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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라는 주홍글씨 – 공익제보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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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라는 주홍글씨 – 공익제보자 이야기

익명 (미확인) | 수, 2017/11/08- 13:14

조직 내부에 비리를 알게 됐다. 몇 달을 고민했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밝히기로 결심했다. 그 후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너 밥 혼자 먹었냐? 오늘도?’
밥 때가 되면 걱정이에요
혼자 먹어야 하니까 구내식당에서
나하고 인사하기 전에 뒤를 살펴보더라고
나하고 인사하는 것을
쳐다보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인사를 합니다
그걸 보고 나니까 내가 괜히 미안한 거야
그 사람을 괜히 어렵게 하는 것 같아서

김용환 (2003년 대한적십자사 오염 혈액유통 공익제보자)

징계는 그래도 견딜만했다. 친했던 동료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게 힘들었다. 철저히 혼자였다. 아무도 자신에게 말을 붙이지 않았고, 밥 같이 먹자는 이도 없었다.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했다며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하지만 십여년의 세월, 가슴깊이 맺힌 멍울은 그대로다.

▲동료가 진실을 말하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집단 속에 나를 숨기고 조직에서 살아남는 것, 그 것이 처세술이라 믿으며 살아온지도 모른다.

▲동료가 진실을 말하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집단 속에 나를 숨기고 조직에서 살아남는 것, 그 것이 처세술이라 믿으며 살아온지도 모른다.

김용환 씨는 공익신고를 하라는 광고를 보면 지금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김 씨는 2003년 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가 에이즈, 간염, 말라리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을 유통했다는 사실을 내부 고발했다.

1990년 이문옥 감사원 감사관의 내부 고발 이후 공익 제보는 꾸준히 이어졌다. 그 기간 한국사회는 독재에서 벗어나 민주주주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공익 제보자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 2014년 회사의 산재은폐 사실을 공익제보했던 이종헌씨, 그는 입사 이후 주로 인사, 노무관리를 맡았지만, 제보 이후 화단 정리와 배수로 청소 업무를 해야했다.

▲ 2014년 회사의 산재은폐 사실을 공익제보했던 이종헌씨, 그는 입사 이후 주로 인사, 노무관리를 맡았지만, 제보 이후 화단 정리와 배수로 청소 업무를 해야했다.

이번주 목격자들은 공익제보자들을 취재했다. 그들이 내부 고발의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내부고발 이후 삶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들을 진짜 힘들게 했던 것은 무엇인지, 공익제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 시선은 어떤지 등을 취재했다.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고희갑
연출 박정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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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고되면서도 또한 사소롭지 않았고,
공직의 소방대원인 우리에게는 그 모든 노동이
각자의 가족을 먹여 살리는 밥벌이인 동시에
인명에게 다가가는 임무를 지닌 자로서의 사명이었다.
– 오영환 소방관

가장 위급한 순간, 사람들은 보통 119를 누른다. 화재진압, 교통사고 등 긴급 구조 등 늘 위험 속으로 소방 공무원들은 뛰어든다.

재난 현장은 전쟁터입니다.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 할지라도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최주 소방위

그러나 이들이 감내해야 할 몸과 마음의 상처는 언제나 상상 그 이상이다. 그들의 헌신의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업무상 사고를 당했지만 치료비를 걱정하는 소방관들

지난 8월 광주광역시 서부소방서 소속 노석훈 소방장이 전신주에 붙어있는 벌집을 제거해달라는 119 신고를 바고 출동했다가 2만 2천 볼트 고압선에 감전돼 화상을 입었다. 그는 왼쪽 손목을 잃고 오른 팔에도 4도 이상의 큰 화상을 입었다. 그러나 노 소방장은 그 날, 자신이 전신주에 오른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내가 아니면 다른 동료가 올라갔을 테고, 더 나쁜 결과가 발생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 노석훈 소방장

사고 당시 언론은 ‘윤장현 광주광역시시장과 한전병원의 긴급작전으로 노 소방관을 살렸다’는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광주시장도, 한전병원도 해결해줄 수 없는 치료비 문제가 남았다. 아내 이민정 씨는 “소방공무원이 공무를 집행하다 사고를 당했으니, 간병만 신경쓰면 된 줄 알았다”고 말한다.

▲ 지난 8월 사고 이후 노석훈 소방장은 크고 작은 수술만 10회 이상 진행했고, 현재도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 지난 8월 사고 이후 노석훈 소방장은 크고 작은 수술만 10회 이상 진행했고, 현재도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지난달까지 노 소방장이 자비로 부담한 치료비만 2천만 원이 넘는다. 치료와 재활을 얼마나 더 해야하는지 기약이 없으니 그가 내야하는 치료비가 얼마가 될지 역시 알 수 없다. 화상 치료 분야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치료재와 치료보조재, 약제가 개발되는데 공무원연금공단의 공무상특수요양비 지급기준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의수 비용이다. 절단된 손을 대신할 의수 비용도 만만치 않다. 노 소방장이 제작의뢰한 의수는 3천8백만 원이다. 그러나 공무원연금공단의 ‘재활보조기구 지급기준’에 따르면 의수 구입비용으로 지급되는 돈은 550만 원이 전부다.

550만 원으로는 손 모양만 흉내낸 ‘미관용 의수’ 만 가능하다. 아내 이민정 씨는 손을 구부릴 수 있는 정도의 기능이 있는 의수를 선택했다. 어느 날 갑자기 팔목을 잃어버린 남편에게 최소한 그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앞으로 감당해야 하는 비용이 아득한 건 어쩔 수 없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지급 기준은 2007년 개정됐다. 2015년 지급 신청을 하는 노 소방장에게는 낡은 기준으로 보인다.

업무중 사고위험성은 크지만, 제대로 인정 못받아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진이 만난 다른 소방관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08년 환자를 옮기다 허리에 통증을 느끼고 치료를 받았던 최주 소방위는 공상 신청을 했지만 ‘퇴행성 질환인 디스크는 공무와 인과관계 요소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고려대 김승섭 교수 연구팀이 전국의 소방관 8천2백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 가운데 39%가 디스크 진단을 받았고, 진단 시기는 대부분 ‘소방관이 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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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비인두암 4기 판정을 받은 금성웅 소방장도 걱정이 많다. 비인두는 코 뒷부분과 목의 위쪽에 있는 호흡기의 관문이다. 크고 작은 화재 현장에서 구조대원으로 활동해 온 지 20년 째. 금 소방장은 호흡기 질환인 비인두암과 자신이 20년 동안 노출돼 온 유독 가스 등에 상관관계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법원은 폐암과 소방공무와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공무원연금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 지난 3년 간 부상을 당한 120명의 소방관 중 공상 처리된 소방관은 단 21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화재 진압 중 화상을 당해도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해야 할 정도로 소방관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 지난 3년 간 부상을 당한 120명의 소방관 중 공상 처리된 소방관은 단 21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화재 진압 중 화상을 당해도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해야 할 정도로 소방관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만성적인 장비 부족,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소방관하면 흔히 화재 진압을 떠올리지만, 이들의 업무는 훨씬 광범위하다. 응급환자 이송, 문 개방, 벌집처리 등을 요구 등 광범위하다. 119전화가 서울 지역에서만 12초에 한번 꼴로 울린다.

넘쳐나는 출동건수에 인원과 장비는 늘 부족하다. 실제 대한민국 소방대원 한 사람은 평균 1340여명 국민의 안전을 담당한다. 미국과 프랑스가 1000여 명. 일본과 홍콩은 800여 명 수준이다.

모든 문제의 핵심에는 인력 부족이 있어요.
예를 들어 출동에 필요한 직제상의 정원이라는 게 있는데, 지역별로 직제 상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출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요.
–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인력 부족 문제는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각하다. 목격자들 제작진은 한 개 군 전체를 관할 지역으로 하는 소도시 규모의 중심소방서를 찾았다. 겉보기에는 화재나 구조 구급시 필요한 소방 장비는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특수 차량을 움직일 대원이 부족했다. 대형 소방차량을 혼자 몰고 나가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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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력 충원이 어려운 걸까? 소방관 99%가 지방직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는 이른바 ‘총액인건비제’에 따라 전체 공무원 숫자가 묶여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정작 그 업무로 인해 그들의 생명이 위협 받았을 때, 국가로부터 버림받고 있는 게 대한민국 소방관들의 현실이다.


취재작가 이우리
글 구성 김근라
연출 김한구

월, 2015/11/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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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후 맑음, 해밀학교

▲ 강원도 홍천군 남면 명동리에 위치한 해밀학교. 이 학교에는 다문화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 강원도 홍천군 남면 명동리에 위치한 해밀학교. 이 학교에는 다문화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강원도 홍천 남면 명동리, 시골 마을에 아이들이 차별과 외로움에서 벗어나 꿈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작은 학교가 있다.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2013년에 개교한 기숙형 대안학교 ‘해밀학교’가 바로 그곳이다.

▲ 해밀학교를 세운 가수 인순이 씨. 그녀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건강하게 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해밀학교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 해밀학교를 세운 가수 인순이 씨. 그녀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건강하게 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해밀학교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가수 인순이씨가 후원금을 모으고 사비까지 들여가며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만든 이 학교에는 다문화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향을 가진 15명의 아이들이 기숙생활을 하고 있다. 선생님들의 사랑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벌써 다섯 명의 1회 졸업생 배출을 앞두고 있는 해밀학교. 설렘과 섭섭함이 뒤섞인 해밀학교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목격자들>에서 개성만점 유쾌발랄한 해밀학교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방송 : 11월 28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보기 : newstapa.org/witness

목, 2015/11/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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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인 ‘해밀학교’. 가수 인순이씨가 지난 2013년 자신과 같은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이 학교에는 필리핀,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여러 국가의 다문화 아이들 15명이 동거동락하며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해밀’은 비온 후 맑게 갠 하늘을 뜻한다고 한다. 이곳의 아이들은 세상에서 얻은 상처를 치유하며 하루하루 성장해가고 있다.

1. ‘다름’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

내년이면 졸업을 하게 되는 열일곱 살 은미. 은미는 일본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 평소에도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긍정적이고 친근한 성격이지만 이곳에 오기 전에 다니던 일반 학교에서는 ‘일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난처한 경험들이 많았다.

▲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심은미(17), 졸업을 앞둔 은미는 졸업 후에도 자신이 해밀학교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심은미(17), 졸업을 앞둔 은미는 졸업 후에도 자신이 해밀학교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일본을 얘기할 때마다 친구들이 저를 보는 시선이 힘들었어요. 친구들이 쪽발이라고 놀리기도 했고, 또 너희 나라로 가라는 욕도 많이 들었어요.
– 심은미

어머니의 국적이 필리핀인 기호도 해밀학교에 오기 전에는 같은 학교 친구들로부터 놀림받기 일쑤였다. 그 정도가 심해지던 어느날 친구들이 자신을 ‘필리핀 쓰레기’라고 불렀던 순간을 기호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은미나 기호 뿐만이 아닌 이곳 해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대부분은 이렇듯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크고작은 상처를 지닌 채 이곳에 모였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 다름을 존중한다. 세상을 조화롭게 살기 위해 서로 다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 필리핀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정기호(15). 해밀학교에서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는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 필리핀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정기호(15). 해밀학교에서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는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2.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깨우치는 교육.

해밀학교에서는 다른 학교에서는 보지 못하는 특별한 교육이 있다. 아이들이 교사들과 함께 일년 내내 텃밭을 일구는 것이다. 파종부터 시작해 퇴비를 주는 것, 가을이면 수확하는 일까지 모두 학생들의 몫이다. 책에서 보고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농사를 지어가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매년 11월이 되면 학생들은 직접 수확한 배추, 무 등으로 김장도 한다.

▲ 지난 11월 중순, 해밀학교 아이들과 교사, 지역주민들은 올 한해 손수 키워온 배추, 무 등으로 김장을 했다.

▲ 지난 11월 중순, 해밀학교 아이들과 교사, 지역주민들은 올 한해 손수 키워온 배추, 무 등으로 김장을 했다.

서로 돕는다는 것의 소중함을 배우고 개개인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교육을 통해 해밀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로의 생각을 색깔로 표현하는 수업내용 뿐 아니라 결과 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주입받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하며 ‘나’에 대해 고민한다.

▲ 미술에 재능이 있는 최미란(16), 엄마가 필리핀 출신인 미란이는 이곳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 미술에 재능이 있는 최미란(16), 엄마가 필리핀 출신인 미란이는 이곳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3. 해밀학교 졸업 후, 아이들은 계속 행복할 수 있을까?

▲ 2013년 첫 문을 연 ‘해밀학교', 이제 곧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졸업 후 아이들은 일반고로 진학을 하거나 대안학교로 진학한다고 한다.

▲ 2013년 첫 문을 연 ‘해밀학교’, 이제 곧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졸업 후 아이들은 일반고로 진학을 하거나 대안학교로 진학한다고 한다.

내년 2월이 되면 해밀학교는 개교 후 첫 졸업생 5명을 배출하게 된다. 졸업 후 아이들은 다시 일반 학교에 진학하거나 지금처럼 대안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졸업이 두렵기도 하다. 자신에게 상처를 던져 준 세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직은 쉽지 않은 것이다. 해밀학교에서 보낸 3년의 시간, 아이들은 이 시간을 통해 충분히 치유받고 성장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이곳을 떠나도 이곳에서 만큼 행복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고 서로 다름을 인정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김초희
연출 박정대

월, 2015/11/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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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4일, 광화문 광장. 박근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노동법 개정, 한중 FTA 농민 문제 등 사회의 여러 현안에 대해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등 53개의 단체들이 모인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3만 여 명(경찰 추산 약 6만 8천 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경찰은 청와대로 향하는 시민들의 행진을 원천봉쇄 하겠다며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설치했다. 시민들은 차벽 설치에 항의했고, 이에 경찰은 합성 캡사이신 파바(PAVA)를 섞은 물대포를 발사했다. 시민과 학생, 농민, 노동자들은 직사로 퍼붓는 물대포로 인해 더 나아갈 수 없었다.

▲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의 다양한 목소리들은 결국 경찰의 무차별적인 물대포 살포에 잠겨버리고 말았다.

▲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의 다양한 목소리들은 결국 경찰의 무차별적인 물대포 살포에 잠겨버리고 말았다.

그날 저녁 6시 56분, 전남 보성에서 올라와 집회에 참석한 69세의 농민 백남기 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백 씨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의 쌀값 인상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집회에 참여한 농민에게 경찰은 차벽과 물대포 직사로 대응한 것이다.

백남기 씨 뿐만이 아니라 한국사 국정화 교과서에 대한 주장도, 이른바 손쉬운 해고를 담은 노동법 개정에 대한 노동자들의 항의의 목소리도 모두 경찰의 물대포에 잠겨버리고 말았다. 정부와 상당수 언론들은 일부 집회 참여자들의 폭력 만을 부각시키며, 이날 광화문에 있던 시민들을 ‘테러리스트’로 만들기까지 했다. 정부는 여전히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무시하며 12월 5일 예정된 제2차 민중총궐기를 ‘불법집회’로 규정하며 광장을 원천 봉쇄하려 하고 있다.

2015년 11월 14일, 그날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향한 이유는 뭘까? 경찰은 왜 차벽을 설치한 것도 모자라 화학약품 섞인 물대포를 직사로 발사했던 것일까? 경찰의 물대포에 잠겨버린 대한민국과 물대포가 남긴 상처는 무엇인지, 11월 14일 광화문 그날의 현장을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취재했다.


뉴스타파 홈페이지 공개 : 12월 4일 금요일 오후 업로드
방송 : 12월 5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목, 2015/12/0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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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4일, 광화문 광장에는 민중총궐기라는 이름으로 전국에서 13만 명이 모였다. 경찰 추산으론 6만 8천 명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강행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고, 쉬운 해고를 하려는 노동법 개정에 항의하고,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한중 FTA를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따지고 민의를 전달하려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광화문 광장은 경찰 버스에 의해 막혔다. 차벽 설치를 위해 670대가 넘는 경찰 버스가 동원됐고, 물대포를 쏘기 위한 살수차도 등장했다. 2만 명이 넘는 경찰이 투입됐다.

당초 시위 참가자들은 청와대 앞까지 이동해서 다양한 목소리를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은 시위대의 도로 점거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행진을 원천 봉쇄했다. 2011년 헌법재판소는 경찰의 차벽 설치가 시민들의 이동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그날 저녁 7시 쯤, 전남 보성에서 올라와 집회에 참석한 69세의 농민 백남기 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백 씨는 3주 째 의식불명 상태다.

조준이 아니라 물대포가 그냥 따라다녔어요 그냥.
극단적으로 말하면요. (시위대를 상대로) 갤러그하는 것 같았어요.
경찰들이 저 위에서
– 전병윤 씨 (백남기 씨 사고 당시 목격자)

▲ 11월 14일 오후 6시 56분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농민 백남기 씨가 중태에 빠졌다.

▲ 11월 14일 오후 6시 56분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농민 백남기 씨가 중태에 빠졌다.

69세의 노인은 왜 그 자리에 있었나?

백남기 씨는 전남 보성에서 밀농사를 짓고 있다. 1968년 중앙대 행정학과에 입학했지만, 독재타도와 유신철폐 등을 외치다 1980년 퇴학당한 후 고향에 내려가 농민들의 권익을 살리기에 앞장섰다. 그날도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쌀 값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왔다.

▲ 백남기 씨의 딸 백도라지 씨. 그녀는 전화가 없는 아버지와 자주 통화를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 백남기 씨의 딸 백도라지 씨. 그녀는 전화가 없는 아버지와 자주 통화를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백남기 씨의 딸 백도라지 씨는 아버지를 중태에 빠지게 한 경찰의 물대포가 당시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경찰이 물대포를 쏜 것이 집회 해산을 위해서라면 일흔이 다 된 노인의 머리를 향해 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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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에 막히고 물대포에 무릎꿇은 시민들

경찰은 백남기 씨를 향해 물대포를 직사할 때도, 백 씨가 쓰러진 후에도, 쓰러진 것을 보지 못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백남기 씨가 쓰러진 후에도 20여 초 동안 쓰러진 백남기 씨와 이를 구조하려는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직사했다. 심지어 구급차를 향해서도 물대포를 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의 주장과는 다르게 조준사격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내부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은 경찰

물대포 살수는 법이 아닌 경찰 내부 규정인 살수차 운용 지침에 따라 운용되고 있다. 살수차운용지침 5번에는 직사살수 시 안전을 고려해 가슴 이하 부위를 겨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그러나 백남기 씨가 물대포에 피격될 당시 영상에는 물대포가 머리를 향하고 있다. 또한 ‘집회시위현장 살수차 운용방법’에는 살수차 사용 중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구호조치를 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물대포 살수의 근거를 삼고 있는 경찰 내부의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다.

PAVA, 정말 안전한가?

경찰은 11월 14일 하루 동안 파바(PAVA, 최루액 성분) 441리터, 캡사이신 651리터를 물에 섞어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경찰이 사용한 캡사이신 양이 193리터였다. 지난해 사용량의 3배가 넘는 양을 단 하루만에 사용한 셈이다.

전 세계에 시판 중인 화학 물질의 특성을 표시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Material Safety Data Sheets)에 따르면 ‘파바’와 ‘캡사이신’은 눈과 피부 접촉시 매우 유해하며 다량의 접촉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등 인체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물질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경찰은 살수차 사용결과보고서에서 물대포의 캡사이신의 농도가 낮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다르다. 이상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자극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농도 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노출되는 양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 11월 14일, 파바와 캡사이신, 색소를 혼합한 물대포가 바닥에 뿌려지고 있다.

▲ 11월 14일, 파바와 캡사이신, 색소를 혼합한 물대포가 바닥에 뿌려지고 있다.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은 시위대를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IS에 비유하며 ‘테러리스트’로 만들기까지 했다. 11월 14일 전국에 모인 농민, 노동자, 학생, 시민 13만 명은 차벽과 물대포에 막혀 광장에 모이지 못했다.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12월 5일, 다시 광장에 모인다. 이날은 시민들에게 광장의 문이 열릴 수 있을까?


취재작가 : 이우리, 박은현
글 구성 : 김초희
연출 : 김한구

금, 2015/12/0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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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ally, the biggest in recent years, was held in central Seoul on Nov. 14 to protest against the policies of President Park Geun-hye, including allowing greater leeway to employers to lay off workers, requiring middle and high schools to use state-issued history textbooks and ratifying the Korea-China Free Trade Agreement (FTA). Police set up walls using police vehicles to block protesters from marching toward the Blue House and fired water cannons mixed with capsaicin to disperse the crowd.

A 69-year-old farmer, Baek Nam-gi, remained unconscious at a hospital after being knocked down by a police water cannon during the rally.

What were the demands of the protesters? Why did police set up impenetrable walls and spray water cannons directly at the protesters? The documentary details what happened in Seoul on Nov. 14.


Subtitle by Sewol Ferry Worldwide supporters Translation Team
Directed by Kim Han Koo
Produced by NANOOK(Team WITNESS)

수, 2015/12/0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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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일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성일 중학교 강당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학내에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이하 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두고 반대하는 지역주민과 찬성하는 발달장애 학부모 간에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급기야 서로 무릎을 꿇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 지난 11월 설명회에서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의 중학교 부지 내 설립을 두고 지역주민과 성일 중학교 학부모들(사진 왼쪽)이 무릎을 꿇고 설립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같은 시각 발달장애 학생들의 학부모들(사진 오른쪽)도 무릎을 꿇고 지역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

▲ 지난 11월 설명회에서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의 중학교 부지 내 설립을 두고 지역주민과 성일 중학교 학부모들(사진 왼쪽)이 무릎을 꿇고 설립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같은 시각 발달장애 학생들의 학부모들(사진 오른쪽)도 무릎을 꿇고 지역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

센터 세워질 성일 중학교 학부모들과 제기동 주민들은 학내 부지에 성인 장애인들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애인 교육 센터가 들어서게 되면 학생들의 안전이 위험해진다는 입장이다. 중학생들이 장애 학생들과 한 공간에서 지내게 되면 고등학교 이상의 장애 학생들이 중학생들을 상대로 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에 대한 통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센터 설립을 찬성하는 발달장애 학부모들은 주민들의 걱정이 발달장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센터에서 직업교육을 받는 발달장애 학생들은 지적 장애 수준이 크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고, 아이들과 등하교 시간도 겹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발달장애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구성원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센터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학교와 센터의 공간을 분리할 예정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걱정은 별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주민들의 반대는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대체 무엇이 이들을 갈등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 설립을 두고 벌어지는 서로 다른 학부모들의 갈등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취재했다.


방송 : 2015년 12월 12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보기 : newstapa.org/witness

목, 2015/12/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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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vs 엄마, 그 사이의 벽

지난 11월 2일,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성일중학교 강당은 학교 부지 내에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 (이하 직업센터) 설립을 두고 성일중학교 학부모들과 발달장애 학부모들 사이에 벌어진 갈등으로 소란스러웠다. 성일중학교 학부모들과 인근 주민들은 학교 부지 내에 성인 장애인들이 드나들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대로 발달장애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직업센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급기야 서로 무릎까지 꿇어가며 양해를 구했지만, 직업센터 설립을 두고 벌어진 갈등은 좀처럼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지난 11월 설명회에서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의 중학교 부지 내 설립을 두고 발달장애 학부모들(사진 오른쪽)이 무릎을 꿇으며 지역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자 지역주민들(사진 왼쪽)도 무릎을 꿇으며 맞서고 있다.

▲ 지난 11월 설명회에서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의 중학교 부지 내 설립을 두고 발달장애 학부모들(사진 오른쪽)이 무릎을 꿇으며 지역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자 지역주민들(사진 왼쪽)도 무릎을 꿇으며 맞서고 있다.

스무 살 발달장애인, 성인이다 vs 학생이다

‘발달장애’란 제 나이에 이뤄져야 할 발달이 성취되지 않은 상태로 특정 질환이나 장애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발달 선별 검사를 통해 해당 연령의 정상 기대치보다 25%가량 뒤처져 있는 상태로 전반적인 운동능력과 인지, 언어, 사회성, 일상생활 중 2가지 이상이 지연된 경우 발달장애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발달장애인 중 장애가 비교적 가벼운 ‘경계선’급의 학생들의 경우, 반복 학습을 하게 되면 단순업무가 가능해지므로 학교를 졸업 후에는 사회에 진출해 경제활동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성일중학교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발달장애 직업센터는 이 ‘경계선’에 있는 아이들에게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 상암고 3학년에 재학 중인 발달장애 3급의 오주훈 학생. 상암고에서 지속적으로 반복 학습을 한 주훈이는 졸업 후 상암고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할 예정이다.

▲ 상암고 3학년에 재학 중인 발달장애 3급의 오주훈 학생. 상암고에서 지속적으로 반복 학습을 한 주훈이는 졸업 후 상암고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할 예정이다.

우리 아이들은 한 가지를 습득하려면 장시간이 필요해요.
같은 동작이라도 여러 번 해야 되거든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이런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좀 많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기관이 지금 거의 없는 상태거든요.
– 상암고등학교 특수학급 최경희 교사

전국의 발달장애인 17만 명 중 직업교육이 절실한 1, 20대는 7만5천 명으로 전체 발달장애인의 44%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직업교육이 가능한 시설은 전국에 단 200여 곳뿐이다.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에 진출해 한 명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직업센터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왜 하필 우리 동네야?’

하지만 직업센터가 설립될 예정지가 문제였다. 서울시 교육청은 성동구 성일중학교의 학생 수가 급감해 공간에 여유가 생기자 지난 5월 이곳에 발달장애 직업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곧바로 지역 학부모들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중학생들이 사용하는 학교 공간에 40세 이하도 교육을 받는 직업센터가 설립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것이었다. 장애, 비장애인의 문제가 아닌 제대로 된 중등 교육의 문제로 사안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서울 성동구 성일중학교 앞,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학교에 성인 장애인들이 드나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설립을 반대한다.

▲ 서울 성동구 성일중학교 앞,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학교에 성인 장애인들이 드나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설립을 반대한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직업교육 대상자를 고등학생과 고등학교 졸업 이후 2년까지의 학생으로 변경했다. 또 각각의 출입문을 따로 두고 학 내에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성일중학교 학부모와 주민들의 우려를 고려한 절충안도 내놓았다. 비교적 장애가 가벼운 학생들이 교육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설립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 의견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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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발달장애인을 혐오하고 있구나 하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저는 되묻고 싶어요. 우리 아이들이 당신들한테 무슨 해코지를 했는지
어떻게 그렇게까지 혐오를 쏟아내는지…
-발달장애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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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전에는 장애인이라고 하면 허리가 아파서 못 걷는 이런 것만 생각했지
발달장애에 대한 특징을 잘 몰랐거든요.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는 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거 아닌가요?
-센터 설립 예정지 인근 주민

느린 달팽이들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 지난 11월 30일 성일중학교 내 발달장애 직업교육센터 공사가 재개되었다.

▲ 지난 11월 30일 성일중학교 내 발달장애 직업교육센터 공사가 재개되었다.

남들보다 느리게 말하고 느리게 움직이는 발달장애인을 두고 사람들은 느린 달팽이라고 부른다. 발달장애 학부모들은 느린 달팽이가 가는 것을 도와주지 못할 거라면 적어도 그 걸음을 막지는 말아 달라고 말한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논란이 벌어진 지 6개월 후인 지난 11월 30일, 우여곡절 끝에 발달장애인 직업훈련개발센터 설립을 위한 공사가 시작됐다. 느린 달팽이들은 사회의 편견을 딛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취재작가 : 이우리
글 구성 : 이화정
연출 : 권오정

월, 2015/12/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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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작구 상도 3, 4동에 위치한 성대골 마을. 언뜻 보면 평범한 서울의 평범한 동네처럼 보이지만 이 마을의 곳곳에는 ‘에너지를 아끼는 착한 가게’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마을 전체가 에너지 전환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 서울시 동작구 상도 3,4동에 위치한 성대골 마을의 모습

▲ 서울시 동작구 상도 3,4동에 위치한 성대골 마을의 모습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위기감을 느낀 주민들은 핵발전소를 하나라도 줄여야 한다며 에너지 전환운동을 시작했다. 2011년 12월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에 각 가정의 월별 전기 사용량을 체크하는 ‘성대골 절전소’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LED 전구와 태양광 휴대전화 충전기 등 에너지 절전 제품을 파는 ‘에너지 슈퍼마켙’도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마을과 기업들이 함께 일반 태양광발전기와 태양열온풍기를 설치하는 실험을 하는 등 성대골 사람들은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일시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아니라 생활 속 에너지전환운동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성대골 사람들의 이야기를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담았다.


방송 : 12월 19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보기 : newstapa.org/witness

목, 2015/12/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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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동작구 상도 3,4동에 위치한 성대골 마을의 모습

▲ 서울시 동작구 상도 3,4동에 위치한 성대골 마을의 모습

서울시 동작구 상도 3, 4동, 흔히 ‘성대골’로 불리는 이곳은 에너지 절약과 재생 에너지 전환을 모색하는 에너지 공동체 마을이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성대골 주민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 전환 운동을 모색하고 있다. 처음 15가구로 시작했지만, 2013년에는 70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2011년 12월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에 각 가정의 월 별 전기 사용량을 확인해 그래프 형태로 작성하는 ‘성대골 절전소’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LED 전구와 태양광 휴대전화 충전기 등 절전 제품을 파는 ‘에너지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주택에 태양광발전기와 태양열온풍기를 설치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에너지 자립과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벽면에는 가구별 월별 전력 사용량을 표시한 ‘성대골 절전소’가 있다.

▲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벽면에는 가구별 월별 전력 사용량을 표시한 ‘성대골 절전소’가 있다.

▲ 난방이 어려운 마을 주민들의 집 옥상에 태양열 온풍기를 설치하고 있다.

▲ 난방이 어려운 마을 주민들의 집 옥상에 태양열 온풍기를 설치하고 있다.

▲ 놀이터 축제에서 아이들이 자전거 페달을 돌려 전구를 밝히는 등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의 실천을 교육하고 있다.

▲ 놀이터 축제에서 아이들이 자전거 페달을 돌려 전구를 밝히는 등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의 실천을 교육하고 있다.

일시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 운동을 넘어 생활 속 에너지 전환까지 모색하며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성대골 사람들의 이야기를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담았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이화정
연출 남태제

월, 2015/12/2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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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뉴스타파는 또 한 번의 도전을 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고, 누구도 듣지 않는 현장을 지켜온 독립PD들의 시선을 <목격자들>을 통해 시민들께 전하는 일입니다.

<목격자들>은 지난 4월 3일과 10일, 시민방송 RTV를 통해 방송된 세월호 1주기 특집<수색중단, 그날의 기록>과 <인양, 국가는 속였다>를 시작으로 기존 제도권 방송사들이 외면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묵묵히 전달해왔습니다.

preview39-01

<2015 대한민국 알바블루스>, <지리산 청춘식당> 등을 통해 청년들의 현실을 들여다봤고, <오월 그날의 기억>, <골령골 이야기> 등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현대사의 비극을 되짚었습니다. <고공농성 90일, 그대 잘 계신가>와 <우리는 노예가 아닙니다>를 통해서는 비정규 하청노동자의 실태와 국내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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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양심과 진실을 증언해온 뉴스타파 <목격자들>, 송년 특집 ‘목격자들, 1년의 기록’을 통해 2015년 대한민국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방송 : 12월 26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보기 : newstapa.org/witness

목, 2015/12/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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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는 독립 PD, 독립 영화감독들과 함께 시대의 고민을 기록해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10여 명의 독립 PD, 작가들과 함께 뉴스타파 <목격자들>을 선보였습니다. 2015년 4월 3일, 세월호 1주기 특집 ‘수색중단, 그날의 기록’, ‘인양, 국가는 속였다.’ 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8개월 동안 모두 38편의 시사 다큐멘터리를 11시 시민방송 RTV와 뉴스타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왔습니다.

▲ ‘수색중단, 그날의 기록' 방송 중(2015년 4월 3일)

▲ ‘수색중단, 그날의 기록’ 방송 중(2015년 4월 3일)

기성 방송사들이 해외의 정치 신드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때 일본의 아베 정부의 정책에 목소리를 높이던 일본의 젊은이들이 만든 단체 ‘실즈(SELDs)’의 목소리를 소개했고, 영국의 새 노동당 대표인 제레미 코빈의 35년 정치인생이 우리 정치인에게 주는 메세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의 열악한 현실을 낱낱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정부의 쌀수입 문제, 예술계에 만연한 검열, 장애인 인권, 비정규직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등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현장에는 언제나 목격자들 취재진이 있었습니다.

▲ ‘2015 쌀 손익계산서’ 방송 중 (2015년 11월 7일)

▲ ‘2015 쌀 손익계산서’ 방송 중 (2015년 11월 7일)

▲ ‘헌신의 대가, 소방관의 눈물’ 방송 중 (2015년 11월 21일)

▲ ‘헌신의 대가, 소방관의 눈물’ 방송 중 (2015년 11월 21일)

송년 특집 ‘목격자들, 1년의 기록’은 지난 1년 간 누군가에 ‘불편한 진실’은 무엇이었는지, 기성 언론들이 외면한 ‘삶의 현장’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외면하고 덮어두기에 급급했던 ‘시대의 고민’은 무엇이었지 돌아보고자 합니다. 지난 2015년 목격자들이 목격한 우리 시대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2015년 ‘목격자들’ 제작진

취재작가 : 이우리, 박은현
글 구성 : 정재홍, 김근라, 김초희, 이화정
연출 : 박정남, 김성진, 임유철, 서재권, 이명우, 김한구, 권오정, 박정대, 장정훈, 이지용, 김태일, 안해룡, 남태제, 이수정, 박종필, 송윤혁

월, 2015/12/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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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의 평균 나이는 2015년 기준 58살. 30대 의원은 고작 4명에 불과하다. 지난 18대와 비교해 3~40대 의원은 10% 가량 줄었다고 한다. 국회 고령화가 심각하다. 5~60대 중장년층의 의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기득권을 놓지 않는 현실에서 여성과 청년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까?.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이번 20대 총선 청년비례대표 후보의 선출 나이 기준을 ‘만 45세 이하’로 정했다. 정당이 정한 청년의 기준이 민방위 편성 제한 나이인 만40살 보다도 5살 많은 셈이다. 반면 캐나다에서는 40대 총리가 나오고, 프랑스에서도 30대 장관이 배출되는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정치인의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다

▲ 제19대 국회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58세(지난해 기준)이다.

▲ 제19대 국회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58세(지난해 기준)이다.

오는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앞으로 4년 대한민국을 이끌 금뱃지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대한민국에서 ‘젊은 정치의 가능성’을 진단했다.

목, 2016/01/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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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스웨덴 구스타프 프리돌린 교육부 장관, 이들의 공통점은? 어린 나이부터 정치를 시작해 3,40대에 총리와 장관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영국 하원의원의 평균 연령은 45세 정도라도 한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2012년을 기준으로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 60대 이상은 69명, 50대는 142명으로 5, 60대 이상인 국회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30대 국회의원은 5명. 20대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다. 국회에서 20, 30대 젊은 층을 대변할 수 있는 같은 연령대의 의원들이 없거나 매우 적은 셈이다.

▲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이동학 씨. 올해 35살인 이 씨는 지난해 4월 당내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주위 선배들로부터“벌써부터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이동학 씨. 올해 35살인 이 씨는 지난해 4월 당내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주위 선배들로부터“벌써부터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 2015년 12월,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의 주최로 청년 문제에 대한 정책점검회가 열렸다. 지난 일 년 동안 준비해 온 청년문제 해결 방안을 당내 선배들과 전문가들에게 점검받은 자리였다. 그러나 설익은 아이디어라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 2015년 12월,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의 주최로 청년 문제에 대한 정책점검회가 열렸다. 지난 일 년 동안 준비해 온 청년문제 해결 방안을 당내 선배들과 전문가들에게 점검받은 자리였다. 그러나 설익은 아이디어라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젊은 정치인이 국회에 극소수인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타파 목격자들 제작진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기성정당에서 청년 당원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만나봤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체계적이지 않은 당내 인재 양성 시스템과 청년 당원을 ‘어린애’ 취급하는 관행을 지적했다. 경륜을 앞세워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꼰대’의 ‘콘크리트 벽’이 굳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청년 당원들은 선거 때만 잠시 동원되는 ‘대상화’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번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화, 2016/01/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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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공개되는 김학순 할머니의 마지막 목소리

故 김학순 할머니는 1991년 8월 14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전 세계에 증언했습니다. 김학순 할머니는 “내 수치는 둘째”라며, “나 죽은 뒤에는 말해 줄 사람이 없을 같아” 증언의 자리에 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997년 7월, 다시 카메라에 선 그날도 그랬습니다. 8mm 카메라 앞에서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학순 할머니는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습니다.

내가 끝나기 전에는 안 죽어. 120살 까지도 살란다. 직접 내 눈으로, 내 귀로 (사과를) 들어야겠다고.
– 1997년 7월 인터뷰 중

이 말씀은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이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6개월 후,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 만주 태생인 故 김학순 할머니(1924-1997)는 1941년 일본군에 납치돼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가 됐고, 1991년 한국에서 최초로 증언해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

▲ 만주 태생인 故 김학순 할머니(1924-1997)는 1941년 일본군에 납치돼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가 됐고, 1991년 한국에서 최초로 증언해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

김학순 할머니가 떠나신 지 이제 20년이 지났습니다. 일본 정부의 태도는 그때 보다 조금 더 나아졌을까요? 우리 정부는 할머니가 ‘사과’를 받으실 수 있도록 충분한 노력을 해 왔을까요? 김학순 할머니께서 살아 계셨다면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요.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20년 전 할머니의 소원이 담긴 마지막 육성을 최초 공개합니다.


뉴스타파 홈페이지 공개 : 1월 26일(화요일) 오전 10시 업로드
매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목, 2016/01/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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