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회 입법 지연으로 ‘공정경제’ 약속 이행도 불투명
공정위 전속고발제 전면 폐지해야
‘갑질’ 반복되는 일반 불공정행위 등 사안도 검찰 협력수사 필요해
자진신고 하더라도 담합주도자에 대해서는 형벌면제해선 안돼
공정거래위원회가 21일 ‘중대한 담합에 대해서는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기로 법무부와 합의했다. 공정위가 개혁과제로 요구받아왔던 전속고발제 개편에 나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공정위와 검찰의 협력행정체계 구축을 기대한다. 하지만 전면 폐지가 아닌 일부개편에 그쳤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개편안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공정위 말대로 공정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담합 뿐 아니라 일반 불공정행위나 시장지배적지위남용 등 다른 분야에서도 전속고발권은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공정위를 개혁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공정위와 법무부가 합의한 주요 내용은 공정거래법상 민사, 행정, 형사 등의 법체계를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가격, 공급 제한, 시장 분할, 입찰담합 등 4가지 유형의 담합 행위에 대해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앞서 하반기 추진중인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해 대규모유통업·가맹사업·대리점법 등 유통3법과 표시광고법도 전속고발제를 전면 폐지하고, 하도급법은 기술탈취에 대해 부분 폐지하기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가 요구되었던 배경에는 공정위가 행정은 독점화하면서 업무가 과중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신고사건을 처리하지 않거나 2-3년까지 처리를 지연하면서 피해자 구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있다. 특히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하지도 못한 채 종결되는 경우가 많은 일반 불공정행위 사건을 선별적 전속고발권 폐지 범위에서 제외하자는 것은 불공정행위 문제를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서 근절하자는 산업현장의 목소리와는 동떨어진 논의다. 게다가 공정위는 강제조사권이 없어 대기업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사건을 공정위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담합 사건에서 전속고발제가 폐지되면 자신신고(리니언시)가 위축되어 은밀하게 진행되는 담합행위 적발이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을 감면해주기로 하고, 1순위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형을 면제해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미 자진신고자에 대한 면책 규정을 두고있는것을 악용해 담합을 주도한 기업이 가장 먼저 신고하여 책임을 면제받는 경우가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담합 주도자에 대해서는 형벌 면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법제도의 개선과 함께 공정위와 관련부처의 협력행정 체계를 구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공정위 행정의 효과적 집행을 위해서는 법무부내 반독점국 신설, 지방자치단체로의 권한분산, 불공정거래조사처의 신설 등 그간 제기되어 왔던 다양한 권한분산 방안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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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없는 쇄신안, 공정위의 개혁의지 여전히 미흡하다
핵심 없는 공정위 쇄신안, 공정위 자체 개혁의 한계를 다시금 보여줘
공정위 취업비리로 재취업한 전직공무원들이 관련 대기업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한 조사 실시해야
부정부패 원인으로 지목받는 공정위의 권한독점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공정위가 20일 ‘공정거래위원회 조직 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전직 공정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이 구속된 취업비리 사태에 대응한 쇄신방안이다. 그 주된 내용은, 재취업 과정에의 관여 전면 금지, 재취업 관련 부당행위 신고센터 운영, 경력관리 의혹 차단을 위한 인사원칙 설정, 재취업자 관리 강화를 위해 퇴직자 재취업 이력 공시, 부적절한 자문계약 발견 시 즉각 조치 및 예방 강화, 퇴직예정자 재취업 자체 심사 강화, 퇴직자와 현직자 간 사건 관련 사적 접촉 일체 금지, 유착 의혹을 살 수 있는 외부교육 참여 금지,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유료 강의 금지 등이다.
그러나 쇄신안의 주요 내용은 핵심대책이 빠진 형식적인 반성문 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번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책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재취업과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주장 외에 이를 담보할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공정위는 이번에 기소된 지철호 부위원장과 국장급 직원 등 현직 2명에 대해 대기발령 등 인적 쇄신도 유보하였다. 조직적인 취업비리를 저지른 공공기관이 내놓은 대책의 요지가 앞으로는 취업비리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공정위 쇄신안 중에 ‘취업제한기관 및 그 소속계열사 등에 재취업할 경우 퇴직일로부터 10년 간 그 이력을 공개’하겠다는 대책과 ‘외부교육 참여 및 유료 강의 금지’ 대책 정도가 그나마 유의미하다. 그러나 단순히 이력을 공개하는 것으로 취업비리가 차단될 리 없다. 게다가 공정경쟁연합회 등에 대한 공무원의 유료 강의 등은 마땅히 금지되어야 하는 것일 뿐이다.
공정위 부정부패의 원인은 지나치게 집중되고 비대한 권한독점에 있다. 그래서 공정위도 이번 쇄신안의 ‘향후계획’으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을 통해 권한을 분산하겠다고 하나,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신뢰하기 어렵다. 권한독점을 타파하기 위한 제도개선의 핵심은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위 내부 위원회는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자체에 대한 권한 분산 역시도 과태료 부과 등과 같은 형식적인 권한만 이관할 뿐 실질적인 조사권은 그대로 보유하겠다고 의견을 제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조사권과 고발권을 독점한 채 권한을 분산하겠다는 선언은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실질적인 내용이 없는 공허한 쇄신안밖에 내놓을 것이 없다면 공정위가 스스로 개혁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정원, 기무사도 셀프개혁을 약속했지만 지켜진 적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공정위에 대한 기대도 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공정위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바뀌려면 우선 이번 취업비리와 연루된 전직공무원들이 재취업한 대기업 사건이 제대로 공정하게 처리된 것인지 원점에서 재조사되어야 한다. 검찰은 취업비리 자체만 수사하고 있을 뿐, 비리로 취업된 전직공무원이 어떠한 활동으로 어떻게 공정위의 행정행위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조사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취업비리에 대한 공정위 내부감사는 물론이고, 관련사건의 처리에 대한 독립적인 기구를 통한 재조사 역시 불가피하다. 공정하고 독립적인 재조사만이, 취업비리와 연루된 대기업 사건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다. 나아가 국회는 민의를 모아 공정위의 권한 분산을 위한 제도개선과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공정위는 이를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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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의지가 없는 땜질 방안에 불과
– 재벌의 경제력 집중 해소 방안은 전무 –
– 재벌개혁의지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공정위에서 권고안을 전면 수정해야 –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는 오늘(30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방안 최종보고서’를 확정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권고했다. 특별위원회에서는 그간 과제에 따라 3개 분과위원회(경쟁법제, 기업집단법제, 절차법제)를 구성하여 진행했으며, 오늘 최종 권고안을 발표했다. 경실련은 전면 개편방안이 논의 되는 과정에서도 재벌의 경제력 집중 문제 등 핵심을 벗어난 논의에 대해 비판을 했었다. 그럼에도 이번 최종보고서 역시 전면개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땜질 개편안’이 나왔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현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가 없음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최종보고서의 주요한 문제점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재벌문제의 핵심인 경제력 집중해소 방안이 전무하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문제는 기업집단법제 분과에서 논의가 되었다. 하지만 논의결과를 보면, 전혀 실효성 없는 방안들만 나열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기준 GDP의 0.5%로 연동, ▲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한도 5%로 제한, ▲사익편취 규제를 위한 일감몰아주기규제 대상 기준 상장 및 비상장 구분 없이 20%로 일원화,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 회사의 50% 초과 지분 보유 자회사, ▲ 지주회사 자회사 및 손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와 부채비율 제한 강화 등이었다. 지주회사의 경우 지분율 요건을 강화한다고 해도, 재벌기업이 회피를 해버리면 그만이다. 일감몰아주기 역시 총수일가 지분율만 일부 낮추면 그만이다. 또한 공정위 스스로 밝힌 공익법인의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공정위가 재벌의 경제력 집중 해소 의지가 있다면, 기업집단 출자구조를 기업집단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2층 구조로 제한하도록 출자규제를 했어야 했고, 사익편취를 위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제3장으로 옮겨서 간접지분까지 포함한 사전규제를 적용해야 했다.
둘째, 불공정거래행위 근절 등에 대해 논의한 경쟁법제 방안 역시 핵심이 빠져있는 땜질 방안에 불과하다.
불공정거래행위 근절, 공정경쟁, 독과점 규제 방안 등을 논의한 경쟁법제 분과 최종결과보고서에는 ▲전속고발제 보완 및 유지, ▲시장지배적사업자 추정기준 조정, ▲형벌정비, ▲기업결합 신고기준 추가 등이 담겼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대통령 공약사항이었으나, 오히려 보완 및 유지하자는 쪽으로 입장이 모아졌다. 불공정거래행위 근절을 위한 징벌배상제와 디스커버리제도의 전면 도입은 아예 누락되었다.
최근 정부는 일자리창출 등 경제활성화를 명목으로 재벌들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규제혁신이란 말을 내세워 재벌들에게 유리한 정책까지 펼치고 있다. 이제는 공정거래법 전면개편방안까지 재벌의 핵심 문제와는 무관한 땜질 방안만 제시해 놓고, 마치 개혁방안 인 듯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수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나온 방안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수준이다. 이번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최종보고서에서도 확인 되었듯이, 정부의 재벌개혁의지는 이미 실종되었다고 보여 진다. 조금이라도 개혁의지가 남아있다면, 공정위에서는 권고안에 대해 전면 수정하여, 실효성 있는 재벌개혁 방안을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끝>
총수 지배력 유지 도구로 악용되는 대기업 공익법인 재확인
공정위의 대기업 공익법인 운영실태 분석 결과 문제점 드러나
고유목적 사업보다 계열사 주식 보유 및 규제회피 수단 등에 악용돼
재벌계열 공익법인의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 입법화 해야
오늘(7/2)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운영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https://bit.ly/2KAW5cb)하였다. 이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경우 고유목적 사업을 위한 수입·지출이 30% 수준으로 전체 공익법인(64% 수준)의 절반에 불과하고, 보유 자산의 16.2%가 계열사 주식이나,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1.06%)하였다. 또한 공익법인을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계열사 우회지원 ▲규제 회피 수단 목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의심된 사례가 다수 발견되는 등 공익법인이 본래의 설립 목적에서 벗어나 지배주주의 지배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운영되고 있는 정황이 밝혀졌다. 공익법인의 주 설립목적이 장학, 연구, 의료 등의 ‘공익(公益)’사업이 아니라, 재벌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배 등의‘사익(私益)’추구에 있지 않나 하는 그 동안의 의문이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 확인된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 권력의 대표적인 적폐 중 하나로 이렇듯 재벌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재벌 공익법인들의 정비를 위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공정위와 국회가 재벌계열 공익법인들이 자신이 보유한 계열회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관련 법률을 시급히 정비할 것을 촉구한다.
공익법인이 재벌총수의 사금고로 이용되어 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특정 회사에 국한된 예외적 사례도 아니다. 2016. 2. 삼성SDI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신규 생성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서 삼성물산 500만 주를 매도할 때, 그 중 200만 주를 매수해준 곳이 바로 삼성생명공익재단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익법인을 승계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며 2015. 5. 재단 이사장직에 취임한지 불과 1년도 안되어 국민과의 약속을 뒤집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익재단을 악용했다. 아마도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3천억여 원을 들여 그룹 지배의 핵심 고리인 삼성물산 주식을 매수해 주고, 증여세 등 각종 세금도 면제되는 공익재단이 그야말로 전가지보(傳家之寶)와도 같았을 것이다. 이 밖에 한진그룹 정석인하학원의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현대차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회피 수단으로서의 현대차 정몽구재단 활용 등 재벌총수의 공익재단을 활용한 지배력 유지 사례는 다종다양하다. 더 이상 ‘기부문화 위축’ 운운하며 공익법인을 이용한 재벌총수의 편법적 방조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
재벌계열 공익법인들의 계열사 주식 보유 규모 역시 실상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공정위 자료에 나타난 주식보유 가액의 평가기준이 시가가 아니라 취득원가이기 때문이다.
<표 1> 삼성 소속 계열 공익법인의 주식보유 규모

출처 : <2018. 7. 2. 공정위 공익법인 실태조사 분석결과> 참여연대 재가공
예를 들어 위 <표 1>에서 삼성그룹에 소속된 계열 공익법인들이 보유한 삼성 계열회사 주식규모는 장부가 기준으로는 6,177억 원에 불과하지만, 시가(2018. 6. 말) 기준으로는 2조 5,798억 원에 달해 두 평가기준의 괴리가 약 2조 원에 달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재벌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강화를 방지하기 위해 계열공익법인 등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대주주일가의 지배력 강화 차단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공정위는 이번 달까지 운영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의 법 개정 내용에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 금지 관련 사안을 반드시 포함시키는 등 제도개선에 온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또 공정거래법 전면개정과는 별개로, 이미 20대 국회에서 박영선 의원, 박용진 의원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국내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송영길 의원이 공익법인 출연 재산의 운용소득 중 직접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는 비율을 확대하는「상속세 및 증여세법」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회는 현재 계류 중인 이들 법안의 조속한 통과에 힘써 무늬만 ‘공익’인 법인을 둔갑시켜 총수일가의 지분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현재의 체계를 개선하고, 공익법인이 실제 설립목적에 맞게 운용되는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끝.
공정위의 사익편취 규제 시행 후 내부거래 실태 발표,
재벌총수 전횡 막기에 역부족인 현 제도 문제점 드러내
내부감시 장치 존재 이유로 비상장사보다 상장사 규제기준 낮으나
실제 사외이사 반대로 부결된 안건 전무, 사각지대 이용 일감 몰아줘
공정거래법 시행령 및 상법 개정·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필요성 드러나
어제(6/25)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14. 2. 사익편취 규제 시행 이후 내부거래 실태 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https://bit.ly/2lBoEIG)했다. 발표 자료에 의하면 소위 “일감몰아주기”라고 하는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내부거래는 규제도입 전후 일시적으로 감소하였으나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고,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0.08조 원에서 2017년 0.5조 원으로 6배 이상 증가하는 등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광범위한 일감몰아주기 행위가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몰아주기”는 재벌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악용되며 재벌로의 경제력집중과 중소기업의 생존기반 침해를 일으키는 망국적인 행위로 재벌개혁의 핵심과제가 되어 왔다. 이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일감몰아주기”를 근절하기 위하여 정부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과 그 시행령, 상법 등 법 개정은 물론,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Stewardship), 이사들의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지원·방임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한 주주대표소송의 활성화 등 전방위적 대책이 필요하다.
규제대상 기업요건인 총수일가 지분율 30% 요건을 피하기 위하여 총수일가 지분율을 29.99%로 맞춘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이노션은 내부거래 비중이 57.08%이고, 최근 갑질 논란에 휩싸인 한진그룹의 경우 총수일가가 25.34%의 지분을 보유한 한진칼의 내부거래 비중이 54.93%로 나타났다. 한화에스앤씨(주) 74.99%, (주)엘지씨앤에스 57.75%, 효성트랜스월드(주) 82.15% 등 규제대상 회사의 자회사 내부거래 비중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사익편취 규제 시행 후에도 재벌과 및 총수일가는 사각지대를 악용하여 종전과 동일하게 일감몰아주기 행위를 해 온 것이다. 실제로 규제 도입을 전후로 지분 매각, 비상장회사의 상장 등 총수일가 지분율 규제(비상장회사 20%, 상장회사 30%)를 회피를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었다.
특히 총수일가 지분율이 20~30%인 상장회사들은 2017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규제대상 기업 평균인 0.08조 원의 4배에 가까운 0.3조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익편취 규제 도입 당시 내부거래 감시 장치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졌다는 이유로 상장회사의 규제 기준을 비상장회사보다 낮게 책정했으나, 실제로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반대 등으로 원안이 부결된 비율이 미미하고, 조사기간 내 이사회 내 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이 모두 원안 통과되는 등 감시·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대상 회사가 상장회사일 경우 이사회 등이 내부거래에 대한 감시·통제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여 규제대상 회사의 총수일가의 지분을 30% 이상으로 규제를 완화하였으나, 결국 재벌 기업집단의 자율적인 개선노력을 기대하며 추진한 규제완화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국 이번 공정위의 발표는 재벌총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한 법적·행정적 규제 장치의 조속한 마련이 필요함을 보여줄 뿐이다.
참여연대는 2018. 4. 4.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전국금속노동조합과 함께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지분율을 상장·비상장회사 공통 20%로 개정할 것을 촉구했으며(https://bit.ly/2KlqZSD), 공정위는 ‘2017년까지의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공개할 예정’이라고 회신한 바 있다.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는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를 쥐락펴락 하며 전횡을 일삼는 재벌 총수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화된 법적·행정적 규제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함을 드러냈다. 이에 참여연대는 ▲공정위에 공정거래법 제38조를 조속히 개정하여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지분율을 상장·비상장회사 공통 20%로 강화할 것, ▲국회에 감사위원의 분리 선출, 독립적 사외이사제도 구축, 집중투표제 의무화, 전자투표제 단계적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의 도입 등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와 기업 투명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 ▲국민연금공단에 영국·네덜란드 등의 사례를 참고하여 충실한 내용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실행하여 사회책임 투자 원칙에 입각한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주지하다시피 현행 제도만으로는 일감몰아주기 등 사익편취를 위한 재벌의 꼼수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정부와 국회는 재벌개혁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유념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행정 개혁 및 관련 법 통과에 힘써야 할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메르스 등의 여파로 내수경기가 최악이라고 한다. 그래서 정부와 재계가 내수 살리기에 나섰다고 한다. 신문의 헤드라인들을 잠시 보자.
“정-재계 내수살리기 총력전-메르스 직격탄 이대론 파국…재계,경제회생 긴급소방수로”(헤럴드경제 / 7.2)
“메르스 극복에 기업들 나섰다…헌혈,기부 행렬로 내수살리기 총력”(뉴스1 / 6.25)
정부와 재계가 내수 살리기 총력전에 나선 상황에서 총파업하겠다는 민주노총을 꾸짖는 사설도 등장했다.
“<사설>메르스까지 겹친 이 판국에 총파업하겠다는 민노총”(서울경제 / 6.22)
반면 대기업을 주축으로 한 재계는 내수 살리기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애국적인 모습으로 부각된다. 신문들에 따르면 특히 현대차가 앞장서고 있다.
“4대그룹, 메르스 타격 내수경기 살리기 나섰다”(머니투데이 / 7.2)
“현대차그룹, 대규모행사 개최-국내휴가 독려…2단계 내수 살리기”(아시아경제 / 7.7)
“<내수 살리기 총력전> 현대차, 소상공인 할부금 3개월 유예”(파이낸셜뉴스 / 7.2)
“현대차그룹, 내수 살리기 나선다”(헤럴드경제 / 7.7)
과연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재벌들의 ‘내수 살리기’는 얼마나 진정성이 있을까? 밖으로는 언론을 통해 내수를 살리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 속으로는 자신들의 잇속 차리기에 몰두해 왔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3일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기존에 보유 중이던 지분 20만 주(9.68%)를 전량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렇게 되면 현대오토에버 지분 중 정몽구 회장 일가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지분 19.46%만 남는다.
정몽구 회장은 자신의 지분 9.68%를 왜 팔았을까?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0% 이상(비상장회사는 20%)인 경우 상장사와 계열사가 부당한 내부거래를 하고 이를 대주주가 지시했거나 관여한 사실이 밝혀지면 대주주를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지난 2월, 1년간의 유예기간 끝에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 37조의 2 제2항은 ‘동일인이 단독으로 또는 동일인의 친족과 합하여 발행주식 총수의 30% 이상(비상장사의 경우 20%)을 소유하고 있는 계열회사’에는 내부 거래를 통해 부당한 이익제공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고질적인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정부의 새로운 법적 규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정몽구 회장의 현대오토에버 지분 매각으로 사실상 이 조항에서 자유롭게 됐다. 지난해 8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이 새로운 공정거래법 조항에 해당하는 기업은 현대글로비스 등 모두 12개였다.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하로 맞춰
뉴스타파 분석결과 상장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분 매각으로 당초 지분이 43.49%에서 29.99%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장회사인 현대오토에버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총수일가의 지분율을 20% 이하로 낮췄다. 또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위스코와 현대위아는 합병을 통해 총수일가의 지분율을 떨어뜨렸다. 곧 상장예정인 이노션 역시 상장되면 정몽구 회장의 첫째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지분은 29.99%로 맞춰진다(관련 기사 : ‘29.99%’..이노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벗어난다[비즈니스워치 / 2015.6.2])
이 밖에 종로학평은 하늘교육에게 매각됐고, 사돈 기업이었던 삼우는 정몽구 회장의 셋째 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드 전무가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과 이혼한 뒤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현대커머셜, 입시연구사, 서림개발 등은 내부 거래를 통한 매출액이 연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에 불과해 원래 큰 의미가 없었다.
현대차그룹 12개 계열사 매출 및 내부거래
| 회사명 | 상장여부 | 매출액(백만원) | 내부거래금액(백만원) |
|---|---|---|---|
| 현대글로비스(주) | 상장 | 10,174,668 | 2,966,527 |
| (주)이노션 | 상장 예정(7월) | 356,158 | 137,682 |
| 현대엠코(주) | 비상장 | 2,874,244 | 1,758,778 |
| 현대위스코(주) | 비상장 | 613,567 | 405,064 |
| 현대오토에버(주) | 비상장 | 930,854 | 760,017 |
|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주) | 비상장 | 65,366 | 22,364 |
| 현대머티리얼(주) | 비상장 | 142,108 | 45,984 |
| (주)삼우 | 비상장 | 906,309 | 791,969 |
| (주)종로학평 | 비상장 | 10,100 | 1,984 |
| 현대커머셜(주) | 비상장 | 346,231 | 5,247 |
| 서림개발(주) | 비상장 | 202 | 80 |
| (주)입시연구사 | 비상장 | 28,558 | 3 |
현대차 총수일가 지분변동 현황
| 회사명 | 조치 내역 | 총수일가 지분율 변화(%) | 지분율 변화 상세 내역 |
|---|---|---|---|
| 현대글로비스(주) | 지분율 낮춤 | 43.39 → 29.99 | 정몽구 회장 6.71%, 아들 정의선 23.28% |
| (주)이노션 | 기업 공개하며 지분 정리 | 80 → 29.99 (상장법인) |
아들 정의선 2%, 딸 정성이 27.99% |
| 현대엠코(주) | 피합병(현대엔지니어링) | 35.06 → 16.4 (합병법인) |
정몽구 회장 4.68%, 아들 정의선 11.72% |
| 현대위스코(주) | 피합병(현대위아) | 57.87 → 1.95 (합병법인) |
아들 정의선 1.95% |
| 현대오토에버(주) | 지분율 낮춤 |
30.1 → 19.46 | 아들 정의선 19.46% |
|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주) | 지분율 낮춤 | 28 → 16.26 | 정몽구 회장 4.65%, 딸 정성이 3.87%, 정명이 3.87%, 정윤이 3.87% |
| 현대머티리얼(주) | 정몽구 회장 조카인 정일선 회사. 최근 내부거래 비중 낮추며 현대비앤지스틸로 사업 집중 | 100 → 100 | 조카 정일선 100% |
| (주)삼우 | 계열사 제외 | 39.47 → 0 | |
| (주)종로학평 | 계열사 제외(하늘교육에 매각) | 78.33 → 0 | |
| 현대커머셜(주) | 거래 규모 작음 | 40 → 40 | 딸 정명이 26.67%, 사위 정태영 13.33% |
| 서림개발(주) | 거래 규모 작음 | 100 → 100 | 아들 정의선 100% |
| (주)입시연구사 | 거래 규모 작음 | 73.04 → 73.04 | 사위 정태영 73.04% |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2014년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 공개'(2014.8.21)
※매출액 및 내부거래금액은 2013년 기준. 단, 현대엠코(주)는 합병으로 2013년 내부거래금액이 공시되지 않았으므로 2012년 기준임.
결국, 정몽구 회장은 자신과 아들, 딸들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합병이나 매각 등을 통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하로 완벽히 맞춰 놓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눈치를 크게 보지 않고도 주요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를 꾸준히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정부의 규제를 적법하게 피하면서도 불공정한 내부거래를 통해 대주주의 사익을 계속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재벌의 사업 영역에 외부 경쟁자가 여전히 쉽게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다. 공정한 시장경쟁은 힘들어지고, 사회적 공생은 멀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 등을 종합하면 현대차그룹 12개 계열사의 내부거래규모는 연 6조 8,956억 원(2013년 기준)에 달한다.
받아쓰기에 익숙한 한국언론을 통해 ‘내수 살리기’에 나선다는 홍보에 열을 올린 현대차그룹. 하지만 속으로는 계열사들끼리 일감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왔다. 현대차그룹이 진정으로 국가 경제를 위해 내수를 살리고 싶다면 계열사들이 주로 차지해 온 일감을 시장에 내놓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의 장을 열어야 한다. 그게 진정한 ‘내수 살리기’다.
공정위, 멀티플렉스 3사 관람료 가격 담합 이번엔 밝혀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관람료 인상 정당하다 답변한 공정위
‘동일한 시기 동일한 요율’ 3사의 합의 여부 명백히 조사해야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 15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조형수 변호사)가 지난 4월 24일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동일한 시기에 관람료를 1천원씩 인상한 것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가격결정행위) 및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가격남용행위)에 각각 해당한다고 신고한 데 대하여,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서는 위반사항이 없고 부당한 공동행위 여부는 조사 중이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공정위가 시장점유율 97%에 달하는 멀티플렉스 3사의 명백한 가격남용행위에 대해 소극적으로 판단하여 사실상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3사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철저하게 조사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나아가 공정위는 관람료 인상 뿐 아니라 멀티플렉스 3사의 기타 불공정행위를 인지하는 경우에도 직권조사하여 적법하게 처리해야 할 것입니다.
공정위는 국내 상영 시장을 거의 점유하고 있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2018년 4월 11일부터 4월 27일까지 8일의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관람료를 1천원씩 인상한 것에 대해 “3사 모두 상영관 시설 등 신규 투자 및 개선, 기존 설비 유지 · 보수, 부동산 임대, 영화관 관리 인력 운영 등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출 규모도 전반적으로 상승해 왔던 것으로 파악되는 바, 공급에 필요한 비용에 변동이 없었다거나 공급에 필요한 비용 대비 현저한 관람료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멀티플렉스 3사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답변했습니다. 즉 관람료 인상이 정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멀티플렉스 3사가 최근 5년 간 세 차례에 걸쳐 관람료 인상을 단행했고 인상률도 1천원으로 동일하다는 점에서, 공정위의 답변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3사의 비용 지출 규모나 해당 비용이 가격 결정과 구체적으로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가 밝혀져야 합니다. 하지만 공정위 답변에는 관람료를 1천원 인상할 타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적정한 수준인지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공정위의 빈약한 답변은 국내 극장시장에서 더욱 견고해지는 멀티플렉스 3사의 독과점 체계를 보장해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공정위는 현재 조사중이라고 밝힌 멀티플렉스 3사의 부당한 공동행위, 즉 담합 여부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하게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멀티플렉스 3사의 관람료 인상이 CGV가 선도적으로 관람료를 1천원 인상한 이후,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8일의 동일한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1천원씩 관람료를 인상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3사간에 명시적 합의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만한 소지가 충분합니다. 대법원도 카드수수료 인상시기에 1개월 내지 1.5개월가량 차이가 있고 인상률도 1% 내외의 차이가 있더라도 고객이 카드회사를 선택 또는 변경하는데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 사업자들의 외형상 일치를 인정하여 카드 사업자들의 카드수수료 인상행위를 부당한 공동행위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7184판결).
참여연대는 2016년에도 멀티플렉스 3사가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동일하게 가격을 인상한 것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하였으나, 당시 공정위는 이번과 같은 이유로 3사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부당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주의촉구’ 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한 바 있습니다. 공정위가 멀티플렉스 3사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눈감고 시민들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안, 상영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 3사의 근거 없는 관람료 인상은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독과점 기업의 행태를 이번 만큼은 공정위가 제동을 걸고 엄정한 시정조치를 취해주기를 당부합니다.
- 공정거래법 관련 조항
제3조의2(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금지) ①시장지배적사업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濫用行爲"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이하 "價格"이라 한다)를 부당하게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2. 상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을 부당하게 조절하는 행위
3.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
4. 새로운 경쟁사업자의 참가를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
5.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하거나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
②남용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
제1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①사업자는 계약·협정·결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이하 "부당한 공동행위"라 한다)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1.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2.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조건이나, 그 대금 또는 대가의 지급조건을 정하는 행위
3. 상품의 생산·출고·수송 또는 거래의 제한이나 용역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위
4. 거래지역 또는 거래상대방을 제한하는 행위
5. 생산 또는 용역의 거래를 위한 설비의 신설 또는 증설이나 장비의 도입을 방해하거나 제한하는 행위
6. 상품 또는 용역의 생산·거래 시에 그 상품 또는 용역의 종류·규격을 제한하는 행위
7. 영업의 주요부문을 공동으로 수행·관리하거나 수행·관리하기 위한 회사등을 설립하는 행위
8. 입찰 또는 경매에 있어 낙찰자, 경락자(競落者), 투찰(投札)가격, 낙찰가격 또는 경락가격,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결정하는 행위
9. 제1호부터 제8호까지 외의 행위로서 다른 사업자(그 행위를 한 사업자를 포함한다)의 사업활동 또는 사업내용을 방해하거나 제한함으로써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
- 참여연대 신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답변(2018.05.15)
1. 안녕하십니까 . 국민신문고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2. 귀하의 민원은 씨지브이 ( 주 ), 롯데쇼핑 ( 주 ), 메가박스 ( 주 ) 등 이른바 멀티플렉스 3 사가 영화 관람료 가격을 2018. 4. 11. ~ 4. 27.(8 일 ) 기간동안 순차적으로 1 천원씩 인상한 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 이하 ‘ 공정거래법 ’) 상 부당한 공동행위 (‘ 가격결정행위 ’) 및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 가격남용행위 ’) 에 각각 해당된다는 내용으로 이해됩니다 .
3. 먼저 , 부당한 공동행위 (‘ 가격결정행위 ’) 민원에 대한 답변입니다 .
(1)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 4. 26. 동 민원을 접수하였고 , 현재 카르텔조사과에서 심사에 착수하여 조사 중에 있습니다 .
(2) 현재 관련 자료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 법위반 혐의가 발견될 경우 법에 따라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3) 본 민원 중 부당한 공동행위 (‘ 가격결정행위 ’) 관련 부분에 추가 문의사항이 있는 경우 카르텔조사과 (044-200-4556) 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4. 다음으로 , 귀하의 민원 중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 가격남용행위 ’) 에 대한 답변입니다 .
(1) 일반적으로 시장경제 체제 하에서의 상품이나 용역의 가격은 해당 상품 · 용역에 투입되는 비용 , 수요 변동 , 수익률 등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여 사업자가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러한 가격 결정과정에서 가격남용 , 담합 , 부당염매 등 일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공정거래법의 규율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2) 이 가운데 가격남용행위란 현행 공정거래법 및 동법 시행령 상 정당한 이유 없이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수급의 변동이나 공급에 필요한 비용(동종 또는 유사업종의 통상적인 수준의 것에 한한다)의 변동에 비하여 현저하게 상승시키거나 근소하게 하락시키는 행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3) 검토 및 확인결과 , 3 사 모두 상영관 시설 등 신규 투자 및 개선 , 기존 설비 유지 · 보수 , 부동산 임대 , 영화관 관리 인력 운영 등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출 규모도 전반적으로 상승해 왔던 것으로 파악되는바 공급에 필요한 비용에 변동이 없었다거나 공급에 필요한 비용 대비 현저한 관람료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 특정 기간 (2013~2017 년 ) 에 물가 상승율 대비 관람료 인상 비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달리 보기 곤란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 본 사안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가격남용행위를 적용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됩니다 .
(4) 본 민원 중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 가격남용행위 ’) 관련 부분에 추가 문의사항이 있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경쟁과 (02-2110-6129) 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5. 다시 한 번 귀 기관의 본 건 신고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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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 개혁, 생색내기에 그쳐선 안 된다”
전속고발제 전면 폐지하고, 피해자 권리보호⋅구제 기능 강화해야
참여연대, 「공정위 법집행체계 개선 TF」 활동평가 보고서 발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 조형수 변호사)는 오늘(5/1) 공정거래위원회 개혁 점검보고서 시리즈 첫번째로, 공정거래위원회 법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최종결과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공정위가 공정거래 법 집행 시스템의 혁신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8월 구성한 법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이하 법집행체계TF)에서 지난 2월 11개 과제를 담은 최종보고서를 발간한 데 따른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공정위가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 징벌배상제 확대, 대체적 분쟁해결 제도(ADR)활성화, 집단소송제 도입 등에 대해 합의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정위 조직개편, 공정위에 대한 국민의 감시∙감독 강화와 같은 핵심 사안이 논의되지 않았고, 조사권 분담 및 전속고발제 폐지 등 권한 분산에 있어서 생색내기에 그쳤다며 비판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공정위의 향후과제로 피해자 권리보호와 구제를 강화를 위한 조직 체계 개편, 국민의 통제와 감독을 받는 시스템 마련,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 등을 제시했고, 개선 과제 중 입법사항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집행체계 TF는 지난 2월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 ▲가맹법, 유통업법, 대리점법상 전속고발제 폐지 ▲가맹분야에서 지자체와 조사권 · 분담 협업 체계 구축 ▲과징금 부과 수준 2배 상향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집단소송⋅부권소송 도입 ▲ 대체적 분쟁해결 제도 활성화 ▲ 피해자의 증거확보 능력 강화 ▲ 조사·사건 처리 절차 개선 ▲ 시장구조개선명령제 도입 ▲ 검찰과의 협업 강화 등 11개 과제를 선정해 최종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공정위는 TF 논의결과에 대해 향후 공정위 입장을 마련할 계획이며, 필요한 경우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방안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참여연대는 보고서를 통해, 먼저 법집행체계 개선TF의 구성부터 논의과제까지 공정위가 정해놓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공정거래위 행정에 대한 국민의 감시·감독 강화와 같은 핵심적인 사안은 논의 자체가 이루지지 못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서울시 등이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해 가맹분야에 한해서는 불공정행위 전반에 대한 조사권을 요청했음에도 제한적인 권한만 지자체에 부여하기로 한 데에 그쳤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전속고발제 전면 폐지’도 일부 법률에 한해서만 폐지하기로 한 데 그쳤다며 비판했습니다. 다만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 징벌배상제 확대, ADR활성화, 집단소송제 도입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범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진전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참여연대는 향후과제로 무엇보다 피해자 권리보호와 구제를 위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정위의 이질적인 기능을 분리해 공정한 시장 내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기능과, 불공정한 행위로 피해를 입은 기업과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기능을 별도의 기관이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조사와 심판 기능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공정위가 담함 의혹 사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아예 공소시효를 넘겨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감시당국으로서 책임을 다 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전속고발제는 전면 폐지해야 하며,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행정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의 통제와 감시를 받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공정위가 발표한 과제 대부분이 입법 사항인 만큼 별도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지속적인 관리와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방향을 논하다> 토론회 개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촉구
공정거래위원회 위상과 역할의 새로운 정립을 위한 논의과정 되어야
일시 및 장소 : 4월 25일(수) 09:40,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참여연대는 오늘(4/25) 오전 9시 40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방향을 논하다>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토론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주요업무추진과제로 실체법과 절차 법규를 망라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경제민주화 실현과 급변하는 시대상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 전면 개정 추진 시 현행 법률의 각 장별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를 위해 마련되었다.
발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는 전두환 정권이 표방한 경제정의 이념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1980.12.31. 제정되어 1981.4.1.부터 시행된 공정거래법의 제정배경을 설명하고, 문재인 정부의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논의에서는 시대적 과제인 “재벌개혁”, “갑을(甲乙)개혁”, “공정행정개혁”의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공정거래법 개정에 포함되어야 할 시대적 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독과점 시장구조와 시장지배적 남용행위에 대한 개혁
- 김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은 독과점의 폐해로부터 시장의 경쟁을 보호하는 것을 숙명으로 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번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에서는 이러한 재벌대기업 중심의 독과점 시장구조의 개선을 위한 ▲기업분할명령제, 계열분리명령제 등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명령 제도 도입, ▲시장지배적 지위 추정요건의 완화, 소비자이익 저해행위의 “현저성 요건 완화” 등 시장지배적 남용행위 규제 정비 등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개선대책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 “재벌” 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규제개혁
- 김 변호사는 재벌 기업집단이 사회적 타협책으로 제시된 지주회사 체계로 가는 과정에서 부채비율 제한 손자회사, 증손회사 등 허용, 자회사주식 의무보유비율 등의 규제 완화를 통해 과거 순환출자 시대 보다 더 많은 계열사를 보유하게 되어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더욱 심화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새로운 재벌 기업집단 규율과 경제력 억제 제도의 정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제한 및 자회사 주식보유비율 제한, 기존 계열사는 손(孫)회사까지(신규 계열사는 자회사만) 허용 등 지주회사 행위규제 정비, ▲공익재단을 통한 계열사 지배행위 규제의 도입, ▲기업집단 내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정비, ▲기업집단 구분과 적용규제의 정비 등을 제시했다.
- 부당공동행위(담합) 규제에 대한 개혁과제
- 김 변호사는 자진신고 감면제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담합규제 행정을 지적했다. 소위 ‘담합’이라고 하는 부당공동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적용되는 등 검찰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검찰과 유기적인 정보교환 및 검찰 강제수사에 적절히 협력하는 방식으로 공정거래행정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진신고 감면제도의 개혁, ▲검찰과의 협력행정 강화, ▲중소기업 거래조건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행위에 대한 원칙적 허용 등을 제시했다.
- 불공정행위의 규율에 대한 개혁과제
- 김 변호사는 불공정행위 근절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비해 불공정행위 감독과 처벌에 집중하는 행정력의 비중은 크지 않고, 불공정행위에 의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피해구제가 행정의 중심목표에서 벗어나있음을 꼬집고, 불공정행위의 성격과 그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에 대한 시각차이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16개가 넘는 많은 불공정행위를 그 성격과 유형, 심사방법에 따라 잘 구분하여 그에 맞는 심사와 처벌의 수준을 정하는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불공정행위 유형의 구분과 공정경쟁 저해성 적용범위 개선, ▲구성요건을 명확히 하고 부당성과 정당성 입증책임의 분화, ▲소위 “갑질”이라고 하는 거래상 지위남용행위에 대한 이론과 현실의 상당한 괴리의 극복, ▲형사처벌 조항의 정비 등을 제시했다.
- 절차법제와 행정과정의 개혁과제
- 김 변호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적 감독만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제재하거나 위하적 효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구제 기능뿐만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한 제재적 기능을 가지도록 공정거래법상 손해배상 제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민사·행정·형사 3측면의 종합적인 피해구제와 감독체계의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사인의 금지청구권 도입, ▲조사와 심의 절차의 제도 개선, ▲“동의의결” 이행감독제도 도입, ▲형사처벌과 전속고발제의 정비, ▲감독기구 체계의 정비 등을 제시했다.
-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의 새로운 정립을 위하여
- 마지막으로 김남근 변호사는 피해신고 사건의 처리지연이나 부실조사 시비가 제기될 때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피해구제 기관이 아니고 경쟁정책기관이라는 입장을 강조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불공정행위가 만연하고 이에 대한 피해신고가 봇물처럼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구제 기관이 아니라는 입장이 올바른 관점인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헌법 제119조에 나와 있는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의 이념을 실현시켜 나가는 방향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상과 역할도 달리 부여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이 지금까지 논의된 여러 내용을 담아내는 것은 물론, 시대적 과제들을 담아 새로운 공정경쟁 행정방향을 정립해 나가기 위한 논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황 교수(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이봉의 교수(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승룡 교수(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이동우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 박재근 본부장(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 구상엽 부장검사(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 김재신 국장(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 등이 토론자로 참석하여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참여연대는 학계 및 전문가로 구성된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방향에 대한 다양한 업계와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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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방향을 논하다
일시 및 장소 : 2018년 4월 25일 (수) 오전 9시 40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주최 : 국회의원 최운열, 국회의원 채이배, 참여연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업무추진과제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대해 경제민주화 실현과 급변하는 시대상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고, 특히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변화된 사회 변화 및 국민적 요구 등을 고려하여 전면 개정 추진시 현행 법률의 각 장별로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 좌장 : 이황 교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발제 : 김남근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 토론
- 이봉의 교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박승룡 교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민주주의법학연구회)
- 이동우 변호사, 참여연대 실행위원
- 박재근 본부장,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
- 구상엽 부장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
- 김재신 국장,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방향을 논하다
일시 및 장소 : 2018년 4월 25일 (수)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주최 : 국회의원 최운열, 국회의원 채이배, 참여연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업무추진과제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대해 경제민주화 실현과 급변하는 시대상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고, 특히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변화된 사회 변화 및 국민적 요구 등을 고려하여 전면 개정 추진시 현행 법률의 각 장별로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 좌장 : 이황 교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발제 : 김남근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 토론
- 이봉의 교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박승룡 교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민주주의법학연구회)
- 이동우 변호사, 참여연대 실행위원
- 박재근 본부장,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
- 구상엽 부장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
- 김재신 국장,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
민변·금속노조·참여연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범위
관련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 개정 촉구 의견서 제출
현행령, 총수 지분·내부거래 비율 높은 상장사에 오히려 규제 완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지분율 상장·비상장 공통 20%로 강화 촉구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전 시행령 개정으로 규제 공백 최소화 필요
1. 취지와 목적
- 오늘(4/4)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전국금속노동조합·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범위 개정 촉구 의견서(이하 “의견서”)>를 제출함.
- 문재인 정부는 2017.7.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18년까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적용대상 확대, 사익편취 행위 상시 감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음. 공정위도 2017.9.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등에서 공정 시장경제질서 확립을 위한 5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 방지’를 선정함.
- 그러나 관련 법률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시행령 제38조에 따르면, 법 적용대상인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제한한도가 상장법인 30%, 비상장법인 20%로, 총수일가 지분이나 내부거래규모가 큰 상장법인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완화되어 있으며, 일부 대기업집단의 경우 마치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0% 이하인 기업에 대해서는 일감몰아주기가 허용되는 것처럼 법을 악용하고 있음.
- 최근 공정위는 2018. 9. 정기국회 전 마무리를 목표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마련을 선언(https://bit.ly/2IuohsS)했음. 또한 공정위는 어제(4/3) 효성그룹 총수 2세인 조현준 등 경영진과 ㈜효성과 효성투자개발(주) 등 법인을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등을 위반한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혐의로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을 결정한 바 있음. 이와 같은 공정위의 행보는 환영할 만한 것이지만,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공정위의 발 빠른 대처가 시급한 것도 현실임. 특히 시행령 제38조 개정을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는 공정거래법 개정 이전에도 언제든 가능함.
- 이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전국금속노동조합·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계열사의 기준을 상장·비상장법인 구분 없이 모두 최소 20% 이상으로 강화하도록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를 개정하여 총수일가 사익편취의 실효성을 높일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하고자 함.
2. 주요 내용
○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확대의 필요성
가. 현행 법령
- 현행 공정거래법 제23조의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및 동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은 공시대상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이 특정 비율(상장기업 30%, 비상장기업 20%) 이상 보유한 계열회사에 대해서만 동조항의 규제를 적용함.
나. 현행 법령의 문제점
- 총수일가 지분율, 내부거래 비율, 배당금 지급율 등이 높은 상장회사에 오히려 사익편취 규제범위가 완화돼 있으나, 상장회사에 대해서만 규제를 완화해줄 합리적인 이유는 없음. 현행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은 203개이나, 상장회사에 대한 지분율 요건을 20%로 낮출 경우에는 추가로 28개 회사가 규제대상에 포함됨.
다. 주요 문제 기업
-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가까스로 30% 미만에 맞추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29.9%), 이노션(29.9%) 및 한진그룹의 한진칼(28.1%) 등은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를 초과하고 있음. 또한 현대그린푸드, GS건설 도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29.9%로 유지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피하기 위한 의도를 드러내고 있음.
라.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태 근절
- 단순히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만으로 총수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의 전가를 의심할 수는 없으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의 총수일가 지분율이 30%에 가깝다면, 내부거래를 통한 이익이 총수일가에게 이전될 위험이 항상 존재함.
- 일각에서는 기업집단 내부의 효율성 강화를 위한 수직계열화를 일감몰아주기 프레임으로 규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반박도 있음. 그러나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는 수직계열화를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뒤에, 주주인 총수일가에게 배당이나 주가상승과 같은 우회적인 방식으로 ‘부당하게’ 이익을 이전시키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임.
○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관련 시행령 개정의 필요성
가. ‘법’ 개정을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범위 확대의 한계
- 공정위(https://bit.ly/2IrfkjW)는 최근‘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공정거래법 개편안을 올해 정기국회에 맞춰 제출할 계획임.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달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추진은 환영할 만한 일임. 다만 개편안 마련, 국회 발의 및 통과에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됨.
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즉시 실현가능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범위 확대
- 일감몰아주기 등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는 ▲그 실태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규율할 필요가 있으며, ▲현행 공정거래법 제23조의2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범위를 시행령 제38조에 명확하게 위임했고,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직접 추진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 개정만으로 관련 규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음.
다.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확대 관련 기존 논의 존재
- 시민사회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정비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며, 국회에서도 공정거래법 제23조2의 지분율 요건을 최소한 20% 이상으로 하는 것을 공통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이 여럿 발의됨.
-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범위 확대에 대한 예측이 계속 제기돼 온 만큼, 규제 확대로 인한 급격한 시장충격 발생 가능성도 낮음.
○결론
- 시행령 제38조 개정을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는 공정거래법 개정 전에도 언제든 가능함. 이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 달성에 대한 실질적 의지를 재벌기업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임.
- 이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전국금속노동조합·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의 특수관계인 지분율 기준을 상장·비상장법인 구분없이 최소 20% 이상으로 강화하도록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를 조속히 개정함으로써 재벌들의 행태를 규율하기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서기를 촉구함.
공정위의 효성 총수일가 고발 조치, 무분별한 사익편취 행태 근절 계기 돼야
참여연대 신고 후 약 2년 만에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 검찰 고발
향후 조속한 시행령 개정 등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 노력해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오늘(4/3) 효성그룹 총수 2세인 조현준 등 경영진과 ㈜효성과 효성투자개발(주) 등 법인을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혐의로 30억 원의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참여연대가 효성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일가를 부당지원했다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23조의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위반으로 신고한 지 약 2년 만에 공정위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이라는 엄중한 제재를 내린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만시지탄이나 이번 결정이 시장에 만연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태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직접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신용파생금융상품을 활용한 우회적인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규제를 회피하는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관련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2016.5.18., ㈜효성의 비상장 자회사인 효성투자개발(주)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우회적인 방법’으로 부당지원하면서 공정거래법 제23조의2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공정위에 신고했다(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415645). 조현준 회장(당시 효성 사장)이 62.78%의 지분을 보유한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사실상 조현준 회장의 개인회사로, 2012년부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그 규모도 급속히 확대되어, 2014년에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효성은 경영난에 이른 총수일가의 개인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 지원 방안을 모색하여, 그룹 계열사인 효성투자개발(주)을 동원해 오로지 총수일가의 개인회사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총수익스왑계약(Total Return Swap, 이하 “TRS”)을 체결하도록 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 결과 총수 2세인 조현준 회장(당시 사장)에게 부당한 이익이 귀속되고 중소기업의 공정경쟁 기반마저 훼손되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가 “경영권 승계과정에 있는 총수 2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고 공정거래질서를 훼손한 사례를 적발하여 엄중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의 이번 제재는 참여연대의 신고 이후 약 2년 만에 이뤄진 조치이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정 위반을 이유로 총수일가를 고발한 것은 처음이고, 엄중한 제재를 내린 점은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공정위의 고질적인 늑장행정으로 그 의미가 반감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가 법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지원이 아닌 다양한 우회적인 방식의 지원을 모색하고 있는 현실에서, 간접적이거나 우회적인 방법으로 부당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제재를 내린 것은 의미가 크다. 따라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번 사례가 한편으로 ▲시장에 만연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태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 ▲공정위가 재벌 총수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조금 더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공정거래법 제23조의2는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 금지’를 통해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가 특수관계인(동일인 및 그 친족)이나 특수관계인이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에 대한 부당한 이익의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입법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마치 동법 시행령 제38조에서 제한하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상장법인 30%, 비상장법인 20%) 이하의 회사들에게는 일감몰아주기 등의 사익편취가 허용 가능한 것처럼 작동하고 있어 그 규제의 실효성이 퇴색되고 있다. 또한 상장법인의 경우 비상장법인에 비해 총수일가 지분이나 내부거래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장법인에 대한 특수관계인 지분율 제한이 낮은 상황이므로 이런 미비점을 보완하는 시행령 개정이 시급하다. 또한 효성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는 단지 공정거래법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행위는 결국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기 때문에 상법상 배임에 해당한다. 따라서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대표소송을 활성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여 이러한 행위에 가담한 이사들에게 철저한 책임을 묻고, 이를 통해 이러한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정위는 최근(3/20) 2018.9. 정기국회 전 마무리를 목표로 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마련을 선언하고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제정된 지 38년 된 공정거래법을 전면 개정하여 현대적이고 실효성 있는 법제도를 구축하겠다는 공정위의 행보는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공정위는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자산 5조원 이상 재벌 계열사의 기준을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모두 20%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는 2018.1.25.자 언론보도(https://bit.ly/2uGuoIx)에 대해 “현행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관련 지분요건을 법률 또는 시행령으로 개정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https://bit.ly/2GvYKyy)한 바 있다. 공정한 시장경제를 창출하겠다는 공정위의 다짐이 유독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태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도 중요하지만,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공정위의 발 빠른 대처가 시급한 것도 현실이다. 참여연대는 이번 공정위의 조현준 회장과 효성투자개발(주) 등에 대한 고발이 대기업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공정위가 조속히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를 개정하여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금지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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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개편에 앞서 공정위 적폐청산이 먼저다
전속고발권은 개편 아닌 ‘폐지’로, 조직체계 개편 논의도 필요
적폐청산위원회 설치해 국민적 불신 받은 사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 가려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9일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특위 내에 경쟁법제 분과, 기업집단법제 분과, 절차법제 분과 등 3개 분과를 구성하고, 법률 구성체계 개편 등 공통 논의과제를 포함해 17개 과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0년 제정 이후 38년 만의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으로, 공정위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야 할 책임이 크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특위 계획안에서는 '전속고발제'에 대한 폐지 입장이 분명하지 않고, 조사와 심판 기능 분리 등 기관 내 충돌하는 역할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으며,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자들에 대해 적극적인 권리보호와 구제 대책 의지가 안보여 아쉽다. 무엇보다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성찰 없이 법만 바꾸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정위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구로 도약하기를 원한다면 법 개편 논의와 함께 공정위 내부의 적폐를 바로잡는 일을 지금이라도 추진해야 한다.
전속고발권 ‘개편’ 아닌 ‘폐지’로, 조직체계 개편 논의도 필요
공정위는 앞서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의 논의결과 최종보고서를 통해 전속고발제를 선별적으로 폐지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전면폐지'인 대선공약에서 후퇴한 것인데, 이번 공정거래법 특위에서도 전속고발제 폐지가 아닌 ‘개편’을 논의할 계획이라 한다. 수차례 병폐로 지적되었음에도 독점 권한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공정위의 태도가 실망스럽다.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것은 공정위에 대한 신뢰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담함 등의 불법행위를 해온 기업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법무부 또는 검찰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공정위가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행정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구조적 모순도 큰 원인인 만큼 이번 기회에 이를 바로잡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관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우선 조사와 심판을 하나의 기관이 담당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 명이 선수와 심판을 동시에 맡는 것과 같아 객관성의 문제가 늘 제기되어 왔던 만큼 이번 기회에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충돌하는 역할의 분리 또한 꼭 필요하다. 독점이나 담합 등을 규제해 '경쟁을 보호'하는 역할과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해 '피해자를 보호'하는 이질적인 역할을 하나의 기관이 담당하는 모순도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와 피해구제만을 핵심업무로 하는 별도의 조사기구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히 그간 갑질에 고통받던 수많은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공정위 내부의 적폐청산이 먼저다
새정부 들어 주요한 권력기관인 검찰, 국정원, 국세청, 경찰 등은 모두 각기 명칭은 다르지만 과거의 잘못된 사건처리를 위한 별도의 위원회나 TF를 조직해 내부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해 왔다. 그러나 유독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러한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삼성물산의 삼성SDI의 주식 매각 문제, CJ E&M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국민적 의혹과 불신을 받은 수많은 잘못된 사례가 있었음에도 공정위는 이를 바로잡기보다 미온적으로 대처하였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경우 국민적 비난이 거세지자 마지못해 재조사TF를 꾸렸고 이마저도 공정위 출신 교수들로 구성해 재차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유가족들이 추천한 전문가를 포함해 TF를 꾸렸으나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비판은 계속됐다. 결국 발표된 내용 역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가습기살균제 사건처리와 관련해 왜 당시에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는지, 당시 사건 관계자의 책임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이 없어 또다시 국민적 비난이 일어난 바 있다. 특정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생길 때마다 근본적 해결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는 자세는 과거 정부가 보여오던 전형적인 구태이며 적폐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개편에 앞서 적폐청산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자를 징계해야 한다. 부정의하고 불공정했던 과거를 바로잡지 않고 정의와 공정을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진정성 있는 쇄신을 통해 ‘불공정거래위원회’라는 오명을 벗고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같은 사회·경제적 약자들에게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전속고발권 폐지조차 망설이는 공정위,
재벌개혁의 의지는 있는가?
– 대통령 공약대로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해야 –
– 경제력 집중 해소 없이 행위규제로는 재벌개혁 힘들어 –
공정위는 오늘(22일) ‘공정거래 법 집행 체계 개선 TF’의 논의결과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집단소송 도입, 기업의 자료제출의무 규정 마련, 전속고발권 개편안 등 11개 과제에 대한 논의 결과가 포함되었다.
이번 보고서는 공정위가 재벌개혁과 같은 근본적 구조 개선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참담한 내용이다. 애초에 TF가 법 집행체계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공정위는 그조차 제대로 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세부적인 과제를 살펴보면 공정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전속고발권 폐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유한킴벌리 봐주기 논란 등 여전히 공정위 내부 문제가 불거지고 있음에도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려는 것은 기득권 지키기에 불과하다.
집단소송과 징벌배상의 경우도 범위를 한정짓는 것은 제도의 의미를 반감시킨다. 집단소송은 공정거래 및 소비자 분야에만 한정하지 않고, 모든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 징벌배상도 한도를 최소 3배 내지 10배로 하는 것은 기업들에게는 큰 영향을 줄 수 없다. 기업들의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한도 없는 배상을 통해 실효성 있는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행위규제만으로는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물며 이조차 제대로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공정위가 재벌개혁을 말하고 있는 것은 진정성 없는 허언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행위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위해 기존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제도 강화, 일감몰아주기 방지 등의 규제강화와 함께 입법을 위한 활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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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가 천차만별이다.” “적정한 비용인지 알 수가 없다.” 동물진료비를 놓고 늘 제기되는 소비자들의 불만들이다. 현행 동물진료비는 지난 1999년 표준수가제 폐지 이후로 개별 동물병원이 자유롭게 정하도록 되어 있다. 동물병원들 사이의 자율 경쟁을 통해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진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였다. 수의사들은 자율경쟁 체제인 만큼 동물진료비가 비싼 곳과 싼 곳이 공존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비싼 병원 몇 곳의 사례를 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정말로 동물진료비는 개별 병원들의 자율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있을까? 뉴스타파 취재 결과, 지역 수의사회들이 동물병원들의 진료비 책정에 개입해 진료비 인하를 가로막고 있음이 사실로 확인됐다. |
무료 예방접종 해주려다 ‘왕따’ 된 수의사
광견병은 다른 질병들과 다르게 인수공통전염병이어서 사람도 감염이 될 수 있는 질병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더 나서서 보편적으로 많은 강아지들에게 접종을 시키자는 취지로 예방백신을 무료 지원하는 것이고요. 이처럼 공익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저 역시 사회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접종비마저 무료로 하려 한 것인데, 이렇게 수의사 사회에서 조롱당하고 손가락질 당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안양시 00동물병원 김두현 원장
경기도 안양시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두현 원장. 개원 1년을 갓 넘긴 그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무료로 해주려다 안양시 수의사회로부터 소위 ‘왕따’가 되어 버렸다.
김 원장은 지난해 10월, 안양시가 실시하는 하반기 광견병 예방접종 기간 중 시와 수의사회가 협의해 정한 접종비 5천 원을 받지 않고 무료접종을 실시하려 했다. 비용이 아까워 광견병 백신을 맞히지 않는 반려견 보호자들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는 게 이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소신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그는 자신의 병원 앞에 ‘광견병 백신 무료접종기간입니다’라는 홍보 현수막을 내걸었다.

광견병 예방접종은 평상시에는 백신값과 시술비를 합쳐 2~3만원 선이지만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1년에 두 차례 실시되는 ‘광견병 예방접종 기간’에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최대 5천 원 이하로 접종이 가능하다. 지자체가 광견병 백신을 동물병원들에 무료로 제공하고, 동물병원은 평소보다 시술비를 낮춰 최대한 많은 반려동물이 예방백신을 맞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안양시의 경우, 2011년까지는 경기도 예산으로 각 동물병원에 접종 시술료를 3천 원씩 지원했고 이에 따라 동물병원들은 소비자들로부터는 시술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다 2012년부터 경기도의 시술료 지원이 사라졌고, 이에 안양시 수의사회가 시에 건의해 소비자들로부터 시술비 5천 원을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 김두현 원장은 이처럼 한때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 바 있는 광견병 예방접종 사업인 만큼, 그 취지를 살려 자신이 시술료 없이 무료로 접종을 해주는 것 역시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안양시 수의사회 소속 수의사들은 김 원장에게 “쪽팔리게 이런 짓 하지 마라”, “안양시 수의사회의 단합을 저해하는 행동을 하지 말라” 등의 문자를 보내면서 집단적 비난에 나섰다. 안양시 수의사회 회장은 김 원장의 무료접종 방침이 수의사법상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경고하며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수의사법 시행령 20조 2에 명시된 ‘다른 동물병원을 이용하려는 동물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를 자신이 종사하거나 개설한 동물병원으로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김 원장의 광견병 무료접종은 정말 유인행위에 해당할까? 구체적인 설명을 듣기 위해 안양시 수의사회 조 모 회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그는 답변을 거절하고, 대신 법률의견서 한 통을 취재진에게 보냈다.
그런데 이 법률의견서에서도 광견병 백신 무료접종이 수의사법상 유인행위는 아니라고 돼 있었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경쟁사업자 배제행위’에 해당된다고 지적돼 있었다. 이는 ‘정당한 이유 없이 상품이나 용역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부당하게 낮은 대가로 용역을 공급해서 소비자를 경쟁자에게 가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라는 의미다. 즉, 김 원장의 광견병 예방접종 무료 실시는 부당할 정도로 낮은 시술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의견들도 많았다. 경상대 수의과대학 이후장 교수는 “광견병 예방접종비를 무료로 할지 말지는 개별 병원장 마음”이라면서 “다만, 병원비를 받는다는 것은 진료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무료접종에 따른 책임도 수의사가 지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광역시 동물병원 간호사는 “저소득층 반려견 보호자들 중에는 5천 원 지출도 부담스러워 광견병 백신도 안 맞추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무료접종을 실시하는 것을 유인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자문을 요청한 홍석구 변호사 역시 광견병 백신 무료접종을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의사법과 공정거래법의 취지는, 경쟁 사업자를 배제시키거나 우위에 서겠다는 정당치 못한 목적을 위해 과도한 출혈까지 감수하는 행위를 막으려는 것”이라면서 “광견병 백신 무료접종의 경우 정부에서 공짜로 받은 백신에 대해 시술료만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은 목적 자체를 부정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유인행위로도, 경쟁사업자 배제행위로도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광견병 예방접종사업 시행 주체인 안양시 역시 이에 대해 분명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수의사들 내부에서도 무료접종의 의도에 대한 해석이 다양한 상황이어서 어느 쪽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년부터는 다시 시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광견병 백신 접종비를 무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반려견 보호자들이 최소의 비용으로 광견병 예방접종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 취지라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가이드라인을 지켜라” 진료비 담합 의혹
지역 수의사회가 개별 동물병원의 진료비 결정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안양시만의 일이 아니었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한 광역시 수의사회가 역내 동물병원들에 진료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그 보다 낮은 가격을 받을 경우 압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 뉴스타파가 입수한 한 광역시 수의사회의 진료비 가이드라인 문건. 필수 예방 접종비부터 중성화 수술, 스케일링 비용 등 각종 수술비에 대한 진료비 기준이 적혀있다.
뉴스타파는 최근, 동물진료비 가이드라인이 명시된 한 광역시 수의사회의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 가이드라인에 적힌 진료비는 2016년 말부터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다. 문건에는 △반려동물 필수 예방접종 항목과 비용 △주사비 1대와 X-ray 1장당 비용 △초음파(복부 기준)검사 비용 △중성화 수술 비용 △스케일링 비용 등 각종 진료비와 수술비에 대한 최소 금액이 제시돼 있다.

해당 광역시 수의사회의 가이드라인에 적힌 진료비는 서울 및 6대 시도 평균과 비교할 때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개별 병원들이 진료비를 이보다 얼마든지 높게 받을 수는 있어도 조금이라도 낮게 받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광역시의 한 간호사는 “가이드라인보다 진료비를 낮게 받으면 지역 수의사회 회장이 직접 병원으로 찾아와 항의한다”며 “원장님이 이런 압박에 부담을 느끼고 눈치를 보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얼마든지 싸게 진료할 수 있음에도 다른 병원들 수준에 맞춰 비싼 값을 불러야 하는 경우마저 적잖이 발생한다고 이 간호사는 말했다. 다른 병원들보다 진료비가 너무 낮으면 오히려 보호자들이 병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양이가 있었는데 방광염 증상이 있었어요. 다른 병원에서 수술비 200만 원에 받았는데 저희 병원에서는 원래 한 50만 원 정도 받으려다가 (보호자 분이) 다른 데에서는 더 비싸게 받고 그런데 저희 병원은 너무 싸고 이러니까 고민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오히려 더 저렴하게 받을 걸 좀 더 불러서 받은 적도 있었어요.
A광역시 동물병원 간호사
수의사 단체가 진료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일종의 담합 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부산시 공정거래위원회는, 동물 예방접종비를 담합하고 진료비를 할인해주는 병원을 제재한 부산시 수의사회에 대해 3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던 바 있다.

취재진은 이같은 사실을 근거로 해당 광역시 수의사회 회장의 입장을 물었으나, 그는 진료비 가이드라인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수의사회의 또 다른 임원은 취재진에게 “이런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 기준이 없으면 과도하게 싼 진료비를 미끼로 해 손님을 끌려는 병원들이 생기게 되기 때문에, 사실 불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면서 사실상 진료비 담합 행위를 인정했다.
이처럼 실질적으로 수의사회 차원에서 결정되고 있는 진료비를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을까. 애견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한 반려견 보호자는 “동물병원에서 2~3만 원 받는 예방백신을 동물약국에서 직접 구입해보니 3천 원 수준이더라”면서 “이런데도 과연 시중 동물진료비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최경선 대표는 “동물진료비에 일정한 기준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문제의 가이드라인은 소비자 측과는 어떠한 논의도 없이 수의사단체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비슷한 일은 경기도 고양시에서도 있었다. 수의사들의 비공개 인터넷 카페인 ‘대한민국수의사’에는 지난해 3월 ‘고양시 000동물병원 조정위원회 결과 올려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고양시 수의사회는 지난해 3월 조정위원회를 열어 한 동물병원 원장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병원 인근의 애견센터와 연계해 진료비를 할인해주고, 모든 반려동물 백신비를 30%할인(1회 종합백신비 17,500원)해준 행위에 대한 징계였다.
회원 자격이 정지된 병원장은 조정위원회에서 “동물병원 접종비를 낮춰서 반려인의 동물병원 진입 장벽을 낮추자”고 제안했지만, 고양시 수의사회는“‘고양시 수의사회 권고안’대로 접종비를 받던 병원들의 접종 수익을 뺏는 진료 유인행위”라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양시 수의사회도 진료비 권고안, 즉 가이드라인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높다.
이에 대해 고양시 수의사회 임 모 회장은 “고양시 수의사회는 단순히 친목단체이기 때문에 수의사회에서 제재하는 행위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으며, 실제로 자격이 정지된 동물병원 원장은 현재 자유롭게 영업을 계속 하고 있기도 하다”면서 “진료비를 자유롭게 정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되, 다만 수의사회를 떠나서 그렇게 하면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수의사회를 탈퇴한 채 병원을 운영하라는 건 사실상의 압박 행위다. 고양시 한 동물병원 원장은 “지역 수의사회에 속한 수의사들이 대부분 선후배들인데다, 진료 측면에서나 그 밖의 측면에서도 서로 도움을 받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수의사회에서 빠지라는 말 자체가 압력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물 진료비 가격 비교 사이트에도 “우리 영역 건들지마라” 수의사회 압박
동물진료비와 관련한 지역 수의사회의 압박은 개별 동물병원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수의사회는, 여러 동물병원들의 진료비 비교한 뒤 진료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등장하자 역시 여러 방식으로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만든 이찬범 대표는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다가 진료비가 너무 불투명하다는 생각에 진료비를 공개해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게 됐는데,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지역 수의사회로부터 ‘너희가 뭔데 우리 영역을 건드리느냐는 식의 항의전화를가 숱하게 걸려왔다”고 말했다.

우회적인 간접 압박도 병행됐다. 이 사이트에 입점한 동물병원들에게 입점 철회를 종용한 것이다. 이찬범 대표는 “어떤 동물병원 원장님은 우리 사이트에 상품을 올린 지 딱 이틀 만에 전화를 걸어와서는 ‘도저히 못 견디겠다, 제발 내려달라’고 사정하기도 했고, 또 다른 분도 ‘계약기간은 1년이지만 도저히 지킬 수가 없는 상황이니 사이트에서 좀 빼달라’고 요청해와 모두 빼드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수의사들이 모두 학연과 지연으로 얽혀 있다 보니 지역 수의사회의 압박을 이겨내기가 어려운 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별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수의사회 차원의 개입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높다. 홍석구 변호사는 “업무방해라는 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에 의한 위력을 가하는 것인데, 협회의 힘으로 일반 동물병원 원장들에게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영업을 방해하는 업무방해 소지가 크고 그 자체로 불공정거래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깜깜이’ 동물 진료비… “공시제·수가제 도입 필요”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동물진료비는 표면적으로는 개별병원 자율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지역 수의사회를 통해 결정되고 있다. 사실상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있는 셈이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과연 적정한 수준인지 의심을 거두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려동물 인구가 많은 외국의 경우에는 동물진료비의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시제나 수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수의사회가 자체적으로 평균 동물진료비를 조사해 격년마다 소비자에게 공시한다. 소비자들에게 적정 가격에 대한 비교 기준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캐나다와 중국의 경우엔, 정부가 수의사회를 지원해 적정 진료비 산출과 공시를 유도한다. 수의사회가 동물병원들의 진료비들을 전수조사해 적정 진료비 수준을 산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고, 그 결과로 나온 진료비를 정부와 협의를 거쳐 소비자에게 공시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민간보험사가 동물병원과 제휴를 맺고 해당 병원들로부터 진료비 정보를 얻어 일부 진료비를 공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들은 동물진료비에 대해 표준수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진료비에 하한가와 상한가(하한가의 최대 3배) 기준을 정해두고, 그 사이에서 개별 동물병원들이 자율적인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일정한 한도의 가격 내에서 진료서비스의 품질에 따라 비용 지출 규모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동물병원 진료비의 대안을 모색하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동물병원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김현주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은 “독일의 표준수가제가 우리가 차용할 만한 제도 같다”면서 “동물병원들끼리 너무 출혈경쟁이 되면 병원을 유지할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다른 진료비가 오히려 더 비싸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도 독일처럼 하한가와 상한가가 모두 존재하는 어느 정도의 진료비 기준이 정해지면 수의사와 보호자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는 외국이라고 해서 동물진료비가 우리나라보다 절대적으로 낮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는 진료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데, 그 이유는 외국에는 동물보험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 동물보험 가입률은 영국 20%, 독일 15%, 미국 10%, 일본도 5%에 가까운 반면 우리나라는 0.1%에 불과하다. 외국보다 동물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도 적고 보장되는 질병의 범위도 좁다 보니 보험가입률이 극히 저조한 것이다.
이같은 동물보험 활성화 역시 진료비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있을 때에 가능해진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동물보험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동물 등록률이 낮다는 점과 진료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 이 중 진료비의 예측가능성만 조금 높아져도 보험료 산출이 쉬워져 현재보다 보험이 훨씬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물진료비에 일정 범위와 기준만이라도 정해놓고, 이를 투명하게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초부터 반려동물 진료비 정책 개선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올해 안에 공시제나 수가제 등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진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과연 보호자와 수의사들 사이의 오랜 불신을 종식시킬 해법이 나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취재 : 홍여진, 전다혜, 신동윤, 김성수
촬영 : 김기철, 김남범
편집 :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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