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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과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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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과받고 싶다

익명 (미확인) | 수, 2015/12/16- 11:23

사과받고 싶다.


그는 내가 인권운동을 하기 이전에도 해고자였다. 술에 취한 어느 날 말했다. “형님, 해고자가 직업이야? 다른 거 해, 다른 거….” 그의 복직은 현실감 없어 보였다. 여린 심성 때문에 이리저리 치이는 게 안쓰러웠다. 더 이상 ‘투쟁’하지 말고 평범하게 살라 충고한 거다. 그가 대답했다. “사과받고 싶어서 그래.” 안주에 손대지 않고 독한 술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당신들 우리한테 왜 이래”


그녀에게 들었던 말이다. 직장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했다. 노골적인 치근댐을 견딜 수 없어, 회사에 이야기했다. 그러나 회사는 가해자를 두둔했다. 문제 제기한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퇴사하기 바랐다. 탈모까지 찾아왔다. 매일 출근하는 것이 지옥문 열고 들어가는 것 같다 했다. 견딜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대답했다. “사과받기 전에 그만둘 수 없어요.” 공감할 수 있었다.


중·고등학교 합쳐 6천 명은 월요일마다 성냥갑 속 성냥처럼 서서 조회를 했다. “자랑스런 ○○의 딸들아”로 시작하던 대머리 교장의 설교는 한결같이 밥맛이었다. 햇빛 뜨겁던 어느 여름날이었다. 앞줄 친구가 맥없이 나가떨어졌다. 학생주임이 이단옆차기로 날아온 다음이었다. 운동장 먼지 속에서 친구는 조금 더 밟혔다. 이유는 실내화를 신고 운동장에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후 그 선생을 쳐다보지 못했다. 친구 얼굴도 보지 못했다. 납득할 수 없는 폭력보다 그것을 묵인한 내 비겁이 못 견디게 부끄러웠다. 졸업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잊지 못한다. 친구에게도, 목격했던 우리 모두에게도 그와 학교, 어느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들의 폭력은 마땅한 질서였다. 사과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11월14일 물대포에 맞아 위중한 백남기 농민에 대해 “인간적으로는 제가 오늘 충분히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인간적 사과는 책임지지 않는 것이고 법률적 사과는 책임지는 것인데 책임질 사과는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강 청장의 인간성을 알지 못하니, 진짜 인간적으로 미안해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강 청장 입을 빌려 나온, 국가의 대답은 미안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말이다.


백남기 농민 가족들은 책임 있는 사람에게 “사과받고 싶다”고 했다. 김무성은 ‘강경 노조 때문에 건실한 회사가 문을 닫았다’며 콜트악기와 콜텍을 지목했다. 억울하게 쫓겨난 해고자들은 사과받기 위해 40일 넘게 곡기를 끊었다.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백혈병으로 딸을 잃은 황상기씨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 ‘반올림’ 동료들과 함께 삼성 본관 앞에서 50일 넘게 노숙농성 중이다. 참사 600일 행사를 앞둔 세월호 유가족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온몸을 던져 사과하라 말하고 있다. “당신들 우리한테 왜 이래, 우리 아빠한테, 우리 아들한테, 우리 딸한테 왜 이래! 나한테 왜 이래!” 인간이기 때문이다.


폭력의 반대는 권력


어느 날 닥친 사건이 객관 세계를 떠나, 존재를 흔들어버렸다. 존엄에 상처 입은 사람들은 치유받지 못하면 아프다. 억울하고 아픈 사람을 제대로 안아주지 못하면 ‘사회’가 아니다. 되레, 폭도로 내몰고 닥치라 하는 것이 질서고 법이라면 ‘나라’도 아니다. 한나 아렌트는 폭력의 반대는 비폭력이 아니라 권력이라 말했다. 요즘 권력이 ‘폭력’과 ‘평화’ 가지고 난리 법석이다. 소환, 압수수색, 구속… 죽이려고 덤빈다. 사과받지 못한 자들은 죽자고 악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판사판 개판이면 잃는 거 없는 놈들이 이긴다. 역사 교과서에 나와 있다. 국정화 이전이니 어서 읽어보자.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2015년 12월 9일, 한겨레 21

박진(다산인권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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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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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6월20일고백남기농민사인정정에따른기자회견

 

오늘 서울대병원은 지난 6월 15일 고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정정한 데 이어 사망진단서를 유족께 발급했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진실이 일부 바로잡힌 것은 다행입니다.  오늘 유족들이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은 후 백남기투쟁본부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습니다. 아래는 고백남기농민의 장녀 백도라지님의 말씀 전문입니다.

 

 

 

<고백남기 농민 장녀 백도라지님의 말씀>

 
함께 마음아파해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기자회견을 도대체 몇 번째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약간씩 사건 해결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숙제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려가고 있어 안심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켜봐주신, 자기 일처럼 마음 아파해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10대 국정과제로 꼽아주신 대통령님과 새 정부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사망진단서 정정을 해주신 서울대병원 측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서울대병원 개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니 아마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일들, 앞으로 해결되어야 할 일들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검찰은 기소를 서둘러 주십시오. 지난번 3월 말 담당검사님 면담을 했을 때 수사에 상당한 진척이 있다고 하셨는데 지금 6월 중순이 다 지나간 시점에 아직도 살인범들 기소가 안 되고 있습니다. 사인도 정정된 마당에 더 이상 미룰 필요도 없습니다. 살인범 기소를 촉구합니다.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과...언론보도를 통해 알았습니다

 


경찰은..정말 언급하고 싶지도 않은데, 지난 금요일 이철성 청장은 원격 사과를 했습니다. 아니 세상천지에 사과를 받을 사람이 알지도 못하는데 사과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저희는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습니다. 그리고 사과를 하려면 당사자를 찾아와서 해야지 자기네 사무실에서 사과를 발표하는 것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다른 일도 아니고, 본인들에 의해서 세상을 떠나신 분에게 하는 사과입니다. 사과를 하려거든 이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예의와 법도라는 것을 좀 지켜주십시오.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막무가내로 사과를 하려는 겁니까? 이철성 청장 개인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서가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듭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과를 받을 사람이 상상도 못하는 방식으로 사과라고 주장하는 행위를 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심을 피하려거든 사과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어제 기자 간담회에서 이철성 청장이 "유족들이 그렇게 반응하시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했던데 그걸 아는 사람이 그렇게 원격 사과를 강행했다는 게 더 황당합니다. 국가기관의 수장으로서, 품위와 체통을 좀 지켜서 정중한 사과를 하십시오. 
그 사과의 내용이라는 것은 더욱 가관입니다.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를 언급하면서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희생되신 분, 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말은 바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경찰의 고문과 살인적인 시위 진압 때문에 돌아가신 분들입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분명히 짚고 제대로 사과를 하십시오. 

 
뭘 잘못했기 때문에 사과하는지가 빠져 있습니다


제 아버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철성 청장은 지난 금요일 돌아가신 것을 애도하고 사과한다, 라고만 하셨습니다. 뭘 잘못했기 때문에 사과하는지는 빠져 있습니다. 살인적인 시위 진압, 살인적인 직사살수에 의해 돌아가셨다, 인정하고 참회하십시오. 또한 경찰들 몇 천 명을 데리고 와서 병원을 둘러싸고 의료진들과 환자들, 환자 보호자들에게 민폐 끼친 것, 부검 시도를 해서 한 달이 넘게 장례도 못 치르게 우리 가족을 괴롭혔던 것, 시민들게 걱정시킨  것, 과도하게 공권력을 행사해 우리 사회에 필요없는 불안감을 준 것, 모두 사과하십시오.

 

또한 지금까지 벌여왔던 다른 폭력적인 행위들, 용산, 밀양, 강정 등 다른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입힌 피해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십시오. 며칠전까지만 해도 법적인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사과 안 하겠다고 버텨놓고 며칠만에 왜 태도를 바꿨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해명하고, 동시에 무슨 사과에 1년 7개월이나 걸렸는지도 해명하십시오. 재작년 저희가 도의적인 사과라도 하라고 했는데도 외면했던 것, 해명하십시오. 
 
저희가 고소한 7명, 강신명, 구은수, 신윤균, 한석진, 최윤석 및 이름을 모르는 두 명의 경찰관들을 내부적으로 어떻게 징계할지 밝히십시오. 그리고 당시 내부조사 후 작성한 청문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법원과 검찰에 제출하십시오.  
이철성 청장이 보성 집에 찾아와 사과를 하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또 일방적으로 사과하겠다고 들이미는 것도 너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정 오려거든 강신명 전 청장과 함께 오십시오. 
 


저희가 고소한 강신명, 구은수, 신윤균,한석진, 최윤석 등을 어떻게 징계할지 밝히십시오


그리고 일반 집회 현장에는 살수차를 배치 않겠다..라고 했는데, 본인들이 무슨 권리로 일반 집회와 일반이 아닌 집회를 가르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왕에 살수차를 배치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살수차를 배치하지 않겠다는 원칙과 직사살수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명문화하기 바랍니다. 또한 앞으로의 집회 시휘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시민들의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호할 것인지, 계획을 밝히기 바랍니다
 
 


2017년 6월 20일

백도라지

 

 

 

백남기 농민 사인 정정에 따른 기자회견
“사인 정정은 진상규명의 시작일 뿐이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살인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한다 


일시 장소 :2017.6.20. (화) 10시, 서울대병원 본관 앞
 

1. 기자회견 취지

 


지난 15일 서울대병원은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정정했다고 발표하였고, 뒤이어 다음날인 16일 이철성 경찰청장이 고인과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혓습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과 경찰정장이 사과는 ‘알맹이’가 쏙 빠진 껍데기뿐이니 사과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고 그 결과 고인과 유족에게 어떠한 상처와 피해를 입혔는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도대체 무엇을 사과한다는지 알 수 없는 ‘공허한 사과였을 뿐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였으면 그 잘못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에 대해 밝히는 것이 순서일진데 그런 대책은 찾아 볼 수 없는 , 진심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진정성 없는 사과였을 분입니다.
 
이에 백남기 농민의 유가족과 투쟁본부는 ‘사인 정정은 진상규병의 시작일 분’ 제대로 된 사건 해결이 되어야 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병사’사망진단서를 발급한 성루대병원을 시작으로 강제부검을 시도했던, 1년 8개월 동안이나 관련 책임자 처벌을 미뤄 온 검찰까지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내몬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합니다.


2.기자회견 진행 순서
 
제목 : <백남기 농민 사인 정정에 따른 기자회견 > 
"사인 정정은 진상규명의 시작일 뿐이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살인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한다
일시 및 장소 :  2017년 6월 20일 화요일 오전10시 / 서울대학교병원 시계탑 앞
발언  : 모두 발언 정현찬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카톨릭농민회 회장)
발언1. 서울대병원 및 경찰의 사관에 대한 유가족 입장 (백도라지 님)
발언2.서울대병원의 사인 왜곡 관련 규탄(서울대병원 노동조합 최상덕 분회장)
발언3.경찰의 진정성 없는 사과 규탄(박석운 투쟁본부 공동대표,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발언4. 검찰수사 촉구 및 법률대응 계획 (백남기 농민 법률대리인단)
 
▣ 붙임1 : 유족 백도라지님 말씀
▣ 붙임2 :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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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6/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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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검찰에 인권위 권고대로 백남기 농민 경찰폭력사건 수사 촉구해 


재발방지 위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한 검찰수사 이루어져야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오늘(9/8) 검찰총장에게 인권위 권고대로 백남기 농민 가족의 경찰폭력 고발사건을 신속히 수사할 것을 촉구하는 촉구서를 발송했다. 참여연대는 수사가 늦어질수록 진상규명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며, 사건발생 300일이 되도록 수사가 진척되지 않은 것은 명백히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1월에도 시민 1만800명과 함께 검찰에 수사 촉구서를 제출했고, 2016년 3월에도 수차를 재차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촉구서를 통해 인권위 현장조사 등을 통해서 살수차운영지침이 지켜지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며 검찰은 경찰의 위법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건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책임을 묻는 것이 검찰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백남기 농민 가족의 경찰폭력 고발 사건 수사 촉구서


안녕하십니까? 
 
오늘로 백남기 농민이 경찰폭력에 의해 쓰러진지 300일이 됩니다. 경찰의 직사살수로 한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지만 정부는 지금껏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고 있으며,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검찰 수사는 사실상 멈춰 있습니다.
지난 9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해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검찰의 책무라며 검찰청장에게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인권위의 권고대로 검찰이 신속히 사건을 수사할 것을 재차 촉구합니다. 

 

 

인권위는 백남기 농민 진정사건 의견표명을 통해, 각종 동영상 자료와 현장조사, 수술 집도의 소견 등을 종합한 결과 백남기 농민이 직사살수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고, 쓰러진 후에도 경찰의 직사 살수가 계속되었으며, 이로 인해 현재까지 우측 두개골 함몰 골절 등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인권위는 현장조사 결과, 살수차 운용과정에 문제점이 발견되었다고도 밝혔습니다. ‘살수차운용지침’에 따라 시위거리에 따라 물살세기를 조정하고, 직사 살수의 경우 안전을 고려해 가슴이하의 부위를 겨냥해야 하지만 살수차 내부모니터로는 외부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고,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백남기 농민에게 살수할 때 수압을 입력하는 디지털 장비가 아닌 액셀러레이터를 발로 밟아 수압을 조정하는 살수방식을 사용했고, 살수차 조작요원 대부분은 특수장비 자격증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살수차운영지침이 지켜지지 않은 정황이 드러난 만큼 검찰은 경찰의 위법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인권위는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살수차를 시위 진압용으로 사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으니 살수차의 최고 압력이나 최소 거리 등의 구체적 사용기준을 법령에 명시하도록 경찰청장에 권고 한 바 있으나, 경찰은 살수차운용지침에 따라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인권위의 권고를 불수용했습니다. 당시 공권력 행사에 대한 엄격한 통제 장치가 마련되었다면 백남기 농민과 같은 참담하고 불행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1월, 백남기 농민의 가족이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과 경찰관계자들을 살인미수와 경찰관 직무집행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달라는 수사촉구서를 시민 1만8백 명과 함께 검찰청에 제출 하였고, 이후에도 재차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사건 발생 300일이 되도록 검찰 조사는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수사가 늦어질수록 진상규명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공권력을 행사하고도 아무도 책임지는 않는다면 이와 같은 사건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습니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검찰은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해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검찰 본연의 책무입니다. 

목, 2016/09/0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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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성명]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내몬 살인정권 물러나라!

2015년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이 조준살수한 물대포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신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결국 운명하셨다.

한국청년연대는 백남기 농민이 운명을 달리하신 것에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백남기 농민이 편히 잠드시길 기원한다.

또한 한국청년연대는 이번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박근혜 살인정권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박근혜 정권이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경찰 공권력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없다.
통탄할 노릇이다.
국민을 죽이는 나라와 정치는 존재 이유가 없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는 백남기 농민이 위중한 상태라는 것이 확인되자 공권력을 동원하여 백남기 농민이 계신 서울대병원을 둘러싸고 부검을 이유로 시신을 탈취하려고까지 했다.

이미 물대포에 맞고 서울대 병원 응급실에 왔을 당시, 코뼈 부러짐, 시신경 손상, 뇌진탕으로 인한 뇌출혈로 인해 뇌수술까지 진행한바 있는데 무슨 부검을 하겠다는 것인가.

사인이 명백하기에 백남기 농민의 가족들과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에서도 부검반대의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시도하려는 것은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왜곡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수 없다.

공권력은 시신탈취기도를 중지하고 서울대병원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병력을 철수하라!
지금 공권력은 고인이 안치되어 있는 서울대병원을 둘러싸고 조문객들의 출입을 가로막고 있으며, 시신을 탈취하기 위한 시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국가폭력에 의해 쓰러진 국민에 대해 사죄는 고사하고, 이제는 시신을 탈취하겠다며 고인을 죽이고 또 죽이는 패륜적인 행태를 당장 멈추고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를 지켜야 한다.

한국청년연대는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다시 한 번 깊이 애도하며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내몬 살인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다시 한번 민중총궐기를 더 크게 만들어낼 것이다!
죄를 지었으면 그 죄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임에도, 그것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시신탈취까지 하려고 하는 이 정권을 가만히 볼수는 없다.

살인정권을 그대로 둔다면 국가폭력에 의한 국가의 살인은 계속 될 것이고 제2의 백남기, 제3의 백남기가 생기게 되는 것은 필연이다.

더 이상의 재앙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백남기 농민을 죽인 살인정권을 몰아내자.

2016년 9월 25일
한국청년연대
일, 2016/09/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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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4th General People’s Uprising Held in Seoul 서울에서 열린 제 4차 민중 총궐기 Wycliff Luke 기자 NP Photo/Wycliff Luke On February 27 a fourth “general people’s uprising” rally was held on a City Hall plaza in Seoul, South Korea. Wishing for the recovery of farmer Baek Nam-gi, who has remained unconscious since the first ...
일, 2016/02/2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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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많던 노동자는 어디로 갔을까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10년 전쯤 알아주지 않는 싸움이 하나 있었다. 부산지하철 매표소 해고 노동자 싸움. 그 동네에서는 어떻게 다뤘는지 모르지만,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모르는 일이었다. 알게 된 건 부산 가서였다. 생경했던 무인매표기. 아직 수도권에 일반화되지 않은 무인매표기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었다. 교통카드는 무용지물이고, 지폐는 물리고, 동전은 없고…. 물어볼 사람조차 없는 매표기 앞에서 생각했다. 여기서 일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딸기밭에 가보았을까?


부산교통공사는 정규직 공무원의 매표 업무를 용역회사에 넘겼다. 파견노동자들이 일을 맡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사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파견노동자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일방적이었다. 그들 자리는 무인매표기로 채워졌다. ‘나도 이런 지경인데 교통 약자라 불리는 노인, 어린이, 이주민과 관광객은 어떻게 대처할까…?’ 기계는 온기만 없는 게 아니었다. 대답도 없었다.


인공지능과 바둑 싸움에서 인류가 4번 지고, 1번 이겼다. 넘치는 말 중 가장 많이 읽히는 것은 두려움이다. 인공으로 만든 것에 압도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다. ‘부.지.매’(부산지하철 매표소 노동자)라 불리던 그들이 궁금해졌다.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금꽃 나무>의 김진숙 글 속에 그들은 이렇게 등장한다. “마흔일곱에도 해고자로 남아 있는 제가 20년 세월의 무력감과 죄스러움을 눙치기 위해 스물일곱의 신규 해고자에게 어느 날 물었습니다. 봄이 오면 뭐가 제일 하고 싶으세요? 내게도 저토록 빛나는 청춘이 하루라도 있었다면… 볼 때마다 꿈꾸게 되는 맑은 영혼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원피스 입고 삼랑진 딸기밭에 가고 싶어요. 적개심도 아니고 이데올로기도 아닌… 그 순결한 꿈이 이루어지는 봄이길….”


정규직 업무를 비정규직 파견노동으로 채우고 비용을 이유로 무단으로 해고하는 세상에서 이제 중고가 되었을, 스물일곱 해고자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삼랑진 딸기밭에는 가보았을까?

인공지능에 패배한 인류는 공포에만 젖어 있지 않다. 영민한 자본은 희망을 연출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나누어주고, 기계화된 편리한 세상이 더 풍요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 그러나 가능한 일일까. 기계 문명이 유토피아를 열어줄까. 이미 넘치는 편리와 이익이 제대로 분배되지 못하는 세상이다.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의 말대로 ‘잘못된 분배가 빈곤을 낳는 것’이지, 자원의 부족이 빈곤을 낳는 것은 아니다.


틀린 ‘수’ 쓰는 시스템


사람 없는 무인매표기 앞에서는 아는 게 없고, 가진 게 없을수록 더디고 서럽다. 새로운 것이 생산될수록 불평등의 골은 깊어진다. 비용의 이름으로, 효용의 명분으로 버려지는 인생이 즐비하다. 승부 이후, 정부는 ‘AI(인공지능) 종합육성정책’을 발표하고 투자 금액도 늘릴 계획이라 한다. 아뿔싸… 인공지능에 패배한 것보다 두렵다. 여전히 틀린 ‘수’를 쓰고 있는 시스템 때문이다. 알파고를 앞세운 혁신의 시작과 끝에 여전히 ‘체제’가 있다. 공포도 희망도 새롭지 않은 ‘사람’ 말이다.


2016. 3. 25  한겨레 21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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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노동자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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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3/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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