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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를 위한 나라…상속세 ‘제로’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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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를 위한 나라…상속세 ‘제로’를 향하여

익명 (미확인) | 목, 2015/11/19- 20:28

I.강남 부자들, 상속세 0원을 꿈꾸다

10월 말,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상속세 절세 강좌가 열렸다.한 채에 10억원 이상 되는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곳이다. 초빙된 세무사나 강좌를 찾아온 주민들 모두, 관심은 어떻게 하면 세금을 적게 내고 재산을 물려주거나 물려 받을것 인가였다. 건물을 자식에게 넘겨주기 전에 미리 건물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아놓고 그 대출금을 조금씩 부모가 대신 갚아주는 부담부증여를 활용한 편법 탈세수법이 공공연히 거론됐다.

미국 영주권자인 자녀에게는 어떻게하면 세금 없이 재산을 물려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였다. 국세청이 탈세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해 그것보다 한발 더 앞서나가려는 이들만의 이른바 “절세 전략”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오가고 있었다. 세무사의 강좌를 끝까지 듣던 한 주민은 세무사의 이런 태도가 답답했던지 이렇게 말했다.

해외에서는 상속세가 없는 나라도 있던데. 우리나라도 한번 몇 년 전에 비쳤었어요. 우리나라도…
– 서초구 반포동의 한 주민

현행 세법으로도 보통 상속재산이 10억 원 이하면 배우자나 자녀들은 각종 공제혜택을 통해 상속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공제되는 액수, 즉 10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금액에 따라 단계별로 세율이 적용되는데 공제액을 제하고도 상속가액이 30억 원을 초과한다면 그 금액에 대해서만 최고 50%의 상속세율이 붙는다. 따라서 상속세가 물려줄 재산의 절반을 떼어 가니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말은 사실 40억원 이상의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 진짜 부자들만의 이야기인 것이다.

II.‘조물주위 건물주’ 50%가 금수저였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상속세를 심각하게 고민하려면 서울 요지에 위치한 이런 곳에 소형 빌딩 한 채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지면적 330제곱미터(100평)기준으로 따지면 이 곳의 4층-5층짜리 건물은 200억 원을 호가한다. 이런 고가의 빌딩을 소유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뉴스타파가 가로수길 중심 상권에 위치한 건물들을 조사해보니 63개의 건물 소유주들은 대부분 강남지역 거주자들이었다. 놀라운 점은 조사 대상 건물 63채 가운데 50%가 넘는 32채가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소유권이 이전된 건물이라는 것이다. 이 일대의 건물주 중에는 이른바 금수저들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부의 세습과 불평등 관련 연구의 권위자인 김낙년 교수는 최근 자신의 논문에서 2000년대 들어 한국인의 재산 비중 가운데 상속이나 증여분이 80년대 27%에서 42%로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10억이라는 자산이 있다면 그중 4억 2천만 원은 부모 등으로부터 이전받은 자산이라는 뜻이다. 지금도 우려스럽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인구 구조, 고착된 저성장, 노령화에 따라 이런 부의 세습은 갈수록 심화될 게 분명하다는 것이 김교수의 우울한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경쟁을 통한 능력 위주의 사회가 되지 못하고, 사회통합에도 문제가 될 수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 김낙년(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III.상속세 ‘제로’, 박근혜 정부가 완성하나?

그런데 정부는 부의 대물림을 부채질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업상속공제제도다. 1997년 단 1억원에 불과했던 가업상속공제액은 이명박 정부 5년동안 3차례에 걸친 완화로 무려 300억 원으로 늘어났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에는 공제액이 500억 원이 됐다. 가업을 상속했다는 일정 요건만 갖추면 500억 원의 재산을 상속해도 상속세가 ‘0원’이라는 뜻이다. 대상도 카지노같은 도박사업을 빼고 대부분의 업종이 해당된다. 자동차 판매업, 백화점, 대형마트, 음식점, 건설업등 수천 개의 업종(조세특례제한법에 해당하는 모든 중소기업)이 그 대상이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주택임대관리업까지 이 대상에 포함됐다. 2014년 2월 정부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주택임대관리업을 조세특례제한법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으로 포함시키고 법인세를 감면해주면서 가업상속공제제도의 대상이 되게 해 상속세 혜택까지 부여한 것이다. 말로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선진화방안이었는데 꼼꼼히 들여다보면 건설사나 불로소득 자산가들에게 대한 엄청난 특혜 방안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예를 들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임대를 수십 채,수백 채씩 하는 주택임대사업자가 주택임대관리업을 겸업해서 자신의 가업이라고 신고해 자식들에게 상속해도 상속세를 거의 내지 않을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의 박홍기 재산세제제과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도로 불로소득자들이 입게 될 혜택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가업상속공제제도를 빌려온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유찬 교수(홍익대/경영대학,세무대학원)는 “가업이란 원래 그 가문에서 그 기업을 오랫동안 운영해와 그 집안 사람들만의 기술과 노하우로 운영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상실되는 기업을 뜻하는데, 우리의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예를 들어 일반 회사 기업주가 외국에서 유학중이던 아들을 데려다가 몇 년 근무시키고 기업을 물려줘도 그게 가업으로 둔갑되는 제도라며 위헌요소가 다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강석훈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1명은 지난해 12월 가업상속공제대상 기업을 현행 연 매출 3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확대하고 공제액도 500억원에서 1000억 원으로 늘리는 개정법안을 발의했다. 상속세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남 부자의 바람이 거의 현실화 되는 세상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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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하라- 박근혜정부, 역사와 교육도 농단할 셈인가? -교육부는 오늘(...
화, 2016/11/2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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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청와대 앞 100미터까지 행진 보장 법원 결정 이끌어내 

 집회금지장소 정한 집시법 제11조는 계속 다투고 개정 촉구할 것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행렬이 드디어 청와대 담장 100미터 앞까지 전진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12/2) 서울행정법원 제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국민행동)이 신고한 12월 3일 집회 및 행진에 대해 경찰이 내린 금지통고와 조건통보를 대부분 집행정지시키며 헌정사상 청와대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집회와 행진이 보장될 수 있게 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그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주말 집회 때마다 집행정지 가처분을 맡아온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양홍석, 김선휴 변호사)가 이번 집행정지 사건도 맡아서 진행하였다.  
 

  이번에 최초로 열린 행진 구간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청와대 경계 100m지점(효자치안센터)까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에서 청와대 경계 100m지점(자하문로16길 21앞)까지, 세움아트스페이스에서 청와대 경계 100m지점(126맨션)까지이고, 각 최북단 지점인 효자치안센터, 자하문로 16길 21 앞, 126맨션 앞에서의 집회도 가능하게 되었다. 다만 이 지점에서의 집회 및 행진은 일몰시간을 고려한 17:30까지로 제한되었다. 

 

  또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창성동별관, 세움아트스페이스까지의 행진 및 집회는 지난 주(11/26)에는 17:30까지 시간제한이 있었으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맞은편 푸르메재활센터 앞 집회도 22:30까지 허용되는 등 주간 뿐 아니라 야간에도 촛불을 든 시민들이 청와대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행정법원은 촛불집회의 행진코스가 청와대쪽으로 계속 근접하는 것에 대해서 주간행진을 우선 허용한 다음 야간행진까지 점진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집회, 행진가능범위를 넓혀왔는데, 이번에 청와대 경계 100미터 지점까지 주간의 행진을 허용한 만큼, 앞으로도 집회 및 행진 경험의 축적에 따라 더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신고한 행진 경로 중 청와대 분수대 앞인 효자삼거리를 지나는 부분은 시간대를 불문하고 제한하였는데, 집시법 제11조 제2호 소정의 ‘대통령 관저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의 장소’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도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판시하였을 뿐 집시법 제11조의 집회금지장소에 포함된다고 단정하지 않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해석과 절대적 집회금지구역을 규정한 집시법 제11조의 위헌성을 계속 다퉈나갈 것이고, 국회에서 집시법 제11조의 전면적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촉구해나갈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미 지난 11월 3일에도 청와대 정문 앞 백일장대회 금지통고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집시법 제11조의 위헌성을 주장해온 바 있다(https://goo.gl/CEGB16). 

 

  이번 법원 결정은 지난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매 주말마다 촛불을 들며 집회시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간 수십 수백만 시민들의 열망의 반영이다. 여전히 청와대 담장 안에서 주권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내일 더욱 큰 분노와 항의가 생생히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끝.


▣ 별첨자료
집행정지 결정문(서울행정법원 2016아12523)

 

 

 

토, 2016/12/0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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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프레스 TV, 국정원 해킹…한국인들 스마트 폰 습관 바꿔– 한국 정부의 사찰은 단순 도청 수준 넘어– 이용자들, 국외 서비스망 사용하고 직접 만나는 방법 취해– 해킹 추문으로 나라 꼴 엉망진창 – 국정원, 2012년 야당 대선 후보 비방글 유포 혐의로 기소돼이란의 프레스 TV는 25일 ‘한국 해킹 스캔들 드러나다’라는 영상 보도에서 정부의 감시를 피하려는 한국인들이 스마트 폰 사용 ...
월, 2015/07/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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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정부가 공식 확인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망자는 113명, 말 그대로 ‘안방에서 벌어진 세월호 참사’이다. 가습기 살균제는 22년 전인 1994년부터 판매됐고, 정부가 집단 사망 피해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라고 공식 확인 한 것은 5년 전인 2011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책임진 집단이나 개인은 없다.

▲ 고 김윤후 군, 2011년 생후 15개월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사망

▲ 고 김윤후 군, 2011년 생후 15개월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사망

정부 ‘살균제 유해성 확인’ 5년 지났으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검찰의 수사는 2013년 중단됐다가 최근 다시 재개됐다. 그리고 현재는 옥시 관계자와 옥시로부터 의뢰를 받아 실험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학교수들에 대한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가장 먼저 기소된 인물은 서울대 조명행 교수다. 옥시로부터 실험 의뢰를 받아 보고서를 옥시에 유리하게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 2016년 5월, 서울대 조명행 교수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구속 기소됐다.

▲ 2016년 5월, 서울대 조명행 교수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구속 기소됐다.

뉴스타파는 지난 두 달 동안 재판을 참관하며 사건의 맥락을 다시 구성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며, 지금까지 진상 규명이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이다. 오늘은 첫 번째로 서울대 교수의 ‘옥시 보고서 조작 사건’을 보도한다. 전문가 집단이 자본의 탐욕과 결탁할 경우 어떤 재앙을 낳을 수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학부생 텀페이퍼 수준의 보고서”…이들은 왜 주요 데이터를 누락했나

서울대 조명행 교수 연구팀이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를 규명한 실험 보고서에 대해 한 교수는 “학부생 텀페이퍼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연구팀은 옥시로부터 의뢰받은 실험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주요 데이터를 누락하고, 중요한 사진을 삭제했으며, 자의적으로 결론을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옥시는 서울대에 어떤 요구를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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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의 눈물…재판정의 이전투구

검찰은 서울대 조명행 교수에 대해 지난 8월 30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조 교수는 최후 진술에서 눈물을 흘렸다. 새로운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저는 그간 쌓아온 명성과 실력을 하루아침에 잃었을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 인정받던 학자에서 직위해제 됐습니다. 예전처럼 제 일만 하는 관성에 젖은 과학자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있는 사회적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 전공을 잘 활용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조명행 교수 최후 진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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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명행 교수는 자신이 보고서 조작을 지시했다는 검찰 기소 내용을 부인했다. 오히려 증인으로 나온 제자가 위증을 한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나온 조 교수의 제자는 조 교수가 위증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국면 전환’에 성공한 옥시, 그리고 5년의 침묵

교수의 주장이 맞든 제자의 주장이 맞든, 옥시는 2012년 당시 서울대 연구팀으로부터 ‘만족스러운’ 보고서를 확보했다. 가습기 살균제가 집단 사망 피해의 원인이라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는 결론을 ‘서울대’에서 얻은 것이다. 이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수습은 중단됐다. 검찰은 과학적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기소 중지를 결정했고, 민사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강제 조정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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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행 교수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는 9월 29일 예정돼있다. 옥시 관계자들에 대한 공판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또 옥시 본사의 개입 여부, 정부의 책임 여부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다.


취재: 김새봄
촬영: 최형석
편집: 윤석민

금, 2016/09/0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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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벽 사라진 대통령…특검에 유리한 여건 조성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특검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을 수사해야하는 특검 입장에서 대통령의 직무 권한이 중지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모든 직무 권한이 중지된다. 정부 부처와 대통령 비서실 등의 국가조직과 구성원의 인사 등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을 더이상 행사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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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특검의 수사를 받아야하는 피의자 신분이다. 정부 부처에 대한 자신의 직무 권한을 이용해 변호에 유리한 각종 증거를 수집하고 국가기관의 구성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해진다.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특검 입장에서는 상대의 방어력이 현저히 약해지는 만큼 수사 진척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변호사 출신인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수사에는 상대가 있기 마련인데 대통령의 권한이 있으면 여러 정부 기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방어활동에 훨씬 유리하다”면서 “이제 그런 방어활동이 불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기간 동안은 박근혜 대통령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사인(私人)으로서 자신이 선임한 변호인의 도움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

탄핵으로 대통령의 권력에 누수가 생기면 검찰 수사에서 머뭇거리거나 비협조적이었던 여러 수사 관련 참고인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검 수사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또 대통령이 이전처럼 검찰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을 경우 강제 수사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헌법 제 84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달리 해석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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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소추하지 않음으로서 보호해야할 직무가 없어지기 때문에 구속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압수수색이나 체포영장은 특검이 청구할 수 있다”면서 “그 판단은 영장을 발부하는 법원이 맡아서 하면 된다”고 해석했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더라도 직위까지 박탈당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강제수사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특검 입장에서 볼 때 탄핵 이전보다 대통령을 압박할 수단이 넓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검이 내놓는 새로운 증거, 여론 환기…헌재 심판에 영향 미칠 수 있어

특검 수사의 진척은 헌법재판소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질적으로 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특검 수사와 대통령직의 탄핵 사유를 정치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헌재의 탄핵 심판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그렇지만 특검 수사는 최장 내년 3월까지이고 헌재 심판은 최장 내년 5월까지로 활동 기간이 겹친다. 특검 수사로 새롭게 드러나는 증거와 진술들은 헌재의 심리 과정에서 탄핵소추 검사 측인 국회 쪽에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다.

민변 회장을 맡았던 백승헌 변호사는 “지금까지의 검찰의 수사에서 드러난 것은 일부이고 그 일부조차도 제대로 법적용이 안된 부분이 있다는 것인데 특검 수사에서 보다 더 많은 국정농단 사유가 밝혀지고 그에 따라서 엄정한 법적용이 이뤄진다면 탄핵의 정당성은 더욱 보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의 심판이 여론의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여론에 대한 특검의 영향도 주목할 부분이다. 특검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대통령의 새로운 혐의는 특검 기간 내내 여론의 관심을 증폭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특검법 제12조 (사건의 대국민보고)
특별검사 또는 특별검사의 명을 받은 특별검사보는 제2조 각 호의 사건에 대하여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하여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대하여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

이번 특검법에는 ‘대국민보고’ 내용이 들어 있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대해 언론브리핑을 할 수 있도록 법적 조항을 마련한 것이다.

검찰이 놓친 뇌물죄, 특검이 밝힐 수 있을까?

특검의 성패는 검찰이 밝혀내지 못했던 사실을 밝혀내는 데 있다. 즉,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뇌물죄를 물을 수 있느냐, 세월호 7시간 동안의 직무유기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검찰과 다른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뇌물죄 적용에 대해선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예상이 많다.

검찰 출신의 양재택 변호사는 “초기에 수사 대상에 대한 압수수색이 늦었고, 최순실 씨 귀국 후에도 바로 체포하지 않는 등 검찰의 허술한 대처로 증거 인멸이 많이 이루어져 뇌물수수자와 공여자 사이의 대가성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례 없는 탄핵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압도적 민심도 처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검은 전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진행된다는 것이 지금까지 11번의 특검과 가장 큰 차이다.

지난 1999년 ‘옷로비 특검’ 때 수석수사관으로 활약했던 문병호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번 특검처럼 강력한 민심의 응집 속에 진행된 특검은 없었다”면서 “특검도 국민의 명령에 부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여타 특검보다 성과를 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과연 특검이 국회에서 탄핵된 대통령에게 사법 정의의 칼을 제대로 겨눌 수 있을까? 특검도, 수사를 받는 대통령도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 지금까지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로 접어들었다.


취재:최기훈 한상진 오대양
영상:최형석 김수영
편집:박서영
CG : 정동우

금, 2016/12/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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