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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22] '헬조선', '일베'와는 다르다: 한국 사회 변화의 새로운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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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22] '헬조선', '일베'와는 다르다: 한국 사회 변화의 새로운 에너지

익명 (미확인) | 수, 2015/09/16- 15:38

'헬조선', '일베'와는 다르다

한국 사회 변화의 새로운 에너지

 

정태석 전북대학교 교수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헬조선, 헬조선 연구소, 헬조선 뉴스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이 생겨나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의, 공정성, 합리성, 공존의 가치가 외면받고 있는 답답한 한국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고, 조롱하고 냉소하는 글들과 기사들이 가득하다.

 

헬조선은 지옥을 의미하는 '헬(hell)'과 전근대 왕조 사회인 '조선'의 합성어이다. 한국 사회가 지옥 같기도 하고 조선 시대처럼 전통적 신분 사회처럼 꽉 막혀있기도 하다는 말이다. 한국 사회가 많은 젊은이들에게 이런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젊은이들에게 미래가 없는 암울한 사회를 만들어 놓았으니 기성세대가 크게 반성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지금은 기성세대가 돼버린 40대 후반, 50대 초반 세대는 소위 '민주화 세대'라고 불리고 있는데, 이 세대 역시 지옥 같은 암울한 사회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1980년 '서울의 봄'을 군사 쿠데타로 무참히 짓밟아버린 전두환 군부 세력의 독재 하에서 대학 시절을 보냈던 많은 젊은이들은, 민주주의의 새벽이 올 것 같지 않은 현실에서 울분을 터트리며 분노하고 또 좌절했다. 비록 젊음을 무기로 민주주의를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지만 그 시절은 그렇게 정치적으로는 암울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경제적으로는 젊은이들이 좋은 일자리에 취직하거나 먹고살 걱정을 크게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의 젊은 세대는 정치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민주화된 사회에 살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좋은 일자리를 얻기가 어렵고 소득이 낮아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는 암울한 현실에 놓여있다. 게다가 민주주의가 발달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온갖 불법과 부정행위가 판치고 있고 비합리적인 관행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문화적으로도 권위주의적, 위계적, 차별적이며 세속적 이익에 몰두하는, 전근대적이고 비합리적이고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가치와 태도가 지배적이다. 그러니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장해 수평적, 다원적, 합리적인 가치를 익힌 젊은이들에게 한국 사회가 어찌 '헬조선'이라 불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젊은 세대의 좌절은 당장 좋은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사교육이다 보충 수업이다 하면서 치열한 성적 경쟁, 입시 경쟁 속에서 힘들게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또 대학까지 졸업을 했지만, 고생한 만큼의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또 미래도 없어 보이는 것이다.

 

부자들이 사는 아파트의 용역 경비 업체 소속 경비원이 아파트 주민에게 인격 모독을 당하고, 복지 사각지대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 등 차별과 무시와 무관심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는 사회, 그리고 경찰, 검찰, 사법부가 여당 정치인들과 권력자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조사를 회피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면서도 야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사소한 범법 행위에 대해서조차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등, 권력에 의해 법의 공정성이 무너져버린 사회, 나라에 충성한 사람보다 정권에 충성한 사람들이 더 떵떵거리며 대접받는 사회, 재벌가 자녀들이나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이 직원들, 승무원들에게 온갖 권세를 부리며 갑질을 해대는 사회, 권력가의 자녀들이 군 복무, 취업 등에서 특혜를 받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경쟁이 판치는 사회, 이런 사회가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민주화를 성취했던 기성세대는 민주화 이후 사회를 돌보려고 하기보다는 부동산 투기 등 불로소득 추구, 자녀 사교육 투자, 성적 및 취업 경쟁 등 세속적 성취와 성공을 위한 이기적 경쟁에 몰두했고 점점 스스로 기득권 세력이 돼갔다. 그렇게 미래를 외면하는 동안 한국 사회는 재벌 중심, 고용 불안정, 불공정한 분배, 비정규직 증가, 소득 양극화 등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사회 문제들을 안고 있는 사회가 됐다. 경쟁에 내몰리는 사회, 약자들을 짓밟는 사회, 신뢰 없는 사회, 결국 젊은이들이 좌절하도록 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그런데도 기성세대는 권위주의적, 위계적, 보수적 태도를 보이면서 젊은이들을 비난하는 '꼰대'가 됐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개인주의, 나약함, 예의 없음을 탓하지만, 알고 보면 이들은 기성세대를 보고 배운 것이니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을 나무라기 전에 스스로 젊은이들에게 어떤 본보기가 됐고 어떤 미래를 걱정했는지를 반성해보아야 한다. 정의도, 공정함도, 합리성도, 인권도, 복지도, 공동체적 가치도 사라져버린 사회, 미래 세대를 걱정하고 배려하지 않는 사회가 바로 젊은이들 눈에 비친 현재의 한국사회인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불만과 좌절이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터져 나왔던 사례를 알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일베 현상'이다. 일베에 가담했던 젊은이들은 온라인상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기도 했고, 세월호 관련 농성 현장에 나타나 농성하는 사람들을 비아냥거리며 집단 행동을 하기도 했다. 철없는 젊은이들, 고등학생들의 감정적 행동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극단적이고 조직적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행동은 사실 젊은 세대의 좌절과 욕구불만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신성한 것, 고귀한 것의 권위를 무너뜨림으로써 좌절된 욕구와 불만에 대한 대리만족을 얻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그 밑에는 '민주화 세대'를 비난하고 조롱하려는 정서가 깔려있었다. 기성세대는 민주화 이후 좋은 시절을 맞아 존중받고 또 대접받으며 살고 있지만, 정작 그들의 자녀인 자신들은 더 심한 입시 경쟁, 일자리 경쟁에 내몰리며 무시당하고 비교당하면서 심적인 불안과 좌절과 무기력 속에 살고 있으니 기성세대가 좋게 보일 리가 없다. 말하자면 잘난 척하는 꼰대의 모습이 보기 싫은 것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헬조선' 현상도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절망스러운 현실에 대한 젊은 세대의 좌절과 분노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일베' 현상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헬조선'은 나름대로 냉정한 현실 분석에 기초해 조롱하고 냉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베'와 다르다. 일베가 보수적, 공격적 논리 속에서 기성의 도덕적 권위에 대한 감정적 공격과 비윤리적 자기 정당화를 통해 자기만족을 얻고자 한 것이라면, 헬조선은 나름대로 합리성과 공정성의 잣대를 가지고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에 대한 사회 구조적 분석을 하면서 자신들의 불만과 좌절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정치적으로 더 진보적이다.

 

겉으로는 성장했지만 재벌 중심의 부의 편중과 양극화로 경제적 기회가 제한돼 있는 한국 사회에서 다수의 젊은이들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다. 안정된 직장과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미래를 계획하기가 어려워 결혼도 출산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그래서 이들은 '삼포 세대'나 '오포 세대'로 불린다. 그런데 이것은 저항의 몸짓이기도 하다. 미래가 없는 현실에서 자신의 아이들도 좋은 일자리를 가지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기에 아이를 낳아서 자본가들, 부자들 등 기득권자의 노예로 살도록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좋은 일자리도 없는 데 아이를 낳으라고 하니 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그래서 심지어 한국을 떠나는 것이 꿈이 됐다.

 

개인주의화된 사회에서 살아온 이들에게는 기성세대처럼 민주화라는 고상한 이상도 없고, 불합리한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는 조직적 기반도 없다. 그저 예능과 소비로 즐거움을 얻고, 결혼 기피, 출산 거부 등으로 개인적인 저항을 하며 사회를 경멸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고 현실을 개혁할 힘도 없는 젊은이들로서는 그저 '헬조선'으로 사회를 냉소하면서 좌절감을 표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헬조선에서 벗어나려면 기성세대가 미래를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도 공범이라는 성찰적 태도를 지녀야 하는 것이다. 헬조선에서 벗어나려면 비판적 젊은 세대와 성찰적 기성세대의 공감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성세대가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책임 있는 개혁 주도 세력으로 나설 때 사회도 좀 더 살만하게 될 것이고 젊은이들도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헬조선'을 말하는 젊은이들은 분노하고 조롱하고 좌절하고 냉소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정의와 공정성, 합리성의 잣대를 가지고 냉철하게 사회 부조리를 분석해내고 있어서 공감의 여지는 크다. 기성세대가 이들의 분노와 좌절에 공감하고 자기성찰을 통해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젊은 세대의 불만과 증오의 감정은 새로운 변화의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보수정권인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경제 개혁, 노동 개혁, 규제 개혁, 교육 개혁 등 온통 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기득권의 유지에 혈안이 돼있다. 우리는 개혁이라는 말에 현혹돼서는 안 되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어떤 개혁인지를 따져야 한다. 개혁으로 부의 분배를 공정하게 하는 것인지, 시장 경쟁이 시장권력의 통제를 통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인지, 노동의 대가를 공정하게 지불하도록 하는 것인지, 일자리가 세대별로 적절하게 배분되도록 하는 것인지, 복지 제도가 누구든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우리의 정치적 선택이 헬조선을 유지할 것인가 변화시킬 것인가를 결정해주기 때문이다. 기득권자들, 부자들을 더 배부르게 하는 정치 세력을 교체할 때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지금 젊은 시민들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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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촛불 시민을 치어리더로 만드는가?

헌재 판결이 민주공화국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최택용 콜리젠스 정치연구소장
 
지난 겨울,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광장에 작은 촛불이 모여서 만든 희망은 뜨거웠다. 겨울이 가면 반복적으로 돌아오는 자연의 봄은 매번 아름다워서 '새봄'이라고 찬사를 듣는다. 촛불이 달군 한국 사회의 겨울도 새봄으로 금방 변모할 것만 같았다.

 

과연 무엇이 변했을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고, 최순실과 이재용을 비롯한 공범들은 구속이 됐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고, 최순실과 공범자들이 처벌받고, 그리고 정권교체까지 이루어지면, 우리 사회는 새봄을 맞이할까?

 

야당은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특권 사회를 극우정권 9년 동안 견제하지 못했다. 집권 세력은 사회 전반에 걸쳐서 불공정과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욕망의 금도가 없는 괴물 같은 사람들이 행한 거침없는 일탈들은 우연히 드러났고, 그런 일이 가능했던 대한민국의 속살을 본 국민들은 분노했다.

 

그 분노 중에도 '국가 권력을 민간인 최순실에게 위임한 박근혜 대통령의 일탈 행위'가 국민적 공분의 핵심이었다. 주권자의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비선들과 함께 국가 권력을 사적 이익에 사용했다는 사실에 "이게 나라냐?"라고 참담하게 절규했다.

 

우리는 자문해야 한다. 국민을 대표한다고 자임해 온 여의도 국회와 정당들이 '국민 주권'을 농락한 정권의 독주를 왜 견제하지 못했을까? 단지, 여의도 국회와 정당들이 무능했기 때문일까? 만약, 정당 정치의 오퍼레이팅 시스템(OS·운영체제)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도 여의도 국회와 정당은 제 기능을 하기 힘들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더라도, 12월 대통령 선거로 교체될 박근혜 정권을 5월 대통령 선거를 통하여 몇 달 앞당겨서 교체되도록 만들 뿐이다. 어차피 탄핵 사태 이전에도 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되었던 대통령 선거였다. 최순실과 공범자들이 법적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특권과 반칙을 제어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 자체가 바뀌는 것은 없다. 이전에도 이권을 위해서 특권과 반칙을 사용한 사람들의 극소수는 작은 처벌을 받아왔다.

 

확인하자. 탄핵 가결 이후 수개월 동안 이어진 촛불 집회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국회는 국가 시스템을 바로잡는 어떤 유의미한 개혁 입법도 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 선거 운동이 본격화된 것 외에 여의도 정당 정치는 변한 것은 없다.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간판이 바뀐 것을 변화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 우리 촛불 시민들은 새 대통령이 잘 해주기만을 기다리면 되는가? 또는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는 촛불을 더 들어 주세요!'라고 요구했던 야당을 믿고 기다리면 되는가?

 

여의도 정당 정치가 촛불 시민을 선수로 뛰는 자신들의 치어리더로 여긴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박근혜 대통령만이 헌법을 위반했다고 보지 않는다. 야당을 포함한 여의도 정당 정치가 헌법 정신에서 한참을 벗어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1987년 체제 이후로 관습과 관행의 포장지 속에서 특권·기득권을 향유하고 있다. 그 여의도 정당 정치에 '국민 주권'이 앉을 좌석은 없다.

 

여의도 정당들을 정상적인 민주 정당이라 볼 수 있을까? 헌법 8조 2항,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를 일탈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여의도 정당의 비정상적인 문제점 중에서도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 국회의원 공천 제도의 모순을 살펴보자.

 

총선이 다가오면 주요 정당의 당 대표와 공천심사(관리)위원들은 대부분의 후보를 밀실에서 낙점하여 하향식 공천을 해왔다. 당 대표는 당원도 아닌 명망가와 금수저 엘리트를 총선 직전에 '인재 영입'이라는 명분으로 영입해서 황제공천을 주기도 한다.

 

지역주의와 소선거구제에 의한 양당 구조 아래에서 정당 대표와 실세들이 낙점한 거대 양당의 후보 중에서 국민들은 선택을 강요받아 왔다. 실질적으로는 '주권'과 '권력'이 국민에게 있지 않고 정당을 장악한 대통령이나 당 대표에게 있다는 의미다.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국민 주권'을 확인하는 것은 몇 년에 한 번꼴로 있는 선거를 통해서 겨우 가능하다. 그래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의도 정당들은 비민주적이고 봉건적인 '공천제도'를 통해서 '국민 주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거 때마다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공천 파동'이 뉴스를 도배하는 후진국 선거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공천을 받아서 국회의원이 된 정치인은 누구를 위해서 정치를 할까? 공천을 준 대통령과 당 대표를 비롯한 실력자를 위해서 정치를 할까? 국민과 당원을 위해서 정치를 할까? 이런 기득권을 얻기 위해서 당권을 둘러싸고 계파 패거리의 쟁투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한국 정당 정치 구조인 것이다. 그것이 친박 비박, 친문 비문 등의 몰가치적이고 전근대적인 표현을 만든 것이다.

 

지난 2016년 4.13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의 경우, 253개 지역구 중에 불과 56개 정도에서 후보 선출 경선을 실시했다. 경선을 시행한 지역도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후보를 대개 2배수로 압축하여 본 선거일을 겨우 한 달 남겨두고 경선지역으로 발표했다. 확정된 룰에 따른 공정한 경선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전무하다시피 한, 형식적 경선에 불과했다.

 

비례대표 공천은 당 대표와 공천심사위원들이 밀실에서 후보 명단을 압축하여 중앙위원회에서 순번만을 정했다. 아울러 '당 대표 추천 몫'이라는 비민주적이고 제왕적인 관행을 인정하여, 당선 안정권 비례 후보 몇 석을 김종인 대표가 공개적으로 낙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종인 대표의 '셀프 비례 2번 공천'과 '정무적 전략 공천' 등으로 민주적 상향식 공천이 발붙일 여지가 없었다.

 

새누리당도 대동소이했지만, 행태와 파장은 민주당보다도 더 심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새누리당은 '진박'공천을 노골적으로 밀어붙였다. 2016년 4.13 총선도 공천을 둘러싼 비민주적 행태와 이전투구를 보도하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치러졌다.

 

우리는 이렇게 불공정하고 비민주적으로 국회의원을 재생산하는 여의도 정당 정치가 국민을 대신하여 사회적 불공정과 불평등을 해소해주기를 기다린 셈이다. 우물에서 숭늉을 찾은 격이다.

 

정당론의 태두인 정치학자 샤츠 슈나이더는 그의 저서 '정당 정부(Party Government)'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천 절차의 본질이 정당의 본질을 결정한다. 공천 권한을 가진 사람이 정당의 주인이다."

여의도 정당의 주인은 당을 장악한 대통령이나 당 대표를 비롯한 극소수 실세들이었다. 그들이 낙점한 두세 사람 안에서 국민들은 선택했을 뿐이다. 더구나 소속 당의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 낙점된 공천자와 비례대표 상위순번 공천자는 선출직 국회의원이라 보기 어렵다. 내용적으로 임명직 국회의원이었던 셈이다. 당원과 국민에 의한 상향식 민주주의와 무관한 공천으로 헌법 제8조 2항이 명령한 당내 민주주의를 노골적으로 외면한 것이다.

 

그리하여 헌법의 최고 가치인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까지도 여의도 정당 정치는 실질적으로 무력화시켜왔던 것이다.

 

촛불 시민들에게 여의도 정당들이 외치고 있는 '적폐 청산'을 이룰 의지가 있다면, 자신들의 집 안에 있는 적폐부터 청산하고 민주적 정당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른 수순이다.

 

복잡하거나 어려운 해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OECD 국가들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상식적인 민주주의 룰을 지키는 것이다. 헌법은 기본원리인 제1장 총강의 제8조 2항에 당내 민주주의를 규정했다. 그러나 법률은 헌법 제8조 2항의 당내 민주주의를 구체화하지 않고 정당의 당헌당규에 위임한 셈이지만, 여의도 정당의 당헌당규는 당내 민주주의와 이에 입각한 상향식 민주적 공천을 수십 년 동안 외면했다.

 

이제 헌법 제8조 2항이 천명한 당내 민주주의를 선거법과 정당법에 구체화하는 입법을 해야 한다. 헌법을 법률로 구체화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신들의 비민주적 특권과 기득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반납해야 한다. 자신들의 반(反)헌법적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외치는 '국가 대개조'와 '적폐 청산'은 공허하고 모순된 주장일 뿐이다.

 

현 시스템 아래에서 여의도 정당의 공천을 받은 국회의원들이 대변해야 될 대상은 국민이나 당원이 아니었다. 실제로 자신이 공천되는 과정과 무관했던 국민과 당원에게 충성하는 것은 어렵다. 다음 공천을 위해서 노력할 국회의원들의 공천권자가 당원과 국민일 때, 당권과 공천권을 둘러싼 패거리 정치가 아니라 가치와 노선으로 국민에게 어필하는 정치가 시작될 것이다.

 

비민주적 계파 패거리의 정치는 의회민주주의를 왜곡할 뿐만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이제 그들만의 리그를 끝내고 정당 정치를 정상화하지 않는다면,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다가올 경제 위기를 대비할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다.

 

최순실 사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도 정당의 문제나 다름없다. 입법부인 국회의 협조 없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입법부는 현행 헌법 하에서도 충분히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 문제는, 국회를 구성하는 주요 정당의 내부가 민주적 상향식 시스템에 의해서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이 여당을 장악하여 시녀화했던 것이다. 국가 권력기관과 여당을 장악한 대통령은 국회와 야당을 협치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 야당의 실권자들도 대통령에 맞서는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 당내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당을 장악하려 했다. 그 결과로 국회는 '정쟁의 장'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한국 정당 정치의 현주소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판결을 앞두고 정당의 공천 문제와 정당민주주의를 살펴 본 이유는, 최순실 사태를 겪은 한국 사회의 최대 문제는 공적 영역 전반에서 민주적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공적 영역에서 민주적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제어하고 감시하는 것은 정치 본연의 몫이다. 정당 정치 자체가 민주적 시스템을 일탈한 상태라면 그 몫을 해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정치의 정상화를 생략한 사회의 정상화는 이룰 수 없는 환상이나 다름없다.

 

얼마 전 비례의원 숫자를 늘리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박주민 의원이 발의했다. 현 상태에서 시행한다면 당 대표와 당주류 실세들이 임명할 수 있는 국회의원 숫자만 늘어나는 것이다. 독일의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준용하자는 의견이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나 독일은 정당법과 선거법에 당내 민주주의와 상향식 공천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순이 잘못되면 선한 의도가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본질적 모순을 외면하고 풀 수 있는 문제는 없다. 완벽한 제도는 없지만 합리적 제도는 있다. 합리성을 망각한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는 없다.

 

야 4당의 의석수를 합하면 200석에 육박한다. 국민의 사회개혁 열망도 뜨겁다. 그러나 선거법과 주요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골든타임에 놀고 있는 여의도 정치 선수들이다. 촛불 시민은 집권을 위한 치어리더가 아니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그 결정이 대한민국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수는 없다. 그 이후는 또다시 정치의 몫이다. 전근대적 '여의도 정치'가 현대적 '시민 정치'로 거듭날 때만이 공정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향한 첫걸음이 시작될 것이다.

 

'시대 교체'를 이룰 제19대 대통령 후보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목, 2017/03/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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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9일 홍대 카페에 건달 채현국 할배가 떴다! 지난 주 방송된 추석특집 <건달할배 채현국을 만나다> 1부에서는 명절에 가족 간 싸움을 방지하는 법부터 꼰대와 어른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모처럼 만난 부모님하고는 정치 얘기를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꼰대의 가장 큰 특징은 우기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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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이를 해 넣지 않는 할아버지가 알고 보니 한 때 순이익이 한달에 백만 달러? 돈 버는 재미가 ‘마약’ 같았다는 할아버지의 과거 갑부(?)시절 이야기부터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현재 대한민국에 대한 할아버지의 날카로운 비판까지.

냉소가 바로 ‘헬조선’을 건설하고 있는 겁니다. 가진 자들이 ‘헬조선’을 건설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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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건달할배 채현국을 만나다> 2부에서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과 절망적인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사회를 바꾸어나가야 하는가에 대해 할배와 참가자들이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고민부터 나이들고 싶지 않다는 고민까지 채현국 할배가 내놓은 해결책은 무엇이었을까?

철이 들기 위해 철학과에 갔는데 여전히 철이 없다는 그의 특별한 인생관을 <건달할배 채현국을 만나다> 그 두번째 이야기를 통해 공개한다.


업로드 : 10월 2일 금요일 뉴스타파 홈페이지
방송 : 10월 3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목, 2015/10/0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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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삼성물산 경영진·삼성그룹 총수일가·국민연금공단 고발
2016. 6. 16. 오후2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참여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은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등 삼성그룹 총수일가, 구 삼성물산(주) 경영진과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관련하여 배임·주가조작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삼성물산 경영진·이재용 등 삼성그룹 총수일가·국민연금공단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관련 배임·주가조작 혐의 고발 
 

참여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은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등 삼성그룹 총수일가, 구 삼성물산(주) 경영진과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관련하여 배임·주가조작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피고발인들에 대해

 

  •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은 삼성그룹 총수 이건희의 자녀들로 각 삼성전자 부회장, 호텔신라 사장,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의 직책을 갖고 있음. 이들은 삼성물산의 주식은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반면, 제일모직의 주식은 보유하고 있었는데, 구 삼성물산(주)과 제일모직이 합병되면서 삼성물산에 대한 대주주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음. 
  • 구 삼성물산(주) 경영진은 구 삼성물산(주) 이사의 지위에서 구 삼성물산(주)의 이익과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를 갖고 있음. 
  • 국민연금공단기금운용본부 기금이사는 국민연금 가입자를 위해 국민연금재정의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고 그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켜야 할 의무를 갖고 있음. 

 

혐의


 1) 구 삼성물산(주) 주가를 낮추기 위한 의도적인 사업실적 축소 내지 은닉

 

  • 2014년 신규 수주는 전년대비 30%가량 감소한 13조8,000억 원(목표치 22조원에 60%), 2015년 1분기 수주 규모는 1조4,000여억원(목표액의 8.9%)에 그치는 수준이었으며 2015년 상반기 다른 건설사들이 주택공급량을 늘리는 것과 반대로 신규주택을 300여 가구만 공급하고 삼성엔지니어링(주)로 공사 사업을 이관하기도 하였음. 결국 이는 구 삼성물산(주)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음. 그러나 삼성물산(주)는 합병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음과 동시에 3015년 하반기 서울 지역에 총 10,994가구의 아파트 공급 예정을 발표함. 
  •  즉, 합병가액 산정 기간인 2015년 상반기에는 300여 가구에 대한 신규주택사업을 하다가 합병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2015년 하반기에는 10,000여 가구에 대한 신규주택사업 계획을 발표한 것임. 
  • 게다가 공사대금 약 2조원 규모(구 삼성물산(주)의 2014년 해외 수주액 25%에 해당)인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해놓고 합병 전에는 공개하지 않음. 


 2) 구 삼성물산(주) 주가를 낮추기 위한 국민연금공단의 주식 거래

 

  • 단일 주주로는 구 삼성물산(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2015. 3. 26. 구 삼성물산(주) 주식 중 11.43%인 17,848,408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속적으로 구 삼성물산(주) 주식을 매도하여 이사회 결의일 전 마지막 거래일인 2015. 5. 22.에는 9.54%인 14,906,446주를 보유함. 
  •  합병 법인의 지분을 계속 보유하려는 주주라면 이 기간에 상대적으로 주가가 상승한 구 삼성물산(주) 주식을 매도하고 주가가 하락한 구 제일모직(주)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일반적인 투자 원칙에 부합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공단은 반대로 구 삼성물산(주) 주식을 매수하고, 제일모직(주) 주식을 매도하여, 구 삼성물산(주) 주식 중 국민연금공단의 소유 비율을 늘려갔음. 
  •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국민연금법 및 관련 규정에 따라 기금의 운용에 관한 심의․의결 기구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한 바에 따라 관리, 운용되어야 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구 삼성물산 주식의 과소평가 등 자산 손실의 가능성 및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직접 합병 관련 의결권에 대하여 심의하거나 의결권전문위원회에 논의하라는 요구가 있었으며, 의결권 행사 자문기관에서도 합병 반대를 권고했음에도 국민연금공단은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았음. 게다가 당시 11.2%를 소유하고 있던 국민연금공단이 반대하였다면 이 사건 합병 안은 의결정족수 미달(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2/3 미달)로 부결되었을 것임. 
  • 합병안이 통과된 후 구 삼성물산(주)와 제일모직(주)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였고, 국민연금공단은 구 삼성물산(주)에서 3,155억 원, 제일모직(주)에서 2,753억 원 등 총 5,908억 원의 평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됨. 


 3) 합병으로 인한 이건희 등의 이익과 구 삼성물산(주) 주주들, 국민연금공단의 손해 발생 

  •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 합병에 반대하였던 구 삼성물산(주)의 일부 주주들이 제기한 주식매수가격 결정 청구에 대하여 1주당 매수가격을 66,602원으로 결정한 내용을 기반으로 합병비율을 재산정해 보면, 삼성그룹 총수일가는 현 삼성물산 대주주의 지위와 더불어 최소한 3,718억 원의 이익을 얻었으며, 이에 반하여 구 삼성물산(주) 소액주주들과 국민연금공단에 각 약 5,238억 원과 약 581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됨. 

 

고발이유


 1) 업무상 임무 위배 및 업무상배임죄의 성립

 

  •  구 삼성물산(주)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의 목적이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등에게 그룹의 경영권을 세습하려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구 삼성물산(주) 주주들은 구 삼성물산(주)의 주식가치가 온전히 평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고, 주가가 의도적으로 낮게 형성되도록 조종함으로써 이건희 등의 지분비율을 높이는 행위는 당연히 없어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음. 
  •  그러나 구 삼성물산(주) 대표이사들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장해야 할 임무에 위배하여 삼성그룹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구 삼성물산(주)의 주식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형성하도록 조종하였고 낮게 형성된 주가를 바탕으로 왜곡된 합병 비율을 정하였으며 왜곡된 합병비율에 따라 구 삼성물산(주)와 제일모직의 합병을 진행시키고 주식매수가격을 1주당 57,234원으로 정함으로써 구 삼성물산(주)의 기업가치를 하락하였을 뿐만 아니라, 구 삼성물산(주) 주주들, 특히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손해를 야기하거나 그러할 위험을 초래하였음. 
  •  또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는 국민연금기금을 법령이 정한 대로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킬 수 있도록” 올바르게 운용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고(국민연금법 제102조 제2항), 세부적으로는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에 따라 기금을 운용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음. 
  •  이 합병과 관련하여 국민연금공단과 그에 가입한 국민들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가 관련 법령과 지침이 정한 바에 따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심의·의결에 따라 국민연금기금의 수익을 최대한 증진하여 국민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국민연금기금을 운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음. 
  •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는 국민연금투자위원회에서 이번 합병에 대한 의결권 행사방침을 정하기 사흘 전인 2015. 7. 7. 삼성전자 본관을 방문해 이재용을 만나 합병비율 변경 혹은 재추진 가능성 여부를 삼성그룹에 문의한 사실이 있고, 국민연금투자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국민연금은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주)의 합병비율을 1:0.46으로 산출하였던 것을 알 수 있음. 이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가 국민연금 자체적으로도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였던 정황임. 
  •  결국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는 의도적으로 국민연금공단이 소유한 구 삼성물산(주) 주식을 매도하여 주가가 낮게 형성되도록 하고, 구 삼성물산(주) 이사회가 왜곡된 합병비율을 의결한 이후 구 삼성물산(주) 주식을 매수하여 지분비율을 늘리고 합병비율이 적정하지 않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와 국민연금기금실무평가위원회의 문제제기,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 전문투자자문기관의 합병반대 의견을 무릅쓰고 규정에 따른 국민연금기금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의 논의도 하지 않은 채 합병에 찬성함으로써 국민연금공단에게 손해를 야기하였거나 그러할 위험을 초래하였음. 

 

 2) 「자본시장법」(시세조종) 위반죄의 성립

 

  • 주가조작이란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형성이라는 주가 결정의 시장원칙이 깨지고 누군가가 가격 형성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을 말하며, 이렇게 조작된 시세를 공정한 시세로 잘못 안 투자자들이 모여들어 이 주식을 매매한다면, 이는 선량한 다수의 투자자의 피해를 바탕으로 이득을 얻는 사기행위와 마찬가지가 됨. 그리고 주가조작은 다수 투자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저해하는 등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므로 「자본시장법」에서 보다 엄격히 규제하고 있음. 
  •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가 국민연금공단이 소유한 구 삼성물산(주)의 주식을 매도하도록 한 행위는 주가를 낮게 형성하기 위하여 다른 주주들로 하여금 매도를 유인할 목적으로 볼 수 있음.
  • 구 삼성물산(주) 대표이사들이 구 삼성물산(주)의 수주실적을 감추거나 사업실적을 축소한 행위는 주가를 낮게 형성하기 위하여 다른 주주들로 하여금 구 삼성물산(주) 주식매도를 유인할 목적으로 볼 수 있음. 
  • 삼성그룹 총수일가, 구 삼성물산(주) 대표이사들,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 등은 시세를 조종함으로써 「자본시장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있음. 

 

결론

 

  •  비록 이건희 일가의 경영권 승계가 이번 합병의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주가를 조종하거나,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장할 임무를 위배해서는 안 됨. 공정하게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바탕으로 합병비율이 산정되어야 하지, 조종된 주가를 근거로 왜곡된 합병비율을 산정해서는 안 됨. 
  • 삼성그룹 총수일가, 구 삼성물산(주) 대표이사들과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는 이건희 일가의 현 삼성물산(주)에 대한 지분율을 최대한 높이고 전체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주가를 조작하였고,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장할 임무를 위배하여 구 삼성물산(주) 주주들과 국민연금공단에 손해를 야기하였거나 그 위험을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음. 
  • 삼성그룹은 수많은 이해관계인들이 얽혀 있고, 국민연금기금은 국민들로부터 징수된 국민연금보험료를 바탕으로 조성된 것으로서 가입자인 국민들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회사와 주주, 국민연금가입자들의 온당한 이익은 이건희 일가의 삼성그룹 경영권 강화보다 우선되어야 함. 
  • 참여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은 배임행위와 자본시장에서의 시세조종행위에 대한 엄중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법의 심판을 받음으로써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자 위해 고발을 진행함. 

 

목, 2016/06/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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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5년이 지났다. 규모 9.0.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였다. 올해 3월 일본 경시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5,894명이 숨지고, 2,561명이 실종됐다.

▲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다카마쓰 야스오(사진 왼쪽) 씨와 나리타 마사아키(오른쪽 씨가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

▲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다카마쓰 야스오(사진 왼쪽) 씨와 나리타 마사아키(오른쪽 씨가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실종자 가족 중 직접 다이빙을 배워 3년째 바다를 수색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내와 외동딸과 찾아 나선 다카마쓰 야스오 씨와 나리타 마사아키 씨다.

▲ 바닷속에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를 보여주는 잔해더미들이 있다. 다카마쓰 씨와 나리타 씨는 이 잔해 더미속에서 가족을 찾고 있다.

▲ 바닷속에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를 보여주는 잔해더미들이 있다. 다카마쓰 씨와 나리타 씨는 이 잔해 더미 속에서 가족을 찾고 있다.

다카마쓰 씨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아내를 잃었다. 2011년 3월 11일 재난 당시 아내는 미야기현 77은행 오나가와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은행 옥상으로 대피했지만 20미터가 넘는 쓰나미에 휩쓸려 실종됐다. 실종 당시 아내 유코 씨는 남편에게 “괜찮아? 집에 가고 싶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이날 은행 옥상에는 나리타 씨의 딸도 대피했지만, 역시 실종됐다. 딸은 26살로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77은행 옥상에 있었던 유코 씨와 에미 씨

▲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77은행 옥상에 있었던 유코 씨와 에미 씨

이 두 사람은 2014년 2월 아내와 딸을 찾기 위해 잠수하기로 결정했다. 수중 잠수도 그 때 처음 배우고 자격증도 땄다. 50대 중반 나이에 잠수를 배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카마쓰 씨는 “차가운 바닷속에 아내를 남겨둬 괴롭고 아내가 불쌍하다”라고 말했다. “아내를 빨리 데리고 와서 침대에 눕히고 함께 식사하고 싶다고, 이후에 묘지에 묻고 그녀의 명복을 빌고 싶다”고 했다.

▲ 딸 에미 씨와 함께 살았던 집은 쓰나미에 쓸려 갔다. 딸의 초상화가 거실에 있다.

▲ 딸 에미 씨와 함께 살았던 집은 쓰나미에 쓸려 갔다. 딸의 초상화가 거실에 있다.

다카마쓰 씨와 나리타 씨는 바닷속에는 해류 흐름에 의해 잔해가 쌓이는 곳이 있기 때문에 그 속에 휩쓸려 가족들이 가라앉아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고 수중 수색을 해왔다고 한다. 수중 수색하면서 가족을 아직 찾지 못했지만, 누군가의 가족 앨범, 신발 같은 유류품을 찾았다. 이름이 적힌 물건은 가족에게 보냈다.

▲ 바다 속에서 수색 중인 두 사람. 지금까지 100여 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 바닷속에서 수색 중인 두 사람. 지금까지 100여 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언제까지 수색할 것인가? 두 사람이 수없이 들었던 질문이다. 다카마쓰 씨는 수중 수색을 언제까지 할 거냐는 질문에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그만둘 것 같은데요.”라며 수중 수색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잠수 수색은 “나 자신을 위해서, 내가 살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리타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제로가 된다. 수색을 시작하면 100% 중 1%라도 어쩌면 0.1%라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적어도 수중 수색을 계속하는 동안은 희망을 놓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날씨가 허락하는 한, 두 사람은 한 달에 두 차례, 수중 수색에 나선다. 지금까지 수중 작업은 100여 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오늘도 가족을 만나기 위해, 가족을 기억하기 위해 바다로 향한다.


취재작가 곽이랑
글 구성 김근라
연출 박정남

금, 2016/09/0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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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규제프리존법 문제점에 대한 의견서 발표

 

오늘(2/15) 참여연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진보네트워크센터, 환경운동연합은 「지역전략산업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이하 규제프리존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발표하였다. 

 

규제프리존법의 문제점을 조문별로 검토하였고, 주된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규제프리존법의 원칙허용, 예외금지 규정은 법률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안 제4조). ▷기획재정부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고, 실질적 심사가 이루어질 수 없다(안 제6조, 제7조). ▷무차별적인 규제완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실증특례’를 허용하고 있다(안 제13조, 제14조).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도 신기술의 효용성만 확보되면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안 제15조~제18조). ▷개인정보보호분야의 규제완화로 국민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가 가능해진다(안 제36조, 제39조, 제40조). ▷의료분야의 규제를 완화는 의료의 영리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한다(안 제25조, 제31조, 제42조~제45조, 제71조). ▷환경분야의 규제완화로 무분별한 환경파괴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안 제80조~82조). ▷교육분야의 규제완화로 교육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크다(안 제49조).

 

규제프리존법 제93조에 규정된 전담기관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칭하는 것이며 재벌 대기업이 지역별로 하나씩 맡아 운영하도록 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경상북도, 강원도, 전라남도가 규제프리존법과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관련하여 구상하고 추진 중인 사례를 종합해 보면, 규제프리존법과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삼성의 의료사업, 네이버의 빅데이터 관련 사업, LG 혹은 GS의 기존 사업에 대한 지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일정하게 확인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규제프리존법이 재벌대기업을 위한 특혜성 규제완화라고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또한 실제로 규제프리존법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요성과가 미미한데 충청북도와 부산, 전라남도의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조항

내용

문제점

제3조

다른법령과의 관계

⋅규제프리존에 적용되는 규제특례를 적용하는 경우 다른 법령보다 우선하여 적용함

⋅규제프리존법은 다른 법령보다 우선 적용하도록 되어 있음. 그리고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에 규제프리존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기재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기재부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주는 것으로, 의료, 환경, 개인정보, 사회적 약자보호, 교육 등 사회공공성과 관련된 각종 제도들이 경제논리 하에 기업활동에 방해가 되는 ‘규제’로 취급되어 훼손될 우려가 큼

제4조

원칙허용 예외금지

⋅명시적으로 열거된 제한 또는 금지사항을 제외하고는 지역전략산업 등을 허용

⋅규정이 없거나 불명확한 경우에도 허용

⋅포괄적 규제완화를 허용하는 것으로 법률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됨. 이는 각 개별법에서 정한 규제를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법적 정합성과 법적 안정성을 해할 수 있으며, 특정 지역에 한정하여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권 침해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위헌소지가 있음

⋅환경, 의료, 개인정보 등의 분야는 한번 훼손되었을 시 피해가 막대하고 복원이 어려워 사전예방의 원칙이 중요함. 그러나 법안에는 사전예방의 원칙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어 포괄적 규제완화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크며 사회공공성이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함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통해 확인되었듯이 현재 우리나라의 규제는 외국에 비해 허술하거나 규제가 있음에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전에 피해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임. 따라서 원칙허용 예외금지 조항은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큰 독소조항임

⋅정부가 제출한 유사입법사례인 규제개혁특별법안은 정부가 19대국회에 제출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으로 소관상임위에서 국회의 입법권 침해 및 국민의 기본권의 침해여지가 높은 규제를 포괄적으로 완화하는 것으로 논란이 되어 자동폐기된 법으로 세계 어느 나라 사례도 없는 법으로 20대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재차 발의로 된 상태로 해당 소관위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법안임. 따라서 규제개혁특별법안을 유사 입법예로 드는 것은 부적절함

제6조

규제프리존의 지정 신청

⋅기재부 장관에게 신청하고 특별위원회를 거쳐 규제프리존을 지정함

⋅규제프리존 지정 신청 및 허가가 기재부와 기재부가 사실상 주도하는 특별위원회를 거쳐 진행되는데 사회공공성과 관련된 각종 제도들이 경제논리 하에 결정될 우려가 있음

제7조

규제프리존의 지정 등

제13, 14조

기업실증특례

⋅기업이 기업실증특례 신청을 하면 안전성 등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을 시 특별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특례를 부여함

⋅기업실증특례제도는 기업단위로 모든 규제를 풀어주는 것임. 다른 조항이 삭제된다 하더라도 이 기업실증특례제도 하나만으로 사실상 모든 규제완화가 가능해지는 독소 조항임

⋅기업신기술 등에 대해 허가 등의 근거가 되는 법령상에 관련 기준이 없거나 명확하지 않아도 기업이 안전하다고 실증하며 특례를 허용하는 것임

⋅그러나 삼성반도체 백혈병 발생, 메탄올 실명사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안전성 관리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임. 그럼에도 이에 대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을 상황에서 기업실증특례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움. 더욱이 그 검토기간이 30일밖에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안전성 점검은 불가능함

⋅기재부는 바이오 화학분야의 경우 기업실증특례 활용 불가(개별 법령에 정해진 절차기준 등을 적용)하다고 주장하나, 동법 제 3조에 따르면 다른 법령보다 우선하여 적용하고 오히려 이법이 정한 규제특례보다 완화된 규정이 있을 경우 그 완화된 법령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기재부의 유권해석은 소관법에 명문화되기 전의 주장에 불과함

⋅기재부가 기업실증특례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것 중 (1)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은 특정 분야가 한정되어 규제프리존법과 같은 광범위한 규제 완화와 비교하기 어려우며, (2)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을 경우 기업의 제안방식에 의한 행정규제 개선의 요청사항으로 기업실증특례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허가 등과 비교하기 어렵고, (3) ‘산업융합 촉진법’은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적합성 인증 심사 기준을 고시하고 심사하도록 하고 있어 규제프리존법과는 다름.

⋅기업실증특례 후 안정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업실증특례 취소 및 사업 즉시 중단만으로 해결될 수 없음. 이미 관련 제품의 소비가 전국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구체적인 구제 방안과 책임 소지가 명확하지 않으며, 사업자가 규제프리존법 상의 형식적 절차에 따라 진행한 이상,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기 어려울 수 있음

제15~18조

신기술기반사업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도 기술의 효용성만 확보되면 시범사업을 허용함

⋅기업실증특례제도와 마찬가지로 ‘신기술기반사업’이라고 인정될 경우,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도 시장에 진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임

⋅신기술기반사업으로 유력한 사업이 줄기세포치료제와 같은 첨단재생의료 분야임. 현재 첨단재생의료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고 있지만 국정농단사태에서 확인되었듯이 실제도 제대로 된 점검과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신기술’이란 미명하에 규제완화가 적극 추진되고 있음. 그럼에도 신기술기반사업을 기재부가 주도한다면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큼

제25조

의료기기법에 관한 특례

⋅생물테러, 감염병 및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의 우려가 있을시 허가 또는 인증을 받지 않거나 신고를 하지 않은 의료기기를 수입업자가 제조 또는 수입할 수 있음

⋅법안에서는 생물테러 및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이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음. 그러나 그 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위임되어 있어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의료기기가 난립할 우려가 큼. 이는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됨

제31조

국유재산법에 관한 특례

⋅역내사업자에게 국유・공유재산 및 폐교재산을 수의계약으로 사용・수익허가를 하거나 대부・매각할 수 있도록 함

⋅현재도 재산의 위치・형태・용도 등이나 계약의 목적・성질 등으로 보아 경쟁에 부치기 어려운 경우(국유재산법 시행령 제27조3항8호, 제40조3항27호)에 대해 수의계약이 가능함. 그럼에도 최소한의 제한도 두지 않은 것은 포괄적 위임입법이자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재량권의 남용을 허용하는 근거가 되어 정경유착의 우려가 높음

제33조

세제 지원 및 부담금 감면에 관한 특례

⋅조세감면

⋅기업에 규제완화를 넘어선 과도한 편의 제공

제34조

재정지원

⋅재정지원

제36조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에 관한 특례

⋅자율주행자동차 전자장비의 인터넷 주소를 이용하여 자동수집장치 등에 의해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를 수집. ‘비식별화’의 경우 해당법 적용 배제함

⋅‘비식별화“는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적법하게 예외되는 ’익명정보‘와 달리 식별성이 있어도 정부기준에 따라 일정조치만 취하면 개인정보가 아닌 것으로 간주하는 것임.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및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서 ’비식별화‘ 개념에 반대하는 의견을 발표하였음

⋅법안은 규제프리존에서 개인이 식별되는 위치정보 수집후 비식별화하여 동의없이 처리하겠다는 것임. 차량 탑승자 및 차량이 지나가며 수집할 수 있는 와이파이망이 대상이 됨. 구글 스트리트뷰 논란이 되었던 것과 같이 이는 와아파이망에 접속한 일반시민 위치정보 및 개인정보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침해의 위험이 큼

⋅개인위치정보는 민감 정보로서 당사자인 위치정보주체 동의가 필요함. 현재 개인이 식별되지 않는 위치정보는 동의없이 수집 가능함

⋅해외의 경우 제4차산업과 소비자와 이용자 권리 보장을 위해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개인정보 관련 법률 적용을 대폭 배제하는 경우는 없음.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에 따라 ①투명성 ②소비자 선택권 ③프라이버시 중심 설계 ④정보 보안 ⑤비례적 정보이용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음

제39조

개인정보보호법에 관한 특례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및 운영을 통해 영상정보 수집 허용

⋅최근 블랙박스, 드론 등 영상정보처리기기 증가함에 따라 영상정보 수집후 다른 지역 및 타국에서 이용 및 판매 가능성이 있음. 따라서 영상정보 수집 처리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임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은 국민의 기본권임. 그런데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면서 예외상황을 두는 것은 납득이 어려움

제40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관한 특례

⋅사물인터넷 기반을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에 대해 비식별화 허용함

⋅사물인터넷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면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경우는 해외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위험한 정책임

⋅유럽연합은 사물인터넷에도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WP29)하는 규제가 있음

제42조

약사법에 관한 특례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또는 세포배양 의약품은 약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음

⋅지방식약처장의 승인을 통해 의사⋅약사가 아닌 전문기술자가 제조 업무를 관리할 수 있게 함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 네이처와 같은 유수의 저널에서 식약처의 성급한 허가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상황임. 현재 우리나라는 의약품에 대한 심사기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상황으로 여기에 의약품심사에 특혜를 준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초래할 것임

⋅지방식약청장의 승인을 통해 의사․약사가 아닌 사람에게 의약품제조업무 관리를 허용하는 것은 각종 이해관계자의 개입을 초래할 가능성이 큼. 현재도 의약품 제조업에 대해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인데 얼마전에는 지정 기준을 지키지 않은 의약품들이 유통되다 발각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음

제43조

의료법에 관한 특례

⋅의료법인이 의료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부대사업 외에 시·도의 조례로 정한 부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함

⋅의료법인이 영리성 부대사업의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건강보험 적용되는 치료가 축소되어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음

⋅병원 내 무분별한 영리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환자 치료라는 병원의 목적, 환자와 종사자의 편의와 무관하게 작용할 수 있음

⋅또한 차움과 같은 영리적인 병원이 난립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큼

제44조

의료기기법에 관한 특례

⋅규제프리존 내에서 의료기기에 대한 우선심사 허용

⋅신의료기기의 효용성 및 안전성을 검중하기 위해 여러 단계의 심사를 거치고 있는데 명확한 이유없이 우선하여 심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움

⋅현재 의료기기 영리업자들의 요구에 의해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성 평가의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노인들을 상대로한 무분별한 의료기기 판매와 이로 인한 사고가 기승을 부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의료기기에 대한 특례를 허용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움

제45조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에 관한 특례

⋅규제프리존 내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개발⋅실험승인 및 변경승인을 신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승인여부를 통보하도록 함

⋅유전자변형생물체에 관한 한국의 규제는 엄격하지 않음. 민간기관이 탄저균 스턴을 가지고 국가승인도 없이 실험을 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등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따라서 유전자변형생물체에 대한 법적 규제 및 관리 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이러한 방안 없이 허용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이후에 발생할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임

제49조

초⋅중등교육법에 관한 특례

⋅고등학교 중 특수목적 고등학교의 지정 요건을 대통령령으로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특수목적 고등학교가 난립하게 되면 일반고교의 교육이 파행되는 등 교육정책 및 교육원리에 벗어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됨

제58조

공유민박업

⋅공유민박업을 허용함

⋅공유민박업은 숙박업운영자에 비해 세금 등의 회피가 용이하고, 공중위생관리법상의 적용을 받지 않아 기존 숙박업 운영자에 비해 사회적 책임성도 낮음

⋅또한 수익성이 커질 경우 공유민박업사업을 위한 주택보유가 늘어나 주거안정을 해칠 수 있음. 즉 월세 등 단기임대비용을 높이고, 최종적으로는 주택가격을 높이는 부작용을 초래함. 그리고 농어촌민박의 수요가 이전되는 영향이 있을 수 있음

제59조

관광진흥법에 관한 특례

⋅관광숙박시설이 시⋅도 조례로 정하는 지역에 위치하는 경우 건립 허용함

⋅서울고등법원의판례(2012.1.12.선고 2010누44643판결)에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비율이 (전국)3.8% (6대광역시)17.5% (부산) 29.0%로 학생들의 학습권 및 보건위생 보호 등의 공적이익이 사업자의 불이익에 비해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음. 이와 같은 판례를 반박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고, 현행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심의를 통과한 경우에 가능하도록 예외를 허용하고 있는 만큼 시⋅도 조례로 추가 규제완화를 허용할 수 없음

제71조

공중위생관리법에 관한 특례

⋅시⋅도 조례로 트리하우스 설치 가능

⋅미용업자가 의료기기 사용할 수 있도록 함

⋅살아있는 나무로 지은 것과 공중위생은 하등의 관계가 없는 것으로, 살아있는 나무를 건축물의 기초로 이용해 숙박시설을 지었다고 해서 공중위생관리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음

⋅미용업자가 의료기기법 상 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음

제80조

「산지관리법」의 적용 특례

⋅사업의 인⋅허가가 고시되면 보전산지가 변경⋅해제될 수 있음

⋅국가차원의 계획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계획에 따라 보전산지의 지정목적에 반하여 변경해제를 의제 처리하는 것은 관계기관과 협의를 전제로 한다 하더라도 명확하지도, 구체적인 위임으로 볼 수 없음

⋅이는 결국 난개발과 형평성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음

제81조

「수도법」의 적용 특례

⋅사업의 인⋅허가가 고시되면 수도정비기본계획이 수립 또는 변경된 것으로 봄

⋅개발이 불가능해 기반시설이 계획이 없는 지역인 각종 보호지역 개발을 포괄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상하수도정비계획의 비효율을 초래함

⋅기반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 개발지 인근의 보호지역으로 개발가능지가 확대되어 사업지역만이 아닌 보호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호지역 파괴와 난개발을 초래함

제82조

「하수도법」의 적용 특례

⋅사업의 인⋅허가가 고시되면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이 수립 또는 변경된 것으로 봄

제91-93조

규제프리존특별위원회

⋅육성계획 승인 및 규제프리존의 지정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기재부에 특별위원회를 둠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에 규제프리존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기재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기재부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주는 것으로, 의료, 환경, 개인정보, 사회적 약자보호, 교육 등 사회공공성과 관련된 각종 제도들이 경제논리 하에 기업활동에 방해가 되는 ‘규제’로 취급되어 훼손될 우려가 큼

⋅특별위원회는 기재부 장관 및 정부 각 부처 장관과 정무직 공무원, 기재부 장관이 위촉하는 민간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재부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시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구성이 아님

 

 

수, 2017/02/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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