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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26] 스물다섯 그녀의 유서 "최선 다해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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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26] 스물다섯 그녀의 유서 "최선 다해도 안 된다"

익명 (미확인) | 목, 2015/10/22- 10:08

 

스물다섯 그녀의 유서 "최선 다해도 안 된다"

기간제 근로자 보호 강화해야

 

김철호 변호사

 

최근 정부와 여당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기간제법은 기간제 비정규직에 대해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한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기간제법 제4조).

현행 기간제법은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강제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나, 입법 의도와 달리 2년이 지나면 종전 근로자와의 근로 계약은 종료시키고, 다른 기간제 근로자로 교체하는 일이 수도 없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중소기업중앙회 직원 권모(당시 25세) 씨가 자살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녀가 남긴 유서 한 구절을 인용해 본다.

 

"최선을 다하면 어느 정도는 살 수 있겠지. 하지만 내 나이 스물다섯에 너무 큰 착각? 오해? 내가 꽤 긴 시간, 2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정을 쏟고 기대하고 미래를 그려나갔던 그 경험들이 날 배신하는 순간, 나는 그 동안 겨우 참아왔던 내 에너지들이 모조리 산산조각나는 것 같더라…내가 순진한 걸까?"

 

기간제법 제정 당시 입법자는, 기간제 근무 2년 후면 사용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입법자의 그런 기대는 순진한 발상에 불과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 현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기업의 생리는 이윤 추구에 있고, 기간제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므로 기업은 정규직 전환을 꺼리게 된다. 그런데, 기업들이 순순히 전부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것으로 기대했다는 말인가?


순진한 기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여당이 발의한 기간제법 개정안을 검토해보기로 하자.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기간제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현행 기간제 근로자 2년 사용 제한 원칙은 유지하되, 예외적으로 35세 이상인 근로자 본인이 신청할 경우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근로 계약 기간을 다시 연장할 수 있도록 개정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35세 이상 근로자의 경우에는 현행법과 달리 4년 동안 기간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위 개정안의 취지는 현재 2년이 지나면 계약을 종료해버리는 일이 많으니, 4년까지 기간제 근로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2년이 됐든, 4년이 됐든 언젠가는 다가올 계약 종료 시점에서는 결국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 아닌가? 4년을 근무했으니 이제는 나가라고 한다면, 4년 후의 계약 종료는 수긍할 수 있는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다. 생계의 기초가 되는 근로자의 일자리는 안정적으로 보호돼야 한다.

기간제 근로자의 처지를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해보면, 기간제법의 부당함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현행법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정규직)에 대해서는 부당한 해고를 금지하고 있는 데 반해(근로기준법 제23조), 기간제 근로자는 2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채용하도록 하고 사용자가 무기 계약으로 전환해주는 경우에만 계속 근무할 수 있게 된다(기간제법 제4조). 다시 말해, 현행법제는 정규직 근로 관계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존속, 예외적인 해고"를 규정하는 데 반해, 기간제는 "원칙적으로 기간 만료로 종료, 은혜적으로 계속 근무"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노동법의 근본 목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동법의 목적은 사용자에 비해 경제적 열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 그런데, 급여 수준과 고용 안정, 산업 안전 등 모든 면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열악한 조건에 있다. 그렇다면 노동법이 더 강력하게 보호해야 할 대상은 보다 열악한 지위에 있는 비정규직이라야 할 것인데, 현행법은 비정규직을 보호대상에서 제외해버리고 있다. 다시 말해 정규직에 대해서는 부당한 해고를 금지함으로써 근로 관계의 존속을 보호하고 있으면서,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그저 '계약 자유'에 맡겨놓고 있는 것이다. 현행 법질서 자체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 취급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봉건시대의 신분제나 다를 바가 없는 것 아닌가?

그와 같은 현행법 질서는 '법 앞의 평등'을 선언한 헌법의 기본 이념에 맞지 않고(헌법 제11조 제1항), 헌법에서 '근로의 권리'를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과도 맞지 않다(헌법 제32조 제1항).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은 허용될 수 없다. 현행법은 법 자체가 평등 이념을 침해해 위헌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정규직이든 기간제이든 노동 보호의 수준을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 "부당한 해고는 금지된다"는 근로기준법상의 노동 보호의 기준은 기간제 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그 방법은 '기간제 근로'에 관한 사용자의 '계약 자유'를 일부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기간이 종료된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근로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고, 사용자는 합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취지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상시·지속적인 인원이 해당 업무에 종사한 경우에는 계약 갱신 거절의 합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들어가면 더 좋을 것이다. 노사정위원회와 국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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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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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정부와 국회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 -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과 파견 근절이 진짜 대안이...

[기자회견문]

정부와 국회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과 파견 근절이 진짜 대안이다 -

 

 

긴급하게 진행된 닷새 동안의 설문조사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합쳐 9,287명이 대거 참여했다그만큼 기간제법과 파견법 개정 관련 내용에 노동자들의 관심이 대단히 높았다응답자의97%가 4년 기간 연장에 대해 반대했고, 92.9%가 파견 확대에 반대했다설문 응답자 중 비조합원이 1,094명이었는데 마찬가지로 기간 연장 반대가 96.3%에 달했다기간 연장과 파견 확대에 찬성한 응답자는 3% 내외에 불과했다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노동자들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를 표명하면서 정책 기조와 방향을 바꿀 것을 강력하게 주문한 것이다.

 

이번 설문 분석 결과는 학회와 대학 이름까지 멋대로 도용해 큰 말썽을 빚은 금재호 교수의 설문조사와 대비된다고작 612명의 기간제 노동자가 참여한 설문에서 71.2%가 기간 연장에 찬성했다고 주장했는데찬성을 유도한 설문 문항도 문제였지만 표본도 지나치게 적었다설문 응답자 중 비정규직 4,435명으로 한정해도 기간 연장에 대해 96.6%가 반대해 금재호 교수의 설문조사가 얼마나 문제투성이였는지 극명하게 반증했다금재호 교수는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 공익위원에서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제야말로 정부가 제몫을 해야 할 때다국회의장도 부정하는 국가비상사태 운운하며 노동5법을 일방강행식으로 밀어부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을 부를 뿐이다합리적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할 정부가 소모적인 적대적 대립을 부추기는 꼴이다이번 설문에서 대다수 응답자가 기간제한 방식을 폐지하고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사용사유 제한 방식(76%)과 파견 규제 강화 및 금지(92.9%)를 대안으로 꼽았다정부의 노동개혁 방향과는 정반대의 정책을 노동자들이 절실하게 원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개악을 넘어 재앙이라고 비판받는 노동개혁을 중단하고 비정규직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진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는 이번 설문 결과가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자 요청이라고 생각한다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비정규직법 개악을 중단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2015. 12. 22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 비정규법 개정안에 대한 노동자 의식조사

※ 첨부 기자회견 및 설문조사 자료 전체

 

<결과 요약>

정부 ․ 여당의 기간제법 기간 연장 개정안에 대해 노동자 97%가 반대함정부안을 지지하는 노동자는 3%에 불과.

응답자 76%가 기간제한 방식 폐지하고 사유제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함.

파견확대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92.9%가 파견을 더 엄격하게 규제하거나 파견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함정부안을 지지하는 응답은 3.2%에 불과.

파견확대는 정규직 일자리를 파견노동을 대체해서 고용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는 응답이 96.9%.

 

 

■ 설문조사 개요

조사 주최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조사기간 : 2015. 12. 14.~ 18.

조사방식 온오프라인 조사 병행

응답자 총 9,287

조사 분석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화, 2015/12/2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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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ㆍ청년ㆍ자영업자, 법이 없어 슬픈 이여…

경제민주화 법안 시급한 이유

안진걸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공동사무처장 | 더스쿠프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국가비상사태’ ‘대통령 긴급명령권 발동’을 운운하면서 노동악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 등을 처리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모두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입에 담았던 공약과는 반대되는 법안들이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그중에서도 도입이 시급한 건 무엇일까.

 

최근 박근혜 정부는 노동개악조치와 노동악법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비정규직과 청년을 위한 조치와 법’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이런 조치는 사실 재벌ㆍ대기업들의 오래되고 부당한 민원에 불과하다. 쉬운 해고, 비정규직 기간연장, 실업급여 수급조건 악화, 간접고용 파견직의 전면화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 필요한 건 민생 회복이다. 국민 대다수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노동개악이 아니다. 무엇이 필요할까. 박근혜 정부는 대선 당시 얘기했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첫째, 중소기업적합업종보호에관한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 중소기업(제조업) 중심의 고유업종제도가 ‘시장개방’ 조치와 규제완화, 경쟁촉진이라는 미명 하에 사라지면서 특정 재벌들이 무분별하게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다. 그 결과, 자영업자들의 생계형 업종(슈퍼ㆍ문구ㆍ치킨ㆍ떡볶이ㆍ공구상ㆍ빵집ㆍ식자재 납품 등)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서민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다. 

 

2013년 6월에 만들어진 대ㆍ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은 업종 선정에서부터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중소상공인들의 업종 가운데 경쟁력이 있는 업종들을 신청 받아 중소기업청이 심의를 거쳐 적합업종으로 선정하고, 대기업의 사업 확장을 막을 특별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는 국토계획법 개정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재벌ㆍ대기업의 대형복합쇼핑몰과 아웃렛 반경 10㎞ 인근 중소상인들의 매출이 평균 50%(음식업종은 78%) 이상 급감해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 지역경제가 초토화되고 있다는 거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복합쇼핑몰과 대규모 아웃렛을 계속 출점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대형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등의 출점에 따른 상권영향평가를 실시해 허가해주는 허가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복합쇼핑몰이나 쇼핑센터 등의 용도로 쓰이는 대규모 점포 바닥면적이 1만㎡(약 3030평)를 초과하는 경우, 애초에 상업지역 내에 지을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The SCOOP 기고. 현재 가장 시급한 경제민주화 법안

 

셋째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제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노동개악이 마치 청년을 위한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말하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청년 실업률과 고용률이 모두 낮은 건 비경제활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20대에 명예퇴직을 강요받을 정도로 고용이 불안한 여건 속에서 많은 청년이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자발적인 비경제활동인구가 된 거다. 

 

실제 청년 고용을 늘리려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문제는 정부의 노동악법은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해고를 쉽게 만드는 것으로 좋은 일자리가 아닌 나쁜 일자리를 만든다는 거다. 때문에 고용여력이 있는 정부와 공기업, 고용인원 300인 이상의 대기업에는 청년고용할당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골목상권 되살리는 게 우선

 

넷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이다.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는 비정규직으로 채용할 이유도 없고, 비정규직으로 뽑아서도 안 된다. 하지만 정부가 책임을 방관하는 동안 비용 절감과 쉬운 해고를 원하는 기업들은 정당한 사유 없이 비정규직 채용을 확대해왔다. 일례로 2013년 대졸 청년 가운데 첫 일자리가 1년 미만의 단기 계약직인 비율은 20%를 넘었다. 2008년의 두 배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민간 대기업 ‘고용형태 공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3월 기준 3233개의 대기업 노동자는 459만명이고, 이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39.5%에 달한다. 청년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가 불안정해지면 내수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박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 공공부문 상시ㆍ지속 업무 일자리를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이 원칙을 민간으로 확대할 것을 약속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섯째는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높은 임대료 때문에 대책 없이 쫓겨나는 상가임차인들을 보호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이 그것이다. 전국의 임차상인들은 재건축과 짧은 계약보장기간(최장 5년에 불과)을 내세운 건물주들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권리금 약탈에 속수무책 거리로 쫓겨나고 있다.
 

The SCOOP 기고. 기업규모별 노동시장 현황

2015년 5월 권리금 보호조항이 생겼지만, 임대인들의 횡포는 여전하다. 때문에 재건축 등으로 임차인을 강제퇴거하면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퇴거 보상제’ 도입이 절실하다. 보증금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상가건물에 임대차보호법이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하고, 특히 상가임차인들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을 현행 5년에서 최소 10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여섯째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다. 무주택 서민들의 삶을 보호하고, 전월세 폭등으로부터 가계 경제의 평온을 지켜내기 위함이다. 역대 최악의 전월세 대란으로 인해 집 없는 서민ㆍ중산층의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다. 서민ㆍ중산층의 가계가 안정되고,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야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다. 

 

세입자 보호 제도 마련을 약속했던 국회 서민주거복지특위는 2015년 내내 지속된 정부ㆍ여당의 반대에 밀려 계약갱신청구권(현행 2년인 세입자 보호 기간 연장)과 전월세 상한제 등 세입자들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끝났다. 이번에 이 논의를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

 

경제민주화가 경제 살릴 것

 

이외에도 지자체에도 공정거래위원회와 비슷한 권한을 주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전국의 프랜차이즈 업종을 더욱 공정하게 만드는 가맹사업법 개정안, 간접고용 비정규직들을 위해 원ㆍ하청 공동교섭 의무화와 하청업체 교체 시 고용승계를 보장하는 법안,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법안 등도 꼭 필요한 경제민주화 입법안에 속한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들어 재벌ㆍ대기업 중심의 규제완화 정책을 펴면서 자신이 내세웠던 국민에게 약속한 경제민주화를 파기했다. 스스로 ‘국민을 배신하는, 배신의 정치’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중소기업, 중소상공인,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시민ㆍ소비자 등 사회ㆍ경제적 약자가 살아야 극심한 사회 양극화와 내수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살아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The SCOOP 기사 원문읽기 > http://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829
 

금, 2016/01/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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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장 열악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해결

② 무기계약 아무리 늘려도 비정규직 안 줄어

③ 공공 비정규직 1/3 이상이 교육부문에 몰려

뉴스타파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열기 위한 과제를 3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먼저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소외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살핍니다. 2편에선 기간제와 시간제, 무기계약직 등 직접고용 비정규직, 마지막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⅓  가량을 차지하는 교육부문 비정규직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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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인천공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이정호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해결에는 법 개정 같은 거창한 과제보다 지침과 훈령, 기껏해야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침과 행정자치부의 기준인건비제도다. 문 대통령은 경영평가 때 정규직 전환에 가산점을 주도록 지시했다. 현행 경영평가 지침은 아웃소싱을 통한 인건비 축소에 훨씬 더 후한 점수를 준다.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를 천명한 만큼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논의테이블에서 공공부문 고용구조를 ‘인소싱’으로 바꾸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공공 비정규직 규모부터 파악해야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현재 거론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규모는 31만 명, 20만 명, 14만 명 등 제각각이다.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으로 보고 통계에도 안 잡는다. 중앙 공공기관만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무기계약직 숫자를 밝힌다. 지방공기업은 별도로 공개하고 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는 해마다 무기계약직 전환실적은 발표해도 전환된 무기계약직이 현재 몇명 일하는지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

[표1] 공공부문 비정규직 규모 (2015년말, 단위:명)

 

기관수

직접고용 비정규직

(기간제,시간제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파견 및 용역)

전체

832

316,858

201,383

115,475

중앙행정기관

48

20,137

13,423

6,714

지방자치단체

245

57,419

47,780

9,639

공공기관

462

124,686

49,445

75,241

 

중앙공공기관

320

109,668

40,295

69,373

지방공기업

142

15,018

9,150

5,868

교육기관

77

114,616

90,735

23,881

*출처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평가 연구 (사회공공연구원, 2017.3)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최근에서야 ‘소속외인력’으로 집계하지만 기관마다 누락자가 많다. 소속외인력은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하지 않고 파견, 용역, 사내하도급 등의 형태로 타 업체(용역업체, 파견업체) 소속으로 근무하는 노동자다.

간접고용 노동자 누락도 많아

가스기술공사는 ‘알리오’에 소속외인력을 50명(파견 27명, 용역 23명)이라고 올렸지만, 가스관로 유지보수와 경정비를 담당하는 공사의 도급노동자는 480여 명에 달한다. 50명과 480명의 차이를 묻자 가스기술공사는 “‘하도급’이 50명이고, 480명은 ‘도급’이라 알리오에 50명을 기재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권두섭 변호사는 “하도급과 도급은 법률상 어떤 차이도 없기에 480명으로 올려야 맞다”며 “해당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공사 정규직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아 일하기에 현대차처럼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노조를 만들어 가스기술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 들어갔다. 공공운수노조 장기종 가스기술비정규지부장은 “작년까지 가스기술공사 정규직과 똑같은 작업복을 입었고, 지금도 정규직과 함께 일하면서 정규직에게 업무지시를 받기에 불법파견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지난해 알리오에 소속외인력을 6,080명이라고 올렸지만, 지난해 가을 국감자료엔 8,196명이라고 제출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권두섭 변호사는 “모범을 보여야 할 공기업이 간접고용 노동자를 고의로 누락해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규모조차 파악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면밀한 실태조사를 주문했다.

[표2] 한전KPS ‘소속외인력’ 변화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1분기

소속외인력

398

417

427

424

1,424

1,356

* 출처 : 알리오(공공기관 경영공시)

위 표처럼 송전탑을 관리하는 한전KPS 소속외인력은 2015년까지 400명 선에 그쳤는데, 2016년 갑자기 1424명으로 급증했다. 한전KPS는 수년째 계속 하청노동자들을 사용해왔으나, 알리오엔 올리지 않았다. 하청노동자들이 불법파견이라며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 들어가 2016년 6월 대법원에서 승소하고서야 한전KPS는 숨겼던 1천여 명의 소속외인력을 드러냈다.

소송을 대리한 권두섭 변호사는 “공기업이 불법파견까지 저지르며 하청노동자를 저임금과 위험으로 내몰고도 그 존재마저 숨기려 해 국민적 질타를 받아 마땅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직,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합치면 공공 노동자의 1/3이 비정규직이다. 문 대통령도 “30% 이상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비율을 OECD 평균인 10% 초반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여기에 무기계약직과 숨어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까지 합치면 공공부문도 절반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인 셈이다.

늦게 깨달은 간접고용의 위험

간접고용은 가장 열악한 고용 형태이고 관련 정부 대책도 가장 늦었다. 정부는 2006년 8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시작으로 공공 비정규직 해결에 나섰지만 2011년 11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에 청소, 경비 등 단순업무 외주시 근로자 보호지침을 주문하면서 처음 간접고용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는 2012년 1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서 공공부문 용역노동자의 임금기준을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은 ‘시중노임단가’로 발표했다. 그러나 강제성 없는 권고에 불과해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2015년 9월 용역근로자 보호지침 이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375개 공공기관 703건의 용역계약 중 보호지침을 모두 지킨 계약은 267건(38%)에 불과했다. 특히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한 용역계약은 45.5%였다. 지금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4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대책 보완지침’에서 간접고용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처음 열었다. 그러나 외주화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직원들은 2013년 하루 8시간 노동에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까지 포함해 18분이 휴식시간의 전부였다. 휴식시간이 이를 초과하면 추가 근무해야 했다. 공단은 콜센터와 도급계약을 맺었기에 불법파견 오해를 피하려고 이들의 노동조건에 관여하지 못했다. 이런 기관이 2년 연속 ‘공공기관 우수 콜센터’로 선정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을 위한 권고’에서 “정부가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를 배제하는 바람에, 직접고용 비정규직이 줄더라도 간접고용을 늘려 전체 비정규직 수가 줄지 않는 상황이라, 근본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생명·안전 팽개친 위험의 외주화

국민들은 2014년 선장조차 비정규직인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생명.안전업무 외주화의 위험을 깨달았다. 박근혜 정부는 그해 12월 29일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 생명안전 관련 핵심업무에 비정규직 사용제한을 발표했다. 그러나 제한한 업무는 ①여객선 선장과 기관장 ②철도 기관사와 관제사 ③항공기 조종사와 관제사로 한정했다. 결국 여객선, 철도, 항공에서 소방이나 보안, 승무원과 정비사 등은 제외됐다. 특히 기간제와 파견만 제한하고 외주화엔 침묵했다. 외주화가 가장 큰 안전위협 요소임에도. 안전·위험의 외주화에 면죄부를 준 셈이다.

구의역이나 세월호 모두 위험의 외주화가 빚은 참사다. 공공부문 외주화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직결된다. 문 대통령이 12일 취임 이틀만에 인천공항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만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규직 1200여 명과 외주화된 간접고용 비정규직 6831명이 운영해왔다.

핵심업무인데도 외주…차별의 제도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1년 정규직 정원이 909명에서 2017년 1분기 1,432명으로 6년 사이 57.5%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주화된 ‘소속외인력’은 5,960명에서 6,903명으로 15.8% 늘어나는데 그쳤다. 공사 정규직 평균보수액은 8,056만원이다. 그러나 외주노동자는 설계금액이 4,000만원 선이다. 여기에 업체 이윤을 빼고 실제 받는 돈은 3,000만원이 안 된다.

[표3] 인천국제공항 인력 현황 (단위:명)

구분(정원)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1분기

정규직

909

978

1085

1127

1148

1255

1432

무기계약직

0

0

0

0

0

0

0

기간제

0

0

5

30

27

24

29

소속외인력

(파견및용역)

5960

5990

6130

6288

6490

6869

6903

* 출처 : 인천국제공항공사 홈페이지 경영공시자료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85%에 달하는 높은 외주화에 대해 ‘비핵심 업무의 외주화’는 전 세계 공항산업의 일반적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나 인천공항 외주업무엔 핵심업무 외주도 많다.

공사가 2015년 8월 국회 토론회에서 밝힌 인천공항 50개 외주업무 중 상당수가 공항안전과 직결된다. 시설보안, 출입증 발급, 폭발물처리, 보안감시 및 제어, 보안검색, 구조소방대, 야생동물(버드 스트라이크) 통제, 항공등화, 통신, 탑승교, 에어사이드와 활주로 토목시설 유지관리도 외주다. 냉난방, 승강기, 소방, 전기, 위생소독, 열원 공급, 경비보안, 수하물 관리도 이용객 안전과 직결된 업무인데 외주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노조의 거듭된 요구에 2015년 핵심 6개 업무 134명을 공사가 직고용하고, 구조소방대(210명)과 폭발물처리(14명)를 방재 자회사를 설립해 인소싱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마저 승인하지 않았다. 당시 공사 담당자는 “인소싱 안을 제출하려 했으나 소관 부처는 ‘가져오지도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자회사 넘어선 장기계획 나와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는 2013년 파업에 이어 1인 시위와 집회를 이어가면서 85%가 간접고용인 인천공항 실태를 우리 사회에 알렸다. 그 과정에서 전 지부장은 해고(계약해지)됐고, 현 지부장도 징계위기에 놓였다. 노조는 수없이 원청인 공항공사를 만나려 했지만 실무진도 만나기 어려웠다. 지부는 문 대통령 방문 때 정일영 공항공사 사장을 처음 만났다. 인천공항지부는 “처음 본 공사 사장 입에서 ‘1만 명 정규직화’ 얘길 들었다”며 “어떤 정규직으로 전환할지 노조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공공부문 간접고용 해결은 공단(재단)이나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나 무기계약직 전환에 그쳤다. 서울시가 120다산콜센터를 재단을 만들어 고용전환했고, 몇몇 지자체는 시설관리공단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서울메트로는 무기계약직으로 직고용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홍보팀은 “자회사를 만들어 아웃소싱된 1만 명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밝혔다. 지불능력이 충분한 인천공항도 기재부와 행자부 지침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민주노총 오민규 실장은 “자회사 만들어 흡수하는 건 용역에서 자회사로 소속만 바뀔 뿐 여전히 간접고용”이라고 했다. KTX 승무원들은 코레일 자회사의 정규직이었지만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에 코레일로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10년 넘게 싸우고 있다. 당사자인 공공운수노조는 “공공기관은 자회사나 무기계약직으로 덮으려 하겠지만, 새 정부가 노동계와 머리를 맞대고 전체 공공부문 고용구조를 재구성하기 위한 장기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공공부문 간접고용 무방비 허용

공공부문 간접고용은 ‘민간위탁과 용역도급’으로 나뉜다. 민간위탁은 법이 정한 소관사무 중 국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계되지 않는 사무를 민간에 맡기는 거다. 정부는 ‘단순사실인 행정작용’이나 ‘단순행정사무’, ‘특수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요하는 경우’ 민간위탁 할 수 있다. 그러나 개념이 모호해 현실에선 광범위한 민간위탁을 허용한다. 행정업무는 공공 목적을 위해 긴밀히 연결돼 있는데 이를 임의로 쪼개고 갈라놓아 공공성을 훼손시킨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세 차례나 민영화, 통폐합 등 공공부문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 결과 한국도로공사는 통행료 징수와 안전순찰을, 한국공항공사는 소방기능과 청원경찰, 항공등화를 각각 민간에 위탁했고, 서울메트로도 2008년 감원과 대대적 외주화 및 민간위탁을 추진했다.

용역도급은 그 범위나 내용엔 제한이 없다.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계약사무규칙에 따른다. 이들 법령은 용역도급에서 생기는 노동문제를 규율하긴 어렵다. 용역도급은 계약법에 따라 ‘제한적 최저낙찰제’를 따른다. 정부는 낙찰 하한율을 예상가의 87.995%로 권고하지만 이 역시 강제규정이 아니다. 예정가격 산출 땐 중소기업청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하지만 역시 강제성도 없고, 설사 기준으로 삼아도 업체이윤을 빼면 노동자 임금은 이에 못 미친다.

외주업무 재점검해 인소싱 로드맵 논의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을 재조정해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하면 가산점을 주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현행 평가지침에도 정규직 전환 평가항목이 있지만 ‘조직,인적 자원 및 성과관리’의 여러 항목 중 하나에 불과하다. 오히려 아웃소싱을 부추기는 평가기준이 훨씬 더 많다. 총인건비 인상률(3점)이 대표적이다. 총인건비엔 청년인턴 채용과 명예퇴직 비용은 제외된다. 이는 청년인턴의 초단기 채용-해지 반복이나 대규모 명예퇴직을 유인한다.

노동생산성 지표도 문제다. 노동생산성은 평균인원을 분모로 부가가치를 분자로 한다. 부가가치가 안 늘어도, 평균인원만 줄면 쉽게 노동생산성이 오르는 착시를 일으킨다. 평균인원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까지 포함하기에 무기계약 전환보다 외주화로 평균인원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특정 정부의 정책 강요도 문제다. 박근혜 정부는 시간선택제, 유연근무 활성화,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등 선진화 정책을 도입하거나 확대하면 가산점이 줬다. 정부가 2013년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 운용지침’을 발표하자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은 곧바로 비용감축에 나섰다. 그 결과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대거 해고(계약해지)됐다. 김철 연구실장은 “경영평가 곳곳에 산재한 수익성 지표는 공공성을 훼손한다”며 “새 대통령이 공공 비정규직에 관심을 가진 만큼 외주업무를 재점검하고 내부화하기 위한 절차와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경영평가·기준인건비제 극복 모범

지자체 간접고용 개선 모범사례는 대부분 서울시를 들지만, 행자부 경영평가의 높은 벽을 넘어선 모범은 광주시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2014년 취임 직후 사회통합추진단을 만들어 시청과 산하기관의 기간제 205명과 간접고용 772명 등 모두 977명을 직고용하려고 했다. 직고용에는 행정자치부의 경영평가 불이익과 기준인건비제 패널티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지자체가 출자출연기관의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면 경영평가 때 불이익을 받는다. 광주시는 사회통합추진단 아래 비정규직 고용 및 처우개선 T/F를 만들어 1년여 행정자치부와 고용노동부를 수차례 방문해 설득한 끝에 경영평가 지침을 바꿔냈다. 행자부는 2016년 2월 ‘경영평가 지침 통보’ 공문에서 임직원수를 계산할 때 위탁에서 직고용 전환한 인력을 제외시켰다. 모든 지자체도 혜택을 보게 됐다.

행자부는 기준인건비를 정해 3%를 초과하는 지방정부에 지방교부세 패널티를 준다. 인건비엔 지방공무원과 무기계약직도 포함돼, 광주시가 간접고용 772명을 무기계약직 전환만 해도 기준인건비 초과로 연 75억 원의 교부세 패널티를 받을 판이었다. 광주시는 행자부를 찾아가 정부의 2016~2017년 2단계 무기계약직 전환계획에 미리 포함시키는 것을 전제로 기준인건비 초과액 모두를 패널티에서 제외시켰다. 당시 실무를 담당한 광주시 사회통합추진단 조은석 주무관은 “행자부와 노동부를 찾아가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지침을 일부 바꿔냈다”고 했다. 모든 과정을 지켜본 명등룡 광주비정규센터 소장은 “당시 조 주무관은 임용 10년도 안된 8급 공무원이었는데 헌신적으로 정부부처와 국회를 쫓아다닌 끝에 행자부 지침이란 거대한 벽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광주시는 비정규직 해소 과정에서 노동계와 함께 4개 안을 놓고 1년 넘게 토론을 거듭한 끝에 당사자인 노조의 요구대로 ‘현재 일하는 곳에서 정규직화’를 결정하고 중앙정부 설득에 나섰다. 광주시는 추진단에도 찬반 양측을 참여시켜 토론했다.

광주시는 우선 간접고용을 기간제로 바꾸고 2년 뒤 다시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3월 743명을 기간제 전환했고, 올 들어선 772명을 정규직 전환했다.

월, 2017/05/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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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에는 15개 종류(직렬)의 무기계약직이 공무원들과 뒤섞여 일한다. 하는 일이 비슷한데도 보수표가 다르거나 가족수당과 성과상여금 등 복리후생도 제각각이다. 정부가 새로운 고용정책을 펼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예산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그때마다 승인받은 예산이 들쑥날쑥해 호봉표도 천차만별이다. 모범이 돼야 할 고용노동부가 이처럼 비정규직을 뒤죽박죽 남용하는 바람에 전체 공공부문 고용에 악영향도 미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는 현재 ①전문위원 23명 ②기금관리원 31명 ③직업상담원(일반,전문,책임,선임,수석) 1450명 ④단시간 직업상담원 177명 ⑤비서 50명 ⑥전화상담원 93명 ⑦사무원(산재포함) 59명 ⑧자립지원직업상담사 175명 ⑨미전환 구인, 훈련, 패키지 상담원 13명(2017.4기준) ⑩취업지원 명예상담원 100명 ⑪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 50명 ⑫통계조사원 200명 ⑬민간조정관 ⑭공인노무사·변호사 ⑮청원경찰(무기계약) 등 15개 직렬의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 일한다. 그밖에도 고용노동부엔 휴직자를 대체한 기간제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청원경찰도 있다.

같은 ‘고용지원관’인데 고용형태 제각각

고용노동부 산하 전국의 지청과 고용센터에는 5천여 명 넘는 사람이 일하는데 3천여 공무원과 2천여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 있다.

아래 사진은 한 고용센터의 ‘실업인정’ 창구다. 모두 5명이 일하는데 4종류의 직원이 있다. 왼쪽부터 ①번은 휴가간 상담원 대체로 들어온 기간제다. ②번은 한시직 공무원 자리다. ③, ④번은 무기계약직 상담원 자리다. 맨 오른쪽 ⑤번은 일반공무원인 팀장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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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또다른 고용센터의 ‘직업능력개발’ 창구다. 10명이 한결같이 ‘고용지원관’이란 이름으로 민원인을 만나지만, 고용형태는 제각각이다. 왼쪽부터 1, 3, 4, 6, 7, 9번 창구에서 일하는 6명은 일반공무원이다. 5번 팀장도 일반공무원이다. 그러나 2번은 단시간 직업상담원이고, 8번은 상담직 공무원, 10번은 무기계약직 상담원이다.

뒤로 물러난 5번 책상의 팀장을 빼고 9명 모두 한결같이 ‘고용지원관’이란 직함과 명함을 사용한다. 고용센터를 찾은 시민들 누구도 이들이 서로 다른 신분인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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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고용센터의 ‘취업지원반’엔 7명이 창구에 앉아 민원인을 맞이한다. 7개 창구에는 ①8급 일반공무원 ②임기제(한시직) 공무원 ③일반상담원 ④단시간 전임상담원 ⑤일반상담원 ⑥일반상담원 ⑦명예상담원 순으로 앉는다. 명예상담원을 뺀 나머지 6명은 ‘구인구직상담, 취업알선, 주요구인 수리’와 ‘채용행사 개최 및 실적 취합, 구직발굴 및 DB관리’ 같은 주요업무가 같다. 유사동종업무를 하는 이들이 서로 다른 임금·복지 체계를 가진 건 오로지 입직 경로가 달라서다.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들은 이를 ‘동일노동 차별임금’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활용해 대국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각자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토록 전문성 제고 및 처우개선을 위해 직무교육과 예산확보에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2011년 무기계약 직원들이 차별시정을 요구하자, 고용노동부는 고용센터에 ‘무기계약직은 애초 ’보조‘업무로 채용했기에 보조업무에만 종사토록’ 하는 취지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공문 시행에 따라 고용센터는 그동안 무기계약직이 하던 일을 박탈하고 취업희망카드 스티커 부착이나 팩스 정리, 우편물 발송 같은 단순업무만 시켰다. 그러나 몇 달 뒤 슬그머니 업무는 원위치됐다.

규정에도 없는 ‘일반’상담원 신설

노동부는 직렬통합과 함께 필요한 예산을 약 62억 원으로 확인했으나, 2014년 26억 원만 반영됐다.(엄진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평가 연구, 2017, p45) 이 때문에 2015년 직렬통합 때 규정에도 없는 하위직렬인 ‘일반’상담원을 신설해 더 낮은 임금체계를 하나 더 만들었다. 아래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 5조(직업상담원의 구분)엔 지금도 ‘일반’ 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상담원만 있다.

▲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엔 ‘일반’ 직업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직업상담원만 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바로 위 상담원보다 훨씬 못한 임금을 받는 일반 직업상담원을 2년반 동안 운영해왔다.

▲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엔 ‘일반’ 직업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직업상담원만 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바로 위 상담원보다 훨씬 못한 임금을 받는 일반 직업상담원을 2년반 동안 운영해왔다.

기존 전임, 책임, 선임, 수석상담원 사이 임금격차는 약 8%씩이었으나, 규정에도 없이 신설한 ‘일반’ 상담원은 바로 위 전임 상담원보다 22%나 낮은 보수표를 설계했다. 2014년 고용노동부가 설계한 일반상담원 1호봉은 140만 원대였고, 전임상담원 1호봉은 180만원대였다. 올 들어 다소 개선됐지만 두 직렬의 1호봉은 158만 원과 191만 원으로 30만원 넘게 차이난다.

이처럼 규정에도 없는 기형적인 일반상담원 운영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는 지난 8월 파업을 마무리하면서 “2018년 일반상담원과 전임상담원간 임금격차를 최대한 완화한 뒤 2019년까지 일반상담원을 전임상담원으로 전원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고 별도합의하기도 했다.

규정에 없는 ‘일반’ 직업상담원 신설 운영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상담원 규정엔 없지만) 상담원 보수 지급기준엔 반영돼 있고, (지난 8월 노사합의대로) 2019년까지 일반상담원의 전임상담원 통합을 원칙으로 이를 성실히 이행 중”이라고 했다.

같은 상담원인데 기본급 월 91만원 차

그나마 수년째 노조가 요구해 직렬을 통합한 게 이 정도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 4월 구인상담원, 훈련상담원, 패키지상담원, 사무원을 직업상담원 직렬로 통합했다. 그러나 같은 상담원이라도 아래 <표1>처럼 일반, 전문, 책임, 선임, 수석 등 서로 다른 5개의 보수표를 적용받고 있다. 같은 상담원이라도 일반상담원(1호봉)과 수석상담원(1호봉)은 기본급만 월 91만원 이상 크게 차이난다.

호봉 1호봉 2호봉
일반상담원 기본급 1,589,290 1,633,210
전임상담원 기본급 1,913,430 1,966,320
책임상담원 기본급 2,089,260 2,147,570
선임상담원 기본급 2,276,900 2,341,050
수석상담원 기본급 2,499,510 2,570,520

▲ [표1] 2017년 직업상담원 보수표 (단위:원)

상담원 직렬로 통합되지 못한 상담원도 있다. 구인상담원, 훈련상담원, 패키지 상담원 중에서 직렬 통합때 전환 못한 상담원도 2017년 4월 현재 13명이 있다. 그밖에 93명의 전화상담원과 취업지원 명예상담원,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상담원 직렬에 끼지도 못했다. 상담원 말고 ‘상담사’ 직렬도 있다. 자립지원직업상담사가 그들인데 175명이나 된다.

심지어 같은 무기계약직인데도 상담원이 아닌 사무원은 별도인 ‘무기계약직 보수표’를 적용받는다. 사무원은 상담원 중 가장 낮은 일반상담원보다 월 20만원 가량 더 적은 호봉표를 적용받는다.

호봉 기본급
1호봉 1,416,900
2호봉 1,454,050
3호봉 1,466,320
4호봉 1,513,870
5호봉 1,536,890

▲ [표2] 2017년 무기계약직근로자 보수표 (단위:원)

같은 무기계약직 안에서도 격차 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정책이었는데,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운영하다가 2014년말 1차 무기계약 전환 뒤 2015년 4월 직렬통합때 대부분 상담원으로 전환했다. 통합할 때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은 6호봉을, 구인상담원과 훈련상담원은 2~3호봉부터 적용했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에겐 여기에 더해 기간제 경력을 50% 인정해 추가호봉을 적용해줬다. 반면 구인상담원과 훈련상담원은 무기계약 전환 때 경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무기계약 전환에 대한 정부정책이 바뀌어서 일어난 변화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상담원의 내부격차가 더 커졌다.

그래도 상담원 직렬은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 중에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상담원은 가족수당을 받지만 그 외 직렬은 없고, 상담원은 연 140여 만 원의 성과상여금을 받지만 그 외 직렬은 80만 원에 그친다.

같이 일하는 공무원에겐 있는 식대, 교통비,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민원수당은 15개 직렬은 모두 못 받는다. 공무원은 명절상여금을 기본급의 120%를 받지만 무기계약직은 설과 추석 때 30만 원씩 연 60만 원 정액 지급이 고작이다.

그때그때 채용해 통합관리 걸림돌

최근 20년동안 고용문제가 국정운영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부는 일자리 업무가 늘어날 때마다 민간인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운영해왔다. 직업훈련이 필요땐 훈련상담원을, 취업알선이 필요할땐 구인상담원을, 지난 정부처럼 청년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을 강조하면 취업성공패키지상담원을 채용해 업무를 돌렸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일선 지청과 고용센터에는 15개 직렬의 비정규직(무기계약직)이 일반공무원과 뒤섞여 일하고 있다. 해당 노조 관계자들은 “연 10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고용노동부가 이렇게 체계 없이 운영해서야 어떻게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겠는가”하고 반문한다.

특히 고용노동부의 무기계약직 운영사례는 교육부의 기간제 교원 확대와 우정사업본부의 집배원 등 다른 중앙행정기관의 무기계약직 남용의 모델이 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최동준 고용노동부지부장은 “노동자의 근로환경과 차별을 관리감독하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이럴 순 없다”고 했다.

누구는 일급제, 누구는 3개월 계약

▲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시급 7,200원 곱하기 8시간으로 하루 5만 7,600원인 일급제를 적용받고 있다.

▲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시급 7,200원 곱하기 8시간으로 하루 5만 7,600원인 일급제를 적용받고 있다.

고용노동부 지청 고객지원실에서 일하는 명예상담원은 무기계약직인데도 임금은 일급제라 31일달과 30일달, 28일달의 월급이 다르다. 통계조사원은 3개월 계약으로 연 200여 명을 뽑는데 시급 6,485원으로 최저임금보다 고작 15원 더 많다.

고용센터에서 일하는 ‘취업지원 명예상담원’은 계약기간도 보통 10개월 단기계약인데다 예산에 따라 인원 수가 조정돼 고용이 불안정하다. 이들은 해마다 3월~12월까지 계약한다. 해마다 1, 2월엔 명예상담원이 없어 고용센터가 가장 바빠진다. 고용노동부가 상시업무 부족인력에 이처럼 고령의 기간제를 10달 단기고용으로 메우는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10개월 기간제로 사용하던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최근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마쳤고 고령자 친화직종으로 분류해 고령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직종마다 예산 근거도 제각각

고용노동부 지청 산재예방지도과 사무원과 근로개선지도과 기금관리원은 사업부서와 예산근거가 달라 서로 다른 임금을 받고 있다. 특히 기금관리원은 전문위원과 같은 보수표로 묶여 있다. 가~사까지 설정된 보수표에서 전문위원은 가,나,다,라 급이고, 그 아래 마,바,사 급은 기금관리원이었다.

기금관리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자 2014년에 전문위원 맨 아래 등급인 라급까지 기금관리원이 오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5년마다 승급하기 때문에 사급 기금관리원이 라급까지 가려면 최소 15년 걸린다.

급별 연봉월액 상한 시간외 수당
3,057.4 -근로기준법에 따라 예산 범위내에
시간외 근무명령 가능
-가나다 급은 전문위원
마바사 급은 기금관리원
2,729.9
2,440.6
2,127.2
1,856.5
1,523.0
1,352.3

▲ [표3] 2017년 기금관리원 보수표 (단위:천원)

이렇게 고용노동부 한 부처 안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들의 임금이 뒤죽박죽이 된 건 예산 부족과 정부의 일자리 즉흥행정 때문이다. 이들의 임금은 서로 다른 예산에서 나온다. 비서직은 일반회계에서, 상담원은 고용보험기금, 기금관리원은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산재사무원은 산재기금에서 나오는 등 서로 다른 예산에서 받아 온다. 때문에 통합적 인력관리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사업별로 인력충원이 되고 있어 회계별 차이가 있다”며 “직종간 격차해소를 위해 회계별로 예산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간 상담원 단 2명 승진

직업상담원 관리규정에 따른 승진연한은 ‘일반 3년 → 전임 4년 → 책임 4년 → 선임 5년 → 수석’ 순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직업상담원은 2007년 무기계약직 전환 뒤 10년만인 지난해 단 2명만 승진했다. 1,600여 상담원 중 10년에 단 2명이 승진할 정도라서 무기계약직 상담원의 승진연한은 있으나마나 한 제도였다. 반면 공무원은 9급 1년반 → 8급 2년 → 7급 2년 → 6급 3년반 → 5급 등으로 승진연한이 무기계약직보다 훨씬 짧고 연한을 채우면 대체로 승진한다.

고용노동부는 “상담원은 2007년 대거 상담직공무원으로 전환한 뒤 100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가 2015년 직종통합 이후 다시 1,600여 명으로 늘었기에 지난해부터 승진을 추진 중이며, 향후 정기승진으로 조직활성화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단시간 직업상담원 만족도 7%

단시간 직업상담원은 유연근무와 여성고용률 상승을 위한 일가정 양립정책의 산물이다. 고용노동부는 단시간 직업상담원을 2010년 89명, 2011년 207명 채용했다. 이들은 월~금요일까지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4시까지 일한다. 점심시간을 빼면 하루 5시간 일해 주 25시간 근무다. 이들은 시간제 무기계약직이지만 하는 일은 전일제 상담원과 같다. 이들은 ‘전임상담원’ 호봉표를 시급으로 환산한 시급제를 적용받는다. 매일 점심을 근무지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식대는 없고, 승진체계도 없다. 고정수당인 가족수당을 합쳐도 월 160만 원(세전) 정도를 받는다.

2014년 10월 실태조사 결과 단시간 직업상담원(당시엔 시간제 상담원) 근무만족도는 7%에 불과했고, 91%가 전일제 전환을 희망했다. 그러나 단시간에서 전일제로 전환은 심사를 거쳐 정하는데 기준 등이 공개되지 않았고 희망자에 비해 매우 적은 수만 전환된다. 반면 전일제 상담원이 단시간으로 전환하려 할 땐 대부분 수용한다. 단시간 고용을 확대해 여성 고용률을 높이려는 정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전일제로 전환을 희망하는 단시간상담원의 전환 절차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업무기술서를 제출 받아 지방고용노동청별 심사위원회에서 심사 결정하는데 2015년 20명에서 올해 50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복지포인트도 3단계 중층구조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단시간 포함), 일반상담원과 무기계약직 사무원이 받는 복지포인트도 다르다. 기본포인트는 공무원이 400, 비(非)공무원은 300포인트로 차이 난다. 여기에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단시간 포함)은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포인트가 별도로 붙는다. 일반상담원과 무기계약직 사무원은 배우자와 근속포인트만 붙는다. 이처럼 복지포인트마저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 일반상담원 이하 직원이 서로 다른 3단계 중층구조다.

구분 기본포인트 추가포인트
공무원 400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전임 이상 상담원 300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일반 상담원과
무기계약 사무원
300 배우자, 근속

▲ [표4] 복지포인트도 3층 구조

고용노동부는 공무원과 무기계약직, 무기계약직 사이의 임금 및 복지 격차에 대해 “업무에 따라 임금체계가 다르고, 회계와 예산사정에 따라 복리후생이 약간 차이 나는데 향후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마다 예산확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월 10일 고용센터 비공무원 직원과 간담회를 열어 이들의 고충을 들은데 이어 15일엔 고용센터 일반 및 상담직 공무원과도 간담회를 열었다.

김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람의 임금을 사업비로 책정하는 것부터가 문제인데다,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고용노동부 비정규직들은 민간인인데 공무를 집행하는 등 고용 지위와 업무상 지위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일정 자격요건을 갖춰 공무원으로 전환시켜 신분보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화, 2017/11/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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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노동 문제 활동가, 복지를 말하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인터뷰 및 정리 조준희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비정규 노동자 규모 1000만 명, 정규직 대비 임금 53%, 평균 근속기간 약 2년 5개월. 비정규 노동이라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용어와 건조한 숫자 뒤에는 만성적인 고용불안정과 저임금 구조에 묶인 수많은 '삶'이 있다. 그 삶에서 복지는, 사회안전망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비정규 노동 전문단체인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2000년부터 17년 동안 그 삶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회보험이 품지 못하는 불안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활동가를 만났다. 노동과 복지의 선순환이 필요하다 말하는 이남신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 참여연대

 

자기소개 부탁한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이하 비정규센터) 상임활동가 이남신이라고 한다. 원래 이랜드에서 17년 동안 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투쟁 과정에서 해고된 상태라, 9년차 해고노동자 이기도 하다. 비정규센터에 오게 된지는 9년째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를 소개해 달라.

비정규센터는 2000년 5월 20일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비정규 노동 전문단체다. IMF외환위기 직후부터 비정규 노동자가 과반을 넘어섰는데, 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이 제몫을 못하는 사이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 노동자의 처지가 날로 열악해졌다. 비정규센터는 이런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활동은 크게 현장연대와 정책연대 두 축으로 나뉜다. 현장연대는 노조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비정규 노동자들, 그리고 노조를 만들어서 싸우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비정규 노동 단체들이 지역별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단체 간의 네트워크인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서울노동인권네트워크’를 만들고 강화하는 일도 한다.

정책연대 측면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분석, 대안제시 활동을 한다. 그리고 비정규노동과 관련한 통계 작업도 중요한 정책 활동이다. 비정규직 규모에 대한 우리 단체와 통계청의 논쟁은 꽤나 유명한 논쟁이 되었다. 우리는 천만 명이라고 하면, 통계청은 5백만 명이라고 하는 식이다. 우리가 판정승했다고 평가하는데, 지금도 통계청의 조사결과를 재분석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직종별, 고용형태별 실태조사나 중앙정부, 지방정부에 대한 정책제언 등 연구용역 작업도 같이 하고 있다. 격월간으로 「비정규노동」이라는 기관지도 발행하고 있다.

 

 

원래 이랜드의 정규직 노동자였는데, 이렇게 비정규 노동 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랜드 노조는 정규직 노조였다. 나는 92년도에 입사해 팀장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노조활동을 했는데, 그 바람에 해고와 구속을 경험했다. 나는 크리스천은 아니었는데, 직원 대부분이 크리스천이었고 노조 간부들도 거의 크리스천이었다. “낮은 곳으로 임하라”는 성경 가르침을 노조 간부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노동에 대한 관심이 컸다기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컸었던 것 같다. 이랜드 그룹 내 비정규 노동자들의 처지를 알게 되면서 회사와 크고 오랜 싸움이 시작되었다. 어떤 목적의식에 차있었다기보다 정말 열악한 상황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마땅히 함께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했다.

물론 나도 학생운동을 했고, 야학, 위장취업도 했었기 때문에 노동운동에 대한 지향이 없었다고는 못하겠지만 이랜드에서는 그보다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겪는 열악한 처지가 투쟁의 가장 큰 이유였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사회보험(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가입률이 낮다. 어떤 원인에 기인하는가?

작년 8월 기준으로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1/2 내지 1/3 수준이다. 급여도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사회보험은 그보다도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가 심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은 가장 큰 원인은 고질적인 저임금 구조에 있다. 비정규 노동자 대부분이 최저임금 언저리에 있다 보니 자부담이 있는 사회보험에 대해서는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들은 오히려 위법사항이기 때문에 4대 보험을 가입시키고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임금으로 인해 당사자들이 꺼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고용이 보장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도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 같은 경우 최소 6개월을 납입해야 하는데, 해고, 폐업 등의 이유로 6개월을 못넘기고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가입하는 의미가 크지 않다. 이렇게 최저임금에 수렴되는 저임금 구조와 불안정한 노동조건으로 사회보험의 그물망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시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주무부처나 공단이 그 실태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루살이 인생처럼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중장기적 미래를 고려한 사회보험 가입은 쉽지 않다. 결국 고용불안정과 저임금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정규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올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번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사회보험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켜 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임금이 올라가는 만큼 가입률도 올라갈 것이다. 결국 사회보험 가입률 자체는 결과다. 그 근본 원인인 고용안정과 생활임금 수준으로의 임금인상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선행조건이 해결된다면, 사회보험 가입률이 단번에 정규직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더라도 70% 수준 내외로 올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 등 저임금 노동자의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료를 지원하는 정책 기조에 대해 평가한다면?

분명 필요는 하다. 그런데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복지는 2차 분배고 임금은 1차 분배다. 1차 분배인 임금이 제대로 지불되면 복지 수요는 최소화된다. 현재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면세점 이하의 소득을 얻고 있다. 그러니 재정안정에는 기여하지 못하면서 복지 수요는 극대화되는 양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생활임금 수준으로 임금이 인상되면 국가재정기반도 튼튼해지고 복지수요는 최소화되는 양상으로 전환될 수 있다. 다만 현재 지나치게 사각지대가 넓은 상황이기 때문에, 두루누리 사업 등 보험료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규직 노조가 주축이 되는 양대노총이 사회보험 사각지대, 특히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같이 삶과 직결되는 부분에 대한 책임을 가지는 것이다. 정부처럼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정규직 노조가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책임의 경중을 따지자면 당연히 정부와 사용자 측이 훨씬 무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양대노총을 위시한 정규직 산별노조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지금처럼 임금격차, 사회복지 격차가 벌어진 현실에서는 노동조합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로서 복지안전망 바깥에 있는 저임금 노동자 문제를 위해 갖고 있는 자원을 내어 놓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10인 미만 사업장의 저임금 노동자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은 분명 과도기적으로 의미가 있고, 1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이나 영세 자영업자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노동조합도 일정부분 역할을 하는 등 사회 전체가 저임금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규직 노조가 기여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가?

결국 문제는 재원이다. 노사가 합의해서 자기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정규직화 기금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사회연대기금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 복지를 위해 기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통상임금과 같이 정규직 노동자들이 누리고 있는 자원을 어떤 식으로든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은 두루누리 사업을 보완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 자체로서 실추된 노동조합의 위상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노-노 간 협력도 강화될 것이다.

더불어,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은 상당히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실태파악조차 힘들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도 현장 단위의 노동조합이 개입하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복지 문제에서 노동조합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부와 사용자의 책임이 제일 무겁지만, 노조가 견인차 역할을 해줘야 할 때다.

 

 

당위성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정규직 노조가 나설 이유는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잘 안 되고 있다. 우선 복지국가, 사회복지와 같은 개념을 노동의제와 별개로 보는 시각도 상당부분 존재하고, 자본주의 이후의 대안 사회로 가는 데 있어서 복지를 개량주의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지금은 달라지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로 조금씩 들어오게 되면서 달라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 간 복지 의제에 대한 체감 격차는 큰 상황이다.

나는 노동과 복지는 선순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지는 개량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혁명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미조직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견인하는 데 있어서는 복지의 역할이 필요하다. 지금도 비정규 노동자의 98%가 노동조합 바깥의 노동자들인데, 그들에게 제대로 된 복지가 제공된다는 것,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이 갖춰진다는 것은 결국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에 도움이 되고, 그것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노동자의 삶 전체에 좋은 순환을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지렛대로서 노동운동을 이끌어가는 노총 지도부, 산별노조 등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사회복지 영역도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한 활동경험을 소개해준다면?

특수고용노동자로서의 간병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적은 있지만, 사회서비스 분야의 비정규 노동 전반에 대해 깊게 살펴보지는 못했다. 일부 조직화된 부문도 있지만, 사회서비스 분야는 여전히 미조직 노동자들이 많아 우리와 접점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사회서비스공단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주요부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주목하고자 한다. 그동안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던 대표적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 사회복지 영역의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 관심 갖고 지켜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정부의 사회복지 영역을 포함한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과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등의 대책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서비스공단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판단의 여지는 있다. 결국 핵심은 고용안정성과 처우가 개선되느냐 여부다. 그런 부분을 담보할 수 있도록, 공단이 진성 정규직 일자리 공급자로서 설계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상당히 큰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있지만 양적인 면을 떠나 질적인 부분에서 기존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지금 장담하기는 어렵다. 보다 면밀한 로드맵과 시뮬레이션, 예산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어쨌든 공단 방식이 고용안정성 면에서 개선을 가져올 가능성은 높다. 그렇다면 결국 처우개선이 동반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공단이 설립된 뒤, 당사자들이 공단 내에서 노조를 조직해 협상을 통한 처우개선을 해나가야만 단단하고 짜임새 있는 고용 모델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도 사회서비스공단의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면 헌법상 보장된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할 권리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17년 7월 12일. 태광-티브로드 원하청 교섭결렬 규탄 기자회견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들어가 협상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한숨 돌리고 되돌아보니 너무 소중한 성과였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적용 당사자가 최소 300만, 차상위 까지 포함하면 500만 이상 노동자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결정이니 말이다. 그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양대노총이 처음으로 제 역할을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결국 이 16.4%, 1,060원의 인상은 촛불시민혁명의 힘이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동안의 활동을 되돌아보면 비정규 노동운동을 하다 죽어간 사람들이 많이 기억난다. 아끼던 사람들의 죽음은 쉽게 무뎌지지 않는 상처가 된다. 그런 상처들은 내가 어려울 때, 유혹이 있을 때, 초심을 지켜야할 때 떠오르는 일종의 이정표와 같다. "내가 이 길을 가면 그 녀석이 욕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그런 이정표다. 그리고 기록되지 않은, 이름 없이 죽어간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비정규 노동 운동이 부끄럽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

 

 

향후 활동계획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이 ‘투쟁모드’였다면, 지금은 ‘대안모드’로 돌입하고 있다. 비정규센터 조돈문 대표님이 양대노총과 더불어 일자리위원회에 노동계 대표로 들어가 있고, 그 외에도 많은 정책위원들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관련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어서 그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 비정규센터가 그동안 투쟁했던 목표의 상당부분이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반영되었다. 그 약속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결국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1단계는 이룬 것으로 보고 있고, 이제 관건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다. 궁극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끝나도 계속 지속될 수 있는, 양질의 단단한 정규직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포석을 까는 것이 비정규 노동 전문단체의 역할이 아닐까.

다만 민간영역은 여전히 투쟁해야할 곳이 많다. 지금도 삼성전자서비스, 희망연대노조 등 간접고용노동자 문제로 열심히 투쟁을 이어가는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공공이 모범적인 사용자로서 역할 하는 만큼 그 영향이 민간으로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촛불시민혁명에 힘입어 당선된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아우르는 비정규 문제 개선과 해결의 결정적 분기점을 만드는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나가고 싶다.

 

금, 2017/09/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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