다. ‘라이언 폭스 컨설팅’은 미국과 관련된 정보 조사를 대행해주는 업체로, 미국 현지의 민간 조사관, 즉 사설 탐정들을 통해 의뢰인이 요구하는 다양한 정보를 조사한다.

이 회사를 찾아온 사람들은 장 모 씨와 그의 상관으로 보이는 또 다른 사람이었다. 이들은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 재력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부회장을 지냈던 조중건씨와 그 부인 이영학 씨에 대한 정보 조사를 의뢰했다. 조중건 씨는 대한항공 창업주인 고 조중훈씨의 동생이다. 이들이 조사를 의뢰한 정보는 조중건, 이영학 부부의 미국 내 금융 자산 및 부동산 보유 내역과 세금 납부 내역, 그리고 이 부부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한 페이퍼 컴퍼니의 재무 제표 등이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에 재벌가에 대한 조사 의뢰가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있는 일이라 이 정보가 왜 필요한 것인지 묻자, 이들은 “우리도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며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돈은 충분하니 제대로 된 정보만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계약서 작성을 마치자마자 검은 가방에서 5만원 권 뭉치를 꺼내더니 현금 865만 원을 세어 곧바로 지급했다. 영수증을 발급하려하자 “필요없다”며 거절했다. 거액의 정보 자문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한다.

▲ 다른 신분을 사칭한 국세청 직원과 ‘라이언폭스’ 측이 맺은 정보자문계약서

▲ 다른 신분을 사칭한 국세청 직원과 ‘라이언폭스’ 측이 맺은 정보자문계약서

한 달 뒤인 6월 3일,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의뢰받은 내용 가운데 조사가 가능했던 항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의뢰인들에게 건네주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불법 정보 조사 종용

한 차례의 거래를 마치고 난 뒤, 이 의뢰인들은 또 다른 조사를 요구했다.이번의 조사 대상은 00그룹의 모 회장. 이번 의뢰는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그 회장이 갖고 있는 특정 금융회사 계좌의 잔액과 거래 내역 등을 조사해 달라는 것.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융정보 조회 화면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금융회사에서 직접 발급한 서류를 확보해달라는 요구까지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미국 현지법상 불법이라는 것이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에 따르면, 조중건 씨 부부에 대한 의뢰 건처럼 금융 계좌 전체의 잔액을 조사하는 것은 미국에서 불법도 합법도 아닌 이른바 ‘회색 지대’의 영역에 있는 업무라서 조사관의 능력에 따라 가능한 일이지만, 특정 계좌의 잔액과 거래 내역을 조사하거나 촬영하는 것은 미국의 금융정보 보호법인 Fair Credit Reporting Act 와 개인정보 보호법인 Grann-Leach-Bliley Act 에 저촉되는 사항이라고 한다. ‘라이언폭스 컨설팅’ 은 의뢰 내용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한 뒤 의뢰 내용을 수정해달라고 여러차례 요구했지만 이들은 반복적으로 불법 조사를 종용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로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알고보니 국세청 직원들..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신분 노출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이 수상한 의뢰인들의 신분이 드러났다. 스스로 ‘재일 교포 재력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했던 의뢰인들은 바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직원이었다. 이들은 처음부터 자신들의 전화 번호조차 알려주지 않는 등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나름 애를 썼으나 어처구니없게도 술자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뒤 그 가방을 되찾기 위해 ‘라이언폭스 컨설팅’ 측에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노출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안 그래도 수상했던 차라 확보된 전화번호를 토대로 SNS 등을 조사해보니 의뢰인 가운데 한 명이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7급 직원 장 모씨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 모 씨는 의뢰 당시 가명이 적힌 명함을 건넸으며 계약서에도 가명을 적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이에 대해 “신분을 숨긴 채 가명으로 정보 조사를 의뢰한 것은 사문서 위조에 해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 기관인 국세청 직원들이 민간 업체에 반복적으로 불법 정보 조사를 종용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지난 8월 11일 장 모씨를 통해 국세청의 사과와 관련자들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으나 국세청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 신분을 숨긴 국세청 직원 장 모씨가 소지하고 있던 정부 세종청사 출입증

▲ 신분을 숨긴 국세청 직원 장 모씨가 소지하고 있던 정부 세종청사 출입증

국세청 담당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정보 활동을 하면서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사문서 위조 혐의의 경우 국가기관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서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정보 활동의 개별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무능한.. 너무나 무능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은 역외 조세도피와의 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조직이다. 지능적 조세 도피범들에 맞서 거대한 규모의 역외 탈세를 추적해 징수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적극적으로 재벌들의 해외 재산 규모를 파악하려고 했던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수준과 윤리 의식은 우려를 자아낸다.

첫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미국 현지의 계좌 정보를 국내의 민간 정보 업체에 의뢰했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해외 탈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10개국에 21명의 세정요원을 파견해 운용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국세청은 해외 파견 세정 요원의 숫자를 2011년 9명에서 2012년 14명, 2013년 16명, 2014년 21명으로 꾸준히 늘려왔다. 미국에도 2명의 세정요원이 파견되어 있다. 이들의 현지 체류비와 정보 조사비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국세청은 왜 이들을 활용하지 않고 국내의 민간 정보 업체에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했을까? 특히 신분까지 속여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업무임을 감안하면 더욱 의아하다.

지난 2014년 12월에 발표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감사원이 해외 세정요원 21명 가운데 16명의 토익 점수를 확인한 결과 평균 점수가 585점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정도의 영어 실력으로 미국에서 원활한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은닉재산을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 2013년 1년 동안 해외 세정요원들이 수집한 역외탈세혐의 정보는 19건에 불과했고, 그나마 이 가운데 실제 세금추징에 활용된 양질의 정보는 5건 밖에 되지 않았다.

둘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민간 정보 업체에 불법 조사를 종용한 것에서 드러난 국세청의 무지다. 국세청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도 강요했다면 범죄 교사에 해당하는 행위다. 그게 아니라면, 국세청은 자신이 의뢰한 조사 활동이 미국에서 불법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2011년에 설립돼 5년 동안 수백, 수천 건의 역외 탈세 조사를 수행해왔을 국세청이 미국에서의 금융 계좌 조사 가운데 어디까지가 불법인지 정말 모르고 있었다면, 개탄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는, “정보 활동이기 때문에 신분을 숨기는 것은 당연하다” 면서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신분을 노출하고만 국세청 직원의 무능과 무사안일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명색이 ‘정보활동 요원’이라는 사람이 술자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리고, 그 가방을 되찾기 위해 그동안 철저히 숨겨왔던 전화 번호를 노출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촌극에 가깝다. 더구나 정보원에게 ‘술을 마시자’고 먼저 요구한 것은 해당 직원이었다고 한다.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를 지출하고 난 뒤 그 대가로 접대를 요구한 셈이다.

1시간 만에 기사 삭제한 <중앙일보>

지난 19일 오후 1시 49분, 중앙일보 온라인 판에 이번 사건을 다룬 기사가 나갔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의 제보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 시간 뒤 기사가 사라졌다. 문제의 기사를 작성한 중앙일보 기자는 “기사가 나간 뒤 국세청 직원들이 회사를 찾아왔다”며 “기사 때문에 외교 마찰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정보 요원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국세청의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게재 1시간 만에 삭제된 중앙일보 기사

▲ 게재 1시간 만에 삭제된 중앙일보 기사

‘라이언폭스’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를 여러 언론사에 보냈다. 그러나 기사화된 것은 중앙일보 한 곳 뿐이었고, 그마저 한 시간 만에 삭제되었다. JTBC의 경우 ‘라이언폭스’ 측을 인터뷰하기까지 했지만 결국 방송이 나가지는 않았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그 힘은 일반 기업들에게는 절대적인 두려움의 대상이고 경우에 따라 언론사들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 중앙일보의 기사 삭제나 다른 언론들의 침묵이 그 힘을 두려워한 결과는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화, 2016/08/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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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메르스, 백남기. 지난 4년 동안 한국 사회는 수많은 죽음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늘 ‘창조’란 말을 반복했으나 오히려 ‘헬조선’을 탄생시켰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통합진보당 해산 등등, 박근혜 씨는 역사를 유신 시대로 되돌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현 직무정지)은 최순실 일당과 함께 대한민국을 “이게 나라냐”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됐습니다. 수백만 시민의 촛불이 이뤄낸 한국판 명예혁명입니다. 한국 사회는 이제 4년 만에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캄캄한 터널에서 가까스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4년 동안 박근혜 정권을 다룬 보도 영상을 통해 우리가 지나왔던 암흑의 세월을 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금, 2016/12/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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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업체로 선정된 상하이샐비지의 현장조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인양 입찰 평가에서 기술평가 최고점을 받았던 업체는 네덜란드 스미트와 국내 코리아샐비지 컨소시엄이었던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부가 인양 비용을 낮추는 데만 몰두하다 최선의 인양 방식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술점수 최고점은 스미트-코리아샐비지 콘소시엄

뉴스타파는 해수부가 공개하지 않고 있던 세월호 입찰 평가 결과 문건을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인양 업체로 최종 선정된 상하이샐비지-오션씨앤아이 콘소시엄은 기술평가(90점 만점)에서 78.920점을 얻고 제안가격 851억 원으로 가격평가(10점 만점)에서 9.3977점을 획득해 종합평점 88.3177점으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 해수부가 작성한 세월호 인양 입찰 평가 결과

▲ 해수부가 작성한 세월호 인양 입찰 평가 결과

옌타이샐비지 콘소시엄은 86.6299점(기술 78.543, 가격 8.0799), 타이탄 콘소시엄은 85.5411점(기술 77.542, 가격 7.9991)을 얻어 각각 2, 3위 차선협상 대상자가 됐다. 리졸버마린 콘소시엄(기술 72.807, 가격 5.83)과 보해오션 콘소시엄(기술 59.217, 가격 8.353), 한국해외기술공사 콘소시엄(기술 54.069, 가격 10)은 기술점수 하한선인 76.5점을 얻지 못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종합평점 없이 ‘입찰무효’로 결정된 스미트 콘소시엄이다. 정부는 이 콘소시엄이 제안가격의 5%인 입찰보증금 지급을 제대로 하지 않아 탈락했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해수부 문건에는 스미트 콘소시엄에 대한 기술평가 점수는 기재되어 있었다. 80.908점으로 7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80점을 넘긴 최고 점수였다.

뉴스타파는 스미트 콘소시엄의 국내 파트너로 입찰에 참여했던 코리아샐비지(출자비율 65 : 35)를 통해 기술평가 최고점을 받은 세월호 인양 방식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확인했다. 우선 대형 바지선에 물을 채워 침몰시켜 세월호 선체 옆에 위치시킨 뒤, 선체를 크레인으로 들어 수중에서 바지선 위에 싣는다. 이후 크레인 줄을 바지선으로 옮겨 연결해 통째로 수면 부근까지 끌어올리고, 여기서 바지선에 공기를 주입해 부력으로 띄우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떠오른 바지선이 그대로 세월호를 싣고 최종 거치될 항구까지 이동한다는 점에서 동거차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켜 플로팅바지에 싣는 상하이샐비지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또 상하이샐비지 방식은 선체 내부에 부력재를 넣기 위한 세부 설계를 위해 사전 현장조사 과정에서 잠수사가 화물칸(C, D데크)에 반드시 진입해야 하는 반면 스미트 방식은 이 과정이 필요없다.

▲ 스미트-코리아샐비지 콘소시엄이 제안한 인양 방식

▲ 스미트-코리아샐비지 콘소시엄이 제안한 인양 방식

스미트-코리아샐비지 콘소시엄은 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기술력을 갖추고도 입찰보증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일까. 스미트 콘소시엄은 자신들이 제안한 인양 방식을 적용하기 위한 비용으로 1천4백85억 원을 제시했다. 지난 4월 해수부의 인양기술검토TF가 세월호 인양비용으로 1천억~1천5백억 원이 소요되고 기상 상태 등에 따라 2천억 원까지 소요될 것이라고 발표한 수위에 맞춰 준비된 것이었다. 이어 지난 5월 18일 유기준 해수부장관이 국회 농해수위에 출석해 세월호 인양 사업비로 1228억 원을 책정하기 위해 기재부와 협의 중이라고 보고했을 때에도 자신들의 가격 수준을 유지해 입찰에 참여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나흘 뒤인 5월 22일 해수부의 입찰 공고에서 사업비가 1천억 원으로 제한되자 고민에 빠졌다. 격차가 너무 커서 탈락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단 기술제안서를 제출한 뒤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는지 여부를 내부에서 논의했지만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중간 단계인 입찰보증금 예치를 하지 않고 입찰을 포기한 것이다.

이같은 내용이 확인되면서 정부가 세월호 인양비용을 과도하게 줄이려다 더 좋은 기술로 인양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장기욱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과장은 “당초 1천억~1천5백억 원에서 사업비를 확정하려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수 인양업체들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 결과 1천억 원으로 제한해도 충분히 좋은 기술을 갖춘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이를 고려해 최종 사업비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 사업비가 계속 축소됨에 따라 아예 입찰을 포기했던 업체들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얼마나 제대로 업계 의견을 모니터링했는지 의문이다. 천안함 인양에 참여하고 세월호 수색구조를 담당했던 88수중개발은 세계 4대 메이저 인양업체 중 하나인 네덜란드 마모에트와 콘소시엄을 꾸려 수중촬영 등 현지조사와 각종 자료조사 등을 통해 인양제안서를 모두 작성해 놓고도 결국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호원 88수중개발 부사장은 “해수부 기술검토TF가 발표한 인양 비용 추정치에 따라 2천억 원을 조금 상회하는 비용으로 설계한 인양 방식을 제안하려다 정부가 1천억 원까지 사업비를 떨어뜨려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입찰을 포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 상하이샐비지 현장조사 장면

▲ 상하이샐비지 현장조사 장면

상하이샐비지 현장조사 난항…‘세월호 수색’ 국내 잠수사 활용 못해

세월호 인양 기술평가에서 최고점을 얻는 업체가 상하이샐비지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현장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된다. 상하이샐비지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선체에 두 차례 접근한 뒤 23일부터 25일까지 태풍을 피해 정박했다가 26일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현장의 강한 조류에 잠수사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 국영기업인 상하이샐비지가 전 인양 과정에서 자국 잠수사들만으로 작업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는 있지만 지난해 세월호 수중수색에 참여했던 국내 잠수사들의 경험을 살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잠수사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중국 잠수사들만으로 작업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월호 수중수색 당시 잠수팀을 이끌었던 류기주 88수중개발 잠수팀장은 “세월호 수중수색에 참여했던 잠수사들은 조류에 대한 적응은 물론 유리창 모양만 봐도 몇 층인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경험을 쌓았다”면서 “중국 잠수사들이 진도 해역의 강한 조류와 탁한 시야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경험자의 조언이 없다는 것이 안전 문제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 2015/08/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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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서민경제와 비정규직 절박성 외면하고 기업만 절박하다는 대통령담화

- 노동개악 입법 처리 강변한 내용을 중심으로 -

 

 

대통령 박근혜 담화의 핵심 중 하나가 노동개악 5법이었다그 중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더라도 파견법을 비롯한 4법은 반드시 통과시키라며 대통령은 거듭 국회를 압박했다수용될 수 없는 압박정치다성찰 없는 대통령의 일방통행에 국민은 다시 절망한다왜 야당과 노동자들 모두가 노동개악이라 비판하고 입법 저지에 나서는가에 대해 자신부터 돌아보는 것이 성숙한 대통령의 자세다노동자와 야당이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법안이라고 누누이 지적해왔다그럼에도 법안의 문제는 단 하나도 인정치 않고 무턱대고 여야 정쟁 탓으로 몰아가는 것은 노동자를 무시하고 국회를 능멸하는 처사다.

 

정부여당의 파견법 개정안은 퇴물로 매도당하는 중장년층을 저임금과 불안정노동비정규직 차별로 내모는 대표적 악법이다게다가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뿌리산업을 파견비정규직으로 채워 산업의 안정적 발전과 고용의 안정성까지 흔드는 악법이기도 하다근기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 담화는 더 한심하다주당 최대노동시간 한도 68시간은 살인적 노동시간이며 정부의 잘못된 행정해석에 불과하다법정 연장노동 한도는 명백히 주당 52시간이다이러한 법정한도에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더해 60시간으로 늘리고 휴일수당까지 삭감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법안이다이를 노동시간단축 법안이라 말하는 대통령 담화는 국민을 속이는 짓이다.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꼼수법안이다명목상으로만 실업급여를 늘렸지 다른 한편에선 수급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수급자를 줄이고 수급액 하한선까지 낮췄다이에 따라 피해는 오히려 실업급여가 더 절실한 청년과 장년층 등 불안정 저임금 노동계층의 피해로 돌아간다대통령은 언제쯤이면 진실과 마주할 것인가기업에 편향된 시각으로 노동개악을 노동개혁으로 포장해 거짓 선전에 열을 올려온 정부다오늘 대국민담화도 오로지 기업의 절박성(?)만을 거론할 뿐국민들과 노동자들에겐 허리띠를 더 졸라매라고 종용하는 강요담화였다지긋지긋한 고통분담도 오직 서민들의 몫일뿐이었다소위 노동개혁에서 기업이 내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되레 각종 기업지원 방안으로 채워놓고 노동자에게만 양보타협상생을 운운한 대통령담화는 뻔뻔하다.

 

대통령은 담화 중 계속해서 절박성에 대해 말했다지금 누가 절박한가고용 없는 성장을 누려온 기업이 절박한가정규직화의 길은 차단당한 채 기간제와 파견직으로 떠도는 비정규직이 절박한가? 700조가 넘는 사내유보금을 보유한 기업이 절박한가? 1천조가 넘는 가계부채에 짓눌리고 감당 못할 부동산 가격에 고혈을 빨리는 서민이 절박한가무차별 FTA와 민영화의 단물을 빼먹는 기업이 절박한가? FTA에 희생당한 내수경제와 농민민영화로 최소한의 공공성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국민이 절박한가이에 대해 대통령 박근혜는 기업들의 민원재벌 청부입법 처리만 절박하다고 대답했다당신은 누구를 위한 대통령인가상생은 누구부터 실천해야 하는가이 모든 질문이 허망하고 부질없는 대통령 담화였다불행히도 2016년도 고통스러운 한 해가 될 것 같다.

 

 

2016. 1. 1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 2016/01/1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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