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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유감’…돌고 돌아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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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유감’…돌고 돌아 제자리

익명 (미확인) | 수, 2015/08/26- 20:26

전반적으로 잘 됐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이번 공동보도문이 나오지 않았다면…칼을 뺏던 사람들이 칼을 휘두르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야? 자존심이 있으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합의문은 잘 된 합의문으로 평가합니다
–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8월 4일 : 목함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으면서 시작된 남북간 준전시상태가 보름만에 해소되고 남북공동 합의문이 발표된 것에 대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이는 대승적 차원의 시각이다. 남북이 합의한 공동보도문 내용은 청와대나 집권당이 대치 기간 중 쏟아낸 다짐과 비교하면 상당한 거리가 있다.

8월 24일 : 남북회담이 진행되는 도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무엇보다도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 도발을 비롯한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북한의 확실한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다시는 도발의 도 자도 꺼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8월 25일 : 남북회담의 대표였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도 공동보도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회담은 “근본적으로 금번에 발생한 지뢰도발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 방지의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정 수뇌부의 공언과는 달리 남북공동보도문 어디에도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나 재발방지의 약속은 없었다. ‘유감’이라는 공동보도문의 문구는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의 강경 입장을 무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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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남북협상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합의문의 문구보다는 일단 남과 북이 화해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게 대통령이 사실은 그날 2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전 정권들과는 달리 지뢰도발에 주체가 누구인지를 명시하는 그런 식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큰소리를 쳤지.그런데 그럼 난 이번 협상은 결렬이다, 그렇게 되면 합의문 못 만든다 생각했는데, 결국 12시간만에 주어가 분명치 않은 어떻게 보면 유체이탈 화법으로 이야기하는 거에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합의문구에서 좀 손해 보고, 이익 보고 이런 것은 우리가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요. 누차 말씀드렸다시피 김정은이 이런 합의에 개입을 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냈잖아요. 이것은 굉장히 실용주의적인 김정은의 협상태도를 증명해 냈다는 하나의 케이스가 될 수 있다…그런 면에서 좋은 기회가 된 거죠.
–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전문가들의 말대로 남북 관계라는 것은 누가 이기고 졌는지를 명확하게 나누는 것이 애당초 불필요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또 서로의 체면을 감안하여 합의사안에 대한 문구도 모호하게 쓸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번 합의문이 그런 경우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는 왜 임기의 절반인 2년 반 동안 제대로 된 대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북한과 소모적인 신경전만 벌였던 것일까? 전문가들이 이번 합의를 만시지탄이라고 아쉬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게 남북간에 합의하면 되는 겁니다. 얼마든지 가능했어요.그런데 그동안에 사람이 죽고 다치고, 주민들이 생업현장에서 뿌리 뽑혀가지고 무슨 난민 수용소 같은 데 피난을 가질 않나. 이런 것들이 국가적으로 아픔과 손실을 겪고 2년 반만에 왔다는 그 자체가 아쉽습니다.
–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명박 정부 이후,그리고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꼬일대로 꼬여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나 ‘통일 대박론’을 내세웠지만 남북관계는 더 악화됐다. 정부는 수시로 응징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남북 간의 대화나 소통은 없이 간헐적 도발과 신경전만 지속됐다.

▲ 박근혜 대통령, 2014년 7월 16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

▲ 박근혜 대통령, 2014년 7월 16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

이렇게 수시로 남북 간의 군사적 마찰이 일어나다 보니 지난 20일 남북의 포격으로 대치 국면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미 국무부의 기자 브리핑 룸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이란, 시리아, 인디아, 파키스탄, 이집트 문제 다음에 겨우 6번째로 거론됐다.

더구나 미국 기자의 질문도 북한의 도발이 한미군사훈련 때면 으레 발생하는 도발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링크).

현재 미국에선 내년 대선에 거의 모든 신경이 쏠려 있고, 중국은 위안화 하락과 주가폭락을 겪고 있다. 두 나라 모두 한반도에서 긴장이 격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 상황이 이번 남북 합의를 이끌어 낸 하나의 배경이 됐다는 진단도 있다.

미국 국방예산이 매년, 2013년부터 500억 달러씩 삭감되는 제도를 적용하고 있잖아요.그런 점에서 한반도에서 새로운 군사개입의 불가피성이 대두되면 미국이 참 곤혹스럽습니다. 그래서 미국도 되도록 말로 풀어라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한국정부가 북한과 대화할 수 있도록 우선 미국이 강력한 방향제시를 했다는 거, 또 중국은 북한에 대해서 이런 열병식을 앞두고 전승절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 평화를 깨는 분위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비공식적으로도 전달했고, 그러다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합의 바로 전날 환구시보에 열병식 행사를 저해하는 세력은 반드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나왔던 것이죠.
–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어떻게 대화 자리에 앉게 됐느냐? 그건 국제사회가 개입을 했다, 그런 추측을 우리가 하고도 남습니다. 전쟁위기로 가는 것은 미국과 중국, 국제사회 이익에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입할 수 밖에 없었다는 계산들이 있었다고 보고, 그래서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소위 무박 4일이라는 협상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이죠.
–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26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초청한 오찬에서 이번 남북협상과 관련해 ‘끝까지 원칙을 지켰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이번 남북 합의가 대통령 임기를 절반이나 보낸 뒤에 사실상 최초로 이뤄낸 진전이란 점에서 그렇게 자랑할 만한 일인지는 의문이다. 이번 협상 결과를 보면 박근혜 정부는 과거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 이뤄졌던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협의를 다시 진행하기로 하고, 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로 겨우 합의했을 뿐이다. ‘유감’스럽게도 남북 관계는 돌고 돌아 이제야 이전의 자리로 향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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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 쪽 상임위원 다수결로 합의제 행정 훼손
야권 위원은 헛심만…위원장 임명 체계 개편이 열쇠

지난 4월 29일 오전 10시 17분, 이기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하 위원)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심판정을 나갔다. 그날 오전 9시 7분에 시작한 방통위 2016년 제23차 회의가 미처 끝나지 않았을 때라 최성준 위원장은 물론이고 김재홍 부위원장과 김석진, 고삼석 위원이 모두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야권 교섭단체 추천을 받아 방통위 심판정에 앉게 된 김재홍 부위원장과 고삼석 위원은 이 위원의 퇴장에 문제가 있음을 잇따라 지적했다. 이기주 위원이 회의 도중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게 나머지 위원을 무시한 처사였기 때문이다.

최성준 위원장과 김석진 위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지명(최성준)을 받거나 새누리당 추천(김석진)을 받아 이기주 위원(대통령 지명)과 함께 정부 여당 쪽에 섰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됐다.

이기주 위원의 4월 29일 퇴장 사태는 정부여당 쪽 위원 셋이 뭉쳐 다수결로 야권 추천 위원 둘을 지배하는 방통위 현실을 그대로 내보였다. 퇴장을 막았어야 할 최성준 위원장마저 정부 여당 쪽 이해에 따른 다수결에 힘을 보태기 일쑤여서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통위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린다.

정부 여당에게 거북한 대화는 싫다?

이기주 위원이 회의 도중에 심판정을 나간 까닭은 “방송문화진흥회가 남북 방송 교류협력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고삼석 위원의 문제 제기를 두고 논의하기 싫었기 때문. 이 위원은 “얘기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자리를 떠 다른 위원들과 대화할 뜻이 없음을 몸으로 드러냈다.

고삼석 위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석진 위원이 해명 발언을 이미 한 데다 최성준 위원장까지 의견을 내놓은 상태였기에 이기주 위원의 갑작스런 퇴장은 모두들 당황하게 만들었다. 김재홍 부위원장도 “이기주 위원이 (고삼석 위원이 제기한 문제를 방통위에서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퇴장했는데 이 문제를 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게 맞지 않다는 건 옳지 않다”며 “방통위가 임명권을 행사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이 정파적으로 나뉘어 (남북 방송 교류협력 사업에) 찬성하는 쪽이 일방적으로 (사업 추진 소위원회 구성을) 통과시키는 등 합리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면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심판정의 왼편. 앞줄 왼쪽부터 최윤정 당시 의안정책관리팀장, 이기주 상임위원, 김재홍 부위원장. 의안정책관리팀장이 사무처와 위원회 사이에서 안건을 조율하고 심판정 안팎을 관리한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심판정의 왼편. 앞줄 왼쪽부터 최윤정 당시 의안정책관리팀장, 이기주 상임위원, 김재홍 부위원장. 의안정책관리팀장이 사무처와 위원회 사이에서 안건을 조율하고 심판정 안팎을 관리한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최성준 위원장과 김재홍 부위원장, 김석진•고삼석 위원은 이기주 위원이 퇴장한 뒤로는 물론이고 23차 회의를 끝낸 뒤 회의장 밖에서까지 방송문화진흥회의 남북 방송 교류협력(북한 주민의 한국 방송 시청 확대 지원) 사업을 두고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이 이기주 위원처럼 23차 회의에서 방송문화진흥회 관련 사업을 논의할 까닭이 없다고 주장했고, 고삼석 위원은 얼마든지 다룰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최성준 위원장을 포함한 정부 여당 쪽 위원(김석진•이기주)은 ‘MBC 백종문 녹취록 사태’ 진상 조사 요구처럼 야권 쪽 위원(김재홍•고삼석)이 제기한 중요 의제와 안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삼석 위원은 5월 19일 기자와 만나 “(MBC 녹취록 사태와 함께) EBS를 포함한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 문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비위) 문제 같은 걸 (방통위가) 검토할 사안이 아니라며 아예 묵살한 것”을 정부 여당 쪽 다수결에 떠밀린 대표 사례라고 전했다.

이런 흐름은 제2기(2011년 3월 28일 ~ 2014년 3월 27일)와 제1기(2008년 3월 26일 ~ 2011년 3월 27일) 방통위로부터 줄기차게 이어졌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게 껄끄러운 문제가 방통위에서 제대로 논의되거나 합의된 적이 없다는 얘기다.

관료 출신 상임위원의 뒷심

최성준 위원장과 김재홍 부위원장, 김석진•고삼석 위원을 자리에 남겨 둔 채 퇴장한 이기주 위원의 뒷심은 무엇일까.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다고는 하나 지명도가 최성준 위원장보다 무거울 수는 없는 일. 이 위원은 새누리당 추천을 받은 김석진 위원보다 널리 알려진 인물도 아니다. 방통위 직위표도 ‘최성준‒김재홍‒김석진‒이기주‒고삼석’ 순으로 짜여 이 위원의 위치(넷째)를 가늠할 수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이기주 위원은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나머지 위원들을 자리에 남겨 둔 채 퇴장하는 힘을 과시했다. 그 힘은 어디서 왔을까.

방통위 사무처를 실제로 다루는 뒷심이 최성준 위원장이 아닌 이기주 위원에게 있기 때문일 개연성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옛 정보통신부 출신 위원의 힘이다. 정부 행정법무 관련 업무를 한데 모아 다루는 차관회의에 이기주 위원만 참석하는 게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3명에 이른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 눈길이 정통부 출신인 이기주 위원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차관회의에 참석하는 위원과 참석하지 않는 위원을 바라보는 관료 사회의 인식 차는 매우 크다.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은 자신의 인사와 맡은 일에 영향을 미칠 위원을 더 성실히 대해야 한다는 걸 체득한 지 오래다. 방통위 안팎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도 “아무래도 (관료 출신이 사무처의) 자기 식구니까. (이기주 위원의 사무처 인사나 업무 관련) 입김이 가장 셀 것”으로 봤다.

차관회의 참석자를 두고 첫 단추를 잘못 꿴 건 제1기 방통위 때. 한나라당 추천을 받아 상임위원이자 전반기 부위원장을 지낸 송도균 위원이 2008년 3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차관회의에 참석한 뒤로는 후반기 부위원장(2009년 9월 ~ 2011년 3월)인 이경자 위원이 아니라 직위표상 다섯 번째였던 형태근 위원이 차관회의에 나갔다. 질서가 깨진 것. 야권 추천 위원이었던 이경자 부위원장의 차관회의 참석을 정부 여당 쪽이 껄끄러워해 배척한 결과였다. 그 뒤 차관회의 참석자는 대통령 지명 정통부 출신 위원인 형태근(제1기), 신용섭•김대희(제2기), 이기주(제3기)로 굳어졌다. 행정 부-처-청 사이 협력을 꾀하고 국무회의에 올린 안건을 심의하는 차관회의를 정통부 출신 위원들이 도맡으면서 이들의 방통위 내 뒷심이 더욱 강해진 건 물론이다.

야권 추천 위원은 견제에 한계

합의제(방통위) 설치 입법 취지가 용인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다수결에 의한 일방적 운영이 방통위 존립 근거와 정체성을 위협합니다.

김재홍 부위원장이 지난 3월 4일 2016년 제11차 회의에서 한 말. 정부 여당 쪽 위원들이 “다수결을 무기로 삼아 (야권 추천 위원의) 소수 의견을 묵살해” 합의제 행정 원칙이 무너졌다는 뜻이었다. 야권 쪽 고삼석 위원도 “다수 위원이 반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MBC 녹취록 사태와 같은 걸 방통위에서 진상 조사와 자료 조사 요구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다수 위원이 (다룰) 권한이 없다고 해석하면 무력화한다”고 말했다.

그날 두 위원은 방통위 상임위원 간 정책 조율 도구인 비공식 간담회(티타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근본적인 변화를 바랐다.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회의. 앞줄 왼쪽이 김재홍 부위원장. 오른쪽은 최성준 위원장. 뒤에 앉은 이는 최성호 창조기획담당관으로 방통위 직제와 예산 따위를 맡는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회의. 앞줄 왼쪽이 김재홍 부위원장. 오른쪽은 최성준 위원장. 뒤에 앉은 이는 최성호 창조기획담당관으로 방통위 직제와 예산 따위를 맡는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김재홍 부위원장과 고삼석 위원의 반발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한 달여 만에 티타임에 다시 참석하기 시작한 것. 야권 추천 위원이 맡은 바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로 읽혔다.

지금까지 야권 추천 위원은 이경자•이병기(제1기), 김충식•양문석(제2기), 김재홍•고삼석(제3기)으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이병기 위원은 2010년 3월 서울대 교수로 되돌아가기 위해 임기를 1년 남겨 둔 채 스스로 그만뒀다. 양문석 위원은 그해 7월 이병기 위원이 비운 자리를 채운 뒤 제2기(2011년 3월 ~ 2014년 3월)까지 3년 8개월 동안 활동했다.

여당 추천 위원 구실도 제한적

송도균(제1기)•홍성규(제2기)•허원제, 김석진(이상 제3기)으로 이어진 여당 추천 위원의 구실도 제한적이다. 인사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따로 펼칠 수 있는 사업이나 정책도 많지 않았다.

특히 SBS(송도균•허원제), KBS(홍성규•허원제), MBC(송도균•김석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자리를 이은 게 업무와 활동 범위를 좁혔다. 송도균 위원이 제1기 방통위의 전반기 부위원장으로서 차관회의에 참석했지만 역시 인사권이 없어 방통위 안 영향력이 작았다. 홍성규•허원제 위원도 제2, 제3기 방통위의 전반기 부위원장이었으나 차관회의에 아예 나가지 않아 행정법무 관련 업무에서 더욱 멀어졌다. 김석진 위원은 20대 총선에 출마하며 사임한 허원제 위원의 빈자리를 채웠기 때문에 남은 임기 동안 부위원장이 될 수 없다.

중립 위원장 임명 체계가 열쇠

위원장 임명 체계를 바꿔야겠죠.

방송통신 정책 행정에 밝은 업계 전문가의 지적. 독립적이고 공정한 방통위 의결 구조를 갖추기 위한 선결 조건인 ‘중립 위원장’을 찾을 열쇠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지명하는 체계를 접고 정부 여당과 야권 교섭단체가 합의한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원장이 중립하고 정부 여당과 야권 쪽 위원이 ‘2 대 2’로 맞서는 의결 구조를 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 선생(멘토)인 최시중(2011년 3월 28일 ~ 2012년 2월), 관료이자 한국통신(옛 KT) 사장이었던 이계철(2012년 3월 ~ 2013년 4월), 여당 4선 국회의원이던 이경재(2013년 4월 ~ 2014년 3월). 그 누구도 당파와 기업 이해에 치우지지 않을 만한 배경을 갖추지 못한 위원장이었다.

최성준 제3기 위원장(2014년 4월 ~ )도 매한가지.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33년 동안 판사였던 그를 대통령이 지명해 임명장을 준 터라 이미 한쪽에 치우칠 개연성을 품었다.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심판정의 오른편. 앞줄 왼쪽부터 김석진 위원, 고삼석 위원, 정종기 기획조정실장. 뒷줄은 왼쪽부터 김상순 위원장비서관, 김수진 속기사, 진성철 홍보협력담당관, 김용수 공보팀장. 김수진 속기사는 방통위 심판정의 산증인이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지난 3월 10일 열린 2016년 제13차 방통위 심판정의 오른편. 앞줄 왼쪽부터 김석진 위원, 고삼석 위원, 정종기 기획조정실장. 뒷줄은 왼쪽부터 김상순 위원장비서관, 김수진 속기사, 진성철 홍보협력담당관, 김용수 공보팀장. 김수진 속기사는 방통위 심판정의 산증인이다. (사진: 방통위 홍보용 가상현실영상 갈무리)

대통령이 위원장(최성준)과 위원 1명(이기주)을 지명하고 여당이 1명(김석진)을 추천해 ‘3 대 2’ 다수결 구도로 짜는 상임위원 임명 체계로는 ‘방통위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수 없음이 정책행정 현장에서 거듭 방증됐다. 종합편성방송채널사용사업자 선정 작업이나 KBS•MBC•EBS 임원 임명 과정 따위에서 공정성을 의심할 만한 결정이 되풀이된 것.

이런 허점은 위원장과 관료 출신 위원에게 힘이 쏠린 방통위 인사•행정법무 구조에 힘입어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한쪽으로 기울기 쉬운 의결 체계를 깰 첫 열쇠는 ‘중립 위원장’이고, 두 번째 열쇠는 ‘상임위원의 방송통신 전문성’이라는 게 방통위 안팎 중론이다.

화, 2016/05/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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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2016년 마지막 촛불집회가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10주 연속 열린 주말 촛불집회였다.

추운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광화문광장 인근을 메웠고 서울 외 지역에서도 10만여 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이에 따라 1차 집회가 열린 지난 10월 29일부터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누적 참가자 숫자는 1천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천5백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송박영신(送朴迎新) 10차 범국민행동’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만들어 낸 촛불집회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해에도 박 대통령 퇴진과 조기 탄핵, 한국사회의 적폐 청산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취지의 발언들이 이어졌다.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본행사 여는말을 통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기득권 계층의 추한 민낯이 드러났을때 모든 국민들이 ‘이게 나라냐’면서 한탄했지만 결국엔 절망의 순간을 새로운 희망의 순간으로 바꿔냈다”면서 2016년 촛불의 성과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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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송박영신’ 10차 촛불 집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이어 세월호 희생자 미수습자인 고 허다윤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 박은미 씨는 “벌써 세월호 참사 1천 일이 임박해 있는데, 마지막 한 명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약속을 부디 지켜달라”며 조속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했다.

이어진 문화제에서는 록밴드 시나위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가 가수 전인권 씨와 함께 무대에 올라 자신의 아버지 신중현의 대표곡 ‘아름다운 강산’을 선보여 집회 참여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이끌어냈다.

문화제 이후에는 이전 집회에서처럼 청와대와 국무총리공관, 헌법재판소 앞 100미터까지 접근하는 가두행진이 이어졌다. 박 대통령 체포와 공범자 처벌, 적폐 청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퇴, 헌재의 신속한 탄핵심판을 촉구하는 함성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보신각으로 집결해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합류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대거 보신각 인근으로 몰려 구호를 외치자 마치 광화문광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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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과 통인시장 상인, 자원봉사자들은 31일 밤 청와대 인근을 행진한 촛불시민들에게 컵밥을 나눠줬다.

앞서 촛불 행렬이 청운동사무소에서 보신각으로 향하는 길목인 통인동 커피공방 앞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뜻으로 카레덮밥 4천160 그릇을 대접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취재 : 김성수 조현미

촬영 : 정형민 최형석 신영철

편집 : 정지성

일, 2017/01/0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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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결과] KBS·연합뉴스 20대총선 2차 판세분석 조사_1(통계표) ☞ 서울 종로구 [PDF] ☞ 서울 도봉구을 [PDF] ☞ 서울 노원구병 [PDF] ☞ 서울 마포구갑 [PDF] ☞ 서울 영등포갑 [PDF] ☞ 서울 영등포을 [PDF] ☞ 서울...
목, 2016/03/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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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혁 스포츠토토 빙상감독이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개명전 ‘장유진’)씨 소유 차명회사인 ‘누림기획’의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사단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의 전무이사직을 맡고 있는 이규혁 감독은 그 동안 장 씨와 함께 영재센터와 관련된 이권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재능기부 차원에서 참여했을 뿐, 금전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뉴스타파의 취재로 이 감독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누림기획’은 장시호씨가 주도해 설립한 영재센터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받아 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온 곳이다.

▲ 영재센터 협력사 '누림기획'의 주주명부

▲ 영재센터 협력사 ‘누림기획’의 주주명부

“금전적 이익 없었다” 이규혁 주장 설득력 잃어

이규혁 감독은 지난 20년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를 지낸 빙상스포츠계의 간판스타다. 2014년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그는 지난해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주도한 영재센터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에 영재센터가 깊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스포츠계 이권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장유진은 가까운 중학교 후배고, 광고기획 쪽 일을 잘 안다고 해서 영재센터 일에 관여하게 된 것으로 안다. 월급도 안 받고 재능기부 형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시작한 것인데 일이 이상하게 됐다. 돈 받은 것도 하나도 없고 개인적으로 잘못한 게 없다.이규혁 감독, 11월 1일 중앙일보 인터뷰

그러나 뉴스타파는 최근 영재센터와 관련된 취재를 진행하던 중 이 감독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는 자료를 다수 확인했다. 이 감독이 장시호 씨가 진행한 각종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들이다.

누림기획 주주명부에 ‘이규혁’ 이름 명시

먼저 뉴스타파가 입수한 영재센터의 협력사 누림기획의 ‘주주명부’에 따르면, 이 감독은 설립 당시부터 누림기획의 지분 30%를 가지고 있었다. 나머지 지분 70%는 장 씨 소유였다.

이런 사실은 이 감독의 역할이 장시호 씨의 사업을 순수하게 도와준 정도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누림기획의 설립과 운영, 향후 수익배분 등에까지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단서다.

뉴스타파는 영재센터의 자금 수천만 원이 누림기획에 흘러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자료도 확보했다. 그 동안 장 씨의 차명소유 회사인 누림기획은 영재센터와 쌍둥이처럼 설립, 운영됐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누림기획이 어떻게 영재센터를 통해 각종 이권에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스타파가 민주당 신동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영재센터의 정산보고서에 따르면, 영재센터와 누림기획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소 3개월 이상 거래를 지속해 왔고, 시간이 갈수록 거래 규모가 커졌다.

▲ 영재센터 정산보고서(2015.12~2016.2) (출처:신동근의원실)

▲ 영재센터 정산보고서(2015.12~2016.2) (출처:신동근의원실)

정산보고서에 따르면, 누림기획은 지난해 12월 온라인광고대행 용역(330만 원)을 시작으로 캠프관련 제작물 디자인 용역(1650만 원), 홈페이지 관리 및 홍보 용역(330만 원), 빙상캠프 행사진행 용역(2850만 원)을 연달아 수주했다. 이렇게 세 달 동안 얻은 수익만 총 5,200여만 원에 달했다.

누림기획 통해 챙긴 돈, 최소 5천700여만 원

뉴스타파는 신동근 의원실 자료와는 별도로 영재센터가 지난해 11월에도 누림기획과 거래를 했음을 보여주는 세금계산서 사본도 확보했다. 이 문서에는 영재센터가 누림기획에 온-오프라인 홍보대행 용역 명목으로 550만 원 가량을 지급했다고 기재돼 있다. 세금계산서가 발행된 때는 영재센터가 문체부의 지원을 받아 각종 캠프사업을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지난 10월까지 누림기획이 영재센터의 각종 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실제 거래규모는 뉴스타파가 확인한 액수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 영재센터와 누림기획의 거래내용을 담고 있는 세금계산서

▲ 영재센터와 누림기획의 거래내용을 담고 있는 세금계산서

이 수상한 거래와 관련 누림기획의 한 전직 직원은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영재센터와 누림기획의 거래 관계가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영재센터의 업무를 수행할만한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사실상 ‘셀프 용역’을 주고 받는 식으로 사업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누림기획의 직원은 사실상 장시호씨의 측근이자, 영재센터의 직원인 김모 씨 한 명이었다. 김 씨가 누림기획과 영재센터를 오가며 각종 행사 관련 홍보물을 제작했다. 누림기획 전직 직원

이 전직 직원의 증언은 영재센터의 쌍둥이처럼 설립, 운영된 누림기획이 사실상 영재센터에 들어온 정부와 기업의 지원금을 빼 먹기 위해 급조된 회사였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참고로 영재센터는 2015년 6월 설립된 이후 정부와 기업 등에서 15억 원 가까운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이 가운데 삼성이 낸 돈만 5억 원에 달했다.

뉴스타파는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규혁 감독과 영재센터 관계자들에게 수차례 연락해 해명을 요구했지만, 끝내 답을 듣지 못했다.


취재 : 오대양, 김강민

목, 2016/11/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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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른백년의 고정 필진인 S. Costello의 이번 글은 The Korea Times의 5월29일자 칼럼 ‘Will Moon put Korea first?’ 에 실렸습니다)

지난 수 년동안 한국의 지도자들에게 요구됐던 것처럼, 문재인정부도 한국이 중진국가로 활약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중국 역시 ‘중국 제일주의’를 추구하는 때라서, 한국이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한국이 이번에도 대외 환경에 굴복한다면, 한국은 큰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한국이 한반도문제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때는 1998-2003년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2001년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뒤집는 바람에 한국의 역할과 잠재력은 제한됐었다. 비핵화 협상은 사라졌고, 공허한 일방주의가 득세했다.

그래서 실제로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시간은 1998-2000년까지 단 3년 뿐이었다. 이 짧은 ‘황금의 3년(golden trial)’ 동안 주변 열강들은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똑똑히 지켜봤다. 특히 당시는 매우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한국의 주도적 역할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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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국 주도의 한반도 문제해결이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2001년 부시가 새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국 주도의 한반도 문제해결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는 후진적이고, 이데올로기적으로 극단적인 과거 정부에서 버려졌던 계획들을 재개하면서 다시 경제적, 지적으로 역동성을 갖게 됐다.  인물과 아이디어가 다시 활용되면서 묵혀 있던 잠재력이 다시 드러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들이 이런 확신을 주고, 새로운 외교안보팀이 큰 진전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 문재인정부가 먼저 주위의 의견을 경청하고, 어려운 이슈에 대해 교통정리를 하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외교에서는 정중한 것이 때론 순진한 것이 될 수 있다. 적절한 시점에 문재인 정부의 책임있는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책임있는 관계자에게 직접,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벌써 일이 그렇게 진행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아직 그런 신호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적절한 시점에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몇 가지 사실에 근거한 메시지가 나올 필요가 있다. 혹시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 간단히 정리해본다.

첫째,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압력은 치명적인 오해에서 비롯됐다. 먼저 남북간 합의를 깨뜨린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그 이후로 줄곧 미국은 합의 파기가 북한의 잘못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사실 북한은 꾸준히 미국이 정직하고 실용적인 대화에 복귀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16년동안 북한으로 하여금 잘못을 인정하게 하려는 압력과 제재는 정당성이 없다.

둘째,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관계를 다룰 전문가와 지식이 부족해 과거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와 같은 실수를 거듭하고 있다. ‘최고의 압력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이라는 방침은 정책이 아니라 위험한 환상에 불과하다. 차라리 ‘전략적 지리멸렬 3.0’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만약 미국이 과거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어떤 변화도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게는 그렇게 낭비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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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는 한반도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 도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셋째, 이렇게 책임공방을 하면서 미국과 한국 정부는 U.N. 시스템을 활용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력을 가했지만, 그런 태도는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다.

문제의 핵심은 북학은 진심으로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통한 관계 개선을 열망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넷째, U.N.과 중국 등은 꾸준히 미국을 설득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들은 북한에 대한 제재가 성공하지 못할 것을 알았지만,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미국의 대북제재에 동참했었다.

그러나 미국은 거듭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과거의 성공한 협상에 버금가는 방식의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한, 미 양국의 특사단 방문에 대한 보도를 보면, 한국은 과거 미국과 박근혜 정부의 대북압박을 포기하고, 여건이 무르익으면 대화를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이 이상의 것도 가능하겠지만, 아직 그런 신호는 없다.

과거 1990년대의 합의는 잘 배분된 책임에 따라 그런대로 잘 작동했다. 미국은 비핵화 대화를 주도했고, 한국은 경제협력을 주도했다. 북한의 안보가 미국과의 비핵화협상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잘 알았기 때문에 한국은 여기에 간섭하지 않았다.

17년 전, 김대중은 김정일에게 이렇게 말했다.

“핵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만족시켜라. 납치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만족시켜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어느 누구도 도울 수가 없다.”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도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 양국 정부는 모두 전 정부의 실수로부터 자유롭다. 과거와 같은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북한에 대한 제제와 압력은 시간낭비이고, 아무 실익이 없다.

특히 두 정부 중 한 정부는 국익에 근거해 대북압력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민주적 정당성을 갖췄고, 이에 근거해 새로운 주도권을 실행할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인물을 갖고 있다. 그 정부는 바로 문재인 정부이다.

월, 2017/05/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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