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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엔 ‘경제민주화’, 다른 손엔 ‘복지국가’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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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엔 ‘경제민주화’, 다른 손엔 ‘복지국가’를 들자!

익명 (미확인) | 목, 2016/10/20- 02:27

지난 18대 대선의 선거공약 중 가장 뜨거운 주제는 사회경제분야의 복지와 경제민주화였다.

그런데 대선과정에서 한국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두 개의 주제에 대한 상호간에 역할과 관계에 대한 충분한 성찰과 공유가 부재하여 효과적인 전략적 배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두가지 주제가 어울려 상승작용을 하며 서로 이끌지 못하고 오히려 혼선을 일으키고, 때로는 서로 충돌하면서 각자가 지닌 중요한 함의를 한껏 부각시킨데 실패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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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에서는 양 진영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공약으로 수렴됐다. 그러나 승리한 박근혜는 그 모든 공약을 허공에 날려버렸다.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물론 당신도 속았다.

물론 필자의 앞선 칼럼(제2의 박근혜’에게 두 번 속지 않는 방법)에서 언급하였듯이, 선거과정에서 박근혜후보와 새누리당이 경쟁하는 민주당의 동일한 주제들을 가로챈 뒤 실천할 자질도 부족하고 의지도 없는데도 오로지 득표를 위해 공약을 과대포장하고 사기적 수준에서 남발하면서 실천에 대한 기대가 추락하고 공약 자체의 유효성에 대한 깊은 회의를 남기게 된 점도 큰 원인이 되었다.

우리 시대의 양대 화두,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

복지국가론은 국민들 삶에 있어서 존엄을 유지할 기초재를 제공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기회를 만들어 주며, 일생 동안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가 가능한 자원과 요소들을 복지 중심으로 구성하여 운용하는 복지레짐 중심의 철학이다.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운영의 전략적 기초와 실천적 정책의 내용을 포괄한다.

반면 경제민주화는 아직 정확한 개념이 자리잡지 못하고, 한국경제 현실을 해석하는 관점과 격변하는 상황에 대한 인식에 따라 각자의 위치에서 편차가 있는 내용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본적으로 정치적 민주주의의 성과물인 공정과 참여의 개념을 통해 특혜와 독과점이 일상을 점하고 있는 경제의 영역을 혁파하고 새롭게 재구성하려는 방향과 실천적 노력을 총칭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복지라는 주제는 대체로 경제활동이 이루진 이후 성과라는 결과물을 두고 이차(二次)적으로 재분배하고 순환하는 과정에 역점을 두고 있다.

반면 경제민주화는 경제활동이 이루지는 과정 속에서 위에 말한 참여와 공정 그리고 일차(一次)적 배분을 주요 내용으로 삼아 이를 실천하는 정책 영역에서 다루어 왔다. 자연스레 과거에는 각자의 영역에서 서로 분절되어서 독립적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이르러 복지국가론이 등장하면서 인간존엄의 실현과 행복추구권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분배와 순환의 개념을 경제활동의 핵심적 영역으로 편입하고, 이를 재구성함으로써 산업경제활동 속의 일차적 분배기능과 복지정책의 이차적 재분배기능을 하나의 순환고리로 연결하여 자원 투입과 생산과정과 배분순환 및 소비과정을 온전히 일관된 총체적 시스템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복지국가론을 통하여 비로소 복지와 경제가 하나로 만나게 된 것이다.

종합하여 정리하면, 복지국가론은 국가를 운영하는 기본 철학과 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총론적인 전략적 구상과 이를 실천하기위한 개별적 정책을 주요 내용으로 삼는다.  

경제민주화는 복지국가론의 정책적 수단과 실천과정으로서 현실의 경제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현안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이를 혁파하고 재구성하는 정치적 실천과제를 다루게 된다. 

따라서 복지국가론과 경제민주화는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을 같이 공유하면서 서로 상보적이고 시너지적으로 상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난 대선에서는 이러한 성찰과 토론이 너무 부족했다. 다가오는 19대 대선에서 확고한 실천의지를 담은 공약으로서 복지국가론과 경제민주화라는 담론이 다시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하면서 두 개의 주제를 좀 더 살펴보고자 한다.

김종인 박사의 경제민주화

우선 경제민주화하면 상징처럼 떠오르는 인물은 김종인 박사이다. 그는 전두환 군사정권시절, 비합법적인 국보위를 통해 경제민주화를 위한 제119조 2항을 헌법에 삽입했다고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김박사는 분명히 탁월한 능력을 지닌 전문가이자 고수임에 분명하며, 그간에 보여준 노력과 공헌에 박수를 보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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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119조 2항으로 경제민주화를 상징하는 인물이 돼 버린 김종인 박사.

그러나 그는 화려한 경력과 정치적 노회함 못지않게, 역사적 소명과 시대 흐름을 무시한 채 굴곡된 출세의 길을 달렸다. 군사정권 하의 치열했던 민주화 투쟁과는 거리를 둔 기회주의적 관료와 정치인으로서 삶을 살아온 궤적도 갖고 있다.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사이에서 출세와 처신에 능한 엘리트 관료의 모습이였다.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려고 박근혜 진영에 가담했다는 그를 신뢰하기에는 근본적인 회의가 든다.

사실 경제민주화의 토대를 광범하게 제공한 것은 헌법119조 2항이 아니라 해방 이후 정부수립과정에서 기초된 제헌헌법의 내용과 정신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2012년 12월 프레시안에 기고한 덕성여대의 한상권교수가 쓴 시론(경제민주주의와 보편적 복지, 제헌헌법에 다 나와 있었다!)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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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유진오가 육필로 작성한 제헌헌법 초안. 현재 고려대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사진 자료: 연합뉴스)

조소앙 선생이 주창한 삼균주의와 독일 바이마르 헌법정신에 기초한 제헌헌법은 ‘경제민주화’를 넘어서서 가히 ‘경제헌법’이라 칭할 만하다. 이후 미군정과 이승만 그리고 군사정권들에 의해 끊임없이 내용이 삭제, 축소, 변절되어 왔을 뿐이다. 내용과 범위에 있어서 국보위에서 삽입한 119조 2항은 제헌헌법이 제시한 경제민주화의 내용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협소하고 말단적인 해프닝이다.

또한 18대 대선과정에서 새누리당 위원장이었던 김종인 박사가 내세운 경제민주화의 총론적 구호에는 실천적 정책구상이 미진해 매우 공허한 느낌을 준다.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힘있게 추진하지 못한 배경에는 박근혜 후보의 교활함도 있었지만, 김종인 박사의 애매모호함도 일조했다고 본다.

더구나 더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에 보여준 수구적이고 퇴행적이며 안하무인적인 태도에서 시대의 흐름을 역주행하는 박근혜식 잔영(殘影)을 엿보게 된다. 필자는 김종인 박사에게 경제민주화의 중심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썩은 나무로 새 집의 기둥을 삼는 것처럼 어리석고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굳이 본인이 원한다면 원로 전문가 자문역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유종일 교수의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라는 주제로 우리에게 다가왔던 또 다른 인물은 몰락하는 한국경제의 긴급 소방수를 자처하는 유종일 교수이다.

그는 매우 특이한 이력을 지닌 학자로, 김대중 노무현 양대 민주개혁정부에 대하여 애증이 교차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본인의 표현대로 김대중의 당선에 열띠게 환호했다가 국민의 정부 정책이 신자유주의 기조로 바뀌면서 아연실색했다.

또 노무현 후보시절 경제참모 역할을 했다가 참여정부가 친재벌정책으로 돌아서고 한미 FTA를 체결하자 이를 격렬히 비판했다. 이를 계기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고, 교수로서의 대외활동을 규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자신의 글에서 밝히고 있다.

유종일 교수가 경제민주화 논쟁에서 보여준 주요한 공헌은 김종인 박사의 모호한 구호를 넘어서 그 개념을 분명히 하고 실천적 정책의 항목을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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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일 KDI 교수.

유 교수는 경제민주화의 기본축을 공정경쟁과 참여경제 그리고 분배의 정의 실현으로 봤다. 이 세가지 축이 상호 보완과 균형을 이루면서, 한편에서는 시장에 대한 민주적 개입과 통제라는 정치적 참여과정이 요구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공정성을 담보하는 사회적 관계와 교육 시스템, 그리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복지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 교수가 실천적 정책으로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대부분 진보학자들이 주장하듯이, 봉건영주로 군림하는 재벌에 관한 것이다.

재벌이 저지른 경제 범죄에 대한 가중 처벌, 순환출자 금지와 지주회사 전환 및 규제 강화,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 대기업 참여 제한 업종 지정, 하도급거래의 공정성 확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지원 정책 등이다.

참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회균등 선발제도의 도입, 정리해고 제도 개혁, 비정규직 제도 재정비, 금융과 산업의 철저한 분리, 노조 조직율 제고, 단체협약 적용률 제고, 종업원대표의 경영참여 등의 전향적 검토를 주장한다.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재원 마련의 수단으로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 신설을 통한 재정 확충 등을 주장했다.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이상 12가지 주요 키워드를 현안과제로 받아들이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겠지만, 그래도 제헌헌법의 경제조항들에 비하면 긴 호흡을 가진 역사적 관점이 부족하다.

또한 구체적 내용과 실천 방안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격론이 예상된다. 더구나 나열된 모든 사항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보다 사인의 비중과 시급함 그리고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 순서, 정도와 절차에 대한 치밀한 준비과정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으로 시행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재벌 등의 반발과 일시적인 경제 혼란과 후퇴가 일어날 경우 이를 확실히 제어하고 돌파해 낼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종인 박사가 경제민주화의 성공여부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한 것은 백 번 옳은 말이다.

재산권과 상속

경제민주화가 부딪치는 근본적인 문제는 정치적 주권자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민주주의 정치제도와 자본의 자기증식 및 개인의 이기적 탐욕을 동력(driving force)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 길항하면서 ‘현실’이라는 이름의 수레의 양쪽 바퀴를 각자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적 탐욕에 방점을 두면 현실은 쉽게 금권에 의한 과두정치로 변질될 것이다. 반면 민주주의적 평등을 강조하면 경제시스템의 동력이 약화된다. 이러한 교착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재산권과 상속에 대한 입장이다. 

하버드 법대의 전설적 인물인 로베르또 웅거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근세 이후 성립된 개인의 소유와 재산권에 대한 법적 권리는 단지 역사적 과정에서 우연히 형성된 산물로 이를 무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신성시해야 할 필연적인 논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적 소유와 재산권의 법적 보호는 그가 귀속된 사회 또는 세계에서 긍정적이고 합리적으로 기능할 경우에는 강력히 적용되고 확장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사회와 세계에 부정적이고 파괴적으로 작동할 경우 당연히 법적 제한을 가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본다.

상속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복잡하다. 개인이 형성한 부의 원천으로 본인의 열정적 노력과 탁월한 재능과 좋은 운 등을 열거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 재능은 역사적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또 좋은 운 역시 특정 시점에 특정 장소에 있었다는 우연에 의한 것인 만큼 이를 개인이 독차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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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간을 떠들석하게 만든 누군가는 “부자 부모를 둔 것도 능력”이라고 했다고 하지만, 주어진 운에 의해 기본가치의 분배가 이뤄지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 (이미지 출처: http://koreantoday.com.au/)

그럼에도 개인의 사적 소유와 재산권을 평생 보호해주는 것은 경제운영의 효율성과 동기 부여라는 대승적 관점에서 인정할 수 있다. 이는 서구적 근대의 산업화과정에서 대체로 입증되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재산권이 혈연 및 개인적 관계를 통해 다음세대로 계승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매우 비합리적이고, 정치적으로도 비민주적이다. 자식에게 조건없이 사적인 상속이 이루어지면 효율성과 동기 부여 모두 부정되고 반감되는 효과가 나온다.

상속권의 법적 구성에 대한 보다 깊은 역사적, 사회적 성찰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특히 이는 재벌 족벌경영체계라는 현실 앞에서는 반드시 되집어 보아야 할 주제이다. 참고로 미국의 황금기 때, 누진 상속세의 최고세율이 90% 였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복지국가의 역사와 철학

복지의 역사에는 세가지의 성격이 혼재되여 있다.

첫째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하는 역할이다. 한국 역사에서도 대부분 왕조를 통해 이러한 선혜적 구휼제도를 찾아볼 수 있으며, 중세의 유럽 교회에서도 빈자에 대한 구제기능을 기본적인 역할로 삼고 있었다. 심지여 수도원 수입의 절반 정도를 지역사회의 빈자들에게 베푼 기록도 있다 한다.

근대에 들어오면서 빈민구제를 제도화한 것은 영국의 빅토리아 왕조시절부터인데, 사실인즉 영국의 빈민구제법은 빈자들을 범죄와 전염병의 원인으로 판단하고 이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데 목적이 있었다 한다.

두 번째 성격은 기여에 기초한 사회보험의 역할이다. 19세기중반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산업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노동자계급이 급속히 팽창하고,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사상이 대두하는 상황에서 노동자계급을 혁명적 사상으로부터 차단시키고 국가에 충성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회보험제도를 입법한 것이 시발점이다.

이후 건강보험, 산업재해보험, 실업부조, 국민연금 등을 중심으로 사회보험이 복지제도의 주요정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사회보험에는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상호부조적 보편성과 가입자를 한정해 기여금에 연동하여 혜택을 주는 조건적 선택성이 병존하고 있다.

이는 당연히 제도 밖 외부자에 대해 취약하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포용성(inclusion)논쟁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민족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민주주의의 영향으로 북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된 복지국가 개념이다. 개인적 존엄에 기초하여 시민권적 권리, 즉 정치적 참여에 상응한 사회경제적 권리로서 복지권을 인정하고, 이를 국가운용의 핵심정책으로 삼는 것이다.

북유럽의 복지체계는 국가의 기본적 역할을 모두에게 행복을 보장하는 ‘인민의 집’으로 선언하며, 기초생계보장과 사회보험제도를 넘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일생동안 다양한 사회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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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사민당 지도자들이 만든 ‘인민의 집’이라는 개념은 스웨덴 사민당의 정치철학과 스웨덴 복지국가의 역사를 상징하는 개념이다.

복지국가론의 밑바탕에는 북유럽의 경험에 바탕한 복지레짐이라는 정책용어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는 생산 또는 성장레짐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생산레짐은 국가운용의 목적을 생산의 확장과 성장으로 설정하고 가용한 자원을 이러한 목표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구성, 배열, 조작하는 체제를 말한다.

복지레짐은 당연히 국민행복과 복지를 최상의 목표로 두고, 이를 위해 국가 자원을 재구성하고 실행하는 시스템이다.

복지국가론을 한국에 소개하고 확산시키는데 2007년 가을에 출범한 복지국가 소사이어티(WSS)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 특히 경기도를 시작으로 초중고교에 의무(무상)급식을 도입하고, 안착시킨 시킨 사례는 한국에서도 보편적 복지정책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복지국가론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서유럽 역사의 절정인 사민주의의 철학적 기초인 인간의 보편적 존엄, 공정으로서의 정의 그리고 공동체적 연대를 토대로 한다.

국가운용의 정책적 과제로 일차적 영역인 산업경제부분에서 1) 일상적이며 혁신적인 역동성 2) 원칙있는 경쟁과 퇴출이 가능한 공정성을 부여한다. 이차적 영역인 정치사회분야에서는 3) 누진적 조세정의와 참여민주제의 실현을 통하여 복지재원을 확보하고 4) 중산층이 함께하는 보편적 복지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살아갈 기초를 구축하고, 개개인의 행복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형성할 수 있다.

국가운용의 요체로서 복지국가론이 기존 복지정책과 다른 점은, 복지국가론의 경우 경제 활동 속에 혁신적인 역동성과 균형적 순환을 형성하고 원활한 재생산과정을 확보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경제활동의 성과에 대한 확실한 동기와 명분을 부여하고 분배 공정성을 담지하기 위해 개인과 사회 단위의 적극적 참여와 보편적 시민권에 기초한 정치적 프로그램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는 점이다. 

복지국가의 난관, 그리고 과제

복지라는 주제를 다루다 보면 항상 마주치는 두 개의 장벽이 존재한다.

첫 번째 어려움은 경로의존성으로 한 번 방향과 경로를 정하면 다른 방향으로 전환이 어렵다는 점이다.

오늘 한국의 복지 현실은 가장 수준 낮은 영미형의 선별적 사회안전망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아직 본격적인 궤도 진입도 못한 상태에서 한국형 복지체계라는 경로를 선택해야하는 형국이다.

중간 수준인 보수적 유럽대륙 모델은 사회보험정책을 중심으로 부족한 부분을 가족과 국가가 보조하는 형태이며, 가장 높은 수준인 노르딕 모형은 개인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이면서 복지를 시민권적 권리로 인정하여 국가가 주요한 역할을 맡고 시장과 가족들이 이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모델에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 의해 여러 사회세력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이에 기초한 정치세력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각 모델 사이에는 깊은 계곡(system valley)이 형성되게 마련이다.

어떤 경로로 진입할 것인지는 결국 환경적 조건과 주권자인 시민들이 참여하는 정치적 과정이 마주치면서 사회개혁의 과정으로 진행될 것이다.

두 번째 만나는 장벽은 한 번 복지정책을 시행하면 이해관계가 강력하게 형성되여 수정이 매우 어려운 현상고착의 관성력(embedding effect)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경로의존성과 더불어 복지체계를 유지하도록 보호하는 긍정적 기능이 있는 반면에 끊임없이 변해가는 현실과의 괴리가 커져 한계점에 이르게 되면 파국적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각자의 이해에만 집착했던 남유럽과 남미의 경우에 유념해야 한다.

미래사회는 과거보다 훨씬 역동적이며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복지정책을 설계할 때는 현재 진행중인 기본소득논쟁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단순한 직선방식(single layer)보다는 다층적 복선(multiple layers)과 유연성을 갖고 격변하는 현실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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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는 그 나라의 역사적, 정치적, 사회경제적 환경에 영향받으면서 독특한 형성경로를 밟는다. 유승민 의원은 한국형 복지국가 모델로 ‘중부담 중복지’모델을 제안했었다. 그러나 이는 당장의 조세 저항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보다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과 실질적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출처: http://www.gokorea.kr/news/articleView.html?idxno=1146)

염려하건데, 한국의 정치권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중부담 중복지’ 방식은 참으로 혀를 차게 만드는 유치한 수준이다. 문제의 핵심을 회피하고 당장 눈 앞의 세금을 싫어하는 시민들을 현혹하는 인기영합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보장하는 필요기본조건으로서 복지는 부담이 아니라 반드시 돌파해야 하는 미래지향적 국가과제로 설정돼야 한다. ‘중부담 중복지’ 제안은 당장 재원충당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편의적으로 야합하고 적당히 처리하겠다는 말이다. 이는 철학 부재의 무책임한 태도다.

단편적인 제안을 넘어서서 역사적 소명과 시대적 흐름 위에서 한국사회가 나가야 할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결집시키면서 긴 호흡를 가진 다양한 정책 구상과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재앙적인 박근혜 정권에서 실현하지 못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라는 주제는 시류에 편승한, 한 때의 소모품이나 구호가 아니다. 다음 정권이 기필코 실현해야하는 역사적 과제들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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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2.5(초미세먼지)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자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PM2.5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지시했다. 그러나 대책은 이미 수립돼 있었다. 정부는 지난 2013년에 PM2.5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문제는 PM2.5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해가 거듭될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은 수립됐지만 부처 간 엇박자로 PM2.5 관리가 효과적으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석탄화력발전소, PM2.5 주범…충남 지역 석탄화력발전소 수도권 PM2.5 농도에 28% 기여

국립환경과학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7월 충남 지역의 PM2.5 평균 농도는 32µg/m³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4µg/m³인 서울보다 8µg/m³ 높은 수치다. 오염이 특히 심한 겨울철에는 충남 지역의 PM2.5 농도는 서울보다 13µg/m³ 높은 41µg/m³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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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2.5의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되는 자동차가 많은 서울보다 충남 지역의 PM2.5가 농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조영민 경희대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가스 배출량 총량 자체가 워낙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PM2.5는 1차적으로 배출되는 PM2.5와 2차적으로 만들어지는 PM2.5가 있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또 다른 PM2.5가 만들어지는 것이 2차 PM2.5인데 조 교수는 “1차 PM2.5와 2차 PM2.5를 합하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PM2.5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남 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지역의 PM2.5 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 PM2.5에 최대 28%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풍이 심한 겨울철에는 국내 전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오염물질로 먼지도 있지만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있는데, 이런 가스상 오염물질이 이동이 되면서 바람에 따라 수도권 쪽으로 유입이 될 수 있다”며 “이 물질이 수도권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PM2.5가 생산돼 수도권 PM2.5 농도를 높이게 된다”고 밝혔다.

당진 석탄화력발전소 생긴 이후 마을에 암 환자 늘어나…

당진 석탄화력발전소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발전소가 생긴 99년 이후부터 암 환자가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발전소가 운영된 99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당진시 석문면 교로2리의 경우 마을 주민 13명이 암으로 숨졌고 11명이 암 투병 중이다. 교로3리까지 합하면 암 환자는 30명이 넘는다.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자체가 국제암연구소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됐다”며 “미세먼지에 노출이 많이 이루어지면 이루어질수록 암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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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로3리에 사는 장진태 씨는 “발전소가 생기고 난 다음에 암 환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전주환 씨도 “발전소가 생긴 후에 젊은 사람들이 암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배출원에서 PM2.5 배출량 측정하지 않고 있어…PM2.5 농도 관리에 허점

대기 중 PM2.5의 농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PM2.5의 배출원, 예를 들어 발전소나 공장에서 PM2.5가 얼마나 배출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 발전소의 경우 먼지 배출량은 측정을 하고 있지만 PM2.5 배출량은 측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 부처 간 대책 엇박자…산자부, 환경부의 석탄화력발전소 축소 의견 묵살

PM2.5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에너지 구조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해 산업통산자원부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오는 2023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20기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환경부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산자부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산자부는 이를 묵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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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전력 수급 여건 상 석탄 화력발전소가 수급 안정성, 전력 요금에 미치는 영향 등의 경제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확과 교수는 “공해가 적은 기체 연료가 아닌 고체 연료로 에너지 정책 방향을 잡은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며 “경제 논리를 갖고 싼 연료를 쓰겠다는 것인데 결국 환경적으로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자가용 이용량 줄이자는 환경부의 협의 묵살

PM2.5의 또 다른 핵심 배출원은 자동차다. 질소산화물은 PM2.5를 생성하는 주요 물질인데, 국내 질소산화물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에서 배출된다.

환경부는 ‘제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 수립’에 자가용 일일평균 교통량을 2015년부터 매년 3%씩 2024년까지 총 30%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토부에 교통 수요 관리에 대한 이행 방안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자가용 일일평균 주행거리 30% 감축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이고 별도로 국토부에서 추진 중인 대책이 있다는 등의 사유로 이행방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토부 교통정책조정과 담당자는 “일 평균 주행거리 30% 감축은 다른 과제들을 포괄했던 과제였다”면서 “대중교통 활성화, 2층 버스 도입 등의 과제를 통해 일 평균 주행거리 30%가 되는 것이니 독자적인 추진 계획을 낼 수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PM2.5 대책과 관련한 환경부의 교통 수요 관리 계획은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PM2.5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PM2.5에 대한 대책들은 3년 전에 이미 수립됐다. 부처 간 엇박자로 대책 이행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지난 16일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2016 환경성과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PM2.5 노출 정도는 180개국 중 174위를 기록했다. 171위였던 2014년보다 더 악화됐다. PM2.5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보다는 책임있는 결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촬영 : 정형민
편집 : 윤석민

목, 2016/05/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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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독재시절 표현의 자유를 억눌러왔던 이른바 ‘막걸리보안법’이 40년 만에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언론인의 취재보도, 예술가의 퍼포먼스, 일반 시민들이 쓴 인터넷 댓글까지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박근혜 대통령 개인을 비판했다가 경찰과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사건을 자체 수집한 결과, 모두 37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5촌 간 살인사건 의혹을 취재, 보도했던 언론인(주진우 기자)이 기소됐고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을 거리에 뿌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예술가(이하 작가)도 기소됐다. 비단 언론인이나 예술가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개인 블로그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방글을 올렸다가 수사 대상이 된 경우도 있다. 이 가운데에는 지난해 인터넷에 올린 3건의 글 때문에 서울시청 7급 공무원직을 잃을 위기에 처한 김민호 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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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김 씨는 인터넷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한 차례 풍자 비방하고, 또 6.4 지방선거 기간에 여당 정치인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는 등의 이유로 검찰에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심에서 2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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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권력을 풍자하는 작품을 그려온 작가 이하 씨는 당분간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독재자 시리즈의 일환으로 머리에 꽃을 단 박근혜 대통령을 그린 전단 3만 5천장을 거리에 뿌리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올해에도 대통령 풍자 포스터를 거리 곳곳에 붙이기도 했다. 그는 올해만 4번 기소당했고, 비슷한 퍼포먼스 때문에 지난 7년 동안 30번이 넘는 검찰 조사를 받았고 6번의 검찰 기소를 당했다. 이하 작가는 잠시 한국을 떠나 있겠다며 “국가가 가진 권력, 국가가 가진 그 거대한 힘은 나 혼자 맞설 단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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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이른바 ‘막걸리보안법’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975년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1년형을 선고 받았다가 38년 만에 형사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긴급조치 피해자 김영기(67)씨. 무죄 선고 후 그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벌였지만 지난 5월 1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가 김 씨가 고문당했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허위 자백을 했다는 사실 모두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처럼 70년대 긴급조치를 위반해 억울한 징역살이를 한 피해자 대부분에 대해 법원은 그동안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해 왔다.그러나 지난 2014년과 2015년 대법원이 두 차례에 걸쳐 국가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에는 양상이 달라졌다.1심 판결에서 국가배상을 인정한 경우라도 2심에서 패소판결 받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김씨의 담당 변호인이자 오랫동안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법률 대리를 맡아온 이상희 변호사는 사법부가 국가 책임에 대한 명백한 판단을 내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40년만에 또 다시 막걸리보안법 시대와 비슷한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 2015/12/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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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칼럼 ‘한국경제, 죽어야 산다’에서 현재 한국산업구조의 근육질적 경직성을 지적하고 격변하는 외부환경에 응동할 수 있는 유연한 연성구조로 전환하여 급작스런 실패와 외부적 충격을 대비할 것을 제안하였다.

경직성과 더불어 한국경제가 지닌 심각한 위험요소는 주요재벌 그룹에 지나치게 편중되거나 의존되여 있다는 것이다. 재벌들이 봉건영주처럼 군림하는 한국경제의 위험한 현실은 2015년 기준으로 상장된 싯가총액의 약 45%를 10대 재벌이 점하고 있고, 특히 삼성전자과 현대자동차 계열 양대그룹이 삼분지 일에 해당하는 3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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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그 중에서도 삼성, 현대 등 일부 재벌의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자료: 홍종학 경제정책연구소)

삼성, 현대가 무너진다면?

우리가 매일 북한문제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루고 있지마는 오로지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남한 경제규모의 5%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북한경제수준이다. 자연히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그룹이 실패하여 파산될 경우 한국사회와 산업에 미치는 파장과 부담은 북한붕괴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판단된다.

사정이 이렇게 중차대함에도 불구하고 양대그룹의 주요 결정이 소수의 총수가족들에 의해 족벌경영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대한민국 5천만 국민들의 운명을 이씨와 정씨 가문들이 사실상 틀어쥐고 있는 셈이다. 김동춘 다른백년 연구원장이 이런 모습의 한국을 ‘기업(영주)국가’로 명명한 것은 지극히 타당하며, 이러한 사회경제적 조건하에서는 박근혜정부 관료들은 이들 재벌가문의 마름에 불과할 뿐이다.

한국정부가 북한의 붕괴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하듯이, 당연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그룹이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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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현대가 망하면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될까. 한국경제가 통째로 망하진 않아도 워낙 이들 기업의 비중이 커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들 기업의 혁신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ilyo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22058)

혹자는 필자가 일어나지도 일을 침소봉대 과장하여 쓸데없는 분란을 일으킨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이러한 비난이 맞기를 바라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지만, 불과 수 년전까지 핸드폰 분야의 절대강자였던 노키아의 몰락과 현재 선진국들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창조적 단절적 격변과정을 지켜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현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이 보다 책임있는 자세다.

더구나 마른날에 폭우와 장마를 대비하는 것이 위기관리대책의 기본원칙이다. 요즘처럼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삼성은 안전한가

국가 또는 정권이 해야 할 가장 주요한 책무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다.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의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일들은, 오로지 정권유지를 위해서 북한의 위협을 과장하여 사드배치 등 온갖 분란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1)기후변화에 따른 전력 및 에너지정책, 2)자연재난 방지대책, 3)외생 바이러스가 가져올 대규모 질병위험에 대한 검역과 의료체계, 그리고 4)불안정한 재벌 독과점에서 오는 금융과 산업적 위기(contingency)을 예측하여 사전적 예방적 점진적으로 위기요소들을 분산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현재의 박근혜 정권은 무능한 정도를 넘어서 한국의 미래를 자해하는 재앙적 집단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들여다 보자. 2015년 기준으로 계열사를 제외한 전자사업 분야만 연 200조 매출에 25조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 세계적 규모의 매머드급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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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포트폴리오는 거의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색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이 경기변동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상호 완충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런 삼성도 극심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안심할 수 만은 없다.

사업분야도 백색가전, 반도체와 액정판넬, 모바일통신기기(IM)와 관련전자 부품 등으로 4-5개 영역으로 다변화되여 있고, 생산거점과 수요시장도 국내외를 포함하여 지역별 권역별로 균형적으로 잘 배치되여 있다. 겉으로 보면 난공불락의 요새로 대한민국이 자랑할 만한 간판 기업임에 틀림없다.

가전분야

사업분야별로 내용을 개략적으로 들여다보면, LG와 함께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가전분야는 다양한 제품과 디자인의 구성으로 당분간 위험요소가 없어 보인다. 가전제품 수명과 시장의 수요특성상 단기적이기보다는 3-5년 단위로 중기적 변동과 충격이 예상되며 핵심은 일상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역량을 유지하는데 달려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시절 절대 강자이였던 일본의 소니와 유럽의 필립스 등이 지금은 잊혀진 존재가 되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장기적 몰락은 삼성과 LG에게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디지털시대의 쌀이라고 할 반도체와 액정판넬은 천문학적 투자규모와 세계일류수준의 생산기술을 강력한 보호막으로 내세워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아마도 한나라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독점할 수 있는 한국적 재벌체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거대한 자국 수요를 기반으로 삼성을 능가할 수 대규모 투자를 암시하고 있고, 일본과 대만이 손잡고 기술과 규모의 양면에서 한국업체들을 항상적으로 협공하고 있다. 액정판넬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비메모리 반도체분야에서 경쟁적 입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즐겼던 위치에서, 조만간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시장점유률 방어에 급급한 형세로 바뀔 수 있음을 예고한다.

조선분야에서 경험했듯이, 잘못되면 천문학적으로 이루어진 고정자산에서 발생하는 과다한 관리비용이 삼성전자라는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전반에 역풍을 불러올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할 것이다.

모바일과 부품분야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분야는 역시 모바일통신기기와 부품사업 분야이다. 삼성내 부품사업 분야의 수요는 대부분 삼성전자 자체수요이다. 따라서 모체인 삼성전자가 잘못되면 부품사업 분야는 대부분의 판로를 상실하고 파산할 수 밖에 없다.

협력사들의 기술을 편법으로 갈취하는 등 많은 전문기업들의 희생위에 자신들만의 계열자회사를 일방적으로 밀어주며 성장한 재벌들이 국민경제에 매우 심각한 폐해를 끼치는 지점이다. 잘 나갈 때는 사업수익을 사적형태로 독점하지만 위기가 닥치면 계열전체가 동시에 무너지면서, 어쩔 수 없이 공적 영역인 금융과 재정 등이 동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여 국민경제의 또 다른 폐해와 부담을 요구하게 된다.

IM분야는 항상 창조적 기술이 급작스레 단절적으로 적용되는 영역이다. 1년 미만 단위의 초단타 혁신으로 기업의 생사존망이 결정되는 항상적 전투지역이다. 지금까지 너무나 잘 선방하고 있는 삼성의 IM사업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노키아의 경우에서 보듯이 한때 핀란드 경제의 4-5% 비중을 차지했던 한 기업체의 파산으로 혁신과 교육의 일등국가로 알려져 있는 핀란드가 지금까지 수년간 심각한 마이너스 성장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안심할 수 없어

현대자동차그룹은 규모면에서는 삼성전자의 절반도 안되지만 수천개 부품들의 조립으로 이루어지는 동시에, 기계 금속 전기 전자 화학 등 여러 산업분야의 종합적 협력을 필요로 하는 자동차 산업의 특징을 감안하면, 제조업분야에 대한 파급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오히려 삼성전자그룹보다도 크고 중요한 기업군이다.

IMF 위기 당시, 전세계 자동차산업 환경속에서는 BIG 3 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발표한 보스톤 컨설팅의 예측보고서(미국의 기업사냥꾼을 위해서 준비된)를 비웃기나 하듯이 세계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현대자동차그룹은 한국 국민의 자존심이다.

현대차의 고전을 예상했던 필자에게도 현대차의 선전은 놀라움 그 자체이다. 그러나 현하 자동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술혁신과 사업모델의 변화는 조만간 자동차산업 분야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미국의 테슬라 사를 필두로 전기자동차가 실제로 양산되여 도로를 달리고 있는 현실은 지난 백여 간 자동차 동력기술의 중심였던 내연기관이 전동기 또는 Fuel-Cell(수소에너지)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으로 산업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리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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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자동차산업은 전기차로 넘어간다는 전망이 많다. 현대차도 이에 대비하고 있지만, 과연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불확실성이 크다. 사진은 테슬라의 전기차 모습. (사진 출처: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010710594973854)

새로운 동력기술에 대해서 한국의 산업계는 별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설령 현대자동차 측에서 R&D 수준의 차량을 개발한다 해도 이는 주요 기능품들을 외국의 선진기술업체에서 도입하여 껍데기만 씌운 것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미래의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하여 무인운전차량이 시장에 보급되고 확산되기 시작하면, 우버 등이 시작한 콜택시 사업에 더하여 미국에서 보편화되기 시작한 차량공유시스템인 집카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

공유 자동차

집카의 개념은 자신의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도 대규모의 공유시스템을 통하여 필요한 시점에 차량을 요청하면 언제라도 요청지점 근처로 편하고 신속히 차량이 배치되고, 사용한 후엔 하차지점을 통보하고 주차시키면 다음 사용자가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차량의 공유네트워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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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여러 명이 필요에 따라 공유하는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사진은 공유차 비즈니스 모델인 집카. (사진 출처: http://www.wikitree.co.kr/main/ann_ring.php?id=48788&alid=67194)

현재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차량의 운전점유시간을 생각해 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대부분 하루 일과 중 차량운전시간은 2-3시간 뿐이다. 출퇴근을 공공교통기관을 이용한다면 이 시간은 더욱 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콜택시와 차량공유시스템이 보편화되면 자동차를 개인적으로 소유할 필요가 격감할 것이다. 상상의 영역이 아니라 미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이야기이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이제부터 양적 생산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미래의 자살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한편에서는 격변하는 기술 혁신의 경쟁을, 다른 한편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통째로 변해가는 과정을 겪어 나가야 한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속한 단일 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계 금속 전기 전자 화학분야 등 한국산업 전체를 재구성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동차회사들은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에서 생산을 넘어서 공유자동차중심의 서비스 네트워크와 정비기술과 금융제공을 혼합한 새로운 사업모델로 변신을 준비해야 한다는 예고편이기도 하다. 동시에 재료 및 부품 생산과 수송중심으로 편재되여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와 협력사들도 단절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서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전문기업을 수탈하며 독점이익을 형성한 재벌계열의 갇혀있는 구조가 국민경제에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를 재확인하게 된다.

다행인 것은 자동차운용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용해야하는 인프라와 규칙이 선결되어야 하며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급작스런 변화가 오기 어렵다는 점이다. 점차적인 실행과정에 충분한 적응과 변신의 시간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보여진다.

두 기업의 혁신 이야기: 코닥필름과 후지필름

위에서 필자는 한국산업이 가지고 있는 재벌중심의 경직된 구조를 유연한 연성구조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와 독과점체계를 벗어나 협력과 공유를 중심으로 수많은 전문기업과 중소기업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산업클러스터적 조건과 환경조성이 시급히 필요한 배경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시각으로 국민경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그룹의 사업내용을 개략적으로 분석하여 보았다.

이제는 한물이 간 필름산업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였던 미국의 코닥과 일본의 후지필름의 경험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정부와 기업들이 참조할 만한 내용을 살펴 보려한다.

이들 기업들의 사례는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면 모두가 대충 알고 있는 내용으로, 후지필름사는 혁신과 사업모델의 변신에 크게 성공한 사례로 언급되고 있는 반면에 코닥은 완전히 몰락한 퇴물로 취급되고 있다. 기업단위로 보면 위의 이야기가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필자는 개별기업이 아닌 지역경제라는 다른 시각으로 코닥의 새로운 역할과 지역사회에 보여준 남다른 기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후지필름의 도약

필름이미지 산업은 1990년을 정점으로 디지털 카메라가 대량 보급되면서 세계시장규모가 급격히 축소하여 2000년경에는 매출규모가 1/10 이하로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필름산업분야의 3대 업체로 불리웠던 독일의 아그파 필름이 2005년에 진즉 파산하고, 2012년에는 한때 세계시장의 70%까지 석권했던 코닥사가 재무불능상태를 선언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함으로서 전설의 시대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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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코닥사 규모의 10% 수준에 머물러 줄곧 ‘코닥타도’를 외쳐 왔던 후지필름이 2003년에 평직원으로 입사하여 30년 넘게 자사 근무를 했던 시케시타 고모리를 회장으로 지명하고 회사전략을 ‘탈필름산업’으로 전환하면서 혁신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당시 회사 매출의 57%를 점했던 이미지 솔루션 사업부( 필름과 카메라 등 광학기기 )를 대폭 축소하고 15,000명 종업원 중 이미지솔루션 사업분야 직원을 중심으로 5000여명 해고 하는 등 고통의 시간을 겪는다.

필름산업을 통해 획득한 화학공정과 약품 그리고 광학 및 영상처리 기술 등을 기반으로 새롭게 정보솔루션( 화장품,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사업부를 대폭 확충해 간다. 이 과정에서 1962년 합자로 출발했던 후지제록스(다큐멘트솔루션 사업부로 매출의 40%를 담당했다)가 매우 중요한 사업적 재무적 기반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일본기업들이 정체되거나 축소되고 있던 2000년대 10여년 동안 후지필름은 40여개의 관련업체들을 인수합병하면서 2013년에는 매출규모가 두배로 늘어난 2.2조엔 그리고 종업원 8만명의 규모로 성장한다. 특히 적자기업인 도야마 제약회사를 인수하여 에볼라 치료제인 ‘아비간’을 개발하여 양산체제에 들어가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 .

2013년 기준으로 한 매출 2.2조엔의 구성에는 카메라중심의 이미지솔루션 사업부 비중이 13%로 축소되고 화장품과 의료중심의 정보솔루션 사업부가 급속히 확대되여 41%선을 차지하며 기존의 제록스사업부가 역시 45%선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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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후지 필름의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고모리 시게타카. 고모리는 필름 매출 하락을 상쇄시키기 위해 제약, 화장품을 자회사로 설립하는 등 뼈를 깍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세계를 주름잡던 필름산업의 주요 업체들이 파산하거나 몰락하고 일본경제가 축소일로의 어려운 과정속에 있었음에도 암울했던 10여년 기간에 매출을 두배 이상 신장시킨 놀라운 성과를 낸 것이다. 일본 경영계에서 고모리씨를 경단련(한국경총에 준하는) 회장으로 모시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이러한 성공의 비결에는 전문경영자의 탁월한 예측능력(risk-hedging), 후지필름사의 기본에 착실한 기술력, 다중적 기업을 지향하는 일상적인 혁신프로세스(open innovation hub 운용), 개방적인 기업문화와 선진적인 경영기법에 더하여 이해관계중심( 사회, 환경, 고객, 주주, 파트너 및 종업원의 균형적 배려, www.fujifilm.com 참조)의 기업철학도 큰 몫을 했다.

사실 재무지표를 보면 별로 특이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영업이익율 8-10%, 자본이익율 ROE 4-5 % 등 일반우수기업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반면에 R&D 투자액에 영업이익에 접근하는 6-7% 선을 계속 유지하며 지속적인 혁신과 인수합병을 추구하는 점, 회장 자신이 8만명 종업원의 한사람일 뿐이라고 겸손하는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기업문화, 그리고 변하는 환경과 시장조건에 사전적으로 철저하게 대비하는 전문경영능력 등이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산업구조 조정기에 들어선 한국업체들이 당연히 본받고 깊이 연구할만한 내용이다.

코닥필름의 몰락

반면에 1881년 조지 이스트만이라는 걸출한 인물에 의해 설립된 코닥사는 2012년 법정관리신청에 들어갔고 한때 전세계에 종업원이 15만명을 거느렸던 대기업이 2015년 현재 종업원이 천명 이하로 추정되는 규모로 축소 몰락하였다. 한때 코카콜라와 맥도날드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던 브랜드로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코닥 본사의 건물을 해체하는데 불과 18초가 걸렸다는 비아냥을 듣는 신세가 되었다.

ㅋ

코닥의 몰락에 대해서는 많은 경영학 전문가들의 연구발표가 있어 왔다. 사실인즉 1975년에 세계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한 업체가 다름아닌 코닥사 자신이였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핵심적인 몰락의 가장 큰 이유는 존속기술과 현재이익에 집착한 기득권의 함정(active inertia)이였다는 것이 중론이고, 중국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무리한 계약을 체결했다가 입은 상당한 손실, 회사의 내용에 익숙지 않은 연봉거액의 외부경영전문가 영입에 따른 잇따른 실책 – 후지필름은 자사에 30년 이상 근무경험이 있는 고모리씨를 회장으로 지명한 사실과 비교해 볼 것- 그리고 파괴적 혁신을 시도한 사업모델이 연속적으로 실패한 점 등을 이야기한다.

망할 때는 코닥처럼 망해라

필자가 전달하고 싶은 주제는 코닥이라는 전설적 기업의 흥망사가 아니라 코닥사가 위치해 있던 ‘로체스터’지역이 코닥몰락 이후에 보여준 남다른 모습에 관한 것이다.

대규모 제조업체가 몰락한 도시는 rust-belt 라 불리면서 황폐해져가는 것이 미국사회의 상식이였다. 자동차산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 동부의 산업중심지였던 필라델피아와 볼티모아 등이 이 경우에 속한다.

한때는 6만명 정도가 코닥본사에 근무했다가 이젠 천명도 못미치게 된 ‘로체스터’지역도 당연히 rust-belt 로 전락하리라 쉽게 예상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코닥이 몰락한지 십 여년이 지난 2015년 현재 ‘로체스터’의 경제지표가 미국내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우수한 지역에 속하며, 오히려 새롭게 9만여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면서 실업률도 미국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못된 대기업의 몰락, 大馬必死가 하기에 따라서는 오히려 지역경제를 부활시키고 활성화시킨다는 轉禍爲福의 매우 소중한 사례이다. 어떤 요인들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 ? 거제와 울산 등 현안 지역를 지닌 우리의 뜨거운 관심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몇몇 신문사들과 시민단체들이 이 주제를 단편적으로 다루어 소개한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내용인즉 매우 상식적 수준으로 지역사회내 시민단체와 대학과 정부기관이 효과적으로 연대하여 대응했다는 정도로 소개되여 있다.

필자는 이 주제를 일반적이고 피상적인 내용을 넘어서서 보다 깊이 파고들고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아래의 내용은 필자 나름대로 조사한 것을 정리한 것으로 향후 추가적인 연구에 도움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1, NBN( Neiighbors Building Neighborhoods) 프로그램.

로체스터 시당국이 제안하고 추진한 내용으로 로체스터 지역을 10개 구역으로 세분하여 구역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참여하에 구역경제의 재건과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도록 한다는 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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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여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당국은 직접적 개입은 자제하고 다만 프로그램을 촉진하고 필요한 자원과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고, 구역내에 있는 기업과 학교(로체스터지역에는 20개가 넘는 직업대학이 존재) 및 전문단체들과는 협력적 파트너쉽을 구축하도록 유도했다.

처음에는 참여가 저조하고 실적도 미약하였으나 시장 등 지자체 관리들의 열정적 설득과 지속적인 노력으로 점차 활성화가 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매우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지역분권과 자치의 중요성을 엿보게 한다.

2.EBP ( Eastman Business Park) 프로그램.

코닥은 그냥 몰락하지 않았다. 기업의 사회적 첵임을 회피하지 않았고, 뉴욕주정부와 협력하여 코닥본사가 소유했던 1,200 에이커(백오십만평)의 대지와 건물을 재개발하여 새로운 사업을 하려는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EBP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EBP
코닥은 과거 공장 부지를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공간을 내놓았다. 사진은 EBP 프로그램에 따라 활용된 옛 코닥공장의 모습.

코닥이 제공하는 대지와 건물위에 뉴욕 주정부가 5천만불을 제공하여 창업 start-up program을 지원하였고 이후 발생하는 추가비용은 주정부와 코닥이 공동부담하는 원칙을 세웠다.

3년이 지난 2015년 현재 55개 기업이 입주하여 6,500여명을 일하고 있으며 활발한 창업과 혁신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다. 대부분 창업주와 해당 종업원은 기존의 코닥과 제록스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와 관리자들로 채워졌다고 한다.

EBP 프로그램은 구조조정하여 잔류된 코닥사의 주요사업으로 start-up 기업을 상담하고 창업을 도우며 구매와 물류 등을 지원 관리해 주는 역할은 하고 있다. 크게 축소되기는 했지만 코닥사 자신도 130여년 역사가 남긴 다양한 고급기술에 기반한 수천종의 특허권을 중심으로 고수익의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EBP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기업이 창업과 혁신을 거듭하면서 이러한 활동들이 승수적으로 로체스터 지역의 경제활성화에 크게 공헌했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창업주 조지 이스트만의 발자취

1881년 26세의 젊은 나이에 코닥사를 창립한 조지 이스트만(1855-1932)은 미국기업사에서 가장 독특한 인물의 하나로 기록되여 있다. 대단히 인간미가 넘치고 개방적 성격으로 회사의 이익을 배분하는 임금배당제를 실시하였고, 실제로 자신 지분의 1/3을 직접 직원들에게 돌려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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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필름의 창업자인 조지 이스트만(사진 왼쪽)이 발명왕 에디슨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당시 미국내에서 가장 앞선 복리후생제도를 갖추고 있었고 기업경영을 통해서 자신의 사회철학을 실천하는 계기로 삼았다 한다. 마치 영국의 로버트 오웬을 연상시킨다.

매년 자신의 연봉에 80% 정도를 털어서 로체스터 기계연구소와 비영리기관 등에 지원하였으며, 특히 MIT를 높이 평가하여 당시에는 어마어마한 거액인 2천만불을 ‘스미스’라는 가명으로 기부하였다. 지금도 MIT 교가에는 가명 스미스라는 이름이 언급돼 있다 한다.

또한 지역내 치과의료시설을 지원하고, 이스트만 음악학원 등을 설립하여 현재의 로체스터 지역이 미국내 교육과 의료와 문화의 유력 중심지가 되는 토대가 되었다 한다.

기업 경영중에도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분명히 인지하여 유능한 엔지니어들를 육성하고 지원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한다. 한때 6만명을 고용한 규모였으니, 코닥을 거친 수많은 전문기술인과 관리자들 그리고 그들 후손들이 훌륭한 인적기반이 되여 로체스터 지역을 미국전역이 부러워하는 창업과 혁신의 중심지로 부활시켰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조지 이스만은 77세가 되던 1932년 어느날,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다했다고 판단하고 스스로 목숨을 거뒀다는 점이다. 

후지필름이라는 기업단위의 혁신이야기와 코닥의 전설적 역사를 기반으로 한 로체스터 지역의 성공담을 통하여 위기국면으로 진입하는 한국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맺는다.

금, 2016/08/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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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팟캐스트가 정태인, 한상희와 함께 시즌 3을 시작합니다. 프로그램 제목은 청취자 여러분에게 공모를 받아 정하려고 합니다. 회원과 시민 여러분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다리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바랍니다.

 

앞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만들어가는 팟캐스트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벤트 : 홈페이지 또는 참여연대SNS(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에 올라온 팟캐스트에 댓글로 제목을 달아주는 분 중에 추첨하여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고정출연 : 정태인 교수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한상희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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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 / 4회 그리스 위기와 '타산지석'

 

지난 7월 5일(현지시각) 치뤄진 그리스의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조건 제안'에 대해 61%의 반대 '오히 OXI(NO)'가 나왔습니다. 이 투표결과의 의미, 그리스 경제위기의 본질과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에 대해 '경제전문가' 정태인 교수에게 들어보았습니다.

 

※ 모바일 접속 :
http://www.podbbang.com/ch/8005?e=21738425
https://youtu.be/nGDdbESynOw

 

※ 아이튠즈로 듣기 => 클릭

 

 

그리스 국민투표, 61%의 압도적인 반대로 끝났는데?

 

안진걸 : 그리스 국민들이 IMF 를 비롯한 트로이카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판단해도 되나?

 

정태인 : 그리스는 5년 동안 IMF의 요구대로 했는데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해왔고 1인당 GDP는 3만불에서 2만불로 하락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가혹한 정책을 무기한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그리스 국민들은 당연히 반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상희 : 박빙이 61%로 변한 것은 경제위기에서 고통을 받던 사람들이 여론조사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투표로 자기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정태인 : 프랑스, 독일, 그리스 보수쪽에서는 NO 하면 바로 그렉시트라고 계속 언론을 부추겼는데 실제 그리스 국민들이 체감하는 공포는 더 컸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그리스 정부는 부자증세로 세수를 확보하려 하는데 채권단에서는 부가가치세를 23%로 올리라고 제안했다.

 

그렉시트 가능한가?

 

정태인 : 그렉시트를 하려면 EU를 우선 탈퇴한 후 영국, 스웨덴 처럼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EU로 재가입해야 한다. 독일, 프랑스도 그리스가 그렉시트를 하게 되면 훨씬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렉시트, 쉬운일 아니다.

 

그리스 경제위기, 하나의 유럽에 대한 환상

 

정태인 : 한국과 그리스의 가장 큰 차이는 자국 통화를 갖고 있느냐 없느냐 이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의 가장 큰 원인은 환율로 인한 수출 흑자인데, 같은 유로를 쓰는 유럽내에서 그리스는 수출 흑자를 기대할 수 없다.

 

정태인 : 자꾸 그리스보고 베짱이라고 하는데 OECD 국가 중에서 3번째로 노동시간이 길다. 멕시코-한국-그리스 순이다. 그리스 경제가 살아나려면 환율로 인한 변동이라던가 같은 EU 내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 데 당연히 불가능했다. EU-유로존의 통합에서 '돈'을 통일시켰을 때의 문제에 대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한상희 : 서울-부산 관계라면 같은 나라라서 서로 보조해 줄 수 있지만 유로존 내에서 독일이 번 돈을 그리스에 보조해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태인 : '유럽'은 아직 연합으로서의 정체성이 부족하다. 즉 민주주의의 결핍이 문제다. 유럽통합, 하나의 유럽을 외쳤지만 실제 유로존만 만들었을 뿐 실제로는 같은 유럽인으로 대하진 않는 다는 것.

 

한상희 : 시장은 전세계적 통합을 외치고 이윤에 대해서는 같은 시장이라고 하다가도 고통, 위기에 대해서는 '남'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같이보기

 

용어설명

  • 알렉시스 치프라스(그리스 총리), 시리자(그리스 연립정부 다수당인 급진좌파연합), 드라크마(유로화 시행 전 그리스 화폐)
  •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디폴트(채무불이행),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 국제사회 채권단 '트로이카' :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 유럽연합 European Union : 28개국 회원, 1993. 11.1 창립 http://bit.ly/1JItifA
  • 유로존 Eurozone : 유럽연합의 단일화폐인 유로를 국가통화로 도입하여 사용하는 국가나 지역을 통칭하는 말,
    2015.1.1 현재 19개국 http://bit.ly/1NKB33g

 

 

수, 2015/07/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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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란 일반적으로 공동의 목적과 비전을 공유하는 구성원들의 집합체로 이해하고 있다. 조직은 구성원들이 각자 고유한 직무를 맡아 조직의 비전과 목적을 향해 서로 협력할 때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구현하게 된다.

그렇다면 각 직무는 고유한 성과를 창출할 책임(성과책임) 또는 그 업무수행과정을 대내외에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책임(설명책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것을 소위 어카운터빌리티(accountability)라고 하며, 어느 직무든지 사전적으로 규명되어 각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에 명확히 기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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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insightofgscaltex.com/)

그러니까 조직에는 각 직무(job)의 성과책임이 규명되어 있고 그 직무에 적합한 사람이 선발·배치되는 것이 인사조직론의 기본이다. 

조직의 목적과 비전이 이 성과책임이라는 어카운터빌리티를 통해 각 직무로 분해되어 스며들어가게 된다. 직무담당자들은 자신의 직무에 부여된 성과책임을 인식한 후, 업무활동을 함으로써 자신에게 부여된 성과책임을 완수해 가는 것이 일반적인 조직운영과정이다. 이런 과정은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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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여섯 개의 개념이 서로 맞물려 상호작용하면서 일어나는 경영현상을 도식화 한 것이다. 이것을 경영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인사조직론에서 플랫폼이란 조직구성원들이 자신의 재능을 맘껏 발현할 수 있는 정신적, 경제적, 물리적 토대를 의미한다.

조직의 비전과 전략에서부터 출발하라

이런 플랫폼은 조직의 비전으로부터 출발한다. 매력적인 비전(compelling vision)에 의해 구성원들의 가슴에 열정을 심어줌으로써 창의력을 발휘하게 한다. 이것이 성과창출에는 가장 강력한 촉매제이다.

이러한 매력적인 비전으로부터 전략(strategy)이 수립되며 그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지원기능으로서 조직(organization)이 합리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이때 조직의 비전, 목적, 방향, 가치 등이 각 직무의 성과책임(accountability)에 적절히 배분되어 스며들어가 있어야 한다. 각 직무는 이 성과책임에 근거하여 성과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직무가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직무가 요구하는 역량에 부합하도록 선발·배치되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채용에서 출발하여 급여보상을 거쳐 퇴출까지의 모든 인사과정에는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여섯 개의 경영개념이 플랫폼을 형성하여 운영되는 사이클은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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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중시하는 게르만, 스칸디나비아 모델에서 배우자!

이러한 경영플랫폼 운영모델의 최초의 촉발점은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타인을 이끌거나 명령하는 역할이 아니라 조직구성원들과 함께 매력적인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조직에 생명력 또는 활력(vitality)을 불어넣어주는 역할과 그런 환경조건을 조성하는 역할이다.

이러한 인사조직모델이 유럽의 게르만 모델과 스칸디나비아 모델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모든 조직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게르만 모델을 채용하고 있는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과 스칸디나비아 모델을 정착시킨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같은 국가에서는 가장 인간중심적인 인사조직체계를 갖추었다.

경쟁이 아닌 협력을 장려하는 인사조직모델은 경제적으로 거의 완전고용을 이룰 정도로 경쟁력이 있는 모델이다.

현재 취업문제뿐만 아니라 자살률과 노인빈곤율 등에서 심각한 수준에 이른 우리나라는 게르만 모델 또는 스칸디나비아 모델을 검토해볼만하다.

우리가 이런 선진모델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아래 <그림3>에서 보듯이 인류역사에서 크게 보면 조직개념이 몇 차례 극적으로 변화해왔고 우리도 이런 변화의 물결에 적응해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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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독’

인류는 지금 마이클 왈저(Michael Walzer, 1935~)나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1953~)과 같은 철학자들에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공동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실제로 게르만 모델이나 스칸디나비이 모델은 이미 1970년대 이전부터 그런 사회를 지향하고 있으며 지금은 이런 국가와 조직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조직 대부분에서 구성원들 간 경쟁을 부추기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조직 내의 커다란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직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경쟁체제를 신봉하던 미국의 포천 500대 기업 중에서 약 70% 가량은 성과연봉제를 위한 상대평가제도를 이미 포기하고 있다.

당근과 채찍의 상징인 성과연봉제와 같이 경쟁을 부추기는 문화에서는 조직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조직의 경쟁력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내부경쟁은 상호 협력을 깨뜨리고 있고, 정보를 공유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조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분권화되고 자율적인 네트워크 조직(DANO)

과거 관료화된 조직의 비효율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는 뜨거운 가슴으로 매력적인 비전을 제시하여 함께 성취하려는 리더십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구성원들이 서로 경쟁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것은 아니었다. 원인과 결과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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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moneytop.tistory.com/)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의 세계적인 기업들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이들은 인간존중의 조직문화를 추구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함께 매력적인 비전을 마련하고 이를 추구하기 위해 협동심을 가지도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르만 모델 또는 스칸디나비아 모델과 아주 유사하다.

이런 인간존중의 사상과 철학이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인간존중의 경영모델을 심도 있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데는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서부의 신생 IT업체들과 게르만 모델을 추구하는 유럽 기업들의 인사조직 실무를 관찰해보면, 상명하복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포기한지 오래되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한결같이 분권화된 자율적인 네트워크 조직, 즉 Decentralized Autonomous Networked Organization(DANO)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국가운영방식도 바뀌어야 하며, 모든 공공기관들이 이런 분권화된 자율적인 네트워크 조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게르만 모델 또는 스칸디나비아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이미 1970년대 이전부터 DANO의 경영방식으로 전환하여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구현하고 있다. 독일, 스위스 등 지금 제조업 차원에서의 혁명적인 변화인 인더스트리 4.0을 이끌고 원동력도 바로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구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조직운영방식을 분권화된 자율적인 네트워크 조직으로 전환해야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목, 2017/02/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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