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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방송통신 정책과제 재검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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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방송통신 정책과제 재검토하라

익명 (미확인) | 금, 2017/12/08- 13:02

방통위 방송통신 정책과제 재검토 하라

– 개인정보 업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해야 한다 –
– 문재인 대통령의 인권지향적 공약사항을 이행하라-

지난 6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4대 목표와 10대 정책과제를 담은 ‘제4기 방통위 비전’을 발표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방송통신환경 조성, 이용자의 능동적 참여와 권리 강화, 지속 성장이 가능한 방송통신생태계 구축, 미래 대비 신산업 활성화를 4대 목표와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 강화,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 신장 및 역기능 대응 강화, 매체 간 규제 불균형 해소, 개인정보 보호와 4차 산업혁명 지원 정책의 조화 등 10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확대, 단말기 분리공시제 도입 등 의미 있는 정책이 제시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국민을 계몽 대상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과 시대 흐름·시민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대착오적이고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임시조치 및 정치적 표현 규제 개선 ▲인터넷 윤리교육, ▲이용자차별행위 개선, ▲개인정보 보호와 4차 산업혁명 지원 정책과제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임시조치 및 정치적 표현 규제 개선
현행 ‘임시조치제도’는 권리침해를 주장하는 자가 피해의 입증 없이도 인터넷 서비스사업자들에게 임시조치를 요구하면 일방적으로 게시물을 삭제 또는 임시조치할 수 있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수단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제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임시조치제도의 개선을 약속했고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어 있다. 임시조치 제도를 폐지하거나 최소한 정보게시자의 이의제기 시 신속하게 글을 복원시키는 것이다. 그런데도 온라인명예훼손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여전히 임시조치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현재와 다른 바 없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상 정치적 표현에 대해서는 자율규제로 전환한다는 공약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국가가 ‘사업자 자율규제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인터넷상 정치적 표현이 여전히 국가심의의 영역에 포함될 가능성을 남겨놓은 문제가 있다.

인터넷 윤리교육 강화
방통위는 성인을 포함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각지대 없이 생애주기별·맞춤형 인터넷 윤리교육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가 전 국민에게 ‘윤리’를 교육한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국정교과서와 다른 바 없는 시대착오적 접근일 뿐만 아니라, 그 커리큘럼의 실효성 역시 지금껏 전혀 입증된 바 없다. 디지털 세상에서 국가권력과 거대기업으로부터 쉽게 감시와 추적을 당하고, 선호가 왜곡될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 정보의 흐름과 내용을 민주시민 사회의 원리로서 통제하고 이해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용자차별행위 개선
방통위는 방송통신서비스 가입자 모집·이용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를 점검하여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용자에 대한 할인을 이용자 차별행위로 규정하여 과거 유효경쟁을 앞세워 이통사 간의 경쟁을 제한해 왔던 정통부 시절의 문제를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방향은 방송통신 시장의 경쟁을 제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발전을 저해시킬 가능성이 크다.

개인정보 보호 및 4차 산업혁명 지원 정책
방통위는 개인정보의 비식별 조치 활용 확대를 위해 명시적인 근거 마련을 위한 법제화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박근혜 정부 시절 만들어진 ‘개인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을 여전히 법적 근거 없이 유효하다는 유권해석을 유지하고 있다. 이해관계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에만 귀를 열고 이용자의 개인정보 통제권에 대해 지금껏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방통위가 개인정보 업무를 책임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개인정보 보호 체계 효율화 및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상 강화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처럼 개인정보 업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시켜야 한다.

경실련 소비자 정의센터는 방송 통신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의 중심의 실효성 있는 정책을 위해 방통위의 정책과제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방통위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4차 산업혁명 대비나 신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소비자와 이용자의 권리를 외면한다면 스스로 적폐로서 청산되어야 할 대상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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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담당 과장만 다섯 명째
늑장, 부실 대응으로 고통 자초

무려 5년. 경기도에 사는 고 아무개 씨가 방송통신위원회와 다툰 시간이다. 고 씨는 2012년 5월부터 최근까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개인정보 공유‧유출 행위가 의심되니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민원을 일으켰다.

5년 동안 담당 과장만 5명째 바뀌었음에도 고 씨 민원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방통위 관계자들은 ‘이미 끝난 일’로 여기지만 고 씨는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왜 엇갈렸고 무엇이 문제일까.

‘무시’ 또는 ‘악성 민원’

고 씨는 2012년 2월 25일 SK브로드밴드 한 대리점과 초고속 인터넷 이용계약을 했다. 단품 계약이었다. 초고속 인터넷을 바탕으로 삼아 TV나 SK텔레콤 이동전화 따위를 한 꾸러미로 묶어 사들이지 않은 것. 그리하면 초고속 인터넷 이용 계약을 할 때 밝힌 개인정보가 오로지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에만 남는다. 그때 고 씨는 SK브로드밴드 쪽에 휴대폰 번호를 남기지 않았고,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그날 SK브로드밴드 초고속 인터넷을 쓰기로 계약한 사실이 SK텔레콤에 따로 가입돼 있던 고 씨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로 전달됐다. 누군가 고 씨 개인정보를 훔쳐 새 통신상품에 몰래 가입하지나 않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본인에게 알려 주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엠세이퍼(Msafer)’ 서비스였다. 여기까지는 이상할 게 없었다. ‘엠세이퍼’는 통신상품 소비자의 주민등록번호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계약 이틀 뒤부터 고 씨 휴대폰에 스팸 문자와 광고 전화가 갑자기 몰려든 것. 고 씨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사이에 공유되거나 유출됐기 때문으로 의심했다.

고 씨는 2012년 5월 10일 SK텔레콤 고객센터를 통해 SK브로드밴드의 한 상담원이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갔다고 주장했다. 그 상담원이 자신에게 미리 동의를 얻지 않은 채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바람에 휴대폰 스팸이 시작되지 않았겠느냐는 것. 고 씨는 그달 1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이런 내용을 처음 알렸다.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 임 아무개 사무관과 통화한 날이자 5년짜리 민원의 시작이었다. 특히 그달 30일엔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로 말미암아 SK텔레콤 고객센터에서 SK브로드밴드에 있는 고 씨 개인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SK텔레콤 고객센터 상담원이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가 일어났음을 고 아무개 씨에게 알린 이메일. (사진= 고 아무개 민원인)

▲SK텔레콤 고객센터 상담원이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가 일어났음을 고 아무개 씨에게 알린 이메일. (사진= 고 아무개 민원인)

고 씨 민원의 핵심은 동의 없는 개인정보 공유‧유출 여부를 조사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처벌해 달라는 것. 그는 6개월 뒤인 2012년 11월까지 꾸준히 방통위에 민원 해소를 요구했다.

민원이 처음 제기된 뒤 6개월여 동안 갈등이 농축됐다. 고 씨는 자신의 민원이 무시된 것으로 봤고, 방통위 일부 직원은 거듭된 고 씨 전화를 악성 민원으로 여겼다. 고 씨와 처음 통화한 임 아무개 사무관은 “처음에 전화 왔을 땐 (민원인이) 이름과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지 않아” 정식 민원으로 접수할 수 없었고, “2012년 말 (방통위) 민원실에서 (관련) 내용을 정리해 접수 처리했다”고 말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8조(민원의 신청)에 따라 ‘기타 민원을 구술 또는 전화로 할 수 있다’지만 고 씨가 초기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말해 주지 않아 제대로 접수할 수 없었다는 것. 때문에 2012년 말에야 고 씨 이름만 입력한 뒤 민원을 접수했고, 해를 넘긴 2013년 초 공식 답변이 이뤄졌는데 ‘처벌할 만한 위법 사항이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그 답변으로 고 씨 민원이 마무리됐다고 봤다.

부실하고 믿기 어려운 민원 조사 체계

고 씨 민원을 두고 SK 쪽을 ‘처벌할 만한 게 없다’는 결론은 한나절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삼아 나왔다. 임 아무개 사무관 혼자 조사했다. 그는 “사전 조사와 준비를 거쳐 2012년 말에 하루 동안 조사를 나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시스템 내용을 확인했다”고 기억했다.

그때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일어난 ‘코딩 오류’가 확인됐다. 임 사무관도 “결합상품은 전혀 문제가 안 되는데 단독상품은 원칙적으로 SK텔레콤에서 조회했을 때 (SK브로드밴드의 고객) 방문기록 같은 게 조회되지 않는 게 정상인데, 그 당시에 코딩 오류가 일부 있어 조회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민원인 문제 제기 이후 SK텔레콤 쪽에서 시스템 정비를 새로 했고, 그 이후엔 조회 안 되도록 막아 놨다”며 “2012년 7월 이전에는 그런 오류가 있었는데 이후에는 수정한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코딩 오류를) 인정하고 시정했기 때문에 법 위반이라고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었고, 신속하게 조치가 끝났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장 조사 시점인 2012년 말엔 이미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가 수정된 상태여서 뭘 어찌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고 씨는 이런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방통위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채 덮어 준 것으로 봤다. 고 씨가 ‘국민신문고’를 잇따라 두드리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여러 언론사에 거듭 제보하게 된 계기였다.

사전 동의 없는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정황이 엿보인 데다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까지 발견됐음에도 아무런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건 상식에 동떨어진 조치로 보였다. 특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사이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에 따른 개인정보 공유·유출 현상이 고 씨뿐만 아니라 다른 고객에게도 일어났을 개연성을 두루 살피지 않은 게 부실 조사 의혹을 낳았다.

2012년만 해도 방통위 개인정보 쪽 조사관은 딱 2명이었습니다. 그때 KT 개인정보 유출 사고 같은 대형 사고도 많았고요. 2명이 모든 민원 업무를 다 했죠. 한 달에 100건도 넘었어요. 조사관 2명이 민원마다 일일이 확대해서 조사를 면밀히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SK 쪽에 홀로 현장 조사를 나갔던 임 아무개 사무관의 말. 2012년 말 현장 조사를 고 씨 사례뿐만 아니라 그 주변까지 좀 더 면밀하고도 폭넓게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방통위 민원 대응과 조사 체계가 부실한 나머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정우섭 방통위 민원실장은 “민원실은 상담원 3명, 행정요원 1명, 실·국으로 민원을 이송하는 직원 3명(2명은 20시간씩 비정규직 맞교대)을 두고 국민신문고 등에 접수된 민원을 (방통위) 실·국·과로 연결하는 역할만 하고, 처리는 각 부서에서 한다”고 밝혔다. 실무 부서로 넘겨진 민원을 두고 고 씨처럼 방통위 담당자와 SK 사이에 짬짜미가 있어 봐주는 것으로 의심해 관련 직원을 배척할 때에는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방통위는 이런 상황을 고치기 위해 2016년 1월부터 ‘통신민원 3심제’를 시작했다. 실무진 1심으로 결론이 나지 않거나 민원 처리 결과를 민원인이 받아들이지 않을 때 이용자정책국장이 2심을 하고, 민간 전문가로 민원협의체를 짜 3심을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신통치 않았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방통위 ‘통신 민원과 3심제 조치 결과’를 보면 2016년 1월부터 2017년 6월 26일까지 1년 6개월 동안 민원 1746건이 제기된 가운데 고 씨 사례를 포함한 3건만 2심으로 나아갔고, 3심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방통위 통신 민원 3심제 운영 현황과 조치 결과

▲방통위 통신 민원 3심제 운영 현황과 조치 결과

“민원을 해결, 미해결로 나누지 않고 법령, 제도, 사업자 관련 질의에 따라 7일에서 14일 안에 답변을 완료하는 게 원칙이고, 방통위에는 2016년 1월 이후로 전부 답변을 완료한 상태”라는 정우섭 민원실장의 말처럼 나머지 민원 1743건은 ‘해결’된 게 아니라 ‘답변 완료’된 상태에 지나지 않았다.

민원인과 방통위 실무진이 같은 통신 민원 처리 결과를 두고 이해가 서로 동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 방통위는 통신 민원 심리 회의록조차 따로 만들지 않아 민원인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

담당 과장만 5명 바뀌어…쳇바퀴를 누가 멈출 것인가

고 씨는 2013년 1월부터 최근까지 방통위에 민원을 74회나 일으켰다. 방통위 관계자들은 고 씨 민원의 본질인 개인정보 유출 관련 조사·처벌 요구를 “실질적으로 종결 처리”한 가운데 추가로 제기된 민원에만 대응하는 흐름을 5년째 이어왔다. 70회 넘게 민원이 제기되면 관련법에 따라 14일 안에 ‘답변’하고 내부적으로 마무리하는 쳇바퀴를 돌린 것.

옛 담당 과장 가운데 한 사람은 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고 씨 민원 사태로부터 “저는 좀 빼 달라”고까지 요구했다. 민원인과 실무자가 모두 고통스런 통신 민원 쳇바퀴를 멈출 수 없는 것인가.

전체적인 내용으로 봤을 때 그분이 틀린 건 아니에요. 문제 제기하는 부분이 말도 안 되거나 거짓 주장을 하거나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고, 충분히 법률이 위반된 사안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러나 방통위 담당자 입장에선 심각하게 본인의 권리가 침해됐거나 (고 씨 개인정보가) 악의적으로 도용됐거나 그분에게 큰 피해를 줬거나 한 사항은 아닙니다.

2012년 11월 고 씨를 처음 접한 방통위 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인 김광수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추진단 부단장의 말. 고 씨 민원의 핵심이 무엇이었고 5년이나 이어진 까닭이 담겼다. 특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관리 체계상에 일어났던 일부 코딩 오류와 함께 사업자 간 개인정보 취급위탁 범위를 벗어난 사례를 더 찾아 살펴봤어야 했다. 고 씨만의 사례로 한정해 살펴본 게 잘못이었고, 조사관 1명에게 문제 해결을 떠맡겨야 했던 민원 대응 체계도 한계로 보였다. 초기 흐름이 이렇다 보니 후임 과장들에겐 실마리 없는 고충이 됐다.

개인정보보호윤리과를 맡았던 한 과장은 “(고 씨 민원에 대해) 얘기를 들어 보니 악성 민원처럼 우리 쪽은 받아들이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장은 “해결할 수도 없는 민원을 (계속) 들어 줄 수밖에 없었고, 한 직원은 그분을 대하기가 너무 힘들어 (소속) 기관을 옮겼다”고 전했다. 지난 5년 동안 뚜렷한 해결책 없이 후임 과장에게 고충 바통만 넘겨온 셈이다.

문제를 풀 만한 고비는 있었다. 2014년 4월 28일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원회를 열어 고 씨 민원을 살폈는데 ‘SK브로드밴드가 초고속 인터넷 단독상품 요금수납업무를 SK텔레콤에 위탁했으되 취급방침상으로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는 해석이 나왔다. SK브로드밴드에만 기록돼 있던 고 씨 개인정보가 SK텔레콤에 넘어가거나 공유되지 말았어야 할 근거로 풀이됐다.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취급위탁 관련 해석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취급위탁 관련 해석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관리 체계상 코딩 오류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여부 해석도 함께 나왔다. 코딩 오류에 대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부족했다면 처벌 가능할 것이나 보호조치를 충분히 한 경우라면 처벌은 어렵다’고 봤다.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코딩 오류 관련 해석

▲2014년 4월 28일 자 방통위 법령해석 자문위의 개인정보 코딩 오류 관련 해석

두 해석 모두 방통위가 면밀히 다시 살펴 확인했어야 했지만 추가 현장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SK텔레콤 쪽으로부터 코딩 오류 관련 소스 코드를 받아 내용을 검토한 데 그쳤다. 이를 통해 “2012년 7월 이전에는 오류가 있었지만 이후에는 수정한 걸 확인했다”는 결론을 냈다는 게 임 아무개 사무관의 설명. SK텔레콤 쪽 해명에 따라 현장 조사 없이 고 씨 민원을 마무리한 것이다. 그 뒤로 방통위는 고 씨 민원을 ‘반복’으로 보고 같은 답변을 보내거나 추가된 내용에 대해 그때그때 대응하는 데 그쳤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한국 인구) 5천만여 명이 모두 휴대폰을 가졌으니 통신 민원이 많을 수밖에 없고, 방통위에는 사업자들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어려운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데, (이에 대응할 방통위의) 사무관을 포함한 한 과 인원이 7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같은 전문 기구 신설을 과제로 삼아 노력해야 할 듯하고, (민원) 조정‧분쟁 해결 기준도 합리적으로 만들고 체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현재 민원 대응 체계로는 소비자 민원에 세밀히 잘 대응하기 어려운 상태임을 인정한 것이다.

민원인 고 아무개 씨는 여전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개인정보 공유‧유출 행위를 방통위가 “고의로 은폐”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금전 보상 같은 걸 원하지도 않으며 오로지 공익 차원의 사업자 처벌을 바랄 뿐이다.

한편 SK텔레콤 쪽은 “기본적으로 고객이 동의 안 한 경우엔 (SK텔레콤 고객센터에서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를) 들여다볼 수 없고, 전에도 본 적 없고, 지금도 볼 수 없다”고 밝혀 왔다.

수, 2017/08/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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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동안 KT 임직원 2만3000여 명 가운데 오직 황창규 회장 연봉만 해마다 두 배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반도체회로 학술회의에서 황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 집적도가 1년에 두 배씩 늘어난다”고 말해 생겨난 ‘황의 법칙’이 KT 연봉에도 구현된 셈이다.

KT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황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해 그해 연봉으로 5억700만 원을 받은 뒤 1년만인 2015년 142.4%가 오른 12억2900만 원을 받았다. 이듬해인 2016년에도 98.2% 오른 24억3600만 원을 받아 2년 평균 120.3%, 즉 해마다 두 배씩 연봉이 올랐다.

연도 매출액
(백만 원)
황창규 회장 연봉
(만 원)
직원 평균 임금
(만 원)
2016 17,028,868 243,600 7,600
2015 16,942,357 122,900 7,300
2014 17,435,803 50,700 7,000

▲KT 회장과 일반 직원 임금(자료= KT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송도균 KT 이사회 의장은 6월 26일 “(황 회장 연봉이 해마다 두 배씩) 올랐나? 그럴 리가 있나”라며 “그거 정성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객관적인 지표가 있어, (받을 금액이) 기계적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황 회장의) 성과급도 (이사진 보수) 한도에 포함돼 있는 것이고, (지급) 공식이 다 있다”고 덧붙였다.

KT의 한 임원은 그러나 지난 3년 사이에 연봉이 두 배씩 오른 임직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회사 매출이 그렇게 올라간 것도 아닌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있겠느냐”며 “KT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누군가 해마다 두 배를 받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진 KT 전무(홍보실장)도 ‘지난 5년 사이 성과 같은 게 좋아 연봉이 두 배쯤 오른 임직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인사 쪽에서) 살펴봤는데 해당되는 직원은 없다”고 밝혀 왔다. 황창규 회장만 ‘해마다 연봉 두 배’를 누린 것이다.

KT 쪽은 황 회장 연봉 두 배 인상의 근거인 ‘단기, 장기 성과평가지표’를 공개하지 않은 채 매년 총액만 내보였다.

직원 임금 인상률은 4%

황 회장 연봉이 두 배씩 오를 때 KT 직원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4.1%에 머물렀다. 2014년 7000만 원, 2015년 7300만 원(4.2%↑), 2016년 7600만 원(4.1%↑)이었다. 특히 2014년 4월 8304명이 퇴직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정년을 60세로 2년 늘리되 임금을 만 56세부터 해마다 10%씩 깎기로 한 나머지 만 59세에는 40%나 줄어드는 등 노동 조건이 날로 나빠졌다.

▲황창규 KT 회장은 2017년 3월 24일 연임에 성공한 뒤 그달 31일 경기 분당 사옥에서 ‘2017년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 데이’를 열었다. 황 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400여 임직원에게 “높고 빠르고 강하게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사진= KT)

▲황창규 KT 회장은 2017년 3월 24일 연임에 성공한 뒤 그달 31일 경기 분당 사옥에서 ‘2017년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 데이’를 열었다. 황 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400여 임직원에게 “높고 빠르고 강하게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사진= KT)

황 회장에게 유리한 이사회 짜임새

황창규 회장이 해마다 연봉을 두 배씩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건 그에게 이로운 KT이사회 짜임새 덕분으로 보인다.

회장 연봉을 결정하는 이사 11명 가운데 사내 이사인 임헌문 kt매스(Mass)총괄과 구현모 KT 경영지원총괄을 황 회장이 추천했다. 두 사람 모두 KT 안에서 황창규 회장과 가까운 임원으로 손꼽혔고, 특히 구현모 이사는 황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다. 황 회장도 사내 이사 가운데 하나여서 이사진 급여를 정할 때 자기 생각을 내놓을 수 있다.

사외 이사진도 황창규 회장과 인연이 닿는 사람이 많았다. 사외 이사 8명 가운데 6명이 황 회장과 같은 대학을 나온 것. 차상균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학장, 박대근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정동욱 법무법인 케이씨엘 고문변호사, 임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다. 이 가운데 차상균 이사는 같은 과 후배이고, 장석권 이사는 같은 단과대학 후배다. 차 이사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이명박 정부 지식경제부 ‘월드 베스트 소프트웨어’ 기획위원을 맡아 그때 지경부 알앤디(R&D) 전략기획단장이던 황창규 회장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사내 이사인 구현모 KT 경영지원총괄도 황 회장과 같은 대학을 나왔다. KT 이사회 이사 11명 가운데 7명(63.6%)이 대학 동문인 것. 나머지 이사 3명 가운데 임헌문 kt매스총괄이 사내 이사인 점을 헤아리면, 그나마 송도균 이사회 의장(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과 이계민 이사(전 한국산업개발연구원 고문)가 황창규 회장과 얼마간 거리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사외 이사 추천 작업에 최고경영자(CEO)의 입김이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사외 이사들이 회장을 제대로 견제해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KT 사외 이사 후보는 기존 사외 이사 전원과 사내 이사 가운데 1명이 참여하는 추천위원회에서 적합한 대상을 찾는데 CEO도 직간접으로 추천위에 의견을 낼 길이 트여 있기 때문이다.

한편 KT 한 관계자는 “사외 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따로 구성하는데 CEO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압도적이지는 않다”며 “CEO가 아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CEO도 이사 중에 한 명이니까 ‘누가 낫겠느냐’는 추천위의 물음에 답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KT 이사회 사외 이사 (자료= KT)

▲KT 이사회 사외 이사 (자료= KT)

▲KT 이사회 사내 이사 (자료= KT)

▲KT 이사회 사내 이사 (자료= KT)

월, 2017/07/0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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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과 9월 경품 시장조사 “별개”
담당 국·과장의 “직무 유기” 의혹 불거져

사실(은) 별개의 조사입니다.

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일어난 4대 통신사업자의 경품 위법행위를 처분 없이 덮은 과정을 밝힐 증언이 나왔다. 그때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과징금만도 100억 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됐다.

그동안 방통위는 2015년 3월 이용자정책총괄과에서 시작한 경품 시장조사를 ‘종결처리’하지 않고 그해 9월 통신시장조사과로 업무를 옮겨 ‘보강조사’한 뒤 22개월 만인 2016년 12월 6일 과징금 106억7000만 원을 물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실은 별개 조사”였고, 서로 다른 조사였으니 100억 원대 과징금을 따로 물렸어야 했을 것으로 풀이됐다.

증언은 방통위 한 시장조사관이 했다. 그의 진술은, 2015년 “3월 조사 내용 자체가 후속 조사를 요하는 상태”여서 “3월 조사 업무에 참여했던 주무관이 소속과만 옮겨 (2015년) 9월 조사 업무에도 참여”한 게 ‘종결조치 없는 보강조사’를 방증한다는 방통위 주장을 뒤집었다. 시장조사관은 방통위 주장을 두고 “그거는 아니다”며 “9월에 별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주무관과 함께 자료와 경품 조사 업무가 이관됐다?

제가 그 업무를 갖고 (통신시장조사과로) 넘어간 건 아니에요. 저는 그냥 인사이동을 한 거죠.

방통위가 후속 보강조사를 방증하는 사례로 내민 ‘2015년 3월과 9월 시장조사에 모두 참여한 주무관’의 말. “저는 (인사이동 명령에 따라 다른 과로) 가라면 가고 그런 거지, 제가 업무까지 위임을 받고 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방통위 한 관계자도 “주무관이 뭘 업무를 갖고 움직입니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봤다.

이처럼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을 펴는 건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지휘했던 김 아무개 당시 이용자정책총괄과장. “통신시장조사과로 업무가 이관되면서 (2015년 3월 조사) 자료하고 직원이 같이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의 직속상관이던 박 아무개 국장도 “(2015년 3월) 조사가 제대로 안 돼서, (조사된) 내용을 정확히 모르겠으나 지지부진하니 통신시장조사과로 넘긴 것”이고 업무 이관을 “구두로 (지시) 했다”고 말했다.

박 국장과 김 과장의 경품 조사 업무 이관 주장은 실증되지 않았다. 통신시장조사과 직원 가운데 2015년 3월 치 경품 관련 자료나 업무를 이용자정책총괄과로부터 넘겨받은 사람이 없기 때문. 특히 시장조사처럼 중요한 일을 다른 과로 넘기려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썼어야 한다”는 방통위 여러 관계자의 진술이 잇따랐다.

모르쇠거나 직무 유기

자기들이 시켰는데, 그거(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시켜놓고서 보고를 안 받았다는 건 직무 유기 아닙니까.

앞서 ‘주무관 인사이동과 업무 이관’을 몰상식한 소리로 봤던 방통위 관계자의 말. 그는 2015년 3월 경품 조사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2015년 3월에 위반한 경품 행위를 “조사한 거로는 (시정조치를)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통위는 2015년 9월부터 경품 조사를 새로 시작해 2016년 12월 6일 과징금 106억7000만 원을 물렸으되 2015년 3월에 조사했던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 사이에 일어난 위법행위 책임’을 함께 묻지 않았다. 2015년 9월 조사가 그해 3월 조사의 ‘보강’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방증한 셈이다.

조사 업무를 통신시장조사과로 넘겼다던 김 아무개 과장은 “(이용자정책총괄과에서 2015년 3월에 조사한) 기존 9개월 치 자료가 있는데 (통신시장조사과에서) 그걸 고려를 안 하고 (왜) 그렇게 (따로 과징금을 부과) 했는지는 저는 모르죠”라고 말했다. 박 아무개 국장도 2015년 3월과 9월에 “조사대상기간을 6개월이나 1년이 아니고 왜 9개월로 했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다 결정 안 합니다. (조사관이) 계획 초안을 세워서 오죠. 제가 그걸 뭐 세밀하게 (지시) 안 하죠”라며 모르쇠를 잡았다. 해당 조사 결과를 보고 받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방통위 시장조사관은 그러나 “당연히 국장님이 (조사대상기관은 물론이고 조사대상업체까지 거의 모든 걸) 결정하시죠. 조사관들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종결’ 아닌 ‘유보’라는 허위 문건까지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종결처리’하지 않고 처분을 ‘유보’했다는 허위 문건도 나왔다. 2016년 10월 13일로 예정됐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정 확인 감사에 대응하려고 만든 ‘쟁점자료’에 2015년 3월 경품 조사의 “일부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처분을 유보”했다고 서술한 것. 이 문건은 박 아무개 국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 2016년 10월 11일 국회 국정감사 대응에 쓰려고 박 아무개 국장이 작성한 ‘결합상품 과다경품 조사’ 보고 문건. ‘처분을 유보’하겠다(오른쪽)고 썼다. 주요 내용 보고(왼쪽)에선 경품 조사 업무를 이관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뚜렷하지 않았던 탓인지 ‘15년 8월’이라고 적었다. 업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만들지 않은 데다 실제로 이관되지도 않아 다른 경과 보고와 달리 ‘날짜’를 적어넣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 2016년 10월 11일 국회 국정감사 대응에 쓰려고 박 아무개 국장이 작성한 ‘결합상품 과다경품 조사’ 보고 문건. ‘처분을 유보’하겠다(오른쪽)고 썼다. 주요 내용 보고(왼쪽)에선 경품 조사 업무를 이관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뚜렷하지 않았던 탓인지 ‘15년 8월’이라고 적었다. 업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만들지 않은 데다 실제로 이관되지도 않아 다른 경과 보고와 달리 ‘날짜’를 적어넣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방통위 여러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 같은 ‘종결 아닌 유보’와 ‘보강조사’ 주장은 2016년 9월부터 뉴스타파가 ‘100억 원대 통신기업 과징금 덮어 주기 의혹’ 취재를 시작한 뒤 마련됐다. 그 무렵 최성준 당시 방통위원장이 주재한 국정감사 준비 회의에서도 뉴스타파의 취재 방향을 두고 대응책을 논의하며 ‘종결 아닌 보강조사’ 주장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그러나 “‘유보’는 ‘뒷날로 미뤄 두는 일’인 바 보류했던 처분을 지금에라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2016년 10월 6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담당 국장의 통신사업자 봐주기’로 보고 “부패에 연루될” 수 있음을 지적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선 “종결(처리)을 전제로 질의하고, 종결을 전제로 후속 조치를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 2017/09/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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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과 9월 경품 시장조사 “별개”
담당 국·과장의 “직무 유기” 의혹 불거져

사실(은) 별개의 조사입니다.

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일어난 4대 통신사업자의 경품 위법행위를 처분 없이 덮은 과정을 밝힐 증언이 나왔다. 그때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과징금만도 100억 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됐다.

그동안 방통위는 2015년 3월 이용자정책총괄과에서 시작한 경품 시장조사를 ‘종결처리’하지 않고 그해 9월 통신시장조사과로 업무를 옮겨 ‘보강조사’한 뒤 22개월 만인 2016년 12월 6일 과징금 106억7000만 원을 물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실은 별개 조사”였고, 서로 다른 조사였으니 100억 원대 과징금을 따로 물렸어야 했을 것으로 풀이됐다.

증언은 방통위 한 시장조사관이 했다. 그의 진술은, 2015년 “3월 조사 내용 자체가 후속 조사를 요하는 상태”여서 “3월 조사 업무에 참여했던 주무관이 소속과만 옮겨 (2015년) 9월 조사 업무에도 참여”한 게 ‘종결조치 없는 보강조사’를 방증한다는 방통위 주장을 뒤집었다. 시장조사관은 방통위 주장을 두고 “그거는 아니다”며 “9월에 별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주무관과 함께 자료와 경품 조사 업무가 이관됐다?

제가 그 업무를 갖고 (통신시장조사과로) 넘어간 건 아니에요. 저는 그냥 인사이동을 한 거죠.

방통위가 후속 보강조사를 방증하는 사례로 내민 ‘2015년 3월과 9월 시장조사에 모두 참여한 주무관’의 말. “저는 (인사이동 명령에 따라 다른 과로) 가라면 가고 그런 거지, 제가 업무까지 위임을 받고 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방통위 한 관계자도 “주무관이 뭘 업무를 갖고 움직입니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봤다.

이처럼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을 펴는 건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지휘했던 김 아무개 당시 이용자정책총괄과장. “통신시장조사과로 업무가 이관되면서 (2015년 3월 조사) 자료하고 직원이 같이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의 직속상관이던 박 아무개 국장도 “(2015년 3월) 조사가 제대로 안 돼서, (조사된) 내용을 정확히 모르겠으나 지지부진하니 통신시장조사과로 넘긴 것”이고 업무 이관을 “구두로 (지시) 했다”고 말했다.

박 국장과 김 과장의 경품 조사 업무 이관 주장은 실증되지 않았다. 통신시장조사과 직원 가운데 2015년 3월 치 경품 관련 자료나 업무를 이용자정책총괄과로부터 넘겨받은 사람이 없기 때문. 특히 시장조사처럼 중요한 일을 다른 과로 넘기려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썼어야 한다”는 방통위 여러 관계자의 진술이 잇따랐다.

모르쇠거나 직무 유기

자기들이 시켰는데, 그거(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시켜놓고서 보고를 안 받았다는 건 직무 유기 아닙니까.

앞서 ‘주무관 인사이동과 업무 이관’을 몰상식한 소리로 봤던 방통위 관계자의 말. 그는 2015년 3월 경품 조사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2015년 3월에 위반한 경품 행위를 “조사한 거로는 (시정조치를)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통위는 2015년 9월부터 경품 조사를 새로 시작해 2016년 12월 6일 과징금 106억7000만 원을 물렸으되 2015년 3월에 조사했던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 사이에 일어난 위법행위 책임’을 함께 묻지 않았다. 2015년 9월 조사가 그해 3월 조사의 ‘보강’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방증한 셈이다.

조사 업무를 통신시장조사과로 넘겼다던 김 아무개 과장은 “(이용자정책총괄과에서 2015년 3월에 조사한) 기존 9개월 치 자료가 있는데 (통신시장조사과에서) 그걸 고려를 안 하고 (왜) 그렇게 (따로 과징금을 부과) 했는지는 저는 모르죠”라고 말했다. 박 아무개 국장도 2015년 3월과 9월에 “조사대상기간을 6개월이나 1년이 아니고 왜 9개월로 했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다 결정 안 합니다. (조사관이) 계획 초안을 세워서 오죠. 제가 그걸 뭐 세밀하게 (지시) 안 하죠”라며 모르쇠를 잡았다. 해당 조사 결과를 보고 받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방통위 시장조사관은 그러나 “당연히 국장님이 (조사대상기관은 물론이고 조사대상업체까지 거의 모든 걸) 결정하시죠. 조사관들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종결’ 아닌 ‘유보’라는 허위 문건까지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종결처리’하지 않고 처분을 ‘유보’했다는 허위 문건도 나왔다. 2016년 10월 13일로 예정됐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정 확인 감사에 대응하려고 만든 ‘쟁점자료’에 2015년 3월 경품 조사의 “일부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처분을 유보”했다고 서술한 것. 이 문건은 박 아무개 국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 2016년 10월 11일 국회 국정감사 대응에 쓰려고 박 아무개 국장이 작성한 ‘결합상품 과다경품 조사’ 보고 문건. ‘처분을 유보’하겠다(오른쪽)고 썼다. 주요 내용 보고(왼쪽)에선 경품 조사 업무를 이관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뚜렷하지 않았던 탓인지 ‘15년 8월’이라고 적었다. 업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만들지 않은 데다 실제로 이관되지도 않아 다른 경과 보고와 달리 ‘날짜’를 적어넣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 2016년 10월 11일 국회 국정감사 대응에 쓰려고 박 아무개 국장이 작성한 ‘결합상품 과다경품 조사’ 보고 문건. ‘처분을 유보’하겠다(오른쪽)고 썼다. 주요 내용 보고(왼쪽)에선 경품 조사 업무를 이관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뚜렷하지 않았던 탓인지 ‘15년 8월’이라고 적었다. 업무 인계인수서나 공문을 만들지 않은 데다 실제로 이관되지도 않아 다른 경과 보고와 달리 ‘날짜’를 적어넣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방통위 여러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 같은 ‘종결 아닌 유보’와 ‘보강조사’ 주장은 2016년 9월부터 뉴스타파가 ‘100억 원대 통신기업 과징금 덮어 주기 의혹’ 취재를 시작한 뒤 마련됐다. 그 무렵 최성준 당시 방통위원장이 주재한 국정감사 준비 회의에서도 뉴스타파의 취재 방향을 두고 대응책을 논의하며 ‘종결 아닌 보강조사’ 주장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그러나 “‘유보’는 ‘뒷날로 미뤄 두는 일’인 바 보류했던 처분을 지금에라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2016년 10월 6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2015년 3월 경품 조사를 ‘담당 국장의 통신사업자 봐주기’로 보고 “부패에 연루될” 수 있음을 지적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선 “종결(처리)을 전제로 질의하고, 종결을 전제로 후속 조치를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 2017/09/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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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민트병원으로 옮기며 ‘제2의 도약’을 했다. 네 배 이상 규모를 확장해 3471㎡ 규모에 40여개 병상을 갖추고, 대학병원의 전문성과 클리닉의 편의성을 합친 의료기관으로 재탄생했다. 진료범위도...
화, 2017/11/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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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와이파이 정책 문제점 분석 및
쉽고 안전한 공공와이파이 구축을 위한 제언 –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고용진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 경실련 공동주최 –

– 2017년 12월 6일 (수)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 –

공공와이파이는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무료로 무선접속장치를 통해 일정거리 안에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정보화 시대를 넘어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맞물려 상상을 뛰어넘는 세상의 도래를 마주하고 있는 시대에 공공와이파이는 시민들의 인터넷 사용 환경에 있어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공와이파이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정부가 향후 추진해야할 바람직한 공공와이파이 활성화 정책은 무엇일지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인 방효창 두원공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발제를 한 김송식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은 먼저 과거와 현재의 공공와이파이 현황과 문제점에 조목조목 짚었다. 각각의 지자체별로 중구난방식으로 진행되어, 설치장소나 비용부담 등에 일관성이 없음을 지적했다. 공공와이파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도 기술적인 부분과 정책적인 부분을 나누어 제기했다. 이용자에 대한 인증이 없고, 무선구간의 암호화가 없어 보안에 취약하다. 표준적인 접속절차나 성능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정부는 적합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 등 이해관계자 위주의 운영을 한다. 객관적인 품질관리기구도 없고, 적극적인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도 없는 실정이다. 김송식 위원은 공공와이파이 현황과 문제점을 정리하면서 발전목표와 함께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7가지 올바른 공공와이파이 구축을 위한 제안을 했다.

현재 구축되어 있는 전국의 ‘공공 와이파이’에 대한 보안 및 이용실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 현재 마련된 TTA표준, KS표준 및 ‘공공 와이파이 보안가이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관련 사업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게 하여야 한다. 또한 과기정통부의 실무작업반에 보안전문가를 추가하라. 2015년 진행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공공와이파이 중장기 발전방향 수립” 보고서를 현실과 국민의 편익 증진에 맞춰 개정하라. ‘공공 와이파이’의 이용시 이용자별 고유한 식별정보를 갖게 하며, 국제표준 IEEE802.1X 인증 및 WPA(2) 암호화를 필수로 제공해야 한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계획, 구축 및 운영 주체가 이동통신 사업자가 아닌 중립적인 별도의 기구(기관)에서 수행되어야 하며, 보안 및 품질을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기관을 별도로 두어야 한다. 중앙정부의 각 부처, 광역자치단체 및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해결을 위한 컨트롤타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단순히 무선인터넷을 통한 시민의 복지 증진 차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초연결사회에서의 보편적인 네트워크 접근권의 일환으로 바라보고 이를 적극 수용하여 과감한 정책과 예산을 투입하라.(와이파이 통화, 구글의 프로젝트 파이 사례 등) 덧붙여 인터넷 접근권은 기본권으로 생각해야 할 시대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첫 번째로 토론에 나선 유동호 넷큐브 대표이사는 무선통신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상대적으로 유선에 비해 취약했던 무선통신이 유선에 준하는 보안수준을 갖기 위해 진보해 온 보안기술에 대해서 설명했다. 간단한 기술 툴로도 쉽게 공공와이파이 보안이 취약함을 직접 시연하며 보안 문제가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보안문제에 관한 여러 가지 핵심사항을 지적하며 중점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부분을 정리했다.

이어 김완집 서울시 정보통신보안담당관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공와이파이 사업에 대하여 지자체 현장 공무원으로서 느끼는 여러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컨트롤 타워부재의 문제에 대해 공감하며, 통합관제서비스 운영 필요성도 원칙적으로 환영입장임을 밝혔다. 서울시에는 8679대의 AP가 설치되어있고, 올해 1880대가 추가 설치될 예정인데, 구축 및 관리를 시직원과 용역직원 각 한 명씩 맡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예산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중앙부처의 지원이 절실함을 표현했다. 공공와이파이는 정보격차해소와 통신복지의 측면도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보안 측면에서도 직접 설치한 부분은 암호화하고 있지만, 통신사 지원을 받은 부분은 충분히 암호화 되고 있지 못하고 있음도 피력했다. 공공와이파이 설치에 관한 규정 등이 보다 명확해져서 재원 마련 등에 좀 더 숨통이 트이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김철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네트워크팀장도 공공와이파이 주요현황을 설명하면서,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되는 민원수는 점차 감소세에 있다고 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정부 지자체 사업자간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트래픽 감시 등을 통한 보안을 실시하고는 있으나, 보안주의 공지에 머물고 있음도 인정했다. 그러나 운영기관의 현장점검과 통신사 자체 점검 등으로 지속적으로 유지보수 및 장애처리를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속도느림의 민원 등도 많이 있는데 공공와이파이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사용인원 등 환경에 의한 부분도 있다는 점을 양해바란다고도 했다. 공공와이파이 속도 측정 어플을 이용해 직접 확인도 가능한 점도 확인시켜주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김도원 취약점분석팀장은 보안 부분을 집중 언급했다. 현재 설치된 공공와이파이의 60% 장소에서 무선 구간에 보안을 제공하고 있다. 40%는 개방형이며 현재 정부에서 망개방한 와이파이 역시 비암호화 된 것이다. 인증 및 암호화(WPA2 방식) 필요성에 동의하며, 이용자 및 기기를 식별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용 편의를 위해서 비암호화 공공와이파이 존치의 필요성도 있음을 지적했다. 추가적으로는 공공와이파이 장비의 구매 설치, 운영 관리까지 보안을 내재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해킹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신고 조치 정보공유의 단계를 통한 대응 관리체계의 표준화를 주장했다.

나성욱 한국정보화진흥원 네트워크팀장도 공공와이파이 현황을 간단히 환기하고, 와이파이 AP당 인구수 기준으로는 세계 5위 수준이며 이에 걸맞는 정책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그러나 올바른 공공와이파이 구축 운영을 위해서는 어느 하나의 기관이 모든 공공와이파이를 운영하기 보다는 상황에 맞는 운영전략이 필요하다. 협력형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공공와이파이 설치 의무화 법제도 도입 등은 긍정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단기 접속을 하는 경우에는 문자 등을 이용한 보안 요구가 불편함을 오히려 크게 하는 부분도 있었음을 언급했다. 일반적인 공공와이파이 성능이 좋아지긴 했으나, 지하철의 공공와이파이 부분이 취약점이었는데, 현재는 그 부분도 어느 정도 개선해왔음도 지적했다. 운영비가 핵심임을 인정하여 장소나 시설의 특징을 고려하여 부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오승곤 통신자원정책과장은 공공와이파이를 잘 시행하라는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는데에 감사함을 표시하고, 관련 협회 등을 통해서 여러 가지 주요 내용들이 나온 점 잘 확인했다. 처음 와이파이 정책을 시작하던 시절의 기술수준과 현재와는 큰 변화가 있음을 확인하며 그에 맞게 기술적인 수준을 올려나가겠다고 했다.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큰 부분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해당 부처가 그 역할을 사실상 수행하고 있고 잘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도 언급했다. 예산부분도 정부주도로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부족한 부분은 지자체와 관련업체와의 협력을 통해서라도 잘 진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사회를 본 방효창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은 보안부분의 경우 보안을 하고 안하고 보다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 품질관리 감독 등 중요점을 언급했다. 통신망의 공공재적 성격이 강함을 인식해야 함도 지적하고, 운영과 보안 등 공공와이파이 전반에 관한 내용을 갈무리하며 토론회를 마쳤다.

수, 2017/12/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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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이’ 대표·바탕 상품 값 똑같아
03년 이후 “이통 가격 경쟁 전무”

한국 이동전화 시장의 88%를 지배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엘티이(LTE)’ 대표 상품 값은 모두 월 6만5890원이다. ‘엘티이’ 바탕 상품 값도 3사 모두 월 3만2890원, 가격차는 0원이다. 소비자가 관련 상품들을 두고 값을 견줘 볼 여지가 없다. 한국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전화를 사들인 5612만4217명(2017년 11월 기준 점유율 88.2%) 가운데 ‘엘티이’를 쓰는 4811만9087명의 상당수가 고르나마나한 선택을 한 셈이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은 “비슷한 류 (3사) 서비스를 보면 (값이) 똑같다”며 “2003년 이후 (3사의) 3G 및 엘티이 이동통신 요금이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 경쟁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요금제 많다지만

2018년 1월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이동전화 3사 ‘엘티이’ 주력 상품은 27개. 인터넷을 살피거나 TV·영화를 볼 때 쓰일 데이터를 내주는 양에 따라 상품 값을 9개씩 나눠 뒀는데 3사 모두 ‘월 3만2890원’부터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KT ‘LTE 데이터 선택 32.8’,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이 3만2890원짜리. 이 상품에 돈을 치르기로 한 소비자는 다달이 데이터를 300메가바이트(MB)까지, 음성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3사가 내주는 게 똑같다. 상품 바탕이 같다는 얘기. 손에 3만2890원을 들고 ‘엘티이’를 쓰려는 소비자에게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이 값을 견줘 더욱 알뜰하게 선택할 기회가 없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데이터를 제한 없이 쓰는 ‘엘티이’ 값(2018년 1월)도 3사 모두 ‘월 6만5890원’부터 시작한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 KT ‘LTE 데이터 선택 65.8’,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가 6만5890원짜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다달이 기본 데이터로 11기가바이트(GB)와 매일 2GB씩, KT는 10GB와 매일 2GB를 내주며 관련 상품을 ‘무제한 서비스’라고 광고한다. 정해 둔 용량을 넘어서면 데이터 전송속도를 3메가(M)bps(bit per second)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도 3사가 똑같다. 이 또한 상품 바탕이 거의 같다는 뜻. 소비자에겐 3사 상품 값을 견줘 본 뒤 사들일 여지가 없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3사는 모두 6만5890원짜리 상품을 가장 많이 팔리거나 인기 있는 ‘엘티이’로 꼽았다. SK텔레콤은 “90만 원에서 100만 원대 프리미엄 휴대폰을 쓰는 사람의 60 ”, KT가 “엘티이 데이터 선택 전체 가입자의 39%”, LG유플러스는 “이동전화 새 가입자의 30% 후반이 선택한다”고 밝혔다.

3사의 나머지 ‘엘티이’ 상품은 데이터 사용량 0.1GB~0.6GB 차이를 두고 월 110원~2090원씩 값이 달랐다. 기본 데이터 사용량을 바탕으로 삼아 가격을 따로 정했으되 서로 큰 차이를 두지 않아 소비자 선택권이 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되풀이되는 ‘단순 비교 불가’ 장단

2017년 12월, 한국 이동전화 3사의 ‘엘티이(LTE)’ 데이터 바탕 값이 얼마나 되는지에 소비자 눈길이 모였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모바일 전략 컨설팅업체 리휠이 지난해 12월 1일 내놓은 ‘모바일 접속가능성 경쟁력(mobile connectivity competitiveness) 제8차 모니터링’ 결과 때문. 한국에서 ‘엘티이’ 데이터 1GB를 쓰려면 13.4유로(1만7100원쯤)가 드는데 41개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비쌌다고 발표했다. 나라마다 30유로(3만8300원쯤)로 살 수 있는 기가바이트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본 결과였다.

한국은 캐나다·미국·일본·독일 사업자들(operators)과 함께 “기가바이트 가격을 여전히 지나치게 (많이) 매긴다(charge)”는 게 리휠의 분석. ‘여전히(still) 지나치게(exorbitant)’ 비싸다고 본 건 2017년 5월 공개된 7번째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한국이 캐나다·독일·미국·벨기에·일본과 함께 데이터 요금이 높은 나라였기 때문으로 보였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한국 언론계는 이 리휠 모니터링 결과에 뜨겁게 반응했다. 2017년 12월 5일과 6일 ‘한국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소비자 반응도 뜨거워 기사마다에 이동전화 3사와 정부 가격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역류도 일었다. 이동전화 3사 쪽에서 나라마다 서비스 환경이 달라 요금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리휠 모니터링 결과를 깎아내렸다. 3사 관계자가 “(한국에는 25% 선택약정할인제가 있어 더 싸다”거나 “(값싼) 알뜰폰 사업자가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반론을 폈다는 기사가 이어졌다.

몇몇 매체는 이동전화 3사 쪽 반응을 전하며 리휠 모니터링이 아예 ‘엉터리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기사 제목에 물음표(?)를 붙여 이른바 ‘엉터리 논란’에 살을 덧댄 매체도 있었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특히 중앙일보는 2017년 12월 5일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싼 나라, 한국’이라고 보도했다가 이레 뒤인 12일 ‘한국이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싸다고?!?!’로 제목과 내용을 바꿨다. 12일 보도에는 5일 자 기사에 없던 ‘우리나라 데이터 요금이 진짜 비싼지 이동전화 3사 직원들에게 물어본 결과’를 담았다. 답변은 “비싼 것이 아니”고, 많은 사용자와 서비스 속도 때문에 “장비를 많이 설치해야” 하며,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더 올려야 하는 게 정상”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5일과 12일 보도가 백팔십도로 달라진 것이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나라마다 시장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이동전화 3사 쪽 주장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사이 가계통신비 차이를 알아볼 때로부터 되풀이됐다. 2014년과 2011년 ‘OECD 커뮤니케이션스 아웃룩(communications outlook)’에서 한국이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통신비 비중 1위를 기록했을 때마다 불거진 반발이었다.

언뜻 일리 있는 주장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리휠 모니터링을 ‘엉터리’로까지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50달러로 맥도널드 햄버거를 몇 개나 살 수 있는지를 견줘 보는 빅맥지수처럼 ‘30유로를 들여 쓸 수 있는 이동전화 데이터 사용량’을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 세세한 비교 기준을 두고 얼마간 논란이 있더라도 나라 사이 가격차를 견줘 본 뒤 ‘한국이 서 있는 곳’을 가늠하고, 정부 정책을 짤 때 참고할 만하다는 뜻이다.

열쇠는 결국 기본료 폐지

수렴하는 현상은 있습니다.

전영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이 한국 이동전화 3사 주력 상품 값을 두고 한 말. 한국 이동전화 시장이 “아무래도 과점적이다 보니까 요금제가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는 실질적으로 3사 이동전화 상품을 비교해 더 싸되 질 좋은 걸 골라 뽑을 여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가계 통신비 부담(OECD)과 가장 비싼 데이터 요금(리휠)까지 짊어져야 한다. 이런 흐름을 살핀 끝에 가장 효과가 좋을 정책으로 제시된 게 ‘기본료 폐지’다. SK텔레콤과 KT 데이터 요금에 포함된 1만1000원, LG유플러스 상품 안에 녹아 있다는 1만900원을 없애면 가격 관련 골칫거리 여러 개를 한꺼번에 풀어낼 것으로 보였다.

2017년 8월 31일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기본료 폐지 정책이 살아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없어진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기본료가 정확하게 규정되어야(defined) 폐지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어렵고 법률적인 절차를 거쳐야 돼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대안으로 빨리 (인하)할 수 있는 걸 먼저 한 다음에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추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0일 정책 실무 책임자인 전영수 통신이용제도과장도 “공식적으로 기본료 폐지를 추진 안 하는 것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계속적으로 논의하자고 해 놓은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문재인 정부가 ‘기본료 폐지’ 열쇠를 여전히 손에 쥐었다. 문제는 시간. ‘언제 없앨 것이냐’다.


취재 : 이은용

 

목, 2018/01/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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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이’ 대표·바탕 상품 값 똑같아
03년 이후 “이통 가격 경쟁 전무”

한국 이동전화 시장의 88%를 지배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엘티이(LTE)’ 대표 상품 값은 모두 월 6만5890원이다. ‘엘티이’ 바탕 상품 값도 3사 모두 월 3만2890원, 가격차는 0원이다. 소비자가 관련 상품들을 두고 값을 견줘 볼 여지가 없다. 한국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전화를 사들인 5612만4217명(2017년 11월 기준 점유율 88.2%) 가운데 ‘엘티이’를 쓰는 4811만9087명의 상당수가 고르나마나한 선택을 한 셈이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은 “비슷한 류 (3사) 서비스를 보면 (값이) 똑같다”며 “2003년 이후 (3사의) 3G 및 엘티이 이동통신 요금이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 경쟁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요금제 많다지만

2018년 1월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이동전화 3사 ‘엘티이’ 주력 상품은 27개. 인터넷을 살피거나 TV·영화를 볼 때 쓰일 데이터를 내주는 양에 따라 상품 값을 9개씩 나눠 뒀는데 3사 모두 ‘월 3만2890원’부터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KT ‘LTE 데이터 선택 32.8’,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이 3만2890원짜리. 이 상품에 돈을 치르기로 한 소비자는 다달이 데이터를 300메가바이트(MB)까지, 음성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3사가 내주는 게 똑같다. 상품 바탕이 같다는 얘기. 손에 3만2890원을 들고 ‘엘티이’를 쓰려는 소비자에게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이 값을 견줘 더욱 알뜰하게 선택할 기회가 없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데이터를 제한 없이 쓰는 ‘엘티이’ 값(2018년 1월)도 3사 모두 ‘월 6만5890원’부터 시작한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 KT ‘LTE 데이터 선택 65.8’,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가 6만5890원짜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다달이 기본 데이터로 11기가바이트(GB)와 매일 2GB씩, KT는 10GB와 매일 2GB를 내주며 관련 상품을 ‘무제한 서비스’라고 광고한다. 정해 둔 용량을 넘어서면 데이터 전송속도를 3메가(M)bps(bit per second)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도 3사가 똑같다. 이 또한 상품 바탕이 거의 같다는 뜻. 소비자에겐 3사 상품 값을 견줘 본 뒤 사들일 여지가 없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3사는 모두 6만5890원짜리 상품을 가장 많이 팔리거나 인기 있는 ‘엘티이’로 꼽았다. SK텔레콤은 “90만 원에서 100만 원대 프리미엄 휴대폰을 쓰는 사람의 60 ”, KT가 “엘티이 데이터 선택 전체 가입자의 39%”, LG유플러스는 “이동전화 새 가입자의 30% 후반이 선택한다”고 밝혔다.

3사의 나머지 ‘엘티이’ 상품은 데이터 사용량 0.1GB~0.6GB 차이를 두고 월 110원~2090원씩 값이 달랐다. 기본 데이터 사용량을 바탕으로 삼아 가격을 따로 정했으되 서로 큰 차이를 두지 않아 소비자 선택권이 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되풀이되는 ‘단순 비교 불가’ 장단

2017년 12월, 한국 이동전화 3사의 ‘엘티이(LTE)’ 데이터 바탕 값이 얼마나 되는지에 소비자 눈길이 모였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모바일 전략 컨설팅업체 리휠이 지난해 12월 1일 내놓은 ‘모바일 접속가능성 경쟁력(mobile connectivity competitiveness) 제8차 모니터링’ 결과 때문. 한국에서 ‘엘티이’ 데이터 1GB를 쓰려면 13.4유로(1만7100원쯤)가 드는데 41개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비쌌다고 발표했다. 나라마다 30유로(3만8300원쯤)로 살 수 있는 기가바이트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본 결과였다.

한국은 캐나다·미국·일본·독일 사업자들(operators)과 함께 “기가바이트 가격을 여전히 지나치게 (많이) 매긴다(charge)”는 게 리휠의 분석. ‘여전히(still) 지나치게(exorbitant)’ 비싸다고 본 건 2017년 5월 공개된 7번째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한국이 캐나다·독일·미국·벨기에·일본과 함께 데이터 요금이 높은 나라였기 때문으로 보였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한국 언론계는 이 리휠 모니터링 결과에 뜨겁게 반응했다. 2017년 12월 5일과 6일 ‘한국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소비자 반응도 뜨거워 기사마다에 이동전화 3사와 정부 가격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역류도 일었다. 이동전화 3사 쪽에서 나라마다 서비스 환경이 달라 요금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리휠 모니터링 결과를 깎아내렸다. 3사 관계자가 “(한국에는 25% 선택약정할인제가 있어 더 싸다”거나 “(값싼) 알뜰폰 사업자가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반론을 폈다는 기사가 이어졌다.

몇몇 매체는 이동전화 3사 쪽 반응을 전하며 리휠 모니터링이 아예 ‘엉터리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기사 제목에 물음표(?)를 붙여 이른바 ‘엉터리 논란’에 살을 덧댄 매체도 있었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특히 중앙일보는 2017년 12월 5일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싼 나라, 한국’이라고 보도했다가 이레 뒤인 12일 ‘한국이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싸다고?!?!’로 제목과 내용을 바꿨다. 12일 보도에는 5일 자 기사에 없던 ‘우리나라 데이터 요금이 진짜 비싼지 이동전화 3사 직원들에게 물어본 결과’를 담았다. 답변은 “비싼 것이 아니”고, 많은 사용자와 서비스 속도 때문에 “장비를 많이 설치해야” 하며,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더 올려야 하는 게 정상”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5일과 12일 보도가 백팔십도로 달라진 것이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나라마다 시장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이동전화 3사 쪽 주장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사이 가계통신비 차이를 알아볼 때로부터 되풀이됐다. 2014년과 2011년 ‘OECD 커뮤니케이션스 아웃룩(communications outlook)’에서 한국이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통신비 비중 1위를 기록했을 때마다 불거진 반발이었다.

언뜻 일리 있는 주장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리휠 모니터링을 ‘엉터리’로까지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50달러로 맥도널드 햄버거를 몇 개나 살 수 있는지를 견줘 보는 빅맥지수처럼 ‘30유로를 들여 쓸 수 있는 이동전화 데이터 사용량’을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 세세한 비교 기준을 두고 얼마간 논란이 있더라도 나라 사이 가격차를 견줘 본 뒤 ‘한국이 서 있는 곳’을 가늠하고, 정부 정책을 짤 때 참고할 만하다는 뜻이다.

열쇠는 결국 기본료 폐지

수렴하는 현상은 있습니다.

전영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이 한국 이동전화 3사 주력 상품 값을 두고 한 말. 한국 이동전화 시장이 “아무래도 과점적이다 보니까 요금제가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는 실질적으로 3사 이동전화 상품을 비교해 더 싸되 질 좋은 걸 골라 뽑을 여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가계 통신비 부담(OECD)과 가장 비싼 데이터 요금(리휠)까지 짊어져야 한다. 이런 흐름을 살핀 끝에 가장 효과가 좋을 정책으로 제시된 게 ‘기본료 폐지’다. SK텔레콤과 KT 데이터 요금에 포함된 1만1000원, LG유플러스 상품 안에 녹아 있다는 1만900원을 없애면 가격 관련 골칫거리 여러 개를 한꺼번에 풀어낼 것으로 보였다.

2017년 8월 31일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기본료 폐지 정책이 살아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없어진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기본료가 정확하게 규정되어야(defined) 폐지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어렵고 법률적인 절차를 거쳐야 돼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대안으로 빨리 (인하)할 수 있는 걸 먼저 한 다음에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추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0일 정책 실무 책임자인 전영수 통신이용제도과장도 “공식적으로 기본료 폐지를 추진 안 하는 것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계속적으로 논의하자고 해 놓은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문재인 정부가 ‘기본료 폐지’ 열쇠를 여전히 손에 쥐었다. 문제는 시간. ‘언제 없앨 것이냐’다.


취재 : 이은용

 

목, 2018/01/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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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13일 한국을 찾은 미탈리포프 교수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서 만났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2016년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자문교수로 임용돼 강은주 교수 등 병원 연구진과 미토콘드리아...
일, 2018/01/1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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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고가요금제 유도정책개선 촉구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3월 16일(금)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

1. 2018년 3월 16일(금)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소비자시민모임 ‧ 참여연대 ‧ 한국소비자연맹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사)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 기자회견에서 참가자 일동은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은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보편요금제를 비롯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실효성을 후퇴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관리수수료 차등지급을 포함한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3.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가계통신비 절감은 온 국민의 소망이며,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계통신비 절감의 주체가 되어야 할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아무런 대안 없이 기본료 폐지와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아서고 있을 뿐 아니라 통신소비자들에게 고가요금제를 유도함으로써 전 국민적 소망과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고 있습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그동안 장려금 차등, 삭감 정책을 통해 통신소비자들에게 고가요금제를 유도해 왔습니다. 최근 한 이동통신 사업자는 요금제와 상관없이 대리점에게 동일하게 지급하던 관리수수료율을, 저가요금제는 삭감하고 고가요금제는 인상하는 차등지급 방식으로 갑작스레 변경하였습니다. 이는 유통대리점이 저가요금제를 유치하면 수익을 줄이고, 고가요금제를 유치하면 이익을 주겠다는 명백한 고가요금제 유도입니다. 이러한 수수료율 차등지급은 대리점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심화시키는 행위입니다.

아울러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고가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만을 대상으로 데이터 속도 제한을 없애주거나, 추가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차별적인 서비스 및 혜택을 통해 마치 자신들이 소비자 편익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통신비 부담에 고통받는 소비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고가요금제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기보다는 국민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다양한 저가요금제를 출시하고 기본료 폐지 또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관리수수료 차등지급을 비롯한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은 결국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보편요금제를 비롯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실효성을 후퇴시키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동통신사들에게 관리수수료 정책을 비롯한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의 개선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소비자와 대리점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동통신사의 탐욕을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2018. 3. 16.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소비자시민모임‧참여연대‧한국소비자연맹
정의당 추혜선 의원, (사)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금, 2018/03/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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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개인정보에서 손 떼라!
– 금융위 <금융분야 데이터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 입장

어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분야 데이터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이하 종합방안)을 발표하며 금융 분야를 빅데이터의 테스트베드로서 우선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종합방안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강화를 양념처럼 끼워 넣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금융 개인정보의 공유와 활용을 확대하여 산업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금융 개인정보는 개인의 경제적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로서 오히려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개인정보의 상업화를 앞장서 추진하겠다고 하니 금융 분야 감독기구가 할 일인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우리는 이번 종합방안이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공유와 활용을 촉진시킬 것을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현재 대통령 산하 4차 산업혁명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된 해커톤을 통해 각 이해관계자가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 방향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독단적으로 이러한 종합방안을 발표한 것은 유감이다. 가명 정보 및 익명 정보의 활용 조건과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일정하게 비식별 조치를 하면 자유롭게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해커톤에서의 사회적 논의를 무시하고 추진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종합방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주관 해커톤 회의 등을 거쳐 확정”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여전히 기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비식별 조치라는 개념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고 “금융회사 등의 비식별 조치에 대하여 전문기관(금융보안원・신용정보원)을 통해 적정성 평가를 받도록 하는 등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하는 등 그동안 비판을 받아왔던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의 방식으로의 개인정보 활용을 고집하고 있다. 또한, “비식별처리된 익명정보 등의 중개를 허용(개인정보는 제외)”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익명정보’가 어떤 의미인지, 기존 비식별조치를 적용한 사실상 가명정보의 수준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둘째, 결국 이 종합방안이 이행되기 위해서는 신용정보보호법이 개정되어야 하며, 금융위원회도 올해 상반기에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는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으로 분산되어 수범자의 혼란과 중복규제를 야기하고 있어 관련 법제를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로 분산된 기능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통합하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명실상부하게 개인정보 감독기구로 역할 할 수 있도록 그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의 이번 발표는 금융 분야의 감독기관으로서 자신의 권한을 놓지 않으려 하는 조직이기주의의 발로이다.

셋째, 이미 금융 분야의 개인정보 보호는 개인정보 보호 원칙에서 벗어나 가장 완화된 상황이다. 그런데도 종합방안은 지주회사 그룹 내 통신, 전기ㆍ가스 등 관련 정보공유, 신용정보원을 통한 세금ㆍ사회보험료 납부실적 등 공공정보의 공유 확대, 신용정보원이 모든 차주의 개인사업자 여부를 일괄 확인하여 CB사ㆍ금융권에 공유 추진, CB사의 개인정보 이용 범위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신용평가 체계 고도화”라는 명목으로 금융 개인정보의 기관 간 공유 및 활용을 무분별하게 확대하고 있다.

넷째, 종합방안은 비금융 개인정보 활용을 통해 마치 저소득층 및 금융소외계층에 이익이 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오히려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강화될 수도 있다. 결국, 빅데이터의 활용은 금융 개인정보 분석을 통해 금융 업체의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하에 움직일 것이며, 열악한 환경에 있을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은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섯째, 종합방안은 데이터 중개ㆍ유통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이를 통해 개인정보의 상업적 거래가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홈플러스의 개인정보의 상업적 판매, 약학정보원 등을 통한 개인 의료정보의 상업적 판매 등을 통해 개인정보의 동의 없는 상업적 활용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마치 미국 등의 사례를 선진적인 사례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으나, 미국에서도 데이터 브로커에 대한 비판이 높은 상황이다.

오늘 청와대는 정부 헌법 개정안의 일부 내용을 발표했는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헌법에 명시적으로 포함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정부 부처에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정책을 무분별하게 추진하는 것은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종합방안은 금융위원회가 개인정보 감독기구로서 자격 미달임을 보여준다. 금융위원회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도 없이 발표한 종합방안을 철회해야 하며, 개인정보 감독 권한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이관해야 한다. <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시민모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함께하는시민행동

화, 2018/03/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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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건강정보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경실련 입장>

복지부 건강정보 빅데이터 시범사업, 법제도 정비 선행하라

– 시범사업은 공중보건을 위한 사회정책연구에 한정해야 –

지난 2017년 12월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정보 활용을 위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시범사업 추진계획’(이하 시범사업)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 일방적 추진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험상품 개발을 위해 민간보험사에 총 6,420만 명의 진료기록 정보를 팔아넘기며 사회적 비난이 커지자 뒤늦게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시범사업을 발표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3월 30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에 경실련은 지난 28일 발표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시민사회노동단체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시범사업에 대한 일부 이견 또는 보충의견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개인(건강)정보의 보호와 활용을 위한 법제도 정비에 대한 의견

개인 건강정보에 규정은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 분야의 「의료법」, 「생명윤리법」, 공공분야의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등에 다양한 법률에 혼재되어 있다.

의료법은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내주는 등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원칙적으로 환자 정보는 제3자 제공이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건강보험업무처리를 위한 것이라는 한정적 목적을 위하여 의료법은 예외조항을 두고 있고, 그 결과 의료기관에서 생산된 다양한 환자 정보가 심평원이나 건강보험공단에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평원이나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범사업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와 위법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우선 독립적인 감독기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며, 이에 근거하여 건강정보, 환자에 대한 정보의 규정, 개인정보 간의 위계관계를 법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2. 연구, 학술, 통계 목적 처리에 대한 정보 주체의 선택권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는 개인정보 처리를 위해서는 정보 주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통계작성 및 학술 연구목적이라도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익명 형태로 처리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보 주체 또는 환자의 동의 없이 연구, 학술, 통계 목적 처리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부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다양한 동의 받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사후에 정보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옵트아웃(Opt-out) 권한도 함께 부여해야 한다.

3. 연구목적의 제한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은 공공의 목적에 한정되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범사업 추진계획안에 명시된 데이터셋 예시 중 의약품 정보 내용만 봐도 원외 처방 약제 통계자료, 의약품 상위 성분 청구현황으로 제약회사에 필요한 것으로 공공의 목적에 해당하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시범사업 전체가 공공의 목적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재검토가 되어야 하고, 시범사업은 기술개발이 아닌, 공중보건과 관련된 사회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연구로 한정해야 한다.

금, 2018/03/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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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톤 합의, 개인정보 보호체계 일원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지난 4월 3-4일,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주최의 「제3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이 개최되었다.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의 조화” 의제의 경우 지난 2월 제2차 해커톤에서의 합의에 이어 추가적인 논의가 진행되었다. 여전히 많은 세부 쟁점에서 참가자 사이의 이견이 존재하고 해커톤 참여자들이 각 이해관계자 그룹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두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 차례에 걸친 밤샘 토론을 통해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룬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핵심적 의제 중 하나인 ‘개인정보 보호체계’ 이슈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 이미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지적해왔듯이, 개인정보 보호 체계의 효율화와 감독 체계 강화는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2월 12일 <빅데이터 시대 개인정보 감독체계에 대한 시민사회 의견>을 발표한 바 있다.)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에 합의하더라도, 개인정보의 오남용을 감독하고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할 개인정보 감독기구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우리 개인정보 주체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리라는 신뢰를 가질 수가 없기 때문에 우려할 수밖에 없다. 산업계가 요구하는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활용이든,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이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분야 빅데이터 테스트베드 추진이든, 효과적인 개인정보 감독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무망한 꿈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으로 분산된 개인정보 보호법제를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일원화하고, 개인정보감독기구로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할 것을 요구해왔다. 문재인 정부도 “2018년부터 개인정보 보호 거버넌스 강화 및 개인정보 보호 체계 효율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각 정부부처는 자신의 권한을 유지하는 것에만 신경써왔다. 금융위원회는 <금융분야 데이터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을 발표하며 금융 개인정보의 산업적 활용에 앞장서고 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유럽 개인정보보호규정(GDPR) 시행을 앞두고 ‘부분’ 적정성 평가 통과에만 매진하고 있다. 정부가 유럽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보호하겠다면 최소한 ‘전체 적정성 평가’를 병행 추진해야 하고, 전체 적정성 평가 통과를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 강화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없다.

이번 해커톤에서도 개인정보 보호체계 의제가 뒤로 밀리고 충분한 논의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정부부처들은 여전히 부처이기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며 독립적 감독기구로의 권한 이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해커톤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중복, 유사 조항에 대해서는 통일적 규율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을 위한 거버넌스 개선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 등에는 합의했다는 것이다.

여전히 우려스러운 것은 해커톤에서 거버넌스 개선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행안부, 방통위, 금융위가 통일적 정책 추진은 도외시하고, 여전히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배제하면서 협력 대신 부처이기주의와 각자도생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해커톤을 통해서도 확인되었지만, 행안부, 방통위, 금융위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보화 사회의 가장 중요한 기본 과제인 개인정보 보호법제 정비와 감독체계 정비를 수행할 의사가 없다. 이들은 개혁의 대상이고 이들을 개혁하는 것은 오직 외부의 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제 공은 청와대와 국회로 넘어갔다. 청와대는 “개인정보 보호 거버넌스 강화 및 개인정보 보호 체계 효율화”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나 빅데이터 활성화 정책 역시 순조롭게 추진되기 힘들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소병훈, 송희경, 변재일, 진선미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되어있다. 국회 차원의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도 운영되고 있다. 이제 국회에서도 개인정보의 보호와 안전한 활용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체계의 일원화 방안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개인정보 보호법제의 일원화 및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 강화 없이는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에 대한 논의가 한치도 진전될 수 없음을 정부와 국회는 인식해야 한다.

2018년 4월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녹색소비자연대,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소비자연맹

목, 2018/04/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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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표 삼성SDS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삼성SDS 사옥에서 열린 ‘삼성SDS 디지털금융 미디어데이’... 동네 병·의원은 보험사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서류를 입력하면 연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홍준 삼성SDS...
월, 2018/06/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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