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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2019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 – 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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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2019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 – 총론

익명 (미확인) | 화, 2018/11/06- 10:35

2019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 – 총론


남찬섭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부의 2019년 예산안은 전년도 428.8조 원에 비해 41.7조 원 증가한 470.5조 원으로 편성됨. 이는 증가율로는 9.7% 증가한 것으로,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당시 10.6%의 증가율을 제외하면 2000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임(기획재정부, 2018). 실제로 정부총지출예산의 연평균증가율은 이명박 정부 기간에 5.2%였으며 박근혜 정부 기간에는 4.0%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도 예산의 증가율 9.7%는 상당히 높은 것이라 할 수 있음.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지출(이하 ‘사회복지지출’)(12.2%)과 교육지출(10.4%), 산업분야지출(14.1%), 일반‧지방행정지출(12.9%)이 정부총지출 증가율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음. 산업분야지출을 제외하면 대체로 국민생활에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야의 지출증가율이 높다고 볼 수 있음. 

 

이러한 정부예산편성은 다소간의 논란은 있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및 포용복지국가 기조에 근거한 것이라 볼 수 있음. 그간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서는 논란도 많이 되었고 그에 따라 정부의 정책기조 천명도 몇 차례 있었지만 포용복지국가론에 있어서는 별 다른 움직임이 없었음. 그러다가 올해 9월 열린 사회정책전략회의에서 사회정책의 비전으로 ‘포용과 혁신의 사회정책’을 발표하여 포용국가론의 기조를 밝힌 바 있음(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관계부처합동, 2018)(명칭이 ‘포용복지국가’에서 ‘포용국가’로 변경됨). 

 

 

2019년 예산안 편성의 기본방향으로는 ①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한 재정의 역할 강화, ② 일자리, 혁신성장, 경제 살리기에 중점 투자, ③ 소득재분배,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지원도 대폭 확대의 세 가지가 강조되었고, 투자중점으로는 ① 일자리 창출, ② 경제활력 제고, ③ 사회안전망 확충, ④ 삶의 질 개선, ⑤ 안심사회 구현의 다섯 가지가 강조되었음. 그리고 2018년 예산에 이어 재정개혁과 관련하여 국민참여예산이 포함된 것이 주목할 만함.

2019년 정부예산안의 기조가 예년에 비해 소득재분배나 삶의 질 개선을 좀 더 강조하는듯하여 다소간의 변화가 있다고 할 수도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의 예산안 편성기조를 보면 아주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도 알 수 있음. 즉 경제의 구조개혁을 위한 재정역할은 문구만 조금씩 달리할 뿐 거의 매년 예산안 편성기조에 포함되고 있으며, 재정건전성 확보 내지 지출구조조정, 그리고 경제활성화 역시 거의 매년 포함되고 있음. 

 

최근 포용국가비전의 발표와 크게 상관없이 2019년 예산안 편성에서도 전반적인 기조는 경제성장에 맞추어져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음. 즉, 기본방향에서 소득재분배와 삶의 질 개선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문구를 자세히 보면, 소득재분배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재정의 역할은 그 앞의 구조개혁을 위한 재정의 역할 강화와 일자리‧혁신성장‧경제살리기에 대한 투자가 우선된 후에 추진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강하게 내포한 것으로 보임.

 

또한 투자중점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에서 유행처럼 사용되었던 ‘사회안전망 확충’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 사회안전망이 외환위기 당시 삶의 급격한 추락을 경험하던 한국의 사회구성원들에게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포용국가를 주창하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도 사회안전망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는 보다 진지한 검토가 필요함. 

외환위기 이후 사회안전망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되었던 데에는 당시 한국사회에서 삶의 추락을 경험하던 국민들에게 안전판이 필요했다는 것도 한 원인이 되었지만, 그 때가 한국에서 복지국가가 비로소 태동하였고 그에 따라 권리로서의 복지가 강조되던 시기였기 때문이었음. 그런 배경에서 사회안전망은 국가에게는 안전망 제공의 책임을 부여하고 국민에게는 그것을 권리로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을 낳았음. 

 

포용국가론 역시 극심한 양극화로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소외되는 서민들에 대해 국가가 정책적으로 포용한다는 의미여서 나름대로 현재 한국사회의 시대적 배경에 기초한 것이라는 점은 사실임. 하지만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주권과 국민참여가 국민들의 인식 속에 보편화되었고, 나아가 미투운동에서 보듯이 차별문제의 해결이 화두가 된 점 등도 감안한다면 포용국가론이 과연 이러한 주권과 참여, 차별해소 등의 흐름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

 

더욱이 올해 9월 사회정책전략회의에서 포용국가비전은 ‘포용과 혁신의 사회정책’이라 하여 분배와 혁신의 양대 축이 강조된 소득주도성장론과 유사하게, 사회정책에서도 포용과 혁신의 양대 축이 강조되는 것으로 보임. 자본주의 경제라는 것이 경쟁을 본질로 함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그에 따라 새로운 요구와 문제를 낳으므로 사회정책 역시 항구적인 혁신요구에 노출된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 혁신이 어떤 방향으로 그리고 어떤 성격으로 추구되는가임. 구조개혁을 위한 재정의 역할이나 일자리‧혁신성장‧경제살리기에 뒤이어 추진될 수 있는 사회정책이라면 그 사회정책에 요구되는 혁신이 긍정적인 것일지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함.

 

세부적인 평가

 

2019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총지출예산은 72.4조 원으로 전년도 63.2조 원 대비 9.2조 원(14.6%) 증가하였음. 이는 정부총지출예산의 증가율보다 높은 것이며, 사회복지지출(보건‧복지‧고용지출의 증가율: 12.1%)보다 높은 것임. 복지부 총지출예산의 증가규모(9.2조 원)는 정부총지출예산 증가규모(41.7조 원)의 22.1%에 해당함. 2019년도 보건복지부의 총지출예산 72.4조 원은 정부총지출예산의 15.4%에 달하고 사회복지지출예산 162.2조 원의 44.6%에 달하는 규모임. 

 

 

2019년도 복지부 총지출예산 72.4조원을 정책의 하위분야별로 보면 노인 예산(26.1%)과 취약계층지원 예산(22.4%), 아동‧보육 예산(21.6%)이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남. 노인예산이 증가한 것은 기초연금 인상(2019년 4월부터 소득하위 20%에 대해 현행 월 25만원→30만원 인상 등으로 2.4조원 증액)이 주된 원인이며, 취약계층지원예산이 증가한 것은 장애인복지 예산의 증가(5,113억 원)가 주된 원인이고, 아동‧보육 예산의 증가는 아동수당 예산의 증가(1.2조 원)가 주된 원인임. 

 

이와 더불어 일자리 예산도 크게 증가하였음. 앞에서 분야별 재원배분에서 본 것처럼 정부총지출예산에서도 일자리예산은 23.5조원으로 2018년의 19.2조원에 비해 22.4%(4.3조원) 증가하여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음. 이러한 일자리예산은 ①민간일자리창출지원과 ②재정지원일자리 확대, ③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④직업훈련 강화로 나누어지는데 복지부문의 일자리는 주로 재정지원일자리와 공공부문일자리에 집중되어 있음.

 

재정지원일자리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아이돌봄이나 노인돌봄 등에서의 여성일자리 확대(1,653억 원 증액)와 노인일자리 및 장애인일자리 확충(2,125억 원 증액) 등이 있음. 공공부문일자리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커뮤니티케어 제공인력,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력,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노인돌봄기본서비스 인력, 장애인 활동보조인 등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6만 9천명, 6,309억 원 증액), 사회서비스원 설립 지원예산(68억 원 신규 편성),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확충(보조교사 1.5만 명, 대체교사 700명, 9,219억 원 증액) 등이 있음.

 

그러나 정부가 2019년 예산안에서 증액한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대부분은 아이돌보미 시간당 수당 7,800원, 어린이집 보조교사 인건비 월 97만3천원, 다함께 돌봄센터 돌봄교사 월급여 100만 원 이하 등 대개 월급여가 100만 원 수준이거나 또는 그 이하로, 최저임금에 겨우 도달한 수준임. 정부의 예산안은 단지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양적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현재도 열악한 환경에 놓인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등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데에는 소홀한 것으로 보임. 공공부문 일자리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국정과제로 설정한 사회서비스공단의 설립 등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나 내년도 예산안에서 사회서비스원의 시범사업 예산이 지역별 12명의 인건비인 14억 원을 지원하는 것에 그쳐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기에는 크게 부족할 것으로 판단됨.

 

2019년 예산안에서 일반회계로 편성된 사업 중 2018년 예산에 비해 절대적 증액규모가 큰 사업으로는 의료급여 예산 1조 449억 원 증가(19.5%), 건강보험 지원 예산 8,032억 원 증가(14.7%), 주거급여 예산 5,477억 원 증가(48.7%)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상대적 증액 비율이 높은 사업 중에서는 아동자립지원 예산 131억 원(1,180.7%) 증가, 1차의료 활성화 예산 71억 원 증가(167.2%), 저출산고령사회정책개발관리 예산 132억 원 증가(147.3%), 보건산업정책 예산 122억 원 증가(145.5%)를 꼽을 수 있음.

 

하지만 기초생활보장에 대한 예산의 증액에도 불구하고, 이미 2018년 예산부터 반영한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제외하면, 광범위한 비수급 빈곤층을 양산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없다고 평가할 수 있음. 건강보험 지원 예산이 늘어난 면도 자세히 살펴보면,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에 해당하는 일반회계 국고지원금보다 낮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나, 국회의 예산심의과정에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 보건의료 빅데이터 관련 사업 등 신규사업이 대거 편성된 보건산업정책 예산은 시민의 건강권 확보라는 공공성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보건의료 관련 산업발전을 위해 추진될 우려가 높으므로, 해당 사업들의 예산 증액은 보다 면밀히 검토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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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지침’ 공식 폐기 환영한다


양대지침 폐기는 당연한 귀결, 고용노동부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헌법·노동관계법상 노동권을 보장·확대할 노동행정이 절실해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이 오늘부로 폐기되었다. 소위, ‘양대지침’의 당연한 귀결이다. 지난 정권이 강행한 양대지침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따라 노동자를 해고하고 노동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었다. 양대지침을 폐기한 고용노동부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노동조건의 기준을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써 규율하도록 한 헌법과 부당한 해고를 제한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정지침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고 강행한 고용노동부의 지난 행적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며 노·사관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불필요한 대립과 갈등을 유발했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


양대지침의 폐기와 함께, 양대지침이 의도했던 바인 ‘사용자 일방’에 의한 더 쉬운 해고와 노동조건 결정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이 법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이므로 근로 관계 당사자는 이 기준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낮출 수 없”으며(법 3조)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고(법 4조)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저임금불안정노동의 확산, 10%에 미치지 못하는 노동조합 조직률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고려하면, 해고의 문제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노동조건조차 절대 다수의 사업장에서 ‘사용자 일방’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현장에서 노동조건이 사용자 일방에 의해 결정되는지, 그 내용이 노동3권을 훼손하지 않는지, 고용안정과 임금 등 노동조건을 후퇴시키지 않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것이다. 


행정지침의 문제는 비단, ‘양대지침’에 한정된 사안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사용자 일방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헌법과 근로기준법 등의 취지에 배치되는 행정지침을 양산해왔고 이를 통해 현행 노동관계법 등을 무력화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훼손했다. 양대지침의 폐기를 계기로, 현행 행정지침을 점검하여 법의 취지에 맞게 폐기·개선해야 할 것이다. 양대지침을 공식 폐기한 고용노동부의 결정을 환영한다. 헌법와 노동관계법에 명시된 노동자 권리의 실질적인 보장과 확대를 위한 노동행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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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9/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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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테이블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 이대로는 안 된다

 

 

개요

O 일시 : 2017년 9월 5일(화) 오후 2시-4시

O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O 공동주최: 시민평화포럼, 참여연대

 

프로그램 

사회  박정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패널 

  •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 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 분야별 전문가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으로 진행됩니다.

 

O 문의 : 시민평화포럼 (한광희 사무국장 010-8891-2013),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email protected]
 

목, 2017/08/3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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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싸영신

 

내년에는 사드 뽑고 평화 심자

송싸영신

 

2017년 12월 30일(토),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14시 음식나눔 18시 송싸영신

 

올해 마지막 소성리 토요촛불, 2017년 출연진 총출동!

1년 동안 연대해주신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

 

후원 : 농협 351-0967-8332-83 사드저지소성리종합상황실

 

 

월, 2017/12/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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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1심 판결 깊은 유감

헌법과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훼손과 직권남용 및 실제적 강요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양형,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어

 

어제 (7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정치적 반대 문화 예술인들을 국가 지원 사업에서 배제하기 위해 이른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등을 주도한 핵심인물인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에 징역3년을 선고했고, 김기춘 전실장과 함께 협의, 실천했던 김종률 전교문수석, 김종덕 전문체부 장관 등 관련자들도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조윤선 전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위증한 것만 유죄로 인정되고 블랙리스트 관련은 무죄가 선고되었다. 


블랙리스트는 헌법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와 국가의 중립성 의무를 심대하게 훼손하여 민주주의의 기본을 흔든 사건이다. 국민에 의해 탄핵된 박근혜 전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중대 범죄혐의 중 하나다. 이번 판결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재판부가 관련자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고는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판결이라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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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정치권력의 기호에 따라 국가의 자원 지급을 차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헌법과 문화기본법이 보장하고 있는 문화표현활동에서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인정하였다. 이로써 법치주의와 국가의 예술지원의 공정성에 대한 문화예술계와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었고 그로 인한 피해 정도를 쉽사리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김기춘 전실장에 예술위 책임심의위 선정,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 영화 관련 지원 배제 도서관련 지원배제 등에서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지 않고 가장 정점에서 지시, 실행 계획을 승인한 범죄의 본질적 기여자로 인정하면서도  3년을 선고한 것은 범죄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에 비해 국민 눈높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 양형이란 비판을 받을 만하다.  

 

특히 조윤선 전 장관에게는 청와대 정무수석 재임 당시 비서관 등에게 블랙리스트 보고를 받거나 승인했다고 보기 어려워 관여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조윤전 전 장관이 정무수석으로 재임할 때 정무수석실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 조 전 장관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관련자 한 두 명이 그에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고 해서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실장이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지시를 내리고, 청와대 각 수석들이 문체부에 이를 하달하면 문체부 공무원들 등 관련 기관에서 집행하는 구조였다. 청와대 내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된 작업에 대해서 조 전 장관이 배제되었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고 몰랐다는 변명을 수긍하기 어렵다. 최소한 조전 장관은 관련 부서의 책임자로서 블랙리스트에 대해 알고 있었거나 적어도 암묵적 승인 내지 동조한 것으로 보는 것이 국민 일반의 상식이다.

 

또한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부당하게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의 사직서 제출을 지시한 부분을 직권남용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블랙리스트 사건의 핵심 쟁점인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행위에 대해선 책임을 물을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박근혜 전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사적 이익을 공고히 하고 정치적 비판 입장을 억누르기 위해 국가공무원을 동원하여 비판세력을  국가의 자원배분에서 철저하게 배제시켰다는 것이 본질이다. 대통령이 가지는 상징적 실체적 권한이 막중한 만큼 책임 또한 크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일일이 배제명단을 거론하거나 구체적으로 지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이 사건의 정점에는 박근혜 전대통령이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특검이 항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증거를 보강하고 공소유지 활동에 최선을 다하여  관련자들이 엄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2심 재판부가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부분을 제대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 적어도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직권남용 사건과 다르다는 것이 국민 여론이다. 국가권력을 사유화하여 사적 이익을 취한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한덩어리인 이번 사건은 정치적 반대 세력을 배제하기 위해  국가공무원제도와 국가의 자원 배분 권한을 남용한 것이다. 이러한 시도만으로도 중한 처벌이 필요한데, 이 블랙리스트는 장시간 계획되고 실행되었고 그로 인해 문화예술계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다시는 누구도 이런 헌법파괴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분명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 사법부의 역할은 범죄에 대한 적정한 처벌을 판단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장차의 범죄에 대한 예방의 역할도 있다. 이번 1심 판결이 유감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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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7/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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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성과 낸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 환영

평창올림픽 마중물 삼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 위한 대화와 협상 이어가야

 

남북은 어제(1월 9일)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을 통해 북한 고위급 대표단 등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과 남북 군사당국회담 개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고위급회담과 각 분야의 회담 등에 합의했다. 남북 당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단절되었던 남북 대화의 물꼬를 텄고,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참여연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남긴 이번 회담 결과를 매우 환영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남북 당국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군사 당국회담을 개최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며, 그동안의 남북 선언에 대한 존중과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원칙 등을 공표한 것에 주목한다. 이미 판문점 연락통로와 서해 군 통신이 다시 개통된 것도 좋은 신호이다. 물론 오랜 단절 끝에 재개되는 남북 간의 대화와 협상이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남북 당국의 의지와 국민적 염원이 있는 만큼,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대화와 협상의 국면이 이어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 길에 시민사회단체들도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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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01/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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