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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닥치고 투표만?…유권자 입 막는 선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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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닥치고 투표만?…유권자 입 막는 선거법

익명 (미확인) | 화, 2017/04/04- 20:25

제19대 대통령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이후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시민사회단체들은 선거법 개혁을 일순위 정치개혁 과제로 꼽았다.

올해 1월에 전국 1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발족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은 “정치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을 방해하는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선거제도를 꼽았다. 공동행동은 △18세 투표권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선거기간에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는 현행 공직선거법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지난 3월 1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선거법 개혁 국민선언대회.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번째 정치개혁 과제로 선거법 개혁을 꼽았다.

▲ 지난 3월 1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선거법 개혁 국민선언대회.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번째 정치개혁 과제로 선거법 개혁을 꼽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했던 지난 2월, 일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촛불집회 주최측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촛불집회에서 ‘특정 입후보예정자를 지지·반대하는 현수막이나 인쇄물을 배부해서는 안 된다’, ‘촛불집회가 제19대 대통령선거 유세장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직선거법상 위법 소지가 될 만한 행동을 미리 차단한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 탄핵 결정 직전까지 시민들이 광장에서 자유롭게 얘기했던 것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게 된다는 점이었다. 이는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공직선거법 제90조와 제93조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행동만으로도 위법이 된다.

공직선거법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1항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보권선거 등에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경우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공직선거법 제93조(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 1항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때문에 선거가 끝날 때마다 선거법 위반 범법자가 양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최대 이슈는 친환경 무상급식과 4대강이었다. 당시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던 배옥병 씨는 후보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 수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배 위원장은 5년 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4대강 반대 운동을 해왔던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선거기간 동안 4대강 반대 활동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반발해 ‘4대강’으로 개명 신청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2010년 환경정의 활동가들은 선거기간 동안 4대강 반대 운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선관위에 반발해 ‘4대강’으로 개명 신청까지 했다. (사진=환경정의 제공)

▲ 지난 2010년 환경정의 활동가들은 선거기간 동안 4대강 반대 운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선관위에 반발해 ‘4대강’으로 개명 신청까지 했다. (사진=환경정의 제공)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총선시민네트워크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대표 22명은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총선넷이 낙선 후보 대상을 선정하는 온라인 앙케이트를 한 것에 대해 선관위는 사전신고 없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낙선 후보 사무실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두고는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집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선관위는 지난해 총선 하루 전날인 4월 12일 총선넷 관계자 2명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경의 수사 과정에서 22명으로 기소 인원이 늘어났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기자회견, 퍼포먼스를 한 것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았다. 시민유권자운동본부라는 단체는 ‘좋은 후보’를 선정해 해당 후보자 선거운동 현장이나 선거 사무실에서 후보자의 이름이 게재된 현수막을 게시하고 인증서 전달식을 열었다. 총선넷은 선거법 위반을 피해가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면서 피켓이나 현수막에 후보자의 성명이나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지만 기소됐고, 시민유권자운동본부가 진행한 인증서 전달식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한 (사)월드피스자유연합,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는 낙선 대상 후보자 이름과 지역구, 정당 등을 명시한 현수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이 역시 문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선관위는 “시민유권자운동본부의 좋은후보 인증서 전달식은 대부분 실내 또는 공개장소에서 별도의 시설물 없이 이뤄졌고,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의 기자회견은 통상적인 기자회견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서울시선관위는 구멍 뚫린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한 총선넷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오른쪽 사진),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 등이 현수막에 낙선 후보자 명단을 적시하고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았다. (왼쪽 사진)

▲ 서울시선관위는 구멍 뚫린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한 총선넷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오른쪽 사진),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 등이 현수막에 낙선 후보자 명단을 적시하고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았다. (왼쪽 사진)

이런 형평성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가 되는 법을 아예 뜯어 고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현행 공직선거법이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법 개정 의견을 속속 내놓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8월 국회에 정치관계법(공직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의견을 제출했다. 선관위는 △말과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 상시 허용 △일반 유권자도 선거운동기간 중에 소품이나 표시물을 입거나 지니고 선거운동 보장 △공직선거법 90조, 93조 폐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 법개정 움직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에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안행위의 자유한국당 간사실에서는 선관위가 선거법 개정의견을 냈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회 정치발전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이 난항을 겪는 이유를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현행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이해 관계, 정당의 유불리에 얽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 기존 국회의원들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에 법 개정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국정농단과 정경유착 세력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그 중심에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주역은 촛불 시민이었다. 그런데 유권자인 촛불 시민들에게 선거기간에는 오히려 가만히 있으라고 종용하는 공직선거법은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할 적폐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재 조현미
촬영 정형민 김남범 신영철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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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7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었습니다.2017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만장일치로 인용되었습니다.어둠을 빛으로 밝혔던, 촛불의 승리입니다.
 
지난 2016년 10월, 박근혜-최순실-삼성 게이트에 분노한 시민들은“이게 나라냐”고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는 “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 “삼성이 잘 되어야 나라가 살지”, “어차피 민중들은 개·돼지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지게 돼 있다”며 헬조선을 만들고 박근혜-재벌체제를 수호해 온 자들의 기만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겨울 내내 한국사회는 국정농단과 정경유착, 헌정유린의 현실에 꽁꽁 얼어붙었습니다.그러나 촛불은 횃불이 되었고 추위를 녹이며 광장을 붉게 수놓았습니다.“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재벌도 공범이다, 이재용을 구속하라!”는 목소리는울림이 되어 세상을 뒤흔들었습니다. 그리고 부역자들을 하나둘 권좌에서 끌어내렸습니다.
 
이제, 봄입니다. 변화의 씨앗이 움트고 있습니다.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는 꿈을 꾸며 촛불을 들어 온 삼성전자서비스 하청 노동자들도, 모든 촛불들에게 “함께 했던 모든 날이 좋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역자들과 재벌총수가 제대로 처벌되지 않았고 박근혜표 노동정책도 폐기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위안부 합의 원천무효, 사드배치 철회 등 이뤄야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없는 봄’은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따뜻한 봄볕 아래 꽃내음을 맡으며,오늘의 승리를 만끽하고 내일의 승리를 꿈꿉시다. 박근혜-재벌체제가 쌓은 적폐를 청산하고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갑시다!
 
2017년 3월 1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토, 2017/03/11-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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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가 2013년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던 이른바 ‘철거왕’ 이금열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 변호사는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 중이던 이금열 회장을 만나 사건 해결을 약속하고, 자신과 특수관계에 있는 법무법인을 연결해 사건을 수임케 했다. 이금열 회장과 법무법인을 대신해 변호사비를 결정하는 등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서 변호사는 변호사 휴업계를 낸 상태였다. 서향희 변호사가 이금열씨를 만나 사건을 청탁받는 과정에서는 리베라호텔, 철강회사 휴스틸 등을 운영하는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 중간다리 역할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박 회장의 한 측근 인사는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서 변호사는 ‘이금열 사건을 청탁하기 위해 수원지검장을 2~3차례 만났다’는 말을 박 회장에게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수원지검장은 김수남 현 검찰총장이다.

서 변호사는 지난 8월 10일부터 최근까지 뉴스타파와 진행한 6번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을 통해 이금열 회장 사건을 청탁 받았고, 자신과 특수관계인 법무법인을 사건에 끌어들였으며, 변호사비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간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를 만나 사건과 관련된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금열 회장은 철거업체로 시작해 10여개 계열사를 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다원그룹을 실질적으로 소유, 운영했던 인물이다. 철거업체 행동대장 출신인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그룹 회장이 됐다. 2013년 검찰 수사 결과 이 회장은 1000억원대 횡령과 배임, 정관계 로비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고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이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당시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 국세청 간부 2명 등이 구속됐다.

서향희 변호사(왼쪽)와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오른쪽)

▲ 서향희 변호사(왼쪽)와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오른쪽)

이금열 회장 사건에 서향희 변호사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뉴스타파는 지난 수개월간 박순석 회장과 이금열 회장 측 인사 등 관련자들을 두루 접촉해 당시 상황을 취재했다. 이를 통해 확인한, 2013년 이금열 회장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만사올통’ 있었다

2013년 5월 초, 서향희 변호사와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 중이던 이금열 회장을 리베라서울호텔 1층 중식당에서 만났다. 리베라서울호텔은 박순석 회장이 소유, 운영하는 곳이다. 이 자리에는 이금열 회장과 가까운 박 회장의 측근 A씨도 동석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도피생활을 할 당시 이금열 회장이 서향희 변호사를 찾았다. 서 변호사 정도 되면 자기 사건 해결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탁을 받은 뒤 이금열 회장을 박순석 회장에게 연결해줬고, 박순석 회장이 서 변호사를 불러 자리가 만들어졌다.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서 변호사는 자기가 사건을 맡겠다고 하면서 법무법인 하나를 끌어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서향희 변호사를 만난 뒤 이금열 회장은 안도했다. 사건이 잘 해결될 거란 기대에 부풀었다. 그는 이런 얘기를 주변인들에게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다원그룹 핵심관계자의 증언.

“(도피중이던) 이금열 회장에게 어느 날 전화가 왔고, 경기고등학교 앞에서 만났다. 이 회장이 ‘형님, 서향희 변호사 선임했습니다. 이제 잘 해결될 것 같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이금열 회장은 서향희 변호사를 믿고, 그가 지정해 준 법무법인으로 변호사비 5억원을 보냈다. 서향희 변호사가 아니라면 선임할 이유가 없는 법무법인이었다.”

서 변호사가 소개했다는 법무법인 세한은 서 변호사와 특수관계인 사람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곳이다. 서 변호사의 연수원 시절 은사이자, 한때 서변호사와 법무법인 공동대표를 맡았던 송 모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서 변호사와 한솥밥을 먹었던 변호사 7~8명도 합류해 있던 곳이다.

서향희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에게 소개한 법무법인 세한

▲ 서향희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에게 소개한 법무법인 세한

사건 당시 이금열 회장은 화려한 변호인단을 앞세워 수사에 대비했다. 대형 로펌이 선임계를 냈고, 검찰을 떠난 지 1년 남짓된 대검중수부 출신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을 변호하기 위해 수임계를 낸 변호사만 29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서향희 변호사를 믿었다. 실제로 서향희 변호사가 소개한 법무법인은 이후 사건 진행을 주도했다.

당시 이금열 회장 사건 변호를 맡은 또 다른 변호사 측 인사는 “이금열 사건을 총괄한 곳은 (서향희 변호사가 소개한) 세한 법무법인이었다. 그 법무법인이 수사와 재판을 사실상 총괄했다”고 말했다. 이금열 회장 사건기록을 확인해 보니, 서 변호사가 소개한 법무법인은 2013년 5월 27일 변호사 선임계를 냈다. 서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을 직접 만나 사건을 맡기로 약속한 직후로 추정된다.

서향희, 휴업 상태에서 사건 소개

그러나 사건 당시 서 변호사는 변호사협회에 휴업계를 낸 상태였다. 사건을 수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 사건 소개 자체를 금지하고 있는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원그룹 측은 “당시 우리는 서 변호사가 법무법인 세한의 대표변호사인 줄 알고 있었다. (서 변호사가) 휴업상태인 줄은 몰랐다. 그런데도 사건을 맡겠다고 했으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 이금열 회장은 어떻게 서향희 변호사와 연결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취재과정에서 리베라호텔, 철강회사 휴스틸 등을 소유, 운영하고 있는 신안그룹의 박순석 회장이 당시 서 변호사와 이금열 회장 사이에 다리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신안그룹의 고문변호사인 이OO 변호사(전 부장검사)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2010~2011년경부터 회장님과 서 변호사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금열 사건 때도 회장님께서 ‘서변호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건이니 잘 챙겨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사건에 간여한 뒤 박 회장은 이금열 사건과 관련 여러 차례 서향희 변호사와 의견을 주고받고, 수사 진행 상황을 체크했다. 박 회장의 측근들 사이에서 공통되게 나오는 증언이다. 서 변호사도 뉴스타파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서향희 변호사와 뉴스타파가 주고받은 이메일

▲ 서향희 변호사와 뉴스타파가 주고받은 이메일

당시 서 변호사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을까. 박 회장의 한 측근은 “당시 서 변호사가 ‘검찰 수뇌부를 찾아가 이금열 회장 사건을 부탁했다’는 얘기를 박 회장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가 박순석 회장을 찾아와 여러 번 같은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당시 수원지검장은 김수남 현 검찰총장이었다.

“서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을 만난 뒤, 박 회장은 수시로 사건 진행 상황을 체크했어요. 서 변호사는 자기가 수원지검장을 두세번 만났다고, 사건을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진짜 만났는지 어땠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말을 했습니다.” (박 회장 측근 인사)

취재진은 취재결과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당사자들을 찾아 나섰다. 먼저 서 변호사 소개로 이금열 회장 사건을 수임했다는 법무법인 세한을 찾아갔다. 서 변호사의 은사인 송모 대표 변호사는 서 변호사 소개로 사건을 수임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금열 회장이 우리(법무법인 세한)를 직접 찾아온 건 아니다. 서향희 변호사를 통해서 들어온 건 맞다.”

그러나 이후 서 변호사는 아무런 역할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송모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소개한 이후 서 변호사가 한 역할은?
소개해 준 것 외에 다른 역할은 없었다.
– 서 변호사가 수원지검장을 만나 사건을 부탁했다는 말도 나오는데.
그런 적 없었다.
– 서 변호사와 이금열 사건을 논의한 사실은 있나.
사건에 대해 상의한 일은 없다. 진행 상황을 물어 얘기한 사실은 있다.

이금열 회장 사건과 관련 서 변호사를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수남 검찰총장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김후곤 대검찰청 대변인은 뉴스타파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금열 사건에 서향희 변호사가 개입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 당시 총장님은 서 변호사를 만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스타파는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서향희 변호사에게도 전화와 이메일로 해명을 요구했고,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러나 서 변호사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개인 사정상 대면 인터뷰가 힘들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궁금하신 내용을 메일로 보내주시면 최대한 기억을 떠올려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대신 서 변호사는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해 왔다. 뉴스타파는 8월 10일부터 최근까지 서 변호사와 6번에 걸쳐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 변호사는 관련 의혹 상당 부분을 인정했다.

이금열 회장 사건을 법무법인 OO에 소개한 사실이 있습니다. 사건과 관련해 알고 있는 사실을 박순석 회장측에 전달했습니다.

서향희 변호사 이메일 답변

서 변호사는 변호사비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간여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는 변호사비를 직접 이금열 회장측과 상의해 결정했다는 법무법인 대표의 주장과 배치된다.

수임료는 어찌되었든 박순석 회장과 본인이 사건을 소개하는 입장에 있었던바, 위임인(이금열 회장)과 수임인(법무법인) 양측이 직접 논의하기 힘들다 하여 서로의 의견을 받아 전달하였습니다.

서향희 변호사 이메일 답변

그러나 서 변호사는 검찰 관계자를 찾아가 이금열 회장 사건을 부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 사건(이금열 회장 사건)과 관련하여 본인이 수원지검장을 만났다거나 하는 활동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서향희 변호사 이메일 답변

서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 사건에 간여했던 2013년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첫 해다. 그리고 당시 서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를 그만두고 은둔생활을 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올케를 통하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소위 ‘만사올통’ 논란이 대선 정국을 뜨겁게 달궜지만,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고 논란은 잦아들었다. “돌봐야 할 가족도, 재산을 물려줄 자식도 없다.”(2012년 12월 3차 대선후보 TV토론)는 말이나,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 사전에 강력하게 예방하겠다”(2012년8월20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는 박 대통령의 말을 국민들은 철썩같이 믿었다.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로 대선 직후 서향희 변호사를 둘러싼 이른바 ‘만사올통’의 실체가 일부 확인되면서, 박 대통령의 약속이 말뿐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조용히 은둔한다던 대통령의 올케가 재벌회장과 잦은 만남을 갖고, 대형로비의혹 사건에 개입한 행위를 국민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목, 2016/08/2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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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민주화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 고 고현철 교수 유서 중

▲ 고 고현철 교수 빈소

▲ 고 고현철 교수 빈소

8월 17일 부산대 국문과 고현철(54) 교수가 대학본관 3층 국기게양대 테라스에서 투신해 숨졌다. 고 교수는 투신 당시 “총장은 약속을 이행하라”고 외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평소 성실했던 학자이자 시인이였던 고 교수가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이행하라고 했던 약속은 ‘총장 직선제’였다.

김기섭 부산대 총장은 지난 2011년 10월 직선제로 치러진 총장선거에서 “총장직선제를 목숨걸고 사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하지만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지난 6월 차기 총장선거를 ‘간선제’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고 교수가 투신한 날 부산대 교수회는 집단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었다.

고 교수는 2쪽 분량의 유서에서 “직선제로 선출된 부산대 총장이 처음의 약속을 여러번 번복하더니 최종적으로 총장직선제 포기를 선언하고 교육부 방침대로 일종의 총장간선제 수순밟기에 들어갔다”며 “부산대는 현대사에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 중 하나였는데 참담한 심정일 뿐”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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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교수는 또 “대학의 자율성은 없고 총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부터 오직 교육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이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학과 사회 전반적으로 너무 무뎌져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말을 유서에 남겼다.

교육부, 재정지원 무기로 일방적으로 ‘직선제 폐지’ 밀어부쳐

총장직선제는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결실로 1988년부터 전국 국공립대에 순차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시절, 교육부는 직선제가 파벌형성, 금권선거 등 폐단이 많다며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라고 대학들에게 요구했다. 그리고 2012년 1월 총장직선제 폐지를 골자로 한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2단계 방안의 핵심은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를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재정지원 연계를 통해 총장직선제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폐지하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했지만 국고지원으로 운영되는 국립대 입장에선 사실상 따를 수밖에 없는 강제적인 방법이었다.

2012년 실제로 교육부는 재정지원사업 가운데 규모가 큰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지표에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를 5%반영했다. 그 결과 총장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은 대학 중 전북대를 제외한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목포대 등 4개 국립대가 2012년 이 사업에서 탈락됐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부산대, 경북대와 같이 매년 사업비를 받아오던 거점 국립대가 이 사업에서 탈락했다는 건 총장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모든 국립대에서 총장직선제가 폐지됐다. 총장직선제가 도입 20여년 만에 전국국공립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총장 선출 자율 공언’ 취임 후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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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정책과는 다르게 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교과부가 총장직선제 폐지 등에 대해 일률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오히려 더 강하게 총장직선제 폐지를 밀어붙였다. 2013년 교육부는 전국국공립대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 “직선제 요소가 남아있는 학칙, 세부규정 등 관련규정을 모두 삭제하라”고 압박했다. 직선제를 재도입할 여지까지 없애겠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또 총장 후보를 선임하는 추천위원회 위원을 이른바 ‘로또(무작위) 추첨’방식으로 하라고 종용했다. 2014년 3월 교육부가 전국국공립대에 보낸 공문을 보면 “무작위 추첨 방식이 아닌 투표나 추천 등을 통해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선정하는 방식은 직선제 요소가 있으니 학칙, 시행세칙, 자체규정 등에서 이런 요소를 모두 삭제하라”고 명시돼 있다.

김재호 부산대 교수회 회장은 “교육부가 말하는 간선제는 제대로된 간선제도 아니고, 일종의 ‘로또’식으로 으로 교수들의 대표권한을 전혀 갖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라며 “교육부는 총장선출 제도와 관련해 규정 하나하나를 간섭했고, 대학은 완전히 자유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박홍원 부산대 교수회 비대위 대변인도 “문제의 핵심은 직선제냐, 간선제냐가 아니고 법이 정한 대학의 자율성을 정부가 강압으로 침해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간선제로 선출해도 이유 없이 ‘임용 제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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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또 간선제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한 대학에 대해서도 별다른 이유없이 임용제청을 거부하고 있다. 경북대, 공주대, 한국방송통신대는 교육부가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해 수개월째 총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일각에선 “정부 입맞에 맞는 사람을 앉히기 위해 총장선출제도를 바꾸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는 한국체대에 지난 2년간 4번이나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했지만, 친박계 김성조 전 새누리당 의원이 다섯번째 후보자로 올라오자 임용을 제청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임명했다.

박홍원 부산대 교수회 비대위 대변인은 “국립대는 학칙개정 등 모든 권한이 총장 한 사람에게 집중돼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 구조개혁 등 정책에 불만이 있는 교수들이 많은데, 정부로선 총장 1명만 컨트롤 하면 대학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직선제로 당선된 총장을 컨트롤 하기에는 정부로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총장 선출제도를 바꿔 보다 쉽게 대학 규정 등을 개정하려고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투신한 고 교수가 소속된 부산대는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았다. 지난 2012년 직선제 내용을 학칙에서 폐지했던 부산대는 2014년 교수 총투표를 실시해 직선제와 간선제 실시 여부를 다시 정하기로 했다. 교수총투표 결과 84%의 압도전인 비율로 ‘직선제’가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김기섭 부산대 총장은 올해 6월 약속을 어기고 ‘간선제’추진을 선언했다. 김 총장은 고현철 교수의 투신 당일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리고 부산대는 19일 부산대의 총장선출제도를 ‘직선제’로 재추진하기로 교수들과 합의했다.

황우여, “간선제 추진했지만 강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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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지난 19일 예결위 회의장에 참석해 “고현철 교수의 죽음에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간선제로 대학의 모든 의사를 종합하는 방법을 직간접적으로 추진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교수단체들은 “이 사건은 결국 민주주의와 대학의 본질을 파괴해 온 대한민국 정부가 자행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교육부는 고 교수의 뜻대로 총장직선제 뿐만 아니라 대학을 반교육적 평가체제로 일방적으로 몰아가고 있는 폭력적인 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수개월째 별다른 이유없이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했던 교육부를 상대로 경북대 김사열 총장 후보자가 제기한 행정소송해서 김 후보자가 8월 20일 승소했다. 앞서 공주대 김현규 총장후보자도 교육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1심, 2심 모두 승소한 바 있다. 한국방송통신대 류수노 후보자는 1심에선 승소했으나 2심에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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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08/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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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시절 번역알바 를 할 때 일이다. 외교부에서 하는 프로젝트 번역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번역할 글 중에는 4대강 사업을...
목, 2016/11/2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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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세 앵커멘트들 가운데 공영방송 KBS, MBC와 국정홍보채널 KTV의 것을 구별해 고르시오.

1.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우수문화상품 지정제도`를 아시는지요? 말 그대로 우리 고유의 정체성과 가치를 담은 우수한 문화상품을 국가가 지정하는 제도인데요, 이 상품들을 비롯해 한국 대표 문화콘텐츠가 한자리에 소개됐습니다.

2.한식이나 한복은 우리 고유의 문화상품이죠. 그런데 외국인들은 한국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부가 이런 것들을 ‘우수문화상품’으로 지정해 ‘한국의 것’임을 널리 알리기로 했는데요. 

3.한류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과제는 뭐가 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전통문화에서 해법을 찾아 이른바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들자고 말했습니다.

▲ 답은 기사 하단 박스 참조

답을 고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KTV는 법령 상 문화체육부장관 소속의 책임운영기관이다. 직원들 신분도 공무원이다. 그래서 한국언론학회의 학자들도 KTV를 ‘국정홍보채널’이라고 정의한다. 반면 KBS는 국민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사이며, MBC 역시 방송문화진흥회법에 근거한 비영리공익법인 방송문화진흥회가 대주주로 있는 공영방송사이다. 무엇보다 방송사 스스로 자신들을 공영방송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국정홍보채널인 KTV와 KBS, MBC 두 공영방송사의 메인뉴스를 비교해 보니 어느 것이 국정홍보채널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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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부터 21일까지 3주 동안 국정홍보채널 KTV가 청와대 홈페이지 ‘청와대 오늘’에 대통령 동정을 게재한 날은 3월 2일을 시작으로 모두 11일이었다. KBS 메인 뉴스에 같은 소식이 등장한 것도 모두 11일, MBC는 모두 10일로 3월 3일 한-이집트 정상회담 관련 소식만 하루 빠졌다.

국정홍보채널 KTV와 두 공영방송사의 보도 내용도 대동소이했다. 앵커멘트가 똑같은 보도들도 있었고, 박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는 부분이 똑같은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는 리포트의 클로징이 거의 똑같기까지 했다. 전체적인 보도 기조는 철저히 대통령 말씀 받아쓰기였다. 다음은 국정홍보채널 KTV와 두 공영방송사 메인뉴스 보도들이 얼마나 똑같은지를 확인할 수 있는 표다.

▲ 3월 2~21일.출처:청와대 오늘,KBS,MBC

이렇게 받아쓰기만 하다보니 침체된 경제상황을 정부 책임이 아닌 정치권 탓으로 몰고 가는 행태도 청와대와 다를 바가 없었다.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켜야 민생을 구한다며 대통령이 직접 길거리에서 서명을 한 이후, KBS와 MBC의 청와대 발 보도에서 박근혜 정부 3년 동안의 경제 실패는 모두 정치권 탓이 됐다. 대통령은 책임 추궁만 할 뿐 책임을 지는 주체는 아니었다.

KBS와 MBC는 메인뉴스를 통해 대통령이 말하는 그대로 정치권을 비판했지만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기사는 단 한번도 내지 않았다. 심지어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일간지들도 ‘선거 개입’ 논란을 자초한다며 일제히 비판한 대통령의 대구나 부산 방문에 관해서도 단순한 ‘경제 행보’일 뿐이라는 청와대의 입장만 전할 뿐 주요 신문사들이 언급한 ‘선거개입’이라는 말은 아예 쓰지 않았다.

이런 공영방송사들에게 공정한 총선보도를 기대할 수 있을까? KBS나 MBC의 내부 구성원들은 지금 공영방송의 상황을 유신이나 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비유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암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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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3년 3월 3일 KBS가 국영에서 공사화 됐을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KBS에 부여한 공사의 역할은 ‘유신이념의 구현’이었다. 이후 40여 년이 흘렀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과연 지금의 KBS나 MBC의 기자들은 어떤 저널리즘을 구현하고 있는 것인가?

**정답
1.KTV 2.KBS 3.MBC

편집자 주)놀랍게도 우수문화상품 지정제도를 단순히 소개만 한 국정홍보채널 KTV의 앵커멘트가 가장 객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전통문화에서 해법을 찾아 이른바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들자고 말했습니다”라고 전하는 MBC의 앵커멘트는 마치 북한 조선중앙TV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고, KBS도 “정부가 이런 것들을 ‘우수문화상품’으로 지정해 ‘한국의 것’임을 널리 알리기로 했는데요”라고 말하면서 정부 홍보에 성의를 다했다.

목, 2016/03/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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