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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두뇌가 '납치'된 상황, 그래도 피해자가 저항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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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두뇌가 '납치'된 상황, 그래도 피해자가 저항하라고?

익명 (미확인) | 토, 2018/04/14- 22:37

필리핀 국적의 처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형부에게, 법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1심은 피해자가 적극적인 항거를 하지 않았고,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강간 피해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가해자의 시각에서 피해자의 항거 여부만 바라본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 재판장 이재권 판사)의 판단은 달랐고, 가해자에게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판결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성폭행 범죄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나라 형법에서 강간죄에 대한 구성요건의 문제에 대해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실행위원 현지현 변호사님께서 기고해주셨습니다.

 

 

두뇌가 '납치'된 상황, 그래도 피해자가 저항하라고?

[광장에 나온 판결] 필리핀 처제 성폭력 사건 재판을 통해 보는 '항거' 기준의 문제점(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 2017노67, 재판장 이재권 부장판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실행위원 현지현 변호사

 

우리 형법상 강간죄는 폭행·협박으로 사람을 강제로 간음할 것을 요건으로 한다. 그런데 법원은 강간죄 요건인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저항)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가해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아왔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거나, 재빨리 도망가거나, 주위에 도움을 청할 여지가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추어본다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저항할 수 없는 정도'의 폭행·협박을 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였다. 

 

2017년 2월에 제주에서 일어났던 친족 성폭력 사건의 1심 판결도 마찬가지였다. 법원은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필리핀 국적의 처제를 성폭행한 형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① 체구가 작은 편인 피고인이 피해자의 팔을 잡고 몸을 누르는 것만으로는 피해자의 제압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 ② 피해자가 피고인을 피해 도망가거나 다른 방에서 자고 있는 아버지와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극도의 당혹감과 공포감에 휩싸인 피해자에게, 최선의 능력을 다해 반격하거나 도피 또는 구조 요청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편도체의 두뇌 납치와 성폭력 피해자

 

당신은 구석기시대, 손도끼를 손에 쥔 인간이다. 토끼를 사냥하러 다니는 참이다. 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호랑이가 눈앞에 나타났다. 당신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애써 용기를 끌어올려 호랑이와 싸울 수도 있다. 큰 소리를 질러 동료들을 불러모으려 할 수도 있다. 어떻게든 도망가기 위해 내달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극도의 공포감으로 뻣뻣하게 굳어 꼼짝도 못할 수도 있다. 위의 반응은 모두 폭력에 대한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반응이다. 즉시 자리를 피하는 것, 꼼짝도 못하는 것은 둘 다 본능적인 반응 형태다. 

 

이런 극도의 흥분 상태일 때는 생존에 필요한 신체 기능을 담당하는 소뇌 편도체가 뇌 전체를 지배한다.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전두엽의 조절 기능은 거의 상실된다. 이를 두고 편도체의 두뇌납치(편도체가 뇌의 지배권을 장악하는 현상)라고 한다. 편도체는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고, 위장기능을 낮추고, 근육을 긴장시킨다. 더욱 빠르게 달아나거나, 호랑이의 눈으로부터 잘 숨어있도록 준비해주는 것이다. 그에 반해 호랑이와 싸우기 위해 용기를 내는 것이나 동료들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것은 모두 이성이 개입된 두뇌 작용의 결과이다. 편도체에 납치된 두뇌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성폭력 피해 상황도 마찬가지다. 위기 상황을 맞닥뜨린 두뇌는 편도체에 납치된다. 피해자는 심리적·정신적으로 몹시 위축되며, 자신이 일반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적은 일조차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이것은 생존본능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데도 법원은 피해자가 '객관적으로' '충분히' 저항했는지를 놓고 강간의 유무죄를 심리한다.

 

'피해자'의 관점에서 보니 무죄가 유죄로 

 

이 사건 2심 법원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사건 당시, 피해자는 심리적, 정신적으로 매우 위축되면서 극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혔다. 피고인은 이러한 피해자를 강제로 끌고 가 피해자의 양손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 제압하고 자신의 몸으로 피해자의 몸을 눌렀다. 이와 같은 유형력 행사가 피해자의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정도의 폭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한편, 극도로 긴장되고 위축된 상태에서 상황인식력과 판단력이 현저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피해자에게 객관적으로 볼 때 충분한 방법으로 구조 요청을 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날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시하기도 하였다(피해자는 당시 심리상태에 관하여 '무서워서 몸이 차가웠고, 떨렸고, 힘이 없었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는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진술을 하였다. 이는 편도체의 두뇌납치가 일어났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사건 2심 판결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2005년 판결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객관적·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제3자의 기준이 아니라 피해자가 당시 겪었던 심리적·정신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극도로 긴장되고 위축된 상태에서 상황인식력과 판단력이 제한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위축 여부를 인식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피해자가 극도로 긴장되고 위축된 상태인 경우 피고인이 몸부림치는 피해자를 피고인의 몸으로 눌러 제압하는 정도만으로도 강간죄의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유형력의 정도가 약했으므로 강간할 의도가 없었다는 류의 변명은 향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강간죄 구성요건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이 사건 2심 판결은 피해자를 기준으로 폭행·협박의 정도를 판단했다는 점에서 분명 진일보한 판결이다. 그러나 강간죄의 폭행·협박이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정도여야 한다는 판례의 기본 태도 자체가 문제다.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폭행·협박을 입증하지 못할 우려 때문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고도의 폭행·협박을 요구하는 범죄는 강간죄와 강도죄 정도이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강간을 정의할 때 피해자의 '저항 가부'가 아니라 '성관계 동의 여부'를 중점에 둬야 한다고 권고한다. 현재 우리 국회에는 위 취지를 반영한 비동의간음죄 신설을 위한 입법이 여럿 발의되어 있기도 하다. 향후 비동의간음죄 신설을 비롯, 강간죄의 구성요건에 대하여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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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평화포럼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국 시민사회의 시각과 입장을 해외 각국에 알리고자 정기 영문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2017-1차 보고서] 전환기적 합의 : 핵동결과 평화협정 체결

[2017-2차 보고서] 일본군'위안부'문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2017-3차 보고서] 한국의 군사주의와 환경정의 무기거래가 초래하는 방산비리 문제와 시민사회의 대응방안

[2017-4차 보고서] 무기거래가 초래하는 방산비리 문제와 시민사회의 대응방안 

 

무기거래가 초래하는 방산비리 문제와 시민사회의 대응방안

Corruption in the Defense Industry from the Arms Trade and the Response of Civil Society

 

  하늬 피스모모 연구기획팀장

HANUI/ Research & Planning Dept Manager, PEACE MOMO

 

 

※ 시민평화포럼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국 시민사회의 시각과 입장을 해외 각국에 알리고자,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Friedrich-Ebert-Stiftung) 한국사무소의 지원을 받아 정기 영문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2017-4차 영문보고서] 원문보기/다운로드 

금, 2017/11/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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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보육 금지, 아동인권교육 제도화, 안전한 보육환경 조성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 확인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은 의견이 엇갈려 쟁점이 될 듯 

지방선거가 아동인권 실현의 계기가 되어야

 

23개 노동·시민사회단체 연대조직인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이하 보육더하기인권)는 6·13 지방선거에 광역지방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하는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아동인권 실현을 위한 지방선거 정책질의'에 대한 결과를 5월 28일 공개했다.

 

이번 정책질의는 아동의 인권, 보육노동자의 노동권, 양육자의 돌봄권과 참여를 증진하기 위한 17개 정책을 제시하고 공약 반영 여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정책질의서는 광역자치단체장 출마예정자 중 정당의 공천이 확정된 62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발송되었으며, 이 중 45명(72.6%)이 응답했다. 한편, 5월 16일 이전까지 공천 확정 또는 선거사무소 등록을 마친 후보를 대상으로 하여, 5월 16일 이후 공천 확정 또는 선거사무소 등록을 마친 후보는 정책질의에서 제외되었다.

 

질의에 답한 후보들은 양육자, 보육교사 등 보육현장 당사자에 대한 아동인권 교육 제도화, 교통안전과 유해물질 대책 등 안전한 보육환경 조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대해서도 정당과 무관하게 대부분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대하여, 이인제 자유한국당 충남도지사 후보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가 보육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무조건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공약에 반영할 수 없다고 밝혔고,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공공형 어린이집의 확충을 공약하며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이번 정책질의 가운데는 그동안 보육현장 당사자와 시민사회에서 강력하게 요구해 온 초과보육 금지를 공약에 반영하겠냐는 질의가 포함되어 관심을 끌었다. 초과보육은 법정 교사 대 아동 수 기준을 초과하여 반을 편성하는 것으로, ‘탄력편성’이라는 이름 하에 이뤄지고 있다. 초과보육은 그 결정권한이 지자체 보육정책위원회에 있고, 지역 간 격차가 큰 만큼, 지자체의 의지가 중요한 사안이다(서울 0.8%, 제주 34.8%. 이상 2017.8. 반별 현황 기준). 이를 고려할 때, 지자체장으로 나서는 대부분의 후보들이 초과보육 금지와 교사대아동비율 축소를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의미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공약 반영 여부를 유보한 이시종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지사 후보, 송하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도지사 후보 등도 법개정이 우선되어야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지자체장 권한 내에서 초과보육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초과보육은 원칙적으로 영유아보육법상 금지되어 있으며 지자체별로 재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보들의 보다 적극적이 의지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한편,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고 종사자를 직접고용하는 등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인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에 대해서는 후보 간 의견 차가 있어 오는 지방선거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체적으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을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광석 민중당 전북도지사 후보 등은 '대표 공약으로 반영', '신속히 도입' 등으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반면,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인제 자유한국당 충남도지사 후보는 공약에 반영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밖에도 일부 후보는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 우선, 민간 영역의 효율성 저해 등을 이유로 답변을 유보했다.

 

사회서비스공단 설립과 함께 가장 첨예하게 나타난 정책은, 정부의 선별적 아동수당 제도에서 배제되는 10% 아동에게 한시적으로 지자체 재원을 활용해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보편적 아동수당’ 정책이었다. 이를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보들은 주로 보편적 복지 실현을 그 이유로 들었다. 반면, 유보 또는 반대 입장을 보인 후보들은 중앙정부의 정책변화에 달려있는 사안이라는 점과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상황, 보편적 복지는 국가가 책임져야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밖에도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지원 확대가 우선이라는 의견과 무상보육 등 다른 현물·현금 서비스와의 균형을 고려해야한다는 반대 의견이 나와 후보 간 의견 차가 큰 정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육더하기인권은 이번 정책질의에 대한 결과 공개를 계기로, 지방선거에서 아동인권과 돌봄 정책이 중요하게 다뤄지도록 적극적으로 정책을 발굴하고 토론할 것을 후보들에게 주문했다. 또한 이번 정책질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민선 7기 출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아동인권 개선을 위한 공약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정책질의 결과 [원문보기/다운로드]

▣ 정책질의서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8/05/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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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없는 패킷감청 위헌, 당연한 결론

방대하고 포괄적인 정보수집 가능해 남용 위험성 높다고 판단  

통비법 개정 통해 집행과정에 대한 통제장치 마련해야 

오늘(8/30) 헌법재판소는 인터넷회선을 통해 오가는 모든 정보를 포괄적으로 감청하는 소위 ‘패킷감청’이 수집하는 정보가 광범위하고 권한남용의 위험성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본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통제장치도 없이 허용하는 것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2011년 제기한 첫번째 패킷감청 헌법소원은 5년 가까이 심리가 미뤄지는 사이 청구인이 사망하여 심판절차가 종료되었고, 2016년 3월 다른 피해자가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서도 2년 반만이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늦어지는 동안 패킷감청은 사법기관의 실질적 통제 없이 비밀의 장막 뒤에서 국가정보원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행해졌고, 기본권 침해가 오랫동안 반복되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패킷감청의 위헌성을 명확하게  인정한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국가정보원은  그 동안 통제 없이 패킷감청을 남용해온 행태를 반성하고, 무분별한 패킷감청을 중단해야 한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국가정보원이 국회와 사법기관의 통제 속에 기본권을 보장하는 기관으로 환골탈태하길 촉구한다.

 

패킷감청은 전송 중인 패킷 그 자체로는 내용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회선을 통해 오가는 패킷을 모두 수집하여 국가정보원이 자신의 서버에서 재조합한 후에야 내용을 확인한다. 따라서 감청대상자와 동일한 회선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통신내용도 수사기관이 수집, 저장하게 되고, 회선을 통해 오가는 정보가 실제 감청사유와 관련된 것인지 불문하고 일단 광범위하게 모든 통신내용을 감청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인터넷을 통해 삶의 대부분이 영위되는 현실에서 이메일, 메신저를 통한 의사소통 뿐 아니라 뉴스검색, 인터넷쇼핑, 영화감상 등 사생활 전반이 수사기관에 의해 파악될 수 있다. 이 사건 대리인으로 공개변론을 수행한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패킷감청이 기존의 통신감청과는 질적으로 다른 위험성을 지녔다는 점을 공개변론 과정에서 특히 강조한 바 있다. 

 

오늘 헌법재판소는 패킷감청이 지닌 이러한 특징에 주목하여 실제 집행과정에서 수사기관의 권한남용과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보았다. 법원의 허가범위를 넘어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자료가 무한히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감독 내지 통제장치가 강하게 요구됨에도, 별다른 통제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정보원의 감청집행과정을 외부에서 조금이라도 알 수 있거나 통제할 방법은 없었다.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친 패킷감청을 하고도 감청대상자로부터 어떤 내용을 수집했는지, 어떻게 수사에 활용했는지 재판과정에서도 드러나지 않았으며, 관련된 서류가 제대로 만들어지거나 보관되지도 않았다. 이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통해 충분하고 엄격한 통제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 헌법재판소는 패킷감청의 근거규정으로 활용되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에 대해서만 위헌으로 결정했다. 실제 청구인에 대한 패킷감청 집행행위에 대해 실질적 판단을 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 청구인에 대해 행해진 패킷감청은 통제절차가 미흡하다는 문제점 뿐 아니라, 감청대상자가 아닌 제3자에 대해서까지 패킷감청을 집행하였다는 점, 무려 6회에 걸쳐 12개월간이나 장기간 감청을 하여 사실상 범죄수사가 아닌 사찰행위였다는 점에서 별도로 주목할 위헌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집행과정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과 동시에 처음부터 인터넷 회선감청이라는 수사기법을 사용할 수 있는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하고, 감청기간 축소나 재허가 요건을 강화하는 등 장기간의 사찰로 이어지지 않게 통제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국민의 통신과 사생활의 비밀은 더욱 많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앞으로도 또 어떤 수사기법이 개발될 지 모른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규범적으로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항상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내에서 기술이 활용되어야 하고 그 과정은 엄격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민주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기술과 권력의 만남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앞으로도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권력기관의 권한남용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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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08/3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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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하나된 목소리

 

참여연대는 매주 수요일 서촌노란리본공작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공익활동 모금 플랫폼인 '같이가치 with kakao'를 통해 시민들의 더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약 4,800 명의 시민들이 지지메시지와 함께 모금에 동참해주셔서 더 많이, 더 멀리 세월호 노란리본을 모두의 가슴에 새길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용기가 나질 않아 울음이 먼저 나올 것 같아, 다가가기조차 힘든데, 이렇게 애쓰시는 분들을보면 늘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응원합니다.”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날을 잊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밑거름이 되길...”

“이제야 해서 너무 미안해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이렇게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으로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밝혀 질 때까지 저도 함께 응원합니다”  
(같이가치 with kakao’모금에 동참해주신 시민들의 지지메시지 중)

 

<서촌 노란리본공작소>를 응원해주신 당신, 노란리본을 함께 만든 당신, 주변에 노란리본을 나눠주고 우리 마음을 노랗게 물들여준 당신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매주 수요일 참여연대 건물에서 열리는 <서촌 노란리본공작소>는 처음부터 시민의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 뭐라도 하고 싶다는 많은 분들의 마음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시작이 올해 9만 개의 노란리본으로 피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1,163일째에 운영된 서촌노란리본공작소  노란리본을 약지에 낀 자원활동가들

서촌노란리본공작소를 찾아온 시민들 ⓒ참여연대

 

세월호를 가슴에 품은 많은 분들이 서촌 노란리본공작소를 찾아주셨습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대략 500명의 자원활동가분들이 고운 손으로 노란리본을 만들어주셨습니다. 더 이상 우리에겐 잊지 못할 봄이 된 4, 5월엔 한 주에 두 번이나 노란리본공작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단체로 노란리본공작소를 찾아주신 인천의 계양고등학교 학생 여러분, 양천구의 인성태권도 원생 여러분, 강북구의 길음중학교 학생 여러분 감사합니다.

 

노란리본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  노란리본을 받은 학생들

세월호 노란리본을 들고 있는 시민들 ⓒ참여연대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든 노란리본은 서촌 거리 곳곳을, 전국 각지를, 그리고 해외까지 노랗게 물들였습니다. 참여연대 건물까지 직접 와서 노란리본을 만들 수는 없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 노란리본을 나눠주고 싶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곳곳을 노랗게 물들인 노란리본은 7만개에 달합니다. 많게는 1,000개, 작게는 3개의 노란리본을 전국 각지로 보내드렸습니다. 지난 3주기때는 4월 16일 하룻밤 사이에 900건의 배송 신청이 접수돼 900여명의 시민들께 직접 전화와 문자로 양해를 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분들이 한두 달 늦게 노란리본을 받고도 “너무 잘 받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따뜻한 말을 전해주셨습니다. 노란리본을 받은 전국과 해외의 시민들은 가방에, 가슴에 노란리본을 단 사진도 보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주변을 노랗게 물들여주신 당신이 있어 더 많은 분들이 세월호를 잊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서촌에서 제일 큰 노란리본

 

세월호를 더 많은 사람의 가슴에 새기기 위해 보다 큰 노란리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80여 명의 자원활동가가 4,160 개의 작은 리본으로 서촌에서 가장 큰 노란리본을 만들었습니다. 2017년 4월을 노랗게 물들이기 위해 참여연대 건물에 대형 리본을 걸었습니다. 모금해주신 마음이 있어 더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촌에서 제일 큰 노란리본을 만들고 있는 자원활동가들    참여연대 건물 외벽에 걸린 커다란 노란리본

시민의 손으로 참여연대 외벽에 걸린 서촌에서 제일 큰 노란리본 ⓒ참여연대

 

서촌 노란리본공작소는 다음주 수요일에도 열릴 겁니다.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배포하는 노란리본. 모두의 가슴에 노란리본이 달릴 때까지 공작소의 불은 꺼지지 않을 겁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며 노란리본을 만드는 곳, 서촌노란리본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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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8/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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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이제 그만!" 대리점법 개정 토론회

일시장소 : 2018.04.11(수) 오후3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 토론회 순서

- 사회 : 백주선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장)

 

- 발제 : 대리점법 개정 현안, 박기현 변호사(민변)

 

- 사례발표 : 오뚜기, 샘표식품, 남양유업, 함양농협대리점, 현대건설 중장비기계대리점

 

- 토론 : 최영근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총괄과장

            조재연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과장

            성춘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 주최 : 전국대리점살리기연합회,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한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 박찬대 의원실

 

  • 문의 :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 (02) 784 5477

 

금, 2018/04/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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