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우거진 숲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들이다 –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을 다녀와서

‘적폐 청산’은 협력과 공존을 어렵게 만든다. 결국 정치는 축소되고 권력자는 소외된다
삶의 비극은 악의만이 아니라 어리석음에서도 초래된다는 말은 옳다. 완전한 인간은 현실이 될 수 없으며, 누구든 과오와 오류의 가능성을 숙명처럼 이고 사는 게 인간이다. 우리 모두 완전히 불완전한 존재이며 인간사 또한 확실히 불확실하다는 것, 따라서 타인과 연대하고 이견으로부터도 배워야 한다는 것, 그런 전제 위에 민주주의는 서 있다. 같을 수 없는 차이와 해결할 수 없는 갈등은 민주적 삶의 본질이다. 그걸 없앨 수는 없지만 그 속에서 협력과 공존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키워갈 수 있다.
증오와 적대가 아닌 더 풍요로운 생각과 개성적 특별함으로 채워지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 정치란 바로 그런 기능을 하는 인간 활동을 가리키는 바, 그래서 예부터 철학자들은 정치가들에게 완전한 해결이 아닌 좀 더 나은 대안, 절대적으로 옳은 것보다는 조금 더 바람직한 선택, 퇴보 없는 전진이 아니라 때로 실패하고 나빠질 때도 있지만 다시 노력하는 길을 권했다.
적폐(積弊)가 뭘까. 한자 뜻으로는 ‘묵은 폐단’이다. 오래된 말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옛 기사 검색을 도와주는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신문아카이브를 보면 1890∼1950년 폐단이라는 용어는 있어도 적폐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다. 국회가 제공하는 회의록 시스템에 따르더라도 1948년 제헌국회에서 1987년 민주화 이전까지 40년 동안 적폐가 포함된 국회 발언은 15회에 불과한 반면, 그 뒤 434회나 등장하고 그 가운데 313회가 2012년 이후에 나타났다. 지난 5년 남짓 동안 집약적으로 표출된 최첨단 용어가 적폐인 것이다.
의미의 맥락도 달랐다. 애초 적폐는 구습·구악 같은 보통 말이었다. 집권 초 개혁 드라이브로 여론의 큰 반향을 얻었던 김영삼 대통령이 ‘30년 적폐 씻어내기’를 말했지만, 그때도 별 주목은 받지 못했다. 변화는 2014년에 일어났다. 그해 4월 16일 세월호의 비극 전까지 적폐를 말한 정치인은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가 유일했다. 그는 자신을 가리켜 ‘적폐를 해소하고 굽은 것을 바로잡는’ 데 진력한 사람으로 자평했다. 그러던 것에서 4월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건의 원인으로 오래된 적폐를 지목하고 이를 척결하겠다고 밝힌 다음 상황은 달라졌다. 5월 한 달 만에 적폐 청산을 다룬 언론 기사가 1000건가량 생산될 정도였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를 계기로 적폐가 박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 사이에서 완전히 새로운 정치 언어로 재창조되었다는 점이다. 그 핵심은 ‘적폐=좌익 정권 10년’으로 동일시하는 것이었다. 표현 방법도 새로워졌는데, 그것은 ‘적폐 세력’ ‘적폐 국회’처럼 특정 세력을 인격화해서 지목하는 관형어로 자리 잡았다는 데 있다.
결과는 정치의 축소였다. 국회와 야당을 적폐로 규정할 때, 노조와 사회운동을 척결 대상으로 공격할 때 정치가 해야 할 갈등 조정 기능은 인정될 수 없었다. 역으로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적폐 청산을 호소하려는 경향은 커졌고, 이에 미온적인 집권당 내부 세력을 향해서는 ‘배신자’로 공격했다. 그 절정은 “국민이 나서서 국회를 심판”해 달라는 박 전 대통령의 20대 총선 메시지였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귀결되었는지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총선에서 친박 세력은 몰락했다. 대통령은 정치와 사회 모두로부터 소외되었다. 가능한 것은 청와대 은둔 생활이었다. 그 끝은 자신이 그렇게나 믿었던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것이었다.
적폐는 불러들이지 말았어야 할 정치 언어였다. 척결과 청산이 통치 목적이 되면 증오와 적대를 자극할 뿐 할 수 있는 협력도, 가능한 조정도, 미래지향적 공존도 어렵다. 적폐 척결에 나서자는 사람들의 심성만 사납게 할 뿐 좋은 변화에 필요한 오랜 준비와 지루한 노력은 경시된다. 더 큰 문제는 소수의 격렬한 찬반 세력을 제외하고 나머지 다수의 사람들을 괴롭히고 밀어내는 데 있다. 좌경 척결, 종북 척결, 귀족노조 척결, 적폐 척결과 같은 정치 언어가 겉으로는 뜨거운 힘을 갖는 것 같지만 궁극엔 권력자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정치의 기능은 사회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변화의 가능성을 넓힐 때 빛나는 바, 이제 이 모든 이야기는 문재인 정부에 해당하는 일이 되었다.
박상훈 정치학자 정치발전소 학교장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0905/86167987/1#csidx08a28b9aeecbe46ac0cb2c1b4da8426 

에너지시민회의 논 평 |
전기요금 인하가 아닌 정상화, 과도한 영업이익은 배당잔치 대신 빚 갚는데 써야
원가연동제와 실시간 전기요금제 실시
탄소세, 핵연료세 부과로 사회환경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
에너지세 부과로 재생에너지와 효율화 투자 재원 마련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이익이 11조 3천억 원을 기록하자 전국경연인연합회에서‘전기요금 인하’를 들고 나왔다.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싼 전기요금으로 특혜를 누려온 대기업들이 특혜 위의 특혜를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5년간 원가이하의 전기요금 책정으로 인해 10조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때 자발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제안했던 적이 있던가. 한국전력은 2015년 말 기준 107조 3천억 원의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다. 그런데도 1조 9천9백억 원이나 배당했고 이 중 외국인 주주들이 가져간 돈이 6천2백억 원에 달한다. 과도한 영업이익은 배당잔치가 아니라 부채를 갚는데 써야 한다. 또한, 비정상적인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고 있는 한국전력의 영업이익 문제는 전기요금 인하가 아니라 전기요금 정상화로 해결해야 한다. 탄소세와 핵연료세로 사회환경비용의 내재화, 원가연동제로 비정상적인 적자와 흑자 방지, 실시간전기요금제로 전기수요관리, 에너지세 부과로 에너지신산업 활성화가 그 답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영업이익 11조3천억 원과 영업외이익 10조 8천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매출이 60조이니 영업이익율이 19%나 된다. 2014년 기준 전 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4.6%에 비하면 과도하게 높다. 그런데 한국전력공사는 당기순이익 13조 4천억 원 중 1조 9천9백억 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주식의 51%를 소유하고 있어 절반의 배당금을 가져갔는데 외국인 주주의 비율이 31.32%라서 6천2백억 원이 외국인주주들에게 지급되었다. 이 배당금은 사실 부채를 갚는데 써야 했다. 노무현 정부 말기였던 2007년 말 한국전력공사의 부채는 21조 6천억 원이었다. 전기요금 상대가격을 EU 평균보다 40%까지 낮추었던 이명박 정부 시절 발전소 건설이 집중되었고 그 결과 2012년 말 한국전력공사의 부채는 95조로 급증했다. 2015년말 부채는 107조3천억 원에 이른다. 배당잔치를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기요금은 현재로도 유럽연합, 일본, 심지어 중국보다도 싸다.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온갖 환경파괴, 인명피해, 사회적 갈등 비용을 발전단가에 제대로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석탄발전의 연료인 석탄에 탄소세를, 핵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에 핵연료세를 부과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현재의 석탄, 원자력발전 중심의 발전공급을 재생에너지 공급과 에너지효율 체계로 전환하는 데 드는 재원을 에너지세 부과로 마련해야 한다. 세계와 약속한 온실가스 37%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기소비를 줄이는 것은 지상과제다 이를 위해 전기 소비자가격은 올릴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현재와 같은 낮은 전기요금 기조는 전환되어야 한다. 전기소비를 줄이기 위해 전기 판매가격에 에너지세를 부과해 전기 소비자가격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영업이익을 세금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 세금은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산업투자, 에너지효율산업투자, 저소득층 에너지복지산업을 위해서 쓰여 져야 한다. 재원부족 구실로 폐지한 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에도 도움 된다. 그 결과 에너지신산업이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되어 일자리는 늘어나고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에너지세를 부과해 전기 판매가격을 높이게 되면 전기다소비 수용가의 부담이 높아지게 된다. 전기소비의 60% 가량이 산업용 전기소비이고 전기 다소비업체는 대부분 대기업들이다. 가정용은 13%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2014년 말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158조에 이른다. 그런데 제조업의 제조원가 중 전력비 비중은 2014년 통계로 1.6%밖에 되지 않는다. 전기요금 10~20% 올려도 별 부담이 없다. 대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고 들고 있는 돈을 에너지세금으로 거둬들여 다시 투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세금의 역할이다. 에너지세는 전기소비도 줄이고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비정상적인 에너지요금 체계와 비정상적으로 싼 전기요금으로 인해 전기수요관리에 실패한 정부는 이를 바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비정상적인 전력수요 증가를 전망했다. 그 결과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는 물론 민간자본의 발전소 건설을 부추겼다. 이는 한국전력공사 부채 급증을 낳았다. 한편으로, 전기소비가 예상만큼 늘지 않아 기저발전인 석탄화력과 핵발전만으로도 전기수급이 충분해지자 전력거래소의 계통한계가격은 80원대까지 떨어졌다. 원가연동제가 아니라서 정부가 전기요금은 그대로이다 보니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이익은 급증했다. 그런데 이익은 그들만의 것이었다. 첨두부하를 담당하던 천연가스 발전의 가동률은 떨어져 손해를 보고 계통한계가격을 기반으로 하는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가격은 낮아져서 재생에너지산업은 침체되었고 싼 전기요금으로 에너지효율산업화도 먼 나라 얘기다. 그런데 전경련은 지금보다 전기요금을 더 낮추자고 주장한다. 전기요금 인하는 당장의 달콤함에 취해 경제 체질 개선을 포기하는 ‘아편’과 같다. 비정상적인 전기요금 체계로 전기다소비 산업을 제외한 모두가 손해를 입고 있고 새로운 기회를 놓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전기요금 정상화를 통해서 해묵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때다. 국민대토론회를 통해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2016. 3. 31
에너지시민회의
기독교환경연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녹색교통, 녹색연합, 생태지평, 여성환경연대, (사)에너지나눔과평화, 에너지전환, 한국YMCA전국연맹, 한살림연합, 환경과공해연구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 문의: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 (010-4288-8402)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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