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등 집회 사주와 매수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
정치적 목적으로 노인과 탈북자 등 사회적 약자 매수 비난받아야
공익활동과 무관한 친정부 단체 육성법 등 특혜 법률 손봐야
몇 년 전부터 정부의 입장을 비호하는 친정부 시위와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에 대한 맞불 집회를 주도해온 ‘어버이연합’에 재벌기업의 이익단체인‘전국경제인연합회’의 거액의 자금이 입금되었고, 퇴직 경찰단체인 ‘재향경우회’가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해 탈북단체 회원들을 2만원의‘알바비’를 주고 동원해 세월호 진상규명 반대 시위와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집회를 진행했다는 증언과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20일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직접 어버이연합에 집회를 사주했다는 어버이연합 관계자의 증언까지 나왔다. 특정세력이 정치적 의도로 우익집단을 매수하고 집회를 사주한 것은, 여론을 왜곡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해치는 행위이다. 참여연대는 이 같은 보도와 증언과 관련하여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하며,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핵심인 집회 시위마저 특정 세력의 사주와 지원, 매수와 동원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 자금줄로 재벌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전경련과 퇴직 경찰들의 집단인 재향경우회, 심지어 청와대까지 지목되고 있다. 특정세력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익집단의 집회 개최를 사주하고 매수하는 행위는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이자 자발적인 결사와 의사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행위이다.
지금까지 언론보도로 드러난 것도 문제이지만, 이 같은 정치적 연결고리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나아가 시민사회의 민주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방해해왔던 일부 관변단체들의 경우 공익활동과 무관함에도 오랫동안 각종 특혜법률로 육성되어왔고,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한국자유총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의 경우만 하더라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공유재산 및 시설을 그 용도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게 하고,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운영경비와 시설비, 그 밖의 경비를 보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과 정치활동이 금지된 재향경우회의 정치개입, 청와대 행정관의 집회 사주 의혹은 낱낱이 규명되어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과반을 차지한 야당들도 국정조사까지 꺼내들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집회를 사주 및 청부했다는 의혹은 검찰 수사로 밝혀지기 어렵다고 볼 때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경련의 경우 이러한 자금지원이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인지, 특정세력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도 규명되어야 한다. 지금은 2016년이다. 정치적 목적으로 행동부대를 매수하여 정부 입장을 지지하게 하고, 다수의 민주적 의사표현을 방해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국회의 본격적인 입법논의를 앞두고,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규제프리존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규제프리존법은 의료·보건, 환경, 개인정보, 사회·경제적 약자보호 등 우리 사회의 공익을 위해 제정된 현행법과 제도를 특정한 지역 안에서 무력화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규제프리존법으로 인한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공공성을 훼손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규제프리존법은 지역발전이란 미명 하에 추진된 박근혜 정부의 입법안으로 19대 국회에서는 임기만료되어 폐기되었고,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다시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규제프리존법은 그 내용은 물론, 그 추진과정 또한 ‘정경유착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대선과정에서도 후보 간의 입장 차이가 극명했던 대표적인 법안입니다. 최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규제프리존법을 통과시키자며 합의했고, 정세균 국회의장은 규제프리존법 중재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제18대~제20대까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의하여 추진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적용대상이 농어업과 제조업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업으로 규정하고 있어 포괄적 위임입법 금지 원칙에 위반되고, 공공목적의 규제를 대폭완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그간 노동·시민단체는 서비스산업발전법 폐기를 강하게 요구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보건의료만 제외한 법안 통과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보건의료만 제외하더라고 교육, 사회복지서비스, 언론 등 공공서비스 영역이 시장논리의 지배를 받게 되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에 과도한 지위를 부여하여 각 부처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각 부처의 자율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법안 자체가 지니는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서비스산업발전법 통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이 시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법안 폐기를 요구한 전국 29개 노동·시민단체는 오늘(11/9) <규제프리존법·서비스산업발전법 폐기와 생명안전 보호를 위한 공동행동>을 출범합니다. 공동행동을 통해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의 폐기를 목표로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는 규제프리존법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향후 대응계획을 밝힙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김재헌 사무국장(무상의료운동본부)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김정범 공동집행위원장(무상의료운동본부)은 여는말을 통해 서비스산업발전법의 문제점을 전하며, 제18대~제20대까지 법안을 반대해 온 이유를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최순실-박근혜-전경련 법이라 일컷는 규제프리존법은 절대 통과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어 맹지연 국장(환경운동연합)은 규제프리존법이 통과되면, 생명안전 규제가 완화되고, 기업의 책임을 낮춰 가습기살균제 사례와 같이 국민을 전세계 다국적기업의 마루타로 전락시킬 것이며, 신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전국 10%도 안되는 보호지역의 막개발을 허용하는 세계 최초 기업특혜법으로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희 팀장(참여연대)은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유출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에도 관련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행정부 가이드라인으로 추진한 비식별화가 사실상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규제프리존법으로 비식별화를 도입하는 것은 기업의 이익을 위하여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최영준 운영위원(노동자연대)은 규제프리존법에 보건의료 분야 중 의료법인 부대사업, 약사법 규제를 완화함으로 의료가 영리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의료 분야는 공공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재홍 변호사(민변)는 규제프리존법은 공공의 영역의 규제를 한꺼번에 완화하는 전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법안이며, 법률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는 등 법률적 문제가 심각함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종회 대표(진보네트워크센터)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기자회견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추진 즉각 중단하라!
2017.11.03.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정책연대를 한다며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민주당은 “독소조항을 검토해 여당이 수용할 수 있는 수정안을 내어달라”고 답했다. 기재부가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하고 있다. 총리, 경제부총리, 행안부장관까지 나서 공공연히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정치권의 위험천만한 행보를 규탄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규제프리존법•서비스산업발전법 폐기를 위한 공동행동을 선포하는 바이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4년 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수많은 규제를 풀었고, 보다 큰 규제를 풀기 위해 서비스산업발전법을 추진했다. 그러나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니 우회전략으로 내놓은 게 규제프리존법이었다. 이러한 전말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된 결정적 계기는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이 드러나면서였다. 두 재단에 전경련 소속 기업들이 거액을 입금했고, 전경련이 그 대가로 서명운동까지 해가며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한 것이 바로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그 요구에 맞춰 길거리 서명운동에 직접 사인까지 해가며, 탄핵 직전까지 두 법을 통과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은 박근혜-최순실-전경련 이 국정농단세력이 낳은 최종 결정체였다.
우리가 이 두 법의 폐기를 위한 공동행동에 나섰다. 그 이유는 두 법이 적폐세력의 산물임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내용들로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첫째,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은 민영화법이다.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은 규제완화, 민영화를 가속화시킬 반민생 법안이다. 이 두 법은 사실상 의료나 교육, 복지 등은 물론 환경, 개인정보까지 영리적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민영화가 핵심에 놓여있다. 19대 국회 논의에서 당시 새누리당은 의료 부분을 제외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에 ‘의료산업 없는 서비스발전법은 ‘앙꼬 없는 찐빵’, ‘김치없는 김치찌개’라며 의료민영화가 주요 목표임을 자인했다. 또한, 규제프리존법을 통해서는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병원 부대사업을 제한 없이 확대할 수 있고, 공공병원의 매매도 가능해진다. 또한 ‘신기술기반’ 사업이라 인정될 경우 안전성과 효과성 여부에 상관없이 의료기술 등을 허가할 수 있다.
둘째,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은 반노동 친재벌법이다.
이제 서비스산업은 비정규직 확산의 주요 근거지가 됐고, 규제 완화 일색의 정부정책은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윤 창출에 혈안이 된 자본은 아직도 더 쉬운 해고와 더 많은 저임금 노동을 요구하고 있다. 서비스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을 위시한 규제 완화는 결국 이러한 자본의 필요에 부응코자 하는 것이다. 규제프리존법 공청회에 참가한 새누리당 추천의 한 연구위원은 ‘노동 규제를 풀어서 임금을 낮춰야 한다’고 법안의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규제프리존법의 모태가 된 일본의 전략특구 역시 초과 근무 수당을 없애고, 해고 규정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핵심 사안이었다.
셋째,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제2의 옥시 참사법이자 반환경법이다.
규제프리존법의 핵심 조항 중 하나인 기업실증특례는 기업이 ‘사업 등에 대한 안전성 등을 실증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제출’하게 될 경우 특례 인정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800만 명의 건강을 위협했고,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옥시 가습기 살균제도 ‘신기술’이었으며, 기업이 그 연구결과를 ‘조작해’ 안정성을 입증한 제품이었다. 기업실증특례는 이를 단속하기는커녕 오히려 합법화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규제프리존법은 환경에도 치명적이다. 보전산지가 변경⋅해제될 수 있어 무분별한 난개발이 유발될 수 있으며, 「산지관리법」,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국유림의 경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산림보호법」, 「초지법」 등에 특례를 적용함으로써 그나마 있는 환경보호 규제마저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넷째,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은 개인정보 유출법이자 전국민 감시법이다.
규제프리존법은 비식별화를 할 경우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기존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비식별화 조치는 익명화 조치와 달리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재식별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처럼 유출된 개인정보가 많고 주민번호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더욱 위험하다.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디지털 감시 및 유출사고 역시 확대될 위험이 크다. 규제프리존법은 지역내 ‘사업자는 영상정보를 수집하여 특정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하는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제25조제1항’인 영상정보의 수집과 이용에 관한 제한을 풀어주기 때문이다. 지역 내 영상정보라고는 하지만 디지털의 특성상 한 곳의 규제완화는 전국적 규제완화와 다름없다.
사실 위에 언급한 것들은 예상 가능한 몇 가지 위험요소에 불과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의 경우 안된다고 명시한 것 외에는 다 허용해주는 네가티브 방식의 규제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또한 설령 이 네가티브 방식이 조정된다 하더라도 기업실증특례나 신기술기반산업과 같은 조항으로 얼마든지 유사한 규제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안의 찬성론자들은 독소조항을 손보면 괜찮을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은 그 자체로 독소 법안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이 지났다. 뜨겁던 촛불의 열기가 아직 채 식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당시 규제프리존법 통과를 주장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맞서 “규제를 풀어 공공성 침해 우려가 제기된 법을 통과시키자는 것은 자신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계승자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등은 물론 이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나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그 적폐 중의 핵심 적폐를 추진하는 데 공조하려는 집권여당에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스캔들로 시작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귀결되면서, 우리사회 적폐의 근본 원인이 경제권력인 재벌과 정치권력의 유착에 있음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정경유착의 연결 고리 역할을 했던 전경련은 이름만 바꾸고 조직을 축소·개편하는 혁신안을 최근에 발표했다. 또한 5월에 들어설 새 정부가 과연 제대로 재벌개혁을 할 의지와 능력이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다.
지난달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혁신안을 발표하며 단체 명칭을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바꾼다고 밝혔다. 혁신안에는 정경유착 차단, 싱크탱크 강화, 조직 및 예산 축소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는 모습.
재벌 개혁 못하면 제2의 남미
1960년대 이후 지속되고 있는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의 앞날은 없으며 한국 정치는 결국 재벌에 기생하고 민주주의는 형해화될 것이다.
따라서 재벌개혁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기초이고 촛불시민혁명을 완성하는 첫 삽이다. 만약에 진보적 세력이 집권하고도 제대로 재벌개혁을 못한다면, 한국은 제2의 중남미로 전락할 위험마저 있다.
최근 들어 한국 경제에 요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의 와중에서도 한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률을 유지했고, 2012년 이후에는 경제성장률이 다시 상승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5년에 2.6%로 주저앉으면서 2016년도에도 2.8%에 머물렀다.
그런데 이런 경제성장률의 하락이 경기변동적 현상이라기보다는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런 추론의 바탕에는 제조업의 위기라는 현실이 있다.
추락하는 제조업 경쟁력
한국의 제조업은 1970년대 이후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으로 시작된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 철강, 가전 등이 주력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중화학공업의 특징은 이른바 장치산업이라는 것인데,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장치산업에서의 궁극적인 경쟁력은 숙련 노동력의 임금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후발 국가가 새로운 공장과 공정기술을 이용해 범용재(commodity)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기존 생산 국가가 범용재의 가격경쟁력을 상실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과거 한국 기업이 일본이나 유럽의 범용재 생산제조업자들을 대체했던 것처럼 중국이나 신흥국이 한국의 범용재 생산자들을 대체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은 고부가가치 중간재 생산과 고부가가치 특수재(specialized product)의 생산으로 산업이 진화해 가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한국 제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진화가 단절되고 있다.
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한국 제조업에서 중간재인 부품소재 생산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부품소재 수출의 급속한 증가는 중국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한국산 부품소재의 대중국 수출이 급속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국산 부품소재의 선진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소재부문의 대 선진국 무역역조는 심화되고 있으며, 부품 수출도 IT 관련 품목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반도체 등 일부 IT 품목을 제외하고는 핵심 제품 및 기술이 존재하지 않고, 현재의 기술수준이 선진기업들에 비해 취약한 실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주력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는 만성적 한계기업인 좀비 기업을 양산하고 있으며, 기업 도산과 이를 막기 위한 구조조정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제조업의 경쟁력과 수출주도적인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정부는 재정지출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건설투자를 통해 경기부양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경제는 기업 부실화와 가계부채 그리고 이어지는 금융 부실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정희체제에서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로
이러한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박정희 개발체제에서 공고화된 정부 주도-재벌 중심의 경제를 전면적으로 대체할 새로운 경제체제가 필요하다.
이런 새로운 경제체제를 필자는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라고 부른다.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는 정부 주도-재벌 중심의 반(半)계획-반(半)시장 경제가 아니라, 약자의 재산권 보호와 공정한 경쟁을 제도로 보장하고, 스스로 돕고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사적 복지가 아닌 복지 및 사회안전망을 법적으로 구축한 체제이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가 다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로 들어서고 사회적 양극화의 해소가 이러질 수 있다.
그런데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해소가 선결되어야 한다.
이 글의 저자는 최근 ‘박정희개발체제’에서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로의 경제구조개혁을 주장한 책을 발간했다. 재벌개혁은 이러한 구조개혁의 핵심이다.
재벌체제는 혁신을 통한 산업의 고도화와 고부가가치화를 가로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재벌의 과도한 수직계열화와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도전 기업에게 혁신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혁신 경쟁의 소멸은 결국 재벌 기업들의 혁신 유인도 감소시키고 있다.
또한 재벌 대기업이 하청기업의 기술을 탈취하여, 하청기업들은 가격경쟁과 단가 후려치기에 내몰리고 결국 혁신할 유인도 여력도 잃게 된다. 기술탈취와 단가 후려치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의 근본 원인이 되고 노동 양극화와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나아가 재벌의 세습이 가능한 상황에서 재벌 총수 일가는 도전 기업의 싹을 자르고 진입장벽을 쌓는다.
소유지배구조 개혁 절실
한국 재벌은 순환출자, 교차출자, 지주회사체제 등의 다양하고 복잡한 소유지배구조를 가지고 과도한 수직계열화(over-vertical-integration)와 문어발식으로 다각화(over-diversification)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렇게 복잡한 재벌의 구조와 심각한 경제력 집중은 기업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들어 황제경영이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실효성 있는 재벌 개혁을 위해서는 소유지배구조와 기업 거버넌스 개혁 방안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해야만 한다. 이런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혁을 위해서 2012년과 2013년에 단행된 이스라엘의 기업 거버넌스 개혁과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혁 입법을 참고해 볼만 하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가 빠진 개혁은 한국을 제2의 멕시코로 전락시킬 것이다.
1910년에 시작된 멕시코 혁명은 1917년 멕시코 헌법 제정으로 결실을 맺는 듯했다. 그러나 정치 주도 세력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대지주와 새로이 등장한 멕시코 재벌이라는 경제권력과 경제구조는 더욱 공고화되었다.
멕시코 혁명 이후에도 제대로 된 토지개혁은 시행되지 못 했으며, 증여세 폐지와 차등의결권 주식의 도입 등으로 멕시코 재벌의 세습과 경제력집중은 오히려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보호되었다. 그 결과로 멕시코의 경제는 오랜 침체에 빠지고 사회적·경제적 양극화는 고착되었다.
한국 경제와 사회는 1920-30년대 멕시코처럼 한 단계 더 성장해 나갈지 아니면 퇴행의 첫 걸음을 내딛을지 갈림길에 섰다.
재단 해산할 법적 권한 없는 전경련, ‘진짜 의도’ 의심돼
두 재단 신설 과정도, 재단 해산 과정도 모두 위법으로 점철
정경유착·최고권력 실세들의 불법적 개입 의혹, 반드시 진상 밝혀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어제(9/30) 그 설립을 청와대와 대통령의 ‘비선실세’가 주도하고 운영에도 깊숙하게 개입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재단법인 미르(이하 미르재단)와 재단법인 K-SPORTS(이하 K스포츠)를 10월 중 해산하고 문화와 체육을 아우르는 750억 원 규모의 통합재단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경련의 이번 발표는 국민적인 의혹의 대상인 두 재단법인을 서둘러서 없애겠다는 것이며, 이런 점에서 현재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상의 증거인멸시도에 가깝다. 특히, 이미 재단이 설립되고 이사회가 구성된 상황에서, 두 재단의 이사회를 뒷전으로 제치고 전경련이 직접 나서 두 재단의 통폐합을 주도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제까지의 의혹과 불법에 또 다른 불법과 월권을 더하는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대행: 김성진 변호사)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두 재단을 서둘러서 해산하는 것은 그 자체로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이미 설립된 두 재단 이사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경련 주도의 미르·K스포츠의 해산 및 통폐합 추진에 반대하며, 전경련에게 두 재단과 관련한 사안에 대한 불법적인 개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나라 「민법」제48조 제1항은 “생전처분으로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때에는 출연재산은 법인이 성립된 때로부터 법인의 재산이 된다.”고 하여, 일단 재단법인이 출범한 이후에는 심지어 출연자조차 재단법인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다른 목적에 활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재단법인의 해산과 관련해서도 그 사유에 대해 「민법」제77조 제1항은 “법인은 존립기간의 만료, 법인의 목적의 달성 또는 달성의 불능 기타 정관에 정한 해산사유의 발생, 파산 또는 설립허가의 취소로 해산한다”고 해산 사유를 명시하여 제3자가 함부로 재단의 해산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재단법인 미르의 정관 제36조는 “이 법인이 해산하였을 때의 잔여재산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감독청의 허가를 얻어 귀속대상을 결정하되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유사한 목적을 수행하는 비영리법인으로 귀속시킨다 ”고 규정하고 있어 잔여재산의 귀속을 결정하는 주체는 전경련이 아니라 이사회와 감독청임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전경련에는 두 재단에 이미 출연된 재산에 대한 소유권도 없고, 두 재단을 해산하고 다른 재단으로 통합할 어떠한 법적 권한도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법질서가 이러한데, 도대체 어떻게 전경련이 재단 이사회의 결의나 감독청의 허가도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재단을 해산하고 그 잔여재산을 제 마음대로 재활용하겠노라고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전경련이 두 재단을 해산하고 그 재산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도록 추진하는 것은 재단법인의 이사들에게 배임행위를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전경련의 오늘 발표의 근저에는 불법을 또 다른 불법으로 덮고자 하는 얄팍함뿐만 아니라, 국가가 그 공익성을 인정하여 세제상의 혜택까지 주는 세법상의 공익법인이 출연자의 사유물에 불과하다는 초법적 발상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인식이 비단 전경련에만 특유한 문제가 아니라 전경련이 대변하고 있는 우리나라 재벌집단에 만연한 사고라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나라 대표적 재벌그룹인 삼성의 경우, 불법대선자금과 안기부 X파일, 그리고 에버랜드 편법증여 등이 문제가 되자 2006년 2월 7일, 당시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나서서 8천억 원 규모의 이건희 회장 사재출연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삼성이 발표한 8천억 원 중에는 이미 이건희 일가가 사회에 출연했던 삼성이건희재단의 4,500억 원이 중복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삼성이건희재단은 이건희 회장의 사재출연발표에 따라 사업을 중단했고, 그 대신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이 출범했다. 공공의 재산이어야 할 공익법인이 사실상 출연자의 사유물로 전락했던 순간이었다. 그 후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공익법인을 특정인이 맘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유물로 보는 시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전경련의 오늘 발표는 이런 후진적 사고의 잔재를 스스로 드러낸 산 증거일 뿐이다.
전경련만이 문제가 아니다. 두 재단에 출연한 개별 대기업들도 증거은멸에 나서고 있다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한겨레는 9/30 미르·K스포츠에 거액을 출연한 한 재벌기업의 관계자로부터 그룹 차원의 지시에 따라 지난 9/28 하루 만에 두 재단 관련 문서를 파쇄하고 이메일을 삭제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또한 미르재단 건물에서 파쇄 된 문서가 담긴 대용량 봉투가 발견되었으며 이 파쇄는 최근 전경련에서 파견한 미르재단의 신임 경영지원본부장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재단과 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관련 문건을 없애고 전경련은 느닷없이 나서서 재단의 해산을 발표하는 등 불법과 의혹을 덮기 위해 위법한 수단과 방법조차 마다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전경련과 재벌대기업들이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일사분란하게, 불법과 월권 논란을 감수하면까지 신속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미르·K스포츠의 해산과 통폐합이라는 전경련의 오늘 발표는 그 자체로 위법할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의 불법 행위와 최고의 권력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덮으려는 사실상의 증거인멸 시도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에 참여연대는 전경련이 지나간 허물을 숨기고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또 다른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두 재단의 설립·운영과 기금출연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현재 제기된 각종 문제들의 진상이 제대로 드러나는데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참여연대는 두 재단의 설립과 운영과정에 박근혜 정권의 최고위 권력실세들이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과 ‘정경유착’ 문제에 대해서도 그 진상이 반드시 철저히 밝혀질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나갈 것이다.
어버이연합은 2006년 처음 생긴 뒤 아스팔트 극우의 대표적 단체로 활동해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언론에 등장하는 일이 더욱 잦아졌다.세월호 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 사회적 이슈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정부 여당과 대통령을 편 드는 목소리를 냈다.
뉴스타파는 연합뉴스의 기사 검색을 통해 어버이연합이 2006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분석했다.이들은 주로 북한 규탄이나, 진보적 시민단체나 노조 등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집회를 열었고, 친기업 반노조 성향의 시위 등을 벌여왔다. 정치적으로는 보수 여당의 편을 들어주고 야당 정치인들을 공격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지난 행적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정한 경향성이 드러난다. 어버이연합은 단순한 친여 보수단체가 아니라,오래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활동해 온 ‘원조 진박’ 단체였음이 확인되는 것이다.
지난 3월 18일, 어버이연합은 새누리 당사 앞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흔드는 비박계 인물들을 쳐내야 한다며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어버이연합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정치인이 나타나면 설사 보수 정치인일지라도 서슴지 않고 빨갱이 딱지까지 붙이며 공격해왔다. 어버이연합은 이미 2014년 7월, 박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공격하는 시위를 벌였고 2012년 6월,새누리당의 대통령 선거 경선을 앞두고는 이재오, 김문수, 정몽준 의원 등 비박 대선주자를 ‘빨갱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2007년 7월, 17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도 어버이연합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예비 후보의 경쟁 상대였던 이명박 후보를 향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어버이연합이 얼마나 박근혜 대통령의 골수 지지집단이었는지는 당시 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패한 뒤 보다 명확해진다. 어버이연합은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의 대선 주자로 최종 결정되자 당시 무소속이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게 대선에 출마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당시 경향신문이 ‘이회창 지지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어버이연합’이라고 자신들을 묘사하자 “우리는 박근혜 지지자가 많은 보수단체”라며 정정보도를 요구해 기사가 수정되기도 했다.
그렇게 바라던 박근혜 정부가 탄생한 이후 어버이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는 아스팔트 위의 호위무사가 됐다. 세월호 참사와 이후 세월호 특별법 정국에서 박 대통령의 뜻이 명확해지자 어버이연합은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하고 유가족을 비난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또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파기해 국회가 마비됐다고 박 대통령이 말하자 2014년 9월, 국회를 기습 방문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박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던 2015년 10월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정확히 박 대통령의 뜻에 맞춰 시위를 벌여왔던 셈이다.
어버이연합의 활동량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부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2012년 보도한(단순 사진 게재는 제외) 어버이연합의 활동은 2012년 14건이었지만 2013년 63건, 2014년 55건, 2015년 46건이었다.어버이연합의 경우 집회나 시위를 해야 언론에 보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보수 정권이었던 이명박 정부 시기와 비교해 이들에 대한 보도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곧 이들의 활동량,즉 집회와 시위 횟수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어버이연합에게 박근혜 대통령은 왜 이토록 특별한 존재가 된 것일까?
우린 박근혜 대통령보다도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신념과 사상을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같이 따라서 그 분도 인정하게 되는 거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우리 어르신들이 있었잖아. 새마을 운동 이런 거 들어봤어?
이종문 /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부회장
박정희, 박근혜 부녀를 대를 이어 떠받드는 어버이연합. 그러나 전경련의 자금 지원과 청와대 행정관의 어버이연합 시위 개입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청와대는 어버이연합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국장단과의 오찬에서 “시민단체가 하는 일에 대통령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버이연합과 자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친정부 집회ㆍ시위를 주도해 온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하 어버이연합)을 실질적으로 동원한 곳이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라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오늘(4/28) 청와대(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청와대․국정원의 우익단체 동원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문>
청와대·국정원의 극우단체 동원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한다.
지난 수 년 동안 친정부 집회ㆍ시위를 주도해 온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하 어버이연합)을 실질적으로 동원한 곳이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라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청와대와 일상적으로 ‘협의’를 했고,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예산 지원을 끊으려 했다는 어버이연합 관계자의 증언이 있었다. 검찰 수사를 통해 국정원이 2011년부터 보수단체 활동을 지휘해 온 사실도 밝혀졌다. 이러한 정황들은 모두 그 배후세력으로 청와대와 국정원을 지목하고 있다. 전경련이 단체 목적과 맞지 않게 지난 몇 년 동안 어버이연합에 5억 원 이상을 지원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
국가기관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극우단체들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집회 등을 사주했다면 이는 결코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니다. 권력기관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조작, 왜곡하려는 시도이며, 시민사회의 다양하고 자발적인 의사 표현을 폭력적으로 억압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입맛에 맞는 단체들을 매수, 동원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권력남용이다. 이는 민주적 국가운영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운동의 핵심적 가치 중 하나인 자발성, 자생성에 기초한 건강한 의견형성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난 25일에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이 2011년부터 보수단체 약 7곳을 접촉하여, 희망버스,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사회현안에 대한 비판 신문광고를 내게 하고, 이들 단체가 벌이는 1인 시위까지 관여했다고 밝혔다. 2012년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13년에 국정원 내부 문서로 알려진 ‘박원순 제압문건’도 “자유청년·어버이연합 등이 박 시장의 시정을 규탄하는 집회·항의 방문 및 성명전(戰) 등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국정원의 직접적인 정치개입 시도는 물론 보수단체 관리를 통한 간접적인 개입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청와대 연루 의혹 역시 대통령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받았다”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예산지원을 무기로 집회 등을 사주하는 일을 청와대 행정관 한 사람의 일탈행위로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청와대와 국정원의 극우단체 동원 행위의 전모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 제 정당들은 지금부터라도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국회차원의 국정조사에 돌입할 것임을 약속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청와대, 국정원, 전경련이 책임 있는 자세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진실규명 요구에 응할 것을 요구한다. 제대로 된 해명도, 조사도 없이 침묵과 부정, 그리고 개인의 일탈로 회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4.13총선의 결과를 통해 표출된 국민의 분노는 임계점을 넘어 선 정권의 일탈 앞에 그냥 머물러 서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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