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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상원의 담대한 구상이 미국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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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상원의 담대한 구상이 미국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익명 (미확인) | 화, 2018/08/28- 13:55

편집자 주: 트럼프에 의해 진흙탕이 되어버린 미국정치판에 신선한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2016년 대통령 예비 경선에 무소속의 샌더스 상원이 참여하면서 형성된 사회민주주의모임(S.D.A, Social Democrats of America)의 여성들과 젊은 세대가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가운데,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민주당의 진보를 상징하는 인사인 워렌 상원의원(메사추세스)이 “Accountable Capitalism Act”이라는 이름의 법안을 예고하였다. 독일의 공동결정 방식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으로 연 10억불 이상의 이익을 내는 법인인 경우, 경영 주요의사와 정치자금 집행 등 결정에 대해 종원업의 참여와 동의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와 공화당은 물론 주류사회는 워렌 상원의원을 사회주이자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코미디 같은 신냉전주의가 부활하면서 그녀의 기자회견 첫마디가 ‘나는 자본주의자 이다 I am a capitalist’였다. 문제는 미국정치판의 향방이 한반도의 평화체제와 우리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다만 잔혹한 “자유시장”이 지금처럼 불완전한 경제 시스템 안에서 분투하는 노동자들의 필요와 수요에 좀더 귀를 기울이도록 만들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윌 번치 (Will B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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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미국 기업이 인격적이라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 노래의 가사처럼, 미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들이다.

미국의 대기업들은 2017년 또다시 놀라운 흑자를 기록했다. 대통령이나 의회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일을 잘하든 못하든, 대기업들은 매우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심지어 워싱턴의 재정적자를 폭파 직전까지 몰고 간 새로운 감세로 수 천억 달러의 혜택을 누리기도 이전부터 그래왔다. 다우존스는 여전히 사상 최고가 근처를 맴돌고 있다. 이는 모두 주식환매 덕분으로, 주식환매는 기업의 CEO와 돈 많은 주주들을 한층 부유하게 만들기 주기 때문에, 기업들이 여유자금 운용을 위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렇게 뛰어난 기업운영의 성과가 독자들과 나처럼 평범한 중산층까지 흘러 내려온 것은 거의 없다는 데 있다. 그 증거가 지난 목요일 진보 성향의 경제정책 연구소인 EPI(Economic Policy Institute)로부터 나왔다. 이들은 미국 대기업 CEO의 연봉은 2017년 또다시 18퍼센트 상승해, 평균1천 8백 9십만 달러에 달했고, 그 중 많은 부분이 스톡옵션과 주식환매에 의한 상승이었음을 밝혀냈다. 물론 능력이 있는 CEO 들은 연봉 인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EPI경제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7년에 이르는 경제불황 기간 동안 CEO들의 연봉은 72퍼센트나 치솟았지만, 평균적인 노동자의 연봉은 겨우 2퍼센트 상승에 그쳤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이 중 일부는 1970년대 초 이후 미국의 정치경제 문화 내에서 점점 더 각광을 받고 있는 생각들에 대한 논리전의 단초가 되었다. 그 생각들이란 a) 기업의 유일하고 진정한 목표는 주주들에게 최대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b)기업이 곧 인격을 갖춘 법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두 번째 생각은 밋 롬니(Mitt Romney) 의원의 떠들썩한 제안 (정치자금의 제한 철폐)으로 미국 대법원의 승인을 득했다. 그들의 논리에 따라 기업은 사리분별이 가능한, 살아 숨쉬는 인격체로서 누구나 누리고 싶어할 모든 종류의 권한은 물론 수백만 달러를 들여 특정 후보를 선출하고 이를 “언론의 자유”라 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21세기의 미국에서 기업이 “인격체”로 여겨질지는 몰라도, 그들은 우리와 함께 맥주 한잔을 나눌 이웃은커녕, 훌륭한 시민으로서 기본도 갖추지 못했다.

2018년 중간선거에 임하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 (매사추세츠)의 위대하고 과감한 아이디어를 살펴보자. 그녀가 제안한 “책임 있는 자본주의 법안(Accountable Capitalism Act)”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곧 인격체라면 이들도 세상의 규범을 충실히 따라야 하며, 그래야 나머지 일반 시민들이 러시아워 교통체증에 갇히거나 환경을 무시하면서 발생한 오염된 공기에 숨이 막히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정치뉴스 1, 2면은 백악관의 트위터 놀이를 따라가며 완전무결한 자본주의에 대한 반사적 방어(신자유주의), 그리고 참신하지만 애매하기도 한 사민주의 브랜드에 대한 요구 간의 논쟁으로 가득 찼다. 이제 워런의 위대한 아이디어가 그 둘을 절반씩 절충할 것이다. 그의 법안은 어떤 의미에서는 과거의 계층 사회로의 회귀를 강제할 새로운 규칙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를 기반으로 한 중산층의 번영으로 많은 미국인들이 혜택을 누린 세계2차대전 직후 상황처럼 말이다.

올해 가을 매사추세츠 주에서 수월하게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워런 상원의원은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에 기고한 칼럼에서 “지난 30년간 미국은 거대기업들이 극소수 미국인의 이익을 위해 우리 모두의 이익을 저버렸을 때조차 그들을 용인해주었다” 라며 “이제 우리에게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책임있는 자본주의 법안”은 수익이 1십억 달러 이상인 대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의 경제생활을 지배하는 수천 개의 기업이 대상으로 포함된다. 해당 법안의 주요 조항은 다음과 같다.

  • 이 법안에 포함되는 기업들은 미 상무부 내에 새로 설립되는 가칭 미국 기업청(United States Corporations)로부터 기업윤리헌장을 발급받아야 한다. 해당 헌장은 해당 기업이 주주에만 그치지 않고, 직원, 고객, 이웃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야 함을 명시한다.
  • 또한 해당 기업들은 노동자가 이사회 구성원의 40% 이상을 선출하도록 해야 한다.
  • 기업이 대법원의 시민연대(Citizens United) 판결에 의해 허용된 대규모 정치후원을 하기 위해서는 주주와 이사회로부터 각각 75% 이상 승인을 얻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새로운 법 안에서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이사들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 기업 임원이 신속한 주식판매를 통해 공개적으로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직함에 C자가 붙은 자들(CEO, CFO, COO 등)은 최소 5년간 그리고 주식환매 후 3년간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이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워런도 CNBC 인터뷰에서 “나는 자본주의자” 라고 밝혔다. “나는 시장이 하는 일, 경제가 잘 돌아가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좋아합니다. 우리에게 부를 주고, 기회를 만들죠. 그렇지만 공정한 시장만이, 규칙이 있는 시장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는 그녀가 생각하는 자본주의가 무리가 없이 작동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는 현재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고 (전후 유럽의 어려웠던 상황), 몇 가지는 결코 되돌려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예건데 백인을 제외한 인종에는 경제적 이익이 미치지 않는다거나 여성의 노동참여가 좌절된 시기이며, 미국 중산층의 몰락을 이끈 주요 원인인 노동조합의 쇠퇴가 이루어진 것이다. 분명히 노조는 한 때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공정한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 단체였다.

CEO와 기업투자자들의 힘을 통제하려는 어떠한 법적 강제수단도 현재의 의회의석 구성상 통과될 가능성은 없다. 2019년 민주당이 의회의 일부 권력을 찾아온다고 해도, 그래서 2021년 백악관에 다시 입성한다 해도, 워런의 법안은 입법부의 블랙홀을 빠져 나오는 법안이 되기보다는 대화의 시작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화다. 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인구의 10%가 주식시장 자금의 80%를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인 절반은 아예 주식과 비슷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현대의 자본주의는 병에 걸려, 거의 모든 이익을 주주들에게 넘기고 있다.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이 이익을 누릴 때만 기능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시민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노동자는 시장에서 잊혀지고 있다.

현재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것은 과연 이것이 2020년 민주당 대선경선을 위한 워런의 신호탄인가 여부이다. 만약 대선경선에 참여한다면, 워런에게는 잘 된 일이다. 왜냐하면 선거운동에는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워런의 이 아이디어는 과감하고 가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정치 진영에서는 워런과 그의 대선에 대한 의지가 로맨틱 코메디 속 운명의 상대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내내 보이지 않다가 끝나기 20분 전에야 비로소 운명의 짝으로 등장하는 역할 말이다.

워런은 영리하고, 호전적이다. 민주당 주류는 그 동안 몇 가지 말 못할 이유로 워런을 꺼려왔다. 그녀의 나이(2021년 1월 20일, 71세가 된다), 그리고 공화당이 “사회주의자” 라고 공격할 것이라는 점,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의 여성혐오와 워런의 뿌리에 대한 과도한 논쟁을 둘러싼 인종차별 발언 등 때문이다. 다 어리석은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솔직해지자. 민주당 후보가 사회주의자라고 거기에 그녀의 정체성에 대한 모욕까지 더한 공격을 받는다면, 워런은 누구보다도 훨씬 강력한 투사가 될 것이다. “ 책임있는 자본주의”를 위해 싸우는 정치인을 사회주의자라고 낙인을 찍기도 쉽지 않다. 이 때 사용한 사회주의라는 용어는 노동자와 중산층을 위한 진보적이며 공정한 정책을 더 화려하게 표현한 것일 뿐이다.

 

번치(Will Bunch)필라델피아 데일리 뉴스(Philadelphia Daily News)의 칼럼니스트로서 인기 블로그 Attytood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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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주제 [숨은 '민주주의' 찾기] 2회 - 51:49를 넘어서

 

숨은 '민주주의' 찾기 두번째 시간입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의 공천 과정을 보면서 정치에 대한 혐오감은 더해가고 있습니다. 
숨은 '민주주의' 찾기 두번째 시간은 이런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서 시스템적 대안으로서 3권 분립의 중요성과 '정당 정치'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하지만, 4.13 총선의 공천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여야 거대 양당은 '당원'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투표로 지지의사를 표하는 시민들은 철저히 배제된 공천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당의 주인은 당원일까요? 아니면 모든 지지자들일까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인 정당으로부터의 시민 이탈 현상과 정당의 외연 확장을 위한 실험에 대해 얘기나눴습니다. 

'선거 만능주의'를 뛰어넘는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정당의 경쟁'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사유하고 이야기하는 다정한 민주주의자들의 팟캐스트 <톡톡!철학사이다> 지금 들어보세요.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932259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rEok9f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exXckj-Hxcg

 

이번회에 소개된 인물과 책

 

 

 

 

목, 2016/03/2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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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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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시민의 것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민주화투쟁입니다. 그걸 놓치면 남는 건 불평등, 그리고 약자들에 대한 모멸뿐입니다.”

박상훈(52) 후마니타스 대표(정치발전소 학교장‧정치학 박사)는 우리 사회에서 손꼽힐 만큼 민주주의, 그리고 정치에 대해서 많은 글을 쓰고 말해 온 사람이다. 정치권이 생물처럼 움직이는 선거 국면, 정치 구호와 뉴스가 쏟아지는 지금 같은 때에 한 번은 의견을 듣고 싶은 사람이다.

박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 2월 12일이었다.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진행하는 기획 연구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이 서울 양화로 ‘미디어카페 후’에서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박 대표가 한 이야기는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정치’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특정 당이 어떻게 문제인지, 선거에서 누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그러면서도 3시간이 넘도록 ‘정치’ 이야기만 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박 대표가 하고자 한 말의 조첨이 사실 여기에 있다. ‘정치’란 흔히 생각하는 저런 전략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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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해도 달라진 게 없다는 실망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 시리즈의 공통 질문인, “지금 대한민국 현실에 진단을 내린다면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박 대표는 “4반세기가 넘도록 민주주의를 해왔는데도 우리 삶이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는 깊은 회의가 우리 사회를 덮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민주주의의 두 번째 단계에 이르지 못 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첫 단계가 통치자를 직접 뽑는 것이라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실시로 일단은 성취됐다. 두 번째 단계는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가 좋은 대표를 통해서 공공정책에 반영되는 것, 그래서 시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서는 대표의 질을 높여왔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9년을 돌아볼 때 유권자에게 투표권은 있지만 그 결정으로 변하는 것이 없으니 불만과 냉소, 갈등이 생겨난다는 설명이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 투표율이 50% 넘을까 말까 한 상황에서 50% 득표를 겨우 넘겨 당선되는 일이 흔하다. 전체 유권자로 보면 겨우 25%만 지지한 것이다. 박 대표는 “이는 다수의 참여, 다수의 결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심각하게 위배된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정치에서 배제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만 봐도 잘 사는 자치구 3개, 못 사는 자치구 3개의 투표율을 비교하면 20%p 차이가 난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정치 참여의 효능을 못 느끼고, 정치인은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갈 필요를 못 느낀다”고 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도 선거 때면 정치인들이 산동네, 달동네를 방문했지만 이제는 그런 풍경을 볼 수 없다고도 했다.

약속 안 지켜도 속수무책, ‘선출된 군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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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안 하는 게 시민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려고 마음먹어도 누구를, 어느 정당을 찍어야 할지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 그 이유를 박 대표는 “책임성의 고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집권 정부가 4~5년 동안 공공정책을 운영한 데 대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정상적인 민주주의입니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정치인이 권력을 위임받아 갈 때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선출된 군주정’이라 불러야 할 정도입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뽑아놓고 늘 화만 나게 되지요.”

‘선출된 군주정’이라는 비유가 센 것도 같지만, 이 말에 문제의식 자체를 못 느끼는 사람들도 적잖다. 박 대표도 인터뷰 시작 전에 이미 이 점을 지적했었다. 첫 질문에 답하기 전에 “우리의 공적 결정의 규범과 기초가 민주주의라고 가정한다면”이라고 전제한 것이다. 이런 말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에 대한 완전한 합의가 없다는 뜻이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강력한 통치자가 있는 편이 낫다”는 식의 생각이 존재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정책 결정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반면 민주주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을 치르는 체제입니다. 정책을 과감하게 결정하고 집행하는 데는 단점이 있지요. 그렇지만 그 과정을 충분히 잘 겪으면 집행 단계의 비용은 훨씬 적게 듭니다. 사회적 갈등이 줄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이 힘들다고 생략하면 정책은 계속 만들어지는데 집행 단계에서 돈도 다 새버리고 실효성도 사라지고 맙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밀어붙였던 ‘노동개혁’만 떠올려 봐도 이해 가는 설명이다. 이런 문제가 계속되면, 즉 정치와 민주주의가 좋아지지 않으면 한국 사회는 어떻게 될까?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의 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박 대표는 “지금의 불평등‧빈곤‧사회적 해체 징후들이 지속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정치는 다른 영역과 달라서 사회 전체를 다루기 때문에 정치가 나빠지면 경제도, 문화도, 개인의 삶도 다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심하게는 더 걷잡을 수 없이 나빠져서 동유럽과 남미의 나라들처럼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가 될 수도 있고 남부 유럽처럼 경제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했다. “모든 가능성이 다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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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지기 시작하면 놀랄 만큼 좋아진다”

다만 이 말은 긍정적인 의미기도 하다.

“한국 정치는 최악부터 최선의 시나리오까지 모든 게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정치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사회가 놀랄 만큼 좋아집니다. 경제 시스템도 좋아지고, 노동시장도 좋아지고, 시민들이 사회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기여하려고 하는 구조가 곧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다. 인터뷰 내내 온화한 말투로 여유롭게 말한 것도 이런 낙관 때문인 듯했다. 그는 “경각심을 갖는 건 좋지만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비판만 하는 태도는 아주 유해하다”고 했다.

“세상 일이 보통은 우리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비관적 예측은 대부분 맞아요. 냉소하고 비판하는 태도는 사람들 앞에서 잘난 척 하기에 좋지요. 그렇지만 사회가 좋아지는데 기여하지는 않습니다. 백해무익한 정도가 아니라 유해합니다. 불평등한 기존 체제가 유지하도록 하는 부작용 때문입니다.”

박 대표는 “정치혐오와 정치 불신은 자연스러운 면도 일부 있지만 사실은 누군가가 즐겨 동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득권 세력이나 부유한 사람들은 약자들이 정치를 통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을 기회를 갖지 못 하게 하려고, 그러면서 자신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치의 수혜를 계속 얻고자 할 때 과도한 정치 불신과 혐오를 의도적으로 동원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 하는 행태를 개탄하고, ‘다 도둑놈들!’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냉정하게 생각하면 우리 사회가 변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의 전략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는 시민의 무기입니다. 물론 정치라는 방법을 가지고 개인의 태어난 조건, 신체조건, 학력을 바꿀 수는 없지요. 그렇지만 사회경제적인 여러 측면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를 시민의 것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정당들이 색깔 분명하게 드러내서 경합해야”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해도, 막상 어떻게 ‘정치를 시민의 것으로’ 가져와야 할지는 간단치가 않다. 한국의 정치 현실을 보면 더 막연하다. 어디부터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이 의문은 인터뷰의 세 번째 질문,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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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답은 앞서 박 대표가 말한 민주주의의 두 번째 단계에 이르는 방법, “대표의 질을 높여야 한다”와 다시 통한다. 이 말은 많은 부분에서 “정당정치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부터라도 정당들은 자신들이 대표하는 게 진보인지 보수인지, 기득권인지 약자인지, 정확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게 미덕이라고 하는, 그래서 ‘우클릭‧좌클릭’ 등의 표현도 반은 긍정적으로 쓰이는 우리 상황에서는 다소 낯설게 들리지만 박 대표는 “정당들이 차이를 분명히 드러내서 경합해야만 사회가 좋아진다”고 했다.

정당들은 집권했을 때 사회 전체의 공적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조정해서 누구에게 좀 더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인지, 그래서 이 사회를 어떻게 달라지게 할 건지를 분명히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바와 정당을 일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집권당 이외의 정당들을 야당(opposition party)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렇게 말했지만, 더 정확하게는 ‘대안 정부'(alternative government)가 잘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지금 집권당은 아니지만 “사회가 좋아지기 위한 정책 대안을 지금부터 잘 마련해서 시민의 지지를 받은 다음에 정부를 구성하면 안정적으로 잘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가진 정당들이 많아야 지금 정부도, 다음 정부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식이 아니라 ‘새누리당 정부’, 혹은 ‘더불어민주당 정부’, ‘정의당 정부’ 식으로 불려야 하며, 그래야 위에서 말한 ‘책임성의 고리’도 명확해진다고 부연했다. 선출된 대통령이 마치 ‘국가 그 자체’인 것처럼 행동하고 정당과 거리를 두면 그 운영 책임을 묻기가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즉, 정당이 정치와 권력의 중심, 주체로 좀 더 확실히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물’보다는 ‘조직’에 주목해야 한다. 정당들이 경합을 할 때도 상대의 태도나 자세의 문제를 가지고 싸울 게 아니라, 바람직한 정부 운영 방안을 놓고 논쟁해야 한다.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의 버니 샌더스 돌풍을 보면, 설령 버몬트처럼 작은 주 출신 정치인이어도 분명한 대안을 가지고 요구할 때 당내 정치의 활성화에 긍정적 기여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친박과 비박은 사회경제적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 친노와 비노는 사회를 보는 관점이 어떻게 다른 건지 알 수가 없지요. 이래서는 제대로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매번 새 인물에 투표하는 건 투기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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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박 대표가 지금까지 해 온 정치 관련 저술과 강연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당이 중요하다면, ‘인물 중심’ 정치를 해 온 기존 정치인들은 대폭 ‘물갈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공천 심사, 비례대표 영입 등 이슈가 쏟아지기 전에 이뤄진 인터뷰였지만 박 대표는 이와 연관된 이야기를 했었다.

“정당 내 의사결정권을 외부로 돌리고 새로운 사람들로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민주정치에 대한 완벽한 오해”라는 것이다.

“정당은 그 안에서 정책적 능력 있는 사람, 대중적 호소에 능한 사람, 당내 관리를 잘 하는 사람들을 각기 잘 키워가면서 조직적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유능하고 책임 있는 공직후보자를 정당 내부로부터 내놓아야 합니다. 그러지 못 하고 매번 밖에서 새로운 인물을 데려와서 찍도록 하는 것은 유권자보고 투기행위를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 유명인이나 사회적 성취를 이룬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좋지 않은 관행이라고 했다. 정치인들이 정당 내부에서 실력 쌓기를 기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정부 예산 한 가지 제대로 이해하는 데도 1~2년의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최소한 재선 이상 의원들이 있어야 수많은 이해당사자, 공무원들 사이에서 제 일을 할 수 있고, 그런 경험들이 바로 시민의 자산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정당 내 중요 결정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당원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최근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로 의사결정을 하는 일이 늘어나고 이 방식이 더 공정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박 대표는 “우리나라 대통령 잘 뽑자고 스웨덴 시민 데려와서 투표하게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정당의 당원들이 책임지는 구조로 하고, 그것만으로는 안 될 때 개방해야지 아니면 무책임만 남는다”는 것이 이유다. “사회가 어려운 때일수록 시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정당에 가입해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정당 행사에도 가보고, 지지하는 후보가 있으면 지역구에서 명함도 같이 돌려주고 해야 한다”고도 했다.

시민의 결사 참여, ‘집단 이기주의’ 비판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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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박 대표가 강조한 두 번째는 바로 이처럼 시민들이 다양한 결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시민의 이름이 여러 개여야 합니다. 진보 혹은 보수 세력 지지자이기도 하고, 정당 당원이기도 하고, 지역 단체 회원이기도 하고, 경영자면 경영자 집단, 노동자면 노동조합 구성원이기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결사체들이 시민 의사를 대표할 수 있어야 사회가 튼튼해지고, 삶의 수준도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 하나가 ‘집단 이기주의’라는 말을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다. 박 대표는 “어떤 결사체가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각 집단들이 정치를 통해 자기 이익을 관철시키려면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주장이 어떻게 사회 전체의 공적 이익과 연결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재래시장이 활성화 되면 왜 지역사회 전체에 이득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대형마트 규제 등을 얻어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정치적’이라는 말의 본래 의미 되찾아야

또 하나 필요한 것은, 바로 ‘정치적’이라는 말의 본래 의미를 되찾는 것이다. 앞에서 박 대표가 한, “지지하는 후보가 있으면 같이 지역구에서 명함도 돌려주라”는 말이나 “각 집단들이 정치를 통해 이익을 관철하려면” 등의 말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들에는 필연적으로 “정치적이네”, “저 사람 야심 있나보다”는 말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우리가 하는 싸움의 본질은 ‘정치적’이라는 말의 의미를 둘러싼 싸움”이라고 했다.

“정치라는 말은 출발부터 좋은 의미입니다. 불공정한 것을 공정하게 바꾸고자 하는 공적 개입을 정치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시민들은 정치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고 대표를 키워서 정치로 내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저 사람 정치적이야’ 라는 말로 차단하면, 원래 있던 정치인의 독무대만 될 뿐이고 정치를 통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박 대표는 대법관도 공무원도 개인으로서는 정치적 입장을 가질 수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거나, 시민단체도 정당과 같이 일하거나 스스로 정당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등 ‘정치적’이라는 말의 부정적 인식을 벗어나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한참 더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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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정치적인 건 괜찮은 거예요. 좋은 거예요!”

시종일관 차분하던 박 대표가 종내 이렇게 외쳤을 때는 듣던 사람들에게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아이러니 때문이다.

돌아보면 분명 낙관적인 전망이 많은 인터뷰였지만 상당한 무게감이 남는다. 숙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숙제가 주어진다는 데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 더 배워도 되고, 조금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숙제를 하다 보면 ‘놀라울 정도로 사회가 좋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보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갸웃거릴 사람들을 위해 박 대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전망 하나를 마지막으로 전했다.

“어떤 일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지나치게 한 목소리로 예측하는 건 거의 틀리게 돼 있어요. 어떻게든 낙관을 찾으려고 하면 불현 듯 이뤄지는 게 바로 정치의 매력입니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권하형 | 사진작가
영상 : 이윤섭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비디오 에디터

화, 2016/03/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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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

[caption id="attachment_157437" align="aligncenter" width="640"]ⓒ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caption]   부산 기장의 해수담수 공급 찬반 주민투표가 이번주 토,일(19,20) 이틀간 열립니다. 오늘도 기장의 엄마들이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며 열심히 거리를 누비고 있습니다.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한 물을 지키기 위해 많은 지역주민들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부산시민들의 주민투표 성사와 물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전국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7439" align="aligncenter" width="640"]멀쩡한 육지의 물을 놔두고서 저 바닷물을 먹으라고? 왜? 어째서?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 멀쩡한 육지의 물을 놔두고서 저 바닷물을 먹으라고? 왜? 어째서?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438" align="aligncenter" width="640"]우리 가족과 이웃이 마실 물, 안전한 물을 위해 엄마들이 나섰다.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 우리 가족과 이웃이 마실 물, 안전한 물을 위해 엄마들이 나섰다.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440" align="aligncenter" width="640"]주민들의 동의 없는 바닷물 공급이라니 절대 안돼!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 주민들의 동의 없는 바닷물 공급이라니 절대 안돼!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441" align="aligncenter" width="640"]군청의 비협조로 16개 투표소가 모두 야외에 마련되었다. 현수막도 붙이면 떼는 등 방해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투표대상은 총 6만여 명에 이른다.ⓒ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 군청의 비협조로 16개 투표소가 모두 야외에 마련되었다. 현수막도 붙이면 떼는 등 방해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투표대상은 총 6만여 명에 이른다.ⓒ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caption]   탈핵부산시민연대와 부산 YWCA가 부산19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기장해수담수 공급찬반 주민투표 관련 설문 결과에 따르면
  • 기장 해수담수 수빈투표가 실시되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가 84.7%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 주민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75.3%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보다 4.5배 이상 높았습니다.
  • 주민투표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응답자 1,142명의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에 반대하는 응답은 69.3%로 찬성 응답보다 약 2.8배 높았습니다.
  • 또한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은 57.1%로 찬성의견보다 약 2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기장 주민투표는 물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역사의 현장입니다. 기장 주민 스스로 공공재인 먹는 물을 투표를 통해 선택함으로써, 직접 민주주의의 실천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을 보장받는 사회적, 정치적 의미 뿐만 아니라 절차적이고 실질적인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기장 해수담수 주민투표의 목적과 의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 관련기사 바로가기  
목, 2016/03/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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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패권, 새누리당 고립으로 죽이자

영남 패권주의와 '더 많은 민주주의'

 

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지난 번 "호남이 세속화되어야 한다고?"라는 제목의 나의 '시민정치시평'(클릭)이 나가고 난 뒤 사회 연결망 서비스(SNS) 등에서 서로 상반되는 두 방향의 반응을 접했다.

 

내 글을 두고 '감동적'이라고 하는 적극적인 호응도 있었지만, 나더러 심지어 '싸이코패스' 같다고 하는 극언도 들었다. 그런 반응에 일일이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 양태가 지금의 야권 분열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하여 무척 씁쓸했다. 조금이나마 이 분열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자는 게 시평을 쓴 의도였는데, 외려 내 글이 그 분열을 증폭시키는 촉진제가 되지는 않았는지 걱정도 들었다. 

 

김욱과 윤종대의 내 글에 대한 반론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였다.(☞관련기사①: "선거 전엔 '호남 몰표'! 선거 후엔 '호남 없는 개혁'?", ☞관련기사 ②: "호남 타령 그만하고, 영남 너나 잘하세요!") 내 글에 대한 오독도 오독이지만, 조금은 격앙되어 보이는 감정적 반응도 깔린 듯해서 걱정스러웠다. 아무래도 내가 조금은 불분명하게 그리고 (본의는 아니었지만) 논의 대상이 되는 당사자분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글을 쓴 탓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나로서는 두 분을 포함한 당사자분들을 '서로 이견이 있는 친구' 사이로 여기고 싶은데, 혹시라도 이 근본 의도를 해치는 방향으로 이 논쟁이 진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우선 전한다.

 

물론 논의의 주제 자체가 매우 민감하긴 하다. 현실 정치적인 이해관계의 대립도 얽혀 있는 데다 흔히 '지역 (감정)'이라고 말해져 온 문제를 건드려서다. 많은 호남 사람들에겐 심지어 어떤 '한(恨)'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김욱이 이야기하는 '논리'의 차원에서만 논의를 전개하기는 어쩌면 원천적으로 불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더 나은 논증(이 가진 설득)의 힘'을 믿으면서 두 분의 비판에 답해보려 한다. 혹시라도 논의가 서로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방식이 되지 않도록, 두 분의 세세한 비판과 언급에 하나하나 답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내가 애초 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시 해 보려 한다. 

 

먼저 내가 이른바 '영남 패권주의'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두어야겠다. 나는 그것을 영남이라는 지역 기반 위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식의 선동과 그 '우리'에 속하지 않는 '남', 특히 호남 사람들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배제를 통해 사회적-정치적 이득을 누리려는 세력들의 한국적 인종주의 정도로 이해하고 싶다. 바로 새누리당을 이끌고 지지하는 세력들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다. 

 

나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이 못된 인종주의와 그것이 낳은 반인권적, 반민주적 현실을 극복해야만 그 인간적 미래가 있을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나아가 영남 출신 지식인으로서 이 이데올로기의 극복에 대한 모종의 사명감마저 가지고 있음도 밝혀둔다.

 

이런 출발점이 공유된다면, 두 사람과 나의 근본적인 이견은 이 영남 패권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있을 것이다. 내가 부정하고 비판하고 싶은 것은, 김욱이 "은폐된 투항적 영남 패권주의" 운운하던 대목과 또 그 영남 패권주의를 또 다른 종류의 지역주의적 인식 틀에서 바라보면서 극복하자는 제안이다. 

 

이에 대해서는 당장 왜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를 구분하지 않는가 또 왜 '서울'이라는 진짜 문제를 보지 못하는가 하는 정희준 식의 반문도 가능하겠지만(☞관련 기사 ③: "'친노'도 '영남 패권'도 없다! 문제는 '서울'!"), 나로서는 그런 접근이 무엇보다도 영남 패권주의 극복을 위한 어떤 방법론의 차이를 무슨 절대적 진영 차이로 실체화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아예 방법론으로서 적절한지도 묻고 싶다.

 

내 생각에 영남 패권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국의 민주 세력이 서로 연대하여 새누리당을 고립시키는 것뿐이다. 영남의 진보 개혁 세력은 그 세력대로 내부에서 새누리당 1당 지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영남 바깥에서도 모든 민주 세력이 그에 호응하여 손을 맞잡아야 한다. 

 

영남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데서 근본적으로 김욱의 인식을 공유하는 듯한 홍세화도 최근의 <한겨레> 기고에서 이런 길을 지지하며 이를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부화를 위해서 몸부림치는 병아리를 나오게 하기 위해 어미닭도 밖에서 함께 껍질을 깨야 하는 것이다. (☞관련 기사④ : 영남 패권주의와 민주주의의 퇴행)

 

그런데 김욱 등은 영남 패권주의를 극복하자면서도 지금까지의 연대를 파기하고 호남만의 길을 가자고 하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길은 새누리당의 고립이 아니라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임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내가 지난 글에서 호남에 대한 배신감 운운했던 것은 바로 이런 반(反)영남 패권주의 전선으로부터 호남의 일부가 이탈하려는 데 대한 우려의 표현이었다. 

 

다른 차원의 걱정도 있다. 김욱이라면 '지역주의 양비론'이라고 비판할 나의 제안은 규범적 수준에서 보면 지역적 차이와 갈등을 넘어 민주적-시민적 연대를 지향하는 민주 공화국의 이상 위에 서 있다. 이 이상에 따르면, 패권적이든 저항적이든(홍세화는 두 지역주의의 차이를 이렇게 구분한다) 차원은 달라도 원칙적으로 모든 종류의 배타적 지역주의나 지역 감정은 잘못이다. 

 

어떤 것이든 (서로 다른 지역 출신) 시민들 사이에 불신과 반작용을 불러일으키고 민주 공화국이 터해야 할 시민들 사이의 깊은 상호 존중과 연대의 기반을 해칠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호남의 세속화' 주장은 이런 이상의 추구(김욱이 '호남의 신성화'라고 이름 붙인 것은 바로 이것일 텐데)를 거부하자고 선동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것은 도대체 어떤 규범적 기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일까?

 

어쩌면 김욱과 윤종대는 사실은 영남 패권주의에 대해 나와는 전혀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그야말로 지역이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정치적 판단과 행동의 잣대이고 또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는 인식 위에서 호남 및 다른 지역들에 대해 절대적 지배를 행사하고 거기서 오는 이익을 누리려는 '단일 실체 영남 사람들'의 이데올로기 같은 것으로 말이다. 

 

바로 그래서 5.18이라는 '군부 독재 세력'의 극악무도한 만행을 정말이지 엉뚱하게도 '영남' 사람들의 패권적 행태로 치환해 버리고(이는, 사실관계도 의심스럽지만, 단적으로 '범주 오류'다), 또 그 군부 독재 세력과 그 정치적 후예인 새누리당에게 온갖 핍박을 받으며 반대해 온 사람들까지 영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은폐된 투항적 영남 패권주의자라고 공격하고 배척하는 것일 게다. 

 

지역이라는 것은 민족과 마찬가지로 어떤 '비자의적 귀속 집단'의 한 단위로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때때로 아주 중요한 정체성의 한 기반일 수 있다. 내가 볼 때 영남 패권주의는 사실은 (서울에 기반을 둔) 우리 사회의 기득권 세력 또는 (내 용어로 말하자면) '과두 특권 독점 세력'이 영남 지역민의 그와 같은 성찰되지 않은 자연적 경향성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데서 나온 것이라 해야 한다. 

 

어떤 정치적 구성 작용 없이는 그것은 아무런 실체가 될 수 없다. 김욱과 윤종대의 접근법은 혹시 이런 사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렇게 인위적-정치적으로 구성된 실체를 어떻게든 깨트리려 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대항적 지역주의를 정치적으로 구성해서 그것에 맞서자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그것은 결국 사실은 허깨비 같은 그 괴물을 더 강하게 만들 뿐일 텐데도 말이다.…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나는 이미 2004년 4.15 총선 이후 <한겨레>에 기고한 한 칼럼(☞관련 기사⑤ : 영남 지역주의의 본질과 상생의 정치)에서, 탄핵 역풍 속에서도 '박근혜 바람'과 더불어 당시의 한나라당이 재기하는 것을 보면서, 영남 지역주의를 이렇게 규정한 바 있다. 

 

"그 지역주의는, 박근혜 바람이 몰고 온 박정희의 생환에서 상징되듯,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천민적 근대화 과정에 대한 적극적인 동일시의 표현이다. '잘 살아 보세'말고는 다른 삶의 가치와 목적은 모르는, 그러나 어쨌든 바로 그런 선동 덕분에 이만큼이라도 살게 되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의 허위의식, 그들의 알량한 기득권에 대한 보호 본능, 말하자면 어떤 방어적 패권주의가 그 영남지역주의의 본질인 것이다." 

 

그렇다. 진짜 문제는 단순히 어떤 지역적 개념으로서의 '영남'이 아니다. 진짜 적은 "성장 지상주의와 사회 다윈주의, 천박한 물신숭배와 권력에 대한 속물적 맹목, 마초적 공동체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 중앙 집중주의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시와 모욕 등"(같은 칼럼)에 뿌리를 두고서 이 땅의 사회적 삶을 황폐화시키고 지금과 같은 민주주의의 퇴행을 주도하고 정당화하는 과두 특권 독점 세력의 헤게모니다. 영남이든 호남이든 또는 그 어디든 정치적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문화적 수준에서도 어떻게 이에 맞서는 민주적 대항 헤게모니를 세우고 관철할 것인지가 우리 모두의 진짜 과제여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목도되는 지역주의는, 그 기원이 무엇이든, 1987년에 수립된 우리 민주주의 체제의 어떤 한계가 악화시켜 온 정치적 병리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에서 출발했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지역주의로 극복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의 병폐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통해서 치유할 수 있다"는 서양의 격언을 빌려 말하자면, 그 병리는 호도된 지역주의의 강화가 아니라 단지 더 많은 민주주의를 통해서만 치유될 수 있다. 지역주의를 강화시키는 단순 다수결 소선거구제의 혁파 같은 제도적 수준의 개혁을 추구함은 물론이고, 일상적이고 문화적인 수준에서 삶의 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를 더 굳건히 하고 확대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단순히 호남에서 복수의 정당이 경쟁하게 한다는 식의 표피적 차원보다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지역적 생활 세계가 더 많은 인권, 더 많은 관용과 상호 존중의 문화, 더 많은 참여, 더 많은 시민적 연대, 더 많은 민주적 경제 같은 가치로 충만하게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내가 지난 글에서 호남의 '민주주의 부족'이 문제라고 했을 때, 그것은 호남이 그와 같은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한 결정적인 진지가 되기를 바란다는 내 희망을 다르게 표현한 것뿐이었다. 호남의 지금까지의 투표 경향도 어떤 지역주의적 몰표가 아니라 바로 이런 관점에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호남의 몰표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가령 더불어민주당의 제대로 된 진보성을 견인하거나 다른 진보 정당의 성장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게끔 말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야권 분열 과정은 이런 방향으로 향하고 있지 않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지금 무조건적인 단결과 통합만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야권의 분화를 무턱대고 반대하지도 않는다. 더불어민주당과 그 주도 세력이 지금까지 모든 면에서 잘했다는 이야기는 더 더욱 아니다. 여기서 자세히 논의할 수 없기에, 내가 이 당에 대한 아주 신랄한 비판자이기도 하다는 점만 분명히 해 둔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야권 분열 과정에서 그 주체들이 더 많은 민주주의에 대한 지향은 고사하고 기초적인 민주적 가치에 대한 헌신이나 당적 규율과 민주적 절차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존중해야 할 많은 호남인들의 지역에 대한 선의의 애착을 몇몇 지도자들의 정치적 야심을 은폐하기 위해 이용하면서 우리의 민주공화국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분열은 말하자면 보수적 분열인데다, 호남을 넘어서 결과적으로 전국적인 수준에서 새누리당만 이롭게 할 것이다.

 

지금 와서 분열을 다시 봉합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분열이 이제라도 호남 수준에서든 나라 전체의 수준에서든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호남 지역의 맹주 자리 따위가 아니라 과두 특권 독점 세력의 제대로 된 격퇴를 두고 경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두 당과 지지자들이 서로에 대한 불필요한 적대와 혐오 때문에 우리의 민주공화국을 위협하는 진짜 적을 이롭게 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소한 호남 바깥 지역에서는 반새누리당 연대를 반드시 이뤄내야 할 것이다. 필요하면 선거 제도 개편을 매개로 삼아도 괜찮겠다. 양당의 지지자도 이런 연대의 필요와 당위를 명심하면서 그 방향으로 지도자들을 압박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를 끝까지 잃지 말았으면 한다. 이 논쟁이 그렇게 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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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월, 2016/02/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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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을 그대로! 케이블카 계획을 철회하라" ⓒ함께사는길 이성수

산을 지키고 강을 복원하고 탈핵의 길로

2016 kfem 3대 중점사업

[caption id="attachment_155776" align="aligncenter" width="620"]영덕군 신규 핵발전소 부지 ⓒ함께사는길 이성수 영덕군 신규 핵발전소 부지 ⓒ함께사는길 이성수[/caption]   총선이 있는 해입니다. 총선 결과가 다음 대선의 향배를 가를 거란 전망도 무성합니다. 두 선거의 핵심의제가 여전히 ‘경제’인 것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수출주도 경제체제인 한국경제가 활력을 잃었기 때문이고, 그보다 근본적으로 한국경제가 더 이상 과거의 성장세를 잃고 ‘저성장체제’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는 서비스업 비중이나 에너지생산성의 수준으로 볼 때 다른 경제개발협력기구들과는 달리 산업구조적인 약점이 있어서 저성장체제 환경에서 불리합니다. 에너지다소비업종인 중화학기계, 전자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졌기 때문이고 수출 성과가 경제 실적으로 직결되는 구조인데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반격 사이에 끼이게 되자 수출로도 활로를 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과 자본이 활로로 잡은 것은 국내의 다른 경제 주체와 자원을 약탈적으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다른 경제 주체란 노동자 서민(블루나 화이트를 막론한 피고용 노동자와 군소 개인사업자)들입니다. ‘아비를 해고해 아들을 고용하겠다.’는 노동개악을 무슨 경제 개혁이나 되는 듯이 주장하고,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놓는 일을 장애인 복지 정책으로 포장하는 것도 모자라, 보존해야 할 산악과 해안지대를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일을 경제 살리기로 분칠하는 게 바로 그런 정책들입니다. 이는 사회권력이 약한 내국자들과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자연을 식민지로 삼아 수탈하는 정책들입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자본과 기업들이 권력을 동원해 늘 하던 일이 또한 그런 일입니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시도를 기술과 자본운용 부문에서 찾기보다 노동비용을 깎고 자연 자원을 약탈적으로 이용하는 것에서 찾는 일은 신자유주의가 일반화된 기업국가, 한국에서는 너무나 흔해서 국민들도 지레 ‘그러려니!’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를 비판하는 시민행동이 적거나 작지 않습니다. 2015년 11~12월이 민중대회가 연속해서 열려 역사를 사유화하려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위시해 노동 의제, 케이블카를 비롯한 자연환경 의제들이 시민행동의 주요 슬로건이 됐습니다. 정권을 향한 ‘손팔매질’이 거세지지만 종편, 지상파, 수구 신문들을 묶은 보수 매체 연대와 공권력은 행동하는 시민들을 섬으로 만드는 전략을 밀어붙이고 무차별적인 검거와 벌금으로 자발적인 시민행동을 뒷단도리하면서 비민주적인 국가운영을 오히려 정상적인 것으로 윤색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리한 국가운영은 단기적으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양대 선거 이후 한국 사회를 기득권 집단의 영구 이권 추구 구조로 확실히 바꾸려는 기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민참여 민주주의와 자연이 주권자의 한 축이 되는 생태 민주주의의 싹이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4월 13일 총선까지 전면적인 총선공간으로 진입해 들어갈 것입니다. 이미 정부여당이 풀어놓기 시작한 총선용 선심정책들은 자칫 전력 과소비를 부추길지도 모르는 ‘전통시장 전기세 보조’부터 지난해 가뭄을 틈탄 4대강사업의 후속인 지류 정비사업 등 ‘대형 토건사업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환경연합은 기업과 자본이 행정력을 동원해 국민경제와 서민생활은 물론 자연까지 사유화하려는 이런 시도에 대항하기 위해 2016년 3가지 중점사업을 선정했습니다. △신규 원전 백지화 △국토 난개발 저지 △4대강 복원을 선정하고 대의원총회에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신규원전을 막아 핵 없는 사회로!

환경연합은 2015년의 활동력을 우선적으로 영덕과 삼척의 신규 원전을 막는 데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의 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2035년까지 현재 23퍼센트인 원전 비중(설비용량 기준)을 29퍼센트로 끌어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기존에 건설하는 중이거나, 계획중인 11기의 원전 말고도 7기가와트(GW) 용량의 원전을 신규로 추가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에 따라 2029년까지 시행될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7GW 가운데 3GW에 해당하는 원전 2기를 삼척이나 영덕에 건설하겠다고 밝히고 2018년 발전사업 허가가 나는 때에 맞춰 최종 부지를 확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원전 후보지는 이미 주민투표를 통해 85퍼센트와 91퍼센트라는 놀라운 비율로 원전 유치를 반대함으로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주민들의 이런 명백한 의사표시를 무시하고 2018년까지 일차로 두 지역을 ‘원전 유배지’로 고립시키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2018년 이후 이들 지역에서는 원전 유치 찬반을 두고 또 다시 지역이 분열될 상황이 재현될 게 뻔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5777" align="aligncenter" width="620"]영덕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 개표 결과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결과를 받아든 주민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영덕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 개표 결과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결과를 받아든 주민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caption]   영덕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이미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건설이 확정된 신고리7·8호기를 고리가 아닌 영덕으로 옮기겠다고 합니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신규 2기가 삼척보다 영덕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마당이라, 영덕에는 4기의 신규 원전이 2029년까지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 것입니다. 더더욱 문제인 것은 실질적으로 고준위핵폐기물처분장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핵재처리연구시설 등을 위시한 핵클러스터 또한 영덕을 중심으로 부지를 압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29년까지 적정 전력예비율을 22퍼센트로 유지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비율을 지키려면 2029년 전에 1, 2차 운영허가가 만료되는 기존 원전 9기(7600MW)가 모두 계속운전, 즉 수명을 연장해야 합니다. 이 9기 가운데는 고리1호기 폐쇄 결정 이후 최대의 탈핵 현안인 ‘가장 위험하고 낡은 핵발전소’인 월성1호기도 포함돼 있습니다. 2035년까지 기존의 운영, 건설, 계획 중인 원전은 36GW에 달하고 여기에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의해 새로 추가한다는 7GW를 합하면 우리나라 원전설비와 총 기수는 현재의 2배 가량인 43GW에 39~41기에 이르게 되고 이에 따라 발전량도 35~40퍼센트로 높아지게 됩니다. 완전한 핵의 사슬에 묶이는 초고밀도 원전국가의 묵시록적 미래가 예상되는 것입니다. 환경연합은 △영덕·삼척 신규원전 백지화 운동 △20대 총선대응(탈핵후보선정 및 지지)운동 △체르노빌 사고 30주기 사업 △월성1호기 수명연장 무효 소송 △고리1호기 조기 폐쇄 캠페인을 벌여나감으로써 ‘원전국가를 향해 가는 한국사회의 방향을 탈핵 한국으로 전환하는 국민적인 탈핵행동을 조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탈핵운동사의 처음부터 오늘까지 환경연합의 활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2016 환경연합 3대 중점사업의 첫 자리에 신규 원전 저지운동을 선정하고 탈핵 한국의 방패가 되겠다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국토난개발 정책들, 고삐를 죄라!

2013년 5월 1일 이후 현재까지 박근혜정부는 7차에 걸친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1~2차 투자대책의 핵심은 ‘규제완화’였습니다. 산업시설의 입지 규제, 인허가 절차 간편화, 진입 규제·환경규제·산지규제 등을 완화 또는 철폐한다는 것입니다. 3차 투자대책은 친환경 관광호텔, 국제 테마파크, 도시 첨단산업단지 확충이 핵심이었고 또한 이를 위해 환경규제 완화, 환경영향평가제도 간소화가 뒤따랐습니다. 생활세계를 위협하는 화학물질 관리를 엄격하게 하기는커녕 역으로 기업 편의를 위해 관련법을 약화시켰고 이를 화학물질안전관리협의체라는 역할과 기능만 방대할 뿐 실행력이 약한 조직을 만들어 역할을 하게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5775" align="aligncenter" width="620"]"설악산을 그대로! 케이블카 계획을 철회하라" ⓒ함께사는길 이성수 "설악산을 그대로! 케이블카 계획을 철회하라" ⓒ함께사는길 이성수[/caption]   4차 투자대책의 핵심은 ‘유망서비스 산업’ 육성이었습니다.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허용, 해외 진출 촉진, 해외 기관과의 합작 진출 허용 등 기업이 주인인 의료기관과 사학재단이 주인인 학교의 편에 선 ‘의료와 교육서비스 산업 육성책’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5차 투자대책은 ‘지역주도 발전전략’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개발제한지구 규제 합리화, 산지규제 완화, 도시 첨단산업단지 추가 지정, 투자선도지구 신설 등 기존의 환경보호 관련법에 저촉되는 대대적인 국토개발사업들에 힘을 실어주는 대책을 쏟아냈습니다. 6차 투자대책 ‘유망서비스 산업육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금융과 물류에 대한 투자대책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1월 19일, 7차 투자대책이 나왔습니다. 7차 대책은 ‘관광인프라와 기업혁신’이란 슬로건 아래 이미 나온 규제 완화 정책을 관광 쪽에서 극단적으로 밀어부쳤습니다. 관광호텔과 케이블카를 국립공원에 세울 수 있도록 하고, 해외 자본이 주축이 된 카지노를 허가하고, 해안경관 개발을 핑계로 연안을 고도로 수탈하는 관광 인프라 개발용 대책이었습니다. 1~7차에 이르는 투자대책에 나타난 주요 환경 관련 규제 완화를 보면, 토지인허가 절차 간소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해제와 이용 제한의 무력화, 산지 개발행위 편의성 증대, 환경연향평가절차 간편화, 해안 경관지대 개발규제 해제 및 완화 등등 온통 국토환경을 해치는 것들입니다. 기본적으로 환경규제는 규제가 아니라 국토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고 경관적 가치를 키우는 보호법입니다. 이를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로 이해하는 기업과 자본의 ‘해제와 완화’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투자대책들에서 나타난 환경 위해성 규제 완화 대책들입니다. 케이블카로 뒤덮이는 한반도(월간 함께사는길) 그 결과, OECD평균인 16퍼센트에도 못 미치고 전국토의 6.6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개발 불가지역인 국립공원까지 케이블카를 세우고 관광호텔을 건설할 수 있게 하고, 해안경관을 관광용으로 개발하는 일을 지원하기 위해 해양관광진흥지구 지정을 도모하여 대통령령으로 ‘건축물과 시설의 용도와 종류, 규모를 제한하는 사항’을 완화하는 법률 개정을 시도하고, 30만 제곱미터 이하 규모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을 지자체에 부여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토 전역을 난개발 공사판으로 만드는 새로운 개발연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장기적인 국토관리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제 살리기 미명 아래 정치적인 이해타산을 앞세운 대책이라는 게 결정적인 문제점입니다. 환경연합은 △산악관광진흥법 및 해안관광진흥지구 지정 저지 △자연공원법 개정운동(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금지) △보호지역 지정 운동 △총선 난개발 계획 감시활동을 통해 자연을 약탈하려는 개발동맹의 시도를 막기 위한 활동을 연중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4대강 지류정비사업 막고 4대강 복원으로!

전 정권이 저지르고 현 정권이 한 삽 더 뜨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가예산으로도 모자라 수자원공사에서 8조 원을 끌어와 완공한 4대강사업은 완공 이전부터 생태계 변화와 수질 오염이 시작됐습니다. 완공 이후 매년 강마다 녹조가 피어나고 물고기 떼죽음이 잇따르고 있으며, 4대강 곳곳에서 큰빗이끼벌레들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내걸었던 홍수 조절과 가뭄 대비용이라는 것이 완전히 허구이며 홍수와 가뭄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것이 2015년 가뭄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수심을 6미터나 되도록 강바닥을 파내고 담아놓은 물들이 녹조에 섞어가지만, 그 한 방울의 물도 말라비틀어지는 바로 옆의 논에 댈 수 없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5774" align="aligncenter" width="620"]4대강사업 전 낙동강 ⓒ함께사는길 이성수 4대강사업 전 낙동강 ⓒ함께사는길 이성수[/caption]   4대강사업과 관련해 현 정부는 ‘이명박근혜정부’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여전히 4대강사업을 성공한 사업으로 강변하면서 환경연합이 제기한 4대강사업의 불법과 탈법을 심판하는 재판들에 대해 2015년 대법원을 통해 족족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려 4대강사업 추진에 정부의 과오와 죄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4대강사업이 불러온 환경재앙이 일 년 내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현실 속에서도 말입니다. 이명박근혜정부는 한 술 더 떠 4대강사업이 본류만 공사를 해서 홍수 조절과 가뭄 대응력이 떨어진다며 4대강의 지류들에서도 정비사업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4대강을 죽인 것으로도 모자라 그 강들의 지류까지 망치겠다는 것입니다. 4대강 본류를 직강화하고 강바닥을 긁어내고 16개 대형댐으로 호수로 만들어버린 강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강의 지류에서도 벌어진다면 강은 다시 재기하지 못합니다. 뿌리가 썩어버린 나무가 살 수 없듯이 강들의 에코뱅크(수원)가 죽으면 강의 자연성 회복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환경연합은 2015년을 통해 △4대강 사업 상시모니터링 △4대강 찬동인명록 발행 △하굿둑 철거 운동 △좋은 수돗물 만들고 마시기 캠페인을 벌여나감으로써 4대강사업으로 인해 망가진 4대강의 자연성을 다시 복원할 토대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습니다. 4대강사업은 여전히 연간 1조 원이 넘는 국고가 투입되는 영원히 끝나지 않고 강을 해치는 사업입니다. 보를 헐어 강물이 자유로이 흐르는 날까지 4대강 복원운동이 계속돼야 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일가가 전국적으로 소유한 토지의 시가총액이 23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보를 헐고 강의 옛 모습을 되살리는 데는 단지 2조 원이 필요할 뿐입니다. 국고는 바르게 사용되어야 합니다. 4대강사업 유지관리와 더 심각한 강 파괴인 4대강 지류정비사업에 국고를 낭비할 게 아니라 4대강 복원에 쓰여야 합니다.

글:함께사는길 박현철 편집주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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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1/2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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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집회시위 특별보고관에 장소제한에 의한 집회의 자유 침해 의견서 제출

청와대, 국회 앞 등 절대적 집회 금지 구역과 교통혼잡 우려 이유로 주요도시 주요도로에서의 집회 금지 문제 지적

 

참여연대가 오늘(1월 26일) 유엔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Special Rapporteur on the rights to freedom of peaceful assembly and of association) 마이나 키아이 유엔특보(Mr. Maina Kiai, 이하 마이나 키아이 유엔특보)에게 장소제한에 대한 집시법 규정의 현황과 사례를 지적하고 절대적 집회 금지구역폐지와 집회․시위를 금지할 수 있는 주요도시 주요도로 지정의 축소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평화적 집회는 어떠한 경우에도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와 유엔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1조에서 명시한 기본권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온전하게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우리의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은 장소제한, 시간제한, 방법제한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헌법상 권리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참여연대는 1월 20일부터 29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하고 있는 마이나 키아이 유엔특보에게 한국의 집회시위의 자유가 집시법 상의‘장소제한’규정에 의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다. 

 

참여연대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 근거로 ▼집시법 제11조1호(절대적 금지구역 설정)  ▼ 집시법 제12조 (주요도로 인근 집회 금지)를 꼽았다. 아래는 이들 조항에 근거한 집회의 자유 침해 사례들이다. 

 

 ① 2015년 4월 28일 법원과 인접한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개최한 박 모씨는 집시법11조의 1호를 위반했다며 유죄 선고받음.
 ② 2011년 1월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은 국회 앞에서 개최된 한미 FTA국회 비준 반대 집회에 참석하였다가 집시법 제11조1호 등 위반으로 벌금 250만원 선고받음.
 ③ 2016년 1월 한국정부와 일본 아베총리의 위안부 관련 발표에 항의하며 일본 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매일 밤 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는  대학생 8명을 경찰이 소환함 (이상 집시법제11조1호).

 ① 2013년 6월 참여연대는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반대 문화제를 열기 위해 집회 신고함. 관할인 종로경찰서는 교통 방해를 우려해 금지통고를 함.
 ② 2015년 12월 서울 대학로에서 농민단체 등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물포를 맞고 위중한 백남기농민의 쾌유를 비는 집회를 개최하고자 하였으나 경찰은 주요도로이고 또 폭력이 우려된다며 집회를 불허함. (이상 집시법 제12조)

 

집회의 자유는 집회의 시간, 장소, 방법과 목적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포함한다. 특히 집회를 어디서 개최하느냐는 집회의 성과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이다.  따라서 자신이 계획한 집회를 '어떤 장소에서' 할 것인가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만 집회의 자유가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집시법은 집회개최의 전면금지 장소를 두고 있거나, 주요도로라는 모호한 규정에 근거하여 집회를 제한한다.  다른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정당화되지 않는 한 집회장소를 항의의 대상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은 헌법상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유엔특보에게 한국의 이 같은 집회시위의 실상과 적어도 집회와 시위의 전면적 금지 구역 폐지 및 교통소통을 이유로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는 주요도시 주요도로의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 참고 - 집시법 관련 조항

제11조 (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 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2. 대통령 관저(官邸),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3. 국무총리 공관. 다만, 행진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4.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 숙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 해당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의 숙소를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
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다.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하는 경우

제12조 (교통 소통을 위한 제한) ① 관할경찰관서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 교통 소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이를 금지하거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다( 서울시 주요도로 △세종대로-한강대로 △경인로-여의대로-마포대로-종로-왕산로-망우로 △하늘길-공항대로-성산로-율곡로-장충단로 등 16개 도로)

 

 

유엔 특보에게 전달하는 의견서(국문)

유엔 특보에게 전달하는 의견서(영문)

화, 2016/01/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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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과도한 신원정보 수집 경찰관에 대한 참여연대의 문책 요구에 문제없음 답변해 와 


서울경찰청이 어제(1/19) 집회 참가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한 경찰관의 행위가 특별히‘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는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소장 장유식 변호사)가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찰폭력을 증언한 집회참가자를 ‘간첩 등 보안사범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경찰청 보안대 소속 경찰이 제작진에 신원정보를 요구한 것이 직권남용이므로 엄중문책할 것을 요구한 민원의 회신으로  답변한 내용이다. 하지만, 경찰권은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인 바, 단순히 집회에 참석했다는 사유만으로 신원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정당한 업무범위로 보기 어렵다. 경찰의 이 같은 태도는 지극히 수사편의적이고 반헌법적인 발상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11월 19일 강신명 경찰청장에 ▷신원정보 담당 경찰관 문책과 그 책임자인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의 책임 추궁, ▷집회참가자 정보수집 경위 조사 및 결과 공개, ▷집회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전방위적인 정보수집 중단 등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은, 당시 해당경찰관은 보안수사 목적이 아니라 11.14 민중총궐기대회 관련 수사본부에 편성되어 수사본부일원으로 근무하면서 참석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자 했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묵살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②의“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남용되어서는 아니 된다.”에 따르더라도 여전히 해당 경찰관의 행위는 직권범위를 벗어난다. 집회에 단순히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 신원조회 대상이 된다면 시민들은 집회참석을 꺼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경찰은 전국에 수사본부를 차리고 11.14 집회 참가자 1531명을 대상으로 수사 중이라며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이중에는 집회에 참가하지 않았는데도 소환장이 왔다는 시민들도 있다. 

 

다중에 대한 위력의 행사인 집회에 어쩔 수 없이 의존해야 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수사대상이 될 것을 각오하지 않고는 헌법적 권리인 집회의 자유마저 행사할 수 없다면 제대로 된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적법한 직무범위를 벗어난 경찰의 집회참가자들에 대한 신원정보 수집은 즉각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수, 2016/01/2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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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기에 앞서: 한심한 통일부의 대북인식을 질타하며

필자는 이미 2021년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생략을 예측했고, 그래서 <통일뉴스>에 기고할 목적으로 하루 전날인 2020년 12월 31일에 원고를 미리 써놨고, 이걸 ‘예측: 2021년 북 신년사를 대체한 제8차 당 대회’라는 제목의 분석글을 기고한 바 있다.(<통일뉴스>, 2021.1.1.)

아니나 다를까 북은 2021년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대신, 김정은 위원장은 “위대한 인민 받드는 충심 변함없을 것 다시금 맹세”라는 내용을 중핵으로 하는 ‘전체 인민에게 보내는 친필 서한’형식의 새해인사를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필서한 <출처: 로동신문>

이를 두고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남측 사회에서 일어났다. 다름아닌, 통일부가 2021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1년 새해를 맞아 주민들에게 공개한 친필서한을 두고 “김정은 위원장 집권 2012년 이후 전 인민을 대상으로 발표한 첫 친필 서한 형태의 ‘신년사'”라며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첫 사례라면서 “이례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친필 서한도 ‘신년사’라고 판단한다, 했다.

참으로 수준 낮은, 아니 한심한 통일부이다. ‘새해인사’와 ‘신년사’가 어떻게 갔단 말인가?

말 그대로 새해인사는 최고지도자가 인민들에게 새해를 맞아 보내는 덕담인사이다. 단지, 그 덕담의 내용과 수위가 우리 자본주의 사고방식으로는 수용하기 좀 어려운 정치적 행위의 연장이기 때문에 그렇게 오해할 수는 있어도, 새해인사는 새해인사 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신년사는 새해인사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수준의 문제이다. 최고지도자의 한 해 국정운영 철학과 국정운영 목표, 방식 등에 대한 계획을 당과 인민에 총화발표하고, 이를 당이 중심되어 군중적으로 조직동원하기 위한, 즉 한 해 북이 나아가가야 할 좌표방향과 목표에 대해 북 사회전체가 공유하고 결의하는 내용과 형식으로 집중된 고도의 정치행위이다.

바로 그 행위를 김정은 위원장이 생략하고, 시기적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제8차 당 대회(2021.1.5.개막)를 통해 대체한 것이다. 그러니 새해인사와 신년사와는 전혀 다른 층위의 차원문제이다.

어쨌든 그래놓고 기억을 되돌려보자. 북은 이미 지난해 8월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열에 제8차 당 대회를 2021년 1월에 개최할 것을 예고했고, 또 12월 29일에는 제7기 제 22차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제8차 당 대회를 2021년 1월 초순에 개최할 것을 최종 결정함에 따라 정권수립 이후 아주 이례적인 예외 없이는 곧잘 지속되어왔던 최고지도자의 신년사가 생략될 것임을 미리 예고했었다.

유추하면 다음과 같다. 북도 여느 사회주의국가처럼 당 우위의 국가체제이다. 그러면서도 수령의 절대권한이 보장되는 수령중심의 체제이기도 하다. 바로 이 두 의미가 교집합되면 1월 초에 개최될 당 대회, 그것도 당의 최고의사결정 단위인 당 대회에서 그 조직의 최고지도자가, 그것도 ‘유일’최고지도자가 자신의 국정철학과 국정운용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체제원리적으로도 맞다.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가 5일 오전 평양에서 개막되었다. <출처: 노동신문>

 

2. 제8차 당 대회 소집목적에 대한 간략한 고찰

제8차 당 대회 소집목적이 어디 있느냐는 <조선중통신>이 보도한 1월 6일 자 기사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통신은 그 소집목적을 공개했는데, 이로부터 이번 제8차 당 대회가 어떤 목적을 갖고 개최하려 했는지에 대해 충분히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고조기, 장엄한 격변기가 도래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당중앙위원회의 사업을 전면적으로 엄중히 총화하고 사회주의 위업의 보다 큰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정확한 투쟁방향과 임무를 명백히 재확정하며 실제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8번째로 되는 당대회를 소집했다.”

분석하면 첫째, ‘새로운 고조기’는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전진하는 북의 향후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름하여 사회주의완전승리노선의 ver.2이다.

둘째, ‘장엄한 격변기’는 미국과의 판가리싸움에서 결정적 승리국면을 반드시 열어제끼겠다는 의미가 있다.

셋째, ‘사회주의 위업의 보다 큰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정확한 투쟁방향과 임무를 명백히 재확정하며’에서 확인받는 것은 자강력제일주의와 정면돌파전에 기초한 자체의 힘, 주체역량강화에 기반 한 전략노선이 채택된다는 의미를 함의한다.

넷째, ‘실질적인 개선대책’에서 확인받는 것은 사회주의제도와 질서를 ‘개건’과 ‘개선’을 통해 보다 우리 식(주체)사회주의제도를 더 확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고했고, 그 모습은 수령-당-대중의 혼연일체에 있다.(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 구현과 당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무장된 혁명적 당으로 질적 전환을 내 오는 것, 그리고 수령의 절대성이 더 공고화 되는 방향으로의 정립이다.)

 

3. 총론적 분석: 사업총화보고와 결정서 중심으로

내용적으로는 대략 4가지 방향으로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북 언론보도가 이를 증거 해주는데 △첫째,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둘째, 조선로동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셋째, 조선로동당규약개정에 대하여 △그리고 마지막 의제가 조선로동당 중앙지도기관 선거부분, 그렇게 4가지 의제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이후 북의 국정운영 방향과 좌표 관련해 핵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내용은 뭐니 뭐니 해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A4용지 20여장 분량에 해당되는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이하,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로 약칭, 정식 보고명칭은 ‘우리 식 사회주의건설을 새 승리에로 인도하는 위대한 투쟁강령’이다.)이다. 12일 폐막 때 채택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한 결론’ 부분도 매우 중요한 분석 자료이다.

해서 이 두 부분을 and적으로 조합하면 지난 제7차 당 대회 분석이 어떻게 심층분석 총화됐고, 향후 5년간 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총적과제가 집대성된다. 5년간의 국정운영 방침결정서가 그렇게 수립되는 것이다.

참고로 이번 당 대회도 일반적으로 당 대회가 개최되면 최종적으로는 결정서 채택을 끝으로 폐막되는 그런 경로를 그대로 따랐다. 대회 기간이 좀 길어지면서(역대 두 번째로 긴 대회, 1/5 ~ 1/12) 한때는 결정서 채택없이 끝날 수도 있겠다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그 예외를 북은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문제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기간 사업총화보고를 했는데도, 그에 대한 결정서 채택이 없다?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북 체제의 특성 간과이다. 결과, 이번 제8차 당 대회도 김정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와 결정서 채택중심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한 치의 어그러짐도 없는 북의 생각과 의도, 국정운영방향을 알 수 있다.

틀은 다음과 같다.

제1부: 제8차 당 대회 총론분석: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3대 이념으로 무장되다

제2부: 제8차 당 대회 대내관계 분석: 정면돌파전과 사회주의완전승리노선에 대한 이해

제3부: 제8차 당 대회 대외관계 분석: 북미, 남북관계 전망을 중심으로

이 중 이 글은 우선 그 첫 번째, ‘제8차 당 대회 총론분석: ‘위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3대 이념으로 무장되다‘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시작해 보자. 총론분석 그 첫째, 북은 이번 제8차 당 대회가 갖는 의미에 자신들의 현 단계 혁명발전단계 성격규정을 명확히 했다. 어떻게? 혁명의 ‘정착기(김일성시대)’를 거쳐 ‘과도기(김정일시대)’가 끝나고, 김정은시대에 들어와서는 자신들의 혁명발전단계가 ‘계승기와 발전기’ 단계로 진입했음을 공식 선언했다.

우리 당과 혁명발전에서 중대한 정치적 사변(강조, 필자)으로 되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는”에서 확인받듯이 이번 제8차 당 대회 개최를 ’정치적 사변‘으로 성격 규정해 북의 사회주의 혁명발전단계가 ’계승기와 발전기‘단계에 진입했음을 알려 내었다.

구체적 뒷받침은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는 조성된 대내외형세하에서 우리의 전진을 저애하는 주객관적 요인들과 심중한 결함들을 인정하고 당과 국가사업전반을 혁신하며 사회주의위업을 승리의 다음단계로 이행시키는데서(강조, 필자) 나서는 명확한 투쟁과업과 방도들을 밝힌 위대한 실천강령이다.” 이어 “전투적 기치이며 주체위업의 력사적뿌리와 오늘, 미래를 굳건히 이어주는 혁명적 문헌으로 된다.”고 성격 규정한데서도 그 의미가 찾아진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제8차 당 대회에서 보고된 사업총화가 1월 12일 채택된 결정서(정식명칭: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한 결론)에서는 자신들의 혁명단계를 “혁명과 건설의 새로운 고조기, 격변기를 열여놓기 위한(강조, 필자)”단계로 성격 규정했다. 그렇게 북의 사회주의가 사회주의완전승리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 주객관적 조건이 되었음을 사회과학적 용어로 정립해내었다.

총론분석 그 둘째, 사회주의완전승리노선을 본격적으로 가동시킬 수 있는 물적·정치사상적 토대가 확고히 구축되었음을 선언하였고, 이를 5개년 국가발전계획 목표완성과 연동시켜 내었다. 그 대강으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기본종자,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강조, 필자)”임을 분명히 했다. 방침으로는 “현 단계에서 우리 당의 경제전략은 정비전략, 보강전략으로서 경제사업체계와 부문들사이의 유기적련계를 복구정비하고 자립적토대를 다지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여 우리 경제를 그 어떤 외부적영향에도 흔들림없이 원활하게 운영되는(강조, 필자)”원리의 천명이다.

이미 이 기본원리는 제7차 사업총화보고에서 확인된다. “현 단계에서의 조선혁명의 진로를 명시한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보고의 진수는 우리자체의 힘, 주체적력량을 백방으로 강화하여(강조, 필자) 현존하는 위협과 도전들을 과감히 돌파하고 우리 식 사회주의건설에서 새로운 비약을을 일으키며”로 정의 된데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이번 결정서를 통해서 “사회주의건설의 주체적 힘, 내적동력을 비상히 증대시켜(강조, 필자) 모든 분야에서 위대한 새 승리를 이룩해 나가자는 것이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의 기본사상, 기본정신입니다.(강조, 필자)”로 정식화 되었다.

▶총론분석 그 셋째, 이번 제8차 당 대회를 거쳐 확립된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또한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가 북의 사회주의 기본정치방식으로 정식화되었다는 점이다. 달리는 김정은식 통치스타일이 확정되어졌음과 같다. 이는 통상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스타일을 ‘선군정치’로 규정했다면, 이번 제8차 당 대회를 거치고, 규약 개정전문이 발표되지 않아 그 내용 속속들이는 알 수 없으나, 일부 공개된 당 규약 서문확정을 통해 드러난 김정은식 통치스타일은 분명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이다.

당 규약 서문 표현은 이렇다. “우리 국가의 지위와 국력이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승리에서 더 큰 승리를 향하여 힘차게 전진하고 있는 혁명발전의 요구를 반영하여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사회주의 기본정치방식으로 정식화(강조, 필자)하였다.” 그 근본정신에 ‘모든 것을 인민을 위하여, 모든 것을 인민대중에게 의거하여!’라는 기치가 있고, 이를 김정은 총비서는 사업총화보고에서 “정세가 아무리 엄혹하고 난관이 중첩되어도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철저히 구현하면 불리한 모든 요인들을 능히 극복하고, 방대한 과제들을 용이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정치방식으로 정식화하였다.

북은 그렇게 ‘선군정치’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방식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맞이했다. ‘군대이자 당이고 국가이며 인민’이라며 군대중시의 선군정치와는 달리 이번 당 대회에서 “인민군대가 참다운 인민의 군대라는 사명과 본분(강조, 필자)을 다하라”고 주문하면서 2020년도 여름 태풍과 홍수 피해를 당한 인민들을 위해 군인과 평양 핵심 당원들을 피해 복구 지역에 파견한 것은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구현의 대표적인 사례이자, 당과 군대의 존재 이유를 인민에 대한 헌신복무에 찾아야 한다는 진리를 실천적으로 입증해 주었다.

▶총론분석 그 넷째, 이번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드러난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등 대외관계 부문은 기존 형제국들과는 친선과 우호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면서도 미국을 대하는 방식으로는 핵무력 강화발전노선에 근거한 대북적대정책을 분쇄하고, 조국의 자주적 통일방향을 명확히 하였다. 증명하면 제8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 “대외정치활동을 우리 혁명발전의 기본 장애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 한다.” 고 못 박고, 그 방도도 “국가핵무력건설대업을 완성(강조, 필자)하는것은 우리가 리상하는 강력한 사회주의국가건설행정에서 반드시 선차적으로 점령해야 할 전략적이며 지배적 고지”임을 분명히 밝혀 핵무장력 강화발전을 통해 미국을 제압하겠다는 의지가 보다 분명해졌다. 연장선상에서 미국을 상대하는 기본원칙이 ‘강대강, 선대선’의 대미정책이 수립되었다. 해서 향후 북의 대미전략은 일관되게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철회에 기본방점이 찍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으로 나아가는 프로세스가 확립될 것이다.

이를 남북관계와 연동하면 총화보고문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듯이 “남조선당국이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을 엄정관리하고 근원적으로 제거해버릴 때(강조, 필자) 비로소 공고한 신뢰와 화해에 기초한 북남관계개선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임을 분명히 해 남측당국(현, 문재인 정부)이 민족자주와 자결의 정신으로 되돌아오지 않는 한, 구체적으로는 4.27판문점공동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의 약속이행이 담보되지 않는 한 남북관계 진전없음은 보다 확실해졌다.(※그런데도 문 대통령의 신년사와 이인영의 통일부는 여전히 방역과 인도적 지원문제 등에 집착하는 ‘작은교역’에 매달리고 있다. 참으로 번지수 잘 못 짚었다.) 달리 표현은 북이 미국과의 적대관계 청산을 기본핵으로 해 남북문제를 해결해가겠다는 전략구사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당분간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소강국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총론분석 그 다섯째, 통상 각급 당 체계를 중심으로 총화분석이 이뤄지던 특성과 절차대신, 이번 제8차 당 대회는 개최이전 4개월 전부터 당 중앙위원회에 비상설 중앙검열위원회를 구성하고 ‘요해사업 소조’를 각 도와 성, 중앙기관들에 파견하여 진행한 특성이 있다.(이름하여 ‘총결기간’으로 표현됨.) 아마도 이는 2020년 8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을 주관하면서 제8차 당 대회에서 결정될 5개년 국가발전계획과 관련해 제 7차 당 대회 결정사항인 5개년 국가발전전략에 대해 “해부학적으로 분석총화하고”에 대한 약속이행절차였고, 그 만큼 핵심당원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총화가 이뤄졌음을 증거한다하겠다. 결과, 향후 5년 동안 ‘우리 국가제일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 ‘자력갱생전략’ 3대 키워드로 국가운영방침을 명확히 해냈다.

추진동력으로는 당 제7차대회가 강조한 ‘자력갱생정신’과 그 실현을 위한 투쟁방침인 ‘정면돌파전’을 지속시켰다. 이것이 사업총화보고에는 “우리 당의 자력갱생전략은 적들의 비렬한 제재책동을 자강력증대, 내적동력강화의 절호의 기회로 반전시키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사회주의건설에서 항구적으로 틀어쥐고나가야 할 정치로선(강조, 필자)으로 심화발전되였다.” 더해서 “자강력을 증대시켜 사회주의건설을 다그치기 위한 전인민적인 투쟁속에서 자력갱생은 주체조선의 국풍으로, 조선혁명의 유일무이한 투쟁정신으로 더욱 공고화(강조, 필자)되였다.”고 맺는다.

이상으로 제8차 당 대회 분석을 총론적으로 끝냈다.

핵심은, 북의 혁명발전단계를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의 고조기·격변기로 분명히 한 것과, 사회주의완전승리단계 고지점령을 위해 보편적인 사회주의 질서체계(예, 김정은 위원장 총비서 추대, 당의 혁명적 기풍확립, 당 중앙의 유일적 사상체계 확립 등) 구축, 그리고 대외관계는 형제국들과는 상호협력·친선확대를 도모하면서도 미국과 남북관계는 보다 핵무력 강화와 자주·자결에 기초한 정공법에 보다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분쇄와 자주적 통일방향으로의 전환이다.

 

김광수

정치학(북한정치) 박사/‘수령국가’ 저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화, 2021/01/1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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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민주주의가 퇴행한’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토론을 한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그런 일들이 많다. MB정부의 민간인 사찰사건, 2012년 대선 때 국가공권력 개입 등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굵직한 사건만이 아니라, 대학 내에서도 민주주의가 후퇴한다는 신호를 감지할만한 여러 일들이 비일비재다. 교수의 성추행, 선배의 폭력은 물론이고 재단의 부패, 총장 선출을 둘러싼 잡음, 학교의 각종 갑질(언론사 장악, 학생회 선거 개입, 동아리 자치활동 예산 삭감), 그리고 누군가에게 생사의 문제라 할 수 있는 학과 통‧폐합을 구성원과 일체의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일 등이 그러하다. 나아가 이런 대학의 문제점을 지적한 교수들에게 “그들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 말하는 초현실주의 이사장까지 현실에 버젓이 존재한다. 나는 이런 일들을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 ‘나쁜’ 경우로 규정하고 ‘우리가 왜 분노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하지만 ‘그날’, 학생들의 반응은 너무나도 차가웠고 이유는 명쾌했다. 한 학생의 단호한 발언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말씀해 주시는 사례들이 민주주의 가치가 퇴행되었다는 것은 분명하고 이견도 없습니다. 그런데요, 알겠는데요, 별 느낌이 없어요.” 그리고 이는 한 학생만의 의견이 아니었다. 대부분이 공감을 표출한다. ‘느낌이 없다’를 학생들을 이렇게 표현한다.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어떤 사실이 머릿속에 인지되어도 ‘심장을 송곳으로 찌르는 그런 아픔’이 느껴지지 않아요.”

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힘들지 않았다. 대학생들은 여태껏 단 한번도 ‘그것이 다른 어떤 것에 비할 바 없이 중요한 것’이라고 들어본 적, 교육받은 적 없는데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에 ‘무감’(無感)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항변했다. 과거보다 경쟁은 빨라졌고 강해졌다. ‘더러운’ 사회를 떠날 수 없다면 ‘자본주의 사회는 어쩔 수 없다’는 세뇌가 한결 전략적이다.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별다른 효용이 없는 것’으로 해석되어 “그래서 그게 돈이라도 돼?”라는 질문 앞에서 극도로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민주주의는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고 무슨 청천벽력이 아니다.

문제는 사회가 이상한 분위기에 노출되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을 (정녕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별로 없지만) 비판해야 할 의무가 있는 대학이 오직 자본의 논리에 ‘진격 앞으로!’를 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수요 맞춤형 고등교육 인재양성 방안’이라면서 교육부가 2천억이 넘는 연구비를 책정하여 야심차게 준비하는 ‘프라임’사업을 보면 지금의 대학에서 ‘사회’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취업 안 되는 학과의 정원은 과감히 줄일수록 유리한 평가를 받는 이 사업의 이름, ‘프라임’(PRIME)의 뜻은 이렇다. Program for Industry needs Matched Education. 즉, 산업이 사회 자체가 되어버렸다. 사회 ‘안’의 시장이 아니라, ‘사회=시장’이다. 이를 천명하는 대학은 ‘선두’(prime)가 된다. 자본주의에 잘 적응하는 교육을 지향하는 공간에서 민주주의는 부차적으로 이해된다.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내가 느낀 충격은 이런 분위기의 산물이었다. 나는 사회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우리 역사에서 찾는 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저 슬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저런 일이 발생한지를 정확히 따져 묻고 그 사회적 기원을 이해하고 반성하는 것은 학문의 도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청해진 해운’을 붙들고 늘어지는 것은 언론에서 하면 되지만 왜 한국에서 기업이 지켜야 할 규정이 저리도 엉성한지, 그런데 그런 규정조차 ‘관례’라는 이름으로 지켜지지 않는 일이 왜 이리도 잦은지를 따지는 건 교육의 임무 아닌가.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어두웠던’ 한국의 현대사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정경유착, 재벌중심의 경제발전 등 경제민주화를 달성하지 못한 지난 역사의 물줄기를 끄집어와 이런 것을 비판하지 않은 우리 모두가 이 사건의 가해자이기도 함을 인식하는 것, 그런 강의를 했다. 하지만 반응은 “그 사건을 말하는데 재벌 이야기가 왜 나와요?”였다.

놀랍지 않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특정한 문제를 큰 그림에서 이해하는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 효율성을 유일한 잣대로 삼은 대학에서 “문제의 원인을 사회구조에서 찾자!”와 같은 발상은 매우 덧없다. 그런 건 대학평가 지표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의 미래는 어둡다.

글 : 오찬호 | <진격의 대학교 :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대학의 자화상> 저자

P.S) 이 글의 일부는 필자의 다른 글 “한국의 대학에서 교양강의는 이미 다른 개념이 되었다”(『대학의 배신: 인문학은 N포세대를 구원할 수 있는가』(2016, Michael S. Ruth, 최다인 역, 지식프레임)의 해제)를 재구성했습니다.

월, 2016/03/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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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연구소 국정교과서 토론회

정부는 지난 11월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했습니다. 이로써 정부는 국정 교과서의 제작에 돌입하였으며, 고시대로라면 2017년도 3월부터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이 정부가 직접 편찬한 교과서로 한국사를 공부하게 됩니다.

정부는 국정화의 추진 근거로 “현행 검인정제도는 실패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검인정제도는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어왔을까요? 정부는 제도의 운용에 대해서는 한마디 자성도 없이 실패를 단언할 만큼, 검인정제를 취지에 맞게 잘 운영해왔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근현대사의 많은 부분에서 우리와 접점을 가지고 있는 일본, 그리고 분단의 경험을 공유한 독일 역시 역사교과서 검인정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 나라의 검인정제도 운영 실태는 각기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학문과 교육 그리고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세 나라의 사례를 비교검토해보고 이를 통해 민주적인 역사교육의 방향과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토론해보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 공개토론회]

한국·독일·일본의 역사교육과 시민적 대안

 


 일시 : 2015년 12월 23일(수) 오후 4시~6시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사회

이병천 강원대학교 교수, 참여사회연구소 연구분과위원장

 

발표

독일의 검인정제도와 한국 역사 교육에 대한 시사점이동기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일본의 검인정제도 운영 실태와 한중일공동교과서의 사례신주백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HK 연구교수
한국의 검인정제도 하 교육부의 개입과 국정화 논리의 실체김한종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토론

민주적인 역사교육제도의 방향과 사회적 합의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시민사회의 대응 방향과 대안교과서의 지향점 모색김육훈 독산고등학교 교사, 역사교육연구소장

 

151223_공개토론회_한국·독일·일본의 역사교육과 시민적대안

 

 

 

문의 : 참여사회연구소(02-6712-5248, [email protected])

수, 2015/12/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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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쾌유를 빌고 국가폭력 추방을 위한 송년문화제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께서 의식을 잃은 지 40일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께서 함께 마음아파하고 분노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국가는 이들을 잊었지만 그리고 잊고 싶겠지만, 국민들은 결코 잊지 않았고 또 잊을 수 없습니다.

책임져야 할 자 책임지는 그날까지 함께 해 주시기를 다시한번 부탁드리며, 그동안 연대해 주신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

 

제목  백남기 농민 쾌유를 빌고 국가폭력 추방을 위한 송년문화제

일시  20015년 12월 29일(화) 오후 5시 30분

장소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주최  백남기농민쾌유 범대위

 

 

목, 2015/12/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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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일의 소망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머물렀던 24일 동안 조계사 주변은 거친 언행과 적대적 감정들이 거침없이 쏟아졌다.


편을 가르고, 증오하고, 마침내 우리 편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거친 얼굴을 보는 일은 한없이 참담하다.

그리고 지금, 긍휼과 사랑으로 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의 성탄일을 앞두고 마음 한 복판이 슬프고 아프다. 지난 11월 14일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농민 백남기씨 때문이다. 그는 뇌신경 중 극히 일부가 외부자극에 매우 미세한 반응을 보이기는 하나 의식불명상태로 30일을 넘어섰고 약물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경찰은 한 생명을 사경에 이르게 한 진압 행위에 대해 최소한의 도의적 사과도 없었다. 공정한 진상조사도 하지 않고 있으며 재발 방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백남기씨에 대한 물대포 직사가 과잉진압이냐,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냐 하는 시비와 판단을 잠시 유보하고 숨을 고르고 관심을 옮겨 보자. 모든 행위에는 그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수많은 대중의 지속적인 외침이라면 그럴만한 절박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눈과 귀를 열어 사연을 보고 들어 주는 일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예의이다.

 

그들의 사연과 요구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 월 200만원 이하로 사는 비정규직이 절반이 넘는 고용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것, 쉬운 해고로 근로자 생계를 불안하게 하는 법을 만들지 말자는 것, 그리고 쌀 한 가마니 값이 13만원으로 폭락한 농민의 현실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이런 외침과 요구를 어찌 불순하고 편향된 이념이라고 덧칠할 수 있겠는가.

 

시위에 참가한 백남기씨의 요구도 이렇게 단순하고 절실했을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농민으로 헌신했다. 특히 우리밀을 찾아내 자칫 끊길 위기에 처한 토종 농사를 복원했다. 그렇게 정직하게 몸으로 일하며 살아온 그가 함께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과 함께 쌀값에 분노하며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일이다.

 

함민복 시인은 ‘긍정적인 밥’이라는 시에서 쌀에게 이렇게 말을 걸었다. “시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따뜻한 밥이 되네.” 그러나 쌀 한 가마니 값이 도시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십여 잔 값이라고 생각하면 농민의 자존감은 한없이 낮아진다. 쌀은 ‘절망의 밥’이 된다. 그래서 백남기씨와 농민들은 절망에서 희망을 찾아보자고 외친 것이다. 맹자가 말하지 않았나. 항산(恒産)이 되어야 항심(恒心)이 된다고.

 

쌓이고 막히고 눌리면 터지는 것이 생명의 순리다. 때문에 어떤 외침이 있으면 멈추어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들어봐야 한다. 그리고 서로가 함께 사는 법을 찾아야 한다. 경청대화가 필요한 시절이다.

 

절명의 기로에 선 백남기씨에게 당국은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공권력의 권위는 법조문과 강경 대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권력은 시민이 국가에 ‘시민을 보호해달라고 위임한 권력’입니다.‘정권을 보호해달라고 위임한’ 것이 아니지요.” 참여연대 페이스북에 남긴 어느 시민의 댓글이다. 폭력 시위에는 결단코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생명을 소중히 하지 않는 무리한 대응도 반대한다. 성탄일을 맞아 백남기씨 가족과 노동자와 경찰들에게 고린도 전서의 한 구절을 선물하고 싶다. “그러한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즉 그 중에 사랑이 으뜸이라.” 오직 사랑의 힘만이 사람 곁에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세우고, 사랑의 힘이 사람과 사람이 함께 가는 소망의 불씨를 지필 것이기에.

 

이번 성탄일이 백남기씨의 가족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성탄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법인 대흥사 일지암 주지ㆍ참여연대 공동대표

 

*  참여연대와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 쾌유 범대위는 성탄절을 맞아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백남기 농민과 슬픔에 젖어 있을 가족들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폭력을 행사한 경찰과 당국이 진심어린 사과와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기 위해 세 편의 칼럼을 언론사에 기고하였습니다. 이 글은 그 중 12월 24일 한국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경향신문 [기고] 이 지독한 폭력

한겨레 [왜냐면] 성탄절 전에 사과하라 

목, 2015/12/2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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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마구잡이 공안탄압은 민중과의 전쟁’ 선포민주주의는 다시 궐기한다

살인진압 사죄하라국가폭력 책임자 강신명을 파면하라! -

 

 

박근혜 정권이 민주노총 초토화 작전에 나섰다전쟁을 벌이는 듯 상대를 가리지 않고 대량살상 무기를 퍼붓고 있다이를 정부는 법치라 강변하지만 우리는 공안탄압이라 부른다공안탄압이란 국가공공질서를 핑계로 정치탄압을 벌이고 정부비판을 억압할 의도로 공권력을 남용 하는 정치다반면 법치란 국가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민주적 법률에 따라 권력행위를 규제하는 정치방식이다대통령 박근혜는 감히 법치를 운운치 말라당신은 불통정치와 공안탄압으로 연명하는 독재의 아류일 뿐이다.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대한 공안탄압은 가장 극명한 사례다. 10만이 넘는 민중이 시위에 나섰다민주적 정치라면 생존대책을 요구하는 노동자와 농민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최소한 대답이라도 하는 게 정치다그러나 대통령 박근혜는 차벽을 세우고 물대포를 직사했으며,체포와 구속소환장 남발로 보복했다시위 한 번으로 무려 1,531명이 수사대상에 올랐다그 중 585명의 사법처리가 진행 중이고나머지 946명은 인적사항을 파악 중이다. 1990년 노태우 군사정권이 권력위기를 모면할 의도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경찰력에 방범예비군까지 동원해 1년간 1,923명을 검거한 것에 비한다면단 하루 시위에 1,531명을 조사하는 것은민중과의 전쟁이라 할만하다.

 

유례없는 정치탄압은 민중노총에 집중됐다대통령 관심법안인 노동개악에 반대한다는 죄목(?)도 추가됐다. 12월 23일 현재 민주노총의 구속수배소환 대상자는 274명이다독재의 도구였던 소요죄를 뒤집어씌운 한상균 위원장을 비롯해 8명이 구속됐으며추가로 5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또한 5명에게 체포영장이 떨어졌고소환장은 242명에게 발부됐다이들 민주노총 탄압 대상자 274명 중에는 구속영장 기각이 6명이고 무혐의 처분이 5명인데가장 황당한 경우는 당일 시위에 참석도 않은 조합원을 조사하고 소환장까지 발부한 경우다전교조 조합원1명은 시위 당일 해외출장 중이었음에도 경찰은 학교까지 찾아와 채증사진이 있다며 겁박했고,시위 불참은 물론 이미 퇴직한 조합원에게도 소환장을 발부했다경찰은 정확한 사실과 증거를 우선 파악하기 보단마구 혐의를 만들어 잡아넣을 궁리에 혈안이었다.

 

공안당국의 과잉수사와 인권침해는 앞선 사례뿐이 아니다소환에 응한다고 했음에도 집으로 들이닥친 압수수색으로 아이들과 가족들이 충격과 공포를 겪었으며개인정보보호법을 무시하고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에 11월 14일 상경인원 및 CCTV자료조합원 명부를 요구하기도 했다프레스센터 기자회견 사건은 대표적인 과잉수사와 혐의창조 사례다교통방해와 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인영장이 발부된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이에 조합원이 동행한 것을 트집 잡았다경찰은 조사도 없이 긴급체포영장을 집행하고 구속시켰다이에 앞서 경찰은 한상균 위원장에 대해 검거작전을 펼치면 충돌이 예상된다며 많은 인원이 모이기에 특수한 기법을 활용해서라도 검거 노력을 하겠지만큰 충돌 우려나 무리가 있을 때는 검거작전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바 있다그럼에도 당일 경찰은 무리하게 검거를 시도해 충돌을 유발시켰다그 후 경찰은 검거에 실패하자 보복에 나섰다경찰을 막아섰다는 이유만으로 3명을 구속했고, 3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이 건으로 무려 20여 명이 현재 소환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보복을 넘어 정치적 의도로 기획탄압을 하고 있다시위의 자유 원천봉쇄와 백남기 농민 살인진압에 대한 비난을 역전시킬 의도로 민중충궐기를 폭력시위로 매도했다정부는 애초 어떤 시위도 보장할 생각이 없었다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지난 11월 9일 대화를 제의했지만정부는 거절하겠다는 대답조차 없었다또한 민주노총은 경찰이 인도행진조차 금지시키거나 막지 않는다면 평화적으로 행진할 것임을 밝혔다그러나 정부는 귀를 막고 폭력 진압을 앞세웠다시위 하루 전 정부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정책강행과 시위엄단 방침을 발표했다. 14일 경찰은 계엄령 전 단계인 갑호비상령을 발동했으며 위헌 차벽을 세우고 살인 물대포를 투입했다.결국 14일 일부 충돌사태가 발생했다그 책임은 헌법적 자유를 억압한 정부에 있다민주노총은 이미 평화행진을 무력으로 막고 충돌을 야기한다면그 책임은 경찰에 있음을 밝혔으며,대화와 협의를 무시한 것은 경찰이다.

 

정부는 민주적 비판세력을 불법집단으로 몰아 궤멸시킬 의도로 민주노총 외에도 전농전여농,전빈련빈해련 등 37개 단체 대표자들에게 소환장을 남발했다. 3차 소요문화제를 꼬투리 잡아 사법처리를 시도하고 있다. 11월 14일 벌어진 충돌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정권의 충돌이었다. 14일 이후 가장 심각하게 드러난 폭력은 경찰버스 파손이 아니라 백남기 농민에게 직사된 국가폭력이었다왜 살인진압 책임자를 조사하지 않는가왜 강신명 경찰청장을 파면하지 않는가?법치가 아니라 무도한 통치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민주노총은 공안탄압 대응기구를 구성해 다각적인 운동으로 맞설 것이다공안탄압을 부추긴 극우언론의 왜곡보도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진실을 밝혀낼 것이다. 14일 이뤄진 민주주의의 궐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충돌은 다시 시작이다.

 

 

2015. 12. 2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11월 14일 민중총궐기관련 민주노총 공안탄압 현황

 

- 12월 23일 현재 총 274

구속 : 8명 [한상균 위원장플랜트건설노조 2건설노조 1공무원노조 1공공운수노조1]

구속영장 청구 : 5명 [민주노총 1플랜트건설노조 2공공운수노조 1금속노조 1]

구속영장 기각 : 6명 [플랜트건설노조 1공공운수노조 2금속노조 2민주노총 강원본부 1]

무혐의 : 5명 [공공운수노조 2화학섬유연맹 3]

미참석 : 3명 [전교조 3]

체포영장 발부 : 5명 [민주노총 3금속노조 2]

소환 : 242[민주노총 13건설노조 57공공운수노조 78금속노조 12민주일반연맹 10보건의료노조 9사무금융연맹 3전교조 9공무원노조 2화학섬유연맹 21서비스연맹 1민주노총 경남본부 1대구 9대전 3부산 1서울 9제주 1,충북 3]

 

 

※ 프레스센터 기자회견 탄압 피해

구속 금속노조 한국GM 1쌍용차지부 1

체포영장 발부 민주노총 1한국GM 1쌍용차지부 1

구속영장 청구 민주노총 1쌍용차지부 1

소환 : 20여 명

 

 

※ 11월 14일 민중총궐기 탄압 현황(파악 중)

- 14일 당일 연행자 : 50(43, 7)

- 11/17 총 8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진행 후 6명 구속영장 발부됨이중 3명은 민주노총 조합원나머지 3명은 일반 시민 참가자.

민중총궐기투쟁본부 51개 단체 중 민주노총전농전여농전빈련빈해련 등 37개 단체 대표자에 대한 소환장 발부.(특히 성명불상으로 소환자를 특정하지 않은 단체지목 소환장도 여러 건 있음)

-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를 미신고집회로 규정전농 대표자에게 소환장 발부.

민중총궐기 참여 단체 및 참여자에 대한 소환도 계속 진행 중현재 약 100여명이 소환장을 받은 것으로 취합됨.(페이스북 뒤져 소환하기도 함)

목, 2015/12/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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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위원장 소요죄 적용정권의 독재성 밝힌 자충수 될 것

 

 

경찰이 한상균 위원장에게 기어이 소요죄까지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듣기에도 낮선 소요죄이를 적용한 것은 반노동 반민주 정권에 맞서 노동운동과 민중진영을 이끌어 온 한상균 위원장에게 최대한 많은 죄목을 뒤집어씌워 파멸시키려는 잔혹한 기도일 뿐만 아니라민주노총 전체를 집단적 불법·폭력집단으로 매도해합법적 존재기반을 박탈하려는 의도라 판단된다.그러나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경찰의 폭력시위 혐의는 악의적으로 과장됐다공권력의 살인진압을 고려하지 않아 형평성도 상실했다민중총궐기의 민주적 저항의 의미를 짓밟는 공안탄압일 뿐이다이러한 소요죄는 물론이고 다른 죄목의 과도함과 부당성 또한 결국 법정에서 밝혀지리라 확신한다.

 

공안당국이 소요죄를 적용한 것은 1986년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맞섰던 5·3 인천사태 이후 29년 만이다이로써 박근혜 정권은 스스로 과거 독재정권에 못지않은 독재정권임을 역설하고 있다민주주의와 역사의 진보에 의해 인천사태는 결국 민주화운동으로 기록됐다소요죄라는 죄목 자체가 부당했다는 것이다한상균 위원장에 덮어씌운 소요죄 역시 다르지 않다결국 불의한 정권의 안위를 위해 공안탄압으로 민주주의를 억압한 대표적 사례로 판명날 것이다이처럼 거대한 국가폭력은 결국 드러나게 마련이다당장 법정에서 그 과도함이 가려질 것이며아니라도 언제든 역사정의에 따라 정권의 불의와 민중의 정당성이 확인 될 것이다.

 

정부의 공안탄압과 노동개악 강행에 항의하는 한상균 위원장의 단식이 오늘로 19일째로 접어들었다불의와 노동착취 정책에 맞서 고행을 자처하는 노동자의 대표다그가 오늘도 처절하게 싸우고 있듯 민주노총 또한 일치된 의지로써 위원장과 함께 싸울 것이다경찰이 소요죄까지 덮어씌웠지만 그를 파멸시킬 순 없을 것이다한상균의 투쟁은 민주노총 안에 더욱 우뚝 설 것이다또한 경찰은 준비된 집단폭력이라며 소요죄가 가진 집단성을 근거로 향후 민주노총의 헌법적 권리와 사회적 위상을 괴멸시킬 모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박근혜 정권의 자충수며 자살행위가 될 것이다노동자 민중에게 총구를 겨누고도 영속했던 정권은 없다.

 

 

2015. 12. 18.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 2015/12/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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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의 산물 헌법재판소, 민주주의를 삼키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결정 비판 토론회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와 사법감시센터는 12/22(월) 오후 1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결정 비판 토론회, “민주화의 산물 헌법재판소, 민주주의를 삼키다”를 개최했습니다.

 

20141222_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긴급토론회

 

토론회는 한상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의 사회와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이재정 변호사의 토론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0141222_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긴급토론회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법적 판단이기보다 재판관 8인의 정치적 판단, 헌법재판소 구성 다양화해야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법리를 적용한 사법적 판단이라기보다 재판관 8인의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 정치적 판단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결정문 전반부에 헌법 제8조 제4항, 정당해산 조항이 해산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렵게 함으로써 정당의 존속을 보호하려는 것임을 밝히면서도, 이를 확대해석했다. 오히려 중요한 쟁점들에서 구체적 증거 제시없이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강령의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이 숨은 목적이라고 단정했다. 북한 추종세력인 자주파가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강령에 도입했다는 것이 이유인데, 이것은 '진보적 민주주의=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의 등식을 성립시키는 명백한 증거가 될 수 없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이석기 의원 등의 활동을 정당 전체의 활동이라고 판단하여 통합진보당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는데, 그 근거로 이석기 의원 등이 통합진보당의 주도세력이고 이들이 당을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주도세력'이나 '장악'은 법률용어가 아닐 뿐더러, 그들의 활동을 통합진보당이라는 정당의 활동과 등치시킬 수 있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거와 설득력있는 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의원직 상실을 주문한 것이다. 어느 법규에도 해산 결정시에 소속 국회의원의 자격이 상실된다는 규정은 없다. 헌법재판소가 법적 근거 없이 월권을 한 것이다.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할 헌법재판소가 거꾸로 정치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사회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막으려면 재판부의 구성을 획기적으로 다양화해야 한다. 헌법재판관은 민형사상 재판 경험이 많은 걸 요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성향의 인사들이 필요하다. 

 



20141222_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긴급토론회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통합진보당 해산은 정부의 삼권분립 몰이해, 국민 기본권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사태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당사자 뿐 아니라 5천만 국민들이 자기검열을 상시화해야 하는 비극적 상황이 야기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몰이해와 감정동원에 기인한다. 집권 2년 동안 검찰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다. 수사 결과와 재판 결과가 법리적으로 내려졌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사법적 결정을 존중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입법부의 심의과정에서도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집권당의 재량적 여지가 없어지고 여야 간 협상의 여지도 없어졌다. 입법권이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합의적 대안을 만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또한 집권 이후, 시민들의 결사체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보여왔다. 민간 결사에 관한 헌법권리와 법률적 규정을 무시했을 뿐 아니라, 통치행위의 유불리 측면에서 억압해왔다. 

 

감정적 동원에만 의존한 통치스타일도 문제다. 대통령마다 각기 다른 정책목표를 추구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은 헌법과 법률이 규정하는 보편적 제도와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분법적 정치언어, 격한 감정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합리적 논리나 설득의 과정을 생략하고, 감정적 동의 혹은 반대만을 강요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남은 3년동안 이와 같은 권력행사를 계속한다면, 적대적 저항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고 그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20141222_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긴급토론회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리적 한계를 스스로 노출한 헌법재판소, 1인의 소수의견이 기억되고 다수의견이 수치스러운 결정으로 남을 것  


헌법재판소 결정은 무모하고 비겁하고 무책임한 결정이었다.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베니스위원회의 정당해산지침이나 유럽인권재판소의 정당해산요건의 핵심요소를 애써 배제했다. 실질적 위해의 경우도 구체성 외에 '충분한 현존성'이 필요한데, 다수의견은 이를 무시하였다. 현존성은 강령만으로 존재해서는 안 되며, 이를 구체적으로 정책으로 만들고 집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요구한다. 더구나 정당해산의 극단성에 비추어 '긴절한(pressing)' 필요성이어야 한다. 히틀러의 나치당이 군소정당에서 4년만에 제1당이 되었던 선례를 통합진보당에도 적용하는 것은 논리비약의 극치다.  

다수의견은 무모함을 넘어 비겁하기까지 하다. 다수의견은 보편적 법원칙은 엄격하게 선언하면서 그 적용은 자의적으로 완화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정당활동의 자유에 극단적인 제약을 가하면서, 오히려 이러한 결정이 소위 진보진영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함임을 명분으로 삼는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은 무책임하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정신을 철저히 지켜서 헌법분쟁을 종결시켜야 그 존재의의가 있다. 그러나 정치적 소수파를 그 일부의 정치적 오류만을 이유로 반체제 세력으로 단정함으로써 종북논쟁의 공간을 제공하였다. 이번 결정에서 그나마 1인의 소수의견이 있었기에 다수의견의 문제점이 선명하게 대비될 수 있었다. 1인의 소수의견이 헌법재판소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곳임을 보여준다. 헌법재판관 구성을 개편해야 한다. 법관 자격을 확대하고, 청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국회와 대법원장, 대통령이 각 3인씩 추천하는 것이 권력분립처럼 보이지만 실질은 그렇지 않다. 국회가 재판관을 추천할 때 가중정족수(재적 2/3의 동의)를 거치거나, 대법원장이 재판관 추천시 판사회의에서 제청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겠다. 

 

 

 

20141222_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긴급토론회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제2의 민주화운동에 어떤 가치와 내용을 담을지 고민해야 할 때 


박근혜 정부가 정당해산이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택한 것은 이념적 시비, 소모적 이념갈등을 일으키지 않고서는 국정을 운영할 수 없어서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결정은 전반적으로 정당정치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협소하게 만들고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어떻게 대응해가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진보정당이 민생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러한 결과가 나도록 여지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반유신, 유신으로의 회귀 등의 정치적 수사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미시적 대응과 거시적으로 제2의 민주화운동도 필요하다. 어떤 내용과 가치로 만들것인지, 언어의 방식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20141222_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긴급토론회

이재정 (변호사) 

많은 증거를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에 기대면서도 최종심 보지 않고 해산 결정 


헌법재판소가 독일 공산당 해산을 사례로 들고 있는데, 독일의 공산당 해산결정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이념적으로 매도해도 충분할 상황에서도 5년이나 숙고해 내린 결정이다. 변론기일이 종결되면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보는 것이 당연할텐데, 11월 25일 최종 변론 이후 12월 19일 결정까지 짧은 시간 동안 1년 여간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제출한 17만 여 페이지의 자료를 모두 재검토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해산심판청구도 다급하게 이루어졌고, 왜 대통령이 없는 국무회의에서 의결했어야 했는지도 의문이다. 

 

헌재는 민사소송 절차를 준용했는데, 민사소송 절차라도 제대로 되었으면 다행이지만 증거에 의한 재판이라고 보기에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증거에서 배치되는 것이 있는데도 그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문은 상당히 많은 증거를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에 기대고 있는데, 이 사건의 최종심을 보지도 않고 해산을 결정했다. 독일 공산당의 경우 해산 이후 12만명이 넘게 수사를 받았고 6,7천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벌써부터 그 징조가 보여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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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4/12/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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