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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시민사회단체, 17개 광역시도지사에게 규제프리존법 공개질의서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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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시민사회단체, 17개 광역시도지사에게 규제프리존법 공개질의서 발송

익명 (미확인) | 월, 2016/08/29- 14:35

시민사회단체, 17개 광역시도지사에게 규제프리존법 공개질의서 발송

 

오늘(8/29)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은 17개 광역시도지사에게 새누리당 의원 122명과 국민의당 의원 3명이 발의한 「지역전략산업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이하 규제프리존법)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발송하였다. 

 

공개질의서에는 ▷규제프리존법이 법률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분별한 규제완화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규제프리존 심의 절차가 축소되어 실질적인 심사가 이루어질 수 없고 기획재정부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기업실증특례로 대기업 및 재벌을 위한 규제 폐지를 가능하게 하여 중소상인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의료분야 규제완화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개인정보보호분야 규제완화로 인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우려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피해와 복원비용이 큰 환경 분야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환경분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에 단기적 면죄부를 허용하고 국가의 책무를 부정하는 등 국민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등 모두 6개의 질의를 하고 답변을 요구하였다. 

 

시민사회단체는 17개 광역시도지사에 9/4(일)까지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요청하였으며 이후 답변을 정리하여 공개할 예정이다.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질의서

 

새누리당 의원 122명과 국민의당 의원 3명은 제20대 국회 첫날,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규제프리존법’)을 발의하였습니다. 이 법은 제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되었고 당시 시민사회단체는 규제프리존법이 법률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 등 법률적 문제점이 심각하고 의료, 환경, 교육 등 공공적 목적의 규제를 완화하여 시민의 생명과 안전, 공공성 침해 등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법안 통과를 반대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발의된 규제프리존법은 제19대 국회 때 발의된 법안과 동일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에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은 시·도지사에게 규제프리존법에 대한 입장을 질의합니다. 

 

질의1_규제프리존법이 법률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분별한 규제완화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 안 제4조 원칙허용 예외금지 규정에서는 ‘명시적으로 열거된 제한 또는 금지사항을 제외하고는 지역전략산업 등을 허용’함을 원칙으로 하고 ‘규정이 없거나 불명확한 경우에도 허용’함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하며, 안 제3조에는 ‘규제특례를 적용하는 경우에는 다른 법령보다 우선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이는 포괄적으로 규제완화를 허용하는 것으로 범위가 모호하여 법률상 명확성의 원칙에 명백히 위배되며 의료, 환경 등 공공적 목적의 규제가 무분별하게 완화되어 사회공공성이 침해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기업에게는 규제완화와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등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질의2_규제프리존 심의 절차가 간소하여 실질적인 심사가 이루어질 수 없고 기획재정부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 안 제6조 규제프리존의 지정 신청에서는 ‘시도지사가 규제프리존 지정을 받으려면 육성계획안을 수립하고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청’을 하도록 되어 있고, 안 7조에서는 기획재정부장관은 관계 부처 장관과 협의 및 특별위원회의 협의를 거처 규제프리존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규제프리존법은 공공의 영역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어 실질적인 심사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법안에는 심의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심사 절차의 진정성이 의심됩니다. 무엇보다 특별위원회는 기획재정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정부 각 부처 장관과 정무직 공무원,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촉하는 민간전문가로 구성되는데 이는 규제프리존을 지정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기획재정부가 주도할 수 있도록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충분한 논의를 하거나 시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구성이 아닙니다. 

 

질의3_기업실증특례로 대기업 및 재벌을 위한 규제 폐지를 가능하게 하여 중소상인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 기업실증특례란 기업들이 원하는 사업을 규제 없이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규제프리존에서는 대형마트 출점규제나 의무휴업제 등이 적용되지 않아 대기업 및 재벌들은 사업을 실시하는데 자유롭게 됩니다(안 제13조).


● 그러나 이는 전국적으로 추진이 어려웠던 기업맞춤형 정책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제를 폐지하는 것으로 중소상공인 적합업종 같은 골목상권 보호조치나 경제민주화 조치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정부는 기업 및 재발만을 위한 기업실증특례를 추진할 것이 아니라 경제양극화를 해소하고 공정한 경제를 가능하게 하여 서민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질의4_의료분야 규제완화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 의료기기법 제6조 및 제15조에 의해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안 제25조는 ‘허가 또는 인증을 받지 않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한 의료기기를 수입업자가 제조 또는 수입’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생물테러 및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이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 분명치 않고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위임되어 있어 허가 또는 인증을 받지 않는 의료기기가 시중에서 사용될 경우 안전장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안 제44조에는 는 의료기기 제조허가나 제조인증의 신청 또는 신고에 대해서는 다른 신청이나 신고에 우선하여 처리토록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적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 안 제43조에는 규제프리존 내에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법인은 의료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부대사업 외에 시·도의 조례로 정한 부대사업도 할 수 있게 하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2014년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허용한 병원 내 부대사업과 영리자회사 설립이 의료공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규제프리존법을 통해 시・도의 조례로 정한 부대사업까지 허용하는 것은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 안 제31조 「국유재산법」 등에 관한 특례조항에서는 ‘국유·공유재산 등을 수의계약에 의하여 사용·수익허가를 하거나 대부 또는 매각할’수 있게 하고 있는데, 이것은 공공병원을 민간에 매각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공병원이 병상수 대비 10%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OECD 국가 평균 77%인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정부는 공공병원을 확대하여 국민의 건강권을 책임져야 함에도 공공병원을 매각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포기하는 처사입니다. 


● 의료분야는 국민의 생명 및 안전에 직결되는 분야로서 경제활성화라는 명분으로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무엇보다 규제프리존법에서는 규제완화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는 데 관련된 조항이 전혀 없습니다. 

 

질의5_개인정보보호분야 규제완화로 인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우려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 안 제36조에서는 암호화 등 비식별화 할 경우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기존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정보주체를 식별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원본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 수집을 한 이후에 식별자 제거, 범주화, 총계화, 데이터마스킹이 된 사본을 만드는 것은 원본을 이용하여 개인정보를 복원할 수 있어 익명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규제프리존에서는 이를 허용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개인정보 침해를 초래할 것이 분명합니다. 


● 또한 디지털 정보 활용 서비스, 정보통신 기술 서비스의 경우 권역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규제완화의 효과를 규제프리존으로 한정하여 실시할 수 없는 한계가 명백합니다. 


● 안 제39조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제25조제1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영상정보의 수집과 이용에 관한 규정을 무시하고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기본권에 속하는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제한하면서까지 규제를 완화하여 CCTV를 설치하고자 하는 명확한 이유가 법률안에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 규제프리존법에는 개인정보보호 규제 면제 조건으로 ‘비식별화’라는 개념을 들고 있습니다. 익명화는 전혀 식별이 가능하지 않지만 비식별화는 불안전하여 식별가능성이 크다는 위험이 있음에도 안 제40조는 비식별화 이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 현재 우리나라 경우, 개인정보 대량 유출과 주민등록번호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정부는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함에도 지역전략사업 육성이라는 명분으로 개인정보보호의 규제를 완화하려는 규제프리존법은 시대적 요구를 역행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질의6_피해와 복원비용이 큰 환경 분야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환경분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에 단기적 면죄부를 허용하고 국가의 책무를 부정하는 등 국민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 안 제33조제2항은 규제프리존 내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부담금의 감면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보전산지, 그린벨트, 녹지, 도시공원 등의 개발의 특례와 보호지역개발에 대한 각종 부담금의 감면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호지역에 대한 개발을 더 촉진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됩니다.


● 안 13조~18조에 의하면 정부가 기업이 제출한 안정성 실증결과만을 통해 규제특례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제2의 옥시가습기살균제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옥시의 경우 1999년 가습기살균제의 인체유해성이 예상된 흡입독성 실험을 생략하고 피부독성 실험만을 추진 후 2001년 10월부터 제품을 판매하면서 발생된 문제입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5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한의 원인으로 확정되어 정부가 관련 상품을 회수 조치하였지만 살생물제에 대한 흡입독성분석에 대한 국가공인 실험이 미흡한 점을 틈타 옥시는 2011~2012년까지 서울대, 호서대의 연구용역을 통해 유해성은 은폐하고 유리한 의견서만을 제출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 안 73조에는 기업의 사업승인신청 후 13일 안에 관련계획과 이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사전재해영향성검토협의를 위한 주민의견청취를 합동설명회, 합동 공청회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각 평가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13일이라는 물리적 시간동안 형식적 절차를 밟기에도 짧은 시간입니다. 즉 주민들의 알권리를 현저히 침해하는 요식행위로서 절차적인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 환경, 생명, 안전에 관한 경우 ‘원칙적 금지’형태로 안전성이 국가공인방식에 따라 검증된 안전망 속에서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고, 이 외의 경우 기업의 입증책임을 보다 엄격히 부여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러나 피해와 복원비용이 큰 환경 분야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국가책임을 방기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하는 처사라 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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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성욱 |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복지정책과 제도는 한 공동체와 그 구성원을 대하는 당대의 이해(理解)를 반영한다. 따라서 정책과 제도를 보면 사회구성원들이 사회적인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다루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공공부조제도는 복잡하기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제도이다. 수급신청자 가구 뿐 아니라 수급가구의 법적 부양의무자의 주민등록정보에서부터 가구원 전체의 소득과 재산, 민감한 금융정보와 출입국 기록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수급자격을 부과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정보의 양과 범위는 어떤 사정기관도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고 방대하다.  

 

왜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도 하지 않는 복잡한 제도를 운영하게 되었을까. 사실 우리 공공부조제도 형성사를 돌아보면, 가난에 몸부림치다 국가의 원조를 요청한 자가 있더라도 긴급한 구호를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몰래 숨겨놓은 소득과 재산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에 지배되었다. 단순히 현금소득만 없고 몇십억대 집에서 살고 있는 자산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신청자의 자녀가 대기업에 다니는 고소득자임에도 불구하고 파렴치하게 국가의 도움을 요청한 자라고 미루어 걱정하기도 했다. 그래서 혹여 있을지 모를 부도덕한 신청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물론 이런 사례는 전 세계에서 손쉽게 발견되지만, 부정수급자가 있다면 추후에 환수하고 적절한 처벌을 가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선택을 했다. 어쩌면 부정한 신청자에게 복지를 제공했다는 비난이 두려운 정책입안자와 공무원들의 보신주의도 한몫 했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지역, 성, 가구원 수, 소득유형, 주거형태, 질병의 정도, 노동가능능력, 장애여부, 직종, 부양의무 등 온갖 판정기준과 예상사례들로 만든 엄청난 ‘경우의 수’를 제도에 반영하고자 했으며, 결국 수급자격이 있는지 여부조차도 사회복지전담공무원 개인이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제도괴물을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그래서 정부는 매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수급자격 판정용 슈퍼컴퓨터와 전담조직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십년 연락이 끊인 자식의 소득으로 수급권이 박탈된 노인의 음독자살이나 ‘송파 세모녀’와 같이 국가지원을 받지 못한 가족의 동반자살과 같은 안타까운 기사를 끊임없이 목격하는 사회에 살게 되었다.

 

다시 환기하자면, 제도는 당대의 이해를 반영한다. 피상적으로만 보면 이러한 아이러니는 제도적 합리성의 오류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쩌면 답은 우리에게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울 의지가 있는가. 사회의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는 개인과 가족의 역사와 고통을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보다 우리는 서로 신뢰하는가. 

 

이번 호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기준을 기획으로 한다. 이는 가족이 일차적인 생계의 책임을 진다는 것이고, 달리 말하면 국가가 정한 부양의무자가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피부양자는 사회적 구호를 받을 수 없다는 말이다. 짧은 지면에 다 열거하기도 어려운 문제와 사회적 아픔을 가진 대표적인 독소조항이긴 하나, 대표적으로 법적쟁점과 사각지대 문제 그리고 폐지여부와 관련한 쟁점을 중심으로 세 가지 주제를 준비했다. 돌이켜보면 부양의무자기준이 그나마 세간의 관심이라도 받은 경우는 정권이 바뀌면서 시민사회의 요구가 응집되고 생계형 가족동반자살과 같은 극단적 사건이 발생할 때였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새로운 이슈가 부상하면 자연스럽게 다음을 기약하지도 못한 채 잊혀져갔다. 모쪼록 이번 복지동향이 부양의무자기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들의 관심과 고민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화, 2017/08/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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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독을!!! 신고리5·6호기 공론화로 전면 탈핵의 방향을 제한해선 안 된다! 출처: http://nonukesnews.kr/1121 [탈핵신문]


신고리5·6호기 공론화로 전면 탈핵의 방향을 제한해선 안 된다! 현 정권의 기반, 의석 수가 아니라 ‘국민의 힘과 열망’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두 달여. 그동안 쌓인 적폐 청산의 강력한 추진을 약속하며 등장한 현 정부는, 그러나 만만치 않은 반격과 쉽지 않은 경제 위기 속에서 추진 속도와 깊이를 놓고 고심 중인 듯하다. 광장 촛불이 만들어낸 현 정권의 기반은, 과반에 못 미치는 의석이 아니라 지속적인 요구로 형성되..
일, 2017/07/1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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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summer, Hotpinkdolphins opens the Dolphin Camp for elementary school students near the dolphin habitat on Jeju Island. Participants watch wild dolphins swim freely in the ocean and then they get to swim in the ocean, too. This year was very special because we were able to see about 50 Jeju dolphins including Jedol who was illegally captured in 2009 by a local dolphin show company, sold to Seoul zoo, and then finally released to the wild in July 18, 2013 after Hotpinkdolphins initiated 'Free Captive Dolphins' campaign in the summer of 2011 in South Korea. photo by Licky Rooney

일, 2017/07/3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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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증진법 시행의 의미와 과제

 

이기연 |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대우교수


새 정신보건법, 누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정신보건법 만큼 파란 만장한 법은 없을 것이다. 1995년 제정 이래 20여 년간 15차례 이상 개정작업이 이루어져 일명 ‘누더기법’이라 칭하기도 한다. 많은 개정작업의 역사가 있었기에 이번 전면개정을 통해 ‘의료법의 특별법’, ‘사회방위법’이라는 오명을 벗고 과연 환골탈태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새 정신보건법, 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증진법)은 급박하게 추진되었다는 비판과 이해당사자들의 반대 등 잡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와 재활’에서 ‘복지와 인권’으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시행 직전까지도 언론을 통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정신보건법이 그 제정 배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신보건법은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보호의 근거를 확보하기보다는 사회방어적인 동기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명칭이 바뀌고 치료와 보호의 범위를 넘어 권익보호와 복지서비스 제공까지 포괄적이고 발전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강제입원의 위험성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는 근거는 다양하다. 의료라는 이름으로 환자의 인신구속을 합법화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인 동시에, 보호입원과 강제적 인신구속의 경계에서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 긴장관계는 쉽게 정리되기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이들 논란의 대부분은 강제입원요건을 강화한 조항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특히 ‘언론을 통한 논란’은 결국 새 정신보건법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이해되고 있으며 또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가와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사의 제목을 중심으로 볼 때 “정신질환자 강제 입원 어려워진다”라는 담백한 전달에서부터, “정신보건법 개정안, 인권보호법인가, 인권침해법인가?”라는 선정적 질문을 통해 정신보건법 개정안이 오히려 "인권과 건강권을 침해" 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전파하는 기사까지 다양하다. 구체적으로 “정신보건법 개정안 후폭풍? 환자 대란 발생 한다”, “퇴원대란 우려 정신보건법 개정안, 치료 필요한 환자 방치할 뿐", “5월 시행 정신보건법 개정안 논란, 강제입원 막으려다 10만 정신질환자 치료 놓칠라” 라는 제목으로 정신보건법이 시행되면 10만 정신질환자가 입원이 어려워 치료시기를 놓치게 될 뿐 아니라 기존에 입원해 있던 정신질환자 중 개정된 입원요건에 맞지 않는 경우 대대적인 퇴원이 불가피하여 엄청난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로 쏟아져 나오는 ‘대란’이 야기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나마 “정신질환자 1만 9,000명 사회복귀 임박…치료 도울 시스템은 태부족”이라는 기사가 유일하게 사회복귀를 위한 시스템이 부족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보도 내용은 ‘환자대란’이라는 표현으로 불안유발 및 사회방어적인 입장을 부추기고 10만 정신질환자가 치료시기를 놓치게 될 것을 염려하기도 한다. 또한 새 정신보건법이 치료와 보호에서 진일보하여 인권과 복지를 강조한 것과 달리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오히려 방치하여 개정 이전 상태로 역행 하고 있음을 시사하거나 ‘인권침해법’이라 단정 한다. 

 

이렇듯 일방적으로 새 정신보건법을 비판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내용들은 주로 신경정신의학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경정신의학계의 비판 취지는 정신보건법이 의사를 ‘잠재적 범법자’로 보는 ‘악법’ 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을 수 없는 정신보건법의 가벼움”, “실행 불가능한 정신보건법 개정안, 전면 수정해야”, “'정신보건법 개정안' 시행 앞두고 졸속 추진 논란”, “현실 무시한 정신보건법 개정안‥산으로 간다?”, “실효성 논란 있는 정신보건법 개정안” 이므로 “정신보건법 개정안, 최단 기간 내 재개정해야” 하며, “정신보건복지법을 다시 개정하라!”고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정신건강증진법, ‘새로운’ 정신보건법인가 ‘최근의’ 정신보건법인가?

시행을 앞두고 언론을 통해 부각되고 있는 이슈들은 결국 다양한 형태의 입원과 입원 연장과정의 주요 장치들이 과도한 행동낭비를 초래하여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와 정신건강심의위원회의 기능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비상시 기구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선정적인 내용은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강남역 살인사건을 소환하는 대목이다. “'잉크도 안 말랐는데' 정신보건법 개정안 구설수…묻지 마 살인 후 관심 증폭”, “변했지만 변하지 않았다...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1년” 이라는 제목들이다. 개정된 정신보건법 조차 ‘혐오범죄’ 혹은 ‘정신질환자의 범죄’로부터 우리 사회를 보호하거나 안전케 하지 못한다고 하며 사회적 불안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 사회적 낙인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편 “정신보건법 개정안 '뜨거운 감자'”, “'정신보건법 개정안' 갈등 여전”, “정신보건법 개정안 시행 전부터 ‘시끌’…정부·의료계 대립각”, “정신보건법 개정안 재개정 요구, 사실상 '묵살’”, “정신보건법 개정안…학회 vs 정부, 팽팽한 대립각” 등의 제목으로 신경정신의학계와 보건복지부의 갈등이나 불협화음을 강조하는 기사도 다수 있다. 결과적으로 “정신보건법 개정안 고심하던 복지부…‘예외규정’ 삽입” 등의 제목을 통해 신경정신의학계의 압력으로 정부가 이에 굴복 혹은 후퇴한 입장 등 의료 이해당사자와 보건복지부의 대립각이나 역학관계에 초점을 둔 기사들이 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한 부분에는 “WHO, 한국 정신보건법 개정안 지지”라는 제목으로 강제입원 비중이 높은 한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UN 장애인권리협약(CRPD)에 근거하여 강제입원 폐지를 위한 노력을 권고해 온 세계보건기구(WHO)의 평가적 입장을 제시함으로써 새 정신보건법에 힘을 실어주는 기사도 있다. 한편, 새로운 정신보건법의 진일보한 인권적 측면을 강조한 것은 “정신병 강제입원, 20년 만에 인권 앞에 서다”라는 제목이 유일하다. 지역사회의 역할과 관련하여, 지역사회의 움직임을 보도한 경우는 서울과 경기도의 상황이 유일하다. "정신보건법 개정안, 지자체도 큰 걱정" 이며, “정신질환자 ‘광역대책망’ 구성”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새 정신보건법의 시행 첫 날인 2017년 5월 30일이 지났다. 이후에 언론에 등장한 새 정신보건법과 관련한 기사는 “정신질환자 강제입원 전문의 진단요건 완화 논란” 이라는 기사를 통해 시행 전 날 새로운 법 적용의 한시적 유예조치를 취한 보건복지부가 새 정신보건법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오늘 정신보건법 시행···환자 퇴원대란 촉각...政↔醫, 상반기 최대 공방전···정책 성패여부 초미 관심”1)이라는 기사에서는 ‘정신보건학계 관계자’의 말을 빌어 “결국 퇴원대란이 이번 정책 성패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며 “의료계 우려가 현실이 될지, 아니면 복지부 주장대로 기우에 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한다. 이어 “퇴원대란 여부는 아마도 제도 시행 3개월 후부터 확인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추이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도함으로써 정작 정신질환자의 범죄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불식시켜야한다는 기존의 신경정신의학계의 주장2)이나 옹호적 입장과는 달리 우리를 당혹 혹은 경악하게 하는 언사를 전달한다. 

 

그러나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일단 준법진단 하겠다”는 표현으로 준법투쟁을 연상시키고 있으며, “누가 정신질환자 강제입원의 결정권자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의료현장의 자구적 대안으로서의 사법입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도 등장한다. 이와 함께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보호라는 당면한 과제를 수행하는데 “정신질환자 치료·케어할 인프라 너무 부족” 이라는 제목으로 현실적 대안을 촉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언론을 통한 새 정신보건법과 관련한 다양한 논란의 주요 생산자는 신경정신의학계이며 정신장애인 당사자나 가족, 다른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적극적으로 발화되지 않았거나 전달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편향은 어쩌면 새 정신보건법의 탄생 이유이자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할 방향을 잘 드러내고 있다. 즉 새 정신보건법이 정신건강증진법으로 환골탈태할 것인지, 여전히 ‘새롭지’도 않고 또 다른 개정의 연속선상에 있을 뿐인 ‘최근의’ 정신보건법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인지의 시험대에 놓여 있다. 언론에서 재생산되고 있는 강제입원 혹은 (입원)치료의 필요성에 비해 권익보호와 복지서비스제공에 대한 논의는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취약하다. 이에 대한 대응과 준비, 구체적인 노력을 어떻게 기울여야하는지에 대해 공론화의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 효율성 담론이나 사회방어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신보건법이 지향하고자 하는 제정 목적에 초점을 옮겨갈 필요가 있다. 


정신건강 증진에서 정신건강 역량강화로

총 89조로 구성된 새 정신보건법에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강제입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과 UN 장애인권리협약(CRPD)에 근거하여, 강제입원 폐지를 위한 장기적 노력과 함께 정신질환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한다는 정신건강복지법의 제정 목적에 있다. 이를 위해 정신질환자의 재활 외에 복지와 권리보장을 선언하고 있으며, 그 기본이념에서도 자기결정권과 정책결정에 참여할 권리, 필요한 도움을 선택할 권리를 명시하였다. 정신질환자 개념 정의에 있어서도 의료적·진단적 범주가 아닌 증상과 장애를 위주로 구성하여 의료적 접근 대신 기능적·사회적 접근을 시사한다. 즉 정신질환이라는 개념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 실질적인 내용은 장애인복지법에서 말하는 장애개념에 가까워졌고 치료의 대상이 아닌 특별한 정체성을 가진 인격, 즉 법적 주체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목적에 걸맞게 과연 지역사회와 복지시스템은 준비를 하고 있는가?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보호 및 정신건강증진과 관련한 현실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
 
인권보호 및 삶의 질은 차치하고라도 기존에 우리나라 만성정신질환자 중에서 결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는, 최소한의 지역사회 보호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소위 ‘등록관리대상자’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지역사회 보호시스템 안에서 사례관리를 필요로 하는 추정치의 약 20% 이내3)이며 나머지 중증정신질환자들은 사실 상 퇴원을 하여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으나 정신보건 인프라를 통한 최소한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이들은 최근에 강화되고 있는 공공영역의 사례관리시스템에 편입되어 도움을 받고 있거나 더 많은 사람들은 지역사회에서 소위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희망복지지원단이나 최근의 읍면동복지허브화 사업 수행 및 지원인력으로 정신보건전문요원의 배치를 적극 시도하기도 하였다. 즉 정신보건 전달체계나 인프라 만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를 지역사회복지의 영역에서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편 새로운 정신보건법이 작동되도록 올해 부분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절대적인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또한 새로운 정신보건법에서는 공공영역 사례관리시스템과의 연계나 협력 혹은 통합방안에 대한 구성이 전혀 제시되지 않아서 변화하는 복지영역의 환경과 무관하게 혹은 진공상태에서 이루어진 법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새 정신보건법이 복지와 인권법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당사자인 정신장애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고 또 반영하고 있는가? 정신질환자들이 어떠한 삶의 경로를, 어떠한 사회적 서비스 이용 궤적을 거치고 있는지 당사자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는가? 아무리 법이 전면 개정되고 목적으로 선포하고 있더라도 우리는 당사자를 존중하고 그 입장에서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려고 하는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 여전히 정신질환자들은 법 집행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권의 토대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 즉 인간을 정중하게 대하라는 의미로서 이해된다. 그 사람이 어떠한 삶의 조건을 가지고 있더라도 인간이므로 존엄한 대우를 받으면서 자신의 생존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한 사회인가? 사람이라면 자기만의 이유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그 설계를 완성해가는 삶을 살아가길 기대한다. 즉 그 방식 자체가 완벽하거나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의미부여하고 자신이 선택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이러한 것은 소위 비장애인의 삶에만 적용하고 있으며, 장애인의 삶은 예외적인 것으로 둔다. 

 

법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인간의 취약성을 인정하면서,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도 자신의 믿음과 신념이 반영된 것이므로 이성뿐 아니라 감정 역시 법이나 정책이라는 공적 판단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 한다. 즉 감정을 배제한 법이 성립할 수 없지만 특히 혐오와 수치심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혐오와 수치심의 순기능도 존재하지만 이것이 취약한 집단을 향할 때 차별과 배제를 낳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훼손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에 바탕 하는 자유주의 사회라면 혹은 그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라면 자신과 타인의 유한성과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상호 의존하는 관계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편 그녀는 인간의 역량은 “한 사람이 타고난 능력과 재능인 동시에 정치적·사회적·경제적 환경에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의 집합”으로 확장하여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스바움은 자신의 역량이론4)을 펼치면서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내면적 역량만이 아니라 결합역량, 즉 외부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오늘 우리의 현실에 적용한다면 정신질환자의 자기결정 능력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자기결정역량을 강화하고 개인이 선택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한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촉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국민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보람 있는 일을 한다면 정부는 제몫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누스바움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국가는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정책보다 건강역량 증진을 정치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한두 개의 건강 관련 정책을 개발해 모든 국민에게 적용하는 방식이 아닌, 개개인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 과정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국가의 역할을 되물으며 어떤 정책을 선택하고 실행할 것인지의 방향을 가늠케 한다.

 

내용적으로는 인권보호와 삶의 질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신건강증진법에서 여전히 국가의 가부장주의적 개입 의지가 희미하게 베어 나오고 있으며, 그 개입을 추동하거나 현실화할 수 있는 자원 투입이나 인프라 확충의 가능성 역시 아직은 멀게만 느껴진다. 자유는 무료가 아니다. 자원의 결여는 스스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달성하거나 향유할 수 없다. 즉 자원 없이 자유도 없다. 따라서 정신건강을 증진하는 정책이 아니라 정신건강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으로의 변화를 통해 개인이 선택한 삶의 방식을 존중한다는 의지의 천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제 막 문을 연 ‘정신건강증진법’의 문을 다시 나와 ‘정신건강역량강화법’을 주문하는 것은 너무 이른 것인가?

 


1)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19104&thread=22r01

2)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비정신장애인의 범죄율에 비해 10%에 지나는 않는 다는 것이 대검찰청 범죄분석보고서(2011)로 주로 인용되고 있음.

3)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사업보고서(2015). 7쪽.

4) 마사 누스바움(Martha C. Nussbaum)지음. 한상연 옮김. 2015. 『역량의 창조』. 서울:돌베개.

목, 2017/06/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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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세계 물의 날, 4대강사업 불법행위 드러난 MB 철저히 조사해야

[caption id="attachment_189246"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오마이뉴스 유성호[/caption] 4대강을 둘러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불법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언론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지 않고 빼돌린 문건 가운데 4대강사업을 반대한 단체에 대한 배제와 불법사찰문서가 포함됐음이 밝혀졌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이 금품을 받고 4대강사업에 특정기업을 참여시킨 혐의가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4대강사업을 결정하고 추진한 세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지 않고 빼돌린 문서 제목 가운데는 ‘4대강 살리기 반대세력 연대 움직임에 선제 대응’, ‘종교·좌파단체, 4대강 반대 이슈화 총력’, ‘각종 보조금 지원 실태를 재점검하여 좌파성향 단체는 철저하게 배제, 보수단체 지원 강화’, ‘좌파 환경단체의 청소년 대상 환경 교육 차단’도 포함되어있다. 시민사회가 4대강사업을 막아선 이후 받게 된 탄압의 실체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이 특정기업에서 5억 원을 받고 794억 원을 수주해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가 밝혀졌다. 이 전 대통령이 4대강사업과 관련해 금품비리 당사자로 파악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14년 4대강사업 입찰 담합 행위에 대해 건설사 전·현직 임원이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교묘히 법망을 피해갔다. 이번 일을 시작으로 이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해 4대강사업을 둘러싼 민낯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바란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심사하는 날은 내일, 3월 22일이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세계 물의 날이다. 세계 물의 날에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긴다는 의미가 있다. 4대강사업 과정에서 드러난 비리와 불법, 동조하고 추진한 정부와 기업, 정당, 단체, 학자 등 세력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묻고, 처벌해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4대강사업으로 하천을 유린하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데는 당시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책임도 크다. 자유한국당은 정권이 바뀐 현재까지도 개발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하천정책의 정상화를 발목 잡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에서 물관리 부분만 통과시키지 않고, 여러 차례 파행을 일삼으며 정치적 이기심과 무능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을 담보로 사욕을 채우는 세력에 대해 세계 물의 날을 기념해 경종을 울리고 하천정책 정상화를 기원한다.
2018년 3월 21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이철수 장재연 사무총장 최준호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수, 2018/03/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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