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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산재보험의 사회보장으로서의 역할과 발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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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산재보험의 사회보장으로서의 역할과 발전방향

익명 (미확인) | 금, 2019/04/05- 11:04
<div class="xe_content"><h1 dir="ltr">산재보험의 사회보장으로서의 역할과 발전방향</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김인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h3> <p> </p> <h2 dir="ltr">산재보험의 시작과 역할</h2> <p dir="ltr">산재보험은 1964년에 도입된 그 역사가 가장 오래 된 사회보험이다. 1960년 4ㆍ19 혁명이후에 분출된 사회 개혁에 대한 요구에 부합하면서 이후 박차를 가할 산업화를 위한 기본적 제도였다. 광업, 제조업, 건설업 등 경제 발전을 위한 기본 산업의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사고를 당할 경우 최소한의 경제적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해 시작한 것이기는 하지만 건강보험이 도입된 것이 1970년이고, 국민연금은 1988년, 고용보험은 1995년에야 도입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시작이 매우 빨랐다.</p> <p> </p> <p dir="ltr">인간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는다. 아프기도 하고, 장애가 생기기도 하고, 일자리를 잃기도 하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간다. 이러한 상황에 인간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 권리이자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제도와 규범 등을 사회보장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2012년 전부개정된 「사회보장기본법」 제3조는 “사회보장”이란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득ㆍ서비스를 보장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를 말한다고 하여 사회보장의 법적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p> <p> </p> <p dir="ltr">산재보험은 이러한 사회보장 정책의 하나로서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다치거나 병이 드는 경우 이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을 하고 재해 노동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노동자에게 장애가 남거나 사망을 한 경우 경제적 손실을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산재보험의 목적은 의학적 ‘치료’를 포함하여 신체상태 복귀와 직업복귀를 통한 경제생활의 주체로서 노동자가 사회에 복귀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의 산재보험은 이러한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는 것일까?</p> <p> </p> <h2 dir="ltr">산재보험의 실질적 적용 확대</h2> <p dir="ltr">첫 번째 질문은 ‘이러한 사회보험이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이 되느냐’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일부에만 적용이 국한된다면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이나 사립학교 교직원연금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 군인과 선원들은 산재보험의 가입대상이 아니기는 하지만 일단 경제활동조사를 기준으로 경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은 2000년 706,231개소, 2008년도 1,594,793개소, 그리고 2017년 2,507,364개소로 급격하게 증가했고,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 수도 2000년 9,485,557명에서 2008년 13,489,986명, 2017년 18,560,142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해왔다. 2000년 임금근로자 수가 13,356천명, 2008년 16,357천명, 2017년 19,934천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산재보험의 적용률은 2000년 71.0%에서 2017년 93.1%라고 할 수 있다.</p> <p> </p> <p dir="ltr">그러나 산재보험의 적용범위가 늘어나는 속도보다도 빠르게 노동시장도 변화했다. 플랫폼 노동이나 특수고용 노동자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모호한 노동자들이 증가하였고, 실제 최근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적용의 대상을 ‘근로자’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변경하기도 하였다.<sup>1)</sup> 산재보험은 최근 그 적용범위를 실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8년 7월부터 무면허업자가 시공하는 소규모 건설공사나 상시고용 1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되었고 2019년부터는 건설기계업종까지 적용대상이 되는 특수고용직을 확대하였으며, 금속제조업, 자동차정비업, 도ㆍ소매업ㆍ음식점업을 하는 자영업자에게까지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일반계고 학생뿐만이 아니라 대학생 현장실습생까지 적용범위를 확대하였다.<sup>2)</sup> 또한 최근 고용노동부는 2019년 업무보고에서 임신 중 유해요인 노출로 인한 태아의 건강 보상에 대한 산재보험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하였다. 현재 산재보험이 당해 노동자의 사고, 질병, 사망만을 보상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이러한 산재보험법 개정에 합의한다면 적용의 범위가 한 단계 더 넓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제도가 현상을 앞서가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각지대가 덜 생기도록 법적인 적용의 범위는 지속적으로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그러나 이러한 적용범위의 확대가 실제 산재보험으로 보상을 받는 노동자들의 증가로 직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 아직도 현장에서 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은 4대 보험에 가입하는 대신에 당장의 소득을 보전받는 것을 택하고 있기도 하고, 사업주들이 이를 권장하기도 한다. 또한 산재보험에 가입은 되어 있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산재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여전히 다수 존재한다. 2018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산재발생 보고를 하지 않은 총 적발건수가 2800건으로 2014년 726건, 2015년 736건, 2016년 1338건 등 매년 증가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sup>3)</sup>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의 내부 실사 자료, 산재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처리하지 않은 산재은폐율이 21.0~42.4%에 달하였다.<sup>4)</sup> 사망사고라고 하여도 종종 산재은폐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 최근 한 대기업에서는 사망사고가 은폐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이다.<sup>5)</sup> 이러한 사실로 보면 산재보험의 가입 가능 대상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산재보험으로 본인의 질병과 사고, 경제적 손실 등에 대해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이렇게 적용범위는 넓어졌으나 실제 적용이 안 되는 것은 건설 공사나 물량 수주를 위한 입찰 자격의 문제 등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 때문이기도 하고, 고용노동부의 감독을 두려워하거나 산재보험료율의 할증을 두려워하는 사업주들의 노동자 건강에 대한 이해부족도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으며,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실제 민주노총에서는 2014년 고용노동부와 지속적인 회의를 거쳐 산재은폐 사업장 처벌 강화, 공무원 연금ㆍ사학연금 대상 사업장의 산재 미보고 대책, 병원 신고 제도를 통한 산재은폐 근절, 산재은폐 적발 시스템 강화 및 감독과 처벌 강화, 영세사업장 노동자를 위한 국선 산재 노무사 제도 도입, 산업재해 조사표에 근로자 대표 확인 등 중장기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6) 한편, 2017년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ㆍ시행규칙 개정 시에는 사업주가 고의로 산재를 은폐할 경우 1년 미만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노동부에 산재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의 상한액을 최고 3,000만 원까지 올리기도 하였으나 실제 현장에서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라고 할 수 있다.</p> <p> </p> <h2 dir="ltr">산재에 대한 노동자들의 접근성 강화</h2> <p dir="ltr">한편, 산재은폐 문제는 경제적 이해뿐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질병과 사고에 대한 치료와 복귀, 그리고 예방을 포함하는 산재보험의 기본적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외형적인 틀의 확대와 함께 일시적인 대책에서 벗어나 사업주에 대한 처벌의 강화와 더불어 산재신청과 보상이 좀 더 용이해질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시도들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p> <p> </p> <p dir="ltr">그런 측면에서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도입하고 있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추정의 원칙은 업무관련성의 입증이 매우 어려운 암, 정신질환, 자살, 근골격계 질환이나 뇌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산재신청과 승인에서 노동자들의 입증책임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추정의 원칙은 형사법에서의 무죄 추정의 원칙과 마찬가지로 ‘개인 질환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업무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라는 것이다. 특히 인정기준에 노출기준이나 기간 등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재해조사나 전문조사 결과 노출수준, 노출기간 등이 기준을 충족하면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이 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라는 것이다.</p> <p> </p> <p dir="ltr">여기에서 말하는 상당인과관계에 대해서 최근 대법원의 판례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적ㆍ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산업재해의 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에 발병원인이 될 만한 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경험칙과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인 추론을 통하여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사회 평균인이 아니라 질병이 생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sup>7)</sup>고 명시하고 있으며, 현재 이러한 인과관계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다양한 판례에서 인용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직업적 요인에 해당하는 유해요인에 노출이 되었는가와 해당 유해요인이 어떻게 작용하였는가가 업무관련성에 있어서 핵심적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즉, 개인적 요인과 직업적 요인 중 무엇이 더 크게 작용했는가가 아니고, 경과적으로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반영하여 추정의 원칙이 명시되면서 업무상 질병에 대한 승인률 역시 높아지고 있고, 노동자들이 산재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p> <p> </p> <p dir="ltr">한편, 산재신청의 장애물 해소와 관련한 상징적 변화가 최근에 있었는데, 2018년 초부터 산재신청시의 사업주 확인을 위한 날인 폐지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 사업주 날인 폐지 이후 산재신청이 19.4%가 급증하기도 하였다.<sup>8)</sup> 사업주 날인 제도가 노동자들의 산재신청에 큰 부담을 주었고, 산재 인정 여부를 마치 사업주가 결정하는 인상을 주어 부담과 갈등을 키우던 제도가 개선된 효과였다. 이처럼 노동자들의 산재신청을 가로막는 부담과 장벽의 정체를 확인하고 이를 하나하나 없애가는 것은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업무관련성의 입증책임에 대한 부담 완화, 신속한 신청과 보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인정기준의 개정과 처리 절차의 간소화, 전문적인 지원이 가능한 전문가의 활용 등 노동자들의 산재보험에 대한 접근성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이유이다.</p> <p> </p> <h2 dir="ltr">산재보험의 공공병원 운영자로서의 역할</h2> <p dir="ltr">산재보험의 미래를 고민할 때 던지게 되는 또 다른 질문은 ‘산재노동자의 조기치료, 조기복귀, 사회재활을 위한 의료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그동안 산재보험을 둘러싼 논의는 승인이냐 불승인이냐의 최초 신청결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산재보험의 보험자인 국가를 대신하여 이를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은 9개의 병원과 1개의 요양병원, 2개의 케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병원운영기관이기도 하다. 공공의료서비스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는 많은 학자들도 산재노동자를 위해 운영이 되어야 할 공공병원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반성이 되는 지점이다.</p> <p> </p> <p dir="ltr">몇 년 전 독일의 산재보험조합에서 운영하는 공공병원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손상환자의 이송을 위한 헬기장이 옥상에 준비되어 있고, 재활을 위한 25m 수영장을 갖추고 있었으며, 로봇을 이용하여 장애가 심각한 환자의 재활을 도와주고 있었고, 작업치료실에서는 실제 업무훈련이 가능한 기초적인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한 명의 산재환자가 치료에서부터 복귀할 때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사례관리자를 중심으로 재활의학, 직업환경의학, 정형외과 의사와 병동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와 관련 행정직이 한 팀이 되어 매주 환자의 치료 상태를 점검하고 이후 치료와 재활 계획을 수립하며 사업주와 복귀를 위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산재환자가 발생할 경우, 급성기와 아급성기, 만성기와 재활 등 치료 단계를 염두에 두고 병원의 수준과 재해 수준을 고려한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수준의 산재전문의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산재보험이 산재환자들의 치료와 재활, 직장복귀를 위해 재원을 투자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p> <p> </p> <p dir="ltr">최근 산재환자는 없이 민간병원과의 경쟁에서 밀려가기만 하고 있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들었던<sup>9)</sup> 근로복지공단 소속병원의 역할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2012년 대구에서 개원을 한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은 재활전문병원으로서 직장복귀를 위한 집중적이고 통합적인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병원에서는 수중재활치료실을 비롯해, 로봇재활, 운전재활, 근골격계재활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지역의 산재노동자들에게 직장복귀를 목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sup>10)</sup> 그리고 2016년 도입된 집중재활치료에 대한 시범수가 사업은 대구병원, 인천병원과 안산병원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집중재활프로그램에 대해 산재보험을 통한 적절한 수가를 제공함으로써 양질의 재활치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산재재활수가는 독일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개별 행위에 따른 수가라기보다 프로그램수가로 목표지향, 팀접근(포괄적 접근), 기능평가 등을 모두 담고 있다. 환자 한 명을 두고 의사가 리더가 돼서</p> <p dir="ltr">다양한 직종의 전문가인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과 팀 치료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sup>11)</sup></p> <p> </p> <p dir="ltr">이렇게 재활을 중심으로 시작된 산재병원의 체질 개선은 2018년 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제도 도입하여 업무관련성 입증을 위한 노동자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한 걸음 진화했다, 산재병원에서 업무관련성 특진을 위해 만난 환자가 업무상 질병의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의 부담 없이 양질의 치료를 받고 조기에 재활을 시작하도록 하여 조기 복귀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올해부터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사업장 방문과 사업주 면담 등을 통해 직업 복귀가 가능하도록 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는 사업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산재노동자에 대한 업무적합성 평가, 직무전환, 요양 중 직장적응훈련 및 사업주 원직 복귀계획서 작성 지원 컨설팅 등 조기치료와 조기복귀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산재노동자와 산재 관련 의료전달체계, 관련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전문성이 높은 산재관리의사들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산재노동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작년 말 산재관리의사 제도를 도입하기도 하였다.<sup>12)</sup></p> <p> </p> <p dir="ltr">어쩌면 이제는 산재노동자들에게 치료와 재활, 복귀를 위해서는 산재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고 권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는지 모른다. 물론, 이 과정에 지급되는 산재수가라는 것이 결국 산재보험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현재 산재병원의 경영상태 개선이 산재기금을 투입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편, ‘공공병원은 이윤이 아니라 그 병원의 환자들을 위해서 공공의 재원으로 운영되는 것이 너무 당연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산재노동자들에 치료와 직업복귀를 위한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산재보험료를 가지고 제공한다면, 이는 산재보험의 목표에 매우 정확하게 부합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그러나 이런 사업들이 아직은 산재병원의 시범사업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 정책적 발전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한 요소이다. 그리고 산재노동자의 치료 접근성 차원에서 언젠가는 다른 민간병원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는 가능성 역시 제도의 안정성에 대한 전망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관련 시범사업의 성과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평가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산재보험이 산재노동자의 재활과 직업복귀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재보험으로 운영하는 공공병원의 역할과 목표에 대한 병원 구성원의 동의를 모아가기 위한 작업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병원을 운영하는 주체들이 보험자이자 공공병원 운영자로서의 근로복지공단의 역할을 깊게 공감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ㆍ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의 중심으로서 근로복지공단 소속병원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p> <p> </p> <h2 dir="ltr">사회보장으로서의 산재보험</h2> <p dir="ltr">지금까지 모든 노동자들의 사고와 질병을 치료하고 경제적 주체로서 사회에서 다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근의 산재보험의 주요한 변화와 정책적 개입의 지점과 앞으로의 방향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산재보험이 진정한 사회보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몇 가지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p> <p> </p> <p dir="ltr">먼저, 예방 제도와의 연계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사고와 질병 예방의 역할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공단의 역할로 규정되어 있다. 이러다보니 근로자 건강진단 과정에서 발견한 신체의 이상이 산재 보상으로 연결이 되지 못하며, 연결된다고 하여도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이는 보상과 치료, 재활과 직업복귀 과정에서 이전의 작업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과 프랑스 모두 산재보험을 운영하는 기관에서 예방과 보상, 재활에 모두 개입하고 있다. 산재 인정과 환자의 재활복귀 과정에서 예방 사업을 위해 해당 사업장을 방문하여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 전문가가 함께 팀을 구성한다. 예방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사업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노동자들이 적절하게 치료받고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p> <p> </p> <p dir="ltr">이러한 과정에서 확인되는 문제는 다시 예방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한국에서도 사고나 질병 예방을 위해 간호사, 산업위생사, 안전관리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사업장을 방문하여 노동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관리 영역에서 소외되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근로자건강센터 등도 운영하고 있다.</p> <p> </p> <p dir="ltr">이 다양한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이 노동자들의 재활과 복귀, 그리고 다시 예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차적으로 근로자건강센터 등에서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의 업무 적합성을 평가하고 직업복귀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능한 일부 사업들에 대해서는 건강검진을 통해 업무상 질병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업무관련성 특진을 실시하고 조기 치료로 돌입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1차 예방, 2차 예방, 3차 예방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p> <p> </p> <p dir="ltr">둘째로 상병급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최근 사회보장위원회에서도 그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일이다.<sup>13)</sup>  노동자에게 발생하는 질병과 사고의 원인이 다양해지고 있고, 절대적으로 기여한 명백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 상태에서 노동자들이 아프고 다쳐서 일을 못하게 될 경우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정책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막는 것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태아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과 관련하여, 업무와 관련한 유해요인 노출로 자녀가 건강상의 문제를 갖게 되면 이 때문에 양육자가 경제생활을 할 수 없어 소득이 감소될 것이므로 이에 대해 자녀 돌봄과 관련한 휴업급여를 도입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p> <p> </p> <p dir="ltr">산재보험의 논의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데 개인적 질병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자가 경제 활동을 못하게 될 경우 가족의 기초적 생계를 보장해주기 위한 제도적 고민이 필요하다.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전국민 의료보험이기는 하지만 치료비 이외에 생계비 지원이 안 되는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노동자들이 아프거나 다친 경우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주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0조(부가급여)에 상병수당이 명시되어 있어 법 개정 없이도 도입이 가능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으로 충족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른 형태의 사회보험을 만들 수도 있고, 보험료 인상도 고민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한 방법은 다양하게 모색하되, 노동자들이 아프거나 다친 경우 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사회보장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큰 틀의 합의와 공감대가 필요하다. 산재보험이 아무리 좋아져도 이는 결국 산재로 인정을 받은 일부 노동자들에게만 적용이 된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을 투여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p> <p> </p> <p dir="ltr">이러한 장기적 과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고민을 해가는 한편, 산재보험이 사회보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개입을 지속해야 한다.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보험을 통해서 산업과 사회 전체가 이를 분담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이 제도는 간접적으로 근로자의 열악한 작업환경이 개선되도록 하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궁극적으로 경제ㆍ산업 발전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갈등과 비용을 줄여 안정적으로 산업의 발전과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sup>14)</sup> 산재보험이 노동자들의 사고와 질병에 대해서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최소한 적용 노동자들에게라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재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산재보험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도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 사회 구성원의 미래를 밝게 만들 것이란 기대와 함께 말이다.</p> <hr /><p dir="ltr"><sup>1)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 공포!. 보도자료. 고용노동부. 2019년 1월 15일.</sup></p> <p dir="ltr"><sup>2) 취약계층에 대한 산재보험 보장성 강화. 보도자료. 고용노동부. 2018년 12월 4일.</sup></p> <p dir="ltr"><sup>3) http://www.safety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93</sup></p&gt; <p dir="ltr"><sup>4)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5663</sup></p…; <p dir="ltr"><sup>5) http://www.redian.org/archive/129871</sup></p&gt; <p dir="ltr"><sup>6) http://nodong.org/statement/7062022</sup></p&gt; <p dir="ltr"><sup>7)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sup></p> <p dir="ltr"><sup>8)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80713_0000363430&cID=10201&pID=10…; <p dir="ltr"><sup>9) http://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10</sup></p&gt; <p dir="ltr"><sup>10)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4994</sup></p…; <p dir="ltr"><sup>11) http://www.medigatenews.com/news/961117678</sup></p&gt; <p dir="ltr"><sup>12) http://news.donga.com/3/all/20190319/94621741/1</sup></p&gt; <p dir="ltr"><sup>13) 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874954.html</sup></p&gt; <p dir="ltr"><sup>14)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sup></p></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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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회권 위원회 권고안을 환영하며

부양의무자기준의 조속한 폐지와 수급빈곤층의 인간다운 삶 보장을 촉구한다!

 

*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규약 위원회

(UN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 | 약칭: 사회권 위원회)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어제 10월 10일, 한국의 사회권 이행 수준에 대해 평가한 최종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기초생활보장법상 부양의무자기준을 완전히 폐지할 것과 이를 통해 필요한 사람들이 실제로 사회보장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사회보장 특히 국민기초생활수급자들의 수급 액수가 부족함을 우려하고, 충분한 수준으로 만들 것을 권고했다.

 

이번 유엔 사회권위원회의 결정으로 보듯 부양의무자기준과 낮은 수급비는 국제적인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지만 지금까지 나온 실제 계획은 아주 미진하다. 차일피일 미루며 예산만 따질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켜야할 가치, 가난에도 불구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인간의 존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유엔 사회권 위원회의 권고사항을 환영하며 한국 정부의 조속한 이행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수급비 현실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

 

2017년 10월 11일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목, 2017/10/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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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쌓여왔던 운동의 힘”

광장에 나온 판결 [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두1066 판결,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창석 김재형]

손익찬 변호사

 

 

 

 

 

 

 

 

 

 

손익찬 변호사(변호사,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두 개의 거대한 산 : 첨단산업, 희귀질환

 

어떤 사람이 병에 걸린 경우를 생각해보자. 내가 걸린 병이 사업장 때문이라는 주장을 할 경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법률용어로는 ‘업무상 재해’)를 신청할 수 있다. 산업재해로 인정받으면, 치료비를 받고,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연금도 받는다. 우리 법은 산재인정으로 노동자가 이득을 보므로 노동자에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책임을 지운다. 물론 법원은 자연과학에서 요구하는 엄밀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노동자는 사업장에서 질병의 원인으로 규명된 물질이 사용되는지, 그 노출 경로, 노출량과 노출 기간에 대해서 자료를 찾아서 주장할 책임은 있다.

 

그런데 희귀질환에 걸린 경우, 하나의 산을 더 넘어야 한다. 만약 폐질환과 같이 비교적 원인이 명확히 알려진 병에 걸린 경우, 사업장에서 석면따위를 사용하였는지, 그 노출경로, 노출량과 기간에 관한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면 된다. 정부조사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런데 질병의 '원인'이 불명인 경우, 원인으로 '의심'되는 여러 물질들이 사업장에 있는지를 모두 찾아서 주장해봐야 한다. 그리고 '원인'물질, '의심'물질이나 단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어도 모두 찾아서 주장을 하고 설득해야 한다.

 

첨단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여기서 두 번째 산에 막힌다. 노동자가 사업장에 대해서 대개 불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으므로 정부조사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어떤 물질을 용의선상에 두고 조사할지에 대해서, 정부는 노동자의 의견에 구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반도체나 LCD 제조업 등 첨단산업은 발전속도가 빠르므로, 사용되는 화학물질도 수시로 바뀌어서 과거의 근무환경과 조사당시의 환경이 상당히 바뀌어있다. 결정적으로 공장에서 사용하는 물질과 작업방식 등이 영업비밀로 보호된다. 그러므로 사업주는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조사에 있어서 자료제출을 거부한다. 심지어 정부기관조차도 조사를 하고나서 영업비밀보호를 이유로 노동자에게 조사보고서의 공개를 거부한다. 노동자가 증명의 책임을 지면서도, 증명에 필요한 자료를 손에 넣을 수 없는 모순적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전향적인 대법원 판결(선행판결)의 등장(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두1066 판결)

 

먼저, 대법원은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이른바 ‘희귀질환’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질병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거나 사업장에 대한 자료가 불충분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두루 살펴서 산재인정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희귀질환의 평균 발병률이나 연령별 평균 발병률보다도, 특정 산업 종사자 군(群)이나 특정 사업장에서 그 질환의 발병률 또는 일정 연령대의 발병률이 높은 등의 통계자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개별 노동자의 산재인정을 판단함에 있어서 통계자료가 유리한 경우 간과해선 안 됨을 밝힌 것이다.

 

또한 사업주의 협조 거부 또는 관련 행정청의 조사 거부나 지연 등으로 그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환경상 유해요소들의 종류와 노출 정도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었다는 등의 사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사업주가 정부조사에서 조사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노동자에게 유리한 사정이라고 보았다. 즉 정부조사에서 원인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외의 원인들, 즉 발병 의심 물질이나, 질병과 관계없더라도 인체에 유해한 물질 등에 관하여 정부가 밝힐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경우, 그러한 불성실한 조사결과는 노동자에게 유리한 사정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위 정부조사를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그리고 질병의 원인으로 밝혀지지 않은 물질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유해물질이나 유해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인자들이 특정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에 복합적·누적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의 의미 : 근무종료와 발병사이에 상당한 기간이 있더라도 산재인정가능하다

 

위와 같은 선행판결의 법리위에 대상판결이 서있다. 망인은 1997년에 19세의 나이로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입사하여 고온테스트 공정에서 6년간 근무했다. 2003년 7월 15일에 퇴사하여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고, 2010년 5월 5일에 뇌종양(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아 2012년 5월 7일에 사망하였다. 망인의 유족은 산재를 신청했다.

 

대법원은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측정된 발암물질의 수치가 노출기준 범위안에 있더라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여러 유해인자에 복합 노출될 경우의 상승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4조3교대, 3조3교대 근무, 바쁠 경우 1일 12시간의 근무로 신체주기가 불규칙한 사정도 고려하였다.

 

아울러 정부 조사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에 대한 노출수준이 측정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망인과 동료들이 고온테스트 공정 이후 ‘검댕’이 날렸고 ‘고무타는 냄새’가 났고 ‘유해한 연기와 화학물질에 노출’되었다고 진술하였음에도, 정부가 이에 관하여 조사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어떤 물질에 노출되었는지를 규명할 수 없었다고 보았다. 또한 망인이 우리나라 평균 발병연령보다 이른 만 30세에 뇌종양이 발병하였다는 사정에도 주목하였다.

 

또한 망인이 걸린 교모세포종의 경우에 성장이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지만, 이는 발암물질에 노출되어 발병하는 시간이 짧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망인이 퇴사한 이후 7년이 경과하여 확진을 받았더라도 업무와의 관계가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보았다.

 

“그동안 쌓여왔던 운동의 힘”

 

선행판결에 관하여 반올림의 임자운 변호사가 정리한 말이다. 2007년부터 사회각층의 노력이 모여 선행판결과 대상판결이 나올 수 있었다. 노동자와 유가족, 반올림은 탐정이 되어야 했고 수년간 법정다툼을 하였다. 회사인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라 근로복지공단, 산업안전보건공단, 지방노동청과 같은 정부기관과도 싸웠다. 그 와중에 시간이 흐르고, 사업장은 개선되지 않은 채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다.

 

사업주는 은폐했고 정부는 의도적으로 눈감았다. 법원은 이제 그런 방식은 안통한다고 선언했다. 이제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산재은폐로 인하여 무재해사업장으로 지정될 경우의 보험료 감면액을 뛰어넘는 액수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필요하다.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사용되는지에 관한 정부의 조사권이 강화되어야한다. 정부조사단계에서 노동자의 참여권이 보장되어야한다. 재발방지야말로 노동자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 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수, 2017/12/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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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보안과 증설 계획, 즉각 중단해야

보안정보 수집기능 축소해야 하는 경찰개혁 방향과 배치
탈북민 정착지원 업무 증대가 보안과 증설 이유 될 수 없어

 

경찰청이 지난 2016년 12월부터 보안과를 두는 일선 경찰서를 21곳에서 41곳으로 늘린 데 이어, 금년 중 다시 50곳의 경찰서에 보안과를 두는 방침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는 보안범죄 혐의가 분명히 있는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잠재적 보안범죄자로 보고 그들에 관한 동향정보를 조사하고 수집해, 인권침해와 정치탄압의 수단이 되었던 경찰의 보안정보 수집기능을 폐지하고 보안부서를 축소해야 하는 경찰개혁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선 경찰서의 보안부서 확대와 그에 따른 인력충원 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경찰청이 경찰개혁위원회 등에 보고한 내용 등을 종합해보면, 금년 중 경찰서 50곳에 보안과를 설치할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일선 경찰서의 정보보안과 소속 '보안계'를 상급조직인 '보안과'로 승격시키고 그만큼 인력을 충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인원도 1.5배 정도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식으로 보안과 설치를 확대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12월 5일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 때부터이다. 당시 경찰청은 보안과를 두는 경찰서를 20곳 늘린 바 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정한 계획에 따라 올해 50곳 증설을 앞두고 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1999년 5월 이전에 보안과가 있던 일선 경찰서는 전국 110곳이나 되었다. 서울에만 28곳이었고, 부산에도 13개 경찰서에 보안과가 있는 등 전국 대부분의 경찰서에 보안과가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보안경찰의 위세가 높았다. 그러나 민주화와 함께 보안경찰 축소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1999년 5월에 앞서 말한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보안과를 두는 경찰서는 절반 이상 줄어 전국 51곳으로 바뀌었고, 2010년 6월부터는 전국 21개 경찰서로 다시 절반 이상 줄었다.


따라서 작년 말에 20개 경찰서에 증설하고, 올해 50곳에 또 증설한다는 것은 민주화 시기에 이룬 성과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다. 실제 이번 달에 경찰이 낸 하반기 경찰채용공고에는 보안부서 경찰을 10명 채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추경이 편성되면서 증원하겠다는 경찰인력 중에도 혹시 보안부서 증원 인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경찰청은 보안부서 증설을 추진하는 이유로 탈북민에 대한 정착지원과 신변보호 업무의 증가라고 지목하고 있다. 탈북민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찰의 직무를 정한 경찰법 등 어디에도 탈북민에 대한 정착지원을 경찰 업무로 정해둔 바 없다. 이는 통일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몫이다. 탈북민 정착지원 업무 증대가 경찰의 보안부서 유지 또는 확대 이유가 될 수 없다.


탈북민에 대한 신변보호는 경찰법이 아니라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업무이다. 이 법률에서는 통일부장관이 경찰에 탈북민 신변보호를 요청하면 경찰이 수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렇지만 탈북민 신변보호를 보안과에서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생활안전과라든지 경비과 등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업무이다. 민간인 사찰이나 인권침해의 어두운 과거가 있는 보안부서에게 말길 이유는 없다.


과거부터 수행해온 경찰 보안부서의 실제 역할과 업무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게 사실이다. 경찰의 분류법에 따른 ‘국가안보위해사범 검거’ 규모는 2010년 이래로 최근까지 급감하였다. 경찰청이 2016년 11월에 발간한 <2015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경찰 보안부서가 검거한 ‘국가안보위해사범 검거’ 규모는 2010년 151명, 2011년 135명, 2012년 109명, 2013년 121명, 2014년 66명, 2015년 62명이다. 이른바 ‘보안 사이버안보사범 검거’ 규모 역시, 2010년 82명, 2011년 62명, 2012년 44명, 2013년 69명, 2014년 49명, 2015년 29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경찰 보안부서 모두를 아우르는 통계는 아니지만, 전국 경찰 보안부서를 총괄하고 있는 경찰청의 보안국(보안1,2,3과)에 접수된 문서들의 숫자도 줄어들었다. 2010년 8941건, 2011년 8795건, 2012년 10316건, 2013년 8559건, 2014년 8320건, 2015년 8231건이다. 조금씩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만큼 보안업무의 수요가 줄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보안부서 규모와 경찰인력은 축소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보안분야 경찰인력 정원은 2013년에 최저점을 찍은 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앞서 말한 <2015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2010년 1918명, 2011년 1891명, 2012년 1871명, 2013년 1812명, 2014년 1839명, 2015년 2059명이다. 2015년에 갑자기 220명이 늘어났던 것이다. 2016년 이후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여연대는 경찰의 보안부서 증설 계획을 중단할 것을 경찰청과 청와대에 촉구한다. 그리고 탈북민에 대한 정착지원은 경찰이 아닌 다른 행정기관이 할 업무인만큼 경찰이 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탈북민에 대한 신변보호 업무가 필요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얼마나 필요한지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그 업무를 경찰의 보안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가 맡도록 해야 한다. 경찰청의 보안과 증설 계획은 박근혜정부때 마련된 것이라고 한다. 새 정부는 민주화 이후 이어진 경찰개혁의 방향에 역행하는 조치를 경찰이 임의적으로 지속하는 것을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7/07/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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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사드 기지 운영유지비에 방위비 분담금 사용’ 입장에 대한 우리의 요구

불법부당하고 평화정세에 역행한다

방위비분담금의 사드 운영유지비 사용 입장 즉각 철회하라!

 

국방부가 13일, '미, 사드 기지 운영유지에 방위비 분담금 사용 관련 입장'을 통해 "미측이 사드체계 유지에 필요한 비용에 방위비 분담금 사용을 희망할 경우, 합의된 방위비 분담금 총액 내에서 항목별 규정 범위에 맞게 소요를 제기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입장은 기존의 자신의 입장마저 뒤집고 한반도 평화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사드 한국 배치를 위해 불법적이고 굴욕적인 경제적 부담까지 감수하겠다는 것이므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사드 기지 운영유지비를 방위비분담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국방부의 입장은 지난해 5월, "사드 전개와 운영 유지비용은 미국 측에서 부담하고, 전기와 도로, 부지 제공 등은 한국이 부담한다"고 밝힌 자신의 입장을 뒤집는 무책임한 태도다. 이에 우리는 이미 한미 간에 사드 운영유지비에 대한 이면합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사드 운영유지비를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기로 한다면 이것이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인이 될 것은 분명하다. 사드 운영유지비는 종말모드의 경우 285~449억 원, 전방모드의 경우 688~925억 원에 이른다.(미 국립아카데미 산하 연구협회, 『탄도미사일 알아보기』, 2012) 이는 2018년 방위비분담금 9602억 원의 약 3~10%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방위비분담금을 사드 운영유지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국방부의 입장은 불법적인 것이다. 이는 우선 “합중국 군대의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기로 합의”한 한미SOFA 5조 1항을 위배하는 것이다. 기왕의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에도 각 항목(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마다 지출 분야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사드 장비 운영에 투입될 항목이 없다. 더욱이 한미 사이에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다. 성주 사드 부지 공여도 조약으로 체결되지 않아 원천적으로 불법이다. 어떤 측면에서도 한국이 사드 운영비를 부담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해외 사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우리 국민 혈세인 방위비분담금으로 사드 운영유지비를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고 굴욕적이다. 루마니아와 폴란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배치하면서 미국에게 MD 장비 및 시설의 운영비, 공공사업 및 전기 통신선의 설치 및 이용료를 부담시켰다. 이는 MD 기지 건설 목적이 주둔국 방어보다 주로 미국과 유럽 방어에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남북사이의 거리가 매우 짧아 북의 탄도미사일이 3~5분 내에 도달하므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어렵다. 이에 사드로 북핵․미사일을 막을 수 없으며 사드가 미국과 일본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가 기지건설비, 운영유지비 등 관련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사드를 배치할 이유가 전혀 없다. 

 

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는 ‘임시배치’인 사드체계에 대해 우리가 운영유지비를 부담하기로 한다면 이는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임시배치’의 의미를 무색케 하는 것이다. 

 

더욱이 북은 여러 경로로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고,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을 약속했으며, 남에 대해서는 핵은 물론이고 재래식 무기로도 공격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 따라서 북핵․미사일 위협을 핑계로 들여놓은 사드는 더 이상 이 땅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 사드 배치를 결정한 박근혜 정부조차 북핵․미사일 위협이 사라지면 사드배치도 필요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만약 이런 상황에서도 한미당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사드가 북핵․미사일 방어용이 아니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한편 북은 한반도 비핵화 조건의 하나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의 핵심인 미국 핵 전략자산의 한국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사드는 미국의 핵 확장억제 전력의 하나이며 ‘공격작전’에 이은 ‘적극방어’를 담당하는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의 일부로서 미국 스스로 전략자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또한 한미 당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따른 확장억제 강화 차원에서 사드를 배치했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사드 철거는 북의 비핵화에 상응하여 미국이 취할 조치의 하나인 핵 공격 자산의 철거와 함께 적극 검토되어야 마땅하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 운영유지비를 방위비분담금 항목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사드 배치를 영구화한다는 것으로 이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성사와 대전환기에 들어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정세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미국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미국과 일본을 지키기 위해 미군이 운용하는 사드 체계를 위해 우리가 시설과 부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운영유지비까지 부담하는 것은 천만부당한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주민의 삶을 위협하고 평화정세에 역행하며 우리에게 불법부당한 경제적 부담을 강요하게 될 방위비분담금을 통한 사드 운영유지비 부담 입장을 철회할 것을 국방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2018. 4. 16

 

사드철회평화회의 소성리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부울경대책위원회(가),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8/04/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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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경찰의 집회시위 자유 보장의 구체적 이행방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참여연대 집회시위의 자유확보 사업단(단장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오늘(11/27) 이철성 경찰청장에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의 구체적 이행방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의견서는 지난 9월 7일 경찰개혁위원회가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시민사회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여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하라는 권고에 따라 경찰청이 요청한 것이다. 

 

참여연대가 제시한 의견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평화집회 개념 등 : 폭력이나 무력의 사용이  계획되거나 조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모든 집회 시위는 평화적 집회로 간주하여야 함, 이때 폭력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물리적 폭력에 한정함
  • 교통방해죄, 업무방해죄 적용 절제 : 집회시위 참여자들에 대해, 교통불편, 업무방해가 수인범위를 현저히 넘어서지 않는 이상 집회시위 행위에 교통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는 적용하지 않아야 함
  • 사전신고의무 예외 인정 범위  : 기자회견, 50인 이하의 소규모, 우발적 집회시위, 주최자가 없는 집회 등은 사전신고의무 예외로 하여야 함
  • 집회시위 가능구간 및 조건통보의 기준 : 집회시위로 인해 도시기능이 마비될 정도가 아닌 한, 교통소통만을 이유로 집회시위 금지 관행 중단할 것, 제한통고 및 조건 통보의 기준 등도 집회주최측과 협의하여 마련하여야 함
  • 변형된 1인시위의 판단기준 : 1인시위는 그것의 형태가 어떻든 집시법의 규제를 받는 집회가 아님. 1인시위 또는 수명이 집회를 하더라도 주민의 불편이나 시설경비에 상당한 위험을 야기하지 않는 한 제재해서는 안될 것임
  • 일반교통방해죄 적용 범위 : 집회시위로 인한 일정한 교통방해는 회피되기 어려우므로 위법성이 인정될 수 없음. 이에 집회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형법의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하지 않아야 함 . 

 

참여연대는 이번과 같은 경찰청의 시민사회 의견조회가 1회성의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 빈번한 시민사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장이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고 경찰개혁위원회의 집회시위자유 보장 권고안을 전격수용했다고 하더라도 시민들은 지난 수년간 집회시위 현장에서 보여준 경찰의 집회시위 대응방식이 결코 하루아침에 변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수년 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김기용 전경찰청장이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였던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뒤 경찰이 보여준 모습은 변한 것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시민사회가 기대하는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이다.

참여연대는 경찰이 수사권 조정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형식적인 절차로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는다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좀더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시민사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견서[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7/11/2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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