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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박근혜 최순실 의료게이트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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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박근혜 최순실 의료게이트의 본질

익명 (미확인) | 일, 2017/01/01- 17:00

박근혜 최순실 의료게이트의 본질

 

정형준 | 녹색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 최순실이 벌인 국정농단으로 국민들의 분노는 꺼지지 않고 있다. 10월경부터 매일 벌어지는 뉴스에서의 폭로와 추가 탐문수사로 인해, 혹자는 막장드라마를 능가하는 현실이라고 비꼬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잘못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국정농단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조차 법정에서는 ‘죄가 없다’고 항변한다고 한다.

 

지금 현실의 상황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지배권력의 부패, 추문, 뒷거래 등의 소설 속 전개보다 더 하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는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부패의 고리에 크게 부각된 것은 다름 아닌 ‘의료정책’ ‘의료기업체’ ‘의약품’ 그리고 ‘의사들’이다. 이를 우리는 ‘의료게이트’라고 부름직한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12월 14일에 세월호 7시간의 진실규명과 결합하여, 각종 약품사용, 특정 의원과 의사들의 결탁과 권한남용에 대한 광범한 질의가 이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의료게이트’는 단순히 몇몇 의사들과 정권의 결탁, 그리고 청와대에서 사용된 약품에만 국한 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박근혜 정권을 관통하고 있는 의료정책 그리고 그 때문에 발생한 국민들의 피해와 앞으로 한국의 의료제도에 미칠 영향 모두를 포괄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다. 때문에, ‘의료게이트’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그 핵심을 추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산업체와의 결탁

 

‘의료게이트’가 폭로된 시발점은 최순실의 단골 성형외과로 알려진 김영재의원에 대한 정권의 특혜였다. 김영재의 부인이 설립한 화장품회사(존 제이콥스, 대표 박휘준 – 김영재의 처남)의 제품은 청와대에서 2016년 설 명절 선물로 선정되었다. 이 화장품 회사는 뚜렷한 해외판매 실적 등이 없었으나, 장충동 신라면세점(2016년 7월), 명동 신세계면세점(2016년 5월) 등에 입점하였을 뿐 아니라, 대통령의 프랑스순방 때 직접 광고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김영재가 설립한 의료기기회사(주 와이제이콥스메디컬 – 사원수 8명의 소기업, 대표 박채윤 – 김영재의 부인)도 수술 부위 봉합에 사용하는 실 개발에 3년간 15억 가량을 분당서울대병원과 산학협력(책임연구원:서창석 – 현 서울대병원장, 전 대통령 주치의)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았다. 또한 2014년부터 청와대의 안종범수석 및 비서관이 직접적으로 서울대병원과 의료기기회사의 합작기업을 설립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이 압력을 행사하는 자리에는 전 서울대병원장(오병희)과 현 서울대병원장(서창석)이 모두 동석했다.

 

서창석은 한술 더 떠 이 업체의 실을 서울대에서 쓰도록 압력을 행사에 이를 서울대병원에 등록하고, 김영재를 서울대 외래교수에 위촉했다. 김영재는 외래교수 자격에 미달되었고, 성형외과과장 및 외과과장과도 전혀 상의하지 않았음도 밝혀졌다.

김영재 부부가 받은 특혜의 화룡점정은 청와대가 나서서 해외 수주 계약을 주선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부부는 대통령 해외순방에 3차례 동행했다.(2015년 4월 중남미 순방, 2015년 9월 중국, 2016년 5월 아프리카, 프랑스) 특히, 공식적인 경제사절단에 두 기업 모두를 이름에 올린 적도 있었다.(존 제이콥스 박휘준 대표이사, 와이제이콥스메디컬 기술이사 김영재)

 

이처럼 김영재이든 그의 부인이든 간에, 개인적인 최순실 혹은 박근혜와의 인맥으로 국가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사적기업의 배를 불려온 것은 명백한 부패게이트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김영재는 피부리프팅 전문가로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청와대를 드나든 것으로 들어났다. 이는 박근혜의 필러, 보톡스 시술자로 김영재를 지목되게 만들었으나, 그는 이를 완강히 부인하였다.

 

특정 의원과 의사와의 결탁은 단골성형의원의 경우에만 있지는 않았다. 최순실과 박근혜가 과거부터 이용했던 럭셔리의원도 막대한 이익을 보았다. 차움병원은 차병원 계열 병원으로 회원권만 1억 5천만 원이고 연회비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럭셔리 의료 콤플렉스다. 차병원은 2010년 이후로 ‘차바이오’라는 자회사를 바탕으로 줄기세포치료제 및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는데, 정부는 2014년 8월 줄기세포 상업 임상시험 1상의 면제범위를 확대하는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런 규제완화는 선진국에서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직접 2014년 5월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비동결난자의 연구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비동결난자 사용은 차병원의 숙원사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냉동보존 된 난자는 질이 떨어져 연구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여타 줄기세포 업체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여기다 2016년이 되어서는 차병원은 자신의 연구소에서 대통령 연두 업무보고(2016년 1월 19일)를 유치했다.(이 업무보고는 보건복지부·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 등 6개 부처가 같이 했음.) 당시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는 모조리 의료산업화관련 사항으로만 채워졌다. 또한 이 연구소는 2016년 4월 보건복지부·미래창조과학부 등이 참석한 바이오 현장간담회도 개최했다. 이런 로비의 대가로 2016년 5월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바이오헬스케어 규제혁신 때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시 배아 사용요건 완화’가 규제 완화책 중 첫째로 꼽혔다. 또한 차바이오가 임상시험 중인 알츠하이머, 뇌경색 줄기세포 치료제와 같은 상병을 꼭 집어 임상3상 면제 대상으로 언급하였다. 최종적으로 차병원은 2016년 7월 9년 만에 줄기세포연구팀의 ‘체세포 복제배아연구’가 복지부로부터 조건부 승인되었다.

 

이런 특혜에 대해서 차병원과 차움병원은 최순실, 박근혜 모두 차움병원의 회원이 아니고, 의료서비스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미용 목적의 태반 주사와 백옥 주사, 신데렐라 주사 같은 주사제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기능의학적 처치가 주된 ‘차움병원’에서 연회비를 내지 않고 진료를 받는 다는 것 자체가 거꾸로 차움병원의 진료가 로비의 성격이 강함을 입증한 것이다. 또한 차병원이 이후 받은 각종 규제완화의 혜택도 정부와 의료기관의 결탁의 결과로 부패게이트라 할 수 있다. 즉, 매우 영세한 개인사업체부터 차병원으로 대표되는 의료산업체까지 규제완화와 국립대와의 결탁, 알선이 연결되어 있었다.

 

 

효과가 불분명한 미용제제의 남용

 

여기에 11월말 청와대에서 구매한 약품목록이 공개되면서 또 다른 가십거리가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발기부전제 ‘비아그라’등이 포함되면서, 청와대 내부의 은밀한 사생활이 한동안 언론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러나 ‘비아그라’등은 실제로 청와대의무실의 해명처럼 ‘고산병’ 치료 및 예방을 목적으로 구매했고,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실제 문제는 청와대의무실에서 해명을 하지 않는 약품들에 있었다.

 

대표적으로 태반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등으로 알려진 피부미용성분의 주사제가 남용되었음이 밝혀졌다. 이런 주사제는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아, 비급여대상으로 시중에서 피부미용을 목적으로 사용할 때도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특히 공적기관에서도 2010년 태반주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국민들은 물론이고 의료계에도 심각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통령 주치의와 자문의사들은 이런 주사제를 처방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간 차움병원에서 이런 대체주사제를 처방하던 김상만을 청와대는 따로 야간에 불러 처방을 받았던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약품의 안정성과 효용성 뿐 아니라, 공식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이용과는 한참 떨어진 의료행태를 대통령이 보였다는 것을 입증한다. 또한 이를 위해 대통령의 혈액 같은 국가기밀사항(2급기밀사항)도 버젓이 시중의 의원으로 나갔다. 마지막으로 국민 대부분이 비급여로 처방받아야 하는 약품 등을 국가세금으로 막대한 양을 구매한 것도 청와대의 도덕적 해이의 한 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약품 구매와 관련된 논란은 미디어와 여론의 이슈는 되었지만, 실제로 ‘의료게이트’의 맛보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외에도 ‘코리아에이드’로 불리는 해외 의료원조건, ‘첨단재생의료’라는 단어의 줄기세포 규제완화등도 얽혀있지만, 이 또한 본질은 아니다.

 

 

본질은 의료민영화

 

박근혜 정권의 ‘의료게이트’의 핵심이라면, 단연코 박근혜 정부가 역사상 최초로 해놓은 ‘의료만행’들에서 찾아봐야 한다. 우선 박근혜 정부는 역사상 최초의 공공의료원(진주의료원) 폐원과 최초의 국내 영리병원(제주도 녹지병원) 허용하였다. 공공병원 폐원과 영리병원 승인 모두가 최초인데, 이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바로 의료민영화를 구체화 했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는 4년 동안 국회입법이 아니라 행정부에서 처리 가능한 시행령, 시행규칙, 가이드라인, 유권해석 등등의 행정독재식 방법으로 노무현정부 때부터 병원자본과 의료기기업체들이 원한 민영화과제들을 이행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는 병원 및 의료기기, 제약업의 민원 처리를 해줬으며, 의료산업화 ‘청부정부’의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최소한의 국민건강 보호장치를 해제했다. 여기에는 임상시험 규제완화, 신의료기술평가 간소화, 줄기세포 허용, 약가정책 후퇴 등등 향후 제2의 옥시사태를 일으키고도 남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런 방향성을 위해 보건의료서비스를 한층 더 서비스산업으로 묶어서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도록 추진했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의 일개 부서처럼 되었다. 이 과정에서 문형표, 방문규 같은 경제관료들이 보건복지부로 침투해 장관과 차관을 맡았다.

 

이런 큰 방향성은 사실 앞서 살펴본 동네의원에서부터 차병원에 이르는 의료산업체와의 연관, 그리고 이러한 결정과정은 효용성이나 안정성보다는 상업성이 농후한 의료서비스(피부미용)의 확대를 나았고, 이를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직접 수혜 받은 측면도 크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는 단순히 김영재, 차병원, 최순실, 차병원 같은 직접관련자들만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다름 아닌 전반적인 의료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이를 청탁한 세력은 따로 있었다.

 

 

재벌과 의료민영화

 

박근혜 정권은 2013년 12월 13일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민영화 추진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당시 이 대책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의료기관 자법인 설립 허용 및 부대사업 대폭 확대였고, 하나는 의료법인간 합병, 법인약국 허용이었다. 영리자법인은 이명박정부 때까지는 법리적으로 경영지원이란 명분으로 설립하려던 자회사를 행정부 독단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인데, 실제로는 영리병원의 우회적 적용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우회적 영리병원의 도입을 주장한 것은 다름 아닌 삼성경제연구소와 전경련이었다.

 

더욱이 이런 추진동력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은 2014년 3월 20일 개최된 ‘제 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였다. 이 회의는 공중파 전체에 생방송으로 나갔을 뿐 아니라, 모든 규제를 적폐로 선언하는 선언장이었다. 당시 이 회의에서 가장 많은 민원사항을 주장한 것은 다름 아닌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이었다. 이승철이 이 날 주장한 의료부분 규제완화 요구안은 더욱 가관이다. 우선 스마트폰 등에 탑재될 건강관리 목적 감지기 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허가를 의료기기법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 한 것이다. 이는 당시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가를 위한 민원처리였고, 결국 일사천리로 의료기기에서 스마트폰의 감지기 등은 제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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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 자료, 2014.03.20.

 

 

또 다른 하나는 국내보험사의 외국인 환자 유치 허용이었다. 외국인 환자 유치허용은 이명박정부 때부터 삼성생명을 위시한 민간보험사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다. 말로는 외국인 환자만 유치·알선하는 것이지만, 종국적으로는 환자를 민간보험사가 계약해서 유치알선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로, 사실상 미국식의 병원-보험회사 연계모델을 가능한 부분부터 열어주자는 주장이었다. 놀랍게도 이 조항은 이후 2년간 청와대 여야대표 모임이나, 국무회의 때마다 나오던 ‘국제의료지원 특별법’의 핵심조항과도 관련이 있다.

 

즉, 재벌 특히 삼성의 이해관계와 관련해서 의료부분 규제개혁의 목표도 설정되었고 제기되었다. 이제는 모두 알다시피 이승철 전경련부회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후원금을 걷은 총책의 역할도 한 바 있다. 삼성이 최순실 박근혜의 재단에 돈을 입금한 것은 단순히 압력만을 위한 것이 아닌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제일모직 삼성생명 합병 같은 사안뿐이 아니라, 이런 의료민영화 과제들을 해결해주는 대가도 이런 금액에는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가 벌인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들, 의료부분 규제완화를 일일이 거론하기는 매우 힘들다. 끝으로 2016년 5월 18일 마지막 규제개혁 장관회의(5차)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내용 중에는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언급이 있다. 이 ‘갈라파고스규제’라는 말 자체가 전경련에서 만든 것으로 봐야 하는데, 이 규제장관회의 8일 전에 전경련이 발표한 7대 갈라파고스 규제의 두 번째는 ‘영리병원제한’이었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무려 취업유발만 27만에 달한다고 전경련이 밝힌 것이다. 영리병원보다 비영리병원을 같은 수로 만들면 더 많은 인원이 취업시킬 수 있는데 이를 왜곡하고 말이다.

 

<표> 7대 갈라파고스 규제별 개혁 시 경제적 기대효과

연번

규제개혁 과제

부가가치 증대

일자리 창출 효과(명)

취업유발

고용유발

1

수도권 규제

11조4,700억원

15만9,829명

10만3,245명

2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제한

14조8,500억원

26만8,978명

22만7,384명

3

지주회사 규제

1조2,610억원

1만7,580명

1만1,356명

4

적합업종

16조6,230억원

23만1,639명

14만9,633명

5

게임셧 다운제

5,510억원

1만7,173명

1만3,716명

6

금산분리

18조5,760억원

21만3,623명

18만3,902명

7

택배 증차규제

1,710억원

1만4,323명

1만3,322명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이런 일련의 주장들의 곳곳에 의료민영화의 핵심 사안인 ‘영리병원’ 허용이 숨어있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작금의 ‘의료게이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다. 정리하면, 지금 최순실-박근혜 를 둘러싸고 벌어진 의료부분의 각종특혜 및 의혹들은 실제로는 의료를 돈벌이로 전락시키려는 과정의 부차적인 산물이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여전히 ‘영리병원’으로 대표되는 병원의 직접적인 산업화·영리화 정책과 의료기기, 약품, 줄기세포류의 규제완화였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지난 4년간 역사상 유래 없는 건강보험 긴축정책을 단행해 무려 20조원 이상의 흑자를 남겼다. 국민들은 의료비부담으로 아파도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부유층의 피부미용, 돈벌이이용은 계속 부추긴 꼴이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효율 극대화 추구로 결국 금융투자 및 국고지원 축소 획책으로 까지 나아가고 있다.

 

대통령이 근무시간에 보톡스, 필러 시술을 받는 것, 그리고 피부미용 수액치료를 받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돈벌이의료에 희생양이 되는 의료산업화·영리화 정책이다. 박근혜퇴진 이후의 해결해야 할 의료적폐의 1순위는 지금까지 허용된 각종 의료산업화·영리화 정책을 원점으로 돌리고 전면 재검토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의료게이트’의 확실한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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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 원장의 리프팅 실 사업을 도와주라고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김 원장은 최순실 씨의 단골 의사이자 박 대통령 ‘비선시술’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그동안 김영재 원장 일가가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 존제이콥스의 중동 진출을 돕기 위해 청와대 직원들이 움직였다는 정황은 드러났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김 원장을 도우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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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최순실로부터 ‘김영재 지원’ 지시받아 대통령에 보고

검찰 수사자료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2014년 초 최순실의 전화를 받고 김영재 원장을 처음 알게 됐다. 최순실이 “김영재라는 의사가 운영하는 존제이콥스라는 회사가 있는데 얼굴 주름을 잡아주는 리프팅 실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짝퉁 제품을 만들어서 수출하는 사람 때문에 피해가 크다고 한다. 자료를 보내줄 테니 대통령님께 말씀드려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통화 뒤 정 전 비서관은 존제이콥스의 의료용 실 소개 자료, 일본 납품처에 관한 자료, 짝퉁 의료용 실로 시술을 받았다가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에 대한 일본 신문기사 등을 최순실로부터 전달받았다.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에게서 이 자료를 받아 자신에게 전달한 사람은 이영선 행정관이라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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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비서관은 자료만으로는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최순실에게 업체 관계자의 연락처를 받아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 전화를 받은 사람은 김영재 원장의 아내 박채윤 씨였다. 박 씨는 정 전 비서관에게 “남편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의료용 실을 일본에 수출하는 에이전트가 있는데, 그 사람이 짝퉁 제품을 만들어서 일본에 수출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고 우리 회사의 공신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 사람이 우리 회사 제품의 짝퉁을 불법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구체적으로 “짝퉁 제품이 항공편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관세청 통관 과정에서 이를 걸러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박근혜 “김영재 의원 도와드려라” 직접 지시

정 전 비서관은 이 같은 내용을 즉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특허권이 제대로 보호받아야 한다. 이렇게 짝퉁을 만들어서 피해를 입히면 안 된다. 확인해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도와드려라”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 전 비서관은 즉각 조원동 당시 경제수석 등에게 말해서 김 원장의 아내 박 씨가 원하는 대로 관세청이 수출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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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김영재 원장과 관련해서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그의 아내가 운영하는 존제이콥스의 화장품이 중동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2014년 9월 보건복지부의 UAE 의료사절단에 동행시켜 달라는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이 조원동 전 경제수석의 녹취록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이 과정에 최순실과 박 대통령의 소통 통로 역할을 해온 정 전 비서관의 개입이 있었던 만큼 김 원장 일가에 대한 특혜에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어느 정도 가능한 상태였지만, 실제로 박 대통령이 김영재 원장을 도우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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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김영재 원장 특혜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특별히 어떤 데를 도와주라, 그 회사에 어떤 이득을 줘라 그런 것은 한 적이 없다”고 밝혔던 바 있으나, 정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에 따라 이 말은 명백한 거짓임이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현재 진행 중인 박근혜 탄핵 심판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인 대통령의 권한 남용에 대한 판단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 2017/01/1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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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은 독일 출국 전 국내에서 휴대전화를 8개나 쓰고 거주지도 6곳이나 이용하는 등 정보기관 비밀요원을 방불케 하는 생활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휴대전화만 8개… 실제 명의자 중 2명은 중학생 “아무 관계 없는데…”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최 씨가 실제로 사용했거나 각종 문서에 자신의 것이라고 기재했던 휴대전화 번호 8개를 확인했다.

우선 최순실 본인 명의로 개설해 실제로 가장 많이 사용한 번호는 010-5918-37XX였다. 그러나 최 씨는 지난해 10월 31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다. 현재는 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거 인멸을 위해 숨기거나 없애버린 것으로 보인다.

최 씨가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 다음으로 자주 사용한 번호는 010-7363-78XX와 010-2114-36XX였다. 이 2대의 휴대전화는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 청와대 내부 문건들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 연락하기 위해 사용됐다. 2대 모두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개통된 이른바 ‘대포폰’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속에서 최순실과 주고받은 문자 대화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이 2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했다.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 문건을 메일로 보낸 뒤 “보냈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내면 최순실이 “네”라도 응답한 뒤, 문건 수정을 마치고서 “보세요”라고 다시 문자를 보내면 정 전 비서관이 “예,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하는 식이었다.

최순실이 직접 사용한 휴대전화 번호 가운데는 010-3800-62XX도 있다. 최 씨가 영국에서 귀국하기 직전 더블루케이 조성민 대표와 통화했던 번호다. 이 휴대전화의 명의자는 여성 윤 모 씨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역시 현재는 꺼져 있는 상태다.

최 씨는 은행계좌를 개설하면서는 또 다른 휴대전화 번호 2개를 사용했다. 하나는 010-2058-56XX로 검찰 확인 결과 명의자는 현재 가출자로 등록돼 있는 심 모 씨였다. 현재는 착신 금지 상태다. 또 다른 은행계좌 개설에 사용한 휴대전화 번호는 010-2113-56XX였는데, 명의자는 2002년생 김 모 군으로 확인 결과 제주도에 거주하는 중학생이었다. 김 군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제주도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으며, 본인은 물론 부모님도 최순실 씨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은신처 가운데 한 곳이었던 홍천 소노빌리지 콘도를 예약할 때는 010-5067-79XX를 사용했다. 이 휴대전화의 명의자는 2003년생 김 모 군이었다. 취재진 확인 결과, 김 군은 대구에 사는 중학생으로 아버지는 공장 노동자, 어머니는 병원 간호사였다. 본인은 물론 부모님 모두 최순실 씨를 알지도 못하며 어떤 관계도 없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는 독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머물던 서울 청담동의 주상복합 피엔폴루스의 관리사무소에는 또 다른 휴대전화 번호인 010-5428-34XX를 등록했다. 이 번호는 최 씨의 운전기사 방 모 씨의 것이었는데, 현재는 해지된 번호로 확인됐다.

국내 거주지 6곳… 삼성동 고급 주상복합은 장시호 명의로 임차

▲ 최순실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신사동 미승빌딩

▲ 최순실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신사동 미승빌딩

최순실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전후로 국내에서 무려 6개 장소를 돌며 거주하거나 은신했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신사동의 미승빌딩 내 6~7층 복층 외에도 5곳의 장소를 이용했던 것이다.

▲ 최순실이 독일 출국 전 머물던 서울 청담동 피엔폴루스

▲ 최순실이 독일 출국 전 머물던 서울 청담동 피엔폴루스

최순실이 독일로 출국하기 직전 머물던 곳은 서울 청담동의 고급 주상복합 피엔폴루스 10층이다. 최 씨는 검찰 조사에서 “기자들이 나를 따라다니는 등 원래 집에서 거주하기 힘들어 6개월 정도 이 곳에서 거주했다”고 밝혔다. 이곳의 월세 900만 원은 매달 현금으로 납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 최순실이 조카 장시호 명의로 빌려 거주했던 서울 삼성동 브라운스톤레전드

▲ 최순실이 조카 장시호 명의로 빌려 거주했던 서울 삼성동 브라운스톤레전드

최 씨의 실제 거주지 중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곳은 서울 삼성동의 고급 주상복합 브라운스톤레전드 6층이다. 이곳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임차인으로 서명과 날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서울 도곡동의 빌라에서 거주하는 장 씨가 어째서 이곳의 임차인으로 되어 있느냐고 추궁했지만, 최순실은 “한동안 장시호와 연락을 하지 못해 자초지종은 잘 모르겠다”고만 대답했다. 최 씨가 이곳에 얼마 동안 머물렀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750만 원의 월세가 역시 매달 현금으로 납부된 사실은 확인됐다. 검찰은 피엔폴루스와 브라운스톤레전드의 월세로 납부된 현금의 출처에 대해서도 추궁했지만, 최순실은 “잘 모르겠는데, 확인해 보겠다”고만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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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최순실은 강원도 홍천의 소노빌리지 콘도 지하층, 서울 논현동의 카페 테스타로싸 건물 3층, 서울 신사동의 로이빌딩 5층 등에서도 일정 기간씩 머물렀던 것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토, 2017/01/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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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압수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내용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수시로 전화해 각종 지시를 내리면 그 내용을 암호처럼 줄여서 수첩에 받아 적었다.

우선 메모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나 집요하게 미르와 케이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해 왔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안종범 수첩(2015.10.21.일자)

안종범 수첩(2015.10.21.일자)

미르재단이 설립(2015년 10월 27일) 되기 일주일 전인 21일자 메모에는 재단과 관련한 대통령의 지시가 적혀있다. 재단 이름은 ‘미르’며 ‘용의 순 우리말’로 ‘신비롭고 영향력 있는’ 뜻이고, ‘이사장은 김형수’로 하라는 지시였다. 이어 이사진 명단을 불러주면서 ‘사무총장은 이성한’으로 하고 ‘조직표와 정관’을 사람을 통해 보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은 곧바로 인편으로 이들의 이력서와, 조직표, 그리고 정관을 보내주었고 김형수의 이력서에는 ‘이사장’이라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는 것이 안 전 수석의 검찰 진술이다.

그는 또 대통령이 이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운영진으로 내정됐다는 것을 통보할 것을 지시하며 “다 검증된 사람이다”인 만큼 검증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까지 있었다고 진술했다.

안종범 피의자 신문조서 중

당시에도 대통령께서 여러 민원이나 단체를 통해서 그런 정보를 얻어 제게 지시를 하시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르재단의 경우에서처럼 대통령께서 미르재단 이사진 명단을 주시면서 ‘다 검증된 사람이다’라고 하셔서 저로서는 대통령께서 검증 절차까지 다 마친 일이라고 생각하고 지시를 따랐을 뿐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제 불찰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지시가 있던 날은 청와대와 전경련이 재단 설립을 위한 실무회의를 막 시작한 날이었다. 청와대와 전경련은 21일부터 4일동안 연속으로 회의를 열어 재단 설립 작업을 마무리 지었는데 실무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박 대통령은 이사진은 물론 조직표와 정관까지 갖고 있었던 것이다.

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박 대통령의 개입은 더욱 노골적이었다. ‘안종범 수첩’에는 케이스포츠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지시가 모두 10번이 등장한다. 이 중 재단이 설립되기 전 메모는 모두 5번인데 4번이 재단 이사진 인사를 지시하는 내용이었고, 내용에는 사람들의 지위와 인적사항은 물론 전화번호까지 포함돼 있었다. 포스코와 관련해서는 30억 원이 적혀 있는데 포스코가 케이스포츠에 30억원을 출연하도록 하라는 취지로 보여진다.

안종범 수첩 (2015.12.11. 일자)

안종범 수첩 (2015.12.11. 일자)

안종범 수첩(2015.12.20. 일자)

안종범 수첩(2015.12.20. 일자)

안종범 수첩(2015.12.25. 일자)

안종범 수첩(2015.12.25. 일자)

안종범 수첩(2016.01.03. 일자)

안종범 수첩(2016.01.03. 일자)

안종범 수첩(2016.1.10.일자)

안종범 수첩(2016.1.10.일자)

재단이 설립된 이후 대통령의 지시는 이른바 체육인재 육성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지시로 바뀐다. 예를 들어 ‘케이스포츠와 김종 당시 문체부 차관을 연결시켜라’, ‘관광공사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서 스포츠단을 운영하는데 케이스포츠의 마케팅회사인 더블루케이를 소개해 주라’는 식이었고 업체 대표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불러줬다. 더블루케이가 한국 내 영업권을 갖고 있는 스위스 건설회사인 누슬리의 국내 활동을 적극 지원하라는 지시는 반복됐다. 심지어 재단 이사장의 월급을 현실화하라거나 특정 건물을 지목하며 재단 사무실로 임대가 가능한지까지 검토하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안종범 수첩(2016.1.23.일자)

안종범 수첩(2016.1.23.일자)

안종범 수첩(2016.3.6.일자)

안종범 수첩(2016.3.6.일자)

안종범 수첩(2016.3.14.일자)

안종범 수첩(2016.3.14.일자)

안종범 수첩(2016.2.26.일자)

안종범 수첩(2016.2.26.일자)

안종범 수첩(2016.3.28.일자)

안종범 수첩(2016.3.28.일자)

최순실 씨는 검찰조사에서 자신이 두 재단의 운영에 관여한 것은 대통령의 지시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최순실 피의자 신문조서 중

미르재단과 마찬가지로 대통령님이 우수한 체육인재 양성 및 지원을 위해서 스포츠 관련 재단을 만드시려는 생각이 강하셨고, 이에 전경련에 속해 있는 기업체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재단을 만들려는 의지가 있으셨습니다. 이에 관하여도 대통령님이 저에게 의견을 물으셨고, 저에게 운영체계 등이 잘 돌아가는지 체크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한 내용은 최순실 씨가 대통령에게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전달한 내용이었다.

최순실 피의자 신문조서 중

초반에는 재단법인 미르나 케이스포츠 같은 경우 그 내용은 공감하고 있었고 초반에 재단이 틀이 잡혀져야 운영이 제대로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이사장 등 임원 명단 중 일부, 재단 이름, 사업 추진 방향 등에 대하여 정호성을 통하여 대통령께 의견을 전달한 사실이 있습니다.

미르와 케이스포츠재단 설립, 그리고 뒤이어 벌어진 기업 사냥과 각종 이권 개입에는 박근혜-최순실 기획, 안종범 실행의 구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권한 남용이 있었다.@@@


취재 최문호
편집 윤석민

월, 2017/01/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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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부터 여러차례 정호성 전 비서관,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를 물어봤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정 전 비서관에게는 최소 2~3회, 우 전 수석에게는 한 번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를 물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비선실세의 존재를 부인했다. 안 전 수석은 검찰에서 이렇게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비선실세는 없다. 대선 이후에는 (정윤회, 최순실 씨를)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우 전 수석은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난 두 사람의 말을 믿었다.

안종범 피의자 신문 조서

문 : 정호성 비서관에게 무엇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였다는 말인가요.

답 : 정호성 비서관은 제1부속 비서관으로 대통령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비서관으로 보시면 되고 청와대 들어오기 전부터 대통령을 모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래서 이른바 3인방 중의 한명인 정호성 비서관한테 위와 같이 희한한 상황을 말해주고 “혹시 뒤에 다른 비선 실세 같은 게 있나”라고 물어 보았더니 정호성 비서관이 단호하게 “없다”고 하였습니다.

문 : 최순실은 피의자에 대하여 직원들에게 이르기를 ‘안선생’이라고 호칭하였다는 점으로 미루어 최순실과 피의자는 막역한 사이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답 : 전혀 아닙니다. 저는 최순실하고 통화한 적도 없고, 그 사람 전화번호도 모릅니다. 최순실이 국정에 영향력을 끼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문 : 피의자는 청와대에서 수석으로 수년간 근무하였음에도 그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눈치도 못 채고 있었다는 말인가요.

답 : 제가 그 부분은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이상이 있었어도 민정수석실에 확인해 보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아, 제가 생각해 보니 민정수석(우병우)한테도 한번인가 정윤회, 최순실에 대하여 한번 확인이나 해 봤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민정수석이 정확하게 답변을 해 주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난해 10월 18일, 대통령이 주재한 첫 ‘박근혜 게이트’ 대책회의에 우 전 수석이 참석한 사실도 안 전 수석의 검찰 진술로 확인됐다. 대통령의 해명 발표문 준비를 위해 만들어진 이 자리에는 대통령 외에 안 전 수석, 우 전 수석, 김성우 전 홍보수석이 참석했다.

안 전 수석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이 날 회의에서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거짓말을 하기로 공모했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과 독대 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이 결정된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숨기고 두 재단 설립을 전경련이 주도한 것으로 입을 맞췄다는 것이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비선실세의 존재를 사실대로 밝히는 게 좋겠다”고 주장했지만, 대통령은 비선실세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안 전 수석의 진술은 사실상 대통령과 청와대가 대국민 거짓말을 공모했음을 시인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게다가 안 전 수석의 진술은 우 전 수석의 주장과 배치된다. 우 전 수석은 지난 12월 22일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를 전혀 모르며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한 사실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안종범 피의자 신문 조서

문 : 2016.10.경 본건(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제기되고 난 후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그 내용을 피의자의 주거지에서 압수된 수첩에 기재해 둔 사실이 있는가요.

답 : 네, 있습니다.

문 : 대통령과 위와 같은 면담을 하게 된 경위는 어떻게 되는가요.

답 : 2016년 10.경으로 날짜는 수첩을 봐야 정확하게 확인이 될 것인데, 그때 그 다음주에 예정되어 있던 수석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재단 관련 설립 경위에 대한 설명과 이번 사태에 대한 해명을 위한 발표문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대통령과 면담을 하였던 것입니다. 당시 면담에는 우병우 민정수석과 김성우 홍보수석도 함께 배석을 하였습니다.

문 : 수첩에 기재된 내용은 어떤 것이었는가요.

답 : 2015.2. 및 7. 두번의 회의를 통하여 대기업 회장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그 이후 전경련 주도로 모금을 한 것으로 해명을 하자고 하여, 그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실제 2015.7.경 대통령과 7개 기업 회장들과의 개별 면담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결정이 된 것인데, 그런 것은 밝힐 수 없으니 2015.2. 회의 및 7, 회의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이야기 하자고 한 것이었습니다.


취재 : 한상진
촬영 : 정형민
편집 : 박서영

월, 2017/01/1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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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난해 10월 미르와 K스포츠재단 관련 최순실 개입 언론보도에 대응하기 위한 청와대 참모진의 대책회의 결과가 정리된 검토의견서와 여기에 첨부된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의 ‘법적검토’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 그동안 해당 문건들의 존재가 언급된 적은 있으나 실물이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해당 문건들은 검찰이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휴대전화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사진 파일 형태로 확보됐다.

“최순실 의혹 차단 및 여론 전환 위해 대통령 직접 언급 필요”

지난해 10월 18일 청와대 참모진은 바쁘게 움직였다. 전날 JTBC가 “미르재단 운영은 차은택이 했고 그 뒤엔 ‘회장님’으로 불린 최순실이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이를 확인해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최순실의 통화녹취 일부까지 공개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일 아침엔 경향신문이 최순실의 독일에 비덱스포츠 등 유령회사까지 설립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른바 ‘비선실세 의혹’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우병우 민정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었고, 그 결과를 안종범 수석이 문건 형태로 최종 정리했다. 제목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선실세 언급에 대한 검토의견’이었다.

▲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선실세 언급에 대한 검토의견 (안종범 전 수석 작성)

▲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선실세 언급에 대한 검토의견 (안종범 전 수석 작성)

문건에는 우선 JTBC와 경향신문의 보도로 야당과 언론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며 현 상황에 대한 분석이 제시됐다. 이에 따른 대응책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대수비(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회의 주재 시 비선실세 논란과 관련한 언급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검토 의견이 달렸다. 그렇게 해야 하는 3가지 이유로서, 비선실세에 대한 새로운 논란을 조기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 국민 여론을 전환하기 위해 청와대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여당에 명분과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점, 그리고 향후 법적인 문제까지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점 등이 제시됐다.

해당 문건엔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언급할 내용이 3문장으로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다. “심지어 재단들이 저의 퇴임 후를 대비해서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닙니다. 더구나 제 주변에는 비선이니 실세니 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입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틀 뒤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가운데 첫 번째와 세 번째 문장을 토씨 하나까지 그대로 읽게 된다.

우병우의 ‘법적검토’ 보고서…사실상 ‘최순실 구하기’ 법률 자문

그런데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을 차단하기 위한 청와대 참모진의 의견서에는 첨부 문건이 하나 더 붙어 있었다. 바로 우병우 민정수석이 작성한 ‘법적검토’ 보고서이다.

▲ 법적검토 보고서 (우병우 전 수석 작성)

▲ 법적검토 보고서 (우병우 전 수석 작성)

보고서는 우선, 최순실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모금에 관여했더라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형법 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주체는 공무원인데 최순실은 민간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최순실이 재단과 사전 논의해 재단의 자금으로 정유라의 개인 승마훈련을 지원하도록 했다면 횡령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지만, 당시까지는 관련 사실이 확인된 바가 없다고 서술했다.

결국 우병우 수석의 이 보고서는 사실상 비선실세 최순실을 구제하고 이를 통해 박 대통령에 대한 보호막을 제공하기 위한 법률자문이었던 셈이다. 더불어 대통령 주변의 비선라인들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고, 문제가 발생했다면 진상을 밝혀내야 하는 민정수석 본연의 임무와는 정반대로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보고서에 다름 아니었다.

월, 2017/01/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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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실소유한 재단법인 케이스포츠와 부영그룹을 만나게 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케이스포츠재단과 부영의 만남을 주선한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안 전 수석이 대통령 지시로 이들을 연결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안종범 전 수석은 자신이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등과 회동한 것으로 기재돼 있는 2016년 2월 26일자 K스포츠재단의 회의록을 검찰이 제시하며 참석 경위를 묻자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안종범 피의자 신문조서

문 : 문건을 보면 피의자는 정현식(케이스포츠 재단 사무총장)과 함께 부영 이중근 회장도 만났는데, 당시 케이스포츠재단에서 추진 중인 전국 5대 거점 체육시설 설립 관련하여 부영에서 지원하는 문제도 논의하였다가, 이중근이 자신들이 받고 있는 세무조사를 해결해 달라는 취지로 말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맞는가요.

답 : 아닙니다. 원래 대통령께서 정현식을 부영 이중근 회장하고 한번 만나게 해주라고 해서 제가 만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저는 얼마 있지 않아 그 자리를 떠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최순실 씨와 그의 측근들은 각종 이권을 취할 목적으로 하남시에 복합체육시설 건설사업을 추진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 일당은 이 체육시설 건설 비용을 부영 그룹과 같은 대기업에서 충당한 후 연구용역비, 소개비 등의 명목으로 관련 정부 예산과 케이스포츠 재단의 사업비를 따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안 전 수석의 검찰 진술은 박근혜 대통령이 마치 최 씨 일당과 ‘한몸’인 것처럼 이들에게 필요한 기업인을 연결해주도록 지시를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부영 그룹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등에 업고 있던 케이스포츠 재단의 제안을 거절하기 힘든 입장이었다. 2015년 말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과정에서 이중근 회장의 탈세 혐의가 드러났고, 검찰 고발까지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부영은 미르-케이스포츠 두 재단의 설립 얘기가 오간 대통령과 기업총수들의 만남에는 끼지도 못했지만, 대기업들 가운데 3번째로 빨리 3억 원의 자금을 출연할 만큼 청와대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었다. 출연금 납입 후 아흐레만에 이뤄진 케이스포츠 재단과의 만남에서 이 회장이 직접 세무조사 무마를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 속에서 이뤄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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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케이스포츠 재단의 요구에 화답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후 정현식 케이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보고를 받은 최 씨가 세무조사 무마 청탁에 부담을 느끼면서 이들의 거래는 없던 일이 됐다.


취재 : 최문호, 한상진, 김성수, 오대양
촬영 : 정형민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월, 2017/01/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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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이 뜻대로 되지 않자 다음 목표는 롯데그룹이었다. 최순실 씨는 롯데로부터 70억 원을 뜯어내기로 한 뒤 이를 안종범 수석을 통해 실행에 옮겼다. 안 전 수석과 최 씨 모두 검찰 수사에서 대통령과의 공모를 인정했다.

2016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안종범 수석에게 14일에 일정이 빈다며 롯데 신동빈 회장과 개별면담을 잡고 면담자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안 수석은 신동빈 회장과 직접 통화해 롯데의 현안이나 애로사항 등을 듣고 면담자료를 만들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검찰 수사를 받던 안 전 수석은 신동빈회장 면담자료가 압수된 것을 보고 깜짝놀랐다. 조사 중간 검사에게 “이것이 압수되는 것을 대통령도 승인을 해 준 것인가”라고 물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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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05_02박근혜 대통령, 신동빈 롯데 회장 면담자료

최초로 공개되는 이 면담자료에는 당시 롯데의 요구 사항 2개와 그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 방향이 들어있다. 우선 면담이 있기 불과 4개월 전인 2015년 11월에 면세점 특허를 상실한 롯데가 “유관부처 재량으로 영업을 연장해 주거나 신규특허”를 발행 할 것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의 답변 방향은 “특허 상실에 따른 애로사항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면세점 산업의 육성을 위한 개선방안을 3월 말에 발표할 것이다”는 것이었다. 두번째는 대형 아웃렛 매장을 많이 갖고 있는 롯데의 아웃렛까지 의무휴일 제도가 확대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요구에 대해 롯데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정리돼 있었다.

면담에서 이런 내용이 실제 오갔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박 대통령은 롯데에 새로운 것을 요구했다. 당일 안종범 수첩에는 대통령이 불러준 내용이 적혀 있다.

▲ 안종범 수첩(2016.3.14.일자)

▲ 안종범 수첩(2016.3.14.일자)

핵심은 민간재단인 케이스포츠에 체육인재 양성을 명목으로 75억 원을 투자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대통령은 신동빈 회장과의 개별 면담 두 달 뒤인 지난해 5월 중순 경에 “신동빈 회장과 논의했던 건과 관련해서 케이스포츠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재차 안 수석에게 지시했다.

안종범 피의자 신문조서 중

대통령께서 신동빈 회장에게 ‘올림픽과 아세안 인재 양성을 위하여 어떤 일을 하여야 하는데 5대 거점 등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셨다고 하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위 개별 면담을 하기 이전에 대통령께서 ‘이런 사업들을 k스포츠에서 하게 하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김종 차관과 연결시켜 주라’고 하여 김종 차관을 정현식 사무총장에게 소개를 해 주었던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메모 내용에 비추어 보아 대통령께서 신동빈 회장에게 ‘하남시로부터 부지를 임대하여 75억원을 들여 시설을 짓고, 그 시설 공사는 스위스의 뉴슬리가 하는 것으로 하고, 그 운영은 k스포츠가 하는 것으로 그 사업에 지원을 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라는 내용의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케이스포츠는 롯데로부터 70억 원을 받아냈지만 검찰이 롯데 그룹을 압수수색하기 직전에 다시 롯데에 돌려줬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해 70억 원은 면세점이나 검찰 수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안 수석은 돈을 돌려주라고 지시한 것도 대통령이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안 수석은 롯데가 케이스포츠에 70억 원을 낸 배경에 강요가 있었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

안종범 피의자 신문조서 중

문) 결국 롯데측이 케이스포츠측에 준 돈이 기업이 자발적으로 케이스포츠의 사업에 공감하여 지급한 돈이 아니고, 대통령과 청와대의 협조라는 명목의 지시를 받고 어쩔 수 없이 비자발적으로 낸 돈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피의자가 케이스포츠에 돈을 돌려주라고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답) 예, 맞습니다…… 대통령이 조금만 더 일찍 결심을 하셨다면 돈이 입금되지 않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케이스포츠재단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던 최순실은 검찰 조사에서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케이스포츠재단 사업을 부탁한 것을 시인했다.

최순실 피의자 신문조서 중

제가 그 전에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케이스포츠 재단의 5대 거점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해놓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롯데나 다른 회사들에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은 나중에 알고 보니 임차문제가 해결이 안되어서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종범 전 수석과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과의 공모사실을 사실상 시인한 만큼 롯데 70억 건은 대통령 탄핵심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재 김강민
편집 윤석민

월, 2017/01/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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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지인을 포스코 홍보책임자로 입사할 수 있도록 안종범 청와대 수석에게 지시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안 전 수석의 검찰 진술 조서에 따르면, 2015년 5월경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홍보에 유능한 인재가 있으니 포스코 회장에게 소개하라”고 지시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최 씨의 지인 조 모 씨는 포스코에 전무급으로 입사했다. 대통령은 지시 당시 안 전 수석에게 조 씨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직접 알려줬다. 최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는 검찰 조사에게 “내가 최 씨에게 조 씨의 취직을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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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피의자 신문 조서

문 : 피의자(안종범)는 OOOO 부사장인 조OO를 알고 있지요.

답 : 예,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조OO라는 이름을 말씀해 주셔서 제가 수첩에도 기재하고 어디에 연결을 해 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통령께서 전화번호도 저한테 가르쳐 주셨던 것으로 기억하고 어느 회사로인가 연결은 해 주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문 :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2015.5.경 피의자가 (포스코) 권오준 회장에게 조OO OOOO 부사장을 포스코 홍보실장에 채용해 달라”고 부탁하여 권오준이 조OO를 직접 만나 채용 직위 등을 협의하여 최종적으로 2015.9.경 조OO로 하여금 ‘포스코 철강솔루션마케팅실 자문역’(전무급)에 채용되도록 하였음이 확인되는데, 맞지요.

답 : 예, 지금 말씀을 해 주시니 이제 기억이 납니다. 대통령 말씀이 “포스코도 홍보가 중요한데 홍보에 유능한 인력이 있으니 포스코 회장한테 좀 활용을 하도록 하라”고 하셔서 제가 권오준에게 연락을 하여 그러한 취지를 전달한 것은 맞습니다. 그 이후 권오준 회장이 “적절한 자리로 알아보겠습니다.”라고 하면서 결국 포스코 내에 자리를 잡아 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 : 그와 관련하여 피의자는 권오준 회장, 조OO 부사장과 수회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권오준 회장은 피의자에게 조OO의 채용 진척을 보고하고, 조OO 또한 자신이 포스코 측과 협상하고 있는 과정을 수차례 보고하고 있음이 확인되는데 어떤가요.

답 : 예, 문자메시지를 보니 그러한 내용들로 보입니다. 저도 이렇게 자세히 문자를 주고 받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이 문자를 보니 맞는 것 같습니다.

문 : 위 문자메시지를 보면 처음에 피의자가 조OO로부터 이메일로 이력서를 받아 보았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어떤가요.

답 :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뒤, 안 전 수석은 조 씨의 채용과정 전반에 관여했다. 그는 포스코, 조 씨와 수시로 문자를 주고 받으며 입사과정을 챙겼다. 조 씨의 이력서를 포스코에 건넨 사람도 안 전 수석이었다.
지금까지 최순실 씨의 청탁으로 포스코에 입사한 사람은 확인된 것만 두 명. 앞서 소개한 조 모 씨와 김영수 전 포레카(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현재는 매각) 대표다. 그런데 검찰 수사 결과 두 사람 모두 정작 포스코엔 이력서도 안 내고 입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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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순실 씨가 포스코를 움직여 대구국립과학관 내 포스코 홍보관 재정비 공사를 땄다는 사실도 검찰수사로 새롭게 확인됐다. 최 씨는 자신이 소유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사업을 딸 자격이 되지 않자, 공사를 대신 수행할 다른 회사까지 끼워 넣어 사업을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 최 씨가 포스코에 꽂아넣은 김영수 포레카 대표 등이 이 편법수주 공모 과정에 참여했다. 최순실과 안종범의 검찰 진술 조서에 따르면, 최 씨는 이 10억 원 규모 공사를 따내 2억 원을 중간수수료로 챙겼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황은연 사장은 검찰 수사에서 “안 전 수석의 지시로 최 씨 측에 공사를 줬다”고 진술했다.

안종범 피의자 신문 조서

문 : 피의자는 포스코에서 실시한 ‘대구 과학관 내 철강 홍보시설 설치용역 계약’에 대해 알고 있는가요.

답 : 대구 과학관이라는 이름을 처음 듣습니다.

문 :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2015.11.경 피의자가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게 연락하여 “대구 과학관 내 철강 홍보시설 설치용역 계약과 관련하여 김영수가 전문가라고 하니 김영수와 협의해 보라”고 하였고, 이에 권오준 회장이 소속 임원들을 시켜 김영수와 위 대구 과학관 내 홍보시설 설치공사를 협의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맞는가요.

<박스 3 : 최순실 피의자 신문 조서>
문 : 포스코 회장 권오준, 사장 황은연, 홍보실장 정창화 등의 진술에 의하면, 경제수석인 안종범이 연락하여 본건 용역 건에 관하여 김영수에게 협의하라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고, 이에 홍보실장이 김영수가 지정한 업체와 수의 계약으로 용역을 발주한 것이라는고 하는데 어떤가요.

답 :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문 :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의 사내이사인 전병석의 진술에 의하면, 당시 회사 운영비가 부족한 상태였는데 김영수로부터 연락이 와서 김영수가 포스코와 설치용역 공사 계약을 체결하도록 해 주었고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는 공사계약 대행사로서 (주)SOME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2억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답 :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월, 2017/01/1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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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의 독대 후 이른바 ‘맞춤형 청탁’ 서류를 건넨 사실이 확인됐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그같은 행위가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지만 대통령은 듣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단독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안종점 전 수석은 지난해 2월 대통령이 8개 대기업 총수들과 차례로 독대 자리를 가졌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독대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설립하는데 도움을 준 기업을 상대로 대통령이 감사 표시를 하고 이들에게 기업현황 등을 듣는 자리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총수들을 배웅하며 청와대 등에서 사용하는 노란색 대봉투를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 ‘노란 봉투’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독대 장소에 올 때 직접 챙겨온 것으로, 당시 대통령을 수행하던 안 수석조차 그 내용물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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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결과, 이 ‘노란 봉투’ 안에는 각 기업에 맞게 준비된 청탁 서류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순실 씨가 차명으로 소유한 광고대행사의 소개서류나 최 씨 일가가 차명으로 소유한 스포츠 관련 회사의 각종 제안서 등이 그것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게 전달된 노란 봉투에는 최 씨의 차명회사 ‘플레이그라운드’의 회사소개서가 들어가 있었다. 자동차 광고는 대다수의 광고대행사가 선호하는 광고 분야로, 관련 광고를 수주하게되면 이후 다른 광고를 수주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업계의 통설이다.

당시 플레이그라운드는 설립된지 채 반년이 되지 않은 신생 광고대행사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몽구 회장을 독대하고 두 달 뒤인 지난해 4월부터 한달 사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5건의 광고를 연이어 수주했다. 발주금액은 총 70억 원으로, 플레이그라운드는 이를 통해 9억 원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은 최순실 씨 차명 회사와의 계약 때문에 이미 발주가 확정된 다른 광고회사들의 광고 계약을 취소해야 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대통령 독대 후 ‘노란 봉투’를 받았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KT 측에 전해진 봉투 안에는 ‘더블루케이’ 명의의 연구용역제안서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 명의의 스키팀 창단 제안서가 들어있었다. ‘더블루케이’는 최 씨가 차명으로 소유한 스포츠 관련 회사이고, ‘영재센터’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실소유한 차명법인이다. KT는 그룹사 차원에서 야구, 농구, 하키 등의 인기 종목이 포함된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다.

최 씨와 관련된 두 회사에서 작성한 제안서는 사실상 내용이 없거나 실현가능성이 적은 것이었다. 검찰은 더블루케이의 연구용역제안과 관련해 연구비가 부풀려져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KT 측은 영재센터의 제안서를 검토했지만 기존 KT 스포츠단이 추진하는 사업 성격과 맞지 않아 제안을 받아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KT가 영재센터 측에 최종적으로 거절 의사를 전하기까지는 반년이 걸렸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이 건넨 이른바 ‘노란 봉투’의 내용물이 기업에 대한 청탁 서류라는 사실을 알고 부적절하다고 느꼈다고 진술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에게 완곡하게 그런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안종범 피의자 신문조서

답 : (봉투 내용이 ‘플레이그라운드’의 회사 소개서라는 사실을 알고) 제가 대통령께 ‘대기업들 같은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광고 회사를 가지고 있을 텐데요’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대통령께서는 듣고도 아무런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문 : 피의자(안종범)가 대통령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 제 생각에는 대통령께서 구체적으로 특정 회사를 언급하시면서 협조를 부탁하시는 것이 좀 부적절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 좀 돌려서 말씀을 드린 것이었습니다…(중략)…당시 제가 좀 더 강하게 문제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어야 하는데, 지시하는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싫어하시는 스타일이어서…


취재 : 최기훈, 최문호, 한상진, 김성수, 오대양
촬영 : 정형민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월, 2017/01/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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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한 중소기업을 위해 KT와 SKT, 포스코를 돌아가며 이권 청탁을 했다는 사실이 뉴스타파가 확보한 검찰 수사기록에서 확인됐다. 이 중소기업 대표는 공공기관 직원의 인사문제까지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청탁을 이행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 지시를 받아 하던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월, 박근혜 대통령은 KT에 피어링포탈이라는 회사의 기술을 쓸 수 있도록 알아보라고 안종범 수석에게 지시했다. 피어링포탈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로 연 매출이 10억원 가량 되는 중소기업이다.

안종범 “중소기업 대표, 전화 기다렸다는 느낌”…비선 라인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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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를 받자마자 이 회사 대표 한 모 씨에게 연락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지시대로 이 회사의 기술을 전해 듣고, 황창규 KT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피어링포탈를 소개했다.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은 한 모 씨가 “자신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비선 라인이 박 대통령에게 청탁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고, 안 전 수석은 이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안 전 수석의 보고를 들은 박 대통령은 같은 통신사인 SKT에 부탁해 볼 것을 다시 지시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이번에는 이형희 SKT 부사장에 전화를 걸었다. 이후 안 전 수석은 한 모 씨로부터 SKT와 관련된 문자를 받았다.

SKT 관련해서 말씀드립니다. 2주전에 SKT기술원장과 미팅을 하고 어제 실무 미팅을 가졌습니다. SKT에서 관심도 있어하고 일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서둘러 진행하지는않은 듯 싶습니다. 괜찮으시면 SKT에 말씀을 한번 넣어주시면 조속히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2015. 4. 30, 피어링포탈 한 모 씨가 안종범 전 수석에게 보낸 문자
오늘 SKT 실무자와의 통화에서‘수천만원짜리연구과제 하나로 마무리하자’는 언질을 받았습니다. 과거 저희가 프랑스나 일본 회사와 공동 연구를 한 저희로서는 이 수준의 개발은 20~30억원 수준의 규모를 기대하였습니다. 어렵게 말씀도 해주셨는데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스럽습니다.
2015. 6.1, 피어링포탈 한 모 씨가 안종범 전 수석에게 보낸 문자

SKT 측이 제시한 수천만 원에 만족할 수 없어서 20, 30억 대의 계약 주선을 사실상 안 전 수석에게 요구한 것이다. 결국 SKT와의 거래도 성사되지 않자 안 전 수석은 이제 황은연 포스코 부사장에게 연락했다.

이 어이없는 청탁 과정에서 안 전 수석과 한 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 문자를 주고받았다. 주로 한 씨가 “도와달라”는 내용이라면 안 전 수석은 “처리하겠다, 돕겠다”는 문자다. 청와대 수석이 한 중소기업의 해결사로 나선 듯한 모습이다.

더구나 한 씨는 자신의 이권 뿐만 아니라 한 공공기관 직원의 인사문제도 청탁하게 된다. 한 씨는 “말씀드린 임 모씨가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고 한다, 혹시 말씀해 주셨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인지, 제가 폐가되는 청을 드린 것인지 궁금해서 연락드린다”고 안 전 수석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다시 알아볼께요. 부탁은 해 두었는데”라고 답했다. 안종범 전 수석은 검찰에서 “한씨를 만나거나 한씨로부터 부탁을 받은 것들은 대통령 지시를 받아 하던 과정에서 이루어 진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진술했다.

검찰 “박근혜, 최순실 지인 회사 도우려 다국적기업에도 손 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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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패턴은 또 있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초등학교 동창 부모 회사인 케이디코퍼레이션에 이권을 챙겨줄 때도 비슷했다. 최 씨가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기업의 청탁을 전달하는 식이었다.

검찰 수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월 최순실 씨는 케이디코퍼레이션이 로열더치셸이란 네덜란드 회사에 납품할 수 있도록 정 비서관을 통해 네덜란드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대통령에게 청탁을 넣었다. 또 그해 11월 네덜란드 국왕이 한국을 방문할 때도 같은 요구를 했다. 청탁을 위해서 해외 정상회의든 외국 정상 방문이든 기회를 가리지 않았다.

케이디코퍼레이션은 최순실 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집요한 챙기기를 통해 결국 2015년 2월 현대차와 10억 원대 납품 계약을 맺는다. 이후 최순실 씨는 케이디코퍼레이션 측으로부터 천만 원대 명품 가방과 현금 4천만 원을 2차례에 걸쳐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검찰 조사 결과 최순실 씨는 명품 가방을 받고 며칠 뒤 해당 매장에 찾아가 백 여만 원을 더 주고 다른 가방으로 바꿔간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 강민수
편집: 윤석민

월, 2017/01/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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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박근혜 부역자 황창규 회장은 즉시KT를 떠나야 합니다
 

일시 및 장소 : 1월 16일(월) 오전 11시, KT광화문 사옥 앞

 오늘 우리는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온 국민이 촛불로 떨쳐 일어나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의 책임을 묻고 민주공화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 분투하는 이 때, 국민기업 KT에서는 이러한 시대정신과 국민 여망을 완전 무시한 채, 박근혜-최순실 부역자 황창규 회장이 연임을 하겠다고 선언했으며 현재 이사회는 그에 관한 심의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에 우리 KT새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 일동은 “황창규 회장은 지금 당장 KT에서 손을 떼야 하며, 그가 있을 자리는 광화문 KT 회장실이 아니라 특검의 조사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첫째, 황창규 회장은 절대로 피해자가 아니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적극 협력한 부역자입니다. 
     청와대가 주도하여 설립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은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서도 밝혀졌듯이, 최순실이 사욕을 채우기 위해 설립한 실체도 없는 재단입니다. 그런 엉터리 재단에 KT는 미르재단 11억원, k스포츠재단 7억원을 각각 출연하였습니다. KT 규정에는 10억원 이상의 출연 또는 기부의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되어 있으나, 이사회 결의 없이 덜렁 출연을 약정하는 등 기본적인 절차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출연이었습니다. 게다가 더욱 황당한 것은 이런 엉터리 재단에의 출연을 KT 이사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는 것입니다. 이 출연이 이루어졌던 2015년, KT는 적자를 기록한 상태였고 그 한 해 전에는 회사가 어렵다며 8300명을 명퇴시킨 바 있었지만, 최순실 재단의 출연 요구에는 그야말로 절차도 무시하고 초스피드로, 모든 이사의 동의 하에 출연이 결정된 것입니다. 이런 행태로 볼 때 황창규 회장은 결코 피해자가 아닌 국정농단의 협력자 내지 부역자인 것입니다.
 
 둘째, 황창규 회장은 국정농단 세력을 회사 내로 끌어들여 이들의 이권추구를 조직적으로 지원한 공범입니다. 
     황창규 회장은 안종범의 지시에 따라 차은택의 측근 이동수를 브랜드지원센터라는 조직을 신설하여 전무로 입사시켜 최순실 소유 기업인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주는 등 최순실의 이권 챙기기에 적극 협력하였습니다. 어느 기업도 회사 내에 최순실의 측근을 낙하산으로 입사시켜 최순실 이권 챙기기를 조직적으로 지원해준 기업은 없습니다. 단지 광고만이 아닙니다. 최근 연이어 터진 각종 의혹은 엽기적일 정도입니다. 최순실 소유 스포츠 회사를 밀어주기 위해 스키팀을 창단했다가 국정농단이 불거지자 중단했다는 보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말산업 투자 등 최순실과 황창규 회장과의 관계는 단순한 부역자를 넘어서 사실상 사업 파트너가 아닌가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말 산업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연루된 ‘최순실 게이트’의 출발점이고 평창올림픽과 동계스포츠는 최순실 조카 장시호가 주도하던 최순실의 핵심 비즈니스였다는 점에서 황창규 회장은 일시적 부역자를 넘어 사실상 최순실의 이권 추구의 공범인 것입니다.
 
 셋째, 황창규 회장은 국민기업 KT를 경영할 국민적 신망을 상실한 비윤리적 경영인입니다. 
     황 회장 취임 당시 박근혜 낙하산 아니냐는 여론과 삼성전자 반도체 산재 은폐 책임자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그는 KT를 국민기업으로 바로 세우겠다며 국민기업 CEO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국민 여론은 황창규 회장은 더 이상 국민기업 CEO 자격이 없다는 것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국민의당, 정의당이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낸 바 있으며 각종 시민단체들의 연임반대 성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각계각층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만약 이사회가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다면, 그것은 KT가 국민기업이 아닌 대한민국 국정농단 세력들의 사유물임을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민기업의 이름으로 비윤리적 경영인, 황창규의 연임을 반대합니다. 
 
 넷째, 황창규 회장은 물론 KT의사 결정단위인 이사회도 지금껏 아무런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황 회장은 최근 박근혜 식 유체이탈 화법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오히려 “외부 낙하산 인사 근절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등 적반하장의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부풀린 실적을 바탕으로 “아직도 KT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한편 미르재단 출연 등 황창규 회장의 배임행위와 실적 부풀리기에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던 이사회는 엉뚱하게도 정관에도 없는 황창규 회장의 연임에 대한 우선 심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렇듯 반성하지 않는 자들이 기업을 지배하는 한, KT는 계속 권력자의 이권 추구 수단에 불과할 것이고 제2의 최순실은 또 다시 출현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KT 노동자로서 또 촛불로서 요구합니다. 황창규 회장은 국정농단 연루 과정을 깊이 반성하고 회장직에서 즉각 사퇴하여야 합니다. 그에게 남아 있는 KT에서의 할 일은 제기된 혐의에 대해 성실하게 수사를 받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사회 또한 반성과 더불어 황회장 연임 심사 자체를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러한 의지를 모아 황창규 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결의를 밝힙니다. 아울러 오늘 이 기자회견에 이어 특검을 방문하여 지난 해 10월 KT 황창규 회장을 고발한 건에 대해 엄중한 수사를 촉구함과 동시에 미르재단 출연을 결정할 당시의 KT 이사 전원을 횡령혐의로 특검에 고발할 것입니다.
 
우리의 결의
     1.  국정농단 부역자 황창규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
      2.  KT 이사회는 황창규 회장의 연임 심사를 즉각 중단하라! 
       3.  황창규 회장을 비롯한 재벌총수들은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이다!
       4.  특검은 황창규 회장 및 KT이사 전원을 엄정 수사하라!
       5.  박근혜 공범 재벌 총수 모두 구속시켜 뇌물죄로 처벌하라!

 2017년 1월 16일
 
 [참여단체] 
 공공운수노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약탈경제반대행동, 윤소하 의원실, 재벌구속특별위원회, 전문기술협의회, 참여연대, 통신공공성 포럼, 희망연대노동조합, KT새노조, KT 전국민주동지회, KT CFT 철폐투쟁 위원회, 박근혜퇴진서산시민행동, 녹색당충남도당,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서산풀뿌리시민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정의당충남도당, 참교육학부모회서산태안지회, 호남평화인권사랑방, KT 노동인권보장을 위한 전북지역 대책위원회

월, 2017/01/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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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폭풍 전에는 이상한 침묵이 지배한다. 언제였을까. 지난 두 달간 벌어졌던 폭풍과 같은 사태의 그림자가 예감처럼 얼핏 스쳐갔던 것이. 이 세상이 이제 가다 못해 끝내 막장, 막판으로 가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문득 엄습했던 순간이 있었다.

지난해 9월 25일 백남기씨 사망 이후 경찰과 서울대병원의 하는 꼴을 보면서부터였다. 도대체 어떻게 아비 죽은 이유를 자식들, 가족들에게 덮어씌우려고 하나. 그래도 한국이고, 한국 사람이고, 한국 사람들에게 아주 근본적인 부모자식 간의 인륜이라는 게 있는 데, 이걸 어떻게 이렇게 건드릴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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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공권력에 의한 죽임임을 온세상이 아는데도, 박근혜 정권은 ‘병사’라고 우기고, 기어코 부검을 하려고 했다. 되돌아보면, 이는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정권의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사진 출처: 미디어오늘)

경찰 물대포를 머리에 직격으로 맞고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뇌출혈과 의식불명이 되었고, 그로 인해 사망하게 된 것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이제 와서 ‘병사’라니… 거기다 그 사망 책임이 ‘연명 치료’를 거부한 가족에게 있다니, 그래서 그렇게 사람 죽여 놓은 경찰이 오히려 칼을 들고 죽은 사체에 다시 갈라봐야겠다니…

그 시커먼 영장을, 흉악무도한 심보를 기어코 ‘집행’하겠다고, 시신을 강탈해가겠다고, 영안실을 포위하고 있다니…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미쳐 돌아갈 수가 있다는 말인가.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무슨 일이 터지고야 말 것만 같았다.

무슨 공포영화의 말도 안 되는 좀비들 같이 웃기지도 않게 집요했던 경찰의 부검 영장 청구가 딱 끊긴 건, 지난해 10월 28일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 뭔가가 ‘탁!’ 하고 끊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개는 당장 아는구나. 제 주인이 죽은 것을. 이제 끝났다는 것을. 악의 탑이 무너지고 좀비 주술이 끝났다는 것을. <반지의 제왕>의 마지막 장면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다.

제2의 10·26

10월 26일, JTBC의 2차 태블릿 폭로가 있었던 날은 ‘제2의 10·26’이었다. 그날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사망했다.

그 37년 전인 1979년 10월 26일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의학적으로 사망했던 것처럼. 백남기씨의 시신을 그토록 집요하게 탈취하려 했던, 집요하게 물어뜯으려했던 그 ‘개’들은 그들에게 ‘싸인’을 보내는 권력자의, 권력핵심집단의 ‘사망’을 바로 알아챘던 것이다.

얼마나 영리한 개들인가. 물론 이 종류의 개들은 머리가 영리하다기보다는 코가 영리하다 (참고로 필자가 여기서 말하는 그 ‘개’들은 결코 우리가 사랑하는 가정의 반려견들을 지칭하는 것이 결코 아니니 이 점을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란다. 살인용·공격용으로 훈련된 사냥개들, 투견들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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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판도라상자, 최순실의 태플릿PC에 대한 2차 폭로가 나온 것은 지난해 10월 26일었다. 그날 박근혜 정권의 수명도 다했다. 1979년 같은날, 그녀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경찰이 부검 영장 청구를 철회했던 그 날의 바로 다음날인 10월 29일, 제1차 촛불 집회가 청계광장에서 시작되었다.

마침 몇 주 전부터 토론 모임 하나가 광화문 토즈에 잡혀 있었다. 모인 우리는 들떠 있었고, 바로 그 날 바로 그 자리에 모임을 몇 주 전에 미리 잡아 놓은 모임 총무의 역사적 투시력, ‘신의 한 수’를 한껏 찬양하였다. 감격스러웠다.

모임을 서둘러 파하고 우리는 집회 군중 속을 이리 저리 헤집고 다니면서 2만이다, 3만이다 나름들 모인 사람들의 수를 가늠해 보았다. 그날 우리의 소감은 ‘2008년과 뭔가 다르다’, ‘더 젊어졌다’, ‘더 집중력이 있다’로 모아졌다.

집회가 파한 이후 우리는 따로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밤 깊도록 이야기했다. 이 나라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2의 12·12 사태, 촛불 폭풍에 날아가다

10·26하면 바로 거의 자동으로 떠오르는 게 ‘12·12 사태’다. 전두환을 두목으로 하는 신군부 일당이 탱크를 앞세워서 온건파인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체포하고 하극상으로 권력을 강탈했던 그 쿠데타, 역시 37년 전 그날 밤의 그 사건 말이다.

따라서 우선 제2의 12·12를 모의하는 자들, 그럴 가능성이 있는 자들과 그룹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했다. 이들의 동향을 낱낱이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손안에 넣고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12·12와 비슷한 일이 벌어져서는 절대로 안 된다!

물론 당시와 같은 군사 쿠데타는 이미 생각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그와 유사한 정치공작적 역습, 반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선 김기춘, 최병렬, 김용갑, 김용환 등의 ‘친박 원로7인회’ 같은 그룹들, 그리고 서청원, 최경환 등의 새누리당 ‘친박9인회’ 등이 그런 모의를 벌일 수 있는 대상자들이었다. 이들의 면면은 70년대 유신 시절 김지하가 그토록 통쾌하게 풍자했던 ‘5적’과 너무나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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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권을 만들어낸 7인회 멤버들. 상단 왼쪽부터 김용환, 최병렬, 김용갑, (하단 왼쪽부터) 현경대, 강창희, 안병훈, 김기춘. 이들은 박근혜 탄핵국면에서 반격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이미지 출처: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23)

검찰, 경찰, 군의 공안통들, 재벌과 그 끄나풀들, 그에 붙어 사는 경제관료들, 고위 공무원들, 국회의원 장차관들 … 아니 그 중 일부는 바로 유신 시대의 장본인들, JP 말을 빌리면 ‘유신 본당’들이기도 했다.

최순실이란 이름을 캐면 캘수록 그 뿌리, 본체가 바로 정확히 유신 권력의 핵심에 닿아 있었음을 국민들은 알 수 있었다.

최태민, 이 요승(妖僧)의 술수는 결국 박정희 유신체제를 호위·선전하고 앞장서 궂은 일을 처리해주는 사이비 기독교 유신행동부대, 청년 유신행동부대를 만들어 박정희에게 갖다 바친다는 것이었다. 이름하여 ‘구국선교회’,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이었다.

우선 죽은 엄마(육영수)의 목소리를 빙의하여 딸(박근혜)의 영혼을 홀리고, 다음은 그 딸을 방호막으로 앞세워 그 아비(박정희)의 동정심과 환심을 샀다. 그토록 희한하고 의심스러운 최태민과 박근혜의 관계를 박정희는 끊지 않았다. 최태민은 절대 권력자 박정희가 내심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친박 원로7인회’의 대표격인 김기춘은 자신의 입신출세의 뿌리를 바로 유신체제의 탄생 순간에 두고 있다. 유신과 김기춘은 정치적 출생일이 정확히 같다.

1972년 당시 유신 헌법 기안 임무가 신직수 법무장관에게 떨어졌고, 이 작업을 위해 신직수가 중용했던 젊은 검사가 바로 김기춘이었다.

대통령에게 히틀러와 같은 절대적 비상대권을 주고,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세계 헌정사상 희대의 괴물을 고안하는 데 김기춘은 그 영리하다는 (이번엔 코가 아니라) 머리를 바쳤다. 김기춘은 이후 청와대로 들어가 박정희에게 ‘똘똘이’ 소리를 들어가며 독재자의 사랑을 넘치도록 듬뿍 받았었다고 한다.

이렇게 위세를 차게 된 김기춘은 그 후 그 오랜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던가.

김기춘과 그가 애호했던 우병우 라인의 뿌리는 1972년 만들어진 유신 독재체제에 있다. ‘막후의 알부자’라는 우병우의 장인, 그리고 그 장모가 이미 유신시절부터 최태민과 가까운 사이로 밝혀졌다. 최태민과 김기춘도 그러했을 것이다. 박정희-김기춘-박근혜-최태민은 이렇게 뿌리에서부터 얽혀 있다. 그 뿌리에서 최순실이 나오고 우병우도 나왔다.

정의를 유린하고 나라 살림을 말아 먹는 수법은 대를 이어 전승되었다. 기기묘묘 화려하기까지 한 국정농단·세금빼먹기·재벌과 짜고치기의 신종 수법들도 선보였다. 그 수법이 이제는 부정입학, 부정학사관리에까지 가지를 쳤던 것이 밝혀지면서 이제 중고생만이 아니라 어린 초등생들까지 최순실, 정유라의 이름을 알고 주목하게 되는 희한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막나가는 대학기업화에 제동을 걸었던 이대생들의 신선했던 분투가 정유라 부정입학 건과 바로 연결되면서 전국 대학생들의 결집과 진출로 증폭되기도 하였다.

그 순간 다른 한 구석에서는 소위 ‘친박9인회’가 맹활약 중이었다. 서청원, 최경환, 조원진, 윤상현, 홍문종, 이장우, 원유철, 김진태, 정갑윤, 유기준 등 (이 중 몇몇의 참여는 들쭉날쭉이었다). 여기서 모인 결론은 이정현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10월25일 박근혜 대통령 1차 ‘대국민 담화’ 이후 결집하여 거의 매일 모임을 가지면서 ‘반격’을 모의해왔다는데, 교묘한 ‘꼼수’로 평가된 대통령의 3차 담화도 이들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꼼수는 어짜피 꼼수다. 꼼수가 교묘할수록 촛불은 더욱 커져만 갔다. 국회와 야당은 헷갈렸는지 모르지만, 촛불 민의는 3차 담화 이후인 12월 3일의 5차 집회에서 오히려 더욱 단호하고 분명해졌다. 최대인파인 232만이 모여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12월 9일, 국회는 결국 이 요구에 순응했다. 예상보다 훨씬 늘어난 ‘동요하는 비박’이 탄핵 찬성에 표를 던졌다. 그 유명한 ‘우주의 기운’–‘1(기권), 234(찬성), 5(무효), 67(반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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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사진 출처: 한겨레신문)

민의의 엄청난 태풍은 7인회든 9인회든, 또는 무엇이든, 제2의 12·12를 도모했던 모든 세력들의 모든 모의와 작당을 야속하게도 지붕·창문·세간살이 할 것 없이 몽땅 다 날려버렸다.

나날이 새로 밝혀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정도와 범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JTBC가 테블릿 내용의 공개를 시작한 이후, 먼저 종편 내부에서부터 동종 업계 간 폭로의 경쟁 논리가 맹렬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종편의 위력은 대단했다. 이들은 서로 질세라 최순실 국정농단의 ‘팩트’들을 파헤쳐대기 시작했다. 밤낮 없이 모든 종편들이 최순실, 정유라, 차인택, 장시호, 김종, 고인태 등 끝도 없이 이어지는 국정농단의 세부 사항을 터트리고 규탄했다. 과연 한달 전까지 정반대의 이야기를 밤낮없이 늘어놓던 그 사람들, 그 진행자, 그 패널, 그 종편이 맞는지 많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할 정도였다.

심지어 TV조선까지 이 대열에 낙오되지 않으려고 한껏 비판의 볼륨을 높였다(최소한 11월 30일경까지는 그러했다). 방송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정능력조차 잃어버린, 망가질대로 망가진 MBC, KBS는 보도 경쟁, 시청률 경쟁의 대열에서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일간지들도 (역시 조선일보까지도) 한 동안 맹활약했다. 이쪽 업계에서는 유난히 깜깜하게 뒤떨어졌던 게 동아일보였다, 인터넷 신문들도 그간 쌓아온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이 기간 촛불은 거침없이 커져갔다. 대통령이 연이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되지도 않는 변명과 회피를 늘어놓을수록, 김진태 등 막장형 막말로 저명해지신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주문을 외면 욀수록 촛불은 보라는 듯 더욱 커졌다.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절대로 꺼지지 않는 신상품 ‘LED 촛불’이 광장에 다양한 모델로 출시되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실로 ‘창조경제’가 아닐 수 없었다. 바람에 꺼지는 촛불이 아니라, 촛불이 바로 바람, 그것도 가장 억세고 무서운 태풍이라는 사실을 김진태는 정말 몰랐던 것일까? 그걸 꺼보겠다고 부채질하면 10배, 100배로 커지는 들불이었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던 것일까?

그깟 ‘친박 집회’라는 것이 오히려 그 집단의 그로테스크한 기괴함, 기형성, 후진성을 만천하에 한껏 선양할 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

한 게 고시공부밖에 없고, 아는 게 공안업무밖에 없는 자들, 한국사회를 지배해 왔던 소위 공안통 ‘엘리트’들의 한 없이 빈곤하고 비루한 교양 수준의 현주소다.

3만(1차-10월 29일), 20만(2차-11월 5일), 100만(3차-11월 12일), 95만(4차-11월 19일), 190만(5차-11월 26일), 235만(6차-12월 3일) …

이 엄청난 힘은 7인회든, 9인회든, 또 다른 어떤 모의 세력이든, 그 모두를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11월 4일, 2차 촛불 하루 전에 5%로 역대 최대의 바닥으로 가라앉은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이후 영영 회복되지 못했다. 이 속에서 제2의 12·12 모의는 영구 실종되었다. 12·12, 야심찬 대반격은커녕, 이제는 각자 모두 제 한 목숨 보존해보겠다고 발보둥치지 않으면 안 되는 처량한 처지가 되었다.

촛불은 맹자다

11월 26일, 190만이 모인 5차 집회가 있던 광화문, 한 달 전 첫 촛불집회 때 모였던 ‘토론모임’이 한 달 만에 다시 정기 모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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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6일, 5차 촛불집회에는 전국에서 190만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마음들은 이미 뽕밭에 있었던 만큼, 공부와 토론은 대충 대충 마치고 민의의 바다에 서둘러 몸들을 실었다. 청운동 청와대 근처까지 행진을 따라가, 아니 인파에 떠밀려가, 오랜만에 한껏 목청을 푼 후, 비교적 연식들이 노후한 까닭에 쉬이 피곤해진 몸뚱이들을 추슬려 슬슬 후진, 다시 종로통 인사동 입구 막걸리 집에 모였다.

과연 공부하는 학자들이요 먹물들이었다. 정세 흐름에 대한 간단한 검토 후, 이야기는 사뭇 형이상학적으로 흘러갔다. 과연 우리 눈앞의 이 촛불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수백만이 모인 이 거대한 인간의 흐름, 그 흐름을 잇는 인간의 마음은 과연 어떠한 것인가? 그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과연 무엇이 이렇듯 거대한 실체를 만드는가?

유독 독일 박사가 많았다. 다 쓰러지는 막걸리 집(황지우 시인의 시에서는 ‘흐린 주점’)에 끝까지 남은 7명 중 셋이 독일서 철학 학위를 받았다. 과연 독일 철학박사들답게, 이야기를 높고도 높게 철학적으로 끌고 올라갔다.

우리 자신 그 일부가 되었던 이 거대한 인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모종의 강한 동질감, 공통성을 느꼈다. 모두에게 하나같은 경험이었다. 즐겁고 고결한 감전이랄까. 너무나 익숙한 무엇. 어찌 이리도 많고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이렇듯 높은 수준의 ‘공통감(sensus communis)’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인가.

공론장=외펜틀리히카이트니, 공동체=게마인샤프트니 하는 독일적 개념으로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했다. 그 개념들이 전제하고 있는 독일의 개인과 오늘 바로 여기 이 속의 이 거대한 군중을 구성하고 있는 한국의 개인들은 다르다, 뭔가 동아시아적인 것, 한국적인 것이 작동하고 있지 않느냐 했다.

가족 공동체, 이런 것이 아닐까. 동아시아인들, 한국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족적 공통감과 같은 무엇이지 않겠는가.

좋은 말씀을 잘 듣고 조용히 마음에 꾹꾹 담아 두지 못하고, 꼭 중간에 끼어서 이야기를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곤 했던 젊은 시절의 악덕을 아직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필자가 “그렇기는 합니다마는 …” 하며 한마디 더하는 순간이 이윽고 오고야 말았다.

비교란 가까운 것끼리 해야 재미있는 디테일이 나온다. 한국과 독일의 비교는 좀 멀어서 그런 디테일이 잘 안 나온다. 구체적인 차이를 추출하기 힘들다. 오히려 동아시아 내부, 이를테면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교해보는 것이 어떨까. 지금 우리 눈앞의 거대한 촛불 인파, 그 안에 모아지는 멘탈러티에는 이웃 국가인 중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성이 있지 않나.

주권자의 권력남용이나 잘못된 통치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서 직격탄을 날리는 전통은 동아시아 공히 맹자에서 유래한다. 옛 시절의 주권자란 왕이고, 왕 앞에 감연히 나서 목숨을 건 직언을 하였던 이가 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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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가 군주답지 못하면 천하를 구제하기 위해 군주의 목을 베어라” 지금의 촛불혁명은 이러한 맹자의 역성혁명사상과 맞닿아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모두 알고 있는 전통이기는 한데, 우선 일본은 그런 맹자 전통이 정치세력화된 적이 없다. A급 일본 학자들도 가만 이야기해 보면 결국 맹자를 이해하지 못한다. 문인통치가 아닌 무인통치 국가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물론 맹자를 이해는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역사 속에서, 황제의 힘이 너무나도 강했기 때문에 맹자의 전통은 항상 주변화되었다. 그래서 민심에서 맹자를 그렇게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핵심 전통이라 할 수 없다. 맹자 전통이 역사의 중심이 되기에 항상 부족했다.

맹자가 정말 민심을 만나고 민심이 맹자를 받아들였던 곳, 맹자가 민심 안의 주류 전통이 되었던 곳은 오직 조선밖에 없다.

여기 이 ‘흐린 주점’ 밖의 저 거대한 촛불은 정확히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 대통령의 권력농단, 주권농단을 겨누고 있다. 국가권력의 핵심문제, 최고주권의 소재와 정당성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지극히 평화롭고 축제적이나 그 태도는 엄정하고 단호하다. 아니 경건하기조차 하였다. 저 촛불의 모습은 바로 맹자의 모습, 맹자의 전통 아닌가.

2백만, 아니 지금 이 순간 온 나라 국민의 마음을 묶어주고 있는 그 ‘공통감’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맹자로 모아지는 것 아니겠는가. 지금 이 순간 형성된 이 놀라운 주권적 대중, 주권적 국민의 의지란 결국 맹자의 마음 아니겠는가. ‘맹자의 땀’이고 ‘성왕(聖王)의 피’ 아닌가.

이미 여러 잔 순배가 돌아 긴장이 풀리고 너그러워진 까닭인지, 갑자기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를 늘어놓은 셈이었건만, 웬 일인지 모두 끄덕끄덕 진지하게 동조해주는 듯 만하였다. 이 역시 틀림없이 술기운이 오른 나의 착각일 뿐이었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나로서는 오래 전 던져두었던 화두를 하나 현실 속에서, 뜨거운 현장 안에서, 다시 확인해 보는 순간이었다.

새로운 대한민국 Year One

11월 중반 이후,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5%로 고착되고 광화문엔 100만, 200만 촛불이 연이어 모여든 즈음부터. 더 이상 문제는 12·12가 아니었다. 제2의 12·12는 이미 분쇄되었다.

흐름은 이제 87년 6월의 상황에 돌입하고 있었다. 6·29란 이미 12·12와 같은 군사적 반동을 포기한 상태에서 ‘직선제’라는 개헌 조항을 가지고 6월 민주화 대항쟁을 중도에서 끊어 무력화시켜보겠다는 전두환 일당의 야심찬 기획이었다. 대통령 직선제는 물론 6월 항쟁의 승리의 결과였다.

그러나 냉전보수 세력은 노회했다. 민주화 요구에 굴복하는(즉 민의를 받드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야당의 분열을 유도한다면 대선에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 민주화 진영과 야권은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자만하고 있었다. 6월의 압도적 열기를 볼 때 대선에서의 승리는 이미 자명한 것이라고 확신했다. 심지어 이후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도 어떻게 되던 야권이 이긴다는 ‘필승론’의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이제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87년을 결코 반복할 수 없다.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87년엔 6.29 이후 모든 것이 끝난 것으로 생각(착각)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점에서 2016년의 촛불민의는 1987년의 민주항쟁보다 각성되어 있다. 제발 이제 꺼져 주기를 바라는 이들이 있겠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 않는다. 만일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면 또 다시 (새로 경신된) 최대 규모의 촛불이 광장에 들이닥칠 것이다. 헌재를 들어 엎는다. 현재 민의가 이렇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그래서 헌재가 그런 만용을 부릴 가능성은 지극히 작다. 이렇듯 거대하고 깊으며 동시에 높은 민의란 세계사적으로도 진실로 특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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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시민혁명은 보수세력의 수동혁명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30년이 흘러 다시 촛불혁명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기어코 ‘새로운 대한민국 Year One’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듯 크고 높은 민의가 말하고 있는 것, 원하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한 마디로 집약해보면, ‘Year One’이 아닐까. 원년, 새로운 시작. 여기서 Y와 O는 반드시 대문자로 써야 한다. 특별한 시간, 절대적으로 고유한 순간—역사적 새 출발, 새 지평, 헌정사적 원년(元年)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87년과 또 하나 크게 다른 사실은 이번에는 그 Year One을 국민들 자신이 스스로 열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87년에는 6.29 이후 그 일을 국회의 여야 개헌특위에 넘기고는 그걸로 그만이었다. 그저 ‘직선제’만 되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큰 실책이었음을 이제 국민들이 안다.

그 87년 이후 30년만에 다시 국회에서 개헌특위가 구성되었다. 실로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어떠한 개혁법안 논의, 개헌논의도 결코 국회 여야의 독점물이 되지 못하게 되었다. 어떤 개혁 법안인가, 어떤 개헌인가. 국민은 두 눈 부릅뜨고 주시하고 있다. 이미 경향 각지의 수많은 시민단체들, 주민모임들 속에서 활발한 의견이 형성되고 있다. 태반이 지난 두 달 동안 새로이 만들어진 모임들이다.

다음 정부의 할 일은 크고 높다. Year One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충심으로 이행하려는 모든 정치세력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과거 87년 DJ, YS를 훌쩍 넘어서는 비전과 포부를 가져야 한다. 나만이 된다,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작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

큰 정치, 높은 정치를 해야 한다. 이것이 그토록 놀랍고 거대했던 주권적 국민의 뜻에 충직한 모습일 것이다. 그러한 모습을 보여줄 때 국민은 믿는다.

안심한다. Year One은 그렇게 시작될 것이다.

월, 2017/01/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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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일부 보도됐던 청와대 유출 기밀문서 47건 목록 일체와 그 내용을 검찰 수사기록 입수를 통해 확보했다. 또 기밀문서 외에도 각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업무보고 문서 26건을 포함해 검찰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한 185건의 유출 문서 리스트도 모두 확인했다.

여기엔 기존에 알려진 유출 문서 외에도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을 가늠케하는 문서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청와대에서 유출된 문서를 통해 최순실 씨는 대통령과 사실상 대등한 위치에서 국정 추진 상황과 주요 정책 내용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검찰이 최순실의 태블릿 PC와 데스트탑 PC에서 확보한 유출문서 185건 가운데 일부.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는 빠짐없이 포함돼 있다.

▲ 검찰이 최순실의 태블릿 PC와 데스트탑 PC에서 확보한 유출문서 185건 가운데 일부.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는 빠짐없이 포함돼 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최순실 씨에게 여러가지 자료를 보냈지만, 특히 “수석비서관 회의와 국무회의 말씀자료는 거의 대부분 최순실씨에게 보내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대통령이 개개의 사안을 모두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최순실 씨의 의견을 들어보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따랐다”고 말해 문서 유출이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임을 시인했다.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유출 문건의 내용 뿐만 아니라 문서 유출의 과정도 소상히 밝혀졌다.

검찰이 확인한 유출 문건 기간은 2013년 3월부터 2016년 4월까지로 정호성 전 비서관은 주로 최순실과 함께 사용한 지메일 계정([email protected])을 통해 문건을 보냈다. 계정 이름이 발음할 때 ‘지시’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정 전 비서관은 구형 대포폰 2개로 최 씨와 문서를 보내고 받을 때마다 문자메시지나 전화통화로 연락을 취했다.

▲ 검찰이 확보한 정호성 전 비서관 사용 대포폰에 남아있던 최순실 씨와의 문자메시지 수발신 내역

▲ 검찰이 확보한 정호성 전 비서관 사용 대포폰에 남아있던 최순실 씨와의 문자메시지 수발신 내역

2013년 3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확인된 통화와 문자교신이 1484회로 평균 하루 2번 꼴이었다.

▲ 검찰이 확보해 분석한 2013.3~2014.12 까지의 정호성과 최순실의 통신 기록 통계

▲ 검찰이 확보해 분석한 2013.3~2014.12 까지의 정호성과 최순실의 통신 기록 통계

검찰이 휴대폰에서 확인한 통신기록은 정 전 비서관의 문서유출 혐의를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통신기록이 대통령의 각종 일정과 정확히 겹치거나 문서 수발신 시각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정 전 비서관은 2015년 1월 이후에 사용한 대포폰은 버렸다고 진술했다. 정윤회 문건 파동이 발생했던 2014년 12월 직후이다. 대포폰 폐기 이후인 2015년부터의 유출 문건 확보가 많지 않았던 이유로 해석된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처의 가방에서 구형 휴대폰 여러 대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정말 눈앞이 노래졌다”며 “압수수색이 끝나고 처를 붙잡고 정말 많이 울었다”고 진술했다.

울게 된 이유는 “자신 때문에 대통령이 곤경에 빠지는 게 되는 것은 아닌지 정말 속이 많이 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의 우려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실제로 여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주권주의를 위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취재 최기훈
촬영 정형민
편집 박서영
CG 정동우

화, 2017/01/1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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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가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넘겨받은 각종 청와대 문건 가운데는 박근혜 정부 인수위 시절의 ‘미완성 내각구성도’와 비상 국정운영 체계 가동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 문서들은 검찰이 최 씨를 기소하면서 발표한 47건의 기밀자료 가운데 일부로 알려졌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완성 내각구성도’ 넘겨받은 최순실…초대 내각 인선 개입 가능성

검찰은 최순실 씨가 사용하던 태블릿PC와는 별도로 최 씨의 비밀창고에서 또 다른 컴퓨터를 압수해 분석했다. 그 속에 저장돼 있던 문건 가운데 파일명 ‘130211 행정부_3안.pptx’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 시절이던 2013년 2월 11일에 작성된 것으로, 새 행정부의 골격을 짜는 과정이 담겨 있는 문건이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 문건을 자신이 최 씨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넘겨준 ‘미완성 내각구성도’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넘겨준 ‘미완성 내각구성도’

문건에 그려진 조직도에는 국무총리 정홍원, 국가보훈처장 박승춘 등 당시 사실상 내정된 장차관급 인사들이 표시돼 있다. 또 국가정보원장 자리에는 김재창과 이병호가,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는 이명재와 권영세가 기재돼 있는 등 복수 후보자를 놓고 고심 중인 정황도 나타나 있다. 검찰이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한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이러한 극히 기밀성이 요구되는 정보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극소수만 알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추궁하자 정 전 비서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더구나 이 조직도에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무조정실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상당수 요직이 공란으로 남겨져 있다. 이 문건을 미리 받아본 최순실 씨가 최종 인선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에게 “최순실이 현 정부 초기 행정부 최고위직 인선과 구성에 관여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정 전 비서관은 “그와 관련해서는 알지 못한다”고만 대답했다.

‘비상 국정운영체계 가동 방안’도 최순실에게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21일 동안 행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국회의 정부조직법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2013년 3월 6일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은 ‘비상국정운영체계 가동 방안’을 작성해 각 정부기관에 하달했다. 그런데 이 문건 역시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 씨에게 넘겨졌다.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넘겨준 ‘비상 국정운영체계 가동 방안’ 문건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넘겨준 ‘비상 국정운영체계 가동 방안’ 문건

이 문건에는 당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 후보자 8명과 채택이 예상되는 후보자 5명에 대한 공식 임명 일정과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 개최 일정 등이 담겨 있었다. 또한 청와대 각 수석실을 중심으로 소관 부처들을 지휘하고, 신설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는 당시 교과부 2차관과 방통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현안에 대응하라는 등의 지침도 들어 있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에게 “최순실은 아무런 공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 민간인 신분인데, 이와 같은 국정에 관한 중요한 문서까지 최순실에게 보내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한 정 전 비서관의 답변은 “대통령님의 뜻에 따라 최순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여러 참고자료를 보냈다”는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 초기 대한민국 행정부 조직을 설계하고 운영한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최순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정형민
영상편집 : 윤석민

화, 2017/01/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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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는 1월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장차관 인사자료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받은 적이 없다. 검찰에서도 여러 번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최 씨는 수많은 정부 고위직 인사 자료들을 공식 발표 전에 받아봤고, 인선발표문을 직접 수정하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최 씨가 미리 받아 수정했던 인사 관련 자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는지를 검찰 수사기록을 토대로 최초 공개한다.

장차관급 인선 발표문 미리 받아 수정…장관 후보자는 수정 내용대로 기자회견

박근혜 정부가 출범은 했지만 국회의 정부조직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던 2013년 3월 2일. 청와대는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며,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봉연 국무총리실장,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우선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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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이 미리 받아 수정한 인선발표문

▲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이 미리 받아 수정한 인선발표문

그러나 이날 발표된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인선안은 발표보다 하루 앞서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 씨의 수정을 거친 것이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이메일 사용 내역을 분석해 이 자료가 공식 발표 하루 전인 3월 1일 오후 9시 36분에 최순실 씨에게 전달됐고, 45분 뒤인 오후 10시 21분에 정 전 비서관에게 수정된 형태로 회신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이 이 자료를 제시하자 정 전 비서관은 해당 문서를 최순실 씨가 수정해 줬다고 시인했다.

▲ ‘발표.hwp’ 문서의 이메일 수발신 내역 (‘narelo’는 정호선, ‘유연’은 최순실이 사용한 이메일 주소)

▲ ‘발표.hwp’ 문서의 이메일 수발신 내역 (‘narelo’는 정호선, ‘유연’은 최순실이 사용한 이메일 주소)

이 무렵 정국의 중심엔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있었다. 무기중개업체 고문으로 일하며 독일산 전차 부품 도입과정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함께 증여세 탈루,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한꺼번에 불거지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사퇴를 거부한다며 3월 1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이 회견문도 하루 전 최순실이 수정해준 것이었다. 김 후보자의 기자회견 발언은 최순실 씨의 수정본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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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급부터 국정원 요직까지… 최순실 손에 넘겨진 온갖 인선안들

검찰 수사자료에 따르면 이 시기 청와대의 장차관급 인선안은 거의 빠짐없이 최순실에게 넘겨졌다. 3월 13일에는 총리실 차장 등 차관급 21명, 그리고 각종 위원회와 처·청장급 26명 인선안이 최순실 씨에게 미리 전달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일부가 최종 인선에서 탈락한 사실로 미뤄 최 씨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 전 비서관을 신문했지만 “인선 마지막 단계에서 최순실의 인견을 한 번 들어보려 한 것일 뿐”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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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성 전 비서관이 최순실에게 전달했던 차관인선안(위)와 위원회·처·청 인선안(아래)

▲ 정호성 전 비서관이 최순실에게 전달했던 차관인선안(위)와 위원회·처·청 인선안(아래)

이어 4월 5일에는 국정원 요직에 대한 인사 관련 자료가 최순실 씨에게 넘어갔다. 국정원 2차장 후보 5명과 기조실장 후보 3명의 정보가 담겨 있는 문건이었다. 검찰은 초대 국정원 2차장은 후보자 5명 가운데 한 명인 서천호가 실제로 임명됐지만 기조실장은 후보자 3명에 들지 못한 인사가 임명된 점을 미뤄 최순실 씨의 인사 개입 여부를 의심했으나, 정 전 비서관은 “그렇지 않다”며 부인했다.

▲ 최순실이 정호성 전 비서관으로부터 전달받았던 ‘2차장.hwp’ 문건

▲ 최순실이 정호성 전 비서관으로부터 전달받았던 ‘2차장.hwp’ 문건

이 문건에서는 현 국면에서 볼 때 흥미로운 점도 발견된다. 당시 국정원 2차장과 기조실장 후보로 동시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은 유영하 변호사가 유일한데 결국 어느 쪽에도 임명되지 않았다. 검사 출신인 유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즉각 박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바 있다.


취재 : 김경래, 김성수
영상취재 : 정형민
영상편집 : 윤석민

화, 2017/01/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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