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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금융의 자격① – 신화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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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금융의 자격① – 신화의 그림자

익명 (미확인) | 금, 2017/06/16- 00:31

펀드 계좌수 200만 개, 자산운용사 운용자산 927조 원. 더이상 금융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금융을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대출, 보험, 할부, 펀드 등 다양한 금융 상품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 열심히 일해도 평범한 삶조차 쉽지 않다는 사회적 푸념도, 왜곡된 부의 분배 구조도 사람들을 금융소비자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의 돈을 운용하는 금융사를 감시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 돈의 흐름은 빠르고 복잡해졌다. 금융소비자는 물론, 금융감독기관들조차 이 흐름을 따라잡기 힘든 실정이다. 금융계의 낡은 적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 시리즈의 하나로 ‘금융개혁’을 통해 금융계의 적폐를 들춰내고, 그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시류를 타는 능력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대해 굉장한 직관력을 갖고 있어요. 펀드쪽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했던 부분입니다. 핵심은 펀드를 판매할 루트를 누가 잡느냐, 어떻게 잡느냐였거든요. 그때 미래에셋의 ‘1억원 만들기’가 통했습니다. 가장 많은 리테일(소매점)을 확보해 지금의 미래에셋을 만들 바탕을 만들었습니다.

5년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미래에셋 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권준 TNPI 대표의 말이다. 권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금융계에서 근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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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누구나 인정하는 금융계의 ‘신화’다. 20대에 증권사 직원으로 금융계에 입문, 10년만에 지점장을 거쳐 창업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로부터 20년만에 미래에셋을 자산 규모 92조 원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금융계의 공고한 지형을 뚫고 자신의 입지를 세운 대표적 자수성가 금융인이다.

미래에셋 창립 20년을 맞은 올해,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야성’의 회복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8차례나 야성이란 단어를 반복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창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대우증권을 인수합병하는 등 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사업의 최대 수혜자로 불리며 국제 자본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박 회장과 미래에셋이 강조한 ‘야성’은 미래에셋의 지배구조에도 존재한다. 비금융 계열사를 통해 그룹 내 금융사들을 지배하는 사실상 금융지주회사 체제이지만, 정작 지주회사 도입은 수년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고의로 지분관계를 조정하고 금융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때마다 미래에셋이 강조해온 것이 ‘야성’이다. 체제 전환이 미래에셋이 갖고 있는 야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에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한 보고서에서 미래에셋 지배구조의 ‘야성’에 대해 경고를 한 바 있다.

지금처럼 가족회사들 중심의 소유구조를 유지하면서 편법을 통해 현행 지주회사 규정을 회피하는 것이 투자회사로서의 야성을 잃지 않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미래에셋그룹은 자산총계 기준으로는 삼성·한화 그룹에 이은 국내 3위, 자본총계 기준으로는 삼성그룹 다음의 국내 2위의 금융그룹이다. 그 위상에 걸맞는 그룹 조직형태와 소유·지배구조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경제개혁연대 경제개혁이슈 2016-4, 김상조, 이은정

문제는 이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편법과 탈법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오너의 이익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움직이다보면 금융소비자의 이익은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주회사가 가지는 투명성에서 좀 벗어나기 위해서 이렇게 여러가지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부당 내부거래가 있다든지 일부의 투자자를 해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하는 거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이와 관련, 미래에셋 측은 뉴스타파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미래에셋이 선관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미래에셋의 경영철학 및 핵심가치는 고객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기업이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배구조로 편법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해외에서는 지주사 전환은 기업의 선택적 가치로 인정받는 부분이다”고 답했다.

# 장면1. 2006년 미래에셋증권 상장 : 고객돈 166억 원 쌈짓돈으로 펑펑

2006년 2월,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당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상장 사흘만에 미래에셋증권의 2대 주주였던 외국계 투자은행 CDIB가 자신의 지분 150만주를 처분하면서 곧바로 상승세가 꺽였다. 상장 초 6만 원대였던 주가는 넉달뒤 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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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확인한 당시 미래에셋계열사들의 미래에셋증권 주식 매매 내역에 따르면, 당시 미래에셋의 주요계열사,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자산증권은 넉달에 걸쳐 20차례(장중대량거래 2건 포함)에 이르는 매수 주문을 냈다. 매입한 주식은 총 200만주. 대주주의 이탈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계열사가 일사분란하게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주식의 시세를 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176조 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당시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 사실상 미래에셋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핵심 회사로, 당시 박현주 회장과 그의 개인회사들이 이 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동원된 미래에셋생명의 자금이 금융소비자의 자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이 미래에셋증권의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동원한 고객의 돈은 총 166억 원에 이른다. 더구나 당시 미래에셋생명(전 SK생명)은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전신인 SK생명 시절 유입된 고객의 자금이 미래에셋 그룹의 조직적 주식 매수 활동에 동원된 것이다.

미래에셋 계열사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포착된다. 구재상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정상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 김경록 미래에셋투신운용 사장 등 계열사 임원 8명은 CDIB의 대량 매도가 시작되기 직전 일제히 5만주가 넘는 미래에셋증권 주식을 처분했다. 이들은 상장 직후  주식을 처분해 대주주의 대량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을 피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업무와 관련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제174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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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장중대량매매 방식에 의한 정상적 거래였으며 계열사의 손익 여부는 특정 시점의 주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래에셋생명의 주식 취득 또한 보험업법을 준수해 합법적으로 이뤄진 투자였다고 밝혔다.

# 장면2. 2006~2012 해외 부동산 투자 : ‘대박’은 오너, 고객은?

미래에셋 그룹은 2006년 중국 상해에 위치한 미래에셋타워 투자 성공 이후 해외부동산 투자를 확대해왔다. 지난 10년간 미래에셋 그룹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전체 규모는 5조 원이 넘는다.

미래에셋 그룹 해외부동산 투자의 시발점이 된 상해 미래에셋타워를 갖고 있는 것은 미래에셋 계열사들로 이뤄진 사모펀드 ‘미래에셋맵스프론티어사모차이나부동산투자신탁1호’다. 2008년 말 최초 지분 형성 당시 고객 투자금(미래에셋생명)과 계열사 고유 자금(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 비율은 3:7 수준이었다. 당시 투자금액은 2600억 원. 현재 이 빌딩의 가치는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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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지분대로라면 27.4%의 지분을 갖고 있던 미래에셋생명의 고객 계정은 초기투자금인  700억 원의 3배, 2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투자 5년만인 2012년에 이뤄진 계열사 간 지분거래를 통해 이 기대수익은 반토막이 나게 된다.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지분 전체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매각액은 1700억 원, 초기 투자금 700억 원을 제하면 이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1000억 원 수준이다. 큰 수익을 얻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000억 원에 이르는 추가 수익 기회를 잃은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현주 회장과 그 측근들이 9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실상의 개인회사다.

상해에서 계열사 지분 거래가 있었던 2012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오피스빌딩 파리아 리마 4440 빌딩에서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계열사 거래가 이뤄졌다.

미래에셋은 2010년 계열사 자금으로 지분이 구성된 ‘브라질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를 통해 이 빌딩의 지분 50%를 사들였다. 사모펀드의 지분 75%를 가지고 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초 자신의 지분 전부를 매각해 400억 원의 수익을 남겼다. 다른 계열사 지분의 평가액을 포함해 당시 미래에셋이 거둔 펀드 수익금은 500억 원이 넘었다. 박 회장은 이 투자로 또한번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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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지분 거래 이면에 금융투자자의 막대한 손실이 있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분 75%를 매각한 곳은 미래에셋생명의 고객 계정. 헤알화 고평가와 브라질 정치 리스크로 인해 헤알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시점이었다. 그런데 거래 직후 헤알화가 폭락하며 펀드가 소유한 부동산의 가치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2년 600원 대였던 헤알화는 지난해 200원 대까지 떨어졌다. 미래에셋 측에 따르면, 설정된지 6년이 지난 이 펀드의 수익률은 현재까지도 마이너스 상태다. 갑작스런 계열사 지분 거래로 미래에셋은 큰 수익을 챙겼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피해는 엉뚱한 미래에셋생명 고객들이 떠안은 셈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로펌의 검토를 거친 거래였다”며 “안정적인 배당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보험사의 성격에 맞는 투자자산이라 판단해 지분 거래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또 “환율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일정 시점의 가격 변동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이선영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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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난 15일, 세월호 화물칸 C데크 차량 4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엔 외부충돌 여부와 화물 이동 시점, 횡경사 속도 등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들이 담겨 있었다. 뉴스타파는 이 보도 이후 역시 C데크에 실려 있던 다른 차량 1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추가로 입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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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데크 좌측면에 실린 그랜저 블랙박스.. 실제시각보다 5분 50초 빨라

뉴스타파는 입수된 블랙박스 영상에 대한 세부 분석을 위해 우선 화면에 표시된 시각과 실제 시각 사이의 오차부터 계산했다.

이 차량은 블랙박스 영상에 표시된 시각을 기준으로 참사 전날인 2014년 4월 15일 오후 4시 15분 무렵, 인천항 주차장을 출발해 출항 준비 중인 세월호 방향으로 주행한다. 흰색 1톤 트럭 뒤 오른쪽에  대형 물통 4개와 중기 차량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는데, 이 장면은 당시 인천항 CCTV에도 잡혔다. 두 장면을 비교한 결과 이 블랙박스는 검은색 그랜저 차량에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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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는 앞선 트럭을 따라 선미 램프로 진입한다. 램프 입구에 다다른 순간 화면에 나온 시각은 오후 4시 16분 42초였다. 이와 똑같은 순간이 포착된 인천항 CCTV 시각은 오후 4시 12분 9초, 세월호 선내 CCTV 시각은 오후 3시 55분 31초였다. 인천항 CCTV 시각은 실제보다 1분 17초 빠르고 선내 CCTV 시각은 실제보다 15분 21초 느리다는 기존 확인 정보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이 순간의 실제시각은 오후 4시 10분 52초였다.  따라서 블랙박스 화면의 시각은 실제보다 5분 50초 빠르게 표시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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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량은 램프로 진입한 이후 트윈데크 바로 아래, 선체의 좌현 벽면쪽에 붙어 주차된다. 전방카메라는 선미쪽을, 후방카메라는 선수쪽을 향한 상태로 세월호 C데크에 실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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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49분 45초… 차량 급격히 밀려 벽면에 충돌

선적 후 다음날인 4월 16일 오전까지 녹화된 영상엔 특별한 상황이 없었다. 그런데 실제 시각으로  오전 8시 49분 45초 쯤, 차량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벽면으로 밀려 부딪쳤다. 곧이어 여러 화물들이 빠른 속도로 날아와 잇달아 벽면에 강하게 부딪치는 모습도 담겼다.

 

이 시점은 뉴스타파가 앞선 보도에서 분석한 것처럼 선체가 21도부터 47도까지 급격히 기울던 때다. 즉 좌현 벽쪽 1톤트럭 옆의 유리창이 깨져 바닷물이 유입됐던 것처럼, 벽면 쪽을 강타한 여러 화물로 인해 C데크의 다른 창문들도 다수 파손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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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직후의 영상 속에는, 바닷물이 포말 형태로 날아와 차량 유리창에 내려앉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선체가 47도 가량 기울어진 채로 선체 좌측면이 수면을 훑으며 오른쪽으로 방향이 꺾이던 상황에서, 깨진 유리창을 통해 바닷물이 선내로 직접 유입됐음을 보여준다.

 

오전 9시 21분 17초 형광등 꺼져… 화물칸 정전 시각 첫 확인

이 같은 상태가 한 동안 유지되다가 오전 9시 21분 27초에 C데크 천장의 형광등 2개가 잇달아 꺼지는 장면이 포착된다. 이 시점에 화물칸에 정전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선내의 모든 전기가 이 시점에서 끊긴 것으로 보긴 어렵다. 고 박예슬 양이 촬영한 동영상 속에서 9시 30분 대에도 객실층의 전등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비상발전기 일부는 가동됐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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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IS 데이터 상에서 화물칸 정전 5초 뒤인 오전 9시 21분 32초 이후부터는 선수방향 값이 아예 식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화물칸 정전 당시 배의 선수방향을 계측하는 장비인 자이로컴퍼스의 전원도 함께 끊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세월호의 전기 배선 도면을 기초로 인양된 선체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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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어두워지는 화물칸… 오전 9시 22분 전후부터 선체 침수 가속화

정전 이후인 9시 22분 무렵부터는 화면에 어떤 움직임도 잡히지 않는다. 다만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있다. 이 시점은 선체가 크게 기울어져 C데크 유리창이 해수면에 인접했던 때다. 외부의 햇빛이 출렁이는 파도에 반사되면서 유리창으로 들어오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채광의 밝기는 오전 9시 22분 30초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한다. 선체가 계속 가라앉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1분 30여 초 뒤인 오전 9시 24분 무렵엔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상태가 된다. 유리창이 수면 아래로 거의 잠겼다는 뜻이다. 이후 이 블랙박스에는 더 이상의 영상이 녹화되지 않았다.

횡경사 순간 담긴 블랙박스 5개 복구…성공률 높일수록 진실에 접근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민간 포렌식업체에 의뢰해 복구에 성공한 블랙박스는 지금까지 모두 9개, 그 가운데 세월호가 급격히 기울어지는 순간의 모습이 남겨진 것은 5개이다. 모두가  차량만이 실렸던 C데크 차량들 가운데 복원된 것들이다. 앞으로 더 많은 블랙박스가 복원될수록, 특히 화물과 차량이 동시에 실렸던 D데크의 블랙박스가 복원될 수 있다면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는 날도 앞당겨질 것이다.

수, 2017/09/2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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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손배소송으로 노조 압박

파업에 참여했다가 전 재산과 임금까지 회사에 가압류 당했던 두산중공업 배달호 씨가 2003년 1월 분신해 숨지면서 손배소송의 위험이 세상에 알려졌다. 15년이 지난 요즘은 회사뿐 아니라 국가(경찰)도 손배소송으로 노동자와 노조를 위협하고 있다.

국가(경찰)는 노사갈등 때 중재자로 개입한다. 노조원과 경비용역이 충돌할 때 경찰도 일부 부상당한다. 폭력을 행사한 노조원은 형사처벌 받는다. 요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가(경찰)가 노조원 개인에게 인적, 물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손배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때문에 금속노조 법률원에는 노사갈등보다 노정갈등으로 인한 소송이 더 몰린다.

집회 관련한 형사사건이 더 많아

금속노조 법률원이 최근 20개월간(2015.1~2016.8) 맡은 소송은 모두 975건이었다. 소송 형식으로 나눠 보면 형사사건이 305건, 행정사건 290건, 민사사건 287건, 기타 93건 순이었다. 형사사건 상당수가 경찰과 집회및시위에관한법(집시법) 위반을 다투는 것이다. 노조 법률원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나 정부의 법제도개선을 법적으로 타투는 것보다 경찰(공권력)과 공방을 벌이는 게 더 많았다.

전체 975건의 소송은 사건 내용별로 노조활동, 단결권, 단체교섭, 단체행동권 등 25개로 나뉜다. 25개 내용별로 소송 건수를 보면 사업장 밖 노조활동(214건)이 가장 많고, 사업장 안 노조활동(94건), 단결권 침해(79건), 비정규직(71건) 순이었다. 1~4위까지가 458건(46.9%)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1~2위를 차지한 사업장 안팎 노조활동은 노동기본권을 요구하는 집회 중 벌어진 다툼이 많다. 결국 한국의 노사관계를 소송 측면에서 분석할 때 노동3권 중 단체행동(쟁의)이나 단체교섭이 아닌 기본적인 단결권을 둘러싼 다툼이 더 많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파업보다 기본적 단결권에 발목 잡혀

975건 가운데 금속노조 법률원이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 직접 개입한 주요사건은 53건이었다. 53건 중 형사사건이 41건(77.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것도 노조가 제기한 소송은 20건인데 반해 피소 당한 게 33건이었다. 이는 노사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가가 단결권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노조와 노조원에게 집시법 위반으로 형사적 책임을 묻는데 이어 거액의 손배소송까지 제기해 이중 압박하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20개월치 소송을 분류한 금속노조 법률원 박현희 노무사는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단체행동권이나 단체교섭은 고사하고 노동3권 중 가장 기본인 단결권조차 누리지 못한채 비정규직노조를 중심으로 사업장 안밖에서 노조인정 등 단결권을 요구하는 집회(시위) 하다가 공권력과 싸우는데 진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내용 형사 행정 민사 기타 합계
1 사업장밖 노조활동 168 22 14 10 214
2 사업장내 노조활동 26 36 21 11 94
3 단결권 침해 28 32 16 3 79
4 비정규직 16 13 38 4 71
5 통상임금     57 2 59
6 일반징계   46 5 1 52
7 쟁의행위 13 16 16 6 51
8 정리해고 10 9 18 13 50
9 복수노조 6 22 12 7 47
10 징계해고 1 19 10 3 33
11 단체협약 3 9 13 4 29
12 폐업 7 3 9 8 27
13 인사권 행사 1 12 8 4 25
14 차별 3 5 10 3 21
15 단체교섭 7 8 1 4 20
16 노조 채무 2 6 10 2 20
17 산재/노동안전/보건   14 2 2 18
18 임금체계 3 2 10   15
19 저성과 2 7 5 1 15
20 직장폐쇄 4 4 3 1 12
21 전임자 1 1 2 4 8
22 노동자 감시통제 3 2 2   7
23 근로시간   1 2   3
24 휴게/휴일/휴가     3   3
25 쟁의조정 1 1     2
합계 305 290 287 93 975

▲ [표1]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소송(출처 : 금속노조 법률원, 2015.1 ~2016.8)

노동권 미흡한 특수고용직 등 비정규직에 더 가혹

민주노총도 국가(경찰)의 손배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경찰)가 민주노총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걸어 종결된 13건 중 특수고용직이나 간접고용 등 비정규직 관련 사건은 6건이다. 배상액은 모두 2억 4,259만원인데 이중 비정규직 사건이 1억 5,069만원(62.1%)에 달한다. 민주노총이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된 걸 감안하면, 국가는 상대적으로 약자인 비정규직에게 더 가혹했다.

  발생 피고 행사 내용 확정액(만 원)
1 2007. 6 민주노총 특수고용 권리보장 대회 2436
2 2007. 7 민주노총, 개인 8명 홈에버노조 파업집회(비정규직) 2520
3 2006. 6 금속노조, 개인 5명 하이텍코리아 집회(공장폐쇄) 910
4 2007.10 건설노조원 10명 건설노조 집회 1074
5 2007. 9 민주노총 노조원 19명 울산중부서 담장손괴(현대차 비정규직) 558
6 2007.11 기아차 노조원 6명 범국민행동의날 상경차단 1087
7 2007. 8 민주노총 뉴코아 앞 미신고 집회(비정규직) 380
8 2007. 7 S&T노조 등 6명 S&T 정문앞 집회 260
9 2009. 5 민주노총 화물연대 집회(334명 기소) 8101
10 2011. 2 민주노총 전북본부 민주노총 집회 (버스노조) 1480
11 2010.11 금속노조, 4명 쌍용차 집회 899
12 2011. 6 금속노조 등 12명 유성기업 집회 4520
13 2014.12 공무원노조 노조원   34
합계   2억4259만원

▲ [표2] 민주노총이 피소 당해 종결된 손배소송(출처 : 민주노총, 붉은색은 비정규직노조 사건)

노동3권을 제대로 갖지 못한 특수고용직과 간접고용 노동자는 쟁의행위에 제약이 많다. 때문에 이들은 정부에 정책개선을 요구한다. 요구는 집회(시위)로 표현된다. 이 때 공권력(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한데 국가가 집회에서 생긴 피해에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은정 정책국장은 “경찰이 해마다 집회시위 따른 경찰장비 파손에 대비한 예산을 확보해놓고도 집회당사자에게 모두 배상하라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사용자 손배소송, 숫자 줄지만 액수는 급증

국가와 함께 사용자의 손배소송도 여전하다. 민주노총에 대한 손배청구 총액(기업,국가 포함)은 사용자가 노조탄압 수단으로 손배소송을 적극 활용해 두산중공업 배달호 씨의 분신을 불렀던 2003년 500억 원을 넘긴 뒤 올 들어 186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손배소송을 당한 노조 수는 2003년 51개에서 24개로 절반으로 줄었지만 청구액은 크게 늘어 노조 당 청구액은 2002년 8억 8천만원에서 77억 8천만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조사 시기 청구액 (억 원) 사업장 수 (개)
2002. 6 345 39
2003. 1 402 50
2003.10 575 51
2011. 5 1583 12
2013. 1 1307 16
2014.  3 1692 17
2015. 3 1691 17
2016. 4 1558 17
2017. 7 1867 24

▲ [표3] 민주노총 연도별 손배 피소(출처 :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코레일은 2009년 노조파업 때 노조를 상대로 손배소송을 제기해 오히려 이익을 냈다. 서울지법은 손배소송에서 코레일이 전면파업 때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나, 인건비(무노동무임금)와 동력비를 줄여 86억원을 절약해 오히려 14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하청노동자 앞에 시간만 끄는 공권력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처럼 변호사 20여 명이 일하는 법률원이 있는 곳은 그나마 낫지만 지역의 작은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와 국가의 손배소송의 휘청거린다.

강원도에서 시멘트를 생산하는 삼표동양시멘트는 1년 365일 24시간 공장(광산)을 가동했다. 명절 휴가도 없이 하루 16시간씩 일했던 하청노동자들은 한 달에 잔업만 100시간 넘게 해도 정규직 임금의 절반도 못 받았다.

이들이 노조를 만들자 원청은 수십 년 일한 100여명의 하청노동자를 도급 해지해 모두 내쫓았다. 쫓겨난 하청노동자들은 노동부와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불법파견)을 제기하고,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정문 앞에서 농성했다.

노동부는 8개월을 끌다가 노동자의 손(위장도급)을 들어줬다. 1심 법원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지만, 원청은 20억원의 벌금(이행강제금) 내면서까지 직접고용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법원이 불법파견으로 판결해도 회사가 버티면 그만이다. 현대차 사내하청 사건 때도 버티다 선별적으로 일부를 신규 채용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원청은 하청노동자 농성을 이유로 업체를 통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 노동자를 대리한 공익인권법재단 윤지영 변호사는 “통상 회사가 손배 소송을 제기할 땐 파업(쟁의행위)이 문제가 되는데, 삼표동양시멘트는 계약해지 당한 뒤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농성한 게 손배청구 이유라서 이럴 땐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어떻게 구성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동양시멘트노조 김진영 교육부장은 “노동부의 위장도급 판정도 태백지청장실 점거 끝에 겨우 얻었는데, 그때 로비에 ‘동양시멘트 기증’이라고 새겨진 대형 거울을 보고 많은 걸 깨달았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 쫓겨나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하청노동자는 밤에 태백지청 근로감독관과 원청 임원이 만나는 걸 목격했다.

손배소, 한미FTA 이후 집회통제 주요수단

국가(경찰)가 집회와 시위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 2006년 한미FTA 체결 반대집회가 처음이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이후 손배소송은 국가가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통제하는 주요 수단이 됐다.

집시법 2조는 ‘시위’를 “여러 사람이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결국 집회와 시위는 실력행사와 위력을 예정한다. 집회와 시위 등 기본권 보장은 국가 의무다. 그런데도 국가는 집회 관리통제의 수단으로 손배소송을 적극 활용해 기본권을 억압하고 있다.

공익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서선영 변호사는 한 토론회에서 “정치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개인간 피해회복을 목적으로 한 손해배상이란 수단에 그대로 적용하는 순간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집회의 모든 책임을 주최자에게 전가하는 건 결국 정치적 반대의사가 강한 집회를 하지 말라는 경고이자 엄포라서 국민 기본권을 위축시킨다”고 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해 12월 열린 국가 손배소송 토론회에서 “기본권 중 타인의 불편을 전제로 인정하는 걸 ‘관계적 권리’라 하는데, 집회의 자유와 노동3권이 대표적 ‘관계적 권리’다. 집회와 시위는 교통제한이나 소음 등 생활방해를 당연히 동반한다. 국가가 이런 관계적 권리에 손배 청구를 남용하면 오히려 기본권을 방해하는 셈”이라고 했다.

집회때 불법은 형법으로 충분히 제재 가능

국가가 집회와 시위에 형법이 아닌 민법상 손배소송을 제기하는 게 법리상 이질적이고, 기본권 조정자로 국가의 의무에 반한다는 의견도 있다. 집시법은 위반행위에 대해 행정적, 형사적 재재를 부과하지만 민사적 제재는 입법화하지 않고 있다. 집회와 시위 등 표현의 자유로 인해 일어나는 법 위반에 대해 민법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남용하는 건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공산이 크다.

허진민 참여연대 공익인권법센터 변호사는 “국가가 공익목적에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려다가 생긴 피해를 갈등 당사자에게 물리는 건 기본권 조정자로서 국가의 의무에 반하고, 국가는 개인들에게 형법, 행정법으로 충분한 제재수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광우병 촛불 손배소 고법까지 패소

경찰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주최한 대책회의와 네티즌 등 17명에게 5억 1,709만 원의 손배를 청구했다. 경찰은 대책회의가 개입하면서 불법폭력시위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공소장에는 허점이 많았다. 누가 가해자인지 모르고, 부상경위도 입증하지 못하고, 출동하다가 넘어져 다치거나, 동료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은 부상, 대치 중 탈진까지 모두 주최 측에 손해배상 청구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씨는 2008년 6월 25일 체포됐는데 경찰은 안 씨가 6월 29일까지 농성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고등법원까지 경찰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쌍용차 회사는 취하했는데 국가는 끝까지

노조에 대한 국가 손배소는 2009년 쌍용차와 2011년 유성기업 파업이 대표적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646명 구조조정에 반발해 2009년 5월 22일 점거파업에 들어가 회사 경비용역과 충돌했다.

77일 뒤 경찰은 8월 4~5일 헬기와 기중기로 공장 내 노조원을 진압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경찰)는 노조와 노조원을 상대로 장비파손과 치료비, 위자료 등 16억 6,961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14억원, 2심 법원은 11억원을 인정했다.

회사도 노조에 33억원 손배소송을 제기했으나 2015년말 모두 취하했다. 그러나 국가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94명이 구속되고 300여 명이 벌금과 형사처벌을 받았다. 자살한 노동자도 28명이다. 여기에 국가(경찰)까지 손해배상 소송으로 압박하고 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노조탄압 무기인 손배, 가압류를 국가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기업노조는 교대근무제 개선을 위한 교섭결렬로 2011년 5월 18일부터 점거파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파업 첫날 직장폐쇄했다. 6일 뒤 경찰은 회사의 요청으로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노동자를 해산했다. 이후 노조원과 경비용역은 회사 앞에서 계속 충돌했다.

한 달 뒤 민주노총 충남본부가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공장 정문 앞을 통과해 예정된 집회장소로 이동하려는 집회참가자들과 이를 막아선 경찰이 충돌해 양측이 다쳤다.

국가(경찰)는 노조와 노조원에게 장비 손상과 경찰 치료비, 위자료 등 1억 1,1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4,500만원을 인정했다.

불법파견 해결 요구 파업에 20억 손배판결

부산고법은 지난달 24일 현대차 하청노동자가 불법파견 해결을 요구하며 벌였던 울산공장 점거파업을 지원한 당시 금속노조 간부와 현대차 정규직, 비정규직 4명에게 2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차 하청노동자들은 2010년 7월 대법원이 동료 최병승 씨에게 불법파견을 판결하자 현대차에 하청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그해 11~12월 25일 동안 파업했다.

민변 노동위원회 등 노동법률단체는 대법원 상고를 위한 인지대 비용 1,500만원 마련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이들은 원심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내고, 노조탄압 수단으로 악용된 손배소송의 부당함을 알리는 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제주 강정마을은 실마리 찾아가는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정부가 반대 주민에게 거액의 손배소송을 제기해 문제가 된 강정마을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정부(해군)는 공사연장 손실을 시공사에 배상하고 그 중 34억 4천만원을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해결책 검토를 약속한데 이어, 지난달 11일 열린 첫 변론에서 정부 측은 “소송 외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과 협의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실마리를 찾는 중이다. 하지만 노조 상대 손배소는 여전히 노조 통제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은정 정책국장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노조를 상대로 한 국가 손배소는 어떤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수, 2017/09/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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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오전 11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앞에는 친박 극우단체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언론노조 타도”를 외쳤다. MBC노조를 ‘깡패노조’라고 부르며 방문진의 사장 선임을 방해하지 말라고 소리 높였다. 그들은 극우세력의 구심이 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주도하는 MBC 사장 선임을 응원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로부터 7시간 뒤 방문진은 김장겸 MBC 보도본부장을 사장으로 내정했다. 극우세력이 MBC에 알박기를 한 것이다.

김장겸 씨는 2011년 이후 사실상 MBC뉴스를 좌지우지해왔고 추락시켰다. 2012년 대선 당시의 편파 보도는 물론 세월호 참사 당시 MBC가 가장 부끄러운 보도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는데도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뉴스에 등장시키지 않았다. 정상적인 언론사라면 그는 잠시도 뉴스 책임자로 앉아 있을 수 없는 일들을 했다. 그러나 한국 극우 세력의 본산이 되어가는 방문진은 그를 서슴없이 사장으로 선출했다. 청와대가 낙점했다는 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만장일치였다. 야권 이사들은 퇴장한 상태였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혁하려는 목적의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지금, 방문진은 스스로 다시 한번 현재의 지배구조가 엉망임을 입증한 셈이다.

그렇다면 김장겸 신임 사장은 앞으로 임기 3년 동안 계속 MBC 사장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만약 국회에 계류 중인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3개월 이내에 쫓겨날 수 있다. 설사 통과되지 않는다해도 고영주 이사장 등 현 방문진 이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8월에는 쫓겨날 가능성이 높다. 그 어떤 느슨한 기준으로도 그는 공영방송 MBC를 망친 사람이라는 책임 추궁을 피해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2012년 170일 대파업이후 5년 만에 다시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김연국 MBC본부장은 김장겸 사장 선임 뒤 열린 촛불집회에서 “오늘은 한국의 언론자유, 민주주의가 바닥을 친 날” 이라며  “투쟁으로 MBC를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사로 다시 만들고 반드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금, 2017/02/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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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최순실 딸 특혜 의혹에 이화여대 반박 “정씨, 수업2/3참여 특혜학점 아니다”
-작품의상으로 패션쇼 하는 게 수업 핵심…옷도 없고, 패션쇼도 안 했는데 2/3참여?
-출석,시험 증빙서류 ‘경기일정’ 살펴보니 계절학기 수업 기간 경기 단 한 건도 없어

지난 11일 뉴스타파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순실 씨의 딸 정 모 씨(체육과학부 2)가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계절학기 해외실습에 유일한 비전공자로 참여해 귀빈대우를 받고, 실제 해외에 가선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2학점을 받아 특혜가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또 뉴스타파의 보도에 명백히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홍보팀 명의로 정정보도요청서를 보도 다음날(12일) 보내왔다.

정씨가 수업의 2/3이상 참여했으며, 수업일정에 모두 참여하지 못한 것은 정 씨의 경기준비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해당과목 교수는 정 씨의 부모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특정인을 위한 특혜는 없었다면서 “정정보도 하고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뉴스타파는 이에 대해 추가 질의와 함께 이대 측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달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12일 이대 홍보팀에 보냈다. 이후 이대 측은 지금까지(17일)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 측의 해명과 뉴스타파의 답변을 중심으로 최순실의 딸 정 모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특혜’의혹을 지울 수 없는 이유를 정리했다.

▲ 정 씨가 지난 여름방학 계절학기 과목으로 수강한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 중 일부. 수업의 핵심인 패션쇼가 끝난 뒤 사진이다. 이 사진 뿐만 아니라 당시 중국일정에서 천 여장의 사진 속에 정 씨는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 정 씨가 지난 여름방학 계절학기 과목으로 수강한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 중 일부. 수업의 핵심인 패션쇼가 끝난 뒤 사진이다. 이 사진 뿐만 아니라 당시 중국일정에서 천 여장의 사진 속에 정 씨는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정 씨, 다른 학생들과 동행하지 못할 정도로 빠듯한 일정?

체육과학부 학생은 외국에 체류 중이라 사전, 사후 평가 참여가 어려웠고, 출입국 시 다른 학생들과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해당 학생은 자비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며 담당 교수가 특별한 지원을 해 준 바가 없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때문에 사전, 사후 평가에 직접 참석하여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특정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닙니다.

이화여대 보도자료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하여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중

이같은 이대측의 해명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위해선 정 씨가 제출한 증빙서류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대측은 개인정보를 이유로 자료가 있다고만 말할 뿐 제시하지 않고 있다. 과연 정 씨가 사전, 사후 평가에도 참여하기 어렵고, 중국에서 급하게 한국으로 먼저 귀국해야 할만큼 경기일정이 빠듯한 상황이었는지 알아봤다.

이화여대가 정 씨의 지난 2학년 1학기 출석과 시험 대체 증빙서류로 국회에 제출한 경기일정표를 살펴보면, 2016년 2월부터 9월까지 총 19건의 경기일정이 나와있다. 그런데 문제가 된 계절학기 수업 기간, 그러니까 해당 수업의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던 6월 30일부터 사후평가가 이뤄진 8월 15일까지 기간에는 정 씨의 경기일정이 없다. 상반기에는 6월 19일이 마지막 경기였고, 하반기는 8월 27일이 첫 경기였다. 사전평가가 있었던 7월에는 단 한 건의 경기도 없었다.

▲ 정 씨의 경기 관련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FEI database 홈페이지

▲ 정 씨의 경기 관련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FEI database 홈페이지

정 씨가 사전평가에 불참하고, 다른 학생들과 비행기를 따로 타고 출국했다가 해외실습 도중 급하게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만큼 바쁜 경기일정이 있었던 게 아니라는 뜻이다. 정 씨는 해외체류 중이었다는 이유로 다른학생들보다 하루 늦게 중국 구이저우(귀주)에 도착했고, 이틀 빨리 귀국했다.

물론 8월27일 예정된 경기를 위해 사전훈련을 했을 수 있으나, 이는 증빙된 서류가 없어 확인할 수 없다.

정 씨의 결석을 입증할 별도의 훈련일지 등은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측은 2학년 1학기때도 규정에 맞는 서류를 정씨가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출석을 인정한 바 있다.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실기우수자 학사관리 내규에 따르면, 대회출전과 공식 훈련으로 인한 수업 결손은 공식 단체가 발급하는 ‘공문서’ 제출로 출석을 인정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정 씨는 FEI(국제승마연맹)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검색할 수 있는 경기일정표만 출력해서 제출했을 뿐, 공문서 형식의 증빙서류는 제출하지 않았다. 정 씨가 학점을 받은 운동생리학 수업에서 담당 교수는 ”시합 출전 기록 외에 훈련에 대한 공문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여 받아 놓은 훈련증빙자료가 없음”이라고 국회에 답변했다. 이화여대는 계절학기 때에는 제대로된 서류를 받아 학생의 해외체류와 훈련을 인정하고, 출석으로 대체해 준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2학년 1학기와 달리 계절학기 때는 공문서를 증빙서류로 제출했다면, 이대는 의혹 해소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

정 씨 말고 인턴, 아르바이트로 불참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대 측은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를 이유로 평가에 불참하는 학생도 있었다며, 사전, 사후평가에 불참한 정 씨가 학점을 받은 것은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계절학기 과목의 교육과 실습, 평가는 모두 조별로 이뤄졌다. 사후 평가 과제물은 조별 리포트였다. 정 씨는 아예 조별로 활동하지 않았다. 때문에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때문에 평가발표 당일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별리포트를 낼 수 있었던 다른 학생들과 정 씨를 비교하기 힘들다.

이대 측은 정 씨가 “교과목 이수를 위한 자료를 제출완료”했다고 했지만, 조별활동을 안 한 정 씨가 어떤 자료를 냈는지, 이 역시 제공하지 않고 있다. 또한 강의계획서 상 평가내용을 보면 ‘작품 의상에 대한 컨셉설명’, ‘이미지맵핑 제출’, ‘중국 패션쇼 참가 작품에 대한 제작까지의 사진 및 스케치 작업’ 등이다. 즉 패션쇼 참가를 위해 학생들이 제작한 의상에 대한 리포트가 이 수업의 주요 평가 포인트였다는 것이다. 참가 의상 자체가 없는 정 씨에게 학점을 준 근거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담당교수가 특별한 지원을 해준 게 없다?

이대측은 담당교수가 정 씨에게 특별한 지원을 해준 게 없다고 해명했지만, 정 씨만 특별대우를 해 준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계절학기 과목 수강생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을 보면, 다른 학생들은 채팅을 통해 서로 조 편성을 논의하고, 작품의상 등의 준비물과, 비행기값, 평가일정 등을 얘기했다. “비행기값이 비싼데 따로 가면 안 되냐”는 불만도 있었지만, 교수 인솔 책임 때문에 단체로 이동해야 된단 얘기도 나왔다.

정 씨도 이 채팅방에 초대돼 있었다. 하지만 정 씨는 학생대표의 질문이나, 논의과정에서 단 한 번도 답을 하지 않았다. 중간에 학생대표가 ”정 씨는 교수님이 따로 공지한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이렇게 학생들과 따로 공지를 받은 정 씨는 다른학생들 보다 하루 늦게 비즈니스석 직항을 타고 구이저우에 도착했다. 비행기 값 때문에 따로 항공권을 끊고 싶었던 학생들은 단체로 이동해야한다는 이유로 더 비싼 돈을 주고 단체 일정을 맞췄는 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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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달 간의 대화내용이 담긴 의류산업학과 수강생들의 카카오톡 채팅 내용 중 일부

▲ 2달 간의 대화내용이 담긴 의류산업학과 수강생들의 카카오톡 채팅 내용 중 일부

게다가 정 씨는 혼자 온 것이 아니라 남자 2명과 동행했고, 이대 측은 남자 2명을 포함 정 씨 일행에게 숙박을 제공했다. 숙박은 중국 귀주성에서 국영호텔을 무료로 제공했고, 방배정은 이대측에서 했다. 다른학생들은 2인 1실. 정 씨에겐 1인실이 배정됐다. 경비를 정 씨가 자부담했다고 학교측은 설명했지만, 숙식은 중국쪽에서 무료로 제공했기 때문에 따로 비용이 들지 않았다. 항공권은 다른 학생들도 자비로 부담하고 추후 장학금으로 일부 보전받았다. 정 씨는 성적이 장학금 기준에 미달돼 항공비를 보전받지 못했다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또 정 씨를 제외한 학생들은 항공권 비용을 학생대표에게 모두 입금했기 때문에 직접 경비를 낸 내역이 확인되지만, 정 씨는 실제 학교측 주장처럼 비즈니스석을 자비로 부담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정 씨가 수업의 2/3을 참여했다?

이 수업은 그레이드가 아닌 pass(S)/fail(U) 과목으로 거의 수업의 2/3를 참여하여 pass(S)를 주었습니다. 담당 교수 확인 결과, 해당 학생은 중국소수민족 의상 및 문화 체험, 한중문화교류 패션쇼 참관을 하였으며 교과목 이수를 위한 자료를 제출완료 하였습니다. 또한 교과목 수강생이 국제대회, 연수, 훈련, 교육실습 등의 참가에 의한 경우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교과목 담당교수는 출석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으며, 이러한 규정은 재학생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이화여대 보도자료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하여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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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씨가 수업의 2/3를 참여했다는 이대측의 설명도 쉽게 납득되지가 않는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의상으로 중국에서 패션쇼를 하는 것이 핵심이었던 이 과목은 졸업작품이 있는 의류산업학과 4학년 학생들이 수강생의 대부분이었다. 사전교육(6월30일)과 사전미팅(7월31일)이틀, 중국에서의 해외실습 6일, 실습 이후 사후 평가발표(8월15일) 하루 등 총 9일만 수업에 직접 참여하면 된다. 정씨는 해외실습 이전과 이후 수업에 모두 불참했다.

또 해외실습의 경우에도 정 씨가 중국에 머문 것은 8월4일부터 8월 6일 새벽까지 2박 3일에 불과하다. 수업 참여 일수만 따져봐도 1/3이다. 정 씨는 패션쇼 참가 의상도 없었고 패션쇼 자체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행사사진 어디에도 정 씨는 없다. 오히려 정 씨가 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관광을 했다는 증언만 있을 뿐이다. 중국일정에 동행했던 다른 교수도 정 씨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정 씨가 수업에 참여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이인성 담당교수 한 명 뿐이다.

익명을 요구한 의류산업학과 학생은 “정 씨를 본 것은 호텔에서 조식먹으러 가는 길에 보디가드로 보이는 남성들과 있는 것 뿐”이라며 “그 외엔 중국 일정 어디에서도 정 씨를 보지 못했다. 정 씨가 수강생이었는지 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정 씨가 2/3참여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지 설명해 달라고 이대측에 질의했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 했다.

훈련 때문에 수업 참여 어려웠던 정 씨, 굳이 왜 의류학과 수업을 수강했을까?

만약 정말 정 씨가 경기일정으로 수업참여가 어려웠다면, 왜 굳이 해외실습이 있는 이 수업에 수강신청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정 씨가 불참한 사전평가와 사후평가, 현장실습 등의 모든 수업일정은 이미 정 씨가 수강신청을 할 때 볼 수 있었던 강의계획안에 미리 올라와 있었다.

정 씨의 경기일정도 이미 9월까지 미리 나와있었기 때문에,자신의 경기일정 때문에 해외실습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면, 수강신청을 하지 않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강의계획안에 버젓이 수업 일정과 내용이 나왔있는데도 수강신청을 해놓고서, 타과생이라 패션쇼에 서기 어렵고, 경기훈련 등이 있다며 혼자 일찍 귀국한 정 씨에게 학점을 준 것을 특혜가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

뉴스타파는 특혜 의혹의 당사자인 정 씨에게도 이메일을 보내 현재 자신과 관련해 불거진 의혹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당사자가 묵묵부답인 상황에서 이화여대는 정 씨와 관련한 모든 의혹에 대해 특혜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체육과학부 학생에게 이대측의 해명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학생들은 다 특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선수하는 애들 있잖아요. 같이 그런 걸로 들어온 애들은 되게 기분 나빠해요. 왜냐면 자기들은 진짜 경기 나가도 인정안해줄 때가 있는데…진짜로 훈련이 있어도 그걸 인정 안 해줄 때가 많아서 좀 큰 경기거나 그럴 때만 인정해줘서, 다른 학생들은 아침에 와서 수업 듣고 다시 가서 훈련하고 그런 사람들도 많아요. 체육과학부 학생

이대측의 해명이 진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선 관련 자료 제출과 해당 교수에 대한 사실조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경희 이대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조사하려 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회 교문위 유은혜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이화여대가 학칙을 개정하고 부칙조항(국제대회 경기나 훈련 등의 서류를 증빙하면 출석 인정)까지 만들어서 소급적용하도록 한 것이 지금은 다 특정학생을 위한 게 아니었다고 하는데, 계속 다른 학과에서도 이 학생에게 특혜를 제공한게 드러나고있다. 그러면 이거는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이대가 제출한 자료로는 의혹을 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국감 이후 상임위를 통해서라도 의혹의 진실이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오늘(17일) 교수 및 교직원, 학생들을 상대로 최근 언론보도에 대한 의혹해소의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에 반해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최순실 씨의 딸 정 모씨의 대학 입학 특혜 의혹과 성적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오는 19일 오후 학교 본관 앞에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대 교수들이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행동에 직접 나서는 것은 1886년 개교 이후 처음이다.


취재:홍여진

월, 2016/10/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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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지난 2014년 검찰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국정원 적폐청산TF의 조사에서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던 내용이어서 큰 파문이 예상된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변호인단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당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폭로가 담긴 A4용지 5장 분량의 우편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위장 사무실을 만들고 허위 서류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 지난 6일 국정원의 조직적 검찰수사 방해 실태가 담긴 제보 편지가 민변에 접수됐다

▲ 지난 6일 국정원의 조직적 검찰수사 방해 실태가 담긴 제보 편지가 민변에 접수됐다

변호인단은 이 우편 제보자가 국정원 내부 직원인 것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간첩조작 사건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국정원 직원들의 성명과 직급, 현재 근무지까지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는 점 △공개되지 않은 피고발인들의 직급과 업무 내용과 성격이 기재되어 있는 점 △직원들의 전보 내용과 경위가 설명되어 있는 등 대부분이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국정원, 검찰 압수수색 대비 위장 사무실, 허위 공문서 작성”

이 제보자는 “유우성 사건을 담당했던 국정원 대공수사국 수사3처 직원들이 △5급 김OO(현재4급) △4급 김보현(당시 행정업무 총괄) △4급 권세영(유우성 수사 때 조사실 책임자) △3급 이재윤(유우성 수사 때 4급 종합반 책임자였다가 수사 끝나고 3급 승진) △단장 2급 최OO △국장 1급 이OO”라고 밝히면서 “이 팀에서 기획 → 상부 결재 → 시설 설치 → 검찰 압수수색팀 안내 → 자축연 순으로 끝냈다”고 폭로했다.

또 해당 수사팀이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수시로 현안 회의를 열어 2013년도 심리전단에서 활용한 것처럼 위장 사무실을 만들어 관련 없는 서류만 제출케 했다”면서 “다른 곳에서 사용한 컴퓨터를 설치해 놓고 일부만 공개시켜 마치 그곳에서 중국 심양 영사(이인철)에게 북한 출입경 자료 확보를 위한 영사증명서 제출을 요구한 것처럼 꾸몄다”고 밝혔다.

이어서, 위장 사무실은 “수사3처 사무실 일부에 칸막이를 새로 설치하고 블라인드를 세우는 방식으로 뚝딱 만들었다”고 설명한 뒤 “이 모든 것은 팩트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제보에는 국정원 수사팀 직원들의 실무까지 상세하게 적혀있었을 뿐 아니라 직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밀한 내용들도 담겨 있었다. 제보자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응한 세부 계획서는 김OO 직원이 기안했고, 4급 권세영이 수정 보완 완성한 후 담당처장 3급 이재윤이 단장, 국장한테 재가를 받아 위장 사무실을 만들고 검찰청 검사와 수사관들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윤 처장은 사석에서 ‘이런 곤란한 보고서는 단장은 꼭 나보고 국장에게 직접하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도 적었다.

이같은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대국민 우롱쇼’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남 전 원장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시점은 2014년 3월 9일,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은 하루 뒤인 2014년 3월 10일 이뤄졌다. 제보 내용대로라면 국정원은 이미 검찰 수사 방해용 위장 사무실을 꾸려놓은 상태에서 원장이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던 셈이다.

제보 내용과 당시 정황을 함께 살펴보면, 사과를 하고 있던 남 전 원장도 위장 사무실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통상 검찰은 국정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원장에게 일정을 사전 통보한다. 그런데 제보자는 “사무실 설치 완료 후 서천호 차장이 잠시 왔었다”고 밝혔다. 검찰의 압수수색 일정이 통보된 상태에서 사전에 위장 사무실을 들렀던 국정원 2인자가 이를 국정원장에게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 2014년 3월 9일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남재준 씨는 유우성 씨의 간첩 증거가 조작으로 드러나자 대국민사과를 했다.

▲ 2014년 3월 9일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남재준 씨는 유우성 씨의 간첩 증거가 조작으로 드러나자 대국민사과를 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변호인단은 △위장 사무실과 허위 공문서 등을 통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방해한 것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및 국정원법위반 △허위공문서를 제출하고 행사한 것에 대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죄 △증거를 인멸하고 공범을 은닉한 것에 대해 범인은닉죄 및 증거인멸교사죄가 적용된다고 판단하고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관련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변호인단이 제공한 제보편지 원문을 공개한다.

‘국정원개혁위 조사만으로 적폐청산 불가능’ 목소리 높아질 듯

이번 제보로 지난달 종료된 국정원 적폐청산TF의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정원 적폐청산TF는 지난달 8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정원 존안자료 검색ㆍ관련자 조사를 통해서도 지휘부의 증거조작 지시ㆍ묵인 등 국정원 차원의 조직적 증거조작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던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보자는 “이번 국정원 적폐청산TF 조사에서도 당시 수사팀 간부들은 유우성에 대해 수사 착수를 반대했으나 국장이 강권했다고 진술하는 등 아직까지도 나쁜 버릇을 버리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면서 “조직이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이상 곪고 썩어 터진 것은 하루속히 도려내 버리고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부끄러운 선배들은 더 이상 발을 못붙이게 하는 새로운 기상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실직고 한다”고 적었다.

또 “이러한 것을 도려내지 않고는 건전한 풍토를 세울 수가 없다”면서 “국정원 적폐청산TF에 무기명으로 제출할 수 있었으나 신분이 신분인만큼 여러 제약 조건이 많았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면서 국정원TF의 조사가 크게 미흡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개혁위를 이끌었던 정해구 국정원 개혁발전위원장은 “다음주 국정원 개혁위 회의에서 이 사안에 대해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이번 제보를 계기로 검찰과 국정원 감찰실이 수많은 간첩조작 사건들에 대해 다시 한번 재조사에 나서 국정원 내부 적폐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재 : 신동윤
영상취재 : 김남범

목, 2017/12/0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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