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신청] 취업준비생 워크숍 ‘알고 입사할 권리, 없습니까?’


지난 6월 23일, 대법원은 한전KPS 하청업체 근로자 40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한전KPS가 파견법을 위반했고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확정 판결했다. 소송을 제기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이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한전KPS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2년 계약직으로 일한 뒤 2년 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합의서를 제안했다. 한전KPS는 이들이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하지 않고 보조 업무를 했기 때문에 무기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것이다.

▲ 한전KPS가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제시한 합의서
그런데 한전KPS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정규직들과 똑같은 송전선로 관리, 유지, 보수 업무를 맡고 있다. 보통 25m, 최대 185m에 달하는 송전탑에 올라 작업을 한다. 하청노동자들은 이 송전탑 위에서 맨몸으로 고압선 사이를 오가며 전선 상태를 점검하는 위험한 업무이기 때문에 보조 업무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 송전선로 유지보수 업무는 보통 25m, 최대 185m 정도의 송전탑 꼭대기에서 이뤄진다.
실제로 한전KPS의 주간업무계획을 보더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혼재로 근무해 왔던 것이 확인된다. 공기업인 한전KPS가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은 채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8월 2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한전 KPS측에 직접 고용과 관련해 적극적인 이행을 하도록 권고까지 했다.

▲ <목격자들>에서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들이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소송을 담당한 권두섭 변호사는 “한전KPS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배치되는 내용으로 합의서를 들이밀어 사인을 하면 나중에서 합의서가 법적으로 효력을 갖게 되니까 그걸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도 비슷한 꼼수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6일, 대법원은 울진 핵발전소에서 일하다가 해고된 8명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한수원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했기 때문에 이들이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인정했다. 6년 간의 소송 끝에 나온 판결이었다.
그러나 한수원은 이들을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으로 복직시켰다. 게다가 8명 중 5명은 연고가 없는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 십여년 간 생활 터전을 잡아온 울진을 떠나야 했다.
이번에 양양에 있는 양수발전소 무기계약직으로 발령난 전병호 씨는 “한수원의 부임명령을 듣지 않고 출근을 하지 않으면 무단 결근으로 해고를 당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한수원의 부임 명령에 대해 응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이미 6년의 세월을 해고 당했기 때문에 가족들과 자신이 받을 피해를 잘 알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취재작가 곽이랑
글구성 고희갑
연출 박정대

[좋은 일, 공정한 노동 2]
③모든 일이 ‘좋은 일’이면 안 되나요?
“다르게 살고 싶다고,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야말로 ‘꿈’일 뿐이라고요?
현실에서 시도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호기심이 공포를 이겼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일, 내가 잘 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사회에 기여도 한다면 그게 ‘좋은 일’이겠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일을 찾을 수 있으려면 우리 사회의 노동권 토대를 같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지난 7월3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희망제작소 4층 희망모울(강당)에서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의 첫 행사인 청소년 워크숍이 진행됐다. 만 13~19세 청소년 30명이 참여해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해 필요한 사회의 변화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또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나의 일 이야기’ 청소년 워크숍 후기)
또한 이 워크숍에서는 ‘새로운 일’과 ‘노동권’에 대한 두 개의 강의가 있었다. 그룹 대화에 앞서 진행된 ‘새로운 일의 실험-적당히 벌고 잘 살기’(김진선 십년후연구소 연구원)와 그룹 대화 후에 진행된 ‘좋은 일의 토대가 되는 노동권 이야기’(박성우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노노모 회장) 강의였다.
유망 직업 쟁취하면 ‘승자’, 못 하면 ‘패자’?
첫 강의는 청소년들이 ‘그룹 대화’에서 이야기할 ‘좋은 일’의 범위를 조금이라도 넓혀주기 위한 내용이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청년기를 거치며 대부분 성적 등 범위에서 최대로 선택 가능한 ‘유망 직업’으로 ‘진로’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잘 거쳐낸 ‘승자’(勝子)는 한정된 숫자의 질 높은 일자리를 쟁취하고, 나머지 ‘패자’(敗者)는 질 낮은 일자리에 가더라도 “내가 더 노력했어야 하는 건데”라고 자조한다. 그렇게 하나의 직업, 사회에 나가 하게 되는 첫 번째 일만을 염두에 두고 있을 대부분의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일의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첫 번째 강의의 목적이었다.
김진선 연구원은 아름다운가게, 네이버 등에서 1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3년 전인 2013년, 서른셋의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고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주로 새로운 일의 실험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탐색하고 전하는 일을 한다. 지난해 이 내용을 모아 ‘적당히 벌고 잘 살기’라는 이름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좋은 일, 공정한 노동 1] 얼마를 벌어야 하나요? / 김진선 연구원 인터뷰)
김 연구원이 처음 관심을 가진 대상은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청소년들에게는 전혀 새롭게 보이지 않는 말이겠지만, 김 연구원이 설명하는 ‘공부’는 학교 공부, 입시 공부와는 다르다. 근본적으로 삶을 탐구하기 위해서, 어떤 자격 취득이나 통과의례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공부다.
그 사례로 제시한 인문학공동체 ‘남산강학원‧감이당’은 김 연구원이 직장을 그만두고 처음 함께한 곳이다. 동서양 고전과 철학 등을 다양한 강좌와 세미나 등을 통해서 배우면서 각자 삶을 탐구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인데 김 연구원이 여기서 공부와 일, 삶이 연결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평일 낮에도 공부하고 산책하면서 유유자적 사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부러운 마음이 들어서 이야기해 봤더니 그렇게 살 수 있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그 이유란,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살면서 소비를 줄이고, 이런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각자 이런저런 일로 벌어가면서 사는 것이었다. 김 연구원은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간소한 삶을 살고, 일과 활동으로 가치를 창출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공부를 계속하는” 점이 좋아 보였다고 했다.
“재미있고 즐거운, 취미 같은 일도 있다”
여기서 자극을 받아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일과 삶의 방식을 탐방하기 시작했다고. 그중에서 ‘공부’라는 키워드와 연결된 또 다른 사례가 전자책 출판 협동조합 ‘롤링다이스’다.
그가 “회사이면서 회사가 아닌 신기한 그룹”이라고 소개한 롤링다이스는 한 출판사 주최 세미나에서 만난 사람들이 “새롭고 재미있는 일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우리가 내고 싶은 책을 적은 비용으로 내보자”고 시작한 협동조합이다. 9명으로 시작해서 현재 조합원은 12명. 그중에서 2명은 상근직원이다. 그렇지만 이 조직의 목적은 여전히 ‘더 많은 수익’이 아니라 ‘재미있고 즐거운, 취미 같은 일’이라고 김 연구원은 전했다.
그런 점은 김 연구원이 현재 함께 하고 있는 ‘십년후연구소’도 비슷하다.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놀고’ 있을 때 친구들이 “재미있는 일 벌여 볼 건데 너도 할래?”라고 하기에 합류했다는 단체다. 그동안 진행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한글 티셔츠 만들기’와 ‘화이트 루프 프로젝트’다.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세계에 더 알리기 위해 해외여행 때 입을만한 한글 티셔츠를 제작한 일, 그리고 여름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건물 옥상에 흰 페인트를 칠하는 일이다.
“7명의 문화기획자 그룹이 활동하면서 재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동시에 사업이 될 만한 일들을 시도하고 있어요. 특징은 일할 수 있을 때 하고 쉬고 싶을 때는 쉬는 사람들로 구성된 점이예요. 이 활동으로 ‘밥벌이’가 되면 좋겠지만 아직은 모색하는 단계입니다.”
이밖에 3명의 여성이 시작해서 지금은 대학로의 명물로 자리잡은 도시형 농부시장 ‘마르쉐’, 친환경 패션 디자인 회사인 사회적기업 ‘오르그닷’, 저소득층의 겨울철 난방비 절감을 위한 ‘룸텐트’ 제작 회사 ‘바이맘’ 등 사례들을 ‘관계’와 ‘사회적 가치’의 키워드로 소개했다.
좋은 일 찾을 때까지 실험할 수 있으려면?
김 연구원이 현재 같이 살고 있는 인천 검암동의 주거실험공동체 ‘우리동네사람들’(우동사)에 대해서는 “월 50만 원만 있어도 살 수 있다는 걸 실험하는 공동체”라고 소개했다.
“50만 원만 있어도 살 수 있더라고요. 굶어 죽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든든한 관계 속에서 잘 살 수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다양한 삶의 유형들이 가능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좋은 일’, 행복한 삶의 방식을 찾을 때까지 실험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김 연구원은 청소년들에게 “여러분도 더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좋은 일’을 탐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일을 절대적인 것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도구, 연관된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도구로 놓고 탐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강의를 마쳤다.
이어진 100분의 그룹 대화에서 청소년들은 ‘재미있는 일’, ‘보람 있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고소득의 안정적인 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에 대한 욕구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넘어서지는 못 했다. 또 좋은 일이 많아지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변화돼야 할 모습을 묻자 ‘모든 일이 존중받는 사회’, ‘재도전 기회가 많은 사회’, ‘돈 적어도 인간답게 사는 사회’, ‘다르게 살아도 되는 사회’ 등을 꼽았다. 많은 자원과 능력을 획득한 사람만이 소수의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는 ‘승자’와 ‘패자’의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혔다.
“판사도 장관도 연예인도, 모두 노동자”
마지막 순서인 박성우 노무사의 강의는 이와 같은 대화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구성됐다. 박 노무사는 먼저 “15년 전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노무사라고 하면 ‘농사지으신다고요?’ 하는 반응이 많았다”면서 공인노무사라는 직업에 대해 소개했다.
“노무사는 변호사와 비슷한 일을 하지만 노동법에 특화된 영역만 다룹니다. 임금 체불, 부당해고, 산업재해 등을 당한 노동자들에게 법률적인 도움을 주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기업을 위해 일하는 노무사들이 많습니다. 경제적 보상이 크니까요. 제가 속한 ‘노노모’ 회원들처럼 노동자 권리 구제를 위해서만 일하는 노무사는 전체의 7~8% 정도에 불과합니다.”
강의를 듣는 청소년 대부분이 경험해보지 못했을, ‘노동’, ‘노동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되짚어보는 과정도 있었다.
“오늘 주제가 ‘좋은 일’인데, 쉽게 말하면 ‘노동’이죠. 노동이라고 하면 다르게 들리나요? 우리가 앞으로 일을 하게 된다면 노동자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노동자’라는 말을 어떻게 느끼나요?”
박 노무사는 현상수배범 전단의 ‘노동자풍의 경상도 말씨’라는 설명 부분을 보여주면서 “저도 월급 받는 노동자인데, 노동자풍으로 생겼나요?” 하고 물었다. 이어서 “우리 사회의 노동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왜곡됐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했다.
“노동자는 사전에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임금을 받아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이라고 돼 있고, 근로기준법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돼 있습니다. 여기서 ‘근로’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말한다고 돼 있지요. 그러니까 판사‧변호사‧장관, 나아가서는 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운동선수도 노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한 대가 받을 권리, 그조차 약한 사회
한국 사람 중에서 임금노동자는 1,880만 명, 사실상 성인 대부분이 노동자라고 전하면서 박 노무사는 “우리 대부분은 노동자이고, 여러분도 노동자가 될 것이고, 그러니까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의 권리가 지켜지는 정도는 굉장히 약하다고 했다. 그가 일하는 법률센터에서 연간 3,000건 정도를 처리하고, 하루 20~30건의 상담 요청이 들어오는데 그 절반가량이 임금 체불, 즉 일하고도 돈을 못 받은 경우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어려워져도 임금부터 줘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합니다. 임금을 안 준다는 것은 한 가정의 생계를 파괴할 수도 있는 일인데 말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도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죠.”
한국은 ‘근속기간’, 즉 노동자가 한 직장에 계속해서 다니는 기간의 평균치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짧다. 5년이 조금 넘는 정도. 박 노무사는 “이미 한국 사람에게는 평생직장이란 없다는 뜻”이라면서 “노동자의 3분의 1 정도가 1년도 안 되는 기간만 일하고 직장을 옮겨 다니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 이유를 ‘비정규직’이 많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 사회 전체 일자리의 절반 가까이가 비정규직이다. 그렇지만 고용이 불안한 이유가 단지 그 비율 때문은 아니다. 박 노무사는 “네덜란드는 전체 고용의 80%가 비정규직”이라고 했다.
유럽에 ‘비정규직’ 용어가 없는 이유
네덜란드의 사회복지 제도에 대한 짧은 영상을 보여준 뒤 박 노무사는 “일하다가 그만두더라도 사회보장 제도 덕분으로 생계의 위협을 받지 않고, 계약직으로 일해도 부당한 차별이 없고, 경력이 단절됐다 다시 일하는 것도 자유롭다면 ‘비정규직’이라는 게 별 의미가 없다”면서 “그래서 유럽 등에서는 ‘비정규직’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처음 사회에 진입해서 가지게 되는 일자리, 즉 20대의 일자리와 나머지 일자리의 질 차이가 크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기업에 다녀도 40~50대가 되면 나가라는 압박을 받습니다. 재취업 할 때는 경비 등, 이전 경력을 살릴 수 없고 처우가 열악한 일자리밖에 없지요. 여성들의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빠르면 20대에도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데, 그 이후는 대부분 비정규직, 낮은 처우의 일자리밖에 기회가 없습니다.”
이어서 야근이 일상화돼서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없는 한국 노동자의 현실을 말할 때는 참가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님들을 통해 익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박 노무사는 한국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로도 OECD 1위, 독보적 1위라는 사실을 전하면서 “한국은 죽도록 일하다가 진짜 죽는 사회”라고 했다. 지난 5월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19세 노동자 이야기를 꺼내면서 “알려지지 않을 뿐이지 그렇게 일하다 죽는 노동자는 연간 2,300명, 하루 평균 6명이다”라고 했다.
“어제도 6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은 셈입니다. 여러분과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어린 노동자들도 있었을지 모르고요. 일정한 안전 장치만 있어도 살았을 노동자들이 죽는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흔합니다. 그렇게 사람이 죽어도 벌금 3,000만 원 정도 부과되는 데 그치지요. 반면 유럽의 경우는 노동자가 일하다 죽으면 그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합니다. 그런 차이가 우리가 일할 노동 환경을 좌우하는 것입니다.”
운 좋게 착한 사장님 만나야 보장 받는 노동권?
박 노무사는 영화 ‘레미제라블’의 영상을 보여주는 등 산업사회 이후 노동권이 확립돼 온 과정을 설명했다.
“노동권은 오랜 시간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쟁취돼 온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32조를 보면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고, 국가는 근로조건의 기준을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노동권은 운 좋게 착한 사장님을 만나면 보장 받고 아니면 보장 못 받아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이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통해 노동 조건이 나아지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이 보장한 것입니다.”
유럽 복지국가들에서는 70~80%에 달하는 노동조합 가입률이 10%에 지나지 않고, 노동조합, 학교 교육에서 노동권에 대해 거의 배우지 않다보니 노동조합, 파업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청소년에게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박 노무사는 “일하는 환경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서 개인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노동권, 연대, 실천의 필요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박 노무사는 “많은 돈을 버는 일은 아니지만 저는 노무사라는 일이 보람 있고 재미있다”면서 “오늘 주제인 ‘좋은 일’의 기준을 생각해 봤는데 첫째는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 두 번째는 사회적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세 번째는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노동자에게 일은 생활의 대부분이고 때로는 삶 자체이죠. 저는 일의 보람과 기쁨이라는 내적 성취가 돈과 안정성이라는 외적 성취로 이어져야 진정한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의 시선보다는 스스로의 내면에서 원하는 ‘좋은 일’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행복해지는 데 주저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두 개의 강의에 대해 청소년 참가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았다. 처음 듣는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고, 강의 끝부분 질의‧응답 시간에는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 강의 내용이 어려웠다는 반응도 있었다.
다만, 애초에 첫 술에 배부르기 위한 기획은 아니었다. ‘그룹 대화’ 시간에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바라는 사회의 모습으로 꼽았던 ‘모든 일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 위한 과정, 작은 발자국 하나라는 의미는 남지 않았을까?
청소년 워크숍에 대한 참가자들의 소감, 그리고 같은 시간에 희망제작소 3층에서 진행된 학부모 워크숍의 내용은 다음 연재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④좋은 일 드문 사회, 자녀에게 어떤 일을 권할까?
“시험 점수에 따라 아이 장래희망이 바뀌어 가는 걸 보니 슬프네요.”
“정규직 아니라는 이유로 인격적 모독 느끼고,
차별 받고 스트레스 받고, 그러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이 사회 나갈 때쯤에는요.”

어려서 꿈꿨던 일, 지금 하고 있는 일, 다음 직업으로 삼고 싶은 일, 그리고 내 아이가 했으면 하는 일…. 그 일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각기 다른 일들일 뿐일까, 아니면 연결고리가 존재할까?
지난 7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희망제작소 3층 회의실에서는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의 첫 행사인 학부모 워크숍이 열렸다. 같은 시간, 4층 희망모울(강당)에서는 청소년 워크숍이 진행됐다. 학부모 워크숍 참석자 12명 중 10명은 청소년 워크숍 참가자의 부모였다.
사전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참가자들은 ‘자녀 진로 교육 방법을 알고 싶어서’, ‘자녀들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일이 궁금해서’ 등의 이유로 자녀들과 함께 참여 신청을 했다.
2개의 테이블에 6명씩 앉아서 ‘그룹 대화’를 진행해 보니 많은 공통점이 발견됐다. 자녀들이 이전 시대 기준의 좋은 일, 즉, 변호사‧판사‧의사‧공무원 등 주로 ‘공부를 잘 해야’ 가능한 일에 진입하기를 기대하지도, 희망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한 참가자가 “가만 보니까, 우리 테이블 아이들이 대체로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네요?”라고 해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왜 이런 공통점이 있는지, 그룹 대화가 끝나갈 때쯤에는 자연히 알 수 있었다.

“우리 아이, 재미있는 일 했으면”
가장 선명한 결과는 그룹 대화 진행을 위해 준비된 총 6개의 질문 중에서 5번째 질문. “자녀가 하기를 바라는 일, 그 일이 갖췄으면 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였다. 12가지 선택지 3개씩 꼽아보게 했을 때 12명 중 10명의 결과 안에 “재미있는 일”이라는 답이 있었던 것이다.
이 결과는 이들의 자녀를 포함한 청소년 워크숍 참가자들이 내놓은 답과도 연결된다. 청소년들에게 “어린 시절 장래희망으로 꼽은 일을 하고 싶었던 이유”를 3개씩 꼽아보게 했을 때 장 많이 나온 답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전체 응답 중에서 20%를 차지했다.
청소년들에게 ‘지금 희망하는 진로’를 묻고 그 이유를 택하도록 했을 때 ‘재미있는 일’(14.6%)이라는 응답은 어린 시절 꿈에 대해 꼽았던 이유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나의 일 이야기’ 청소년 워크숍 후기)
반면, 그룹 대화의 첫 질문으로 학부모들에게 어린 시절의 장래희망을 묻고, 어려서 그 일을 원했던 이유를 회상해 보도록 했을 때, “재미있는 일이어서”라는 답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었다. “내가 잘 수 있는 일이어서”, “적성에 맞는 일이어서”라는 답이 더 많이 나왔다.
“TV를 보니까 가수가 대단해 보였고,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대단해 보여서 희망했던 것 같아요.”
“주위 어른들이 ‘너는 계산을 잘 하니까 은행원이 되는 게 어떠냐’고 해서 그게 장래희망이 됐었어요.”
“가족들이 ‘우리 집안에 판사 하나 나오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해서, 그 영향을 받아 장래희망이 판사라고 말하곤 했어요.”

두 번째 질문은 그 장래희망을 이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주말을 앞둔 어느 저녁 8시쯤을 상상해봐 달라는 것이었다. 10개의 선택지를 주고 그와 가장 가까운 답을 3개씩 고르도록 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답은 ‘바쁘고 성취감 있는 하루’(7명)와 ‘퇴근 후 음악 운동 등 취미생활’(7명), ‘장기 휴가 계획 짜기’(5명)이었다.
청소년들이 같은 질문에 대해 ‘퇴근 후 음악‧운동 등 취미 생활’, ‘가족들과 충분한 시간’, ‘충분한 휴식’ 등 시간적 여유와 밀접한 답을 주로 고른 것에 비하면 일 자체의 성취감도 중요하게 여긴 응답이 두드려져 보인다.
“근무시간 너무 길어 힘들어요”
세 번째 질문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꼽아보도록 한 것이다. 좋은 점으로는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어서’(6명), ‘고용안정’(4명), ‘칼 퇴근 휴일보장’(3명), ‘개인 전문성 키울 기회가 있어서’(3명)가 많았다. 안 좋은 점으로 나온 답 중 가장 많은 것은 ‘칼 퇴근 휴일보장’(5명)이었다. 즉, 근로시간이 너무 길어서 불만이라는 뜻이다. ‘업무 자체의 재미’(3명), ‘개인 전문성 키울 기회’(2명)라는 답도 많이 나왔는데, 이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재미를 느끼기 어렵거나, 개인 전문성을 키울 기회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그밖에 ‘과다한 체력소모’, ‘업무과다’, ‘일과 삶의 불균형’ 등의 기타의견이 있었는데, 이 역시 근로시간이 너무 길다는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저는 청소년을 위한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는데, 보람이 크긴 하지만 근무시간이 너무 긴 건 사실이에요.”
“급여와 복리후생은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업무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요.”
“중학교 교사여서 차별이 없는 점은 좋아요. 감정노동이 심하다는 게 문제죠.”
“전문직이긴 한데 야근이 잦아서 아이가 클 때 옆에 있어주질 못했어요.”
“저는 가정주부여서, 좋은 점은 고용안정이고요.(웃음) 부족한 건, 퇴근시간이 없다는 점?”

다음 직업은 “시간 여유 있었으면”
이어서 지금 하는 일 다음으로 하게 될 일, 두 번째, 세 번째 일이 갖췄으면 하는 요건을 물었다. 이 질문을 한 것은 한 직장에서 근속하는 기간이 짧아짐과 동시에 수명이 길어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한 사람이 은퇴연령 전까지 두세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년 이후에 새로 시작하는 일이라고 해서 질이 낮은 일이어도 될 리는 없다.
참가자들이 두 번째, 세 번째 일이 갖췄으면 하는 요건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사회에 기여하는 일’(7명)이었다. ‘개인 사정 따른 탄력 근무’(6명), ‘업무 자체의 재미’(5명), ‘윤리적 가치관에 맞는 일’(4명) 등의 답도 많았다. 단지 소득 보전을 위해 계속 일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일, 재미있는 일을 하되 시간적 여유를 두고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섯 번째 질문이 ‘자녀가 하기를 바라는 일의 요건’이었고, 앞서 밝힌 것처럼 12명 중 11명이 ‘재미있는 일’을 꼽았다. 그밖에도 ‘적절한 급여와 복리후생’(6명), ‘스트레스 주지 않는 문화’(6명), 개인 전문성 키울 기회‘(4명), ’윤리적 가치관에 맞는 일‘(4명) 등의 공통적인 답을 보면,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바라는 일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저희 아이는 운동을 오래 하다가 그만두고 공부를 하고 있어서, 학력 차별이 없는 곳에서 일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공부 잘 하는 아이’를 바랐는데, 고등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오는 걸 보니까 이제는 재미있는 일, 스트레스 없고 차별 받지 않는 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되네요.”

“제가 직장에서 신입사원들을 보면 성적은 뛰어난데 사람을 직접 대면하는 일을 잘 못 하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뭘 하든 신 나게, 즐겁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견디는 직장생활 말고, 재미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큰 아이는 영상 작업, 작은 아이는 드럼을 좋아하는데, 재미있게 하다보면 뭔가 길이 나오지 않을까요?”
“딸아이가 동물을 좋아하는데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직업을 알아왔더라고요. 제가 ‘수의사’는 어떠냐고 넌지시 묻기는 했는데,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적정한 소득이 있고, 전문성이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질문들을 한 것은 자녀들이, 그리고 부모들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각자의 재미와 적성과 가치관, 사회적 기여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이 필요하고, 그 모든 일들이 다 일정 수준 이상의 ‘좋은 일’이어야 한다는 공감대에 이르기 위한 것이었다. 물론 각자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사회의 토대가 필요하다.
임대아파트에서도 삶을 즐기는 사회
마지막 질문은 좋은 일이 많아지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를 묻는 것이었다. 각자 3가지씩 꼽아보도록 했을 때 ‘개인의 능력을 제대로 키워주고 성장시켜 주는 시스템이 있는 사회’(9명), ‘어떤 일을 하건 인격적 존중 받으며 일하는 사회’(7명), ‘어떤 일을 하건 기본 이상 임금 및 처우 보장받는 사회’(5명),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이 성공하는 사회’(5명), 주거‧교육‧의료 등 기본생활비 부담이 적은 사회(4명), ‘고소득자와 최저임금 소득자의 삶의 질 차이가 크지 않은 사회’(3번) 등 11가지 선택지 상의 응답이 대체로 고르게 나왔다.
“저희 집 아이들은 외모에 신경 쓰는 것처럼 진로에 대해서도 남의 평가를 상당히 의식해요. 오늘 다른 친구들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졌으면 해서 같이 온 건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어떤 일을 하건 인격적 존중을 받으며 일하는 사회’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맥 등에 따라서 길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노력하는 만큼 인정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 그 경험을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요.”

“대기업은 부장급 임금이 1억 원이 넘는데, 중소기업은 그 3분의 1도 안 되더라고요. 그것도 문제지만 사회적 보장이 너무 낮으니까 급여에 따라 삶의 질이 너무 차이가 나요. 임대아파트에 살더라도 원하면 악기도 배우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서 일할 때쯤이면 기업 조직 안에 속해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직장 안에서의 안정성보다는 각자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찾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이 뒷받침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일 기준을 만들어 가야 하는 이유
이날 두 개의 워크숍은 정확하게 같은 시간에 시작해서 거의 동시에 끝났다. 청소년 참가자 중에서는 다소 지루해 하는 모습도 보였던 반면 학부모 워크숍에서는 전혀 그런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너무 짧아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직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지 않은 청소년들에 비해서 이미 많은 경험을 했고, 다음 일에 대해, 그리고 자녀들의 일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미 지금의 학교 교육과 사회 제도를 통해서는 자녀 세대들이 이전처럼 안정된 일, 인정받는 일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을 예민하게 느껴 왔다는 공통점이 보였다. 그렇기에 날씨 좋은 토요일 오후에 청소년 자녀의 손을 잡고 이 워크숍에 찾아온 것일 테다.
그룹 대화의 앞뒤로는 우리 사회의 달라지는 좋은 일의 기준에 대한 강의(황세원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자녀들을 위해 알아야 할 노동권 강의(강진구 경향신문 논설위원‧공인노무사)가 있었다. 그 내용은 다음 연재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 다음 순서는 오는 10월 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내 스페이스류에서 열릴 ‘취업준비생 워크숍’이다. 취업 전에 알아야 할 구체적인 노동 지식에 대한 강의 및 그룹 활동이 함께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 및 신청양식은 추후 공지된다.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비슷한 흐름에 따라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오는 12월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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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070-4866-0930 로 전화하면 됩니다.
8월25일 오전11시, 이마트 구로점 앞에서 민주노총 마트노조(준) 및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형마트현장에 만연한 위험하고 불공정한 영업행태를 감시하고 바로잡기 위해서다.
대형마트는 추석을 앞두게 되면 전쟁터로 변한다.
추석선물세트가 입고되면, 후방통로뿐만 아니라 입고장까지 물품으로 가득찬다. 소방안전기구들조차 가로막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명절기간 노동자들은 강도높은 노동강도 뿐만 아니라, 만일 사고가 났을 경우 안전에도 무방비로 노출된다.
참가자들은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들이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 화재예방과 안전관리에 소홀하고 노동자들의 근무강도는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는 등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대형마트와 양천구 목동에 있는 한 마트에서는 불이 났음에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기계의 오작동이라고 안내방송을 했다고 한다. 수많은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이용하는 마트에서 끔찍한 일이 발생할 뻔 했다.
뿐만아니라, 노동자들은 주 12시간의 법정연장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것 또한 다반사다. 물론 연장수당마저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
판촉을 하기 위해 나온 협력사원들에게 대한 ‘갑질’ 역시 ‘풍성’ 해진다.
협력업체 직원에게 명절영업을 이유로 출근을 압박하고 본래 업무도 아닌 마트 자체브랜드 상품(PB) 을 진열시키거나, 재고조사를 시키고, 심지어 냉장고 청소까지 맡기는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이처럼 오늘 발족된 감시단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불법행위들을 감시하고, 추석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하였다.
추석을 앞두고 엄청나게 늘어나는 업무로 인해 연장근무가 많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주노조가 설립되면서 연장수당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간부들이 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답변은 놀라웠습니다. 조기출근자는 회사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자발적으로 2시간씩 일찍 출근했다고 하는가 하면 타임카드가 문제될 것 같으니 타임카드를 없애 버리기도 하였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지요.
회사가 인시관리를 압박하면서 연장수당을 요구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데요. 연장(휴일,야간)수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법적으로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당당히 우리의 소중한 노동에 대한 대가를 요구합시다.
근로기준법 제50조(근로시간)
①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②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53조(연장 근로의 제한)
①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 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②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 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1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고,
정리해 보면 기본적으로 근로시간은 주40시간(일 8시간)을 초과 할 수 없는데, 회사와 노동자간의 합의하면 주당 12시간까지 연장을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연장근무를 못하겠다고 하면 연장근무를 강제로 시킬수 없다는 뜻입니다.
연장.야간.휴일수당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
사용자는 연장근로(제53조·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와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보면
[산정 예시]
통상시급이 7,000원, 근무시간:13:00-22:00(18:00-19:00식사시간)인 자가 새벽2시까지 근로했을 때, 받아야할 수당은? (기본적으로 받는 금액을 제외하고 추가 수당)
4시간 연장근로에 대한 당연분 임금 7,000원*4시간=28,000원
4시간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분 임금 7,000원*4시간*50%=14.000원
4시간 야간근로에 대한 가산분 임금 7,000원*4시간*50%=14,000원
합계 = 56,000원
정리해보면 통상임금에 150% 이상을 주고 밤10시~아침 6시는 50%를 추가로 더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복담당님들을 예로 들면 시급 6600원이 아니라 통상시급을 계산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혹시라도 연장근무를 강제로 시키거나 연장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다면 노동조합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02-831-3467
보통의 회사라면 직원들이 다쳤을 때를 대비해서 병가제도를 시행합니다.
하지만 재벌 서열 10위안에 드는 롯데마트에는 직원들을 위한 병가제도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관행적으로
정규직의 경우 병가 1개월시 기준급의 100%, 2개월 기준급의 70%, 3개월 기준급의 50%을 지급받고 있고
행복담당의 경우 롯데마트 행복사원 취업규칙 제 48조 업무상, 업무 외 질병으로 요양이 필요한 경우 1개월의 병가를 부여한다. 단, 연차를 모두 소진한 뒤 병가를 사용할 수 있다(병가 기간 무급)는 내용과 각각의 기간이 1개월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병가를 부여해야한다는 조항으로 볼 때 무기계약직 행복담담과 정규직의 병가제도가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5년을 일하던 10년을 일하던 직무외 병가는 1개월뿐입니다. 그 이후에는 퇴사해야 하지요.
그렇다면 경쟁사인 홈플러스, 이마트의 병가제도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홈플러스 단체협약 병가조항만으로도 우리의 처우가 어떤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 민주노조의 단체협약으로 체결된 조항이다.
롯데마트 행복담당들은 대부분 4-50대 여성들이다. 오랜 기간 고된 노동에 시달리다보면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고 일을 하다 다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노동자는 건강이 곧 밥줄이다.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병가제도는 꼭 필요하다.
연차 소진 없는 병가제도 신설로 업무상, 업무외 질병, 부상등으로 요양이 필요할 경우 충분히 치료할 수 있도록 단체협약에 병가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민주노조는 롯데마트울산점 계산원으로 10년 넘게 근무하여온 강00 계산원 분회장에 대한 부당 해고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지난 7월 12일 부산지방노동위에서 회사의 부당해고를 인정하여 복직을 지시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상고하였고 이번 9월 12일에 열린 중앙노동위에서도 부산지노위와 다른지 않게 회사가 부당하게 해고하였음이 인정되었습니다.
그동안 억울하게 해고된 울산점 계산원 강00분회장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9개월여 동안 부당해고에 맞서 투쟁 해 왔습니다.
노동조합 설립이후 민주노조 가입을 권고하며 계산원들을 많이 가입시키자 회사는 찍어 내듯 계산원 조합원들을 전원 징계하고 분회장만을 해고하였습니다.
부산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 판정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번 중노위 판정은 9개월 동안 억울한 해고로 힘들었던 강00분회장에게 커다란 위안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회사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저급한 행위를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계산원 해고자에 대한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부당해고가 인정되어 8월 8일로 다시 원직으로 복직한 사례를 알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지방노동위, 중앙노동위 판정을 인정하고 당장 원직 복직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당사자에게 가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사죄해야 합니다.
민주노조는 단 한명의 조합원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 투쟁 하겠습니다.
추석 전인 9월 12일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진도5.8의 지진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전에 400건의 여진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추석전이라 마트에는 물건도 많이 적치되 있었고 추석선물세트 판매하랴 몰려드는 고객 응대하며 고된 노동을 하고 있는 마트 직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회사는 대응 매뉴얼도 공지되어 있지 않는등 안내방송조차 없었습니다.
마트는 매대가 고정되어 있지 않아 약간의 충격에도 넘어져 고객은 물론 일하는 직원의 안전에도 위협을 가할 수 있습니다. 또 지진으로 진열해 놓은 물건이 떨어져 깨어질수 있고, 높게 쌓아둔 물건이 무너져 깔릴 수 있는 등 상시적 위험 요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지진에 대비한 행동 매뉴얼은 커녕 안전교육조차 미흡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합니다.
점점 잦아지는 지진에 대비하여 직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회사는 현장과 소통하여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롯데노동조합은 본사에 다음과 요청하였습니다. 회사의 답변이 무엇일지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 지진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안전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 산업안전보건위원회나 노사협의회를 통해 사전예방대책 수립을 요구한다.
– 사업장 내의 노후 설비 현황을 파악, 요구하고, 사전 예방 대책 수립을 요구한다.
– 위험상황에 대한 현장 안전점검을 노사 공동으로(업체노동자 참여 보장) 진행한다.
– 지진발생 관련 사업장 대응 매뉴얼을 노사공동으로 점검하고 보완한다.
– 위험상황 발생에 따른 안전진단을 노사 공동으로 실시하고, 작업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노 사합의로 결정한다.
– 내진설계 적용여부를 확인하고 안전진단과 대책 수립을 요구한다.
– 위험상황시 업무를 중단을 요구한다.
– 위험상황발생시 대피방송, 대비방법, 대피장소등 행동요령을 모든 직원에게 교육한다.
– 또한 고객에게 대피행동요령과 대피장소 등 게시한다.
– 다중이용시설 및 주변 시설의 내진설계 적용여부를 확인하고, 안전진단과 대책 수립을 요 구한다.
– 위험 지역의 경우 사고 대응을 위한 별도의 안전관리 인력 확보를 요구한다.
* 지진 등 노동안전에 관한 문의와 회사의 비합리적인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제보바랍니다.
민주롯데노동조합 02) 831-3467
노동부 유해위험상황신고1588-3088
추석명절 쏟아지는 상품들을 보면서 한숨 쉴 시간도 없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직원여러분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마트라는 현장 특성상 명절연휴는 마트 노동자에게는 전쟁터일수 밖에 없습니다.
매출이 두세배 증가하니 당연히 물량도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옵니다.
진열도 해야 하고 포스도 찍어야 하고 세트도 팔아야하고 전년대비 분석도 해야하고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쁩니다.
이번 추석연휴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맡은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였지만 회사는 역시나 여느 명절때와 다름없이 직원들에게 연장수당을 잘 챙겨 주지는 않는다는 것도 확인된 명절이었습니다.
민주노조에 많은 문의가 있었습니다. 연장을 하는데 연장수당 올리는게 너무 눈치 보인다.
맞습니다. 대부분 정규직들은 행복담당님들 챙기고 정작 본인들은 눈치가 보여 무료봉사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2-30분도 아닌 몇 시간씩 업무를 하지만 연장수당 신청하는게 눈치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건 아마 롯데마트가 생길때 부터 지속적으로 그래왔던것이 관습화 되어서 자리 잡은것이지요.
저희 민주노조 출범때 연장수당 미지급금에 대해서 고소를 하였습니다. 노동부에 조사를 받으로 온 회사측 관리자들은 뻔뻔하게 본인이 자의적으로 근무한것이며 담배피고 옷갈이입고 수다떨다가 늦게 간거라거라고 답변했습니다. 어느누가 빨리 퇴근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인원이 없어 퇴근할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현장서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에게 이딴 답변을 늘어 놓을수 있는겁니까?
롯데마트 직원 여러분 연장근무하고 연장수당 달라고 하는것은 죄가 아닙니다. 당당하게 요구 합시다.
연장하면 수당 잘 챙겨 지급하는것이 윤리경영 아니겠습니까.
물론 예전에 얘기조차 꺼낼수 없던 연장수당을 지금은 공공연히 언급되고 또 일부점포는 잘챙겨서 지급하고 있는 점포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변화가 저희 민주노조 출범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점 꼭 인식해 주시고 우리 민주노조는 전직원들이 당당하게 연장수당을 신청할수 있는 그날까지 롯데마트 직원들과 조합원 모두를 합쳐 투쟁해 나갈것입니다.

[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⑦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구직자들, 정상인가요?
“일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토록 아는 것 없이 취직해야 한다는 게 놀라웠어요.
더 큰 문제는 뭘 모르는지조차 모른다는 거죠.”

지난 9월 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세 명의 청년을 만났다. 평일 오후에 만날 수 있다는 것만 봐도 현재 직장에 매이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 재학생인 소홍수씨, 각각 이전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 준비 중인 김재홍씨와 재취업 준비 중인 원은정씨는 조금씩 처한 상황은 달랐지만 크게 보면 모두 ‘내 일을 찾는 중’이었다.
이들은 서울시 청년허브의 사업 중 하나인 ‘서울잡스 청년 [내:일] 취재단’의 일원으로 지난 4월부터 9월 초까지 활동했다. 구인광고를 낸 기업들에 직접 찾아가서 자세한 기업 현황과 일터 환경을 취재해 알리는 일이었다. 구직중인 청년 입장에서 취업 환경에 대한 기획 기사를 작성하거나, 서울잡스를 통해 취직한 사람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인터뷰하기도 한다.
감정노동 보다 힘든, ‘소통 없는 직장’
취재단 활동에 지원했던 이유를 묻자 은정 씨는 “좋은 일이란 게 뭘까, 고민이 있던 중에 취재단 모집 공고를 보고 ‘이 생각을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의류쇼핑몰 회사에 입사했던 은정 씨는 전화로 고객 상담 하는 일을 했다. 감정노동 스트레스가 컸을 것 같지만 의외로 그 점이 불만이었던 것은 아니다.
“불합리한 점들이 있을 때 아무데도 말할 수 없다는 게 힘들었어요. 예를 들면, 제가 담당하는 고객 상담 품목이 의류에서 식품으로 바뀌었는데 이에 대해서 의견을 낼 여지가 없었어요. 사장님부터 직원들까지 저 외에는 전부 남자들이어서 소통이 더 어려운 측면도 있었고요.”
재홍 씨는 소셜 벤처 창업에 관심을 두고 활동 중이었다. 청년들의 진로 고민을 덜어줄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데 올해 한 기관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실제로 일이 이뤄지는 현장에 가보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개인이 사업장에 찾아간다는 건 쉽지 않잖아요? 제대로 대응해주지 않을 가능성도 크고요. 서울잡스 취재단이 되니까 공식적으로 찾아가서 대등한 입장으로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더라고요.”
홍수 씨도 사회혁신, 사회적기업 쪽에 관심이 많다. 역시 “대학생이 사업장에 방문한다는 게 쉽지 않아서 취재단에 지원했다”면서 “일반적인 구인광고 등만 봐서는 그 기업에 입사하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제가 일할 곳인데 실무가 어떤지를 미리 알 수 없다는 건 정말 큰 문제가 아닐까요?”
온라인 다 뒤져도 알 수 없는 기업 정보
서울잡스 취재단은 구인광고를 낸 기업들 중에서 취재에 응한 기업들을 찾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이 선호하는 곳만 가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들은 다행히 평소 관심 있던 기업을 탐방할 볼 수 있었다. 직접 사업장에 가 보고 대표 및 임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은 소감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재홍 씨는 “찾아가기 전에 기업 홈페이지와 관련 정보를 온라인으로 다 뒤졌는데도 막상 가봐야 알 수 있었던 측면들이 많았다”고 했다. 이 말은 동시에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다.
“대표님을 만나 뵈니 열정도 대단하시고 제가 당장 지원해보고 싶을 만큼 매력도 있었는데 홈페이지는 영어로만 운영되고, 정보가 너무 없었어요. 이렇게 접점이 없으면 어떻게 잘 맞는 직원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어요.”
기업을 취재할 때 조직문화에 초점을 뒀다는 홍수 씨는 “꽤 이름이 알려진 곳인데도 찾아가 보니 조직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놀란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했다.

사회혁신 지원 활동으로 잘 알려진 한 단체는 직원이 10명 정도였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각자 자기 일에 주도성을 가지고 일하는 점, 업무시간에도 자율성이 있는 점 등이 매력적이었다면서 홍수 씨는 “요즘 청년들은 확실히 이런 면에 끌린다”고 했다. 다만, “조직이 작으면 근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궁금증은 들었다”고 했다.
이 말을 듣던 재홍 씨와 은정 씨는 “조직이 커도 어차피 바로 위 상사가 답답하면 그만두고 싶으니까 마찬가지 아닐까?”, “그래도 조직이 크면 다른 부서 발령이라든지, 시스템적인 해결을 기대해 볼 수 있는데 작은 조직은 그만둘 수밖에 없으니까 차이가 있지 않을까?” 등 의견을 내기도 했다.
월급도 모르고 들어가야 하는 직장
이 취재 활동을 통해 절감하게 된 것은 일반적인 구직자들에게 얼마나 정보가 부족한가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재홍 씨는 이전에 두 번 취업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 때마다 정보를 인터넷으로만 파악할 수 있다는 데 한계를 느꼈다.

“보통 지원자들은 인터넷밖에는 정보를 찾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회사의 조직문화, 근무환경까지 미리 파악하기는 어려워요. 인사팀에 전화해서 회사 분위기 어떠냐고 물어볼 수는 없잖아요? 특히 급여 조건은 내규에 따른다는 경우가 많은데, 입사하기 전까지는 정확하게 말해주지 않으니까요.”
이 이야기에 아직 취업 경험이 없는 홍수 씨는 “그런 걸 물어보면 안 되는 거냐”고 물었다. “아무래도 입사 확정 전까지 지원자는 ‘약자’일 수밖에 없는데, 인사 담당자에게 ‘꼬치꼬치 묻는 거 보니 피곤한 타입이네’ 하는 인상을 주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듣고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은정 씨는 “입사가 확정되고 나도 여전히 질문하기는 어렵다”면서 “전 직장에서는 근로계약서 검토할 시간을 5분도 안 주고 ‘서명하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대로 따른 결과는 직장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나중에 보니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퇴직금이 포함되는 것으로 연봉계약을 했는데, 연봉 총액에 퇴직금이 포함됐다는 것을 미처 몰랐기 때문에 기대보다 월 급여가 훨씬 적게 나왔을 때 당황했었고, 나중에 담당 업종이 바뀌었을 때 항의하지도 못 했다.
재홍 씨는 “나는 근로계약서를 자세히 읽어봤는데도 각 조항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 했었다”고 했다. 근로계약을 할 때는 ‘으레 잘 작성됐겠거니’ 하고 서명했는데, 나중에 보니 야간‧초과 근로에 대한 수당이 연봉에 일정액으로 이미 포함된 것으로 돼 있었던 적도 있다.

이 얘기에 은정 씨는 “그게 포괄임금제인데 노동자가 그 내용에 정확하게 동의하지 않았으면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잡스 취재단을 시작할 때 청년허브에서 받은 노동법 교육에서 얻었던 지식이라고 한다. 재홍 씨도 “이 취재단 하면서 노동법 교육이라는 것을 생전 처음 들어봤다”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까지 그 긴 교육 과정 중에서 왜 한 번도 그런 내용을 안 배웠는지 놀라울 뿐”이라고 했다.
홍수 씨는 “친한 친구가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최저임금 이야기는 꺼낼 수도 없다고 하기에 이번에 알게 된 노동법에 대해 말해줬더니 ‘너 참 세상물정 모른다’는 핀잔을 들었다”면서 “노동권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한다”고 했다.
“일하는 당사자들, 특히 청년들이 연대해야 작은 것부터라도 바꿔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청년유니온’과 같이 노동권을 지키기위한 조직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존중, 성장, 그리고 나에게 맞는 일
마지막으로 세 사람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일’에 대해 물어봤다.

원씨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할 때부터 돈벌이로만 패션 사업을 하는 기업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는 옷을 팔고 싶다는 생각으로 직장을 찾다 보니까 더 어려웠었는데, 이번에 갖게 된 생각은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이 좋은 직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일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곳이 좋은 일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조직에 적응하지 못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조직을 같이 만드는 게 아닐까요? ‘저 사람은 저런 특징이 있는 사람이야’라고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재홍 씨는 사회적기업 창업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사회에 기여하는 일,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적인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있었는데 서울잡스 취재단 활동을 통해서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고.
“제가 생각하는 좋은 일은 ‘성장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정말 중요한 일을 하는 동안은 칼퇴근이 최우선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 일은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일은, 조금 힘들더라도 제가 궁극적으로 발전할 수 있고,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홍수 씨도 “저 개인적으로는 삶과 노동이 분리되지는 않는다고 본다”면서 “노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했다. 다만 우리 사회의 너무 많은 장애물 때문에 실현이 어려운 것이 문제인데, 그럼에도 각자는 자신에게 가장 맞는 일을 찾으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했다.
“제가 직간접적으로 느끼기에는 이미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대졸신입사원 25%가 1년 이내에 퇴사한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이제 정말 자기에게 ‘좋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취재단 활동은 끝났고, 이들 덕분에 인재를 찾은 기업도, 취직에 성공한 사람도 몇몇 존재하지만 막상 세 사람의 ‘좋은 일 찾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드는, 아니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시대임에도 어쩐지 그 전망은 밝아 보인다. ‘나에게 좋은 일’의 기준을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안에서 찾고 있는 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구인광고 분석, 근로계약 연습 해 볼까?
희망제작소에서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의 세 번째 행사로 오는 10월 6일(목) 오후 4~8시 사이에 서울혁신파크 내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서 여는 ‘취준생 워크숍 – 알고 입사할 권리, 없습니까?’는 위에서 세 사람이 토로한 것과 같은 어려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데, 꼭 취업 전인 사람들 뿐 아니라 이런저런 일 경험은 있지만 본격적인 ‘내 일’은 아직 준비 중이라거나,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이직을 모색 중인 10~30대까지 신청 가능하다.
이 워크숍은 일방향 강의보다는 함께 참여하는 활동 위주로 구성된다. 그 중 하나가 ‘구인광고 분석’이다. ‘구인광고에 들어있는 정보만으로 과연 충분한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려는 것이다. 훌륭한 구인광고, 어이없는 구인광고 모두 놓고 토론해 본 뒤에 바람직한 모델은 무엇일지 말해 보자는 것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구인‧구직 환경을 위해 무엇이 바뀌어야 할지, 취준생들이 먼저 제안해 볼 수도 있겠다.

분석이 필요한 구인광고에 대한 제보도 받고 있다. 댓글과 메일 [email protected])로 제보 받은 구인광고에 대해서는 워크숍에서 분석한 뒤 그 결과를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근로로계약서 작성 연습도 예정돼 있다. 최소한 자신이 서명하는 계약서의 내용이 뭔지는 알아볼 수 있도록, 공인노무사와 함께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이를 담당할 박성우 노무사(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회장)는 “근로계약서에는 꼭 들어가야 할 6가지가 있는데, 그 의미만 알면 된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간략한 내용을 익힌 뒤 참가자들은 테이블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 분석하는 작업을 해보게 된다.
마지막에는 희망제작소가 개발한 토론 툴킷과 보드게임을 활용해 각자가 찾고 있는 ‘좋은 일’의 기준, 우선순위를 말해 보는 순서가 있다. ‘좋은 일’의 기준을 우리가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 현재 참가 신청 접수가 진행 중이다.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비슷한 흐름에 따라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오는 12월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아파트 경비원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보면, 작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의 기간 동안 3천5백 건이 넘는 결과가 나온다. 기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제목은 ‘폭력’, ‘폭언’, ‘갑질’, ‘눈물’, ‘해고’, ‘투신’ 등이다. 면밀한 내용분석을 하지 않아도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부정적인 기사들이 압도적이다. 그중에는 ‘죽은 꽃 살려내라’ ‘종놈 주제에…’ ‘경비원 청부폭력’처럼 괴담에 가까운 내용도 있었다. 아파트 경비원이 마법사도 아닐진대 무슨 수로 죽은 꽃을 살려내란 말인가.
매우 드물게, 훈훈한 소식을 발견할 수 있다.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입주 때부터 함께 했던 경비원이 암 진단을 받고 사직하게 되자, 입주민들이 함께 모금하여 장애인 아들을 돌보고 경비원 아저씨께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는 소식이다. 따뜻한, 그러나 아주 이따금 발견할 수 있는 기사였다.
압도적으로 많은 경비원의 불안·눈물에 관한 기사와 매우 드문 미담 사이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들이 있다. 바로 아파트 경비원은 어떤 일자리인가에 대한 ‘관심’과 그분들의 노동이 아파트 공동체에 사는 우리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책임의식’이다.
아파트 경비원이라는 일자리에 대한 관심은, 경비원이 어떻게 고용되어 있고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월 149만 원, 24시간 교대근무, 평균 65세의 아저씨 또는 할아버지’ 현재 우리 사회 경비원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대부분(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85.9%) 입주자대표회의가 위탁한 용역회사 또는 관리회사를 통해 고용된다. 소속된 회사가 일차적인 고용주이긴 하지만, 이들 업체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관리업무를 위탁한 곳이므로 결국 입주민들에 의해 고용된 셈이다. 또한 경비업무가 이루어지는 아파트 단지의 관리소장의 업무감독을 받으며 일해야 한다. 따라서 입주민들, 관리소장, 용역회사 모두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사장님’이 너무 많은 고용구조이다. 그러다 보니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층층시하에서 일한다 해도 안정적이기만 하면 되는데 그마저도 불안하기 그지없는 일자리다. 2015년 최저임금이 100% 적용되면서부터 상당수 아파트에서 대량해고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으며1), 적절한 근로계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기 힘든 구조다.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경비원들의 고용계약 역시 해지되는 경우가 많다. 용역업체들은 퇴직금 등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3개월 또는 6개월 안팎의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기도 한다. 그래서 실제로는 1년 이상 근무했음에도 퇴직금을 못 받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된다.
경비원이 어떤 업무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 또한 필요하다. 긴 교대시간의 근무형태인 데다 경비업무 이외에 택배수령, 분리수거, 주차관리, 청소와 같은 추가적인 일감에 시달린다. 이러한 업무과정에서 입주민들과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며 처우에 대한 불만도 생긴다. 교대근무의 특성상 휴식시간이 있지만, 경비원들에게 이 시간은 ‘휴식’이라기보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에 가깝다. 휴식시간이 무급이기 때문이다. 휴식시간을 늘여 임금인상의 폭을 조절하기 때문에 휴식시간은 점차 늘어나 2015년 현재 통상 8시간 내외가 되었다2). 하지만 휴게장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입주민들의 업무요청에 노출되어 대부분의 경비원은 자유롭게 쉬지 못한다.
경비원들의 노동이 아파트 공동체에 사는 우리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책임의식은 입주민들의 대표자회의가 실질적인 사용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자신의 고용에 직접적이고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경비원이 63.7%였지만(아파트 노동자 지원방안 연구, 2015, 서울노동권익센터), 정작 아파트 주민 개개인은 경비원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 않다. 모두의 책임이어야 할 경비원 고용, 부당한 처우, 업무 내용 등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경비원들의 문제는 우리 모두와 노년의 일자리라는 점에서 연결되어 있다. 우리 사회 막다른 일자리 해법을 찾기 위한 희망제작소 사다리포럼의 2016년 논의 주제로 아파트 경비원 고용문제를 선정한 데에도 이러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우리 아버지 세대의 생애 마지막 일자리라고 할 만큼 고령의 재취업종이나3), 위에서 살펴본 대로 그 일자리의 질은 아주 낮다. 노년의 일자리니까 그저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라고 한다면, 우리 또한 살아가면서 좋은 일을 하기보다는 그 반대의 일자리를 향해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고령의 노동은 처우도 당연히 열악하고 미래의 출구도 없는 막다른 일자리이어야 하는가. 노년의 일자리 또한 좋은 일이라는 희망이 있어야 진짜 ‘일할 맛’ 나는 사회가 아닐까. 오늘날 경비원 일자리의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의 노년기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글 : 이은경 | 사회의제팀 팀장 · [email protected]
* 각주
1)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파트경비노동자의 숫자가 약 4만여 명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제14호 희망이슈, 2016.9. 희망제작소)
2) 노원노동복지센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일대의 아파트 경비노동자 휴게시간은 2012년 6시간 내외에서 2015년 8시간 내외로 2시간가량 늘어났다.
3) 서울노동권익센터가 2015년 펴낸 아파트 노동자 지원방안 연구 결과, 아파트 경비원 남성비율은 99.3%, 평균연령은 65.6세다.
IMF 이후 급속히 늘어난 비정규직이 공공부문까지 확산되자 참여정부는 2004년 처음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내놨다. 이후 정부는 10여 차례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지만 공공기관 간접고용(민간위탁 외주화) 비정규직은 2011년 5만 2,936명에서 지난해 말 6만 8,841명으로 오히려 30%나 늘었다.
12년 동안 정부는 겉으론 공공부문 비정규직 해소를 얘기하면서도 각종 지침으로 공기업들에게 비정규직, 특히 간접고용 확산을 부추겨 왔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가 모두 경영효율화를 내걸고 공공기관 간접고용 확대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인 결과다. 이들 정책은 정작 경영효율화도 챙기지 못했다.
외주화를 통한 간접고용 확산은 경영효율과 비용절감, 산업구조조정 세가지 목적을 내걸었다. 경영효율을 내건 철도, 지하철, 발전부문의 외주화는 결국 노동자와 국민 모두의 생명, 안전과 직결됐다. 2008년 서울지하철 경정비 업무 외주화는 결국 지난 5월 구의역 참사를 낳았다. 비용절감을 내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으로 출근하는 노동자 5만명 가운데 85%를 간접고용 노동자로 만들었다.
산업구조조정을 내세운 대한석탄공사 역시 퇴직한 정규직 자리를 하청노동자로 급속히 채워가고 있다. 월급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고 장비와 복지혜택 등 차별이 일상화된 강원도 태백의 탄광촌은 시간이 멈춘 듯 했다.

▲태백시 곳곳엔 석탄공사의 낡은 사택이 즐비하다.
이 모(58년생) 씨는 2013년 6월 4일 남편이 갑반(오전 8시 작업시작)으로 출근하자 사흘 뒤 있을 큰 딸의 상견례 때문에 목욕탕에 갔다. 나와 보니 전화가 수십통 와 있었다. 아들과 통화하고 바로 병원으로 달렸다. 병실에 누운 남편은 이미 흰 가운을 머리 위까지 쓴 채 미동도 없었다.
이 씨는 무던히도 일만 하던 남편이 ‘딱 몇 년만 더 하겠다’며 2011년 다시 광산에 들어갈 때 말리지 못할 걸 못내 후회했다. 사고 나기 전에도 남편은 몸이 성치 않았다. 다리를 다쳐 1주일쯤 쉬기도 했고, 그 때마다 동료들이 데리러 와서 나가기도 했다. 하청노동자는 그날그날 캔 석탄량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에 ‘3인1조’의 굴진 작업에서 1명만 빠져도 남은 두 사람은 공친다. 아내는 “한번은 다친 발을 질질 끌며 동료들 부축을 받아 일하러 나갔다”고 했다.

▲3년 전 남편을 광산사고로 잃은 이 모(58) 씨는 아직도 남편 이야기에 울먹였다.
남편 함 모(57년생) 씨는 그날 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갱도에서 두 축전차를 체인으로 연결하려다 축전차 사이에 끼여 숨졌다. 함씨는 강원도 횡성군 감천면에서 제법 큰 농사꾼 아버지 밑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스무살 무렵 같은 횡성군에 살던 이 씨를 만나 딸 아들 둘씩 4남매를 낳았다. 30여 년전 탄광 일을 하는 친지 소개로 태백에 들어와 강원산업에 들어갔다. 이후 도계의 경동산업에도 오래 근무했다. 사고가 났던 장성광업소 하청 D사엔 1년 반쯤 다녔다. 아버지 사고 이후 사십이 넘은 큰 딸은 아직도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 자꾸 아버지 생각이 나서다.

▲위쪽 핸들식 낡은 축전차는 핸들을 돌려 제동하는 방식이고, 아래쪽 유압식 축전차는 스위치만 누르면 제동된다.
공공운수노조 원정호 장성지부장은 “숨진 함씨는 함께 굴진작업을 하던 형님 같은 분이었는데, 사고 직후 하청회사와 석탄공사는 수천만 원의 터무니 위로금을 제시해 동료와 유족들의 반발로 장례 일정이 하루 미뤄졌다”고 했다. 원 지부장은 “정규직이 숨졌을 땐 수억 원의 위로금을 받은데 비해 비정규직은 죽어서도 서럽다”고 했다. 2014년 8월 22일 인근 도계광업소에서 일어난 하청노동자 임모(58년생) 사망사고도 축전차 사고였다.
축전차는 갱내에서 자재와 석탄, 광부를 운반하는 중요장비다. 제동 방식에 따라 신형 유압식과 구형 핸들식이 있다. 유압식은 버튼만 누르면 단거리에 제동되지만, 핸들식은 핸들을 돌려 제동하는데 20바퀴 이상 감아야 제동이 걸리기 시작해 긴급제동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핸들식에서 급제동할 땐 역추진(광산용어로 ‘각꾸’) 방식을 사용한다. 앞으로 가는 차에 후진 기어를 넣는 식이다. 이럴 땐 기어 마모와 함께 탈선사고도 잦다.
석탄공사 산하 장성, 도계, 화순 3개 광업소엔 1978년 구입해 40년 다 된 낡은 핸들식 축전차도 있다. 물론 이 차는 장성광업소 하청 준흥기업이 사용중이다. 석탄공사는 핸들식 축전차를 10년 전 마지막으로 구입하고 이후엔 유압식만 샀다. 탄광에서 주로 쓰는 축전차는 무게 8톤에 광차 20량(60톤)을 달고 이동하기에 낡은 핸들식은 잦은 사고의 원인이 된다.
축전차를 이용한 석탄과 자재 운반작업은 주로 하청이 하고, 원청은 각 작업장까지 단거리 이용에 주로 사용하기에 작업효율로 보면 하청이 유압식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장성광업소에 있는 21대의 신형 유압식 축전차 중 4대만 하청이 사용하고 17대를 원청이 사용한다.
공공운수노조 장성광업소지부는 “석탄공사가 우원식 의원이 국감자료로 요구한 ‘축전차 제동방식별 사용업체 자료’에 장성광업소 하청 미래기업과 정성산업이 각각 2대씩 낡은 핸들 축전차를 사용하는 걸 누락했고, 도계광업소 하청 광일기업(8대)과 흥일기업(2대)이 사용하는 낡은 핸들 축전차도 누락시켰다”고 설명했다.
석탄공사가 최근 5년간 공식집계한 117건의 산업재해 중 사망사고는 8건(장성 4, 도계 2, 화순 2)인데 이중 절반이 축전차 관련 사고였다. 또 사망사고 8건 중 5건은 하청, 3건은 정규직이 숨져 하청노동자의 위험한 작업환경을 반영한다.
석탄공사는 1950년 전국 9개 광업소로 출발한 대한민국 1호 공기업이다. 석탄산업은 1988년 552만톤으로 호황을 누린 뒤 석유, 가스 에너지가 확산되면서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석탄공사는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에 따라 1997년부터 감산과 감원 공백을 하청으로 메우고 있다. 현재 석탄공사엔 정규직 1,363명과 하청노동자 1,115명(남자 1,067명, 여자 48명) 등 모두 478명이 연간 102만톤의 석탄을 생산한다.
최근 석탄공사는 하청노동자 비율을 늘려왔다. 연도별 정규직과 하청 비정규직 비율은 2010년 65:35에서 2012년 60:40, 2016년 55:45로 비슷해졌다. 2010~2016년 정규직은 1,988명에서 1,363명으로 크게 줄었지만, 같은 기간 하청은 1,092명에서 1,115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현재 장성광업소에만 18개의 하청회사가 입주해 있다.
석탄공사는 하청회사가 산재를 은폐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사실상 만들었다. 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도급계약 특수조건’엔 공정별 산재 발생 건수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사실상 하청업체의 산재 은폐를 부추기는 꼴이다. 원정호 지부장은 “장성광업소 하청 J사에서 올 들어 2월과 7월에 2건의 사고가 일어나 ‘도급계약 특수조건’대로 하면 계약해지가 당연한데 사고를 은폐해 지금까지 아무 제재 없이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하청회사 입장에선 산재를 은폐하면 계속 계약을 유지하고, 산재를 공개하면 계약해지 될 판이니 산재 은폐를 택할 수밖에 없다.
올해 석탄공사 정규직 평균임금은 연 6,142만원이지만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들은 그 절반도 받지 못한다. 정규직과 함께 갱내에서 더 힘든 일을 하는 굴진, 채탄, 보수작업 하청은 연봉 3,000만원, 사갱, 수갱, 송탄 등 주변업무를 하는 하청은 고작 연간 1,680만원을 받는다. 이에 대해 석탄공사 권태중 안전외주팀장은 “직영과 외주용역의 임금격차를 줄이려고 올 3월에 외주업체의 임금인상율을 직영보다 더 높게 책정하는 등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권양기(수동 엘리베이터)로 석탄과 사람을 이송하는 하청 작업자는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늘 현장으로 출근할 때마다 비닐을 준비해 간다. 비닐에 용변을 보고 뒤처리하기 위해서다.
갱내와 바깥을 연결하는 전화교환원도 마찬가지다. 교환원은 낮에는 2인1조로 근무하지만, 밤엔 나홀로 근무한다. 여성 하청노동자인 교환원들은 야간엔 혼자 근무해 자리를 비울 수 없어, 교환실에 놓인 소파 뒤에서 용변을 해결한다.
장성탄광에서 캐낸 탄을 분류하는 철암 선탄작업엔 여성 하청노동자들이 일한다. 선탄 작업자들은 2014년까지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했다. 수차례 요청으로 화장실을 고쳤지만 겉만 수세식으로 하고 여전히 정화조를 설치하지 않아 배설한 용변이 석탄폐수로 흘러든다. 폐수처리도 자신들이 해야 하기에 여성노동자들은 주변건물의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

▲태백시가 ‘탄광역사촌’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철암 선탄작업장(하얀 건물) 안에선 오늘도 50대 여성 노동자가 무거운 석탄덩어리를 분류하고 있다.(아래 왼쪽) 이들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한다.(아래 오른쪽)
역시 2014년 노조 요구로 여성 휴게실을 설치했지만 선탄 11명과 분석 3명의 여성노동자가 사용하기엔 턱없이 비좁은 2평 남짓인데도 냉난방 시설도 없어 여름과 겨울철엔 사용할 수 없다.
하청노동자들은 광부의 상징인 안전등 지급에서도 차별받고 있다. 광부들이 핼멧 위에 쓰는 안전등(후레쉬)은 작업시 필수품이다. 안전등은 한번 충전에 6~8시간 사용하는데 전지 유효기간은 2년이다. 하청은 원청이 사용하다 유통기간이 다 된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안해서 예비로 2~3개씩 가지고 갱도로 들어간다.
석탄공사 권태중 안전외주팀장은 하청노동자들의 낡은 장비 지급에 대해 “그분들 생각은 그럴 수 있겠지만, 우리가 차별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도계광업소 하청 W사 이모 씨가 3개의 안전등을 갖고 들어가 작업 마치고 나오고 있다. 하청이 쓰는 아래 왼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2014년 3월 28일이고, 원청이 쓰는 오른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지난 7월 15일이다.
석탄공사 하청업체엔 정규직 사무를 보조하는 ‘사환(使喚)’이란 전근대적인 이름의 직책도 있다. 사환은 여성 하청노동자가 맡는데, 장성광업소 생산부 사환은 정규직 간부들 속옷과 양말도 손세탁해야 한다. 노조가 여러 차례 여성 차별이라며 폐지를 주장했지만, 원청 석탄공사로부터 “입찰공고(과업지시서)에 사환의 업무를 사무실내 업무 보조 및 방문객과 일부직원의 입갱에 따른 각종 의류, 안전화 등의 청결 유지와 목욕물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규정대로 했을 뿐”이라는 답만 들었다.
장성광업소엔 의류 세탁만 전문으로 하는 하청회사가 따로 있어 대부분의 광부들 옷 세탁은 해당업체가 한다. 노조는 “실제 갱내에서 험한 일을 하는 광부들은 세탁업체에 옷을 맡기는데, 작업감독을 위해 입갱하는 3개 생산부와 안전감독부의 부장과 부부장만 속옷을 사환에게 맡긴다”고 했다.
반면, 같은 석탄공사 소속의 인근 도계광업소에선 이런 일이 없다. 공공운수노조 권영달 도계지부장은 “우리 도계광업소에선 부장과 부부장이 속옷을 사환에게 맡기진 않는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해마다 321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를 실시한다. 기재부가 올 1월에 발표한 ‘2016년 경영평가 편람’엔 ‘총인건비 인상률’과 ‘노동생산성 향상’이 주요 지표다. 인건비는 낮을수록, 노동생산성은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매긴다.
노동생산성은 ‘부가가치/평균인원’으로 계산한다. 분자인 부가가치를 하루아침에 올리긴 어렵다. 결국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부가가치는 그대로 둔 채 분모인 ‘평균인원’을 줄여 노동생산성을 올리는 착시를 만들어낸다. 정규직 업무를 뭉텅이로 떼 내 외주화하면 평균인원은 줄어든다. 이렇게 양산된 간접고용은 구의역 참사와 인천공항 밀입국 사고를 만들어냈다.
고용노동부도 세월호 참사로 국민생명과 안전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았던 2014년 12월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 간접고용을 제한하는 생명안전 업무를 여객선 선장과 기관장, 철도.항공기 조종사와 관제사로만 한정해 공항의 소방과 보안, 철도 승무원과 정비사를 간접고용으로 사용하도록 용인했다. 행정자치부도 ‘2016년 지방자치단체 조직관리 지침’에서 거의 모든 행정영역에서 민간위탁 외주화가 가능하도록 문을 열었다.
최근 공공부문 파업의 핵심쟁점인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정규직을 줄이는 대신 간접고용 비정규직 확산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안전하게 살고 싶습니다.
연이은 지진에 대한 불안과 공포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울산은 특히 인근 경주월성과 기장고리에만 9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있고, 온산에는 대규모 석유, 화학공단이 있어 더 위험합니다. 일본 동경대 지진연구소 가사하라 명예교수는 한국은 지진에 대한 대비가 없는 무방비상태로 서울에 지진이 오면 전멸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반도에 더 큰 지진이 올수 있다며 지진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민주노조는 지진에 대한 본사측 대응대책을 요구하였습니다. 부랴부랴 내려온 본사 지진 대응 매뉴얼을 보면 3단계로 구성되어 직원들에게 전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매뉴얼을 보면 3단계 규모5.5 이상이 되어야 가스사용금지, 고객들에게 지진 안내방송과 대피방송을 합니다. 다중이용시설인 마트에서 고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진에 대한 내진설계가 되어 있는지, 그간 발생한 지진에 대한 건물 손상 등 피해는 없는지, 대피장소, 대피방법 등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더 큰 지진이 올수 있다는 지진전문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4단계, 5단계에 대한 매뉴얼은 없습니다.
너무나 안일하고 형식적인 지침이 아닐수 없습니다.
지진강도별로 분류한 것을 보면 5.5이상이면 흔들림이 심해 누구나 지진에 대한 공포를 느낄 정도입니다. 지난 지진으로 경주에 진열유리창이 파손되고, 마트의 진열상품이 우르르 쏟아져 내리는 것을 언론매체를 통해 보았다.
일본 지진연구자들은“한국 건물들이 적어도 규모 6.0 지진에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규모 5.0 지진에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 “한국 건축물의 33%가 내진설계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지진설계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 한국의 내진설계 수준은 규모 5.0 수준까지만 버틸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트는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일 뿐아니라 수백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 있습니다. 큰 지진를 대비한 대응 매뉴얼과 직원들에 대한 재난 안전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안전하게 느끼며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지진발생시 신속한 대응태세,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한 방안 마련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합니다.
두 노조는 힘을 모아 조합원의 이익과 안전에 관한 사항을 노사가 함께 결정하여 최대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행복담당님들과 정규직 사원들의 가장 큰 차이는 상여금이다.
정규직은 단체협약에 따라 상여금 800%를 지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담당들은 일체의 상여금이 없는 상황이다.
비정규직이니깐 다 그런거 아니냐? 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비정규직 보호법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에서 차별을 하지 말라고 되어있다.
동종업계 홈플러스와 이마트 또한 정규직 무기계약직 차별없이 기본급의 200%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다. 물론 그외의 성과급도 지급하고 있다.
아래의 표는 무기계약직들의 상여금과 성과급의 차이를 보여주는 표이다.
때문에 설문에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 설문에 참여한 행복사원들이 바라는 상여금 인상률(평균 568%)은 매우 높았다.
실제 함께 마트에서 일하는 동료 정규직원들에 비해 비교조차 할수없는 상여금 차별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민주노조는 요구한다!
행복사원 상여금을 년간 기본급 400%(성과급 포함)를 지급하라!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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