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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검찰, 탈세 혐의로 포스코건설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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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검찰, 탈세 혐의로 포스코건설 수사

익명 (미확인) | 금, 2015/09/04- 16:56

[편집자주]

포스코 비자금 수사가 6개월째를 맞고 있다. 그 동안 검찰은 포스코그룹 전현직 임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 10여 명을 비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실패한 수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의 사법처리에 실패했기 때문. 비자금 조성의 주범으로 지목된 정 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두 번이나 기각됐고, 정 전 회장은 최근에야 검찰에 소환됐다. 호가호위하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온 동양종합건설 배성로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기각됐다. 수사가 이대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포스코 수사가 계속돼야 하는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먼저 지난 6년 간 포스코건설의 수의계약 목록을 <뉴스타파>가 분석한 결과다. 수의계약은 포스코와 협력업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자 구조적인 비리가 만들어지는 시작점이다. 두번째, 포스코의 브라질 공사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형사 소송 취재 결과다. 한 토목협력업체가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인데, 100억 원 가까운 공사대금이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이 협력업체는 이 자금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으로 둔갑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한다.


2. 브라질 검찰, 탈세 혐의로 포스코건설 수사

브라질 검찰이 최근 포스코건설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브라질 제철소(CSP) 공사에서 세금을 탈루하고 외화를 밀반출했다는 혐의다. 수사 대상에는 원청인 포스코건설 외에도 5~6곳의 우리나라 하청업체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사실은 브라질 연방경찰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문서에는 브라질 연방검찰의 지휘로 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뉴스타파>는 브라질 현지 관계자들을 통해 관련 문서를 확보했다.

6월 30일, 브라질 쎄아라주 연방경찰이 일선 경찰에 보낸 문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 브라질 검찰 수사 지시 문서

▲ 브라질 검찰 수사 지시 문서

쎄아라주 연방검찰청은 공문서(번호 n. 3218/2015/LEM/PR/CE)를 통해 수사지휘를 하달했으며…다음과 같이 처리함. 성 곤살로 두 아마란찌시에 적을 둔 포스코건설의 책임자와 까우까이아시에 있는 (포스코 하청업체) 브라코 건설사의 책임자가 상호 협의 및 협력하여, 한국인 근로자들의 급료를 브라질 노동부에 적게 신고하고, 나머지 큰 차액은 한국으로 불법송금한 사실…형사 소송법 제 22조에 의거한 외화 밀반출 혐의와 형사송법 제 1조에 의거한 조세 탈루의 혐의의 수사를 초동 수사 단계에 다음과 같이 처리토록 지시한다.

CSP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일관제철소다. 브라질 동북지역인 포르탈레자에 위치해 있다. 2011년 8월 착공해 2015년 9월 현재 9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국영기업인 광물업체 발리(50%)사가 대주주이며 우리나라의 동국제강(30%)과 포스코(20%)가 참여하고 있다. 연간 300만t 규모의 철강 반제품을 생산하게 될 CSP의 공사 규모는 총 5조 원으로, 국내 철강 회사의 해외 진출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협력회사 실적 조작

이번 수사는 포스코건설의 토목협력업체인 브라코(대표 박정근)가 올해 초 원청인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벌인 게 단초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코는 포스코건설의 외화밀반출, 탈세, 횡령 등을 문제삼았다. 박정근 브라코 대표는 <뉴스타파>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포스코건설은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을 브라질 정부에 허위신고한 뒤 환치기 수법으로 한국에 보내 세금을 탈루하는 데 간여했다. 포스코건설이 공사 대금을 횡령한 의혹도 조사해 달라고 브라질 검찰에 요청했다. 포스코건설이 사실상 관리해 온 브라코 법인계좌에서 사라진 100억 원 정도의 자금을 찾아 달라는 내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검찰에서도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 박정근 대표 검찰 진술서

▲ 박정근 대표 검찰 진술서

진술인(박정근)은 포스코사의 코크스 소장 김OO, 이OO 공무부장 그리고, 제강측 소장인 손 상무등이 브라코를 이용하여, 결국 브라코사에게 제강과 코크스측의 공사관련 일체의 세금과 각종 공과금등의 책임을 전가하고, 편법적 탈세 및 외화 밀반출 등을 통해 한국인 직원들의 급여외에도 각종 뇌물의 공여를 위해 브라코를 이용한 사실을 파악하였으며, 2013년 3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13.000.000 헤알의(당시 한화 62억상당) 외화를 밀반출토록 하였으며, 이를 모두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이들은 김OO와 (브라코의 모기업이었던) 한국의 씨앤지사, 그리고 김OO이며, 이는 포스코사의 변호인단인 ** 이라는 로펌사의 자문과 계략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한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은 미화 6000~7000 달러 수준이었으며, 당연히 포스코사는 이 금액의 급여를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자 등록수첩(CTPS)에 약 미화 2000 달러 상당으로만 등록케했다.

▲ CSP 공사 현장 동영상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민형사 고소를 한 협력회사 브라코(BRACO)는 전남 여수에 있는 건설사 씨앤지엔지니어링(씨앤지)이 2012년 브라질 현지에 설립한 회사다. CSP공사 참여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설립 당시 씨앤지는 연매출이 15억원에 불과하고 해외공사 경험도 없었다. 그럼에도 CSP 공사에 참여해 1000억 원대 공사를 따냈다. 모기업인 씨앤지 연매출의 60배가 넘는 공사.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CSP는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사실상의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참여기업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 정상적인 절차를 따른다면, 씨앤지 정도 기업은 명함을 내밀 수도 없는 구조다. 하지만 어찌된 이유인지 원청인 포스코건설은 씨앤지를 공사에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했다. 씨앤지가 해외공사 경험이 많은 중견 건설사 O산업의 자회사인 것처럼 서류를 꾸미고, 있지도 않은 공사실적을 만들었다. 씨앤지 정OO 대표는 최근 <뉴스타파>와 인터뷰를 갖고 이런 사실을 고백했다.

포스코건설 이OO 부장이 씨앤지의 공사 실적을 부풀려 서류를 만든 뒤 CSP에 갖다 냈다. 씨앤지가 O산업의 자회사인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포스코건설측이 다 알아서 한 일이다.
– 정OO 대표

브라코를 설립하고 서류상 대표를 맡았지만, 정 대표는 브라코의 경영에 전혀 간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브라코가 무슨 공사를 하는지, 공사비를 얼마나 받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브라코의 브라질 현지 사업 책임자(법인장)도 포스코건설이 일방적으로 지정해 줬다. 김OO라는 사람인데, 포스코건설은 김OO를 현지 법인장에 임명하는 것을 조건으로 브라코에 공사를 줬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공사 시작 이후 벌어졌다. 브라코로 들어온 공사대금이 어디론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정 대표는 2013년 2월 들어온 착수금(60억원)도 절반 가량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협력회사 인사에도 간여

포스코건설에서 공사비가 들어왔지만, 대표인 내게는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다. 포스코건설이 정해준 법인장은 나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2013년 8월 답답한 마음에 제가 브라질로 갔다. 그런데 법인장은 회사 대표인 나를 만나주지도 않았다. 포스코건설도 마찬가지다. 법인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열람했는데, 엄청난 규모의 돈이 어디론가 사라진 사실을 발견했다. 2013년 2월부터 8월경까지 대략 300억원 정도 공사비가 들어왔는데, 그 중 90억원 정도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포스코건설과 법인장에게 돈을 어디에 썼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알려고 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다.

▲ 브라코-포스코건설 공동관리약정 (Escrow Agreement) 사본

▲ 브라코-포스코건설 공동관리약정 (Escrow Agreement) 사본

법인자금이 어딘가로 빠져나가면서 브라코는 경영위기에 빠졌다. 그리고 지난해 2월, 결국 브라코는 포스코건설에 공동경영을 요구했다. 사실상의 경영권 포기였다. 이때부터 브라코의 모든 자금관리는 포스코건설이 맡았다. 포스코건설의 허가가 있어야 돈이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브라코 법인자금의 의심스런 유출은 계속됐다는 게 브라코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8월에는 브라코의 주인이 바뀌었다. 정 대표가 자신의 브라코 지분을 모두 브라질 교민 출신의 법인장 박정근 씨에게 넘긴 것이다. 박씨는 대표에 취임한 직후 브라코 법인계좌를 열람했고, 그 과정에서 전임 대표인 정 씨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임을 확인했다. 박 대표는 “그 동안 브라코 법인계좌에서 사라진 자금은 총 100억 원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2014년 2월 포스코건설과 공동관리약정(Escrow Agreement)을 맺었다. 명목은 공동관리였지만 포스코건설이 모든 권한을 갖는 계약이었다. 돈거래에 필요한 법인 OTP카드도 포스코건설이 관리했다. 그런데 포스코건설이 직접 자금관리를 하는 동안에도 수십억원의 법인자금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포스코건설이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다. 사라진 자금은 총 100억원 정도 된다.

의혹의 수취인 ‘SP브라질’

<뉴스타파>는 정 전 대표와 박정근 현 대표 등의 도움을 받아 브라코에서 빠져나간 돈의 행방을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두 시기에 걸쳐 자금이 집중적으로 사라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2013년 2월 첫 공사대금이 입금된 이후부터 그해 8월까지 약 30~40억 원이 집중적으로 빠져 나갔다. 이 시기는 포스코건설이 앉힌 김모 씨가 브라코 법인장을 맡던 시기다.

지난해 4월부터 8월 사이에도 수십억 원대 자금이 빠져 나갔다. 이 때도 브라코 계좌의 관리 권한은 포스코건설에 있었다.

▲ 횡령 금액 의심 은행 전표 중 하나

▲ 횡령 금액 의심 은행 전표 중 하나

브라코에서 인출된 자금의 수취계좌를 보면, 브라코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법인과 개인이 여럿 등장한다. 개인의 경우 한국 사람 뿐 아니라 브라질 사람도 많았다. 2013년 4월부터 8월까지의 수상한 돈흐름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SP브라질’이란 기업으로 빠져나간 자금이었다. 7차례에 걸쳐 총 6억 원 가까운 돈이 이체됐다. 그런데 브라코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이 회사 대표의 이력이 흥미로웠다.

‘SP브라질’의 대표 정OO 씨는 2013년 포스코 하청을 받아 전남지역에서 사업을 하던 중 고의 부도를 낸 뒤 브라질로 도피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그런데 정 씨가 고의 부도를 내 하청업체에 막대한 피해를 준 뒤에도 포스코건설은 무슨 이유인지 정 씨에게 계속 사업을 몰아줘 문제가 됐었다. 정 씨는 몇몇 포스코건설 임원의 비호를 받으며 사업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내용은 2013년 몇몇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

전기공사를 담당했던 포스코건설 하청업체 동광이엔씨는 수많은 업체에 돈을 갚지 않은 채 국내법인을 폐쇄했다. 그러나 동광이엔씨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브라질에 이름을 바꿔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포스코 해외건설 현장에 하청업체로 등록해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문제에도 포스코건설은 이 업체에 수백억 원대의 해외건설 일감까지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뉴스웨이 2013년 10월 22일(링크)

지난해 4월경부터 사라진 자금의 용처는 확인이 쉽지 않았다. 누군지 전혀 알 수 없는 개인계좌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SP브라질쪽으로 흘러간 자금도 추가로 확인됐다. 정 씨의 친인척이 설립한 회사(VRC COMERCIO DE MATERIAIS DE CONSTRUCOES LTDA)로 3억 7000만 원이 이유없이 빠져나갔던 것이다. 박 대표는 “이 회사 역시 브라코 사업와는 이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최근 브라질 수사당국에 제출한 진술기록에는 이 시기 브라코에서 빠져나간 돈의 출처가 일부 들어있는데, 대부분 브라질 수도 상파울로에 사업체를 둔 의류회사나 여행사, 식당 등이었다. 박 대표는 “브라코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도 있고, 관련이 있지만 금액이 부풀려져 지급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대표의 검찰 진술서 내용 중 일부.

1. 현지인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하OO와 그의 소유 회사를 통해 식대비용이 30% 부풀려 지불, 세금계산서를 일체 발급받지 않고 무단 지출. 약 660,000 헤알(2억 7천 5백)의 금액 횡령.
2. 법인장 김OO이 기획 부동산 업체를 통해 환치기 및 횡령 (한화 3억 2천 6백만원)
3. 법인장 김OO와 (SP브라질) 정OO 대표가 허위 세금 계산서를 발급받아 횡령. (한화 3억 7천 8백만원)

박 대표와 브라코측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뉴스타파>는 먼저 브라코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 법인장 김모 씨에게 연락해 입장을 물었다. 그러나 브라질에 머물고 있는 김 씨는 전화인터뷰에서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는 “브라코사가 고용한 20대 초반의 회계부서 여직원이 돈을 빼돌렸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만 반복했다. 한 차례 전화통화가 이뤄진 후엔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다.

포스코건설측에도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만 전했다.

환치기 방법으로 임금을 지급한 적 없다. 외화밀반출 사실도 없다. 브라코에는 모든 공사비가 정상적으로 지급됐다. 브라코에서 벌어진 자금 문제는 포스코건설과는 관련이 없다. 오히려 CSP공사에 차질을 빚게 된 것과 관련 브라코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중이다. SP브라질 정모씨는 CSP공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포스코건설, 의혹 부인

브라코에서 사라진 돈의 행방은 아직 미지수다. 브라질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사라진 돈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과 관련이 있는지, 아니면 관련자들의 개인비리인지, 그것도 아니면 회계적인 실수인지가 수사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이 서류를 조작하면서까지 설립에 간여한 하청업체에서 탈세, 횡령 의혹이 불거진 점, 포스코건설이 사실상 관리해 온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흐름이 발견된 사실만으로도 의혹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 검찰은 이미 포스코가 국내외 공사현장에서 비자금을 만든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베트남에서 조성한 200억 원대 비자금은 이미 확인됐고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진 비자금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중이다. 브라질에서 사라진 공사대금도 비자금 조성과 관련됐을 정황이 드러난만큼 포스코측의 해명과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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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다음주 초 탄핵 심판 선고일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선고일은 10일 또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퇴임하는 13일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 탄핵이 인용될 경우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탄핵 축하 촛불집회 또는 헌재 규탄  친박집회가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선거운동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과연 그럴까요?

공식 선거기간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 다음날부터

먼저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부터 바로 선거기간이 되는 것인지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직선거법(33조)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기간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 다음날부터 선거일까지 23일을 말합니다. 대통령 후보자 등록은 선거일 전 24일부터 이틀 동안 하게 돼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에서 대통령 선거기간에 관한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직선거법 제33조(선거기간)①선거별 선거기간은 다음 각호와 같다.

      1.대통령 선거는 23일

③”선거기간”이란 다음 각 호의 기간을 말한다.

      1.대통령선거 : 후보자등록마감일의 다음 날부터 선거일까지



따라서 탄핵이 인용되는날이 3월 10일이라고 가정하면 이 날은 대통령 ‘선거기간’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사전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설명입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하는데 선거기간에만 하게 돼 있습니다. 선거기간 이전에 선거운동을 하면 사전선거운동이 됩니다.

그런데 사전선거운동은 매우 제한적으로만 할 수 있습니다. 후보자나 예비후보자가 문자를 보내는 것, 인터넷 상에 글을 올리거나 언론사 토론회에 참석하는 것 등입니다. 이밖의 선거운동은 사전선거운동 금지 조항에 위반돼 처벌받습니다.

공직선거법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 선거운동기간 전에 이 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전시설물·용구 또는 각종 인쇄물, 방송·신문·뉴스통신·잡지, 그 밖의 간행물,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반상회, 그 밖의 집회, 정보통신, 선거운동기구나 사조직의 설치, 호별방문, 그 밖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전선거운동 금지 조항은 대통령 선거 180일 전부터 적용됩니다. 이번처럼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 대통령선거 사유가 발생하는 날, 그러니까 탄핵 인용 직후부터 적용됩니다.

촛불집회 자체가 선거법 위반은 아니지만…

중앙선관위는 탄핵 인용 직후에 열릴 촛불집회나 친박집회 자체가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집회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닌데 만약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인쇄물처럼 개별적 행위 양태에 따라 위반된 사항을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부터는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선거에 영향을 주는 행위는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선관위의 판단인 것입니다.

선거기간(대통령 후보자 등록 다음날~선거일 당일) 동안 열릴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저희도 검토를 해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공직선거법 제103조(각종집회 등의 제한) ③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향우회·종친회·동창회·단합대회 또는 야유회,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다.


선관위, 선거법 적용 입장… “법에 안 나오는 부분은 운영 기준 검토 중”

그렇다면 선관위는 과연 탄핵 인용 직후에도 선거법을 엄격하게 적용할까요?

선관위는 현장 점검을 계획하고 있냐는 질문에 “선거법에 나와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 운영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해 사실상 선거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를 실시할 사유가 발생되면 선거일까지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금지된다”가 된다면서 “선거법 위반을 예방하기 위해 집회 주최측에도 안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부 지역 선관위에서도 촛불집회 주최측에 “탄핵이 인용되는 당일부터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과도한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는 안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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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이 ‘새누리당 해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다.

 

그동안 촛불집회 주최측에서는 ‘새누리당 해체’와 같은 구호도 외쳐왔는데요. 이런 발언도 금지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선관위 관계자는 “그것은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며 “법에 안 나오는 부분은 운영 기준을 잡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촛불집회나 친박집회는 열릴 수 있지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 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만한 인쇄물이나 발언, 피켓 등이 나오면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을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춧불집회 주최 측은 반발…”촛불집회를 건드리지 말라”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측은 일단 탄핵이 인용되는 날이 포함된 주말까지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선관위의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안진걸 퇴진행동 공동대변인은 “친환경 무상급식 캠페인이 문제가 없다가 불법이 된 것이 문제였듯이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안 됐던 새누리당 해체 캠페인이 선거 때 문제가 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관위는 촛불집회를 건드리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사전운동기간에 친환경 무상급식 찬성 또는 반대 후보란에 스티커를 붙이는 캠페인을 했던 것이 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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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8일 참여연대에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이 주최한 기자회견. (사진 출쳐=참여연대)

참여연대와 비례민주주의연대 등 119개 노동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은 지난 2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선거법 때문에 탄핵 인용 후 어떤 문제점들이 예상되는지 조목 조목 소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눌러 주세요.

▶2월 8일 진행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 기자회견 자료 바로가기


 

취재:조현미

 

금, 2017/03/0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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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인 1987년 7월, 전국의 거리는 노동자들로 가득 찼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외침이 전국을 뒤덮었다. 당시 많은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저임금과 인권탄압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제 노동자들의 주요 요구 사항엔 놀랍게도 두발자유화와 사내 폭행 금지도 있었다. 석달간 이어진, 노동자대투쟁은 한국노동사에 큰 획을 그었다.

대투쟁 30년 후, 2017년 한국의 노동 조건과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두발 단속 같은 인권침해는 거의 사라졌지만 노동자를 1회용 소모품 취급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비정규직은 한국의 노동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자본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용역, 파견, 위탁, 사내하청 등 각종 비정규직을 양산했고, 신자유주의 정부와 정경유착 구조의 국회는 이를 묵인, 방조했다.

비정규직은 사회 문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힘든 일, 위험한 일, 불황으로 인한 기업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몫이 됐다.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으로 생긴 과실은 고스란히 자본가와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갔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의 존엄과 노동기본권을 오히려 후퇴시키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다. 촛불 혁명은 고용불안 없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일한 만큼 대우받는 세상이 올 때 완수 되는 게 아닐까?

뉴스타파는 노동개혁 시리즈, 첫번째 순서로 2017년 대한민국 비정규직의 실태를 살피기 위해 1987년 대투쟁의 진원지였던 울산과 다단계 하청 공단인 전남 대불공단, 그리고 최대 비정규직 공단, 안산을 찾았다.


취재·연출: 강민수
편집: 이선영 박서영
촬영: 김기철 최형석 신영철
CG: 정동우

목, 2017/07/0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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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보트에 표류하고 있는 수천여 명이 죽음의 위기와 절박한 상황 속에 방치되지 않도록 긴급 수색구조 작전에 나서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이주민과 난민들로 추정되는 수백여 명을 실은 배가 현재 태국 연안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어린이를 포함해 약 350명을 가득 태운 보트 한 척이 현재 태국과 말레이시아 연안에 표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미얀마 또는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바다 위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으며, 최소 2개월 이상 지났을 것으로 보인다. 선원들은 수일 전에 배를 버리고 떠났으며, 배에 탄 사람들은 식량과 물이 없는 채로, 시급히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현재 태국 해군이 보트를 수색 중에 있다.

케이트 슛체(Kate Schuetze) 국제앰네스티 아시아태평양 조사관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즉시 이처럼 충격적인 인도주의적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즉시 행동해야 한다. 해당 지역의 국가들이 조난자 구조를 위해 공동 수색구조 작전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수천 명에 대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지금 당장 수백 명이 물이나 식량 없이, 현재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채 죽음을 코앞에 둔 위험한 상태로 표류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13일 오전에는 말레이시아 북부 페낭 섬 연안에서 500여명을 실은 배 한 척이 발견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배를 돌려보내고 난민들을 강제 추방하는 등의 강경책을 사용해 불법 입국자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슛체 조사관은 “말레이시아 정부는 13일 해안에 도착한 수백 명을 처벌할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가장 절실히 필요한 의료적 지원을 제공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이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거나, 인권 또는 생명을 위협받는 장소로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돌려보내겠다는 정부의 발언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다. 또한 만약 정부가 경고한 대로 조치할 경우, 말레이시아의 국제법적 의무를 위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 일간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서 배를 타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도착한 난민의 수가 부쩍 증가했다. 11일에는 미얀마의 로힝야족으로 추정되는 400여명을 태운 보트 최소 한 척 이상이 인도네시아 아체 연안에서 발견되어, 식량과 연료를 전달받은 후 인도네시아 해군에게 예인되었다.

태국이 불법 입국을 단속하면서 밀수업자와 밀입국 브로커들이 새로운 경로를 물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제이주기구(IOM)는 태국 근해에 여전히 8,000명 가량이 배를 타고 표류 중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미얀마를 떠난 수천 명은 주로 미얀마에서 차별과 폭력을 피해 온 이슬람계의 로힝야족과 같은 취약한 이주민, 난민들과 인신매매의 피해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고향에서의 견딜 수 없는 상황을 벗어나고자 목숨을 걸고 위험한 바다로 나올 만큼 절박한 사람들이다.

슛체 조사관은 “위험에 처한 수천 명의 생명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지만, 이러한 위기상황의 근본적인 원인 역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수천여 명에 이르는 로힝야족 사람들이 미얀마에 남아있기보다 위험한 밀항을 택했다는 사실은 현지의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전문 보기

South East Asia: Immediately step up efforts to rescue thousands at grave risk at sea

South East Asian governments must step up urgent search and rescue efforts to ensure that thousands of people stranded in boats are not left in dire circumstances and at risk of death, Amnesty International said, as another boat carrying hundreds of people thought to be migrants and asylum seekers in desperate conditions is currently awaiting rescue off the Thai coast.

Amnesty International has confirmed that a boat crammed with some 350 people, including children, is currently drifting off the coast of Thailand and Malaysia. The hundreds of people, believed to be from Myanmar or Bangladesh, have been at sea for “many days”, possibly more than two months. Their crew abandoned them several days ago. The passengers are without food and water and are in urgent need of medical care. Thai Navy vessels are currently searching for the boat.

“Governments in South East Asia must act immediately to stop this unfolding humanitarian crisis. It is crucial that countries in the region launch coordinated search and rescue operations to save those at sea – anything less could be a death sentence for thousands of people,” said Kate Schuetze, Amnesty International Asia Pacific Researcher.

“It’s harrowing to think that hundreds of people are right now drifting in a boat perilously close to dying, without food or water, and without even knowing where they are.”

Earlier today, a boat carrying some 500 people was found off the coast of Penang island in northern Malaysia. Malaysian authorities this week said they would use punitive measures, including pushing back boats and deporting migrants and refugees, to send the “right message” to irregular arrivals.

“The Malaysian authorities have a duty to protect and not punish the hundreds of people who reached the country’s shores today. They must be given the medical care they desperately need, and in no circumstances be sent back to sea or transferred to a place where their rights or lives are put at risk,” said Kate Schuetze.

“Comments by the authorities that they will turn back those arriving on boats are an affront to human dignity. What’s more, if authorities follow through with these threats, they will be violating Malaysia’s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s.”

In the last few days, increasing numbers of people from Myanmar and Bangladesh have arrived by boat in Malaysia and Indonesia. At least one boat with some 400 people believed to be Rohingya was on Monday towed out to sea by the Indonesian Navy, off the coast of Aceh, after it was provided with food and fuel.

A crackdown on irregular arrivals in Thailand seems to have forced smugglers and traffickers to look for new routes.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believes that 8,000 people may still be on boats close to Thailand.

The thousands of people who have fled Bangladesh and Myanmar include vulnerable migrants, refugees such as Muslim Rohingya fleeing discrimination and violence in Myanmar, and victims of human trafficking. Many are desperate enough to put their own lives at risk by braving dangerous journeys at sea in order to escape unbearable conditions at home.

“The thousands of lives at risk should be the immediate priority, but the root causes of this crisis must also be addressed. The fact that thousands of Rohingya prefer a dangerous boat journey they may not survive to staying in Myanmar speaks volumes about the conditions they face there,” said Kate Schuetze.


금, 2015/05/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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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19대와 20대 국회의원들의 정책 자료집을 분석한 결과, 정부 발표 자료와 다른 연구기관의 자료 등을 베껴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것으로 확인된 전직 의원은 모두 17명으로 이들이 발간한 정책자료집은 모두 29건이었다. 이 전직 의원 명단에는 20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사퇴한 김종태 전 의원도 포함됐다. 뉴스타파가 앞서 표절 정책자료집을 낸 것으로 확인해 발표한 20대 현직의원 25명을 합산할 경우 표절 정책자료집을 낸 19대와 20대 국회의원은 모두 42명으로 확인됐다.

※ 현역의원 25명 전체 명단과 내역 보기

※ 전직의원 17명 전체 명단과 내역 보기

뉴스타파의 이번 조사와 분석은 국회도서관에서 확인 가능한 정책자료집 2천 6백여 건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19대 전직 국회의원 (20대 재선 의원 제외)의 경우 국회도서관에 정책자료집이 등재돼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우는 157명에 그쳤다. 나머지 전직 의원은 국회도서관에서 정책자료집을 찾을 수 없었다. 상당수 의원들이 의원 시절 발간한 자신들의 정책자료집을 국회도서관에 제대로 등록해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는 20대 현직 국회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국회도서관에 정책자료집이 등재돼 내용 확인을 할 수 있었던 20대 현직 의원도 191명에 그쳤다.

뉴스타파는 전직 의원 17명 가운데 표절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뒤 비용 명목으로 많게는 천만 원 가까운 돈을 받아 간 경우도 일부 확인했다. 강동원, 김을동, 박대동, 정미경, 주영순 전 의원 등 5명이다. 이들 전직 의원들은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표절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1권 당 340만 원 에서 9백만 원 까지 청구해 받아 간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 세금이 표절 정책자료집에 쓰여 진 것이다.

정미경 전 의원의 경우 표절 정책자료집 두 건의 발간 비용으로 각각 340만 원과 400만 원을 청구했다. 나머지 12명의 전 의원들도 정책자료집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국회 사무처는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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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전직 의원들은 정부 발표 자료,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기관, 은행 등의 자료를 그대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발간하면서도 인용이나 출처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인용을 할 경우 ‘출처 표기’를 하라는 문구가 원 자료에 명시돼 있지만 이를 무시한 경우도 있어 표절은 저작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건수별로 보면 조현룡 전 의원과 윤명희 전 의원은 각각 5건의 표절 정책자료집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현룡 전 의원 의 경우,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정부 발표자료와 수출입은행 등 국책 은행 발표자료 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자료의 일부는 국회도서관에서 열람이 가능한 자료였다. 조 전 의원은 특히 2014년 <조세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을 냈다. 그런데 그 내용을 확인해보니, 그해 4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14 중소기업계 세법개정 건의서> 요약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낸 세법개정 건의서를 <조세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라는 정책자료집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윤명희 전 의원 역시 2013년에 1권, 2014년에는 4권 등 표절 정책자료집이 5권으로 조사됐다. 2014년 발간한 <그린데탕트(Green Detente)와 북한 산림복구 지원방안>은 1년전 국립산림과학원이 발간한 <그린데탕트(Green Detente)와 북한 산림복구 지원 방안>을 제목은 물론 내용 전체를 통째로 옮겨왔다. 산림과학원은 책자에 “이 책의 저작권은 국립산람과학원에 있으며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라고 명시해놨다. 그러나 윤 전 의원은 이를 무시하고 내용을 통째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냈다. 내용은 100% 베끼고 표지에 발간 주체만 의원 이름으로 바꿔놓는 이른바 ‘표지갈이’를 한 것이다.

검사 출신의 정미경 전 의원은 정책자료집 3권을 다른 기관의 자료를 베꼈다 정 전 의원은 특히 2014년 <한국에너지 정책자료집>을 발간 했는데 확인 결과 2008년 정부가 발표한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2013년 발표한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등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의원은 또 이미 8년 전인 2008년 외교통상부가 발표한 자료를 베껴 7년 뒤인 2015년 정책자료집으로 만들었고, 발간 비용 명목으로 국회로부터 4백여만 원을 받아 갔다.

박대동 전 의원의 경우,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3개의 자료를 그대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들었으며, 박기춘 전 의원은 주택산업연구원의 보고서를 통째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 모두 ‘표지갈이’로 100% 이전 연구 자료를 베꼈다.

강동원 전 의원은 자신이 5년전에 냈던 연구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그대로 옮겨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이전 연구물을 출처 표기 없이 다시 활용한 것으로 이른바 ‘자기표절’ 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 전 의원은 2016년 정책자료집 <연해주에서의 남북러 협력 방안>이라는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다. 조사 결과 이 정책자료집은 자신이 2011년 통일부로부터 발주받아 제출한 용역보고서 <통일한국의 식량문제 해결방안>의 내용을 상당부분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강 전 의원은 2011년 통일부로부터 용역비 5천 만원을 받았고, 4년 뒤 그 자료를 그대로 옮겨 정책자료집을 만들면서 발간 비용으로 9백여 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19대 전직 의원의 정책자료집 베끼기 실태의 구체적 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국회 의원들이 의정활동 과정에서 사용한 예산 내역의 규모를 추적해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취재 최윤원, 박중석
그래픽 하난희, 정동우
자료조사 정혜원, 김도희

수, 2017/11/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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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탐사저널리즘네트워크(GIJN)가 주최한 제 9회 국제탐사보도총회(GIJC)가 지난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120개국 9백여 명의 탐사 저널리스트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2년에 한 번 전 세계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보도 성과와 취재 기법을 공유하는 이 총회에는 올해도 뉴욕타임스와 프로퍼블리카, BBC, 가디언 등 유력 매체뿐만 아니라 3세계 탐사보도 전문 기자들도 대거 참가했습니다.

이번 릴레함메르 총회에선 나흘 동안 주제 별로 150여 개의 세션이 진행된 가운데, 지난해 4월 GIJN의 정식 회원사로 등록된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도 2개 세션에 공식 초청 받아 보도 성과와 조직 운영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전세계에서 최근 보도된 주요 탐사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세션에서 해방 70년 특별기획 ‘친일과 망각’의 핵심 내용과 취재 과정, 보도의 파장 등을 소개했습니다. 또 탐사매체의 새로운 모델을 소개하는 세션에서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의 출범 배경과 주요 보도물, 그리고 3만 5천 명의 안정적인 후원 모델을 유지해온 비결 등을 발표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번 총회는 자본과 권력의 영향에서 독립한 비영리 탐사매체가 저널리즘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릴레함메르 총회의 주요 내용과 의미, 그리고 뉴스타파의 발표를 영상 리포트로 정리했습니다. 또한 이번 총회에서 뉴스타파와 함께 주목받은 독일 최초의 비영리 탐사매체 ‘코렉티브’를 직접 탐방해 설립 동기와 주요 활동 상황 등을 인터뷰 영상으로 구성했습니다.

월, 2015/10/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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