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안전정책포럼] 만성유해성 화학물질 관리의 첫걸음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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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더 가까이 와주십시오. 당신의 입장을 이해할테니 손을 잡아봅시다. 협력이라는 말은 확 다가오지 않더군요. 언제나 쓰는 말이니까요. 잘 쓰지 않은 말 중에 타협을 꺼내보면 어떨까요?”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김신범 부소장(노동환경건강연구소)은 보다 열린 논의를 당부했다. 이 자리가 만성유해물질의 관리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8일 2023 화학안전정책포럼의 첫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시민사회와 산업계, 정부가 함께 화학안전 제도의 방향을 논의하는 공론장으로서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 되었다.
만성유해물질 로드맵이 처음부터 독립주제는 아니었다. 논의의 출발은 유독물질 지정체계 합리화 방안이었다. 급성/만성/생태독성 등 관리의무 차등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만성유해물질을 포괄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보다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2023년도에 독립적인 주제로서 적극적인 논의를 해보자는 데 합의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2023년 화학안전포럼에서 네 번째 주제로 채택하였다. 이는 화관법(사고발생시 시설기준을 강화할지, 모니터링을 강화해 노출을 줄일지) 뿐 아니라 화평법(허가/제한물질 지정과도) 연계되어 있는 복합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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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교수(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는 “시민사회나 기업이나 지향하는 바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일 것”이라며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만성과 유해성이라는 키워드 두 가지를 제시했다. 만성에 대해서는 태생이 주관적임을 설명했다. 법적인 정의는 기대되는 수명에 상당하는 기간, 학문적으로는 수명에 주요한 대부분으로 해석 가능하다. OECD의 실험용 마우스 기준은 6개월 정도다. 수명이 36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1/6정도 기간도 볼 수 있다. 생태독성에서는 10% 이상의 생애주기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주체에 따라 일반적으로 긴 기간이라 납득할 수 있는가에 좌우되는 면이 있는 것이다. 유해성(Hazard)은 유해한 특성이라 얘기되는데 독성학에서는 Hazard와 toxicity을 같게 보기도하는데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을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인화성, 부식성은 직접범위는 아니지만 개념을 포괄해도 무리는 없다. 그래서 그는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있어 만성유해성은 만성독성(choronic toxicity)으로 봐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만성독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기대수명을 사는동안 반복 투여/노출된 결과로 일어나는 일반적 독성학적 영향으로 정의한다. 주로 암이나 돌연변이, 생식독성, 그외 중요독성반응이라 애매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여러 가지 독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전제 조건인 만성노출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이것도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얼마나 오래 노출되어야 만성일지가 주관적일수 있기 때문이다. 생애 상당기간 계속노출 되어야 하는가. 반복적으로 노출되어야 하는가. 어느정도 빈도로 노출되어야 만성 반복 노출인가? 일생동안 두 번 노출되는 것도 반복인데 그것도 반복이라 볼수있을까? 이런 회색지대가 생기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만성유해성 물질을 관리하자는 취지를 생각하면 만성노출을 노출이후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건강영향, 노출빈도와 기간은 좀 관대하게 취급하고 바로 나타나지 않는 만성적으로 보이는 영향을 만성독성이라 정의하는 게 더 실용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만성유해성 물질이 있다면 어떤 독성적 특성을 가지는가의 문제가 있다. 장기간에 걸쳐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독성영향을 초래하는 물질. CMR(발암원성,뮤타제니시,리프로덕션) 그리고 EU에서 내분비계교란을 규제하기 시작했는데 많은이들이 고통받는 대사질환, 신경발달, 알러지 등. 이런것도 기본적으로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독성영향으로 볼수있음.
이화학적 특성으로는 만성적인 노출이 일어나려면 만성노출을 가능하게 하는 특성,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한번 노출 되어도 잔류성이 세서 주변에 오래 존재하거나 노출의 특수성을 들 수있다. 그는 일례로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생활화학 제품들은 노출의 지속성 측면에서 만성 유해성물질 카테고리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특성아래 노출관리와 독성관리라는 도전적인 과제로 연결된다. 먼저 노출은 만성적으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생활화학물질을 들 수 있고, 간헐적으로 노출되더라도 오랫동안 잔류해서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학사고, 즉각 금지된 물질을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다.
생활화학물질은 아시다시피 민감군을 포함한 모든인구, 작업노동자들까지 모두 노출되고 특징은 저용량으로 오랜기간 노출된다는 특성이 있다. 저용량 노출이고 만성이고, 영향발현에 긴 시간이 소요되어 원인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화학사고라 표현했지만 간헐적인 고용량 노출도 만성위해 특성 중 노출특성이라 볼 수 있는데 어디에서 노출되느냐에 따라(일반인구, 작업장, 생태환경 등)여러 양상을 보일 수 있고 일회성, 간헐적으로 노출될 수 있지만 이화학적 특성에 따라 만성적 발현도 가능하다고 했다.
긴 시간 발현하다 보니 원인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피해 측면에서 만성유해성 특성인데 전신영향(systemic effects)적 특성을 보인다. 노출경로와 영향이 나타나는 장기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물질이 입으로 들어갔어도 간이 안좋아지는 경우처럼 나타나는 건강 영향이 다양하고, 다양한 건강피해를 규명할 방법(테스트 메소드)가 거의 대부분 없다는게 문제이다. 그는 건강피해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는데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피해가 생각보다 크고 오래간다는것도 특징이다. 질병의 사회적 부담을 계산할 때 만성 소모성질환, 만성대사 내분비질환의 사회적 부담이 중국의 경우 GDP의 1.1%, 유럽은 2%를 상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알고있는 것만 계산한 거니 실제로는 더 클 수 있다고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원인을 찾기 어려워서 후향적으로 문제를 구제하거나 피해계산이 쉽지 않다는 문제도있다.
최교수는 비교적 최근에 생활환경화학제품 노출로 야기된 건강피해사례로 생리대유해물질이나 계란살충제의 신경독성물질, 라돈침대, 향균물질,가소제,난연제 등을 언급했다. 생리대 건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월경이상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법이 없다는게 문제라고 했다. 지금까지 화학물질 안전성 평가를 할 때 있어서 체크해본 평가지표와 관련없는 건강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데, 사회적으로 이런 상황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막막하다는 게 문제라고도 했다.
지속적으로 상시적인 환경오염에 의해 지역주민이나 노동자들이 노출되는 사례가 있다. 최근에 언론에 나오고 환경부에서 조사한것만 보더라도 청주 북위면 소각시설, 익산 장점마을 연초박연소 비료공장. 서산 대산산단 대기환경오염 사건 등이다. 지속적으로 상당히 낮지만 장기적으로 노출되서 일부지역에서는 피해를 호소하고, 법적으로 입증이 되기도 했고 조사를 진행중인 곳도 있다. 그는 그 이외에도 화학사고가 일회성 노출이라 급성영향 가깝다는 좌장의 말을 언급하며 과연 화학사고도 일회성 노출이기에 만성적인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인가 물질특성에 따라 예를들어 휘발성이고 금세 없어지면 상시적인 노출가능성은 적겠지만 물질특성따라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는 만성유해물질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안으로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꼽았다. 어떠한 건강영향까지 포함할것인가. 다소 추상적인 질문이긴한데 해당 물질을 만성유해성 평가대상으로 선언하는 것의 임팩트가 크다고 했다. EU에서도 법적인 개념을 넣으면서 판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이후 시험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우리사회의 중요한 건강영향을 포함시켜 관리하겠다는 것이 중요한 출발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독성평가에 대한 현실인식을 꼽았다. 우리의 평가방법이 준비가 덜 되어있다는 지적이었다. 보통 OECD TG이라는 시험방법은 전형적으로 잘 알고있는 유해성 일부에 대한 것이다. 현대사회의 중요한 만성질환이 상당히 많은 부분 포함되지 았았다는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비민과 월경이상을 예로 들었다. 더 나아가 동물실험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때 선제적으로 해당물질에 대한 유해성 유무를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과연 어느정도로 마련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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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번째로 위해성평가의 한계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위해성평가를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변치않는 진실처럼 얘기하지만 이건 우리가 현재 알고있는 지식에만 근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지식에 근거해서 특정한 건강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적다를 얘기하는 것인만큼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건강영향에 대한 안전성 판단이 될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출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위해성평가의 한계도 함께 지적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출발점은 우리가 갖고있는 툴이라는 게 부족한게 많고 이것에만 인정해서는 안전성을 확언하는데 제한점이 많다는 걸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후향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우리가 가진 그물이 성겨서, 중요한 것들을 빠트리고 놓친다면 빼먹은 걸 발견해서 나중에라도 잡을 수 있는 두 번째장치가 필요합니다. 건강 서베일런스라 말하기고 하는데 건강영향의 문제를 사람들이 컴플레인하기 전에 전향적으로 탐색하거나, 사고발생 리포트가 나타나면 원인을 적극적으로, 후향적으로 탐생하는 체게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환경부에 환경건강 영향조사 청원권이 있는데 거의 유일함. 생리대 소관이 식약처인데도 환경부에서 조사를 할 수 있던 근거이기도 했다. 이런식의 조사가 좀더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이루어져야 독성시험법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문제를 그나마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어려움은 있다. 이런 조사에서는 잘해야 상관성을 알 수 있는 수준이다. 환경부도 생리대 사례에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도 정부는 상관성이지, 인과성이 아니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법적으로 요구하는 인과성을 도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만성유해성 물질 관리는 제일 어려운 영역이고, 거대한 첫걸음에 의의가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첫 걸음 만으로 모든걸 해결하진 못하겠지만, 지금우리가 가지고 있는 흠결의 일부라도 찾아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결실을 거둘 수 있을거라고도 말했다.
발제이후 진행된 지정토론도 흥미로웠다. 산업계는 주로 중복규제 가능성을 우려했고, 시민사회는 만성물질의 위험을 체크하고 사전예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니스라켓에 비유해 입장을 설명하는 데서 사안을 보는 관점이 드러났다. 산업계는 “완전히 줄을 촘촘하게 다 매기보다 조금씩 간격을 둔덕에 탄력성을 유지해야 공이 좀더 멀리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각지대를 만들지 않는 범위에서 탄력있는 규제를 원한다는 바람이라고 했다. 시민사회는 테니스 경기가 인근 주민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언급했다. “인근에 먼지가 난다고 테니스장을 도시외곽에 설치해요. 그런데 그 옆에 주민들이 살아요. 먼지가 날리니까 주민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데 해주는 게 없어요. 남는 게 먼지밖에 없어요. 그럼 불만이 많아지죠. 다른 사람들은 테니스 경기를 중계로 봐요. 그냥 잘 해결됬으면 좋겠다 이런 말만 해요.” 테니스장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안전문제를 좀 더 우선적으로 해결했으면 한다는 바람이 담겨있었다.
이번 공개토론회는 향후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첫 출발이었다. 만성물질의 개념과 무엇을 관리할지, 보호대상과 보호방안을 위한 관리방법까지 구체적인 해법을 도출까지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사회가 어떤 합리성을 도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주보 수문이 열리자 강물이 세차게 흘러내리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강물은 힘차게 흘러가고 있었다. 상주보 제1번 수문이 열린 채 수문을 빠져나온 강물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아래로 힘차게 흘러내린다.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15일 오후 나가본 낙동강의 풍경이다.
지난 3월 9일 수문개방을 시작한 상주보는 15일 현재 수위가 대략 1미터 정도 내려가 있었다. 그러나 상주보 주변에서는 가시적인 변화의 모습은 없었다. 단지 수문이 열렸고 그 아래로 강물이 흘러갈 뿐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큰 변화의 시작이다. 드디어 낙동강 상류에서도 흐름이 생겼다는 것이니 말이다.
경천대 앞 회상리 회상들에서 만난 반가운 모래톱. 그러나 그 위를 썩은 펄이 뒤덮고 있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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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 위를 뒤덮은 펄. 그 위를 조개들이 기어다닌 흔적이 뚜렷하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가까이 다가가자 시궁창 냄새가 올라온다. 하류 낙동강에서 맡아본 익숙한 냄새다. 보로 막힌 강이 정체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 중의 하나인 강바닥이 썩은 시궁창 펄로 뒤덮이는 현상이 상류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상류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중하류보다는 수질이 낫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은 덜 하리라 예상했던 나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고, 보면서도 사실 놀라게 된다. 더욱 나를 놀라게 하는 장면은 그 뒤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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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밭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조개가 입을 벌리고 죽어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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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밭 속에서 캐내 강물 속으로 넣어준 조개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펄로 뒤덮인 모래톱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 흔적들이 널려 있다.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녀석들은 바로 조개들이다. 그 조개들이 강물이 빠지자 물길을 찾아 이러저리 휘젓고 다니다가 결국 펄 속 깊이 몸을 들이밀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미리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입을 쩍 벌린 채 죽어있는 녀석들도 보인다.
펄밭으로 몸을 기어들어가고 있는 말조개ⓒ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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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를 캐내다가 펄밭 속에서 발견한 붉은깔따구 유충. 수질 최악의 지표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낙동강 상류인 상주 이곳의 수질 또한 4급수로 전락한 순간이다. 4급수라, 이곳 상주지역 낙동강은 4대강사업 이전만 하더라도 1급수를 자랑하던 곳이었다. 모래톱이 발달한 이 일대는 공장도 없고 오염원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늘 1급수 수질을 유지해오던 곳이다.
특히 이곳 회상리는 모래톱이 더 넓게 발달해있기 때문에 경관도 빼어난 곳이다. 그래서 낙동강 제1경으로 불리던 곳이다. 낙동강 제1경인 경천대에서 바라보이는 이곳 회상리 강변의 펄로 뒤덮인 강바닥에서 나온 깔따구 유충, 이것은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다.
4대강사업의 적나라한 폐해를 그대로 목격하게 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만고의 진리를 낙동강 상류인 이곳에서도 그대로 증명이 된다. 하루속히 낙동강 보들을 전부 개방해야 하는 이유다.
신 풍양취수장 추수구 앞의 낙동강.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며 수질 상태가 최악이다. 이것이 상류 취수원 낙동강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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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덮인 모래를 치우자 썩은 펄이 나온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런데 그곳의 강물을 내려다보는 순간 또 눈을 의심하게 된다. 강물의 상태가 저 중하류의 그것보다 더 나빠 보이기 때문이다.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고 드러난 강바닥은 시꺼먼 시궁창 펄로 뒤덮여 있다. 이 물이 이 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런 모습을 이 지역민들이 보면 도대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사실 상주뿐만이 아니라 이 일대 주민들은 대부분 4대강 사업을 찬성하신 분들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화려한 수사에 깜빡 속아넘어간 주민들은 지지난 대선에서 그를 선택해줬고, 그가 밀어붙인 사업에 일체의 반대가 없던 지역이 이곳이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시궁창 냄새나는 강이자 부유물 둥둥 떠다니는 식수원이다. 이 지역 주민들이 강으로 나와서 이 충격적인 모습을 봐야 한다. 그래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떤 짓을 했고, 4대강 사업이 얼마나 강을 죽여놨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상주보 수문을 열자, 영강 합수부 바로 위 낙동강에 드넓은 모래톱이 되돌아왔다. 낙동강이 살아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고작 상주보 1미터만 열었을 뿐인데, 상주보로부터 20킬로미터 상류인 이곳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모래톱 곳곳에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수없이 박혀있다. 춤을 추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진다.
얼마나 기쁠 것인가. 강 이쪽과 저쪽이 깊은 강물로 완전히 단절돼 있다가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다시 강바닥이 드러나면서 건너갈 수 있는 강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서식처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니 어찌 기쁘지 않을 것인가.
바로 그 위 영풍교에서는 강물이 더욱 세차게 흘러내린다. 상주보가 막혀 있을 때는 상주보로부터 제법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강물의 흐름이 없었다. 정체된 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던 이곳에 세찬 강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강이 비로소 생명을 되찾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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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모래톱이 드러난 낙동강 상류. 영강 합수부 바로 위쪽 낙동강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강바닥이 훤히 드러나 보이고 그 위를 맑은 강물이 흘러간다. 강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드넓은 모래톱 그리고 날아든 새들이 만들어주는 풍경은 바로 낙동강의 옛 모습이다. 진짜 낙동강의 모습. 그렇다. 낙동강이 비로소 낙동강다워지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이 춤을 추면서 '4대강 재자연화'란 희망의 씨앗이 비로소 발아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낙동강이 흘러간다. 낙동강이 춤을 춘다. 뭇생명들이 함께 화답하고 있다. 생명의 강 낙동강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녹조띠가 융단을 이루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3월 22일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날을 맞아 우리는 1300만 영남인의 마실 물의 원천인 낙동강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낙동강은 저 태백 황지에서 발원하여 이곳 부산 을숙도까지 1300리를 유유히 흘러가면서 우리에게 농사지을 물을, 공장을 가동할 물을 그리고 우리가 마실 물을 제공해왔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야생동식물을 길러오기도 했다. 낙동강이 1300만 영남인과 뭇생명들의 목숨줄이자 생명줄인 이유이다.
그런데, 낙동강이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 우선 낙동강의 최상류에 자리 잡고 있는 영풍제련소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비소, 카드뮴, 납, 불소...... 등의 수많은 중금속과 공해물질을 내뿜으며, 영풍제련소는 무려 48년간을 낙동강 최상류를 오염시켜왔다. 1970년부터 2018년인 오늘날까지 무려 48년간이다. 영풍은 무려 48년간이나 영남인의 젖줄을 오염시키는 만행을 저질러왔다.
영풍제련소는 60년대 일본에서 이따이이따이병으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된 동방아연이 더 이상 공장을 가동할 형편이 못되자 그 자본과 기술력이 넘어와 설립되었다. 일본에서 심각한 환경문제로 60년대 이미 가동을 중단한 아련제련소가 이 나라에서 그것도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 잡아 21세기인 오늘까지도 가동되고 있다는 것은 비상식의 극치이자 1300만 영남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과도 같다.
무소불위의 군사정권 시절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 어떻게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독극물과도 같은 오염원을 내뿜은 아연제련소가 낙동강, 그것도 최상류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도대체가 말이 되는 소리인가.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우리는 영풍그룹에 강력 경고한다. 영풍은 1300만 영남인에게 사죄하고, 낙동강에서 즉각 떠날 것을 우리 1300만 영남인의 이름으로 촉구한다.
이제 낙동강 전 수계민이 영풍의 만행을 알게 됐다. 지난 48년간 영풍이 낙동강 최상류를 얼마나 오염시켜왔으며, 그렇게 오염시킨 물을 우리가 마시고 살아왔다고 생각하면 치가 떨릴 일이다. 영풍은 이제 낙동강을 떠나라. 만약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두루뭉술한 임기응변으로 나온다면 이제는 봉화 사람들만이 아니다. 부산에서 창원에서 대구에서 우리 영남 땅의 모든 주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그러니 영풍은 이제 낙동강을 떠나라. 그것이 영풍그룹이 살고, 1300만 영남인이 사는 길이다.
또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우리의 젖줄인 낙동강을 생각할 때 희대의 사기꾼인 이명박이 벌여놓은 4대강사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4대강사업은 22조원의 국민혈세를 탕진하고 4대강을 죽음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린 사업이다.
4대강사업 후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독성 남조류가 창궐하는 ‘녹조라떼 현상’. 물고기 떼죽음, 썩은 펄로 뒤덮인 강바닥 등 어떠한 생명도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목격해왔다.
우리가 22조원의 국민혈세를 탕진하고 얻은 유일한 교훈은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의 진리다. 4대강 보로 막혀 있는 이상 우리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 낙동강 또한 썩을 수밖에 없다. 낙동강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 강이 흘러야 낙동강도 살고, 뭇생명이 살고, 우리 영남인이 산다. 그러니 낙동강을 지난 6년간이나 막아온 저 8개 보를 즉각 뜯어내야 한다.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우리는 1300만 영남인을 대표해서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낙동강은 1300만 우리 영남인의 목숨줄이다. 생명줄 낙동강이 살아야 우리도 살 수 있다. 그러니 1300만 영남인의 이름으로 강력히 촉구한다.
낙동강 오염의 원천 영풍제련소를 즉각 폐쇄하라!!!
낙동강을 죽음의 호수로 만든 4대강 보 즉각 해체하라!!!

장기양수장에 공사를 시작하고 있다.ⓒ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4대강 사업의 원흉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었다. 수감된 이유가 비리 혐의 때문이라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4대강의 생명을 위협한 것도 책임져야 한다. 금강은 4대강 사업 이후 수없이 많은 물고기가 죽고, 매년 여름 녹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고통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MB의 죄목에 4대강 훼손 혐의를 추가해야 한다.
MB 구속이 결정되던 22일 금강을 찾았다. 이 날은 세계 물의 날이기도 했다. 현장에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양수장 보강 공사다. 수문이 개방되면서 양수장에 취수가 불가능해 보강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MB구속이 결정 되던 날, 4대강 사업의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된 것이다.
MB의 말대로 물을 가둬 온전히 사용할 생각이 있었다면, 수문이 열리더라도 취수가 가능하도록 만들었어야 했다. 수문을 열자 무용지물이 된 양수장을 보면, 4대강 보는 물을 가득 가두는 기능만 있지 실제로 물을 쓸 수 없게 만들어 놓은 셈인 것이다. 가물 때 물이 사용하도록 설계되어야 할 양수장이 만수위에서만 작동하도록 만들어 놓고, 물을 확보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지난해 11월 13일 금강의 보 수문이 개방되고 지난 3월 16일 공주보 수문이 완전히 개방되자 양수장에서 취수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수문 개방 당시부터 농사에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양수장과 취수장 보강 공사가 계획됐다. 공주보 수문이 완전 개방된 16일 이후부터 이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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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봉양수장 보강공사를 위한 물막이를 설치하고 있다.ⓒ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금강의 3개보(백제보, 공주보, 세종보)에는 총 8개의 양수장과 취수장이 있다. 세종보 상류에 1개, 공주보 상류에 4개, 백제보 상류에 3개다. 세종보 상류에 있는 양화취수장과 공주보상류에 있는 열별합발정소 취수장는 이미 보강이 끝났다.
장기양수장 보강 공사 현장을 찾은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농사에 지장이 없도록 마무리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업용수공급 전문 기관으로서 보강이 필요한 6개의 양수장을 3월 안에 보강 공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라며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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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농어촌공사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받고 있다.ⓒ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이런 보강 공사는 4대강 사업을 하며 동시에 진행됐어야 했다. 그래야 갈수기에도 가둬 놓은 물을 쓸 수 있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의 취지가 의심 받을 만한 내용이다.
이제 남은 것은 백제보 뿐이다. 어찌됐건 4대 완공 이후 6년만에 공주보와 세종보 수문은 열렸다. 농민들이 농업용수를 이용하는데 차질이 없어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앞으로 양수장 보강 공사가 마무리되면 백제보도 열려야 한다. 수문 개방에 따른 지엽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수문을 다시 걸어닫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4대강 사업은 명백히 실패한 사업이다. 아니 강의 생명을 담보로 한 사기에 가깝다. 흐르는 물을 유지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이 있다. 4대강 사업 이전에는 어떻게 하면 상생할 수 있을지 그 길을 찾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잃어버린 길을 찾길 바란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국회에서 차량 2부제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밝히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 사진 한겨레[/caption]
차량 2부제 단속 중인 파리 경찰, 사진 AP[/caption]
차량 2부제를 도입한 인도 델리, 사진 Hindustan Times[/caption]
지금도 극심하게 붐비는 출퇴근 대중교통, 사진 연합뉴스[/caption]
혹시는 그런 조치는 차량 강제 2부제가 법제화되면 검토하려고 했다고 변명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조치는 사전에 확보해야 할 조건이지 나중에 검토할 것이 아니다. 시민은 시험 대상도, 장기판의 졸도 아니다.
또한 서울시가 차량 강제 2부제가 필요한 날이라고 주장하는 정도의 오염 농도는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국민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극단적인 비상조치가 필요한 오염 수준이라는 동의는 전 세계 그 어떤 대기오염이나 환경 보건 전문가로부터도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전 글에서도 지적한 바 있듯이 일단 대기 정체 상태가 계속되어 대기오염도가 크게 높아지면 사람의 힘으로는 되돌리기 극히 어렵다. 기상 상태가 바뀌어서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대기 확산이 잘 되는 기상 상태를 기다리는 방법뿐이다. 즉 고농도 오염 현상이 발생했을 때 실시하는 갑작스러운 차량 강제 2부제와 같은 조치로는 실질적인 오염 저감 효과가 별로 없다.
더구나 이번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사례에서도 봤듯이 국립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예상 오염도 자체가 엉터리인데, 예보에 따라 차량 2부제를 강제로 실시한다면 얼마나 큰 혼선과 일어날지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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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정책, 사진 연합뉴스[/caption]
차량 2부제 의무화를 주장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KBS[/caption]

○ 지난 3월 23(금) 환경부 장관 직속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는 4개월간의 운영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해당 위원회는 민간인원 20명으로 구성되어 국민의 환경권을 훼손하고 지속가능발전 실현을 저해한 과거 환경부의 관행과 요소들을 발굴·조사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행정절차 집행과정에 심각한 환경권 침해 사실이 무수히 드러났습니다. 특히 사업자가 아닌 환경부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준비하고, 민간전문검토위원회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을 동원해 문서를 작성하고 운영했다는 문건이 드러나 큰 파장을 일으켰다.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대표적 환경적폐 사업이라는 것은 설악산국민행동 등 시민사회의 활동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대표적 행정심의기관인 환경부가 환경적폐에 부역한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 환경부는 위와 같은 자성(自省)의 움직임에 걸맞게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청산작업에 속도를 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 첫 시작에 앞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사업의 전면취소가 전제되어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수순입니다. 이에 설악산국민행동 등은 관련입장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을 위한 고발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3월 26일(월) 오전 11시에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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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도시공원을 지키자”는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해 ‘2020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을 구성하고 ‘우리동네 도시공원지키기’대국민 서명캠페인 및 ‘2018 지방선거 후보자 도시공원 일몰제 관련 정책 협약활동’을 선포하며 활동을 본격화했다.
시민행동은 27일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공원 일몰제의 위협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도시공원의 지속적 이용과 보전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모으기 위한 대국민 서명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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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에 따르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인 도시공원은 2020년 7월 1일부로 자동 해제된다. 2020년 7월부터 도시공원일몰제로 인해 해제될 전국의 도시공원의 수는 현재 운용중인 도시공원의 53.5%에 이른다. 해제되는 면적은 504㎢으로 축구장 약 79개에 해당한다.
시민행동은 전국 도시공원 현황지도를 공개하고 “도시공원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평균 25.6%, 40.9%에 달한다”면서 “국민들에게 숨 쉴 공간을 제공하며 환경복지를 가능케 해주는 유일한 도시공간인 도시공원이 사라지면 국민들의 삶의 질은 악화되고 국가의 지속가능한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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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국민의 의사가 적극 반영될 수 있는 ‘우리동네 도시공원 지키기’ 대국민 서명캠페인(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화원동산 하식애의 모습. 4대강사업 전의 생태계가 고스란히 살아있던 시절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4대강사업은 이 아름다운 강의 구조를 바꿔놓았고, 대구 달성군은 하식애 앞의 경관과 생태적 기능마저 없애버리는 탐방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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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은 하식애 바로 코앞으로 탐방로를 만드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중 인부들의 무분별한 이동과 소음으로 이곳에 사는 야생동물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만든 천혜의 절경인 화원동산 하식애는 그 자체로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만, 이곳은 다양한 희귀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입니다. 이곳은 2천만 년 전부터 자생해온 모감주나무 군락 같은 천연보호림 식물자원이 자라고 있는 곳이자,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의 숨은 은신처이자 안식처입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우므로 야생동식물들은 이곳에 깃들어 그동안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마치 사람의 접근을 인위적으로 막아놓은, 분단의 상징인 이 땅의 DMZ처럼 그들만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곳에 사는 희귀 야생동물만 하더라도 한둘이 아닙니다. 활동가가 이곳에서 만난 귀한 생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인 수리부엉이와 역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인 황조롱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종인 말똥가리 그리고 동물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인 삵(살쾡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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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에서 살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 삵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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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둥근 원 안에 삵(살쾡이)이 앉아 있다. 어떻게 저 절벽에서 살 수 있을까? 저 절벽밖에 살 공간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건 아닐까?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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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 창공 위에서 만난 황조롱이의 모습이다. 사냥감을 포착 정지비행을 하면서 먹잇감을 내려다보고 있다.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으로 문화재청과 환경부가 함께 보호하고 있는 법정 보호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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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 창공 위에서 만난 말똥가리의 비행 모습이다. 까치를 쫓으며 놀고 있다. 까치와 함께 곡예비행을 선보였다. 말똥가리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1급종인 수달 집으로 추정되는 작은 동굴이다. ⓒ 대구환경운도연합 정수근[/caption]
이곳은 희귀 야생동식물의 보금자리로 이곳에 깃들어 사는 또 다른 종들도 얼마든지 추가로 발견될 수 있는 중요한 생태적 공간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느닷없이 지난해 8월부터 대구 달성군이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탐방로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길이 1km에 이르는 이 탐방로는 화원동산 하식애를 둘러싸며 건설되고 있습니다. 물론 달성군이 해명하는 것처럼 하식애로부터 10여m 띄워서 강 안에다 강철파일을 박아서 탐방로를 건설하기 때문에 하식애 자체의 손상은 없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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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이 화원동산 하식애 바로 코앞으로 건설 중인 탐방로. 이 탐방로가 만들어져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니게 되면 하식애의 야생동물들의 보금자리로서의 생태적 기능은 사라지게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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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전경. 저 하식애 앞으로 대구 달성군이 탐방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 정수근[/caption]
그러나 달성군이 놓친 것은 이곳이 희귀 야생동식물들의 보금자리란 것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안방과도 같은 곳입니다. 안방 바로 코앞으로 수많은 사람이 다니는 도로가 나는 것인데, 이런 도로가 만들어지면 사람인들 제대로 살 수 있을까요? 이들의 안락한 서식처로서의 화원동산 하식애의 기능은 사라지게 됩니다.
희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를 심각히 교란시키기 때문에 이 예민한 녀석들은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공사 중에도 많은 인부들의 무분별한 통행과 공사 소음에 이들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멸종위기종들은 그들의 안전한 서식처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종들입니다. 그래서 환경부에서는 이들의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해서 야생동물보호법까지 만들어 보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화재청 또한 보존가치가 높은 생물종으로 분류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문화재보호법으로 엄격히 보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생태 민감지역에 탐방로를 만들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도 못 느끼는 것이 이 땅의 지자체들의 생태적 인식이고, 대구 달성군은 특히 생태적 감수성이 심각하게 모자란 지자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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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진 직후 화원동산 하식애에 깃든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둥지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으로 문화재청과 환경부에서 함께 보호하고 있는 귀한 생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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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가 해가 진 직후 화원동산 하식애 둥지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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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의 모습이다. 부산 을숙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녀석을 담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래서 대구 달성군수와 달성군 관계자에게 그동안 화원동산에서 만난 귀한 생명들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이렇게 아름답고도 귀한 생명들의 서식처를 훼손하면서까지 탐방로 공사를 강행해야 하는지, 정녕 대안은 없는 것인지 묻고자 합니다.
아울러 문화재청장과 환경부 장관께도 묻고 싶습니다. 관련법은 있지만 법의 맹점으로 정녕 이 귀한 생명들을 보호해줄 길이 없는지를 말입니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는 일정 규모 미만의 공간에 대해서는 평가를 받지 않고도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해놓았고, 이 법의 맹점을 이용해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을 정도로 쪼개기 공사를 벌이는 예는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묻는 것입니다. 정녕 이들을 살릴 길은 없는지요? 이 물음은 비단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의 질문이 아니라 이 귀한 생명들을 사랑하는 이 땅의 많은 국민들의 물음이자 우리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대신한 물음이기도 합니다. 부디 이 물음들에 답을 해주시길 간곡히 빌어봅니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공사용 자재는 널려 있고 아직 공사가 안된 곳을 부직포 등으로 가려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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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는 죽은 물고기에서부터 각종 쓰레기, 심지어 죽은 쥐새끼마저 둥둥 떠다니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런데 이상하다. 곳곳에 공사용 자재와 쓰레기가 널렸고, 강물 속에는 죽은 물고기와 쓰레기, 심지어 쥐의 사체도 보였다. 아직 공사가 덜 끝이 난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곳곳에서 탐방로 임시개통 현수막이 마구 나부낀다. 임시개통이란 또 무언가? 이 탐방로가 임시개통을 해야 할 정도로 그렇게 시급했던 걸까?
아니다. 왜냐하면 달성군이 내세우는 소위 '생태탐방로'의 최종 목적지인, 대구시가 건설하고 있는 생태학습관은 이제 겨우 공사 부지의 기초공사가 끝난 상태다. 완공까지는 아직 최소 1년의 시간은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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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에서 임시개통을 알리는 현수막을 떡 하니 붙여 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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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이 연결하고 싶어하는 생태학습관은 이제 겨우 기초공사가 시작될 뿐으로 완공될려면 올해는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렇다면 서둘러 탐방로 개통을 추진한 것일텐데, 그 정도로 다급한 이유가 있었을까? 더군다나 달성군은 4일 '생태탐방로 개통'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 소식은 일부 달성군 주재 기자들을 통해 화려한 개통 축하 기사로 언론에 실렸다.
현장의 상황과 동떨어진 홍보성 기사다. 보도자료를 그대로 담았다. 이런 식의 보도행태는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한 걸까.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탐방로에 한 번이라도 나와봤더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기사라고 생각한다.
탐방로의 초입에 있는 이른바 피아노광장이다. 아직 공사가 덜 끝나 부직포로 덮어 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달성군이 공사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임시 개통을 추진하고, 일부 언론에선 이에 화답하는 기사가 쏟아졌지만 사실 문제의 탐방로 공사는 이전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역 신문과 방송은 말할 것 없고, 중앙의 방송국에서도 이 문제를 취재해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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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탐방로 다리 밑에는 공사용 쓰레기들이 널려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활동가가 추가 취재를 위해 투명카약을 타고 하식애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더군다나 최근 이곳에선 멸종위기종 삵와 수리부엉이의 모습이 포착됐다. 멸종위기종 삵이 화원동산 하식애의 7부 능선 부근에 앉아 있는 것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고,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의 존재도 확인했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와 멸종위기종 큰말똥가리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을 봤다는 증언까지 확보된 상태다.
그동안 대구시민사회는 "이곳은 희귀 자연의 보고이자 각종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처로 이 앞으로 탐방로가 건설되면 화원동산 하식애가 그들의 서식처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잃게 된다"는 우려를 전한 바 있다. 이것이 그대로 증명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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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식애의 7부 능선 부근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삵의 모습. 삵이 서식할 정도로 하식애의 생태계는 잘 보존되어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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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에 대해 대구 달성군의 관계자는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곳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라든지 번식지가 아니고 그 동물들의 먹이 활동지로 판명이 났다"며 "동물의 피해라든지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탐방로가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아니라 먹이활동을 하는 곳이라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10일 활동가와의 통화에서 "대구지방환경청에서 소개받은 전문가들이 조사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와 전문가의 주장대로 그저 먹이활동을 하는 구역이라고 하더라도, 예민한 야생동물은 사람이 드나들게 되면 탐방로 인근을 떠날 수밖에 없다.
화원동산 하식애 위에서 목격된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의 비행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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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 창공 위에서 목격된 멸종위기종 큰말똥가리의 모습. 화원동산은 다양한 희귀조류들의 서식처임이 증명이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탐방로 사업은 그동안 달성군이 화원유원지를 중심으로 펼친 '관광사업의 완성'으로 이어진다. 즉 달성군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왜곡된 낙동강의 구조를 십분 살려서 추진한 주막촌 사업, 유람선 사업과 연계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현 김문오 달성군수의 대표적 치적 사업이다. 김 군수는 올 6월 지방선거에서 3선 군수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일 활동가는 탐방로 사업을 담당한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활동가가 '서둘러 탐방로 임시개통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정식 개통식은 이달 중순에 계획돼 있지만 사람들이 언제 개통을 하느냐는 문의가 많아서 부득이 앞당겨 개통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간 시민사회단체가 지적해온 탐방로의 생태 교란 문제에 대해서는 "환경단체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지난달 화원동산 하식애에 대한 1년짜리 생태조사 용역을 맡겼다"고 말했다. 또 "그 용역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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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와 낙동강이 어우러진의 아름다운 모습. 4대강 공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2010년 봄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하지만 이런 구상을 반박하는 전문가도 있다. 계명대 생명과학과 김종원 교수는 달성군 측의 해명에 대해 아래와 같이 비판했다.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산림유전자보호림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는 표식을 떡 하니 세워두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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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보호구역이란 팻말도 떡 하니 세워 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화원동산 하식애는 이렇게 중요한 생태 공간이다. 100억 원을 투입해 희귀 자연 자원 생태계를 교란하고, 이곳의 빼어난 경관마저 망치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탐방로 공사를 왜 강행해야 하는 것인가, 합리적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들인 비용 문제 때문에 공사를 멈추기 힘들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해명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22조 2천억 원을 들여 추진한 4대강 사업에 대한 무용론이 이어지고, 재자연화에 대한 합리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모두 4대강 사업 전부터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줄곧 지적한 것들이다.
달성군 또한 화원동산 하식애라는 이 희귀한 자원을 다 망친 다음에야 대구시민사회의 지적을 받아들일까? 자연은 한번 망가진 뒤 이전의 모습을 찾으려면 몇 갑절의 시간이 걸린다.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 자원을 더욱 보존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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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보더라도 생태란 말과 어울리지 않은 구조물들이다. 관광용 탐방로의 전형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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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가 바로 보이는 화원동산 하식애 가장자리에서 발견된 삵의 배설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4대강 사업을 강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말로는 어떤 모습인가. 그가 저지른 온갖 비리 중에서 아마도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비리가 가장 심각한 죄악일 것이다. 각종 비리의 뇌물로 건넨 돈은 환수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망가진 자연은 되돌려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문오 군수와 달성군은 지금이라도 이 공사를 중단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의 사업을 밀어붙인다면 그 결과는 자명할 것이다. 관광용 탐방로와 희귀 자연자원의 보고이자 삵, 수리부엉이, 수달, 황조롱이, 말똥가리와 같은 희귀 야생동물의 터전을 결코 맞바꿀 수는 없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이용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2018 순천만 두루미 국제심포지엄 – 한반도 두루미 서식지 분산과 AI 공동대응” 이라는 심포지엄이 4월 5일 순천만 국제습지센터에서 개최되었다. 두루미 서식지 분산화의 필요성과 서식지 변화에 따른 두루미 이동 경로 변화 그리고 AI대응 체계에 대해 논의한 이 자리에는 국내두루미 보호에 관심있는 지자체, 활동가, 전문가들의 많은 참여로 두루미보호를 위한 다양한 사례를 공부할 수 있었다.
심포지엄이 시작하기 전 국제두루미재단, 순천시, 철원시, 고양시가 MOU협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와 국제두루미재단이 협약을 체결한 이유에 궁금증이 생겼지만 이어지는 발표를 통해 나의 의문은 풀렸다.
두루미의 서식지 집중화가 가져오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이동 경로상 지자체 간 유기적인 보호 정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서식지 집중화는 두루미들이 AI 감염에 취약해지기에 서식지 분산화를 위한 지자체들의 협력과 관리가 필요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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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구체적인 내용은 훗카이도 두루미보전회 대표인 쿠니카즈 모모세씨의 발표로 알 수 있었다. 홋카이도 섬 지역의 두루미 개체 수는 인공적인 먹이주기 사업의 성공으로 개체수가 상당히 증가했다. 홋카이도는 1952년부터 두루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여 2016년에는 1,800마리의 두루미가 생존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서식지 집중화와 개체 수 증가는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문제로 나타났다.
장기간 지역주민이 두루미에게 먹이를 주면서 사람이 두루미와 너무 가까워지게 됐다. 사람을 겁내지 않는 두루미는 식량을 위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도로에서 교통차량을 방해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축산농장에서 먹이를 훔쳐 먹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두루미와 가까워지면서 타 조류에 의한 AI 감염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결국 홋카이도 정부는 두루미에 대한 먹이 제공을 줄이고 있는 추세이다.
홋카이도의 사례를 통해 두루미 서식지의 분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환경 활동가로서 또 하나의 배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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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 발제 자료 / 4대강 사업 전후 흑두루미 이동경로 ⓒ이기섭[/caption]
나를 주목하게 만든 두 번째 이슈는 4대강 전후의 두루미 이동 경로였다.
전문가들은 철새인 두루미가 한반도를 경유하는 경로를 이야기하며 4대강 사업이 가져온 생태파괴에도 집중했다. 4대강 이전 낙동강을 따라 북으로 이동하던 두루미들은 4대강 사업 이후 모래톱 잠자리가 사라진 뒤 순천만과 천수만으로 통해 북으로 이동했다. 무리하고 무지한 생태파괴의 결과가 자연을 공유하는 생태계에 안타깝게도 악영향을 끼친 결과였다.
지난 10년간 낙동강을 따라 이동하던 흑두루미의 숫자가 감소했다. 일본 이즈미에서 낙동강을 통과하던 흑두루미 이동경로는 지금 순천만과 천수만을 통과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GPS 추적을 통한 전문가들의 흑두루미 이동경로 연구 결과는 현재는 흑두루미가 낙동강을 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해주었다. 일부는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직접 동해를 통해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활동가로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가 가져온 참담한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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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순천만이 가져온 긍정적이니 결과는 4대강과 대조적이었다.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순천만이 없었다면 흑두루미가 살아날 수 없었다“고 얘기했다. 순천만은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흑두루미 월동지로 두루미 보호지역일 뿐만 아니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순천만은 람사르 습지(Ramsar wetlands)로 등록이 되어 있다. 순천만과 흑두루미와의 관계는 보호지역 지역이 생태에 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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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두루미 ⓒ박종학[/caption]
뿐만 아니라 보호지역의 가치를 높이려는 지자체의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순천시는 두루미가 생존하기 수월하도록 두루미 보호구역 내 전신주를 모두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보호지역의 지정 그리고 지자체의 노력으로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가 80마리에서 2,167마리로 증가됐다. 이는 타 지자체들이 학습해야 할 긍정적인 보호지역지정과 생태보전의 결과였다.
오후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와 일본의 AI 검출 및 대응 사례에 대해 정보, 중국 두루미류의 이동경로와 철새 이동경로와 AI에 대한 학술 자료 공유의 시간이 가졌다. 일본 전문가들은 AI 발생의 빠른 인지를 위해 주기적인 두루미 연구와 관찰을 하고 있다. AI가 발생했을 때 지자체에서 주요거점을 이동하는 차량과 차량 타이어까지 세밀하게 세척하며, 차량이 이동하는 도로까지 소독액을 살포하며 AI 확산을 방지하고 있다. 또 빠른 상황 전파로 가금류 농장에서 방호장비를 설치하는 등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AI의 가장 최선의 대처는 바이러스에 대한 빠른 확인과 전파였다.
심포지엄에서 서식지의 분포, 생태파괴의 결과 그리고 AI등 다양하고 유익한 내용을 듣고 배웠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가장 인상 깊게 남는 문제의식이 남아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심포지엄에서 두루미가 AI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봐야하는 인식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리고 이 고민을 함께해보자고 요청했다. “AI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조류가 날아서 바이러스를 전파시킨다는 것으로 두루미가 AI의 원인으로 의심을 받는데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이 AI의 원인인 것인가?”
이러한 고민들과 함께 “소독과 방역, 불법적 유통, 밀수 및 밀매, 서식지에 대한 파괴 등”에 고민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접근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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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마지막으로 심포지엄에서 모인 지자체, 활동가, 전문가들은 자연생태보호를 통한 자연과 사람간 공존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를 보전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믿음이 발전이라는 이름과 편의와 재화를 제공해 주는 눈가림 앞에 무너지고 있음을 너무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 누구도 값으로 책정할 수 없는 소중한 자연과 생태가 무너져 복귀되지 않음에 큰 통감을 느꼈다.
하지만 아름다운 순천만과 같이 보호지역이 설정되고 지자체, 시민, 학자와 전문가들이 생태를 보호하고 지역의 자랑거리를 만드는 사례가 계속되길 바란다.












수문개방 이후 영산강 현장, 극락교를 답사하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4월 4일 영산강에 다녀왔습니다. 비가 흩뿌려서 차림을 단단히 하고 출발했습니다. 광주시내에서 출발해 하류방향으로 답사했습니다. 첫 번째 답사지는 4대강사업 당시 만든 승촌보의 영향을 받는 극락교 부근입니다. 이곳은 광주 신촌동 도심에 위치해 많은 시민들이 산책로로 찾는 곳입니다. 지난해 11월, 승촌보의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자 극락교 부근의 수위도 함께 내려갔습니다. 수위가 내려가니 승촌보 수문을 닫았을 때 강 밑에 차곡차곡 쌓였던 검고 부드러운 펄이 강가에 고스란히 드러나 낯선 광경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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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공단 박종돈 대리가 수문 개방 이후 달라진 영산강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영산강의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광주환경공단 박종돈 대리는 저희를 보자마자 반갑다며 커피부터 권했습니다. 수문개방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느냐고 물었습니다.
영산강 수문개방 이후 수위가 내려간 극락교부근에서는 굵은 모래가 만져진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실제로 강 가운데로 몇 발자국 들어가 물이 흐르는 곳을 가보니 제법 굵직한 모래가 손에 잡힙니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유속이 늘어나고, 마침 비가 와 유량도 늘면서 영산강 물줄기가 힘차게 흐릅니다. 물줄기를 따라 모래가 움직이고 나뭇잎이 떠가는 것을 보니 비로소 영산강도 새로운 봄을 맞이한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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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창교 부근에서 영산강 수문개방에 대비해 양수장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조금 하류로 내려가 신서창교 부근에 이르자 바삐 움직이는 굴착기가 보입니다. 농어촌공사에서 양수장 보강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영산강이 완전히 개방되고 수위가 낮아지면 사용이 어려워지는 양수장이 생깁니다. 양수구가 하천변에 설치됐기 때문인데요. 물이 더 풍부한 하천 중간으로 양수구를 연장하는 공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곧 다가올 농번기를 앞두고 농민들이 물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농어촌공사가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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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수문이 개방되고 수위가 내려가자 황룡강 합수부에는 4대강사업 당시 설치한 바닥보호공이 그대로 드러났다ⓒ환경운동연합[/caption]
발걸음을 돌려 영산강과 황룡강이 만나는 합수부를 찾았습니다. 합수부에 놓인 거대한 바닥보호공이 먼저 눈에 띕니다. 4대강사업 당시, 본류의 바닥을 깊게 만들기 위해 영산강에서만 0.3억㎦의 모래를 퍼냈습니다. 이 모래를 높이 10m 두께 1m의 담벼락처럼 쌓으면 그 길이만 300km가 되어 서울에서 광주까지 이르는 정도입니다. 영산강의 모래가 빠지고 하류 바닥이 깊숙해지니 상류인 황룡강의 모래가 급격히 쓸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하천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바닥보호공이 승촌보 개방 이후 수위가 낮아지며 드러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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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합수부에 고라니와 수달의 발자국이 찍혀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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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합수부에 수달이 물을 마신듯한 흔적이 남아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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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합수부의 모래는 비교적 작고 보드라운 입자가 만져진다.ⓒ환경운동연합[/caption]
황룡강 합수부에서는 반가운 발자국도 발견했습니다. 물을 마시러 온 고라니 발자국과 헤엄을 치러 온 수달 발자국이 줄지어 찍혀있습니다. 수달이 찾아오는 것을 보니 물이 깨끗하고 물고기도 잡히나 봅니다. 서둘러 영산강 수문이 완전히 개방되고, 수달이 황룡강과 영산강을 오가며 자유롭게 헤엄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잠시 누워 햇볕을 쬐고 물소리를 듣고 싶을 만큼 황룡강에는 깨끗하고 보드라운 모래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의 모래는 영산강 상류 극락교에서 본 모래와는 또 다른 감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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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를 낮춘 승촌보. 보 가장자리에 수위를 낮춘 흔적이 남아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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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를 낮춘 죽산보. 수위를 낮췄지만 여전히 물이 가득차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환경운동연합[/caption]
하류로 더 내려가니 승촌보와 죽산보가 보입니다. 이 두 보는 지난해 11월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한 이후 모니터링을 거치며 차츰 수위를 낮추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개방한 것은 아니어서 자연하천처럼 흐르는 물을 볼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찾은 4일의 승촌보 수위는 수문개방 전 관리수위인 7.5m에서 4m가량을 낮췄고, 죽산보도 관리수위 3.5m에서 2m가량 수위를 낮춘 채 수문을 닫아두었습니다. 보 윗쪽 가장자리에는 물이 빠진 흔적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보 위 교량에서 내려다 본 강물은 아직은 그 깊이가 가늠되지 않습니다. 검은 빛이 일렁여 내려다보는 사람을 빨아들일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 강물 밑에도 보드라운 모래가 숨쉬고 있겠지요.
오늘 답사를 마무리하며 환경운동연합의 안숙희 활동가는 말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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