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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공정과 상생!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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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공정과 상생!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 발의

admin | 목, 2023/02/16- 14:45

일시·장소 : 2023. 02. 16.(목) 오후 2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20230216_플랫폼독점규제법발의
<사진 = 참여연대>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공정과 상생, 독과점 방지를 위해 노동조합, 중소상인, 소비자, 시민사회단체들이 구성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를 위한 전국네트워크’는 오늘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국회의원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 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을 발의합니다.

최근 쿠팡, 카카오, 네이버 등 온라인플랫폼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되면서 이를 통한 독과점의 폐해와 불공정 행위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른바 자사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라는 시장지배적 남용행위에 대해 257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미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는 온라인플랫폼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시장지배적 플랫폼’을 지정하고 이해충돌 행위를 규제하는 ‘디지털 시장법’을 마련했으며, 유럽연합에서는 이 ‘디지털 시장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 발의하는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은 한국판 ‘디지털 시장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의 발의를 계기로 법안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방지방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하여 시의적절한 입법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첨부1. 기자회견 개요
첨부2. 법안 주요 내용
첨부3. 기자회견문


첨부1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공정화와 상생, 독과점 방지를 위한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 발의 기자회견
  • 일시 : 2023년 2월 16일(목) 오후 2시
  • 장소 :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 주최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동주, 온라인플랫폼공정화네트워크
  • 순서
    (1) 법안 취지 설명 : 이동주 국회의원
    (2) 당사자 단체발언 :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
    (3) 법안 주요내용 설명 : 이주한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
    (4) 기자회견문 낭독 :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첨부2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안 주요 내용

1. 이 법은, ‘핵심플랫폼 서비스 사업자’의 정의를 두고 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할 경우 핵심플랫폼 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하는 핵심플랫폼 서비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안 제5조)

2. 이 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핵심플랫폼 서비스 신고를 접수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법이 정한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핵심플랫폼서비스 사업자를 시장지배적 플랫폼사업자로 지정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안 제6조)

3. 이 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적 플랫폼사업자 등의 핵심플랫폼서비스 목록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작성하고 관리하여야 하며 이 경우 온라인 중개서비스 목록은 별도로 작성·관리할 것을 규정하였습니다(안 제7조)

4. 이 법은, 시장지배적 플랫폼사업자가 핵심플랫폼서비스를 통하여 수집된 개인정보를 자신이 수집한 개인정보와 결합하는 행위, 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가 동일한 재화를 다른 사업자의 온라인 중개서비스를 이용하여 거래하는 경우 그 재화 등의 가격이나 거래조건에 대하여 간섭하는 행위, 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최종이용자 간 자유로운 거래를 방해하거나 자신의 온라인 중개서비스를 이용하여 거래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였습니다(안 제8조)

5. 이 법은,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이용사업자와 최종이용자가 핵심플랫폼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생성된 정보 및 핵심플랫폼서비스에 제공한 정보를 이용하지 아니하며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제공하는 재화 등의 노출순위를 제3자의 재화 등에 비해 우대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안 제9조)


첨부3 : 기자회견문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공정과 상생, 독과점 방지를 위해
한국판 ‘디지털 시장법’이 필요합니다.

2월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에 가맹택시 우대와 비가맹택시 불이익을 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가 사실로 규명됐습니다.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피해가 명확히 드러난 것입니다.

최근 의류 스타트업들은 ‘슈퍼 갑’ 네이버와 쿠팡에 맞서는 법개정 운동에 나섰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오픈마켓이 짝퉁이라 불리는 가품 유통의 근거지가 되면서 의류 스타트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시장이 독과점화가 되면 시장지배적 지위를 누리는 플랫폼업체의 책임성은 약화되고 ‘을’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 Lock-in 효과 등을 통해 플랫폼 독과점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은 입점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상품을 중개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중개서비스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업성이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판매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렇듯 심판이 선수의 역할을 겸하는 이해충돌 행위는 독과점 플랫폼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은 중개수수료만이 아니라 배송, 결제, 광고, 물류 수수료 등을 결합하여 입점업체들에게 과도하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플랫폼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자사 상품은 노출순위나 방식, 배송, 판매시간 등에서 우대하면서 오히려 입점업체 상품은 차별하는 시장지배 남용행위가 만연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로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을 규제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독점규제법은 상품과 서비스시장 구획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상품과 서비스가 방대하기 때문에 현행 법규정으로는 플랫폼의 시장지배적 지위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EU와 미국은 시장지배적 플랫폼을 지정하고 이해충돌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했으며 특히 EU의 ‘디지털 시장법’은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하자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우려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거래법’의 입법에 소극적이었던 윤석열 정부와 여당 조차도 독과점 방지를 위한 대응의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규제에 대해서 사회적으로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 입법추세도 고려해서 한국판 ‘디지털 시장법’인 ‘온라인 플랫폼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마련하였습니다.

법안에는 시장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공정위가 지정하도록 하고 시장지배적 플랫폼 사업자가 불공정행위, 이해충돌행위, 플랫폼서비스 이용자의 개인정보 침해 행위 등을 금지하는 규정을 담았습니다. 플랫폼시장이 급속히 성장할수록 독과점의 폐단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독점규제에 대한 입법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화는 더욱 견고해지고 사회 곳곳에서 소비자와 입점 소상공인 등의 권익은 보호받기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오늘 ‘온라인 플랫폼 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발의를 계기로 법안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온라인플랫폼 공정거래법’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방지방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하여 시의적절한 입법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2023.2. 16.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동주,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를 위한 전국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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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플랫폼 경제의 공공성을 사유화하기

'소유의 종말'이 아니라 '소유의 집중'으로 가는 길

 

장흥배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원

 

정부가 혁신성장 기조의 일환으로 '플랫폼' 경제 활성화에 조 단위의 재정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재정 투입은 지금까지 모든 IT산업 육성 정책의 단골 메뉴였던 규제완화 흐름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경제와 같은 정보화 담론은 자본의 재구조화를 위한 비용을 노동과 사회의 희생으로 충당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이데올로기로 기능을 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용어가 실물적·경제적 실체를 반영하지 않는 허구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테일러리즘과 포디즘에 대한 분석 없이 전후 세계 경제의 전개와 자본의 운동을 설명할 수 없던 시기가 있었듯이, 이미 전개되고 있는 혹은 앞으로 전개될 자본 운동은 플랫폼 경제에 대한 분석 없이는 충분치 않을 것이다. 지난 9일 "지난해말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이 모두 플랫폼 기업"이라는 김동연 부총리의 발언에서도 이것이 확인된다. 정부의 거액의 재정 투입 계획 발표로 국내에서도 플랫폼이라는 용어가 경제 용어로 더 멀리 더 자주 사용되겠지만, 플랫폼 경제에 대한 분석은 아직 일천해 보인다.

 

더 많은 데이터가 경쟁력의 원천

 

플랫폼은 두 개 이상의 그룹이 참여해 경제적·사회적 교류를 하는 디지털 인프라로 정의할 수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 Platform Capitalism)>의 저자 닉 스르니체크(Nick Srnicek)는 지금까지 생긴 플랫폼의 유형을 5가지로 분류한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주도하는 광고 플랫폼 △서버, 저장장치, 소프트웨어 개발 툴, 운영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등을 임대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산업 사물 인터넷(IoT)으로도 불리며 제조업체들의 생산 최적화를 가능케 해주는 산업 플랫폼 △집, 자동차, 면도기, 제트기 엔진 등 유형의 상품을 임대 서비스하는 상품 플랫폼 △온라인에서 서비스 주문과 제공이 이뤄지는 린(lean) 플랫폼이 그것들이다.

 

플랫폼 유형에 따라 현재의 수익성 및 수익 잠재력은 엇갈린다. 예를 들어 공장용 앱 스토어를 운영하기 위한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 개발 툴, 애플리케이션을 제조업체들에게 임대하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산업 플랫폼 프리딕스(Predix)는 2020년에 수익이 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버(택시), 에이비앤비(숙박), 미케니컬 터크(주문형 노동) 등이 주도하는 린 플랫폼은 수익성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

 

어떤 플랫폼이 살아남고 사라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며, 하나의 플랫폼은 주된 비즈니스 모델을 겸하거나 옮겨갈 수 있다. 하지만 더 많은 데이터 수집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점은 모든 플랫폼이 공유한다. 광고 플랫폼은 사용자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해 이를 광고 영업에 활용한다. 플랫폼의 사용자 규모도 물론 광고 영업에 영향을 미치지만 더 많은 데이터에 대해 이뤄지는 데이터 분석은 광고주의 타깃 마케팅을 가능케 함으로써 광고 수익 제고에 큰 도움을 준다.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롤스 로이스는 엔진을 판매하는 사업에서 임대하는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모든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수집하는 데이터는 엔진의 연료 효율 개선, 수명 연장, 고품질의 유지보수 시간표 산출 등 경쟁우위를 확보하는데 필수불가결하다. 데이터의 관점에서 플랫폼을 데이터 추출 기계로 정의할 수도 있다.

 

더 많은 데이터가 더 많은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효과는 플랫폼 고유의 성격이다. 더 많은 데이터는 결국 더 많은 플랫폼 참여자들의 행동에서 나오기 때문에 플랫폼은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사활을 건다. 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를 목적의식적으로 추구하며, 네트워크 효과는 다시 플랫폼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 능력을 한층 높인다. 네트워크 효과는 탄생과 경쟁, 성장에 이르는 전체 과정에서 플랫폼이 독점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과 소유의 관점에서 뚜렷한 자본 편향

 

일자리와 노동권의 관점에서 플랫폼은 재앙에 가깝다. 노동자 아웃소싱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린 플랫폼은 복지 및 초과근무 수당, 병가 등의 비용을 제로로 함으로서 인건비를 약 30% 절약한다. 노동의 수요·공급과 수행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크라우드 노동의 대표격인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AMT)에서는 업무의 90%가 시간당 2달러 이하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미국에서 전통적인 고용계약과 다른 형태의 계약직 일자리가 2005년 노동 인구의 10.1%에서 2015년 15.8%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일자리는 910만 개 증가했지만 거의 대부분이 기본적인 노동권이 작동하지 않는 취약한 일자리였다. 우버를 피고로 하는 한 집단소송에서 원고측은 우버가 계약한 운전자들이 노동자라면 우버는 이들에게 8억5,200만 달러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경제에서 일자리 감소 전망은 산업 플랫폼의 미래를 생각할 때 한층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산업 플랫폼은 처음부터 노동 비용의 20% 절감 효과를 내도록 설계되었다. 더 많은 제조업체들이 들어올수록 수익도 커진다. 그런데 제조업체들이 이 플랫폼에 참여한다는 말은 이들이 자동화와 아웃소싱을 통해 고용 계약을 통한 노동자를 축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올해 3월 '로봇이 테슬라를 죽이고 있다'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요지는 전기차 조립 라인을 완전히 자동화하려는 테슬라의 전략이 시간과의 싸움에서 엄청난 비용의 낭비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한 대당 시급 30달러 노동자 5명에 해당하는 비용 절감은 로봇을 프로그램하고 유지·보수하는 시급 100달러 숙련 기술자 1명의 필요에 의해 상쇄된다. 여기에서 완전 자동화의 경제적 효율성은 임금이 높을수록 떨어진다. 그런데 산업 플랫폼은 제조업체들이 주요 노동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말은 산업 플랫폼에 참여하는 제조업체는 자동화의 경제적 유인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얘기이다.

 

이처럼 플랫폼 경제가 노동에 의미하는 바는 임금 비용의 감소,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축소이다. 플랫폼 경제는 임금 소득의 증가,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중요한 요소로 하는 소득주도 성장과도 충돌한다.

 

플랫폼은 구매자에게 판매되는 물리적 상품을 서비스로 전환하는 흐름을 만들어내면서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는 기업들의 선언을 이끌어냈다. 사실 우버는 택시를,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을 소유하지 않는다. 그러나 플랫폼 경제가 소유의 종말로 이어질까? 스르니체크는 "이것은 소유의 종말이 아니라 소유의 집중에 가깝다"고 반박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플랫폼을 소유한다. 플랫폼을 소유하는 것은 가치 창출의 원천으로서 데이터를 장악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의 이익을 전유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로 플랫폼 경제 사유화 노리는 자본

 

플랫폼 경제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특별한 강조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이뤄진 것은 불길한 징조다. 삼성의 제약산업 진출과 플랫폼 산업의 연관을 드러낼 만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지만, 삼성은 의료 분야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부상할 만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국내 최대 생명보험 가입자 확보, IT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이 그러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김동연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바이오 약값 자율화를 요구한 점에서 확인되듯,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플랫폼 경제가 규제완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경제를 화두로 기획재정부와 보수언론은 파격적이고 광범위한 규제완화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도입이나 규제프리존법,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같은 일반적인 수준에서부터 은산분리 완화, 의료산업 영리화, 개인정보보호 완화, 전세버스 승차 공유서비스 허용 등 특정 분야의 규제완화 요구도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소득주도 성장의 무게를 덜고 혁신경제로 돌아선 정부여당은 이들 규제완화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태세다.

 

규제 때문에 혁신 사업에 투자를 하지 못한다는 재계의 주장은 사회 전체가 부담할 공익의 희생을 비용 삼아 지대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인터넷은행 투자를 명분 삼은 은산분리 완화 요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구적 수준의 자본주의 경쟁 동학 때문에 공익을 내세워 플랫폼 경제를, 플랫폼 경제 육성에 필요한 규제완화 일체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례로 독일과 미국의 국민경제간 경쟁으로까지 가고 있는 산업 플랫폼의 경우 선점 효과로 인해 후발 주자의 추격이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 경제가 규제완화와 만나 일으킬 경제사회적 효과가 노동권의 추가 위축, 독점의 심화, 감시 자본주의의 강화 등 반노동적, 반경제적, 반노동적 상황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시민의 플랫폼 지배와 통제가 대안

 

이 딜레마적 상황에 대한 대안은 결국 플랫폼 경제 일반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플랫폼 경제의 과실을 공유하는 방식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여러 지자체와 공공기관도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공공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기본 관심이 비용의 절감이나 경제적 효율성에 맞춰져 있다. 정작 중요한 공공 플랫폼에 대한 시민 참여와 지배의 중요성은 거의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점에서 바로셀로나의 '기술 주권 이니셔티브'가 중요한 방향을 보여준다.

 

2015년 포데모스연합 정치세력이 집권한 바르셀로나는 2016년 디지털 어젠더를 발표했다. 플랫폼 경제와 관련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행정과 공공서비스 제공을 통해 획득되는 주민의 데이터는 법적으로 체계화된 '도시 데이터 공유부'(City Data Commons)를 형성하여 집적해 사적 서비스 제공자나 플랫폼 기업의 소유가 되지 않도록 하고 △실생활 데이터 집적과 분석을 투명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맡기며, △빅데이터의 산업정책적 활용이나 경제정책적 보호에서 시장 모델보다 공적 모델이 우선되도록 하고 중앙집중적 소유보다 협동조합적 소유가 우선하도록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아직 선언 수준에 있지만 바르셀로나 모델은 플랫폼 자본이 주도하는 스마트시티(Smart City) 모델에 대한 최초의 대항 프로젝트라고 평가할 만하다. 핵심은 플랫폼의 지배권을 플랫폼 자본이 아니라 시민이 장악한다는 것이다. 물론 시민이 소유하고 지배하는 공공 플랫폼이 민간 영역의 플랫폼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노동권을 포함한 공익 규제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 강화하고, 획기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며, 플랫폼 자본이 공유부에 속하는 데이터에 대한 독점을 통해 그 과실까지 독점하지 못하도록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분배 장치를 도입할 필요가 절실하다. 하지만 현재 국면에서 선차적인 과제는 의료, 교통, 교육, 에너지와 같은 공공의 영역이 플랫폼 자본의 데이터 인클로저의 장이 되지 않도록 시민이 지배하는 공공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일, 2018/08/1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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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 후기] 

오픈넷 창립 5주년 기념 컨퍼런스 “인터넷 생태계의 미래”

글 | 김복희

 

오픈넷은 지난 6월 4일 서울 동숭동 공공그라운드에서 오픈넷 창립 5주년 기념 컨퍼런스 “인터넷 생태계의 미래”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오픈넷은 3개의 세션을 진행했는데, 먼저 1세션은 포털 규제 이슈 관련 인터넷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 라운드 테이블 형태로 논의했다.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전문가 패널로는 이재국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나현수 한국 인터넷자율정책기구 팀장이 참여하였다.

<1 세션> ‘포털 규제, 어떻게 할것인가’에서는 뉴스 댓글과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이슈를 중심으로 가짜뉴스의 개념 정의,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 논의, 규제를 해야 한다면 법적 규제를 할 것인가 자율규제에 맡길 것인가, 댓글도 여론으로 볼 수 있는가, 여론 형성에 댓글의 영향력을 고려할 것인가, 일반 댓글조작과 매크로를 통한 댓글조작의 차이는 무엇이고 구분 가능한가, 댓글조작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법적 규제를 할 것인가 자율규제에 맡길 것인가를 주로 토론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재국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여론 조작에 관하여, 여론을 형성하고자 하고 조작하고자 하는 집단은 언제나 있어왔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모든 세력은 여론에 영향을 주고 자기 세력에 유리하도록 해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술발전에 따라 매체 환경이 바뀌면서 이와 같은 여론 조작이 위협적으로 다가오게 되었다는 데 있다. 뉴스는 진실되어야 하는 것으로 합의가 되어야 하는데, 가짜뉴스라는 말 자체가 모순으로 여겨질 수 있다. “새롭게 알게 되는 정보 중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고 유포되는 것이 가짜뉴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가짜뉴스에는 잘못된 정보라는 뜻도 포함될 것이다. 물론 의도가 없는 오보의 경우는 가짜뉴스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과 기술발전으로 인해서 여론 개입, 여론 조작의 방식이 많이 발달하여 가짜뉴스의 경계를 확정짓기 어렵다.

이재국 교수는 “매크로, 봇(bot), 밈(meme)” 같은 것을 예로 들며 조작된 것들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데 그나마 잘 보이는 것이 가짜뉴스라며, 포털 공간은 가치중립적일 수 있는데 플랫폼들이 가짜뉴스라든지 여러 가지 여론 조작 수단의 매체가 되므로 공간 규제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 생긴다고 했다. 예를 들면 kbs가 불공정 보도를 하면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네이버는 한국 사회에서 지배적인 여론 형성 공간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규제에 대한 제도적 대응방식을 생각하면서 동시에 기술이 어떤 성격의 기술인지 생각해야 함을 강조했다. 어떤 기술이 충분히 상용화되어 있고 범용화된 경우 개인의 선택 가능성은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대부분의 사람이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인터넷 기술, 즉 포털이 어떤 기술이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지금 각 개별 언론사에 들어가서 기사를 확인하지 않는 대신 포털에 들어가 사회문화적 정치적 쟁점을 수집하는데, 이에 따라 포털에 대한 의존성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가짜뉴스, 댓글이 여론 형성에 미치는 기여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어떤 주장의 사실성 여부에 대한 찬반이 아주 깔끔한 경우도 있지만 정치적, 사회문화적으로 복잡한 경우에는 객관성의 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우리가 언어를 글자 그대로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을 예로 들어 이를 설명했는데, 다시 말해 세상을 글자 그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비유나 은유를 사용하는데, 어떤 것들은 우리 생활과 우리 사회에 엄청 깊이 개입되어 있어서 미처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을 파악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포털이 빅데이터나 AI를 사용해 가짜뉴스를 걸러낸다고 하는데, 우리 언어가 가진 비유나 은유를 AI가 걸러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평가적 규제가 들어가게 될 것이고, 논쟁적이 될 수밖에 없음을 쟁점으로 제시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가짜뉴스 개념 정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임을 짚었다. 그러면서 명확하지 않은 개념 대신 우리가 접근해야 할 것은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의 생각임을 강조했다. 입법자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콘텐츠를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용자들 때문이며, 이용자, 즉 시민의 알 권리를 생각해 봤을 때 이는 사실을 알 권리를 말하는 것이다. 이용자를 기준으로 미디어를 제공하는 서비스, 디바이스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언론사와 방송에 요구하는 영역을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신문은 표현의 자유를 필수적으로 전제하는 철학적 베이스를 가진다. 그러나 방송은 공공성, 공익성이라는 철학적 베이스를 가진다. 때문에 공통의 강제 규제 보다는 자율규제를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댓글을 여론으로 볼 수 있느냐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연히 댓글도 여론으로 봐야하겠지만,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답했다. 기술 자체는 중립적인데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문제가 발생다고 해서 기술을 없애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봤다. 포털과 언론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시민들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논의 구조에서 시민들이 빠지는 구조라며, 시민이 참여하는 구조 속에서 최종적으로는 반드시 이용자의 편익과 권익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과 포털 사이, 포털에 대한 국가 규제 주장에 대해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를 노예제에 빗대어 발언을 시작했다. 먼저 한국의 언론사들은 네이버의 노예라고 주장했는데, 네이버 댓글 게시판을 방송처럼 떠받들어 놓고 그것을 규제한다는 것은 우리가 고생 끝에 얻은 인터넷 실명제 위헌이라는 진보적인 성과를 다시 내놓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언론이 자생력 없이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질수록, 인터넷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터넷 언론이 발전할 수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인터넷을 보호하는 이유는 개인과 집단이 동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며, 인터넷은 소수자가 모든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부작용이 있더라도 보호해야 한다. 그것이 본래 인터넷의 기조다. 그런데 지금은 대형 포털이 정보를 독점하면서, 네이버 제휴(인링크)를 하지 못하면 기사 유통에서 상당히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결국은 결정권자인 대형 포털의 허락을 얻어야만 많은 사람에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생태계로 퇴보하고 있다고 보았다.

박경신 교수는 인터넷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똑같이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보장해야 한다며 포털에 대해 인링크를 제도화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포털 규제는 국가 규제가 아닌 자발적인 규제여야 하며, 인터넷 생태계를 위해서는 결국 아웃링크로 가야 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짜뉴스, 댓글조작 모두 법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음을 말하며, 현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마땅히 처벌할 수 있을 만한 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밝혔다. 그러나 국회 내에서 이런저런 법 제정에 대해 현재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중 몇 가지 논의되고 있는 법 개정안을 언급했다. 비언론인이 작성한 허위뉴스는 형사처벌하는 안. 포털과 관련하여 가짜뉴스를 삭제하는 모니터링 규제에 관한 안으로서 포털이 거짓 정보를 삭제 하지 않았을 때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형사처벌을 실시하는 안, 포털이 모니터링을 해야 하고 가짜뉴스가 오픈된 것을 인식했을 때 형사처벌을 하는 식의 사업자 처벌을 실시하는 등 강력한 개정안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언론사가 허위보도를 했을 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해서 삭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지금 말하는 이 개정안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생각이 있을 것이지만,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기본 틀이기 때문에 국가의 개입은 이 틀을 해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최진응 조사관은 특히 비언론사가 가짜뉴스를 유포했을 때, 포털이 자체적으로 허위뉴스인지 아닌지 파악 가능한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실제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창구가 포털이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는 곳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내 사업자를 규제하는 안을 제출한다고 해도 규제 실효성 측면에서 문제될 수 있다.

댓글조작의 문제에 대해서도, 댓글이 대표성이 있는 여론인가를 묻는다면 대답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댓글을 조작한다고 했을 때, 댓글을 규제할 정도로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 연구로 드러난 바가 없고 규제하기에 모호한 측면이 있다. 또한 아웃링크는 사업자들의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고 하면서, 사업자를 처벌하면 정보 공유의 통로가 막힐 위험이 있기 때문에 법적 규제는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가짜뉴스와 여론 조작 모두 강제 규제가 문제되는 것은 개념 정의부터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라는 앞선 패널들의 의견에 동의하였다. 그런데 가짜뉴스라는 것도 결국은 ‘허위사실’을 의미하는 것인데, ‘허위’나 ‘진실‘은 역사적으로 뒤바뀔 수도 있는 것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함을 주지했다. 예를 들면 어떤 의혹에 대하여 무죄의 법원 판결이 있다고 해도 ‘증거불충분’으로 진실이 증명되지 않아서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가 많은데, 계속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허위사실’로 치부될 가능성을 예로 들 수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가짜뉴스 규제도 ‘언론중재위나 법원 등에서 판단한 사실과 다른 사실’ 등으로 나름대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 역시 결국 국가 권력기관이 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을 말하면 ‘가짜’로 치부하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여론조작도 마찬가지다.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여론’, ‘조작’ 개념이 모두 모호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규제를 설정하는 것은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위헌이다. 따라서 ‘자율규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자율규제로 가더라도 지나친 표현의 자유 제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짜뉴스의 경우는 일반적인 허위정보보다는 ‘뉴스’라는 형식을 사용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지므로, KISO가 발표한 것처럼 ‘뉴스’ 형식을 사용한 경우로만 한정해야 한다. 허위임을 명백히 인식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근거나 사실을 허위로 조작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가짜뉴스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경우에도 단순히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 자체를 규제할 수는 없고 타인의 권리 침해나 사회적 해악으로 명백히 이어지는 경우에만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그런데 ‘여론 조작’은 이것이 명백하지가 않기 때문에 ‘여론 조작’을 이유로 한 규제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나현수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팀장규제를 할 때에는 댓글이나 가짜뉴스가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80년대 5.18은 가짜뉴스였지만 현재는 아니라고 하며, 어떤 내용에 대해 진실과 거짓을 따져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설명했다. KISO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자율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방향이며, 언론의 오보나 가짜뉴스에 대해 법적 규제보다 자율규제 등 합리적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2 세션>에서는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이자 메디아티 대표인 강정수 이사가 ‘디지털 자본주의와 기본소득’을 주제로 기술 진화에 따른 시대의 변화를 관찰하고,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취할 자세에 대해 발표하였다.

<3 세션>에서는 오픈넷 활동가들이 자유, 개방, 공유의 인터넷 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난 5년간 수행해온 대표적인 활동 내용과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계획과 소감을 밝혔다.

이 날 컨퍼런스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용자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인터넷 생태계를 긍정적인 방향의 진화로 이끌 수 있는 초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자리였다. 현실의 어려움을 도외시하지 않으면서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인터넷 기술을, 이용자들의 자유를 위해 다져나갈 앞날을 기대해 본다.

 

월, 2018/06/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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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뉴노멀법’은 ‘뉴’하지도 ‘노멀’하지도 않아

– 국민의 표현물 플랫폼인 포털에 대한 기금 납부 요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세

 

포털과 인터넷 방송 등 인터넷기업의 책임과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개정안이 부지기수로 발의되고 있다. 특히 최근 ‘뉴노멀법’이라는 이름 하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3개의 개정법률안은 포털 서비스 사업자에게 매개 정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의무 및 기간통신사업자 혹은 방송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의무를 일부 부과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무리한 인터넷 규제 시도는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위축시키고, 인터넷상 정보에 대한 사적 검열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의 인터넷의 자유를 옥죌 위험이 크므로 재고되어야 한다.

뉴노멀법 중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일정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한 불법정보의 유통 차단 및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의무화하고 불이행시 과징금, 이행강제금 등을 제재수단으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전적 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금기시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법제화하는 것으로써, 인터넷에 사업자들의 사후적 암묵적 승인을 얻은 게시물만 남기는 결과를 낳아 표현의 자유 극대화 도구인 인터넷의 의미를 상실시킨다.

또, 불법정보 유통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있는 고의, 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전환시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즉, 피해자는 어떤 불법정보가 포털에 유통되었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포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고, 포털은 ‘이를 몰랐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면책된다는 것이다. 직접적 가해자도 아닌 유통자에게 인식 여부에 대하여 불법행위의 입증책임을 전환시킨다는 것은 일반적 법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발상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조항으로 인하여 사업자들은 그들의 ‘무지’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오히려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자체를 포기하고 의도적으로 방치할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신고된 게시물만 즉각 처리하면 인지하지 못한 게시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증 없이 면책을 주는 것은 바로 플랫폼의 본질적 자유를 유지하면서 자발적인 모니터링을 활발하게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임을 숙고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 본 법안의 강제 모니터링 의무를 함께 부과 받는 대형 사업자들의 경우에는 ‘무지’의 입증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 결국 자신의 서비스에 올라오는 모든 이용자 게시물을 검열하고 합법적인 게시물조차 분쟁의 위험성이 있으면 삭제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될 위험이 높다.

이미 현행법 및 판례(대법원 2008다53812)에 의하더라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정보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불법정보의 존재를 명백히 인식하였으며, 불법정보의 관리통제가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능하였던 경우에는 불법정보 유통에 대한 책임을 진다. 무수한 양의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의 특성상, 그 안에는 불법적인 이용자, 불법적 내용의 정보는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불법정보가 유통된다는 이유만으로 플랫폼 사업자에게 이러한 상시 모니터링 의무와 과중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인터넷을 경직된 검열의 공간으로 만들고 자유로운 소통 공간으로서의 인터넷의 기능을 마비시킨다.

 

한편 뉴노멀법의 또 다른 핵심은 포털 사업자에게 기간통신사업자나 방송사업자에게 적용되고 있는 의무를 일부 부과하도록 하는 부분이다.

우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포털 사업자들이 망사업자(통신사)와 마찬가지로 경쟁상황을 평가받도록 하고 있다. 경쟁상황평가는 정부의 허가를 받은 대규모 망 투자비용을 가진 소수의 사업자들이 시장을 독점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포털 서비스는 이러한 진입장벽이 없는 무한 경쟁의 시장이며, 또한 복잡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어 경쟁상황을 평가할 시장을 획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무리한 적용이라 아니할 수 없다.

대형 포털에게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분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 역시, 방송통신발전기금이 정부가 허가를 통해 제한적으로 시장 진입을 허용하여 공중파라는 공공재를 한정된 경쟁상황 속에서 이용하는 특혜를 누리는 방송사업자들이 부담하는 반대급부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털에게 이를 강제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정당성이 부족하다.

또한 포털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표현의 자유 행사를 위한 플랫폼이자 도구이다. 이러한 포털에 대해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전체에 대해 과세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위헌이다. 포털에 대한 특별과세는 결국 이용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며, 이는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모든 이용자들에게 과세되는 것에 다름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특히 18~19세기 영국에서 민중들의 목소리를 억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책 출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시도들이 패퇴되어 와서 이제는 종이값을 높이는 세금마저도 위헌결정되는 국제기준(Minneapolis Star Tribune Company v. Commissioner, 460 U.S. 575 (1983))에 비추어 보면 21세기에 시도되는 이 법들은 전혀 ‘뉴’ 하지도 ‘노멀’하지도 않다.

 

인터넷기업 간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대형 사업자에 맞설 수 있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ICT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대형 사업자들의 각종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 남용 위험에 대해서는 개별 서비스별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것이다. 뉴노멀법을 비롯한 인터넷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일변도의 정책들은 오히려 새로운 온라인 스타트업의 등장과 성장을 어렵게 만들고, 이는 곧 이용자가 다양한 서비스를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기회의 박탈로 이어진다.  불법정보 유통 문제 역시 플랫폼 이용자와 정보에 대한 의도적 방치 또는 무차별적 검열을 조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발적인 모니터링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국제적인 정보매개자책임규범을 따르는 것이 온라인상의 불법행위를 예방하는 더욱 효율적인 길이다. 정치권은 뉴노멀법이 도모하고자 하는 ICT 산업의 균형적 성장 및 이용자 편익 제고는 인터넷에 대한 적대시나 통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서비스 제공 및 이용 환경 조성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18년 1월 1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18/01/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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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망중립성을 넘어서: 본질적 기원과 ‘궁극의 유저’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결국, 미국은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이하 ‘FCC’)는 2017년 12월 14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3:2로 망중립성 원칙 폐기 결정을 내렸다. 그 내용을 최근 흐름과 관련해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FCC와 망중립성 원칙: 탄생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폐기

  • 2010년 ‘인터넷 정책 지침’ (캐빈 마틴 FCC 위원장 ): 차별금지, 차단금지, 망 관리 투명성의 3대 원칙과 합리적 트래픽 관리를 천명.
  • 2014년 워싱턴 D.C. 항소법원, “광대역 영역에서 통신사가 컨텐츠,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비차별’ 원칙을 지키도록 의무화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판결. 망중립성에 대한 ‘사망 선고’ (참조: 김재연, ‘미국 망중립성 사망선고? 한국은 다르다’).
  • 2015년 오픈인터넷 규칙(톰 휠러 FCC 위원장): 인터넷 서비스제공자(ISP)를 “타이틀 1″(정보서비스)에서 “타이틀2″(기간통신사; common carrier)로 재분류해 법적 분쟁의 빌미를 제거함. 망중립성 원칙의 부활.
  • 2016년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
  • 2017년 12월 14일, 망중립성 폐기안(“인터넷 자유 회복”) 3:2 가결(아짓 파이 FCC 위원장):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를 다시 “타이틀 2″(기간통신사)에서 “타이틀1″(정보서비스)로 이동시킴으로써 ’14년 항소법원 판결 상태로 회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애플 등 거대 테크 기업은 물론이고, 일반 이용자의 압도적인 다수가 반대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FCC는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했다. 2017년 11월 말에 최종 폐기안이 올라온 지 한 달만의 일이다.

이번 판결을 망중립성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다. (이미지: DonkeyHotey, CC BY)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 드디어 벌어졌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했다. (이미지: DonkeyHotey, CC BY)

이 글에서는 1) 망중립성 원칙이 제안된 배경을 인터넷(월드 와이드 웹)의 본질 속에서 고찰하고, 2) 미국의 원칙 폐기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 살펴보며, 3)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망중립성 논의의 쟁점은 무엇인지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0. 망중립성의 ‘본질적’ 기원

망중립성(혹은 네트워크 중립성, Network Neutrality) 원칙은 2003년 팀 우(Tim Wu) 교수에 의해 그 개념이 처음 제창됐다. 팀 우는 사이버 법리를 정립하는 데 큰 공로가 있는 로렌스 레식의 제자다. 참고로, 레식은 이미 20세기 말에 네트워크가 영리 목적으로 잠식당할 것을 경고했다.

1999년, 지금은 하버드 로스쿨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로렌스 레식이 ‘코드와 사이버 공간의 다른 법률들(Code and Other Laws of Cyberspace, 일명 ‘코드’)’를 발표했을 때, 레식은 당시 시민 자유의 무정부 영역으로 간주되던 사이버 공간이 영리 목적에 잠식될 것을 경고했다.
– 김재연, [로렌스 레식을 넘어서] 중에서

팀 우 (2017년 모습,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https://en.wikipedia.org/wiki/Tim_Wu#/media/File:Wikipedia_Day_New_York_January_2017_003.jpg팀 우 (2017년 모습,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팀 우가 제안한 망중립성의 기본 개념을 ‘망 사업자'(ISP)를 주어로 놓고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망 사업자는 모든 인터넷 콘텐츠를 동등하게 처리해야 하고, 어떠한 차별도 해서는 안 된다.

즉, 망(네트워크) 사업자는 모든 컨텐츠(단말기, 사용자, 어플리케이션)를 차단해선 안 되고(차단금지), 차별하면 안 되며(차별금지),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 이것이 망중립성의 핵심 개념이다.

팀 우는 망중립성 원칙을 현실에서 제안한 최초의 학자다. 하지만 팀 우의 학문적 배경에 로렌스 레식이 있는 것처럼, 이 두 명의 학자보다 더 본질에서 인터넷은 그 자체로 망중립성 원칙을 태생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것의 다른 이름, 아니 좀 더 정확한 이름은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 줄여서 ‘웹, web’)이다. 그 웹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계약직 엔지니어 팀 버너스-리에 의해 최초로 고안된 것이고, 그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인터넷 혁명은 불가능했을 거다. 그래서 그는 ‘웹의 아버지’로 불린다. 영국 태생인 그는 웹을 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고, 팀 버너스-리 경이 된다.

월드 와이드 웹의 아버지, 팀-버너스 리 월드 와이드 웹의 아버지, 팀-버너스 리

팀 버너스-리는 웹에 관해 저작권을 주장하거나 특허를 출원하지 않았고, 웹은 자율적으로 분산화된 네트워트의 유기적인 총합으로서 개방과 자유, 창조와 참여의 상징이자 그 어머니로서의 토양이 되었다. 그는 웹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2014년 테드 강연에서 ‘웹을 위한 권리장전'(A Magna Carta for the web)을 주창한다.

“여러분은 어떤 웹을 원하시나요? 저는 수많은 작은 조각으로 파편화되지 않은 웹을 원합니다. (중략) 저는 민주주의에 견고한 기반이 되는 웹이 되기를 원합니다. (중략) 우리 모두 웹을 위한 권리장전을 만드는 데 함께 참여합시다.”(팀 버너스-리)

그리고 2015년 2월에는 “망중립성은 유럽의 미래를 위해 결정적이다”(Net Neutrality is Critical for Europe’s Future)라고 말한다.

“물론 망중립성은 (특정 서비스를) 막거나 (대역폭을) 조절하는 것 뿐 아니라 인터넷 업체가 다른 서비스보다 특정 서비스를 지지하는 것 같은 ‘긍정적인 차별’을 막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이를 명시적으로 불법이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엄청난 힘을 통신사와 온라인 서비스 오퍼레이터에게 넘겨주게 될 것이다. 사실 그들은 시장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고 자신의 사이트와 서비스, 플랫폼을 좋아하게 만들도록 하는 게이트 키퍼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경쟁을 밀어내고 혁신적인 새로운 서비스가 빛을 보기도 전에 파괴할 것이다. 새로운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들을 모으기도 전에 경쟁자에게 허락을 구하거나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마치 뇌물 수수나 시장을 악용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망중립성과 멀어질 때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팀 버너스-리)

– 오픈넷, “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슬로우뉴스, 2015. 12. 2.)에서 재인용.

오늘날 가장 대중화한 인터넷이자 인터넷 그 자체로 통용되는 웹은 그 핵심 원리가 개방, 자유, 참여, 평등임은 불문가지다. 그리고 그 ‘핵심 원리’는 굳이 웹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의 강조가 아니더라도, 웹 그 자체로 망중립성의 원칙을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젠더 전쟁은 한국적 특수성과 인터넷이 가져온 커뮤니케이션의 질적 변화라는 세계적 현상(보편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웹은 태생적으로 그 본질에서 ‘망중립성’ 원칙을 내재하고 있다.

참고로, 현재 망중립성을 둘러싼 ‘전쟁’의 구도가 크게 망 사업자 vs. 컨텐츠 사업자로 그 진영이 양분되고(후술할 ‘이용자’는 사라진 전쟁의 구도), 적어도 이들의 관계에서는 버라이즌이나 AT&T와 같은 거대 망 사업자가 망중립성보다는 기업의 자율과 경쟁을 강조하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같은 커텐츠 사업자는 그와는 반대로 망중립성 원칙을 강조하는 국면이다. 그렇다면 망중립성 원칙을 강하게 천명하는 팀 버너스-리가 이들 컨텐츠 기업에 우호적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팀 버너스-리는 망중립성을 위협하는 거대 통신사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과 구글, 애플과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 역시 사용자들이 웹에서 자유로운 연결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아 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웹에 위협을 가하는 요소가 생겼다. 이들 중 일부는 성공적인 거대 소셜 네트워크로 발전했으며, 자사의 사용자가 생산하는 정보에 관해 외부에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통신사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사이트에 대한 접속은 대역폭을 줄인다. (중략) 왜 우리가 이것을 걱정해야 하냐고? 바로 웹은 우리 자신의 것이니까. 웹은 살아있는 민주주의고, 전 지구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소통의 채널이니까. (팀 버너스-리, [Scientific American] 기고문 중에서, 2010년 11월 22일)

 

1. 세 명의 플레이어

망을 둘러싼 세 명의 플레이어는 망을 제공하는 ‘망 사업자’, 망을 사용해 서비스하는 ‘컨텐츠 사업자’ 그리고 망에 접속해 컨텐츠와 플랫폼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다. 이 세 플레이어의 관계를 간단히 살펴보자.

  • 망 사업자(= 네트워크 사업자,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Internet Service Provider: ISP): 미국에선 AT&T, 버라이즌 등. 우리나라에선 SKT, KT, LGU+ 등.
  • 컨텐츠 사업자(= 플랫폼 사업자, Content Provider: CP): 미국에선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애플 등. 우리나라에선 네이버와 카카오 등. 사업자로서의 ‘엔드 유저’
  • 이용자: 절대적 다수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 궁극의 ‘엔드 유저(End User)’

전통적으로 망 사업자와 컨텐츠 사업자는 이용자에게 네트워크 접속과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였다. 하지만 IPTV, P2P, VoD 등 많은 트래픽을 등장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이에 따라 망을 증설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망을 증설해야 하는 부담이 늘어난 망 사업자와 비교해, 방송통신 융합 현상은 인터넷의 수익 모델을 컨텐츠 사업자에게 좀 더 유리하게 재편하고, 그 주도권이 망 사업자에서 플랫폼(컨텐츠) 사업자로 이동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특히 컨텐츠 사업자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2. 우리에게 미칠 영향? 그건 미국 얘기고!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중립성 원칙 폐기는 망중립성 폐기안의 이름처럼 누군가에는 “인터넷 자유 회복”이고, 누군가에게는 지켜져야 할 마땅한 원칙의 폐기다. 중요한 것은 이 결정의 파장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이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도, 전문가들도 이구동성이다. 한 마디로, ‘그건 미국 이야기고, 우리와는 (당분간) 전혀 상관 없음.’ 그 근거는 두 가지다.

(1) 문 대통령의 공약과 전기통신사업법 

우선 우리나라는 법(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를 기간통신사업자로 규정한다. 미국 망중립성 원칙 폐기안의 골자가 ISP를 ‘기간통신사(common carrier, 우리 법제상 ‘기간통신사업자’)’로 보지 않고, ‘정보제공자’로 보겠다는 것이다.

즉, ISP의 법적 성격을 바꿔 법적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인데,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망중립성 원칙을 강화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유승희 의원 등 여당의원은 오히려 전기통신사업법을 강화하는 안을 입안한 바 있다. 현재로도 전기통신사업법 3조가 망중립성을 간접적으로나마 견지한다는 해석은 충분히 가능하다.1)

문재인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취임식 모습 (출처: KOREA, CC BY NC SA) https://flic.kr/p/UqCzef문재인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취임식 모습 (출처: KOREA, CC BY NC SA) 망중립성 관련해서 대선 당시 안철수나 홍준표 후보가 “제로레이팅 활성화로 가계통신비 낮추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입장이었다면, 당시 문 후보는 “네트워크 접속은 국민 기본권”이라면서 망중립성 원칙을 강조하는 입장이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기간통신역무의 내용을 규정하고,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그 자격과 의무 등을 꼼꼼히 규정한다. 참고로, 법에는 기간통신사업자(157회), 기간통신역무(33회)가 끝없이 등장한다. 전기통신사업법이 규정하는 “기간통신역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전화·인터넷접속 등과 같이 음성·데이터·영상 등을 그 내용이나 형태의 변경 없이 송신 또는 수신하게 하는 전기통신역무 및 음성·데이터·영상 등의 송신 또는 수신이 가능하도록 전기통신회선설비를 임대하는 전기통신역무를 말한다. 다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전기통신서비스(제6호의 전기통신역무의 세부적인 개별 서비스를 말한다. 이하 같다)는 제외한다.

 

(2) 트럼프의 경기부양 논리

더불어 FCC가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하며 내세운 정치 논리는 ‘경기 부양’이다. 오픈넷은 미국의 망중립성 폐기의 경제적 동기를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 망 사업을 활성화하여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트럼프 정권의 경기부양 정책의 일환”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오픈넷 박지환 변호사는 “거대한 영토를 가진 미국에서 망에 대한 투자는 인프라 투자로서 의미가 크다”면서, “트럼프 정권은 망중립성 완화가 망사업자의 투자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여 결국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를 거두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설명했다.

트럼프 (원본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CC BY CA, 합성)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onald_Trump_(24949307320).jpg트럼프 (원본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CC BY CA, 합성)

문재인 정부가 ‘경기부양’의 목적으로 ‘망중립성’을 폐기하겠다는 정치 논리를 내세울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고, 그런 논리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특히나 인터넷 말단의 엔드 유저인 일반 이용자(대다수 국민)에게까지 ‘인터넷 종량제’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한국의 정치적 정치적 역학을 무시하거나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 폐기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어서 살펴볼 것처럼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 폐기가 곧바로 통신사에 무소불위의 권력과 무제한의 자유를 부여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3. 망중립성 원칙 폐기 = 통신사 맘대로? 

‘망중립성 없는 하늘 아래’ (있을지 모를) 통신사 횡포를 국내 언론은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트래픽을 많이 잡아먹는 서비스에게 막대한 추가비용을 내게 하거나, 자사의 콘텐츠 사업에 더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겁니다.” (권도연, 망 중립성 폐지, 뭐가 문제냐고요?, 블로터, 2017. 12. 19.)

“‘망중립성’이 폐지되면서 버라이즌, 컴캐스트와 같은 미국의 통신사업자들이 망을 차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돼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반면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처럼 동영상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지만 망을 갖지 못한 사업자들은 막대한 데이터 비용을 내거나 경쟁사업자와 차별을 당하는 손실이 예상돼 반발해왔다.” (금준경, 미국 ‘망중립성’ 폐지, 통신3사가 웃고 있다, 미디어오늘, 2017. 12. 15.)

AT&T나 버라이즌, 컴캐스트 같은 통신사들, 즉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가 특정 트래픽의 속도를 늦추거나 아예 특정 트래픽 접속을 차단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허완, 미국 FCC가 끝내 ‘망중립성 규제’를 폐지했다. ‘자유로운 인터넷’을 죽였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017. 12. 15.)

망중립성 원칙 폐기에 따른 통신사의 있을 지도 모를 횡포(?)를 우려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만한 하지만, 다소 과장·과열된 감도 없지 않은 듯하다. 망중립성 원칙 폐기가 충분히 장기적으로는 우려할만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사전규제와 사후규제의 두 개의 칼 중에서 사전규제의 칼날이 무뎌지거나 꺾인 것이지 통신사의 ‘불공정행위’가 망중립성 원칙 폐기만으로 (사후적으로도)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지난 19일 오픈넷이 주최한 ‘망중립성의 미래’ 포럼에서 김익현 지디넷미디어연구소장은 “국내 언론과 업계 반응이 모두 과열된 느낌”이라면서 “미국 언론들조차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 상황은 “오바마 대 트럼프라는 정파적 관점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FCC의 강력한 사전 규제가 소비자보호법 등의 사후 규제로 전환하면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살펴볼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4. 제로레이팅은 망중립성 위반인가? 

이제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 폐기에 관한 이야기는 이쯤하고 ‘우리 이야기’를 좀 해보자. 우선 제로레이팅(스폰서요금제)은 망중립성 위반일까?

우선 현황을 먼저 파악해보자. ’17년 9월 현재 제로레이팅, 즉 데이터 사용료 면제 항목은 다음과 같다. (자료 제공: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 SK텔레콤: 11번가, 쇼킹딜 11번가, T롯데닷컴, 동부화재 다이렉트, 포켓몬고, T-map, 모바일 T월드, 벅스, 비트. (총 9개)
  • KT: 지니팩, 올레TV 모바일팩, 다음카카오팩, 카카오택시, KT내비, 재난현장 영상, 데이터 프리존, 삼성화재 모바일 계약서, KT 고객센터. (총 9개)
  • LG유플러스: U+데이터 비디오 안심옵션, 컨텐츠 데이터프리, 3시간 데이터 프리, 24시간 데이터 프리, Uflix 데이터팩, U+Box LTE데이터팩, LTE 비디오포털팩, 뮤직 데이터프리, U+ 데이터 뮤직 안심옵션, 지니뮤직 마음껏듣기, U+뮤직벨링, 원네비. (총 12개) 

우선 ‘망중립성’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입장은 뭘까.

통신경쟁정책과 송재성 과장은 “(과기정통부는 사전규제 기관이므로 제로레이팅 문제는) 방통위 사후 규제로만 접근한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히면서, “다만, 앞으로 불공정 이슈에 관한 문제 제기가 많아지면, (과기정통부의) 사전규제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그렇지만, 현재로선 제로레이팅이 활성화하지도 않았고, 문제 제기도 미약해서 방통위 사후 규제로만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과장은 시장 상황을 직접 조사했는지에 관해 묻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과기정통부)는 사전 규제기관이고, 이 문제와 관련한 (사전) 문제 제기가 별로 없었다는 취지다.”라고 밝히면서 “제로레이팅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은 맞고, 서비스 수도 적잖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불공정행위에 대한 (사전) 문제제기가 미약하며, 방통위가 사후규제하고 있다는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제로레이팅을 망중립성 위반 유형으로 파악하냐는 질문에는 “제로레이팅이 원칙적으로 불공정하다는 어떤 원칙적인 입장을 가진 것은 아니고, 케이스마다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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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로레이팅에 관해 진보넷 오병일 활동가는 “제로레이팅이 불공정행위로서 망중립성 원칙 위반은 맞지만, 트래픽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아니고, 비용 측면에서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픈넷 박지환 변호사는 “제로레이팅은 이동통신사가 계열사 등 특수관계가 있는 부가통신사업자들을 지원하는 것을 위주로 시작되고 있고, 이런 제로레이팅 계약은 부당지원 등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아주 높”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제로레이팅 요금제가 시장 경쟁상황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말했다.

미국은 제로레이팅에 관해 어떻게 판단할까? 오바마 정부 시절에는 제로레이팅이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서 망중립성 위반 이슈는 아니라고 파단하고, 이를 전면 금지하지 않고, 건별로 심사해 심할 경우에만 제재하는 방식을 택했다(예: T모바일 ‘빈지온’, 컴캐스트 ‘스트림 TV서비스’, 버라이즌 ‘프로비 데이터 360’, AT&T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 등).

그리고 예상했겠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자 제로레이팅에 관한 개별 심사도 중단됐다. 아짓 파이는 제로레이팅에 관해 “통신사들의 데이터 공짜 계획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을 뿐 아니라 무선시장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칭찬했다(참고, 오픈넷 포럼에서 김익현 소장의 발표 참조).

 

5. 궁극의 유저 

통신사와 컨텐츠 회사의 ‘거대 전쟁’에서 망중립성 원칙의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인 ‘이용자’는 일방적으로 소외되고, 망을 둘러싼 시장 주도권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관한 ‘주도권 다툼’의 양상으로 망중립성 논의는 변질된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선 이런 흐름 속에서, 2012년 5월 ‘망중립성 이용자 포럼’이 결성됐다. 비사업자인 이용자와 시민단체의 자율적인 참여라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컸지만, 현재는 그 실질적인 활동은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망 사업자도, 컨텐츠 사업자도 '이용자'를 입에 올리지만, 정작 실질적인 논의에서도 언론의 관심에서도 '이용자'는 철저히 소외된 것이 망중립성 논의의 현주소다. 망 사업자도, 컨텐츠 사업자도 ‘이용자의 권익’을 입에 올리지만, 정작 실질적인 논의에서도 언론의 관심에서도 ‘이용자’는 철저히 소외된 것이 망중립성 논의의 현주소다.

궁극의 유저인 ‘일반 이용자’가 망중립성 논의에서 소외되고, 동시에 이용자도 망중립성 이슈에 무관심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복합적이라고 생각한다.

1) 우선 망중립성은 일반 이용자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 추상적이고, 어려운 개념이다. ISP니 CP니 플랫폼 사업자니 직접접속(피어링), 상호접속, 중계접속이니 하는 낯설고 어려운 용어는 일반 이용자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2) 언론의 보도 태도도 문제다. 망중립성 문제가 이용자 권리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에 관심이 있기보다는 거대 기업들간의 이해득실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3) 여기에 통신사와 컨텐츠 사업자는 자기 입장만 강조해서 이야기하고, 게다가 핵심적인 사실관계조차 명확하고, 책임감 있게 언급하기를 꺼리고, ‘익명의 관계자’만이 철저한 자사이기주의의 관점에서 빈번하게 등장한다.

 

박지환 오픈넷 변호사

이와 관련해 오픈넷 박지환 변호사(사진)는 “공론장과 협의체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주목할 점은 FCC가 의사결정을 할 때 근거자료를 미리 철저하게 공개하고 의사결정과정에 ‘시민 발언'(“public comment”)를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이용자들이 망중립성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음은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바다.

한편 우리도 망중립성 가이드라인과 트래픽관리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때 협의체가 구성된 적이 있다. 그러나 협의체는 매우 폐쇄적으로 운영되었고, 회의록과 회의자료 등이 비공개로 논의가 진행되었으며, 회의록(자료)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소송이 진행되었을 정도다. 행정절차법에 따라 공청회 등 참여절차가 일부 보장되어 있긴 하나 다분히 형식이다.특히 망중립성 정책은 이해당사자의 균형 있는 참여가 더욱 더 필요한 정책 분야다.

최근에 실시된 신고리원전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은 그런 의미에서 망중립성 정책 의사결정 과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 정부가 가입하여 적극적으로 활동의지를 가지고 있는 OGP(Open Government Partnership)는 공동창조(co-creation) 기준을 통해 다수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공론장 구성방식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오병일

끝으로 마지막 질문. 망중립성은 필요할까. 필요하다면 왜 필요할까. 진보넷 오병일 활동가(사진)는 이렇게 말한다:

“네트워크 서비스 이용자(개인이든 사업자이든) 통신사의 이해관계에서 따라 차단되거나 불이익을 받으면, 인터넷의 본질인 자유와 개방성이 침해되고, 필연적으로 인터넷의 혁신을 가로 막는다.

젊은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아이폰 도입 이후에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도 인터넷에 비로소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게 됐다. 그 이전에는 통신사가 제공하는 게이트웨이를 통해서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폰 도입 이후에는 와이파이만 연결되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통신사와 상관없는 엄청나게 많은 ‘앱’에 이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통신사가 인터넷 접속 자체를 마치 골키퍼처럼 통제했다. 그 통제권이 사실상 무력화한 것은 망중립성 원칙 때문이다.


참고 자료

1) 전기통신사업법 제3조(역무의 제공 의무). 1. 전기통신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12.22.)

금, 2017/12/2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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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아이디어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과 플랫폼을 운영해 왔습니다.

2013년에는 시민이 주도하는 사회창안 플랫폼
‘오프너'(opener.makehope.org)를 개발하여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3년여의 시간 동안 오프너를 통해
많은 시민분들이 공익 실천을 위한 알찬 아이디어를 제안해주셨습니다.

그동안 제안해주신 좋은 아이디어들이 ‘시작하기’에서 중단되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열린제안을 정리하고 숙성하는 과정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이에 2017년 6월 30일(금) 자로 오프너 사이트 운영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오프너에 관심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에게 양해를 부탁드리며,
필요한 정보는 6월 29일(목) 24시까지 미리 갈무리해 놓으시길 부탁드립니다.

더 즐겁고 발전된 시민참여 플랫폼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월, 2017/04/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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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음식배달 서비스 등 SNS기반 ‘플랫폼 노동’ 확산 (서울Pn)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노동’이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에 소속돼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근로형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혁명’으로 불리고 있지만 정작 근로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거나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 제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1006012001&section=polic…

월, 2016/10/1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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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특별법 제정에 적극 동참하라!

2023. 4. 4. 국회 소통관.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지난(3/30)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참여연대와 피해대책위 등이 제안한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자 구제를 위한 <주택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및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의안번호 2121012>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이에 김OO(빌라왕)피해자대책위,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주택세입자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는 오늘(4/4) 오전 10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특별법 제정에 국민의힘이 적극 동참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주요 발언]

임재만 교수,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 미국은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특별법을 제정해 주택담보대출자에 대한 채무조정, 경매권을 유예하여 한계 차주나 세입자가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했음. 과거 한국 정부에서도 2007년 부도 임대주택 특별법을 제정하여 부도 임대주택 매입 후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 바가 있음. 피해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서브프라임 이후 미국정부와 같이 비상하고 적극적인 개입이 요구됨.
  • 현재 깡통전세 세입자는 경매를 신청하더라도 당해세 우선의 원칙 때문에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개별 임차인들이 공동으로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공(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개별 채권을 통합한 후 구제하고 우선매수권과 경매신청권을 행사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이 시급함.

이강훈 변호사,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 예방대책과 대출 연장, 대출 전환 대책 외에 국가가 기금을 투입해 전세금 반환채권을 먼저 매입하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함. 유례없이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 규모가 커진 배경에는 국가가 전세대출, 전세보증을 확대해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임대인들의 임대주택 매입을 지원함으로써 개별 주택별로 일어나던 깡통전세, 전세 사기 규모를 수백, 수천채 규모로 키운 잘못이 있음.
  •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로는 사실조사 및 채권 매입 여부 판단과 관련한 개인정보, 금융 정보, 과세정보의 수집의 근거가 필요하고, 공공기관이 채권매입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하며, 채권매입기관이 보증금 반환채권을 매입하려면 우선변제권 승계, 경매신청권, 주택의 우선매수권 등이 필요함. 또 국세 등을 부동산별로 안분하는 방식으로 징수방법 개선도 필요함. 이러한 피해구제 방안 마련 외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주거지원, 대출 지원, 채무조정 및 파산 관련 법률지원 등을 위해 범정부 TF를 구성하여 종합적으로 입법, 정책적 개선을 추진하도록 해야함.

이철빈, 김대성(빌라왕)피해대책위

  • 정부에서 전세사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이 사회적 재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실태조사부터 시행해야 함. 또한, 전세사기/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입었다면 자격요건 없이 누구에게나 지원 대책이 적용되어야 함. 이런 문제를 외면하고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 예방대책과 대출 연장, 대출 전환 대책만 내놓고 있음.
  • 생존에 위협을 받는 피해자들을 대신해서 국가가 짐을 대신 짊어져 주십시오. 국가에서 피해 주택을 매입하여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것, 국가에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최우선 변제해주고 집주인을 대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 모두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함. 특별법에는 피해자들이 요구했던 많은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정부, 정치권, 각계 전문가, 피해자들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안상미 위원장,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는 정부가 시세조작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의 허점이 사기의 발판이 되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 하지않아 발생한 사회적 재난임. 정부가 책임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임.
  •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주택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및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 ” 의 주요내용인 피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국가가 매입하는것은 책임있는 정부가 해야할 정책임. 조속히 입법화되어 현재 피해자들에게 적용될수 있기를 여야 의원님들께 간절히 호소함.
  • 어제도 경매꾼들에 의해 여러세대 매각되었음. 피해자들이 퇴거 압박에 제대로된 지원책없이 쫒겨나고 있지만, 실행 예정인 지원책들은 소급 적용되지 않으며. 그 어디에도 구제 방안이 없는 상황임.
  • 계속적으로 피해자들의 자살 시도 소식이 들려옵니다. 제발 더 이상 죽지않게 해주십시오. 제대로된 대책이 만들어져 실행되기 전까지 경·공매 중지 시켜주십시오.

“깡통전세,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특별법 제정에 적극 동참하라!

최근 집값 하락으로 전세가가 매매가 보다 높은 ‘깡통전세’와 ‘빌라왕’ 같은 자본 갭투자에 의한 전세사기 피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2월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로 고통받던 피해자 한 분이 ‘정부 대책에 실망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에서 ▲임차보증금보다 늦게 발생한 당해세(국세,지방세 등)에 대한 보증금 우선 보호 ▲경공매 종료 전 긴급저리 전세자금대출 지원 ▲경공매 보증금 미회수 전세대출 상환의 경우 보증기관 대위 변제 후 분할 상환 또는 연체정보 등록 유예 등 전세사기 피해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뒤늦게 내놓은 대책도 피해자 구제를 통한 ‘해결’이 아닌 땜질식 미봉책으로 잠시 ‘유예’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퇴거자금 대출 한도와 주택 처분의무를 폐지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정부가 나서서 보증금 미반환의 원흉인 갭투자 임대인들에게 면죄부를 주려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전세사기 사태의 원인이 정부의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의 확대 정책과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묻지마 대출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방위적인 종합대책은 커녕 피해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대책은 부적절합니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집값이 매매가 보다 20% 하락할 경우 갭투자 주택 10채 중 4채는 해당 주택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위험이 있고 내년 상반기에는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 주택 비율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깡통전세·전세사기가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이렇게 심각한데 윤석열 정부의 대책은 이미 피해를 입은 임차인들을 구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예상되는 피해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광주 북구갑, 국토위)은 지난달 30일 ‘선구제 후회수’를 골자로 하는 ‘주택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및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깡통전세, 전세사기로 피해를 입은 임차인이 자력으로 권리구제가 어려운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전문 채권매입기관이 보증금 반환 채원을 우선 매수해 피해를 신속히 구제하는 내용입니다.

우선 국토부와 지자체가 피해조사를 통해 임대사업자별 피해세대, 국세·지방세 등 선순위채권, 회수 불가한 보증금 피해규모 등을 파악해야 합니다. 이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전문 채권관리 공공기관과 주택도시보증공사, LH 등이 협업해 피해상황을 반영한 가격으로 보증금 채권을 평가해 매입해 피해임차인을 ‘선구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자산관리공사 등 공공기관이 2~3년에 걸쳐 경매, 공매, 파산, 우선매수권 등을 통해 임대주택을 매입한 뒤 공공임대로 매각하는 등 보증금채권 매입대금을 환수하게 됩니다. 피해임차인의 개별적인 권리 행사만으로는 보증금 회수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상황으로 특별법을 통한 집단 권리구제만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여주기식 ‘민생’만 외치지 말고 이번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특별법 제정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3. 4. 4.
더불어민주당 조오섭·강민정·박주민·전혜숙·허종식·윤준병·최종윤·윤영덕 의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김대성피해자대책위,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주택세입자 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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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전세사기/깡통전세 대응활동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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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3/04/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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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절감 약속하더니 통신사 배만 불렸다

단말기 유통법, 문제는?

 

심현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

 

최근 단말기 유통법상의 공시지원금 상한제 폐지 논란이 거셌다. 결국 주무 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 최성준 위원장이 현행 공시지원금 상한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동안 억눌러있던 통신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 포털 뉴스에서 호감을 높게 받은 댓글 몇 개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이통사 순이익만 눈덩이처럼 증가하는데. 이넘(놈)들이 외화를 벌어오는 것도 아닌데, 국가가 돈 더 벌게 단통법을 만드냐?"

 

"이통사 기록적인 흑자=소비자 통신비 가중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가."

 

"단통법, '단지 통신사를 위한 법'이라고 일컬어지는 법이다. 도대체 단통법은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단통법, 정식 명칭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다. 지난 2014년 10월 시행된 단말기 유통법 이전에는 고가 요금제를 2년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보조금을 많이 줬다. 아니, '많이 주는 판매점도 있었다'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그리고 특히 보조금을 많이 주는 때도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비싸게 파는 때도 있었다는 의미이다.

 

단통법 이전에는 주기적으로 이른바 대란이 벌어졌다. 대란이란 특정 기간 내에 일부 판매점이 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휴대전화를 시세보다 현저히 값싸게 판매하여 대량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갤럭시S3를 17만 원에 판매한 예도 있었다.

 

이런 대란을 잘 탄 사람은 싸게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호갱'이 되어 같은 기종의 단말기를 100만 원 가까이 샀다. 이렇게 싸게 늘 살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모든 판매점에서 싸게 팔았던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사실 이런 대란은 통신 요금에 엄청 거품이 끼어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단통법 이전에는 가계 소비 지출 중 통신비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2013년 7월)를 차지하기도 했고, 동일한 국내산 단말기인데도 외국에 비해 국내 출고가가 높게 책정이 되어 있었다. 통신 요금도 많은 보조금을 받으려면 고액 요금제를 선택해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2012년 공정위는 통신사와 제조사가 부풀린 가격으로 단말기 출고가를 정한 이후에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마치 싸게 휴대폰을 구입한 것과 같은 오인을 일으켰다는 혐의로 통신 3사와 제조사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다시 말해서 단통법 이전의 통신 시장은 합리적인 가격보다 더 비싸게 출고가를 높게 설정한 후에 통신 소비자가 비싼 통신 요금 가입을 하면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여 마치 핸드폰을 싸게 산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제조사는 비싼 이윤을 차지할 수 있었고, 통신사는 고액의 요금을 사용하는 소비자를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통신 3사 제조 3사가 과점을 차지한 통신시장에서 전 국민을 '호갱'으로 만드는 방법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말기 유통법이 탄생했다. 그런데 그 결과 가계 통신비가 나아졌을까?

 

단말기 유통법은 본래 두 가지 목적을 가진 법률이었다. 하나는 과도한 보조금 대란을 잠재우고 때에 따라 판매점에 따라 들쑥날쑥한 보조금 변동을 고르게 안정시키는 것이었다. 두 번째 목적은 단말기 출고가와 통신 요금을 낮추고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출고가와 통신 요금은 낮아지지 않고, 통신사의 보조금 절감만 시켜준 모양이 됐다. 정부가 보조금 통제에는 열을 올린 반면에 단말기 출고가·통신 요금 인하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상대적으로 소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단통법을 단지 통신사만을 위한 법이라고 지칭하기에 이르렀다. 통신 3사는 2015년 3조5980억 원의 영업 이익을 올렸다. 이는 2014년 1조9237억 원보다 87%나 늘어난 금액이다. 반면 마케팅비는 크게 줄었다. 2014년 8조 8220억 원에서 2015년 7조 8669억 원으로 9551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되어도 가계 통신비 부담은 여전한데 오히려 휴대전화 구입 비용만 높아졌으니, 불만이 높아진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소비자들은 현명한 저항을 이어나갔다. 단통법 시행 이후 도입된 선택 약정 할인제(20% 요금 할인)에 대해서 통신사와 판매점이 거의 홍보를 하지 않는 가운데에서도 소비자들이 알음알음 알아내서 가입하게 된 것이 누적 가입자 800만 명을 돌파했고, 단말기 출고가가 인하되지 않고 보조금만 줄어들었으니 중저가 단말기와 해외 직구 단말기를 구입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급기야 공시 지원금 상한제 폐지 논란이 일면서 억눌려 있던 불만이 폭발했던 것이다.

 

이러한 통신 시장을 정상화하고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소비자들이 가장 불만을 갖고 있는 휴대전화 구입 부담을 줄여야 한다. 현행 공시 지원금 상한선인 33만 원을 일부 상향 조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에도 공시 지원금 33만 원을 꽉 채워서 지급하는 단말기와 요금제는 별로 없다. 우선 통신사와 제조사가 실제로 지급하는 지원금을 33만 원으로 꽉 채워야 할 것이다. 컵에 물이 가득 담겨야 의미가 있지, 컵만 크게 한다고 해서 속에 든 물의 양이 많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리 공시를 시행해야 한다. 공시 지원금에는 통신사가 계약 기간 약정(보통 2년)에 따른 할인금과 제조사가 자사 제품을 구입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이 합쳐진 금액이다. 현재는 약정 할인금과 판매 장려금을 합한 금액만 공시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분리해서 공시하자는 것이 분리 공시이다. 본래 단통법 시행 직전의 시행령에는 분리 공시하도록 되어있었는데, 국무회의까지 통과된 본 시행령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부결되는 바람에 시행되지 못했다. 분리 공시가 시행되면 적어도 판매 장려금만큼 인하되어 출고가가 낮아지는 효과를 빚게 될 것이다.

 

그리고 통신 요금을 낮추기 위해서 무엇보다 기본료를 폐지해야 할 것이다. 기본료는 현재 1만1000원씩 소비자로부터 걷고 있다. 통신 산업은 대규모 장치 산업에 해당되기 때문에 통신망 설치를 위해서 걷기 시작한 기본료는 현재 통신망 설치가 완료됐으므로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사실상 세금처럼 걷고 있는 1만1000원씩만 인하가 되어도 가계 통신비 절감이 크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현재 20%씩 할인해주고 있는 선택 약정 할인 폭을 외국 사례처럼 30% 정도로 확대해야 하고, 사실상 고가 요금제를 강요하고 있는 비례성 원칙도 일본에서처럼 저가 요금제든, 고가 요금제든 동일한 지원금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래창조과학부가 제공받는 통신원가 자료에 비추어 통신 요금이 적정하게 책정된 것인지 통신이용약관심의위를 구성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동통신은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단통법을 지금처럼 통신사만을 위한 법으로 운영했다간 국민들의 통신 정책에 대한 불신만 높일 뿐이다. 통신은 공공성이 높은 영역이므로 정부의 조정과 개입이 필요하다. 게다가 통신 3사 과점 상황에 놓여있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볼 때 더욱 그러하다. 정부는 통신 공공성을 더욱 높이고 소비자들이 더욱 저렴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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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월, 2016/07/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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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오늘(4/3) 5G 이동통신서비스 상용화 4년을 맞아 지난 1월 13일 있었던 ‘5G 인가자료 및 원가자료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 1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와 국회에 △5G 원가자료 즉시 공개 △보편요금제 도입과 LTE 요금 인하 △요금인가제 재도입과 검증시스템 강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20230403_5G 원가자료 정보공개소송 1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예측치, 영업비밀 아냐” 참여연대, 법원의 ‘일부승소’ 판결 공개

2018년 대법원 판결에도 ‘부실인가’ 감추기 급급한 정부와 SKT

5G 원가자료 공개하고 LTE 5G 요금인하, 검증시스템 강화해야

2023년 1월 13일 서울행정법원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상대로 제기한 ‘5G 인가자료 및 원가자료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내리고, 5GX 이용약관인가신청서,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 회의자료 등에 포함된 5G 서비스 원가산정 근거자료 총 54개 세부정보(판결문 별지1 공개청구 대상정보 목록) 중 40개 정보를 공개하라고 결정했습니다. 5G 서비스 공급비용 예상치 등을 제외하면 투자계획, 가입자수, 매출액, 트래픽 예상치 등 대다수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것입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동통신서비스는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하여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양질의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어야 할 필요 내지 공익이 인정되고, 이를 위한 국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여부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공익상 필요성이 크다는 2018년 대법원의 판결을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해당 정보를 공개하더라도 SK텔레콤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비교적 낮고 관련 정보들의 상당수가 추정치에 불과하기 때문에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이미 종전 판결에 따라 관련 정보가 공개된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SK텔레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우리 전기통신사업법의 취지와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라면서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가 판결문에서도 언급했듯이 “정부와 SK텔레콤이 추정한 “매출액 증가액의 예상 수치가 실제 매출액 증가액과 차이가 있어보”인다든가, “SK텔레콤의 (기준요금제에서) 특정요금제 가입자 군의 실제 데이터 사용량 등이 공개됨에 따라 상당수 이용자들이 요금제에 따른 데이터제공량 등에 훨씬 밑도는 정도로만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된다면, 이는 통신요금이 적정하게 책정되지 못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요금 적정성을 심사함에 있어 정부의 감독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지 못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LTE 서비스 및 이를 기반으로 한 5G 서비스 인가심의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대한 강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과기부와 SK텔레콤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항소해 시간을 끌겠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 이유로 당시 예측치와 현재 현실화된 수치가 너무 차이가 큰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실제 5G 서비스가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출시된 근거가 된 5G 가입자수, 매출액 예측치 등이 2019년 인가 당시 지나치게 과소하게 산정되고 투자계획, 공급비용 예측치 등은 오히려 부풀려져서 이후 실제 나타난 결과가 예측치와 크게 차이가 나게 되면 ‘부실인가’와 ‘5G 폭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시했습니다. 덧붙여, 정부와 SK텔레콤이 재판을 대법원까지 끌고 간다면 결국 관련 정보를 공개하게 되더라도 또 다시 5년에서 7년의 오랜 기간 법정다툼이 불가피하고, 그 사이에 이통3사는 5G 서비스의 폭리구조를 유지하면서 ‘부실인가’의 근거를 은폐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하며 정부는 5G 원가자료를 지금이라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최근 이동통신3사의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는 반면,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5G 원가자료 공개를 통해 시급히 5G 요금제를 인하하는 한편, 이미 투자비를 모두 회수한 LTE 서비스에서는 큰 수준의 요금 인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를 위해 3-4만원대 요금제 이용자들의 데이터 당 단가를 고가요금제 구간과 최대 2배 이하의 수준으로 조정하는 보편요금제를 도입하고 LTE 요금제를 큰 폭으로 인하하는 한편, 요금인가제를 재도입하고 이동통신서비스 출시에 대한 정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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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발언 및 참고자료

  1. 5G 원가자료 정보공개청구소송 배경 및 경과

  • 2019년 ‘한밤중 기습’ 5G 상용화부터 2023년 1월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2023년 1월 13일 서울행정법원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상대로 제기한 ‘5G 인가자료 및 원가자료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이동통신서비스는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하여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양질의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어야 할 필요 내지 공익이 인정되고 이를 위한 국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여부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며 일부승소 판결을 내림.
  • 2019년 4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 요금제가 새로 출시되는 과정에서 해당 서비스의 공급비용과 예상수익, 국민들에게 미칠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합리적이고 공평한 인가과정을 거쳤는지 검증하기 위해 1위 사업자이자 당시 인가심의의 대상기업이었던 SK텔레콤(현재는 유보신고제)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5G 인가자료와 원가자료 일체를 정보공개청구하였음
  • 당시 SK텔레콤은 최초에 5G 서비스를 월 7만원 이상의 고가요금제만으로 구성해 인가신청하였다가 통신·소비자단체들의 반발로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가 이를 반려하자 데이터당 단가가 그 윗 요금구간에 비해 13배나 비싼 5만원대 요금구간을 추가(55,000원에 8GB, 1GB당 6,875원 / 75,000원에 150GB, 1GB당 500원)하여 재인가 신청서를 제출해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음. (인가신청서에는 55,000원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이 8GB 였으나 인가 후 9GB로 최종변경됨)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과기부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성과를 위해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이 폭증할 우려가 높은 해당 요금제 인가를 강행하고 4월 3일 밤 11시에 긴급하게 8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5G 서비스를 우선 개통하는 촌극을 벌였음. 그러나 애초에 이통3사와 정부가 공언했던 LTE 20배 빠른 5G 서비스는 5G 상용화 4년이 넘은 현재에도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으며, LTE 서비스 대비 높은 5G 서비스의 가입자당 매출액(ARPU)으로 인해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이통3사의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수준인 연 4조원대를 기록하고 있음.
  • 그러나 과기부는 지난 2018년 대법원이 LTE 서비스 인가·신고자료와 영업통계, 영업통계명세서 등 원가관련 자료 상당부분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5G 서비스와 LTE 서비스는 다르며,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기업의 영업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하였음. 이에 2019년 8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과기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지난 1월 1심 결과가 나오게 된 것임.

2. 2011년 LTE 서비스 원가공개소송부터 2018년 대법원 판결까지 7년의 싸움

  • 통신서비스는 전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국가의 모든 산업영역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기간서비스로서의 성격이 강해 상당히 높은 공공성이 요구되는 영역임. 실제로 우리 전기통신사업법 제 3조는 전기통신서비스의 요금을 정할 때 전기통신사업의 원활한 발전, 이용자의 편리성, 서비스의 다양성과 함께 이용자가 공평하고 저렴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 1990년대부터 꾸준히 가계통신비 인하 운동을 펼쳐온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앞선 2011년 5월에도 정부와 이동통신사가 당시 4세대 이동통신(LTE) 서비스를 출시하는데 있어 LTE 서비스의 공급비용와 예상수익, 국민들에게 미칠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합리적이고 공평한 인가·신고과정을 거쳤는지 검증하기 위해 이동통신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방송통신위원회(현재는 과기부로 이관)에 제출한 LTE 서비스 인가·신고자료 및 원가자료 일체를 정보공개청구하였음. 당시 방통위는 해당 자료에 SK텔레콤의 수익구조와 예상매출, 영업전략 등 영업상 비밀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처분함.
  • 이에 2011년 7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방통위를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2012년 1심, 2014년 항소심에서 일부승소하였음. 그리고 소를 제기한지 7년 만인 2018년 4월 대법원은 “이동통신서비스는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하여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양질의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어야 할 필요 내지 공익이 인정되고, 이를 위한 국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며 LTE 서비스 인가·신고자료와 영업통계, 영업통계명세서 등 원가관련 자료 상당부분을 공개하라고 판결함.
  • 이렇게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과기부와 방통위의 부실심사 등 LTE 서비스 인가과정에서 있었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SK텔레콤이 2004년부터 2016년까지 2G, 3G, LTE 서비스를 통해 망투자비, 마케팅비 등을 모두 빼고도 19조 4천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통3사가 LTE 서비스를 통해 10년간 18조 6천억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분석자료를 발표하고 이를 전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 인하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옴.

3. 5G 원가자료 정보공개청구소송 1심 결과와 의의

(1) 1심 결과

  • 지난 1월 13일 서울행정법원 제1부는 5GX 이용약관인가신청서,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 회의자료 등에 포함된 5G 서비스 원가산정 근거자료 총 54개 세부정보(판결문 별지1 공개청구 대상정보 목록) 중 40개 정보는 공개(인용)하고 13개 정보는 비공개(기각), 1개 정보는 부존재(각하)처리함. 5G 서비스 공급비용 예상치 등을 제외하면 투자계획, 가입자수, 매출액, 트래픽 예상치 등 대다수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 한 것임. (표1. 공개청구 대상정보 목록 참조)
  • 1심 재판부가 5G 인가자료 및 원가자료를 공개하라고 밝힌 근거는 크게 아래 5가지임.
  • 이동통신서비스는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하여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양질의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어야 할 필요 내지 공익이 인정되고, 이를 위한 국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여부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공익상 필요성이 큼.
  •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인가심의를 받도록 한 취지는 SK텔레콤이 인가받은 요금제 수준에 따라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들(KT, LG유플러스)이 그에 맞춰 요금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었고 이번 5G 요금제도 그러하였는데, SK텔레콤이 이동통신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1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50% 내외의 공고한 시장점유율)와 이동통신 시장의 특수한 경쟁상황(신규 경쟁사업자의 시장진입이 사실상 어려운 이통3사의 독과점 상황)을 고려할 때 SK텔레콤의 정보가 공개된다고 하여 경쟁사업자들이 경쟁상 우위를 점하게 되는 등 SK텔레콤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비교적 낮음
  • 이미 유사한 통계현황을 매월 공개하고 있어 이러한 통계자료를 통해 대략적인 수치를 추론해내는 것이 가능하고 추정치와 관련된 정보의 경우 SK텔레콤의 추정치에 불과하기 때문에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움
  • 이미 종전 판결에 따라 2G, 3G 서비스의 관련 정보가 공개된 적이 있는데 당시 SK텔레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분명하지도 않음
  • 일부 정보들은 통상 시간이 지나면 SK텔레콤의 사업보고서 내지 언론기사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공개되고, 5G 네트워크 구축 및 서비스제공을 위한 투자금액은 이미 집행한 금액이기 때문에 총액을 공개한다고 하더라도 경쟁상 불리한 지위에 처하게 된다고 보기 어려움
  • (특히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 명단 공개의 경우) 참여연대가 위 명단을 확보한 이후 해당 위원들이 사회적 비난을 받게끔 그 명단을 공개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이 명단을 확보할 경우 자문위원들이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게끔 악의적으로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움.

(2) 이번 판결의 의의

  • 이번 판결은 지난 2018년 이통서비스의 공공성과 이동통신요금이 공평하고 저렴하게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어야 한다는 원칙, 이를 위한 국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재확인한 것임.
  • 나아가 이번 판결은 정부와 SK텔레콤이 추정한 “매출액 증가액의 예상 수치가 실제 매출액 증가액과 차이가 있어보”인다든가, “SK텔레콤의 (기준요금제에서) 특정요금제 가입자 군의 실제 데이터 사용량 등이 공개됨에 따라 상당수 이용자들이 요금제에 따른 데이터제공량 등에 훨씬 밑도는 정도로만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된다면, 이는 통신요금이 적정하게 책정되지 못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요금 적정성을 심사함에 있어 정부의 감독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지 못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LTE 서비스 및 이를 기반으로 한 5G 서비스 인가심의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대한 강한 의문을 갖게함. 즉, 이번 판결을 통해 이용약관 인가제도의 재도입이나 검증역량 강화 필요성이 확인된다고 할 수 있음.
  • 실제로 지난 LTE 서비스 원가산정 근거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소송을 통해 7년만에 받아낸 인가심의 관련 자료에서는 SK텔레콤이 ‘각 요금상품별 Network 등 원가구성 요소를 분리하여 개별원가를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구체적인 공급비용이나 가입자수, 매출액 예측치 등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당시 방통위는 이에 대한 특별한 이견없이 LTE 요금제를 인가한 바 있음.

(3) LTE, 5G 요금제 폭리의 문제점과 참여연대 요구사항 발표

  • 이통3사의 이동통신서비스를 통한 폭리의 문제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을 보면 2023년 1월 기준 휴대폰, 사물인터넷 등을 포함한 이동전화 가입회선은 약 7천 7백만건으로 그 중 5G 서비스가 약 2천 8백만, LTE 서비스가 4천 6백만으로 여전히 LTE 서비스 가입자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음. 그러나 최근 이통3사의 마케팅과 신규요금제 출시 등은 가입자당 매출액이 높은 5G 서비스로 집중되고 있음.
  • 통계청 연간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G 서비스 가입자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월평균 가계통신비는 2020년 12월 12만원, 2021년 12월 12만 8천원, 2022년 9월 13만 1천원으로 꾸준히 증가함. 4인 이상 가구의 경우, 19만 3,941원에서 20만 7,530원으로 약 7% 증가함. 이는 5G 서비스가 월 7만원 이상의 고가요금제를 중심으로 출시되면서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당 매출(ARPU)이 크게 상승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유무선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임.
  • 실제로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 또한 2021년 10년만에 4조원을 돌파했고 2022년엔 4조 4,601억원으로 전년대비 10.5% 상승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음. 이에 전국민의 실생활 및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전기통신사업법 상 공공서비스로서의 성격이 강한 통신서비스를 통해 대기업들이 독과점적인 지위를 공고히 하고 과도한 이익을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이어져옴.
  •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월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 통신비용 등의 지출 경감 방안을 논의하면서 통신, 금융 분야의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만큼 물가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함. 이에 이통사들은 전국민 데이터 30GB 추가제공 방안을 내놓았으나 무제한데이터 서비스 가입자가 다수인 상황에서도 2022년 12월 기준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8GB 수준에 불과해 통신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아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음.
  • 최근에 SK텔레콤이 출시한 중간요금제의 경우에도 베이직플러스 요금제(월 59,000원에 24GB 제공, 1GB당 2,458원)와 베이직요금제(월49,000원에 8GB 제공, 1GB당 6,125원)의 데이터 당 단가가 높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조정이나 대책 없이 중간요금제 구간(1GB당 687원~1,676원)을 추가함으로써 가입자당 매출이 LTE 대비 높은 5G 요금제 가입을 더 촉진하고 알뜰폰 시장을 잠식해 이통3사의 이익만 더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음. 그럼에도 법에 따라 이를 충분히 감독하고 규제해야 할 정부는 오히려 주무부처 장관인 과기부장관이 직접 SK텔레콤 중간요금제 출시 기자회견에 나서 해당 요금제를 홍보하는 등 자신의 책무를 잊은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음.
  • 이통3사는 기존 요금제에서 수익을 거둬야 차세대 서비스에 연구개발 및 투자를 할 수 있는만큼 현재의 이익규모가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며, 정부도 이러한 입장에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그러나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지난 20년간 2G, 3G, LTE 서비스를 통해 이통3사의 수익구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통3사는 지난 2004년 이후 연구개발비, 망투자비, 인건비,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을 모두 회수하고도 연간 1조원에서 2조원에 이르는 수익을 내왔음. 특히 이통3사는 LTE 상용화 이후 LTE 서비스에서만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약 18조 6천억원, 연간 1조 8천억원 수준의 초과 수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이 LTE 대비 높은 5G 서비스의 경우 그 수익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됨. 즉 이통3사는 이미 현재도 LTE, 5G 서비스 폭리로 인해 6G 등 차세대 이동통신 개발에 충분한 연구개발비를 지출하면서도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며, 전국민으로부터 높은 통신요금을 수취해 이른 바 ‘탈통신’을 위한 신사업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임.

(4) 참여연대 요구사항

  • 인가부실, 폭리 근거’ 5G 원가자료 즉시 공개
    정부와 SK텔레콤은 2018년 대법원 판결과 이번 서울행정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지금이라도 5G 인가 당시 심의했던 원가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함. 1심 판결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실제 관련 정보들은 대부분이 5G 서비스 인가 당시에 향후 3년치를 예측한 예측치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미 5G 상용화 4년이 지난 현재에는 해당 자료들은 현실화된 상황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기부와 SK텔레콤이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항소해 시간을 끄는 이유는 당시 예측치와 현재 현실화된 수치가 너무 차이가 나서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음 . 실제 5G 서비스가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출시된 근거가 된 5G 가입자수, 매출액 예측치 등이 2019년 인가 당시 지나치게 과소하게 산정되고 투자계획, 공급비용 예측치 등은 오히려 부풀려져서 이후 실제 나타난 결과가 예측치와 크게 차이가 나게 되면 ‘부실인가’와 ‘5G 폭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임.
    실제로 SK텔레콤은 5G 인가신청서 제출 당시 5G 설비 및 주파수 특성으로 인해 (LTE 서비스 수준의 커버리지를 구축하려면 인빌딩 시스템이 완비되어야 하는 등) 막대한 초기 설비투자 비용이 소요되고 초기에 5G과 LTE 망을 혼용하는 NSA 방식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5G는 LTE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시인하면서 이른 바 얼리어답터 중심의 한정된 가입자 수를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했음. 그러나 실제로는 5G 서비스에 대한 각종 허위과장성 마케팅과 불법보조금, 공시지원금 집중 등을 통해 5G 서비스 가입자 확보에 집중하는 영업전략을 구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
    만약 지난 LTE 서비스 정보공개청구소송 때처럼 5G 소송도 장기화되어 4-5년 더 시간이 소요된다면 이미 그때는 5G 서비스 폭리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되돌릴 수도 없을 뿐 더러 5G 요금제 인하 시점도 뒤로 계속 미뤄질 수 밖에 없음.
  • 보편요금제 도입과 LTE 요금 인하
    3-4만원대 요금제 이용자들의 데이터 당 단가를 고가요금제 구간과 최대 2배 이하의 수준으로 조정(예시. 3만원에 데이터 25GB = 데이터당 단가 1,200원 수준)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이 필요함.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 정부에서 보편요금제 법안을 준비했던만큼 이를 다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함, 아울러 이미 투자비를 모두 회수한 LTE 서비스에서는 큰 수준의 요금 인하가 필요함.
    현재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의 대부분이 5G 서비스와 LTE 서비스를 이용 중이지만 3-4만원대 요금제와 7만원 이상 고가요금제 간 이용자 차별이 심각한 상황임.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임에도 저가요금제 이용자들은 고가요금제 이용자들에 비해 7-9배 가량 비싼 데이터 요금을 지불해야 하다보니 울며겨자 먹기로 다 쓰지도 못하는 100GB 이상 고용량 고가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임. 이런 상황에서는 40GB – 100GB 구간의 중간요금제를 신설하더라도 무제한요금제를 이용하는 계층에만 도움이 되고 정작 중저가요금제를 이용하는 서민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함.
    차기 서비스에 대한 연구개발, 망투자를 위해서 현재 운용 중인 이동통신서비스에서 일정한 수익을 내야한다는 이동통신사들의 논리에 따르면, 이미 연구개발을 모두 완료하고 유지보수 외에 추가적인 망투자 필요성이 없는 기존 서비스, 즉 3G, LTE 서비스에서는 원가수준의 이익만 거두는 것이 마땅함. 즉 5G 서비스에서 현재와 같은 폭리구조를 계속 유지하려면 LTE 서비스의 요금을 원가수준으로 대폭 인하해야 함.
  • 요금인가제 재도입과 검증시스템 강화
    유보신고제를 도입하면서 폐지했던 요금인가제를 재도입하고 이동통신서비스 출시에 대한 정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을 강화해야 함.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동통신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더욱 강해진만큼 그에 걸맞는 공공성 강화 조치가 필요함.
    2020년 5월 국회는 알뜰폰 시장의 확대 등 이동통신 시장환경이 변화한 만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이동통신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출시되기를 기대한다며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게만 적용되던 ‘이용약관인가제도’를 폐지하고 ‘유보신고제’를 도입함. 새로 도입된 유보신고제에 따르면 정부는 SK텔레콤이 제출한 이용약관 신고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15일 이내에 해당 신고를 반려하도록 하였음.
    그러나 당시에도 이미 요금을 인하하려는 경우에는 인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인가제도를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이통사들의 요금인하 경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민사회의 우려가 있었고, 실제로 유보신고제 이후 이통3사는 요금인하나 서비스경쟁보다는 유사한 요금제 출시를 반복하며 오히려 영업이익을 늘려나가고 있음. 알뜰폰 시장의 경우에도 이통3사 자회사가 시장점유율의 50% 넘어서면서 이통3사의 독과점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임. 정부와 국회는 요금인가제 폐지의 취지가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지 전면적인 평가와 반성을 해야함.
    또한 5G 서비스 인가 당시에도 1개월의 재심의 기간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요금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15일 이내에 과기부와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가 충분히 심의와 검증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임.

▣ 기자회견 개요

  • 기자회견 제목 : 5G 원가자료 정보공개소송 1심 결과 발표 기자회견
  • 일시장소 : 2023년 4월 3일(월) 오전 9시 30분, 참여연대 지하 1층 느티나무홀
  • 발표1 소송 배경 및 취지, 경과 :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
  • 발표2 1심 소송 결과 및 의의 : 한범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통신비분과장
  • 발표3 이통사의 폭리 문제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 발표4 LTE 5G 요금제 폭리 문제점과 참여연대 요구사항 발표 : 김주호 사회경제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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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3/04/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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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대출, 분할상환 등 결국 앞으로 10년, 20년 나눠갚으라는 말인가요?  

국회는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지원 특별법  조속히 처리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어제(3/29) 제 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크게 세 가지로 △임차보증금보다 늦게 발생한 당해세에 대한 보증금 우선 보호경공매 종료 전이라도 신규 긴급저리 전세자금대출 지원경공매에서 보증금을 다 회수하지 못해 전세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경우 보증기관이 대위 변제 후 분할 상환하도록 하거나 연체정보 등록 유예를 추진하는 것입니다.

신규 긴급저리 전세자금대출이나 보증기관 대위변제 후 분할상환, 연체정보 등록 유예 방안은 지금 당장 전재산을 잃고 기존 전세대출금 상환압박을 받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급한 숨을 돌리게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앞으로 신규로 받은 대출금이나 기존 전세대출금을 모두 분할상환해야 한다는 점에서 ‘해결’이 아닌 ‘유예’ 대책일 뿐입니다.

이번 대규모 전세사기 사태의 근본 원인이 정부의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확대 정책과 보증기관의 묻지마 보증,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출에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정부가 TF를 구성해 가능한 모든 대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하지 않고 모든 피해를 피해자들이 부담하라는 대책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20대에서 40대 사이인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전재산을 날린 것도 모자라 앞으로 10년, 20년 간 기존 대출에 더해 신규대출까지 갚아야 하는 셈입니다.

특히 당해세를 포함한 국세가 선순위인 사례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도 나온 것이 없으며, 채무재조정 대책도 전세대출에 대한 보증이 있는 일부 사례의 분할 상환에 대한 것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피해자들 대부분이 수년간 경공매를 기다리며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발표만으로는 보증기관의 대위변제 후 분할상환 방안이나 연체정보 등록유예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내용도 확인하기 어렵고 당해세에 대한 보증금 우선보호는 이미 국회 법개정으로 예정된 사항을 다시 발표한 것에 불과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입을 모아 정부의 대책이 나올 때마다 희망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절망만 깊어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 힘든 전대미문의 사회적 재난임에도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현행 법제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경매가 완료되었거나 정부가 발표한 대환대출이 시행되는 5월 이전에 경매가 완료되는 피해자들, 근린생활시설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의 경우 대부분의 지원대책에서 제외되는 등 치명적인 사각지대가 발생함에도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주거시민단체와 피해대책위가 전세사기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다행히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임차보증금 반환 채권을 공공기관 등이 먼저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정부도 즉각 정부 차원의 특별법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며, 연이어 민생을 외치며 전세사기 근절하겠다는 국민의힘도 특별법이 처리되도록 적극 나서길 바랍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조속히 범정부TF를 구성해서 아래와 같은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합니다.

△전면적인 피해실태조사 실시
△일시적인 경매중지
△맞춤형 금융지원 프로그램 출시
△공공이 피해자들의 보증금 채권을 매입하기 위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입법
△이런 방안으로도 구제되기 어려운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한 채무조정 지원방안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참여연대 전세사기/깡통전세 대응활동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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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3/03/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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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예방 장치 무력화해 시세차익 노리는 투기세력에게 이익

무주택 실수요자들 청약기회 줄어들어, 누굴 위한 규제완화인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내일(3/30)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공공택지에서 건설하는 분양주택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일반분양 주택의 실거주의무기간을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의안번호19796, 유경준의원 대표발의)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정부 또한 이 법안의 처리에 발맞춰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거주 목적이 아닌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면서 실수요자들에게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명백한 ‘투기조장법’이다. 국회 국토위는 해당 법안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충분히 논의하여 이 법안이 처리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정부와 국회가 부동산 투기를 불러오고,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피해를 입히는, 전매제한 및 실거주 의무기간 완화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실거주 의무기간은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한 일부 분양주택에 대한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정이자, 거주 목적이 아닌 시세차익 등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세력이 분양주택에 당첨되지 못하도록 하여 무주택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장치이다. 이마저 무력화시키면, 향후 경기변동와 저금리 시기에 주택 청약과열 현상과 로또분양 논란이 되풀이될 것이 자명하다. 이번 주택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현재 공공택지의 분양주택과 분양가상한제 주택에서 분양가격과 인근지역 주택매매가격의 비율에 따라 최대 5년동안 적용하는 실거주 의무기간도 사실상 폐지되게 된다.


또한 뒤이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가 예정대로 시행되면, 수도권 공공택지(분양가 상한제 적용) 및 규제지역인 서울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구의 전매제한 기간은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8년에서 1년으로, 그 외 지역은 3년에서 6개월로 대폭 완화된다. 시행령 개정 이전 이미 분양을 마친 아파트에도 소급적용되어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경우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8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어 2025년 1월부터 분양권을 되팔수 있게 된다. 강남 3구를 포함해 둔촌주공 재건축과 같은 지역에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셈이다.


정부와 여당은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고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그 실상은 투기세력들과 거주 의사도 없으면서 분양받아 시세차익을 보려는 사람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또한 투기세력의 가세로 청약 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신혼부부를 포함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는 청약의 기회가 크게 줄어드는 피해를 야기하게 된다. 부동산 투기 규제 완화에 대한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주택법 개정안, 시행령 개정안은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전매제한 및 실거주 의무기간 완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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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3/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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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를 폭로한 지 2년이 지났다. 당시 수많은 제보를 통해 LH 임직원들 뿐만 아니라 정치인을 포함한 공직자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졌고, 지금까지 법원에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23년 3월 15일, 법원은 일부 LH 임직원 및 일반인 투기자들에 대하여 징역형 선고가 있었으며 공공주택특별법, 이해충돌방지법 등 7가지 이상의 법안이 제정·개정되는 것은 물론 공직자,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내부통제가 강화되고 우리 사회의 투기 감시역량이 강화되는 등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다만 공직자를 넘어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토지초과이득세법 재도입, 농지법 개정, 과잉대출규제법 제정 등 구조적인 개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제2, 제3의 LH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사후적, 국지적 핀셋 규제가 아니라 선제적, 포괄적인 규제 정책으로 전환해 투기 규제 방식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몇몇의 형사처벌보다는 근본적인 제도개선 여부 평가해야

2022년 3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의 부동산 투기사범에 대한 수사결과를 살펴보면, LH 직원들과 같이 내부 정보를 부정하게 이용한 사례 외에도 자경의사 없이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경우나 위장결혼 등 방식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공급받는 등 주택투기 사례, 기획부동산을 통한 투기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여기에는 공직자, 일반인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투기에 가담했음을 알 수 있었고, 가장 많은 투기 유형이 농지투기(1,693명, 27.8%)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LH를 포함한 일부 공직자들의 형사처벌 여부만을 가지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동산 투기 문제가 어느 정도 개선되었는지 평가하고 있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LH 사태 이후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얼마나 마련되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등 성과, 농지투기 문제는 해결 안 돼

법제도의 개선 현황을 살펴보면 투기 의혹이 제기된 2021년 3월 2일부터 2021년 7월 23일까지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관련 법안이 100건 이상 발의되었고, 이 중 공공주택 특별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 도시개발법,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국회법, 공직자윤리법, 농지법 등 7가지 이상의 법안이 제정 또는 개정되었다. 특히 공직자가 청렴하게 공직을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비공개 정보를 활용해 투기를 일삼는 행위에 대해 형사 처벌하는 입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져, 지난 8년간 잠자고 있던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정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투기에 대한 감시와 감독 시스템 개선과 관련해서도 LH 등 부동산 개발업무를 하는 공공기관 내부의 윤리와 이해충돌 사안에 대한 내부통제가 강화되었다. 이후 여러 언론사들은 민변과 참여연대가 공직자들의 투기를 분석했던 방법과 유사하게 부동산등기부나 항공사진을 통해 부동산 소유나 영농 여부 등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있어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공직자의 부동산투기에 대한 감시 역량이 한층 강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투기를 예방하기 위한 준비가 잘 갖추어져 있는지는 다시금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한 이후로 LH 임직원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지자체장, 판사, 공무원 등의 공직자, 실제 농지를 경작하지 않음에도 농지를 취득한 일반인, 기획부동산 등 광범위한 부동산 투기의 문제가 계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로 제도개혁에 대한 논의가 줄어들면서 투기의 온상인 농지와 관련하여 근본적인 농지개혁을 논의하기 보다는 일부 절차 개선과 처벌을 강화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특히 농지법에 따라 농지를 관리해야 할 권한을 가진 각 지자체가 영농을 하지 않은 채 장기간 농지를 보유하는 사례들을 적발하여 영농하지 않는 농지를 매각하도록 하는 등의 행정처분을 하는데 여전히 미온적이어서 농지에 관한 행정이 개선되지 않은 점은 큰 문제다. 

투기 예방·적발·환수 위한 범정부 규제시스템 마련 멈추지 말아야

참여연대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요구해온 토지초과이득세법 부활, 농지법 개정, 토지보상법 개정, 과잉대출규제법 제정, 부동산 실명법 개정 등 5대 과제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투기 규제 방식을 전면 개편하여 사후적, 국지적 핀셋 규제가 아니라 선제적, 포괄적인 규제 정책으로 전환하여야 하며, 투기 예방·적발· 처벌·환수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범정부적 투기 규제 감시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토지 투기를 유발하는 농지법의 농지 소유 제도를 농업인 중심의 보유제도로 강화하고, 농지 전용 억제를 강화하여 농지를 농업인이 농업에 이용하도록 이용 규제를 강화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 합동으로 대대적인 실태조사와 농지대장 재정리, 위반 농지에 대한 고발 및 처분명령 등 농지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부동산 투기가 만연한 사회에서 민간영역을 포함한 광범위한 투기규제 시스템 구축을 미뤄둔 채 공직자들의 이해충돌 방지제도만 일부 개선하고 끝낸다면 이것이야말로 반쪽짜리 개혁이다. 부동산 투기를 통해 떼돈을 버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제2, 제3의 LH 사태는 또 다시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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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3/03/2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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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오늘(3/23) 5G 요금제 선택권을 넓히고 통신비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에서 37GB~99GB 구간의 이른 바 중간요금제 4종과 5G 시니어 요금제, 5G 청년요금제 등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출시한 이번 요금제는 6천만에 달하는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 중 일부에 불과한 5G 서비스 ‘고가’요금제 이용자들과 일부 연령층에게 혜택을 집중해 본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국민 대부분에게 혜택이 돌아가야할 보편적인 이동통신서비스 원칙에서 더욱 멀어지는 반쪽짜리 요금제다. 게다가 이번 요금제 출시의 기준이 된 베이직플러스 요금제(월 59,000원에 24GB 제공, 1GB당 2,458원)와 베이직요금제(월49,000원에 8GB 제공, 1GB당 6,125원)의 데이터 당 단가가 높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조정이나 대책 없이 중간요금제 구간(1GB당 687원~1,676원)을 추가함으로써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취지에도 얼마나 부합할지 의문이다. 아울러 참여연대와 소비자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이통사들의 이용자차별행위를 지적하고 중저가요금제의 다양화를 꾸준히 요구해왔음에도 이러한 부분이 전혀 시정되지 않아 정부나 이용약관자문위원회가 이에 대한 심의를 제대로 한 것인지, 이통사 요금제의 거수기 역할만 한 것은 아닌지 몹시 우려스럽다.

무제한요금제 이용자들만 혜택, 대다수 LTE, 5G 중저가 이용자는 배제


이번 중간요금제 출시는 전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의 4분의 1에 불과한 5G 고가요금제 이용자들만 직접적인 대상이 되어 원래 취지인 통신비 부담 완화 효과는 적은 반면, LTE 대비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높은 5G 가입자를 늘리고 알뜰폰 시장을 잠식해 SK텔레콤의 수익 극대화만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번 중간요금제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이통사가 고통분담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정부가 비상경제민생회의의 후속조치로 이통사와 협의한 결과 출시되었다. SK텔레콤과 정부는 이번 중간요금제 출시를 통해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이는 일부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이동통신서비스 가입회선은 6천만에 달하지만 5G 가입자수는 절반인 3천만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이 중에서도 5G 고가요금제 이용자들의 수는 계속 줄어 2022년 12월 기준 40% 미만대로 떨어졌다. 게다가 현재 5G 서비스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8GB 수준인 점, 실제로 데이터 사용량 평균을 끌어올린 일부 헤비유저들을 제외하면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더 떨어지는 점 등을 감안하면 37GB~99GB 구간의 요금제로 요금제를 변경해 요금감면 효과를 볼 수 있는 이용자들은 전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들에서 일부에 불과하다.

오히려 ARPU 높은 5G 가입자 늘어나 이통사 이익만 극대화될 우려


오히려 현재와 같이 국민 절반에 달하는 LTE 요금제 이용자들, 5G 중저가요금제 이용자들이 5G 고가요금제 이용자들에 비해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차별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이번 중간요금제 출시를 통해 가입자당 매출이 LTE 대비 높은 5G 요금제 가입을 더 촉진하고 알뜰폰 시장을 잠식해 이통3사의 이익만 더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 시니어요금제나 청년요금제도 당장 소비자의 선택권을 다양화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결국 공공성이 필요한 이동통신서비스의 보편성 원칙을 해치고 특정 연령대에 속하지 않는 대다수 국민들의 요금부담은 고착화시키는 것은 물론, 요금과 부가서비스, 결합상품, 계약기간 등 요금제 구조와 조건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어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요금제 구조는 간명하고 저렴하게, 공평하고 보편적으로 이용가능하도록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

시니어·청년 연령별 특화보다는 보편적으로 저렴·공평한 요금제 필요


결국 정부가 해야할 일은 일부만 이익을 보고 이통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은 ‘중간요금제 출시’가 아니라 우리 전기통신사업법의 취지에 맞도록 대다수 국민이 공평하고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보편 요금제’를 출시하고, LTE 이용자 및 5G 중저가 요금제 이용자들을 부당하게 차별 취급하는 요금체계를 개편하는 것이다. 실제로 참여연대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과기부로부터 받은 SK텔레콤의 LTE 원가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미 SK텔레콤이 지난 10년간 망투자비, 마케팅비, 인건비 등을 모두 회수하고도 10조원의 초과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난만큼 여전히 국민 절반이 이용 중인 LTE 요금제의 대폭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참여연대와 소비자시민단체들의 계속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이용약관자문위원회는 이통사의 5G 고가요금제 중심 전략에 대해 아무런 견제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이통3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반쪽짜리 요금제를 성과라며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기간통신서비스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공평하고 저렴’하고 ‘이용자를 차별’하지 않는 보편요금제를 출시해 전기통신사업법 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번 중간요금제 출시과정에서 LTE서비스 및 5G 중저가요금제 차별행위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졌는지, 차별적인 요금제 구조에 대한 개선요구가 있었는지, 이러한 차별적인 구조가 개선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신규요금제에 대한 유보 및 보완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출시가 되었는지 향후 정부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밝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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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붙임자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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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3/03/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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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8)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등 53개 주거·시민사회단체·정당들은 지난 28일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난 전세사기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역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추모 침묵행진을 진행하고 이어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정부의 신속한 피해구제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수도권 김OO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에서 활동하는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주거·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회원, 정당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여해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랐던 고인의 뜻을 기렸으며, △보증금 반환채권이나 피해주택의 공공매입 △긴급주거지원과 대출연장 대책의 전면적인 보완 △전면적인 피해실태 조사 개시 △경매절차 일시 중단 등 정부의 신속한 피해구제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추모행진과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고인이 제도의 사각지대로 인해 정부의 주요 전세사기 대책인 최우선 보증금 반환, 대출 연장, 긴급주거지원 중 그 어떤 것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공공의 보증금 채권매입 등 정부의 보다 직접적인 구제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는 경매, 채무조정 등 기존 제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긴급주거지원 등의 지원대책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단체들은 현재 전국적·집단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세사기 행태는 개인의 노력으로 회피하기도, 해결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피해 현황조사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모르는 ‘사회적 재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 책임이 모두 개개인의 피해자들에게 전가되어 있고, 오히려 법이 정한 등록임대 관리책임을 소홀히 하고 무분별한 전세대출과 보증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정부와 지자체, 금융기관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단체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구체적인 피해현황조사 실시, △안정적인 긴급주거지원 확대, △대출연장 및 저리의 대환대출 확대, △경매절차 일시 중단, △공공의 보증금 반환채권 또는 피해 대상 주택의 매입, △전세사기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등 정부와 국회가 가능한 모든 대책을 논의하여 신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오늘 추모행진과 기자회견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정부와 지자체, 국회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구제 대책 마련을 위한 행동에 함께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문]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정부와 국회는 대책 마련하라!”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수천 명에 달하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전재산과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잃고 졸지에 전세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을 때, 이런 일만큼은 일어나지 않기를, 우리는 바라고 또 바랬습니다. 그러나 지난 28일 우리는 이렇게 한 사람의 이웃을 무력하게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던 고인의 마지막 당부 뿐입니다. 이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전세사기 피해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네가 잘 알아봤어야지, 좀 조심했어야지, 또 다른 누군가는 임대인과 세입자의 문제니까 개인적으로 해결해야지 라며 쉽게 얘기합니다. 그렇지만 전세사기는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할거라던 바지임대인, 등록임대주택이니 걱정말라던 공인중개사, 별다른 검증없이 보증과 대출을 내주던 보증기관과 은행, 이 모든 과정을 교묘하고 치밀하게 설계한 건설사와 컨설팅 업체. 전세사기는 누가 당해도 이상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재앙입니다. 이미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지금도 전세계약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본인이 피해자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전세사기는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재난입니다.

그런데도 아직 정부는 구체적인 피해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등떠밀리듯 내놓은 긴급주거지원, 대출연장 등의 대책은 아직까지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인이 제대로 된 안내만 받았더라도,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제대로 작동만 했더라도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세사기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쫓겨나는 세입자들에 대한 충분한 긴급주거지원, 전세대출 상환 시간을 벌어줄 저리대출 및 대출연장, 경매 유예 등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에 피해자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갑니다.

우리는 정부에 이 대규모 전세사기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수년 간 이어진 집값과 전세값 폭등, 그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이어진 전세대출과 묻지마 보증, 등록임대주택 관리 부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절규와 시민사회단체의 대책 마련 요구에도 불구하고 서로 네 탓 공방만 일삼으며 시간을 허비한 여야 정치권과 전임 그리고 현 정부 책임자들. 고인이 외로이 희망의 끈을 놓을 때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

우리는 요구합니다. 더 이상 전세사기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지 마십시오. 정부의 과오와 책임을 인정하십시오. 이제라도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인정하고 국가가 책임있게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십시오. 더 이상 한가롭게 현행 제도의 한계따위 운운하지 말고 사회적 재난에 맞는 새로운 대책과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하십시오.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우리 사회를 둘러싼 이 절망의 고리를 끊어내십시오. 그것만이 고인의 희생을 헛되지 하지 않는 길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고인의 뜻을 기억하며 추모와 연대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이 걸음은 전세사기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고 모두의 일상이 회복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멈추지 않겠습니다. 모두 그 길에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정부는 신속한 피해구제 대책 마련하라!

2023. 3. 8.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행진 및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개요]

  • 제목 :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행진 및 기자회견
  • 일시 : 2023년 3월 8일(수) 행진 오후 6시30분/기자회견 오후 7시 30분
  • 장소 : 서울역 12번 출구에서 6시 30분 출발, 7시 30분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 도착, 기자회견 진행
  •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 전체 묵념
  • 발언1 : 안상미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위원장
  • 발언2 : 이철빈 수도권 김OO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 발언3 : 김가원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
  • 발언4 : 이강훈 민변 민생경제위원장,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 참가자 헌화
  • 공동주최: 내놔라공공임대, 너머서울,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용산정비창공대위, 주거권네트워크, 집걱정없는세상연대, 2023홈리스주거팀, 기본소득당, 나눔과미래,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녹색당 인천시당 녹색연합,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미추홀구시민대책위, 민달팽이유니온,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빈곤사회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 사단법인 성북청년시민회, 사회주택협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서울세입자협회,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성소수자주거권네트워크,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세입자114, 옥바라지선교센터, 전국세입자협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철거민연합,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정의당 서울시당,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주거연합, 진보당 서울시당, 집걱정없는세상,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청년녹색당, 청년유니온, 청년참여연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한국도시연구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향린교회, 홈리스행동, 희년함께 (3/8 기준, 53개 연대기구 및 단체)
  • 문의 : 추모행진 실무단 02.723.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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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추모 행진에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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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3/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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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8)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등 53개 주거·시민사회단체·정당들은 지난 28일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난 전세사기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역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추모 침묵행진을 진행하고 이어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정부의 신속한 피해구제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수도권 김OO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에서 활동하는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주거·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회원, 정당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여해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랐던 고인의 뜻을 기렸으며, △보증금 반환채권이나 피해주택의 공공매입 △긴급주거지원과 대출연장 대책의 전면적인 보완 △전면적인 피해실태 조사 개시 △경매절차 일시 중단 등 정부의 신속한 피해구제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추모행진과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고인이 제도의 사각지대로 인해 정부의 주요 전세사기 대책인 최우선 보증금 반환, 대출 연장, 긴급주거지원 중 그 어떤 것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공공의 보증금 채권매입 등 정부의 보다 직접적인 구제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는 경매, 채무조정 등 기존 제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긴급주거지원 등의 지원대책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단체들은 현재 전국적·집단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세사기 행태는 개인의 노력으로 회피하기도, 해결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피해 현황조사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모르는 ‘사회적 재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 책임이 모두 개개인의 피해자들에게 전가되어 있고, 오히려 법이 정한 등록임대 관리책임을 소홀히 하고 무분별한 전세대출과 보증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정부와 지자체, 금융기관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단체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구체적인 피해현황조사 실시, △안정적인 긴급주거지원 확대, △대출연장 및 저리의 대환대출 확대, △경매절차 일시 중단, △공공의 보증금 반환채권 또는 피해 대상 주택의 매입, △전세사기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등 정부와 국회가 가능한 모든 대책을 논의하여 신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오늘 추모행진과 기자회견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정부와 지자체, 국회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구제 대책 마련을 위한 행동에 함께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문]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정부와 국회는 대책 마련하라!”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수천 명에 달하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전재산과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잃고 졸지에 전세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을 때, 이런 일만큼은 일어나지 않기를, 우리는 바라고 또 바랬습니다. 그러나 지난 28일 우리는 이렇게 한 사람의 이웃을 무력하게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던 고인의 마지막 당부 뿐입니다. 이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전세사기 피해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네가 잘 알아봤어야지, 좀 조심했어야지, 또 다른 누군가는 임대인과 세입자의 문제니까 개인적으로 해결해야지 라며 쉽게 얘기합니다. 그렇지만 전세사기는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할거라던 바지임대인, 등록임대주택이니 걱정말라던 공인중개사, 별다른 검증없이 보증과 대출을 내주던 보증기관과 은행, 이 모든 과정을 교묘하고 치밀하게 설계한 건설사와 컨설팅 업체. 전세사기는 누가 당해도 이상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재앙입니다. 이미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지금도 전세계약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본인이 피해자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전세사기는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재난입니다.

그런데도 아직 정부는 구체적인 피해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등떠밀리듯 내놓은 긴급주거지원, 대출연장 등의 대책은 아직까지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인이 제대로 된 안내만 받았더라도,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제대로 작동만 했더라도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세사기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쫓겨나는 세입자들에 대한 충분한 긴급주거지원, 전세대출 상환 시간을 벌어줄 저리대출 및 대출연장, 경매 유예 등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에 피해자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갑니다.

우리는 정부에 이 대규모 전세사기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수년 간 이어진 집값과 전세값 폭등, 그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이어진 전세대출과 묻지마 보증, 등록임대주택 관리 부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절규와 시민사회단체의 대책 마련 요구에도 불구하고 서로 네 탓 공방만 일삼으며 시간을 허비한 여야 정치권과 전임 그리고 현 정부 책임자들. 고인이 외로이 희망의 끈을 놓을 때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

우리는 요구합니다. 더 이상 전세사기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지 마십시오. 정부의 과오와 책임을 인정하십시오. 이제라도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인정하고 국가가 책임있게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십시오. 더 이상 한가롭게 현행 제도의 한계따위 운운하지 말고 사회적 재난에 맞는 새로운 대책과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하십시오.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우리 사회를 둘러싼 이 절망의 고리를 끊어내십시오. 그것만이 고인의 희생을 헛되지 하지 않는 길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고인의 뜻을 기억하며 추모와 연대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이 걸음은 전세사기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고 모두의 일상이 회복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멈추지 않겠습니다. 모두 그 길에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정부는 신속한 피해구제 대책 마련하라!

2023. 3. 8.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행진 및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개요]

  • 제목 :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행진 및 기자회견
  • 일시 : 2023년 3월 8일(수) 행진 오후 6시30분/기자회견 오후 7시 30분
  • 장소 : 서울역 12번 출구에서 6시 30분 출발, 7시 30분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 도착, 기자회견 진행
  •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 전체 묵념
  • 발언1 : 안상미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위원장
  • 발언2 : 이철빈 수도권 김OO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 발언3 : 김가원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
  • 발언4 : 이강훈 민변 민생경제위원장,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 참가자 헌화
  • 공동주최: 내놔라공공임대, 너머서울,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용산정비창공대위, 주거권네트워크, 집걱정없는세상연대, 2023홈리스주거팀, 기본소득당, 나눔과미래,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녹색당 인천시당 녹색연합,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미추홀구시민대책위, 민달팽이유니온,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빈곤사회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 사단법인 성북청년시민회, 사회주택협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서울세입자협회,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성소수자주거권네트워크,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세입자114, 옥바라지선교센터, 전국세입자협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철거민연합,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정의당 서울시당,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주거연합, 진보당 서울시당, 집걱정없는세상,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청년녹색당, 청년유니온, 청년참여연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한국도시연구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향린교회, 홈리스행동, 희년함께 (3/8 기준, 53개 연대기구 및 단체)
  • 문의 : 추모행진 실무단 02.723.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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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3/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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