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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중심의 물적기반을 인간과 가치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 조세개혁과 사회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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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중심의 물적기반을 인간과 가치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 조세개혁과 사회상속

익명 (미확인) | 목, 2019/03/14- 09:32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의 재정개혁 특위는 제 역할을 못한 듯 조용히 해산되었다.

이는 사회적 혁신과 가치를 표방하고 출범했던 현정부가 실제적인 개혁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술적으로는 생애를 통한 복지 등 포용정책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현재의 재정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대저 역사의 변혁을 이루는 데는 조세정책이 성공의 여부를 가름하였다.

선택적 양수론揚水論을 정책적 수단으로 삼아 인간중심의 시민경제를 실현하려면 당연히 시민권력의 정부가 주도하는 변혁적 조세정책이 변화의 핵심적 근간을 이루어야 한다. 사회경제 운용의 기본적 원칙으로 자유와 시장을 기반으로 하되 물적 토대의 재구성을 통한 확대와 혁신, 지구 생태와 환경의 지속적 순환, 개인의 존엄과 사회의 상생적 가치를 융합해 내기 위해서는 조세 정책에 사회철학을 담아내는 큰 변화의 밑그림이 필요하다.

우선 국가운용에 필요한 재정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평면적이고 일차적 측면에서의 조세역할은 진부한 고전적인 주제로, 약한 정부를 지지하는 신자유주의적 경향과 강한 정부를 요구하는 케인즈적 입장이 충돌하면서 지난 수십 년 간 서구 정치의 논쟁적 내용을 장식하였다.

산업화의 진행으로 전통적 가족체계가 붕괴하고 독점적 자본주의가 성립되면서 풍요를 제공해 주던 시장이 수탈적 성격으로 전화되면서, 인간으로서 삶에 필요한 자원을 친밀성에 기초한 개인적 관계에 의존할 수 없으며 변화무쌍한 기업의 입지와 탐욕으로 변질된 시장에도 기대할 수 없는 조건에서, 정부가 일차적인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현대국가 존립의 일차적 근거이다.

이에 모든 국민들에게 인간답게 살아갈 최소적 조건을 제공하지 못하는 정부를 주권자로서 시민들은 당연히 거부해야 하고, 정히 불가피하다면 전복시켜야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인류의 희망으로 떠 올랐던 재분배 기능중심의 사민주의가 20세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오히려 기득권 체계의 유지강화라는 측면에 급급해지면서 제도적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났다.

따라서 미래국가의 모습은 사회안전망과 순환적 재분배라는 기능뿐만 아니라, 물적 기반의 재구성을 통하여 혁신적 역동을 꾀하면서 인간적 가치와 존엄 그리고 사회적 상생과 자유 조건의 확대가 모두에게 일상적이며 지속적으로 작동하도록, 제도적 교량 역할로서 조세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집행해 가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민의 정부는 현존의 극심한 불평등과 불균형의 양극화를 해결하는 단초로서 산업과 경제운용 성과를 기간적 개념으로 파악하는 집중集中과 세대간을 넘어서 형성되는 축적蓄積이라는 두 개의 핵심적 문제점을 동시적으로 해결하는 정책적 방도를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일차적으로 양극화의 주범인 집중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살펴본다

부의 집중에 대응한 조세의 기본 방향은 누진적 세율의 적용이다. 우선 현재의 시장적 조건은 20 세기의 20 : 80 수준의 빈부격차를 훌쩍 넘어서 1 : 99 또는 0.1 : 9.9 : 99의 양상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소득과 재산의 5 분위 배수를 기준으로 하는 통계자료는 연속적 추이분석 이외에는 전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

최상위 부자 및 공생하는 집단의 분포는 10 분위 배수의 통계와 최상위 1%가 갖는 부의 집중도의 자료가 제공되어야 비로소 현실 상황을 보다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국민순소득 중에 자본과 자산에 대한 배분율이 35-40 % 수준을 넘어서는 한국의 상황에서는 단순한 경제활동 소득의 분포를 넘어서 자산소득을 포함한 종합소득 분석의 통계를 도입해야만 유의미한 판단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누진적 소득세율에 대해서는 우선 서구의 전후 골디락스 시대인 1946-1970대의 80-90% 고율 경험에 대한 연구가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에 적용되고 있는 최고 소득세율은 과거 80년대 레이건 시대의 공급중심과 낙수효과의 이론을 제공했던 레퍼 교수의 주장(레퍼곡선 이론)에 따라 매우 낮은 40% 선에 머물고 있으나. 이제는 공급이 아니라 순환과 수요 중심으로 경제정책이 이동해야 하는 시점이며 더구나 낙수효과가 허구임이 드러난 현재에 이를 더 이상 고집해야 할 근거는 전혀 없다.

반대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인 사회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유럽의 경우에는 여전히 60% 이상을 적용하고 있으며, 불평등 연구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 영국의 액킨슨 교수 역시 65%선이 불평등 완화의 최적 세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 민주당의 민주사회주의그룹(DSA) 의원들이 주장하는 최고세율 70%에 대하여 뉴욕시립대 크루그만 교수는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며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세법 연구 대가들의 성과와 결론을 소개하면서 75%가 경제를 최적화하고 선순환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수치라고 밝히고 있다.

상기의 논쟁을 근거로 한국의 부의 편중이 세계 최악의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경제의 흐름과 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술적 범위에서 한국 소득세의 최고 누진 세율을 현재 40% 에서 70% 수준까지 상향 조정할 이유와 근거가 충분하다. 이에 더하여 한국경제의 고질적 적폐인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유세를 실제 거래가격 기준 삼아 누진적으로 1-2%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 이는 조세의 수입효과 이전에 상생하는 공동체적 규범과 원칙의 문제이다.

법인세의 경우, 소득세와 이중과세라는 논쟁점이 있고 이미 자본의 이동에 국적이 없어진 세계화의 시대에 진입하면서 단위국가라는 국경을 넘어서는 매우 조심스런 주제이며, 국제적 수준의 합의와 기준 설정이 절실하다. 유엔과 같이 국제조세 행정기구의 설립이 시급한 사안이기도 하다.

다만 자본 자유도가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고 자본시장에서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량 상장기업들의 외국인 소유지분이 대단히 높은 한국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외국투자자에 대한 배당세율을 현재 5% 수준에서 가능하다면 10% 이상으로 높여야 하며, 외국인 지분이 집중된 우량 기업들에 대한 선제적인 과세를 위해서, 예건데 연간 세전 수익이 1조를 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적으로 과감히 높이는 방안도 연구해볼 만하다. 외국인 투자가 한국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측면을 전적으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주식매매차익을 포함하여 발생한 자본 수익에 대해서는 당연히 합리적인 절차와 수준에서 적정한 과세를 하는 것이 국민경제적 주권의 입장에서도 옳다고 본다.

여기서 미래사회를 위하여 우리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매우 중요한 영역이 있다. 인터넷 망을 공유기반으로 사용하는 거대 ICT기업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국제적으로 연대하여 연구해야 한다. 이러한 제안을 하는 배경으로 FAANG로 상징되는 ICT 기업중심으로 26명의 초거대 부자들이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36억 명의 재산을 능가하는 현실을 이대로 지속적으로 허용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마침 국내 재야 재정학자인 이동욱 선생이 정규직 일인당 세전 부가가치액 기준으로 강력한 누진세를 적용하자고 주창하고 나섰다. 그의 생각을 단순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강력한 누진적 법인세율을 정규직의 고용에 연동을 하면, 이윤이 많은 기업은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여 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 받을 것인지, 아니면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지 않고 높은 법인세율을 적용 받을 것인지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기업이 정규직의 고용을 확대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증가하고, 노동소득이 증가하여 소득분배가 확대될 것이고, 기업이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지 않는 경우에는 누진적 법인세가 증가할 것이므로 세수가 증가하고, 세수증가에 따른 세출증가를 통하여 소득분배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더 만들 수가 있다. 법인세율을 정규직 1인당 평균부가가치(생산)를 기준으로 강력하게 누진화하면 좋은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기업간 격차도 감소하고, 고용확대로 노동으로의 소득배분도 증가하고, 세수도 증가하여 소득분배는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동욱 선생의 정규직 고용과 연동한 누진적 법인세를 초과이윤을 실현하는 ICT 산업분야에 적용하자는 필자의 제안은 해당산업 분야가 인터넷 플랫홈을 무상으로 이용하여 상상을 초월하는 이윤을 남기는 반면에 실제로 고용 기여의 효과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에 착목한 것이다.

예건데 해당 국가단위로 정규직 일인당 세전 수익이 1억을 넘는 경우 60%, 2억을 넘기는 경우 75%, 3억을 넘기는 경우 90%를 적용한다면, 그들이 이야기하고 주장하는 소위 공유경제가 단순히 플랫홈을 공동사용 하면서 형성된 편의성의 과잉 포장된 일면적 사고를 넘어서, 이에 발생하는 독점적인 초과수익을 강력한 조세정책을 통해 모두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공적 재원으로 환수하여야 비로소 참다운 공유재적 경제 질서가 실현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이 때 발생하는 조세수입이 e-Flatform 공유재라는 기반에서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여 모든 국민들의 기본소득 등 공공재적 재원으로 활용해 봄직하다. 인류 전체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마침 이 글을 통해서 이동욱 선생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추가적으로 세금공제 제도에 대하여 살펴보자면, 세액 공제 제도는 초기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부실하고 사회적 기능이 미약하여 산업, 교육, 복지 문화 등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좋은 취지로 도입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정부의 제도와 정책들이 점차 완비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제 제도가 무절제하게 남발되고 과도하게 중첩되면서, 여기저기서 온갖 비리와 부패가 발생하고 보편적 원칙을 지켜야 할 세정 질서가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

이에 가급적 공제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공제제도를 완벽하게 없애는 것이 최상이다), 법정 세율과 실제 부과되는 세액이 가능한 일치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에 따라 추가 유입되는 재정의 여력을 각 부처별로 정책적 목표와 용처에 맞추어 산업과 과학기술, 복지와 노동, 교육과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구체적 사안과 실적에 따라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마땅하다.

상기에 언급한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그래도 재원이 부족한 경우에는 필요한 만큼 소비세율을 높이는 등 과감한 조세개혁을 실시하여 조세를 포함한 국민부담율이 35% 수준에 이르러야 비로소 사회정책적으로 포용적 국가군에 진입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세대를 넘어 형성되는 축적에 대한 대응으로 사회적 상속이라는 주제를 살펴본다

2018. 11월 국무총리 산하에서 주관한 사회적 상속에 관한 토론회가 있었다. 당시의 문제제기는 참신하였지만, 개념과 용어가 전적으로 잘못 설정되어 사회적 상속에 대해 오해와 혼선을 야기했다. 당시 내용을 유추하면 사회적 상속이라는 용어 대신에 사회적 기부라는 이름을 사용했어야 한다. 사회적 상속과 사회적 기부는 사람과 원숭이만큼이나 엄청난 질적인 차이를 가진다.

사회적 기부 또는 기부 자본주의는 기득권 또는 개인소유적 물적 기반과 자산의 상속을 전적으로 인정하는 기존의 체제내적 개념에서 개인의 자비와 선의에 의해 일정 부분을 사회에 기부하도록 유도하여 기존의 신자유주의적 체제가 양산해낸 불평등과 불균형에 대한 저항을 일부 완화하거나 현실모순에 대하여 부정적 판단을 둔감시키는 조치이다.

반면에 사회적 상속은 개인의 일생 동안 이루는 성취를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해서 유도하고 활성화시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이러한 성취의 누적이 인연을 통한 타인 또는 혈통을 통한 가족들에게 상속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종신 과정에서 이를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개념이다. 해당 사회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물적 기반과 잠재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개인의 일생 동안 사적 소유라는 동기를 부여하고 시장경제의 활력기제로 활용하되, 사적 소유의 기간을 개인의 일생으로 한정하고 사후에는 해당 사회의 소유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부와는 차원을 크게 달리하는 것이다.

마치 성서의 유대사회에서 이야기 하듯이 50년이 지나면 대희년이라는 관행을 통해 개인적인 부채를 면제하면서 사회적 물적 기반의 조건을 모두에게 공정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되돌리는 과정과 유사하며, 또한 조선 초기 실시했던 과전제처럼 당시의 물적 기반인 토지를 사대부가 관직에 있을 때 보수(녹봉)의 대가로 할당하여 수조권을 부여하되, 사후에는 다시 국가에서 환수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사회적 상속이라는 사상의 역사적 흐름에는 유토피아를 그린 토마스 무어에서 출발하여, 자연에서 나오는 일체의 자원은 모든 사람들의 소유에 해당한다는 토마스 페인의 생각, 팔랑주라는 산업생산의 공동체적 원리를 통해 현대적 사회보장제와 기본소득 개념을 제시한 샤를 푸리에, 케인즈와 함께한 소그룹 연구모임 막내였던 제임즈 미드 교수의 사회배당과 노동지분 개념 및 이를 지지하며 재산소유적 민주주의를 주장한 존 롤즈를 거쳐, 현재 하버드 대학의 종신교수인 로베르토 웅거에 이르러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형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잠깐 로베르토 웅거 교수(1947생)를 소개하면, 브라질의 명문가 출신으로 하버드 법대에 진학에 29세에 종신 교수직을 획득한 전설적인 인물로 미국의 비판법학계를 이끄는 주역의 한 사람이다. 오바마의 지도 교수로 후보시절 자문역을 맡았으나, 이후 오바마의 행보에 실망하여 공개적으로 지지를 철회하기도 하였으며, 브리질 룰라 대통령 시절에 전략기획장관을 맡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볼사-파밀리아(빈민가정 생계지원 제도) 정책을 기획하고 책임진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사유재산권이라는 법적 제도는 합리적 논리나 사회적 필요에 의해서 구성되었다기 보다는 역사적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 관계가 얽히고 정치척 투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연히 형성된 측면이 강하다고 판단하면서, 사유재산권은 서로 다른 성격의 다기한 권리들이 우연히 묶여 만들어진 일종의 다발이라고 파악한다. 권리의 다발로서 사유재산권을 획득, 소유, 사용, 배제, 이전 및 상속 등으로 다시 세분하여 각각의 성격을 분리하여 해석하고자 한다.

본 글의 주제인 증여와 상속이라는 항목에 대해, 이는 기득권 체계를 강화시키면서 변화와 미래를 향한 전진에 저항하는 장애물로 파악하면서, 타인증여와 가족상속 자체를 기본적으로 부정한다. 웅거의 구상에 따르면, 증여와 상속 자산을 사회적으로 귀속시키면서 이를 통상적인 국가 재정에서 분리하여 향후 세대를 위한 ‘사회상속계좌’로 전환하며 이를 위하여 가칭 ‘중앙투자기금’이라는 이름 설립하여 국민연기금처럼 운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증여와 상속의 재산을 사회로 귀속시켜 형성된 ‘중앙투자기금’의 목적과 용도는 기득권 체계에 묶여 있는 물적 기반을 해방시켜 모든 시민들의 일상적 경제활동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지원하는 시민 모두의 자산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때 ‘중앙투자기금’을 거점으로 시민경제적 원칙에 따라 전문적으로 자금의 배분역할을 진행할 전문적인 자산운용회사라는 중간단계를 거쳐 현장에서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행위주체들, 개인 단체 법인 조합 연구조직 등에게 재원을 투입함으로써, 산업과 경제 활동 영역 전체를 세대에 거쳐 점차적으로 혁신 과정을 통해 재구성하고 확장하여 나가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현재 생존해 있는 웅거는 여전히 문제의 수많은 저작들을 현재까지 저술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건국대에서 법철학을 가르치는 이재승 교수가 ‘주체의 각성 The Self Awakened’ 과 ‘민주주의를 넘어 Democracy Realized’를 번역 소개하였고, 중국청화대 교수인 추이 츠이안이 웅거의 여러 저술을 재편집한 ‘정치 Politics –운명을 거스르는 이론’ 등이 소개되어 있다.

핵심은 증여와 상속에 대한 적용세율로 역시 위에서 언급한 서구의 골디락스 시대에 적용되었던 최고 세율 80-90% 수준에서 검토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당시의 세율의 수준은 부의 축적에 대한 기여도 평가를 통해 합리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비록 시장경제의 활력과 확장이라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개인이 자유롭게 부를 취득하고 점유하고 소비하는 것을 인정하되, 개인이 획득한 부의 배경에는 역사적 흐름과 문화적 환경적 사회적 정치적 조건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러한 조건적 배경의 공헌도가 80-90% 이라면 개인의 몫은 10-20%라는 논리적 개념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한국의 현재 증여상속 세제는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산층의 경우 자녀에게 상속재산을 내리 물려주는 과정에 전혀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다만 1% 이내의 부유한 계층에 한하여 현존의 세법에 더하여 예건데 100억 규모가 넘는 증여와 상속 재산에 한하여 80-90%의 추가적인 누진 과세만 보태면 된다.

또 하나 반드시 지적해야 하는 사항은 기업상속 공제제도의 허구적 논리이다. 대한항공 일가의 행태에서 보듯이 개인과 가문의 일방적이고 전횡적인 경영지배는 군사적 또는 개발독재 시대에나 가능하며 추격이 가능했던 구시대의 산업전략으로 유효했던 측면이 있으나, 지식과 혁신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큰 장애물이 된다. 미래에는 기업 종사자 모두의 자발적 참여와 적극적 협업과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하고 경영과 소유에 있어서도 집단적 성격을 요구할 것이다. 이는 경영학에서도 이미 입증된 사실로 명령적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율체계 DAO (Diversified Autonomous Organization)로 전환하는 것이 정답이다. .

따라서 기업상속을 위한 공제제도는 구시대적 사고이며 기존의 기득권 유지를 위하여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포기하자는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유념할 것!). 당연히 전면 폐지되는 것이 합당하다. 다만, 현금과 포트폴리오 형태로 존재하는 상속과 증여 자산은 곧바로 과세의 시행이 가능한 반면, 개인적 소유의 고정자산은 일시적 처분이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하여 당사자 선택에 따라 일정 법정이자를 적용하면서 20-30 년간의 분할적 상환방식이라는 기술적 유예조치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상속의 공제라는 제도의 핑계 거리인 경영권의 지속성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해당 부처나 기관 또는 합의된 시민기구에서 기준과 상황에 맞게 직접 개입하고 지원하는 것이 정답이다.

결론이다. 원칙적으로 사회적 상속으로 형성된 재원은 주로 기존의 물적 기반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하여 모든 시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산업적 생산기반의 지속 혁신 확장이라는 영역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활용되어야 하는 반면에, 전통적인 조세개혁을 통하여 확보한 재정은 국가 운용의 필요 경비와 사민주의적 관점에 기반한 사회안전망과 복지재원에 주로 사용해야 한다.

전통적 조세의 개혁을 통한 재정을 형성하든, 사회적 상속제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든, 인류가 현단계까지 형성해온 물적 기반과 조건을, 신자유주의에 의해 반인륜적으로 작동하는 기득권적 구질서로부터 탈구시켜,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사회적 공동선과 자유 조건의 영역적 확대를 재구성하여야 하며 지속적인 확장을 위해 혁신 기제가 일상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다음 장에서는 사회적 혁신 기제에 대해서 살펴 보고자 한다.

 

추신: 본 글이 완성된 즈음해서 마침 다른백년 이사인 서강대 김종철교수가 번뜩이는 통찰력을 담아내어 ‘금융과 회사의 본질’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는데, 내용 중 필자와는 다른 시각과 접근을 통해 개별화된 ‘사회적 상속’을 제안하고 있다. 향후 논쟁과 상합을 통하여 보다 발전된 내용물을 기대하여 본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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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국가, 재벌독식을 넘어 돌봄사회, 노동존중 평등사회로

 

복지, 노동,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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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획의도

  • 2017년 대선은 촛불민심을 이어 받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국민들의 요구를 담아내는 과정이 되어야 함. 새로운 사회는 개발중심 국가·재벌독식의 경제력 집중이 아닌 국가와 사회의 역할을 ‘돌봄’과 ‘노동’을 존중하고 ‘공공성’을 강화하여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야 하며, 이러한 요구사항을 시민사회, 노동계가 함께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장이 필요함.
  • 소득불평등, 저출산고령화, 양극화로 점점 악화되어 가는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여 지속가능한 사회, 평등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 삶을 보장하는 소득보장과 국가의 역할을 돌봄으로 확장하는 공공인프라 확충이 반드시 필요함. 이는 공공부문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임. 또한 돌봄사회는 노동시간 단축, 일가정양립 정책 개선, 인간다운 노동이 함께 병행되어야 함.
  • 인간다운 노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확대·저임금확산·노동권 박탈로 대표되는 반노동정책의 폐기를 통해 사회적․경제적 주체로서 노동자 지위를 회복하고 헌법에 따른 노동3권 실현을 위한 방안이 있어야 할 것임.
  • 이에 대선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노동, 복지, 공공성 정책의 기조 전환을 위한 기조와 방향을 토론하기 위해, 주요 대선 후보를 초청하여 시민사회, 노동계가 의견을 듣는 토론회를 마련하고 이 요구사항을 담아내는 기자회견도 개최할 것임.

 

2. 토론회 개요

  • 일시 : 2017년 3월 22일(수) 오전 9~12시
  • 장소 : 페럼타워 페럼홀
  • 주최 : 노동, 사회복지 등 각 분야 연대체 및 단체 연명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민변 노동위원회,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주거권네트워크, 무상의료운동본부, 보육연석회의,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2017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회서비스시장화저지공대위
  • 후원 : 경향신문사, 매일노동뉴스

 

3. 진행순서

 

<1부>

  • 사회: 노종면(YTN해직기자 / 일파만파 대표)
  • 주요 주최단체 대표 발언 및 대선후보 모두 발언

<2부>

  • 발제1: ‘기본적 소득보장’과 ‘공공인프라 확충’ | 윤홍식(인하대 교수)
  • 발제2: ‘노동존중 평등사회’ | 이창근(민주노총 정책실장)
  • 각 대선후보 캠프 토론
    - 문재인 캠프 | 홍종학(정책본부장, 전 의원)
    - 안희정 캠프 | 조승래(국회의원)
    - 이재명 캠프 | 제윤경(국회의원)
    - 안철수 캠프 | 김원종(국민의당 정책위원회 부위원장)
    - 심상정 캠프 | 김용신(정책위 의장)

 

<3부>

  • 사회: 김영순(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지정토론
    - 김진(민변 노동위원장, 변호사)
    - 김진석(서울여대 교수)
    - 조현수(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
    - 김윤영(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 김민수(청년유니온 위원장)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민변 노동위원회,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주거권네트워크, 무상의료운동본부,

보육연석회의,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2017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회서비스시장화저지공대위

화, 2017/03/2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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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정규직 노동자는 1100만 명, 노동자 2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동질성을 파괴하기 때문에 해결이 시급하다.

뉴스타파는 노동정책 전문가 7명(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운영위원, 오민규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사업실장, 윤애림 서울대 고용복지법센터 연구위원,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과 함께 유력 대선 후보들이 지금까지 밝힌 비정규직 관련 공약을 평가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현실 인식, 포괄성, 적극성, 구체성, 실현가능성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삼았다.

 

평가 결과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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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4.1점을 받은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는 지난 2월 12일 비정규직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과 친-노동정부 수립을 통해서 비정규직의 설움을 끝내겠다”고 밝히며 “취임 이후 5년 내에, 정규직 고용 80%를 목표로 비정규직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계절적·일시적 업무 등에 비정규직 사유제한 도입 △비정규직 다수고용사업장에 불안정고용유발 부담금 징수 △임금 및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요소 제거 △파견법 폐지와 직업안정법과 통합 △불법파견에 대한 원청 사업주에 책임과 처벌 강화 △최저임금수준 외주용역에 대해 직고용 제도 도입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특수고용직 노동자성 인정 등의 공약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심 후보가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후보답게 비정규직 문제의 정확한 원인 분석을 토대로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원내 소수 의석을 기반으로 근로기준법, 파견법 등을 개정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주요 공약들이 구체적이긴 하지만 다른 후보들과 두드러진 차이가 없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일자리가 좋아지는 경제를 우선한 정책, 국정 제1과제로 놓는다는 점이 다른 후보들과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 공약 종합 평가

김유선

임기 1년 내 기간제법과 파견법의 개정 또는 폐지를 공약하고 있으나, 국회 내 의석분포 등을 고려할 때 법률의 개정 또는 폐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임.

전체적으로 현실인식과 대안의 구체성, 문제 해결 의지는 가장 뛰어남.

김혜진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정책의 문제, 임금격차를 발생시키는 산업구조의 문제 등 폭넓은 진단은 보이지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원적 대책은 보이지 않음.

정문주

가장 우수한 정책공약을 담고 있음 (종합적인 과제와 세부 실행방안 등)

윤애림

그 동안 노동계에서 제기한 요구들을 정리한 것이기에 공약상으로 문제가 없음. 단지 문제 해결의 의지가 적다는 것이 한계.

원내/야당 내 정치를 벗어나 대중운동조직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에 관한 성찰과 계획이 부족함.

오민규

‘노조 할 권리’ 관련 공약의 구체성이 약함.

전반적으로 비정규직 사용 엄격 규제라는 총론과 각각의 고용형태에 대한 각론이 빠짐 없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며, 현장 노동자들의 이해를 다수 대변한 것으로 평가됨. 특수고용 관련 시급한 부분은 노조법 개정임에도 근로기준법 개정이 먼저 나온 것은 구체적 쟁점까지 파고들지 못한 것으로 보임.

이남신

공약의 실행을 담보할 현실정치력이 가장 취약한 것이 문제임.

비정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정확하고 공약 완성도가 가장 높음.

박점규

사내하청 문제나 특수고용노동자 문제에 대한 특별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음.

특히, 대법원에서 여러 차례 불법파견으로 판결난 사내하청의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도 내놓지 않았음.

원하청 불공정거래 문제도 빠져있음.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평점 3.3점으로 심상정 후보의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보수 정당의 후보가 낸 공약이라는 점을 봤을 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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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후보는 지난 2월 23일 노동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모든 근로자가 안정된 일자리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으면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과감한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 금융권 등 기업에서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비정규직 사유제한 도입 △간접고용 포함한 비정규직 사용 총량제 △‘징벌적 배상’ 적용. △원청사업주 ‘공동사용자’ 인정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바른정당 의원들 다수가 노동시장 유연화에 찬성했던 과거 새누리당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공약을 실현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이에 대해 이종훈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바른정당의 다른 국회의원들도 노동문제, 특히 비정규직 문제는 심각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유승민 후보가 공약 사항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후보 공약 종합 평가

김유선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대책이 결여되어 있음.

전체적으로 공약은 현실감 있게 잘 만든 것으로 보임.

김혜진

전체적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인식도 높고 대안도 전체적이다.

원하청간의 문제나 특수고용 문제 등 구체 사안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언급이 없고, 기간제법과 파견법 등 비정규직을 양산해온 제도적 문제에 대한 대안도 아직 부족함.

윤애림

박근혜 정부와의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동친화적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음.

그러나 정당의 태생을 보았을 때 과거의 신자유주의적 노동유연화 정책과 단절하지 않을 것임.

오민규

총론과 각론을 두루 갖추고 있으나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과 해법의 근본적 문제가 아니라 현상에 대한 치유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

근본적 문제라고 할 제도개선 과제는 제시하지 않고 있음.

이남신

급증하고 있는 특수고용 비정규 문제 대책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취약함.

전반적으로 구체적이고 완성도 높은 공약임.

박점규

현재의 최저임금위원회가 아닌 국회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런 내용들이 빠져있음.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공약도 비어있음.

공약들이 비정규직 양산을 막는 의미있는 조치임. 간접고용을 하청업체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간주하고, 체불임금을 국가가 ‘선지불 후청구’한다는 공약도 의미가 있음.


평점 3점을 받은 문재인 후보의 경우 공약은 비정규직 문제를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는 반면에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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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최우선 순위의 공약으로 ‘상시업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내걸었다. 그 밖에 △동일기업 내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 △원, 하청 공동책임제 △최저임금 점진적 인상 등을 공약했다.

문 후보는 지금의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참여정부 때 통과된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이다. 이 비정규직법은 2년이 지난 비정규직에 대해 정규직 전환 의무화를 골자한 것인데 이 법이 통과된 이후 비정규직 문제가 악화됐다.

이 때문에 평가위원들은 이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공약이행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정책본부 부본부장은 “지금 이렇게 확대된 데 대해서 우리가 성찰하지 않을 수 없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유감을 표했고, 우리가 집권을 하면 그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겠다는 공약을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 공약 종합 평가

김유선

임금격차 축소수단으로 동일노동동일임금원칙, 공정임금제를 제시하고 있으나, 산별교섭, 단체협약효력확장 등이 강조될 필요가 있음.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해서 짚어야 할 중요 대책은 모두 제시하고 있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 의지가 엿보임.

김혜진

비정규법안이 어떤 역할을 하고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인식 부족.

노동계에서 요구한 부분 일정하게 수용하나 어떻게 현실화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성이 떨어짐.

정문주

법률개정으로 근본문제를 해결할수는 있으나 시간이 오래걸리는 문제가 있어 정책개선 사항을 함께 추진해야 함.

비정규직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접근하고 문제개선을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 제시함

윤애림

비정규직 문제를 만들어낸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노동유연화 정책에 대한 반성적 평가가 없음.

비정규직 문제를 일자리 정책의 하위 범주로 인식하는 한계가 있고, 노동기본권 보장에 대해서는 문제인식과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음.

오민규

공약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함. 즉, 핵심을 짚기보다 추상적 답변으로 쟁점을 피해가려 함.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밀어 붙인 비정규직 법에 대한 반성적 평가가 결여돼 공약 신뢰 어려움.

이남신

원청 사용자성 및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여부 분명하지 못함

전반적으로 비정규직 문제해결의 핵심 해법을 아우르고 있으나 비정규직 노조조직율 제고와 관련해 의지가 불분명.

박점규

참여정부 ‘기간제법’이 비정규직 보호법이 아니라 비정규직 양산법이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나 대안 마련 전혀 보이지 않아.

비정규직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한 인식과 비정규직이 늘어난 이유에 대한 분석도 없다.
제시한 공약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1점으로 홍준표 후보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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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으로 ‘공공부문 직무형 정규직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최영기 국민의당 좋은일자리위원장에 따르면 직무형 정규직화는 노동비용은 기업 쪽 요구를 받아주고 고용 안정이라는 것은 근로자 쪽 요구를 받아주는 절충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자체가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다른 임금 차별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애림 서울대 고용복지법센터 연구위원은 “노동자들이 하는 직무를 구분해 직무에 따라 저임금을 받거나 노동조건이 열악해져도 안철수 후보는 그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영기 국민의당 좋은일자리위원장은 “부당하게 차별을 해서 임금을 낮춘다는 얘기가 아니고 시장에 형성된 임금에 맞춰서 임금을 책정해 준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공정한 처우라고 본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또 2022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제시했는데,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인상률 추세라면 정책으로 노력할 것까지도 없이 그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1만 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안 후보의 최저임금 공약은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 공약 종합 평가

김유선

간접고용 원청 사업자 공동책임,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등이 빠져 있음.

현실성을 주로 감안한 것으로 보이나,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대한 적극적 의지가 보이지 않음.

김혜진

비정규직 문제가 생긴 이유를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기존 문제를 답습하는 대안을 내놓아.

‘직무형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차이를 알 수 없고, 상시업무에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관행을 없애겠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 방안 없어.

정문주

상시지속적업무의 정규직 직접고용, 사용사유제한,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등 기준과 원칙을 정확하게 다루지 못하거나 공공부문에 한정하고 있으며, 원론적인 정책공약 수준에 머물고 있음

윤애림

직무형 정규직화는 현재 무기계약직의 문제 및 저임금 확산 문제에 대한 성찰이 없는 것.

비정규직 문제 이외에도 노동 문제, 특히 노동기본권 보장 문제에 대해 개념도 관점도 없음.

오민규

비정규직 문제는 물론, 노동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판단됨.

비정규직과 노동 전반에 대한 총론은 결여된 채, 몇 가지 각론만으로 공약을 채워넣은 것으로 보임.

이남신

상대적으로 비정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불철저하고 직무형 정규직 등 로드맵이 분명하지 않은 공약.

박점규

저임금, 장시간 노동, 고용불안이라는 나쁜 일자리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보이지 않아. 비정규직 규모가 얼마인지에 대한 언급도 없어.

비정규직 양산을 억제하기 위해 ‘직무형 정규직’을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짝퉁 정규직’ 또는 ‘중규직’이라고 비판받는 무기계약직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아.

공약 내용만으로 보면 안철수 후보의 일자리, 비정규직 공약은 박근혜 후보보다 못한 내용.


홍준표 후보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발표한 비정규직 공약이 없다. 비정규직 관련한 발언으로는 지난 3월 26일 자유한국당 경선토론회가 유일한데,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정규직을 채용하면 해고를 하기 어려우니까 정규직 해고를 안 하는 것”이라며 “노동유연성을 확보하게 해주면 정규직 노조, 비정규직 노조 갈등이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밝혀 온 입장과 발언을 토대로 평가한 홍준표 후보의 점수는 0.8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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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홍준표 후보의 보다 구체적인 비정규직 대책 공약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캠프 측은 일정이 안 맞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홍준표 후보 공약 종합 평가

김유선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음.

현재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남용과 차별 실태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음.

김혜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공약이 없다.

차별시정제도나 노사정대화채널 등에 대한 언급은 있으나 그것은 대통령 공약사항이라고 할만한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평가할 점이 없다.

정문주

문제해결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고 있지만 관련 법률개정 등 제도개선사항을 명기하지 않았고, 논의 필요 등으로 단서를 달아 실현가능성이 낮음

윤애림

홍준표 후보는 기본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음.

노동 문제를 넘어서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 보장에 대해 인식이 전혀 없는 후보. 한국의 트럼프.

오민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 평가해줄 수 있음.

비정규직 문제를 “자율적 개선에 맡겨야 한다”는 것은 결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하지 않겠다는 얘기에 다름 아님. 이 때문에 다른 항목에는 0점을 주었으나 공약의 ‘구체성’과 ‘실현가능성’만큼은 1점을 주었음.

이남신

비정규 사용사유 제한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지 않고 최악의 비정규 고용형태인 간접고용과 특수고용 해결방안 모호.

전반적으로 비정규 문제 해법 방향이 분명하지 않고 두루뭉술해 공약으로는 함량 미달.

박점규

노동공약을 발표하지 않아 분석할 내용이 없다.

모든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좋은 공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럴 듯한 공약만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이명박근혜 정부 이르기까지 20여 년에 걸쳐서 일관되게 실패해 온 대표적 정책이 비정규직 정책”이라며 “차기정부는 선결 과제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없으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 신동윤 이유정
촬영 : 정형민, 정용훈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디자인 : 하난희

목, 2017/04/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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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원 집 소유자가 내는 종부세가 겨우 40만원?

 

<상위1% 과세 강화를 위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 보고서 발표

 

 

<상위 1% 과세 강화를 위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 이슈리포트 [원문보기/다운로드]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소장: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2017년 6월 1일, <상위 1% 과세 강화를 위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 이슈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2015년 기준 종합부동산세 세수는 1조 4천억 원 규모이나, 참여연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적용하면 적어도 3조 1천억 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합부동산세는 다주택자에 대한 누진적 과세를 통해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1가구1주택 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2005년 도입된 제도입니다. 종합부동산세는 전체 인구 대비 납세자의 비율도 극히 낮은데다, 납세 대상자 중에서도 상위 계층이 세액의 대부분을 납부하는 성격을 지닌 세금입니다. 2015년 기준, 전체 주택 소유자의 1.7%만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며, 1주택자의 단 0.5%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입니다. 또한 2015년 기준, 종합부동산세 대상자의 상위 10%가 전체 세수의 88.6%를 납부했으며,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10억 이상 주택의 매매는 서울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45.3%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2008년 세대별 합산 과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이어, 2009년부터 이명박 정부가 세율을 이전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그 결과, 종합부동산세 세수 규모는 2007~2008년 평균 2조 5천억 원에서, 2009년 개편 이후 평균 1조 2천억 원으로 추락했습니다. 종합부동산세 납세 대상자 중 다주택자의 비중이 2009년 58.4%에서 74.5%로 급격히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체 주택 소유자 중 다주택자의 비중 역시 증가했습니다. 이는 종합부동산세는 다주택자에 대한 누진적 과세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종합부동산세의 본래 취지를 복원하기 위해, 과표 기준과 세율을 참여정부 수준(2006~2008년)으로 정상화해야 합니다. 또한 시행령에 위임된 현행 80%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상향하고 낮은 실거래가 반영비율을 높여,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현실화해야 합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자산 불평등이 가장 빠르게 심화되는 국가로, 상위 5%가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을, 상위 1%가 전체 자산의 25%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청년1인가구는 절반 가량이 월 소득 대비 임대료가 20%를 초과하는 임대료 과부담 가구에 속해, 사실상 자산형성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소득·자산가 계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조세 원칙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의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을 통해 종합부동산세의 기능을 복원하고, 이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재원으로 자산 불평등과 주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집행해야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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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6/0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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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경제위기 20년과 행복한 삶

 

 

이주하 |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지난 10월 13~14일 양일간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제7회 사회정책연합 공동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한국사회정책학회,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한국사회보장학회,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등 사회복지정책과 관련된 여러 학회 및 연구기관들이 모여서 함께 소통하는 장인 연합학술대회의 올해 주제는 바로 “IMF 경제위기 20년, 한국 사회의 격차해소 전략과 정책”이었다. 한국 사회 전반에 미증유의 거대한 변화를 가져온 IMF 경제위기를 겪은 지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그 당시 출생한 아이들이 벌써 대학의 새내기가 된 것이다. IMF 경제위기가 초래한 가장 큰 문제점은 (학회 주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신자유주의의 적극적 도입으로 인한 불평등과 불안정성의 심화라 할 수 있다. 즉 경제위기와 그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었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비정규직이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자살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1996년 12.9%였던 자살률(10만 명당 자살자 수)은 1998년 18.4%로 급증하였고,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23.7%(2004년)로 다시 급등하였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1.2%(2010년)까지 치솟은 자살률은 2015년 24.6%로 다소 낮아졌으나 OECD 국가 평균은 12명으로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결국 한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OECD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고 있는데, 노인자살률은 압도적으로 높고 청소년 자살률도 증가하고 있다. 

 

사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자살률 뿐 아니라 노인빈곤율, 저임금노동자비율, 임시직노동자비율, 성별임금격차, 노동시간, 저출산율, 사교육비, 산재사망률 등의 지표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인의 삶은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최근 발표한 다양한 행복지수의 국제비교를 살펴보면 한국은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일례로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조사한 ‘2015 세계의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전체 평균 71점보다 한참 낮은 하위권(59점)으로 조사대상 143개 국가 중 118번째에 그쳤고, 유엔 산하자문기구인 ‘지속가능한 발전해법 네트워크’가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서는 10점 만점에 총 5.984점으로 158개 국가 중 47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OECD의 ‘2015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OECD 평균 6.58점보다 낮았으며, 34개 회원국 가운데 27위를 차지하였다. 

 

흔히들 행복 혹은 삶의 질을 측정하고 평가할 때에는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삶의 질 내지는 만족도에 초점을 두는 방식과 개인이 처한 ‘객관적’ 조건과 자원에 초점을 두는 방식으로 구분지어 볼 수 있다. 행복을 주관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하버드대의 긍정심리학자 탈 벤-샤하르가 지적하였듯이 행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행복을 손에 넣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탈 벤-샤하르 교수의 ‘행복’ 강의는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 예일대 셜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과 함께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3대 명강의로 꼽히는데, 그는 일상에서 추구할 수 있는 행복의 4가지 요소로 관계맺기(socializing), 베풀기(giving), 집중하기(focusing), 극복하기(coping)를 제시하였다. 한편, 행복에 대해 주관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측정한 지표가 객관적인 삶의 질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부탄은 경제적으로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매우 높은 국가에 속한다. 어찌 보면 사회경제적 구조에 영향을 받는 소득에 좌우되는 빈곤도 결국 한 사회가 감내하기 힘들고 받아들여질 수 없는 수준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주관적이고 도덕적인 가치판단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빈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권고문 <복음의 기쁨>에서 “나이 든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것은 뉴스가 못 되는데, 주가가 2포인트 빠진 것은 어떻게 주요 뉴스가 될 수 있는가?”라고 던진 질문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주지하듯이 객관적인 측면에서 행복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는 소득을 들 수 있다. 이는 앞서 지적한 세 차례의 경제적 위기 상황이 자살률 증가에 미친 영향이나 OECD 평균의 4~5배에 달하는 한국의 높은 노인자살률은 상당부분 OECD 1위의 노인빈곤율에 기인하고 있다는 연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 이후에는 비록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행복의 증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이스털린 역설(The Easterlin Paradox)’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주관적 행복에 있어서 소득을 중시하는 욕구이론(needs theory)과 만족점(satiation point)을 통해 행복의 상대성을 강조하는 이론 사이의 유명한 논쟁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소득과 행복의 관계에서 만족점을 인정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적당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만족점과 최저생계비, 국민최저선, 기본소득 등과의 관계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며, 현금급여 보다는 개별적 욕구에 기초한 서비스가 만족점을 수월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생각해보야야 한다.

 

이스털린의 주장과 다른 맥락에서 세계적인 정치경제학자인 UC 버클리의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소득이 많고 소비를 더 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님을 강조하였다. 그는 세계적 권위의 로즈 장학금(Rhodes Scholarship)을 받아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던 배 안에서 빌 클린턴과 만난 인연을 시작으로 클린턴 행정부 첫 번째 노동부 장관으로 입각하였고 미국의 신경제를 주도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돌아오면 아무리 늦더라도 아빠가 집에 있는지를 알기 위해 깨워달라는 막내아들과의 선문답과 같은 대화 이후 깨달음을 느끼고 장관직을 사임하였다(<타임>은 그를 20세기에 가장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10대 장관으로 지명하였다!). 라이시가 주목한 것은 신경제가 주는 여러 혜택은 한층 더 필사적인 삶, 직업 불안정성,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라는 비용을 우리에게 부담시키고 있으며, 더 풍요로워진 세상이 결코 우리 삶을 더 행복하게 해 준다는 보장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인터넷이나 대형마트에서 싼 물건을 ‘득템’하거나 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오르면 기뻐하게 된다. 그런데 대형마트가 싸게 팔기 위해선 물품공급자에게 가격인하를 압박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며, 자원의 남획과 이에 따른 환경파괴를 감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우리나라의 현실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선 네이버 웹툰 <송곳>과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보라!). 결국 소비자 본인과 주변인, 그리고 소비자의 존립기반인 공동체 전체는 비록 지금 당장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러한 조치들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 시대에 주가를 올리는 대표적인 방안이 대량해고와 인수합병인 상황에서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는 언제든지 대량해고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결국 라이시에 따르면 오늘날 ‘슈퍼자본주의’ 체제 하 권력이 ‘시민’의 손에서 ‘소비자’와 ‘투자자’ 쪽으로 이동하였는데, 이를 다시 되돌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라이시의 주장은 고삐 풀린 자본주의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주고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닌 전후 서구 복지국가를 가능케 한 요체인 것이다.

 

행복 혹은 삶의 질에 대한 국제비교를 살펴보면 역시 복지선진국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호연관성은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흥미로운 점은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의 저자 토머스 게이건이 언급한 소위 ‘복지와 연애의 상관관계’이다. 즉 복지가 잘 갖춰진 나라에선 남녀가 상대방의 직장, 재력, 사회적 지위 보다는 매력, 개성, 인품을 보고 사귈 수 있기 때문에 연애성공률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행복의 가장 근원적인 영역인 사랑에 있어서도 복지국가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수, 2017/11/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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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왜 올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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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왜 올려야 하는가 - 10

 

1. 법인세 왜 올려야 하는가

 

2. 감세정책은 성공?

 2008년 이후 법인세율은 인하

 가계소득 비중 줄고 기업소득 늘어

-가계(05년 : 64.8% → 16년 : 62.1%)

-기업(05년 : 21.3% → 16년 : 24.1%)

 

3. 그런데 세금은?

 그러나 소득세 대비 법인세 증가 미미

 (05년 → 12년 → 14년)

-소득세(24.7조 → 45.8조 → 53.3조)

-법인세(29.8조 → 45.9조 → 42.7조)

 

4. 그리고 양극화는?

 같은 기간 동안

 양극화 심화로 소득 격차 확대

 (소득 1분위와 10분위 차이)

-599만원 → 831만원 → 864만원

 

5. 현재 법인세는 높은편?

 실제 기업이 낸 실효세율(2017)

-미국 : 34.9%

-프랑스 : 32.4%

-독일 : 27.0%

-일본 : 27.3%

-OECD평균 : 21.8%

-한국 : 18.0%

 

6. 현재 법인세는 높은편?

 기업의 실질적 세 부담인 총조세부담률(2015)

-프랑스 : 62.7%

-일본 : 51.7%

-독일 : 48.8%

-미국 : 43.9%

-OECD 평균 : 41.3%

-한국 : 33.2%

 

7. 활발했던 법인세 인상 논의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 500억 초과 25%

-바른정당 : 200억 초과 25%

 2017년 세법개정안

-2,000억 초과 25%

 

8. 그렇다면 법인세를 올려야 하는 이유는?

 

9. 저부담 저복지인 한국 사회

 조세부담률 & 복지지출비중

-프랑스(28.5%, 31.5%)

-독일(22.6%, 25.3%)

-미국(19.7%, 19.3%)

-일본(19.3%, 23.1%)

-OECD평균(25.1%, 21%)

-한국(18.0%, 10.3%)

 

10.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는 불가피

 법인세 인상은

 기업소득이 늘어난 상황을 

 감안하면

 인상이 아니라 정상화로

 자연스러운 정책방향

 

11. 법인세 인상을 통해 복지국가에 한 걸음 더 다가갑시다

 

 

수, 2017/11/2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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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한겨레신문(2016. 6. 14)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구의역 안전문(스크린도어) 사고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군의 죽음을 계기로 서울형 노동혁명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일단 서울시의 원인규명 작업, 책임자 처벌, 대안을 기대해 보지만, 이것은 서울시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나는 한국의 뿌리 깊은 노동 비하 관행, 노동을 오직 비용으로만 보는 이 사회의 주류 지배층의 사고방식과 대학을 나와야 인간대접 받을 수 있다는 이 사회의 관행이 깊게 얽혀서 그를 죽게 만들었다고 본다.

그는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144만원의 월급 중 100만원을 저축해서 대학에 진학하려 했다. 그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노동조건을 감수한 이유는 생활비와 등록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며, 메트로 자회사의 정규직 노동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였으며, 대학을 졸업하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었으리라.

지난 6월 2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유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었던 그는 고용불안 때문에 피켓시위도 했다. 그러나 그는 노동자의 권리를 집단적으로 제기할 수 없었고, 임금인상도 요구할 수 없었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도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손에 공구를 들지 않는 아버지 세대 메트로 출신 간부나 정규직 직원은 400만원의 월급을 챙겨도 자신은 거의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밖에 받지 못하면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이 역 저 역 미친 듯이 뛰어다니면서 ‘노오력’해야 했다.

그가 살았다면 1년짜리 계약은 갱신되었을지 모르지만, 과연 정규직의 희망이 실현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정규직 노동자가 되면 과연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열심히 돈을 모아 대학 졸업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자기소개서를 200번이나 써야 하는 지금의 대졸 백수 청년이 되진 않았을까?

그래도 19살의 젊디젊은 그는 이 사회가 만든 교육을 통해 정규직도 되고 관리자도 될 수 있다는 기성의 신화를 의문시할 수는 없었다. 현실을 그냥 감내하기에 그에게 ‘미래’는 너무 크게 열려 있었다. 불행히도 그에게 미래는 없었다.

노동비하/계층상승이라는 도그마는 이 사회 주류층의 이해관계에서 나온 것이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 시간제, 위험 작업장 노동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기보다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 관리자들에게 더 높은 보상과 직업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자본주의 일반의 특징이 아니라 한국적 관존민비, 노동천시의 관행이고, 그 최대 수혜자들은 관료와 기업가들이다.

공기업 비용절감, 경영효율을 거의 폭력적으로 강제하면서도 자신들은 어떤 견제나 감시도 받지 않다가 퇴직 후에는 공기업에 한자리 차고앉은 이 나라 고학력 관료들의 특권과 부패, 언론과 지식인들의 반복되는 도그마 유포 역시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경영자를 문책하지 않고 노동자부터 자르는 일은 가장 퇴영적인 한국식 신자유주의다.

메트로 노조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보다는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주요 업무 아웃소싱으로 자식 같은 청년들이 저임금과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모르는 체했고, 시민들은 자신이 비용을 더 부담하지 않는다면 누군가가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그들이 노동자의 파업을 죄악시하는 언론에 박수를 쳤기 때문에 청년들이 이 저임금의 위험한 노동을 감수했고, 대학 진학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다.

현재의 메트로 예산 범위 내에서도 김군은 250만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고, 노조와 시민사회의 감시권이 있었다면 그는 2인1조의 작업팀에서 일하면서 최소한 생명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한국만큼이나 노동자 권리가 약한 일본도 시간제나 비정규직에게는 돈을 더 얹어준다. 배관공이 교수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고,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 격차를 더 줄일 수 있다면, 그리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노동 존중과 노동권의 개념을 가르칠 수 있다면, 김군은 정비공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면서 대학 가기 위해 그렇게 무리하게 일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금, 2016/06/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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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강화방안_토론회

피케티(2014) 이후 전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자산불평등에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국가입니다. 극심한 자산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여 다주택자에 대한 누진적 과세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부동산 보유세의 불공정한 과세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에 참여연대, 경실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은 2018년 3월 7일 오전10시,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자산불평등 개선을 위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방안>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20180307_종합부동산세토론회

<2018.03.07. 종합부동산세 강화방안 토론회에서 발제 중인 정세은 소장>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정세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은 자산격차가 확대되며 부유층이 얻는 불로소득은 증가하는 반면, 저소득 임차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현상이 저성장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정세은 소장은 정부의 8·2 대책은 부동산 투기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는 맞지만 여전히 고육지책에 머무른 정책을 발표하는데 그쳤으며, 현행 부동산 세제도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자산양극화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세은 소장은 이와 같은 양극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부동산 세제의 실효세율을 강화해야 하며, 세제정책과 더불어 주거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첫 번째 토론을 맡은 이선화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민간보유 부동산 시가총액의 규모가 GDP 대비 5.1배로 OECD 평균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부동산 시가총액 대비 보유세의 세부담률은 OECD 최하위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선화 연구위원은 부동산 세제를 주택시장에 대한 경기조절수단이나 규제에만 방점을 둔 단기대책으로 볼 것이 아니라, 보유세의 조세기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임대사업자 과세특례의 모순, 시가반영률의 형평화 등의 조세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토론을 맡은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막대한 불로소득을 발생시키는 부동산이 소득불평등의 매우 중요한 원인이기에, 궁극적으로 부동산 자본이득을 낮출 수 있는 강력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남기업 소장은 참여정부가 제시했던  실효세율 1%의 목표를 복원하여 보유세를 강화하는 한편, 나아가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고 국세 토지보유세를 신설하여 토지배당을 실시하는 대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 토론을 맡은 유호림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경제성장 정책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한국의 현행 조세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여 재분배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호림 교수는 현재의 자본친화적인 조세제도를 노동친화적 조세제도로 전환해야 하며, 소득주도경제성장의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지대추구의 성격을 지닌 금융소득과 자본이득을 종합하여 누진과세하는 ‘자본이득종합과세’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 토론을 맡은 최승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부동산 보유세는 고정된 자산에 과세하여 경제적 왜곡이 적으며 효율적인 조세인데,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로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최승문 부연구위원은 부동산의 과세표준이 실거래가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부동산 세제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제도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끝.

 

▶ 토론회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토론회 개요

  • 제목: 자산불평등 개선을 위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방안

  • 일시·장소: 2018.03.07.(수) 10:00 /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

  • 주최: 참여연대, 경실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 프로그램

    • 좌장: 이정우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 발제: 정세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

    • 토론: 이선화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유호림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
      최승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

  • 문의: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02-723-5056)

수, 2018/03/0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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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p><img alt="용두사미로 끝난 재정개혁특위 유감" src="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35/613/001/f366…; /></p> <p> </p> <h2><span style="color:#3498db;">더 늦기 전에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조세재정개혁 추진해야</span></h2> <p>지난해 사회적 이해관계가 첨예한 조세재정 분야의 개혁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특위)의 활동이 종료되었다. 그러나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100년을 이어갈 중장기적인 재정개혁 로드맵을 만들겠다던 애초 목적과 달리 특위가 거둔 성과는 초라하기만 하다. 포용국가 공고화를 위한 안정적인 재원 확충 방안은 추상적인 방향 제시에 그쳤고, 공평과세를 위한 권고안도 매우 부실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저출생ㆍ고령화, 불평등, 저성장 등의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재정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용두사미로 종결된 특위 활동에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p> <p> </p> <p>물론 특위가 발표한 권고안에 포함된 1주택자 양도소득세 합리화, 상속증여세 과세체계 개편, 주식 양도차익 과세대상 확대 등은 그 동안 문제로 지적되었던 부분들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들로는 정부가 주창하는 포용국가를 달성하기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에 따르면 보편적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필요한 재원은 5년간 약 332조원이다. 연간 60조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정도의 조세재정 개혁으로 그만한 재원이 충당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p> <p> </p> <p>특위 스스로도 포용국가 공고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개혁 과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위는 추상적인 수준에서 소득세ㆍ법인세ㆍ부가가치세와 같은 주요 세목의 비과세ㆍ감면 정비, 자산소득 및 자본이득 과세 정상화, 적정한 과표 및 세율 조정 등을 언급하는 데 그치고 있다. 특위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중장기적인 재정개혁 로드맵을 제시하고자 했다면 추상적인 방향 제시가 아니라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했어야 했다. </p> <p> </p> <p>공정과세 측면에서도 특위의 권고안은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심각한 자산불평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어야 하지만, 정부 등에서 제시하고 있는 증권거래세의 즉각적인 인하에 대해 특위는 별다른 입장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양도차익 과세의 중장기 추진을 내놓았다. 또한 공정과세를 위해 조세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필수적이나 이에 대한 개혁방안도 제시하지 않았다.</p> <p> </p> <p>사실 특위의 역할이 이렇게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오로지 특위만의 잘못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특위가 제출한 권고안 중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확대는 정부에 의해 헌신짝처럼 버려진 바 있다. 이번 권고안의 경우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정부가 특위를 구성해놓고도 특위의 권고안이나 활동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정부가 특위를 요식적으로 활용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가 대외적으로는 포용국가라는 비전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조세재정 개혁에 나설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p> <p> </p> <p>조세재정정책의 기조는 국가의 미래 발전전략을 이끌 하나의 신호이다. 정부는 국가를 이러한 방향으로 이끌고 갈 것이라는 방향성과 의지를 보이고, 개별정책들은 그러한 방향에 맞추어 조정해 나가는 것이다. 정부가 포용국가를 천명하고 있다면, 재정정책의 방향은 기존의 성장우선주의가 아니라 다함께 잘 살 수 있는 보편적인 복지국가를 건설하는 것에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튼튼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재원 마련 방안이 꼭 필요하다는 것쯤은 시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가 진정 포용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재정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p> <div> </div> <div>논평 <a href="https://docs.google.com/document/d/1voslTChMWoSkoyPhVEMS-y0gaVgJ8_fL9qj…;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a></div></div>
화, 2019/02/2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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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역, 기초 단체장과 광역, 기초의원 대부분을 석권하면서 자유한국당을 완벽히 TK자민련으로 전락시켰다. 원내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존재 자체가 희미할 정도의 파멸적 타격을 입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전라도가 포위당한 지도는 자주 봤지만, 대구경북이 포위당한 지도는 처음 본다 싶을 정도의 완승을 거둔 여당은 기쁨의 환호성을 지를 만하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2006년 지방선거 결과가 오버랩됐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거둔 압승에 필적할만한 대승을 거뒀다. 2006년 지방선거는 향후 10년 동안 이어질 한나라당 전성시대의 시작이었다. 그렇다면 노무현이 2006년 지방선거에서 참패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의 완패를 당할 정도로 국정을 엉망으로 운영했던가?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세 번 아니다.

그 당시 집단적으로 퇴행했던 시민들의 정치의식과 윤리성이 제 자리를 찾기까지 대한민국은 10년의 시간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희생과 참담한 슬픔들을 건너고 견뎌야 했다. 민심은 조변석개하는 것이다. 마땅히 삼가고 경계해야 마땅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알량한 승리에 취해 교만하다간 어김없이 실패가 찾아올 것이다. 지금의 대승은 이명박근혜를 낳고도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는 자한당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심리, 문재인이라는 경이, 한반도 정세의 사변적 변화 등이 절묘하게 화학작용을 일으킨 결과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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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양극화 해소를 추진해야

언제까지나 행운과 외부조건이 진보개혁세력의 편일 순 없다. 어떤 외풍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보개혁세력이 정권을 유지하면서 대한민국과 한반도를 인간적 존엄이 구현되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선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체감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경제적 양극화의 해소처럼 정치적 효능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부문은 없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경제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담대한 정책들을 설계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대한민국을 정의롭고 강하고 평등한 나라로 만드는 길이며, 강철 같은 지지자 그룹을 구축하는 방법이다.

유권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치적 효능감의 대표적인 영역이 부동산이다. 주지하다시피 부동산문제는 만악의 근본일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중핵에 해당한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무엇보다 부동산문제의 혁파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가 기존의 부동산 정책에 더해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강하게 천명한다면 부동산 시장도 한결 안정을 찾을 것이며, 유권자들도 격하게 환영할 것이다. 의회 입법이 아니더라도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는 길은 있다. 공시가격의 시가반영률을 지금 보다 대폭 높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식으로 보유세를 설계하면 현재 보다 훨씬 많은 보유세 징수가 가능하다. 문제는 부동산공화국 청산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확고한 의지다.

각설하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더 많은 공정(公正), 더 많은 세금, 더 많은 복지를 위한 대담한 청사진을 유권자들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마땅히 감내해야 옳다. 거품이 있는 지지율 70퍼센트 보다 강철 같이 응집된 55퍼센트의 지지율이 훨씬 힘이 세다.  

 

월, 2018/06/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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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3_국회 개혁과제 제안 기자회견

 

“국회는 규제완화 말고 민생개혁입법에 나서라”

참여연대, 2018 정기국회 개혁 입법⋅정책 과제 제안

29개 과제 중 복지국가와 공평과세를 위한 입법ㆍ정책과제

 

과제1. 자산 불평등, 양극화 개선을 위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과제1. 자산 불평등, 양극화 개선을 위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1) 현황과 문제점

  •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자산 불평등이 가장 빠르게 심화되는 국가임. 상위 5%가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상위 1%가 전체 자산의 25%를 소유하고 있음. 또한 청년 1인가구의 약 절반이 주거비 과부담 가구에 속하는 현실을 볼 때, 청년 세대는 불안정한 일자리와 낮은 소득 수준으로는 자산 형성이 불가능해, 극심한 자산 불평등과 주거 불평등을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음.
  • 참여정부는 2005년, 다주택자에 대한 누진적 과세를 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1가구1주택 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함. 그러나 2008년 세대별 합산 과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이후, 이명박 정부가 2009년부터 세율을 대폭 완화함. 그 결과 종합부동산세의 세수 규모는 2007~2008년 평균 2조 5천억 원에서 2009년 이후 평균 1조 2천억 원으로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됨. 종합부동산세를 정상화하여 극심한 자산, 주거 불평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

 

2) 입법경과

  • 2018. 1. 19. [2011462]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박주민의원 등 19인) 개정안 국회 계류중. 상임위에 회부되어 있으나 현재까지 상임위 심사 진행되지 않음

 

3) 입법과제

① 부동산 자산 상위 1% 과세 강화를 위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 자산 소유 최상위 계층에 대한 중과세를 통해 1가구1주택 정책을 유도하고자 하는 종합부동산세 도입 당시의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 종합부동산세의 세율을 정상화해야 함. 또한 평균 65%에 불과한 실거래가 반영비율을 정상화하기 위해, 시행령에 위임된 공정거래가액비율을 폐지하며 세부담 상한을 150%에서 300% 로 조정해야 함. 

 

4) 소관 상임위 및 관련부처 : 기획재정위윈회, 기획재정부

5) 참여연대 담당부서 : 조세재정개혁센터(02-723-5056)

2018 정기국회 개혁 입법⋅정책 과제 >> 전체 보기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8/09/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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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스웨덴 구스타프 프리돌린 교육부 장관, 이들의 공통점은? 어린 나이부터 정치를 시작해 3,40대에 총리와 장관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영국 하원의원의 평균 연령은 45세 정도라도 한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2012년을 기준으로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 60대 이상은 69명, 50대는 142명으로 5, 60대 이상인 국회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30대 국회의원은 5명. 20대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다. 국회에서 20, 30대 젊은 층을 대변할 수 있는 같은 연령대의 의원들이 없거나 매우 적은 셈이다.

▲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이동학 씨. 올해 35살인 이 씨는 지난해 4월 당내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주위 선배들로부터“벌써부터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이동학 씨. 올해 35살인 이 씨는 지난해 4월 당내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주위 선배들로부터“벌써부터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 2015년 12월,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의 주최로 청년 문제에 대한 정책점검회가 열렸다. 지난 일 년 동안 준비해 온 청년문제 해결 방안을 당내 선배들과 전문가들에게 점검받은 자리였다. 그러나 설익은 아이디어라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 2015년 12월,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의 주최로 청년 문제에 대한 정책점검회가 열렸다. 지난 일 년 동안 준비해 온 청년문제 해결 방안을 당내 선배들과 전문가들에게 점검받은 자리였다. 그러나 설익은 아이디어라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젊은 정치인이 국회에 극소수인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타파 목격자들 제작진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기성정당에서 청년 당원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만나봤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체계적이지 않은 당내 인재 양성 시스템과 청년 당원을 ‘어린애’ 취급하는 관행을 지적했다. 경륜을 앞세워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꼰대’의 ‘콘크리트 벽’이 굳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청년 당원들은 선거 때만 잠시 동원되는 ‘대상화’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번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화, 2016/01/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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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특권 폐지, 20대 국회가 입법으로 실질적 성과내야 

온라인 청원 도입․본청 정문 출입․세비 개선 등 추진위 개혁안 긍정적
특수활동비 폐지 국회 앞 집회 보장은 제외되어 유감, 추후 보완해야

 


지난 17일,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가 최종 활동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의원 세비 관련한 제도개선, 친인척 보좌직원 채용 금지, 온라인 청원제도 도입, 시민들의 본청 정문 출입 허용, 회의방청 편의성 제고 등 추진위원회의 개혁안이 국회의 권위적인 관행과 불필요한 특권 등을 폐지하고 시민들의 국회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20대 국회가 이를 입법화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것을 촉구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7월, 추진위원회가 다루어야 할 과제로 △친인척 채용 제한, △특수활동비 폐지, △윤리심사 강화, △국회 자유로운 출입과 국회 앞 집회 허용, △청원권 보장과 자유로운 회의 방청 등 특권 내려놓기 5대 과제를 제안(https://goo.gl/BdM0L7)한 바 있으며, 추진위원회 개혁안에는 위 내용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 청원안을 의원 소개 뿐 아니라 정당 소개나 일정수 이상의 서명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온라인 청원제도 도입, 청원인에게 진술기회를 부여하는 것 등은 입법과정의 참여를 강화하고 청원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이다. 또한, 그동안 국회의원이나 피감기관 공무원 등만 국회의사당 정문으로 출입하고 주권자인 국민들은 한참을 돌아 후문으로 출입해야 했던 권위적인 관행도 추진위원회 개혁안을 계기로 이제는 폐지해야 한다. 국회 회의 방청을 위해 의원이나 국회 공무원의 소개가 반드시 필요한 규정은 과도한 진입장벽이며 추진위원회 개혁안과 같이 일반 방청이나 온라인 신청으로도 가능케 해야 할 것이다.

 

추진위원회가 국회의원 세비와 관련한 전반적 제도 개선안도 제시한 것도 긍정적이다. 의원 세비를 수당이 아닌 보수 개념을 바꾸고 구체적인 보수 수준을 독립적인 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하여 자의적인 세비 인상 등을 제한했으며, 과세 대상에 포함한 것도 그동안의 불합리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안이다. 

 

반면, 특수활동비는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권고만 하고 있어 유감스럽다. 특수활동비는 국회의원의 대표적인 특권으로 꼽히는 부분이며, 이를 폐지하거나 최소한으로 지급하더라도 지출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국민의 알권리와 국회 운영의 투명성 보장을 위해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회 앞에서의 집회시위를 허용하는 것은 이번 개혁안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향후 공간개선위원회 등 국민들의 국회 접근성을 높이고 국회가 대의기관으로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제 20대 국회가 이를 입법화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과제만 남았다. 그동안 국회 특권과 기득권 폐지를 목표로 한 논의기구가 다수 있었고 19대 국회도 임기 시작과 함께 여야의 특권 폐지 경쟁이 치열했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입법은 없었다. 20대 국회는 말 뿐인 특권 폐지가 아니라 제대로 된 입법성과와 조용한 실천을 통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20대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다.  

 

 

수, 2016/10/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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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령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극우’라는 유령이. 이 유령은 ‘포퓰리즘’, ‘반(反)기성정치’, ‘분노’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분명한 건 이 유령이 하나의 세력으로 인정받아 국제사회를 휩쓸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 유령은 미풍에서 태풍으로 몸집을 계속 불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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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내년 4월 대선에서 돌풍이 점쳐지고 있다. (이미지 출처: http://www.express.co.uk/)

이 태풍은 2017년 4월 프랑스 대선까지 휘몰아칠 전망이다.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마린 르펜(48) 국민전선(FN) 대표가 유력한 주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대선은 제1야당인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와 르펜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현지 여론조사는 피용의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르펜 바람’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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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프랑스 대선에서는 국민전선의 르펜, 보수세력인 공화당의 피용(가운데), 현직 대통령인 사회당 올랑드의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자국 우선주의, 이민자 배제 등 극우 성향의 정책을 앞세운 르펜은 2014년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시작으로 각종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켜 왔기 때문이다.  ‘똘레랑스(관용)’로 상징되는 프랑스가 르펜을 선택할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우주의가 반짝 돌풍으로 끝날지, 새로운 물결로 봇물이 터질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극우주의자 아버지의 정치적 상속자

르펜은 1972년 국민전선을 창당한 장 마리 르펜의 막내딸이다. 장 마리 르펜은 인종차별과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며 프랑스 극우 세력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가스실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의 소소한 세부사항 중 하나일 뿐”이라며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를 부정하는 등 반(反)유대, 반(反) 이민에 확고한 입장을 보여온 극우전선은 똘레랑스의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에서 ‘이단아’로 취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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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군인 출신인 장 마리 르펜(왼쪽)은 드골의 알제리 정책에 반발하면서 1972년 국민전선을 창당한 뒤 40년 가까이 당을 이끌었다. 그리고 2011년 당권을 딸인 마린 르펜에게 넘겼다.

하지만 장 마리 르펜이 각종 선거에서 2002년 대선에서 결선 투표에 오르며 프랑스 사회에 충격을 주는 등 2000년대 이후 주류 우파와 경쟁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르펜은 아버지가 뿌린 씨앗을 꽃피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호사 출신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 유세를 따라다닌 그의 정계 입문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1998년 지방의회 선거 당선되며 정치 이력을 시작한 그는 ‘아버지의 후광’ 덕분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2004년 이후 유럽의회 의원 3선을 지내며 정치력을 쌓아왔다. 

정치인으로서 그의 정체성은 아버지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는 유년 시절의 강렬한 기억을 묻는 말에 ‘다이너마이트’라고 답했다고 한다. 1976년 그가 8살이던 어느 날 밤, 집에 폭발물이 터지는 테러를 당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국민전선을 창당 한 뒤 르펜을 포함한 세딸은 “파시스트의 딸’, ‘악마의 딸’이라고 불렸고,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할 때도 르펜 집안이라는 이유로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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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르펜은 장 마리 르펜의 세 딸 중 막내이다. 왼쪽 사진에서 엄마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이 마린 르펜이다. 오른쪽 사진은 1974년 아빠 장 마리 르펜의 품에 안겨 있는 마린 르펜의 모습. (사진 출처: http://internacional.elpais.com/, http://www.dailymail.co.uk/)

그는 “정치가 목숨을 요구할 수 있다고 깨달았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해왔다. 실제로 그는 국민전선에서 가장 열심히, 독하게 일해온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유럽 우파 정치그룹의 리더로 성장…아버지 제명키도 

르펜이 세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게 된 계기는 그는 2012년 대선과 2014년 5월 유럽의회 선거였다. 2012년 대선에서 17.9%의 득표로 3위를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킨 그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국민전선을 프랑스 제1당으로 끌어올렸다. 

반(反)유럽연합(EU)과 유로화 탈퇴, 반이민정책을 내세운 국민전선이 24.8%득표율로 중도좌파 집권 사회당(PS)과 중도우파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을 제쳤다. 당시 유럽은 이를 두고 ‘쓰나미, 허리케인, 빅뱅’등으로 표현하며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2015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유럽 우파 그룹의 리더”라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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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르펜과 그녀의 조카딸인 마리옹 르펜(오른쪽). 국민전선을 창당한 장 마리 르펜의 손녀이기도 한 마리옹 르펜은 빼어난 미모로 국민전선의 ‘포스터걸’로 주목을 받았으며, 프랑스 역사상 가장 어린 22살 때 하원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또한 그녀는 마린 르펜 이후 당권을 넘겨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진은 2015년 지방선거에서 의외의 선전을 하자 함께 기뻐하는 모습. (사진 출처: BBC)

그는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철저히 아버지와 선긋기를 통해 지금의 성공을 이뤘다. 2011년 당 대표 취임 뒤 그는 ‘악마’ 이미지를 세탁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르펜은 르펜이고 마린은 마린이다. 나와 아버지의 역사관은 다르다” “국민전선이 프랑스인 전체에 호소하는 거대 대중정당이 되길 바란다”며 아버지의 극단주의와 거리를 뒀다. 

두번 이혼하고 세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기도 한 그는 성차별주의자, 반유대주의자라고 불린 아버지의 악명을 지우면서 반이민, 반이슬람을 중심 의제로 옮겼다. 당내 인사들이 인종차별 발언을 하면 징계를 내렸고 급기야 2015년 5월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발언을 반복한 아버지를 당에서 제명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프랑스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서 세계화 반대, 보호 무역주의, 복지 확대 등 ‘좌클릭’ 정책을 연이어 내놓았고 재벌을 맹렬히 공격하며 노동계급과 실업자들의 지지를 끌어안았다. 20~40대 정치 신인들을 과감히 수혈해 ‘기성 엘리트 정치인 대 젊은 피’의 구도도 만들었다. 국민전선이 선거마다 선전하고, 그가 유럽 우파의 새로운 리더로 평가받게 된 배경이다. 여기에 연이은 유럽의 테러로 고조된 반이슬람, 반이민 정서가 르펜의 뒤에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세계는 그의 유연한 행보에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르펜은 2010년 이슬람교도의 거리 기도를 두고 ‘나치의 프랑스 점령’에 비유해 재판을 받기까지 했고,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아버지보다 다소 유연할 뿐, 극우파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정체성과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의 본질은 그대로라는 시선이다.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불만이 정치적 동력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르펜 열풍 등 소수의 극단적 주장으로 치부하던 세력의 부상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정당과 언론과 지식인들도 각각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부상이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모순이 곪을 대로 곪은 지금의 세계를 자양분으로 삼아 자라나고 있다는 것이다. 

앞부분에서 인용한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은 19세기 자본주의 체제 모순을 뚫고 나왔다. 지금의 극우주의 열풍은 마르크스주의와 유사성을 찾을 수 없지만, 그 배경에는 세계화, 소득 불평등, 테러의 공포 등 사회경제적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는데 유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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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마린 르펜의 연설회에 참석한 한 지지자가 그녀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지지 피켓을 들고 있다.

주류 정치인들과 엘리트로 향하는 성난 민심을 트럼프나 르펜 등이 적극 대변하는 것이다. 르펜은 쉬운 문장으로  “정치 엘리트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이민자가 아니라 프랑스인을 위한 복지제도가 필요하다” 저학력·저소득 노동자들과 실업자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 “똑같이 낡은 인물들, 똑같이 낡은 공약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르펜의 앞에서 프랑스 기성 정치인들은 쩔쩔매는 상황이다. 트럼프에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역시 ‘엘리트·기득권 세력’으로 몰렸다.

문제는 르펜의 선전이 그의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똘레랑스의 프랑스를 이민자 혐오, 반이슬람주의 등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사회 역시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흑인과 동성애자 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노동자들의 분노를 엉뚱한 데로 돌리고, 세계가 힘들게 쌓아 올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하루아침에 무너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헬조선’이라는 자조 속에 ‘박근혜 대통령 게이트’로 요동치는 한국 사회 역시 “한국의 트럼프’., ‘한국의 르펜’은 없을 것이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수, 2016/11/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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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는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1995년 등단 이후 꾸준히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수작들을 선보이며 대선배 김수현 작가와 함께 현 한국드라마계의 양대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돌이켜보면 그녀가 활동한 지난 20여 년 간은 국내 드라마사에서 제일 역동적인 시기였다. 데뷔 시기인 1990년대는 트렌디드라마가 처음 등장해 현대드라마의 주류문법을 완성했고, 중견작가 반열에 올라선 2000년대부터는 한류드라마와 막장드라마라는 두 가지 현상이 방송가를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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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노희경 작가(사진)는 작품성과 시청률 양 측면에서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시간 동안 드라마계에 일어난 결정적 변화는 ‘표피성’이다. 트렌디드라마가 속도감 있는 편집, 다채로운 색감의 영상, 감각적인 배경음악 등 형식미 강화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스펙터클화 하는 데 집중한 최초의 장르였다면, 여기에 스타캐스팅, 해외 로케이션, 화려한 세트 등이 더해져 외적 스케일을 한껏 키운 형태가 한류드라마였다. 그 변화의 끝에는 인간의 내면이 극단적으로 얄팍해지고 외적갈등만 자극적으로 부각된 막장드라마가 있었다.

노희경 드라마가 호평 받아온 이유는 이 극단적인 표피화의 시대를 거스르며 일관되게 인간의 내면을 탐구해왔다는 데 있다. 외적 갈등보다 등장인물들의 내적 갈등을 중심에 놓고 그 감정을 심층까지 파고들며 점층적으로 고조시켜나가는 특유의 서사 방식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강렬한 정서적 환기력을 이끌어냈다. 그녀의 스물세 번째 드라마인 tvN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러한 인간 성찰의 힘이 원숙의 경지에 도달한 노희경 최고의 걸작이다.

 

드라마에는 평균 연령 67세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관찰자 역할인 37세 박완(고현정)을 제외하면, 86세 최고령자 오쌍분(김영옥)부터 63세 막내격인 장난희(고두심)까지, 8명의 주요인물이 모두 인생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이 노인들은 나이가 많은 이들이라기보다는 노희경 인간 탐구의 최종성장형으로서 존재에 가깝다. 노희경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심층적 내면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고, 내면의 깊이가 한층 심화되는 것을 성장으로 그려낸다. 물론 이 자체는 그리 새로운 관점이 아니다. 이미 ‘속이 깊다’는 말은 ‘어른스럽다’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중요한 건 어떤 과정을 통해 내면이 깊어지는가에 있다. 노희경 작가는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녀의 인물들은 대개 극 초반에는 상처와 결핍으로 마음의 벽을 쌓고 살아가다가 곧 자신과 닮은 타인의 상처를 이해하고 유대관계를 맺으며 성장해나간다. 이때 이들의 상처는 사회적 의미를 띠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공동체 성장의 가능성으로도 확장된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남편에게 학대당하는 여성들, 미혼모, 과부, 이혼녀, 장애인, 가난한 노동자의 아픔 등 그동안 노희경 작품에서 다뤄진 거의 모든 사회적 상처가 총망라되어 있다. 이 드라마가 노희경의 가장 원숙한 작품인 것은 인물들이 이러한 사회적 상처를 이해하고 유대해가는 과정을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고 밀도 높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제일 인상적인 사례는 ‘보수 꼰대’ 석균(신구)의 각성서사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가족을 위해 ‘돈 버는 기계’로만 살아온 그는 자신의 노고만 중시한 나머지 철저히 이기적인 괴물이 됐다. 어느 날 아침 아내 정아(나문희)가 떠나고 혼자가 되자 비로소 스스로를 돌아본다. 자신이 그녀를 평생 노예처럼 부리고 발닦개처럼 취급해왔음을.

아내의 상처를 알아보면서 그의 시선은 조금씩 확장된다. 습관대로 버스에서 우악스럽게 자리를 뺏고 보니 쫓겨난 소녀의 장애가 눈에 들어오고, 평소 아내 친구들을 볼 때마다 쏟아낸 폭언들이 떠올려진다. 제일 심한 폭언을 퍼부었던 완이 앞에서 “세상에서 제일 큰 죄는 지 죄를 지가 모른다는 거”라고 고백하는 그의 반성은 뼈저리다.

석균의 뒤늦은 성장은 지금의 한국사회가 지닌 치명적 문제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석균처럼 ‘먹고 살기 바빠서’라는 말로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을 합리화하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상화된 태도다. 정부의 철학도 지배하고 있다.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 약자들의 인권에서부터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 얼마나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민생’으로 포장된 경제우선주의 앞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가.

물질적 가치가 다른 모든 가치를 압도하는 현실에서 뚝심 있게 인간의 가치와 연대를 존중하는 노희경 드라마의 윤리적 태도는 지금 더욱 소중하다. 그리고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이 젊은 거장의 또 다른 20년과 성장을 기대하게 만든다.

월, 2016/06/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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