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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뉴노멀법’은 ‘뉴’하지도 ‘노멀’하지도 않아 – 국민의 표현물 플랫폼인 포털에 대한 기금 납부 요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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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뉴노멀법’은 ‘뉴’하지도 ‘노멀’하지도 않아 – 국민의 표현물 플랫폼인 포털에 대한 기금 납부 요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세

익명 (미확인) | 수, 2018/01/10- 15:57

‘ICT 뉴노멀법’은 ‘뉴’하지도 ‘노멀’하지도 않아

– 국민의 표현물 플랫폼인 포털에 대한 기금 납부 요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세

 

포털과 인터넷 방송 등 인터넷기업의 책임과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개정안이 부지기수로 발의되고 있다. 특히 최근 ‘뉴노멀법’이라는 이름 하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3개의 개정법률안은 포털 서비스 사업자에게 매개 정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의무 및 기간통신사업자 혹은 방송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의무를 일부 부과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무리한 인터넷 규제 시도는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위축시키고, 인터넷상 정보에 대한 사적 검열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의 인터넷의 자유를 옥죌 위험이 크므로 재고되어야 한다.

뉴노멀법 중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일정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한 불법정보의 유통 차단 및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의무화하고 불이행시 과징금, 이행강제금 등을 제재수단으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전적 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금기시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법제화하는 것으로써, 인터넷에 사업자들의 사후적 암묵적 승인을 얻은 게시물만 남기는 결과를 낳아 표현의 자유 극대화 도구인 인터넷의 의미를 상실시킨다.

또, 불법정보 유통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있는 고의, 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전환시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즉, 피해자는 어떤 불법정보가 포털에 유통되었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포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고, 포털은 ‘이를 몰랐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면책된다는 것이다. 직접적 가해자도 아닌 유통자에게 인식 여부에 대하여 불법행위의 입증책임을 전환시킨다는 것은 일반적 법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발상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조항으로 인하여 사업자들은 그들의 ‘무지’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오히려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자체를 포기하고 의도적으로 방치할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신고된 게시물만 즉각 처리하면 인지하지 못한 게시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증 없이 면책을 주는 것은 바로 플랫폼의 본질적 자유를 유지하면서 자발적인 모니터링을 활발하게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임을 숙고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 본 법안의 강제 모니터링 의무를 함께 부과 받는 대형 사업자들의 경우에는 ‘무지’의 입증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 결국 자신의 서비스에 올라오는 모든 이용자 게시물을 검열하고 합법적인 게시물조차 분쟁의 위험성이 있으면 삭제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될 위험이 높다.

이미 현행법 및 판례(대법원 2008다53812)에 의하더라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정보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불법정보의 존재를 명백히 인식하였으며, 불법정보의 관리통제가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능하였던 경우에는 불법정보 유통에 대한 책임을 진다. 무수한 양의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의 특성상, 그 안에는 불법적인 이용자, 불법적 내용의 정보는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불법정보가 유통된다는 이유만으로 플랫폼 사업자에게 이러한 상시 모니터링 의무와 과중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인터넷을 경직된 검열의 공간으로 만들고 자유로운 소통 공간으로서의 인터넷의 기능을 마비시킨다.

 

한편 뉴노멀법의 또 다른 핵심은 포털 사업자에게 기간통신사업자나 방송사업자에게 적용되고 있는 의무를 일부 부과하도록 하는 부분이다.

우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포털 사업자들이 망사업자(통신사)와 마찬가지로 경쟁상황을 평가받도록 하고 있다. 경쟁상황평가는 정부의 허가를 받은 대규모 망 투자비용을 가진 소수의 사업자들이 시장을 독점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포털 서비스는 이러한 진입장벽이 없는 무한 경쟁의 시장이며, 또한 복잡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어 경쟁상황을 평가할 시장을 획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무리한 적용이라 아니할 수 없다.

대형 포털에게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분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 역시, 방송통신발전기금이 정부가 허가를 통해 제한적으로 시장 진입을 허용하여 공중파라는 공공재를 한정된 경쟁상황 속에서 이용하는 특혜를 누리는 방송사업자들이 부담하는 반대급부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털에게 이를 강제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정당성이 부족하다.

또한 포털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표현의 자유 행사를 위한 플랫폼이자 도구이다. 이러한 포털에 대해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전체에 대해 과세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위헌이다. 포털에 대한 특별과세는 결국 이용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며, 이는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모든 이용자들에게 과세되는 것에 다름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특히 18~19세기 영국에서 민중들의 목소리를 억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책 출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시도들이 패퇴되어 와서 이제는 종이값을 높이는 세금마저도 위헌결정되는 국제기준(Minneapolis Star Tribune Company v. Commissioner, 460 U.S. 575 (1983))에 비추어 보면 21세기에 시도되는 이 법들은 전혀 ‘뉴’ 하지도 ‘노멀’하지도 않다.

 

인터넷기업 간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대형 사업자에 맞설 수 있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ICT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대형 사업자들의 각종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 남용 위험에 대해서는 개별 서비스별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것이다. 뉴노멀법을 비롯한 인터넷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일변도의 정책들은 오히려 새로운 온라인 스타트업의 등장과 성장을 어렵게 만들고, 이는 곧 이용자가 다양한 서비스를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기회의 박탈로 이어진다.  불법정보 유통 문제 역시 플랫폼 이용자와 정보에 대한 의도적 방치 또는 무차별적 검열을 조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발적인 모니터링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국제적인 정보매개자책임규범을 따르는 것이 온라인상의 불법행위를 예방하는 더욱 효율적인 길이다. 정치권은 뉴노멀법이 도모하고자 하는 ICT 산업의 균형적 성장 및 이용자 편익 제고는 인터넷에 대한 적대시나 통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서비스 제공 및 이용 환경 조성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18년 1월 1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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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세미나 후기]

인공지능(AI)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코노미스트에 길을 묻다

글 | 김복희

 

* 세미나 자료집(PDF): 자료집_인공지능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코노미스트에 길을 묻다

EIU 수석에디터 크리스토퍼 클라그는 “위험과 보상, 머신러닝의 경제적 영향에 관한 시나리오(Risks and Rewards – Scenarios around the economic impact of machine learning)”를 구글의 후원을 받아 연구하고,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오픈넷 주최 세미나에서 발표하였다. (EIU 국문보고서 / EIU 영문보고서)

발표에 앞서 유승희 의원은 개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 논의가 활발한 지금, 인공지능이 가져올 기회와 위기 양면 중 어느 일면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발제] “인공지능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EIU 수석에디터 크리스토퍼 클라그(Christopher Clague)

이날 발표된 연구의 기조는 인공지능과 관련한 염세주의와 낙관주의 사이의 중간을 찾아보자는 데 있으며 실제로 AI와 관련된 논란에 있어서 타당한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이 연구는 미국, 영국, 일본, 한국, 호주 5개국과 집단으로서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세 가지 계량경제 시나리오를 제출한다. 시나리오1과 2는 각각 긍정적 성장률을, 시나리오3은 부정적인 성장률을 예측한다. 경제성장률은 GDP 성장률을 지표로 따른다.

먼저, 시나리오1은 “숙련도 향상을 통한 보다 큰 인간 생산성”이 가능해졌을 때를 예측한다. 현재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기술은 진보하는데 생산성은 정체되고 있다. 20세기에는 생산성 향상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은 다 이루어졌고, 이제 더 이상 쉽게 달성할 분야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를 통해 짐작해 보건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사람의 판단력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사람의 판단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이 시나리오에서의 중요한 화두다.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 결합된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므로 교육 인프라 구축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시나리오2는 “기술과 오픈소스 데이터 엑세스에 대한 보다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을 때를 예측한다. 데이터의 개방 및 국경을 넘어서는 데이터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AI기술에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AI 기술은 데이터 확보에서 뒤처질 경우 그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이나 숙련도 향상만큼이나 AI에 큰 영향 줄 수 있는 부분이 컴퓨터 자본에 대한 투자 부분이다. 컴퓨터 자본에 투자 시, 단순히 시나리오1의 교육 투자에만 집중한 것보다 효율이 높아질 것을 전망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3은 “경제적 구조적 변화에 대한 정책 지원 부족”시 생겨날 AI의 노동대체효과를 가정한다. 시나리오1이나 시나리오2와 달리, 모든 정책 지원이 부족하여 발생할 시나리오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노동력의 대체효과가 가속화되어 기계가 수용할 업무량과 베이스라인이 증가하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비자발적인 실업상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 연구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AI의 사례와 가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교통, 에너지, 제조, 보건의료 면의 긍정적 효과도 예측하였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시나리오3을 피하고, 한국 경제에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1혹은 2의 시나리오를 취하기 위해서 AI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AI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안은 다음과 같다. AI에 대한, “기대수준 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개선”, “위험의 인정”, “신뢰와 투명성 개선”, “대중 교육”이 그것이다. 정책 부분에 있어서는 “인적 역량과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데이터 취급”의 안정성 및 신뢰성 확보, “공공부분 R&D 투자” 강화를 강조한다.


[종합토론]

사회: 김진형 원장 (지능정보기술연구원)

패널: 조준모 교수(성균관대), 이경전 교수(경희대), 이상욱 교수(한양대), 주동원 대표(파운트 AI), 고상원 실장(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 안현실 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 박종일 과장(과기정통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

토론은 김진형 원장(지능정보기술연구원) 좌장의 사회로 각 토론자들이 준비해온 토론 내용을 먼저 발표하고 질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조준모 교수(성균관대학교)는 “4차 산업혁명과 로봇화 보면, 특히 자동차 제조업에서 강하게 발생하는 것 볼 수 있”으므로 “일자리 창출하는 것은, CSI라든가 경영전략이라든가 소분류적인 이야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이경전 교수(경희대학교)는 “AI 기술은 아직 그 위험성을 지적할 만큼 성장하지 않았”으며, 현재 시급한 부분은 “AI 기술이 잘못 적용되어 실수했을 때의 논의”라고 지적했다.

이상욱 교수(한양대학교)는 “AI 기술의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불확실하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며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 “문화적 요인과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현황, 의료계의 특성이 AI 교육에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주동원 대표(파운트 AI)는 한국에서 AI 산업의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고충을 발표했다. 한국의 AI산업은 현재 “인공지능 인력 찾기가 어려워 직원 대다수를 재교육하는 수준”이다. 인공지능 관련 산업은 과거의 산업과 달리 오픈소스 기반으로 발전하는 산업이므로 인재 육성하고 인프라 조성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고상원 실장(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은 “한국은 기존 종사자들의 저항이 심하므로 신규서비스 도입이 어려운 곳”임을 말하며 “기존 이해관계자들과 신규 사업자 모두 상생할 중간을 찾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분배이슈”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안현실 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은 노동시장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멈춰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은 이대로 가면 시나리오3으로 갈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종일 과장(과기정통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은 인공지능은 기존 GDP성장 논의로는 불충분함을 지적하며 “양적 지표 중심에서 질적 지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직업을 직무(TASK)로 인지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며 “AI가 직무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것을 언급했다.

다들 AI기술의 필요성과 유의미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는 바였지만, 입점에 따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크리스토퍼 수석연구원은 앞선 발제자들의 의견에 대해 “이 보고서의 경우, 규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노동시장의 탈규제화가 문제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하며 한국과 관련된 예측에 따르면, 실제로 “인구감소가 중요한 요인”임을 지적했다. 토론의 끝에 그는 부가 자본에 집중되고 노동에 집중되지 않으면서 소득분배가 왜곡되고 있는 상황에서 “AI 트렌드가 이것을 역전시킬 가능성은 없어보이므로 정책적 보완이 무척 중요”하다며 “AI의 민주화가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정책적 보완을 강조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마무리 제언에서 조준모 교수는 기술과 사회 문제가 결합되어 있기에 노동경제학자들의 정책지원과, 노동시장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하며 고용, 임금, 젠더, 분배 등의 모든 문제를 학계에서 미시적인 영역에서부터 시작해 나가는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경전 교수는 AI는 상상하지도 못할 많은 일자리와 서비스를 만들 것이기에 앞으로 이어나가야 할 하나의 기술이라고 말하며, 이 정부의 정책과 관련 입안자들의 문제의식을 재고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이상욱 교수는 청중의 의문에 대한 답으로,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AI는 감정 표현을 흉내 내는 것일 뿐, 감정을 가질 수 없다고 말하며 감정을 가진 AI를 개발하고 싶다면 나타날 사회적 문제를 먼저 우려하고 만들어야 함을 지적했다.

주동원 대표 역시 이상욱 교수와 마찬가지로 AI가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그렇게 보이게끔 만들어진 것이지, 감정을 가지는 지능은 아님을 언급했다. 다만, 현재의 알고리즘으로는 반년 정도 데이터를 쌓으면 원하는 반응을 보이는 지능을 만들 수는 있다고 현재의 기술 수준에 대해서 좀 더 상세히 언급했다.

고상원 실장은 AI기술로 긍정적 미래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하며, 우리 경제, 정부, 국민, 기업 모두 변화에 적응하는 면이 세계 최고이기에 이 연구를 기반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현실 논설위원은 AI기술이 가야 할 방안에 대해 현 정부를 언급하며 인적자본이 주도하는 경제로 가야 통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종일 과장은 AI 전략에 대해서 정부에서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서 아이템을 묶어서 R&D를 주도할 계획임을 소략했다. 혁신을 방해하는 부분들을 정부가 해결하려는데,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에 이를 풀어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노력의 의지를 보이며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토론을 이끈 좌장 김진형 원장 역시 “Managing expectation, Better communication, Acknowledging the risks, Improving trust and transparency, Educating the public.”라는 크리스토퍼의 결론을 재차 강조하며 AI기술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다각도로 접근할 것을 주장하여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세미나를 끝맺었다.

이 날의 세미나는 AI기술에 대한 경제적 관점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나아갈 실제 방향에 대한 논의의 초석이 될 만한 유의미한 자리였다. 이 세미나의 기조대로 대한민국이 AI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긍정적인 미래상을 그릴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끝.

수, 2018/02/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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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특허법 개정안(송기헌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지난 2018년 5월 24일, 사단법인 오픈넷이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보공유연대 IPLEFT, 오픈소스소프트웨어재단과 함께 컴퓨터 프로그램 특허권을 온라인 유통에까지 확대하여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특허법 개정안(송기헌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 첨부. 특허법 일부개정법률안(송기헌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의견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특허법 일부개정법률안(송기헌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의견

아래 서명한 단체는 귀 의원께서 2018. 5. 14. 대표발의한 특허법 개정안(송기헌의원 대표발의안, 의안번호: 13563, 이하 “개정안”이라 합니다)이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법안으로 보고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제출합니다.

1. 개정안은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위협합니다.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FOSS: Free and Open Source Software)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이를 배포할 자유를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배포’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송 또는 제공하는 행위를 포함합니다. 그런데 개정안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온라인 전송” 행위를 특허권 침해행위로 규정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행위 자체가 특허권 침해가 되어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가장 훌륭한 개방형 기술혁신 모델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개방형 기술혁신이 특허권에 기반한 폐쇄형 기술혁신보다 더 우수한 이유는 기술혁신이 순차적‧누적적 과정으로 일어나고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혁신은 개방형 모델이 더 적합하다는 데에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안처럼 컴퓨터 프로그램 특허권을 온라인 유통에까지 확대하면, FOSS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프로그램을 배포할 자유, 개량 프로그램을 재배포할 자유를 가로막는 독소 조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개정안에 의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혁신을 특허법이 저해하는 어이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오히려 소프트웨어 특허를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특허 제도는 일종의 시장 실패를 보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시장 독점을 통한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기술 개발에 나서지 않는 시장 실패는, 그러나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서는 생기지 않습니다. 요컨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특허가 없더라도 기술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허 보호가 필수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특허 제도는 소프트웨어 기술 혁신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작권과 달리 특허권은 기술을 모방하지 않은 독자 개발까지 금지하는 절대적 독점권입니다. 특허 제도는 독자 개발자를 모방자와 동일하게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누구의 기술도 모방하지 않고 스스로 짠 프로그램 코드 때문에 특허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허 공격을 피하려면 개발자는 자신의 프로그램 코드에 대해 누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지 일일이 조사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개정안과 같이 소프트웨어 특허권을 강화하기보다는 소프트웨어 기술혁신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특허 제도에서 제거하는 입법조치를 고민해야 합니다.

3. 개정안은 실제로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개정안은 소프트웨어가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현실을 현행 특허법이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문제가 실제로 있었고 그것이 심각했다면, 특허청이 나서기 전에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들고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특허 보호를 문제 삼아 왔던 미국이 통상문제를 제기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의 온라인 유통과 특허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도 없고, 미국 역시 한미통상회담이나 FTA 논의 과정에서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4. “방법 사용의 청약” 행위는 적용 범위가 불분명합니다.

개정안은 특허청의 집요하고 무리한 요구로 국무조정실에서 마련한 부처간 합의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인데, 소프트웨어 온라인 전송에 대응한다는 취지와 달리 방법 특허권의 효력 전체를 확대하여 “방법의 사용을 청약하는 행위”를 특허권 침해 행위로 규정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프트웨어와 무관한 모든 방법 발명에 대한 특허권이 확대되어 부처간 조정의 취지를 벗어나게 됩니다. 가령 의약품 원료 물질을 홍보하는 행위, 특허 기술과 관련된 제품을 전시하면서 카탈로그에 게재하는 행위까지 특허권 침해로 몰릴 수 있습니다.

또한 국무조정실 조정 과정에서 국무조정실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의견은 청취하지도 않았고, 시민사회단체들의 면담도 거부하였습니다. 특허청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국무총리실을 통한 부처간 조정을 수년간 시도하였으나 조정이 되지 않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국무조정실장이 특허청장으로 부임한 직후 부처간 조정이 이루어진 점은 국무조정실의 조정이 민주적인 과정으로 진행되었는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5. 국제적 추세에도 반합니다.

유엔 산하의 지적재산 분야 전문기구인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램 그 자체를 공식적으로 특허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책이 점차 국제적 합의(consensus)를 형성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3년 독일 의회 의원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은 저작권으로만 보호하고 특허 보호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동의안을 발의한 바 있고, 뉴질랜드는 2013년 5월 특허법을 개정하여 컴퓨터 프로그램을 특허 보호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

미국 대법원도 2010년 Bilski 판결에서, 1998년에 최고점을 찍었던 소프트웨어 특허 강화에 종지부를 찍고, 소프트웨어 특허 보호 수준을 1970년대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이 Bilski 판결은 소위 ‘닷컴’ 열풍의 거품이 제거된 사회현상과, 기술혁신이 순차적이고 누적적인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특허권 보호의 강화가 오히려 혁신에 장애가 된다는 사법부의 정책적 판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2014년 3월 미국 대법원의 판결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유럽에서도 소프트웨어 특허를 유럽연합 차원에서 통일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유럽집행위원회가 지침 초안까지 마련하였지만, 오픈소스 진영의 강력한 반대 등에 부딪혀 2005년 유럽의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된 바 있으며, 유럽특허협약에서 “컴퓨터프로그램 그 자체”는 발명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을 삭제하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6. 결론

2012년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특허 제도가 기술혁신이나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는 실증적 증거는 없는 반면, 특허 제도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는 증거는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야와는 달리 유독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발명자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스스로 특허 제도가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특허권의 보호가 없더라도 기술혁신을 일구어 왔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개정안과 같은 특허 강화 정책은 재고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개정안을 철회하고 소프트웨어 특허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새로운 입법 정책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8년 5월 24일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보공유연대 IPLEFT, 오픈소스소프트웨어재단

화, 2018/05/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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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역행하는 국내 서버 설치 의무 법안을 당장 철회하라!

모든 트래픽의 감시와 검열을 조장하는

변재일 의원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최근 더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국내 서버 설치를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자에게 이용자가 정보통신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는 등 기술적 조치를 할 의무를 지우고, 이를 위반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위반행위와 관련한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서버 설치 의무법은 결국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데이터 현지화 또는 국지화(data localization) 제도와 유사하면서도 더 광범위하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트래픽 현지화’ 제도를 창조하는 것으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변재일 의원은 제안이유로 “망 사용료 분담과 관련된 분쟁 과정에서,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이용자의 콘텐츠에 대한 접속 경로를 변경하여 이용자들이 서비스 속도 저하 등 불편을 겪는 사례가 발생”한 바 있고, “이러한 상황이 심화될 경우 국내 사업자와 글로벌 사업자 간의 역차별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에게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게 해서 이용자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한 사례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3월 과징금을 부과한 페이스북 접속 경로 임의변경 건인데, 그 대응책으로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등과 같은 글로벌 CP(콘텐츠 사업자, Content Providers)들에게 무조건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 서버를 설치해야만 이용자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로써 역차별 해소는커녕 오히려 국내 인터넷 기업들에게만 추가적 부담을 안겨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개정안의 더 큰 문제는 데이터 현지화의 도입이다. 데이터 현지화는 글로벌 IT 기업에게 개인정보의 보관·처리를 위한 서버를 반드시 자국 내에 설치하도록, 즉 데이터를 국내에 보관하도록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데이터 현지화는 국경을 초월한 정보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인터넷의 본질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온라인에 디지털 장벽을 세워 자유와 개방의 인터넷을 조각내고 파편화시켜버린다. 이로 인해 인터넷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감청 사태 때처럼 현지 정부와 기업의 감시와 검열로부터 사이버 망명을 떠날 수 있는 자유를 빼앗기게 된다.

데이터 현지화는 아주 극소수의 공산주의 국가나 동남아의 일부 국가가 도입한 제도이다. 중국이 소위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이라는 인터넷상 국경을 유지하고 있던 유일한 국가였고, 2017년부터는 네트워크 안전법을 시행해 중국에서 수집된 개인정보를 현지 서버에 저장하도록 의무화하고 수사상 필요시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가 2015년부터 연방법에 의해 러시아 국민의 개인정보를 자국 내 데이터 베이스에 저장하도록 하고 있으며(그렇다고 국외 보관이 금지된 것은 아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제한적인 서버 설치 의무를 지우고 있는 정도이다. EU GDPR상의 개인정보의 역외 이전 제한도 일종의 데이터 현지화라고 하지만, 국내 서버 설치 의무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 본 개정안은 단순한 데이터 현지화에서 나아가 광범위한 트랙픽 현지화를 내정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예에서 보듯 국가안보 등의 목적이나 자국민의 개인정보로 대상을 한정한 것이 아니라, 모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서버를 국내에 두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의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용정보를 포함한 모든 정보가 국내 서버에 저장될 것이기 때문에 결국 국가에 의한 감시와 검열이 훨씬 쉬워지게 된다. 감시와 검열을 피해 한메일을 쓰다가 지메일로 옮기거나, 카카오톡을 쓰다가 텔레그램으로 이동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부차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서비스 선택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에 서버를 둘 계획이나 능력이 없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경우에는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거나 한국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사업자의 경우도 좀 더 값싼 해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 하게 되고, 스타트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수준인 우리나라 ISP들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제약들은 결국 IT 산업의 혁신 저해로 귀결될 것이다.

이렇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하는 국내 서버 설치 의무 법안을, 그것도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이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이 대표발의했다는 것은 해당 산업에 대한 몰이해와 전문성 부족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하겠다. 변재일 의원은 모든 트래픽의 감시와 검열을 조장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당장 철회하라!

2018년 9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8/09/1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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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독점 20년, 공인인증제도가 곧 폐지된다

글 |  박지환 변호사 (오픈넷 회원)

 

정부의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 발의를 환영하며, 혁신적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경쟁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정부는 지난 2018. 9. 14. 전자서명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인인증서 제도 개선을 공약으로 천명하고 당선된 후 4차산업혁명위원회 제도개선 해커톤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쳐 개정안이 도출된 것이다. 개정안의 제안이유에서도 명시되어 있듯 공인인증서는 도입 초기에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국가정보화에 기여했으나, 시장독점, 기술 및 서비스 혁신 저해, 선택권 제한 등의 심각한 문제점도 발생했다. 이에 개정안은 공인인증서 등 관련 제도(이하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하여 민간의 다양한 전자서명수단들이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하되,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 인정제도”를 통해 정부는 제한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도록 하고 이용자 보호을 위한 분쟁조정제도를 도입하는 등 전자서명의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는 기본법의 성격을 띤다.

오픈넷은 2013년 개소 이후 공인인증서 사용을 강제하는 전자금융거래법령 개정 운동을 시작으로 최근 전자서명법 전면 개정을 위한 4차산업혁명위원회 해커톤에 참석하는 등 공인인증제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이번 정부의 전자서명법 개정안 발의를 환영하며 지금까지 공인인증제도 폐지를 위해 해왔던 활동을 회고해본다.

 

전자금융거래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부터 공인인증서 폐지 법안 발의까지

(1) 2014년 1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웹트러스트 인증 – 소송의 힘

오픈넷은 공인인증서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보안 수준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소송을 진행했다. 담당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공인인증제도와 관련해 웹트러스트(Web Trust)와 유사한 형태의 보안감사를 해왔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운영 실태에 대해서는 명확히 공개된 바가 없었다. 이에 오픈넷은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관련 사실관계를 비공개처분한 당국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하게 된 것이다.

치열한 법정 공방 중이었던 2014년 1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제로 웹트러스트 인증을 받기에 이른다. 오픈넷은 공익소송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하고 소를 취하하면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웹트러스트 인증을 환영했다. 다만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창조과학부)는 해당 공익소송의 성격 등 여러 사정들을 고민하지 않고 소 취하에 따른 패소비용을 청구하여 무려 150여만원을 국고로 환수해갔다. 정부가 좋은 IT 정책을 만드는 데 사용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 2014년 9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로 혁신적 서비스 등장의 서막

오픈넷은 이종걸 의원실과 함께 사실상 공인인증서 사용을 강제해 온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에 전력했다. 법안 발의 이후 국회 통과를 위해 정책 세미나, 오픈넷 아카데미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기도 했다. 의외로 개정 범위는 크지 않았다. 조문 하나 개정했을 뿐인데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정부는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를 강제하지 않고, 기술의 공정한 경쟁이 촉진되도록 노력하는 최소한의 역할을 맡아 이용자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정 전자금융거래법 제21조 제3항 : 금융위원회는 제2항의 기준을 정함에 있어서 특정 기술 또는 서비스의 사용을 강제하여서는 아니되며, 보안기술과 인증기술의 공정한 경쟁이 촉진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한편 오픈넷은 매년 만우절에 전자금융거래법령 개정의 염원을 담아 아래와 같은 가상의 보도자료를 발송하기도 했다. 만우절 이벤트는 2014년 9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중단됐다.

 

(3) 2017년 4월 국회의원과 정책협약체결 – 공인인증서 문제해결을 위해 이용자들의 의견 대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이후 남은 과제는 공인인증제도와 본인확인제도의 개선이었다. 오픈넷은 대선 국면을 맞이하여 작년 초 ‘공인인증서 문제해결을 위한 이용자모임’(이하 “이용자모임”)의 일원으로 공인인증제도 개선을 위해 국회와 힘을 합쳤다. 이용자모임에는  (사)시민이만드는생활정책연구원, (사)오픈넷, 로아팩토리, 보맵, 한국NFC, 한국핀테크산업협회, C2SOFT, SOPT 등이 참여했다. 이용자모임은 김관영, 김세연, 김영진, 홍의락 의원과 아래의 내용으로 정책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추후 전자서명법 개정과 본인확인 규제 개선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4차산업혁명시대 대비 공인인증서/본인확인 규제 개선을 위한 정책협약서>

  • 정부 주도의 경직된 인증수단 및 본인확인 규제 개선
  •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한 본인확인 관행의 폐지
  • 국제규범에 따른 전자계약 관련 법령 개정
  • 정책협의체 구성


‘공인’ 시대의 종언, 시장경쟁과 민간자율 영역의 확대는 숙제

정부가 제출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그동안 한국 IT 정책을 상징하던 이른바 ‘공인’ 시대의 한 축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 오픈넷은 정부 주도의 IT 정책을 ‘새마을 운동’에 비유하기도 하했다. 정부의 자원과 능력이 민간의 그것을 압도하던 시대에는 정부가 IT 기술 정책의 큰 그림을 짜고 시장에 개입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주지하다시피 이와 정반대이다. 이제 정부의 역할은 설계자가 아니라 점증하는 IT 서비스의 이용자 보호에 집중되어야 한다. 이번 전자서명법의 개정도 이와 맥이 닿아있다.

최근 한 인터넷기업의 카풀 서비스 진출을 두고 택시업계가 극명히 반발하는 것은 정부가 허가하고 관리하는 진입규제 패러다임의 균열을 방증한다. 전자금융거래법과 전자서명법 개정 역시 작은 균열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나 전통적 규제 산업에 비해 그 가능성과 파괴력은 더 크다 하겠다. 오픈넷의 노력에 이어 이제 시장이 새로운 기술과 혁신으로 답할 차례다. 진입규제에 막혀 혁신적 서비스의 싹을 틔울 수 없다는 스타트업 업체들의 불만도 전자금융거래법과 전자서명법 개정 과정에서 그 해답의 단초를 찾았으면 한다. 공인인증제도 개선을 위해 반복하여 사용했던 홍보 문구를 인용하면서 글을 줄인다.

“좋은 기술은 강제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18/10/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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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하는 정부의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

국회는 인증기술 혁신과 이용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정부는 지난 2018. 9. 14.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공인인증서 제도 개선’을 위해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제도 개선 해커톤 등의 과정을 거쳐 도출된 법안으로써, 위 해커톤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운동을 펼쳐온 오픈넷은 정부의 전자서명법 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

공인인증서 제도는 시장독점, 기술 및 서비스 혁신 저해, 이용자 선택권 제한 등의 문제로 IT 갈라파고스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위 개정안은 공인인증서 등 관련 제도(이하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함으로써 △민간의 다양한 전자서명수단들이 차별 없이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인정제도를 도입해 정부의 시장 개입을 제한하고, △분쟁조정제도를 도입하여 이용자를 보호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오픈넷이 제안해 이종걸 의원이 발의했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2014년 9월 국회를 통과되고 모든 전자금융거래에서 공인인증서의 사용 강제가 금지됨으로써 현재 다양한 인증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정부가 제출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인터넷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전자서명인증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해제된다. 공인인증서 사용 자체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부여한 독점적 지위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차별 없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 다양한 인증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며, 충돌하는 혁신과 규제 사이에서 해결점을 찾아가는 데에도 그 의미가 있다. 좋은 기술은 강제할 필요가 없다. 고루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면 결국 더 안전하고 편리한 기술과 서비스가 선택받을 것이다.

1999년 전자서명법이 제정되며 탄생한 공인인증제도는 현재 다양한 인증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약 20년간 불편한 상태로 존속하며 혁신과 다양성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정부의 역할은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를 강제하지 않고, 기술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이용자 보호에 힘쓰는 것이다. 정부가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국회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2018년 10월 2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금, 2018/10/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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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 Protection and the Limits of Censorship

Jeremy Malcolm, Executive Director of Prostasia Foundation

 

* 원문 링크: https://medium.com/prostasia-foundation/child-protection-and-the-limits-of-censorship-a70f37389cb8

목, 2018/07/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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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ISP 협회’, 한국의 웹하드 저작권 규제 한-EU FTA 위반 주장

한-EU FTA 발효 4주년 앞두고 외교 분쟁 비화 조짐

 

구글, 페이스북 등 2,300여개 온라인서비스제공자(ISP)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유럽 ISP 협회(회장: 올리버 쥬메)가 6월 1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웹하드 저작권 규제에 대해 한-EU FTA 위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EU FTA 발효 4주년인 7월 1일을 앞두고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정보매개자 단체인 유럽 ISP 협회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어서, 한국의 웹하드 규제가 조만간 외교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유럽 ISP 협회는 우리 저작권법 조항이 한-EU FTA 위반이라고 보았다. 특히 일반적 감시 의무를 위법한다고 본 유럽사법재판소(European Court of Justice)의 최근 판결에 비추어볼 때 FTA 위반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하였다.

유럽 ISP 협회가 지적한 우리 저작권법 규정은 제104조를 말한다. 이에 따르면, 웹하드 사업자는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기만 하면, 해당 저작물의 복제, 전송을 차단하는 필터링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웹하드 사업자는 저작권 침해가 발생하기 전이라도 저작권자가 요청한 저작물에 대한 필터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러한 예방적 성격의 필터링 의무는 전 세계 어떤 나라도 요구하지 않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규제다. 문제는 한-EU FTA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제10.66조). 여기서 일반적 감시의무란 반드시 저작권자의 요청이 없어도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스스로 취해야 하는 필터링 의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우리 정부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이렇게 좁게 해석하고 있다), 모든 이용자의 모든 트래픽을 대상으로 기간 제한 없이 필터링 기술조치를 취해야 하는 모든 상황을 일컫는다.

이는 유럽사법재판소가 2건의 판결(Scarlet v. SABAM (2011년 11월 24일), SABAM v. Netlog (2012년 2월 16일) 판결)을 통해 분명히 한 바 있다. 이 사건들에서 저작권 권리자단체는 P2P업체들에 대해 자신들이 권리를 보유한 저작물에 대한 침해를 중단하라는 법원명령을 청구하였고 이에 대해 유럽사법재판소는 SABAM측의 저작물이 자신의 서비스에 올라오는 것을 막으려면 Scarlet과 Netlog 모두 자신의 이용자들의 모든 트래픽을 기간제한 없이 감시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EU전자상거래지침 (2000/31) 제15조 제1항이 금지한 일반적 감시의무에 해당한다고 청구를 기각하였다.  우리 저작권법 제104조에 따른 필터링 기술조치는 모든 이용자의 트래픽에 대해 24시간 상시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비추어보면 일반적 감시 의무에 해당하고, 따라서 한-EU FTA 위반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저작권법은 대부분의 외국과 마찬가지로 저작권자의 통지를 받고 침해 저작물을 삭제하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이 면책되는 이른바 통지-삭제(notice and takedown) 제도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우리 저작권법 제104조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저작권자의 요청(request)이 있으면 특정 저작물들에 대한 권리침해의 발생을 예방해야 하는 요청-차단유지(request and staydown) 의무를 웹하드 사업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일반적 감시의무에 관한 프랑스 대법원이나 독일 대법원은 일단 저작권자로부터 침해의 통지를 받고 침해물을 삭제한 후에도 관련 침해물과 관련하여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저작권 침해를 계속 감시해 차단하는 의무(이를 통지-차단유지(notice and staydown)라 한다)를 부과하면, 이 역시 일반적 감시의무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았다. 이 판결에 비추어보더라도 우리 저작권법 제104조는 한-EU FTA 위반으로 볼 여지가 많다.

유럽 ISP 협회의 이번 주장은 협회 회장이 5월말 (사)오픈넷이 미국 하바드대학 버크만센터 등과 공동으로 개최한 ‘정보매개자책임의 국제적 흐름’ 세미나에 참석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을 끈다. 세미나에 참석한 쥬메 회장과 이 문제를 논의했던 (사)오픈넷 관계자는 웹하드도 한-EU FTA에서는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로 분류되는데, 협정에 아무런 유보도 없이 웹하드 사업자를 차별하면 조약 위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2013년 1월 최재천 의원은 한-EU FTA 위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는데, 웹하드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통상 분쟁으로 비화되기 전에 서둘러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보도 참고자료]

유럽 ISP 협회(EuroISPA) 보도자료: http://www.euroispa.org/euroispa-president-addresses-south-korean-ict-community-benefits-innovation-friendly-intermediary-liability-environment/

 

<유럽 ISP 협회 보도자료 중 관련 부분 및 번역문>

The South Korean regulatory outlook is of particular interest to European ISPs, especially given the concern among the ICT community that recent amendments to the Korea Copyright Act may conflict with the Korea-EU Free Trade Agreement (FTA). Indeed, the obligation for Online Service Providers operating in South Korean to filter content under what is effectively a Notice and Staydown mechanism is contradictory to the FTA, especially in the context the recent EU Court of Justice rulings that prohibit the kind of general monitoring that a filtering obligation requires.

[번역: 유럽 ISP들은 한국의 규제방식에 대해 관심이 높은데, 특히 정보통신기술 업계는 최근에 개정된 한국 저작권법이 한-EU FTA와 저촉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들은 통지-차단유지(Notice and Staydown) 조치와 다를 바 없는 콘텐츠 필터링 의무를 지는데, 이는 한-EU FTA와 충돌한다. 이는 필터링 의무에 수반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위법하다고 본 최근의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비추어볼 때 더 분명하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화, 2015/06/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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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허브 전략 국가론은 폐기해야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

 

2013년에 등장한 특허 허브 국가론 또는 특허 허브 미래전략론이 국회와 대법원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2014년 9월 국회의원 64명을 회원으로 하는 ‘특허허브국가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대법원은 이번 달에 ‘IP Hub Court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은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이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김앤장이 전도사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 세계 특허 분쟁을 우리나라에 유치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 부가가치 창출을 해 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특허권자가 소송을 제기하기 편하도록 소송절차상의 특혜를 부여하려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기술무역 적자 규모가 한해 5조원에 달하는 만성적자국이다. 기술무역이 적자라는 말은 강력한 특허권을 보유한 외국 기업에게 지불되는 특허 로열티가 많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 분쟁을 늘리면 기술무역 적자폭만 늘어나고 그 피해는 국내 기업들과 최종적으로는 소비자인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특허권자에게 온갖 특혜를 부여하여 분쟁을 제기할 유리한 제도를 만들자는 주장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까지 폐해를 지적한 특허 괴물에게 국내에서 활동하라고 멍석을 깔아주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한 특허 분쟁을 통해 이득을 보는 집단은 소송을 대리하는 김앤장과 같은 일부 대형 로펌일 뿐인데 이를 어떻게 국가 전략으로 삼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처럼 입법부와 사법부가 함께 나서서 무분별한 특허 소송을 부추길 수 있는 제도 변경을 꾀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히 대법원이 추진하는 지재권 전담 법원은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최후 보루로서의 사법부의 역할보다 특허권자의 포럼 쇼핑을 위한 법률 서비스라는 시장 논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더 큰 문제는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은 도외시한다는 데에 있다. 특허 제도는 특허권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민간 영역의 기술지식이 어떻게 하면 사회전체로 스며들게 할 것인지가 목적이다. 기술지식이 특허권자의 독점이윤 추구의 도구로만 활용되고, 특허 허브 국가론이 내세우는 것처럼 특허분쟁을 통해 거액의 배상금을 받아내는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특허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다. 기술이 발달하고 과학이 진보하더라도 그 혜택이 우리 사회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기술 혁신을 위한 국가 정책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바로 그 때문에 국제인권규범도 기술의 진보로부터 혜택을 볼 권리를 보편적 인권의 하나로 정하고 있다.

기술지식의 사회적 의미를 무시한 반인권적인 전략인 특허 허브 국가론은 폐기해야 하며, 국회와 대법원은 특수한 이해집단의 이해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정책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2016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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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06/2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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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이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특허법 개정안(원혜영 의원대표발의안)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 PDF로 보기: 특허법 개정안(원혜영 의원대표발의안)에 대한 의견서_오픈넷

* 관련 성명서: 특허 허브 전략 국가론은 폐기해야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

 

특허법 개정안(원혜영 의원대표발의안)에 대한 의견서

 

원혜영 의원이 2015. 2. 13. 대표발의한 특허법 일부 개정법률안(의안번호: 13980, 이하 “개정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의견을 개진합니다.

 

1. 특허 허브 국가론의 문제점

1-1. 특허 허브 국가론의 내용

개정안은 특허 허브 국가론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은 한 마디로 말해 전 세계 특허 소송을 우리나라에 유치해 보자는 것입니다. 즉, 특허 허브 국가론의 ‘허브’는 특허 허브 또는 기술혁신의 허브가 아니라 특허 소송 또는 특허 분쟁의 허브를 말합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에 따르면 전 세계 특허 분쟁은 시장 규모가 연간 200조원에 달하고, 관련 분야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면 500조원에 달하는 블루오션이라고 합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이 제시하는 미래 전략의 핵심은 이를 추진하는 ‘대한민국 세계 특허 허브국가 추진위원회’의 공동대표인 원혜영 의원과 정갑윤 국회부의장의 언론 인터뷰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 “이 시장[특허 소송 시장]은 제조업처럼 설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전문 인력만 있으면 되는 블루오션이다 … 한국이 특허 허브국가로 발전하면 200조원의 10분의 1만 유치해도 20조원이다. 이보다 좋은 창조경제 아이템이 어디에 있나”(원혜영 의원, 전자신문 2015. 1. 22. 인터뷰)
  • “특허분쟁 시장의 10%만 우리가 가져와도 한해 50조원을 벌 수 있다”(정갑윤 국회부의장, 주간조선 2015. 3. 2.자 인터뷰)

특허 소송 허브 국가가 되려면 외국 기업들이 특허 소송을 국내에서 제기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특허 허브 국가론은 크게 3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소송에게 이긴 경우 거액의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둘째, 입증책임 등 법률상의 부담을 줄여 소송을 제기하기 편하게 하며, 셋째, 시간 낭비 없이 신속한 판결이 내려지도록 하자고 합니다.

1-2. 특허 허브 국가론은 국가의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에서 내세우는 시장 규모 200조원은 근거가 없습니다. 관련 분야 파급 효과까지 고려할 때 500조원에 달한다는 것도 지나치게 부풀린 수치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국제무역통계 2014(Interantional Trade Statistics 2014)1)만 보더라도, 전 세계 지재권 무역2)의 수출 규모 전체가 2012년에 2,950억 달러, 2013년에 3,100억 달러로 약 300조원 규모입니다. 따라서 지재권 무역에 비해 그 규모가 훨씬 적은 특허 분쟁 시장이 관련 분야까지 포함하더라도 500조원에 달한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이 수치들은 국가 정책의 기초로 삼을 수 없습니다.

설령 시장 규모가 200조원이라 하더라도 이 돈은 모두 특허권자가 침해자로부터 받아가는 손해배상액과 소송을 수행하는 변호사 보수입니다. 이 돈이 어떻게 국가가 전략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특허 소송에서는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승소할 가능성이 더 높고, 그 피해는 국내 기업과 최종적으로는 소비자인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므로, 특허 분쟁 시장은 우리에게 ‘블루오션’이 아니라 ‘잿빛 피바다’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처럼 특허 허브 국가론은 학문적·이론적 근거가 취약하여 미래전략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 입니다. 특허 소송을 국내에 유치하여 가장 이득을 보는 집단은 변호사들입니다. ‘세기의 특허 전쟁’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분쟁에서 최후 승자는 변호사란 분석3)은 특허 허브 국가론이 실제로는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간파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합니다(애플과 삼성이 특허 분쟁에 지출한 소송비용이 2013년 말에만 1,000억이 넘었다고 합니다).

1-3. 기술무역수지 적자폭만 키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기술 무역 수지 만성 적자국4)입니다. 아래 그림과 표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기술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WTO의 국제무역통계 2014(Interantional Trade Statistics 2014)5)에서도 우리나라의 지재권 무역(royaltie and license fee) 수지는 수출 2012년 38억 달러, 2013년 41억 달러, 수입 2012년 85억 달러, 2013년 96억 달러로, 적자 규모가 2012년에는 47억 달러, 2013년에는 55억 달러 즉, 매년 약 5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기술무역 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적자 규모는 2010년까지 계속 증가하여 그 규모가 약 7조원까지 되었다가 2011년부터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무역 수지가 크게 호전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2013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총 규모는 18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4% 증가하였는데, 기술수출의 증가는 기계, 섬유 분야가 주도한 반면, 기술도입의 증가는 국내 주력산업인 전기전자, 정보통신 분야에서 해외 기술 활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무역현황

[출처: 미래창조과학부 「기술무역 통계조사」(각 년도)

http://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335]

기술무역현황2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적자는 대부분 미국, 일본, 독일 등과의 무역에서 발생합니다. 이들은 우리와 달리 기술무역 흑자국입니다.

기술무역수지
이처럼 국내 기업은 외국 기업으로부터 받는 특허 로열티보다 외국 기업에게 지불하는 특허 로열티가 2배 이상 많습니다. 따라서 특허 허브 국가론의 주장처럼 특허 침해 배상액을 늘리면, 기술무역 수지 적자폭만 커질 뿐입니다.

또한 원고인 특허권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피고에게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면 무분별한 특허 분쟁만 늘어나고,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폐해를 지적하는 ‘특허 괴물(patent troll)’에게 이제 국내를 무대로 활동하라고 멍석을 깔아주는 꼴이 될 것입니다.

1-4. 근거 없는 오해들

특허 분쟁 허브 전략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은 싱가포르를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3년에 ‘IP 허브 기본 계획(IP Hub Master Plan)’을 채택하였지만, 그 후 특허 분쟁이 싱가포르 법정에서 많이 발생하였다거나, 분쟁 증가로 싱가포르가 어떤 혜택을 보았다는 통계는 없습니다. 여전히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지재권 무역 적자국으로 남아 있습니다(2012년 수출 20억 달러, 수입 199억 달러, 2013년 수출 20억 달러, 수입 202억 달러).

또한 특허 분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고 배상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특허권자가 우리나라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현실성이 없습니다. 특허 허브 국가 전략론은 인천공항 사례를 들고 있으나, 인천공항이 아무리 서비스를 강화해도 목적지나 경유지가 우리나라가 아닌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진출하지 않은 기업이나 관련 시장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승소가능성만을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특허 소송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허권은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가별로 별개의 권리가 발생하고 침해 소송과 같은 권리 행사는 어차피 개별 국가에서 해야 합니다. 인터넷 도메인 이름 분쟁과 같이 판정 결과가 국경과 무관하게 모든 나라에 미친다면 모를까 개별 국가별로 권리 행사를 해야 하는 특허 분쟁을 우리나라에 유치하겠다는 발상은 상식에도 반합니다.

그리고 우리 법원이 특허 침해 사건에서 손해액을 낮게 인정한다는 것도 근거 없는 오해입니다. 설령 손해액을 낮게 인정하더라도 이는 실제 손해가 적기 때문이지 법원이 특허권을 경시하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이 근거로 삼는 낮은 손해액과 달리,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선고한 특허침해 사건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22건을 분석한 결과 손해액은 평균 10억원에 달하며 인용율도 60%나 됩니다.

 

2.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정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특허법은 특허권 보호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법이 아닙니다. 사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연구 개발의 성과, 즉 기술지식을 어떻게 하면 사회전체로 흘러넘치게 할 것인지가 특허법 또는 특허 정책의 핵심입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들의 기술성과를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내버려두면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으로 기술지식이 생산되지 않는 일종의 시장실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기간 동안 기술지식의 생산자에게 특허권이란 인위적 독점권을 부여합니다. 이런 점에서 특허 제도는 기술지식의 과소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시장개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특허제도에서 특허권의 보호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필요한 수준으로 기술지식이 생산되도록 하려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수단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는 기술지식의 사회적 활용에 있습니다. 특허권자가 기술지식의 독점이윤을 독차지하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면 국가가 개입하여 특허권을 보장해줄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허 정책에서는 기술지식의 과소 생산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 이하로 기술지식이 이용되는 과소 소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는 단순한 산업정책이나 기술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제법상 의무이기도 합니다. 사회권 규약 제15조와 세계인권선언 제27조는 “과학의 진보와 응용의 혜택을 향유할 권리”를 체약국이 보장할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 천명하고 있습니다. 기술지식의 진보로부터 혜택을 볼 보편적 인권은 특허권을 강화하고 우리나라를 특허 분쟁의 전쟁터로 만든다고 보장되지 않습니다.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특허권 보호와의 적절한 균형을 도모할 때 비로소 보장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 허브 국가론은 이에 정면으로 역행하여 우리나라를 인권 후진국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허 제도의 기본 취지와 인권법적 함의에 비추어보면, 특허 허브 국가론은 특허권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켜 특허권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제도 변경만 모색할 뿐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은, 정책으로서는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3. 조문별 의견

3-1. 통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상금

개정안은 특허출원이 공개된 경우 특허권자가 침해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상금(안 제65조)과 특허권자가 침해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금 추정 규정(안 제128조 제4항)을 개정하여, “특허발명의 실시에 대하여 통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에서 “통상적으로”란 용어를 삭제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특허권자가 받을 수 있는 배상액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이렇게 되면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국내 기업들이 외국 기업에게 지불해야 할 특허 로열티만 늘어나 기술무역 적자폭 확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3-2. 고의·중과실 유무의 고려

개정안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침해자에게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그 사실을 고려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려고 합니다(안 제128조 제5항). 이는 특허권의 성질을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한 제안입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특허권 침해는 타인의 특허 기술을 모방했을 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의 특허 기술을 모방하지 않고 스스로 개발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특허 기술과 동일하거나 균등(equivalent)한 경우에는 특허권 침해가 됩니다. 저작권 침해의 경우에는 타인의 저작물을 모방해야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과 다른 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특허권은 절대적 독점권이라 부르며, 완전한 승자독식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특허 분쟁이 모방자가 아닌 독자 개발자를 상대로 제기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특허 소송 사례를 보면 특허 기술을 모방하지 않았는데도 특허 소송에 휘말린 경우가 90%를 넘습니다.6) 따라서 특허 기술을 모방하지 않은 선의의 경쟁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안은 선의의 경쟁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마저 없애려고 합니다. 개정안과 같이 특허법이 바뀌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선의의 경쟁자가 특허 소송에 엮여 모방자와 똑같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는데, 이는 정의의 관념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선의의 경쟁자의 기술을 사장시켜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며, 특허권자에게 지나친 독점 이윤을 몰아주는 부당한 결과가 됩니다.

3-3. 징벌적 배상액

특허권 침해자에게 징벌적 배상액을 인정하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특허권 침해자를 형사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징벌적 손해액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 특허법은 특허권 침해자를 징역 7년 이하에 처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형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특허법 제225조). 그리고 양벌규정까지 두어 법인의 대표자에게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제230조). 또한 특허권을 침해한 물건뿐만 아니라 침해에 사용된 물건까지 몰수하여 폐기할 수 있습니다(제231조).

따라서 개정안과 같이 미국식 징벌적 배상액 제도를 그대로 모방하자는 제안은 기초적인 비교법적 검토만 해보더라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징벌적 배상액은 미국이 대부분의 FTA 협상에서 제안하였다가 최종적으로는 철회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징벌적 배상액 요구에 대해, 실손해배상을 원칙으로 하는 우리 민법과 맞지 않는다는 등이 이유로 반대하였고, 최종 협정문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징벌적 배상 제도는 사회적 법익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허권 침해로 인한 피해는 특허권자 개인의 피해에 불과합니다. 이런 이유로 특허권 침해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가 제기되는 친고죄입니다. 상표권 침해와 저작권 침해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고소 없어도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비친고죄인 것과 다른 점입니다. 따라서 특허권 침해에 대해 징벌적 배상 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은 특허권의 성격에도 맞지 않고, 특허권자가 실제 손해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배상받도록 함으로써 특허권자에게 부당이득을 안겨주자는 부당한 제안입니다.

3-4. 실시행위 제시의무

개정안은 특허침해 소송에서 피고가 자신이 실시하고 있는 구체적인 행위를 제시하도록 의무화하려고 합니다(안 제126조의2). 이는 입증책임을 부당하게 피고에게 전가하는 것이고, 특허권자가 소송을 편하게 제기할 수 있도록 하여 무분별한 특허 소송을 부추길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개정안대로 특허법이 개정되면 특허권자는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경쟁사가 어떤 기술을 실시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됩니다. 따라서 외국 기업들이 국내 경쟁사의 기술을 알아내기 위하여 이 제도를 활용할 것이고, 기술유출을 특허법이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3-5. 자료 제출 의무

개정안은 특허 침해 소송에서 피고로 하여금 침해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와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의무화하려고 합니다(안 제132조 제1항). 그리고 피고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특허권자의 요증사실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도록 합니다(안 제132조 제4항).

이는 입증책임을 피고에게 부당하게 전가하여 절차적 공정성을 훼손하는 대단히 잘못된 제안입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는 피고의 불법행위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는 점과 그 손해가 얼마나 되는지를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입증책임의 배분은 합리적 개인이라는 근대적 사상에 기초를 둔 것입니다. 소송에서 피고 역시 합리적 개인으로 취급받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원고 측에서 주장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져야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손해와 불법행위간의 인과관계 및 손해액을 피해자가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권 침해에 대해서만 유달리 피고를 합리적 개인으로 평가하고 원고가 부담할 입증책임을 뒤집어쓸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더구나 특허권 침해로 인한 피해는 오로지 특허권자 개인의 피해에 불과한데 다른 사인간의 분쟁과는 달리 특허권자에게만 특혜를 부여하려는 개정안은 형평성에도 반합니다.

더구나 “침해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는 특허 침해 소송에서 원고가 입증해야 할 가장 기초적인 사실인데, 이를 원고가 아닌 피고가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제출하지 않은 경우 특허권자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인정하자는 제안은 실체적 진실을 가리기 위한 재판 절차의 기본을 훼손할 수 있습니다.

 

4. 결론

특허 허브 국가론은 우리 사회 전체의 이익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부 소수 집단의 배불리기 전략에 불과합니다. 국내에서 특허 분쟁이 늘어나고 소송 규모가 커지면 이익을 보는 집단의 편향적인 주장에 헌법 기관인 국회가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개정안과 같이 특허권자에게 온갖 특혜를 인정하면 우리나라가 특허 분쟁의 전쟁터가 되어 국내 기업의 피해만 늘어날 것이고,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이 저해되어 특허 정책의 실패를 불러올 것입니다. 따라서 개정안을 폐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5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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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wto.org/english/res_e/statis_e/its2014_e/its14_toc_e.htm

2) WTO는 이를 “royalties and license fee”란 항목으로 집계하는데, 여기에는 특허 뿐만 아니라 저작물, 상표, 디자인, 프랜차이즈와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로열티 등이 포함됩니다(royalties and licence fees, covering payments and receipts for the use of intangible non-financial assets and proprietary rights, such as patents, copyrights, trademarks, industrial processes, and franchises)

3) 전자신문 2013. 12. 10.자 기사 http://www.etnews.com/201312100395

4) 기술무역이란 국가간 기술거래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OECD TBP(Technology Balance of Payment) 지침서에서는 기술무역을 기술 및 기술서비스와 직접적으로 관된 국제적·상업적 거래로 정의하며, 기술은 매매 및 라이센싱, 기술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거래되며, 국가간 거래에서 기술도입과 기술수출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기술무역통계는 해당국의 기술 및 산업구조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도 활용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무역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2001년도 실적분부터 OECD TBP 지침서에 따른 기술무역통계를 매년 작성하여 발표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335 참조.

5) https://www.wto.org/english/res_e/statis_e/its2014_e/its14_toc_e.htm

6) Christopher A. Cotropia & Mark A. Lemley, ‘Copying in Patent Law’ (2008) <www.law.berkeley.edu/files/Lemley_Copying-in-Patent-Law1.pdf>

목, 2015/06/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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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서울시 경전철 계획, 13년 기본계획에서 2년 동안 바뀐 것이 없다

국토부가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구축계획'을 승인하면서, 경전철 10개노선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서 신림, 동북, 면목선 등 10개 노선에 총연장 90킬로미터의 경전철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해당 계획은 2013년 7월에서 서울시가 공개한 '서울시 도시철도기본계획'에 반영되었던 사항으로, 공개 당시부터 타당성 조사에 있어서 데이터 누락, 과소한 승강장 규모 등 시민안전 우려, 무인 운전을 기본으로 하는 운영체계의 문제점 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http://seoul.laborparty.kr/44). 이에 대해 당시 박원순 시장은 끝장 토론을 제안했으나 사실상 담당 부서인 도시교통본부의 비협조로 인해 이뤄지지 않은 바 있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서울시가 밝히고 있는 '철도중심의 도시교통'이라는 상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서울과 같은 도심구조에서는 탄력성이 떨어지는 철도보다는 버스가 더 우월한 교통수단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또한 현재 경전철은 민자사업인 탓에 사업자의 사업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승강장 시설 등이 일반 지하철에 비해 형편없다. 당장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은 이용하기가 불편할 지경이다. 또 10개 노선별로 민간사업자가 별도로 구성된다면 사실상 서울시 지하철은 너무나 복잡한 운송기관이 난립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요금 체계도 천차만별이 될 공산이 크다. 역설적으로 서울시가 통합요금제를 실시하면 할 수록, 현재 지하철9호선과 마찬가지로 보조금을 줘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경전철 중심의 도시교통 체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울시는 경전철의 안전성보다는 수익성을 보장하는 방향을 찾아봤다.  실제로 <서울시 경전철 수익성 확대방안 조치계획 보고>에 따르면, 2014년 7월 박원순 시장의 수익성 검토 지시에 이어 최근까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우이선 뿐만 아니라 민간사업자와 실시협약을 추진 중인 신림선, 동북선의 수익성을 검토했다. 그리고 그 방향이 "역세권개발"과 연동된 것으로, 사실상 경전철 민간사업자에게 역세권 개발권을 부여하는 방안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기 설계된 신림선의 세부적인 수익성 개선방안을 보면(4쪽), 지상화장실 사용을 전제로 역사 내 화장실 공간을 수익공간으로 전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상부에 각종 개발사업을 연동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신교통수단의 도입에 있어 시민안전과 편의성보다는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진 현재의 경전철 추진계획은 적절하지 않다고 제안한다. 더구나 앞서 언급한 대로 10개의 민간사업자를 둔 도시철도 운영체계가 효과적일지도 검증되지 않았으며, 각기 상이한 요금체계를 운영한다고 할 때 기존 지하철 교통망과 어떻게 결합될 수 있을지도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서울시의 경전철 도입 계획은 교통계획이라기 보다는 숫제 경전철을 이용한 도시개발계획에 가깝다고 본다. 교통수단이라면, 그것도 대중교통수단이라면 일차적으로 그것이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얼마나 필요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일지를 따져야 한다. 그 다음이 수익성이다. 지금 서울시는 앞 뒤가 뒤바뀌어 있다. 대중교통요금인상 밀어붙이든 경전철 계획도 이대로 밀어붙일 공산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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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5/06/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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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요청]

 

일제와 독재를 견뎌 온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골목을 지켜주세요

 

● 일시_ 2015년 7월 1일 오전 10시

● 장소_ 종로구청 앞

 

  1. 무악제2구역은 일제시대부터 ‘현저동 101번지' 서대문형무소 앞에 위치한 옥바라지 여관 골목으로 100년의 시간 동안 일제와 독재정권에 의해 핍박 받아 온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깃들어 있던 곳이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곳입니다.

 

  1. 옥바라지 여관 골목은 종로구청의 골목길 해설사의 해설 코스 중 하나로 종로구가 강조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심의 중요한 자산 중 하나입니다.

 

  1. 그럼에도 이 곳은 무악제2구역으로 묶여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는 관리처분계획 승인을 앞두고 있습니다.

 

  1. 박원순 서울시장은 옥인 재개발과 관련하여 역사성의 유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으며 서울시는 일찌감치 뉴타운 출구전략을 통해 재개발 위주의 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1. 무악제2구역은 사직제2구역과 함께 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성곽의 주변 환경을 이루는 중요한 경관적 가치와 더불어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지역임에도 아파트 재개발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기존 재개발의 부풀려진 사업성으로 인한 조합원 피해를 넘어 공공의 역사문화 자원을 훼손하거나 훼손을 방관하는 일에 다름 아닙니다.

 

  1. 무악제2구역은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가 접수되어 있으며 서울시에 갈등조정 신청이 접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종로구청은 법적 기한인 30일 보다 훨씬 앞당겨 충분한 확인과 검증 없이 관리처분계획을 승인할 방침입니다.

 

  1. 이에 재개발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하여 정당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사업적 측면에서나 역사문화 유산의 보존 측면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무악제2구역 재개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역사문화유산 보존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코자 합니다.

 

  1. 7월 1일 오전 10시 종로구청 앞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많은 관심과 취재를 요청드립니다.

 

2015년 6월 30일

 

 

무악제2구역재개발비대위, 사직제2구역재개발비대위, 노동당서울시당, 사단법인 나눔과미래, 재개발행정개혁포럼, 문화연대, 도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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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06/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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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06일을 넘어서는 송파 가락시영재건축사업에 대한 비리수사 촉구 1인시위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시영아파트는 6,600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로 10년(조합설립 2003년)이 넘도록 한 명의 조합장이 좌지우지하는 사업지다. 서울시가 2012년 종신조합장제를 없앤다고 공언을 했음에도 이전에 구성된 조합에는 소급적용하지 않은 탓에, 이후 4차례 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조합장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연히 대규모단지인 탓에 막대한 조합운영비가 소요되었고, 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추가부담으로 이어졌다. 특히 2008년과 2011년에 무리하게 추진된 조기이주로 인해 사업이 진척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은 집을 떠나 전월세를 전전할 수 밖에 없었고 이에 따른 금융이자를 매월 6~70만원씩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현재는 조합의 전직 사무장이 고발한 비리혐의가 서울동부지검에 고발되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작년에 접수된 고발건이 현재에 이르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으며, 이 상황에서 7월초 가락시영재건축사업은 조합원 분양신청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때문에 배옥식 씨는 지난 12월 8일부터 매일 동부지검 앞에서 수사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해왔다(*참고: http://seoul.laborparty.kr/529). 건물청소 일을 하는 배옥식 씨는 새벽에 일을 시작해 일을 마치는 오후 3시 정도부터 1시간 가량을 꾸준히 1인시위를 해왔다. 지난 6월 28일이 꼭 200일이 되는 날이었다(*참고: 100일 경과 관련 논평 http://seoul.laborparty.kr/609). 

노동당서울시당은 가락시영재건출 문제와 함께 양천 신정뉴타운 등 오랫동안 뉴타운재개발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연대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깨닫을 수 있는 것은, 행정이 법에서 정하고 있는 관리감독 권한만 조기에 활용했다면 장기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서울시나 관련 구청은 마치 정책의 목표가 무슨일이 있어도 뉴타운 재개발은 되어야 한다는 정책목표가 있는 것마냥 주민들의 불만과 지적을 무시해왔다. 그동안 한 것이라곤 형식적인 조합 조사와 경제성 조사가 전부이며, 그것도 시범사업 형식으로 몇 몇 군데에 머물렀다. 

가락시영재건축사업은 강남권의 최대 재건축단지로 원든 원치않든 서울시내 재건축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사업이다. 이런 사업이 종신조합장이라는 해괴한 구조 속에서 비리로 문들어져가고 있다는 주민들의 고발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적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6,600명 가락시영재건축 조합원 중 10%도 재정착이 힘들만큼 분담금 규모가 커질 것이라 예상한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서울시나 송파구와 같이, 애초 사업허가를 내준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어찌보면, 배옥식 씨가 서 있는 저 자리는 서울시와 송파구의 행정 부재를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 그래서 그의 200이 넘는 시간이 안타깝다. 노동당서울시당은 2013년 처음 당사를 찾아왔던 배옥식 씨에 대한 마음 그대로 언제나 연대할 것임을 밝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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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07/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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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도주나 증거 인멸의 위험이 있는 피의자에 대해서만 구속수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상식이다. 경찰은 노점상인 김정모에 대해 구속수사 방침을 적용했다. 이미 지난 5월 노원구청의 고발로 전국노점상연합회 서울북서부지회 압수수색이 이뤄져 대부분의 증거자료가 경찰로 넘어갔고 (http://seoul.laborparty.kr/671), 일부에 대해선 개인에게 반납까지 완료된 상태다. 또한 6월 초에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중재로 지역 노점상과 구청장 간의 합의가 진행된 바 있다. 그러니 경찰의 구속수사는 느닷없는 일이다. 


경찰이 구속수사 방침을 적용하면서 어렵게 조성되고 있던 지역합의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다. 김정모 지역장은 지역 노점상들의 대표로서 회원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일에 열심이었을 뿐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금권이 오갔거나 혹은 구청에서 말하듯 '먹고 살만한데' 노점을 하는 이였다면, 노점상들이 대표로 뽑아주었겠는가? 

수년 째 반복되고 있는 노원구의 노점상 분쟁은 어찌보면 노원구청의 행정편의주의가 빚은 참사에 가깝다. 노원구청은 노점상에 대한 강제철거의 명분으로 언제나 '민원 해소'를 내걸었다. 만약 민원 해소가 행정의 일차적인 목표이고 그래서 모든 민원에 대해 동일한 잣대를 적용한다면 말이 된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노원구는 여전히 많은 주민들이 민원을 통해서 제기하고 있는 뉴타운 재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법에 보장된 조합원의 권리를 지켜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구청장의 관리감독 권한은 작동하지 않는다. 그저 조합만 보호할 뿐이다. 

경찰이 김정모 지역장에게 묻는 죄는 '특수공무집행방해'다. 일반적으로 '공무집행방해'란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를 뜻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해당 공무행위의 적법성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국회에서 발동된 경위권에 항의하는 당직자에 대해 공무집행방해가 성립되지 않는 최근의 판례를 봐도 그렇다. 그런데 이보다 더 무거운 특수공무집행방해를 김정모 지역장에게 적용하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사실상 괘씸죄이거나 본보기일 개연성이 크다. 왜냐하면 이미 노점상 양성화와 관련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불시에, 그리고 무리하게 진행하는 공무집행은 설사 적법하다 할지라도 보호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남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노점상은 지역 주민의 생계가 걸려있는 일이다. 단순하고 기계적인 법집행이 무조건 타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김정모 지역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통해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마도 합의를 하는 것과 법 위반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합리화가 구청장의 '쫌생이 마음'을 더 드러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구청장은 화합과 조화를 위한 자리이지 주민의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다. 혹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본인이 지금 조선시대의 벼슬을 하고 있다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행정편의주의로 환원되지 않는 삶의 고귀함을 믿는다. 어떤 생산수단도 없이 새벽녘 길거리 노점을 통해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은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헌법적 의무가 있는 정부의 일을 대신하는 이들이다. 경찰은 김정모 구역장에 대한 구속 수사를 중단하라. 김성환 구청장은 김정모 구역장의 불구속 수사를 도와라. 이것이 지역갈등을 푸는 첫단추임을 믿는다. [끝]

● 전국노점상연합회 김정모 북서부지역장 탄원서 작성하기 https://goo.gl/CdF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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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07/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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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에서 일하고 싶다면 구글 정책 펠로우십에 지원하세요!

 

자유, 개방, 공유의 인터넷을 여는 오픈넷이 2015년 하반기, 10주간 풀 타임 인턴으로 일할 인재를 모집합니다.

지원자격은 전공에 상관없이 대학원(전문대학원 포함) 재(휴)학생이며, 선발인원은 1명입니다. 서류심사 및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된 인원에게는 총 8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됩니다.

선발된 인원은 8월 초순부터 10주간 오픈넷 사무국에 배치돼 오픈넷이 수행하는 인터넷 정책 관련 실무의 일부를 담당하게 됩니다.

모집기간은 7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이며, 지원서 접수는 인터넷을 통해 받습니다. 제출서류 및 자세한 사항은 오픈넷 홈페이지(http://opennet.or.kr/9330)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픈넷은 2014년부터 구글(Google)의 정책 펠로우십(http://www.google.com/policyfellowship/) 프로그램의 호스팅 기관으로 선정되어 2014년 여름에도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올 여름에도 인터넷 정책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

오픈넷은 그 외에도 함께 일하기를 원하는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첨부. 구글 펠로우 모집 안내문

[오픈넷 2015 구글 정책 펠로우 모집 안내]

오픈넷이 2015년 하반기 10주간 풀 타임 인턴으로 일할 인재를 모집합니다.

자유, 개방, 공유의 인터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오픈넷과 함께 보람찬 여름을 보내고자 하는 학생 여러분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

* 오픈넷은 2014년에 구글(Google)의 정책 펠로우십 프로그램의 호스트로 선정되어 2014년에도 펠로우와 같이 일한 바 있습니다. (구글 정책 펠로우십 안내: http://www.google.com/policyfellowship/)

 

■ 선발인원 및 지원내용

∘ 선발인원: 1명

∘ 지원금액: 총 800만원(세액 공제 전)

 

■ 지원요건

∘ 대학원(전문대학원 포함) 재학생, 휴학생

∘ 전공 무관

∘ 인터넷 정책 및 오픈넷 활동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열정

∘ 인터넷 정책과 관련 우수한 분석 능력, 의사소통 능력, 글쓰기 능력, 외국어 능력

 

■ 수행기간 및 업무내용

∘ 근무기간: 2015년 8월 초순부터 10주간 (협의에 따라 시작, 종료일 일정 변경 가능)

∘ 근무시간: 월~금 (주5일, 평일 근무), 오전 10시~오후 6시

∘ 근무처: 오픈넷 사무국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50길, 62-9, 한림빌딩 402호)

∘ 업무내용:

- 오픈넷이 수행하는 공익소송, 입법제안, 정책보고서 기획, 조사 및 연구 업무 참여

- 오픈넷이 주최하는 각종 세미나, 정책캠페인 기획, 수행 및 보고 업무 참여

 

■ 추진일정

∘ 신청 및 접수: 2015년 7월 1일(수) ~ 7월 20일(월) 자정 마감

∘ 제출처: [email protected]

※ 접수는 이메일로만 받습니다. 제출 시 제목은 “구글 정책 펠로우십 지원(이름, 소속)”으로 기재해주시기 바랍니다.

 

<지원서류>

1. 지원요건을 설명하기 위한 자기소개서 1통(자유양식, 분량 제한 없음)

2. 재(휴)학증명서 1통

※ 제출서류는 PDF 양식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향후 일정 안내

접수(7/1~7/20) > 서류심사 > 면접심사 > 선발(7월말)

※ 서류심사 및 면접심사 합격자 발표는 합격한 분들에 한해 개별 통지됩니다.

※ 상기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문의

오픈넷 사무국 T. 02-581-1643 E-mail. [email protected]

수, 2015/07/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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