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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팀’ 프로그램으로 휴대폰 감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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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팀’ 프로그램으로 휴대폰 감청했다

익명 (미확인) | 금, 2015/07/10- 20:19

-국정원 2차장 산하 국내파트 사용 의혹
-목표물(target) 20개 모니터링 화면 포착

국정원이 이탈리아의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한 인터넷 감시프로그램을 주로 통신 도·감청에 활용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확인됐다. 또 국정원은 이미 2012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실제 사용했으며 동시에 모니터할 수 있는 목표물을 최초 10개에서 20개로 늘려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해킹팀’ 유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국정원이 만약 이 스파이웨어를 통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통화 도·감청을 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협력업체 역할을 한 국내 보안업체 ‘나나테크’가 해킹팀과 주고받은 메일을 보면 국정원은 지난 2010년부터 감시프로그램 구입을 추진했다.

국정원, 음성 통화 감시 기능 요구

해킹팀에게 자신들의 고객이 한국의 정부기관임을 이미 밝혔던 나나테크는 2010년 9월 보낸 이메일에서 “고객이 해당 제품이 휴대전화 상에서의 음성 대화를 모니터링하는 기능이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면서 고객이 그런 기능을 원한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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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2년 5월 해킹팀이 나나테크에 보낸 메일에는 원격감시프로그램인 RCS를 업데이트하면서 목표물이 아무리 많더라도 모니터링 기능을 한국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기능과 알려지지 않은 통화자의 목소리를 서로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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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메일을 받은 국정원은 한 달 뒤인 2012년 6월, 10개의 목표물을 추가로 관리할 수 있는 계약을 요청해서 이후 모두 20개의 목표물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RCS 작동 화면에 그대로 드러난 운영 현황

아래 사진은 2013년 7월 27일 운용하던 감시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기자 국정원 측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국정원 RCS 콘솔의 실제 캡쳐화면이다. 국정원 관리자는 문제가 생겼다며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는지 질문하며 이 사진을 첨부해 보냈다.

▲ 국정원 RCS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모니터링 화면 캡처 사진

▲ 국정원 RCS 관리자가 해킹팀에 보낸 모니터링 화면 캡처 사진

화면 중앙에 표시된 Agent 17/20 은 현재 20개 가운데 17개가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Agent는 해킹을 위해 목표물에 심어놓는 스파이웨어를 말한다.

▲ 국정원 RCS 관리자가 보낸 캡처 사진 확대.

▲ 국정원 RCS 관리자가 보낸 캡처 사진 확대.

아랫부분에는 데스크톱과 모바일로 나뉘어 작동하는 플랫폼이 표시돼 있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IOS 등 어떤 운영체제에도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킹팀으로부터 유출된 이 같은 자료들은 국정원의 감시프로그램이 한국 내에서 목표물의 데스크톱과 모바일을 실시간으로 감시, 분석하고 통화 등을 도·감청하는데 사용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현재 우리나라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에 따르면 통신제한조치(감청)는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그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의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허가되며 기간도 최대한 2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든 형법 위반 사건이든 통신 감청에는 엄격한 제한이 있기 때문에 국정원이 법원의 허가 없이 감시프로그램을 이용해 감청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감시프로그램 운용 부서는 2차장 산하 국내정치파트?

불법 감청의 의혹이 생기는 근거는 또 있다. 2014년 1월 14일 협력사인 나나테크는 “고객(국정원)의 내부 상황 때문에 의회가 예산을 삭감해 매우 제한된 예산만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는 유지관리 계약만 하길 원한다”는 이메일을 해킹팀에 보냈다.

▲ 2014년 1월 14일 협력사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 2014년 1월 14일 협력사가 해킹팀에 보낸 메일.

내부 상황이라는 것은 2013년 내내 뜨거운 이슈였던 국정원의 대선개입 댓글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당시 2014년 국정원 전체 예산은 삭감된 것이 아니라 동결됐다. 삭감된 곳은 2차장 산하 국내파트 뿐이었고, 3차장 소관인 대북정보파트와 1차장 소관인 산업스파이 파트 예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국내 정치 개입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감시프로그램을 구입하고 활용한 국정원 부서가 국내파트인 2차장 산하가 아닌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국정원이 휴대전화 감시에 해킹팀의 프로그램을 활용한 증거는 곳곳에 포착된다. 지난 2014년 1월 29일 이메일에는 국정원의 또 다른 부서에서 아이폰의 운영체제만 지원하는 RCS(원격조정시스템)을 원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가격에 대해 문의하는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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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킹팀의 기술지원팀 직원들끼리 ‘SKA(South Korean Army-해킹팀 내부에서 국정원을 지칭한 용어)’가 까다로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취약점 발굴이 필요한 삼성 스마트폰의 모델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내용도 포착됐다.

▲ ‘해킹팀’ 기술지원팀 직원들 사이에서 오간 ‘국정원의 요구사항’ 관련 7월2일 이메일 대화 내용.

▲ ‘해킹팀’ 기술지원팀 직원들 사이에서 오간 ‘국정원의 요구사항’ 관련 7월 2일 이메일 대화 내용.

아직 국정원이 누구의 PC와 스마트폰을 도·감청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국정원이 해킹팀의 감시프로그램을 이용해 2012년부터 통화 도·감청 등을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으며, 기종과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 다른 나라의 한 고객이 해킹팀에 보낸 RCS 운영 화면. 해킹한 스마트폰의 데이터가 RCS 콘솔에 똑같이 동기화돼 나타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정원도 같은 감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다른 나라의 한 고객이 해킹팀에 보낸 RCS 운영 화면. 해킹한 스마트폰의 데이터가 RCS 콘솔에 똑같이 동기화돼 나타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정원도 같은 감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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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사찰 : 

사이버상(인터넷 및 유무선통신)에서 국민의 행동을 몰래 엿보는 행위

 

사이버사찰방지법이란? 1 .jpg

#1. 
사이버사찰 : 수사기관이 사이버상(인터넷 및 유무선통신)에서 국민의 행동을 몰래 엿보는 행위
수사기관이 범죄혐의자를 정당한 절차에 따라 수사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사이버사찰방지법이란? 2 .jpg

#2.
이건 아니잖아요?
1. 압수수색 영장 하나로 범죄사실과 관련없는 내용까지 7년치 이메일 모조리 압수
2. 수사상 필요하다며 영장 제시없이 이통사 가입자정보 (이름, 주소, 주민번호 등) 본인도 모르게 가져감 
3. 카카오톡 2,368명 40여일 동안 주고받은 내용 일체 싹쓸이 압수
4. 휴대전화 압수해 연락처, 사진 등 모든 정보 모조리 가져감
5. 특정 시간대 특정 기지국 근처에서 통화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무관한 다수의 전화번호까지 무작위로 가져감(기지국 수사)

 

사이버사찰방지법이란? 3 .jpg

#3.
사이버사찰, 다행히 방지할 수 있어요. 이 법안들이 제대로 개정된다면 말이죠!
현재 국회에는 사이버사찰을 방지할 수 있는 법 개정안이 다수 제출되어 있어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7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10개 = 통칭해서 "사이버사찰 방지법안"이라고 불러요.

참고 : 참여연대 이슈리포트 <국회통과를 기다리는 수사기관의 사이버사찰방지법안 1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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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렇다면, 사이버사찰 방지법안 핵심 내용은?
1. 수사기관이 법원허가 없이 가입자 정보 수집 NO!
2. 모호하고 포괄적 허가 요건에 의한 통신사실확인자료 수집 NO!
3. 실시간 대화내용 엿듣는 감청 제도 이대로 NO!
4. 범죄사실과 무관한 이메일, 문자메시지까지 무차별 압수수색 NO!
5. 실시간 감청 효과 위치추적자료 수집 이대로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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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 수사기관의 가입자정보 수집 제도 개선
현행    : 전기통신사업법83조3항에 따라 이통사, 포털 등은 수사기관이 영장없이 요청만 하면 성명, 주소, 주민번호, 전화번호 등 가입자 정보를 거의 기계적으로 제공해 왔음. 이 사실을 가입자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있음.    
개정안 : 수사기관이 포털, 이동통신사 등에 가입자정보를 요청할 땐 법원의 통제받도록 함(영장주의) / 수사기관이 가입자정보를 가져갔을 땐 해당가입자에게 통지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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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 통신사실확인자료 수집 제도 개선
현행 :  통비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수사 또는 형의 집행을 위한 필요성”을 근거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수사대상자의 통신사실확인자료(상대방 전화번호, 통화일시, 인터넷로그기록, IP주소, 발신기지국 위치추적자료 등)를 수집함. “수사의 필요성”이 지나치게 모호, 포괄적이어서 남용가능성 큼
개정안 :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허가하도록 요건 강화 / 기소했던 안했던 처분과 상관없이 일정기간 후 기간, 혐의 등 대상자에게 통지 / 기지국 수사(수사기관들이 범죄현장으로 의심되는 곳의 기지국을 이용한 모든 휴대폰사용자들의 착ㆍ발신 시간, 통화시간, 수ㆍ발신 번호 등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는 방식)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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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3. 감청제도 개선
현행 : 통비법에 따라 수사기관은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중대범죄 등의 피내사자, 피의자의 통신내용을 감청할 수 있음. 하지만, 범죄수사와 관련 없는 제3자도 감청하여 사생활 침해, 입건하거나 불입건, 공소제기하거나 안한 경우 등 처분이 있는 경우만 통지함
개정안 : 감청대상자 엄격제한 / 감청 허가 요건 강화 / 감청기간, 회수 제한 / 처분 여부와 상관없이 종료일로부터 일정기간 후 통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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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4.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 송수신 완료된 전기통신 압수수색 제도 개선
현행 : 수사기관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송수신이 완료된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 전기통신을 가져가지만, 카카오톡대화나 문자는 사실상 실시간 대화내용에 해당함. 
개정안 : 실시간 대화내용 감청에 준하는 허가 요건으로 강화 / 압수수색 하고 난 후 일정기간 내 사유, 집행기관, 목적, 일자 및 기간 등 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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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5. 위치추적자료 수집 제도 개선
현행 : 통비법의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절차에 따라, 수사기관이 통신사업자에게 단말기와 접속된 발신기지국 위치를 제공받음. 하지만 일정한 시간단위의 실시간 위치추적자료를 제공하게 됨으로 감청과 같은 효과
개정안: 허가 요건 강화 등 감청에 준하는 정도로 엄격하게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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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19대 국회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어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회는 법안 심사를 서둘러주세요!

카드뉴스 제작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2015년 7월)

 

수, 2015/07/0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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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개입대법원의 정치적 판결

 

정권 눈치 보기상고법원 통과를 위한 대법원의 꼼수 -

 

대법원이 국가정보원의 2012년 대선개입 사건을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다항고심에서 인정한 핵심 증거들의 증거 능력 부족을 이유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 환송했다. <경실련>은 이번 판결이 정권의 눈치를 본 전형적인 정치적 판결이며현재 대법원이 추진하는 상고법원 설립을 위해 야당의 반발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규정한다이에 대법원의 역행을 비판하며서울 고등법원이 법과 원칙에 입각한 판결을 내리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첫째대법원은 결정적 증거인 첨부파일의 실질적 증거능력을 외면했다.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 첨부파일인 ‘425지논’, ‘시큐리티의 증거능력은 충분하다형사소송법 315조는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해 작성된 문서는 증거로 인정된다고 규정했다해당 첨부파일은 업무일지의 성격이 명백하다결정적 증거인 첨부파일은 당사자가 필요한 내용을 계속 추가보충했다또한 국정원 직원들의 활동내역과 실적을 반복적으로 기재했다그러나 대법원은 개인의 사생활이 일부 담긴 점과 작성자가 법정에서 해당 파일 작성 부인을 근거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대법원은 업무일지의 성격을 협소하게 바라보고 결정적 증거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다대법원이 다시 고등법원에 공을 떠넘기는 전형적인 소극적 판결이다.

 

둘째, ‘425지논’, ‘시큐리티’ 뿐만 아니라 최소 11만개의 증거들도 대선개입을 드러내고 있다.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개입 트윗들은 1심에서는 11만개, 2심에서는 27만개가 인정되었다또한 검찰 측에서는 아직도 80만개를 주장한다이 정도의 증거들이 충분히 있는 경우에는 대법원이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대법관들은 나머지 증거들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대법원은 자신들의 직무를 유기했다결과적으로 대법원은 원 전 국정원장에게 유리한 판단을 하는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였다이는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을 흔들지 않기 위한 권력 눈치 보기에 지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판결을 유보하고핵심 증거를 배제함으로서 원 전 국정원장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었다또한 대법관들은 국정원의 선거법 위반을 애써 외면하여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명확하다동시에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야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꼼수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하급심에 부담을 떠넘겨, 1심에서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국정원법은 위반하였으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이번 판결에서 대법관들은 대법원이 법치의 마지막 보루의 소임을 망각했고사법정의를 포기했다.

 

사법부는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우리 사회의 정의와 진실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사법부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대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해야한다검찰도 성완종 리스트에서 보여준 정치검찰의 모습이 아닌 진실을 좇는 모습을 보여야한다<경실련>은 서울 고등법원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을 내리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사법부가 이번에도 독립성을 지키지 않는다면국민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금, 2015/07/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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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아래쪽 끝자락 경기도 안산까지 내려가면 2개의 거대한 제조업 공단이 나온다.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그것이다. 두 공단은 행정구역으론 안산시와 시흥시로 나뉜다. 심훈의 <상록수>에 나오는 상록수역에서 불과 다섯 정거장 떨어진 안산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고개를 넘으면 10분 만에 반월공단이 나온다. 안산시 반월공단엔 15만 명, 시흥시 시화공단엔 10만 명이 고용돼 일한다. 두 공단은 편법, 불법 파견 천국이 된 지 오래다.

전국의 2천여 파견회사 중 312개(안산 229개, 시흥 83개)가 이곳에서 성업 중이다. 전국의 파견노동자 12만 명 중 2만 명이 두 공단에서 생계를 이어간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으뜸이다.

두 공단 안에서 벌어지는 감시와 통제, 노동기본권 제약은 60~70년대에나 있을 법한 무법천지다. 작업 중 화장실이나 물 마시러 가는 걸 통제하는 건 기본이고, 휴대폰은 출근과 동시에 압수하고, 팀장이 여자탈의실에 들어와 제품 도난을 핑계로 가방과 사물함을 검사하고, 하루 종일 차에 태워 이 공장 저 공장을 돌아다니며 일 시키기 일쑤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엔 통근버스도 작업복 색깔도, 사물함 이름표 색깔조차 다르다. 구내식당에서도 작업복 색깔에 따라 따로 먹는다.

반월공단 휴대폰 조립회사에 다니는 40대 후반의 A씨는 좁아터진 탈의실을 출퇴근 시간 지옥철에 비유했다. A씨는 “출근하자마자 3층으로 된 사물함 100여 개가 놓인 4평 남짓 좁아터진 탈의실에 1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 지옥철보다 더 힘들다. 파견 사용업체는 파견노동자를 위한 공간 확보엔 관심조차 없다”고 했다.

하루 공장 셋 돌며 ‘뺑뺑이 노동’

40대 중반의 여성 파견노동자 B씨가 겪는 사연은 더 기막히다.

200여 명이 일하는 반월공단의 한 공장에 들어간 지 며칠 만에 일하는데 관리자가 와서 나오래요. 차를 타래요. 탔는데 설명도 없이 ‘용인’엘 가요. 불량 났다고 거기서 출장 선별하래요. 가방도, 물통도 없이 슬리퍼 신은 채 끌려갔어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독일 유명회사 제품이었어요. 종일 양치도 못 하고 짜장면 시켜 먹었어요. 며칠 있다 또 차타래요. 이번엔 얼른 가방부터 챙겼더니, 반장이 ‘가방 왜 챙기냐’며 빨리 가라고 해 가방도 놓고 왔어요. 차 타고 가서 5시 반 정규시간까지 일했어요. 거기 과장이 퇴근 시간에 데리러 왔는데, 원래 공장으로 안 가고 ‘수원’의 또 다른 공장으로 갔어요. 이 공장에서 잔업 하래요. 저녁도 못 먹고 물만 먹고 잔업까지 마친 뒤 원래 공장으로 가서 카드 찍고 퇴근했어요. 그 회사는 한 달 만근수당이 있어서 딱 한 달 채우고 관뒀어요. 그런데 10일 뒤 나온 월급명세서엔 만근수당이 없었어요. 화가 나 전화로 따졌더니 ‘두 분이 같이 관두셔서 제가 얼마나 혼났는 줄 아냐. 그러고도 수당까지 받으려고 하냐’고 했어요.

작업 장소도 알려주지 않고 하루에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작업시키는 건 파견노동자의 몸과 정신이 모두 회사 소유하라는 사고에서 비롯된다.

반월시화공단 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은 지난해 9~12월 두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월담은 설문에 응한 150명 가운데 12명을 심층면접한 결과 두 공단엔 감시와 통제, 폭언과 폭행, 노동기본권 제한, 불합리한 작업지시, 괴롭힘과 차별 등 다양한 형태의 가부장적 작업장 문화가 폭넓게 퍼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월담은 무리한 생산량 설정과 이를 위한 무리한 작업지시의 배후엔 두 공단을 하청기지로 활용해온 대기업의 횡포가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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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문자로 다음 날 아침 8시 출근 지시

파견회사는 언제든 노동력을 공급받도록 대규모 파견시장을 키워놓고 저녁 6시나 밤 9시 반에도 휴대폰 문자로 다음날 아침 8시 출근을 지시했다. 위 사진 왼쪽엔 저녁 6시에 다음날 아침 출근을 지시하면서 ‘대기자가 200명이니 개인사정으로 출근 못하면 파견회사로 알려달라’고 한다. 사진 오른쪽은 밤 9시 반에 출근지시하면서 문자로 작업 내용을 통보한 것이다.

법 위반 사례도 부기지수다. 파견법에 따르면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엔 파견노동을 시킬 수 없다. 그러나 반월시화공단엔 ‘임시/간헐적’이란 단서를 악용해 불법파견이 성행 중이다. 너무나 상시적인 일에 너무도 많은 파견노동자가 일한다. 회사는 노동자에게 불법파견 은폐도 종용한다.

파견법 5조 (근로자파견대상업무 등) ①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②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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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공단으로 들어가는 안산역 앞엔 파견업체 간판이 즐비하다. 5층짜리 한 건물에 10개의 파견회사가 입주한 곳도 있다. ‘근로자 파견전문’이란 커다란 입간판을 단 한 파견회사는 입구에 ‘생산직’ 파견이라고 아예 써 놨다(위 사진 오른쪽). 이들에게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파견을 금한다는 파견법 조항 따윈 소용없다.

세금과 노동법 위반 등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업체 이름을 수시로 바꾸기도 한다. 안산시 단원구 원곡본동에 있는 파견업체 ‘잡플러스’는 1년 뒤 ‘포맨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간판 색깔을 붉은색에서 남색으로 바꿨다.(아래 사진) 같은 건물에 있는 ‘우리 솔루션’은 1년 뒤 ‘우정 솔루션’으로 바꾸면서 ‘리’를 ‘정’으로 바꿔 달았다. 하얀 간판에 붙은 전화번호도 그대로다. 들어가는 입구 왼쪽에 있는 ‘우리’라는 글자는 채 바꾸지 못해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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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름 수시교체, 간판 비용 아까워 A4용지 붙여

또 다른 파견업체는 제조업 파견이 원칙적 불법인 걸 알고 ‘도급’ 노동자를 모집한다고 유리창에 흰 글씨로 새겼다. 이 업체는 수시로 바꾸는 회사 이름에 따라 간판 교체할 비용을 아끼려고 A4 복사용지로 바뀐 회사 이름 ‘㈜00잡스’를 출력해 유리창에 붙였다. 물론 이 회사도 진성 도급보다는 불법 파견도 개의치 않고 수행했다.

안산 일대에서 파견노동자로 수년 동안 일해온 이숙영 씨(30)는 “하도 회사 이름이 자주 바꿔 내가 소속된 회사 이름도 모른 채 일하기도 했다”고 했다. 4대 보험을 신청하려는 이 씨에게 회사는 아래 사진처럼 ‘연기 신청서’ 작성을 유도했다. 4대 보험은 5인 이상 사업장 모든 노동자가 의무가입해야 하지만, 본인이 희망하면 연기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악용해 파견회사들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등 공적 보험 가입을 미루는 편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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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열 가족, 파견노동시장

한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 100여 명이 십여 개 파견회사 소속으로 나뉘기도 했다. 50대 파견노동자가 찍은 공장 안 출근카드함 사진을 보면 이름표마다 노란, 빨간, 분홍, 초록, 회색 스티커가 붙여 소속회사와 정규직/비정규직 신분을 구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공장에 5개월째 다니던 김은선 씨(51)는 “직원 150여 명이 일하는 한 공장에 ‘한 지붕, 열 가족’으로 다른 파견회사 소속 노동자가 뒤엉켜 일한다”고 했다.

파견회사가 불법과 편법을 조장하는 또다른 사례도 소개했다. 김 씨는 “파견회사가 지난해 4월 내게 전화해 ‘3일 동안 출근하지 말라’고 했어요. ‘혹시 (노동부에서) 전화 와서 거기 다니느냐고 물으면 4월 12일 자로 그만뒀다’고 말하래요.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그 공장에 불법파견 조사 나왔던 거죠”라고 말했다. 생산직 직접공정에 파견노동자가 버젓이 일하는 걸 감추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장은 “파견노동자들이 스스로 원해 파견을 하고 있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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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한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고용노동부의 방조와 묵인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명숙 활동가는 “노동인권 침해의 진짜 원인은 독점대기업을 정점으로 한 다단계 하청구조”라며 “대기업이 성장의 단물을 대부분 가져가는 이런 산업구조에서 하청업체가 살길은 비정규직을 쥐어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목, 2016/02/1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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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2.5(초미세먼지)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자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PM2.5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지시했다. 그러나 대책은 이미 수립돼 있었다. 정부는 지난 2013년에 PM2.5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문제는 PM2.5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해가 거듭될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은 수립됐지만 부처 간 엇박자로 PM2.5 관리가 효과적으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석탄화력발전소, PM2.5 주범…충남 지역 석탄화력발전소 수도권 PM2.5 농도에 28% 기여

국립환경과학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7월 충남 지역의 PM2.5 평균 농도는 32µg/m³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4µg/m³인 서울보다 8µg/m³ 높은 수치다. 오염이 특히 심한 겨울철에는 충남 지역의 PM2.5 농도는 서울보다 13µg/m³ 높은 41µg/m³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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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2.5의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되는 자동차가 많은 서울보다 충남 지역의 PM2.5가 농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조영민 경희대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가스 배출량 총량 자체가 워낙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PM2.5는 1차적으로 배출되는 PM2.5와 2차적으로 만들어지는 PM2.5가 있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또 다른 PM2.5가 만들어지는 것이 2차 PM2.5인데 조 교수는 “1차 PM2.5와 2차 PM2.5를 합하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PM2.5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남 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지역의 PM2.5 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 PM2.5에 최대 28%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풍이 심한 겨울철에는 국내 전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오염물질로 먼지도 있지만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있는데, 이런 가스상 오염물질이 이동이 되면서 바람에 따라 수도권 쪽으로 유입이 될 수 있다”며 “이 물질이 수도권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PM2.5가 생산돼 수도권 PM2.5 농도를 높이게 된다”고 밝혔다.

당진 석탄화력발전소 생긴 이후 마을에 암 환자 늘어나…

당진 석탄화력발전소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발전소가 생긴 99년 이후부터 암 환자가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발전소가 운영된 99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당진시 석문면 교로2리의 경우 마을 주민 13명이 암으로 숨졌고 11명이 암 투병 중이다. 교로3리까지 합하면 암 환자는 30명이 넘는다.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자체가 국제암연구소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됐다”며 “미세먼지에 노출이 많이 이루어지면 이루어질수록 암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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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로3리에 사는 장진태 씨는 “발전소가 생기고 난 다음에 암 환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전주환 씨도 “발전소가 생긴 후에 젊은 사람들이 암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배출원에서 PM2.5 배출량 측정하지 않고 있어…PM2.5 농도 관리에 허점

대기 중 PM2.5의 농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PM2.5의 배출원, 예를 들어 발전소나 공장에서 PM2.5가 얼마나 배출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 발전소의 경우 먼지 배출량은 측정을 하고 있지만 PM2.5 배출량은 측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 부처 간 대책 엇박자…산자부, 환경부의 석탄화력발전소 축소 의견 묵살

PM2.5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에너지 구조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해 산업통산자원부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오는 2023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20기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환경부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산자부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산자부는 이를 묵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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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전력 수급 여건 상 석탄 화력발전소가 수급 안정성, 전력 요금에 미치는 영향 등의 경제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확과 교수는 “공해가 적은 기체 연료가 아닌 고체 연료로 에너지 정책 방향을 잡은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며 “경제 논리를 갖고 싼 연료를 쓰겠다는 것인데 결국 환경적으로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자가용 이용량 줄이자는 환경부의 협의 묵살

PM2.5의 또 다른 핵심 배출원은 자동차다. 질소산화물은 PM2.5를 생성하는 주요 물질인데, 국내 질소산화물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에서 배출된다.

환경부는 ‘제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 수립’에 자가용 일일평균 교통량을 2015년부터 매년 3%씩 2024년까지 총 30%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토부에 교통 수요 관리에 대한 이행 방안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자가용 일일평균 주행거리 30% 감축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이고 별도로 국토부에서 추진 중인 대책이 있다는 등의 사유로 이행방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토부 교통정책조정과 담당자는 “일 평균 주행거리 30% 감축은 다른 과제들을 포괄했던 과제였다”면서 “대중교통 활성화, 2층 버스 도입 등의 과제를 통해 일 평균 주행거리 30%가 되는 것이니 독자적인 추진 계획을 낼 수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PM2.5 대책과 관련한 환경부의 교통 수요 관리 계획은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PM2.5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PM2.5에 대한 대책들은 3년 전에 이미 수립됐다. 부처 간 엇박자로 대책 이행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지난 16일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2016 환경성과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PM2.5 노출 정도는 180개국 중 174위를 기록했다. 171위였던 2014년보다 더 악화됐다. PM2.5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보다는 책임있는 결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촬영 : 정형민
편집 : 윤석민

목, 2016/05/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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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차은택 씨 관련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이하 플레이그라운드)가 회사 관련 자료들을 대거 폐기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뉴스타파 취재과정에서 포착됐다. 이들이 폐기를 시도한 자료엔 청와대 등 정부기관은 물론 대기업 고위관계자들과 플레이그라운드 측이 관계를 맺어왔음을 보여주는 단서들이 포함돼 있다. 또한 미르재단과의 연관성이 확인되는 자료들도 폐기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 수사에 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순실 관련 법인 중 유일하게 거액 챙긴 ‘플레이그라운드’…증거인멸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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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홍보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는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관계자인 차은택 씨의 차명 소유 의혹이 제기돼 온 회사다. 최순실 관련 법인 중 유일하게 거액을 챙긴 사실이 드러난 집중 조명을 받아 왔다. 미르재단 설립 20일 전인 지난해 10월 7일 설립된 이 회사는, 설립하자마자 현대자동차 그룹, KT 등 대기업 광고를 대거 수주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만 17억 여원. 신생 광고회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대통령 해외순방 공연 행사를 총괄하며 15억 원의 국고보조금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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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그라운드의 현 대표는 삼성그룹 출신의 김홍탁 씨다. 그는 차은택 씨와 업계 선후배 관계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K스포츠재단을 적극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고교 동창이다. 최순실-차은택 라인 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특혜를 받아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K스포츠재단이 최순실 관련 법인인 ‘더블루K’를 통해 스포츠계 사업 이권에 개입했다면, 미르재단은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문화예술계 사업을 장악하려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플레이그라운드가 폐기한 자료에서 청와대 등 정부기관 명함 대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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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최근 플레이그라운드 측이 증거인멸 의도로 폐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내부 자료를 일부 입수했다. 그리고 자료 더미에서 청와대 등 정부기관과 모종의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를 찾았다.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모두 11곳 정부기관 관계자들의 명함이었다. 설립된 지 1년밖에 안 된 신생 광고회사가 받은 것이라곤 믿을 수 없을만큼 명함의 면면은 화려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명함은 미래전략수석실, 고용복지수석실 소속 행정관 명함이었다. 모두 광고회사 업무와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취재진은 이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왜 플레이그라운드와 명함을 주고 받았는지 물었지만, 대부분 김홍택 대표나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 자체를 모른다고 답했다.

김홍탁 씨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를 알지도 못하고 김 씨와 명함을 주고 받은 기억이 없다. 그가 왜 나의 명함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청와대 김 모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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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수한 자료에선 신생 광고회사가 접촉하기 어려운 유명 대기업 회장들의 명함도 발견됐다. 그 중 눈에 띄는 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임명됐던 김성주 MCM 회장의 명함. 그는 최순실 씨와 친분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뉴스타파는 왜 신생 광고회사와 명함을 주고 받았는지, 이 회사 관계자와 어떤 관계인지를 묻기 위해 김 총재 측에 연락했다. 그러나 MCM 측은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컨퍼런스 등 공개적인 장소에서 스치듯 명함을 주고 받은 것 같다. 어떤 행사에서 명함을 줬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김홍탁 대표를 알지도 못 하고 개인적인 만남은 없었다.MCM 홍보팀 관계자

폐기된 자료에서 미르재단 법인카드, 최순실 카페 ‘테스타로사’ 직인도 나와

플레이그라운드가 미르재단, 최순실 씨와 직접 관련됐음을 보여주는 단서도 여럿 확인됐다. 먼저 확인된 건 플레이그라운드 내부 직제표. 직제표에 적힌 임직원들 중 상당수는 미르재단, 최순실 씨와 연관된 사람들이었다. 그 동안 미르재단의 사무부총장인 김성현 씨가 플레이그라운드의 이사로 활동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왔는데, 김 씨 말고도 플레이그라운드 임직원 여러 명이 최순실씨와 관련이 있는 인물임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사람은 재무이사인 장순호 씨. 그는 최순실 씨가 운영한 까페 ‘테스타로사’의 건물주이자 까페 운영업체인 존앤룩씨앤씨의 이사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최순실 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법인 ‘비덱’의 임원도 맡고 있다.

취재결과 장 씨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 계절학기 수업으로 중국에 갔을 때 동행했던 보디가드 중 한 명과 부자관계로 확인됐다. 이곳의 재무팀장 역시 최순실 씨 비서 역할을 했던 엄 모 씨였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직원명단을 통해 플레이그라운드가 최순실, 미르재단과 연결돼 있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런 사실은 그 동안 “미르재단이나 차은택 씨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온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 뉴스타파 취재결과 지난 여름방학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계절학기 수업으로 중국에 갔을 때 동행했던 보디가드 중 한 명은 플레이그라운드의 재무이사이자 최순실 씨 최측근인 장순호 씨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 뉴스타파 취재결과 지난 여름방학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계절학기 수업으로 중국에 갔을 때 동행했던 보디가드 중 한 명은 플레이그라운드의 재무이사이자 최순실 씨 최측근인 장순호 씨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입수한 자료 더미에선 미르재단 법인카드와 최순실 소유 까페 테스타로싸의 인감으로 보이는 회사 직인 등 중요한 회사 기물도 나왔다. 또 ‘미르’라는 단어와 함께 사업진행 절차가 적힌 메모지들도 발견됐다. 플레그라운드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최순실, 미르재단과 관련한 증거들을 없애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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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플레이그라운드 김홍탁 대표에게 청와대 인사 및 미르재단과의 관계 등을 묻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취했다. 직접 자택에 찾아가기도 했지만 김 대표는 자택에도 열흘 가까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순실 관련 회사의 핵심 인사인 김성현 이사, 장순호 재무이사 등의 행방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플레이그라운드에서 폐기된 자료들은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사이 많은 증거들이 인멸됐을 가능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늑장수사, 부실 수사가 결국 봐주기 수사로 끝나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의문이 제기된다.


취재 : 홍여진, 한상진, 강민수, 조현미
촬영 : 김남범, 최형석
편집 : 윤석민

목, 2016/11/0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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