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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 군사법체계 개혁에 관한 의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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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 군사법체계 개혁에 관한 의견서

admin | 금, 2021/06/18- 23:34

인권·시민사회단체, 더불어민주당 '군성범죄근절TF'에 의견서 제출 군인권보호관 도입 및 군사법원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226/800/001/e7c3... style="width:801px;height:419px;" />

 

어제(6/17) 군인권센터, 군피해치유센터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천주교인권위원회, 참여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6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더불어민주당 군 성범죄 근절 및 피해자 보호 혁신 태스크포스'(이하 'TF')에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군사법체계 개혁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단체들은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과정에서 군인권보호관의 독립적 지위가 보장되어야 하며 군인권보호관에게 불시방문조사권, 수사 중 자료 제출요구권 등 실효적 권한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조승래 의원 대표발의)은 이러한 내용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방부장관에게 조사중단요구권을 부여하는 등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또한 단체들은 “평시 군사법원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군사법체계 개혁안이 충분한 숙의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마련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였습니다. 현재 TF는 성폭력 범죄의 관할만 민간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군사법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는 군사법체계의 존재 가치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국민의 눈높이와는 동떨어진 방향입니다. 억울한 희생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군사법체계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만큼 시민사회, 학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숙의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군에서 안타까운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TF 활동을 통한 제도 개혁의 방향이 실효적 대안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의 견 서 

1. 의견 제출단체

- 군인권센터

- 군피해치유센터 ‘함께’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천주교인권위원회

- 참여연대

- 한국성폭력상담소

 

 

2. 군인권보호관 입법 관련 의견

 

인권·시민사회단체는 ‘더불어민주당 군 성범죄 근절 및 피해자 보호 혁신 태스크포스’에서 진행 중인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 논의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출합니다.

 

2015년 7월 24일 국회에서 통과된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 혁신 과제의 조속한 이행 촉구 결의안’ 의 세부 내용 중 ‘군 옴부즈만제도 도입’과제의 이행을 위하여 군인권보호관 설치가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대 국회에서 황영철 의원(새누리당)이 대표발의한 법안, 20대 국회에서 백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모두 국가인권위원회에 군인권보호관을 설치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입법이 시도된 2015년 이래 약 5년간 다양한 쟁점에서 각 관계자의 의견이 합치되지 않아 군인권보호관 설치는 계속 미뤄지고 있었습니다.

 

군인권보호관 입법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과 쟁점 사항에 대한 판단은 제도 도입 논의의 연원 속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2014년 윤 일병 사건 당시 국방부와 군은 윤 일병이 수개월 동안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할 동안 이를 알지도 못했고, 심지어 사인(死因)을 은폐하여 기도폐쇄에 의한 사망 등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장병 인권 보호 영역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특히 폐쇄적인 군 조직 내부의 인권 보호 체계로는 장병 인권 보호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성역없는 조사를 통해 사건의 은폐·축소 가능성을 일소하고, 폐쇄적인 군을 상대로 제3자의 관점에서 신속히 인권 침해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 등장한 것이 군옴부즈만, 즉 군인권보호관입니다.

 

그렇다면 법안과 관련한 쟁점 역시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논의되어 결정되었어야 하는데, 조승래 의원이 발의한 법안(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2020. 12. 08.)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앞서 살펴본 도입취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군인권보호관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수준의 조직, 인력, 권한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2015, 2017년 법안에서는 각각 국회가 추천하는 상임위원 1인을 추가하여 군인권보호관을 맡기고, 군인권본부를 설치하여 조사관 인력을 확충하며, 불시방문조사권과 수사중 사건에 대한 자료제출권을 명시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법안에서는 군인권보호관은 기존 상임위원 중 1명이 겸직하고, 군인권본부 등 인력확충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불시방문조사권은 사실상 폐지(부득이한 불시방문 시 국방부장관에게 통보하게 함)되었고, 수사중 사건에 대한 자료제출권도 언급이 없습니다.

 

당초 불시방문조사권과 수사중 사건 자료제출권은 국방부가 반대했던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권한을 군인권보호관에게 부여하는 것을 국방부가 왜 반대하는지는 인권위에서도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전에 통보한 뒤 진행하는 조사에서 피해자가 갖는 부담감, 관련자 진술의 신빙성 저하 등의 문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자료제출 문제 역시 군 수사당국이 늘 ‘수사중 사건’을 방패 삼기 때문에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군인권보호관은 군이 인권침해 사건을 스스로 처리할 자정능력이 온전히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도입하는 제도입니다. 군이 반대한다고 하여 군인권보호관이 스스로 반드시 지녀야 할 권한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법안에서는 국방부장관에게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주거나 국가비상사태, 또는 작전임무수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사정이 있을 때 조사 중단을 요구할 수 있는 황당한 권한까지 부여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군인권보호관의 조사대상기관입니다. 세계 어디에 옴부즈만의 피감기관이 옴부즈만의 조사를 중단시킬 수 있는 나라가 있습니까. 군인권보호관에게는 불시에 방문하여 조사할 권한도 주지 않으면서, 거꾸로 조사대상기관인 국방부에는 사실상 아무 때나 조사를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까닭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군이 이미 감찰, 군사경찰, 군검찰 등의 조직을 두고 사건 조사, 수사를 다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인권보호관이 별도 조직으로 설치되어야 하는 까닭은 보다 공정하고 실효적인 인권 보호를 담보하기 위함입니다. 조직과 인력 확보 문제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공정하고 실효적인 조사를 담보할 법적 권한도 확보하지 못한다면 수년에 걸쳐 어렵게 설치한 군인권보호관은 무용론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군인권보호관은 군에서 발생한 끔찍한 죽음들을 교훈으로 만드는 자리입니다.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끔 군인권보호관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법안의 내용에 세심하게 고려되길 바랍니다. 군인권보호관 제도 입법 과정에서 조승래 의원안이 담고 있지 않은 불시방문조사권, 수사중 자료 제출 요구권 확보와 국방부장관의 조사중단요구권 폐지는 반드시 관철되어야 합니다. 안규백 의원안의 경우 불시방문조사권, 수사중 자료 제출 요구권이 포함되어있고, 국방부장관의 조사중단요구권은 명시되어있지 않습니다.

 

 3. 군사법원법 개정안 관련 의견

 

인권·시민사회단체는 ‘더불어민주당 군 성범죄 근절 및 피해자 보호 혁신 태스크포스’에서 진행 중인 군사법원법 개정안 입법 논의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출합니다.

 

각종 군 내 인권 침해·성폭력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군 사법체계 개혁 논의가 이어져 온 지 오래입니다. 인권·시민사회단체는 평시 군사법원 폐지의 원칙을 강조해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태스크포스에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재판 관할만을 민간으로 이관할 수 있게 하자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는 바,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법제도는 한 번 바뀌면 단기간 내에 다시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군사법체계의 문제로 억울한 죽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어렵게 제도 개선의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마땅히 관련 단체, 학계,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노정 된 문제를 해결하고 장병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개혁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군사법제도 개혁은 서둘러 결정하고 추진할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상식을 넘어서는 군사법체계에 시민들은 환멸을 느끼고 있으며, 존재 가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집권 여당이 성폭력 범죄의 관할만을 민간으로 이관하는 안에 만족한다면 이는 개혁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일이나 다름없게 될 것입니다.

 

유의미한 변화는 더 많은 이들의 머리를 모았을 때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인권·시민사회단체는 태스크포스가 군사법체계 개혁안을 마련함에 있어 숙의의 과정을 거칠 것을 제안드립니다.

 

근본적 개혁을 통해 더 이상 억울한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위 의견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보도자료 및 의견서 [https://docs.google.com/document/d/1VwS8HV8S0Yuei6oaiTMRTCAmyYmrR7YFlxP0...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 / 다운로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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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시민사회단체, 더불어민주당 '군성범죄근절TF'에 의견서 제출 군인권보호관 도입 및 군사법원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226/800/001/e7c3... style="vertical-align:middle;height:419px;width:801px;" />

 

어제(6/17) 군인권센터, 군피해치유센터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천주교인권위원회, 참여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6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더불어민주당 군 성범죄 근절 및 피해자 보호 혁신 태스크포스'(이하 'TF')에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군사법체계 개혁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단체들은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과정에서 군인권보호관의 독립적 지위가 보장되어야 하며 군인권보호관에게 불시방문조사권, 수사 중 자료 제출요구권 등 실효적 권한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조승래 의원 대표발의)은 이러한 내용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방부장관에게 조사중단요구권을 부여하는 등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또한 단체들은 “평시 군사법원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군사법체계 개혁안이 충분한 숙의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마련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였습니다. 현재 TF는 성폭력 범죄의 관할만 민간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군사법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군사법체계의 존재 가치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국민의 눈높이와는 동떨어진 방향입니다. 억울한 희생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군사법체계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만큼 시민사회, 학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숙의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군에서 안타까운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TF 활동을 통한 제도 개혁의 방향이 실효적 대안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의 견 서

 

1. 의견 제출 단체

  • 군인권센터

  • 군피해치유센터 ‘함께’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천주교인권위원회

  • 참여연대

  • 한국성폭력상담소

 

 

2. 군인권보호관 입법 관련 의견

 

인권·시민사회단체는 ‘더불어민주당 군 성범죄 근절 및 피해자 보호 혁신 태스크포스’에서 진행 중인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 논의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출합니다.

 

2015년 7월 24일 국회에서 통과된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 혁신 과제의 조속한 이행 촉구 결의안’ 의 세부 내용 중 ‘군 옴부즈만제도 도입’과제의 이행을 위하여 군인권보호관 설치가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대 국회에서 황영철 의원(새누리당)이 대표발의한 법안, 20대 국회에서 백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모두 국가인권위원회에 군인권보호관을 설치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입법이 시도된 2015년 이래 약 5년간 다양한 쟁점에서 각 관계자의 의견이 합치되지 않아 군인권보호관 설치는 계속 미뤄지고 있었습니다.

 

군인권보호관 입법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과 쟁점 사항에 대한 판단은 제도 도입 논의의 연원 속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2014년 윤 일병 사건 당시 국방부와 군은 윤 일병이 수개월 동안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할 동안 이를 알지도 못했고, 심지어 사인(死因)을 은폐하여 기도폐쇄에 의한 사망 등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장병 인권 보호 영역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특히 폐쇄적인 군 조직 내부의 인권 보호 체계로는 장병 인권 보호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성역없는 조사를 통해 사건의 은폐·축소 가능성을 일소하고, 폐쇄적인 군을 상대로 제3자의 관점에서 신속히 인권 침해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 등장한 것이 군옴부즈만, 즉 군인권보호관입니다.

 

그렇다면 법안과 관련한 쟁점 역시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논의되어 결정되었어야 하는데, 조승래 의원이 발의한 법안(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2020. 12. 08.)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앞서 살펴본 도입취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군인권보호관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수준의 조직, 인력, 권한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2015, 2017년 법안에서는 각각 국회가 추천하는 상임위원 1인을 추가하여 군인권보호관을 맡기고, 군인권본부를 설치하여 조사관 인력을 확충하며, 불시방문조사권과 수사중 사건에 대한 자료제출권을 명시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법안에서는 군인권보호관은 기존 상임위원 중 1명이 겸직하고, 군인권본부 등 인력확충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불시방문조사권은 사실상 폐지(부득이한 불시방문 시 국방부장관에게 통보하게 함)되었고, 수사중 사건에 대한 자료제출권도 언급이 없습니다.

 

당초 불시방문조사권과 수사중 사건 자료제출권은 국방부가 반대했던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권한을 군인권보호관에게 부여하는 것을 국방부가 왜 반대하는지는 인권위에서도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전에 통보한 뒤 진행하는 조사에서 피해자가 갖는 부담감, 관련자 진술의 신빙성 저하 등의 문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자료제출 문제 역시 군 수사당국이 늘 ‘수사중 사건’을 방패 삼기 때문에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군인권보호관은 군이 인권침해 사건을 스스로 처리할 자정능력이 온전히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도입하는 제도입니다. 군이 반대한다고 하여 군인권보호관이 스스로 반드시 지녀야 할 권한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법안에서는 국방부 장관에게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주거나 국가비상사태, 또는 작전임무수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사정이 있을 때 조사 중단을 요구할 수 있는 황당한 권한까지 부여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군인권보호관의 조사대상기관입니다. 세계 어디에 옴부즈만의 피감기관이 옴부즈만의 조사를 중단시킬 수 있는 나라가 있습니까. 군인권보호관에게는 불시에 방문하여 조사할 권한도 주지 않으면서, 거꾸로 조사대상기관인 국방부에는 사실상 아무 때나 조사를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까닭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군이 이미 감찰, 군사경찰, 군검찰 등의 조직을 두고 사건 조사, 수사를 다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인권보호관이 별도 조직으로 설치되어야 하는 까닭은 보다 공정하고 실효적인 인권 보호를 담보하기 위함입니다. 조직과 인력 확보 문제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공정하고 실효적인 조사를 담보할 법적 권한도 확보하지 못한다면 수년에 걸쳐 어렵게 설치한 군인권보호관은 무용론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군인권보호관은 군에서 발생한 끔찍한 죽음들을 교훈으로 만드는 자리입니다.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끔 군인권보호관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법안의 내용에 세심하게 고려되길 바랍니다. 군인권보호관 제도 입법 과정에서 조승래 의원안이 담고 있지 않은 불시방문조사권, 수사중 자료 제출 요구권 확보와 국방부장관의 조사중단요구권 폐지는 반드시 관철되어야 합니다. 안규백 의원안의 경우 불시방문조사권, 수사중 자료 제출 요구권이 포함되어있고, 국방부장관의 조사중단요구권은 명시되어있지 않습니다.

 

 3. 군사법원법 개정안 관련 의견

 

인권·시민사회단체는 ‘더불어민주당 군 성범죄 근절 및 피해자 보호 혁신 태스크포스’에서 진행 중인 군사법원법 개정안 입법 논의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출합니다.

 

각종 군 내 인권 침해·성폭력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군 사법체계 개혁 논의가 이어져 온지 오래입니다. 인권·시민사회단체는 평시 군사법원 폐지의 원칙을 강조해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태스크포스에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재판 관할만을 민간으로 이관할 수 있게 하자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는 바,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법제도는 한 번 바뀌면 단기간 내에 다시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군사법체계의 문제로 억울한 죽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어렵게 제도 개선의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마땅히 관련 단체, 학계,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노정된 문제를 해결하고 장병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개혁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군사법제도 개혁은 서둘러 결정하고 추진할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상식을 넘어서는 군사법체계에 시민들은 환멸을 느끼고 있으며, 존재 가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집권 여당이 성폭력 범죄의 관할만을 민간으로 이관하는 안에 만족한다면 이는 개혁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일이나 다름없게 될 것입니다.

 

유의미한 변화는 더 많은 이들의 머리를 모았을 때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인권·시민사회단체는 태스크포스가 군사법체계 개혁안을 마련함에 있어 숙의의 과정을 거칠 것을 제안드립니다.

 

근본적 개혁을 통해 더 이상 억울한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위 의견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보도자료 및 의견서 [https://docs.google.com/document/d/1VwS8HV8S0Yuei6oaiTMRTCAmyYmrR7YFlxP0...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 / 다운로드]

금, 2021/06/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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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죽음에 국가는 책임이 없는가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267/812/001/a78b... style="width:800px;height:419px;" />

 


2014년 4월, 군부대 내 집단 폭행과 가혹행위로 윤승주 일병이 사망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윤 일병이 사망한 지 7년이 지난 지금 법원은 국가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2014년 4월은 윤 일병이 입대한 지 120여 일, 자대 배치를 받은 지 고작 두 달이 된 시점이었고 윤 일병은 자대 배치 후 한 달을 가해자들의 폭력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이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군의 행태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의 군사법제도상 군 내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법 정의가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군인에 의한 군인에 대한 사건은 일반 시민들과 달리 군인이 정한 군인검사, 군인판사가 처리하기 때문이죠. 윤 일병 사건에 국가의 책임이 정말 없을까요? 제주대 박병욱 교수가 비평했습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 197번째 이야기

 

고 윤일병 유족이 가해자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 비평

서울중앙지법 제33민사부 정철민 재판장 2017가합523431 

판결문 [https://drive.google.com/file/d/1_cPZwEKvGBqgvHYss1i_v5lVkEgjS7z2/view?u... target="_blank" rel="nofollow">바로가기 / 다운로드] 

 



박병욱 교수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267/812/001/fe02... style="width:148px;height:203px;" />


박병욱 교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소위 '윤 일병 사건'으로 불리는 군부대 내 선임병 폭행에 의한 살인사건은 2014년 4월 7일 윤 일병의 사망과 함께 전국적인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왜냐하면, 그가 사망하기 하루 전날인 4월 6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에서 촬영된 신체 사진은 복부, 가슴, 옆구리에 멍이 들지 않을 곳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혹한 모습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보더라도 적어도 수차례의 강력한 폭행이 원인이 된 사망이라는 것은 쉽게 인식할 수 있을 정도였다.

 

2014년 5월 2일 제28사단 보통검찰부는 피고 이모 병장(25), 하모 병장(22), 이모·지모 상병(모두 20) 등 구속된 피고인 4명을 상해치사죄로 기소하였다. 28사단 검찰부는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서 사망 사유를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등'으로 기재했고, 5월 13일 부검결과에서는 '기도폐색성 질식사 추정'으로 변경하여 결론내렸다. 반면 부검의는 공판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폭행행위가 기도폐색의 유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술했다(각주1).

 

부검의가 공판정에서 폭행이 사망의 직접적인 유발요인이 될 수 있다는 증언을 하고, 비난 여론도 거세지자 28사단의 상급 부대인 3군단 검찰부는 1심 계속 중인 2014년 9월 2일 의료기록과 부검기록 재검토,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윤 일병이 사망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지속적인 폭행 등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공소장의 사인을 '장기 폭행으로 인한 쇼크 등으로 사망'이라고 변경하였다(각주2).

 

같은 날 살인죄를 주위적 공소사실(공소장에 기재하여 공소를 제기한 주된 범죄 사실)로, 상해치사죄를 예비적 공소사실(검찰이 주위적 공소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추가하는 공소 사실)로 공소장 변경허가 신청을 하였다.

 

제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제1심 제3군 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2014년 10월 30일 피고들에 대하여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에는 합리적 의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해치사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게 된다. 실제 형량에 있어서는 주범 이모 병장 징역 45년, 하모 병장 징역 30년, 그리고 이모·지모 상병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상해치사죄로 이와 같이 높은 형량을 받은 사례는 실제로 없었다는 점에서 여론을 의식한 재판이라는 비판(각주3)과 동시에 항소심을 거치면서 형량이 대폭 감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각주4).

 

항소심인 고등군사법원은 2015년 4월 9일 위 4명의 피고에게 모두 살인죄를 인정하여 피고 이모 병장에 대하여 징역 35년, 하모 병장, 지모·이모 상병에게는 징역 12년을 선고하였다. 2015년 10월 29일 대법원은 주범격인 피고 이모에 대해서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나, 하모 병장 등 나머지 피고에 대해서는 살인죄의 고의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등의 이유 등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파기환송 후 2016년 6월 3일 항소심 법원(고등군사법원)은 피고 이 모에 대하여 살인죄로 징역 40년, 하 모 병장 등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상해치사죄로 징역 7년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상고가 있었지만 2016년 8월 25일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군과 지휘관의 위신유지를 위한 군수사 및 군사법제도?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2014년 5월 2일 제28사단 보통검찰부가 이모 병장 등 피고를 최초 상해치사죄로 기소한 이후, 2016년 6월 3일 대법원이 주범인 피고 이모에 대하여 살인죄로 징역 40년에 처하는 판결을 하기까지 2년여 기간 동안 군검찰과 군사법원이 여론의 비난을 의식하여 대응하면서도 군부대의 위신을 고려한,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특히, 군검찰이 공소장 등에서 사망원인을 (음식물로 인한)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등'(2014년 5월 2일) → '기도폐색성 질식사 추정'(2014년 5월 13일) → '장기 폭행으로 인한 쇼크 등으로 사망' (2014년 9월 2일)으로 변경하는 과정은 드라마틱하기까지 하다.

 

2016년 8월 25일 대법원의 최종 판결 뒤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의 가해 병사를 변호하던 변호사 A씨는 2016년 10월 초순 윤 일병이 사망하기 전날인 2014년 4월 6일 자정 무렵 의정부성모병원에 있던 군 관계자가 피해자의 콩팥이 파열되어 인공투석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사실을 28사단 인사처에 보고했기 때문에 윤 일병의 심각한 장기손상 상황을 가해자는 물론 군 지휘라인이 모두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군부대와 최초 부검의가 '음식물로 인한 기도폐쇄성 질식사'라고 한 것은 명백한 축소 정황이라는 취지의 양심선언(주장)을 하기도 하였다(각주5).

 

이제까지 폐쇄적인 군부대 내에 설치된 군사법제도의 각종 폐해는 여러 차례 지적되었지만, 현재까지 군사법원 폐지와 같은 근본적인 개혁은 없었고. 여전히 지휘관 군사법(군사법기관은 독립적이지 않고 소속 지휘관의 지휘와 감독을 받는다)이라는 한계가 극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군기능과 관련되는 군형법상의 순정(純正)군사범죄 이외의 교통 관련 범죄, 가정폭력 등 일반범죄에 대해서도 인정되는 군사법원의 소위 신분적 재판관할권(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 "군사법원은 제1항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 신분취득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 군지휘관인 관할관에 의한 재판관(군판사 및 심판관) 지정(군사법원법 제25조), 법관이 아닌 영관급 이상의 군인 장교 중에서 관할관에 의하여 임명되어 재판에 관여할 수 있는 심판관 제도, 관할관의 판결 확인조치권 및 선고형의 1/3 이내 감경권(군사법원법 제379조 제1항), 그리고 세계적인 평시 군사법원의 폐지 추세와는 다르게 전시나 해외 파병지 사건 외의 평시 군사법원을 가동하는 우리나라 군사법제도는 군령(군사작전 등) 영역 외에 군정(군사행정)영역, 이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성범죄 등 사생활 영역의 군인범죄에도 군지휘관이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군사법제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의 형성에 기여한다.

 

군사법원의 관할관, 즉, 군지휘관이 소관 군검찰사무를 관장하고, 소속 검찰관을 임명, 전보, 지휘·감독한다는 점에서 군검찰관도 군지휘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군사법제도의 일부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물론, 개별 사건에서 군부대와 군지휘관의 위신을 위하여 군지휘관, 군검찰, 군판사가 유착하여 일반의 법감정, 심지어 사법정의에 반하는 판결을 행하고, 군지휘관이 감경권을 행사하였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증거를 통하여 자세히 살펴보아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언급한 군사법제도의 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해본다면 깊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현행 군사법제도에서 인정되는 군지휘관 권한들이 군지휘권, 나아가 군의 위상·위신을 위하여 일반적인 법적 정의에 반하는, 심하게 말하면 민주사회로부터 분리, 방수격벽된 "군부대의 위신을 위한 왜곡된 군사법 정의", "군지휘관 사법정의"가 만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현행의 군사법제도가 낳은 수많은 폐해 사례, 예컨대, 2013년 10월 강원도 화천 15사단 사령부에서 근무하던 오모 대위(28)의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1심 보통군사법원의 징역 2년의 집행유예 2년 선고 판례(각주6), 현역 장교(대위)가 2012년 3월경 휴식 시간 중 자택 등에서 트위터에 이명박 정부 시절 군인 신분을 밝힌 채 익명으로 강정 해군기지 강행, 인천공항 민영화 등에 대하여 군통수권자인 대통령 및 정보학교장(육군 소장)을 비판하였다는 이유로 상관모욕죄를 죄명으로 군사법원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사례 등에서 "군지휘관 사법", "군부대 위신을 위한 사법"의 전형을 발견할 수 있다.

 

군인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

 

윤 일병 유가족은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피고 대한민국이 ▲군수사기관 및 군검찰을 통하여 수사서류 열람요청을 무시하는 등 알권리를 침해하고, ▲제28사단 검찰관이 윤일병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과다출혈로 인한 속발성 쇼크"가 아니라 부검도 실시되기 전에 섣불리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쇄 질식사 등으로 공표하고, ▲윤모 부검의도 이에 맞추어 부검감정서를 작성하여 가해자를 최초에 상해치사죄로 기소한 것에 대해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사고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 있는 것으로 보아 피고 대한민국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국가의 위자료 지급 청구를 주장하였다.

 

하지만 지난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민사부(재판장 정철민, 이하 서울중앙지방법원)는 윤 일병 사건의 가해자에 대해서는 윤 일병 및 그 유가족에게 4억여 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였을 뿐, 정작 부대의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는 지휘관이나 군수사기관, 군검찰을 포함한 국가에 대해서는 일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군이 사망원인을 폭력을 간접 원인으로 한 음식물로 인한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헌병대 소속 군사법경찰관 및 제28사단 군검찰부) → 폭력을 간접 원인으로 한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색성 질식사 (제28사단 군검찰부) → 폭력을 직접 원인으로 한 속발성 쇼크사(제3군단 군검찰부)로 변경해나가는 과정에서 군 수사기관, 군검찰의 판단 등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거나 경험칙상 논리칙상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군부대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존속되고 있는 군수사기관, 군검찰을 포함한 평시 군사법제도의 구조적 모순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면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과 같은 결론이 쉽게 내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여러 연구 및 국민여론조사에서는 군사법제도의 불공정성에 대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바 있고(각주7), 2021년 5월 충남 서산의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 여군 이모 중사가 성추행 신고 이후 지속적인 회유와 은폐에 절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서 보여지듯 불공정한 군사법체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각주8).

 

군사법제도를 둘러싼 사정이 이러하고, 윤 일병 사건에서는 군수사기관 및 군검찰이 언론과 유가족의 의혹제기로 나중에 가서야 사망의 직접 원인을 폭행으로 인정하는 소극적이고 의심을 살만한 태도를 보였음에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판결문에서 이런 우리나라 군사법제도의 구조적 문제와 현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법제도에 의하여 구조적으로 동일한 피해가 반복될 것이 예상된다면 국가는 우선적으로 해당 법제도를 고쳐 그러한 피해가 반복되는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국민의 피해를 방지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입법기관의 법제개정 관련 재량은 매우 넓을 수 있어 그러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국가(입법부)의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위법책임을 묻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군사법제도와 관련해서 이미 헌법재판소는 군부대에 군사법원을 특별법원으로 설치하고, 관할관, 심판관 등의 제도를 두는 것에 대해 군대조직 및 군사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군사재판을 신속, 적정하게 하여 군기를 유지하고 군지휘권을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서 필요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1996. 10. 31. 93헌바25).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판결에서 군수사, 군검찰의 구조적인 문제를 고찰하지 않은 이유로 내세우면서, 법원은 입법적인 관점이 아니라 현재 존속하는 법제 하에서 판단을 할 뿐이라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지휘관을 중심으로 하는 군사법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군수사, 군기소, 군사재판 현실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법원이 판결에서 고려해야만 하는 법제에는 이러한 점이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수사나 재판이 명확한 증거에 의하여 무죄추정을 원칙으로 이루어진다고 할지라도 이미 명확히 드러나 있는 군사법제도의 문제점에는 눈감고 군수사기관 및 군검찰에 면죄부를 주는 이번 판결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입법부가 아니므로 군사법제도의 폐해를 개선할 적극적인 입법의무는 없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현행의 군사법제도 내에서 동일한 구조적 문제, 예컨대, 부실·늑장·소극 수사 및 기소, 군부대 위신을 고려한 수사, 기소, 재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리고, 이런 군사법제도의 불공정성에 대하여 일반 국민들과 유가족인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면, 이번 사건에서도 이런 점들을 충분히 감안하여 판결을 행하는 것이 국가기관인 사법부가 국민을 위한 보호의무를 다하는 일이 아닐까?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이번 판결은 일반국민들로 하여금 당해 법원이 군지휘관의 위신을 고려한다는 비판을 받는 군사법원이 아닐까 오해하게 만들 정도이다. 사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해본다.

 

 

*각주

1) 윤일병 가해병사 4명 살인죄 적용 (데일리안 2014.9.2. 자 기사); 윤일병, 맞아죽었다…가해자 4명 살인죄 적용 (뉴시스 2014.9.2. 자 기사).

2) 윤일병 가해병사 4명 살인죄 적용 (데일리안 2014.9.2. 자 기사); 윤일병 사건 판결, 법·여론에 낀 軍 법원 '고육지책'

3) 윤일병 사건 판결, 법·여론에 낀 軍 법원 '고육지책'(세계일보 2014.10.30. 자 기사)

4) 윤일병 어머니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 (노컷뉴스 2014.10.31. 자 기사)

5) 윤일병 사망사건 가해병사 변호인 양심선언 "군조직 다 알고 있었다" 헌병대-부검의-국방부-군사법원 등 사망원인 축소 은폐 가담 의혹 정황 드러나 (일요신문 2016.10.7. 자 기사)

6) 제2군단 보통군사법원 2014. 3. 20. 선고 2013고9 판결(군인등강제추행, 직권남용가혹행위 폭행 모욕) 재판장 한재성 대령, 군판사 김민경 소령, 군판사 김애령 소령; 김정민, [판결비평] 한 변호사의 'A소령 성희롱 사건 판결을 본 소감', 참여연대 홈페이지, 〈https://www.peoplepower21.org/Judiciary/1169700〉, 검색일 2021.8.11.

7) "군사법원 및 병영인권 개선 국민여론조사(조사보고서, 2014.11.25.)", (열린 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2014 군대·군사동향 이슈리포트), 2014, 103쪽 이하. 2014년 12월 23일 하루 동안 행해진 전구 19세 이상 남녀를 상대로 행해진 해당 여론조사에서 군사법체계가 불공정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76.7 % 의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고, 군사법제도 개혁이 미진한 이유로 54.9 %가 군의 폐쇄성을 그 이유로 들었다.

8) "공군 여중사 성추행 자살사건, 엄정히 처벌해야" - 수뇌부 성범죄 조직적 은폐, 부실수사

군 사법체계 무책임하고 허술함 입증, 성범죄 근절과 군 사법체계 개혁 촉구 (크리스천 투데이, 2021.8.10.자 기사)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https://www.peoplepower21.org/Judiciary/1476842" target="_blank" rel="nofollow">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금, 2021/08/13-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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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질식 개정 택도 없다, 평시 군사법원 폐지하라

제대로 수사도 처벌도 못하는 군 사법체계 유지시킨 국회 법사위, 강력 규탄

문제해결 자격 없는 군 당국은 군사법원 존치 시도 중단해야

 

군사법원법 폐지하라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422/815/001/5147... style="width:801px;height:419px;" />

 

반복되는 군 내 성추행·폭행 등 인권침해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군사법제도의 실질적 개혁이 또다시 좌절될 상황에 처해 있다. 오늘(8/24)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를 통과하면서 전체회의와 본회의 처리 수순을 밟게 되었다. 군사법원법 개정안은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하여 항소심을 민간에 이관하고, 성범죄 등 일부 범죄에 국한해 1심부터 민간법원으로 재판권을 이관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반복되어온 군 내 범죄 은폐를 근절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회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피맺힌 호소, 시민사회의 개혁 요구를 외면하고 사태에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국방부의 입장만을 고려한 졸속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공군, 해군에 이어 육군에서의 조직적 은폐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땜질식 법 개정으로 당장 분노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실질적 군사법제도 개혁을 외면한 국회 법사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번 개정안은 성폭력범죄, 군인이 사망한 사건의 범죄, 군인의 입대 전 범죄에 대한 재판권을 민간에 이관하도록 하고 있으나, 그마저도 국가안전보장, 군사기밀보호 등을 이유로 국방부장관이 기소할 법원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피해자 등이 불복하려면 대법원에 취소를 신청해야 하나, 대법원의 결정이 나올 즈음이면 이미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그 기간동안 피해자는 2차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군인이 사망하면 민간 이관 대상이 되고, 사망하지 않으면 이관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아무런 논리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군 입대 전에 일어난 범죄 재판권의 민간 이관 역시 군사법체계 개정을 촉발시킨 군 내 가혹행위 사건들의 조직적 은폐·축소 사태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생색내기 개정에 불과하다. 

 

고등군사법원 폐지는 국방부도 작년에 스스로 입법예고를 했을 정도로 이미 충분히 공론화된 사안이다. 문제는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될지라도 본질적 문제는 조금도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군 내 경찰 · 검찰단 등 수사기구와 1심 군사법원이 여전히 국방부장관의 영향력 하에 있어,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장 중요한 초기 단계에서의 사건 은폐와 피해자 회유 · 협박, 조직적 2차 가해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로 어제(8/23)도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병대대에서 발생한 후임병 집단 폭행 등 가혹행위 관련 피의자들의 구속영장이 군사법원에 의해서 기각되었다. 피해자 피복 방화행위 등 정황과 혐의에 대한 증거 제출이 이뤄졌고 다수 피의자가 부대 내에 있어 진술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음에도, 군사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범죄 소명이 되지 않는다며 석연치않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지어 피해자 법률대리인에게 구속 전 피의자심문 기일조차 사전 통보되지 않았다.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한다 해도 군 내 폭력사고 발생시 초기단계에서 제대로 된 수사와 피해자 보호조치가 이뤄질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오래전부터 일관되게 평시 군사법원 전면 폐지 원칙을 강조해왔다. 

 

무엇보다 통계적으로도 군사기밀관련 범죄나 내란죄처럼 재판 과정 상의 보안이 요구되는 범죄는 전체 군범죄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평시군사법원을 존치시켜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국방부의 병영문화개선 민관군 합동위원회 4분과위원회가 평시 군사법원 폐지 개선안을 의결한 것도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이를 왜곡해 마치 합동위가 평시 폐지를 반대한 것처럼 국회에 보고했다고 한다. 후안무치한 왜곡행위가 아닐 수 없다. 국회 법사위도 이러한 상황을 뻔히 알면서 국방부의 입장을 고려해 군사법원 존치를 결정했다. 시민사회,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 구색맞추기에 불과했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법사위원들은 누더기 졸속 법안으로 반복되는 군 내 폭력사고를 근절하고 책임자들에 대한 제대로된 처벌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법개정을 주도한 법사위원들은 당장 피해자와 유가족, 그리고 국민 앞에 책임있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군대 내 비극적인 사고와 조직적 은폐, 솜방망이 처벌의 역사가 길었던 만큼 국회는 근본적인 제도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또 다시 외면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군인의 인권을 무시하고 개혁 대상인 국방부의 입장만을 고려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국회는 누더기 법 개정안 처리를 중단하고, 평시 군사법원 폐지를 결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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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1/08/25-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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