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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회계시스템 보안 강화와 업무추진비 투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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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회계시스템 보안 강화와 업무추진비 투명 공개

익명 (미확인) | 월, 2018/10/08- 16:40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출처: YTN)


강성국(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


'심재철 폭로 사건' 본질 다시 생각하기

심재철 의원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비인가 예산자료 열람·다운로드와 청와대 업무추진비 무단 공개로 한 차례 과열된 정쟁이 오고갔다. 심 의원은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의혹을 두 차례 기자회견까지 벌여가며 (무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폭로 했지만 청와대가 조목조목 해명하며 부정사용 의혹을 일소시켰고 심 의원은 비인가 예산자료에 접근하고 이를 무단으로 공개한 것에 대한 법적·정치적 부담만 안게 됐다.

정쟁이 과열됐던 만큼 고소·고발도 잇따랐다. 기획재정부가 먼저 지난 달 17일 심재철 의원을 정보통신망법·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이틀 뒤인 19일 심재철 의원은 자신을 고발한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재훈 한국재정정보원장을 무고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또한 심 의원은 자신을 비방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지난 5일 고소했다.

한데 결국 온도는 쉽게 오르다 식기마련이고 거칠게 오고 갔던 말들은 역시나 클릭소리와 함께 휘발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번 사태도 정작 긍정적인 결론은 없이 혼란만 남기고 사그라들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 사태가 완전히 잊혀지기 전에 함께 생각해보아야 중요한 지점들이 있다. 이 사태도 아무 이유 없이 심 의원의 과도한 정치적 의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현 정부가 해결해야할 고질적인 문제들이 존재한다.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보안 강화 시급

우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의 보안이다. 물론 심재철 의원실에서 어느 정도 높은 수준의 기술적 우회를 통해 보안을 무력화 했는지는 수사가 마무리된 후에 밝혀지겠지만, 행여나 심 의원의 주장처럼 백스페이스 몇 번 누른 것으로만 비인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 향후 정보보안 대참사로 기록될 정도로 큰 문제이다. 그럴 경우 응당 해당 보안책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관련된 기획재정부의 대응은 사실 비상식적이었다. 심 의원 측이 비인가 예산정보를 열람·다운로드 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심 의원이 자신들의 기대보다 협조적이지 않자 거의 자동반사적으로 심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는 1차적으로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보안에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되기 전에 심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범죄혐의가 있는듯한 프레임을 형성시켜 결과적으로 정쟁이 무모하게 과열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또한 기획재정부는 주요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들의 업무추진비 집행을 감사청구까지 했다. 이렇게 과도한 대응이 시급하게 필요했는지는 의문이다. 이런 보여주기 식 대응은 결국 사태의 본질이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의 보안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추진비가 사건의 본질인 듯 보이게 만든다. 이런 기획재정부의 비상식적으로 과장된 대응들이 자신들에게 돌아올 책임추궁과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위적인 ‘물타기’로 해석되게 만드는 부분이다.

따라서 현 정부는 지금 사태로 발생하고 있는 정쟁과 거리를 두고 공공기관들이 운영하고 있는 행정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들의 정보보안체계 전반을 다시 면밀하게 점검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또한 단순히 점검하고 특별한 문제점이 없으면 종결하는 게 아니라 행정시스템의 정보보안체계의 수준을 새롭게 한 단계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청와대 업무추진비 공개 방식 바꿔야

다음으로 청와대 역시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는 방식도 보다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 현재 청와대는 업무추진비를 상반기와 하반기로 연 2회 공개하고 있는데 대략적인 유형별 업무추진비 총액만 공개하는 수준이다. 이런 방식의 업무추진비 공개는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딱히 크게 의미 있는 정보공개라고 할 수도 없다. 업무추진비의 공개 목적이 혈세낭비와 부정사용을 방지하기 위함 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세부적인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청와대의 공개행태는 형식적인 구태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애초에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었다면 심 의원의 기자회견과 청와대 업무추진비 무단공개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청와대의 이렇게 불투명한 업무추진비 공개 행태는 다른 공공기관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청와대는 행정부의 최상위 기관이며 따라서 청와대의 행정제도운영태도 하나하나가 일종의 국가차원의 행정 기조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공공기관들의 업무추진비 공개방식과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최근 국회의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공개에 대한 여론이 강하다. 그런데 국회가 청와대 수준으로 업무추진비를 공개한다면 업무추진비의 공개 의미가 크게 퇴색된다. 따라서 향후 행정부 외 입법부·사법부 또는 독립기구들의 업무추진비의 올바른 공개 확대를 위해서라도 청와대가 먼저 공개 행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업무추진비 내역에 청와대 거래 식자재 업체명, 대통령의 공개·비공개 동선, 대통령 진료병원 등 기밀정보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에 관한 예산 사용은 업무추진비에서 지출하지 않고 다른 지출항목에서 지출하거나 업무추진비 세부 집행내역에서 해당 정보들에 대해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편집 처리한 후 최대한 업무추진비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정책공약들이 채 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를 구성했다. 그래서인지 업무추진비 공개를 포함하는 정보공개정책들도 사실상 박근혜 정부에 비해 크게 나아지거나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취약했던 공공기관들의 정보보안을 강화하고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공개 또한 개선된다면 이 또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 정부들과 다르게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칼럼은 팩트체크 전문 매체 <뉴스톱>에도 게재 되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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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청와대 문건이 발견된 영포빌딩(사진: MBC)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기록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문건을 대통령기록원으로 이관하지 않고 수사 자료로 사용하는 것은 검찰과 국가기록원이 행정기관의 법률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므로 위법하다는 취지의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낸 것이다.


이는 견강부회도 정도가 지나친 꼴이다. 우선 지난 대통령기록물이 발견된 영포빌딩은 청계재단 소유이며 또한 다스가 입주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 문건이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해당하는 비밀기록들인지 아닌지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통해 문건들의 내용을 확인하고 유출과정의 위법성을 파악하는 것은 당연한 수사 절차다.


또한 발견된 문건들의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경유착과 권력남용 등의 범죄적 정황이 발견되었다면 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도 행정기관들의 법률상 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으로부터 대통령기록물 반출과 유실 등의 법적 책임을 집중적으로 추궁 받아야할 주체가 오히려 정상적인 수사를 방해하고 행정업무압박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소송은 목적 자체가 의심스러운 저열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영포빌딩 지난 2월 5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 외 5인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부디 앞으로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기를 바란다.

금, 2018/03/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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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2018년까지 정보공개제도 전면 개선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른 정보공개정책은 정보공개센터 블로그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나왔네요~ 정보공개 정책 계획 한 번 볼까요? 참고.


드디어 그 첫 시도가 지난해 말에 비로소 이루어졌습니다. 바로 정보공개제도의 바탕이 되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일부 개정안을 행정안전부가 발의한 것입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는 정보공개제도 개선을 국정운영 계획에 포함시키며 투명한 정부에 대한 비젼을 밝혔는데 어찌된 일인지 정작 개정안을 발의한 행정안전부는 너무 조용하게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입법예고에서도 개정안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었고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관보(2017년 9월 22일자 제19100호) 한 켠에 개정이유와 내용이 간략하게 적혀있고 11월 1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을 뿐 입니다.

그리고는 지난 12월 26일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보도자료란을 통해 정보공개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사실을 공표합니다. 그리고 이 개정안은 12월 28일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접수 됩니다.

그러면 이 개정안에는 주로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까요? 행정안전부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보공개담당자 행동강령 제정 근거 마련 

- 안 제6조의 2

2. 공개청구시 현행 청구인 주민등록번호 대신 생년월일로 작성(부득이하게 본인임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에만 주민등록번호 요구) 

- 안 제10조제1항 1호

3. 의사결정·내부검토 등 이유로 비공개할 때, ‘진행과정 현(現) 단계’, ‘종료 예정일’을 추가로 안내 의무화

- 안 제9조제1항 5호

4. 정보공개 주요정책을 심의하는 정보공개위원회를 총리 소속(현 행안부장관)으로 격상, 정보공개 관련 불합리한 제도ㆍ법령 조사ㆍ개선권고권 및 공공기관별 정보공개심의회의 심의기준 개선사항 등 기능 강화

- 안 제22조

5. 공공기관별 운영하는 정보공개심의회의 외부전문가 비율 확대(1/2→2/3), 준정부기관 및 지방공단·공사까지 의무적 설치, 기관 규모·성격 등 감안한 상급기관에서 통합운영 가능

- 안 제12조

6. 공공기관별 비공개대상 정보범위 세부기준을 3년마다 적정여부를 점검하고, 점검결과 행안부 제출 등 비공개 정보관리 강화

- 안 제9조제4항


위 개정내용들은 실제로 현행 정보공개제도의 일부 문제점들을 소폭 개선하고 있는 내용들 입니다. 일례로 정보공개 청구 시 주민번호수집 금지에 대한 주장은 정보공개센터와 진보네트워크가 오랫 동안 행정안전부에 요구해 온 사항이었는데 이번에 수용이 되었습니다. 

또한 정보공개위원회를 행정안전부 장관 산하 위원회로 두는 것은 불합리하며 현재의 기능도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뚜렷한 활동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여러차례 제기했는데 이번 개정안에 수용되었으며 정보공개심의회 외부전문가 비율이 낮아 무용에 가깝다는 그간 비판들도 개정안에 반영되는 등 일부 중요한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현재 개정안이 문재인 정부가 최초 계획했던 '정보공개제도 전면 개편'이라는 포부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말 그대로 지금 개정안으로는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정보의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이는 등 정보에 대한 접근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공개처리 행정·관리 상의 문제점들과 부당한 심의들을 소폭 개선한다는데 그치기 때문입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지난해 11월 1일 해당 안들에 대해 개정안의 개선사항들이 긍정적이지만 전면적인 개선에는 부합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행정안전부에 보냈습니다. 아마 행정안전부가 개정안을 비교적 조용히 처리한 것도 문재인 정부의 포부와는 다른 소심한 개선에 머물렀기 때문이 아닐까요?


행정안전부정보공개법개정안(20171228).hwp

[붙임]정보공개법 개정안 의견제출(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pdf






금, 2018/01/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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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열띤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 언론의 관심은 주로 자치단체장 후보에게 쏠리고 있지만, 단체장 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대상이 바로 지방의원들이다. 지방의회는 정기적으로 사무 감사와 시정 질의를 통해 단체장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하는 한편, 의안 발의를 통해 지역의 정책을 만들고 자치단체의 예산을 감시, 승인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단체장에서 인사, 예산 편성 및 집행, 행정 관리 등 막강한 권한이 주어져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분권의 원리를 구현한 기구가 바로 지방의회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지방의원들이 제 역할을 다해야 견제와 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이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의원들이 생계의 걱정 없이 공공의 복리에 힘쓸 수 있도록 2006년부터 지방의원 유급제를 도입한 상황이다. 지방의원에게 적절한 급여가 없다면 돈이 있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지방의원 유급제 자체는 꼭 필요한 제도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 광주광역시의원과 기초의원 9명이 지자체로부터 사업 운영비를 받는 새마을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겸직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졌다. MBC 뉴스 캡쳐


그러나, 문제는 유급제 실시 이후에도 많은 지방의원들이 겸직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시의원의 경우에는 수당과 활동비를 포함하여 연봉이 6300만원 수준에 이른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광역의원의 의정비는 연 평균 5743만원, 기초의원들의 경우 평균 3858만원에 달한다. 어지간한 대기업 못지않은 급여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지방의원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겸직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과연 지방의원으로서 본령에 충실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의원의 겸직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자신의 영리적 목적을 위해 시의원의 권한을 남용하는 사례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재개발조합 감사를 겸직하고 있던 서대문구 구의원 이 모씨는 건설업자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문제는 해당 구의원이 구의회의 건설 분야 상임위원장이었다는 점이다. 재개발조합의 이해 당사자면서, 한편으로는 구의원의 권한으로 각종 재개발 인허가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2014년에는 순천시 시의원들이 본인 소유 식당에서 업무추진비 '카드깡'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 밖에도 구의원이 관내 대학의 초빙교수로 있으면서 해당 대학과 관련한 예산을 심사한다거나, 약국을 운영하는 지방의원이 보건 관련 상임위에서 활동하면서 약국단속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등 매 해 겸직과 관련한 여러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규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신고 의무 지키지 않아

지방의원들의 겸직이 비리로 이어지는 까닭은 겸직금지 규정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현재 지방자치법에서는 공직자, 공무원과 공공기관, 공사 및 공단 등 9개 호에 대해서만 지방의원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겸직은 국무총리, 국무위원, 공익 목적의 명예직 등에 대해서만 겸직이 가능하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겸직에 대한 허들이 매우 낮은 것이다. 게다가, 겸직을 하는 경우 이를 신고하게 되어 있지만, 이를 강제할 규정이 마땅치 않아 상당수의 지방의원들이 겸직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지방의원들이 제대로 신고를 한다면, 직과 관련한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의원을 제척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짬짜미 지방의회’를 감시하고 견제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전국 17개 광역의회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광역의원 겸직 신고 현황

2018년 5월 현재, 전국 17개 광역의회 의원들의 겸직 신고 현황을 조사해 본 결과 전체 광역의원 792명 중 겸직 신고를 한 의원은 286명(36%)에 불과했다. 정말로 전체 의원의 36%만 겸직을 하고 있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의원의 94%가 겸직을 신고한 충북도의회와 신고율이 16%에 불과한 전남도의회의 경우를 보았을 때, 겸직을 하지 않아서 신고하지 않았다기 보다 지방의원들이 신고의 의무를 해태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의원들의 겸직 현황에 대해 광역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광역의회는 불과 네 곳에 불과하고, 부산시의회 같은 경우엔 엉뚱하게 시청 홈페이지에 겸직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시민들이 의원들의 겸직에 대해 파악하고, 부당하게 이권에 개입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감시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현황 공개가 필수적이다.

국민권익위 권고에도 모르쇠로 일관

지방의원 유급제가 실시된 이래로 10년 동안 끊임 없이 지방의원 겸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자율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미 2015년에 "지방의회의원 겸직 등 금지규정 실효성 제고방안"이라는 제목으로 행정자치부장관과 각 지자체장, 지방의회에 권고안을 낸 바 있다. 권고안에 따르면 겸직신고 규정을 구체화하고, 겸직 신고의 내용 역시 수행업무, 분야, 영리성 여부, 보수 수령액 등을 명시해 관련 상임위 활동을 방지하도록 한다. 또, 겸직을 하지 않더라도 겸직 내용이 없다는 신고서를 작성하고, 겸직신고 내용을 연 1회 갱신하며,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징계와 처벌을 할 수 있게 해 이를 강제하도록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6년 12월까지 이를 이행할 것을 권고했지만, 대다수의 지방의회에서는 아직까지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다.

제대로 된 겸직 규제가 지방분권의 지름길

현재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을 화두로 내세우며 개헌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의 불신을 받고 있는 지방의회가 스스로를 바꾸려는 자구책에 나서지 않는다면, 지방분권 공화국이라는 슬로건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각 정당들부터 지방의원 겸직 규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세우고, 지방의회를 혁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러 공직자를 한번에 선출하고, 후보들도 난립하는 지방선거 때마다 유권자들은 어떤 지방의원을 뽑아야 할지 선택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는 겸직 규제에 대한 입장을 기준으로 지방의원 투표를 고민해보는 것이 어떨까? 그러한 기준이라면 적어도 의원직을 '돈벌이'의 도구로 보는 후보자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은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언론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뉴스톱과 제휴를 통해 팩트체크 보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보공개센터와 뉴스톱의 팩트체크 보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7개 광역의원 겸직현황_민선6기.zip

★2018년 의정비 결정결과(공개용).xlsx


월, 2018/05/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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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서울시25개 기초의회를 감시할 <알권리 감시단>을 모집합니다.

 

● 활동내용
- 서울시 25개 기초의회를 정보공개로 감시합니다.

 

활동조건
- 정보공개청구로 기초의회를 감시하고 싶은  정보공개센터 회원
- 첫 모임에 참석하실 수 있는 분

(첫 모임은 2018년 3월 26일(월) 저녁7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에서 진행합니다)

 

모집안내
- 2018년 3월 20일까지 신청양식 제출
- <알권리 감시단>선정이 되신 분께는 3월 21일 개별 연락 드립니다.

 

신청양식 바로가기(클릭)

 

문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02-2039-8361 / [email protected])

목, 2018/03/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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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알권리는 정쟁의 도구가 아니다

김유승(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지난 달 27일 기획재정부는 비인가 행정정보 무단유출혐의로 심재철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 그가 정보통신망법과 전자정부법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일부에서는 공공기록물관리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의 위반 여부도 따져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법정에서 밝혀질 문제이긴 하지만, 그 행위가 던진 사회정치적 파장은 일파만파다. 백스페이스 두 번 두드렸더니 보안장벽 안에 담겨있던 비인가 정보 40여만 건이 쏟아져나왔다는 그의 황망한 주장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얻은 정보를 자의적이고 선정적으로 활용한 방식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이 와중에 그의 입에서 아전인수격으로 알권리가 불려나왔다.

정보에 대한 접근, 수집, 처리의 자유와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 지칭되는 알권리는 오늘을 사는 시민의 살권리. 알권리를 통해 시민들은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 일상적 위험으로부터 건강과 생명을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알권리가 모든 권리에 앞서는 권리는 아니다. 개인정보의 보호, 재산의 보호 등 시민의 다양한 기본권과 어우러지면서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알권리의 제한과 구현은, 다른 기본권들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하며, 공익을 판단기준으로 한다. 알권리의 최종적 목적은 공익의 실현이다.

이 대목에서 심 의원은 공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써 정보를 공개하고, 알권리를 주장하였는가 되묻게 된다. 그는 국회 정책연구용역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여러 시민단체의 요구에 끝까지 묵묵부답했던 사람이다. 그의 국회부의장 재임 당시 국회 예비금 지출 내역은 정보공개 소송 중에 있다. 그는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무엇 하나 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알권리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했던 사람이자, 알권리를 훼방놓았던 사람이다. 하룻밤 사이 돌변한 그의 태도에 진정성을 읽어낼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공익이 아닌 사익이 목적이었던 그 행위는 결국 알권리를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켰다.

국회는 그동안 정보공개의 사각지대로 남아있었다.

알권리는 시민의 삶과 권리를 위한 것이다. 시민의 삶과 권리의 기준을 높이려면, 알권리가 더 넓고 깊게 보장되어야 한다. 권력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모든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은 시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엄정한 기준으로 설명할 책임을 다해야 한다. 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등, 시민의 알권리가 닿지 못했던 영역에 대한 적극적 사전 공개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것을 위해 법이 필요하다면 법을, 제도가 필요하다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실을 포함한 행정부처들은 과거의 행정편의주의, 비밀주의를 단호하게 떨치고, 정보공개의 패러다임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스스로의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이제라도 시민의 알권리 요구에 빠르게 화답해야 한다. 현행 국회정보공개규칙국회정보공개법으로 새롭게 제정하여 국회의원들 스스로 그 책임을 도맡아야 하며, 시민의 알권리 확장을 위한 입법활동을 즉시 재가동해야 한다. 이것은 부탁이 아니다. 시민들의 절박한 요구다. 알권리는 정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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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8/10/0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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