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획주제5] 메르스 사태 이후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보건의료 8대 정책과제

지역

[기획주제5] 메르스 사태 이후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보건의료 8대 정책과제

익명 (미확인) | 월, 2015/08/10- 16:51

메르스 사태 이후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보건의료 8대 정책과제

 

참여연대, 건강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 연합

 

<중동을 제외한 주요 국가에서 초기 방역의 성공으로 1~3명 외에 추가전파를 막았던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는 단 1명의 환자로부터 186명의 환자가 확진되고 36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엄청난 비극을 몰고 왔으며,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정책과제는 참여연대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밝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8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1. 위험정보 공개와 시민의 알 권리 보장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 : 정부의 비밀주의로 인한 메르스 확산.

 

- 1번째 환자의 메르스 발병사실이 알려진 5월 20일 이후, 정부는 6월 7일까지 17일간 메르스 발생병원의 공개를 거부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수많은 환자들이 메르스에 노출된 사실을 모르고 전국으로 이동하여 메르스를 확산시킴.

 

- 14번째 환자는 5월 15~17일 사이에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환자와 접촉하여 메르스에 감염되었으나, 본인이 메르스가 발병한 병원(평택성모병원)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5월 27일~29일 사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함. 이로 인해 수십명이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함. 병원명을 공개하였다면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임.

 

- 14번째 환자의 메르스 감염 사실이 알려진 5월 29일 이후에도 정부는 삼성서울병원 등 병원명 공개를 거부하였으며,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환자 및 보호자, 방문자들이 전국적으로 흩어지게 됨.

 

개선방안 및 현황

 

- 세계보건기구가 2005년 발표한 ‘감염병 발생 시 소통 가이드라인’(WHO Outbreak communication guidelines)에 따르면, 감염병 발생 시 조기에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여 대중의 신뢰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음.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15. 7. 6. 법률 제133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감염병법”) 제6조 제2항은 “국민은 감염병 발생상황,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등에 관한 정보와 대응방법을 알 권리가 있다”라고 국민의 알 권리를 규정하고 있었음에도 정부는 법과 국제기준에 위반하여 비밀주의를 고수하였던 것임.

- 지난 6월 25일 국회에서 통과된 개정 감염병법 제6조 제2항은 정부의 정보공개 의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명문화하였음. 그러나 위반 시 강력한 책임추궁이 필요하며, 지난 메르스 사태에서 정부의 비밀주의로 발생한 메르스 확산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등 책임을 져야 함.

 

2. 공공의료 확충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 : 메르스 환자들을 치료하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격리병상의 부족과 민간병원의 비협조.

 

- 우리나라는 공공병원의 병상이 전체 병원 중 6%, 병상 중 9.5%에 불과하여 OECD 평균인 73%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90%가 민간병원임. 민간병원은 건축비용과 유지비용이 많이 들며 수익성이 없는 격리병실이나 음압병실을 설치하지 않고 있음.

 

-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이미 국가지정 격리병상 및 음압격리병상 자체가 부족하여, 메르스 환자들과 의심환자들은 전국의 격리병실로 흩어져야 했음.

 

- 정부는 우리나라의 대부분이 민간병원이다 보니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명을 알릴 경우, 병원의 수익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병원명 공개에 소극적이었음.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정부의 역학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자체조사를 실시하는 등 일부 민간병원은 방역조치에 필수적인 역학조사 조차 방해하였음.

 

개선방안

 

- 지역거점 공공병원 확충 : 감염질환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기본시설과 시스템을 갖추어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설립․운영해야 함. 지역별로 거점 공공병원이 있다면 환자들이 수도권 병원에 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의료접근성도 완화시킬 수 있음. 감염병 발생 시 환자 및 의심환자들을 격리하고, 필요시 환자치료와 격리의 중심이 되는 거점병원이 필요함. 전국의 거점별 또는 광역자치단체별로 광역 거점 공공병원을 설치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기초자치단체에도 공공병원 설치해야 함. 나아가 공공병상 30%까지 확보가 필요함.

 

- 기존 공공병원의 기능강화 : 메르스 사태 대응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서울시립 서북병원 등 공공병원의 역할이 컸으나 일부 지방의료원은 읍압병상도 갖추지 못한 열악한 상황임. 따라서 기존 공공병원의 시설과 기능을 강화하고, 폐원된 진주의료원의 조속한 재개원이 필요함.

 

3. 간병의 공공화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 : 가족간병으로 인한 메르스 확산.

 

- 우리나라는 병상당 의료인력이 OECD 평균의 1/3 수준밖에 되지 않아 간호인력이 간병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함. 이처럼 병원에서 간병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가족간병은 선택이 아니라 강요될 수밖에 없음. 또한 가족간병이 어려울 경우 환자 개인이 간병인을 고용하여야 하며 간병비 부담을 지게 됨.

 

- 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간병을 도맡아 하던 환자 가족들과 간병인들이 메르스에 많이 감염되었고 이는 메르스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침. 또한 간병인은 환자가 개인적으로 고용한 고용인력으로 메르스 현황 파악이 어려웠으면 이로 인해 제대로 된 감염질환 관리가 되지 못했음.

 

개선방안

 

- 간병서비스의 국민건강보험 적용 : 간병의 공공화를 위하여 간병서비스를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함.

 

- 병원인력 확충, 포괄간호서비스, 보호자 없는 병원 확대 : 현재 포괄간호서비스 제도를 시범사업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현재 간병인들이 포괄되지 않아 제도에 대한 토론과 공론화 과정 필요. 병원에서 간병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병원 인력확충이 필요하고, 간병인력에 대한 적정교육과 병원 정규직화 등의 논의가 필요함.

 

4. 의료상업화의 중단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 : 의료상업화, 인증평가 민영화, 의료세계화 조치로 인한 위험 발생.

 

- 정부는 작년 병원 영리 부대사업 확대 시행령 입법을 강행하여 병원에 수영장, 헬스틀럽, 온천장, 쇼핑몰, 호텔까지 허용하여 의료상업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에서 감염병이 확산된 것을 보면 병원에 쇼핑몰, 호텔까지 들어설 경우 감염예방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 명백함.

 

- 2010년에 병원인증평가제도가 민간기관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이루어지게 됨. 2014년 에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삼성서울병원에 감염관리 부분 최고점수를 주었으나, 이번 메르스 최대 감염지가 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은 의료기관 인증평가에서 감염관리 평가대상에서 빠져있었음. 이처럼 민간에 맡겨진 병원인증평가는 제대로 된 감염관리를 보장하지 못함.

 

- 박근혜 정부는 의료세계화의 일환으로 중동지역에 의료수출, 의료관광 활성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감염병 예방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오히려 공항이나 항만에서 메르스에 대한 건강상태질문서 징구를 자진신고제로 전환하였음. 이로 인하여 올해 1월부터 5월 19일 사이에 메르스 최대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국한 9,029명 중 불과 1명으로부터 건강상태질문서를 받았으며,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거쳐 바레인에서 입국한 메르스 1번째 환자도 역학조사 등을 거치지 않았음. 이러한 정책이 메르스 확산의 배경이 되었음.

 

개선방안

 

- 병원 부대사업 확대 중단 : 병원에 쇼핑몰, 호텔 등이 들어선다면 감염병 발생 시 엄청난 확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 따라서 병원 내 부대사업 확대를 중단하고 기존의 부대사업에 대해서도 재검토 후 규제가 필요함.

 

- 의료광고 확대 중단 : 불균등한 의료이용과 ‘닥터쇼핑’을 부추기는 의료광고 확대는 전면 재검토하여야 함.

 

- 영리병원, 원격의료 등 수익중심 의료 추진 중단 : 메르스 사태 발생 이후에도 제주도에 중국 녹지그룹의 영리병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음. 또한 안전성과 비용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원격의료를 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 추진하려고 함. 병원의 상업화가 메르스 확산의 주된 원인이 되었음에도 이를 기회로 영리병원 설립, 원격의료 추진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고 오히려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의료상업화의 문제점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음.

 

5. 공중방역체계 개혁 및 지역방역체계 구축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 : 방역체계의 부재.

 

- 정부는 1번째 환자가 입원했던 평택성모병원에서 최소한의 역학조사와 대응만 하였을 뿐, 폐원 등의 결정은 해당 병원에 맡겨둠. 또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2박 3일간 입원한 14번째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안 이후에도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한동안 실시하지 않았음.

 

개선방안

 

- 지역방역체계 강화 : 광역자치단체별 질병관리본부 또는 그에 준하는 체계를 만들고 기초자치단체의 보건소까지 연결되는 방역체계를 갖추어야 함.

 

-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통한 방역시스템 완비 :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공공병원 중심의 공공의료 전달체계가 필요함.

 

- 민간의료기관의 역학조사 및 방역조치 의무화 : 개정 감염병법 제5조에 일부 반영됨.

 

6. 감염질환 1인실화 및 건강보험 적용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 : 다인실에서의 감염병 확산.

 

- 감염질환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병상이 절대 부족하고, 다인실 또는 응급실에서 광범위한 메르스 감염이 발생함. 또한 매우 한정된 감염질환 시에만 1인실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음.

 

개선방안

 

- 음압병실 확대 : 음압병실 확대 및 민간병원의 음압격리시설 의무화가 필요함. 병원평가에 음압병실의 일정비율을 명문화하고, 감염병 발생 시 활용하도록 해야 함.

 

- 감염질환 시 1인실 건강보험 적용 : 감염질환 시에 1인실 이용을 건강보험 급여화해야 함.

 

7. 응급실 구조개혁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 : 대규모의 응급실이 입원실로 이용되어 메르스 감염 확산.

 

-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병원규모에 비해 응급실을 크게 만들고, 병상부족으로 치료하기 힘든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응급실을 입원실로 활용함. 이처럼 입원실화 된 응급실에는 감염질환자, 간병하는 가족, 문병객이 상주하는 상태가 되며 메르스 감염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2박 3일 간 입원하게 되면서 메르스가 급속도로 전파됨.

 

개선방안

 

- 병실대비 응급실 규모의 개편 : 병상대비 응급환자 수를 응급환자 전달체계에 반영하고, 대형병원일수록 중증환자를 받도록 하는 질평가지표가 도입되어야 함. 중환자실 등 병실 포화 시 응급환자를 타병원으로 조기 전원시키는 체계가 필요함.

 

 

- 응급질환 분류체계 및 격리공간 확보, 통로 세분화 : 경증환자 및 외래추적환자의 응급실 이용을 통로에서 세분화 하여 감염질환 의심환자들은 별도의 통로와 격리공간 등이 확보되어야 하고, 병원평가에 이를 반영해야 함.

 

8. 주치의제 도입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 : 주치의 제도가 없고 전국구 병원이 환자들을 전국에 퍼뜨림.

 

- 대부분의 OECD국가들이 주치의 제도 등 체계적인 의료전달체계를 통하여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절하게 제공받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주치의 제도가 없고 환자들이 직접 병원을 찾아다니며 진료를 받는데다 무려 2,000병상이 넘는 초대형 병원도 많음. 초대형 병원들은 지역의 환자들만 치료해서는 병상을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환자를 진료하여 ‘전국구 병원’이라고 불리고 있음. 이처럼 전국구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은 전국 방방곳곳에서 온 환자를 진료했고 이 환자들이 다시 전국 곳곳으로 메르스를 확산함.

 

- 환자들은 가까운 곳에서 최선의 진료를 받는 것이 정상적이나 의료전달체계를 무너뜨리는 전국구병원이 결국 전염병을 퍼뜨리는 역할을 하였음.

 

개선방안

 

- 의료전달체계 개선, 개인 주치의제도 조속히 도입 : 주치의 제도 도입, 환자 의뢰구조의 개선, 경증환자의 휴일 및 밤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통하여 1차 의료기관의 강화와 2차 병원의 역할정상화가 되어야 함. 또한 중증환자 중심의 3차 병원으로 의료전달체계의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함. 이를 위해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로드맵이 제시되고 실행되어야 함.

 

- 병원은 입원중심, 의원은 외래중심으로 개편 : 병원에서 외래와 입원환자가 상존하게 되어, 중증환자가 주로 입원해 있는 병원에 외래환자들이 왕래하면서 감염요인이 상승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음. 따라서 병원은 응급질환을 제외하고는 입원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함.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대면심리제도, 무분별한 강제수사 견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대면심리제도, 무분별한 강제수사 견제
수사 편의성 이유로 인권보호 취지 외면 말아야

오늘(3/13,월) 참여연대는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임의적 대면심리제도(이하 사전 심리) 등과 관련한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이하 개정안) 입법예고 의견서를 법원행정처에 제출했습니다. 형사소송법상 강제수사는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비례성 원칙에 적합하게 집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참여연대는 사전 심리, 피압수자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 고지 등 개정안이 무분별한 강제수사를 견제하고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해 유의미하다 보고, 충분한 준비를 거쳐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경찰,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이번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특히 검찰은 개정안에 대한 Q&A까지 언론에 배포하며 개정안의 내용을 비판했으나, 그 반대 논거는 비약과 왜곡이 심하고 과도합니다. 주된 검찰의 반대논거와 그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검찰은 수사 밀행성 등을 이유로 제도 도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법예고의 내용에 따르면 사전 심리는 수사내용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을 위한 것입니다.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위해 제출된 자료 등을 수집한 경위 및 진실성을 확인하고, 제보자 등을 대상으로는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의 ‘신뢰성’을 확인하겠다는 것입니다. 법원의 심문활동이 적극적인 사실발견이 아닌 소극적인 사실확인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수수색 여부, 구체적 착수 시점 같은 민감한 수사 정보’가 이 과정에서 유출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압수수색의 시기와 방식은 최종적으로 수사기관의 재량적 판단에 의해 집행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검증’ 과정은 수사기밀 유출이 우려되기보다는 무분별한 강제수사와 과다한 압수수색으로 발생할 인권 침해를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법원이 대면 심리 대상을 ‘수사기관’이나 ‘수사기관 및 수사기관이 지정하는 제3자’로 제한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는 바, 불필요한 소모적 논란은 마무리되어야 할 것입니다.1
  • 또한 검찰은 이번 개정안의 ‘판사의 대면 심문’,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검색어 제한’ 등을 미국의 법제와 비교하며 부정적이거나 없는 제도라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오류입니다. 미국 연방형사소송규칙 제41조에서는2 ‘판사는 수사관 또는 증인을 임의적으로 조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한 연방법원은 ‘수사기관이 어떻게 수색을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적절한 프로토콜을 제시해야 영장을 발부할 것이다’라고 명시적으로 요구3한 바 있고, 다른 연방법원은 ‘수사기관이 상당한 의심을 하고 있는 혐의와 관련된 정보만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검색 프로토콜 등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의 필요성을 강조4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사전 심리 제도 도입과 압수수색 집행계획 구체화 등을 반대하기 위해 미국의 사례를 왜곡하고 호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 헌법과 법률에 법관의 압수수색 영장 심사 절차를 명시한 것은 수사기관의 권한 오남용을 제한해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도 압수수색 영장의 심사 요건으로 피의자의 범죄 사실과 이를 뒷받침할 증거의 존재, 증거 압수의 필요성을 규정하지 수사의 밀행성을 들지 않습니다. 수사의 밀행성은 영장심사 요건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편의에 따라 나온 것임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이유로 최소한의 임의적 사전 심리조차 반대하는 수사기관의 주장은 반인권적이며 헌법과 법률 취지조차 몰각한 것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사법통제를 통해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와 인권 침해 가능성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다만 사전 심리가 법원의 재량에 따른 ‘임의적’ 제도라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법원은 제도 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1. https://www.yna.co.kr/view/AKR20230309164100004

2. <연방형사소송규칙 제41조 (Search and Seizure (d) Obtaining a Warrant)
(2) Requesting a Warrant in the Presence of a Judge.
(A) Warrant on an Affidavit. When a federal law enforcement officer or an attorney for the government presents an affidavit in support of a warrant, the judge may require the affiant to appear personally and may examine under oath the affiant and any witness the affiant produces.

3. Matter of Search of Info. Associated with [Redacted]@mac.com that is Stored at Premises Controlled by Apple, Inc., 13 F. Supp. 3d 145, 153 (D.D.C. 2014)

4. United States v. Search of Info. Assoc. with Fifteen E-mail Addresses, No. 2:17-CM-3152-WC, 2017 WL 4322826, at *22 (M.D. Ala. Sept. 28, 2017)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규칙안」 입법예고 의견서

요약

2/3 입법예고된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이하 개정안)은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대면심리제도(이하 사전 심리), 압수수색 집행 절차에 피고인, 변호인 또는 피압수자(이하 피압수자)의 참여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며, 정보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시 피압수자에게 압수수색 절차를 설명하는 등 당사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강제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절차적 참여권을 강화해 바람직함.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국민의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을 명문한 것은 수사기관의 권한을 제한해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 사전 심리는 압수ㆍ수색 영장 발부 조건의 심사를 위한 타당한 과정이며, 이를 통해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보완해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압수수색 등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강제수사를 견제해 수사기관의 권한 오남용과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임.

압수수색은 그 성질 상 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집행일 수 밖에 없으나 개정안을 통해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가기관과 피압수자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해 피압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절차적 참여권 강화는 바람직함.
전자정보의 압수수색에 한정해 분석에 사용할 검색어 등 집행계획을 요구함으로써 휴대폰, 컴퓨터 등 정보저장매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정보 수집을 제한해 사생활을 보호하고 인권 침해를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함.

아울러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전자정보의 관리 및 보관, 반환 등 보완이 필요함.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번 입법예고는 전면 반영되어야 함.

개정안 조항별 의견

1. 압수수색 영장 발부 관련 임의적 법관 대면심리수단 도입(안 제58조의2 신설)

제58조의2(압수·수색의 심리) ①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기 전 심문기일을 정하여 압수·수색 요건 심사에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을 심문할 수 있다.
② 검사는 제1항에 따른 심문기일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
2021년 기준 법관의 압수수색영장 전부기각률은 전체의 15%, 일부기각률은 약 9%에 불과함. 전부기각률 대비 99%, 일부기각률 대비 91%의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은 사실상 검사가 제출하는 서류 심사를 제외하면 그 필요성을 판단할 다른 근거없이, 실무적 관행에 따라 영장을 청구한 검사와 ‘전화문답’을 나누는 현실을 반증함.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대면심리제도(이하 사전 심리)는 법원의 수사 내용에 대한 ‘검증’을 위한 성격을 지님. 이 과정은 법원이 수사관을 대상으로 제출한 자료 등을 수집한 경위 및 해당 자료의 진실성을 확인하고, 제보자나 피의자를 대상으로는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의 신뢰성, 즉 해당 진술이 구체적이거나 일관적인지를 확인하는 것임. 이를 고려할 때 법원의 사전 심리 과정에서 제보자나 피의자에게 전체 수사내용이 알려질 수도 없고, 알려질 이유도 없음.

따라서 검찰 등이 사전 심리 과정에서 ‘수사내용, 증거관계, 향후 수사 내용, 압수수색 결과물’ 들이 해당 사건 제보자에게 알려질 것을 우려하는 것은 과도함. 또한 검찰 등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사전 심리가 곧 ‘압수수색 여부나 구체적 착수 시점 같은 민감한 수사 정보’라고 볼 수는 없음. 실제 압수수색의 시기와 방식 등은 최종적으로 수사기관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집행되기 때문임.

법원행정처는 언론 보도를 통해 주된 심문 대상은 검사 등 수사기관이 되고, 피의자를 대상으로 한 심문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음. 이와 같은 입장에 대해 검찰은 최근 개정안에 대한 Q&A를 언론에 배포하면서 법원이 사전 심리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경우 형평성에 반하고, 권력자와 재벌 등의 부패 사건에 집중할 것이라는 우려를 피력함. 검찰의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으나, 임의 적용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논란이 발생할 수 있음. 법원행정처는 이와 같은 우려를 해소하고 사전 심리 제도의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해, 사전 심리 대상이 될 선별 기준의 원칙과 예외가 무엇인지 합리적 기준을 국민들에게 밝혀 정당성을 확보해야 함.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국민의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을 명문한 것은 수사기관의 권한을 제한해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 사전 심리는 압수ㆍ수색 영장 발부 조건의 심사를 위한 타당한 과정이며, 이를 통해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보완해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압수수색 등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강제수사를 견제해 수사기관의 권한 오남용과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임.

2. 피의자 등의 압수·수색영장 집행 참여 시 의견진술권 등 참여권강화, 압수·수색대상으로 정보의 명문화(안 제60조, 제62조, 제110조)

제60조에 제3항부터 제5항까지를 각각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③ 법원은 법 제122조 단서에 정한 압수·수색영장 집행 통지의 예외사유가 해소된 경우에는 피고인, 변호인 또는 피압수자(법 제123조, 제129조에 규정된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집행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④ 검사, 피고인, 변호인 또는 피압수자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⑤ 법원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에 기억된 정보(이하 “전자정보”라 한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할 때에는 피고인, 변호인 또는 피압수자에게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를 설명하는 등 압수·수색의 전 과정에서 그들의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제62조(압수·수색조서의 기재) 압수·수색에서 다음 각 호의 사실이 있는경우에는 그 취지를 압수·수색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
1. 법 제128조에 따른 증명서 또는 법 제129조에 따른 목록을 교부한경우
2. 법 제130조에 따른 처분을 한 경우
3.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한 자가 제60조제4항에 따라 의견을 진술한 경우
제110조 제목 외의 부분을 제1항으로 하고, 같은 조에 제2항부터 제4항까지를 각각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②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법 제122조 단서에 정한 압수·수색영장 집행 통지의 예외사유가 해소된 경우에는 피의자, 변호인 또는 피압수자(법 제123조, 제129조에 규정된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집행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③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을 할때에는 피고인, 변호인 또는 피압수자에게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검증 절차를 설명하는 등 압수·수색·검증의 전 과정에서 그들의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④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현장 외의 장소에서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을 하는 경우에는 전 과정에서 피고인, 변호인 또는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참여일, 참여장소, 참여인 등에 관하여 협의하여야 한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

압수수색은 그 성질 상 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집행일 수 밖에 없으나 개정안을 통해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가기관과 피압수자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해 피압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절차적 참여권 강화는 바람직함.

3.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의 기재사항에 집행계획추가(안 제107조제1항제2호의2 신설)

제107조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중 “각호”를 “각 호”로 하고, 같은 항에제2호의2를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2의2. 다음 각 목의 사항(압수대상이 전자정보인 경우만 해당한다)
가. 전자정보가 저장된 정보저장매체등
나. 분석에 사용할 검색어, 검색대상기간 등 집행계획

개정안에 대한 의견

전자정보 증거의 압수수색에서 특정성과 관련성 요건에 대한 심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음. 수사대상자, 범죄의 종류에 따라 검색어 제한이 필요거나, 그 반대인 과도한 제안으로 가능한 경우도 있을 수 있음. ‘검색어 제한’은 과도한 전자정보 증거의 압수수색을 통제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 미국의 한 연방법원 판결에서는(Matter of Search of Info. Associated with [Redacted]@mac.com that is Stored at Premises Controlled by Apple, Inc., 13 F. Supp. 3d 145, 153 (D.D.C. 2014))은 ‘수사기관이 어떻게 수색을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적절한 프로토콜을 제시해야 영장을 발부할 것이다’라고 명시적으로 요구한 바 있었고, 다른 연방법원의 판결에서는(United States v. Search of Info. Assoc. with Fifteen E-mail Addresses, No. 2:17-CM-3152-WC, 2017 WL 4322826, at *22 (M.D. Ala. Sept. 28, 2017))은 ‘수사기관이 상당한 의심을 하고 있는 혐의와 관련된 정보만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검색 프로토콜 등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음.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른 압수수색 영장은 피의자의 범죄 사실과 이를 뒷받침할 증거의 존재, 증거 압수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함. 범죄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수사기관은 압수수색을 집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범죄 사실의 증명과 관계없는 정보의 수집 및 관리에 대해 사실상 제한을 두지 못했음. 개정안은 전자정보의 압수수색에 한정해 분석에 사용할 검색어 등 집행계획을 요구함으로써 휴대폰, 컴퓨터 등 정보저장매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정보 수집을 제한해 사생활을 보호하고 인권 침해를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함.

아울러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전자정보의 관리 및 보관, 반환 등 보완책이 필요함.

5. 출처 : 2022 사법연감 통계(p.833). 총 281,765건 중 전체 발부 253,036건, 일부기각(일부발부) 25,884건, 기각 2,845건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The post [보도자료] 참여연대,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규칙안」 입법예고 의견서 제출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월, 2023/03/13- 12:02
1
0

상근전문위원에 검찰 출신 인사 임명,
수탁자책임 전문위 운영규정 무리한 개정으로 자본·경영계 편향되게 위원 구성, 정당한 이의 제기하는 노동계 기금위원 해촉 등
윤석열 정부는 기금개악을 멈추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하라

윤석열 정부는 검찰 출신을 상근전문위원에 임명하는 것도 모자라 수탁자책임 전문위 운영규정 개정안을 기금위에 기습 상정, 이례적 표결 강행하여 인적구성을 경영계와 자본 편향으로 구성하였다. 게다가 기금위에서 이견을 제기한 노동계 기금위원을 해촉하겠다고 밝혔다. 연금행동은 윤석열 정부의 기금개악 중단을 요구하며, 이 모든 파행에 대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지시하였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미 기금수익률 제고에 그다지 노력하고 있지 않고 있어 이러한 지시가 과연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의문이 든다. 최근 나타난 연기금의 저조한 수익률은 위험자산 비중 확대와 국내외 높은 자산변동성 등 최근 자산시장 흐름의 영향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가 이전보다 기금운용위원회 및 산하 전문위원회를 매우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상근전문위원에 노동계 추천 위원은 차일피일 선임을 미루면서 경영계가 추천한 검찰 출신 인사는 재빨리 임명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면서 기금운용 전반에 대한 적극적 노력을 하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물산 합병사태를 돌아보자. 기금이 정권과 자본에 농락당했던 이 사건은 외부 추천인사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의 인적구성으로는 국정농단 세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결권 행사가 도출되지 않자, 자본과 정권의 영향을 받는 인물로 구성된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내 투자위원회로 의사결정구조를 우회하면서 발생하였다. 정당하지 않은 절차와 과정을 통해 국정농단세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결권 행사를 결정한 사건이다. 이를 비추어 볼 때 국민연금기금은 절차적 정당성과 독립적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가입자 대표로 구성해야 그나마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최소한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전문위원회와 달리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가입자 추천으로 위원을 구성해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차 기금위(3.7.)에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운영규정 개정안을 기습 상정하여 표결을 강행하였다. 운영규정 개정안의 세부 내용을 기금위원에게 미리 전달하지 않고, 하루 전에야 형식적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으며, 복지부는 기금위가 개최되기 2주가량 이전(2.23.)에 벌써 전문가단체라고 하는 7곳(자본시장연구원, 한국증권학회, 금융투자협회, 한국연금학회, 한국ESG학회, 한국ESG기준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전문가 추천을 요청하는 등 진작부터 경영계와 자본편향적인 규정 개정을 밀실에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다. 그동안 여기에 몰두하여 복지부는 주총시기가 되었음에도 기금위 및 수책위를 오랫동안 열지 않다가 기금위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수책위를 열었으며, 규정개정 이후 자본시장연구원, 한국국제경제학회,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추천한 인사로 수탁자책임전문위원을 구성하였다. 일부 기업의 사안에 대하여는 시효가 만료된 건도 있을 수 있어 수책위를 지각개최한 복지부의 업무태만은 사안에 따라 징계가 필요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일련의 행동을 돌아보면 기금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진 시기에 단 한번도 기금위를 개최하지 않아왔던 것도 모자라 3개월 만에 열린 기금위에 논란이 될만한 안건을 기습적으로 상정, 표결을 강행하였으며, 노동계 추천 위원의 임명 지연 및 거부, 수책위 지각 개최 등 본연의 업무에 태만하고 비정상적 파행을 이끌었다. 보건복지부 장관 및 실무를 담당하는 기금위 간사 복지부 관료는 이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으며 적반하장으로 뻔뻔한 해명자료만 내놓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기금위에서 정당한 문제제기를 한 노동계 기금위원을 해촉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기금개악은 현재진행형이다. 소극적인 기금위 운영, 수탁자책임활동에 대한 철학이 부재한 검찰 출신의 상근전문위원 임명, 기금위에서 수탁자책임전문위 운영규정 기습 상정 및 이례적 표결 강행, 경영계와 자본편향적 수책위원 구성 및 수책위 지각개최, 정당한 문제제기를 한 노동계 기금위원 해촉 등 일련의 비정상적 파행의 근본 원인은 윤석열 정권의 무리한 지시와 보건복지부의 비정상적 운영에 있다. 연금행동은 윤석열 정권의 기금개악을 규탄한다. 또한 비정상적 파행을 자행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관련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이 모든 사안에 무한책임을 가지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다.

2023년 3월 16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별첨1. 최근 3년간 기금운용관련 위원회 회의개최 현황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The post [논평]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를 촉구한다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목, 2023/03/16- 16:57
1
0

‘감세-과감한 재정투자-건전재정’이라는 이룰 수 없는 목표 제시
무분별한 시장화·사회복지 정책 축소로 민생 고통 초래 우려 커
2024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에 대한 입장

윤석열 정부는 오늘(3/28) 「2024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이하 “예산안 편성지침”)을 의결·확정했다. 이는 내년 예산안 편성 절차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윤 정부의 대규모 재벌부자감세 조치로 인해 세입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윤 정부는 ‘경제활력 제고’, ‘경제체질 개선·구조혁신’, ‘취약계층·사회적약자 보호’ 등은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엄격한 재정총량 관리로 내년에도 일관되게 건전재정 기조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세-과감한 재정투자-건전재정” 기조가 함께 달성할 수 없는 상충적인 목표들임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 편성의 핵심은 ‘엄격한 재정총량 관리’이다. 이는 사회복지 분야 정책의 축소로 이어져 복합 위기 속 더 가파른 ‘복지 절벽’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정부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에 도리어 허리띠 졸라매겠다는 예산안 편성지침에 반대하며 사회안전망 강화와 약자에 초점 맞춘 예산 확대를 위해 적극적 재정 지출 기조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윤 정부는 2024년 재정 여건에 대해 올해보다 세입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나 경기여건 개선이 세수에 미치는 시차,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 하방리스크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윤 정부의 법인세와 자산과세 감세 등으로 인해 경기와 상관없이 세원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세수입은 절대적 규모보다 GDP대비 규모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목금액으로 세수가 증가한다고 해도 세입여건의 개선이라 하기 어렵다. 더욱이 최근(3/22)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는 등 국회 처리를 목전에 두고 있음을 고려하면, 기업 투자 증가가 세수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는 결국 기존 지출 사업들의 축소, 소위 ‘지출효율화’의 강력한 추진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출효율화는 그 자체로 바람직한 것이어서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예산지출과 관련된 도덕적 해이는 경제, 국방 등의 분야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고 규모도 크다는 점에서 이들이 주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과거 불필요한 낭비예산은 그대로 둔 채 정작 필요한 예산들이 삭감되는 문제가 계속되어 왔음을 고려하면, 지출효율화가 필요재원 마련이 아니라 지출구조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출효율화를 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그렇게 해서 필요한 재원을 모두 마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근본적으로 지출 구조조정은 모든 정부가 매년 해오고 있다. 윤 정부가 국정과제와 경직성 지출외의 재량지출 10%이상 감축해 재원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공허한 약속에 불과하다. 도리어 지출효율화를 내세워 공기업 사업 및 재산 매각 등을 추진할 우려가 크다.

윤 정부는 ‘노동·교육·연금 개혁’을 통해 체질을 개선해서 경제가 활성화되면 세입이 늘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하지만 구조개혁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공부문 필수인력의 인건비 증가 억제’, ‘지역대학 구조조정을 통한 예산 절감’ 등 공공성 약화와 지방시대에 역행하는 내용이다. 또한 ‘재정 외 민간 자본·금융기법 등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사업을 적극 발굴하여, 재정지원의 효과성 제고’하겠다고 하는데, 이 또한 공공의 역할을 무분별하게 민간에 넘기고 시장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공공성 강화와 정부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에 정확하게 역행한다. 공공부문 경직성 경비 억제를 이유로 인력 증원이 필요한 경우에도 기존인력 재배치를 통해 인건비 증가 소요를 최대한 흡수하겠다는데, 안전 등 필수 인력의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다.

윤 정부가 모든 부분에 적극적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적극적 지출효율화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복지 분야가 지출효율화 1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국민들 눈에 잘 보이는 복지는 놔두고 안보이는 복지, 즉 취약계층 복지부터 축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나라의 2019년 공공 사회복지 지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2.3%이며, OECD 평균(20.1%)의 61.2% 수준이다. OECD국가 최하위 수준으로 우리보다 더 낮은 국가는 칠레(11.7%), 멕시코(7.4%)뿐이다. 이처럼 사회복지지출 수준이 척박하고,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지출효율에서 건전재정을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는 결국 복지 축소와 민생 고통을 초래할 뿐이다. 지금은 복지 확대와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The post [논평] 복합 위기 상황에서 감세 밀어부치고 허리띠 조이라는 윤석열 정부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화, 2023/03/28- 16:33
1
0

22대 국회가 개원했습니다.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읍소하며 당선된 300명의 국회의원이 과연 유권자를 위해 제대로 일하는지 지켜보고 감시해야 할 때입니다. 이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안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지니까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칼럼을 통해 유권자의 시각에서 22대 국회와 정치를 비평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정’치개혁이니까요.

※ 이 칼럼은 오마이뉴스와 슬로우뉴스에 중복 게재됩니다.

시민공약평가단에게 낙제점 받은 후보가 당선되는 선거

김윤진 참여연대 민생경제팀 간사

백설기? 백명의 서울시장 선거 공약돋보기!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다. 12·3 내란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을 치른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정치참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의지는 매우 높았다. 하지만 진영화가 심화된 선거 국면에서 시민들의 요구와 목소리가 주목받기보다는 정당과 인물 중심으로 선거가 진행되고, 결국 유권자들이 공약과 선거에 무관심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이런 경우 각 후보들이 시민사회의 정책 제안에도 응답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진다.

서울의 후퇴한 공공정책을 강화하고, 불평등과 민생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모인 노동, 중소상인, 의료, 돌봄, 주거,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방선거 공동대응을 위해 공공서울만들기 지방선거 네트워크(이하 공공서울넷)를 출범하는 한편, 100명의 시민공약평가단 – ‘백설기(백명의 서울시장 선거 공약돋보기)’을 모집해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직접 평가해 보는 활동을 마련했다. 시민들의 정치참여 의지를 발산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시민들의 투표참여와 정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유권자의 요구와 비판이 선거 진행 과정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공약평가 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의지는 꽤나 높았다. 우선 본격적인 평가에 앞서 진행된 사전준비모임에는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2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들은 실생활에서 느낀 불편을 공유하면서 공감을 나누고, 구체적이면서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본평가에서도 약 일주일간 100명의 평가단 중 절반이 넘는 60명이 응답을 하면서 상당히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평가단은 노동 · 중소상인 · 의료 · 복지 · 주거 · 교통 등 6개 분야의 사회경제 정책공약에 대해 각각 구체성 · 현실성 · 타당성의 측면에서 1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매기고 한 줄 평을 남겼다. 평가단은 많게는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들이면서 각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비교·분석하고 평가할 만큼 정책공약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높은 관심만큼 시민들의 평가는 날카로웠다. 아래는 평가단이 작성한 한 줄 평들의 일부이다.

“성수동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모델은 초기 성공했으나 현재 지역 건물 가격 폭등 등으로 인해 실패한 정책으로 보여짐. 이러한 정책을 서울시 전역에 공약으로 제안한다는 점이 다소 아이러니함”
–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중소상인 공약에 대해

“청년안심주택도 전세사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전세사기 위험 제로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
–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주거부동산 공약에 대해

“무인 모빌리티 규제 제로존 등 지방 소도시 용 공약이 서울시 공약으로 맞는 건지 의문스럽고, 고령운전자 면허 차등제는 서울 단독 불가한 사항으로 현실성이 가장 떨어진다.”
– 개혁신당 김정철 후보의 교통 공약에 대해

“전반적인 방향성은 동의하나 서울시 수준에서 추진 가능한지 모호”
– 정의당 권영국 후보의 노동 공약에 대해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에서 전체적으로 반복된 의견은 ‘기존 정책과 다른 점이 없다’, ‘다른 후보와 차별점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특히 거대 양당 후보 공약에 더욱 그런 의견이 많이 제시되었다. 선거캠프들은 시민사회의 정책질의에도 침묵했다. 공공서울넷은 5월 13일 각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공공서울넷의 요구안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으나, 오직 권영국 후보만이 답변을 보내왔다. 선거캠프들의 소극적 태도와 정당과 인물 중심의 선거로 인해 새로운 사회를 향한 비전과 차별성 있는 정책은 보이지 않고 진영만 남은 선거가 치러졌다.

정책 없는 선거를 만드는 데에는 누구보다 정당의 책임이 크다. 언젠가부터 투표일이 임박했을 때 공약을 발표하는 것이 선거문화가 되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정원오 후보는 선거를 불과 6일 앞둔 5월 28일 주거복지 공약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자 경선을 비롯해 공약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없었고, 선거 공보물이 이미 유권자에게 배포된 후였다. 심지어 사전투표 하루 전인 시점에 새로운 공약을 발표한 것을 유권자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공약 발표를 미루면서 결과적으로 정책 없는 선거를 조장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또 다른 측면에서 중대한 참정권 침해다.

공약 평가 공개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시민공약평가단 활동 과정에서 나타난 또 한 가지 큰 문제점은 시민들이 공들여 평가하고 분석한 결과를 현행법상 그대로 밝힐 수 없다는 점이었다. 시민들이 공약에 매긴 점수는 분야별로, 평가기준별로 모두 평균점수와 순위가 정리되었으나, 공직선거법 제108조의3 제2항 제2호에서 후보자별 점수부여나 순위·등급을 정하는 방법으로 서열화하는 정책·공약 비교평가 결과 공표를 제한하고 있어 공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후보자 간 정책공약에 대한 평가점수를 직접 비교하지 못하고 후보자별로 공약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분야를 제시하거나, 각 분야별 네 후보의 전체적인 공약에 대한 평균 점수를 공개하거나, 각 후보자가 낸 공약들의 강점과 약점을 비교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실제 평균 평가점수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3.31), 정의당 권영국 후보(3.21),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2.52), 개혁신당 김정철 후보(2.25) 순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후보의 공약은 모든 분야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기록했고, 오 후보가 핵심으로 내세운 주거부동산 공약도 마찬가지였다. 시민들이 매긴 공약평가 점수로 보면 사실상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낙제 후보라고 할 수 있다.

백설기(백명의 서울시장 선거 공약돋보기) 평가 결과

후보자(정당)노동주거
부동산
돌봄복지보건의료중소상인교통평균
정원오(민)3.333.233.283.163.483.383.31
오세훈(국)2.442.572.712.612.392.382.52
김정철(개)2.272.172.352.262.272.212.25
권영국(정)3.333.333.473.203.122.803.21
평균2.842.832.952.812.822.692.82
* 기호순. 정당명은 (민)=더불어민주당, (국)=국민의힘, (개)=개혁신당, (정)=정의당
* 각 후보의 분야별 점수는 구체성·현실성·타당성 세 기준에 따른 평가점수의 평균임.

정책공약은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꼭 알아야 하는 중요한 정보이며, 이에 대해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비교 및 평가하고 이를 다른 유권자들도 참고할 수 있어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후보자 선호에 대한 여론조사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후보자에 점수·등급을 매기거나 후보자끼리 비교하여 줄 세우는 방식의 정책공약 비교평가를 금지하는 것은 유권자 시민들의 알 권리와 투표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직선거법의 기계적 공정성은 정책공약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정책은 사라지고 정당과 인물 중심으로 치러지는 선거문화가 강화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선거제도는 진영갈등과 정치혐오를 낳을 뿐이다. 시민들의 의식은 이미 제도를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권자의 목소리가 제도권 안에서 건강하게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시민들의 높아진 정치참여 요구와 의지를 수용할 수 있는 선거제도와 문화가 무엇일지 고민이 필요하다.

▶ 중꺾정 필자의 견해는 참여연대 공식입장이 아니며 다를 수 있습니다.

The post [중꺾정70화] 시민공약평가단에게 낙제점 받은 후보가 당선되는 선거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금, 2026/06/12- 12:39
1
0

22대 국회가 개원했습니다.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읍소하며 당선된 300명의 국회의원이 과연 유권자를 위해 제대로 일하는지 지켜보고 감시해야 할 때입니다. 이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안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지니까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칼럼을 통해 유권자의 시각에서 22대 국회와 정치를 비평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정’치개혁이니까요.

※ 이 칼럼은 오마이뉴스와 슬로우뉴스에 중복 게재됩니다.

당내 강성 지지층을 향한 충성 경쟁이 되어버린 공천

안용흔(대구가톨릭대 교수)

정치학을 공부하던 대학원생 시절, 체벨리스(G. Tsebelis)의 중첩게임(Nested Games)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영국 노동당의 사례였다. 최다득표자가 당선되는 선거제도 아래에서, 온건한 중도층의 지지를 넓힐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고 이념적으로 더 강경한 후보를 밀어붙이다가 결국 선거에서 패배하는 장면은 겉으로 보기에 매우 비합리적으로 보였다. 민주주의가 오래 축적된 영국에서도 정당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고, 이제 막 민주화의 경로에 들어선 한국 정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30여 년이 흐른 지금, 그 낯설었던 장면은 더 이상 먼 나라의 사례가 아니라 한국 정당정치의 현실을 설명하는 익숙한 풍경이 되어 버렸다.

문제는 정당이 늘 승리를 목표로 한다고 해서, 언제나 승리에 가장 유리한 후보를 뽑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거대 양대 정당 모두에서 당원 중심 경선이 강화될수록 공천은 넓은 민심보다 결집된 진영의 선호를 더 강하게 반영하게 된다. 일반 유권자는 대체로 온건하고 실용적인 선택을 선호하지만, 경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당원층은 상대적으로 더 확고한 이념적 성향을 지닌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당원 주권은 민주적 참여의 확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강한 진영 논리를 가진 후보가 유리해지는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후보가 강경하냐 온건하냐의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이념적으로 강경한 성향의 당원들은 이제 후보의 세부 정책이 자신들의 입장에 얼마나 가까운가를 따지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선택의 기준은 점점 “우리 진영의 사람인가, 아닌가”로 이동한다. 자신들의 진영에 속한 인물이면 옳고, 그렇지 않으면 틀리다는 식의 진영 논리가 자리 잡으면서, 후보의 실질적 역량이나 선거 확장성보다 소속과 충성도가 더 중요해진다. 이 과정에서 진영 내부 인물에 대한 비판은 쉽게 배신으로 읽히고, 외부 인물에 대한 비판은 정당한 평가가 아니라 적대적 공격으로 간주된다. 그러면 정치적 판단은 정책과 성과의 영역에서 점점 멀어지고, 진영을 지키는 감정적 동원으로 대체된다.

최근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이런 흐름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쪽 거대정당에서는 강한 검찰개혁 노선을 내세운 인물들이 경선의 중심에 섰고, 다른 쪽 거대정당에서는 강성 보수층을 겨냥한 구애 경쟁이 공천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표면적으로는 각각 혁신과 경쟁력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중도층의 확장성보다 진영 내부의 충성도를 더 중시하는 선택이 반복된 셈이다. 이처럼 공천이 열성 지지층의 감정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기울수록, 온건한 후보는 본선에서 더 넓은 유권자를 설득할 가능성이 있어도 경선에서 밀려나기 쉽고, 강경한 후보는 본선 리스크가 분명해도 당내에서는 오히려 더 안전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체벨리스가 보여준 것도 바로 이런 장면이 겉보기와 달리 단순한 광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의 분석에서 노동당 지역활동가들은 단순히 자기 이념을 즉각 관철하려는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는 의석을 잃더라도 온건한 후보를 배제함으로써 미래의 후보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당의 노선을 조정하려 한다. 즉, 지금 한 번의 손해가 커 보여도, 반복되는 경쟁 속에서는 “너무 온건하면 공천을 못 받는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합리적일 수 있다. 이 논리의 핵심은 자멸처럼 보이는 선택이 실제로는 미래의 후보 선택 구조를 바꾸는 신호라는 데 있다.

이처럼 공천이 단지 후보를 고르는 절차가 아니라 정당의 미래를 미리 결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 현상은 특히 우려스럽다. 강경한 후보가 반복해서 선택되면, 그 정당은 다음 선거에서도 또다시 비슷한 성향의 후보를 선호하게 된다. 온건한 후보는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도 있고, 상대 진영과도 협상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당내 경선에서는 이런 장점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너무 유연해 보인다는 이유로, 너무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열성 당원들의 감정을 충분히 자극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탈락하기 쉽다. 결국 공천은 국민에게 확장되는 경쟁이 아니라, 당내 강성 지지층을 향한 충성 경쟁이 되어버린다. 이런 흐름이 반복되면 정당은 국민 전체를 향해 열려 있는 조직이 아니라, 자기 진영 내부만 바라보는 조직으로 굳어지고 만다.

정당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선거 승리의 조건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공천이라면, 그것은 승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오늘의 한국 정당정치는 더 이상 오래전 출간된 한 책에서 언급된 영국의 사례를 남의 나라 일처럼 읽을 수 없다. 한때는 먼 나라 이야기 같았던 자멸적 공천이, 이제는 한국 정치의 익숙한 풍경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 중꺾정 필자의 견해는 참여연대 공식입장이 아니며 다를 수 있습니다.

The post [중꺾정71화] 당내 강성 지지층을 향한 충성 경쟁이 되어버린 공천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금, 2026/06/19- 15:4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