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복지] 진상규명을 위한 발걸음 ‘뚜벅뚜벅’
또 다시 발견된 은폐된 차명재산,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전면 수사 불가피
200여개 계좌에 숨겨둔 재산만 최소 수천억 원대
이건희가 은폐했던 추가 차명재산 발견, 경악을 금치 못해
이건희 차명재산 과세문제도 원점에서 재검토 필요
오늘(12/27), 한겨레(https://goo.gl/Py3pjc)는 최근 경찰이 200여개에 달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하 “이건희”) 차명계좌를 발견했고, 이건희는 2011년에 이들 차명계좌에서 운용하던 차명주식의 매각과 관련하여 약 1천억 원대의 양도소득세를 국세청에 납부했으며, 이를 토대로 차명주식 규모를 역산할 때 대략 그 규모가 5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어제(12/26), MBC는 뉴스데스크발 단독 보도를 통해 사정당국이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20여개를 새로 찾았고, 차명재산의 규모는 최소 2천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https://goo.gl/BafmTT). 이들 차명계좌는 2008년 조준웅 삼성특검이 밝힌 1,199개 계좌와는 별개의 것으로 모두 차명주식을 담고 있던 증권계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5.31. KBS ‘추적 60분’ 팀은 ‘재벌과 비자금 2편: 한남동 수표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이건희 비자금과 연결될 수 있는 의문의 수표가 존재한다는 점을 보도했다. 해당 내용이 보도된 이후, 2017. 6. 1. 관련 논평(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08929)과 2017. 8. 3.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및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고발>(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20500)을 통해 이 사건을 주목해왔던 참여연대는 드디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이건희 비자금의 거대한 실체 앞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어제와 오늘 연이어 세상에 나온 두 언론 매체의 단독 보도가 암시하는 바는 “2008년 조준웅 특검의 수사는 이건희 비자금 또는 삼성 비자금의 전모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 아니며, 겉으로 드러난 비자금은 어쩌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는 세간의 상식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검은 적당히 수사하고, 국세청은 비자금을 알고도 모른척하고, 이런 어두운 일에 협력한 삼성의 전현직 임원은 아무런 제재 없이 훨훨 날아다니고, 무엇보다도 이건희는 변칙적 상속과 재산 증식에 대해 정당한 제재를 받음이 없이 앉은 자리에서 매년 수조원의 부를 축적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나라다운 나라’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번 사안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경찰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이제는 ▲경찰과 검찰이 힘을 합하여 이건희의 차명재산과 삼성의 비자금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국세청은 이번에 발견된 차명주식에 대하여 단순히 양도소득세 부과 사실을 내세워 면책을 구할 것이 아니라,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에 따른 증여세 부과, 차명계좌에 대한 소득세 차등과세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건희 차명재산의 과세와 관련하여, ▲아무런 논리도 없이 무작정 “징수 불가”를 외치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가장 큰 문제다. 금융당국의 역할을 회피한 채 적폐 청산을 가로막고 있는 금융위원회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사태 해결을 위한 청와대 및 정부 차원의 의지를 보임으로써, 정부도 적폐의 청산에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불안정 노동의 확대와 복지국가 혁명1)
백승호 |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970년대 이후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질적으로 변화해 왔다.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서비스 경제사회가 도래하였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인지혁명은 자본축적의 원천을 노동력에서 지식과 정보로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변화는 고용계약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표준적 고용관계(Standard Employment Relationship, SER)가 해체되었고, 비전형적이면서 유연한 고용이 확대되었다. 이들 일자리의 대부분은 여성, 노인, 청년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에 의해 충당되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경제, 사회구조의 변화는 삶의 불안정성을 일상화해왔다. 이러한 삶의 불안정성은 고용의 불안정성, 소득의 불안정성,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불안정성의 순환구조를 형성하고 있다(이승윤, 백승호, 김윤영, 2017).
플랫폼 경제와 고용의 불안정성
불안정 노동과 관련하여 우선 주목해야할 것이 고용의 불안정성이다. 고용불안정성은 소득불안정성,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는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산업사회에서 정규 고용관계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안정적 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근간이었다. 기본적으로 정규 고용관계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이고, 전일제이며, 종속 고용이다. 또한 상당한 근로소득을 제공하고,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없는 고용관계이다(Eichhorst 등, 2012). 그러나 정규 고용관계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고, 동시에 정규 고용관계를 벗어난 비표준적 고용형태의 다각화가 심화되고 있다. 고용형태의 다각화 방식은 크게 근로기간을 제약하는 방식과 고용관계의 속성을 2자 고용관계에서 삼각 근로관계나 위장된 고용관계로 변형시키는 방식(가짜 자영업, 파견근로나 용역근로와 같은 삼각근로관계, 도급근로)이 있다(서정희, 백승호, 2017).
고용의 불안정성 확대와 관련하여 최근에 플랫폼 노동이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이란 재화와 서비스가 거래되는 온라인상의 기반을 의미하며, 플랫폼 노동이란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처럼 거래되는 노동을 의미한다(황덕순 외, 2016). 플랫폼 경제에서의 근로관계 혹은 계약관계는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크라우드 노동(crowdwork)이고, 다른 하나는 주문형 앱 노동(on-demand work via app)이다. 먼저 주문형 앱 노동은 온라인 플랫폼이 수요공급의 중개역할을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대면접촉이 이루어지는 형태의 노동을 의미한다. 택시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 한국에서의 대리운전 및 퀵서비스 음식배달 앱 노동이 대표적인 예이다(황덕순 외, 2016). 반면에 크라우드 노동(crowdwork)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개되어 온라인으로 불특정 다수의 노동자들이 참여하여 이루어지는 군중노동을 의미한다.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Amazon Mechenical Turk, AMT)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는 작업 요청자가 플랫폼에 작업 내용을 등록하면, 다수의 군중들이 작업을 하고 작업한 양만큼 보상을 받는 서비스이다.
이상과 같은 플랫폼 경제의 고용관계는 기존의 산업노동관계와 구분하여 ‘디지털 고용관계’로 명명되기도 한다(황덕순 외, 2016). 디지털 고용관계에서는 고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가 플랫폼을 통해 업무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경우 전형적인 삼각 계약 관계가 관찰된다. 한편으로는 고객(기업, 최종사용자, 클라이언트, 작업요구자)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재화와 서비스 제공자)가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이 이들을 중개함으로써 경제과정이 이루어진다. 온라인 플랫폼에 고객은 일감을 의뢰하고, 노동자는 그 일을 받아 가는데, 온라인 플랫폼 운영자는 웹사이트를 관리하고 개발하거나, 노동자와 고객의 계약관계를 중재하는 일종의 노동시장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에서는 누가 이용자인지, 누가 근로자인지 사전에 알기 어렵고, 고객이 특정인을 선택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가 근로자인지, 아니면 자영업자인지, 또한 사용자는 누구인지 규명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이들 플랫폼 경제에서의 고용관계는 표준적 고용관계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모호한 고용관계(이주희 등, 2015), 가짜자영업관계(서정희, 박경하, 2015)가 온라인 플랫폼 기반에서 훨씬 더 용이해진다. 불안정 고용의 확산과 관련하여 플랫폼 노동이 지목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까지 플랫폼 노동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는 거의 없다. 맥킨지글로벌 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는(Manyika et al., 2016) 독립노동자에 대한 현황조사를 통해 플랫폼 노동이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보고서는 독립노동자의 특성을 ‘높은 수준의 자율성, 업무나 판매량을 기반으로 한 보상, 소비자와의 단기간 계약관계’로 정의하고 영국 등의 독립노동자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30%, 미국 26%, 독일 25%, 스웨덴 28%, 스페인 31%가 독립노동자로서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의 프리랜서 유니온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노동인구의 34%가 긱 노동자(gig worker: 조직과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수입을 올리는 노동자), 일용직, 임시직, 우버 드라이버를 포함한 온/오프라인 인력업체 계약자 등 독립계약자와 자영업자라고 보고하고 있고, 회 계법인 Intuit는 2020년 전체 노동인구의 40%가 독립계약자, 프리랜서 등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Intuit, 2010). 한국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 온라인 플랫폼 노동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플랫폼 경제 소득 및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노동력의 활용은 기업의 이익극대화 논리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력을 착취하는 특별한 작업방식이 조장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회적 보호 수준이 매우 열악할 뿐 아니라, 대부분 최저소득 집단에 속해있으며,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황덕순, 2016). 먼저 한국의 경우 플랫폼 노동의 사회보험 배제 수준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의 사회보험 배제는 특수고용형태 노동자들의 사회보험 배제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플랫폼 노동은 특수형태고용의 조직방식 변화, 임금근로자의 특수형태고용 전환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황덕순, 2016), 플랫폼 노동에서도 특수고용형태와 동일한 논리도 사회보험의 법적 배제가 발생한다. 기존의 조사결과들을 살펴보면, 특수형태고용 노동자들의 사회보험 적용률은 불과 7%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사회보험적용 비율은 산재보험이 12%인 것을 제외하면, 고용보험, 공적연금, 국민건강보험에서의 적용률이 약 7% 수준에 불과했다(조돈문 외, 2015).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회보험 뿐 아니라 소득수준도 매우 낮다. 앱을 이용한 대리운전과 음식배달업에 대한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대리운전의 경우 프로그램 사용료, 대리운전보험료, 이동비용을 제외한 월 순수입은 평균 181.5만원이었고, 200만원 미만인 사람들의 비율이 60%에 달했다(황덕순, 2016). 앱음식 배달업의 경우에는 각종 비용을 제외한 월 순수입이 평균 230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는 조사대상 61% 이상이 10시간 이상 일하는 앱음식 배달업의 장시간 노동 관행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며, 시간당 임금은 8,79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황덕순, 2016).
또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소득수준은 편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 ILO에서 실시한 미국과 인도의 크라우드 노동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노동자의 평균 소득은 1-5.5달러였지만,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 근로자의 10%는 시간당 10달러 이상의 수입을 유지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 업무의 90%는 시간당 2달러 이하의 업무였다(황덕순 외, 2016). 플랫폼 노동의 소득수준은 대부분의 저소득 노동자와 일부 고학력, 고숙련 중심의 고소득 노동자로 양극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질적인 변화와 복지국가 혁명
앞에서 고용, 소득,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이 순환되고 불안정 노동이 확산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고용형태의 다각화로 설명하였다. 복지국가에서 고용계약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전통적 복지국가의 사회정책이 유급노동에 대한 보호 특히 임금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주요한 목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적 산업사회에서의 표준적 고용관계가 해체되어 간다는 것은 전통적 복지국가의 설계도를 다시 그려야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고려해야할 것이 있다. 자본주의의 질적인 변화이다. 그 변화의 핵심은 산업자본주의에서 인지자본주의로의 전환이다. 현 단계 자본주의는 노동력에 의해서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에 의해서 가치가 창출된다. 지식과 정보의 조직화를 통해 가치가 창출된다는 것은 자본형성에서 사회적 성격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여기서 사회적 성격은 지식축적의 역사성, 집단성과 관련된다. 지식은 오랜 시간을 거쳐 축적되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식은 동시대 대중들의 집단적 활동에 의해 축적된다. 이는 인지혁명의 시대에 특히 더 그러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가치 창출 수단인 빅 데이터는 시민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자료를 검색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과정에서 생산된다. 심지어는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도 빅 데이터는 구축된다.
이 빅 데이터는 알고리즘 기술의 혁신적 발달과 결합하며 자본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2) 과거와 달리 생산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노동자 뿐 아니라, 직접적 생산과정의 외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빅 데이터가 자본축적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기반 기업들도 빅 데이터를 광고 및 생산과정에서 활용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 프로슈머(prosumer)3)라는 개념은 이러한 현상들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초과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공개하여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그 알고리즘 속에서 활동함으로써 지대를 극대화하게 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이것이 이른바 플랫폼 경제 과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지대는 현재 지대 형성에 기여한 일반지성에게 분배되기보다는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통적 산업사회의 토지라는 공유지에 비견되는 인지자본주의 시대의 '가상 토지'라는 공유지에서 기업들은 새롭게 지대를 추구 하고 있고, 플랫폼 경제에서 이러한 지대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의 지대 독점에 대한 규제는 매우 제한적이다. 가이 스탠딩(Standing, 2016)은 지식특허에 과도한 독점권을 부여하고 지대 추구를 용인하는 현대 자본주의를 지대자본주의(rentier capitalism)라 명명하며 비판하고 있다.4)
인지자본주의로의 전환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생산과정에 기여한 일반지성들에 대한 시장에서의 1차적 분배를 왜곡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재분배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통적 산업사회에 만들어진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체제는 노동을 전제로 한 재분배 시스템이다. 그러나 인지자본주의하에서의 노동시장은 ‘플랫폼 노동’, ‘모호한 고용’ 등이 확산되면서 전통적 사회보험 시스템에 포괄되지 못하는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체제는 더 이상 인지자본주의라는 생산체제의 질적인 변화를 반영하여 사회적 보호의 기능을 충분히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전통적 산업사회의 복지체제와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생산체제 사이의 제도적 부정합은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전략이나 사회보험 강화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국가에서 더 나아가 기본소득 중심의 새로운 복지국가 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본소득은 모두가 가치 창출에 참여하고 있지만, 일부 플랫폼 기업들에게 독점되고 있는 부를 공정하게 배당하는 방식의 1차적 분배 혁명이며, 노동 없는 미래의 도래에 대비하기 위한 2차적 복지국가 혁명이다.
복지국가 제도들의 정합적 재구성
물론 여기서 언급하는 복지국가 혁명이라는 것이 현 시점에서 기본소득으로 사회보험을 대체해야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기본소득과 사회보험은 상호보완적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사회보장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보아도 사회변화에 의해서 새롭게 도입된 제도와 이전의 제도들 사이의 관계는 대체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였다. 서구에서 16세기 대량 빈곤이 발생하자 기존의 빈곤구제 방식이었던 자선은 대량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대량빈곤이라는 새로운 문제는 공공부조의 제도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공공부조 이전 시기 빈곤구제의 역할을 담당했던 자선은 사라지지 않고 공공부조와 상호보완적인 기능을 수행하였다.
19세기 말 이후 빈곤을 넘어 실업, 질병, 노령으로 인한 소득상실의 문제가 새로운 사회문제도 등장하면서 기존의 공공부조 제도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이는 사회보험의 도입으로 이어졌고, 사회보험이 복지국가의 핵심적 제도로 안착되는 과정에서도, 이전의 공공부조 제도는 소멸되기는커녕 오히려 사회보험과의 상호보완적 관계 속에서 발전되어왔다. 현 시기 필요한 복지국가 혁명도 마찬가지다. 앞서 언급한 불공정한 분배의 문제 뿐 아니라, 기존의 사회보험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사회적 위험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기본소득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논의는 기본소득과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정합적 재구성 방식에 있다.
1) 이 글은 김교성, 백승호, 서정희, 이승윤(2018). 기본소득이 온다. 한국형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 사회평론 아카데미.(3월 발간)의 일부를 수정하였습니다.
<참고문헌>
김교성, 백승호, 서정희, 이승윤(2018). 기본소득이 온다. 한국형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 사회평론아카데미.
서정희, 백승호(2017). 4차산업혁명 시대의 사회보장 개혁: 플랫폼 노동에서의 사용종속관계와 기본소득. 법과사회, 56.
서정희ㆍ박경하(2016). “한국의 가짜 자영업 추정을 통해서 본 비정규 근로자 규모의 오류”. 「한국사회정책」 제23권 3호.
이승윤, 백승호, 김윤영(2017). 한국의 불안정 노동자. 후마니타스.
이주희, 정성진, 안민영, 유은경(2015). “모호한 고용관계의 한국적 특성 및 전망”. 「동향과전망」, 제95호.
조돈문 외. (2015). 민간부문 비정규직 인권상황 실태조사 :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를 중심으로. 국가인권위원회 발간자료, 1-395.
황덕순 외(2016). 「고용관계 변화와 사회복지 패러다임 연구」. 한국노동연구원.
Eichhorst, Werner, and Paul Marx(2017). "Whatever Works: Dualization and the Service Economy in Bismarckian Welfare States." In The Age of Dualization: The Changing Face of Inequality in Deindustrializing Societies: Oxford University Press.
Intuit(2010). Twenty Trends That Will Shape The Next Decade. INTUIT 2020 Report.
Manyika et al.(2016). Independent Work: Choice, Necessity, and The Gig Economy, McKinsey Global Institute.
Standing, G. (2016). The Corruption of Capitalism: Why Rentiers Thrive and Work Does Not Pay. Biteback Publishing.
시대를 역행하는 ‘은행 채용비리’ 규탄 기자회견
KEB하나은행 및 채용비리 은행들은 청년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 KEB하나은행은 ‘SKY은행’, KB국민은행은 ‘친인척 은행’, VIP리스트까지 만들어 명단 관리
- 정부와 국회에 ‘공정한 채용 보장과 채용비리 엄벌을 위한 법’ 제정 요구
■ 일시 및 장소 : 2월 8일(목) 오전 11:30, 하나은행 본점(서울 중구 을지로)
1. 취지와 목적
- 금융정의연대, 경제민주화넷, 내지갑연구소, 민달팽이유니온, 청년광장, 청년유니온,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청년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및 청년단체들은 2월 8일(목)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이은 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하여 책임이 있는 은행들을 강력히 규탄하며, 채용 비리로 입사한 부정 취업자 합격 취소와 피해자 구제 요구,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비리 은행들을 강력히 처벌할 것과 정부와 국회에 ‘공정한 채용 보장과 채용비리 엄벌을 위한 법’ 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2. 개요
○ 제목 : 채용 비리 은행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및 재발 방지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8. 2. 8.(목) 오전 11:30, 하나은행 본점(서울 중구 을지로)
○ 주최 : 금융정의연대, 경제민주화넷, 내지갑연구소, 민달팽이유니온, 청년광장, 청년유니온,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청년참여연대
○ 순서
1) 이헌욱 변호사(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 단장) - 채용비리의 위법성
2) 민선영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 - 은행 채용비리 사건의 심각성
3) 이수호 청년유니온 조직팀장 - 채용비리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좌절감, 상실감
4) 유봉환 청년광장 컨텐츠미디어팀장 -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청년들의 요구
5) 조현준 민달팽이 유니온 사무처장 -
5)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 부정채용에 대한 규탄
6) 기자회견문 낭독 - 내지갑연구소 소장 한영섭
3. 주요 내용
-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 2017. 12월 및 2018. 1월 2회에 걸쳐 11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총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확인하였고, 2월 1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였다. 이 중 KEB하나은행이 13건, KB국민은행과 대구은행이 각각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 1건으로 밝혀졌다.
- 금감원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누가 추천했는지, 요청 사항이 무엇인지를 담은 ‘VIP 리스트’까지 만들어 관리했으며, 광주은행에서는 임원이 자녀의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석하기도 하였다. 또한,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내부 기준이나 규정이 없음에도 SKY대학 출신을 뽑기 위해 합격자 중 7명의 점수를 임의로 낮추고, 점수 미달인 SKY대학과 위스콘신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점수를 올려 합격시키는 ‘학벌주의’의 민낯울 보여주었다. 또한 금감원 조사결과 ‘국민은행 윤종구 회장의 증손녀가 서류전형과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받고도 임원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합격했다’고 나오기도 했다.
- 국민은행은 채용비리에 대해 청년들과 피해자에게 사과는커녕 ‘지역 할당제다’라고 변명하였고, 하나은행은, ‘입점 대학 및 주요 거래 대학 출신을 감안했다’, ‘우수인력인 서울대 출신이라 합격했다’는 말도 안 되는 황당한 해명만 늘어놓으며 자신들의 범죄를 부인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은 은행들의 해명에 대해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채용비리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해명에는 사실이 하나도 없다”라고 지적하였다. 특히, 하나은행에 대해선 "새빨간 거짓말"로 대응하고 있다며 일갈했다. 해당 은행의 변명은 오히려 청년 학생들뿐만 아니라 국민들까지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 이뿐만 아니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수사 외압’ 의혹은 채용비리 관련 수사에 대한 청년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담당한 검사는 2018. 2. 4.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측으로부터 ‘증거목록 삭제’를 요구받았고 수사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하였다. 은행 및 공공기관, 강원 랜드까지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에 앞으로 어떠한 외부 개입도 있어서는 안 되며, 법과 원칙에 근거한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
-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채용비리 발생 시 부정 합격자의 처리에 관한 내부 규정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채용비리가 밝혀진 이후에도 부정 합격자들은 계속 근무하고 피해자는 구제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은행과 정부에서 피해자 구제 방안 및 부정 합격자 처리 규정을 만들고 인사서류에 보존 기한(10년)을 명확히 하며, 국회는 ‘공정한 채용보장과 채용비리 엄벌을 위한 법’ 제정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기자회견문]
하나은행 및 채용비리 은행들은 청년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청년들의 희망과 노력에 대한 공정하고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회는 ‘공정한 채용보장과 채용비리 엄벌 위한 법’을 제정하라!
청년들이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이어 ‘은행의 인사비리’에 또다시 절망했다. 이번 채용비리는 ‘금수저 전형’과 ‘학벌 서열주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철통같이 믿고 지원한 은행은 우리 청년에게 대한민국은 ‘헬조선’이며, 너희는 흙수저 라는 것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더 나은 삶과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의 실망감과 깊은 좌절감은 이루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것이다.
청년들은 학교에서 이 사회는 분명히 스스로 노력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배웠으며, 포기하지 않고 열정과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의 능력을 사회가 인정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은행권 채용비리는 청년들이 끊임없이 취업에 도전하지만, 번번히 입사에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확인시켜 주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번 채용비리에 연루된 은행들이 거짓으로 일관하며, 해당서류와 전산을 지우는 등 증거 인멸까지 해가며 본인들의 범죄를 덮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SKY대학 출신을 뽑기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하고, ‘금수저 리스트’를 만들어 청년들의 희망을 유린하는 채용비리 범죄를 저질러 놓고 은행들은 아직도 청년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다. 심지어 국민은행은 “지역 할당제다”, 하나은행은 “입점 대학 출신 우대”, “우수인력인 서울대 출신이라 합격했다”, “내부 기준이나 지침은 없고, 인사부장 소관으로, 이것이 내부 기준”라는 황당한 해명을 하며 본인들의 범죄를 부인하고 덮으려는 파렴치한 행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엄청난 사실이 숨겨진 것도 모른 채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탓하며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말 못할 죄송함을 느꼈을 채용비리 피해자와, 이 상황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은 밤샘 공부를 하며 면접에서 1등을 해도 ‘흙수저’이기 때문에 탈락을 하였고, 실력으로 당당하게 합격선을 넘어도 SKY가 아니라서 최종 합격을 하지 못하였으며, 할아버지가 회장이 아니라서, 또는 아빠가 면접관이 아니라서 취업문에서 밀려났다. 청년들은 채용비리를 겪으며 이제는, 절망과 분노를 넘어 허무함과 무기력감을 느낀다고 한다. 어떻게든 자신의 실력으로 당당하게 취업의 문을 통과하고자 했는데, 공정한 기회조차 부여받을 수 없는 이 사회에서 감당하기 벅찬 서러움을 느끼고 있다. 오죽하면 '00대라 죄송합니다'는 자조의 절규까지 나오겠는가?!
공개채용은 기업들이 사회와 약속한 일종의 계약이다. 이번 채용비리는 공정함을 믿고 지원한 수많은 청년들에게 노력을 증명할 기회를 박탈한 중대 범죄행위이며, 취업이라는 무기로 청년들의 정당한 실력과 노력을 짓밟은 갑질이다. 은행은 부정하게 합격한 지원자의 합격을 취소하고 피해자를 구제해야 하며,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비리 은행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 또한 인사서류 보존 기한(10년)을 명백히 정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나아가 청년들을 피 멍들게 하는 ‘학벌주의’와 ‘금수저 채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에 공정한 채용의 보장과 채용비리 엄벌에 관한 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이번 채용비리 사태로 눈물을 흘렸을 취업준비생들에게 패배감과 좌절감을 안겨준 비리 은행들을 강력히 규탄한다. 채용비리를 저지른 은행들은 청년들과 국민들 앞에 나와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만이 정부의 의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며 성실하게 도전하는 ‘청년들의 꿈’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란 사회구성원에게 누구나 스스로 노력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사회를 일컫는다. 지난해 천만 명의 손으로 들었던 촛불혁명의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은행들을 엄벌해야 한다.
2018년 2월 8일
금융정의연대/경제민주화넷/내지갑연구소/민달팽이유니온/
청년광장/청년유니온/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청년참여연대

대통령 개헌안 공개, 범국민적 개헌 논의 계기로 삼아야
기본권٠국민주권 강화, 자치분권,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요청
중앙권력구조 및 정치구조의 민주적 개혁으로 뒷받침 되어야
여야 정당은 개헌 고위정치협상 시작해야
어제(3/20)부터 청와대가 3월 26일 발의하겠다고 밝힌 대통령 발의 헌법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어제는 전문과 기본권, 국민주권과 관련된 내용을 공개했고, 오늘은 지방분권과 경제관련 내용, 내일은 정부형태 등을 공개한다고 한다. 이번 대통령 개헌안의 공개는 국회와 시민사회를 포함하여 범국민적 개헌 논의의 계기가 돼야 한다. 기본권٠국민주권 강화, 자치분권,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요청이며 중앙권력구조 및 정치구조의 민주적 개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한다.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견제와 균형 및 협치가 실질화될 수 있는 적극적인 권력구조 개혁방안을 내놓을 것을 기대하면서, 우선 어제와 오늘 공개된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 참여연대 입장을 일차적으로 밝히고자 한다.
어제 공개된 전문과 기본권, 국민주권 관련 내용은 기본권 강화와 국민주권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헌법 전문에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10항쟁 등의 역사와 자치분권 지향 등을 명시하고, 지방분권 국가를 지향함을 총강 등에 명시하는 등 대한민국이 불의에 저항한 민주이념과 자치분권에 기초하고 있음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바람직한 진전이다. 입법 및 헌법에 관한 국민발안제와 국민소환제 등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주권강화를 요구하는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을 올바로 반영한 것으로 긍정적이다.
또한 정보기본권 등 새로운 기본권을 신설하기로 하고, 사회보장권, 건강권 등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다. 사회보장권, 건강-보건권, 주거권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사회적 기본권을 명시한 것 역시 바람직하다. 하지만, 사회적 기본권을 선언하는 것을 넘어 ‘국가의 노력 의무’ 이상으로 국민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할 사회보장의 기준이나 국가의 의무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 조문이 공개되지 않아 예단할 수 없지만, 기존 사회보장정책에서 뿌리깊게 잔존해온 ‘잔여적 복지’의 시각을 넘어설 적극적 조문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성차별 등에 대해 국가의 적극적 조치의무 등 실질적 평등권 강화를 명시한 것은 적지 않은 진전이지만, 국제사회가 권고하는 대로 ‘성평등’을 적극적인 정책목표로 명시하지 못한 것은, ‘#MeToo’ 열풍이 온나라를 뒤덮고 있는 우리사회의 뒤처진 성평등 현실을 고려할 때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 발표된 지방분권과 관련하여 제1조 제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는 조항을 추가하여 대한민국 국가운영의 기본방향이 지방분권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은 국가의 지향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주민자치권을 명시하고 주민투표나 주민소환 제도를 헌법에 규정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제2국무회의라 할 수 있는 국가자치분권회의를 신설하고 수도조항을 법률로 유보한 것도 이미 오래 논의된 사안으로 수긍할 만하다. 무엇보다도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치조직권과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을 보장하기로 한 것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하는 방향을 구체화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과 관련하여 주민에게 권리 제한이나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 자치세의 종목과 세율의 범위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하기로 한 자치권을 다시 법률의 위임으로 재축소해서는 안될 것이다.
경제 조항과 관련하여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토지공개념’의 내용을 헌법에 명시하기로 한 것도 일정한 진전이다. 경제민주화 강화하기 위해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헌법에, ‘상생’을 추가했다. 하지만 ‘상생’을 추가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경제민주화 조항의 문구의 순서를 바꾸어 해석상의 논란을 불식하는 일이다. 이 역시 구체적인 조문이 공개되어야 할 일이지만, “국가는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균형 잡힌 경제의 발전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경제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며, 여러 경제주체의 참여, 상생 및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행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조문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회와 여야 정당들은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대한 찬반과 그 내용을 놓고 이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개헌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헌정특위와 여야 대표자의 협상을 통해 국회의 합의안을 만들어야 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오늘(3/21) 야4당 개헌협의체를 구성하고 26일부터 조건없는 개헌논의를 시작하고 국회의 개헌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빼놓고 국회 개헌합의안을 만들자는 것은 ‘정략적 접근’이다. 여야 5개정당이 함께 지방선거에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공약을 엄중히 여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은 발의를 하더라도 국회가 합의안을 만들면 발의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참여연대가 일관되게 강조해 왔듯이 개헌과 관련된 고위정치협상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동시에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정당-시민사회연석회의를 구성하여 국민적 합의에 터잡은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개헌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식의 종교인과세 안 된다
요식적 조치가 아닌 공평과세의 원칙에 부합한 제도가 필요
오늘(12.21) 기획재정부는 종교인과세 관련해 새로운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도 당초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시행령의 핵심적인 문제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 가리고 아웅식의 개정안에 불과하다고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평가한다. 여전히 종교인과세 소득의 범위를 종교단체가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는데 이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한다해도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 뻔하다.
오늘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시행령 개정안에는 여전히 종교인과세 소득의 범위를 종교단체가 자체적으로 정하되 신고의무가 없던 종교활동비에 대해 신고의무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전부이다. 즉 소득세 신고를 위해 제출하는 지급명세서에 종교활동비를 포함시키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종교활동비에 대한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세무조사를 진행한다고 해서 제대로 된 종교인 과세가 시행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종교단체 스스로가 무엇이 종교활동비인지를 정하는 상황에서 특정 종교활동비가 과세 대상인지를 과세당국이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한도 없이 비과세되는 종교활동비의 범위를 종교단체 스스로가 정하는 것에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대신 종교활동비를 신고하는 것만으로는 기존의 특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처음 시행되는 제도라는 측면에서 종교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매우 약한 수준으로 제도를 도입하려는 유혹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민들이 보기에 현재의 과세안은 거의 모든 종교인 소득을 비과세함으로써 공평과세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지금이라도 조세정의에 부합한 종교인과세 제도 시행을 위해 기존 시행령의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한 개정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