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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미친 '전월세', 해법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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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미친 '전월세', 해법은 있다!

익명 (미확인) | 수, 2015/10/21- 12:17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참여연대)
  • 고정출연 : 정태인 소장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한상희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이슈손님 : 김남근 변호사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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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팟 16회 / 미친 '전월세', 해법은 있다!

 

우리나라에 집은 많다고 하는데, 집값, 전·월세는 계속 올라갑니다.  2015년 대한민국 가계부채가 1,100조라고 하는데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서민에게 '빚내서 집 사라'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 14만 호 공급' 공약도 경제민주화 실종과 함께 사라진 지 오래고 LH(한국주택공사)의 공공택지 2만5천 호 매각 등 서민에 생활에 역행하는 일만 계속 일어납니다.

 

집 구하기 어렵다는 미국의 뉴욕만 하더라도 집세 안정화 프로그램에 지정된 집의 경우 임대료를 2년 마다 최대 7.5%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전세, 월세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습니다.

참팟 16회에서는 전월세제도의 최고 전문가인 김남근 변호사를 초대해 집값이 계속 오르는 이유, 물가인상률 보다 훨씬 높은 전월세 인상률, 참팟 16회에서 해법을 찾아봤습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808835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TJpP6JiRly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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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지원, ISD 소송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올라

 

김남근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1. 들어가며 : 엘리엇의 ISD 중재신청에 대한 법무부 답변에서 발생한 삼성옹호 시비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는 대가로 박근혜정권이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모녀의 승마훈련 지원과 퇴임 후 정치적 기반이 될 미르·K-스포츠 재단 등에 막대한 뇌물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박근혜 정권이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면서까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지원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났다. 투기자본인 엘리엇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이 어렵게 밝혀낸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지원 수사결과를 이용하여, 대한민국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엘리엇은 이미 삼성물산을 상대로 여러 소송을 통해 법적 분쟁을 제기한 후, 삼성물산과 합의를 통해 상당한 보상을 받았으면서도 다시 대한민국을 상대로 추가로 8천억 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합병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합병 발표 이후 삼성물산의 지분을 50%나 더 늘리는(5% 미만 → 추가 2.17% 매수) 등 합병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약점으로 법적 분쟁을 통해 투기적 이익을 취하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법무부가 엘리엇의 중재통보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러한 답변서가 삼성을 옹호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재판에서 정부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불법이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증거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법무부 답변서에 대한 진상조사와 감사를 청구를 하는 청원이 청와대에 제출되었고, 8만 명이 넘는 인원이 청원에 참여하고 있다. 청원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1) 법무부의 답변서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과정이 없었다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정형식 판사의 논리만을 차용하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합법적이었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 2) 이재용 부회장이 변호하고 있던 법무법인 소속의 변호사가 법무부에 특채되어 답변서 작성에 관여하였다는 점, 3)법무부 답변서의 논리가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재판에서 부정된다면 엘리엇은 이를 중재재판에 끌어올 것이고, 이에 따라 정부가 패소하면 8천억 원의 세금을 배상금으로 지급하게 되기에, 삼성은 이를 이재용 재판에 압박카드로 유리하게 이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본 글에서는 엘리엇이 제기한 ISD 소송에 제출된 법무부의 답변서에 관해서 제기된 위와 같은 의혹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미칠 영향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2.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 과정에서 일어난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지원 논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와병으로 쓰러지자,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그룹의 지배권을 집중시키는 경영권 승계 작업이 당면 현안이 되었다. 노무현 정권 당시 비상장사인 에버랜드(후에 제일모직)와 삼성SDS 신주인수권과 전환사채를 헐값으로 인수하고 그 뒤 집중적인 일감몰아주기로 에버랜드와 삼성SDS를 키워 수조 원의 자산을 마련하였으나, 이재용 부회장은 여전히 삼성그룹의 주력기업인 삼성물산과 삼선전자의 주식은 거의 가지고 있지 못하였다. 아마도 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사회적 관심을 주목받지 않았다면, 그 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주력기업인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주식지분과 지배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권 승계 작업을 계속 추진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주식지분을 헐값으로 인수하는 문제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형사재판까지 받게 되고, 1조 원의 사회적 환원 등을 하게 되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은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이 쓰러져 경영권 승계가 당면 현안이 되자, 삼성그룹은 친재벌 성향의 박근혜 정권과 유착하여 박근혜 정권의 묵인 하에서 불법, 탈법을 동원한 경영권 승계 작업 추진하려 하였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에버랜드(제일모직)와 그룹의 주력기업인 삼성물산을 합병하여 삼성물산의 주식을 최대한 확보하려 하였다. 아마도 무사히 삼성물산 합병이 마무리 되었다면, 다른 재벌그룹이 지주회사 체계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핵심 주력기업인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인적분할을 한 후,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의 합병 등의 방법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계속 추진하였을 것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중요한 길목을 차지하고 있던 사안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그 뒤의 연속된 경영권 승계 작업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합병으로 탄생하는 삼성물산의 지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했다.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상승, 제일모직(에버랜드)의 주된 자산인 에버랜드 부동산 공시가격의 합병 직전 급상승, 삼성물산의 재건축 수주 중단, 2조 원대 해외공사 수주 사실을 합병 후 뒤늦게 공시하는 등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고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추기 위해 진행되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여러 의혹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책임지게 될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가 적게 잡아도 3,000억 원이 넘는 국민연금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 우려되는데도,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다수 주주에게 불리한 합병비율에 찬성하기로 하였다는 사실이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뒤에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수사에서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승인 지원 등을 청탁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문형표 전 복지부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불법 개입한 사실을 밝혀냈고, 이들을 직권남용과 뇌물죄 등으로 기소하였다.

 

3. 엘리엇의 ISD 중재신청 근거와 법무부의 반박

가. 미국의 사모펀드 엘리엇은 위와 같은 특검이 기소한 형사사건 판결을 주요 증거로 삼아 2018. 7. 12.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한국 정부의 지시에 의한 국민연금의 불법 개입으로 8천억 원에 달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국민연금의 행위가 한미FTA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제기하였다. 대한민국 정부가 한미FTA 협정 중 1) 미국 투자자의 투자에 대하여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포함하여 국제법상의 최소기준을 보장하는 제 11.5조, 2) 미국 투자자를 불리하게 차별하지 않을 제 11.3조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나. 법무부는 다음과 같이 엘리엇의 주장을 반박하였다.

 

1) 엘리엇이 합병 당시는 5% 미만의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합병 발표 이후인 2015년 6월 3일 2.17%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당해 공시에서 보유목적이 경영참가인 점에 비추어 이는 합병의 승인 여부 및 그로 인한 투자 손익(결과가 좋든 나쁘든)을 감수한 것이다.

2) 또한 합병에 찬성한 삼성물산 주주 중에는 국민연금 외에 싱가포르 투자청, 사우디아라비아 통화국, 아부다비 투자청 등도 포함되어 있었고, 반대 주주 중에는 일성신약 등의 한국 주주도 포함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차별하였다고 할 수 없다.

3) 엘리엇은 대한민국 정부가 한미 FTA 협정 중 1) 미국 투자자의 투자에 대하여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포함하여 국제법상의 최소기준을 보장하는 제 11.5조, 2) 미국 투자자를 불리하게 차별하지 않을 제 11.3조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어느 점에서 위 조항에 위배되는가에 대한 입증을 하지 못하였다.

다. 더욱이 엘리엇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자신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요구하는 매수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합병과 관련하여 삼성물산과 합의하여 분쟁을 종료하였다. 그리고 위 합의에서 아직 공개를 하지 않았지만 피해금액을 삼성물산과 합의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라. 엘리엇이 주요 근거로 들고 있는 형사판결의 내용에서 엘리엇의 주장과 달리, 한국정부가 국민연금에 지시하여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고, 엘리엇이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은 항소심 판결에서 뒤집어졌다. 그리고 엘리엇이 제기한 임시총회 소집금지 가처분 등 많은 민사소송에서는 엘리엇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 법무부 중재답변서의 내용에서 문제가 된 내용

엘리엇은 증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1심 판결문과 이재용 부회장의 제1심 판결 등 형사판결과 언론보도를 증거자료로 제출하였다. 청와대 청원 등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는 법무부 답변서에서 엘리엇이 유리한 증거로 인용하고 있는 형사판결의 내용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래 내용은 엘리엇이 인용한 4개의 형사재판에 관하여 법무부가 엘리엇의 인용내용을 반박한 답변서 부분과 해당부분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가. 박근혜 전 대통령 제1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합364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검찰이 이재용 삼성부회장이 합병과 관련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 또는 묵시적 청탁을 하였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사이의 단독 면담이 2015년 7월 25일과 2016년 2월 15일 이전에 이미 “이 사건 합병이 찬성 의결되어 이 사건 합병이 일단락” 되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나. 이재용 부회장 제2심 판결(서울고등법원 2017노2556 판결)

엘리엇은 중재통보 및 청구서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삼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측근 최순실이 이재용의 승계 작업이 용이하게 진행되도록 도와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들에게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주장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이 그 판단을 뒤집었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법무부 답변서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제2심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용이하게 지원하였다는 제1심 판결을 뒤집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1심 판결에서는 경영권 승계에 관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위 답변서가 제출된 뒤 선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2심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이재용 제2심 재판부와는 달리 경영권승계에 관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였다. UN국제무역법위원회의 중재규칙에 따르면, 중재신청인의 중재통보에 대하여 한 달 이내에 답변을 해야 하는 점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심 판결 선고(8월 17일)로부터 불과 1주일 전인 8월 13일 부랴부랴 답변서를 내게 되었다고 하지만, 중재재판부에 관련사건 선고 내용 등을 포함하여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답변서 제출기한의 연기를 요청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판결(서울고등법원 2017노1886 판결)

서울고등법원은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이 사건 합병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 문제를 잘 챙겨보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인지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합병이 승인되도록 하라는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거나 그런 지시가 있었음을 전 복지부장관이 알고 있었다고 판시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전 복지부장관에 대한 혐의는 국민연금을 상대로 하는 임무의 위배 여부에 관한 것이었을 뿐 그 이외에 다른 문제에 대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불과 보름 전에 의결권전문위원회를 통해 SK와 SK C&C의 합병에 반대한 적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의결권전문위원회를 통해 결의하지 않고 내부 인사 12명으로 구성된 투자자위원회 열어 삼성물산 합병 찬성 방향으로 의결권 행사를 하도록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합병 안건에 대하여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문제를 잘 챙겨보라”는 내용은 사실상 합병 찬성으로 의결권 행사를 하도록 지시를 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이를 합병 승인되도록 지시한 것이 아니라는 답변서 내용이 설득력 있는 내용인지는 의문이다.

 

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판결(서울고등법원 2017노1886 판결)

서울고등법원은 국민연금에 대한 그의 임무 위배에 대하여 유죄로 판결하였을 뿐, 그 외에 다른 어떠한 점에 대해서도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법원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행위가 삼성물산과의 협상을 통해 추가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기회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혔을 뿐이고 그 이외의 다른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기금운용본부장이 국민연금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삼성물산 합병 문제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고, 국민연금에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알면서도 불공정한 비율의 합병에 찬성의 의결권 행사를 하도록 하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 외의 삼성물산 다른 주주들에게도 손실을 입히는 행위일 수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배임행위만을 유죄로 판단한 것이라고 좁게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5. 마치며 : 삼성옹호까지는 아니지만, 신중하지 못한 형사판결 해석

청와대 청원은 법무부 답변서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정형식 판사의 논리만을 차용하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합법적이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하지만, 답변서 제25쪽에서 “한국의 하급심 형사 법원들은 다양한 쟁점에 관한 사실 인정 또는 결정에 관하여 동일한 판단을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사실 인정과 결정을 여러 측면에서 뒤집었습니다. 모든 관련 형사 소송은 상소되어 대법원과 고등법원에서 계속 중입니다. 또한 하급심 법원의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은 최종적인 것이 아닙니다.” 라고 4개의 형사판결 내용을 정리하고 있는 점에서 비추어 보면, 엘리엇이 자신의 청구의 근거로 인용한 형사판결 내용들이 결코 엘리엇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아니거나, 엘리엇이 손해배상 신청의 유리한 근거로 제시한 제1심 형사판결의 내용들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의 형사변론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근무하던 변호사가 국제법무과장으로 법무부에 채용된 것은 사실이지만, 법무부 답변서는 싱가포르에 소재한 ‘프레시필즈 브룩하우스 데린저’ 라는 로펌과 한국의 법무법인 광장이었고, 대한민국을 대변하여 제출하는 중재통보 답변서를 담당과장의 검토만을 거쳐 제출되었을 가능성은 낮다.

 

또한 대법원 판결이 엘리엇-대한민국의 중재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법무부 답변서가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이재용 부회장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의결을 하도록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묵시적 청탁을 하였다는 사실이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인된다고 하여도, 그것이 곧바로 미국인 투자자를 차별 취급하여 한미 FTA 11.5조와 11.3조에 위반되는 것이라 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 법무부 답변서의 내용이 모 언론인의 주장처럼 “삼성을 옹호한 것”이라거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이 법무부 답변서 내용을 상고심 재판에서 유리한 증거로 사용하려 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비록 한국정부가 삼성물산 합병에 개입하여 미국 투자자인 엘리엇을 차별적으로 취급하여 8천억 원의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엘리엇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의도에서 한 것이라 하더라도, 대한민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공표되는 공식문건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유리하게 판단될 수 있는 내용을 많은 부분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정부가 이재용 부회장의 유죄판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ISD재판에서 다른 의도로 다루어진 내용이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이를 대법원 재판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국정농단 특별검찰도 정부의 검찰의 권능을 법률에 의해 위탁받은 행정기관이고,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담당 위원회마저 바꾸며 합병 찬성 의결권 행사를 했다는 공소사실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데, 다른 행정기관이 특검의 공소유지에 반하는 주장을 정부의 공식의견으로 제출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더욱이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사실상 삼성물산 합병을 찬성하도록 지시한 행위로, 전 보건복지부장관과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이 국민연금에 손실을 입히면서까지 합병 찬성 의결권 행사를 하게 되었다는 형사판결에서 확인된 내용마저, 합병 승인을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는 등 형사판결 내용을 해석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향후 대법원 판결의 취지가 이재용 부회장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을 찬성하도록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하였다는 내용으로 귀결된다면, 오히려 엘리엇의 중재신청 내용을 반박하는 내용이 궁색해 질 수도 있다.

 

굳이 엘리엇이 인용한 형사판결의 내용을 일일이 해석하지 않고 형사판결의 내용이 엘리엇이 주장하는 것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바로 1)미국 투자자인 엘리엇을 차별 취급한 것은 아니며, 2) 싱가포르 투자청 등 합병에 찬성한 외국 투자자도 여럿 있고, 3)엘리엇은 이미 삼성으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았으며, 4)삼성물산 합병 발표 이후에도 주식을 사 모으는 등 합병과정의 불법을 악용하여 삼성으로부터 투기적 이익을 얻으려 했고, 5)삼성물산 합병으로 8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손해입증을 하지 않고 있다는 등 다른 사유로도 충분히 다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월, 2018/10/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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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안진걸 공동사무처장이
매주 화요일 오후 tbs FM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 '안발장의 민생 이야기' 코너에 출연합니다.
 
2/23 방송은 "서울 모 대학, OT 비용만 38만원이라고?" 입니다.

생방송 퇴근길입니다 홈페이지 => http://www.tbs.seoul.kr/fm/different/

수, 2016/02/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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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p dir="ltr"><strong>▶ 취지와 목적</strong></p> <ul><li dir="ltr"> <p dir="ltr">레일라니 파르하 UN주거권특별보고관(Leilani Farha, UN Special Rapporteur on the right to adequate housing; 이하 ‘유엔특보’)은 한국 시민사회단체의 오랜 요구에 따라, 한국의 주거권 실태를 직접 조사하기 위해 2018년 5월 중순, 총 열흘간 한국을 공식방문했습니다.</p> </li> <li dir="ltr"> <p dir="ltr">유엔특보가 작년 한국을 방문한 이후 작성한 보고서는 2019년 3월 4일 제네바에서 열린  UN인권이사회에서 공식문건으로 채택되었으며, 유엔특보는 보고서를 통해 국제인권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한국의 주거권 실태에 대한 우려와 한국 정부에 대한 권고사항을 발표했습니다.</p> </li> <li dir="ltr"> <p dir="ltr">이에 ‘주거권 실현을 위한 한국 NGO 모임’은 2019년 3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유엔특보가 발표한 영문 보고서의 한글 번역본을 최초로 공개하여 유엔특보가 발표한 한국 정부에 대한 권고안을 평가하고, 한국 정부에게 그 이행계획을 묻기 위한 대응방안을 함께 발표할 계획입니다.</p> </li> </ul><p> </p> <p dir="ltr"><strong>▶ 기자간담회 개요</strong></p> <ul><li dir="ltr"> <p dir="ltr">제목: UN주거권특별보고관의 최종권고안 평가를 위한 기자간담회</p> </li> <li dir="ltr"> <p dir="ltr">일시: 2019.03.12(화) 오전11시</p> </li> <li dir="ltr"> <p dir="ltr">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p> </li> <li dir="ltr"> <p dir="ltr">주최: 주거권 실현을 위한 한국 NGO 모임 (경실련, 동자동사랑방,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민달팽이유니온,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빈곤사회연대,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세입자협회, 주거연합, 집걱정없는세상,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이주민주거권개선네트워크, 참여연대, 천주교 빈민사목위원회, 한국도시연구소, 한국여성민우회, 홈리스행동; 이상 가나다 순)</p> </li> <li dir="ltr"> <p dir="ltr">사회: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p> </li> <li dir="ltr"> <p dir="ltr">패널:</p> <ul><li dir="ltr"> <p dir="ltr">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 | 홈리스의 주거권</p> </li> <li dir="ltr"> <p dir="ltr">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 | 도시 재개발·재건축, 강제퇴거의 문제점</p> </li> <li dir="ltr"> <p dir="ltr">이현서 이주민주거권개선네트워크 변호사 | 이주민의 주거권</p> </li> <li dir="ltr"> <p dir="ltr">윤애숙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 빈곤층의 주거권</p> </li> <li dir="ltr"> <p dir="ltr">최지희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청년층의 주거권</p> </li> <li dir="ltr"> <p dir="ltr">최재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 | 장애인의 주거권</p> </li> <li dir="ltr"> <p dir="ltr">류민희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국제연대팀 변호사 | 성소수자의 주거권</p> </li> </ul></li> </ul></div>
화, 2019/03/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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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9일, 이진성·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등 5명의 헌법재판관이 임기(2012~2018)가 만료되었습니다. 이로써 막을 내린 헌법재판소 5기 재판부는 헌법재판으로 분류되어 있는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 신청사건 및 특별사건 등 여섯가지 종류의 재판을 모두 다루었습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5기 재판부가 내린 결정 가운데 시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흥했거나 또는 기대에 못 미쳤던 판결을 골라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을 진행합니다. 5기 재판부에 대한 판결비평을 통해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재판부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특집 여덟 번째로 헌법재판소가 2014년 12월 19일에 내린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비평을 한상희 교수가 집필하였습니다. 이번 결정은 대법원조차 부정하였던 R.O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통합진보당의 강제해산이라는 결론을 향해 일도매진 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외국의 사례와 함께 우리헌법에 위헌정당해산제도가 들어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①] ‘정치적 인간’들을 위한 정당법 / 장철준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②] 광장의 성난 민심이 스스로 민주공화국의 시민임을 확인하다 / 이종수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③] 국가의 DNA 채취행위, 첫 제동이 걸리다 / 조지훈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④] 영장주의의 예외는 예외다워야 / 하태훈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⑤] 사법부가 면죄부를 준 사이,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국가범죄 / 이상희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⑥] 국가형벌에 의한 기본권 침해에 둔감한 헌재 / 서보학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⑦] 패킷감청의 헌법불합치 결정, 정보 및 수사 권력 통제엔 미흡 / 오동석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⑧]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헌법재판소가 만든 또 하나의 “과거사”/ 한상희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 헌법재판소가 만든 또 하나의 “과거사”

통합진보당 해산 (별칭 :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사건) / 사건번호 : 2013헌다1

재판장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정당의 무덤.” 세속주의와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26개의 정당을 해산시킨 것으로 악명 높았다. 그러던 터키조차 유럽연합 가입을 모색하던 2008년 이슬람주의를 내세우며 원대 최대 다수의석을 확보하였던 정의개발당(AKP)에 대해, 해산이라는 극단적 방식 대신 국고지원금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그 “위헌성”을 응징하는 방법으로 선회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학살을 단행하여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박근혜정부가 최대의 권력을 휘두르던 2014. 12. 19. 헌법재판소는 장장 254페이지(헌재판례집 기준)나 되는 결정문을 통해 “대한민국 체제를 파괴하려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민주적 기본질서의 수호와 민주주의의 다원성 보장이라는 사회적 이익”을 위하여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통합진보당을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여 강제해산시키는 한편, 그 소속 국회의원 5명에 대하여 의원직을 박탈하였다. 독재의 길을 치닫던 이승만정권이 1958년 강력한 정적이었던 조봉암을 사법살인하고 그의 진보당을 강제해산시킨 바로 그 시절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뒷걸음질 치는 바로 그 장면이었다.

 

이미 정해놓은 결론을 향해 일도매진 한 헌법재판소

 

이 결정의 요체는 “주도세력” “퍼즐 맞추기” “숨겨진 목적”이라는 세 개의 키워드에 있다. 당시 통합진보당은 수만 명의 당원과 함께 “진보적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합법적 정당이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 “진보적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내세우던 주도세력들의 “이념적 성향 및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이 주도세력으로 30여명을 선별한다. 하지만 그 주도세력들은 통합진보당의 창당이나 활동을 주도한 사람들이 아니라 “숨겨진 목적”을 찾기에 적합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선택된다. 그리고는 이들의 발언이나 활동들을 하나하나 조각내어 전체의 큰 그림에 맞추어 나간다. 당시 헌법재판소의 구두변론과정에서 정부 측 참고인이 말하였던 “퍼즐 맞추기”가 문자 그대로 실현되는 순간이다. 큰 그림을 먼저 정해놓고 이를 퍼즐조각으로 이리저리 잘라낸 뒤 다시 그 큰 그림을 짜 맞추는 “퍼즐 맞추기” - 그것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이후 선동으로 바뀌었다)사건에서 대법원조차 부정하였던 R.O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통합진보당의 강제해산이라는 결론을 향해 일도매진 하였던 헌법재판소의 이 장장한 결정문에 대한 자기고백에 다름 아니었다.

 

“북한식 사회주의”라는 판단 또한 마찬가지다. 정당을 강제해산하기 위해서는 그 정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을 초래”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주도세력”이 말했던 저항권이나 민중주권론을 언급하고 어떤 당원이 개인적으로 거론했던 식민지반자본주의론까지도 끌어들여 혁명론과 연계시켰다. 그리고는 이런 임기응변식의 짜 맞추기 논법을 통해 통합민주당의 “숨겨진 목적”은 북한의 그것과 “전체적으로 같거나 매우 유사”하다는, “발가락이 닮았다”는 식의 어정쩡한 결론으로 이어진다. 통합진보당이 폭력성의 혁명을 추구하였기에 위험하다는 논법이 아니라, 그를 해산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위험성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에 그 위험성이 있어 보이는 발언들을 추려내어 보니 이런 저런 발언들이 있었고 그래서 위험해 보인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이 순환논법이다. 

 

현실이 되어 버린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 결정이 내세운 비례성판단 또한 흠투성이다. 정당해산은 어쩌지 못하는 최후의 순간에 비로소 가능한 조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적 공론장이 적절하게 작동함으로써 그 정당의 정치적 위험성을 상당부분 견제할 수 있다”면 그에 맡겨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이 원칙을 과감하게 저버린다. 범죄행각이 드러나기도 전에 그 씨앗을 제거해버리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처럼 헌법재판소는 “예방적” 조치를 주도함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시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사회에서 헌법재판소는 시민들이 판단하고 시민들이 행동할 수 있는 공론의 장 자체를 무시하고 배제해 버린 셈이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저 정당학살자 터키 헌법재판소조차도 정당해산을 이유로 소속 의원들의 자격을 획일적으로 내치지는 않는다. 그 의원들이 정당의 위헌적 활동에 얼마나 개입했는지의 정도를 별도로 심사해서 그 자격여부를 심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헌법재판소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해산결정의 취지와 목적을 실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라는 명분으로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 가차 없는 징벌을 가하였다. 입법자인 국회가 법률로써 정해야 하는 것이고 따라서 법률이 없으면 그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입법자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법정의견에 대해 유일한 반대의견을 내었던 김이수 재판관은 “경미한 오류들이 축적되어 거대한 논리적 비약을 만들어 내고, 혹여 그에 기초하여 정당해산의 결론에 이르게 된다면, 이는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매우 불행한 일이다.”라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이 말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우리 정치사는 진행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근혜 체제는 “점진적 쿠데타” 내지는 “연성쿠데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통치술을 구사하고 급기야는 촛불시민의 분노와 압박에 밀려 바로 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탄핵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결국 이 사건은 박근혜정권이 구사한 회심의 일격이자 동시에 아주 처참한 자충수였고 말 그대로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매우 불행한 일”로 기록된다. 

 

실제 우리 헌법에서 위헌정당해산제도가 들어오게 된 것은 4·19민주혁명 이후의 제3차개헌을 통해서였다. 그것은 이승만의 독재체제에서 진보당이 강제해산 된 전례를 반성한 결과였다. 정당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결사의 자유보다 더 강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시대적인 요청을 반영한 것이다. 그래서 신나치주의의 발호를 막기 위하여 혹은 동서 냉전체제하에서 희생양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국가사회주의당이나 독일공산당을 해산시킨 독일의 경우라든가 혹은 아타투르크의 혁명이념을 전승하기 위하여 분리주의정당이나 이슬람정당을 해산시킨 터키 등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진다. 독일식 방어적 민주주의를 앞세워 ‘나쁜’ 정당을 해산시키겠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다양성에 터 잡은 민주주의체제를 위하여 ‘나쁜’ 정당이라도 특별히 보호하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은 이런 헌법적 결단을 너무도 무뢰하게 저버리고 말았다. 

 

한국 민주주의를 해산하다

 

이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심판한 것은 통합진보당이 아니라 우리 헌법 그 자체였다는 비판도 가능해진다. 이 결정은 악마는 각론에 숨어 있다는 구태의연한 법률속담을 그대로 재현한다. 이 결정문의 도입부는 “입헌적 민주주의”라든가 “민주적 기본질서”의 의미와 관련하여 거창한 헌법이론이나 장밋빛 정치지형들을 그려낸다. 그에 의하면 어떤 사유에서도 통합진보당은 해산되어서는 아니 된다. 하지만, 정작 통합진보당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이 이루어지는 각론은 이런 총론을 과감하게 배신 한다: 사실관계에 대한 자의적인 선별작업과 그 의미에 대한 지레짐작과 자의적인 유추해석, 짜 맞추기에 충실하였던 논증, 그리고 당연한 결과로서의 해산결정.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낭독한 이 결정의 주문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는 결국 “한국 민주주의를 해산한다.”라는 말에 다름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2014년 12월 19일은 헌법재판소가 우리 헌정사에 남겨둔 또 하나의 과거사가 되어 내내 회자될 것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판결비평은 <오마이뉴스>와 <슬로우뉴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목, 2018/11/0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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