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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 ‘지혜의 기둥’, 김재형 신임 대법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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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 ‘지혜의 기둥’, 김재형 신임 대법관 후보자

익명 (미확인) | 금, 2016/08/05- 14:57

“대법관은 임명된 날 하루만 즐겁고, 남은 임기는 내내 더없이 괴롭다고들 한다. 그래서 그 하루의 즐거움이 6년의 고달픔을 이겨내게 해 주는 것도 아닐 텐데, 왜 그렇게들 대법관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나누기도 한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재임 시절 선고한 판결을 되돌아본 책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대법원은 수도원이나 절간에 비유되기도 한다. 6년 동안 대법원에 감금되는 것과 다름없다는 말도 있다. 대법관은 하루 종일 자료에 치이면서 끊임없이 사건기록을 읽고 동료 법관들과 토론하고 판결문을 써야 한다. 해마다 안경의 도수를 높이는 것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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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이인복 대법관이 물러나는 것에 맞춰 신임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제청됐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8월 중순 열릴 예정이다. (사진 출처: http://www.urimal.org/775)

민법 이론과 실무 겸비

그 고달픔 혹은 영광의 대열에 곧 합류할 신임 대법관 후보자가 최근 발표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는 9월1일에 퇴임하는 이인복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재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1)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대법원은 임명 제청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법 권위자이면서 학자로서는 흔치 않게 실무경력도 갖춘 법조인이다. 수많은 연구 논문 등을 발표해 한국 법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면 오는 9월2일 대법관으로 6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장 이름까지는 알아도 대법원장 이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물며 대법관은 일반 시민들에게 낯설다. 법조 출입기자나 일선의 판사들조차 대법원장, 법원행정처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전부의 이름을 대 보라고 하면 얼마나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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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가운데) 등 대법관 14명 전원이 참석한 기념사진. 2013년 당시의 구성. 사법부는 입법부나 행정부에 비해 소극적인 권력기관이지만, 사법부의 결정에 따라 정책의 큰 물줄기가 바뀌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다른 두 기관에 못지 않다. (사진 출처: http://blog.ohmynews.com/jeongwh59/tag/%EC%A1%B0%EB%AC%B4%EC%A0%9C%20%E…)

대법원이 대통령이나 국회에 비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적은 것도 아니다. 변호사가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를 받지 못하게 하거나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설립을 할 수 있게 한 것도 대법원이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정적 증거자료를 ‘증거능력이 없다’며 항소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으면서 많은 이들의 속을 뒤집어놓은 것도 대법원이다.

어떤 때는 진보적인 한 걸음을 내딛다가도 어떤 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뛰어간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대법원은 검찰과 달리 대법원장을 필두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라고 보긴 어렵다. “대법원은 단일체가 아니다. 12명의 대법관(일상적 판결에 참여하지 않는 대법원장과 행정을 맡는 법원행정처장 제외)들이 투쟁하는 사상과 이론의 전쟁터다.”

두 번째 교수 출신 대법관 후보…”부인과 법 토론할 때 가장 행복”

대법원 판결의 99.9%를 차지하는 소부(대법관 4명) 판결은 4명의 전원합의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소부에서 합의가 되지 않거나 사회적 의미가 있는 판결은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3명의 전원합의체로 가져가는데 여기서도 다수 의견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다른 대법관의 의견을 듣고 내 의견을 고치고 또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법관 한 명 한 명의 이력과 성향을 좀 더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김재형 후보자는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명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18기)을 거쳐 공군법무관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1992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1994년 서울민사지법 등에서 판사로 재직하다 3년 만에 법복을 벗었다.

짧은 법관 이력 중에 ‘칵테일사랑’이란 노래의 코러스 편곡자에게 2차 저작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이 코러스 편곡자의 변호인이 현 서울시장인 박원순 변호사였다. 1995년부터는 모교인 서울대 법대로 돌아가 지금까지 학자의 길을 걸으며 법학도들을 양성해 왔다. 김 후보자의 부인은 지난 2월 사직한 전현정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49)이기도 하다.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 양창수 전 대법관에 이어 교수 출신으로서는 두 번째 대법관이 된다. 2014년 양 전 대법관이 퇴임한 이후 교수 출신 대법관은 2년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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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퇴임한 양창수 전 대법관. 서울대 법대 교수 시절, 대법관으로 임명됨으로써 최초의 학자 출신 대법관이 됐다. 학계와 실무에서 ‘민법의 대가’로 꼽혔다. 현재 한양대 로스쿨 교수로 있다.

이전부터 김 후보자는 한국 민사법 분야의 권위자로 꼽혀 왔다. 민법론, 민법총칙 등 다양한 민사법 전공서적을 저술했다. 학계 출신 대법관이 다시 한 번 나온다면 ‘0순위’로 꼽힐 정도로 꾸준히 대법관 후보로도 거명돼왔다. 2011년에는 법률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법원의 평가는 이렇다. “민법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도산법·비교법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 활동과 실무계에서의 활발한 참여와 활동을 통해 학계와 실무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김 후보자의 학구적 면모는 주변의 일화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평소 제자들에게 하루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밤에 잠들기 전에 부인과 법 토론을 할 때라고 밝혀왔다고 한다. 술자리에서도 강의를 계속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의 강의평가도 좋은 편이다. 수업 스터디 모임이 팬클럽처럼 발전되기도 할 정도라고 한다. 김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제청 소식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도 있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언론보도를 검색해보면 김 후보자는 외부활동이나 방송출연, 언론인터뷰는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것도 극히 일부다.

김 후보자는 2013년 서울대 법인화 이후 1년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룬 EBS 뉴스 인터뷰에서 법인 이사회의 과도한 권한을 경계하는 취지로 “평의원회의 기능이라든지, 권한을 강화해서 이사회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KBS 인터뷰에서 한자표기를 줄이고 알기 쉽게 풀어 쓴 민법 개정안이 19대 국회 임기 종료로 폐기될 위기에 놓인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민법은) 기본적인 생활관계를 규율하는 법입니다. 국민들이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보수일지, 진보일지….평가 엇갈려

어떻게 보면 다소 ‘진보 성향’으로 비칠 수 있는 모습들이다. 김 후보자는 과거 대체복무제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2002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출간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책에 실린 논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병역강제는 양심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것이다. 양심의 자유를 실현할 수 있도록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여야 한다. 국민의 평등한 공적 부담의 원칙은 병역거부자에게 그 부담 정도가 병역의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대체복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을 헌법불합치 결정해야 한다.”

이 논문 중에서 김 교수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대해 “1970년대 유신독재체제와 1980년대의 정치상황은 양심범, 정치범을 양산했다”고 평가했다.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도 “1980년 후반에는 국가보안법 등 반민주, 반통일 악법에 대한 개정 또는 폐지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매우 고무적 현상”이라며 부정적 시각을 피력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처음 임명제청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대법원이 너무 보수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았다.

더 다양한 배경과 출신의 대법관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결국 새로 임명제청된 대법관 역시 ‘50대, 남성, 서울대’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임 이인복 대법관이 상대적으로 소수 의견을 많이 내 온 ‘진보성향’으로 분류됐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을 표시하는 이들이 많았다.

김 후보자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반대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같은 파렴치한 기업 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이 논의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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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지난 6월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옥시 재발방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20077282).

그는 2012년 펴낸 <언론과 인격권>에 수록된 논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손해배상은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다. 피해자는 손해보다 더 많은 배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 과도한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것은 정의관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불법행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는 불법행위를 처벌하려고 민사책임을 이용하는 것은 법의 발전이 아니라 퇴보라고 본다고도 밝혔다. 형사처벌은 법률에 따라 이뤄지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법관의 ‘재량’에 따라 행사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논란이 일자 김 후보자는 “논문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해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침해하는 중대한 불법행위에 대한 부분은 신중히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의 ‘보수 성향’에 대한 우려가 기우라는 시각도 있다. 동료인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자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논문을 언급하며 이렇게 밝혔다.

“김 교수가 보수적이라고 세평이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 사고의 폭도 넓고 개방적이다. 꼴통보수적인 의견을 그에게서 들은 적이 없다. 민법을 기초로 한 토대 위에서 개방적 판례를 기대한다.”

이번에도 “50대 남자, 서울대, 판사 출신”…다양성 아쉬워

출신이나 배경을 가지고 대법관의 판결 성향을 가늠하는 것은 성급한 일일 수 있다.

헌정사상 세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된 박보영 대법관은 호남 출신, 한양대 졸업, 이혼 경력, 현직 판사가 아닌 변호사 등의 이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많은 언론은 박 대법관이 ‘소수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진보적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치마 대신 바지를 입은 것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쌍용차 해고무효 사건에서 복직을 결정한 항소심을 뒤집었다. 재일동포 3세 정영환씨가 제기한 입국 거부 취소 소송도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박 대법관뿐만 아니다. 소아마비 장애인이자 서울이 아닌 지방법원 경력만 있던 김신 대법관 역시 기대를 받았지만 대부분 다수의견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돼 이른바 진보대법관으로 불렸던 ‘독수리 5형제’는 오히려 한국사회에서 주류 중의 주류 출신이었다. 경기(여)고를 졸업한 사람이 4명, 서울대 법대 출신이 4명, 법관 경력뿐인 사람이 4명, 재판연구관 출신이 4명이다. 이런 조합은 “법원에서도 쉽게 찾기 힘든 최고급 엘리트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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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대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50대 남자, 서울대, 판사 출신”. 대법관 구성이 사회의 다양한 이해와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좀 더 다양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다.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기대한다면 진짜 문제는 선출 방식에 있는지도 모른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를 선정한다. 후보추천위는 모두 10명인데 사실상 과반수가 대법원장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추천위에 참석하는 법원행정처장을 통해 대법원장의 의사가, 법무부 장관을 통해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대법원장이 연수원 몇 기 이상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구체적 의견을 내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검토 대상에 오른 이번 대법관 후보 역시 34명 중 33명이 남자, 1명이 여자였으며 대다수가 서울대 출신의 50대 후반 법원장급 이상이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현행 법원조직법 자체가 대법관의 자격을 만 45세 이상에, 20년 이상을 판사·검사·변호사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정하고 있다. 교수나 공공기관 종사자를 임명할 수 있지만 변호사 자격은 필수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대법관 자리는 ‘서울대 법대를 나온 판사 출신 남성’이 독점해 왔다.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1980년 이후 대법관 85명 중 95%가 남성, 75%가 서울대 법대 출신, 89%가 판사 출신이었다.

“양심을 따랐다면, 기존 판례 존중해야”

“헌법의 미학은 발전하고 진화한다는 것이다.” 김영란 대법관은 앞서 책에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이 지난해 방한 강연회에서 한 말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다수결의 원리를 토대로 한 기관인 국회나 행정부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할 의무가 사법부에 부여되어 있다는 자각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발전하고 진화하는 헌법의 미학은 존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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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 9인 전원 사진. 미국에서는 이들을 ‘지혜의 아홉 기둥’이라고 부른다. 얼마 전, 스칼리에 대법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후임 대법관을 임명하는 문제를 놓고,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 우위 의회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미국 대법관은 종신직이기 때문에 어떤 인물을 대법관으로 뽑는지가 커다란 정치적 쟁점이 되곤 한다. (사진 출처: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021473981)

사법부는 법을 해석하는 기관이지만, 입법부의 입법 취지와 달리 해석해야 할 때도 있고 입법부의 부족하고 모자란 지점을 법 해석으로 메꿔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동성동본 금혼 규정은 오랫동안 당사자들을 고통 받게 했지만 워낙 소수인 나머지 그들을 대변해 입법안을 제출해 줄 국회의원이 없었다. 정작 동성동본 금혼 규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은 1997년 헌법재판소였다. 그러고도 법이 개정된 것은 8년이나 지난 2005년이었다.

그런 점에서 김 후보자의 10년 전 발언은 곱씹어 볼만하다. 그는 이번에 자신을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양승태 대법원장이 2005년 대법관으로 지명될 당시 열렸던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양승태 후보자가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는 판결이 너무 소수라는 게 단점이 아닌가”라는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 기존 판례를 따르는 태도는 존중돼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교수’ 출신이었던 양창수 전 대법관은 민감한 사건에 대해 신중함을 넘어서 정치적으로 보일 만큼 사건 판단을 너무 미룬 탓에 사건 당사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김재형 대법관’에게 바라는 것도 ‘보수적’ 혹은 ‘진보적’이라는 협애한 시각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 터다. 그저 지금, 2016년 대한민국에서 ‘상식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판단을 내려주기만 바랄 뿐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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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을 전개하기 전에 막장드라마 같은 한국의 현재 정치판에 문재인만한 인물이 새로운 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은 한국 국민들에게는 축복과 행운임에 분명하다. 인간 문재인은 반듯하고 깨끗하고 실무적 능력을 갖춘 서민적인 대통령의 이미지로 한국 현대사에 깊이 각인될 듯싶다. 그러나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교과서적인 반듯한 원칙만으로 관리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적 성찰과 민족적 혜안 그리고 결단의 용기가 필요한 지점에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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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평화의 집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 9일 남북고위급회담이 상당한 성과를 내면서 첫 만남을 이루어내고,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에 대하여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 그리고 유엔 사무총장 등이 적극적 지지의사를 표시함으로써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정치 및 안보 지형은 이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느낌이다.

그 동안 무능했던 과거 한국정부를 상징하던 ‘코리아패싱’ 또는 ‘코리아프레싱’ 등 논의를 극복하고 비로소 한국정부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주요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운전자론’과 주도적 역할론이 전면에 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첫 대면부터 북한당국이 가장 예민하게 다루고, 도무지 양보할 수 없는 북핵 문제를 전면에 제기함으로써 평창 이후 군사회담 등이 과연 지속적이고 성과를 담보하는 만남으로 이어질지 예측이 어렵게 되었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2017년 말 현재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 할 수 있는 핵보복능력 (MAD, Massive Assured Destruction)을 갖추면서 여차하면 있을 수 있는 미국의 선제공격력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국가의 가능한 자원을 경제발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중국의 예에서 보듯이 마오 시절 미국에 맞대응 할 수 있는 핵보복능력을 갖춘 기반 위에서 비로소 등소평의 개혁개방의 경제발전이 가능했다는 경험을 거울삼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핵보복능력을 갖추는 과정에서 여의치 않게 미국이 주도한 UN안보리 제재와 압박이 한층 강화되고, 주요 경제 파트너인 중국마저 이에 가세함으로써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험로에 봉착한 셈이다. 이에 평화의 제전인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이를 지렛대로 삼아 오는 9월 노동당 정권 수립 70주년을 당당하게 치르는 등, 국제사회에 북한이 책임 있고 평화를 선호한다는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하면서 UN의 압박과 제재를 완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한반도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 입장 모호

이에 반하여 한반도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애매모호하기 그지 없다. 북한의 핵위험에 직면하여 외치는 평화정착이라는 교과서적인 선언 외에는 구체적인 구상과 방도를 찾아보기 힘들다. 문재인 대통령의 회견 내용으로 보면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한다는 전제하에서만 경제협력과 관계정상화가 가능하며,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과의 강력한 연대하에 제재와 압박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는 마치 지난 60여 년간 끊임없이 대북 적대시정책으로 일관한 미국에게 자존심만 남은 북한이 굴욕적 타협을 청하도록 강요하는 것처럼 들린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이를 수용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요청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반도의 핵무장 역사를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했던 기간은 1957년 이래 1992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이 있기까지 물경 37년간 지속되었다. 미군의 한국내 전술핵의 배치는 휴전협정을 명백히 위배한 것으로 미군은 제2차 대전 이후 최초로 이기지 못한 전쟁을 휴전협정으로 봉합하면서 화풀이라도 하려는 듯이 끊임없이 협정을 위배하며 북한의 약한 고리를 건드려 왔다. 1990년 전후 소비에트 붕괴와 냉전체제의 해소로 형성된 새로운 국제정세에 대응한 노력으로 미군이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철수시키는 대신, 북한의 핵개발은 사전에 봉쇄하고자 하는 배경에서 비핵화 합의가 이루졌으나, 미국은 사실상 괌에 핵무장이 가능한 전략폭격기 기지를 강화 배치함으로써 언제든지 단시간 내에 북한에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반쪽짜리 합의인 셈이었다.

북한은 미군의 전술핵 배치에 대응하여 1960년부터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한 사전의 준비와 연구 그리고 인적 자원을 확보하여 왔으며, 80년대에는 설계도면상으로 이미 개발능력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1991년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이루어지고 전후하여 중국과 러시아와 한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북한은 당연히 미국과 일본 등과 교차 승인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북한붕괴론이 대세를 이룬 백악관의 판단으로 인해 김일성 주석이 직접 주한미국의 남한내 체류까지 수용하며 북미간 국교수립을 기대한 북한의 제안을 부시 행정부가 야멸차게 거부하면서, 북한은 비로소 핵무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당시, 노태우 정권의 북방정책은 한마디로 미국의 기획 하에 전개된 북한의 고립과 붕괴를 기도한 시도였다고 재평가되고 있다.

1994년 어렵게 이룬 제네바 일반합의(Agreed Frame)도 이행되지 못했다. 미국은 연방의회의 다수당인 공화당과 네오콘의 반대를 핑계로 사실상 북한의 붕괴를 기대하며 지연시키고 무력화했다. 북한은 북한대로 고난의 행군을 이겨내고 미국을 불신하면서 다시 핵무기 개발을 재개하게 되었다. 2003년에 중국이 전면에 나서 6자회담을 진행하여 3-4년간의 긴 회담을 이어오면서 재차 제네바합의의 내용을 확인하고 ‘행동 대 행동’ 원칙까지 삽입했으나,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주도권을 인정하기 어려운 미국은 아시아텔타뱅코의 북한 금융자산을 동결함으로써, 6자회담의 성과를 무력화시킨다.

이에 대하여 북한은 드디어 2006년 제1차 핵실험으로 대응하지만, 한편에서는 국제사회의 끊임없는 설득으로 6자회담에 다시 복귀하고, NPT 재가입을 검토하며 핵실험을 중단하고 CNN이 전세계에 방영하는 가운데 냉각탑을 폭파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 아들 부시-이명박의 강한 대북 압박정책이 작동되면서 황당한 ‘비핵개방 3000’을 선언하고, 연이어 금강산에서 돌발적인 박왕자씨 피격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관광사업이 중단되고 남북간의 모든 대화가 중단되는 사태에 이른다. 김대중 정권 시절, 연평해전 때에도 지속되었던 남북관계가 어처구니없는 돌발적인 총격사건으로 완전히 차단된 꼴이 되었다. 기대했던 오마바 정부 출범 이후에도, 극우적인 이명박 정권이 미국의 대북관계개선에 대해 지속적으로 악착같이 훼방을 놓자 피곤함을 느낀 미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라는 모순적이며 무책임한 대북상황으로 전환했고 그런 가운데 천안함 사건까지 발생한다. 백령도 주변의 천해 조건에 익숙치 못한 천안함의 좌초와 자체 폭발로 추정되는 사건을, 상상을 절하는 SF적 각색으로 북한의 잠수함이 남하하여 폭침시켰다고 조작하는 황당한 사건이 돌출한다. 이후 북한은 미국과 한국에 대한 극심한 불신으로 핵무기 개발에 매진하고 화성 15호라는 ICBM과 열핵폭탄 개발이라는 오늘의 상황을 맞이한다. 문재인 정부조차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에 의한 폭침이라고 믿는지 자못 궁금하다. 이는 반드시 시시비비를 밝혀야 할 사안으로, 역사에 대한 조작 사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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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의 해군 제2함대에 보관중인 천안함 함수의 우현. 녹이 슬어있는 부분에 철판이 움푹움푹 들어가 있다. (사진: 미디어오늘)

 북한 핵무장의 책임은 미국과 냉전수구집단들에게 있어

필자가 한반도의 핵상황에 대해서 길게 언급한 것은 북한의 핵무장의 배경과 책임은 잘못된 미국의 대북한 정책과 이에 동승한 이명박근혜 정권의 무책임한 냉전수구집단들에게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한편,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한미군사훈련이 과연 북한의 대남침공을 억지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일상적인 군사훈련인지를 살펴 보아야 한다. 흔히 외국 신문들은 한미군사훈련을 겁박과 위협을 주는 군사훈련(Sabre Rattling Military Drills)으로 표현한다. 이 훈련은 미국의 최신예 전략무기를 전개하고 수십만 명이 직접 훈련에 참가하는 세계최대 규모의 군사작전이다. 전 세계 국방예산의 절반인 800조 원을 소비하는 미군의 최강부대와 군사력 기준 세계 7위인 한국군이 벌이는 최첨단 전쟁놀음의 훈련은 단순한 전쟁의 억제력 과시가 아니라 북한정권을 항시적으로 위협하고 궁극적으로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군사훈련 동안에는 북한병사들이 군화를 착용한 채 취침에 들어간다는 일화는 가볍게 웃어 넘길 예사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반도가 처한 역사적 현실의 증언이다.

북한의 경제규모가 50-60조라고 할 때, 재래식 무기 방식으로는 도무지 한미군사능력에 대응할 수 없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며, 따라서 북한이 비대칭적 재래식 군사력의 역부족을 보충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핵무장에 매달리는 것은 당연한 군사적 생존전략의 귀결일 수밖에 없다. 한국이 미국의 핵우산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핵우산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속전속결의 현대전 성격으로 이미 북한으로부터 마음이 멀어진 중국의 우애적 군사개입을 적시에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에 처해 있다. 더구나 미영 정부들의 안전보장을 믿고 핵무장을 포기한 리비아의 카다피가 사살당하는 것을 지켜본 북한의 지도부는 사생결단으로 핵무장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섣불리 북한의 비핵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위에 언급한 북한 생존에 가해지는 겁박과 위협의 요소와 조건들을 하나 둘 해소해 가는 선제적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민족간 남북간 당국간의 신뢰가 작동하는 진실한 회담이 이루어질 것이며,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외교적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는 한국이 마땅히 맏형의 역할을 자임하며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조건들을 순차적으로 제시하고 협상해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마땅히 문재인 정부는 대북협상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유연하고 참을성 있는 시나리오를 차분히 전개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

예컨대,  1) 우선적으로 겁박과 위협 또는 선제공격형인 현재의 대규모 한미군사훈련을 의례적이고 상식적인 방어훈련수준으로 축소하고 가능하다면 도상훈련으로 대체하면서 북한에게는 핵과 미사일 개발의 동결을 요구하고, 이러한 단계의 신뢰와 성과가 형성되면, 2) 다음 단계로 폐쇄한 개성공단의 재가동 및 국제투자단지로 확장,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넘어 제2 제3의 북한 관람지 개방 및 북한을 관통하는 유라시아 에너지 및 물류사업의 착공 등을 제안하면서, 북한측에 IAEA 조사 수용 및 핵무기 능력의 점차적인 감축을 동시에 타결, 3) 최종적으로 대규모의 경제협력과 더불어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주한미국의 성격과 역할을 동아시아 평화유지군으로서 나토를 넘어서는 지역방위군개념으로 전화하면서, 이에 대응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 또는 최소 수준의 핵보복능력의 허용 등을 순차적으로 합의해 내야 한다. 5년이 걸릴 수도 있고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느긋이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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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0월 21일 미국 핵담당대사 로버트 갈루치(앞줄 왼쪽)와 북한 외무성 강석주 제1부부장이 제네바에서 ‘북-미 기본합의서’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1차 북핵 위기’를 넘기고 외교적 해결의 실마리를 연 합의였지만 이후 지켜지지 않았다.(사진: 한겨레신문)

미국, 현재의 대북한 전략인 군사우선주의부터 포기해야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미국이 현재의 대북한 전략인 군사우선주의를 포기하고, 유엔을 통한 압박과 봉쇄 전략에서 벗어나, 한미간 전략적 동맹의 기반 위에 상호주의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물론, 현재의 트럼프 행정부와 연방의회가 이를 감당할 의사와 이해 능력이 있는지는 매우 회의적이며, 이를 돌파해 내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처해진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본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에서 북한에 대해 ‘완전파괴 totally destroy’ 라는 연설을 행한 이후, 미국의 많은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트럼프의 선제전쟁 수행권을 제한하자는 제안이 봇물을 이루듯이 터져 나왔고, 그의 정신적 상태를 의심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고 있다. 향후 미국대선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정확히 미국의 군사우선주의 전략을 맹비난하고 상호주의 협력주의 평화주의를 채택할 것을 선언하였다.

위기에 빠진 트럼프 자신도 정치적 주도력을 유지하고 차기 대선의 승리를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듯하다. 꽉 막힌 상황이 순간 새로운 희망의 계기로 돌변할 수 있다.

한국 내 일부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남한 적화통일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그룹이 있으나, 이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에 의한 폭침이라는 일방적 수준의 허무맹랑한 망언이다.

북한의 핵은 체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며 한국사회를 향한 민족적 비명이며 미국을 향한 자해적 퍼포먼스이다. 북한 스스로 핵을 사용하는 순간, 배달민족의 공멸과 한반도의 역사가 소멸될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처럼 찾아온 민족 화해와 평화의 절대적 계기를 실질적인 비핵화를 실현시킬 수 있는 치밀한 프로세스를 만드는 절체절명의 시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의 영향력이 여전한 국제사회와 복잡하게 전개되는 동아시아의 정치 지형의 험로 속에서도, 민족사의 정언적 흐름과 시민사회의 평화에 대한 갈망을 담아내는 문재인 정부의 담대한 수순을 기대한다. 사드 문제에 대하여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역지사지를 요청한 이상으로, 지난 60여 년간 고난과 협박 속에서 버티어 온 북한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치열한 동포애적 노력이 요구된다.

월, 2018/01/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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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무장지대에서 열린 지난 주 회담에서 남한은 북한의 다가오는 동계 올림픽 참여를 환영했다. 또한 남북한은 이산가족의 상봉 재개와 한반도 긴장 완화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양측은 핫라인을 복구했다.

이러한 어른스러운 대화는, “노망난(dotard)” 미국 대통령 혹은 평양의 ”꼬마 로켓맨(little rocket man)” 등 경멸적 욕설 전쟁으로부터의 환영할 만한 전환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 전문가들은 그들의 다양한 정치적 입장에 관계없이 오로지 단 한 가지만 걱정한다. 북한이 남한과 미국을 이간하는 데 이번 회담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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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연합뉴스)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는 김정은의 접근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을 약화시킬 수도 있을 만한 양보”를 받아들이도록 덫을 놓는 술책이라고 추측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시아 정책을 담당하는 고위직에 있었던 대니 러셀(Danny Russel)에 따르자면, “이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전형적인 상황이다. 북한이 못되게 굴 때에는 나머지 다섯 국가가 연대를 유지하는 것이 언제나 쉬운 법이다.”

우파 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Nicholas Eberstadt)는 “평양은 남한을, 북한에 대한 전 세계 차원의 비핵화 압력 규합에서 약한 고리라고 간주한다”고 경고하면서 서울이 이에 “놀아나지” 말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뉴욕타임스에 “북한에 대적하는 통일전선”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한 윌슨센터의 로버트 리트바크(Robert Litwak)도 있다. 그가 주장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김정은의 의도를 경계해야만 한다.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추가 시간을 버는 술책이 그의 노림수일 수도 있다. 단순히 경제적 이득을 얻어내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아니면 김정은의 접근은, 남한과 초강대국 후원자 미국을 이간시키려는 전적으로 전략적 시도일 수도 있다.”

리트바크의 모든 논의는 ‘우리’라는 대명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가 말하는 ‘우리’란 그 자신 혹은 가족을 의미하는가? 그 자신과 트럼프 행정부인가? 미국 국민 전체인가? 미국 국민 전체와 남한의 모든 사람인가? 혹시 북한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사람을 의미하는가?

그런 식의 모든 주장을 경계해야만 할 것이다. 내가 ‘우리’를 명확하게 규정한다면 이렇다. 무엇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피하려는 모든 사람들이다.

남북한이 미국을 배제하기로 합의한다면 나로서는 대단히 기쁠 것이다. 워싱턴을 책임지고 있는 현 행정부는 의심할 바 없이 완전히 미쳤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을 하기 위해서 마이클 울프(Michael Wolff)의 최근 저서를 인용할 필요도 없다. ‘화염과 분노’의 내용 중 절반만 맞아도, 이전의 공식 기록 중 일부가 사실임을 간단하게 입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현재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극악한 인권침해 정권 중 하나이고 이를 이끄는 무자비한 지도자의 통치를 받고 있다. 김정은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도 사실이다.

그러나 0(아무 문제없음)에서 10(화염과 분노)에 이르는 대재앙의 잣대로 보자면, 나는 미국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놓인 “버튼”이 그리고 동북아시아에 어마어마한 참사를 가져올 수 있을 트럼프 행정부의 능력이 더 걱정스럽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벌어질 전쟁이 가져올 수 있는 막대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북한에 대한 제한적 군사 타격을 실행할 수 있을지를 여전히 논의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밖에서도, 아직도 케케묵은 냉전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에드워드 러트워크(Edward Luttwak) 같은 전문가들은 정부에게 폭격을 시작하라고 계속 촉구하면서 앞뒤 가리지 않는 언사를 한다.

이렇듯 워싱턴에 군사주의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이 주도하여 한반도를 전쟁의 벼랑 끝에서 되돌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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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심벌.

남한 지도자들 깔보는 미국 전문가들

남북이 대화를 시작할 때마다 미국 전문가들은 거의 똑같이 이렇게 말한다. “어이, 남한 사람들! 우리를 잊으면 안 돼! 한국 민족주의 때문에 관점이 흐려지면 안 된다고! 유화책을 요구하는 폭력적인 북쪽 파트너의 계략에 빠져서는 안 돼!”

워싱턴의 ‘큰 형님’ 도움 없이는 남한의 지도자들이 정책을 만들 수도 없다는 식의, 그야말로 깔보는 태도이다. 사실상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과의 협상에서 그리고 역동적 상황변화 전반이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안심시키는 데에서 대단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남북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준 데 대하여 트럼프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사실과 다를지는 몰라도 영리한 주장이다.)

솔직해지자. 북한은 당연히 워싱턴과 서울의 이간을 시도하고 있다. 여러분, 그것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정학이다! 미국은 언제나 그렇게 행동한다. 1970년대 중국과의 데탕트란,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확실하게 이간하려는 워싱턴의 시도가 아니었던가?

이간의 정치가 북한이 시도하는 전부에 불과하다. 어쨌거나 북한은 사용할 수단이 별로 없는 허약한 국가이다. 경제 압박? 모잠비크와 비슷한 GDP 수준의 나라에게 할 일이 아니다. 군사 개입? 상당한 기간 동안 할 일이 아니다.

냉전 기간 동안 평양은 공산세계에서 차지하는, 상대적으로 특이한 위치를 수단으로 중국과 소련 사이를 오갔다. 1989년 이후 북한은 일본, 미국, 그리고 남한과 별도의 관계를 맺고자 시도했는데, 이는 모두 불리해진 협상 지위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지금 북한은 핵무기를, 스스로를 보위함과 동시에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켜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 맞다. 북한은 남한에의 접근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 지위를 개선하려는 중이다. 문제는 만일이 아니라 왜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숨 쉴 틈을 필요로 한다고 상상한다. 글쎄,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북한은 이미 그런 숨 쉴 틈을 확보했다. 그 이유는,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대가로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제공하는 보다 진지한 협상에 여러 차례 실패했다는 그 사실 때문이다.

북한이 다른 무엇을 원할 것인가? 남한의 전복? 어쩌면 이론적으로, 김정은 정권이 이른바 북한의 주체 이데올로기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확신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북한 정권도 군사, 경제, 그리고 기술 측면에서 남한에게 완전히 압도당했음을 알고 있다. 대만이 중국 본토를 탈취하려는 상상과 같다.

이제 남은 것이 무엇인가?

첫째, 북한은 미국의 폭격을 원하지 않는다.

둘째, 북한은 정당성을 지닌 국가로서 인정받기를 원한다. 이는 북한의 지배 엘리트에게도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다.

셋째, 북한은 세계 경제와 자본에 접근할 수 있기를 원한다. 제조업과 농업의 재건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면 말이다.

북한은 남한과의 경제협약을 통해, 세 번째 목표를 매우 제한된 범위 안에서 성취할 수 있다. 남한의 경영능력과 자본을 북한의 노동력과 결합하는 개성공단이 이러한 노력 중 하나다.

그러나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위 세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북한은 미국과의 합의를 필요로 한다.

그렇다. 맞다. 김정은의 남한 접근은 한미를 이간하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하게는, 궁극적으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일 역동적 변화를 창출하려는 수단이다.

달리 말하자면, 최후의 협상은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한 중단 여부가 아니다. 핵무기를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후의 목표는 국제적, 지역적 협상 테이블이며, 북한은 그 길을 지키고 있는 최대의 문지기를 대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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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강원도 최전방 까칠봉에서 3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우리 군 초소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올림픽, 안보, 그리고 인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어조를 이미 누그러뜨렸다. 남한의 노력 덕분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트럼프는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함으로써 “충돌이 없는” 올림픽을 만드는 데 동의했다.

군사훈련의 연기는 북한이 더 이상 핵과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북한이 또 다른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실제로 준비하고 있는가에 관하여 엇갈린 보도가 있어 왔다. 아마도 북한이 유일하게 고려하는 바는,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냄과 동시에 북한의 억지력이 향상되었다는 신호를 보내는 로켓 엔진 시험일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다가오는 올림픽에 참가할 것이라는 예상에 모두가 환호하는 것은 아니다.

보수적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는,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인종차별을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올림픽 개최를 보이콧했는데,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가 환영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다. 그는 이렇게 썼다. “미국이 ‘인권에 대한 범죄’라고 공언해 온 북한의 훨씬 지독한 인권침해에 대응하여, 세계는 평양의 참가를 허용하고 심지어는 이를 독려한다.”

그러나 둘은 유사한 상황이 아니다. 인종차별이 계속되는 시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해당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었지만, 그곳에는 비무장지대도, 일촉즉발의 경계 태세도, 핵무기도 없었다. 또한 국제 반인종차별 운동의 일환으로서 남아공 내부의 강렬한 움직임이 올림픽 보이콧을 지지했다.

당시 헤리티지재단은 반인종차별 운동이 제안했던 전략에 특별히 우호적이지 않았고, 대신 남아공에의 무역과 투자가 궁극적으로 인종차별 시스템을 서서히 무너뜨릴 것이라는 “건설적 개입(constructive engagement)” 정책을 선호했다. 다행스럽게도 반인종차별 운동은 헤리티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한편 한반도에서는, 의도적이든 우연에 의하든, 파국적 전쟁 위험이 높다. 그렇다. 북한의 인권침해는 지독하다. 그러나 군비축소 시기의 소련 혹은 핵 협약에서 이란과의 관계에서 보듯이, 핵무기의 위험이란 전쟁 회피에만 오로지 집중하는 것을 정당화한다. 따라서 만일 동계 올림픽에 북한을 초대해서 보다 큰 신뢰와 상호작용을 창출하고 관계국 모두를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이끌 수 있다면, 이는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북한 내부에서 올림픽 보이콧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없고 사실상 북한에 어떠한 비정부기구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헤리티지의 “건설적 개입” 주장은 인종차별의 남아공보다 오히려 김정은 정권에 훨씬 적용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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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헤리티지재단의 한 연구원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올림픽 개최 보이콧을 들어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가 환영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만 둘은 유사한 상황이 아니다.

미국의 시사 잡지 디애틀랜틱(The Atlantic)에서, 로버트 칼린(Robert Carlin)과 조엘 위트(Joel Wit)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기반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할 수 있을 건설적 개입의 세 가지 가능성을 제안한다. 인권기구가 북한 내부에서 보다 용이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것, 뉴욕 주재 북한 외교관에 대한 여행 제한을 해제할 것, 아직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세 명의 미국인을 방문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미국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는) 스웨덴 외교관의 접근을 평양에 요청할 것이다.

이제 요약해보자. 북한은 남한과의 대화 및 동계 올림픽 참가를 제안한다. 물론 북한은 워싱턴과 서울의 거리가 멀어지는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이는, 핵전쟁을 일으키겠다고 서로 위협하는 것에 비교하면, 통상적인 지정학적 행위이다. 전문가들은 “이간질”에 관해 걱정할 게 아니라, 지금 북한이 무기가 아니라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환호해야 할 일이다.

게임이 계속되고 다음번 대화가 시작되도록 해야 할 일이다!

화, 2018/01/1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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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다음달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1월 16일(현지시간) 열린 유엔총회 비공식 모임에서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은 고무적”이라면서 “나도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한반도의 평화로운 비핵화로 이어질 진지한 절차를 반드시 시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외교적 통로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과 질의응답 요지를 소개한다.(다른백년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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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 연합뉴스)

(나는) 지난해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하면서, 평화를 호소하고 더욱 활발한 외교를 주문했다. 올해 첫날에 나는 적색경보를 내렸다. 갈등의 장기화와 테러리즘의 확산에 주의를 촉구한다. 중동의 문제는 실타래처럼 더욱 얽혀가고 한반도에는 핵무기에 의한 파국이 잠재한다. 우리는 빠른 기후변화를 따라잡지 못 하고 있다. 불평등과 민족주의가 고조되는 반면 신뢰와 연대의식은 쇠퇴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담대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증오를 줄여야 하며, 더 많은 대화 그리고 더욱 깊은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단결한다면 올해를 더 나은 세계로 향하는 중대한 시발점으로 만들 수 있다.

이번 달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유엔이 다루는 문제 모두에서 아프리카연합이 핵심적인 전략 파트너가 되어야만 한다. 평화와 안보를 위한 아프리카 의제 2063을 지지할 것이다.

2월에는 한국의 동계 올림픽 개막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국가 간 우애를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이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 아프리카 특별 고문을 어제 발표함으로써 유엔은 성 평등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유엔 지도부의 완전한 성 평등을 이루었다. 언론 자유를 옹호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될 것이다.

<질의응답 요지>

–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인종주의 발언에 관하여

해당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미국 대통령이 부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 모든 사람이 상호 존중하는 관계가 필요하다. 이민자들은 그들의 본국뿐만 아니라 이주하는 나라의 복지에도 기여한다. 이민자들에 대한 존중 그리고 인종적, 종교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유엔을 떠받치는 근본적인 가치이다.

– 시리아를 둘러싼 군사적 위기에 관하여

여러 상황 전개는 제네바 평화회담이 왜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시리아 정부와 반군 측 모두가 평화회담의 진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리야드 회의는 양측을 한 자리에 모으는 대단히 중요한 계기였다. 향후 보다 건설적인 대화가 있기를 희망한다. 알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를 포함하여,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는 대화의 시작이 현재로서는 바람직하다.

– 한반도 전쟁 위기에 관하여

전쟁을 회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평화가 보장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있지만 희망적인 신호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신호를 한반도의 평화적비핵화로 이끄는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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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행정부의 유엔분담금 삭감에 관하여

유엔 본예산에 대한 삭감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 상원이 평화유지활동에 관한 예산의 25%를 승인했는데 이는 미국이 분담해야 할 몫에 미치지 못 한다. 회원국들 간의 협의에서 해결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상황에 관해서는 매우 우려스럽다. 미국이 자국 몫의 예산 지원을 재개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무엇보다 이 기구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유엔 기구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점령지와 인근 국가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에 대한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담금 삭감에 관한 미국의 공식적인 통보를 아직 받지는 않았다.

– 콜롬비아의 베네수엘라 난민 지원에 관하여

콜롬비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국경을 넘는 베네수엘라 이주자들에 대한 각종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국경을 넘는 난민과 이주자들이 대규모로 발생하곤 한다. 유엔은 이들을 받아들이는 국가와 지역 공동체, 특히 빈곤과 치안 문제가 있는 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하여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 미얀마의 로힝야 난민을 둘러싼 문제에 관하여

체포된 두 명의 로이터 기자가 석방되어야 한다는 것이 유엔의 명확한 입장이다. 2년 안에 로힝야 난민 모두를 미얀마로 복귀시킨다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의 합의와 관련하여, 이들의 복귀 과정은 자발적이고 안전하며 존엄을 해치지 않으면서 국제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로힝야 난민이 고향으로 돌아가 일상의 삶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재건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화해가 필요하다.

– 기후변화와 중국의 역할에 관하여

기온 상승을 1.5도, 혹은 적어도 2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파리협약을 뛰어넘는 목표를 설정해야만 한다. 우리는 아직 기후변화를 따라잡지 못 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한 중국 정부와의 대화와 협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하여

유엔은 2국가 해법을 확고하게 고수하며 이를 해치는 어떠한 일방 행동에도 반대한다. 유엔이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권한을 지니고 있지 않지만, 해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만 한다. 수십 년간 동티모르 문제에는 어떤 대책도 없다고들 이야기했지만 결국 해결책을 찾았다.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 요르단을 비롯한 몇몇 아랍 국가들이 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선언하는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하려는 움직임은 유엔 사무국이 아니라 총회가 다룰 문제이다.

–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한 이란의 지원에 관하여

우리는 무기금수 원칙을 명확하게 확립했고 이는 준수되어야만 한다. 도시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예멘에 주둔 중인 유엔의 예멘에 대한 조사 및 감시기구(UNVIM)는 인도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몇몇 지역에서 제 몫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지만, 예멘은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해안이 대단히 길다. 유엔 감시기구의 실패라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 유고전범재판소(ICTY) 관련 기록물보관에 대하여

기록물의 온전한 보존을 보장하는 일이 중요하다. 기록물이 유실되지 않아야 하며, 연구자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널리 알리는데 활용되도록 하는 일이 핵심이다. 기록물 보관소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에는 열려 있다.

–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그동안의 성취와 실망에 관하여

몇몇 긍정적 지표들이 존재한다. 예컨대 성적 착취와 학대와 관련하여, 회원국들이 이를 조사할 주체를 임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79일에서 6일로 줄어들었다. 회원국들이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심각하게 우려하는 바는 유엔을 대표해서 일하는 군인 혹은 민간인들이 저지르는 성적 착취와 학대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대변할 사람들을 임명하는 등 몇 가지 조치를 취해왔다. 문제를 부인할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어떤 조치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 삼 쿠테사(Sam Kutesa) 유엔 총회 의장의 뇌물 의혹과 관련하여

이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는 몇 가지 조치를 취해왔고 몇 사람을 내보내기도 했다. 뇌물 의혹과 관련된 기업이 여전히 글로벌 콤팩트에 남아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들여다보겠다. 글로벌 콤팩트의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이 여기에 포함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금, 2018/01/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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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쟁취한 ‘트럼프 대통령직’은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스티브 배넌(64)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지난 18일(현지시각) 한 말이다. 수석전략가에서 경질된 뒤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회장으로 복귀하자마자 내놓은 일성으로 그는 “난 이제 자유로워졌다. 무기를 다시 내 손에 쥐게 됐다. 반대하는 것들은 철저하게 박살내겠다”고 했다.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브바트> 이끈  ‘온라인 우익 전사’

 극우 성향의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를 운영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고 백악관에 전격 기용된 그는 출발부터 최근 경질까지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섰다. 미국의 대안우익(alt-right)을 바탕으로 부상한 인물로서 우리로 치면 ‘미국판 일베’인 그가 권력의 중심까지 갔다가 제 자리로 돌아온 과정도 그 자체로 극적이다. 하지만 미국과 전세계가 그에게 촉각을 세우는 것은 ‘롤러코스터’ 같은 배넌의 이력 때문이 아니다. ‘좌충우돌’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론적, 정치적 기반을 제공한 것이 그였기 때문이다. 이제 그가 백악관을 떠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변화가 찾아올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배넌-발언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스티브 배넌이 백악관 수석전략가직에서 경질된 뒤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회장으로 복귀했다. ‘어둠이 선’이라는 그의 말에서 극단적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이미지 출처:jtbc)

 극우 성향의 스티브 배넌은 미국 정치의 비주류와 아웃사이더들로 채워진 ‘트럼프의 사람’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 인물로 꼽혔다. 해군 장교 출신으로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나와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트바트>를 중심으로 한 ‘대안우익’ 활동을 살펴봐야 한다. 

 

 그는 브레이트바트를 이끌면서 인종 차별과 여성, 이민자 혐오가 깔린 극단적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온라인 언론은 “피임은 여성을 비호감으로 만들고 미치게 한다”, “기술 분야의 채용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은 없다. 그들이 면접을 망칠 뿐이다”, “당신은 아이들이 페미니즘을 배우느니 차라리 암에 걸리는 게 낫다” 같은 막말에 가까운 헤드라인을 거리낌 없이 내보냈다. 또 “남성의 관심을 끌려는 여성들이 인터넷을 망치고 있다”, “무슬림 이민자들은 질병을 갖고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동성애자들은 다시 벽장 속으로 집어넣어야 한다” 등의 차별과 혐오의 시각도 노골적으로 보였다. 

 ‘트럼프의 사람’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

온라인에서 ‘우익 전사’였던 배넌은 지난해 8월 당시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가 러시아 로비 관련 의혹으로 물러 난 뒤 캠프의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고, 상대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네가티브도 주도했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2016년 11월 <브라이트바트>의 페이스북 계정 접속자 수는 <CNN>, <폭스 뉴스> 등 기성 언론의 4배를 넘는 등 여론전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보였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일등 개국 공신’이 됐다. 

 

 그는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자신의 고수해온 철학과 가치를 그대로 정책에 반영시켰다. “국익을 침해하는 모든 정책에 반대한다”는 구호 아래 미국의 군사개입 축소는 물론 유엔, 유럽연합(EU) 등 다국적기구 무용론을 제기했고, 세계화에 선을 긋고 철저한 보호 무역주의를 주장했다. 난민과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혐오를 보였다. 

 무슬림 입국을 금지하는 반이민행정명령,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파리기후협약 탈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온갖 갈등과 논란을 불러온 트럼프의 대표적 정책들은 배넌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외교정책에도 목소리를 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월 배넌을 ‘위대한 여론 조작자(Great Manipulator)’라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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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자로 유명한 미국 헐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는 최근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배넌에 대해 “자신의 각본을 팔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얼간이'(schmuck)다”고 조롱했다.(사진 출처: AP)

하지만 개국 공신으로서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던 그의 권력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과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고, 반이민 행정명령이 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리는 등 백악관 내 입지가 흔들렸다. 전통적 개입주의 외교·안보 노선을 추구하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자주 충돌하기 시작했다. ‘실세 사위’인 온건파 제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과도 노선을 두고 갈등했다. 결국 배넌은 지난 4월  NSC 상임위원직을 내놓았다.

트럼프의 눈 밖에 나 수석전략가에서 경질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이 그가 백악관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일등 공신으로 평가되는 데 불쾌감을 드러내 왔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종종 배넌에 대해 질문 받으면 “그는 나의 대선 운동 때 나중에 합류했을 뿐이다”라고 답하곤 했다.  지난 4월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측근들 말을 인용해, 트럼프는 여론이 배넌을 “배넌 대통령”으로 부르며 마치 자신을 조종하는 것처럼 비판하는 데 불쾌감을 내비쳤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블룸버그 기자가 출간한 ‘악마의 거래’에서 배넌을 트럼프와 동등한 관계인 양 묘사하고 책 표지 사진도 트럼프와 배넌이 마주 보고 있어 트럼프의 격노를 샀다”는 분석도 내놨다.

 

 결국 배넌은 최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 사태와 관련해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못된 조언을 해 인종주의 논란을 키우고, 지난 8월16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에 대해 “군사적 해법이란 건 없다. 그런 건 잊으라”, “주한미군 철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트럼프의 분노를 샀다. 이틀 뒤인 8월18일 배넌은 전격 경질됐다. 

배넌, 여전히 “트럼프의 반대파와 싸우겠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는 배넌 경질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 변화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미-중 관계를 패권 경쟁으로 바라본 배넌의 퇴장으로 대중 강경기조는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배넌의 고립주의와 달리 북핵·미사일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맥매스터 보좌관 등 군 출신들이 백악관에서 입지를 넓히며 대북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US President Donald Trump (L) congratulates Senior Counselor to the President Stephen Bannon during the swearing-in of senior staff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on January 22, 2017 in Washington, DC. / AFP PHOTO / MANDEL NGAN
트럼프는 배넌을 경질했지만 자신의 트위터에 “배넌이 브레이트바트에서 터프하고 영리한 새로운 목소리가 될 것이다”며 자신을 위한 역할을 주문했다. 배넌도 “트럼프의 반대파와 싸우겠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사진 출처: AFP BBNews)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근본 변화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다수다. <CNN>은 지난 8월19일 “배넌 이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와 트럼프 행정부 문제점의 근원은 트럼프 자신에 있고, 배넌은 그런 트럼프의 원인이 아니라 징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스티브 배넌은 브레이트바트에서 터프하고 영리한 새로운 목소리가 될 것이다. 가짜뉴스는 경쟁이 필요하다”며 자신을 위한 역할을 주문했고, 배넌도 “트럼프의 반대파와 싸우겠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분명한 건 배넌의 퇴장과 상관없이 여전히 ‘트럼프 리스크’는 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 2017/09/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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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반도기 때문에 태극기가 사라진다?

평창 올림픽에 북(DPRK)이 참석하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게 고조되던 북미 간 전쟁 위기는 잠시나마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 작년 내내 남측의 일관된 평화기조 유지와 남북대화 제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위태로운 국면에 한국에 촛불정부가 들어서 있었다는 것이 천운(天運)이 아닐 수 없다. 남쪽에 트럼프보다 더 호전적인 냉전대결 정권이 여전히 버티고 있어 불난 데 부채질을 해대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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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번 일로 북미 간 갈등 요인이 근본에서 봉합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 조그맣게나마 열린 대화 국면을 더욱 섬세하고 정확하게 읽고 지혜롭게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실수, 미세한 틈이라도 생기면 이를 역용하여 판을 뒤집어 보겠다는 세력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주목을 끌었던 것이 평창 올림픽에서 한반도기 동시입장과 남북단일팀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북의 올림픽 참가 의사를 남측이 바로 받아들이면서 국면이 대결에서 대화로 신속하게 전환되었을 때, 국내외의 반응은 압도적으로 환영 일색의 긍정이었다. 냉전 세력조차 북의 평창 올림픽 참가 자체를 반대한다고 나설 수 없었다.

그러나 일찍이 1월 5일부터 조선일보는 한반도기를 빌미로 삼아 “개회식에서 태극기를 볼 수 없게 되는 일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은 7일부터 이 논조를 받아 앵무새처럼 되풀이해왔다. 한반도기 때문에 태극기를 볼 수 없게 된다는 이 주장은 물론 억지다. 동시입장하게 될 남북이 한반도기를 든다고 하여 대회장에서 태극기가 사라질 리 만무하다. 개최국의 국기는 대회 입장 선두에 그리고 대회장 높이 항상 휘날리고 있다. 또 남북이 그 동안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했던 국제대회는 이미 9차례에 이른다. 더구나 그 중 세 차례는 한국에서 열렸다. 올림픽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소리를 높이지만 여러 국제대회에서 이미 그렇게 해왔는데 올림픽이라고 안 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과거에 했던 대로 하면 된다는 식이었다면 곤란하다. 안일하게 하다가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이면 악착같이 물고 늘어질 준비를 하고 있는 쪽이 냉전세력이다. 작년 북의 고강도 핵실험과 ICBM 개발, 그리고 북미 간 긴장 고조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것이었다. 북에 대한 그리고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의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최근 여론조사를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자.

 

  1. 세 개의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변화

그간 한반도기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여론조사가 몇 차례 있었다. 먼저 1월 11일 SBS가 국회의장실과 함께 실시한 긴급여론 조사가 있다. 여기서 북의 평창 올림픽 참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1.2%가 찬성했다. 그러나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하자는 데는 50.1%가, 무리해서 그렇게 할 필요 없다는 데는 49.4%가 찬성했다. 조금 애매한 입장을 가진 응답자들이 ‘무리해서 그렇게 할 필요 없다’로 몰리는 반면, ‘한반도기 들고 동시입장’에는 애매함 없이 태도가 분명한 응답자만 찬성하게 되는 구조다.

여론 조사는 설문 방식이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비슷한 문항을 조금 다르게 물었더니 차이가 생겼다. 17일 데일리안이 알엔써치에 의뢰하여 조사 발표한 결과가 그렇다. 남북 한반도기 동시 입장에 대해 찬성이 58.7%, 반대가 32.3%로 나왔다. ‘무리해서 그렇게 할 필요’ 등의 언급 없이 단도직입 찬성, 반대로 분명히 물으니 결과가 약간 달라졌다. 분명히 반대하는 쪽만 모여 32.3%가 되고, 반면 조금 애매하더라도 그래도 찬성한다는 의견이 찬성 쪽으로 모아져서 58.7%가 되었다. 끝으로 18일 여론 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조사의 설문은 약간 다른데 이에 관해서는 이후 언급하기로 한다.

먼저 앞서 두 조사결과를 묶어서 생각해보자. 우선 남북 동시입장에 대한 여론은 어떻게 될까? 알엔써치 조사에서 ‘한반도기 동시 입장’에 대한 찬반을 보면 추정 가능하다. 이 설문에서 한반도기를 빼고 그냥 ‘동시입장’에 대한 찬반이었다면 찬성은 ‘한반도기 동시입장’보다 분명히 높아지고 반대 또한 분명히 낮아질 것이다. SBS와 알엔써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대략 찬성은 60~70%대, 반대는 20%대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리해보면, ‘남북 동시입장’에 대한 동의는 (여전히) 상당히 높지만 ‘한반도기 동시입장’에 대한 동의는 과반은 넘지만 60%대에 이르지 못한다.

이 정도 정리한 후 세 번째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아주 흥미롭다. 이 조사는 남북 동시입장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은 동의가 있음을 전제하고, 그 경우 남북 선수단이 어떤 기를 들어야 하느냐고 묻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각각 자국 국기(태극기, 인공기)를 들자가 49.4%, 한반도기를 들자가 40.5%라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한반도기 41%, 태극기·인공기 50%’의 지지가 서로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쪽이든 한반도기나 인공기에 대해 수구 냉전파들과 같은 뼈 속 깊은 적대감이나 거부감이 별로 없다. 한반도기와 태극기·인공기를 다 자유롭게 쓰자고 하면 크게 반대하지 않을 의견들로 보인다.

한반도기에 대한 냉전보수 세력의 반감은 오래된 것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부터 당시 한나라당은 ‘한반도기 동시입장’을 반대했다. 그러나 당시 여론조사는 한반도기 동시입장에는 76%, 동시입장에는 83.3%가 압도적으로 찬성하여 냉전세력의 반대 목소리가 묻혔다. 그때에 비하면 올해 조사에서는 양 쪽 모두에 대한 찬성이 상당한 정도(앞서 살펴보았듯 대략 15%내외) 낮아졌다. 이러한 차이가 생긴 것에 대해 이번 정부 평창 올림픽 준비팀은 충분히 예측하거나 준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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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시드니 여름올림픽 당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렇다고 이러한 변화가 냉전회귀 세력의 입맛에 맞는 것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냉전세력이 한반도기보다 더 배척하는 것이 인공기다. 한반도기가 못마땅한 정도라면, 인공기에는 히스테리 증상을 보인다. 1월 1일 연초 벽두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벌린 게 바로 그 ‘인공기 히스테리’였다. 한 초등학생이 그린 ‘통일나무’ 그림에 인공기가 (태극기와 함께) 그려져 있다고. 이런 ‘불온한’ 그림이 은행 달력에 버젓이 올랐다고 분개했다. 여론은 차가웠다. 그러자 이 어린이 그림 소동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러나 이어 한반도기 논란이 생기자 이 기회에 ‘인공기 히스테리’도 다시금 불씨를 살려보고 싶었던 듯하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에서 이미 한반도기와 인공기가 다 사용되었는데, 이때 냉전세력이 히스테리를 집중시켰던 곳은 한반도기보다는 오히려 인공기였다. 인공기가 걸린 곳마다 보수단체들이 따라 다니며 요란한 소동을 벌렸다, 이번에도 그런 소동을 한 판 벌려보자고 벼르고 있는 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기 논란 이후 “그러면 어쩌자고?”에 대한 여론의 답은 냉전보수 세력의 본심을 오히려 거꾸로 뒤집어엎는 것이었다. 남북 양측이 자국 국기인 태극기와 인공기를 각자 들자는 쪽이 49.4%, 한반도기를 같이 들자가 40.5%였다. 실은 당연한 일이다. 한반도기가 논란이 된다면 남는 선택은 태극기와 인공기를 각자 드는 것밖에 없다. 아무리 막무가내식의 냉전대결 세력이라고 해도 엄연한 참가 국가인 북측에 인공기 대신 태극기를 들라고 하거나 혹은 아무 것도 들지 말고 맨손으로 나오라고 억지를 부릴 수는 없을 것이다.

원래 냉전보수 세력의 본마음이 무엇이었던가. 한반도기에는 트집을 잡고, 인공기에는 더 철저히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기를 문제 삼고 보니 남는 것은 오히려 한반도기냐 아니면 태극기와 인공기의 병존이냐의 선택이 되었다. 이 두 선택이 9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는 둘 중 어느 쪽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는 쪽과 둘 다 싫다는 쪽으로 나뉠 것이다. 골수 냉전파의 본심은 물론 둘 다 싫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고작 10%에도 못 이르고 한자리수 어디에서 왔다 갔다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는 조선일보나 자유한국당이 원하던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트집잡기 초점을 한반도기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건으로 바꾸었다. 단일팀 구성에 대한 정부의 애초 태도에도 한반도기와 마찬가지로 변화에 둔감했던 바 있고, 이제 뒤늦게나마 자성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변화’라는 것도 냉전보수 세력이 원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어떤 종목이 되었든 남북이 각각 자국기를 들고 당당하게 출전하여 실력대로 하면 되지 굳이 무리를 해가며 단일팀을 만들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 거래소 폐쇄설에 대해 반발과 마찬가지로 청년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데 관심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다. 이런 현상을 냉전세력의 본심인 ‘북 부정=인공기 히스테리’에 끌어다 억지로 맞추려 해봐야 잘 될 리가 없다. 이제 그도 잘 안 되니 결국 ‘평창 올림픽이냐 평양 올림픽이냐’ 식의 말장난, 그리고 결국 인공기 불태우기 식의 썰렁한 퍼포먼스에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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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반대하며 인공기를 불태우는 보수단체 회원들(사진: 독자 제공=연합뉴스).
  1. 새로운 시작

이제 해외여행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한국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 세상이다. 또 한번이라도 해외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녀 온 나라의 외국 사람들이 ‘두 개의 코리아’를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과거 ‘북한’이라는 말만 들어도 주위를 한번 돌아보고 쉬쉬 입조심 귀조심 하던 독재 시절 그 사람들이 더 이상 아니다. 이미 세계화된 국민이고, 위대한 촛불 시민이다.

유엔뿐 아니라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태극기와 인공기가 아주 자연스럽게 함께 게양된다. 남측 냉전보수 세력의 ‘인공기 히스테리’는 이제 자신들만의 어두운 골방, 우물 안 개구리 멘탈에 불과하다. 꼭 같은 이야기를 북에 대해서도 할 수 있다. 만일 입장을 바꾸어 북에서 그런 국제대회가 열렸고 여기 참석한 한국 팀이 태극기를 드는 데 대해 북측 사람들이 히스테리를 보인다면 어떻겠는가. 그 역시 아무도 받아들이지 못할 시대착오적인 넌센스가 된다.

이번에 나타난 ‘한반도기 40%, 태극기·인공기 50%’의 여론을 잘 읽어야 한다. 이는 냉전보수 세력의 ‘인공기 히스테리’를 한 판 개그로 만들었지만, 그렇다고 나이브한 통일염원과 부합하는 것도 아니다. 한반도기는 남북 분단을 넘어서자는 통일 염원과 열정을 상징한다. 이 염원은 태극기와 인공기를 녹여 한반도기 하나로 통일되기를 원한다. 반면 태극기와 인공기의 병존은 엄연한 현실, 한반도 두 국가(한반도 양국체제)의 현실을 상징한다. 한반도기 이전에 우선 태극기와 인공기가 존재함을 차분하게, 냉철하게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번 한반도기 논란은 정부 측에도 상황인식과 대응에 큰 공백이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남북 동시입장, 한반도기, 단일팀 구성에 대한 국민 의식은 2000년대 초반과 크게 달라졌다. 이 변화를 단순히 퇴행이라 본다면 사태를 크게 잘못 읽은 것이다.

통일에 대한 열정, 막연한 민족감정만 가지고 마음만 앞서가려 하면 대립적 현실을 완화시키기보다 오히려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제는 남북이 엄연히 구분되는 두 개의 나라가 되었고 각자가 서로 구분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 하나 되자는 열정만 가지고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분단체제라는 옛 게임이 이제 끝나가고 있다. 새 게임이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남북 상호 확실히 인정하는 것이 한반도 양국체제 정착의 출발점이다. 그럴 때라야만 남북 간 엄존하는 상호 안보 위협에 대한 현실적 대처와 조절·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최소한 남북 주도로 이 위기를 합당한 수준에서 관리해갈 수 있다. 그래야 남북 공동의 안정과 번영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고, 그럼으로써  동북아시아에 어둡게 드리운 세계전쟁의 발발 가능성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수, 2018/01/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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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사정위원회라는 협의기구의 재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한국사회가 불평등이 매우 심각하게 진행되는 과정 속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저지하고 역전시키는 일에 노사정위라는 조직이 제대로 된 역할을 전혀 보여주질 못했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사회는 규모별 산업별 고용형태별 임금격차가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부의 편중도에 있어서도 미국과 더불어 최악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진보적 조직인 민주노총이 참여를 거부해서 노사정 기구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면 이는 문제를 너무 순진하게 표면적으로만 파악하는 것이다.

협력적 코포라티즘은 사민주의 오랜 투쟁의 역사를 가진 유럽의 전통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이를 한 번의 결정으로 손쉽게 한국사회에 적용하는 것에는 애당초 무리가 있었다.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더하여 노동조직률이 과반을 넘어 다수를 점하고, 혹은 노동조직률이 저조하더라도 협약의 적용이 일반 법률적 효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치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노사정 조직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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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13일 노사정위원회 앞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노사정위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 (사진: 금속노동자).

노사정 개념, 4차산업혁명기에 유효한지 의문

또한 유럽의 노사정 개념은 70-80년대의 경제적 위기와 평생직업을 전제로 한 제조업 중심의 2차산업을 배경으로 태동한 것으로, 산업구조와 직업군의 형태를 전혀 달리하는 4차산업의 진입기에 있는 2018년 현재에도 유효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필자가 과문한 탓이지는 모르겠으나 2000년이후 유럽사회에서 노사정 조직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미래의 산업과 직업의 형태는 평생직업이 무의미한 것으로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조차 정규직이라는 형식 역시 산업구조의 변화와 경제적 상황의 조건에 따라 실제적으로 계약직 형태로 전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문턱과 구분을 없애고, 일생을 주기로 보장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과 기본소득 도입 등 국가 단위에서 일반적인 공정성과 보편적인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적 주제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사회는 개별 단위 노사간의 이해적 조정보다는 국민 전체를 범위로 삼는 종합적이고 일반적인 합의와 정책적 결정이 요구되면서, 한 축에서는 헌법에 의해 선출된 직업정치 영역이 헌정적 역할을 하고, 다른 한 축에서는 일반시민들이 광범위하게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 방식을 통해 역동적인 정치적 합의와 해결이 이루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한국의 노사정 구성은 민간 재벌과 대기업 그리고 공공부문의 경제 운용주체와 협상 파트너로서 참여하는 노동자대표 집단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으로 이뤄졌다. 주로 국민소득 분포상 상위층 10%를 차지하는 이익집단들로 이루어진 협의(峡意)적 성격을 지닌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독점적이고 특혜적인 대기업과 공기업의 범주적 반영으로서 기득권 체계 내에 위치하고 있다. 양대 노총이 사회 현안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며 문제해결적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처해 있는 위치 때문에 명백한 이해중심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상위 10% 이익집단들로 이뤄진 한국의 노사정 기구 

한국사회의 주요한 미래 과제는 60년대 이래 개발독재라는 이름으로 행하여진 모든 강제적 특혜적 조치와 90년대 이래 한국사회를 쥐어짠 외부적 상황 조건에서 형성된 온갖 형태의 수탈적 기득권 체계를 동결하고 해체하여 가면서, 기존에 형성된 독과점적 형태와 대규모 제조업 중심의 경직된 강성의 산업구조를 참여와 협력 그리고 혁신과 공유를 중심으로 한 연성적 조직으로 보완하고 점차적으로 대체하여 가는 것이다.

동시에 강력한 혁신기제의 작동과 사회적 협업 경제의 확산을 통해 사회의 변방에 위치하고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 그리고 광범한 반실업군을 진일보한 산업경제의 역동적 활동영역으로 재구성하고 편입 과정을 통해 포용하면서, 인간의 존엄과 사회적 연대라는 소중한 가치개념 위에서 사회경제운용의 성과를 효과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노사정의 핵심구성인 재벌기업과 공기업뿐만 아니라, 합의 대상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이 이미 구축된 자신들의 기득권적 특혜를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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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대화’. 민주노총 지도부는 불참했다(사진: 연합뉴스)

한국사회 부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1.0% 미만의 재벌 및 대기업과 상류층은 유연안정성의 전제 조건인 사회안전망의 기초재원이 될 자산 및 노동 소득의 누진적 조세와 상속세의 강화, 보유세를 포함한 토지 조세제의 도입을 수용해야 한다. 광범한 조세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적정한 유연 안전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재원을 GDP의 9% 수준인 현재 조건에서 최소 22-25 %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여 사회 안전망 성격의 공공지출에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빈곤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사회의 현실을 감안하여, 50% 중반대에 머무는 노동소득분배율이 향후 10년안에 현재보다 10% 이상 높아지도록 연연히 임금인상에 적극적인 협력을 다해야 한다.

한편에서 노동귀족으로 불리는 양대 노총이 자신들의 이해를 넘어서서 전반적인 사회연대임금을 실현하고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자신들의 임금을 동결하면서 여유분으로 하청과 비정규직 임금이 동일임금 수준으로 인상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예컨대 개별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대학등록금 지원 등 과다하게 편중된 기업복지를 폐기하고 시민사회 속에서 일반적 형태의 보편적 복지로 전환하고 확대하는 데, 그리고 제2의 임금이랄 수 있는 다양한 생활조건의 일반적 개선을 위해 전조직(全組織)이 사활적 투쟁을 결의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경제의 단위로서 개별 기업과 조직의 성과는 개별 기업의 재무적 주식 소유자만의 과다한 부당이득으로 또는 소속 개별 노동자들에게 보상적 수당방식 이상의 편익으로 제공되어서는 안되며, 당연히 재투자와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과정을 통하여 전국민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선순환 되어야 한다. 기업은 국민경제라는 환경 및 조건과 상호작용 속에서 성장하고 이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사정, 현안적 이해관계에 집착하는 기구 될 수 있어 

위에 언급한 시대적 과제를 현재의 노사정 구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냉정한 판단이다. 물론 노사정 조직 나름대로 사회적 순기능 역할이 있을 수 있고 노사간의 현안적 어젠다를 해결하는 형식논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지만, 한국사회의 주요한 미래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현재의 노사정 구성원들은 오히려 제3자적 혹은 이해충돌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존재양식이 내용을 규정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개별적 조직은 개별적 이해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노사정 구성은 유럽 역사에서 보여준 미래지향적 코포라티즘의 협력이 아니라, 자칫하면 현안적 이해관계에만 집착하는 기구가 될 공산이 매우 높다.

따라서 노사정 조직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이를 외부에서 강제하고 압박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보완 내지는 대체의 형식으로 중국 양회의 하나인 인민정치협상회의의 전신으로 알려진 직업대표자 제도와 일반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의 하나로 공론적 민회라는 형태의 사회적 협의기구를 별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직업대표제는 1차대전 직후 유럽에서 정당의 구역대표로 구성되는 국회가 소수 권력자와 자본가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것에 절망하여 그 대안으로 설계된 새로운 민의기관 구성방안이다. 각 직업단체별로 해당 분야 종사자가 자기 대표를 직접 선출하여 국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서울대 역사교육과 유용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세기 초 중화민국에서도 정당 중심의 국회가 군벌과 권력자들의 들러리로 전락하자 직업대표제 방식의 새로운 민의기관을 구성하려는 노력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일본과 한국의 지식인 중에도 이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본가와 노동자뿐만 아니라 농민, 교육자, 과학기술인,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여성, 전문가 …. 등 각종 직업/직능의 대표가 해당 분야 인구수에 비례하여 다양하게 참여하는 민의기관이라야 비로소 진정한 민의를 대표할 수 있다고 믿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양대의 하나인 인민정치협상회의는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성립된 여러 사례 중 하나이다 (자세한 것은 유용태 저, <직업대표제, 근대중국의 민주유산> 및 <녹색평론> 2018년 1-2월호 참조).

일국양제 상황 속에 있는 홍콩 역시 자신들의 이해를 방어하기 위하여 1985년부터 직업대표제를 입법국 의회에 지역대표제와 병행하여 5 : 5 비중으로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한다.

 직업대표제,  상원적 비례대표 기능 필요

직업대표제는 자본과 노동만의 단순한 대립항 영역을 넘어 사회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영역과 직능을 포괄 참여시킴으로써, 소수가 전횡하는 위험을 배제하고 다양한 이해들이 종합되면서 만능적 대표기능을 견제하고 다의적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

노사정 내 발생할 수 있는 편협한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으며, 소선거구의 종다수자 독식 폐해 속에 갇혀 있는 한국국회 선거제의 만성적 고질병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로 검토할 가치가 매우 높다. 예컨대 새로운 상설기구적 민의기관으로 직업대표제에 국회의 상원적 성격을 부여함으로써, 현재의 구태의연한 의회를 견제하고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당별 명부제를 통한 비례대표 확대방안이 투표의 등가성과 다당적 다원주의를 강화시킬 수 있다면, 직업대표제를 통한 상원적 비례대표 기능은 직능 직역적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기에 한층 진일보한 형태로 작동할 수 있으며, 활동이 검증된 시민단체들의 참여도 가능할 것이다.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미 신고리 5-6호기 계속 여부를 결정한 공론화 위원회의 경험을 확장하는 것이다. 기울어진 조건과 제한된 시한 속에서 진행되었던 상기의 불충분한 경험을 토대로 하여 민회적인 시민의회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노사 조직간 그리고 개별적 기업과 산업 단위에서 처리할 수 없는 주요한 사회경제적 일반 이슈를 추첨방식의 무작위로 선출한 적정규모의 시민대표들이 사안에 따라 최소 6개월에서 최장 2년 정도의 기간으로 해당 주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 구체적 정보에의 접근, 토론과 숙의, 검토와 비판을 반복하면서 결론을 내는 방식이다. 사안과 필요에 따라서 시민의회의 결정으로 바로 실행할 수도 있고 이를 다시 국회의 재의결 또는 국민투표로 최종적인 판단과 집행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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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회의 도입은 촛불시민혁명을 이행하는 주요한 실천이자 개혁적 협치가 어려운 현재의 모순적 의회구도를 극복하는 비장의 방책이 될 수 있다.

촛불 시민, 어느 나라보다 민회 운영 역량 갖춰 

촛불시민혁명을 이루어낸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민회적 시민의회를 시행할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다 할 수 있으며, 한 걸음 더 나가면 시민의회의 도입이야말로 촛불시민혁명을 이행하는 주요한 실천이자, 이명박근혜의 수구적 시대의 산물로 여전히 사사건건 한국사회의 전진에 발목을 잡고 있는 쓰레기 집단인 극우 야당과 과대망상적 대통령 병에 걸려 정치 현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집단을 무력화시키고, 개혁적 협치가 어려운 현재의 모순적 의회구도를 극복하는 비장의 방책이다.

기대하건대 비례성을 강화하는 개정된 선거법에 의해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시행되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새로운 시대의 정치가 열릴 때까지 헌정의 질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시민의회(공론화 위원회)와 국민투표적 방식을 시시때때로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 이는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촛불시민혁명의 뜻을 이어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노사정 조직과 병행하여 직업대표제와 민회적 시민의회를 도입함으로써, 구태의연한 한국정치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한국사회의 소외된 다양하고 다의적인 의견들을 수렴해 내면서, 사용자 단체들은 단순하고 일시적인 조직의 이해를 넘어서 사회적 책임이라는 화두를 안고 장기적 성장과 지속적 조건을 주도적으로 형성해 갈 수 있고, 노동자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 역시 편협한 개별적 이익에서 벗어나 지역과 부문별로 시민사회의 일반적 보편적 이해와 상보적으로 결합하면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마련되길 희망한다.

금, 2018/01/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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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높은 집값은 경제, 교통, 교육, 문화 인프라의 집적도가 다른 지역에 대해 비교불가의 우위에 있는 것에 따른 결과다.

송파구 소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3,000만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강남구는 재건축 단지들의 무한질주에 힘입어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이 3.3㎡당 4,000만원을 돌파했으며 서초구가 3,700만원대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송파도 3.3㎡당 3,000만원 넘어…강남권 ‘그들만의 리그’ 되나, http://www.sedaily.com/NewsView/1RUAR58HV2) 하긴 강남구나 서초구에 소재한 아파트 단지들 가운데에는 매매가격이 평당 6,000만원을 넘어가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는 마당이니 그리 놀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평당 매매가격 3천만원이라느니, 4천만원이라느니, 6천만원이라느니 하는 말이 실감이 잘 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34평 아파트 기준으로 평당 매매가격이 3천만원이면 매매가격이 10억 2천만원이고, 평당 매매가격이 4천만원이면 13억 6천만원이며, 평당 매매가격이 6천만원이면 20억 4천만원이다. 거의 모든 임금 소득자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가격이다.
 
강남의 집값이 넘사벽인 이유
강남(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의 집값이 대한민국에서 단연 높은 건 박정희가 경부고속도로를 뚫으며 제3한강교(지금의 한남대교)를 건설한 이래 강남이 대한민국 발전의 축(박정희 이래 대한민국의 주된 발전축선은 서울과 부산을 잇는 선이다)이었기 때문이다. 영동(지금으로선 어처구니 없는 일이겠지만 강남은 개발 초기에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의미의 ‘영동’이라 불렸다) 개발은 허허벌판에 이루어진 탓에 계획적인 도시설계와 개발이 용이했다.
 
무계획적인 강북과는 완연히 다른 출발을 한 강남은 경제, 교통, 교육, 문화 인프라의 집적도가 비교불가의 우위에 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강북에 전부 위치하던 경기고 등 명문고의 강남으로의 대거 이전, 입시학원의 대명사 대치동으로 표상되는 학원인프라, 강남을 거미줄처럼 훓고 지나가는 지하철 노선(강남을 통과하는 지하철 노선은 2호선, 3호선, 7호선, 9호선, 분당선이 있는데 강남 전역을 커버하며 빈틈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다) 등이 있다.
대한민국 발전의 중심축인 경부축선의 출발선이라는 지리적 축복, 계획도시로서의 이점, 역대 정부들의 강남에 대한 아낌없는 교통, 교육 등의 인프라 투자 등이 화학작용을 일으키면서 강남에는 기업과 일자리가 넘쳐났다. 일자리와 교통과 교육이 대한민국에서 압도적 일등인 강남의 집값이 넘사벽인 건 당연한 일이다.
 
기운 빠진 강남에 기운을 불어넣은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최경환
 한데 강남의 집값이 지금처럼 ‘그들만의 리그’가 된 건 의외로 오래된 일이 아니다. 강남의 집값은 전세계적 유동성 과잉과 김대중 정부의 무차별적 부동산 규제 철폐에 힘입어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해 노무현 정부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2007년 최고점(2007년 1월 강남구 평당 평균 매매가 3550만원, 서초구 2883만원, 송파구 2596만원)을 찍었다. 이 시기의 강남 아파트가격의 폭주는 정말 기록적인 것이었으며, 이 무렵 강남은 ‘그들만의 리그’로 자리매김한다.
 
한편 ABR(Anyting But Roh)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 아래서도 생존한 몇 안 되는 노무현표 부동산 시장 질서 유지 대책(대표적인 것이 LTV 및 DTI관리, 재건축 관련 각종 규제 등이다)과 전세계적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강남도 크게 하락했다. 그후 서초구가 2016년 가을경 전고점을 먼저 회복했고 2017년 초쯤 강남구와 송파구가 전고점을 회복한다. 그리고 지금 강남은 명목가격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흔히 강남불패라고 알려져 있지만, 강남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떨어진 바 있다. 심지어 2011년 같은 경우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2.2% 하락한 데 비해 강남.송파.강동구는 3.41~4.69% 하락해 낙폭이 훨씬 컸다. 뿐만 아니라 2012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6.6% 하락하며 휘청거리는 동안 강남구는 무려 9.46%,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는 7~10%가 폭락하며 시장에 충격과 공포를 안긴 바 있다. (강남 아파트는 부동산 불황도 피해갔을까?,http://land.naver.com/news/newsRead.nhn?type=headline&prsco_id=366&arti_id=0000395427)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데다 가격도 싼, 그래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대구나 부산이나 광주 같은 지역들은 2010년 이후 투기광풍이 불었고 가격도 폭등했다. 심지어 대구 수성구 같은 경우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가가 2천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부동산 시장은 2010년 무렵부터 비교적 근년까지 시장의 유휴자금이 돈 되는 곳을 찾아 대구, 부산, 광주를 훓은 후 2014년 무렵부터 강남과 서울로 집결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물론 투기세력과 유휴자금이 강남과 서울 등으로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든 직접적인 계기는 LTV 및 DTI 완화, 재건축 관련 규제 형해화를 골자로 하는 ‘초이노믹스’였다. 그리고 빚내 집 사라는 최경환과 함께 부동산 경기 올인 및 투기심리 부추기기에 열중한 이명박과 박근혜의 노력도 강남 집값 상승의 일등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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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강남 형성사를 담은 황석영 작가의 소설 ‘강남몽’.

 
강남을 ‘그들만의 리그’로 놔두라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2000년대 초반과 완전히 다른 것처럼 강남도 2000년대 초반의 강남과는 다르다. 경제, 교통, 교육, 문화 등의 인프라의 타지역에 대한 압도적 우위와 그 결과로서의 압도적 집값은 강남을 다른 지역과 구별짓는다. 강남이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만큼 문재인 정부도 강남은 다르게 취급할 필요가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강남 집값과 씨름할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대신 문재인 정부는 정부와 공공이 만들어낸 강남이라는 가치를 향유하려는 사람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으면 된다.

지금 강남시민들의 대부분은 정부와 공공이 만든 가치를 무임승차에 가깝게 누리고 있다. 그리고 그건 대한민국을 실질적으로 리딩하는 강남시민들도 그닥 원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보유세, 양도소득세, 임대소득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을 통해 강남 시민들이 누리는 대한민국 최고의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청구해야 옳다.

물론 보유세와 양도세 그리고 임대소득세의 현실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본격적 시행은 강남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역에 일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만큼 강남을 표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다만 강남시민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에 사는 것에 걸맞게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비싼 집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타지역에 사는 시민들보다 보유세 등을 더 납부하게 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강남시민들이 늘어나는 보유세 등의 부담을 흔쾌히 받아들일 공동체의식과 분별력을 지녔을 것이라고 믿는다.
 
2000~2007년의 1단계 점프와 2014~2017년의 2단계 점프를 통해 이미 강남은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 우린 그걸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도 이제 강남 집값에 대해서는 신경을 끄는 게 좋겠다. 문재인 정부의 관심사는 강남이 누리는 서비스에 상응하는 비용을 강남이 납부하게 하는 것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금, 2018/01/2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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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돼 특정 단지의 경우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최대 8억 4천만원에 달할 것이란 소식에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조금만 정확히 알면 호들갑을 떨 일도, 저항할 일도 아니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1. 공공이 만든 개발이익을 공공과 소유주가 나누는 것

먼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공공이 만든 개발이익 중 초과이익을 공공이 소유주와 나누는 것 뿐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의미 있는 부담금을 납부할 단지들은 거의 전부 강남에 위치한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초과이익 규모가 다른 지역 보다 압도적인 건 강남의 교통, 교육, 경제, 문화 인프라가 단연 우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남의 우월한 인프라는 전부 공공이 만든 것이다. 따라서 공공이 만든 인프라로 인해 발생한 재건축초과이익을 공공과 소유주가 분점하는 건 지극히 정당하다.

부담금 최고 8억 4천만원이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재건축초과이익(재건축 아파트 준공 후 가격-재건축 추진위설립승인 당시 공시가격 및 개발비용-주변 집값 평균상승액=재건축초과이익)이 17억도 넘는다. 부담금을 내도 10억원 가까이 남는 것이다. 억울하거나 분할 일이 아니다.

2.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라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
 
재건축추진조합과 비대언론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조합원간의 형평성 및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로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다.

재건축 추진 주택을 소유한 시점에 따라 조합원 간의 개발이익의 규모가 다르겠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2006년부터 만들어져 제대로 시행도 못해 보고 유예만 됐던 제도로 작년으로 유예기간이 끝나 올해 시행이 예정됐던 제도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투기목적으로 조합원이 된 사람들이 형평성 운운하는 건 우습다. 또한 부담금은 특정개인에게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부담금 총액을 계산해 해당 단지에 총액을 부과하고, 그 총액을 조합원간에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조합에서 결정할 사무에 불과하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가 합헌이라고 94년 토지초과이득세제 케이스와 2008년 종부세 케이스에서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다. 한편 재건축초과이익환제는 양도소득세와 과세의 목적과 대상, 과세 방법 등이 상이해 이중과세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재건축 추진을 어렵게 해 강남집값이 더 뛸 것이란 주장에 대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재건축을 어렵게 하고, 재건축이 어려워지면 강남에 주택을 추가공급할 거의 유일한 방법이 봉쇄되는 것이라 추후에 강남집값이 더 폭등할 것이란 주장은 곡학아세에 가깝다. 단적으로 재건축관련 규제가 무너진 채로 남아있던(즉 공급이 여의치 않던 시기)2008년부터 2014년까지 강남재건축 시장은 침체상태였지만, 최경환이 재건축가능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겠다고 선언(즉 시장에 공급물량 대거 늘어나게 됨)하자 오히려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이 폭등한 사례를 봐도 재건축 공급물량 축소와 가격폭등 사이의 상관관계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알 수 있다.

또한 그간 분당, 판교, 위례 등 강남대체지를 부지런히 공급했지만 강남집갑은 계속 올랐다. 요컨대 강남집값 상승의 실체는 투기적 가수요이며 보유세 등을 통해 투기적 가수요를 눅이는 게 해법이지 공급확대가 해법일 순 없다.

월, 2018/01/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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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변신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변신의 강도와 폭에서 안철수에 필적할 사람은 찾기 어려울만큼 안철수의 변신은 충격적이다. 안철수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남권 아파트값 폭등과 관련  “노무현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시즌2”,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의 데자뷰가 12년 만에 펼쳐지고 있다”, “강남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일주일새 호가 1억씩 오르던 2005년같은 집값폭등으로 부르는 게 값”, “문재인 정부 출범 9개월동안 6차례 발표한 대책들은 하나같이 조롱거리가 됐다. 오히려 정부가 뭔가 하면 기다렸다는 듯 집값이 뛰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맹타했다. 

¡¼¼­¿ï=´º½Ã½º¡½ÀÌ¿µÈ¯ ±âÀÚ = 17ÀÏ ¿ÀÀü ¼­¿ï ¿©Àǵµ ±¹È¸ ±¹¹ÎÀÇ´ç ´ëÇ¥½Ç¿¡¼­ ¿­¸° ÃÖ°íÀ§¿øÈ¸ÀÇ¿¡ Âü¼®ÇÑ ¾Èö¼ö ´ëÇ¥°¡ ¹ß¾ðÇϰí ÀÖ´Ù. ¾È ´ëÇ¥´Â "°¡»óÈ­Æó °ü·Ã ÃѸ®-°æÁ¦ºÎÃѸ®-±Ý°¨¿øÀå ´ë·Î µ¹Ãâ¹ß¾ðÀ» À̾°í ÀÖ¾î Á¤ºÎÀÇ È¥¼±ÀÌ ¿©°ú¾øÀÌ Ç¥ÃâµÇ°í ÀÖ´Ù" ¸ç "°¡Àå ±Ùº»ÀûÀÎ ¹®Á¦´Â Çö Á¤ºÎ¿¡¼­ °æÁ¦Á¤Ã¥ ÄÁÆ®·Ñ Ÿ¿ö°¡ ºÒºÐ¸íÇÏ´Ù"°í ºñÆÇÇß´Ù.2018.01.17.   20hwan@newsis.com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비판은 실망스럽게도 부동산메인스트림과 토건족과 비대언론의 호민관 역할을 자임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사진:뉴시스),

여기까진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안철수는 강남아파트값 폭등 원인을 “8.2 대책에서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를 만들더니 아파트 재건축 연한을 30년에서 40년으로 돌린다고 한다”며 “재건축 규제나 초과이익환수제가 단기수요는 줄일 수 있으나 결국 재건축아파트 품귀현상을 낳고 강남 새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밖에 안되는 것을 왜 모르는가”라며 현실과 정반대되는, 그러나 토건족과 비대언론, 메인스트림의 구미에는 정확히 부합하는 진단을 내놓은 후 “수요 억제에만 머무른 정책을 공급 확대로 전면수정하고 강남 외 지역 주거인프라 개선에 바로 나서야 한다”고 강변했다. (헐~안철수 “강남 집값 폭등은 공급부족 때문”, http://www.viewsnnews.com/article?q=153631)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공공이 만든 개발이익 중 일부를 공공이 환수하는 지극히 정당한 제도라는 점에서, 재건축 연한 정상화는 최경환 등이 투기를 일으킬 목적으로 줄인 재건축 가능연한을 원상태로 복원시킨다는 점에서, 강남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 가수요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판교 케이스가 보여주듯 투기심리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공급확대정책은 오히려 투기심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강남아파트 가격 폭등에 대한 안철수의 진단과 처방은 전적으로 그르다. 

안타까운 건 메인스트림과 토건족과 비대언론의 호민관 역할을 자임한 안철수가 2012년 대선에 출마할 당시에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스탠스를 취했다는 사실이다. 안철수가 대선 당시 발표한 정책공약집 ‘안철수의 약속’을 보면 ‘개인과 기업이 함께 성공하는 경제’라는 경제공약 중에 ‘서민과 실수요 중심의 주거정책’이 나온다. ‘서민과 실수요 중심의 주거정책’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및 임대차 시장의 힘의 비대칭성 해소’, ‘토지보유세 정상화 및 공평과세’,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을 구체적인 정책수단으로 삼고 있다. 안철수표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기존의 토건주의, 소유자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토지가치의 공유, 사용자 중심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라는 의미다.

적어도 2012년의 안철수는 토건주의 혹은 부동산 공화국의 포로는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 한데 지금의 안철수는 투기공화국의 옹호자, 지주들의 호민관이 된 느낌이다. 안철수의 생각이 바뀐 것인지, 안철수의 속마음이 원래 그랬는지는 안철수 본인만 알 것이다.  

 

 
목, 2018/02/0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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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CGTN (China Global TV Network)에 최근 실린,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일고 있는 남북 화해 분위기, 북한 측의 의도, 이에 대한 미국 측의 우호적이지 않는 태도 등에 대한 기사다. 번역문과 영문 원본을 전재한다.(다른백년 편집자)

 

조선인민공화국은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 핵 항모전단을 파견함으로써 평양과 서울의 화해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수요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남북대화가 바람직한 결과를 맺고” 있지만, 워싱턴은 “남북이 함께 평화를 계획하는 시점에 한반도 인근에 핵 항모전단을 비롯한 전략자산을 전개함으로써 고의적인 상황 악화를 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리용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을 준비 중이며, 2월과 3월에 걸쳐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이후 남한과 대규모 군사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상은 유엔 안보보장이사회가 남북 화해 과정을 환영하고 “주변 국가들”이 이를 저해하지 못하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평양이 보내는 “상반된 신호”

평양의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싼 1년의 긴장 이후, 북한과 남한은 1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대화를 오랜만에 가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한 양측의 합의에 따르면, 북한과 남한의 선수단은 다음 주 금요일 개막행사에 함께 입장하며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여 올림픽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목요일 북한 선수들이 남한의 도시 강릉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에 도착했고 인공기를 내결었다.

또한 140명 규모의 북한 삼지연 오케스트라는 남한에서 두 차례에 걸쳐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은 평양의 대화 제안 의도를 의심하여 왔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서울과 워싱턴의 이간을 시도한다는 우려 속에서, 지난 화요일 백악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Mike Pence) 부통령을 올림픽에 참석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간질”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다수의 미국 언론은, 평양이 동계올림픽 개막을 단 하루 앞둔 다음 주 목요일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포함하는 건군 70주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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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싱크탱크 차하얼학회(Charhar Institute)의 선임연구원 왕총(Wang Chong)은 북한의 동계 올림픽 참가와 열병식 준비에 관해 언급하면서, 평양이 “상반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를 상대로, 북한이 “평화를 애호하는 국가”이지만 동시에 자국 주민들 앞에서 “체면이 구겨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점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조셉 윤(Joseph Yun)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목요일 핵무기를 둘러싼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옵션이 여전히 고려되고 있지만 워싱턴의 군사 옵션이 “임박”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DPRK: US is ‘disturbing’ inter-Korean reconciliatio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has accused the United States of “disturbing” the reconciliation process between Pyongyang and Seoul, by sending nuclear powered aircraft carrier strike groups in the vicinity of the Korean Peninsula.

In a letter sent to UN Secretary General Antonio Guterres on Wednesday, DPRK’s Foreign Minister Ri Yong Ho said “good results are borne in the inter-Korean dialogue,” but Washington is “seeking to intentionally aggravate the situation by introducing the strategic assets including nuclear powered aircraft carrier strike groups into the vicinity of the Korean Peninsula at a time when north and south of Korea are charting a course of peace together.”

Ri accused the US of preparing for “preemptive strike” against the DPRK and planning to conduct a large-scale joint military drill with South Korea, after the PyeongChang Olympic and Paralympic Winter Games in February and March.

The DPRK’s foreign minister called on the UN Security Council to welcome the process of inter-Korean reconciliation and discourage the “neighboring countries” from undermining it.

Pyongyang’s ‘mixed signals’

After a year of tensions on the peninsula over Pyongyang’s nuclear weapon and missile program, the DPRK and South Korea conducted rare talks in January to facilitate the DPRK’s participation in the PyeongChang Games.

According to the agreement between the two sides that has been approved by the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IOC), delegations of the DPRK and South Korea will march together at the opening ceremony next Friday, and the two sides will form a united women’s ice hockey team to compete in the Olympics.

On Thursday, the DPRK’s athletes arrived at the Olympic Village in South Korean city Gangneung, where the DPRK’s national flag was raised.

In addition, the DPRK’s 140-member Samjiyon Orchestra will hold two concerts in South Korea.

The US, however, has been suspicious about Pyongyang’s motives behind its overture for talks. Amid concerns that DPRK leader Kim Jong Un is trying to drive a wedge between Seoul and Washington, US President Donald Trump has decided to send his deputy Mike Pence to attend the games to prevent the DPRK from “hijacking” it, a White House official said Tu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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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nwhile, multiple US media outlets have reported that Pyongyang is planning to celebrate the 70th founding anniversary of its armed forces with a massive military parade next Thursday, just one day ahead of the opening of the Winter Olympics.

Commenting on the DPRK’s participation in the games and its plan to stage the military parade, Wang Chong, a senior fellow from Chinese think tank Charhar Institute, said Pyongyang is “sending mixed signals”. The country wants to tell the world that it is a “peace-loving nation,” but at the same time it does not want to “lose face” in front of its own people, he added.

Joseph Yun, US special envoy on the DPRK, said on Thursday that all options remain on the table for solving the nuclear standoff, but he does not think Washington is “close to” the military option.

월, 2018/02/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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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가 북한에 대한 이른바 ‘코피(bloody nose)’ 타격에 관해 우려를 표명한 것 때문에 주한 미국 대사 내정이 철회됐다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이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설명이다.

빅터 차(Victor Cha)가 트럼프 백악관과의 논의에서, 북한에 대한 이른바 “코피(bloody nose)” 타격에 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그 결과 주한 미국 대사 후보에서 탈락했다는 내용의 기사와 사설이 한국 주류 언론을 도배하여 왔다.

그러나 지극히 기본적인 조사만 해 보아도 이런 설명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드러난다. 또한 빅터 차가 세련되고 신망 높은 북한 전문가라는 주장 역시 타당하지 않다.

우선 그는 지난 1년간 완전히 침묵을 지켰다. 미국이 먼저 도발 당하지 않더라도 북한을 (핵무기를 포함하여) 공격할 수 있다고 트럼프가 공언하고, 자신의 외교 방식에 따라 여러 조치를 취하면서 국무부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대다수 고위 외교관의 사직 혹은 해고를 불러왔던 지난 1년간 말이다. 또한 그는 트럼프가 내뱉은 노골적인 인종주의적 발언과 법무부 권한의 불법적 행사에 관해서도 침묵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이전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도록 주한 미국대사를 임명하지 못했다는 사실의 중대성을 따져보도록 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는 여타 대사직도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사실상 동아시아와 세계 주요국의 대사직은 채워졌다.

더군다나 트럼프가 거의 매주 북한을 언급하며 이를 가장 중요한 안보 이슈라고 말해 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무례함이 명백하다.

대사를 임명하지 않았음은 물론 상원 외교위원회의 지명 절차도 시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대단한 모욕이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 불가사의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모독 행위에 침묵하고 있다. 한국 주권을 소리 높여 옹호해야 할 보수는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에 맹목적으로 충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보를 공격한다.

에드윈 모건(Edwin Morgan)을 워싱턴으로 돌려보낸 이래, 한국에 미국 대사가 이렇게 오랜 기간 부재했던 적이 없었다.

잠깐! 에드윈 모건이 누구인가?

이전에 미국 대사의 교체가 이렇게까지 지연되었던 경우는,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가 고종의 대한제국이 일본에게 합병되는 상황을 외면하고 엘리후 루트(Elihu Root) 국무장관에게 명령하여 1905년 11월 24일 에드윈 모건 대사에게 전문을 보내 “철수하여 미국으로 복귀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때이다. 이후 차기 미국 대사로 한국에 부임한 사람은 존 무치오(John Muccio)였다. 그로부터 45년 후의 일이다!

이번에는 한국이 식민지가 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미국과의 관계는 명백하게 격하되었다. 한국을 참으로 정중한 방식으로 박대하고,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며, 심지어는 한국이 아무런 목소리도 낼 수 없는 미국의 안보정책을 따르라고 요구까지 하는데도 충실한 동맹국으로 행동하도록 강요되는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코리아 패싱”을 끝내겠다는 트럼프의 번드르르한 언사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런데 대사직을 위해서라면 많은 것을 기꺼이 감내하려는 빅터 차를 외면한 배후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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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담당 디렉터로 활동하며 자신의 이름을 많이 알렸다.

이 상황에 대한 가장 섬뜩한 설명은 군부의 어떤 파벌이, 누가 어떤 생각을 하건, 군사 충돌을 강제하려고 계획 중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누군가가 이 절차를 공개적인 논의에 부쳐 방해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위험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현재 시점에서 이것이 불가피한 결론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설명은 트럼프를 반대하는 행정부 안의 누군가가, 트럼프에게서 물러나도록 할 만큼 강력한 메시지를 빅터 차에게 전달했고 이에 따라 후보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 전체의 군사화 추세

큰 틀에서 보자면, 빅터 차의 지명 실패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민간 통제가 끝났음을 의미하며, 이는 연방정부 전체의 군사화라는 커다란 추세의 일부이다.

실제로 외교의 군사화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및 여타 지역에서 상당 기간 진행되어 왔다. 중동 주요국의 미국 대사들이 연회에 사용할 새우를 튀길지 아니면 삶을지를 제외하고는 발언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트럼프 내각과 연방정부에 임명된 전례 없이 많은 숫자의 전직 군인을 통해서 군사화 과정이 최고점에 이르렀음을 목도하고 있다. 예컨대 연방정부의 경우 육군 장군 출신의 마크 인치(Mark Inch)가 연방교도국(Federal Bureau of Prisons) 책임자에 임명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11월 미국 최고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장으로 해병대 장군 출신의 존 알렌(John Allen)이 임명된 것을 보라. 브루킹스연구소의 전임 소장은 스트로브 탤벗(Strobe Talbott)으로, 그는 (그의 견해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최고의 교육을 받은 유능한 민간인이었다. 탤벗의 전임 소장은 유능한 외교관이었던 마이클 아마코스트(Michael Armacost)였다.

빅터 차가 민간의 통제를 옹호한다거나, 미국 헌법과 유엔 헌장을 존중하는 인물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다수의 불법행위를 거리낌 없이 외면했고, 그 당시부터 북한이 합의를 붕괴시킨 주요 원인 제공자라는 소설을 퍼뜨렸다.

“있을 수 없는 국가 : 북한의 과거와 미래(The Impossible State: North Korea, Past and Future)” 등 빅터 차의 저서들은 북한이 다른 어떤 곳의 어떤 국가와도 다르다고 시사하면서 북한에 관한 공상적인 이미지를 세상에 내놓았다. 노골적으로 환원주의적 관점은 아닐지라도 재미있는 공상과학소설에나 어울릴 법한 이야기다.

더욱이 지난 15년에 걸친 빅터 차의 승승장구는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 준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위상 하락과 분리할 수 없다.

이 연구소는 한때 국제관계 분야에서 지극히 유용한 정보의 제공자였지만, 이후 국가 기능과 외교 및 안보의 민영화를 관리 감독하는 컨설팅 회사로 축소되었다.

12년 전에는 필자 같은 아웃사이더도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 발표자로 초대되곤 했다.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연구소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의미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곳이었다.

미국 외교정책의 두 거물이 상호작용 함으로써 균형이 이루어졌다.

한편에는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가 있었다. 키신저는 외교와 안보를 사기업화 함으로써 거대한 부를 일군 인물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를 활용하여 자신의 키신저 협회(Kissinger and Associates)로 계약을 빨아들였다.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냉소적인 정치인 중 하나였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의 친분을 통해 권력, 돈, 더 많은 돈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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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헨리 키신저(왼쪽)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그러나 이 연구소는 이제 국가 기능과 외교 및 안보의 민영화를 관리 감독하는 컨설팅 회사로 축소돼버렸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가 있었다. 지미 카터 대통령의 보좌관을 역임한 브레진스키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데 분명 개방적이었지만, 자신을 학자이자 공복으로 여겼고 부나 좇는 사람이라고는 여기지 않았다.

필자가 글을 통해 브레진스키를 옹호할 때면, 일단의 사람들로부터 혹독한 공격을 당하는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대실패를 설계한 사람이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러시아를 응징했던 완고한 냉전의 선봉장으로 브레진스키를 바라보는 사람들로부터였다.

브레진스키에 대한 이러한 평가에 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지만, 필자의 경험은 대단히 다른 것이었다. 브레진스키가 정치적 핍박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굳이 나서는 일을 여러 차례 목격했고, 이란과의 전쟁으로 몰아가는 움직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보았다.

안보정책에서 기후변화의 중요성에 관한 필자의 제안에 대해 브레진스키가 여러 차례 세세한 내용의 답장을 써 보내곤 했다. 그는 자신의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며, 또한 진지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다가서려고 했다.

브레진스키가 병든 이후 그리고 작년에 작고한 이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엄청난 추락을 경험했다. 군사 분야 계약자들과 외국 정부가 자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점차 주도하게 되었다. 나아가 연방정부의 안보 및 외교 기능이 이른바 사실상 정치 컨설팅회사의 외주에 점차 의존하게 되었다.

필자는 가끔, 쏟아지는 정책적 혼선의 와중에 트럼프가 부상하게 된 요인이 상당 부분 브레진스키의 사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빅터 차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낳은 인물이고, 아마도 그는 키신저의 지원이야말로 자신이 지닌 비장의 무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제도적 기초는 너무나도 부패한 상태이고, 분파들 사이의 충돌(FBI와 CIA의 충돌이 되었건, 백인 민족주의자들과 국제주의자들의 충돌이 되었건)이 점점 심각해져 이제는 심지어 빅터 차와 같은 인물도 쫓겨나고 있는 판이다.

이는 술집에서의 싸움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모두가 난투에 휩쓸린다. 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여전히 싸움질을 하고 있는 이들은 가장 거칠고도 비열한 자들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결정에 인종주의적 요소가 작용했다고 가정하는 것도 비합리적이지는 않다. 빅터 차는, 만일 자신이 대사직을 차지할 수 있다면, 스스로는 현명치 않다고 생각하는 많은 행위들을 그냥 현명한 것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여전히 충성스럽고 가장 민감한 결정에 관해 조언하는 군부와 지역 정치의 분파들은 아직도 깊은 외국인 혐오에 빠져 있다.

이들 중에서, 미국에 대한 궁극적 위협이 멕시코인들이 아니라 아시아인과 유대인이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화, 2018/02/0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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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한 동맹의 함정(Fragile Alliance Trap, FAT)”이라는 개념은 하버드 대학의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이 만든 것이 아니다. 허약한 동맹의 함정을 알아챈 고대 그리스 전략가들이 아마도 있었겠지만, 이 개념은 그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히려 이 개념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에 관한 경고보다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와 향후 전개될 미래 상황에 더 적합할 지도 모른다.
 
최근 비관적 전망이 널리 퍼졌다. 워싱턴과 서울의 정부는 우유부단함을 심각하게 노출하고 있다. 1월의 서울 방문은 북한 가수 현송월을 “록스타”로 만드는 지나친 대접으로 시작해서, 북한의 마식령 훈련장으로 남한의 스키 선수들을 태우고 간 여객기에 대한 굴욕적인 대접으로 끝났다.
  연합뉴스
남한의 혼란스러움에는 미국의 누구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에 관한 오해, 그리고 평창 외교에 관한 근거 없는 기대가 포함된다. 남한이 지닌 가장 귀중한 자산이자 정말 오랜만에 손에 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레버리지가 반복적으로, 선제적으로, 그리고 심각하게 포기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비일관성은 새로운 남북대화에 관한 가식적이고도 마지못한 지원에서 시작한다. 미국은 이제 항복을 강요하는 전략으로 북한을 공개 압박한다. 실질적인 외교 옵션이 전혀 없고, 근본적인 문제의 일시적 해결책에 관한 생각조차 전혀 없다.
 
만일 서울이 남북대화의 운전대를 잡고 상호합의를 이루어 낼 일말의 기회라도 가질 수 있으려면, 당장이라도 제재와 군사훈련을 일시 중지할 능력을 지녀야만 한다. 이를 위한 유엔과 미국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면 (지지를 끌어 낼 논리는 충분하지만), 남한은 제재와 군사훈련의 일시 중지를 일방적으로 천명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남한은 스스로의 손발을 묶어버리는 심각한 결과에 이른다.
 
미국의 전략, 그리고 미국의 외교 능력 부재를 고려한다면, 남한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 것 같지 않다. 이번에 찾아온 기회의 문이 그대로 닫히도록 내버려둔다면, 한반도 관계 회복은 아마도 수포로 돌아갈 것이며, 훗날 언젠가 또 다른 남한 정부가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이러한 시도를 해야만 한다. 성공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9개월 전에 포기했던 레버리지의 상당 부분을 신속하게 회복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돌이켜보는 일이 유용하다. 다른 정책에 관한 영향력에서, 트럼프는 과거에 이미 해결된 이슈에 관한 논쟁을 독점해 왔다. 대단히 과격하고도 파괴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이전의 성공적 합의에서 핵심이었던 북한 결의안의 경제 측면은, 공상 속의 “전쟁 계획”이 떠도는 동안에는 논의될 수 없다. 그런데 바로 이 측면이야말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는 데 핵심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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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아시아경제)
제재와 군사행동은 실질적으로 유용하지도 않고 안보 측면에서 정당화되지도 않는다. 미국의 입장이 공허하다는 점을 드러낼 뿐이다. 빅터 차가 트럼프 팀에 합류하기에 너무 리버럴하다고 평가되었다는 사실은 트럼프 팀의 무능을 분명하게 확인해준다. 따라서 현 시점은, 남한 정부가 더더욱 미국에 맹목적으로 영합한다거나 자국과 한반도 및 주변 지역의 이익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 올림픽이라는 계기는 남한이 자국의 동맹인 미국을 구해 줄,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는 결코 작은 업적이 아니며, 많은 미국인들이 이를 감사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더 큰 가능성이 존재할 수도 있다. 소문으로만 떠돌고 있기는 하지만, 현송월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단독 만찬회동이 지니는 지정학적 의미는 대단히 클 수 있다. 말 그대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두 사람이 가질 만찬회동의 웨이터 역할을 하게 될 경우 특히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전략적으로 현송월을 배치함으로써, 이제 북한 핵무기가 대체로 한물 간 이야기가 되었다고 진지하게 주장할 수도 있겠다. 어떤 측면에서 그리고 대단히 중요한 측면에서, 현송월은 핵무기보다 훨씬 강력하고도 쓸모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지프 나이(Joseph Nye)는 현송월의 영향력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권력 개념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을 지도 모른다. “하드 파워”, “소프트 파워”, 그리고 최근의 “샤프 파워”에 더하여, 현송월의 영향력은 “모피 파워(Fur Power)”라고 부르는 것이 어쩌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수, 2018/02/0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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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에 의하면 ‘워싱턴 룰’이란 것이 있다 합니다.

미국의 대외정책 기초로 군사우선주의를 채택하게된 배경을 지칭하는 용어로, 대충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제적 질서의 규칙은 미국이 정한다.
  2. 규칙을 강제하기 위하여 전세계에 미군을 배치한다
  3. 규칙을 위반하는 국가는 미국이 경제적 군사적 응징을 가한다.

한반도의 현재적 군사충돌의 위기는 북한의 주체적 국가생존전략과 위의 언급한 워싱턴룰에 의거한 미국의 군사우선주의 간의 충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진행되어 온 북핵문제는 일방적 강압적 미국의 북한붕괴전략 때문으로 모든 일차적 책임이 미국에게 있습니다.

이것이 한반도 위기의 핵심이자 본질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군사우선주의와 북한붕괴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반도에 평화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주도적 ‘한반도 운전자론’은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군사우선주의에서 상호주의, 협력주의, 평화우선주의로 전환시키는 것이 요체입니다. 평화의 제전, 인류의 축제인 평창올림픽은 이러한 펑화로의 반전의 계기를 제공하는 천우신조의 기회입니다.

문재인 정부에게 강력히 요청합니다. 자신의 상전이 한국대통령인지 미태평양사령관인지도 구분 못하는 송영무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날려 평창 이후 일체의 무모한 군사작전을 전개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고, ‘미국의 푸들’ 노릇만 하는 안보외교라인에 일대 쇄신을 가하여 평창 기간 동안 전세계 만방에 한국의 원칙이 주권외교 자주국방 민족우선임을 분명히 천명하고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가야합니다. 한반도의 주인은 바로 우리이고 당연히 한반도의 미래와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 나가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북한과 미국에게도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합니다. 평창 이후에도 한반도에서 일체의 군사도박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 땅에서 핵을 사용하는 전쟁이 일어나면 한반도만 사람이 살 수 없는 참혹한 땅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도 파멸하는 공도공멸(共倒共滅)의 길로 들어설 것입니다. 이미 국제적사회에서 외교적으로도 규범적으로도 고립되어 세계인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마당에 서로를 향한 전쟁노름은 양국 모두에게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자살행위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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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이후 ‘평화 로드맵’은 미국이 일체의 무모한 군사작전을 전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이미지: sbs).

우리가 소망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출구와 북미간의 평화협정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다시 말하면 92년 북미간에 합의한 제네바 협정 (Agreed Frame, AF)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것 입니다. 문제는 이미 북한이 핵무장 강국을 선언한 현재 시점에서 위에 언급한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과정의 경로에는 매우 세심하고 긴 호흡의 인내를 요구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대략의 과정을 구상해 보면, 한미간 군사훈련의 축소 또는 중단에 답하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의 추가개발 중단 (freezing), 경제적 외교적 제재의 완화 조치에 응하는 북한의 IAEA 사찰 수용 (fact-finding), 제재의 해제와 대규모의 경제지원에 화답하는 북한의 대미 핵보복 능력의 최소수준으로 축소 (rolling –back), 마지막 단계로 북미간 평화협정체결 및 동아시아의 상호안전 및 평화기구 창설을 통한 북한의 핵능력 해체 (peace-making) 등 단계적 내용을 담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압박과 제재를 대신하여 역지사지하는 대화와 포용만이 평화로 가는 비밀스런 통로입니다.

월, 2018/02/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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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21일(수), 오후 2시~5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전쟁의 세계화와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백년포럼을 개최합니다.

이번 백년포럼에서는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가 사회자로 진행을 하고,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미셀 초서도프스키 교수의 발제에 대해 박순성 교수(동국대), 이래경 이사장(다른백년), 이정훈 위원(민플러스 편집기획위원)의 토론이 펼쳐집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께서는 ☞참가신청서☜를 작성하여 주세요.

다른백년-포스터_ 

궁금하신 내용은 전화(02-3274-0100)나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해 문의하십시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화, 2018/02/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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