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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입법화하려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강길부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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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입법화하려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강길부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익명 (미확인) | 화, 2017/01/17- 16:30

오픈넷,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입법화하려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강길부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는 대규모 개인정보 처리환경에서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논의부터 시작되어야
  • 비식별화만 거치면 제한 없이 동의 의무를 면제하려는 시도나 비식별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비식별화 만능주의 프레임을 지양해야
  •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2016)은 폐기하고 비식별화 적정성 평가단이 아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함
  • 논의과정의 투명성 부족과 조급증도 문제-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를 본격화해야

강길부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하 강길부 의원안: 첨부1)은 비식별화라는 개념을 추가하면서 비식별화한 개인정보를 이용자의 동의 없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픈넷은 지난 2017. 1. 14. 아래와 같은 이유로 강길부 의원안 입법예고에 반대의견을 제출하였으며, 더불어 지난 2016년에 정부가 제정한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폐기 의견을 함께 제시한다.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는 대규모 개인정보 처리환경에서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논의부터 시작되어야

EU 개인정보보호감독관의 빅데이터 의견서(첨부2)에서 타당하게 결론 내린 것처럼 빅데이터의 진정한 위험 요소와 도전 과제는 대규모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투명성 부족”과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개인정보보호 핵심원칙”이 위협에 빠진다는 것이다. 즉 빅데이터 시대에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을 통해 정보주체에 대한 충분한 고지나 동의 획득 없이 개인정보 처리가 대규모로 이루어진다면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정보는 더욱 불균형해질 것이며 이로 인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형해화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별성이 가장 높은 주민등록번호가 여전히 이동통신사 등 사적 주체에 의해 행정 목적 외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법령상 상존하는 각종 본인확인 의무로 인하여 비식별화를 거치더라도 결합을 통해 개인이 재식별될 위험성은 매우 크다. 특히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있는 본인확인기관에 개인정보가 고도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재식별화 위험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요컨대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는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어야 한다.

 

비식별화만 거치면 제한 없이 동의 의무를 면제하려는 시도나 비식별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비식별화 만능주의 프레임을 지양해야

 

(1) 비식별화 만능주의 프레임 지양해야

강길부 의원안은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 대신, 비식별화 그 자체에만 천착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적 문제이다. 강길부 의원안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식별화 적정성 평가단(안 제28조의2 제2항, 이하 “평가단”)의 적정성 평가나 기술적 관리적 보호조치(안 제28조의5)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정하지 않았다. 막연히 추후에 제정될 대통령령에 의해 개인정보 보호가 충분히 이루어질 것이고, 비식별화만 이루어지면 빅데이터 산업이 부흥할 것이라는 소박한 믿음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2) 비식별화만 거치면 어떠한 제한도 없이 동의를 면제 – 재식별 위험이 매우 큰 정보라는 점을 간과

강길부 의원안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비식별화가 이루어지면 어떠한 제한도 없이 개인정보보호법의 기본 원칙인 “동의 요건”을 광범하게 면제해주고 있어 문제이다. 이는 김병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현행법과 같이 비식별화를 거친 정보라도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없을 경우”에만 동의 요건을 면제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첨부3: 김병기 의원안)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재식별 위험이 매우 큰 상황에서 비식별화한 정보에 어떠한 제한도 없이 이용 및 제3자 제공을 허용할 지 여부에는 매우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 완벽한 비식별화 기술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평가단의 검증을 거쳤다고 비식별화의 적정성이 담보되는 것도 아니다.

한편 EU의 GDPR에서 강길부 의원안이 비식별화 방법으로 예시한 가명화(pseudonymisation)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권장되는 수단이지 가명화한 정보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를 배제하려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다. (recital 28 : The explicit introduction of ‘pseudonymisation’ in this Regulation is not intended to preclude any other measures of data protection.)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한 일본의 경우 GDPR과 달리 익명가공정보를 개인정보와 별개로 규정하여, 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려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을 공표 및 취지를 명시하도록 하는 등 개인정보와 준하는 취급을 하고 있다.

 

(3) 개인정보 정의조항의 변경 –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과의 괴리 발생

강길부 의원안은 개인정보의 정의 중 다른 정보와의 결합가능성 부분에 해당 정보를 처리하는 자”를 판단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어 이 같은 제한이 없는 개인정보보호법과 간극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개인정보보호법 정의 조항의 합헌적 해석상 결합가능성은 해당 정보를 처리하는 처리자의 입장에서 판단되어야 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정의 규정은 개인정보보호법제의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정의조항은 그대로 둔 채 정보통신망법의 개정으로 손쉽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과 강길부 의원안 비교표

 

(4) 투명성, 책임성 요건 결여 – 정보주체의 통제권한 상실, 개인정보 유통에 대한 정보불균형 심화

강길부 의원안에는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 보호에 가장 핵심적인 투명성과 책임성 요건이 결여되어 있어 정보주체의 실질적 통제 권한이 상실되고 개인정보 유통에 대한 정보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우려가 크다. 강길부 의원안에 따르면 정보주체는 본인의 어떤 개인정보가 어떻게 비식별화 처리되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개인정보처리자의 선의 또는 평가단 적정성평가의 무결성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는 아래 일본의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이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을 공표하게 하는 등 최소한의 투명성과 책임성 요건을 갖춘 것과 비교해보아도 그러하다.

강길부 의원안과 일본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비교표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2016)은 폐기하고 비식별화 적정성 평가단이 아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함

한편 지난 2016년 정부 각 부처는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는데, 가이드라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비식별조치를 취하면 동의 요건을 아무런 제한 없이 면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증이 없는 한 개인정보가 아닌 것으로 추정하는 등 법 개정 없이 고지와 동의(notice and consent)라는 개인정보보호의 기본 원칙의 변경을 꾀한 것으로 즉시 폐기되어야 한다.

더욱이 가이드라인은 법적 근거 없이 전문기관에 의해 비식별조치의 적정성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어 문제인데, 강길부 의원안은 비식별화 적정성 평가단을 입법화하면서 가이드라인의 전문기관에 법적 근거만 부여하려는 시도와 다름아니다.

강길부 의원안 제28조의2

그러나 평가단 신설로 생겨날 관치 보안”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수행해야 할 이른바 컨트롤타워 역할을 무력화하는 시도와 다름아니다. 일본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컨트롤타워로서 익명가공에 요구되는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종합적으로 규율하도록 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논의과정의 투명성 부족과 조급증도 문제 –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를 본격화해야

일본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하기 위하여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2년에 걸친 광범한 논의를 거쳤다. 그러나 2016년 가이드라인의 경우 세부논의 내용과 초안을 비공개하는 등 폐쇄적인 방법으로 제정되었다. 정보주체를 대변하는 시민사회는 가이드라인의 초안이 대부분 결정된 뒤 단 1회 시행된 내부 간담회 외에는 논의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었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그대로 입법화하는 강길부 의원안은 정보주체를 대변하는 이해당사자의 의견 수렴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과 다름없어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국회를 중심으로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논의를 진지하게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중 익명가공정보 해당 부분 발췌 – 번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➈ 이 법률에서 “익명가공정보”라 함은 다음 각 호에 열거된 개인정보의 구분에 따라 당해 각 호에서 정하는 조치를 취하여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개인정보를 가공하여 얻어지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당해 개인정보를 복원할 수 없도록 한 것을 말한다.
1.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개인정보 – 당해 개인정보에 포함되는 記述 등의 일부를 삭제하는 것 (당해 일부의 記述 등을 복원할 수 있는 規則性을 갖지 않는 방법에 의해 다른 記述 등으로 치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2. 제1항 제2호에 해당하는 개인정보 – 당해 개인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식별부호의 전부를 삭제하는 것 (당해 개인식별부호를 복원할 수 있는 規則性을 갖지 않는 방법에 의해 다른 記述 등으로 치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➉ 이 법률에서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라 함은 익명가공정보를 포함하는 정보의 집합물이면서 특정의 익명가공정보를 전자계산기를 이용하여 검색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한 것으로서 政令으로 정하는 것(제36조 제1항에서 “익명가공정보데이터베이스 등”이라고 한다)을 사업용으로 이용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제5항 각 호에 열거된 자를 제외한다.

다. 제2절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 등의 의무 <신설>

제36조(익명가공정보의 작성 등) ①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익명가공정보데이터베이스 등을 구성하는 것에 한정한다. 이하 같다)를 작성하는 때에는, 특정의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그리고 그 작성에 사용되는 개인정보를 복원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당해 개인정보를 가공하여야 한다.
➁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한 때에는, 그 작성에 사용된 개인정보로부터 삭제된 記述 등과 개인식별부호 및 전항의 규정에 의해 행해진 가공의 방법에 관한 정보의 누설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이들 정보의 안전관리를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➂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한 때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을 공표하여야 한다.
➃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하여 당해 익명가공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때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미리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 및 그 제공의 방법에 대하여 공표함과 더불어, 당해 제3자에 대해 당해 제공과 관련된 정보가 익명가공정보라는 취지를 명시하여야 한다.
➄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하여 스스로 당해 익명가공정보를 취급함에 있어서는,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작성에 사용된 개인정보와 관계된 본인을 식별하기 위하여 당해 익명가공정보를 다른 정보와 照合해서는 아니된다.
➅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한 때에는,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작성 및 그 밖의 취급에 관한 고충의 처리 및 그밖에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적정한 취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스스로 강구하고 또한 당해 조치의 내용을 공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제37조(익명가공정보의 제공)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스스로 개인정보를 가공하여 작성한 것을 제외한다. 이하 이 節에서 동일하다)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때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미리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 및 그 제공의 방법에 대하여 공표함과 더불어, 당해 제3자에 대해 당해 제공과 관련된 정보가 익명가공정보라는 취지를 명시하여야 한다.

제38조(식별행위의 금지)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취급함에 있어서,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작성에 사용된 개인정보와 관계된 본인을 식별하기 위하여, 당해 개인정보로부터 삭제된 記述 등 또는 개인식별부호 또는 제3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해 행하여진 가공의 방법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거나 또는 당해 익명가공정보를 다른 정보와 照合하여서는 아니된다.

제39조(안전관리조치 등)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 익명가공정보의 취급에 관한 고충의 처리 및 그밖에 익명가공정보의 적정한 취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스스로 강구하고 또한 당해 조치의 내용을 공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2017년 1월 1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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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1. 국회 정론관, 3개 법안 처리 중단 촉구 참여연대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11/21(목)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에서는 보험업법 개정안, 신용정보법 개정안,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처리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보험업법 개정안은 개인이 사적으로 부담하는 보험료에 기초한 민간실손보험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공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역행하는 것이며,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은 개인신용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마음대로 사고 팔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은 공정거래법 위반 등 범죄 전력이 있는 산업자본을 은행 대주주로 만들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내용의 법안 논의와 처리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정의당(대변인실) 소개로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 국회는 보험업법, 신용정보법, 인터넷전문은행법 처리 중단하라 

일시 장소 : 2019. 11. 21. 목 13:30 / 국회 정론관 

주최 : 참여연대

소개 : 정의당(대변인실)

참가자

소개 : 오현주 정의당 부대변인

사회 : 이재근 권력감시국장(참여연대 정보인권사업단)

취지 :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신용정보보호법안 등 데이터3법 개정 반대 이유 : 한상희 교수 (정보인권사업단장)

인터넷전문은행법 문제점 : 김은정 (경제노동팀 팀장)

보험업법 문제점 : 이경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선임간사)

목, 2019/11/2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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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 12. 2.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간행물 등의 형태를 포함시키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유정주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5530)에 대하여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국회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

  •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하 “아동성착취물”)의 범위에는 필름·비디오물·게임물이나 화상·영상 등의 형태 이외에 사진집·화보집이나 간행물 등의 형태로 된 것도 포함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정의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음. 이에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사진집·화보집이나 간행물 등의 형태를 포함함으로써,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보호를 강화하려는 것임(안 제2조 제5호)

2. 반대의견

가. 서론

  •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보호를 강화하고자 하는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아동성착취물에 “간행물” 등의 형태를 포함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어 반대함 

나. 간행물의 의의

  •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조 제3호에 의하면 “간행물”이란 종이나 전자적 매체에 실어 읽거나 보거나 들을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저자, 발행인, 발행일, 출판사, 국제표준자료번호 등을 표시한 것을 말하며, 이는 모든 소설, 만화, 사진집, 화보집 및 전자출판물, 외국간행물, 신문과 잡지 등 정기간행물을 포함함

다. 명확성의 원칙 위반

  •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라는 말로 표현되는 죄형법정주의는 이미 제정된 정의로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되지 아니한다는 원칙으로서 이는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가능한 형식으로 정해야 한다는 법치국가 형법의 기본원칙임. 특히 헌법재판소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서 죄형법정주의에 의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의 이념은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1996. 12. 26. 93헌바65)라고 하여, 형벌조항에 대해서 더욱 강화된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음
    • 아동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고 구입․소지ㆍ시청은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등 아동성착취물 관련 범죄는 일반적인 성범죄에 비해 가중처벌되고 있음. 따라서 이러한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아동성착취물의 정의에는 더욱 강화된 명확성이 요구된다고 할 것임 
  • 또한 헌법재판소는 “법률은 되도록 명확한 용어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은 민주주의ㆍ법치주의 원리의 표현으로서 모든 기본권제한입법에 요구되는 것이나,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를 수반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의견, 견해, 사상의 표출을 가능케 하여 이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 즉,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주체는 대체로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해서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된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판례집 10-1, 327, 342 참조),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망라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게 되므로 …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경우에 일반적으로 명확성의 요구가 보다 강화된다”(헌재 2002.06.27 결정, 99헌마480)고 판시하여 표현의 자유 제한입법에 대하여 보다 엄격한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음
    • “간행물”이란 종이나 전자적 매체에 실어 읽거나 보거나 들을 수 있게 만든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는 표현물이므로, 이에 대한 제한은 보다 엄격한 명확성이 요구된다 할 것임
  • 본 개정안은 아동성착취물의 범위에 “사진첩, 화보집이나 간행물 등의 형태”를 포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문언상 화상․영상․사진이 아닌 문자로 된 소설․신문․잡지와 같은 간행물이나 실제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그림으로 된 간행물도 아동성착취물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음. 19세 미만의 인물이 등장한다면 그것이 허구든 실제든, 문자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영상이든 똑같이 처벌한다는 점에서 예컨대 미성년자의 성관계를 묘사한 춘향전과 같은 표현물도 해당될 가능성이 있는 것임. 이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함
금, 2020/12/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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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이른바 ‘언론개혁법’, ‘언론민생법’이라는 부르는 6개 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예고했다. 해당 법안은 인터넷에서 허위사실유포나 기타 불법정보로 명예훼손 등의 손해를 입힌 경우 피해액의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영찬 의원안), 인터넷 기사로 피해를 본 경우 기사의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신현영 의원안), 악성 댓글 피해자가 신고하면 게시판 운영제한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양기대 의원안) 등이다. 

위 법안들은 모두 ‘가짜뉴스’, ‘악플’ 등으로 인한 피해를 억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손해액을 넘는 배상액을 부담시키도록 함으로써 징벌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기사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악플 피해자의 신고만으로 게시판 전체를 폐쇄시킨다는 과도한 규제를 예정하고 있다. 

한 명제 내에서 ‘사실의 적시’와 ‘의견’, ‘평가’, ‘추론’ 등을 명백히 구별하는 것은 어렵고, ‘진실’과 ‘허위’ 역시 시간에 따라 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당시까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위로 분류되거나, 법원의 판결 역시 유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 결론이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자를 엄하게 징벌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정보 자체를 차단하여 공적 사안을 둘러싼 의혹의 역사가 함부로 차단되어선 안 된다.

민주당은 ‘언론민생법안’이라고 하지만, 이 법안들이 보호하는 것은 결국 ‘언론 기사’의 주요 대상이 되는 정치적·사회적 권력자인 ‘공인’이나 ‘기업’들의 법익이 될 것이다. 일방이 한 명제를 ‘허위사실’, ‘가짜뉴스’로 주장하는 것은 매우 쉽기 때문에, 공인이나 기업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에 대해 고액의 배상금을 청구하여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고자 하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남발할 수 있고,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액을 부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기자들로서는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게 될 것이고, 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자유롭고 신속한 의혹 제기의 환경은 크게 위축될 것이 자명하다.

나아가 기사열람차단권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핵심영역을 침해하거나’, ‘그 밖에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에도 기사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렇듯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 기사에 대한 열람차단청구를 허용하고 언론중재위원회의 기사의 열람차단 결정이 내려질 수 있게 되면, 공인이나 기업들이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나 비판적 내용의 보도에 대하여 열람차단청구를 남발하여 언론중재법상 절차에 대응할 의무가 있는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보도활동을 심대하게 저해·위축시키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이 높다.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를 발생시킨 댓글이 게재될 경우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게시판 운영 제한조치’를 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역시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라는 개인의 내심의 의사에 의존한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을 기준으로 하여 문제 댓글뿐만 아니라 전체 게시판의 운영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성이 심대한 법안이다.

이렇듯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법안들을 여당은 ‘언론개혁’을 위한 필수 법안이라며 중점 처리를 예고했다. 징벌적 손배제를 규정한 윤영찬 의원안에 대해서는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한 1인 미디어만이 대상이며 ‘언론사’는 제외된다는 등 여당 내에서도 해석이 어긋났었는데, 이렇듯 적용 대상조차 합의되지 못했던 상황은 곧 여당이 심도있는 논의 없이 여론을 최대한 강력하게 규제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언론사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고려하여 무책임한 보도에 대해 경제적 타격을 주겠다던 ‘징벌적 손해배상’이 일반 국민의 표현물에까지 적용되고, 일부 댓글에 악플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다수의 선한 일반 이용자가 게시판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당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목적이 과연 진정 ‘언론개혁’, ‘민생’을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명박의 BBK 실소유주설을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박근혜의 유착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 모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위반 판결을 받고 처벌받았다. 당시 이 법안들이 시행되었다면 이들은 이명박, 박근혜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액도 지급하여 경제적 빈곤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고, 관련 기사와 게시물들도 모두 차단되어 이 사건들에 대한 검증, 단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제도는 최악의 지도자가 등장하여 남용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설계되고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력자가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남용하기 쉽기 때문에 특히 그 도입을 경계해야 한다. 언론의 정치 권력에 대한 의혹 제기 활동이 성공하여 탄생하게 된 현 정부와 여당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억압하는 법안 및 정책 추진을 중단할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 

2021년 2월 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10-5109-6846, [email protected]

[관련 글] 
[보도자료]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한 민법 개정안(이원욱, 2106359)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20.12.24.)
[논평] 언론 타깃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철회되어야 하며 일반적 징벌적 손배의 대언론 적용도 신중해야 한다 (2020.11.19.)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적용, 신중해야 하는 이유 (한국기자협회보 [‘언론보도 징벌적 손배제를 말한다’ 전문가 릴레이 기고], 2020.11.04.)
[보도자료]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언론중재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20.08.24.)
수, 2021/02/1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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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숙 의원은 2020년 12월 ‘정보통신망 이용 또는 제공 계약 시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안번호: 2106370)을 발의하였다. 조문 자체는 ‘불합리’, ‘차별’을 금지한다는 미사여구로 이루어져 있으나 결국 입법취지와 조문구조를 살펴볼 때 ‘망이용료’를 법제화하는 세계유일의 법이 될 우려가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입법시도는 망사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약속한 인터넷속도를 보장할 의무에 대해 잘못된 정책적 시그널을 보내 최근 불거진 인터넷속도 과대광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속되는 망이용료 법제화 시도에 반대하며 이와 관련된 웨비나를 5월 18일 오후1시 30분에 개최할 예정이다. (웨비나 참가신청)

한국에서 쓰는 ‘망이용료’라는 개념 즉 망사업자가 콘텐츠제공자의 데이터를 망사업자의 고객들에게 전달한 대가를 콘텐츠제공자로부터 받는 ‘데이터전송료’로서의 개념은 전 세계 어디에도 실행된 바가 없다. 2012년에 유럽망사업자연합회가 데이터발신자가 데이터를 받아주는 망사업자에게 전송료를 내야 한다는 발신자종량제(Sending Party Network Pays)규칙의 입법을 국제통신기구(ITU)에 제안했다가 유럽통신규제기구(BEREC)에 의해 신랄하게 비판을 받고 포기한 바 있다(아래 발췌문).

[번역: <유럽통신규제기구의 2012년 유럽 망사업자의 발신자종량제 제안에 대한 답변> 인터넷 상호접속계약은 접속용량의 제공에 대한 것이지 여러 독립된 망사업자들을 횡단하는 데이터 흐름의 단대단 전송에 대한 것이 아니다. 과거 전화망의 음성 트래픽과 달리 데이터는 독점적으로 점유된 네트워크 연결을 통하지 않으며,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의 특정 데이터 흐름의 성격이나 통행량을 특정하기도 불가능하다(그래서 그런 식으로 과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상호접속에 대한 과금은 상호접속지점에서 제공되는 용량에 비례해야 한다. 유럽망사업자연합회의 발신자종량제 제안은 인터넷의 분산화된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방식에 완전히 반한다. . . 개별 트래픽의 가치나 통행량에 비례한 과금은 현재 인터넷의 과금체계에 대한 과격한 일탈이다.]

2015년 미국 오바마 정부 연방통신위원회의 망중립성 명령(Open Internet Order)에서는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아래 발췌문). 

[번역: 미국연방통신위원회 2015년 망중립성 명령, <113문단> 마지막으로, 차단금지규칙은 브로드밴드 사업자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부가통신사업자의 콘텐츠, 서비스 또는 앱이 브로드밴드 고객들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대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 망중립성 명령은 트럼프 정부의 연방통신위원회에 의해 취소되었지만 망중립성을 수호하려는 주정부들에 의해 2018년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에 계승되었고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 금지 조항은 3101(a)(3)(A)에 계승되었다(아래 발췌문). 참고로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은 트럼프 정부 때 법무부의  소송합의에 의해 효력정지가 되었다가 바이든 정부 법무부가 소송을 취하함으로써 현재 유효한 법이다.

[번역: 캘리포니아 2018년 망중립성법 – 캘리포니아 민법 3101조(a)항: 인터넷서비스제공자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인터넷서비스제공자의 이용자들에게 인터넷트래픽을 전달하는 금전적 또는 어떠한 대가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어느 법조문에도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개념은 없었다. 단,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를 통해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접속료를 발신자종량제의 형태로 받도록 하였다. 그리고 2020년에는 서비스안정화의무법을 통해 콘텐츠제공자에게 데이터전송서비스를 안정화할 의무를 지움으로써 2016년 시행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을 콘텐츠제공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게 하였다. 이 경우에도 입법취지에서 ‘망이용료’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21년에는 전혜숙 의원 법안에서 입법취지에서 ‘통신망 이용료’를 명시하면서 ‘통신망 이용 및 제공에 대한 계약’의 변경권한을 규정하였다.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처음 인정하려는 것은 물론 정부가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 징수를 직접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가지도록 하였다. 

물론 모든 사인간의 계약은 정부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개입할 수 있으며 그런 권한의 화신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규제, 담합 예방, 소비자보호 등의 목적으로 계약관계에 대한 시정명령을 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혜숙 의원 법안은 정부가 나서서 망사업자가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우리는 이와 같은 입법흐름과 전혜숙 의원 법안에 반대한다. 첫째,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재정적으로 감당해왔던 망중립성에 정면으로 반한다. 인터넷은 전 세계의 컴퓨터들의 자발적인 연결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지 누군가 소유하면서 타인에게 이용권을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는 통신시스템이 아니다. 단지 모든 망사업자들이 서로 접속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이웃으로부터 전달받은 데이터를 도착지에 가깝게 옆으로 한 칸 전달한다는 약속으로 뭉쳐져 있고 그 약속을 뒷배삼아 고객들에게도 접속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그래서 망사업자가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도 데이터사용량이 아니라 접속속도(용량)이고 망사업자가 해외의 상위망사업자로부터 구매해오는 것도 접속속도(용량)이다. 망사업자들이 전송료를 받게 되면 콘텐츠를 올린 사람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열람하는 것을 항상 두려워해야 할 것이며 인터넷이 열어젖힌 표현의 자유의 세계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사람이 엄청난 전화비와 우표값을 걱정해야 했던 과거로 퇴보할 것이다. 

망사업자들의 광고비의 혜택을 받는 국내의 다수언론은 외국에서는 망사업자들이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내고 있다는 망사업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고 있지만 과거에 극소수에 있었다가 그마저도 거의 없어진 사례들로서 일반화할 수 없다. 특히 어떤 사례들은 전송료가 아닌 접속료를 내고 있는 것(paid peering 사례)으로서 망사업자와 실제 접속을 하는 콘텐츠제공자에게만 적용되고 종량제가 아닌 접속용량에 비례하여 부가되었기 때문에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라고 보기 어려웠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안정화의무법 및 전혜숙 의원 법안은 조문상 망사업자와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는 콘텐츠제공자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물론 망사업자간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이 콘텐츠제공자에게 전송료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어서 인터넷이 열어젖힌 전송료 무료의 표현의 자유세상에 재를 뿌리는 것이다. 

둘째, 망사업자들은 이용자들과 계약한 인터넷속도를 보장할 책임을 이용자들에게 지고 있고 이를 위해 망설비를 증축할 책임이 있다. 망사업자들은 자신의 데이터센터에서 이용자들 단말까지의 인터넷속도를 보장할 의무도 있고 해외단말과의 접속에 대해서도 상위망사업자들과의 접속속도(용량)을 어느 정도 확보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정부는 발신자종량제-서비스안정화의무법-전혜숙의원법으로 이어지는 규제를 통해 마치 망사업자들이 망증축 재원을 외부에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해외에서는 매우 엄격한 조건으로만 허용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제로레이팅이 폭넓게 허용될 것처럼 홍보하여 망사업자들이 본연의 업무인 인터넷속도보장에 소홀히 하게 만들었다. 

전혜숙 의원 법안은 전 세계 어디에도 법제화하지 않은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더욱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결국 망사업자들은 국내지역 망설비를 확충하여 광고속도를 보장할 의무에도, 상위 망사업자의 접속속도를 확보할 의무에도 소홀히 하게 될 것이며 국내 소비자들은 자신의 메시지가 월드와이드웹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뿌려질 때마다 전송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2021년 5월 1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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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1/05/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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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 ‘망이용료’ 명시적으로 금지

특수서비스는 일반인터넷 품질 저하시키지 않도록

제로레이팅도 무료개방형만 허락

지난 1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표한 새로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시행되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미국과 유럽의 망 중립성 법제에 비하여 열악하여 인터넷 생태계를 보호하기에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차제에 강화된 내용으로 망 중립성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

첫째,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미국과 유럽이 망 중립성을 각각 연방통신위원회(FCC) 명령과 EU 법규(regulation)로서 법적 구속력을 가진 것에 비해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둘째, 최근 국내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망이용료’ 즉 망사업자가 자신의 망에 데이터를 많이 보내는 콘텐츠제공자에게 데이터를 망사업자의 고객에 전송해주는 대가를 내도록 하자는 기획을 미국의 FCC 명령과 유럽규제기구(BEREC)의 의견서가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침묵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기준 하에서는 발신자종량제 정산의 부담이 콘텐츠제공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의 침묵은 더욱 위험하다고 보인다.

위 이미지는 FCC 2015년 Open Internet Order의 113문이며 120문에서는 no-throttling rule 역시 망사업자가 지연(throttling)을 하지 않고 데이터를 자신의 고객에게 전달하는 대가를 콘텐츠제공자에게 부과할 수 없다는 명령을 해석된다고 밝히고 있다. FCC 2015년 Open Internet Order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FCC가 망 중립성 폐지를 천명하며 취소되었지만 그 내용을 보전하기 위해 5개주가 주법을 제정하였는데 가장 대표적인 캘리포니아 망 중립성법 제3101조(a)(3)(A)에 ‘망이용료 금지’ 규범이 명문화가 되었다.

셋째,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합리적 네트워크 관리”가 언제 허용되는가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으나 EU 법규인 EU 2015년 Open Internet Order는 제3조 제3항에서 (1) 법적 의무를 이행할 때 (2)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3) 긴급 및 임시적 혼잡예방조치로서만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KT의 P2P서버 차단, SK 및 KT의 카카오 보이스톡 차단이 각각 망사업자의 계열사업(IPTV, 음성전화)의 매출을 보호하기 위해 이루어졌을 때 ‘합리적인 네트워크 관리’로 정당화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유럽처럼 상세하게 규정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넷째, 특수서비스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일반인터넷의 품질이 ‘적정수준’이 유지되기만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EU 2015년 Open Internet Order는 제3조 제5항에서 일반인터넷의 ‘일반적 품질(general quality)’과 ‘접근용이성(availability)’을 저하(detriment)시켜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물론 우리 가이드라인도 ‘적정수준’의 측정에 있어 당대의 기술수준을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EU는 어떤 기술수준에서든 특수서비스가 일반인터넷의 품질을 저하시켜서는 안 된다는 더욱 엄격한 내용을 두고 있다. BEREC은 2015년 Open Internet Regulation의 시행령격인 2016년 Implementation Guideline에서 이 규범에 저촉되지 않는 예로써 현재 기 허용되고 있는 특수서비스 즉 VoIP, IPTV등 모두 망사업자가 “자신의 망 내에서의” 대역폭을 애플리케이션 사이에서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해 자신의 고객들의 동의를 얻어 제공하는 사례를 들고 있는 점(122문)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특수서비스 규범은 엄격히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제로레이팅에 대해서 BEREC은 2015년 Open Internet Regulation의 시행령격인 2020년 Implementation Guideline에서 개방형 제로레이팅에 대한 세이프하버를 콘텐츠제공자의 참여절차의 투명성, 참여조건의 비차별성, 참여조건의 공정합리성(예: 무료)을 요건으로 설정하고(42문) 폐쇄형 또는 유료 제로레이팅에 대해서 경계를 표한 것에 비해 우리 가이드라인은 침묵하고 있다. 2017년 오바마 정부 FCC 역시 AT&T와 T-mobile의 제로레이팅을 비교하며 유료폐쇄형으로 진행되던 전자에 대해서는 망 중립성 위반을 선언하고, 무료개방형으로 진행되던 후자에 대해서는 위반없음을 선언하여 제로레이팅에 대한 규범을 명백히 하였다. 우리나라는 이미 SKT가 자사콘텐츠인 11번가를 제로레이팅하여 논란이 되었는데 타사에는 비용을 요구하여 결렬된 것을 고려하면 EU나 미국에서는 애초에 금지되었어야 할 사례인데 망 중립성 규제는 이런 사안도 명시적으로 다뤄줬어야 한다.

망 중립성에 대한 각종 논란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법적 구속력있는 망 중립성 규제가 필요하다.

2021년 2월 2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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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1/02/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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