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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참여연대, 법무부에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집회의 자유 및 인터넷표현의 자유 분야에 대한 의견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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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참여연대, 법무부에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집회의 자유 및 인터넷표현의 자유 분야에 대한 의견서 제출

익명 (미확인) | 금, 2018/02/23- 14:09

참여연대, 법무부에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집회의 자유 및 인터넷표현의 자유 분야에 대한 의견서 제출

 

집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전환 및 평화 집회 보장으로 집시법 개정 내용 포함할 것 요구

인터넷표현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임시조치 제도의 실질적 개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계획 포함할 것 요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오늘(2/23) 법무부에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National Action Plan for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s, 이하 ‘NAP’)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주요 내용은, 집회의 자유에 대해서는 1) 집회시위를 불순하고 관리대상으로 보는 기존의 부정적이고 정치적인 프레임을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보장하여야 할 기본권이라는 관점으로 전환 , 2)  집회를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서 규율하는 현행 집시법 개정 계획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였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악용되어온 임시조치 제도의 실질적 개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등을 제시하였다

 

NAP은 1993년 비엔나 국제인권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비엔나 선언과 실행계획"에 각 국가들이 인권 증진과 보호를 위해 국가 인권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을 포함하면서 5년마다 국가들이 수립 및 이행하고 있는 말그대로 한 국가의 인권정책의 기본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NAP는 국가가 자국의 인권문제를 파악하고 사회 각 분야의 구성원들과 협력하여서 인권문제를 실천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 고안된 것으로 유엔으로 대표되는 국제사회의 인권기준을 자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 나가는 것이 목표가 된다. 

 

2021년까지의 국가인권정책의 기본을 수립하는 이번 제3차 NAP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수립하는 최초의 인권정책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 한국의 인권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며 세부적으로는 정부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인권 관련 계획, 정책을 인권보호와 증진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종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권의 주체이자 정책의 직접 대상인 국민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절차와 결과가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1,2차 NAP은 이와 같은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내용적 측면에서는 국제적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전 정부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데서부터 실천적 계획이 없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판이 있다. 참여연대는 이에 특히 집회의 자유, 인터넷표현의 자유에 대해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주무 부처인 법무부가 NAP수립에 반영할 것을 요청하였다. 

 

▣ 붙임1 : 의견서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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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배경(국제연대)

UN 사회권 위원회, 한국기업의 인권문제에 대하여 국제사회와 동떨어진 행보를 보여 왔던 한국 정부 날카롭게 지적. 1년 6개월 내에 어떻게 권고이행할지 시민사회와 협의해야

  1. ‘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규약 위원회(UN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이하 사회권 위원회)’는 지난 10월 9일(제네바시각)에 대한민국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전반을 심의한 후 내리는 최종권고문(concluding observations)을 발표하였다.
  1. 이번 사회권위원회의 권고의 주요 특징 중의 하나는 최근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떠오른 기업의 인권문제에 대한 UN의 관심이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최종권고에서 “당사국은 위원회가 채택한 최종 견해에 대한 후속 조치 절차에 따라 이 최종 견해채택 후 18 개월 이내에 위 단락 18 (a) (기업과 인권), 23 (차별금지법) 및 41 (노조할 권리)의 권고 사항을 이행하는 데 관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요청된다.”고 명시하였다. 한국정부는 기업과 인권에 관한 사회권위원회의 권고를 당장 이행해야할 처지가 된 것이다.
  1. 한국정부는 유엔이 기업의 인권문제에 대한 이행원칙(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을 2011년에 발표한 이후에, 지속적으로 이행원칙을 이행하라는 유엔 조약기구와 인권이사회의 권고를 무시해왔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기업의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의 인권현안으로 대두되었음에도 한국정부는 기업을 감싸기에 급급했다. 해외에 나가있는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기업의 공급망에까지 인권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국제사회의 합의를 외면한 결과, 유엔사회권위원회의 강력한 권고를 받는 처지에 처한 것이다. 문제는 한국정부가 여전히 유엔이 권고하고 있는 "Due Diligence"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 ‘Due Diligence’는 아직 한국어 공식번역조차 확립되어 있지 않지만, 기업이 공급망(하청업체, 공급업체, 가맹점 등)을 포함한 활동 영역 전체에서, 기업의 활동으로 인하여 인권침해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이를 평가하고 개선해나가는 조치를 의미한다. ‘인권실사’ 혹은, ‘상당주의의무’로도 번역하고 있지만 내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인권실천 및 점검의무’로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최근 국가인권위와 시민사회는 이를 사용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이러한 인권관련 점검 및 실천의 의무에 대해서 사회권 위원회가 정부로 하여금 법적의무(legal obligation)를 수립하라고 권고했다는 사실이다.
  1. 정부에 대해서 기업이 인권존중을 실천하도록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를 내린 것은 최근 국제사회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17개국이 기업과 인권에 관한 국가인권기본계획(National Action Plan, NAP)을 수립하였으며, 23개국이 수립을 준비 중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기업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국가차원의 법적/행정적 조치들을 추진해가는 상황이며,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올해 2월, 프랑스에 소재한 대기업들로 하여금 기업 활동으로 인한 인권 침해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1. 유엔사회권위원회는 정부가 지난 2017년 9월 20일과 21일에 열린 사회권규약 심의과정에서 기업과 인권에 관한 별도의 NAP대신에 현재 수립중인 제3차 국가인권기본계획안에 기업과 인권 부분을 삽입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다음의 내용들을 국가인권기본계획에 포함할 것을 권고하였다. 『1) 한국 내 소재한 기업(외국기업포함)과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 및 한국기업의 공급망 에까지 인권실천 및 점검의무를 시행하도록 법적의무를 수립할 것 2)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기업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한국기업으로 피해를 받은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한국의 사법적/비사법적 구제절차를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 3) 정부가 공공조달에 입찰하는 기업이나 공공 금융기관(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들의 신용제공, ODA, 은행과 국민연금등의 공적자금 지원)으로부터 융자나 보조금지원, 원조를 받는 기업들에 대해서 인권준수를 요구하거나 인권준수를 하지 않을 때 페널티를 가하는 정책을 실시할 것 4)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고 있는 OECD국내연락사무소(National Contact Point, NCP)를 개혁할 것.』 이 그것이다.
  1. 유엔사회권위원회의 권고는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기업이 해왔던 관행들을 혁신하라는 권고이다. 특히, 해외진출 한국기업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정부는 해당 국가와 기업들이 처리할 문제라 한국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사회권위원회는 사법관할권의 문제를 뛰어넘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해외진출 한국기업으로 인한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한국 법원이나 OECD국내연락사무소에 구제를 요청할 때,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1. 한국정부는 그동안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기업의 인권침해 피해 문제에 대해서 OECD국내연락사무소를 활용하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현재의 OECD국내연락사무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권위원회가 전반적인 개혁을 주문하면서 “Inclusiveness"를 언급한 것은, 현재 노동계와 시민사회를 배제하고 새누리당 노동위원회에 참여했던 교수를 노동법전문가란 이유로 참여시키고 있는 OECD국내연락사무소의 구성과 운영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OECD국내연락사무소의 핵심기능인 OECD다국적기업가이드라인 위반에 대한 진정에 대해서, 기업과 진정인 측의 대립되는 주장을 나열하고 종료시키는 현재의 조정절차(mediation)처리를 지적하기 위해서, 한국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proactive)으로 나서서 인권기준(들)에 따라 진정을 처리하라고 권고한 것에 주목한다. 이는 사회권심의과정에서부터 정부가 내세웠던 OECD국내연락사무소의 활동이 UN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1. 공공조달이나 공공금융기관의 자금지원에 인권준수를 연계하라는 권고는 사회권위원회가 한국정부에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미 2016년도에 정부에 권고한 기업과 인권에 대한 국가기본계획안에 이미 포함된 내용으로 정부가 인권위의 권고안을 수용하여 세부계획을 수립해나가면 되는 권고이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기업과 인권에 관한 내용을 어떻게 제3기 국가인권기본계획에 포함시킬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6년도에 국가인권위가 작성한 기업과 인권 국가인권기본계획안도 시민사회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작성되어서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이 제기된 상황에서, 정부는 여전히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협의 없이 밀실에서 국가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사회권위원회는 제3기 국가인권기본계획 수립 및 이행감시와 평가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국가인권위의 완전한 참여를 보장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 정부는 당장 제3기 국가인권기본계획의 진행과정을 낱낱이 공개하고, 사회권위원회의 권고대로 시민사회와의 협의를 통해서 사회권위원회의 권고가 포함된 국가인권기본계획을 작성해야 한다. 기업과 인권분야는 노동권과 소비자 권리, 환경권을 포함하여 많은 정부부처의 업무에 걸쳐있는 사안인 만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같은 고위급 단위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조율해나가야만 한다. 무엇보다 1년 6개월 내로 이행상황을 보고해야하는 사안인 만큼, 문재인 정부의 기업과 인권문제에 대한 엄중한 인식과 함께 강력한 의지가 수반 되어야만 한다.
  1. 이명박-박근혜 정권기간동안, 한국정부는 유엔의 권고를 무시해왔다. 특히, 한국기업의 인권문제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국제사회의 기대와 동떨어진 행보를 보여 왔다. 촛불혁명의 성과라고 자평하는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와는 다른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것으로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 기업과 인권문제는 한국기업들로 인해 국내외에서 피해 받고 있는 사람들의 절박한 인권문제임과 동시에, 한국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며, 한편으로는 OECD국내연락사무소 개혁을 포함하여 정부가 당장 권고를 이행할 수 있는 과제들도 있는 분야이다. 관행적으로 기업에 편향적인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국기업들을 인권침해 위험에 취약하게 만들었던 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미 2017년 6월에 발표된 유엔 기업과 인권실무그룹의 한국방문 보고서에서 제시된 권고들과 이번에 발표된 유엔 사회권 위원회의 권고들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이행해나가는 문재인 정부를 기대한다.

기업인권네트워크 (KTNC WATCH)
공익법센터 어필/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국제민주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좋은기업센터/환경운동연합
수, 2017/10/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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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의 손에 쥔 돌이 절묘하다. 판세를 분석하여 초반에 둔 포석(布石)이 ‘인권경찰’이다. 대통령의 공약인 검경 수사권 조정은 하긴 하겠지만 지금 같은 경찰에게는 어림없다는 얘기다. 경찰 내 인권 침해적 요소가 방지되도록 내부에서 미리 장치를 마련해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행정경찰이 수사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수사절차와 행정절차 사이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도 했다. 수사권이란 엄청난 권한을 받으려면 획기적인 경찰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검찰개혁과는 별도로 경찰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즉각 시행하고 그 성과를 보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과거도 청산하고 반성하고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어야 가능할 것이다. 


이미 누구에게 주어진 권한을 나누는 것은 새로이 누구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보다 어렵다. 나눠야 할 자에게는 빼앗길 이유가 충분해야 하고 받아야 할 자의 권한 행사에는 국민적 믿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전략, ‘인권경찰’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한 경찰의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다. 지난 수년간 꿈적하지 않고 뻣뻣하더니 이제야 허리를 구부리고 머리를 조아린다. 그런데 백남기 농민의 유족이 아니라 사진기자와 영상기자를 향해 사과하고 고개를 숙이니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을 받는다.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사람 다쳤다고 무조건 사과’는 부적절하다던 당시 경찰청장은 간데없고 살수차 책임자는 사라졌는데 현 경찰청장만 사과한다고 부산하다. 늦어도 한참 늦었고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닌 듯하다. 


정권이 바뀌니 좌불안석인 경찰청장은 또 다른 해바라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임기를 보장받기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는다. 인권경찰로 변신하려고 연일 이벤트를 만들어 보도자료를 뿌리고 홍보에 열을 올린다. 경찰서 단위의 인권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한다. 인권전문가를 초청해 강연도 들었다. 자신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듣고 인권의식 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워크숍을 열었다.

 

경찰

 

과감하고 통 큰 개혁이어야
외부인사로 경찰개혁위원회를 구성해 발족시켰다. 수사권 조정의 전제로 인권 친화적 경찰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경찰 자체에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는데, 거기에 슬그머니 수사개혁도 끼워 넣어 자신들 혼자 할 수 없는 수사권조정 문제까지 논의한다고 한다. 논의과제에 자치경찰도 포함되어 있다. 인권경찰, 인권 친화적 수사경찰,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집회시위 관리 등이 중점이 되어야 함에도 자치경찰과 수사권 조정까지 논의하는 것을 보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보는 격이다. 십수 년 몸에 밴 정권 해바라기가 단숨에 바르게 설 수 있을지 의심이 앞선다.


지난 시절 시민의 인권이 아니라 정권만 바라본 경찰이 어느 날 느닷없이 인권 워크숍을 개최해 강연을 듣는다고 인권감수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루아침에 인권 친화적 경찰로 변하지도 않는다. 통 크고 과감한 개혁이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권력의 뜻에 따라 자행한 부당한 공권력남용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인권침해 역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과거를 돌이켜보고 실천하고 체화해야 한다. 어쨌든 집회관리는 달라질 것 같다.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경찰력, 살수차, 차벽 배치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조사 단계에서 영상 녹화와 진술 녹음을 전면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초동 수사 단계부터 ‘형사 공공변호인’을 배석하게 해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조급히 시행해야 할 제도들이다. 

 

또 다른 청와대 바라보기 아니어야
이 모두 수사권을 받기 위한 보여주기여서는 안 된다. 청와대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공론화하며 인권문제를 내건 데 대한 경찰의 즉각적 반응이라면 또 다른 청와대 바라보기로 의심받을 수 있다.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대통령의 뜻을 받든 것인지, 아니면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지만 국민은 경찰 스스로의 반성적 조치이길 기대한다. 타율적 쇄신 노력이 아니길 바란다. 그러려면 경찰개혁위원회의 회의를 거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해야 한다. 위원회가 10월 21일 경찰의 날 ‘경찰개혁권고안’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 

 

글. 하태훈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공동대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강의하고 연구하는 형법학자다. 참여연대 초창기부터 사법을 감시하고 개혁하는 일에 참여했다. ‘성실함이 만드는 신뢰감’이라는 이미지가 한결같도록 애써야겠다.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서초구에 살고 있다.

금, 2017/07/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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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차명재산, 금융실명법상 90% 소득세 원천징수해야

금융실명제 위반, 상속세・증여세 포탈 정확히 심판해야
금융위와 국세청은 과거의 그릇된 관행 뒤로 숨지 말고 
차명재산에 대한 금융실명제 정착 노력해야 할 것

 

오늘(10/30),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지난 2008년 조준웅 삼성 특검이 발견한 1,199개의 이건희 차명계좌에 관한 여러 중요한 내용이 논의되었고,  일부 의미 있는 진전도 있었다. 우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17. 10. 16.의 억지 주장을 뒤로 하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의 질의에 응답하는 형식을 취해 이건희 차명계좌에 관해 그동안 왜곡되어 왔던 금융실명제 관행을 시정하고 원칙을 바로 세울 의사를 밝혔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이와 관련하여 보도참고자료도 배포하였다(https://goo.gl/PqCSSY).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은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1,021개 계좌에 대한 연도별・금융회사별 실명확인의무 위반 조치내역을 분석해서 언론에 공개했다(https://goo.gl/RzZixq). 박찬대 의원은 또한 이건희 차명주식의 경우 비단 금융실명제 위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 상의 '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 규정에 따라 아직도 상당수의 계좌에 대해 증여세 부과가 가능하다는 점도 역설하였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지금이라도 이건희 삼성 회장과 관련된 부정과 불의를 꺾고 경제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게 된 점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아직 남아 있는 몇 가지 미진한 점들이 추가로 잘 정리되어 이번 진전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초라한 결과로 추락하지 않도록 청와대, 금융위와 국세청, 그리고 국회의 변함없는 노력을 촉구한다.

 

 

금융위의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오늘 금융위원장의 답변은 “사후에 객관적 증거에 의해 확인되어 금융기관이 차명계좌임을 알 수 있는 경우 즉, 검찰 수사, 국세청 조사 및 금감원 검사에 의해 밝혀진 차명계좌는 금융실명법 제5조의 차등과세 대상이며, 이에 대해 과세당국이 유권해석을 요청하면 차등과세 대상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또한 이번에 밝힌 금융위의 입장이 새로운 유권해석이 아니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하면서, 차등과세 대상이 되는 차명계좌를 보다 명확하게 유권해석 하겠다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원장의 이번 답변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먼저 우리나라는 지난 2005. 1. 17. 에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특정금융정보법”)을 개정하여 '금융거래를 이용한 자금세탁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금융기관 등으로 하여금 거래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자금세탁의 혐의가 있는 경우 실제 당사자 여부 및 금융거래의 목적을 확인하도록 하는 등 합당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고 있고 (동법 제5조의2 신설), 자금세탁 혐의가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혐의거래 보고(동법 제4조) 또는 고액현금거래 보고(동법 제4조의2 신설)을 하도록 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금융위원장의 답변을 과거 특정금융정보법상의 고객확인 의무와 결합할 경우 사실상 금융실명제는 상당히 강한 형태로 구축되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왜냐 하면 이건희 회장이 고액 차명계좌를 개설하려고 할 경우 특정금융정보법상의 고객확인의무가 발동하고, 이런 혐의가 감독당국에 보고되면, 바로 그에 상응하는 수사, 조사, 검사 등이 후속되고, 당해 계좌는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비실명계좌로 간주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이번 최 금융위원장의 답변이 아니더라도, 지난 '2004년부터 차명거래 중 금융회사가 차명거래임을 알고 행한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상 실지명의가 아닌 금융거래에 포함되는 것으로 유권해석을 하여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운용해 왔다. 결국 이번 금융위원장의 발언은 그동안 멀쩡한 원칙을 두고서 제멋대로 운영해 왔던 잘못된 금융관행을 시정한 것일 뿐 원칙 그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닌 것이다. 

 

 

금융위원장 답변에서 논리적으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또 다른 의미는 이제 이건희 차명재산에 대한 조사가 그동안 금융감독원이 실명확인의무 위반이라고 딱지 붙인 1,021계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준웅 특검이 지목한 1,199개 계좌(중복계좌 2개를 제외할 경울 1,197개 계좌) 전체에 대한 조사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왜냐 하면 이들 계좌 모두는 '특검이라는 검찰의 수사 결과 명의자와 실 소유주가 다른 차명계좌임이 드러난 경우'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경우 금융실명법 제5조에 따른 비실명재산으로 보아 고율의 차등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언론(https://goo.gl/vRELwi)에 보도된 '한남동 수표' 사건도 금융실명제의 틀 속에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박찬대 의원이 제기한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1항의 규정에 따른 '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 조항은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과세와 관련하여 또 다른 돌파구를 보여주고 있다.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1항은 주식과 같이 명의개서가 필요한 재산에 대해 주주명부에 기재된 명의자와 주식의 실제 소유자가 다르고, 이 실제 소유자가 1998. 12. 31.까지 정부가 허용해 준 실명전환 유예기간 내에 실명전환을 하지 않은 경우,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추정한 후 명의개서일(또는 명의개서가 필요한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한 해의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에 증여가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우 선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물려 받은 주식에 대해 상속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위 유예기간 중에도 고의적으로 실명전환을 회피하였고, 이를 2008년까지 수많은 삼성 임원들 명의로 운영하다가 조준웅 특검에 발각된 것이다. 결국 조세회피 목적이 존재하고, 명의자와 실 소유주가 다른 주식을 차명으로 운용한 것이 되고 따라서 이와 관련한 모든 증권계좌는 잠재적으로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된다. 증여세 부과 시효와 관련해서도 이건희 차명 주식의 경우에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제척기간은 15년이 되고, 따라서 증여의제일을 소유권취득일이 속한 해의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로 볼 경우2001년 이후의 차명주식 거래는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됨을 알 수 있다. (2001년 취득 경우 그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은 2003. 1. 1.이 되고 이때부터 15년을 계산하면 부과 가능기간은 올해 말일이 된다.)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 의제는 금융실명제와는 별개의 조세 부과 사안으로 이는 국세청 소관이다. 특히 금융실명제 정상화에 따른 이건희 차명재산 과세가 대부분 소득세의 차등과세에 머물 수밖에 없음에 비해, 증여세 부과는 은닉된 차명주식의 거래일 당시의 시가에 대해 부과할 수 있으므로 그 효과가 매우 클 수 있다. 특히 삼성생명 주식의 경우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대주주인 상태에서 이 주식을 은닉한 것이므로 최대주주 할증까지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국세청은 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에 대한 과세 가능성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

 

 

어느 사회건 부정과 부패는 돈과 관계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그 나라의 금융제도 안에 어떤 형태로든 흔적을 남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영업관행을 정비하고, 그에 따른 과세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오늘 국회 정무위는 이건희 차명재산에 대한 과세와 관련하여 어려운 첫 발걸음을 내 디뎠다. 그러나 정의롭고 투명한 금융 질서가 정립되는 데에는 아직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청와대와 금융위, 국세청, 그리고 국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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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10/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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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민변-경향신문 공동기획

‘판사 블랙리스트’ 좌담회

“국민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침해…개헌해서라도 사법농단 끊어야”

<출처> 좌담회 기사 및 영상은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원문보기]

 

 

지난 22일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발표한 조사결과는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의 성향과 동향을 수집하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항소심 판결 선고 전후 청와대와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그러나 추가조사위는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의 컴퓨터와 비밀번호가 걸려 있는 760여개의 파일은 확인하지 못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조사를 보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사법 역사상 초유의 ‘사법농단’에 대해 강문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변호사)·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윤나리 변호사(전 판사)·임지봉 이 사법감시센터 소장(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5일 경향신문사 회의실에서 만나 좌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예상했던 수준보다 몇 배 더 심각하다”며 “정확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방법론에 있어서는 검찰의 강제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법원 내 자정작용을 믿어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좌담회는 민변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경향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경향신문 이범준 사법전문기자가 사회를 봤다. 

 

■ 충격적인 조사결과 

 

이범준 = 조사결과에 대한 평가가 언론마다 다소 갈렸다. 조사결과에 담긴 문건은 일부 파일만 추출해 정리한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박찬운 = 매우 충격적이었다. 예상했던 수준보다 몇 배 더 심각했다. 일부 ‘관리’가 필요한 법관들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문건이 아닐까 예상했는데, 그걸 뛰어넘어 법원행정처가 명실상부한 사찰기구였다는 것을 보여줬다. 과거 1970~1980년대에는 대통령으로부터의 사법부 독립이 중차대한 문제였다. 그게 제대로 안돼 인혁당 사건 같은 사법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문민정부 이후부터는 외부로부터의 독립보다는 내부로부터의 독립이 중요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법관의 독립’을 만들어내야 될 때다. 

 

이범준 = 법원에서 나온 지 1년이 채 안된 윤나리 변호사는 법관들의 성향·평판을 뒷조사해 빨강·파랑·검정으로 분류한 문건 리스트에서 ‘파란색’으로 이름이 등장한다.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윤나리 = 저에 대해 ‘자유롭고 직설적이나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라고 적혀 있더라. 저와 가까웠던 누군가가 나에 대해 이렇게 (행정처에) 보고했구나 싶은 생각에 화가 난다기보다 슬펐다. 문건에 나온 리스트가 많이 회자되는데, 사실 그 문건에서 더 중요한 것은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법관들을 ‘핵심세력’과 ‘주변세력’으로 나눈 부분이다. 핵심세력과 주변세력으로 분류된 판사들은 그 리스트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법원행정처가 핵심세력과 주변세력이 평소 누구와 친하고 누구 말을 잘 듣는지, 이런 동향을 뒷조사해 수집한 게 더 문제다. 

 

■ 로비창구로 전락한 법원행정처 

 

이범준 = 행정처 판사들도 다들 법을 공부한 사람들인데 이런 문건을 만들면서 과연 주저함이나 죄의식이 없었을까. 

 

윤나리 = 행정처 판사들 중에는 적응을 못하거나 도저히 못하겠다고 했다가 상부에 찍힌 판사들도 있다고 들었다. 

 

임지봉 = 행정처 판사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판사가 아니라 행정가로 규정하는 것 같다. 컴퓨터를 강제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행정처는 사법권 독립 침해라는 논리를 펴는데, 사법권 독립은 재판에 있어서의 독립을 의미한다. 사법권 독립이 그들의 파일을 못 여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이번에 연 파일은 빙산의 일각인데도 이렇게 충격적인데, 암호가 걸린 다른 파일들은 얼마나 더 충격적일지. 국민들은 그 파일들에 담긴 내용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이번 사태는 헌법을 가진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사법권의 독립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위헌적인 폭거다.

 

강문대 = 법조인의 한 명으로서 대단히 수치스럽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법원행정처가 브로커나 로비창구로 전락한 모습을 보여줬다. ‘법원사찰처’나 ‘법원공작처’로 이름을 바꿔야 될 정도다. 어릴 때부터 지시에 순응해 목표를 달성하고 엘리트 의식으로 충만한 사람들이 잘못된 임무를 부여받고 사명감을 가졌을 때 어떤 행태를 보일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 아닌가 싶다. 반성적 사고가 결여돼 있고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 법관들이 기존의 자신의 습성과 방식대로만 과제를 달성하려고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을 다 보여준 것이다. 오래된 적폐이고 성찰되지 않는 관성의 당연한 귀결이다. 

 

박찬운 = 행정처 판사들이 소위 ‘악의 경쟁’을 했다. 문건을 보고 대단히 세밀하게 잘 만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최고의 ‘사찰보고서’를 만드는 데 자신들의 시간과 정력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우습지만 결코 웃을 수 없었다. 법원행정처 처·차장, 나아가 대법원장에게 잘 보일 수 있는 사찰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까지 경쟁했구나 싶다. 

 

■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 침해 

 

강문대 = 행정처 판사들은 2~3년 근무한 후 재판 업무로 복귀를 하는데, 그런 문건을 만든 사람들이 과연 국민의 권리와 소수자의 관점에서 재판을 할 수 있을까.

 

임지봉 = 일부 언론은 이번 사태를 판사들끼리의 패권다툼이나 세력다툼으로 몰고가는데, 국민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 예를 들어 시국사건의 경우 판사의 인권의식, 가치관, 세계관이 큰 영향을 미친다. 대법원장이 유죄나 중형의 선고가 내려지기를 원하는 사건에 보수적인 판사에게 배당되도록 보직을 부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윤나리 = 그런 문제가 법원 내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법원에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부는 아무나 안 보낸다는 오랜 믿음이 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건 1심을 다 서울중앙지법에서 하지 않나. 지금은 한 건, 한 건에 대해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판단을 할지 예측 가능하고 안전한 사람들을 (주요 포스트에) 앉히는 식으로 재판에 개입한다. 신영철 전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논란 때도 특정 재판부에 사건이 집중 배당됐다. 믿을 만한 판사에게 사건을 밀어주는 거다. 그래서 2014년 처음 실시됐던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 때 보직을 판사들이 함께 결정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미리 보수적인 성향의 판사들을 배치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강문대 =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관의 독립을 보장하는 중립적인 기구를 설치한다고 했는데 사건 배당, 보직문제 등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 구체적 근거 없는 대법관들 입장 

 

이범준 = 원세훈 문건과 관련해서 대법관 13명이 성명을 발표했다. 재판에 청와대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게 맞다면 행정처는 원세훈 문건을 어디에 보고했는지 의문이다. 적어도 법원행정처 차장, 법원행정처장, 대법원장에게는 보고되지 않았을까. 성명을 발표한 대법관 13명 중 6명은 당시 대법관이 아니었다. 이들이 성명을 발표한 시기나 이유, 적절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찬운 = 누가 봐도 매우 부적절했다. 그 문건들이 행정처 판사들이 작성한 보고서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설사 재판부가 외압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국민에 대한 사죄가 있었어야 했다. 게다가 당시 재판에 관여하지도 않아놓고 성명에 동참한 6명의 대법관은 무엇인가. 대법관은 한 명, 한 명이 각각 (독립적인) ‘지혜의 기둥’이어야지, 일사불란하게 동료애가 발휘되는 조직이어서는 안된다. 다양한 가치를 소화해야 하는 대법원 구성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

 

강문대 = 전원합의체로 가는 사건은 기존 판례가 바뀌거나 소부에서 의견이 갈리는 사건들인데, 원 전 원장 사건은 13 대 0으로 나왔지 않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 요구가 반영된 것 아닌가 충분히 의심할 정황이 있다. 그런데도 일치단결해서 대법관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했다. 

 

임지봉 = 6명의 대법관이 동참한 것은 아마 앞으로 대법원 재판부가 내릴 판결 전체가 불신을 받을까 우려돼 그랬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관들의 생각이 국민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억울할 수 있지만 그전에 의혹의 대상이 됐다는 것 자체부터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 대법관들은 대법관회의를 통해 법원행정처의 행정에 관여한다. 블랙리스트에 대해 사과를 해야 했다. 국민의 눈높이와 같다면, 국민을 배려하는 대법관들이었다면 그러한 성명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윤나리 = 문건에 적힌 대로 다 흘러갔다. 전원합의체에 갔고 5개월 만에 재판이 이뤄졌고 결국에는 파기가 됐다. 대법관들은 당연히 청와대와 관계없다고 하지만 그건 주장이다. 증거를 대야 한다.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은 대법원장과 관련된 대법관, 재판연구관 등 극소수만 안다.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에 대해 스스로 밝혀주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직접 해명해서 사람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 2차 추가조사 과연 가능할까 

 

이범준 = 김명수 대법원장이 자체조사를 한 번 더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검찰의 강제수사로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윤나리 = 판사들 내부에서도 검찰 수사는 어쩔 수 없는 자업자득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판사들에게 기회를 더 줬으면 좋겠다. 이 사건이 덮이지 않고 밝혀진 것은 평판사들의 힘이었다. 판사회의와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열고 추가조사를 요구해 이뤄진 것들이다. 판사 사회에 아직 힘이 남아 있다고 본다. 조사하지 못한 760여개 파일을 열어야 한다는 건 이제 온 국민이 안다. 해당 판사들도 저번처럼 무작정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다. 조만간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또 소집될 것이라고 본다.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우리법연구회에 가입하지 않은 보통 판사들도 정말 경악하고 있다.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판사들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지봉 = 법원이 검찰의 강제수사를 받는 것은 불행한 일이고 가급적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지만, 국민적 관심이 집중돼 있는데도 추가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강제수사로 갈 수밖에 없다. 참여연대는 양승태 대법원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박찬운 =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사건은 범죄행위이고, 사건 관련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사건 관련자들이 진상을 국민들에게 고백하고 책임졌다면 고발까지 가지 않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런데 사건 초기부터 관련자들이 전부 다 부인하고 파일 접근을 거부했다. 그러다보니 2차 추가조사가 필요하고, 고발도 되는 상황 아니냐. 현재로서는 검찰 강제수사를 모면할 방법은 없다고 본다. 

 

■ 제도개혁은 어떻게 

 

박찬운 = 대한민국 사법부가 갖고 있는 독특한 인사제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법원장의 제왕적인 인사권 등이 전면적으로 쇄신되지 않는다면 법원행정처를 통한 법관 길들이기는 어느 시대에나, 어떤 정권이나, 어떤 대법원장하에서나 있을 수 있다. 헌법을 개정해서 이런 문제들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나아가 인사요인을 최소화해 판사들이 안정적으로 재판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중차대한 과제다. 

 

임지봉 =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안에서는 법관 추천과 국회 추천 인사들로 구성된 사법평의회에서 대법관들을 사실상 선출하게 하고, 대법원장은 그중에서 호선하게 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대법원장이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남용해서 판사들을 뒷조사하고, 사법권을 대통령에게 갖다 바치는 일이 계속된다면 개헌을 해서 뜯어고쳐야 된다. 

 

강문대 = 대법원장 전횡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법무부가 탈검찰화를 하듯이 법원행정처도 탈판사화해야 한다. 사법행정을 꼭 판사들이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판사들이 법원행정처에 있으니 적법절차를 넘어서는 일이 쉽게 일어나는 것 아닌가 싶다.

 

<2018년 1월 26일 정리 이혜리 기자 [email protected]>

 

 

 

 

월, 2018/01/2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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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은 민영화법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 합의 추진을 중단하라

대표적 박근혜최순실법으로 알려진 두 법에 대한 합의 추진은 적폐의 일부가 되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시기 추진 중단을 약속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과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규제프리존법) 추진하겠다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체 규제프리존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기획재정부는 국회 상정돼 있는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러한 정부여당의 입장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적폐청산의 핵심인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당장 폐지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첫째 더불어민주당은 말 바꾸기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찬성하는 안철수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계승자임을 드러냈다” 고 비판했으며, "안 후보가 기업인들과 만나 '저와 국민의당은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통과시키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며 "이 법은 박근혜 정부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통해 대기업에 입법을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는 '대기업 청부 입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촛불의 염원으로 집권 여당이 된지 100일도 안된 더불어민주당이 스스로 적폐의 일부가 되고, 대기업 청부 입법의 공모자가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박근혜 정부가 못다 이룬 핵심 적폐를 나서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부 여당의 원내대표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과 해명을 요구한다.

 

둘째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국정농단세력인 박근혜-최순실-전경련의 최종 결정체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촛불의 시작은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의 실체가 드러나면서부터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두 재단에 전경련 소속 기업들이 거액을 입금했고, 전경련이 그 대가로 국회 통과를 요구했던 핵심 법안이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이었다는 사실 말이다. 국정농단세력이 그토록 두 법안에 매달린 이유는 두 법 모두 공공부문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의 돈벌이를 무제한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법은 부패한 권력과 기업에게는 ‘미래먹거리’를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안전과 환경 그리고 생명에 위험을 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비스법이 기재부를 통해 의료, 교육, 철도, 가스 등 모든 사회공공서비스의 공공 규제를 허물수 있는 법이라면, 규제프리존법은 기재부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위임하고 전 국토를 전략산업 특구로 만든다는 명목하에, 모든 사회 공공 정책과 관련된 규제를 제로(zero)로 만드는 법이기 때문이다. 적폐 중에 적폐인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새 정부가 나서서 폐지해야 할 핵심법안이다.

 

셋째,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집권한 지난 10년 동안 기업들의 돈벌이를 위해 수많은 안전 장치와 사회의 공공 규제들이 해제되는 것을 목도한 바 있다. 그 결과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이루 다 언급할 수 없을 만큼의 재앙들이 펼쳐졌고, 국민들은 그 앞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 세월호를 어루만지고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초청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하며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옳은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 달라야 한다. 그 다름의 시작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리고 온갖 환경 규제를 무력화시키는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의 폐지다. 이윤보다 생명, 돈보다 안전이 우선하는 사회가 촛불의 뜻이고 모두를 위한 미래다. 문재인정부와 정부여당은 약속을 지키고,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 폐지에 나서라. 

 

2017. 8. 10
광주인권지기 활짝, 건강과대안,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자연대, 녹색당, 다산인권센터,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인권위원회, 사회노동위원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무상의료운동본부, 문화연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언론개혁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불안정노동철폐,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민예총,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환경운동연합 

목, 2017/08/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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