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주거안정실현을위한 대선주자 정책토론회
2016년 겨울의 거리는 촛불의 열기로 뜨거웠다. 주말마다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힘은 결국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로 끌어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수많은 시민들은 2017년 지금도 광장을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을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가결 시켰던 승리의 경험. 광장에서 외쳤던 주권자의 명령. 이 모든 기억을 잊지 말고 더 큰 명령을 준비할 때입니다. 새로운 2017년이, 완전히 달라질 이후 30년이 우리들 앞에 놓여있습니다.
김벼리 / 평택 현화고등학교
그러나 박근혜는 여전히 청와대에서 버티고 있고, 공범자들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백만이 모였던 광장의 촛불은 이제 어디로 향해야할까?

▲ 이유미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삼성은 경영승계에 도움을 받았고 그 대가로 최순실과 재단에 돈을 줬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 사회에 뿌리 깊숙이 박혀있던 정경유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막강한 자금을 동원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치를 이용해 온 재벌들과는 달리, 시민들의 일상은 정치 혐오에 가까웠다. 지금껏 국가, 재벌, 정치권, 언론은 삶과 정치의 연결을 끊임없이 방해했고, 제도정치에 대한 깊은 실망감은 시민들을 정치에서 고개를 돌리게 했다.
말로만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존중받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의 문제가 정말 정치에서 진지하게 다뤄지고 정치가 그런 것을 풀어내는, 우리의 생활의 문제를 풀어내는 그런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우리가 광장에 모인 건 비롯 개인이지만 개인이 집단이 돼서 비롯 그 날 그 순간 뿐이지만 행동했기 때문에 힘이 있었던 거예요. 그럼 왜 그 순간만 집단이 되어야 하냐는 말이예요. 매일 집단이 되어 있으면 좋죠.
강상구 / 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다가올 수록 정치권은 대선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 <이것은 명령이다>는 다양한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2016년의 촛불을 돌아보고, 2017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벼리(촛불집회 참가 고등학생), 김혜진(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강상구(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열심히 시위를 했던 프랑스 학생 중에 한 명이 한국에 온 적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자기가 정말 이상했던 것. 청년 실업이 8%쯤 되면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에 약간 충격을 받았어요. 왜냐하면 우리같으면 청년 실업률이 8%면 다들 나와서 시위를 해야 하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말하지 않고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 것 아니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김혜진 / 4.16연대 상임운영위원/퇴진행동본부 언론팀
이번 프로그램의 연출은 태준식 독립영화 감독이 맡았다. 그는 <당신과 나의 전쟁> <어머니> <슬기로운 해법> <교실> <촌구석> 등을 연출했다. 또 내레이션은 촛불집회를 참여하고 경험했던 고등학생 김벼리 양이 맡았다.
글 연출 태준식
다시 호남이 '단일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
호남, 새로운 연합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야권 분열이라는 역사적 통과 의례
지난 4.13 총선은 내게 커다란 정치적 각성의 계기였다. 많은 이들도 그랬겠지만, 나는 솔직히 야권 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어 개헌 가능선인 200석 가까이 또는 그 이상을 얻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선거 결과를 보면서 나는 그런 걱정이 모종의 '국개론'을 바탕에 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정말 우리 유권자들은 대단했다. 우리 국민들은 보수 언론과 종합 편성 채널의 선동에 얼이 빠지고 지역주의의 망령에 혼을 뺏긴 바보들이 아니었다. 비록 여전히 충분히 성숙했다고는 못해도, 그들은 제대로 민주주의를 꾸려나갈 자격을 갖춘 '시민'임을 입증했다. 더불어 우리 민주주의의 진짜 문젯거리는 무엇보다도 그 시민들을 이끌 정치 엘리트와 정당임도 분명해졌다.
지난 선거에서 '야권 분열=필패'라는 공식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일각의 주장처럼 그 반대가 확인되었다고도 여기지는 않는다. 민주당 분당과 국민의당 창당이 오히려 야권의 확장성을 높였다고? 그런 측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지지층 일부를 뺏어 왔고, 민주당이 호남에서 홀대를 받는 걸 보며 영남 사람들은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 수도 있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정도를 가지고 단순 다수결 소선거구제에서 기본적인 구조와 구도의 문제를 가리고 덮을 수는 없다. 오히려 야권의 분열을 보면서, 특히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하는 것을 보면서 '새누리당 심판'에 대한 열망이 실현되지 못할까 걱정했던 수도권 유권자들의 어떤 '과잉 반응(over-reaction)'이 그 놀라운 선거 결과를 만들어내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지난 총선 승리는 분열의 승리가 아니라 시민의 승리였을 뿐이다.
지금과 같은 한국적 정치 구도에서 분열은 여전히 '악'이다. 당장 내년(2017년) 대선에서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도 4.13 총선과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단언컨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대로는 야권의 분열 때문에 차기 대선이 '제2의 87년 대선'이 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 보인다. 이건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필요 없는 단순한 상식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어쩌면 그것은 다름 아닌 4.13 총선에서 야권이 예상 밖으로 크게 승리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야권이 분열해서 확장성을 키웠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투의 인식과 주장이 대선에서 결국 '승리의 저주'를 불러 올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저주를 막는 데 이 나라의 민주 진보 세력은 모든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 야권의 분열은 불가피했던, 우리 민주주의가 언젠가 반드시 한 번은 겪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역사적 통과 의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길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나는 '집권 가능한 대중적 중도 좌파 정당'의 건설과 그 장기적인 집권 없이는 우리 사회에서 '평화 복지 국가'라는 '잠정적 유토피아'를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 내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유럽에서라면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정당들 같은 것이지만, 미국적 조건과 환경에서는 민주당이 엇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바, 우리나라에서는 틀림없이 자본주의 세계에서 제기되는 모종의 보편적 요구들을 담으면서도 그 이념과 발전 경로가 미국이나 유럽과는 또 다른 정당이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두루뭉술하게 '중도 좌파 정당'이라고 해 두자. 어쨌든 여기서 지역주의는, 아무리 방어적 형태라 해도, 그런 정당의 건설을 위한 우연한 출발점은 될 수 있을지라도 그 핵심 정체성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욱 교수가 말한 '호남의 세속화'는, 아직은 갈 길이 멀기는 해도 그리고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하는 말도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호남 지역주의'로부터 독립된 대중적 기반을 가진 한국적 중도 좌파 정당의 출현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분열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분열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뭉친 우리 사회 과두 특권 독점 세력의 재집권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할 것인가이다. 안타깝게도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에서는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쟁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30주년이 되지만 숱한 모순들 때문에 이제는 끝장내야 할 것이 분명해진 87년 체제가 다시금 야권의 분열 덕분에 그 생명을 연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쪽에서는 '이번에는 당신이 양보해야 한다'고 윽박지르고 다른 쪽에서는 '이번에도 당신이 양보해야 한다'며 우기는 방식으로 야권이 싸우면서 공멸할 가능성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사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너무 늦지 않게 연합 정치의 모델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 그 열쇠는 여전히 '호남 정치'가 쥐고 있다.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을 묻는다
비록 나는 걱정하고 비판했지만, 결과적으로 호남의 세속화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그것의 출발점은 호남이 더 이상 '민주화의 성지'라는 겉보기만 화려한 허울의 힘에 짓눌려 진짜 제대로 누려야 할 온갖 실질적인 지역적 이익을 포기하도록 강요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만큼 지난 총선에서 지금과 같은 정치적 구도가 형성된 것은 호남을 위해서는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결과라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당이 국회 안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민주당은 어떻게든 빼앗긴 호남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애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심지어 새누리당조차 호남 출신 당 대표로 호남에 대한 노골적인 정치적 구애에 나서고 있으니 말이다.
호남은 이제 정치를 매개로 실현할 수 있는 지역적 이익이 있다면 무엇이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현재로써는 호남 출신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대신 가령 더 많은 호남 출신 장관을 갖게 될지도 모르고 더 많은 호남 출신들이 공직 등에서 출세 가도를 달릴 수 있게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다. 더 많은 산업이 호남 지역에 유치될 수도 있고, 더 많은 사회간접자본의 투자도 기대된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 지역 내 총생산(GRDP) 같은 것도 획기적으로 커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세속화를 실제로 추동했던 이른바 '영남 패권주의론'이나 '호남 홀대론'이 많은 면에서 진실이 아니라고 여기기는 하지만, 호남민들이라고 이런 세속적 이익을 위한 정치적 욕망을 갖지 말아야 할 그 어떤 정당한 이유도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무슨 천사들이 꾸려가는 정치 체제가 아니다. 모든 시민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이나 이해관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투표하고 정치적 행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내 생각에 부산 같은 도시는 바로 그런 의미의 이해관계 인식이 부족한 절대다수의 시민들 때문에 오랜 '1당 지배'에 시달리며 쇠락을 거듭해 왔다. 호남에서나마 민주적 복수 정당 체제가 성공적으로 확립된 데 대해 진심 어린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여전히 커다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총선 직후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이 압승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 광주나 호남에 대한 정치적 부채의식을 청산하겠다'고 토로했을 때, 그것은 그들이 단순히 맹목적인 더민주당 지지자들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식의 토로에는 이번 총선 결과가 '민주주의의 보루'로서의 광주와 호남이 결국 지역적 이익만을 좇았다는 데 대한 깊은 실망감이 표현되어 있다. 아무리 광주와 호남이 지닌 세속적 욕망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해도, 그런 실망감에는 호남 정치 또는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의 실현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어야 마땅하다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바탕에 깔려 있었을 것이다. 이런 기대를 부당하거나 과도하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호남 정치의 출발점은 당연히 '5월 광주'다. 그 5월 광주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민주적 숭고함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 5월 광주는 야만적 폭력에 맞서 분연히 일어선 시민들의 용기와 정의에 대한 헌신, 평화와 우애에 기초한 자치 공동체의 참된 민주적 연대성의 이념을 단지 어떤 당위나 이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실천하려는 이 나라의 모든 시민이 간직해야 할 분명한 '역사적 유산'으로 남겨 주었다. 광주는 이 나라 모든 시민에게 인권과 민주주의와 정의의 다른 이름이다.
그것은 단순한 허울이 아니다. 그것은 이 나라를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려는 오랜 사회적 노력의 실질적인 추동력이었고,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헌법과 민주적 제도들 속에 분명한 역사적 실체로서 각인된 물질적 힘이다. 그것은 평화, 인권, 자치, 민주적 연대 같은 가치들이 단순히 어떤 정치적 서구 추종자들이 내세우는 기만적 구호가 아니라 이 나라의 시민들이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바라고 또 살아내고 싶어 하는 실천적 가치들임을 역사의 무게를 가지고 보증한다. 이 5월 광주의 역사와 정신을 지키고 계승하는 일은 광주와 호남의 가장 본원적인 정치적 정체성이요 가장 근본적인 정치적 이해관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5월 광주가 광주의 전부는 아니다. 틀림없이 이 도시도 특별하지 않은 다른 많은 측면들도 갖고 있을 것이다. 지난 4.13 총선에서 우리는 바로 이 다른 '세속 광주'의 전면적인 등장을 목격했다. 사실 그동안에도 이 세속 광주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5월 광주를 끊임없이 괴롭혀 왔다. 그것은 호남의 정치가 부분적이지만 자주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을 멀리하고 영남 지역주의에 대한 하나의 거울상으로서의 호남 지역주의라는 모습으로 나타나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 호남의 정치가 지역의 '토호'나 '호족'의 볼모라는 비아냥을 듣도록 만들었다. 지난 총선에서는 바로 그 세속 광주가 5월 광주를 노골적으로 압도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그러나 5월 광주는 죽지 않았고 죽을 수도 없으며 죽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정작 광주를 떠나 부산과 대구를 비롯하여 새누리당의 반민주적 행태를 분명하게 거부하고 심판했던 모든 지역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저 경북 성주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음이 확인되었다. 만약 우리가 호남의 핵심적인 정치적 정체성을 이 5월 광주를 지키고 계승하며 전파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면, 어쩌면 이 호남 정치는 세속 광주의 이탈과 더불어 지금에야 비로소 그 발생과 타당성의 차원이 구분되면서 참된 실현의 계기를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호남 정치는 평화와 인권과 민주주의를 향한 가치의 정치다. 이 정치는 사실 저 유신 말기의 부마 항쟁, 87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넥타이 부대의 항쟁, 2008년의 광화문 촛불 등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심화하려던 모든 집합적 투쟁들과 가깝게 맞닿아 있는 보편적 민주 정치다. 물론 광주와 호남이 이런 정치적 정체성을 잃어버렸을 리는 없을 것이다.
분열을 위한 연대
이 가치의 정치이자 보편적 민주 정치로서의 호남 정치가 우리 야권의 분열이 치명적 파국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나는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이 단순히 이 지역의 세속적 욕망의 발현이라고만 보고 싶지는 않다. 호남민들이 더민주당을 버린 것도 어쩌면 이 당이 제대로 5월 광주에 충실하지 못한 데 대한 채찍질의 뜻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호남민들은 호남에서든 어디에서든 두 야당이 참된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의 수호와 계승과 확산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설사 세속의 욕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호남민들은 지금과 같은 구도 속에서 이루어지는 3자 대결은 반드시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절박한 인식 위에서 두 당이 새로운 연합 정치의 모델을 찾아낼 수 있도록 압박해야 한다. 내년 대선을 만회의 기회가 없는 정치적 도박판으로 만드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과 이해관계에 근본적으로 위배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무턱대고 두 당이 통합하라거나 후보를 단일화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제는 분열의 불가피함을 인정한 위에서 새롭고 창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반드시 연대는 해야 하지만, 그것은 분열을 긍정하고 분열 그 자체를 정치적 악으로 여기지 않아도 되는, 어떤 '분열을 위한 연대'여야 할 것이다. 그런 연대를 위한 가장 좋은 출발점은 현행 단순다수결 소선거구제를 이른바 정당 명부식 비례 대표제로 바꾸는 것일 테다. 그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걱정할 필요 없이 또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부채의식도 없이 마음껏 지지하는 정치가와 정당에 투표해도 된다. 호남이든 어디든 1당 지배 체제도 지역주의도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이런 미래야말로 우리 시민들이 4.13 총선에서 제기한 참된 요구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런 미래에 대한 공동의 기대 같은 것을 매개고리 삼아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연합 정치의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지금 당장은 이미 많이 논의된 대로 '대통령 결선 투표제'의 도입 여부부터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제도가 개헌을 전제로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 남은 단기간 안에 해소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강남훈 교수는 개헌이 필요 없는 '즉각(석) 결선 투표제'(단기 이양식 투표 제도)의 도입을 제안한 바 있는데, 조금 복잡하지만 고민해 볼 만한 대안으로 보인다. 이 안의 골자는 유권자가 한 장의 투표 용지에 원하는 후보를 선호 순서에 따라 표시하게 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당선자를 결정함으로써 한 번의 선거로 결선 투표까지 치르는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식의 제도 개혁이 쉽지 않다면, 미국의 민주당 경선 틀 안에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무당파 샌더스가 들어 가 후보 경쟁을 했던 것을 본 따, 말하자면 '야권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빅 레이스'를 펼쳐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생각나는 대로 예를 들었지만, 어떤 식이든 좋다. 그러나 결국 호남의 정치가 다시금 열쇠를 쥐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의 야권 분열이 호남발인만큼 정권 교체를 위한 새로운 연합 정치의 당위를 실현하는 일도 호남의 선택에 달려있다. 모종의 결자해지의 의무가 호남민들에게 주어져 있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이번에는 단순한 세속적 욕망보다는 호남의 참된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재정의, 아니 새삼스러운 확인 위에서 그런 선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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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 을지로민생본부 간담회 개최
“교육환경 침해하는 용산, 대전부터 화상경마장 추방 계획 제시하라”
용산·대전월평동 주민·시민단체, 도심지 도박장 구체적인 해결 촉구
일시 및 장소 : 5월 4일(목) 오전 10시, 성심여고 회의실 (서울시 용산구)
1. 제19대 대통령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선에는 차기정부가 수행해야 할 사행산업 축소 정책과 도심지에 위치한 화상도박장 추방 계획, 그리고 특히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을 빚고 있는 용산과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도박장 폐쇄 방안이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대전월평동화상경마도박장폐쇄및추방을위한주민대책위·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전국도박규제네크워크·화상도박장문제해결전국연대(이하 “학교 앞 도박장 추방 시민단체”)는 문재인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을지로민생본부와 학교 앞에 위치하여 안전한 교육환경을 침해하고 주거지 인근에 있어서 평온한 주거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는 서울 용산·대전 월평동 화상경마도박장 추방과 사행산업 축소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합니다.학교 앞 도박장 추방 시민단체에서는 정방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 공동대표와 김율옥 성심여고 교장수녀, 김대승 월평동화상경마장외곽이전및폐쇄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정덕 도박규제넷 대표가 참석하고 을지로민생본부에서는 이학영 을지로위원회 (현)위원장과 우원식 (전) 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2.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는 4/6(목)에 각 정당 대선후보들에게 1) 국가가 시행하는 도박 산업에 대한 규제 방안 2) 도심 및 학교 앞 화상경마도박장의 폐쇄, 규제방안 3) 국민들이 사행산업으로 인해 한탕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답변서를 보냈습니다.(붙임1 참조) 답변서는 “문재인 후보는 화상도박경마장이 교육환경을 침해하고, 학생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3.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4월 20일 보도자료를 발행하여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장 이전 추진을 공약했습니다.
월평동 화상경마장 이전 추진
■현황- 국민의 건전한 여가, 레저문화진흥을 위해서 제정됐지만 합법적 사행산업 범주 안에서도 중독 등 부작용이 급증
- 특히 마권장외발매소는 매출 비중이 본장과 대비해 월등히 높고, 중독자들을 양산하는 불건전한 운영구조
- 주거지역과 학교 인근에 장외발매소가 위치함으로써 주민과 학생들의 환경 등에 악영향 우려■공약
- 현재 운영중인 월평동 화상경마장 도시 외곽 이전 추진
- 주거지역. 학교, 학교설립 예정지의 경계 2km 이내에 장외발매소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제한
4. 그 결과 문재인 후보는 대선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선거공약집에 화상경마도박시설 진입 금지를 담았습니다. 4년 동안 마사회와 싸워온 주민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위험하고 낡은 학교를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로 바꾸겠습니다
- 교육환경보호구역내 화상경마·화상경륜·화상경정 등 도박시설 진입 금지
(더불어민주당공약집 p220)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교육환경보호에관한법률」에 의해서 교육환경보호구역 200m 내 화상경마장은 지금도 불법이라는 점입니다. 서울용산·대전월평동에서 빚고 있는 화상경마도박장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해 범위가 큰 데도 200m만 벗어나면 교육환경 침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는 마사회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어야 합니다. 간담회에서는 그 구체적인 해결 계획을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5. 그리고 학교 앞 화상경마도박장 문제 해결 의지를 담은 공약조차 담지 않은 다른 대선 후보들은 이제라도 정책약속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교육환경을 보호하고 도박의 폐해로부터 우리의 건전한 삶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6. 경마, 카지노, 복권 등 사행성 산업 총매출은 2015년에만도 20조 5,042억 원에 달합니다. 그 만큼 많은 돈이 도박을 탕진되고 있고 건전한 삶과 가정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차기 정부는 5년 동안 길거리에 나와 있는 용산 주민, 학부모들과 15년 동안 화상경마도박장의 폐해를 몸소 겪으며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대전 주민들의 염원에 화답하며 사행산업 축소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끝.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대전월평동화상경마도박장폐쇄및추방을위한주민대책위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전국도박규제네크워크/화상도박장문제해결전국연대
▣ 붙임자료
1. 용산 화상경마도박추방대책위의 정책질의서 및 더불어민주당 답변
박근혜 주택 정책에 서민-세입자는 없다
[박동수의 주거칼럼⑦] 서민·세입자 희생 위의 부동산 경기 부양은 불공정
<박동수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빚내서 집사라' 정책을 내세우며 부동산 경기부양에 주력했던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냉각시킬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조치로, 정부는 이자만 갚던 방식에서 원금과 이자를 함께 받는 방식으로, 건설사가 아파트 신축 분양 때 계약자에게 일괄적으로 해온 중도금 집단 대출에 대해서도 제한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일부 은행들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은행의 연간 대출한도가 집행되었다"며, 올 연말까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대출규제 조치를 통해 주택시장과 주택구입자에게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었다는 점과 가계부채가 심각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전세 폭등 및 월세에 부담을 느낀 일부 세입자들은 주택구입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주택정책은 민간주택시장과 공공임대주택공급을 통해 '부동산경기부양'과 '주거안정'이라는 상반되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 정부는 '성장과 민생' 사이에서 상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주택정책을 내수경제 활성화의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부동산경기부양'에 주력해 왔다. 부동산 경기부양만 추진하다가는 주택가격이 계속 올라 '주택가격 거품'을 형성함으로써, 세입자들의 근로의욕을 감퇴시킴은 물론 비생산적인 부동산에 돈이 묶여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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