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073일 만에 수면위로 떠오른 세월호
세월호 선체가 참사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어제 오후 8시 50분 본인양을 시작해 오늘 새벽 3시 45분쯤 선체 일부가 처음 물 밖으로 나왔고 현재는 선체 우측면 전체가 드러나 있는 상태입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인양 현장 상공에서 촬영한 세월호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세월호 선체가 참사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어제 오후 8시 50분 본인양을 시작해 오늘 새벽 3시 45분쯤 선체 일부가 처음 물 밖으로 나왔고 현재는 선체 우측면 전체가 드러나 있는 상태입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인양 현장 상공에서 촬영한 세월호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3주도 남지 않았다. 각 후보진영과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의 향배에 촉각을 기울일 때다. 그만큼 여론조사도, 이를 인용하는 보도도 공정해야겠지만,선거 때마다 여론조사의 공정성, 언론의 정파적 보도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체 여론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그 과정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런 선거 조사 같은 경우는 두어 명 있어도 충분히 가능하죠. 그냥 뭐 컴퓨터 책상 사람 뭐 두 세명, 서너 명 이러면 다 할 수 있죠.
여론조사업체 대표
지난 2014년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여론조사 결과를 한번이라도 등록한 업체는 4월 16일 현재 모두 137개다. 이들의 등기부등본을 떼보니 꽃배달, 폐기물 처리업, 부동산 임대업, 식품 무역, 조경사업 등을 함께 한다는 업체들도 나왔다.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보니 사무실이 텅 비어 있는 곳도 있었고, 농수산물 도소매업을 하는 사무실에서 여론조사를 같이 한다고 말하는 업체도 있었다. 법인은 따로지만 농수산물을 팔면서 여론조사를 겸업하는 사업의 주체, 운영자들은 동일한 사람들이었다.
여론조사업체들 가운데는 정치 광고, 선거 컨설팅, 의정보고서를 발간한다고 홍보하는 곳도 있었다. 정치권과 갑을관계에 있으면서 여론조사를 공정하게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언론사를 겸하고 있는 곳도 11군데나 됐다.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의뢰하면 50% 할인해주고, 자기들에게 여론조사를 맡기면 100% 언론에 보도가 된다고 광고하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ARS는 조금 저렴하고요, 전화면접은 사람들이 하기 때문에 비싸지죠. 보통 천 샘플인데 그 ARS의 경우는 통상 뭐 250부터 500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고요. 그 다음에 전화면접조사는 보통 800에서 1000 정도 합니다.
여론조사업체 연구원
선거철만 되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이른바 ‘떴다방’ 여론조사업체들에게 가격 후려치기는 관행화 되어 있다. 취재진이 여론조사를 맡기겠다며 비용을 물어보니 응답자 1000명 당 여론조사비용이 200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어떤 과학적인 여론조사법으로 공정하고 정확하게 여론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뒷전이었다.
의뢰자인 언론사는 ‘갑’이었고, 하나의 여론조사 용역이라도 따내려는 업체들은 ‘을’이었다.
저, 기자님 죄송하지만 제가 그 실수한 부분이라든지 아직 그 부분을 정확하게 모릅니다.
이윤우 부소장-디오피니언
문재인, 안철수의 양자대결 구도를 상정해 안철수가 앞선다는 여론조사결과를 최초로 내놓은 곳은 내일신문이었다.(관련기사:안철수가 앞섰다?… ‘양자 대결’ 논란의 여론조사)
4월 3일 내일신문의 보도가 나오자 문재인 캠프 측은 조사방법이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고, 내일신문은 여론조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내일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캠프 측의 비판을 조롱조로 맞받아친 사람은 여론조사를 실시한 디오피니언의 이윤우 부소장이다.
그런데 그가 자기들이 내놓은 여론조사를 사실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실토해버린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저희가 전에는 50대 50을 많이 했었는데 아무래도 가구전화가 많이 없으신 분들이 많잖아요. 그거를 감안을 해서 60대 40으로 설정한 겁니다.
A 여론조사업체 본부장
무선비중이 적어도 7-80%이상은 되고 유선비중이 2-30%. 왜냐하면 50대 이하는 거의 무선 휴대폰 다 갖고 있기 때문에 한 80%, 적게 잡아도 7-80% 정도는 무선으로 돌리는게 맞는 거예요.
B 여론조사업체 부대표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낮에 집전화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보수성향이 높은 층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결과는 보수 편향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휴대폰 조사만 실시했을 경우, 노년층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위험도 있다.
유, 무선 전화의 비율에 따라 조사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유, 무선의 비율은 업체마다 제각각이다. 유, 무선 비율을 어떻게 해야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를 명확히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학계에도, 업계에도 없다.
다를 거라고는 봅니다. 예컨대 특정 후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또는 당대 당 통합이나 연대를 하고, 그런게 사실이라면 그것을 설명해주고서 그런 구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 거라고 보고요. 단순히 그 사자, 삼자, 양자 이렇게 그 상황만 이야기할 것이냐 아니면 가정적 어떤 상황까지 설명을 하면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조금 달라질 거라고 봅니다.
김춘석 본부장-한국리서치
질문 형태에 따라서도 여론조사의 결과는 달리 나온다. 특히 이번 대선처럼 양자대결을 가정해 질문을 해야 할 경우 어떻게 질문하는가는 대단히 중요하다. 4월 초에 실시된 양자대결 관련 여론조사는 대부분 단순히 “문재인, 안철수 양자대결이 되면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는 식으로 물었다. 이런 단순 가정으로 질문한 경우 안철수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결과들이 다수 나왔다. 하지만 후보끼리의 연대에 따른 단일화를 가정하고 문재인, 안철수 양자대결을 물었던 비슷한 시기의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왔다. 질문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는 것에는 모든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난 수치가 곧 여론 그 자체는 아니며, 여론조사는 여론을 탐색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는 것을 언론인들도 잘 알고 있다. 자신들의 교본에 그렇게 써놓고도 거의 모든 한국 언론사 여론조사보도 가이드라인과는 정반대의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수치를 마치 정교한 수학 계산의 산물인 것처럼 소수점까지 찍어가며 전면에 부각시키는 보도를 서슴없이 한거나, 오차범위 안인데도 앞섰다고 보도한다든지, 전국적으로 1000여 명을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각 지역이나 연령대 별로 세분화해 누가 얼마나앞섰다고 보도하기도 한다. 모두 엉터리 여론조사보도지만 K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들까지 이런 보도를 되풀이하고 있다.
신문들도 크게 다를 건 없다. 대선미디어감시연대와 민언련이 4월 1일부터 17일까지 한겨레, 조선일보 등 6개 일간지의 여론조사보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보도건수 129건 가운데 대선후보 지지율 추이나 순위를 제목으로 부각한 보도는 모두 68건, 전체 보도의 절반이 넘었다. 반면 제목에 정책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한 보도는 13건으로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그 중 11건이 한겨레, 2건이 조선일보였으며 나머지 매체들은 정책관련 여론조사보도가 전무했다.
수치와 순위를 전면에 내세워 말초적 부분을 자극하고, 자사의 정파적 입장에 맞는 여론조사 결과를 집중 부각시켜 특정한 여론을 조성하려고 시도하는 한편, 이를 통해 어떤 여론이 조성되면 다시 이를 조사해서 보도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창현 교수(국민대 언론정보학부)는 “결국은 여론조사와 언론사의 복합적 상생구조가 만들어낸 것이 현재와 같은 경마식 여론조사”라며 시간과 돈, 언론사의 눈치를 보는 여론조사와 조사 결과를 자신들의 정파적 성향에 따라 부풀리거나 축소하는 언론이 만나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다시 최악의 여론조사와 여론조사 보도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론조사나 여론조사보도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한국의 여론조사기관들과 언론은 지금 스스로 제 발등을 찍고 있는지도 모른다.
취재:최경영,이보람
촬영:신영철
국회의 탄핵안 통과로 대통령직은 직무 정지가 됐지만 정치인 박근혜가 상황 반전을 위해 측근 및 친박 국회의원들과 정략적 꼼수를 진행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박근혜 씨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노림수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이에 대한 촛불 시민들의 대응은 무엇이 돼야 할까?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고 민심이반이 극대화된 상황이라 표면적으론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니, 대통령이 쓸 수있는 정치적 카드는 별로 없다”거나(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자기가 적극적으로 선택한 게 아니라 민심에 떠밀려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별 뾰족한 수는 없을 것이다”는 분석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는 하다(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그러나 이들도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처럼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박근혜 씨가 아직 청와대에서 나간게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두어달을 돌이켜보면 또 다른 꼼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최순실 게이트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10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뜬금없이 개헌론을 제기해 야권을 분열시키려 했다. 또 수백만 시민들의 촛불집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단 한 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말하거나,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등 정치적 포석이 담긴 발언(대국민3차담화,11.29)을 이어갔다.
비슷한 시기, 새누리당 수뇌부는 탄핵을 독려하는 시민들을 홍위병에 비유하거나(정진석 원내대표, 새누리당 의원총회.12.2) 탄핵이후 조기대선은 야당에게 정권을 그냥 헌납하는 엄청난 결과를 낳게 된다며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조원진 최고위원, 새누리당 최고위원회.11.28)

반성과 사과는 말뿐 끝까지 권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만 집중해 왔다는 말이다. 이런 대통령과 그 친위대 격인 친박 의원들이 탄핵 가결 이후에 그냥 손만 놓고 있을 리는 만무하다. 정치블로거 아이엠피터는 박근혜 씨의 노림수는 “야권 분열을 꾀하는 이간질 형태가 될 것이라며 탄핵 가결 이후 한숨 돌리고 있을 국민에게 야권의 진흙탕 싸움을 보여줌으로써 시민들의 분열을 유도하고 분노의 타깃을 다른 쪽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와 국회 사이의 갈등을 부추김으로써 국정을 불안하게 할 것”이란 분석도(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비슷한 맥락이다.



조국 교수는 “(박근혜 씨가) 최순실 등의 형사재판이 끝날때까지는 헌재의 결정이 내려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동원 가능한 각종 법리적 논리를 들이대는 방법으로 재판을 지연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탄핵 후에 “헌재를 지켜보자는 태도는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국회는 탄핵안 의결과는 별개로 “국회 본회의 의결로 사임 권고안을 채택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정치적으로 더욱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 탄핵 의결 이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는 강제수사가 가능하다는 게 헌법학계의 다수설인데다, 박근혜 씨가 꾀할지도 모르는 모든 정치적, 법적 지연전술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특검이 체포 등 강제수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오히려 “시민운동을 통한 부역자 청산도 해야 한다”(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는 주장도 대두된다.
그러나 국회 탄핵안 통과는 새 국면의 시작일뿐 앞으로가 더 어려울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박근혜 씨는 이제 잃을 게 거의 없지만 야권은 박근혜 체제 이후를 계산하다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는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이른바 한국판 명예 시민혁명의 완성, 그리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며 촛불로 상징되는 피플파워가 끝까지 함께 해야한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취재:최경영
촬영:정형민
편집:윤석민
C.G:하난희,정동우
지난 2007년 대선을 뒤흔든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조봉연 전 오리엔스캐피탈 회장이 관계된 페이퍼 컴퍼니가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서 발견됐다. 오리엔스캐피탈은 BBK 김경준 대표로부터 투자금을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투자액과 회수액이 드러나지 않아 그 가운데 일부가 MB에게 흘러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회사다. 이번에 발견된 페이퍼 컴퍼니가 오리엔스캐피탈의 BBK 투자금과 연관이 있다면 당시 의혹을 푸는 새로운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7년 대선은 ‘BBK 대선’으로 규정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에 재미사업가 김경준 씨와 당시 야인이던 이명박 씨가 공동 창업했던 투자자문회사 BBK의 후신인 옵셔널벤처스가 2001년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을 벌였는데, 당시 이명박 씨가 관여했는지를 두고 여야의 난타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2주 앞둔 2007년 12월 5일, 검찰은 BBK 주가조작 사건이 김경준 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발표한다. BBK 후신인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 사건은 이명박 씨가 김경준 씨와 동업 관계를 청산한 이후에 벌어졌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리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과반 득표율로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하지만 당시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로도 풀리지 않은 의혹은 여럿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김경준 씨가 2001년 미국 도피 전 일부 투자자들에게 반환했다는 투자금 가운데 일부가 MB 측으로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BBK 주가조작은 이미 2001년부터 검찰이 수사하고 있던 사건이었다. 검찰은 2004년에 미국 정부에 김경준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여기엔 김경준이 도피 전 일부 투자자들에게 횡령금을 반환한 내역이 기재돼 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오리엔스캐피탈이라는 회사는 2001년 7월 30일 50억 원, 10월 16일에 54억 원 등 두 차례에 걸쳐 투자금 104억 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2007년 11월 4일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측은 10월에 반환됐다는 54억 원이 실제로는 오리엔스캐피탈이 아닌 동원증권 계좌로 송금된 내역을 확보해 공개했다. 이 계좌는 MB가 공동대표였던 LKe뱅크의 것이었고, 입금자는 당시 MB의 여비서로 훗날 청와대 비서관이 되는 이진영 씨였다. 결국 김경준 씨의 횡령금 가운데 일부인 54억 원이 MB 측으로 흘러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검찰은 이로부터 한 달 뒤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리엔스캐피탈의 투자금 회수에 관한 기존 수사 내용을 일부 수정한다. 추가 수사 결과, 김경준의 횡령액 중 오리엔스캐피탈의 조봉연 회장에게 2001년 7월에 12억 원이, 10월에는 조 회장과 박 모 씨 앞으로 54억 원이 반환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르더라도 오리엔스캐피탈 측이 BBK에 얼마를 투자했다가 얼마를 돌려받았다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게다가 검찰은 이때까지도 문제의 동원증권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바로 이 오리엔스캐피탈의 회장이던 조봉연 씨의 이름이 파나마 법률회사 모섹폰세카의 유출 자료에서 발견됐다. 그는 1999년 3월 15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메혼 홀딩스 그룹’의 이사로 등재된 4명 가운데 1명이었다. 나머지 이사들은 홍콩인 2명과 대만인 1명이었다. 메혼 홀딩스 그룹은 발행 주식이 단 한 주인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로 싱가포르에 소재한 팬아시아 스페셜 오퍼튜너티스 펀드가 주주로 등록돼 있었다.

▲ 메혼홀딩스 설립인가증(왼쪽), 주주명부(오른쪽 위), 조봉연 서명(오른쪽 아래)
뉴스타파 확인 결과 당시 조 씨는 이 펀드를 운영하던 팬아시아 캐피탈 매니지먼트라는 홍콩 투자회사의 임원이었다. 조 씨는 취재진에게 “99년 당시 중국계 사람들이 동남아 각국에 투자하기 위해 운영했던 펀드에 이사로 참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조 전 회장에게 해외 투자 펀드를 운영하면서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처음엔 “그에 관해선 당시 공동 운영하던 중국계 사람들이 알고 있으며 나는 지금은 그들과 관계가 끊긴 상태”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연락하자 “당시 중국계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런 회사를 만든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취재진은 파나마 법률회사의 유출 자료에서 조 전 회장의 서명이 담긴 페이퍼 컴퍼니 관련 자료도 나왔음을 설명하고 재차 해명을 요청했다. 그러자 조 전 회장은 그런 서류가 있다면 자신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관련 서류를 전송해 줬지만 그 순간부터 조 씨는 취재진과의 접촉을 완전히 끊었다.

조 전 회장이 해명을 거부한 이 페이퍼 컴퍼니가 BBK에 투자했던 오리엔스캐피탈과 어떤 관계였을까. 조 전 회장이 취재진과 연락을 끊기 전 주고받은 대화 속에서 몇 가지 단서들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조 전 회장은 오리엔스캐피탈이 홍콩 팬아시아 캐피탈 매니지먼트에서 한국에 투자를 할 때 자문을 해주는 역할을 했었다고 밝혔다. 즉 페이퍼 컴퍼니의 주주였던 해외 펀드의 투자자문 회사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 전 회장은 2001년 9월 오리엔스캐피탈을 청산한 뒤 아예 홍콩 투자회사와 동일한 이름인 팬아시아 캐피탈을 설립해 최근까지도 대표로 활동했다.

조 전 회장은 또 자신이 97년부터 영국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홍콩 투자회사에서 임원을 지내고 그와 연계된 페이퍼 컴퍼니에 이사로 등재되었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 조 전 회장은 최근 한 신문기자가 펴낸 인터뷰집에 인터뷰이로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과거 일본 주택시장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줄이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활용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조 전 회장의 발언들을 종합하면, 그는 90년대 말부터 동남아와 국내에서 투자금융사업을 해온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BBK에 대한 투자도 그 일환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같은 투자 과정에서 투자금 출처나 투자 수익을 감추기 위해 다수의 페이퍼 컴퍼니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오리엔스캐피탈을 통해 BBK에 투자된 자금의 원 출처와 나중에 회수했다는 자금의 행방도 이런 방식으로 감춰졌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

오리엔스캐피탈의 BBK 투자금 일부가 MB 측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에는 조 전 회장과 MB가 고려대학교 동문이었으며 BBK 주가조작 사건 당시 오리엔스캐피탈과 BBK의 사무실이 삼성생명 빌딩 18층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었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전 회장은 당시 BBK 투자금 총액이 얼마였는지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더구나 검찰 수사대로라면 조 전 회장은 BBK 투자금을 두 차례에 걸쳐 회수했어야 하고, 그 가운데 한 차례는 동원증권 계좌를 거쳐 받았을 수밖에 없지만, 조 전 회장은 취재진에게 “동원증권과는 평생 단 한 번도 거래한 적이 없으며 당시 투자금은 한꺼번에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검찰이 발표한 나머지 한 차례의 회수금은 어떤 과정을 통해 어디로 흘러간 것일까.
‘검은머리 외국인’이었던 조 전 회장 개인의 탈세, 그리고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는 BBK 투자 회수금의 실제 행방을 찾기 위해, 조 전 회장이 관계된 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국세청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취재 : 김성수
촬영 : 정형민, 최형석, 김남범
편집 : 윤석민
지난 5월 3일, 서울 응암동에 있는 민간 정보업체 ‘라이언폭스 컨설팅’ 사무실에 남자 두 명이 찾아왔다. ‘라이언 폭스 컨설팅’은 미국과 관련된 정보 조사를 대행해주는 업체로, 미국 현지의 민간 조사관, 즉 사설 탐정들을 통해 의뢰인이 요구하는 다양한 정보를 조사한다.
이 회사를 찾아온 사람들은 장 모 씨와 그의 상관으로 보이는 또 다른 사람이었다. 이들은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 재력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부회장을 지냈던 조중건씨와 그 부인 이영학 씨에 대한 정보 조사를 의뢰했다. 조중건 씨는 대한항공 창업주인 고 조중훈씨의 동생이다. 이들이 조사를 의뢰한 정보는 조중건, 이영학 부부의 미국 내 금융 자산 및 부동산 보유 내역과 세금 납부 내역, 그리고 이 부부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한 페이퍼 컴퍼니의 재무 제표 등이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에 재벌가에 대한 조사 의뢰가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있는 일이라 이 정보가 왜 필요한 것인지 묻자, 이들은 “우리도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며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돈은 충분하니 제대로 된 정보만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계약서 작성을 마치자마자 검은 가방에서 5만원 권 뭉치를 꺼내더니 현금 865만 원을 세어 곧바로 지급했다. 영수증을 발급하려하자 “필요없다”며 거절했다. 거액의 정보 자문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한다.

▲ 다른 신분을 사칭한 국세청 직원과 ‘라이언폭스’ 측이 맺은 정보자문계약서
한 달 뒤인 6월 3일,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의뢰받은 내용 가운데 조사가 가능했던 항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의뢰인들에게 건네주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한 차례의 거래를 마치고 난 뒤, 이 의뢰인들은 또 다른 조사를 요구했다.이번의 조사 대상은 00그룹의 모 회장. 이번 의뢰는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그 회장이 갖고 있는 특정 금융회사 계좌의 잔액과 거래 내역 등을 조사해 달라는 것.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융정보 조회 화면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금융회사에서 직접 발급한 서류를 확보해달라는 요구까지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미국 현지법상 불법이라는 것이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에 따르면, 조중건 씨 부부에 대한 의뢰 건처럼 금융 계좌 전체의 잔액을 조사하는 것은 미국에서 불법도 합법도 아닌 이른바 ‘회색 지대’의 영역에 있는 업무라서 조사관의 능력에 따라 가능한 일이지만, 특정 계좌의 잔액과 거래 내역을 조사하거나 촬영하는 것은 미국의 금융정보 보호법인 Fair Credit Reporting Act 와 개인정보 보호법인 Grann-Leach-Bliley Act 에 저촉되는 사항이라고 한다. ‘라이언폭스 컨설팅’ 은 의뢰 내용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한 뒤 의뢰 내용을 수정해달라고 여러차례 요구했지만 이들은 반복적으로 불법 조사를 종용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로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이 수상한 의뢰인들의 신분이 드러났다. 스스로 ‘재일 교포 재력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했던 의뢰인들은 바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직원이었다. 이들은 처음부터 자신들의 전화 번호조차 알려주지 않는 등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나름 애를 썼으나 어처구니없게도 술자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뒤 그 가방을 되찾기 위해 ‘라이언폭스 컨설팅’ 측에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노출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안 그래도 수상했던 차라 확보된 전화번호를 토대로 SNS 등을 조사해보니 의뢰인 가운데 한 명이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7급 직원 장 모씨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 모 씨는 의뢰 당시 가명이 적힌 명함을 건넸으며 계약서에도 가명을 적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이에 대해 “신분을 숨긴 채 가명으로 정보 조사를 의뢰한 것은 사문서 위조에 해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 기관인 국세청 직원들이 민간 업체에 반복적으로 불법 정보 조사를 종용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지난 8월 11일 장 모씨를 통해 국세청의 사과와 관련자들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으나 국세청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 신분을 숨긴 국세청 직원 장 모씨가 소지하고 있던 정부 세종청사 출입증
국세청 담당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정보 활동을 하면서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사문서 위조 혐의의 경우 국가기관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서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정보 활동의 개별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은 역외 조세도피와의 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조직이다. 지능적 조세 도피범들에 맞서 거대한 규모의 역외 탈세를 추적해 징수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적극적으로 재벌들의 해외 재산 규모를 파악하려고 했던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수준과 윤리 의식은 우려를 자아낸다.
첫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미국 현지의 계좌 정보를 국내의 민간 정보 업체에 의뢰했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해외 탈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10개국에 21명의 세정요원을 파견해 운용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국세청은 해외 파견 세정 요원의 숫자를 2011년 9명에서 2012년 14명, 2013년 16명, 2014년 21명으로 꾸준히 늘려왔다. 미국에도 2명의 세정요원이 파견되어 있다. 이들의 현지 체류비와 정보 조사비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국세청은 왜 이들을 활용하지 않고 국내의 민간 정보 업체에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했을까? 특히 신분까지 속여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업무임을 감안하면 더욱 의아하다.
지난 2014년 12월에 발표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감사원이 해외 세정요원 21명 가운데 16명의 토익 점수를 확인한 결과 평균 점수가 585점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정도의 영어 실력으로 미국에서 원활한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은닉재산을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 2013년 1년 동안 해외 세정요원들이 수집한 역외탈세혐의 정보는 19건에 불과했고, 그나마 이 가운데 실제 세금추징에 활용된 양질의 정보는 5건 밖에 되지 않았다.
둘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민간 정보 업체에 불법 조사를 종용한 것에서 드러난 국세청의 무지다. 국세청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도 강요했다면 범죄 교사에 해당하는 행위다. 그게 아니라면, 국세청은 자신이 의뢰한 조사 활동이 미국에서 불법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2011년에 설립돼 5년 동안 수백, 수천 건의 역외 탈세 조사를 수행해왔을 국세청이 미국에서의 금융 계좌 조사 가운데 어디까지가 불법인지 정말 모르고 있었다면, 개탄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는, “정보 활동이기 때문에 신분을 숨기는 것은 당연하다” 면서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신분을 노출하고만 국세청 직원의 무능과 무사안일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명색이 ‘정보활동 요원’이라는 사람이 술자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리고, 그 가방을 되찾기 위해 그동안 철저히 숨겨왔던 전화 번호를 노출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촌극에 가깝다. 더구나 정보원에게 ‘술을 마시자’고 먼저 요구한 것은 해당 직원이었다고 한다.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를 지출하고 난 뒤 그 대가로 접대를 요구한 셈이다.
지난 19일 오후 1시 49분, 중앙일보 온라인 판에 이번 사건을 다룬 기사가 나갔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의 제보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 시간 뒤 기사가 사라졌다. 문제의 기사를 작성한 중앙일보 기자는 “기사가 나간 뒤 국세청 직원들이 회사를 찾아왔다”며 “기사 때문에 외교 마찰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정보 요원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국세청의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게재 1시간 만에 삭제된 중앙일보 기사
‘라이언폭스’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를 여러 언론사에 보냈다. 그러나 기사화된 것은 중앙일보 한 곳 뿐이었고, 그마저 한 시간 만에 삭제되었다. JTBC의 경우 ‘라이언폭스’ 측을 인터뷰하기까지 했지만 결국 방송이 나가지는 않았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그 힘은 일반 기업들에게는 절대적인 두려움의 대상이고 경우에 따라 언론사들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 중앙일보의 기사 삭제나 다른 언론들의 침묵이 그 힘을 두려워한 결과는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부가 논란을 무릅쓰고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시한을 2016년 6월 말로 종료시키는 핵심 이유가 특조위의 청와대 조사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스타파가 지난 1년 간 유기준, 김영석 두 해수부 장관과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 사이의 수 차례 비공식 협의 내용을 취재한 결과, 두 장관 모두 특조위 활동 개시일을 지난해 1월 1일부터로 규정하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을 내비치며 합리적 해법을 찾아보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특조위가 청와대 조사를 논의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중순을 기점으로 이 같은 노력이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고, 특조위 활동을 6월 말로 종료시키는 게 정부 공식 입장으로 굳어진 정황들이 파악됐다. 결국 특조위 활동이 강제 종료되는 현재의 상황은 특별법 해석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여권의 ‘청와대 지키기’ 전략의 산물인 셈이다.

지난 6월 28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축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을 상대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6월 말로 종료된다는 정부 방침의 부당성을 집중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특조위 활동 개시는 지난해 1월 1일, 종료는 올해 6월 30일이라는 정부 입장은 지난 19대 국회 때부터 정부의 일관된 입장임을 역설했다.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 결과, 해양수산부 전현직 장관들은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특조위 활동 개시일을 지난해 1월 1일로 규정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조위의 활동 기간에 대한 정부 입장을 처음 공식석상에서 언급했던 것은 유기준 전 장관이다. 유 전 장관은 지난해 5월 18일 국회 농해수위에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정부는 이미 1월 1일부터 특조위 활동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4개월 남짓 후, 유 전 장관은 이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비공식 석상에서 내놓았던 바 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유 전 장관은 2016년 해수부 예산 심의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초, 이석태 특조위원장에게 국회 내 모처에서 만남을 요청해 이후 세 차례 비공식 협의를 가졌다. 당시 유 전 장관은 4.13 총선 출마를 위해 퇴임을 앞둔 시점이었고, 후임으로는 김영석 차관이 내정된 상태였다.

이 접촉에서 유 장관은 특조위 활동 개시일을 특조위원들이 임명된 3월 9일, 혹은 시행령이 공포된 5월 11일 중 하나로 해석해, 2016년 9월 혹은 11월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에 해당하는 예산으로 30억 원 정도를 추가해 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적어도 2016년 말까지는 조사활동이 보장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특조위 활동 종료 시점을 일단 2016년 9월과 12월 사이로 정하는 데에 잠정 합의하고, 유 장관은 청와대와 여당을, 이 위원장은 유가족과 야당을 각각 설득하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두 사람의 잠정 합의는 최종 성사되지 못했고 얼마 뒤인 11월 초 유 전 장관은 퇴임하고 말았다.
해수부장관과 특조위원장 사이의 잠정 합의가 최종 불발된 이유는 당시 특조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의 맥락 속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유 전 장관과 이 위원장의 접촉 직후인 지난해 10월 20일,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회는 세월호 유가족이 신청한 ‘참사 당일 청와대 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진상규명소위는 이 안건을 11월 초 전원위원회에서 의결하려 했지만 여당 추천 특조위원들의 문제 제기로 한 차례 상정이 연기됐다.
그러던 중인 11월 19일, <머니투데이> 가 해수부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여기엔 특조위의 청와대 조사를 막기 위해 여당 추천 특조위원들과 여당 농해수위 국회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라는 등의 대응방안이 담겨 있었고, 이 내용들은 실제로 이뤄졌다. 특조위가 청와대 조사를 논의하고 있다는 정보가 정부와 여당 측에 유출된 결과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11월 21일, 이번엔 유 전 장관의 후임인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 다급하게 이석태 위원장과의 비공식 협의를 요청해 왔다. 장소는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비즈니스룸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이 위원장에게 청와대 관련 조사 개시를 절대로 의결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 위원장은 대통령의 사생활을 조사하려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재난컨트롤타워로서 참사 당일 적절하게 대응했는지를 조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김 장관은 “청와대 조사를 의결할 경우 특조위에 대해 해체 수준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APEC 참석 등을 위해 해외순방에 나섰던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을 이틀 앞둔 시점이기도 했다. 김 장관이 박 대통령 귀국 전에 특조위의 청와대 조사 개시를 어떻게든 막아보기 위해 다급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틀 뒤인 11월 23일, 특조위는 예정대로 전원위원회를 열어 청와대 조사 개시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자 차기환, 고영주, 황전원, 석동현 등 여당 추천 위원들은 즉각 사퇴 의사를 밝히고 퇴장했으며, 새누리당은 특조위 해체도 검토하겠다면서 특조위의 2016년 예산도 대폭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로 특조위 예산은 반토막이 난 끝에 올해 6월까지만 배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실상 이때부터 특조위 강제종료 조치가 시작됐던 셈이다.
그 이후 정부 여당과 특조위 사이에는 한 동안 눈에 띄는 충돌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국이 4.13 총선 국면으로 본격 진입한 탓이었다. 그러나 김영석 장관과 이석태 위원장은 이 시기에도 몇 차례 비공식 만남을 갖고 특조위 활동 기간 문제를 물밑 조율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8일 서울시청 인근 플라자호텔 중식당에서 만났다. 신년 인사 성격이 강했지만 특조위 활동과 관련한 대화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특조위 활동을 나름대로 지원해 주고 싶지만 청와대 조사 건이 의결된 이후로 장관으로서의 재량권이 상당히 떨어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두 사람은 지난 5월 4일 강남버스터미널 인근 팔레스호텔 일식당에서도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총선 결과 여소야대 국회가 됐지만, 여당은 대선이 있는 내년까지 특조위가 유지되는 것에는 절대로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별법 시행령을 조금 가다듬어서라도 특조위가 올해 연말까지는 선체조사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도 6월 말로 특조위가 종료된다는 정부 공식 입장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던 셈이다.

그러나 김 장관의 이런 언급도 결국엔 성사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최근 야당 원내대표의 폭로성 발언을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의 세월호TF 발족식에 참석한 우상호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부터 특조위의 활동 기간 연장과 관련해 새누리당과 물밑협상이 진행돼 왔었다고 털어 놨다. 새누리당측이 “청와대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주면 조사 기간을 연말가지 연장해 주겠다”고 제안해 왔지만 성역 없는 조사라는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결국 청와대와 여권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을 특조위 및 야당과 조율한 기준은 참사의 진상 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안전사회 건설도 아닌 ‘청와대 조사 저지’ 뿐이었던 셈이다.
영상취재 : 김기철
영상편집 : 정지성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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