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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든 싸움닭, 이재명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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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든 싸움닭, 이재명 성남시장

익명 (미확인) | 금, 2016/10/14- 15:36

“내년은, 정치권에서 맘대로 만든 객관식 답안 중에서 국민들이 욕을 하며 차악을 고르는 기성정치 관행이 철퇴를 맞을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든 국민들이 서로 소통 연대하며 공통의 주장과 요구를 만들어 관철해낼 것입니다. 그게 바로 대한민국 ‘혁명적 변화’의 시작이고 중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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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이 내년 대선에서 야권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고 점치는 사람이 많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최근 그의 지지율도 가파르고 오르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로 향하는 이재명 성남 시장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집단의 이합집산이 아닌 국민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한 이 시장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최근 석 달 사이 지지율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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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은 한국갤럽의 10월 정기조사에서 처음으로 5%대의 벽을 넘어섰다. (자료: 한국갤럽)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3일 내놓은 정기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은 지지율 5.2%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5.1%)을 따돌리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5위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의 10월 정기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지지율 5%의 벽을 넘어서며 전체 5위를 기록했다. 이 시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과 2위 군을 형성하고 있다.

선두를 다투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는 아직 격차가 적지 않지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나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등 여야의 거물 정치인은 모두 따돌렸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지 6년 만이다.

이 시장은 중앙정부가 예산삭감이라는 칼날을 휘두르는 상황에서 청년배당ㆍ무상교복ㆍ공공산후조리 등 차별화된 복지정책을 관철시켜 내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 시장에게 다윗의 다섯 물맷돌이 돼 주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 속에 대선 흥행의 불쏘시개 역할로 그칠지, 뒤집기 한판을 펼치며 반전 드라마를 써낼지 이 시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붉은 진달래에 가슴 시렸던 ‘공돌이’ 

이 시장은 초등학교 끝으로 공장 노동자가 됐다. 가난은 그를 쉽사리 놓아주지 않았지만 그가 삶을 끌어갈 수 있게 하는 힘을 키울 수 있게 했다.

1964년 경북 안동의 한 산골에서 산전(山田)을 일구며 생활하는 빈농의 집에서 태어난 이 시장을, 지독한 가난은 내내 따라다녔다. 더 나은 삶을 찾아 부모님이 7남매를 데리고 경기 성남의 상대원 시장 뒷골목 반지하 단칸방으로 옮겨온 뒤 이 시장은 목걸이 공장, 고무 공장을 거쳐 상대원공단의 냉장고 공장 ‘공돌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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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성남1공단의 모습. 1970년 광주대단지 항쟁을 겪었던 정부는 성남 이주 철거민 고용을 위해 1974년에 제1, 2공단, 1976년에 제3공단을 준공됐다. 이 공단은 성남지역에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재명도 어릴 시절, 이곳 공장에서 일했다. (자료: 성남시)

중학교 진학은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이 시장은 “식어버린 밥과 딱딱하게 굳은 오뎅조림을 목구멍으로 밀어 넣으며 일했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

그는 “공장 앞산에서 온 산을 뒤덮은 채 무더기로 붉게 피어난 진달래가 눈에 들어왔다. 숟가락을 집어 던지고 눈앞에 펼쳐진 붉은 파도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여느 공돌이처럼 시커먼 공장철문을 넘을 용기는 내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 기계에 왼쪽 팔목 뼈 하나가 잘리는 사고로 평생 왼팔이 구부러지는 장애까지 안았다. 열일곱 사춘기에 접어들자 장애인이라는 사실과 희망 없는 현실을 탓하며 두 번이나 스스로 삶을 등지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살아남은 그는 죽을 힘으로 살기로 작정하고 공부했고, 중ㆍ고교 검정고시를 거쳐 1982년 중앙대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공장에서 일하며 받았던 월급 8만원보다 많은 매달 20만원을 장학금으로 받았다. 집에 생활비를 보태고 공장에 다니던 다른 형제들의 공부도 도울 수 있었다. 생애 처음으로 맛본 ‘성공’이었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시장은 “판•검사가 돼 이제 정말 잘 먹고 잘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출세길 버리고 인권변호사 투신

잘 먹고 잘살겠다던 다짐은 198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이 시장은 사법연수원 시절 가입한 노동법학회에서 변호사이던 노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저렇게도 살 수 있나’라는 것을 처음 느꼈다고 한다.

88년 연수원에서 잘릴 각오로 ‘정기승 대법원장 인준 반대 성명서’를 쓰게 되면서 평생의 힘이 되는 동지들도 생겨났다. ‘87년 체제’가 만들어지던 격변기이던 당시 연수원 동기이던 문병호 국민의당 전 의원,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뜻을 같이 했다.

연수원을 마친 1989년 이 시장은 판ㆍ검사 임관이라는 미래가 보장된 길을 포기하고, 사실상의 고향인 성남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다. 문 전 의원과 정 의원도 각각 인천 부평, 경기 의정부로 갔다.

이 시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혼자였다면 두렵고 불안했을 텐데, 동료를 보면서 ‘그렇지 않다(외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수원 시절을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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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변호사시절이던 2002년 1월, 이른바 ‘파크뷰 특혜분양사건’ 대책위를 이끌면서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과 파크뷰 아파트 건설 시행사 에이치원개발 홍원표 회장, 고위공직자, 검찰 간부간에 ‘친분관계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녹음테이프를 폭로했고, 이 일로 고초를 겪었다.

이 시장은 서민을 위한 무료변론, 양심수와 시국사건 변론 등에 나서는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활동에서 힘을 쏟는다. 1995년 훗날 성남참여연대로 이름을 바꾼 성남시민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시민운동에도 투신했다.

2002년 분당 파크뷰 개발 특혜 비리를 언론에 폭로했다 구속되는 등 탄압을 받았다. 이 시장은 “소년노동자의 기억은 저의 근육에 박히고 힘줄에 스미고 핏줄로 흘러 오늘날 저를 밀어가는 힘이 됐다. 공장 프레스에 눌려 더는 펴지지 않는 굽은 팔을 펴보려던 그 상처 가득한 소년노동자의 마음이 노동에 대한 합리적 보상과 대우가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길에 저를 서게 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이 정치에 뛰어든 직접적인 계기는 2004년 성남 시립의료원 건립 운동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전국 최초로 주민이 발의한 시립의료원 조례가 시의회에서 47초 만에 날치기 폐기되는 것에 항의하다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수배된 적이 있다”며 “(숨어 있던)교회 지하에서 시장이 돼 직접 시립의료원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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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이 2014년 성남시립의료원 건립 공사 기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 시장은 10년 전, 시립의료원 조례가 시의회에서 47초 만에 날치기 폐기된 것을 계기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직접 시장이 돼 10년 전의 꿈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 차례 낙선의 고배를 마신 이 시장은 2010년 당선된 뒤 다짐대로 성남 시립의료원 건설을 시작했다.

중앙정부에 맞서는 복지 지자체장

이 시장은 재선을 하는 동안 청년배당ㆍ무상교복ㆍ공공산후조리 등을 내놓으며 복지정책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잇단 복지 정책에 제동을 거는 중앙정부와 맞서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대중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청년배당 등에 대해 복지 포퓰리즘이라며 맹공을 퍼부을수록 정치인으로서의 이 시장의 주가는 높아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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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은 2016년 1월,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년배당’을 성남지역 각 동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 시장이 손에 쥔 무기는 SNS다. SNS는 보수언론의 허위보도, 왜곡조작에 해명하고 싸울 유일한 보호수단이라는 게 이 시장의 생각이다. 여느 자치단체장과 달리 SNS를 통해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에서 20여만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정책 논란이 한창이던 때 이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를 한다고 전 국민에 사기 쳐서 대통령이 되고는 국가 빚은 사상최대로 늘리고 꼼수 서민증세에 애들 분유값 지원까지 줄이고 있다. 시기질투심으로 유치한 ‘증세 없는 복지 금지법’ 만들 생각은 버리고 ‘공약 이행 강제법’이나 만드는 게 어떤가”라고 일갈했다.

SNS상에서는 이 시장의 발언을 속 시원하다는 뜻의 ‘사이다’로 추켜세우며 열광적 지지를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시장은 SNS를 정치적 기반으로 삼아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았지만, 그 보다 영리하고 치밀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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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만큼 찬사와 비판을한 몸에 받는 정치인도 드물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기대를 받고 있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내년 대선 레이스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 사진은 2015년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복지후퇴 저지 토크콘서트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왼쪽부터) 박원순, 문재인, 이재명. (사진 출처: www.sp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71791)

하지만 내년 대선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당장은 정권 교체를 위해, 축구로 치면 야권 핵심 지지층의 욕구를 대변하는 중앙수비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시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는 일인경기가 아닌 집단경기”라며 “팀원으로서 팀 안에서 각자 역량과 소질에 맞는 역할을 나누어 맡고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먼저다. 팀이 이겨야 MVP도 있다”고 적었다. 중앙수비수로서 차기 대선이라는 큰 경기를 대비한 조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이 당장은 중앙수비수로 시작하지만 장기간 이어질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자리를 옮길지는 알 수 없다.

이 시장은 “지는 것도 습관이다. 철저하게 준비해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해야 한다. 일단 준비를 잘해야 한다. 나도 그렇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 뭘 하더라도 대충하지는 않을 거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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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사)다른백년의 고정 필진으로 참여합니다. 여기서 부정기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할 것입니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 실린 글(중국의 꿈’은 미국인가’)을 저자의 요청에 따라 전재한 것입니다.)

얼마 전에 어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남경에 다녀왔다. 거기서 안내를 해주는 학생에게 그 유명한’부자묘(夫子廟)’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도심이 아닌 외곽의 옛 정취가 남아 있는 찻집에서 차라도 마시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남경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명나라 때까지 ‘금릉(金陵)’이라 불렸던 ‘남경’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연구를 해왔다. 도쿄대학(東京大学)과 하버드대학에서 중국문학을 공부했을 때 남경을 무대로 지어진 시를 많이 읽었다. 17세기의 산문 잡기에 등장하는 진회하(秦淮河)의 아름다운 풍경과 대학시절 소설 『홍루몽(紅楼夢)』을 읽을 때 상상했던 18세기 남경의 죽 늘어선 저택들의 모습이 여전히 뇌리에 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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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를 모신 남경부자묘. (사진 출처: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greatwal88&folder=2…)

그러나 시끌벅적한 거리를 걸으며 옛 금릉의 모습을 찾아보고자 했던 나의 노력은 허사로 돌아갔다. 부자묘 주변의 옛 건물은 이미 철거되었고, 그 자리에는 패스트푸드점과 양복점 등이 들어선 볼품없는 콘크리트 구조물들로 채워져 있었다. 질 좋은 고급 차를 파는 곳도 몇 집 있었지만 길가 상점에서 팔고 있는 음식과 기념품들은 방콕이나 L.A에서 파는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쉽게도 남경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것들은 끝내 찾지 못했다. 시인, 소설가는커녕 장인과 기술자들의 모습까지 이젠 사리지고 없었다.

옛 정취 사라진 전통 도시

부자묘의 내부도 옛 정취가 사라졌다. 벽은 석벽과 토벽 대신 콘크리트가 발라져 있었고, 목수의 실력이 나빴는지 벽과 바닥을 잇는 접합부의 마감은 허술했다. 진열된 가구들도 싸구려 느낌이 들었고 벽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상한 그림들이 여기 저기 걸려 있었다.

나는 남경에서 파리의 노틀담 대성당과 일본의 나라(奈良) 동대사(東大寺)에서 볼 수 있었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역사의 흔적과 끝내 조우하지 못했다. 중국인이라면 누구나가 남경의 과거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거리를 다녀 보니 그 화려했던 남경의 역사와 문화는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고, 지금의 남경은 과거와 단절된 낮선 도시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그나마 옛 정취를 조금 간직하고 있는 어느 찻집을 찾았지만, 찻집을 나오면서 이내 가슴 한가득 슬픔이 밀려왔다.

중국의 역사와 전통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그것은 문화대혁명의 탓이 아니라 소비문화의 성장이 초래한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 슬픔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탄식에 가까운 한숨이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마음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고대 중국은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통해 세계 제일의 농경시스템을 만들어내었지만, 복잡한 관료 제도를 지탱하고 많은 인재들을 길러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훌륭한 유기농업의 전통을 버렸다는 것이다.

미국의 농학자 프랭클린 하이럼 킹(F·H·King)은 그의 저서 『동아시아 사천년의 영속농업 -중국・조선・일본』(Farmers of Forty Centuries, or Permanent agriculture in China, Korea, and Japan)에서 “동아시아는 확실한 영속농업의 모델을 만들어냈으며 미국은 그것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치명적인 화학비료와 농약을 도입한 탓에 약탈농업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어서 더 이상 영속농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고대 중국 농업문명의 눈부신 지혜가 가장 필요한 지금 그것을 이어받은 그 무언가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만약 소비사회의 잔혹한 가치관의 이면에 중국인들의 소박, 절약, 효행, 겸손한 인품은 아직도 매우 매력적이 아닌가 생각하며 이들 미덕을 찾아 중국을 찾는다면 당신은 그나마 약간의 위안을 삼을 수는 있을 것이다.

옛 전통의 힘 잃어버린 중국

서구문화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그 이상적인 모습의 모델을 찾아 많은 서양인들이 중국을 방문한다. 미국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제도를 좀먹고 있는 물질주의와 군국주의에 절망감을 갖고 있던 나 또한 같은 이유로 중국의 문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중국의 유학, 불교학 및 도학사상(道学思想)은 인간의 모든 부분을 금전적으로 평가하는 미국사회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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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불선 사상의 조화로운 공존을 묘사한 김홍도의 군선도.

중국문화의 근면, 절약 및 지행합일 정신이 학생시절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많은 위대한 유학자들은 비록 유복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 할지라도 넘치지 않는 소박한 식생활을 실천하였고, 문학과 철학을 인생 최고의 목표로 설정했었다. 옛 중국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인간사회와 자연계의 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영속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중국 방문에서 나는 내가 미국에서 버리려 했던 가짜 ‘신(神)’에게 앞 다투어 머리를 숙이는 중국인들을 보았다. 식당에서는 다 먹지 못해 남겨지는 엄청난 음식에 놀랐고, 즐비한 상점에서 액세서리 등을 충동 구매하는 중국인들을 보고 나는 꽤 놀랐다.

백 년 전의 중국인들이라면 아마도 이와 같은 삶의 태도를 분명 부끄럽게 여겼을 터이다. 기후변동이 급격한 시대에 이와 같은 과소비는 분명 부끄러운 행동임에 틀림없다.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미국인들처럼 환경에 대한 영향을 생각지 않고 페트병이나 비닐봉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길에 버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중국의 정부조차 이러한 왜곡된 경제논리와 물질주의를 잣대로 삼아 관료들의 공적을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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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에 열광하는 중국 젊은이들. (사진 출처: http://m.blog.daum.net/2yalove/17953803?categoryId=421641)

이와 같은 평가기준은 이미 서구사회에 막대한 파괴를 초래했다. 또한 많은 중국인들은 일회용 상품이 넘쳐나는 고급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며 화려한 전투기를 국력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

내가 이와 같은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모국인 미국이 발전 방향성을 잃고 국민들이 소비에 대한 환상에 빠짐으로서 현실로부터 도피하려 했던 모습을 이미 오래 전부터 충분히 봐 왔기 때문이다.

세계의 도덕 모델로서 미국은 참패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최근 20년 동안 일련의 불법전쟁에 가담해 왔다. 미국인들은 전쟁에서의 승리로 인한 우월감에 빠져 환경보호나 빈곤층에 대한 관심 등에 관한 세계적 기준을 만들려 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세계의 개발도상국을 견인하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은 중국의 발전을 성공 모델로 삼고 중국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세계 인구의 5분의 1은 중국인이고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또한 중국의 문화는 아프리카와 남미의 여러 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많은 사람들은 열심히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에서는 중국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지혜를 구하고 있다. 역사가 길지 않고 소비를 바탕으로 새로운 발전 모델 창조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미국과 비교해 중국은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 지속가능했던 농경문화의 긴 역사와 절약의 전통이 새로운 발전 모드의 문화적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되려는 중국의 꿈

많은 중국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자신들의 강점은 아편전쟁(1839-1842)과 애로호전쟁(1856-1860 ; 제2차 아편전쟁이라고도 함)과 같은 전쟁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들의 힘으로 국가의 이익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있다. 물론 국력을 키워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그들의 소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국력의 향상이 기후의 변동 등, 인류의 존재와 관련된 과제 해결을 통해서가 아닌 항공모함과 전차의 제조 등과 같은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군비확장의 방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그 방향이 틀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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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과정에서 서구에 침략당했던 중국은 다시는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군사대국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하드파워만으로는 21세기의 세계를 리드할 수 없을 것이다. (사진 출처: http://blog.donga.com/sunlim1102/archives/281)

중국 국내에서는 한층 더 강화된 신자유주의의 추진과 모택동 사상의 부흥에 대한 논의가 동시에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 방식으로 경제, 생태 및 정치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자 하는 방식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중국의 꿈’이라는 구상을 발표해 21세기 중국의 글로벌화를 어떻게 모색해 나갈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시진핑은 2012년 11월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실현이야말로 중화민족의 꿈이며, 중국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시진핑이 말한 꿈은 중국인의 정신적 성숙을 촉구하는 것으로, 국가와 세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힘을 모으자는 호소였음에도 대다수 중국인에게는 셀 수 없을 만큼의 고급차, 편리한 교통망, 즐비한 고층빌딩과 상품이 넘쳐나는 백화점 등 유복한 국가를 의미하는 말로 받아들였다.

그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값비싼 요리를 잔뜩 주문하고 다 먹지 못해 남긴 음식이 산처럼 쌓이는 것을 꿈꾸고 있다. 중국인은 서구화된 생활양식을 부러워하지만 우리들 서양인들에게 그것은 좋지 않은 전조로 여길 뿐이다.

고대 중국 말기 유학사상 가운데는 특히 여성에 대한 속박이 가혹했던 것도 있고 해서 서양인의 가치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의 모든 전통을 긍정할 수는 없지만, 중국인이 그들의 과거를 극복해야 할 장벽으로 보지 말고 과거 속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어떤 깨달음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발견해 냈으면 한다.

중국의 전통문화는 어린 시절부터 비즈니스 마인드나 마케팅보다는 시집, 논리와 철학 공부를 우선하였다. 국민들로부터 지식인은 사회와 정부에 충성을 다하고, 관료는 그 무엇보다도 인덕을 중시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금 중국에 필요한 것은 에른스트 프레드릭 슈마허(E. F. Schumacher)의 저서 『Small is Beautiful: Economics as if People Mattered』에서 다루었던 ‘물질지상주의materialist heedlessness)’와 ‘전통의 고수(traditional immobility)’의 ‘절충방법’이다.

중국 전통 속에 지난 100년 서구화의 대안 있어

과거 중국의 경제발전은 서구와 같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착취하여 그들의 자연자원을 약탈했던 패턴과는 다르다. 탐욕스런 글로벌주의자의 일원이 되지 말고, 인문과 지혜를 소중히 여기는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의 길로 다시 돌아와 중국 내지는 전 세계에 진정한 ‘중국의 꿈’을 펼쳐나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중국인은 유교와 도교의 전통사상을 담은 장기적 경제적 정의와 환경적 정의를 중국의 꿈속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리고 생태와 정치논리의 전통사상을 되살려 새로운 세계관의 기초를 구축하고, 경제성장의 평가 기준 및 소비활동지수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중국에는 이와 같은 사상체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미학’이라는 철학적 기초가 있다. 명과 청 시대의 중국인들은 몇 세기 전부터 시도되었던 농업관개계획 수립을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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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학자들은 끊임없이 자연을 약탈하는 서구의 농업과 달리 수 천년동안 자연과 어울리며 자급자족했던 중국의 유기농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2110)

존 페퍼(John Feffer)가 그의 저서 『The New Marx』에서 주장했듯이, 중국의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의 전통이념을 다시금 연구함으로써 경제학과 환경론을 융합하는 종합적 개념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이 두 과학의 발전방향의 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인 자신들이 이런 보물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중국의 발전방향을 재고함에 있어 학술전통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치평편(治平篇)』을 쓴 홍량길(洪亮吉)과 『농정전서(農政全書)』를 쓴 서광계(徐光啓)의 경제, 농업, 생태의 융합에 관한 노력이 환경요소를 무시한 경제이론에 진력했던 아담 스미스, 칼 마르크스 또는 존 케인즈 처럼 세상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날이 언젠가는 꼭 올 것이다.

중국이 세계를 선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은 이젠 의미 없는 물음이다. 중국은 이미 글로벌 무대 위에 서 있다. 최근 30년 동안 미국문화의 현격한 후퇴와 놀랄 만큼의 지식인들의 무책임이 미국사회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미국의 미디어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든지 간에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중심적 역할이 방해받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눈부신 경제력, 과학, 정치력과 심오한 문화를 지닌 중국이야말로 국제무대의 한가운데에 서는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다.

과거 아시아에서 가장 강했던 중국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과 같이 식민지 개척의 길을 걷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공평한 ‘세계 경기장’구축에 공헌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대이지 확실한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왕성한 창조력과 도덕성을 갖추고 경제력과 권력 추구를 냉정하게 절제하고, 자신들의 전통문화가 어떻게 국가와 세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법률준수, 세계 평화와 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기대가 기회제공만의 무대가 아니라 책임의 영역이기도 하다는 것을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혜택을 받는 나라도 있는가 하면 부담을 져야 하는 나라도 있다. 중국은 분명 부담을 져야 하는 쪽이다. 지금 중국의 결정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대일로(一帯一路)’의 전망

글로벌 경제발전이라는 무대의 주역인 중국은 아시아와 유럽 각국의 일체화와 협력관계를 추진하기 위해 ‘일대일로(一帯一路)’라는 전략을 발표하고 세계 각국의 지지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여태껏 ‘일대일로’전략은 인프라 건설과 자원개발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 이와 같은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다. 경제성장과 투자확대를 위해 이들 프로젝트는 중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그 밖의 원재료 공급을 중점으로 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실크로드기금(NSRF), 상해협력기구(SCO), 실크로드 골드기금, 광업산업발전기금 등은 환경보호와는 거의 무관한 것들이다. 에너지 소비의 정도를 국력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레스터・R・브라운(Lester Brown)의 저서 『누가 중국을 먹여 살릴 것인가? 닥쳐올 식량위기의 시대(Who will Feed China?)』에서 말하고 있듯이 중국의 식량과 연료 소비상황은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중국은 최종적으로 새로운 조직, 정책 및 습관을 만들어 낼 것이고, 이로써 세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선도해 나갈지도 의문이다.

실크로드

‘일대일로’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를 계기로 이미 서구사회에서는 잊혀진 『국제연합헌장』을 기반으로 삼아 새로운 국제질서의 구축이 현실화될 수 있으리라. 또한 프라이빗 엑티 펀드와 다국적기업의 영향 하에 있는 세계은행과는 다른, 세계의 고도 일체화 동향에 적합한 글로벌 관리기구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다.

‘일대일로’전략은 중국의 독재가 아닌 세계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초강대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국제합의시스템을 낳는 소중하고도 보기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 또한 이 전략을 경제적 이익의 측면에서가 아닌 ‘인류를 위한 구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는 결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중국은 ‘일대일로’전략에서 제시하고 있는 ‘신 실크로드’라는 말을 깊이 음미해야 한다. ‘실크로드’라고 하면 당 나라 때 중국과 아시아, 유럽의 각국을 연결하는 사마칸드, 안디잔과 같은 무역중심으로 대표되는 ‘오아시스의 길’과, 중국과 인도, 페르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바닷길’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 중앙아시아, 인도, 페르시아 간의 깊은 문화교류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문화교류는 불교사상의 융성을 촉진시켰고, 돈황의 아름다운 벽화, 장안의 멋진 조각과 자기(磁器), 그리고 그 후의 중국문학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이백(李白)과 두보(杜甫)의 시집을 탄생시켰다.

신 실크로드 구상은 서구의 경제발전을 위한 길이 아닌 문화 창조에 중점을 두어야 하고, 새로운 공항 건설을 대신해 유기농업 추진에 얼마만큼의 힘을 쏟을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또한 협력 프로젝트에 의한 연료, 광물의 채굴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로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어느 국가든 경제발전계획은 정신적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의 사회개혁주의자 리차드 핸리 토니(R. H. Tawney)는 가장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요소가 언제나 무시된다고 했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영혼이 있다. 경제계획은 인간 존엄성에 상처를 주고, 영혼의 자유로움을 방해하는데, 이는 물질적 풍요로써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진리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경제 질서와 그것을 재고하고자 하는 여러 대책들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의 영혼을 경시하는 공업은 언젠가 반드시 인간 영혼에 분노의 불을 붙이고, 틀림없이 경제발전의 주기적인 파괴 내지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 이외에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해야만 한다.

이 ‘신 실크로드’구상은 과연 서구 경제발전의 파괴의 길을 피해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인 문화로 눈을 돌리게 할 수 있을까? 또한 공항의 대량 건설과 석유연료 및 광물을 채굴하는 대신에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의 발전과 에너지 개발 협력 프로젝트에 힘을 쏟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현재는 이와 같은 동향을 찾아볼 수가 없다. 중국은 이전에도 급격한 개혁과 변화의 시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 많은 중국인들은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바로 중국의 과거 유산에서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해답이 숨어 있다는 점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목, 2016/12/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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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한겨레신문(2017. 1. 25)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 최고의 스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결국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는 두 번의 장관과 정무수석까지 역임했으며, 국회의원, 씨티은행 부행장, 김앤장 변호사, 사법시험 합격, 서울대 외교학과의 이력을 가진 한국 최고의 엘리트였고 100억대 재산가이다.

안민석 의원은 청문회 석상에서 거짓말을 하던 그를 “용서할 수 없는 악녀”라고 공격했지만, 그와 사시 동기인 이정렬 전 판사는 그가 ‘강남 8학군에서 곱게 자란 모범생’이라고 기억했다.

아마도 과거의 그를 잘 알고 있는 이정렬의 판단이 맞을 것이다. 우리는 “왜 그런 모범생들이 이러한 희대의 범법 행위를 버젓이 자행했는가? 왜 수재이자 법전문가 조윤선, 김기춘, 우병우 등이 헌법 위반 행위를 밥 먹듯이 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가?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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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는 근대 한국에서 능력주의와 실적제 관료제를 지탱한 힘이었다. 또한 법조인은 근대적 직업 정치인이 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고시 출신들은 특권을 누리고, 반칙을 일삼으면서 시민 위에 군림해왔다. 지금의 헬조선은 고시 출신 지배엘리트들의 도덕적 타락이 큰 몫을 했다. 왼쪽부터 조윤선, 김기춘, 우병우, 홍만표. 모두 사법고시 출신이다.

한국은 법조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법조인들의 정치 참여는 지나치다. 20대 국회에서도 전인구의 0.05%도 안 되는 법조인이 15%인 49명이다. 지난 19, 18, 17대 국회에도 그랬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 대선 후보 물망에 오른 인물들 대부분도 고시 출신들이다. 고시에 합격해서 판검사, 고위공무원, 외교관 일을 한 사람들이 머리가 우수해서 국가의 일을 잘 처리할 것이라고 한국인들이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조윤선이나 김기춘, 우병우 말고도 홍만표 등 법치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법조인들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수많은 비리, 범법에 연루된 일을 기억한다.

한국인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다. 법조인으로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법조공화국 한국의 정의 수준은 참담하다.

왜 그럴까? 사법시험은 로스쿨로 바뀌고 있지만, 한국형 입시 제도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명문대, 고시 합격의 이력을 가진 한국의 엘리트들은 학생 시절부터 특권을 의식하면서 자란다. 한국에서 전쟁과 같은 시험과 수없이 반복되는 ‘등급 매기기 경쟁’을 거쳐 승자를 선택하고, 시험의 승자는 무조건 우대받는다.

이 전쟁의 승자는 가정, 학교, 사회에서 모든 주변 사람들로부터 특별대우를 받고, 자신은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언제나 생각하면서 산다. 그래서 부정한 부와 권력도 마땅한 대우를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시험, 엘리트 선발 제도의 승리자들은 대체로 입시형, 고시형 인간이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시험 점수에 들어가지 않는 정의감, 공감 능력, 도덕성을 학습할 기회가 없었다.

일제 식민지 이후 지금까지 한국의 교육과 시험 제도는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위해 권력에 복종하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을 얕잡아 보며 주변의 고통에 둔감한 이런 인간을 길렀다. ‘가문에는 영광’, ‘국가와 사회에는 재앙’이었다.

이런 교육, 시험 제도에서는 승리자일수록 이기적이 되기 쉽다. 그래서 “배우면, 왜놈 종노릇하기 쉽다”고 보면서, “종노릇해도 무식한 놈은 죄라도 덜 짓지 유식한 놈은 유식한 만큼 죄를 더 짓는 것이고 나라를 더 잘 팔아먹더라”라던 일제 강점기 선비들의 말이 연상된다.

생업을 팽개치고 세월호 아이들을 구조하러 간 (고) 김관홍 잠수사는 청문회 석상에서 “잠수사이기 이전에 국민이기 때문에” 현장에 달려갔다고 답하면서, “저희는 당시 상황이 뼈에 사무치고 기억이 다 나는데, 왜 사회지도층이신 고위 공무원께서는 왜 기억이 안 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국민으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졌지만, 희생자 구조를 책임진 명문대, 고시 출신 고위 공무원들은 오직 부인, 책임회피의 언어 기술자로서의 모습만 보여주었다.

오늘 우리는 박근혜 게이트의 하수인들과 ‘노가다’ 김관홍 잠수사의 삶을 대비해 보면서 입시형, 고시형 인간을 범죄자로 만드는 한국의 교육, 엘리트 충원 제도의 총체적 실패를 본다.

“박근혜에게 속았다”고 분개하는 가난한 노인들은 오늘 입시형·고시형 인간 반기문을 환영한다. “그들은 당신 같은 사람에겐 관심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한국 교육 제도의 판을 갈아야 한다. 공무원 충원, 국회의원 선거 제도도 바꾸어야 한다. 이웃과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지도층을 길러내지 않으면 헬조선 탈출이 어렵다.

수, 2017/01/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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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대통령을 욕할 자유를 보장하라

 

문재인 후보 “치매의혹” 글 후보자비방죄 유죄 판결과 여당의 “문재인 나쁜 놈” 표현 검찰 고발

사법부와 여당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한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6월 23일 광주지방법원 제12형사부는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블로그에 문재인 대선 후보의 치매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작성해 올린 20대에게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제251조)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한다.

해당 포스팅은 ‘문재인 치매? 치매 의심 증상 8가지 보여. 대선주자 건강검증 필요’라는 제목과 함께 8가지 치매 진단 항목을 기재한 뒤, 당시 문 후보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 말실수를 하는 모습 등의 사진을 예로 들면서 문 후보가 이 항목에 해당하는 치매 의심 증상을 보인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이에 대하여 재판부는 “후보자 비방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 선거 결과를 왜곡할 위험성이 있는 만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시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의 적극적인 조작·왜곡 없이 단순히 대선 후보자를 조롱·비방하는 표현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억압 행위이다. 특정 정치인을 조롱하면서 반감을 표시하는 것에 불과한 표현을 보고 국민 다수가 실제로 해당 후보가 치매라고 믿거나 재판부가 지적하는 것처럼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해 선거결과를 왜곡할 위험성은 거의 없다. 법원도 “게시물이 선거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다수의 생각과 다르거나 근거없는 의견을 표명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부당한 위축을 가져오고, 정권 비판이나 반대자에 대한 억압으로 남용될 수 있다. 작년 12월 사단법인 오픈넷은 1995-2015년 사이의 후보자비방죄와 허위사실공표죄 재판 1,569건을 전수조사하여 해당 범죄의 기소가 보수 대선후보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정부여당을 보호하기 위해 편향적으로 남용되고 있음을 밝힌 공동연구결과(호주국립대 유종성, 고려대학교 박경신)를 발표한 바 있다. (http://opennet.or.kr/13177) 우리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 이와 같은 폐해를 충분히 겪었다.

또 UN인권위원회는 이미 표현의 자유 일반논평 제34호를 통해 진위확인이 불가능한 명제, 즉 감정과 견해 표명에 대한 형사처벌은 폐지하여야 함을 권고한 바 있다. 사법부는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다.

최근 여당 측이 ‘종북’, ‘깡패같은 나쁜 놈’ 등의 표현에 대하여 검찰 고발을 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비판받아야 한다. 특히 여당 원내대표가 그 표현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전면적 부정이고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욕을 국민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반민주적인 시각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2mb18NOMA라는 트위터 계정 삭제가 얼마나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는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최고 권력자나 유력 정치인에 대하여 이러한 정도로 표현하는 것만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누구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표현의 자유 억압을 포함한 전 정권의 적폐 청산을 약속하며 국민의 지지를 받아 출범한 정권이다. 전 정권들이 반대 여론을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한 제도는 청산되어야 할 적폐이다. 이를 새 정권이 그대로 이용하는 것은 자기 부정과 다름 없다. 즉, 문재인 정권은 문재인 대통령을 욕할 자유가 있는 나라를 만들 때 그 의미가 빛나는 것이다. 현 정부와 여당은 반대자들의 비판에 대한 형사적 대응을 중단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촉구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위 사건의 블로거가 원하는 경우 항소심에서 법률지원을 할 예정이다.

 

2017년 6월 2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7/06/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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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이 나라는 나라도 아니다. 국가 기관 어느 한 곳도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곳이 없고 부실하지 않은 곳이 없다. 주권자인 대중은 오로지 통치의 대상, 피치자로서 조작과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시민주권의 개념과 적용은 철저히 결여되고 봉쇄되어 있다. 이제 우리는 국가로부터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기본적 권리로서 사회권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를 기획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사회공동체의 틀 안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구현하는, 소수 기업의 경제적 독점과 담합을 반대하고,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며, 정의로운 분배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 제도를 수정하고,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 본 글은 다른백년연구원 대안민주주의분과 내부 연구모임에서 소준섭 국제관계학 박사가 발제한 글로서, 공식적으로 외부 인용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부득이하게 인용이 필요할 경우, 저자에게 직접 연락하여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수, 2016/08/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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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BBC, 북한 해외식당 여종업원 탈북 심층 조명 – 민변이 제기한 인신보호 구제심사 청구 소식 타전 – 북한 노동자 대회 직전 이뤄진데 주목, 정치적 의도일 수 있다는 점 지적 국정원 북한이탈주민센터에 머물고 있는 탈북 해외식당 여성 종업원 12명에 대한 ‘인신보호 구제심사’ 사건이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 해외식당 여종업원 탈북은 기획탈북이란 의심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
금, 2016/06/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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