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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참여연대 활동가, 양심적 병역거부 헌법소원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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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참여연대 활동가, 양심적 병역거부 헌법소원 청구

익명 (미확인) | 화, 2017/05/23- 11:05

병역거부 재판 방청단

 

양심적 병역거부, 이젠 헌법재판소도 과거와 달리 판단해야

병역거부한 참여연대 활동가, 5/23(화) 헌법소원 청구해 
대체복무제 도입이 양심의 자유와 국가안보 조화시킬 대안이라 주장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오늘(5/23)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홍정훈 참여연대 간사를 대리하여 헌법재판소에 양심적 병역거부자 형사처벌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청구인인 홍정훈 간사는 지난 2016년 12월 비폭력·평화주의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뒤,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지난 4월 20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이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양심적 병역거부자 형사처벌의 근거조항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법원의 위헌제청과 헌법소원청구는 계속되었고, 2015년 7월 공개변론까지 진행되었다. 최근 심판대상인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대한 해석을 통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하급심 판결들이 이어지고 있으나, 홍정훈 간사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처럼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재판부에 따라 무죄판결과 유죄판결이 병존하고 있는 이 사태는 결국 헌법재판소의 병역법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을 통하여 근본적이고 통일적인 해결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청구인과 대리인들은 2004년과 2011년에는 위헌의견이 각각 2인에 불과하였지만, 이번에는 헌법재판소가 과거와 다른 결론을 내릴 것을 기대하며 이번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서에서는 대체복무제도라는 수단을 택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청구인의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강제당하지 않을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근거로 ▲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바탕이 되는 근본적인 기본권이라는 점, ▲ 따라서 입법자는 양심의 자유를 국가안보를 위해 일방적으로 유보시킬 것이 아니라 소수자의 양심을 존중하면서도 국가안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택해 기본권의 침해를 최소화할 의무가 있다는 점, ▲ 이미 산업기능요원 등 보충역의 비율이 상당함에 비추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인정이 전체 병력자원의 큰 손실이 되기 어렵다는 점, ▲ 외국의 운용사례에 비추어볼 때 그 기간 및 강도에 있어 현역복무와의 형평성을 갖춘 대체복무제도의 설계 및 적절한 심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 등을 제시하였다. 

 

특히 최근 치러진 제19대 대선 과정에서 주요 후보자 5인 중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원론적인 반대 입장을 취한 후보는 없었고, 선거 내내 안보 이슈가 주된 쟁점이었음에도 대체복무제 도입 찬성 입장을 밝힌 후보자들에 대해 안보위기나 사회적 공감대 부족 등을 이유로 하여 적극적인 공세가 이루어진 바도 없었으며,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해 찬성입장을 밝힌 문재인 후보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점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성숙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하였다.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헌법재판소가 과거 우려했던 대로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것이라기보다 소수자의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사회통합을 공고히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가입한 자유권규약 제18조에서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의 내용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포함된다고 유엔인권이사회 및 자유권규약위원회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해석을 밝히고 있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기소와 구금이 자유권규약에 위반되며 이들을 석방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지적과 요구 또한 강력해지고 있으므로 이를 수용하는 것이 헌법 제6조에서 채택한 국제법 존중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점도 주장하였다. 

 

이번 헌법소원청구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의 김선휴 변호사와, 그 자신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로서 수감생활을 한 바 있는 임재성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가 함께 대리하였다. 

 

 

홍정훈 후원회 <홍합지졸>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2-656-531564 김경희

웹사이트 http://goo.gl/lucP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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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주거권특별보고관이 한국 시민사회에 남긴 과제

 

홍정훈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UN주거권특별보고관, 한국의 주거권 실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다

레일라니 파르하(Leilani Farha)는 홈리스와 빈곤 문제를 위해 싸워온 캐나다의 명망 높은 활동가다. ‘빈곤없는 캐나다(Canada Without Poverty)’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수십 년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2014년 유엔주거권특별보고관(UN Special Rapporteur on the right to adequate housing, 이하 ‘유엔특보’)으로 임명됐다. 유엔으로부터 국가를 조사할 권한을 부여받은 그가 2018년 5월 중순, 한국의 주거권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방한했다. 

 

유엔특보는 약 열흘간의 공식 일정을 통해 한국의 주거 정책을 총괄하고 집행하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공기관 등을 면담했다. 그는 시민사회가 주관한 일정도 소화하며 거리홈리스, 쪽방, 고시원, 재건축·재개발 피해지역, 이주민 등 다양한 당사자와 면담했다. 유엔특보는 한국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의 주거권 실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유엔특보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뽑아, 한국 정부를 향한 권고 사항1)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홈리스(Homelessness)>

  •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따라 2030년까지 (노숙인 복지법 등에 따른) 홈리스를 예방, 해결, 종식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것
  • 고정된 주소지가 없는 모든 사람에게 사회보장급여와 주거급여를 제공할 것
  • 홈리스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방지하고, 사설경비원들이 홈리스를 대하는 방식이 경찰 부합하도록 할 것

 

<취약계층>

  • 인권보호와 사회보장급여에서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제도는 국제인권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개정할 것
  • 급증하는 이주민의 숫자를 고려하여 ‘유엔 이주노동자권리협약’을 비준할 것
  •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주거급여, 공공임대주택,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일반적으로 제외하는 제도는 ‘유엔 사회권규약’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으로 가능한 빨리 시정할 것
  • 장애인이 가족과 함께 거주하거나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장애인에 대한 적정주거 및 사회적 지원을 제공할 것

 

<도시 재개발 및 재건축>

  • 재개발 및 재건축과 관련한 정책과 법률 체계를 주거권에 대한 유엔 사회권위원회의 일반논평과 ‘개발로 인한 퇴거와 이주에 관한 기본 원칙과 지침’을 완전히 준수할 수 있도록 개정할 것

 

<주거비 부담과 주거환경>

  • 주거급여의 보장수준을 평균임대료에 상응하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
  • 주민과의 사전 협의를 토대로, 고시원과 쪽방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비닐하우스 등 환경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적절한 장기임대주택을 제공할 것

 

<거주의 안정성>

  •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고 임대료 상한제를 도입하여 세입자의 거주 안정성을 높이는 조치를 취할 것
  • 거주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등록을 의무화할 것

 

<부동산 투자자들의 인권에 대한 주의 의무>

  •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한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은 ‘기업과 인권에 관한 지도원리’에 따른 인권에 대한 주의 의무를 이행하고 이를 투자지침에 반영할 것

 

‘주거권’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한국인에게 유엔특보의 권고안은 다소 충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 과거 한국 정부는 주거정책을 계획하고 수립할 때, 시민의 주거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보다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는 목적에 훨씬 큰 비중을 두었다. ‘집’은 거주자가 주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소유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정부는 2018년에 들어서야, 외부 전문가로 이루어진 위원회를 통해 과거 정부가 ‘빚내서 집사라’라는 정책을 추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권고안2)을 발표한 것이 전부다.

 

부동산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그보다 더 큰 욕망을 사람들에게 불어넣는 사회적 현상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상황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유난히 주거권이라는 개념이 주거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부동산 가격의 동향을 보도하는 언론이 ‘폭탄’과 ‘봇물’ 따위의 단어를 도배하는 틈에서 주거권이 그 생명을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 이에 맞서 시민사회가 오랜 기간 주장했던 ‘집은 상품이 아니라, 주거의 공간’이라는 말을 사람들은 식상하다고 여길 뿐이다. 물론 그 말이 도덕적으로 옳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그와 똑같은 말을 유엔특보가 여러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꺼냈을 때, 참석자들은 매번 큰 울림을 느꼈다.

 

UN인권이사회의 특별절차를 이행하는데 기여한 한국 시민사회의 노력

유엔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는 사람의 시민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권리 등 모든 인권 주제를 다룰 수 있는 특별절차(Special Procedures)를 운영한다. 유엔은 민간 전문가를 각 분야별 특별보고관으로 임명해, 어떠한 국가나 기관으로부터도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특별보고관은 국가를 직접 방문하여 인권 실태를 조사하여 권고안을 발표할 수 있고, 개인의 진정사건을 접수하여 해당 국가에 긴급조치나 성명을 통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으며, 유엔인권이사회에 특정한 주제 또는 국가 방문 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할 수 있다.

 

한국은 특별보고관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도록 ‘상시초청(standing invitation)’제도를 시행 중이다. 올해 유엔특보의 방한 전에도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2016년) ▲인권과 유해물질(2015년) ▲현대적 인종차별(2014년) ▲인권옹호자(2013년) ▲표현의 자유(2010·1995년) ▲이주민 인권(2006년) 등을 다루는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특히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방문해 세월호 참사와 백남기 농민을 계기로 촉발된 평화적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해 한국 정부에게 의미 있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유엔인권이사회의 특별절차를 통한 결과물은 각국의 시민사회의 인권옹호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되므로, 시민사회는 더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특별보고관과 협력한다. 특히 한국의 주거권을 다루는 시민단체들은 2016년 유엔해비타트III(UN Habitat III: 제3차 주거와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에 관한 유엔회의)에 참가해, 유엔특보에게 한국의 주거권 실태를 직접 전달하며 공식 방문도 먼저 요청했다. 그리고 시민단체들은 유엔특보가 1년 반 만에 한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시민사회보고서3)를 발표했고, 유엔특보가 한국 정부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하는 데 필요한 여러 당사자와의 면담을 주선하여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의 주거권 실태: 가장 취약한 사람을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

유엔특보는 한국의 <주거기본법>이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주거권으로 정의한 것이 국제인권기준을 적절히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의 시민사회는 정부가 주거권을 실현하려는 의지를 보이지도 않았고, 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인 적도 없다는 현실을 전달했다. <주거기본법>은 2015년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가치가 실현되지 않는 제도이며, <대한민국헌법>이 명시한 정부의 역할은 국민의 주거생활이 쾌적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전부다. 정부는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의 통계조차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그런 비인간적인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을 구제하려는 노력을 보이지도 않았다.

 

유엔특보는 적절한 생활수준에 대한 권리의 구성 요소인 적절한 주거(adequate housing)의 완전한 실현을 촉진하고, 사회적 약자와 취약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필요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유엔특보는 빽빽한 일정 속에서도 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시민단체들과 ▲아현동 재건축 지역 ▲공덕역 컨테이너 ▲성북구 주거급여 수급자 ▲서울역 거리홈리스 ▲동자동 쪽방 ▲대연우암공동체 ▲부산 지역 이주민 주거시설 ▲서울역 고시원 ▲홈리스 자활시설 ▲상도동 재개발 지역 등을 방문했다. 그는 한국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주거환경을 확인하고, 적절한 주거를 실현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계획은 매우 부실한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2018.05.22. 상도동 재개발 지역을 둘러보는 유엔특보> ⓒ주거권실현을위한한국NGO모임

 

유엔특보는 여전히 기존 주거지를 전면 철거하는 방식이 지배적인 한국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국제인권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있으며, 거주민들을 강제로 퇴거시킬 수 있는 절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쪽방·고시원 등 빈곤층이 밀집한 주거환경을 직접 둘러보고 참담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고, 그 환경을 개선할 의무가 있는 소유주들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현실에 분노했다. 유엔특보는 시내를 이동하는 곳곳에서 발견한 홈리스의 수에 대해서도 탄식했고, 홈리스 당사자와 대화하는 와중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공식 일정 마지막에 발표한 성명에서 본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을 수 없었지만, 2019년 3월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할 한국 조사결과를 담은 보고서에는 더 상세한 현실을 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시민사회에게 남은 과제, ‘유엔특보의 방문 이후가 더 중요하다’

유엔특보는 자신이 국제사회에서 활동한 경험에 비추었을 때, 한국은 매우 독특한 국가라고 총평했다. 조금이라도 비슷한 모델을 가진 국가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시민사회 관계자의 관점에서 그 말을 풀어보자면, 경제의 풍요로움과 부동산 시장의 규모가 큰 국가 중에 주거정책을 계획하고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인권기준이 한국 수준에 머물러있는 곳은 없다는 뜻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 그마나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는 인권 의제는 자유권 분야이고, 주거권을 비롯한 사회권 분야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크게 뒤쳐져 있다. 유엔특보의 메시지는 명료하다. 이제는 주거를 인권의 영역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유엔특보가 한국에서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인 거리홈리스, 이주민, 강제퇴거 피해자, 주거급여 수급자 등의 사람들을 만난 후에 남긴 말은 매우 인상적이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처한 피해자들을 보고 가장 놀라웠던 점은 자신이 주거권을 요구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의 말은 당사자들을 나무라는 뜻이 아니다. 정부가 자본의 편에 서서 약자들의 권리를 빼앗았고, 나아가 빈곤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는 ‘명제’를 학습시킨 한국의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 그 명제는 빈곤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한국의 세입자는 2년마다 같은 집에 계속 거주할 권리를 위협받지만, 집주인에게 얹어줄 웃돈이 없다면 모두가 그 이상 살 권리가 없다는 것을 학습했다. 집주인이 선의를 제공할 기미가 없다면, 누구나 포기하고 이삿짐을 싼다. 옮길 곳이 없는 가장 취약한 사람만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 정주할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 악다구니를 부려야만 한다.

 

<2018.05.14. 시민사회 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유엔특보> ⓒ주거권실현을위한한국NGO모임

 

유엔특보가 한국을 조사한 활동이 큰 의미를 갖게 된 것은 가장 취약한 당사자를 직접 옹호하는 시민단체들의 역할 덕분이다. 한국 사회가 이제야 가장 취약한 사람의 입장에 공감하기 시작한 건, 어떠한 정치세력도 옹호하지 않는 사람들의 곁에 있었던 소중한 활동가들의 공이다. 물론 대안적 정책을 개발해서 정치권이 수용할만한 의제를 제시하는 것 역시 시민사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하지만 분양가격을 제한하거나 전월세 인상률을 제한하라는 시민사회의 요구사항이 부동산 시장에서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수준에 머무른 아쉬움이 남는다. 시민사회의 주장으로 정치권이 수용한 주거 의제에서 유엔특보가 강조했던 인권의 관점은 찾아볼 수 없다.

 

쉽게 믿을 수 없지만, 한국에는 여전히 한 평 남짓의 쪽방에서 빗물의 악취에 시달리는 사람, 10년 째 개발이 멈춰있는 폐허 같은 땅에 재개발을 반대하며 살아가는 사람, 공휴일에는 임시시설에서도 쫓겨나 거리에서 노숙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하지만 21세기의 한국 정부는 그들을 과거에만 존재했던 사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치부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시민사회는 유엔특보의 방문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다짐을 늘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의 기구가 내린 권고, 견해, 결정 등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해석하면 끝나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과 의장국을 역임한 한국 정부는 이를 수용하고 이행할 국제적 의무가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정부가 그 의무를 이행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해야 한다. 주거를 소비의 영역에서 인권의 영역으로 옮겨오고,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절한 주거가 실현될 수 있도록.

 


1)  레일라니 파르하 유엔주거권특별보고관, <End of Mission Statement to Republic of Korea>

http://www.ohchr.org/EN/NewsEvents/Pages/DisplayNews.aspx?NewsID=23116&… 

2)  국토교통분야 관생혁신위원회, 2018, <국토부 주요 정책에 대한 1차 개선권고안>

3)  주거권 실현을 위한 한국 NGO 모임, 2018, <2018 한국 주거권 보고서>

일, 2018/07/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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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좌담회> 탄핵 심판,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2016년 12월 22일 목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2층)

 

 

금, 2016/12/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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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헌재 판결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도입을 명령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한다

‘군대가 아니면 감옥인 사회’를 바꿀 평화의 문을 연 결정

하루빨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해야 

 

오늘(6/28)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수행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를 「병역법」  제5조 제1항 소정 병역의 종류로 정하지 아니했기 때문에, 위 조항은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하며, 다만 2019년 12월 31일까지 잠정적용하는 것으로 한다는 잠정적용 헌법 불합치 결정을 했다. 이는 입법 부작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인데, 헌법상 요구되는 법률이 제정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의미다. 헌법재판소는 오늘 결정을 통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서 인정했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형사처벌이 아닌 대체복무제가 주어져야 함에도 이를 보장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위 결정은 다양한 양심을 존중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결정이며, ‘군대가 아니면 감옥인 사회’를 바꿀 평화의 문을 연 결정이다.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해 노력해왔던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는 오늘의 결정을 환영한다. 더불어 하루빨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너무 오랜 기다림이었다. 너무 많은 이들이 전과자가 되어야 했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다양한 양심과 평화적 신념을 인정하지 않고 처벌으로 일관해왔다.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는 「병역법」 앞에서 좌절되었다. 최초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기록이 확인되는 한국전쟁 이후 현재까지 양심(또는 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처벌을 받은 사람은 1만 9천 8백여 명에 달한다. 이들의 수감 기간만 합쳐도 3만 6천 년이 넘는다. 누구의 것을 뺏은 적도, 누구를 해친 적도 없는 사람들의 헤아릴 수도 없는 기다림이었다. 비록 늦었지만, 오늘의 결정은 우리 사회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오늘의 결정이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선언한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진정한 의미에서 한 발짝 앞당겼다고 평가한다.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다가오는 8월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예정하고 있는 대법원은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에 따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여 무죄 판결을 내려야 한다. 국방부 역시 헌법재판소 결정 직후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정책 결정 과정 및 입법 과정을 거쳐 최단시간 내에 정책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국회는 상임위에 잠자고 있는 「병역법」 개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하루속히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12월 31일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수행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관련 입법이 2018년 하반기 정기 국회에서 신속하게 논의되어 2019년부터는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다른 국가기관을 기속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과 처벌을 중단해야 한다. 병무청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위법한 신상 공개를 즉각 취소해야 하고, 법무부는 수감생활을 마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사면/복권을 논의해야 한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 따를 때, 현재 감옥에 수감 중인 200여 명의 병역거부자는 헌법상 권리를 실현한 이유로 처벌을 받고 감옥에 갇힌 것이다. 수감된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법무부의 합당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04년, 2011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위헌 여부를 심사했던,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자를 징역 3년 이하에 처하는 처벌조항인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관해서는 합헌을 법정 의견으로 선고했다. 병역법 제5조 제1항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적 인정과 대체복무 제도의 입법이 강제된 것은 사실이지만, 처벌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난 것은 매우 아쉽다. 이로 인해 현재 재판 중이거나 수감된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권리 구제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사법부와 법무부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전체적인 취지를 적극 고려하여 이에 부합하는 무죄 판결과 관련 후속 조치들을 취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찍이 의견서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시민사회의 제안」을 발표하며 합리적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는 “대체복무제는 군 복무 면제나 특혜가 아니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존중하면서 현역 복무와 형평성이 맞는 복무를 부과하여 공동체에 기여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국제사회가 확립해 온 원칙을 바탕으로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기준’을 제안했다. 그것은 ▷대체복무 관련 심사와 운용은 군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점 ▷현역 군 복무기간에 비해 지나치게 긴 대체복무제는 또 다른 징벌이 된다는 점 ▷현역 또는 예비군 복무 중이라도 대체복무제를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또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검토·추진하는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 병역거부자 당사자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것도 강조했다. 이제는 소모적인 찬⋅반 대립을 넘어 ‘어떤 대체복무제인가’를 논의할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해, 한국 사회의 평화와 인권을 위해 함께 애써주신 모든 법률가, 언론인, 활동가, 그리고 성역에 맞서 온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양심이 이겼다. 평화가 이겼다. 평화를 석방하라.

 

2018년 6월 28일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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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06/2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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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7_대체복무제도입의견서제출 기자회견

2017. 7. 7. 대체복무제 도입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사진 = 박승호)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시민사회 의견서 국정자문위 제출 기자회견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 문재인 정부의 우선 인권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2017년 7월 7일(금) 11:00,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

 

오늘(7/7) 오전 11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등 4개 단체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을 문재인 정부의 우선 인권과제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시민사회의 제안」 의견서와 얼마 전(6/13) 발표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양심적 병역거부 분석보고서」 한글본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국방부에 제출했다. 


현재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00대 국정과제를 마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 후보 시절 “양심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 중 최상위의 가치를 가지는 기본권”이므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는 현실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최근 하급심 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 판결이 연이어 선고되어 올해만 17건을 기록하고 있으며, 얼마 전 대법원의 유죄 판결 이후에도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국방부는 부정적 여론이나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을 이유로 대체복무제 도입을 미뤄왔지만, 대체복무제 도입에 찬성하는 여론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2016년 한국갤럽 조사, 70% 대체복무제 도입 찬성) 


또한 지난 6/27(화)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방부 장관에게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보장하는 대체복무제 도입 계획 수립⋅이행”을 권고하기로 결정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형사처벌로 해결할 수 없는 인권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4개 단체는 의견서에서 “대체복무제는 군 복무 면제나 특혜가 아니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존중하면서 현역 복무와 형평성이 맞는 복무를 부과하여 공동체에 기여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대체복무제가 또 다른 처벌이나 차별이 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확립해 온 원칙을 바탕으로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기준’을 제안했다. ▷대체복무 관련 심사와 운용은 군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점 ▷현역 군 복무기간에 비해 지나치게 긴 대체복무제는 또 다른 징벌이 된다는 점 ▷현역 또는 예비군 복무 중이라도 대체복무제를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또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검토·추진하는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 병역거부자 당사자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대체복무제 도입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인권과제이며, 지난 16년 동안 이어진 소모적인 찬⋅반 대립을 넘어 이제는 대체복무제를 어떻게 설계하고 시행할 것인지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 발언1 : 대체복무제 도입의 필요성 - 하급심 무죄 판결 등 최근 흐름을 중심으로 (민변 김수정 변호사) 
  • 발언2 :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원칙 (민변 임재성 변호사)
  • 발언3 : 대체복무제를 통해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이행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참여연대 홍정훈 간사, 양심적 병역거부자, 현재 항소심 재판 중)
  • 기자회견 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의견서 제출

 

의견서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시민사회의 제안」 [원본보기/다운로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양심적 병역거부 분석보고서」 [원본보기/다운로드]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의견서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시민사회의 제안」

 

20170707_대체복무제도입의견서제출 기자회견

 

더 많은 사진 보기 >> https://flic.kr/s/aHskVAKnuA

 

금, 2017/07/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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