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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생각] 박근혜 노동 개혁, ‘사은품’은 그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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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생각] 박근혜 노동 개혁, ‘사은품’은 그럴 듯하다

익명 (미확인) | 수, 2015/08/12- 15:32

2015-05-12 오후 11_17_00

조성주 정치발전소 공동대표

박근혜 노동 개혁, ‘사은품’은 그럴 듯하다
[조성주의 생각] 10%가 아닌 90%를 위한 진짜 노동 개혁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노동 시장 개혁 드라이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노동 시장 개혁을 주요 국정 과제로 내세우며 ‘임금 피크제 도입을 통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과 ‘일반 해고 요건 완화’ 등을 포함한 어젠다를 제시하고 나섰다. 물론 정부가 발표한 안들이 정말 개혁안인지에 대해서는 먼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먼저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공공 기관에 임금 피크제를 강제하고 민간 대기업에 확산시킬 경우 역대 최악의 고용 상황을 보이는 청년 고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만약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임금 피크제는 노-사-정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깊이 숙고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임금 피크제가 도입되어도 청년 고용에 효과가 없다는 데에 있다. 이미 국제적으로도 그리고 국내에서의 연구 결과도 세대 간의 고용 대체 가설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수차례 확인되었다.

한편, 한국의 경우 전체 노동자 1824만 명 중 근속년수 1년 미만은 597만 명(32.7%)이고, 2년 미만은 844만 명(46.2%)이다(2013년 8월 경제 활동 인구 부가 조사). 전체 노동 시장의 절반 가까이가 근속년수가 2년이 안되며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 비율 역시 18.1%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를 기록할 정도로 고용 유연성이 심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60세 정년 연장까지 도달하는 노동자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이며 이들의 임금을 일부 삭감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청년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백번 양보해서 정년 연장과 임금 피크제를 연동해서 도입할 때 청년 고용이 늘어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총액 인건비와 정원 조정을 통해 신규 채용을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공공 부문 정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규모는 사실 수천 명 수준으로 크지 않으며 이 정도로는 청년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거의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계약직 청년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했던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을 모델로 내세워 홍보를 했던 지난 노사정위원회 논의 때처럼 정부는 오히려 청년들을 인질로 삼아 일부 노동조합과 야권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공격에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내년(2016년) 총선을 염두에 둔 갈등 유발 전략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노동계와 야권은 임금 피크제 도입이 청년 고용과 관련이 없으며 일반 해고 요건 완화 등은 노동 기본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개악’이라는 점을 부각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임금 피크제, 청년 고용 효과 없어

대통령과 정부가 내세운 노동 개혁 프로그램 가운데 우리가 눈여겨 볼만한 것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대통령은 효과 없는 임금 피크제와 노동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반 해고 요건 완화 등을 주요 이슈로 들고 나왔지만 한편에서는 “실업 급여를 현재 평균 임금 50% 수준에서 60%로 인상”하고 “실업 급여 지급 기간도 현행(90~240일)보다 30일을 더 늘리겠다”라고 제시했다.

이를 두고 노동 기본권 침해와 미미한 청년 고용 대책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위해 생색내기용 사회 안전망 강화 정책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렇게 치부해 버리기에는 ‘실업 급여 인상과 수급 기간 연장’을 포함한 ‘고용 보험 개혁’은 다수의 노동자에게 가장 절박하고 중요한 진짜 ‘노동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현재 노동 시장 개혁에서 노-사 간, 그리고 노-정 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임금 피크제’가 사실 전체 노동 시장의 10% 수준도 되지 않는 공공 부문과 일부 대기업 내부의 문제라면 ‘고용 보험’은 비정규직 노동자 다수와 청년 실업자, 그리고 영세 자영업자까지 포함되는 노동 시장의 90%에 해당하는 사람들과 직결된 문제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OECD 국가 가운데 최고의 노동 유연성을 자랑하는 한국에서는 오히려 다수의 노동자들이 일상적 해고에 노출되어 있다. 계약 기간 만료, 정리 해고 등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가장 절박한 것은 다음 직장에 취업하는 동안 생계와 재훈련, 교육 등을 담보해줄 고용 보험이다.

청년 실업자도 마찬가지다. 고용 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100만 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국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 채 고시원과 취업 학원 등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원래대로라면 이들을 위해 작동해야 것이 바로 고용 보험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는 구멍이 너무 많다.

실업 급여 수급 기간은 평균 103일 정도로 3개월 남짓의 수준이며 자발적 이직자나 청년 실업자들에게는 어떤 혜택도 돌아가지 못한다. 따라서 고용 보험 제도 개혁은 비록 박근혜 정부가 생색내기용의 초보적인 수준으로 제시했지만 그 방향만큼은 진보 진영과 노동계 역시 동의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논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명품처럼 화려하게 치장했지만 실제로는 형편없는 저질 상품인데 끼워서 파는 사은품이 오히려 더 질 좋고 유용한 것이어서 난감한 경우가 가끔 있다. 임금 피크제와 각종 노동 기본권 침해 정책들에 끼워져 있는 실업 급여 제도 개선이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명품보다 유용한 사은품, 실업 급여

현재 정부가 제시한 실업 급여액을 현행 50%에서 60%로 인상하고 수급 기간을 30일 정도 연장하는데 예상되는 추가 재원은 약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고용 보험료를 현행 1.3%(노사 각 0.65% 부담)에서 약 1.7%(노사 각 0.85% 부담)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

이에 대해 보수 색채를 띠는 일부 경제지는 벌써 고용 보험료 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을 언급하며 날선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노동계와 진보 진영이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에 방어적 태도를 취하는 것보다 오히려 공세적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청년 고용 효과가 없는 강제적인 임금 피크제와 ‘쉬운 해고’ 도입 등의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과 더불어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실업 급여 지급과 청년 실업자를 위한 ‘실업 부조’ 도입, 수급 기간의 획기적인 연장 등을 대안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필요하다면 청년 실업자들과 반복 해고에 노출된 비정규직들을 위해 취업자들과 사측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고용 보험료를 2% 이상의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도 고려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고용 보험 제도는 노동자 간 연대성이 가장 높은 제도이며 무엇보다도 현재 10% 수준의 조직률에 그치고 있는 노동 운동 밖의 노동에 대한 사회 연대라는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비판을 넘어 대안으로 싸워야 한다. 따라서 고용 보험 제도 개혁을 시작으로 노동 시장의 일부 10%의 문제를 뛰어 넘는 노동 시장의 90%를 위한 진보 진영의 대안적 노동 개혁 프로그램이 제시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벌어지는 싸움에 있어 언제나 가장 효과적인 공격은 더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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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민 보좌관님 (큰파일)

협동조합과 정치

박선민(정치발전소 사회정책연구센터장)

지난여름 독일과 이탈리아로 ‘유럽 민주주의 연수’를 다녀왔다. 숙소는 호텔이 아니라 부엌이 있는 아파트였다. 우리는 근처 슈퍼마켓에서 재료를 사와 직접 요리를 해서 먹었다. 비용도 아낄 수 있었고, 푸짐히 먹으니 뱃속도 든든했다. 로마에서 애용했던 슈퍼마켓은 협동조합 COOP이었다.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다. 가장 번화한 중앙역 안에 있어서 오가는 길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COOP은 일반 대형마트와 같았는데, 다른 점은 COOP마크가 찍힌 상품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었다. 얼추 절반 이상이 자체 생산품이었다. 주스, 우유, 빵, 시리얼 등 우리가 산 대부분의 제품은 협동조합이 생산한 것이었다. 다양한 제품을 손쉽게 구입하고 보니, 협동조합 강국에 왔다는 것이 실감났다.

독일에도 ‘뢰베(ReWe)라는 슈퍼마켓이 있다. 김택환의 <넥스트코리아>에 따르면 뢰베의 연매출액은 삼성전자가 거둔 매출의 4분의 1에 달한다고 한다. 또, 독일은 우유 생산량의 66%, 농산품의 55%, 곡물 무역의 50%가 협동조합 생산품이라고 한다. 협동조합이면서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1100여개의 ‘협동조합 은행’의 경우, 자산규모가 시중 대형 은행의 80%에 달하고, 전국적으로 1만3천여 개의 지점이 있어 ‘동네 빵집’만큼 흔하다고 한다. 이쯤 되면 독일 경제활동 인구의 절반이 협동조합 은행의 조합원이라는 사실도 놀랍지 않다.

우리나라도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협동조합 설립이 급물살을 타 8천여 개가 넘게 설립되었다. 생산자·소비자·근로자 등 다양한 대상과 신용·보험·주택·스포츠 등 여러 사업 영역에서 설립할 수 있다. 다만, 협동조합기본법 상 금융·보험업은 제외되어 있다. <국제협동조합연맹>의 정의에 의하면 협동조합은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이다. 다른 나라에서 협동조합 은행이 협동조합을 든든히 받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상황이다.

사회적 경제라는 넓은 범위에서 봤을 때 사회적 가치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사회적 경제는 상생과 호혜, 연대를 기본원리로 하며 사회적 가치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경제 불황의 장기화와 심화된 양극화 현상 등 시장경제에서 나타난 문제를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 그 중 하나다. 사회적 경제는 자본보다 사람과 노동을 우위에 둔다. 이윤 극대화의 정글에서 공동체적 생산과 소비를 통해 협동의 경제를 만들어 가는 사회적 경제는 우리에게 ‘다른 사회가 가능하다’는 희망의 근거가 된다. 이러한 사회적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금융, 사회적 투자, 공공조달 등 사회적 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새로운 유형의 다양한 요인들이 확산되어야 한다.

협동조합은 아니지만 5천여 명의 소액 주주들이 설립한 독일의 ‘환경은행(Umwelt Bank)’은 친환경프로젝트에만 자금을 투자하는데 무려 2조원이 넘는 돈을 환경 분야에 대출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에서 최근 설립된 협동조합의 절반 이상이 에너지·환경 분야라는 사실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공익적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금융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함에도 우리나라는 마치 ‘별도의 영역’처럼 구분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협동조합은 정치활동도 금지하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 제9조에서 “공직선거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는 행위 또는 특정인을 당선되도록 하거나 당선되지 아니하도록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되어 있고, 제44조에서는 “협동조합의 임직원은 국회의원 또는 지방의회의원을 겸직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협동조합은 정치활동은 해서는 안 될까? ‘사람들이 자발적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이라는 점에서는 정당과 대동소이하다. 정치는 일상의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한 활동이다. 역시 협동조합 활동과 유사하다.

정치활동 금지가 전 세계의 보편적 상식은 아니다. 영국에는 협동조합당이 있다. 협동조합운동의 정치기구다. 모든 당원은 반드시 협동조합기업(co-operative enterprise)의 회원이어야 하며, 당원만이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30세 미만의 협동조합당원은 동시에 청년 협동조합당(Co-operative Party Youth)의 당원이 된다. 여성네트워크, 흑인, 아시아, 소수민족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캐나다에서 1932년에 창당되었던 협동조합당인 ‘협동연방당’은 1961년 캐나다노동총연맹과 합당하여 신민당(New Democratic Party)을 만들었고, 캐나다를 현재의 복지국가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 협동조합이 정말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조직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였다고, 정치와 무관한 것도 아니다. 현재 사회적 경제 영역의 법으로는 「사회적기업육성법」, 「협동조합기본법」이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기획재정부, 사회적기업은 고용노동부, 자활기업은 보건복지부, 마을기업은 행정자치부, 농어촌공동체회사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소관부처가 각각 달라 사회적 경제 전체를 아우를 수 없다. 사회적경제의 기반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입법 및 제도개선 등이 필요하다. 이에 유승민(새누리당), 신계륜(새정치민주연합), 박원석(정의당) 의원이 각각 「사회적경제기본법」을 대표발의 하였다. 이 법안들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올해 초만 해도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 전망되었지만 지금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3월에 있었던 여야 회동에서 4월 임시회가 열리면 「사회적 경제 기본법」을 제정하기로 합의하였지만 그 약속은 유승민 대표의 사퇴로 날아가 버렸다. 정책적 과제가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고 있다. 남겨진 과제는 많고, 갈 길은 멀다.

박선민(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기획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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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5/11/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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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시위 가중처벌 양형기준 반대 의견서 제출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수정안 철회해야
얼굴감춘 것만으로 공무집행방해 계획성 단정할 수 없어


취지와 목적

  • 지난 2016년 9월 5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양형기준 수정안을 확정하였음. 
  • 주요 내용은 공무집행방해범죄 양형 기준 중, 일반가중인자인 “계획적 범행”의 표지의 내용으로 ‘신원확인 회피 목적으로 신체일부를 가리고 범행한 경우(다만, 공무집행방해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경우 제외)’를 추가함.
  • 참여연대는 이번 수정안이 결과적으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그 참여자들이 가지는 인격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봄.
  • 이에 수정 반대 의견을 제시하며 철회를 요구함.

 

개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공무집행방해범죄군 양형기준 수정안의 요지

  • 공무집행방해범죄의 일반가중양형인자 중 “계획적 범행”의 정의를 수정하여 “신원확인 회피목적으로 신체일부를 가리고 범행한 경우(다만, 공무집행방해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경우 제외)”라는 요소를 신설 삽입함(이하 “수정안”).
  • 양형위원회의 ‘공무집행방해범죄 양형기준 수정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신원확인을 회피하기 위하여, 행위자의 동일성을 식별하기 어렵게 한 경우에는 계획적인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겠다는 것으로, 다만, 공무집행방해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경우와 같이 계획적 범행이 아닌 경우에는 제외함

 

수정안의 배경

  • 양형위원회는 수정의 이유나 근거에 대하여 밝히지 않고 있으나, 애초 법무부의 수정안 제안이유에서 추정하여 볼 수 있음
  • 이에 의하면 수정안은 테러, 조직폭력, 집회·시위 과정에서 신원을 숨기거나 가장하여 범행을 은폐하고 처벌을 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복면 등을  착용하는 경우가 흔한다는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임.
  • 즉, 집회·시위 등에 참가한 사람들이 복면으로 얻어지는 익명성에 기대어 범행이 과격화하거나 폭력성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사전 억지할 정책적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됨.
  •  또한 외국의 경우에도 신원을 숨기기 위해 복면을 착용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는 사례도 참작한 것으로 보임

 

참여연대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번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수정안이 타당성과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어 반대의견을 제시하며 철회를 요청함.
 

  1. 신체일부를 가리는 모든 행위를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 성문화하여 양형기준요소의 판단지표로 특정하는 것은 지나친 과잉규제임
  2. 실질적으로 집회·시위 참석자들의 복면착용 등의 행위를 주된 규율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상의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함.
  3. 검찰의 기소 재량 및 법관의 재량까지도 확장하여 양형기준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야기할 우려가 있음.
  4. 집회·시위와 가장 연관성이 크게 발생하는 공무집행방해범죄군에 대해서만 가중인자로 포함하는 것은 다른 범죄와의 형평, 체계정합성에도 어긋남
  5. 법률로 규정되어야 할 기본권 제한 사항을 양형기준으로 대체 규정하는 사실상의 대체입법임.
  6. 익명으로 생활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하여 인격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조항에 반하는 것임. 

 

▣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수정안에 대한 참여연대 의견서 

 

 

수, 2016/10/0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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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소 회원모임인 ‘정치가 평전읽기’ 모임이 지난 1월 21일에 끝났습니다.

시즌 1과 2을 거쳐 긴 시간 이어졌던 모임이었습니다.

긴 모임에 함께 했던 후기 및 마지막으로 읽었던 김대중 자서전에 대한 서평을 ‘유성민’회원이 써주었습니다.

편견의 안개가 걷히자, 정치가가 보였다.

– 정치가 평전읽기 모임, ‘김대중 자서전’ 독서 후기 –

유성민

#1

정치가 평전 읽기 모임에 참여한 동기는 사소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정치적으로 뭔가를 이것저것 해봤는데 여전히 잘 되지 않았고. 하다못해 나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일, 어떤 사람이 자신의 SNS 사진 업로드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으로 인해 공적-사적으로 여러 부침을 겪고 있었다. 회복이 필요하고, 위로가 필요했다. 내가 발 딛고 있는 곳에서 반 발짝 정도 떨어져서, 책을 읽고 사람들과 얘기를 할 수 있는 모임이 필요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무조건적인 예찬을 경계한다. 두 정치인의 행적 중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평전 읽기 모임에서 ‘김대중 자서전’이란 커리큘럼은 사실 마케팅용이 아닐까 생각했다. 김대중/노무현 자서전 읽기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활동이니까. 그래서 김대중 자서전에 대한 고민이나 기대보다는, 다른 해외 정치인들의 사례에서 위로를 받고 교훈을 얻고 싶었다.

사생아였던 빌리 브란트, 암살당한 올로프 팔메, 2권이라는 만만찮은 길이로 모두의 시간을 하얗게 불태운 빌 클린턴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인간적 실수와 약점, 다른 정치인과 여론의 공격에 고뇌하고 대응하는 그들에게 마음껏 감정을 이입했다. 그러한 감정이입과 공감 속에서 난 어느 정도 위로와 교훈을 얻었다. 여름의 아픔과 분노는 어느덧 가을의 차분한 안정으로 변했다.

부패한 정치인이 된 룰라, 다소 재미가 없지만 단단함을 느꼈던 메르켈을 지나 마지막으로 읽은 자서전은 드디어 김대중.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신자유주의. 그런 정치적 평가를 뒤로 하고 그의 삶에서 배우고 얻을 것은 무엇일까. 책이 너무 두꺼워서 읽는데 오래 걸리진 않을까. 그런 기대와 우려로 겨울의 마지막 평전 읽기를 시작했다.

본격적인 감상을 말하기 전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는 너무 작았고, 우려는 너무 컸음이 드러났다. 드라마같은 삶의 전개, 눈물이 나오고 코가 찡한 장면들, 담담히 서술된 노(老)정객의 이야기에서 나는 배움에 더해 감동도 얻었고, 읽는데 1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가장 감정이입이 잘 된 정치인이었다.

 

#2

이유는 간단했다. 솔직하게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유난히 많은 실패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 실패들을 온전히 다 거치고 난 우뚝 선 정치인이었기에, 김대중 대통령은 정말 “위대한 정치가”였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청년사업가, 요새로 치면 스타트업을 하면서 주거래은행에 법인계좌 만들고 마침내 신사업에 성공해 대금을 예치했는데, 다음 날 전쟁이 나서 은행 계좌가 동결되고 알거지가 된다면 나의 정신상태는 온전할까.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듯, 선거란 후보에게 특히 고달픈 일이다. 특히 패배는 한 순간에 그를 나락으로 빠지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국회의원은 1번만 해도 전(前) 의원이다.”란 말로 2번, 3번을 도전했다. 목포에서 1번, 인제에서 2번을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4번째만에 연고지도 아닌 인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하루 만에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서 당선증도 못 받고 국회가 해산되었을 때, 나였다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정권으로부터 납치되어 현해탄에 수장될 위기까지 넘긴 상황에서 나는 다시 나의 정치적 신념을 유지하고, 나와 함께 하던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그런 상황을 겪고 또 다시 쿠데타를 겪고 나서는, “대통령 빼고 다 줄 테니 우리에게 협력해라”라고 하는 쿠데타 세력에게 “내가 당신들한테 협력은 할 수 없으니 날 죽인다 한들 내가 어찌 하겠소.”라고 말할 용기를, 자신있게 낼 수 있을까.

한일기본협정 당시의 김대중의 모습처럼, 국민들 다수가 지지해주지 않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소신은 끝까지 지켜내고, 설득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

그런 그의 말들 중에서도 묘하게 먹먹한 말이 있었다.

“김 총재와 나를 라이벌로만 보지 마십시오. 나라가 잘 되려면 여러 인물이 커야 합니다. 내가 민주 회복 때까지 살아남아 있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고, 김 총재가 살아남는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습니까. 아니 제2, 제3의 김대중이와 김 총재가 필요합니다. 이래서 하나가 쓰러지고, 하나가 병들더라도 올바른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민주 회복이 되면 이까짓 것 따질 필요 없습니다. 그때 국민 여론과 여러분 의사로 결정하면 그만입니다. 애도 낳기 전에 이름 갖고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김 총재는 오늘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장래 이 나라를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단견으로 시국을 보지 않고 10년, 20년 뒤를 내다 보고 “더 많은 사람을 키워내야 한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 자신과 파가 다른(김대중은 신파, 김영삼은 구파 출신이며 상도동/동교동 계로 계파가 다르다.) 사람도 “커야 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자신과 주변의 생존에 급급해 허우적대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사회적 옳음을 위해 정치적 상대방을 키우는 정치. (설사 그로 인해 훗날 자신의 기회가 뒤로 미뤄진다 해도 말이다.)

정말 먹먹했다. 나는 현재 내 주변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정치인을 본 지가 너무 오래 됐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멀리 내다보는, 대국적인 정치”는 그의 정치 일생 내내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가령 의석 수 67대 6의 이기택 씨와의 통합 협상에서 “통합을 하려면 상대에게 내 것을 다 준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70%를 주고 30%를 갖는다는 마음으로 해야 가능하다.”란 말을 하고 5대 5의 비율로 협상을 한다거나, 압도적인 지지율 차이에도 내각제 개헌을 수락하고 DJP 연합을 성사시킨다거나 하는 일들은 모두 그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조화, 멀리 내다보는 혜안에서 비롯됐다.

“정치꾼”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그가 “정치가”로 불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정치가의 “가”는 집 가(家)자를 쓴다. 정치일문, 한 일가를 이룬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자서전에 있는 내용에 모두 동의한 것은 아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그의 집권 때 행했던 정책 중 일부는 동의가 안됐고, 이는 자서전을 읽어도 마찬가지였다. 정리해고를 받아들였던 문제, 정부 조직구조를 민간 컨설팅회사에 조직진단을 맡긴 일, “관치”를 없애겠다며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인 부분은 동의할 수 없었다. 특히 자신이 추진한 정책에 대한 반대에 대해, “정치권의 반대”란 표현은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반대가 정략적이라는 것만큼 정략적인 반격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그의 인생사의 관점에서 보면, 그런 입장을 동의나 수용은 못해도 이해는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는 군사독재에 항거하면서 늘 부정부패, 정경유착의 강한 “관치”를 30년간 지켜 본 사람이었다. 사실 그의 “대중경제론” 등 ‘산업민주화’ 등도 지금 관점에서 보면 민영화 정책을 포함하고 있었다. 어쨌든 정치 민주화 이후의 “경제 민주화”는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이 되었다.

 

#3

“돈”과 “정치”에 대한 그의 자서전 속 말도 한번쯤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이제는 고인이 되었지만 정주영씨는 정치에 입문하지 말아야 했다는 생각이다. 그와는 여러 자리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는데 정치를 너무 쉽게 보는 듯 했다. 지방에 다니며 온갖 공약들을 다 쏟아내고, 당에도 거액의 지원금을 약속했다. 그러나 돈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돈으로 할 수 없는 것도 많았다. 결국 그는 정치인으로는 실패했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들. 정치는 이러나 저러나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인간의 사단칠정이 다 녹아있는 행위의 예술이다. 돈은 칠정, 희로애락애오욕을 움직일 수 있을지언정, 사단, 인의예지를 차마 움직일 수 없다. 인의예지, 정치인에게 있어 이 “사단”을 움직일 수 있는 도덕과 신념, 이른바 사람을 움직이고 끌어갈 수 있는 ‘소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돈이 있어봤자 소용이 없는 것이다.

물론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했듯, 돈은 “주조된 자유”다. 돈은 내 마음과 본능이 욕망하는 것을 행하기 위한 ‘자유이용권’이다. 인간의 네트워크는 돈을 통해 오가는 마음과 물질을 통해 보다 더 단단해지고, 시간이 필요한 많은 것들은 돈을 통해 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가 많은 사람, 이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우러르고 따르게 된다. 그래서 돈은 힘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사람들은 착각하곤 한다. 정치는 돈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일까, 돈이 있어서 하는 것일까,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정치는 재분배의 과정이다. 각 계층의 이익을 재분배하는 과정이고, 재분배 과정에 대한 관점들의 대결이다. 기업집단 같은 조직 내에서의 정치, 재분배는 “이익과 인센티브”가 제일 중하지만, 사람 사는 사회가 어디 그런가. 사회의 재분배는 보통 그 사회의 구성원이 믿는 신념과 가치, 문화가 물질적 이익과 함께 재분배된다. 물질적 토대를 기반으로 한 치열한 신념의 대결과 설득의 과정이 바로 정치다. 그래서 정치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 내가 당신에게 돈을 줄 수 있다는 확신보다 더 중요한, “소신”(소명)이 필요한 것이다.

돈으로는 사람의 능력, 그 사람이 한 행위의 결과물을 살 수 있지만, 정치가의 소신은 사람의 마음, 사람 그 자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소신은 수시로 흔들린다. 돈을 위시하여 사람의 “칠정”을 움직이는 갖가지 변수에 의해. 그 무수한 흔들림을 이겨내는 “단단함”을 벼리는 과정이 아마 정치꾼이 정치인으로, 정치인이 정치가로 나아가는 길이 아닐까.

 

#4

국민의 정부 5년을 거치며 그의 인생 막바지를 통해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김대중이란 정치가의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 바로 소명이었다. 자서전에 적힌 그의 집권 5년은 순탄하지 않았다. 2000년 총선은 패배했고, 자민련과의 공조도 붕괴했다. 남북정상회담과 뒤이은 노벨평화상 수상 등 그의 소신인 “한반도 평화”를 이뤄낸 영광의 순간들도 있었지만, 북-일, 북-미 수교와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꿈꾼 김대중-클린턴 구상은 뒤이은 조지 W. 부시의 당선과 9.11 테러로 무너져 내린다. 2003년 정권을 물려받은 참여정부는 대북송금 특검을 통해 그의 통치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열린우리당 창당,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파동을 통해 그가 구축한 호남과 청년의 민주개혁세력을 실망시켰다. 이명박 정부의 불통은 그가 죽기 직전까지 심각했고, 급기야 그의 마음과 건강까지 앗아갔다.

그럼에도 그는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전진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은 그의 뒤를 좇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는 “행동하는 양심”을 촉구하며 대의 앞에서 뜻을 같이 하고 불의 앞에 같이 맞서려 했던 이였다.

책을 다 읽고 나자 비로소 편견의 안개가 걷히고, 민주화 이래 우리 곁을 다녀간 어떤 위대한 “정치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에게 만약 정치적으로 무엇을 하길 원하는지, 그 꿈을 누군가가 물어봐 준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그저 “정치가”를 분골쇄신해 도울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토, 2017/01/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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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11일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사정이 지난해 9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의결한 지 4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한 이유와 향후 노동 법안,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전개될지 Q&A 형식으로 짚어봤다.

Q. 한국노총은 왜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했나.

A. 한국노총은 11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장시간 논의를 거친 후 “정부가 노사정 합의 내용과 다른 노동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2개 지침을 발표했다”며 “노사정 합의가 심각하게 훼손돼 파탄 났음을 공식 확인하고 책임은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기’가 아닌 ‘파탄’이라는 용어를 굳이 사용한 이유는 책임이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9·15 노사정 합의는 민주노총이 빠진 반쪽짜리 합의였지만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법에 의해 노사정위에서 의결된 것이다. 노사정위원회법에 따르면 정부·노동단체·사용자단체는 위원회 의결사항을 정책에 반영하고 성실히 이행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노사정은 일반해고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전문가 간담회에서 노동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정부안이 아니라 검토 자료일 뿐”이라고 강조했지만, 노동계는 사실상 초안을 공개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노사정 합의 정신을 어겼다는 지적은 이미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 직후 불거졌다. 노사정 합의 의결 다음 날인 9월 16일 새누리당이 노사정위에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해 노동 5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새누리당 발의 법안이 정부와 협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 한국노총은 1월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격론 끝에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 한국노총은 1월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격론 끝에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Q.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 무엇이 문제인가?

A. 고용노동부는 12월 30일 전문가 간담회에서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 가이드북 및 취업규칙 지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가이드라인의 명칭에서부터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가 참고하는 가이드북이라는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가이드라인 제정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법률과 판례에 기초하여 근로계약 해지 시 법적 쟁점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소개함으로써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인력운영의 예측가능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자 함.
– 고용노동부 자료집 3페이지

결국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인사평가 제도와 해고 기준, 절차 등을 미리 마련해 놓으면 해고 후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일반해고를 둘러싼 해석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가이드라인에서 법원 판례에 따라 ‘일반해고’라는 표현 대신 ‘통상해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23조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 없는가는 결국 법정에서 판단하게 되는데 법정에서 다투는 해고는 징계해고와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해고, 즉 통상해고로 나뉜다.

고용노동부는 통상해고를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계약상의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함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규정한 뒤 △근로자의 부상·질병 그 밖의 건강상태를 이유로 한 해고 △유죄판결 등을 이유로 한 노무제공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해고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 등을 이유로 한 해고 등을 제시했다.

징계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비위행위 등 기업 질서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조치 중의 하나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규정한 후 △업무명령 위반으로 인한 해고 △근태불량으로 인한 해고 △기업업무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 이유로 인한 해고 △회사의 명예나 신용 훼손으로 인한 해고 등을 제시했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고용노동부가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 등을 이유로 한 해고를 통상해고로 규정한 것이다.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변호사는 지난 6일 노조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법률강좌에서 “법원 판례는 고용노동부처럼 업무능력 결여 등을 통상해고 사유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징계의 사유, 절차에 의하지 않는 해고를 통상해고로 파악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지침에서 업무능력 결여, 근무성적 부진을 통상해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일반화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해고들을 통상해고로 언급하고 있는 것인데, 고용노동부는 마치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을 이유로 한 해고=통상해고’인 것처럼 일반화해버렸다는 것이다.

통상해고는 법원 판례도 많이 축적돼 있지 않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북에 소개된 판례의 상당수는 징계해고에 관한 내용이다.

김기덕 변호사는 “업무능력 결여나 근무성적 부진이 곧바로 해고 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노동자의 책임이 있는 사유로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더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근로기준법상 해고로 정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현장에 미칠 파급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과 취업규칙' 관련 전문가 간담회.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 직접 간담회를 주재했다.

▲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과 취업규칙’ 관련 전문가 간담회.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 직접 간담회를 주재했다.

Q. 고용노동부는 일반해고, 취업규칙 가이드라인 발표를 강행할까?

A. 고용노동부는 빠르면 이달 말쯤 2대 지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정위는 1월 27일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를 열어 지침 수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한국노총 중집이 끝난 후 “노사정 대타협은 특정 합의주체 일방이 임의로 파기, 파탄 선언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5대 입법, 2대 지침, 현장실천 조치 등 노사정 대타협에 따른 후속 개혁 사항들을 흔들림 없이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노사정 주체가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2대 지침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월 4일 기자간담회, 7일 언론사 사회·경제부장 간담회를 열어 지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12일에는 언론사 논설위원을 만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노동 등 4대 부문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회의 법안 처리 결과가 신통치 않기 때문에 2대 지침이라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Q. 노동 5법은 어떻게 처리될까?

A. 지난해 12월 정기국회와 임시국회에서도 노동 쟁점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정규직의 사용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기간제법과 파견업종과 대상을 확대하는 파견법 개정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야당 소속이고 한국노총 출신 노동계 인사라는 점도 한몫했다. 민중총궐기 대회와 민주노총 총파업 등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발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말 우려했던 노동법 날치기 통과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안건을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5분의 3(180명)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까지 요구했지만, 국회의장은 거부했다.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직권상정은 △천재지변의 경우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조항에 막혀 직권상정도 어렵게 되자 새누리당은 아예 국회법 개정에 나섰다. 권성동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1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11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국회법을 개정해서라도 노동 법안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12일 현재 새누리당 의석수는 156석으로 과반이 넘는다. 법이 개정될 경우 새누리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직권상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동 5법 처리 여부는 1월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당의 입장만 변하지 않는다면 법안 처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Q. 한국노총, 노사정 탈퇴할까?

A. 한국노총은 정부가 2대 지침에 대해 시한을 정하지 않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노동법안 철회를 공개적으로 천명하지 않으면 오는 19일 향후 투쟁 방안을 밝힐 계획이다. 중집 위원들은 노사정 탈퇴 여부와 조직적 투쟁, 정치투쟁, 법적 대응투쟁에 대한 전권을 김동만 위원장에게 위임했다. 당초 이날 중집에서 4월 총선을 앞두고 ‘반노동자정당 심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노사정 합의 파기 여부에 대한 격론이 이어지면서 거기까지 가지는 못했다. 현재 한국노총 지도부의 정치 성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정치투쟁 방침이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고용노동부가 한국노총의 요구 사항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노사정위원회 탈퇴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이 단호한 결정을 내리길 바랐으나 이에 미치지 못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지침 발표를 저지하기 위해 23일 총파업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화, 2016/01/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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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위원장 특별 담화문 포스터

화, 2015/06/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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