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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고가요금제 유도정책개선 촉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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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고가요금제 유도정책개선 촉구 기자회견

익명 (미확인) | 금, 2018/03/16- 14:07

이동통신 고가요금제 유도정책개선 촉구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3월 16일(금)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

1. 2018년 3월 16일(금)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소비자시민모임 ‧ 참여연대 ‧ 한국소비자연맹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사)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 기자회견에서 참가자 일동은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은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보편요금제를 비롯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실효성을 후퇴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관리수수료 차등지급을 포함한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3.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가계통신비 절감은 온 국민의 소망이며,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계통신비 절감의 주체가 되어야 할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아무런 대안 없이 기본료 폐지와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아서고 있을 뿐 아니라 통신소비자들에게 고가요금제를 유도함으로써 전 국민적 소망과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고 있습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그동안 장려금 차등, 삭감 정책을 통해 통신소비자들에게 고가요금제를 유도해 왔습니다. 최근 한 이동통신 사업자는 요금제와 상관없이 대리점에게 동일하게 지급하던 관리수수료율을, 저가요금제는 삭감하고 고가요금제는 인상하는 차등지급 방식으로 갑작스레 변경하였습니다. 이는 유통대리점이 저가요금제를 유치하면 수익을 줄이고, 고가요금제를 유치하면 이익을 주겠다는 명백한 고가요금제 유도입니다. 이러한 수수료율 차등지급은 대리점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심화시키는 행위입니다.

아울러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고가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만을 대상으로 데이터 속도 제한을 없애주거나, 추가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차별적인 서비스 및 혜택을 통해 마치 자신들이 소비자 편익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통신비 부담에 고통받는 소비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고가요금제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기보다는 국민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다양한 저가요금제를 출시하고 기본료 폐지 또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관리수수료 차등지급을 비롯한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은 결국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보편요금제를 비롯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실효성을 후퇴시키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동통신사들에게 관리수수료 정책을 비롯한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의 개선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소비자와 대리점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동통신사의 탐욕을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2018. 3. 16.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소비자시민모임‧참여연대‧한국소비자연맹
정의당 추혜선 의원, (사)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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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7.2%, 데이터요금제 통신비 인하 효과 없거나 미미

 

데이터요금제 변경은 시장 상황 보고 결정 할 것(51.5%)

요금제 개선 및 추가 인하 필요(68.9%)

통신당국은 데이터요금제에 대한 보완책과 요금인하 추진해야

기본료폐지 및 데이터 제공 확대 필요

 

2015년 6월 7일 참여연대․㈜우리리서치가 진행한 데이터요금제에 관한 여론조사에서(우리리서치와 참여연대는 부정기적으로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한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음. 참여연대가 조사를 의뢰하고 우리리서치가 여론조사를 시행), 우리 국민들 10명 중 8명 꼴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통신비 인하 효과가 없거나 있어도 미미하고, 오히려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리고 역시 70%에 가까운 국민들은 데이터 요금제의 개선 및 추가 인하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정부 당국과 통신재벌 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인해 ‘대단한 인하 효과가 있다’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은 그런 점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통신 이용자들은 이용 패턴은 이미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었는데, 음성․문자가 무제한 제공된다고 해서(참고로, 지능망 음성 통화, 영상 통화 등은 별도 과금 되거나 무제한이 아님) 통신요금이 인하되는 것은 아니라는 참여연대와 통신공공성포럼 등의 지적에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2015년 5월 8일 KT를 시작으로 통신3사가 음성통화 무제한 제공하고 데이터량에 따라 통신요금을 부과하는 새로운 요금제, 즉 데이터요금제를 출시하였다. 데이터요금제 가입자가 곧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 할 것이다. 이번 여론 조사에서도,“최근 통신3사가 음성통화는 무제한 사용 가능하고 데이터의 사용량에 따라 통신비를 차등 적용하는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내놓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데이터중심 요금제에 대해 알고계십니까?”라는 질문에서 통신소비자들은 잘 안다(24.5%), 대강 안다(53.5%)로 응답하여, 전혀 모른다(22.1%)를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데이터요금제가 출시된 지 한 달 만에(6.7일 여론조사 시점에서) 국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통신재벌 3사가 공격적인 마케팅과 적극적인 광고를 진행한 것과도 연관이 있지만, 우리 국민들이 과도한 통신비 고통과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데이터요금제가 통신비를 인하시킬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해서 봤다는 측면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통신3사가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내놓았으나, 여러 가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데이터중심 요금제로 변경할 의향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서는 우리 국민들은 이미 변경했거나 곧 변경할 예정(18.9%), 시장 상황을 좀 더 보고 차분히 결정(51.5%), 문제가 있으므로 변경할 생각 없음(18.8%), 잘 모름(10.7%) 등으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요금제의 요금 인하 효과에 대한 논란이 뜨겁고, 또 이용 패턴에 따라서는 요금이 인상될 수도 있다는 점들이 지적되면서 70.3%에 달하는 국민들이 변경할 생각이 없거나 관망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3사는 데이터중심 요금제로 변경하면 요금인하 효과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민단체들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요금 인상(22.7%), 효과 미미(31.6%), 효과 없음(22.9%) 로 응답(77.2%)하여, 서두에서 지적했듯이 우리 국민들은 데이터요금제로 인한 통신요금 효과가 없거나 있어도 미미하고, 오히려 오를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통신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10.5%에 불과했다. 1인당 음성통화량은 2010년 말 200분 내외에서 현재 180분 이하로 감소추세에 접어들고 있다. 통신 소비자의 이용 형태는 음성통화에서 데이터 사용으로 이미 재편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하더라도 데이터 제공량이 이에 뒷받침 되지 않으면 통신비 인하에 별 효과가 없다고 우리 국민들은 판단한 것이다.

 

 

연도별 음성·문자 건수 및 데이터 사용량 추이

<자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출처: 2015.05.19. 경향신문>

 

“데이터중심 요금제에 대한 개선 및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개선과 추가 인하가 꼭 필요하다”의견이 68.9%, “향후 추이를 보고나서 개선을 추진해도 된다”의견이 18.1%, “최근의 데이터중심요금제이면 충분하다” 의견이 2.7% “잘 모름”의견이 10.2%로 나타났다. 국민 10명중 7명 꼴로 현재의 데이터요금제로는 부족하고 개선과 보완이 있어야 한다는 답한 것이다. 최저요금이라는 32,900원 요금도 결코 작은 부담이 아니며, 그 경우라도 지능망 서비스 및 부가 통신 등의 경우는 추가로 과금이 될 수 있고, 또 데이터를 조금만 더 사용하면 과금이 추가로 더 되기 때문에 국민들이 데이터요금제의 개선 및 보완, 추가적인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알뜰폰도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1만원대 요금제 출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통신 3사로부터 통신망을 임대해서 판매하는 알뜰폰도 1만원대 무제한 통화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데, 막대한 수익을 거드고 있고 통신망을 소유하고 있는 통신 3사가 (부가세 포함하여) 32,900원 요금제에서야 무제한 통화를 제공한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드시 기본료 폐지 또는 대폭 인하(순차적 폐지), 저가 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 확대 등의 후속 및 보완조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국민들은 데이터요금제 자체로 통신비 인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 않다. 2014년 4월 LTE 이용자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3.4GB이다. 그리고 해마다 약 50%의 데이터 사용량 증가를 보이고 있다. 통신재벌 3사가 저가 요금젱서 더욱 많은 데이터 사용량을 제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신 기본권, 통신 공공성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데이터 사용에서까지 극심한 차별과 양극화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 또, 11,000원 가량의 기본요금이 이번 데이터요금제에도 모두 숨겨져 포함되어 있을 것이므로 과도하면서도 부당한 기본요금 문제가 해결된다면 데이터요금제의 추가 인하가 가능하고, 통신 복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증가할 것이다. 끝.

 

■ 붙임 : 데이터 요금제 여론조사 보고서(2015.06.7일 여론조사 시행. 6.10일 우리리서치 분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주)우리리서치

 

수, 2015/06/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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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가 통신서비스 공공성의 상징인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려는 것에 강력 반대

제 4이동통신 진출은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허가기준 충족할 사업자 있을지 의문
미래부가 기본료 폐지, 데이터제공량 확대, SKT에 대한 비대칭규제 등 실질 대책을 외면하고 실효성 의심스러운 내용으로 변죽만 울리고 있음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어

 

1. 오늘(6/25) 미래부에서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및 “2015년도 기간통신사업 허가 기본계획 확정안”을 발표했습니다.

 

2. 미래부의 이번 발표 내용은 1) 통신요금인가제 폐지 추진 2) 4이동통신 진출 적극 유도 계획 3) 알뜰통신 활성화 방안 4)데이터요금제의 의미 과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중 알뜰통신 활성화는 매우 긍정적인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되지만, 1), 2), 4)는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4)데이터요금제 의미 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첨부한 6.17일 참여연대가 발표한 관련 여론조사 결과 및 설명 보도자료로 비평을 대신하고, 오늘 보도자료에서는 1)과 2)의 문제에 대해서 집중해 입장을 내고자 합니다.

 

3.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 이헌욱 변호사)와 통신공공성포럼(대표 : 이해관 전 KT새노조 위원장)이 이번 미래부의 발표의 대해 공동으로 반박하고 비평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총평 : 미래부가 정말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 미래부가 분리요금제(단말기 지원금 대신 받을 수 있는 선택할인제도) 20%할인 도입 등 일부 통신요금인하 방안을 현실화했고, 예전에 비해서 통신비 인하 및 통신기본권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인 것은 사실이나, “데이터요금제에서 요금인하 효과가 크다”는 미래부의 호들갑과는 달리 통신비 인하 효과를 국민들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고(별첨 여론조사 결과 참조), 미래부 장관 및 방통위원장이 이야기하는 통신기본권 제고나 통신이용자 보호는 여전히 매우 미흡한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음.
- 이번 발표에서도, 통신비를 대폭 인하할 수 있는 근거이며 통신기본권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통신공공성’은 오히려 강화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규제완화’라는 박근혜 정권의 잘못된 기조에 편승해 통신서비스 공공성의 상징인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려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임. 참여연대와 통신공공성포럼은 뜻있는 여야의원들과 함께 근거도 없고, 의도도 순수하지 않은 미래부의 요금인가제 폐지 시도를 막아내기 위해 적극 대응할 계획임.  
- 특히, 미래부가 실제 통신비를 대폭 인하하고, 통신공공성에 입각한 통신이용자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진행해야할 △기본요금 폐지 △데이터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 확대 △단말기 가격 제거 △시장지배적 사업자 SKT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사실상의 독점 체제에 대한 합리적 규제 등 제대로 된 대책을 끝까지 외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임.
- 그런 상황에서, 마치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면 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처럼 국민들을 기만하고, ‘제 4이동통신’을 허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쯤으로, 통신비 인하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원성을 무마하기 위해서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비판하지 않을 수 없음. 즉 미래부가 제대로 된 통신비 인하 및 통신이용자 보호 대책은 거부하고, 실행해서는 안 되거나 실현 여부가 의심스러운 대책을 떠들썩하게 내세워 마치 통신비 인하 및 통신이용자 보호를 위해 ‘애쓰는 척’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것임.

 

2)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추진에 대해 : 강력 반대, 오히려 통신요금 인가제 강화해야
- 요금인가제 폐지 방안은, 지난 5.28일 당정협의를 거쳐 박근혜 정부의 입장으로 처음 발표된 바 있음. 그런데, 공청회와 의견수렴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반대가 많았음에도 미래부가 박근혜 정권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 기조에 편승해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임. 지난 6.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도 SK텔레콤을 제외한 KT, LG유플러스 등 이해관계자는 물론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도 요금인가제 폐지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바 있음(오마이뉴스 보도 등 참조)
- 미래부는 요금인가제를 없애는 대신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공정경쟁 저해나 과도한 요금 인상 같은 이용자 이익 저해 요소가 있을 경우 한 달 이내에 해소하도록 제한을 두긴 했지만, 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의 상징인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는 것은 사회공공성을 강화하자는 국민적 합의와 시대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요금인가제 폐지가 요금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고, 오히려 SKT의 요금 인상이나 시장지배력의 확대를 부당하게 확장해줄 가능성만 커졌다는 점에서 최악의 대책이라고 반박하지 않을 수 없음.
- 요금인가제의 역사를 돌아보면, 2005년 이후 요금인가 신청 건수가 353건이나 되지만, 통신 당국이 인가를 거부하거나 수정을 요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음. 특히,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SKT가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등 통신 요금을 급등시키는 요금제를 내놓았을 때마다 토인 당국이 이를 모두 승인해준 것임. 즉, 요금인가제가 문제가 아니라 요금인가제를 엉터리로 운용해온 통신 당국이 문제인 것임. 그럼에도 마치 요금인가제가 문제가 있어, 요금인하 및 인하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말하는 것은 중대한 사실왜곡임. 왜냐하면 현행 요금인가제 하에서도 요금을 인하할 때는 인가가 아니라 신고만 하면 가능한 것으로 규정되어 있음.(전기통신사업법)
- 최근 통신재벌 3사가 도입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도 일부 계층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요금 인하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게 밝혀진 상황에서, 미래부가 마치 요금인가제가 요금 경쟁을 막는 것처럼 몰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는 것도 문제임. 당장 기본료를 없애거나 인하해야 가계통신비 부담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요금인가제를 없애면 국가가 개입할 여지가 더욱 줄어들게 되고, 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이 더욱 더 후퇴하게 됨.
- 현행 요금인가제 유지가 통신공공성 제고와 이용자 후생에 더욱 적합하다는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음. 요금인가제를 잘 활용하면 그동안 통신 당국이 보여준 모습과는 정 반대로 부당한 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오히려 요금 인하를 유도할 수도 있을 것임.  또한 요금규제 관련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면, 무엇보다도 이용자 이익을 우선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이용자 이익에 반하는 요금제에 대해서는 통신 당국이 신속하고 즉각적인 시정 절차를 진행 할 수 있어야 할 것임. 즉, 요금인가제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상시적인 통신요금 원가 공개, 통신약관심의의위원회 설치, 통신 공공성 강화와 통신이용자 보호를 위한 요금인하 명령권 내지 요금인하 권고권 등을 도입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는 얘기임.
- 사전규제는 무조건 과잉규제라며, 요금인가제 폐지가 경쟁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식의 접근은 사실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T가 이용자의 이익에 반하는 요금제를 출시하고자 할 경우, 이에 대한 통신 당국의 최소한의 사전 심사조차 무력해질 수가 있어 이용자의 후생 저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임.     
 - 최근 서울대 경쟁법학회 세미나 등에서도 지적된 것처럼 현재 통신시장의 고착화는 특정 지배적 사업자(SKT)의 막대한 초과이윤과 절대적 경쟁력 우위에서 기인한 것인데, 통신당국도 이를 잘 알고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SKT에 대한 합리적인 비대칭 규제를 통해 이용자의 후생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SKT의 숙원사업을 해결해준 것이나 다름없는 이번 미래부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요금인가제 폐지 추진 발표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임.

 

3) 제 4이동통신 진출에 대하여 : 원칙적 찬성, 그러나 생각해 볼 점들이 많이 있어.
- 그동안 장기간의 통신재벌 3사의 독과점의 폐해와, 사실상의 담합과 폭리 문제 등을 감안하면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어느 사업자가 진출할 수 있을 것인지 여전히 미지수라는 측면에서 걱정이 있음. 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통신서비스에 대한 중복투자, 과잉투자라는 비판도 일리가 있을 것임.
- 결국 3~4조원대의 초기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없으므로, 또 다시 제4통신사를 대재벌에게 맡기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음.
- 실제로는 제 4이동통신에 진출을 결정하거나, 실제 허가 기준을 충족한 사업자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역시 통신 당국이 실질 통신비 인하 대책은 외면한 채, ‘통신비 인하를 위해 노력하는 척’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음.

 

4) 시장 지배적 사업자 SKT에 대하여 : 활발한 경쟁을 위해서도 비대칭적 규제 불가피
- 이번에 발표 내용에도 포함되어 있는, 통신 당국이 파악한 이동통신 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통신 서비스 영역에서 SKT의 절대 독주 및 초과이익 전유, 각종 불법․부당행위를 제재하고 개선하기 위한 합리적인 대책이 나와야 함에도 어떠한 대책도 없는 것도 큰 문제임
- SKT의 절대 독주와 이익 독점이야말로 건전한 시장 경쟁을 차단하고, 2위․3위 사업자들의 활발한 경쟁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고(아래 미래부 진단 참조), 이로 인해 이용자의 후생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기에 오히려 SKT에 대한 합리적인 비대칭적 규제가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임. 예를 들면, SKT는 알뜰폰 시장에도 제일 먼저 진출해서 각종 불법․부당행위 저질러왔음. 중장기적으로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재벌 3사가 철수하는 것을 추진하되, 특히, 제일 먼저 SKT부터 철수시켜야 할 것임. 
- 그뿐만 아니라, SKT는 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유선인터넷과 케이블방송 시장에서도 각종 불공정․부당행위 저질렀고, 이로 인하여 SK브로드밴드의 점유율을 급등시키고 있는데 이와 같은 불공정행위, 시장지배력을 남용한 결합상품 부당행위에 대해서도 선제적, 차별적 규제를 가할 필요가 있음.

 

 

5) 통신요금 인하를 위한 실질적 대안 : 통신 당국이 바로 받아들여야할 4가지 대책
- 오늘 통신 당국이 밝힌 조치 중 알뜰통신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빼고는 모두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대책이 될 수가 없고, 실제로 일부 계층을 제외하면 그 효과가 거의 없음. 반드시 통신재벌 3사의 기본요금 폐지, 데이터제공량 확대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임. 
- 아래 6/18 참여연대의 신고 내용을 미래부가 즉시 정책으로 받아들일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함. 아래의 4가지 대책만 당장 제대로 실현되어도 가계 통신비는 대폭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임. 여기에 단말기 가격의 거품 제거를 병행해고, 단통법을 개정해 지원금 분리공시제도를 도입한다면 더욱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임. 
- 이번 통신 당국의 발표 자료에서도 가계 통신비가 OECD국가에서 최고, 최악의 수준이라고 잘 나와 있음.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을 세계 최악의 교통비, 주거비, 통신비 고통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 될 것임. 가계 통신비의 대폭 인하를 위해 참여연대와 통신공공성포럼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나갈 것임.

 

6/18 데이터요금제 포함 통신3사의 방통위·미래부·공정위 신고 내용 요지

1) 통신 요금 명칭을 부가세 제외 금액으로 명명하여 통신 요금 선택시 이용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통신을 제외한 다른 재화와 서비스에는 부가세 포함 금액을 고지하는 만큼, 통신 요금제도 부가세를 포함한 금액으로 명칭을 붙여야 합니다. 또 통신재벌 3사와 일부 언론이 분명히 32,900원이라는 작지 않은 금액을 최소한(과금이 더 될 수도 있어서)납부해야 함에도 마치 음성과 문자가 “공짜”라고 광고하고 표현하는 것도 제재 및 시정이 필요합니다.

2) 최근 통신재벌 3사가 출시한 데이터요금제의 최저요금제(32,900원. 이것도 결코 저렴한 비용은 아닙니다) 고작 300MB의  데이터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300MB는 현대인의 스마트폰 사용 현실에 비추어 현저히 부족한 양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영상을 10~30분 정도 사용하면 소진되는 미미한 제공량으로 이용자들의 보편적인 통신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큽니다. 따라서 기본 제공량을 대폭 확대해야합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데이터 양극화, 데이터 부익부빈익빈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판입니다. 이를 위하여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3) 현재 통신사가 이용자로부터 11,000원 가량 납부 받고 있는 기본료는 초기 투자 비용과 통신망 설치를 위해서 납부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초기 투재 비용이 모두 환수되었고 막대한 수익을 꾸준히 거두어들이고 있으며, 통신망 설치도 모두 완료되었으므로 기본료 11,000원은 즉각 폐지되어야 합니다.

4) 통신 재벌3사가 최근 내놓은 데이터 요금제에는 데이터 제공량 3~5GB 구간에 요금제가 설정되어 있지 않습니다.(SKT와 유플러스의 경우는 3GB대는 있지만, 4~5GB대가 없고, KT는 3~5GB 대가 없음) 2015년 4월 현재 4G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3.4GB입니다. 평균 사용량인 3.4GB인 이용자는 적합한 통신3사의 요금제가 없어서 부득이 고가의 요금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권을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3~5GB 구간에도 요금제가 신설되어야 합니다. 매년 50%씩 증가하고 있는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해본다면 현재 당분간 2GB대 데이터 제공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얼마 후에는 3~5GB 대의 데이터 제공 요금제가 없으므로 부득이 고가의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따라서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권을 다양하게 확보하려면 3~5GB 구간의 요금제가 반드시 신설되어야 합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통신공공성포럼
 

□ 별첨 : 6/17 발표. 데이터요금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및 설명 자료
※ 참조 1 : 데이터요금제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발표 자료 별첨)
※ 참조 2 : 연도별 문자․음성 통화 사용량 추이 및 데이터 사용량 추이

목, 2015/06/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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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와 통신사의 청개구리 통신정책

통신원가 공개하고 불필요한 기본요금 폐지해야

 

글. 심현덕 민생희망본부 간사

 

 

최근 통신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작년에는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되면서 보조금 지급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어지고, 선택할인폭이 20%로 강화되었다. 데이터 요금제 출시로 요금상품이 크게 변하고 있고, 알뜰폰 도매대가가 낮아지기도 했다. 


통신당국은 통신요금 체계에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요금인하는 체감되지 않고 있다. 이유는 통신요금인가심의위를 통한 상시적인 통신원가가 공개되지 않고, 통신요금에 1만 1,000원씩 포함된 기본요금이 아직 폐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래부는 통신요금의 일방적인 인상을 규제하는 제도인 통신요금인가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요금인가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신규 상품출시·기존 요금 인상을 할 때 미래부로부터 사전 인가를 받고 시행하도록 강제한 규정이다. SK텔레콤이 요금 인하를 할 때에만 신고 하면 되고, KT와 LGu+는 신규상품 출시·인상·인하 모두 신고해야 한다. 통신요금 인가제는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참여연대가 지난 1월 15일 발표한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요금인가신청을 받은 353건 중에서 미래부는 단 한건의 통신요금 신고도 거부하거나 수정요구를 한 적이 없다. 통신사는 늘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요금을 물릴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처럼 관료와 통신사 관계자만 참여하고 있는 요금인가심의위를 민간 전문가에게도 개방하여 상시적인 통신원가 분석과 통신요금 인하를 압박할 수 있도록 통신요금인가제와 심의위를 강화해야 한다. 통신요금인가제 폐지는 답이 아니다. 


참여연대는 대신 핸드폰 요금제마다 1만 1,000원씩 포함되어 있는 기본료 폐지를 주장해왔다. 기본료는 초기 대규모 장비 설치가 불가피한 통신사업의 특성상 국가가 망 설치를 위해서 징수할 수 있도록 한 요금제도다. 그런데 통신사들은 망 설치가 완료된 지 오래된 지금까지 기본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미래부는 통신망의 유지보수와 투자가 지속되기 때문에 기본요금을 폐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지보수는 통신사가 당연히 해야 할 고유 업무이며, 2004~2013년간 통신 3사의 누적 영업이익 35조를 생각하면 계속되는 기본요금 징수는 납득하기 어렵다.


강화하라는 통신요금인가제는 폐지하고, 폐지하라는 기본요금은 유지하겠다는 청개구리 통신정책 때문에 통신요금이 획기적으로 내려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미래부와 통신사들의 청개구리 통신정책, 어떡해야 할까. 

월, 2015/08/0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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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피해만 확산하는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에 반대한다
 
- 아집만 부리며 실적 올리기에 눈이 먼 정부. 소비자 피해 외면 -
-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앞장서서 무책임한 정부의 아집을 저지해야 -
 
 
지난 20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어 통신요금 인가제(이하 요금인가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요금인가제 폐지로 인해 시장 중심의 자유로운 요금 경쟁이 활성화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 문제제기한 것과 같이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존재하는 과점 시장이다. 따라서 자유로운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지금까지 시장지배적사업자가 가격을 인상하여 인가받으면 후발사업자들이 따라가는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되어 왔으며, 그 결과 통신요금은 지속적으로 인상되어 왔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물론 정부는 후발사업자를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통신요금은 계속해서 인상되는데도 소극적인 태도로 방관했다.
 
이와 같은 통신시장 환경은 조금도 변화하지 않고 계속되고 았다. 따라서 시장지배적사업자의 부당한 요금인상과 여기에 맞추어 후발사업자들의 요금인상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러한 폐해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체, 요금경쟁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할 수 없는 기대를 하면서 요금인가제를 폐지한다고 한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높은 통신요금에 신음하는 소비자들의 피해는 무시하고, 규제완화 실적에 눈이 멀어 요금인가제 폐지하고자 하는 정부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한다. 또한 통신요금 인하를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이 선행되지 않는 요금인가제 폐지에 다시 한 번 반대한다.
 
경실련이 지난 6월부터 주장했듯이,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과 요금인가제 폐지는 직접적인 상관이 전혀 없다. 현행 인가제 하에서 이통사가 요금을 인하할 경우에는 신고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계속해서 요금인상만 고수해왔고 정부는 이를 용인했다.
 
정부는 이번의 요금인가제 폐지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아집만 부려왔다. “통신시장 경쟁촉진”, “규제합리화”라는 허울뿐인 구호만 외치며 보여주기식 의견수렴 절차만을 거쳤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요금인가제 폐지 반대, 시장지배적사업자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의 의견이 나왔지만 무시했다. 이미 답을 정해놓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에만 몰두했다.
 
지속적인 통신요금 인상에 따른 가계 통신비 부담의 가중은 정부의 행정실패가 주된 원인 중 하나이다. 정부는 통신요금을 사전에 규제할 수 있는 요금인가제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과도하게 인상되는 통신요금 역시 제어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지원금도 정부가 「단통법」으로 제한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통신정책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업자를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요금인가제 폐지도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어떤 근거로 요금인가제 폐지가 경쟁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확신하는지 의문이다.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시장을 선도하는 사실상의 독점상태인 현재의 통신시장을 고려할 때, 요금인가제 폐지 이전에 ▲이통사들의 통신요금 담합행위를 규제하고 ▲시장지배적사업자의 가격남용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들이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제도도입에 대해서는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다시 한 번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요금인가제 폐지를 결정한 정부의 무책임한 행위를 강력히 비판하며 요금인가제 폐지에 반대한다. 이제 책임은 국회로 넘어왔다. 국회는 무책임한 정부의 아집과 행정 횡포를 저지하고 소비자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앞장 서줄 것을 요구한다.
수, 2015/10/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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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권30] 인터넷 쇼핑몰 휴대폰 표준요금제 숨기기

 

데이터 요금제 ‘교묘한 강매’

 

직장인 김모씨(30)는 최근 휴대폰을 저렴하게 개통하려고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했다. 김씨가 원하는 것은 ‘표준요금제’였지만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은 비싼 ‘데이터 추가 요금제’만을 안내하고 있었다. 김씨는 “평소 주로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싼 요금제에 가입할 필요가 없는데도 ‘울며 겨자 먹기’로 데이터 부가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것을 골랐다”며 “쇼핑몰에 적힌 번호로 요금제를 문의했는데 ‘표준요금제는 개통이 어렵다’는 말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씨가 휴대폰을 개통한 인터넷 쇼핑몰이 게시한 ‘요금표’에는 표준요금제를 제외한 기본요금 3만원대의 데이터 부가요금제부터 적혀 있다. 표준요금제는 매달 1만원대의 기본료를 내는 상품으로 자신이 사용한 만큼 데이터, 통화 요금을 추가로 내면 된다. 반면 부가요금제는 일정량의 데이터, 통화시간을 끼워 파는 형식의 요금제로, 최하 3만원대의 요금을 매달 내야 한다.

 

통신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모씨는 지난 8월쯤 한 통신사 공식 인터넷 쇼핑몰에서 휴대폰을 구매하려 했으나 선택란에는 표준요금제 항목이 아예 없었다. 어렵게 다른 창으로 들어가 표준요금제를 선택하려 했지만 ‘구매’ 버튼 대신 ‘매장방문’ 버튼이 떴다. 신씨는 “통신사 공식 쇼핑몰이 고객에게 고가 요금제를 강요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해당 통신사 관계자는 17일 “쇼핑몰 선택 창에서 모든 요금제를 다 보여주기는 힘들어 고객이 많이 선택하는 요금제를 우선 제시하고 있다”며 “표준요금제는 배송 시 요청사항에 요금제를 기재하는 방법으로 개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통신 3사 모두 별도의 부가서비스가 없는 1만원대 초반의 표준요금제가 있다”며 “요금제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위를 통해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 단말기유통 조사담당자는 “인터넷 쇼핑몰이 비싼 요금제를 중심으로 가입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정한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규제·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기사원문] 김지원 기자 [email protected]

경향신문과 참여연대는 함께 잃어버리거나 빼앗긴 ‘생활 속의 작은 권리 찾기’ 기획을 공동연재합니다. 독자들의 경험담과 제보를 받습니다.

제보처 : 참여연대 [email protected]  경향신문 [email protected]

 

화, 2015/12/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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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이’ 대표·바탕 상품 값 똑같아
03년 이후 “이통 가격 경쟁 전무”

한국 이동전화 시장의 88%를 지배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엘티이(LTE)’ 대표 상품 값은 모두 월 6만5890원이다. ‘엘티이’ 바탕 상품 값도 3사 모두 월 3만2890원, 가격차는 0원이다. 소비자가 관련 상품들을 두고 값을 견줘 볼 여지가 없다. 한국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전화를 사들인 5612만4217명(2017년 11월 기준 점유율 88.2%) 가운데 ‘엘티이’를 쓰는 4811만9087명의 상당수가 고르나마나한 선택을 한 셈이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은 “비슷한 류 (3사) 서비스를 보면 (값이) 똑같다”며 “2003년 이후 (3사의) 3G 및 엘티이 이동통신 요금이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 경쟁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요금제 많다지만

2018년 1월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이동전화 3사 ‘엘티이’ 주력 상품은 27개. 인터넷을 살피거나 TV·영화를 볼 때 쓰일 데이터를 내주는 양에 따라 상품 값을 9개씩 나눠 뒀는데 3사 모두 ‘월 3만2890원’부터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KT ‘LTE 데이터 선택 32.8’,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이 3만2890원짜리. 이 상품에 돈을 치르기로 한 소비자는 다달이 데이터를 300메가바이트(MB)까지, 음성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3사가 내주는 게 똑같다. 상품 바탕이 같다는 얘기. 손에 3만2890원을 들고 ‘엘티이’를 쓰려는 소비자에게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이 값을 견줘 더욱 알뜰하게 선택할 기회가 없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데이터를 제한 없이 쓰는 ‘엘티이’ 값(2018년 1월)도 3사 모두 ‘월 6만5890원’부터 시작한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 KT ‘LTE 데이터 선택 65.8’,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가 6만5890원짜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다달이 기본 데이터로 11기가바이트(GB)와 매일 2GB씩, KT는 10GB와 매일 2GB를 내주며 관련 상품을 ‘무제한 서비스’라고 광고한다. 정해 둔 용량을 넘어서면 데이터 전송속도를 3메가(M)bps(bit per second)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도 3사가 똑같다. 이 또한 상품 바탕이 거의 같다는 뜻. 소비자에겐 3사 상품 값을 견줘 본 뒤 사들일 여지가 없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3사는 모두 6만5890원짜리 상품을 가장 많이 팔리거나 인기 있는 ‘엘티이’로 꼽았다. SK텔레콤은 “90만 원에서 100만 원대 프리미엄 휴대폰을 쓰는 사람의 60 ”, KT가 “엘티이 데이터 선택 전체 가입자의 39%”, LG유플러스는 “이동전화 새 가입자의 30% 후반이 선택한다”고 밝혔다.

3사의 나머지 ‘엘티이’ 상품은 데이터 사용량 0.1GB~0.6GB 차이를 두고 월 110원~2090원씩 값이 달랐다. 기본 데이터 사용량을 바탕으로 삼아 가격을 따로 정했으되 서로 큰 차이를 두지 않아 소비자 선택권이 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되풀이되는 ‘단순 비교 불가’ 장단

2017년 12월, 한국 이동전화 3사의 ‘엘티이(LTE)’ 데이터 바탕 값이 얼마나 되는지에 소비자 눈길이 모였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모바일 전략 컨설팅업체 리휠이 지난해 12월 1일 내놓은 ‘모바일 접속가능성 경쟁력(mobile connectivity competitiveness) 제8차 모니터링’ 결과 때문. 한국에서 ‘엘티이’ 데이터 1GB를 쓰려면 13.4유로(1만7100원쯤)가 드는데 41개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비쌌다고 발표했다. 나라마다 30유로(3만8300원쯤)로 살 수 있는 기가바이트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본 결과였다.

한국은 캐나다·미국·일본·독일 사업자들(operators)과 함께 “기가바이트 가격을 여전히 지나치게 (많이) 매긴다(charge)”는 게 리휠의 분석. ‘여전히(still) 지나치게(exorbitant)’ 비싸다고 본 건 2017년 5월 공개된 7번째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한국이 캐나다·독일·미국·벨기에·일본과 함께 데이터 요금이 높은 나라였기 때문으로 보였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한국 언론계는 이 리휠 모니터링 결과에 뜨겁게 반응했다. 2017년 12월 5일과 6일 ‘한국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소비자 반응도 뜨거워 기사마다에 이동전화 3사와 정부 가격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역류도 일었다. 이동전화 3사 쪽에서 나라마다 서비스 환경이 달라 요금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리휠 모니터링 결과를 깎아내렸다. 3사 관계자가 “(한국에는 25% 선택약정할인제가 있어 더 싸다”거나 “(값싼) 알뜰폰 사업자가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반론을 폈다는 기사가 이어졌다.

몇몇 매체는 이동전화 3사 쪽 반응을 전하며 리휠 모니터링이 아예 ‘엉터리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기사 제목에 물음표(?)를 붙여 이른바 ‘엉터리 논란’에 살을 덧댄 매체도 있었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특히 중앙일보는 2017년 12월 5일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싼 나라, 한국’이라고 보도했다가 이레 뒤인 12일 ‘한국이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싸다고?!?!’로 제목과 내용을 바꿨다. 12일 보도에는 5일 자 기사에 없던 ‘우리나라 데이터 요금이 진짜 비싼지 이동전화 3사 직원들에게 물어본 결과’를 담았다. 답변은 “비싼 것이 아니”고, 많은 사용자와 서비스 속도 때문에 “장비를 많이 설치해야” 하며,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더 올려야 하는 게 정상”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5일과 12일 보도가 백팔십도로 달라진 것이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나라마다 시장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이동전화 3사 쪽 주장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사이 가계통신비 차이를 알아볼 때로부터 되풀이됐다. 2014년과 2011년 ‘OECD 커뮤니케이션스 아웃룩(communications outlook)’에서 한국이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통신비 비중 1위를 기록했을 때마다 불거진 반발이었다.

언뜻 일리 있는 주장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리휠 모니터링을 ‘엉터리’로까지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50달러로 맥도널드 햄버거를 몇 개나 살 수 있는지를 견줘 보는 빅맥지수처럼 ‘30유로를 들여 쓸 수 있는 이동전화 데이터 사용량’을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 세세한 비교 기준을 두고 얼마간 논란이 있더라도 나라 사이 가격차를 견줘 본 뒤 ‘한국이 서 있는 곳’을 가늠하고, 정부 정책을 짤 때 참고할 만하다는 뜻이다.

열쇠는 결국 기본료 폐지

수렴하는 현상은 있습니다.

전영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이 한국 이동전화 3사 주력 상품 값을 두고 한 말. 한국 이동전화 시장이 “아무래도 과점적이다 보니까 요금제가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는 실질적으로 3사 이동전화 상품을 비교해 더 싸되 질 좋은 걸 골라 뽑을 여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가계 통신비 부담(OECD)과 가장 비싼 데이터 요금(리휠)까지 짊어져야 한다. 이런 흐름을 살핀 끝에 가장 효과가 좋을 정책으로 제시된 게 ‘기본료 폐지’다. SK텔레콤과 KT 데이터 요금에 포함된 1만1000원, LG유플러스 상품 안에 녹아 있다는 1만900원을 없애면 가격 관련 골칫거리 여러 개를 한꺼번에 풀어낼 것으로 보였다.

2017년 8월 31일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기본료 폐지 정책이 살아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없어진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기본료가 정확하게 규정되어야(defined) 폐지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어렵고 법률적인 절차를 거쳐야 돼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대안으로 빨리 (인하)할 수 있는 걸 먼저 한 다음에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추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0일 정책 실무 책임자인 전영수 통신이용제도과장도 “공식적으로 기본료 폐지를 추진 안 하는 것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계속적으로 논의하자고 해 놓은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문재인 정부가 ‘기본료 폐지’ 열쇠를 여전히 손에 쥐었다. 문제는 시간. ‘언제 없앨 것이냐’다.


취재 : 이은용

 

목, 2018/01/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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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이’ 대표·바탕 상품 값 똑같아
03년 이후 “이통 가격 경쟁 전무”

한국 이동전화 시장의 88%를 지배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엘티이(LTE)’ 대표 상품 값은 모두 월 6만5890원이다. ‘엘티이’ 바탕 상품 값도 3사 모두 월 3만2890원, 가격차는 0원이다. 소비자가 관련 상품들을 두고 값을 견줘 볼 여지가 없다. 한국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전화를 사들인 5612만4217명(2017년 11월 기준 점유율 88.2%) 가운데 ‘엘티이’를 쓰는 4811만9087명의 상당수가 고르나마나한 선택을 한 셈이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은 “비슷한 류 (3사) 서비스를 보면 (값이) 똑같다”며 “2003년 이후 (3사의) 3G 및 엘티이 이동통신 요금이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 경쟁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2002년 ~ 2017년 4월 이동전화 요금 비교 (출처: 미디어미래연구소)

요금제 많다지만

2018년 1월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이동전화 3사 ‘엘티이’ 주력 상품은 27개. 인터넷을 살피거나 TV·영화를 볼 때 쓰일 데이터를 내주는 양에 따라 상품 값을 9개씩 나눠 뒀는데 3사 모두 ‘월 3만2890원’부터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KT ‘LTE 데이터 선택 32.8’,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이 3만2890원짜리. 이 상품에 돈을 치르기로 한 소비자는 다달이 데이터를 300메가바이트(MB)까지, 음성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3사가 내주는 게 똑같다. 상품 바탕이 같다는 얘기. 손에 3만2890원을 들고 ‘엘티이’를 쓰려는 소비자에게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이 값을 견줘 더욱 알뜰하게 선택할 기회가 없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세이브’ 요금 안내. KT ‘데이터 선택 32.8’과 LG유플러스 ‘데이터 일반’도 주요 내용이 같다.

데이터를 제한 없이 쓰는 ‘엘티이’ 값(2018년 1월)도 3사 모두 ‘월 6만5890원’부터 시작한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 KT ‘LTE 데이터 선택 65.8’,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가 6만5890원짜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다달이 기본 데이터로 11기가바이트(GB)와 매일 2GB씩, KT는 10GB와 매일 2GB를 내주며 관련 상품을 ‘무제한 서비스’라고 광고한다. 정해 둔 용량을 넘어서면 데이터 전송속도를 3메가(M)bps(bit per second)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도 3사가 똑같다. 이 또한 상품 바탕이 거의 같다는 뜻. 소비자에겐 3사 상품 값을 견줘 본 뒤 사들일 여지가 없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A’ 요금 안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퍼펙트’와 주요 내용이 같다. KT ‘LTE 데이터 선택 65.8’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상품보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1GB 적지만 값이 같다.

3사는 모두 6만5890원짜리 상품을 가장 많이 팔리거나 인기 있는 ‘엘티이’로 꼽았다. SK텔레콤은 “90만 원에서 100만 원대 프리미엄 휴대폰을 쓰는 사람의 60 ”, KT가 “엘티이 데이터 선택 전체 가입자의 39%”, LG유플러스는 “이동전화 새 가입자의 30% 후반이 선택한다”고 밝혔다.

3사의 나머지 ‘엘티이’ 상품은 데이터 사용량 0.1GB~0.6GB 차이를 두고 월 110원~2090원씩 값이 달랐다. 기본 데이터 사용량을 바탕으로 삼아 가격을 따로 정했으되 서로 큰 차이를 두지 않아 소비자 선택권이 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되풀이되는 ‘단순 비교 불가’ 장단

2017년 12월, 한국 이동전화 3사의 ‘엘티이(LTE)’ 데이터 바탕 값이 얼마나 되는지에 소비자 눈길이 모였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모바일 전략 컨설팅업체 리휠이 지난해 12월 1일 내놓은 ‘모바일 접속가능성 경쟁력(mobile connectivity competitiveness) 제8차 모니터링’ 결과 때문. 한국에서 ‘엘티이’ 데이터 1GB를 쓰려면 13.4유로(1만7100원쯤)가 드는데 41개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비쌌다고 발표했다. 나라마다 30유로(3만8300원쯤)로 살 수 있는 기가바이트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본 결과였다.

한국은 캐나다·미국·일본·독일 사업자들(operators)과 함께 “기가바이트 가격을 여전히 지나치게 (많이) 매긴다(charge)”는 게 리휠의 분석. ‘여전히(still) 지나치게(exorbitant)’ 비싸다고 본 건 2017년 5월 공개된 7번째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한국이 캐나다·독일·미국·벨기에·일본과 함께 데이터 요금이 높은 나라였기 때문으로 보였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리휠 모니터링 결과.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한국이 언급됐다(출처 : 리휠 홈페이지)

한국 언론계는 이 리휠 모니터링 결과에 뜨겁게 반응했다. 2017년 12월 5일과 6일 ‘한국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소비자 반응도 뜨거워 기사마다에 이동전화 3사와 정부 가격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역류도 일었다. 이동전화 3사 쪽에서 나라마다 서비스 환경이 달라 요금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리휠 모니터링 결과를 깎아내렸다. 3사 관계자가 “(한국에는 25% 선택약정할인제가 있어 더 싸다”거나 “(값싼) 알뜰폰 사업자가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반론을 폈다는 기사가 이어졌다.

몇몇 매체는 이동전화 3사 쪽 반응을 전하며 리휠 모니터링이 아예 ‘엉터리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기사 제목에 물음표(?)를 붙여 이른바 ‘엉터리 논란’에 살을 덧댄 매체도 있었다.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리휠 모니터링 결과가 ‘엉터리 논란’에 빠져들었다거나 물음표를 붙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보도

특히 중앙일보는 2017년 12월 5일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싼 나라, 한국’이라고 보도했다가 이레 뒤인 12일 ‘한국이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 가장 비싸다고?!?!’로 제목과 내용을 바꿨다. 12일 보도에는 5일 자 기사에 없던 ‘우리나라 데이터 요금이 진짜 비싼지 이동전화 3사 직원들에게 물어본 결과’를 담았다. 답변은 “비싼 것이 아니”고, 많은 사용자와 서비스 속도 때문에 “장비를 많이 설치해야” 하며,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더 올려야 하는 게 정상”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5일과 12일 보도가 백팔십도로 달라진 것이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5일(왼쪽)과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12일 자(오른쪽)에선 제목과 내용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12일 자 카드뉴스 주요 내용. 5일 자와 달리 이동전화 3사 쪽 입장과 직원 답변을 덧댔다.

나라마다 시장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이동전화 3사 쪽 주장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사이 가계통신비 차이를 알아볼 때로부터 되풀이됐다. 2014년과 2011년 ‘OECD 커뮤니케이션스 아웃룩(communications outlook)’에서 한국이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통신비 비중 1위를 기록했을 때마다 불거진 반발이었다.

언뜻 일리 있는 주장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리휠 모니터링을 ‘엉터리’로까지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50달러로 맥도널드 햄버거를 몇 개나 살 수 있는지를 견줘 보는 빅맥지수처럼 ‘30유로를 들여 쓸 수 있는 이동전화 데이터 사용량’을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 세세한 비교 기준을 두고 얼마간 논란이 있더라도 나라 사이 가격차를 견줘 본 뒤 ‘한국이 서 있는 곳’을 가늠하고, 정부 정책을 짤 때 참고할 만하다는 뜻이다.

열쇠는 결국 기본료 폐지

수렴하는 현상은 있습니다.

전영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이 한국 이동전화 3사 주력 상품 값을 두고 한 말. 한국 이동전화 시장이 “아무래도 과점적이다 보니까 요금제가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는 실질적으로 3사 이동전화 상품을 비교해 더 싸되 질 좋은 걸 골라 뽑을 여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가계 통신비 부담(OECD)과 가장 비싼 데이터 요금(리휠)까지 짊어져야 한다. 이런 흐름을 살핀 끝에 가장 효과가 좋을 정책으로 제시된 게 ‘기본료 폐지’다. SK텔레콤과 KT 데이터 요금에 포함된 1만1000원, LG유플러스 상품 안에 녹아 있다는 1만900원을 없애면 가격 관련 골칫거리 여러 개를 한꺼번에 풀어낼 것으로 보였다.

2017년 8월 31일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기본료 폐지 정책이 살아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없어진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기본료가 정확하게 규정되어야(defined) 폐지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어렵고 법률적인 절차를 거쳐야 돼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대안으로 빨리 (인하)할 수 있는 걸 먼저 한 다음에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추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0일 정책 실무 책임자인 전영수 통신이용제도과장도 “공식적으로 기본료 폐지를 추진 안 하는 것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계속적으로 논의하자고 해 놓은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문재인 정부가 ‘기본료 폐지’ 열쇠를 여전히 손에 쥐었다. 문제는 시간. ‘언제 없앨 것이냐’다.


취재 : 이은용

 

목, 2018/01/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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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전송속도 과장해 소비자 현혹
미 FCC처럼 ‘광고 대비 속도’ 평가해야

통신사업자들이 주요 상품의 정보(데이터) 전송속도를 크게 부풀려 파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품별 1초당 데이터 전송속도(bps•bit per second)가 광고하거나 고지한 빠르기를 모두 밑돌았다.

지난 12월 30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공개한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초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전송속도 최대 300메가(Mega•백만)bps”라며 일제히 내놓은 ‘3밴드(band) 엘티이(LTE)-A(Advanced)’의 데이터 내려받기(다운로드) 평균 빠르기가 163.02메가bps에 지나지 않았다. ‘광대역 LTE(Long Term Evolution)-A’와 ‘광대역 LTE’의 내려받기 평균도 108.39메가bps와 67.55메가bps에 그쳐 광고하거나 인터넷에 고지한 최대 속도인 225메가bps와 150메가bps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데이터 올리기(업로드) 평균은 LTE 종류에 상관없이 26.84메가bps에 그쳐 편차가 컸다. 이동통신 3사는 데이터를 내리고 올리는 속도를 나누어 광고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사진이나 동영상을 ‘300메가bps 빠르기로 올릴 수 있겠거니’ 하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이 속도라면 상영 시간이 2시간쯤 되는 1기가바이트(GB)짜리 영화 한 편을 28초 만에 인터넷에 올릴 수 있을 텐데 그런 이동통신 상품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 이동통신 3사 LTE 속도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 이동통신 3사 LTE 속도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 LTE 기술방식별 서비스 내용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 LTE 기술방식별 서비스 내용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소비자 체감 속도는 더 느려

사업자가 광고하거나 고지한 속도와 소비자 체감 빠르기 간 차이는 더 컸다. 기자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무선 인터넷 속도 측정기로 서울 시내 9곳에서 3회씩 LTE 빠르기를 쟀더니 사업자가 광고•고지한 속도는커녕 미래부가 내놓은 내려받기 평균(117.51메가bps)에도 크게 뒤졌다. 단 한 차례도 100메가bps를 넘지 않았다.

1월 7일 오후 3시 11분에 잰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앞이 88.73메가bps로 가장 빨랐을 뿐 27회 측정값 가운데 60메가bps를 밑돈 게 18회(66.6%)나 됐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삼성역 5번 출구 앞 내려받기 속도는 13.21메가bps에 지나지 않아 사업자가 주장하는 ‘4세대(G) 이동통신’에 걸맞은 빠르기인지를 되묻게 했다. 1월 11일 오후 3시 8분 김포공항역 4번 출구와 1월 6일 오후 6시 31분 광화문역 3번 출구 앞도 13.91메가bps와 27.17메가bps로 굼떴다.

그나마 데이터 올리기 속도는 미래부 측정 평균(26.84메가bps)을 웃돈 곳이 많았다. 1월 7일 오후 3시 29분 55초 삼성역 5번 출구와 1월 11일 오후 3시 8분 김포공항역 4번 출구 앞이 20.66메가bps와 25.05메가bps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평균보다 빨랐다.

데이터 올리기 속도를 끌어올리지 않은 채 내려받기 빠르기만 두드러지게 광고하거나 고지하는 것도 사업자 편의에 따른 것. 엄밀하게는 올리기 속도도 내려받기에 버금가야 할 것이나 그런 빠르기를 실현한 사업자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 LTE 속도 측정값. 왼쪽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광화문역 3번 출구 1월 6일 오후 6시 31분(내려받기가 27.17메가bps에 지나지 않았다),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1월 7일 오후 3시 11분(내려받기가 88.73메가bps로 가장 빨랐다), 삼성역 5번 출구 1월 7일 오후 3시 30분(내려받기가 13.21메가bps로 가장 느렸다), 김포공항역 4번 출구 1월 11일 오후 3시 8분(내려받기 13.91메가bps, 올리기 25.05메가bps에 불과했다).

▲ LTE 속도 측정값. 왼쪽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광화문역 3번 출구 1월 6일 오후 6시 31분(내려받기가 27.17메가bps에 지나지 않았다),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1월 7일 오후 3시 11분(내려받기가 88.73메가bps로 가장 빨랐다), 삼성역 5번 출구 1월 7일 오후 3시 30분(내려받기가 13.21메가bps로 가장 느렸다), 김포공항역 4번 출구 1월 11일 오후 3시 8분(내려받기 13.91메가bps, 올리기 25.05메가bps에 불과했다).

▲ 지역별 LTE 속도 측정값. NIA 무선 인터넷 측정기로 휴대폰에 닿는 LTE 전파를 쟀다.

▲ 지역별 LTE 속도 측정값. NIA 무선 인터넷 측정기로 휴대폰에 닿는 LTE 전파를 쟀다.

1기가 유선 인터넷? 실제 보장 속도는 0.15기가

유선 인터넷도 부풀려지기로는 매한가지였다.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씨앤앰•CJ헬로비전이 “1기가(Giga•10억)bps급”라고 광고한 유선 인터넷의 평균 속도가 데이터를 내려받을 때 923.04메가bps, 올릴 때 949.48메가bps에 머물렀다. 1기가bps로부터 76.96메가bps와 50.52메가bps씩 모자랐다. 특히 1기가bps에 준한다는 뜻을 담은 접미사 ‘급’을 붙이거나 ‘최대’로 수식해 매우 빠른 상품인 양 꾸몄지만 실제로 보장하는 속도는 0.15기가bps에 지나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는 월 3만8500원에 “최대 속도 1기가급 속도를 제공”한다고 ‘밴드 기가(band Giga)’ 인터넷을 광고했으되 서비스 수준 협약(SLA: Service Level Agreement)에 따른 보장 속도를 150메가bps로 해 뒀다. 기가로 환산하면 0.15기가bps. 데이터를 1초마다 1억5000만 비트(bit)씩 전송하는 빠르기를 보장할 뿐임에도 광고할 때엔 ‘10억 비트쯤(급) 되는 것’만 돋보이게 했다.

▲ SK브로드밴드 ‘밴드 기가’ 최고 속도와 SLA 보장 속도.

▲ SK브로드밴드 ‘밴드 기가’ 최고 속도와 SLA 보장 속도.

LG유플러스도 ‘광(光)기가 인터넷’을 “최대 1기가bps 속도”라고 광고했으되 최저 보장 속도를 ‘150메가bps’로 묶어 뒀다. 1기가bps로 광고한 상품을 팔았지만 “왜 그런 빠르기가 나오지 않느냐”는 소비자 불만이나 보상 요구에는 150메가bps만큼만 들어 주겠다는 뜻이다.

▲ LG유플러스 ‘광기가 인터넷’ 최저 보장 속도. 요금 관련 ‘유의 사항’으로 안내됐다.

▲ LG유플러스 ‘광기가 인터넷’ 최저 보장 속도. 요금 관련 ‘유의 사항’으로 안내됐다.

KT 또한 매한가지. 월 3만5000원짜리 ‘기가 인터넷’을 “10배 빠른 인터넷, 1기가bps 속도의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라고 광고했으나 ‘150메가bps’만 책임지겠다고 알렸다. 유선 인터넷 체감 속도가 흡족하지 않은 소비자는 사업자에게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1기가bps 이상 빠르기를 제대로 누릴 개연성은 낮다.

▲ ‘기가 인터넷’ 소비자 불만에 대한 KT의 대응. 기가 인터넷 속도가 “175메가bps밖에 안 나온다”는 지적에 “최저 보장 속도는 150메가bps”라고 안내했다.

▲ ‘기가 인터넷’ 소비자 불만에 대한 KT의 대응. 기가 인터넷 속도가 “175메가bps밖에 안 나온다”는 지적에 “최저 보장 속도는 150메가bps”라고 안내했다.

성급한 ‘기가시대’ 판촉에 소비자 어지러워

광고하거나 고지한 유•무선 인터넷 속도와 실제 빠르기 간 차이가 큼에도 KT는 새해 벽두부터 ‘바야흐로 기가시대’라고 주장했다. 지난 1월 4일 보도 자료를 내어 2014년 10월 1기가 유선 인터넷을 전국에 상용화한 지 1년 2개월여 만에 “고객 100만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100만 명 가운데 “유•무선 (통신) 복합으로 무선에서 1기가‘급’ 속도를 제공하는 ‘기가 LTE’를 50만 명이 쓰고 있다”고 자랑했다.

KT의 유선 인터넷을 쓰는 소비자는 2015년 11월 기준으로 832만8170명. 이 가운데 100만 명이 이른바 ‘기가 인터넷’ 고객이라니 약 12%다. 물론 정확히는 미래부가 측정한 것처럼 데이터를 내려받을 때 923.04메가bps, 올릴 때 949.48메가bps인 1기가에 접근한 인터넷이다.

12%쯤이니 아직 대중화하지 못한 상태. ‘100만 명’을 ‘기가시대’ 기점으로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기가 LTE’까지 광고하는 건 소비자를 어지럽힐 개연성이 크다. KT가 주장하는 ‘기가 LTE’는 데이터 내려받기 속도가 최대 300메가bps라는 3밴드 LTE-A와 최대 867메가bps를 구현한다는 근거리 무선 통신망(와이파이)을 하나로 묶어 “LTE에서 기가급 속도를 제공한다”는 것. KT는 다만 “이론상 최대 속도이며 환경에 따라 변동 가능”하다고 상품 소개란에 알렸다. 늘 1기가bps를 넘어서는 빠르기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867메가bps짜리 와이파이(WiFi)가 없는 곳에서는 3밴드 LTE-A나 마찬가지여서 소비자 기대치를 밑도는 구조도 대강 보아 넘길 수 없다.

▲ KT ‘기가 LTE’ 고지. ‘기가급’이라고 초점을 흐렸고, “이론상 최대 속도”라고 자인했다.

▲ KT ‘기가 LTE’ 고지. ‘기가급’이라고 초점을 흐렸고, “이론상 최대 속도”라고 자인했다.

비싼 요금 역시 뭇사람의 ‘기가시대’로부터 동떨어졌다. KT ‘기가 LTE’를 쓰려면 매월 9만9900원, 6만9900원, 5만9900원을 내는 상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KT LTE 요금제 8종 가운데 비싸기가 세 손가락 안이다. 휴대폰도 ‘V10’을 비롯한 6종만 쓸 수 있다. 이처럼 제약이 많은 상품을 ‘기가시대’ 대표 주자로 꾸미는 것도 소비자 선택을 어지럽힌다.

▲ KT ‘기가 LTE’ 이용 조건.

▲ KT ‘기가 LTE’ 이용 조건.

▲ KT LTE 요금. 점선 안이 ‘기가 LTE’를 쓸 수 있는 요금제다.

▲ KT LTE 요금. 점선 안이 ‘기가 LTE’를 쓸 수 있는 요금제다.

‘광고 · 고지 대비 속도’ 평가해야

광고 · 고지된 속도를 충족하거나 넘어섰다(meet or exceed advertised speeds).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공개한 제5차 ‘광대역 아메리카 측정(Measuring Broadband America)’ 보고서의 핵심이다. 미국 내 유선 인터넷(fixed broadband Internet) 상품의 실제 빠르기(actual speeds)를 사업자가 광고하거나 고지한 속도와 비교해 내놓았다.

FCC의 유선 인터넷 품질평가는 ‘통신망 성능 투명도(transparency about network performance)’를 높여 ‘소비자가 더 많은 정보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게 돕는 것(to help consumers make more informed choices about broadband services)’이 목표. 소비자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광고에 속아 피해를 입지 않게 하려는 뜻이 담겼다.

▲ FCC 제5차 브로드밴드 속도 측정 결과.

▲ FCC 제5차 브로드밴드 속도 측정 결과.

▲ FCC 제5차 브로드밴드 속도 측정 하이라이트.

▲ FCC 제5차 브로드밴드 속도 측정 하이라이트.

한국 정부도 FCC처럼 광고•고지된 통신 상품 속도와 실제 빠르기 간 차이를 살피는 품질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기존 평가로는 소비자의 상품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거나 사업자의 자정 노력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부가 측정한 LTE•유선 인터넷 속도와 시중 체감 빠르기 간 차이가 큰 것도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박민하 미래부 통신서비스기반팀장은 “속도와 전송성공률 같은 걸(평가지표) 일반 소비자가 알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색깔로 표시한) 등급제 같은 걸 도입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게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3밴드 LTE-A, 광대역 LTE-A, 광대역 LTE처럼 진화한 기술별로 세분화한 평가 대상을 ‘LTE’로 통합해 단순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그러나 FCC의 사업자 광고 · 고지 대비 실제 속도 평가에 대해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한 이야기”인데 “앞으로 참고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노익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도 “허위, 과장 광고라면 얼마든지 조사해 제재할 수 있겠지만 (인터넷) 속도 때문에 규제한 적은 없다”며 “방통위는 사후 규제 쪽이어서 (광고•고지 대비 속도 관련) 민원이 많이 발생하거나 국회에서 문제 제기가 있기 전에는 (규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월, 2016/01/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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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경호실, 안전 구실로 휴대폰 먹통 만들어
-시민의 통신 자유 침해… 위헌 시비 따져야

대통령경호실이 ‘안전조치’를 구실로 대통령의 외부 일정 시 주변 시민의 휴대폰을 먹통이 되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음에도 대통령이 머무는 장소마다 일정 시간 동안 이동통신 전파 방해(재밍)를 일삼아 국민들의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재밍(jamming)’은 특정 휴대폰의 전파를 막거나 끊는 게 아니라 방해 전파를 쏘아 주변을 아예 통화할 수 없는 상태에 빠뜨린다. 때문에 대통령이 외부 일정으로 움직일 때마다 불특정 다수 시민의 통신 자유를 침해하는 셈이다. 대통령 행차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먹통이 된 휴대폰 때문에 비상시에도 긴급 통화 등의 대응을 할 수 없게 되는 사태도 걱정된다.

먹통 된 휴대폰

1월 12일 오후 4시 ‘2016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가 열린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1층 로비. 기자 휴대폰이 갑자기 먹통이 됐다. 송신 버튼을 눌렀지만, 화면이 움직이지 않았다.

신년 인사회 행사장인 지하 1층 국제회의장으로 내려가는 1층 로비 계단 앞을 가로막고 선 대통령 경호원은 기자에게 “(이동통신)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고 말했다. 통화가 되지 않게 해 놓은 거냐고 묻자 그는 “그런 것 같다”고 했고, 누가 그리했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건 제가 뭐 누구라고 말하지 못하지 않습니까”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경호원은 이내 “(신년 인사회) 행사 시간대에는 (전화 통화가) 안 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그 까닭을 “(전파를) 차단시키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지하 1층 행사장에 있는 사람과도 통화가 안 되느냐는 질문에 “이 건물 자체가 통신 두절된 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 휴대폰 화면의 전파 감도를 나타내는 막대그래프에 빨간색 ‘×’ 표시가 뚜렷했다. 전화를 걸기 위해 송신 버튼을 누르면 ‘긴급통화만 가능합니다’라는 문자가 잠깐 떴다가 사라졌을 뿐 통화 기능이 아예 멈춘 상태였다. 휴대폰 화면에 ‘긴급통화만 가능하다’는 문자가 잠깐 떴지만, 긴급 통화 대상 번호인 ‘119’나 ‘112’에 전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창주 박사는 “재밍 신호가 들어온 상황에서 긴급통화를 한다면 그 주파수는 어쨌거나 영향을 받는데 (전파가) 서로 간섭하기 때문”이라며 누군가 전파 방해를 했다면 “(긴급통화도)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 박윤현 국장도 방해 전파를 쏜 곳에선 “긴급통화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았다.

그날 오후 4시 14분 기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자 휴대폰이 살아났지만, 과학기술회관 안 지하 1층의 신년 인사회 참석자와 통화할 수 없었다. 송신 신호음이 수십 초 동안 건너갔으나 그가 받지 않았다. 2분 뒤인 4시 16분 기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휴대폰이 다시 먹통이 됐다.

▲ 12일 오후 4시 7분 먹통 된 휴대폰(왼쪽). 노란 점선 원 안에 빨간색 ‘×’ 표시가 뚜렷하고, 이동통신사업자 표식도 사라졌다. 기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송신한 4시 15분 통화 기록(가운데). 기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다시 먹통 된 휴대폰(오른쪽). ‘긴급통화만 가능하다’는 문자가 떴으나 역시 송신 버튼이 움직이지 않았다.

▲ 12일 오후 4시 7분 먹통 된 휴대폰(왼쪽). 노란 점선 원 안에 빨간색 ‘×’ 표시가 뚜렷하고, 이동통신사업자 표식도 사라졌다. 기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송신한 4시 15분 통화 기록(가운데). 기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다시 먹통 된 휴대폰(오른쪽). ‘긴급통화만 가능하다’는 문자가 떴으나 역시 송신 버튼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튿날인 13일 오전 10시 12분, 전날 통화하지 못한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기자가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9분 뒤인 10시 21분 그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가 기자의 ‘부재중 전화’ 표시를 보고 송신한 것. 그에게 12일엔 기자의 ‘부재중 전화’ 표시를 보지 못했느냐고 물으니 “없었다”며 “전파를 막잖아요. 대통령 경호할 때, 4시부터 (행사를) 했거든요”라고 말했다.

그의 휴대폰에 12일 치 ‘부재중 전화’ 표시가 없었던 건 과학기술회관 밖에서 송신된 기자의 호(call)가 가까운 이동통신 기지국을 거쳐 건물 안 행사장의 그에게 닿지 못하고 1층 로비 어딘가에서 사라졌기 때문. 그 참석자도 “(행사가) 끝나고 나서 5시 조금 넘어, 집에 전화하고 사무실에도 전화하려는데 안 되더라”고 전했다. 대통령이 과학기술회관을 빠져나가는 동안 경호팀이 계속 휴대폰 방해 전파를 쏜 것으로 보였다. 1시간 이상 먹통이었던 그의 휴대폰은 대통령경호실의 방해 전파가 시민의 통신 자유 기본권을 어찌 침해할 수 있는지를 내보였다.

박윤현 국가사이버안전센터 국장은 “휴대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은 분산 방식”이라며 “무전기처럼 주파수를 정해서 쓰는 게 아니라 넓은 대역 내에서 코드(code)로 나눠서 하기 때문에 신호가 대역에 흩어져요. 통신하는 신호가 잡음처럼 대역에 흩어져 있는 거지, 그걸 코드로 다시 합쳐서 우리가 듣는 것인데 그 대역 내에 노이즈(잡음)가 끼게 되면 자기 신호를 주워 담을 수가 없게 되는 거”라고 풀어냈다. 그런 곳에 “(재밍) 신호의 에너지 수준을 높여 버리면 잡음처럼 깔려 있던 우리(휴대폰) 신호가 (송수신)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경호실은 ‘무소불위 무선국’?

2016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가 열린 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국제회의장의 무대가 있는 대회의실은 가로 20.1m, 세로 22.1m이다. 가로 길이가 같은 중회의실 두 개를 더하면 세로가 37m에 이른다. 먹통이던 기자의 휴대폰이 살아난 과학기술회관 현관 앞(건물 밖)이 1층인 것을 헤아리면 대통령으로부터 반지름 사오십 미터쯤에 전파 방해를 일으킨 것으로 보였다.

▲ 기자가 건물 밖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휴대폰으로 송신한 건물 밖 위치(왼쪽). 대통령경호실의 시민 접근 차단선이 설치됐던 1층 로비 계단 앞(가운데). 신년 인사회가 열린 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국제회의장 대회의실(오른쪽). 1월 25일과 26일에는 ‘2016 소프트웨어 컨버전스 심포지엄’이 열렸다.

▲ 기자가 건물 밖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휴대폰으로 송신한 건물 밖 위치(왼쪽). 대통령경호실의 시민 접근 차단선이 설치됐던 1층 로비 계단 앞(가운데). 신년 인사회가 열린 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국제회의장 대회의실(오른쪽). 1월 25일과 26일에는 ‘2016 소프트웨어 컨버전스 심포지엄’이 열렸다.

휴대폰 먹통 지역(재밍 반지름 안쪽) 크기는 방해 전파를 쏘는 무선국 출력에 따라 결정된다. 전파를 쏘기 위해 어떤 전기통신 설비와 조작 기구를 갖췄느냐에 따라 휴대폰 먹통 지역의 넓이를 짐작할 수 있을 텐데 대통령경호실 장비는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한국에서 무선국을 열려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중앙전파관리소의 지역별 관리소에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대통령경호실에선 그런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강병삼 서울전파관리소장은 “(대통령경호실이 무선국 신청•허가) 없이 (재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국 운용을 허가 “없이 할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대통령 경호 관련) 보안 때문에 사전에 (신청)하기가 힘든 사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전파관리소 쪽에서는 대통령경호실의 재밍 장비가 “정식으로 수입됐는지 안 됐는지 저희는 모른다”고 전했다. 신고되거나 허가가 난 적이 없으니 어떤 장비를 몇 대나 쓰고, 재밍 반지름(출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오로지 대통령경호실만 아는 상황이다.

2016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는 7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 김시중•서정욱•채영복 전 과학기술부 장관,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과 최시중•이경재 전 위원장, 양승택•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미래부•방통위 고위 공무원들도 여럿 보였다. 서울과학고 학생과 일반 시민도 있었다. 행사와 상관없이 과학기술회관 건물 안에 있었을 수백 명을 헤아리면 1000여 명의 시민이 자기 뜻과 달리 휴대폰을 1시간 이상 쓰지 못했다. 휴대폰 먹통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지도 않았고 행사 위에도 전파 방해를 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전파 차단’을 경호법 상 안전활동으로 임의 해석

법률에서 불명확한데 전파 차단까지 가능하다고 봐야 하느냐는 건데요. 대통령 경호법이 상당히 모호하고 광범위해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서 문제죠.

방송통신에 밝은 한 변호사의 말. 그는 전파 방해가 시민의 통신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가 말한 법률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통령 경호법) 제5조(경호구역의 지정 등)’이다. 경호실장이 경호에 필요한 구역을 지정하되 ‘최소 범위로 한정’하고, ‘경호 목적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위해 방지 안전 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경호 구역 안 교통을 관리하고 검문•검색하며 출입을 통제할 때 쓰이는 법적 근거다.

▲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5조

▲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5조

특히 ‘위험물을 탐지하고 안전 조치를 하는 것’도 안전 활동의 하나로 법률에 포함됐는데, 대통령경호실은 그 안전 활동에 ‘전파 차단’까지 넣은 것이다. 휴대폰 전파 방해를 ‘안전 조치 등 위해 방지에 필요한 안전 활동’이라고 임의로 포괄해 버린 것. 그동안 이런 경호 활동은 미리 안내되거나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고, 대통령 주변에서 휴대폰이 먹통이 되는 일이 잦자 이를 겪은 여러 시민의 의혹 제기 끝에 실태가 드러났다.

2006년 10월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옛 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경호와 관련한 휴대폰 전파 방해가 불법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일자 “정통부 실무진이 ‘대통령 경호라는 게 범위를 한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우선 법적인 근거는 있다’고 답변하기는 했는데 (실무자 사이에도) 계속 그 얘기(적법성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게 위 변호사의 전언. 그는 대통령경호실이 안전 활동 대상을 자의적으로 포괄해서 일정 지역을 방해 전파로 다 덮으니 문제라는 지적에도 “맞다”고 응답했다. 그때 논란은 최규하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대통령경호실이 서울 광화문과 신문로 일대에서 10월 26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여 동안 전파방해를 해 일어났다.

이후로도 대통령경호실의 휴대폰 전파 방해는 잊힐 만하면 시민에게 꼬리를 밟혔다. 2008년 3월 25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쯤 서울 계동 현대빌딩 일대 휴대폰이 먹통이 됐는데 보건복지가족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 재밍 때문이었다. 그때 대통령경호실 쪽은 이례적으로 “전파를 이용한 폭발 등을 막기 위해 대통령이 머물거나 지나는 곳에서는 경호용 무전 전파 외에는 모두 차단하거나 교란시킨다”고 밝혔다. “대신 범위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전파 교란을 할 때는 해당 건물 반경 30m 정도까지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도 3월 26일 브리핑을 통해 “(업무보고) 행사장 인근 4개 동(계동•관훈동•낙원동•인사동)에 걸쳐 휴대폰이 불통되었다는 내용은 장비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부족한 과장”이라며 “업무보고 장소 주변 사무실까지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터진 공간의 경우 50m까지 통화가 안 될 수 있지만, 사무실 내에서는 10 ~ 20m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대통령경호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때 전파 방해가 지하철 안국역 근처 기지국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바람에 800m 밖에서도 휴대폰이 먹통이었다는 반박이 일었다. 이런 소동과 논란은 ‘시민의 휴대폰 전파를 방해할 법적 근거가 확실하지 않다’는 데서 비롯됐다. 실제로 관계 당국이 근거로 내미는 대통령 경호법 제5조에는 ‘전파 차단’이나 ‘전파 방해’ 따위가 명시되지 않았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같은 해 5월 1일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대통령경호실의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제처에 유권 해석을 요청한 것. “위해 전파의 차단을 목적으로 경호구역 안에서 전파를 차단하는 게 대통령 경호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가능한지”가 질의 요지였다.

회답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는 거였다. 법제처는 “경호 대상이 소재하는 시간과 장소에 대해 상시적으로 전파를 차단하려면 법률에 구체적인 근거를 두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피할 수 없을 만한 까닭이 있을 때나 매우 조심히 전파 방해를 하되 일상화하려면 법적 근거부터 마련하라는 뜻.

대통령경호실은 법제처의 회답을 들은 뒤 7년 9개월이 지난 2016년 1월에 이르렀음에도 아직 ‘상시적 전파 방해의 구체적인 근거’를 만들지 않았다.

▲ 대통령 경호를 위한 전파 차단의 법적 근거에 대한 법제처 유권 해석

▲ 대통령 경호를 위한 전파 차단의 법적 근거에 대한 법제처 유권 해석

전파 방해하면 10년 이하 징역… 재밍 실효도 의문

무선 설비 기능에 장애를 줘서 무선 통신을 방해하는 자. 이거는 10년 이하 징역,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조문이 있거든요.

전성배 미래창조과학부 전파정책국장의 말. 적법하지 않은 전파 방해 행위는 전파법 제82조(벌칙)에 따라 처벌된다. 전 국장은 “벌칙과 과태료 부과가 다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같은 법 제29조(혼신 등의 방지)에 따라 “무선국을 운용할 때 다른 무선국의 운용을 저해할 혼신이나 방해를 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고, 이걸 위반하면 과태료 200만 원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상시적인 휴대폰 전파 방해’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대통령경호실은 ‘위법한 무선국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앞으로 “법률에서 불명확한데 (휴대폰) 전파 차단까지 가능하다고 봐야 하느냐”는 민간 법률가의 지적에 제대로 대답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 경호법이 상당히 모호하고 광범위해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문제의 답을 내놓을 책임도 대통령경호실에 있다. 이를 외면하는 건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통신 비밀의 자유에 해를 끼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2013년 2월 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전경 (사진: 청와대 홍보영상 갈무리)

▲ 2013년 2월 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전경 (사진: 청와대 홍보영상 갈무리)

2013년 2월 25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자 주변 휴대폰이 먹통이 됐다.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은 무려 7만 명. 행사가 끝난 뒤 인파에 뒤섞여 따로따로 떨어진 가족들이 먹통이 된 휴대폰 없이 서로를 찾느라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국회의사당 터 33만㎡(10만여 평)에 1시간 30분 이상 휴대폰 전파 방해가 일어난 탓이었다.

대통령경호실이 재밍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내세우는 게 ‘무선으로 작동하는 폭발물’이다. 휴대폰 전파가 기폭 장치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 2008년 3월 25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 주변 휴대폰 전파를 방해했을 때에도 대통령경호실 쪽 관계자가 청와대 브리핑에 나와 “무선 비행기나 무선 폭탄이 설치될 수 있기 때문에 전파 차단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1978년 국립현충원에서 무선으로 조종하는 폭발물이 발견된 뒤 대통령 행사 때에는 경호를 위해 주변 전파를 차단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대통령경호실의 이런 주장에는 허점이 있다. 대통령 주변에 쏜 휴대폰 방해 전파보다 출력이 센 전기통신설비를 기폭 장치로 쓰면 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논리적, 기술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확인했다. 다시 말해 무선 폭탄이 걱정된다면 시민의 휴대폰 전파를 방해할 일이 아니라 폭탄 탐지에 더욱 힘쓰는 게 낫다는 뜻이다. 방송통신에 밝은 민간 법률가도 출입 통제와 위험물 탐지 같은 경호 활동의 근거로 쓰이는 대통령 경호법 제5조 제3항을 내밀어 전파 방해까지 일삼는 것은 무리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대통령경호실도 인터넷 홈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FAQ)’ 코너에 “경호실에서는 VIP께서 방문하시는 모든 장소에 대해 사전 안전 활동으로써 인력 및 장비를 활용한 검측 업무를 실시”하며 “검측 활동을 실시함에 있어 여러 장비가 동원되는데 폭발물을 탐지하는 장비, 폭발물 발견 시 해체 및 처리하는 장비, 시설물 안전 점검을 위한 장비 등이 있다”고 밝혔다. 시민 휴대폰 전파 방해와 폭발물 탐지 활동 가운데 어느 것에 더 실효가 있는지를 스스로 잘 아는 셈이다.

기자는 대통령경호실 쪽에 상시적 전파 방해의 구체적인 근거, 재밍 무선국 신청•허가 여부와 운용 현황을 물었지만, 자세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어떤 재밍 설비를 몇 대나 쓰는지에 대해서도 “경호와 관련한 기술적인 사항이어서 공개하거나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금, 2016/01/2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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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을), 김을동(새누리당, 서울 송파구병), 김춘진(새정치민주연합, 전북 고창군부안군), 김한표(새누리당, 경남 거제시), 김회선(새누리당, 서울 서초구갑), 노영민(새정치민주연합, 충북 청주시흥덕구을), 박광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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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11/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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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 국(局)별로 해외 전시 사업 제각각
양해각서와 의향서 남발… 사업 실속 있나?
산하기관 사업도 따로따로… 동력 낭비 우려돼

미래창조과학부 인터넷융합정책관과 소프트웨어정책관이 목적이 같은 ‘스마트시티(Smart city)’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사업을 제각각 펼쳐 문제로 지적된다. 사업을 따로따로 운영해 새 산하기관을 만들 밑거름으로 삼고, 결국엔 시민의 세금 부담을 늘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스마트시티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을 이용해 시민 안전과 편익을 꾀하는 도시 관리 체계를 일컫는다. 중국은 ‘지혜도시’로 부른다. 담당 부서인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의 두 정책관이 고만고만한 사업을 따로 운영하다 보니 효율성이 낮다. 지난 2년여 동안 양해각서(MOU)와 의향서(LOI)를 남발했을 뿐 실속 있는 실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두 정책관은 같은 실 소속이어서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을 쉽게 통합할 수 있음에도 손을 놓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 조직도. 정책실 안에 국장급 조직인 인터넷융합정책관과 소프트웨어정책관이 속해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 조직도. 정책실 안에 국장급 조직인 인터넷융합정책관과 소프트웨어정책관이 속해 있다.

MOU 남발, 실제 성과로 이어질까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지난해 12월 15일과 16일 이틀간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전시•상담회인 ‘케이-글로벌앳차이나(K-Global@China) 2015’를 열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개회식에 직접 나가 한중 ICT 협력 관계를 북돋운 데 힘입어 행사를 “성공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특히 ESE(대표 박경식)가 중국 ‘중통지혜성시유한공사’와 100만 달러 상당 스마트시티 플랫폼 구축 사업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전했다. 9개 전문 기업이 참여한 스마트시티 체험관이 큰 호응을 얻어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에 국내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세웠다.

(MOU 교환 뒤) 견적을 왔다 갔다 하는 데도 있고요. MOU 없이 견적이 왔다 갔다는 곳도 있고. 지금 당장 MOU 체결하자는 데도 더 있고, 그런데 이제 시간 봐 가며 하나씩 해야 되니까…상황에 따라 대처를 잘해야죠. 신뢰성 있게 나중에 (거래 취소) 사고가 안 터지도록 해 나가는 게 중요하죠.

박 대표 말대로 중국 쪽과 주고받을 거래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이 바뀌거나 멈출 수 있어 양해각서를 두고 ‘성과’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양해각서 교환도 케이-글로벌앳차이나 행사 덕이라기보다 ESE가 2년 전부터 중국 사업을 다져왔기 때문으로 봐야 했다.

박경식 대표는 올 2월 28일 현재까지도 광동성 지혜도시 관련 계약서를 손에 쥐지 못했다. “중국 쪽 파트너가 광동시와 계약했는데 저희(ESE)와 가격을 절충하고 사업 범위를 협의하는 중”이라며 “저희와는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통지혜성시유한공사와 맺은 양해각서도 계약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중통지혜성시와 “사업은 다각적으로 진행하는데 아직 계약해서 돈을 받은 게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중국 쪽이) 양해각서를 교환해 두고도 가격이 싼 다른 회사를 찾는다”며 “중국 기업의 습성인 듯하고, 양해각서가 교환돼 있더라도 매번 제품 납품가 (계약) 체결이 안 돼 있어 (양해각서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에 스마트시티 체험관을 만든 곳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6,000만 원을 들여 9개 기업이 기술을 전시•시연하고, 현지 기업인과 거래 상담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는데 결과는 양해각서 교환 1건에 그쳤다. 참여 기업은 버츄얼빌더스, 로진과기유한공사, 엔키아, 빛기술주식회사, 데이터스트림즈, 건아정보기술, 토이스미스, 티맥스, ESE였다.

▲ 2015년 12월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 스마트시티 기술 시연회. 최양희 미래부 장관(앉은 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한중 정책 당국자들과 함께 시연회에 참석했다.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 2015년 12월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 스마트시티 기술 시연회. 최양희 미래부 장관(앉은 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한중 정책 당국자들과 함께 시연회에 참석했다.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목표 같지만 사업은 따로

케이-글로벌앳차이나 행사는 2014년 12월 ‘케이-텍 차이나(K-Tech China)’로 시작한 뒤 문패를 바꿔 달았다. 한중 ICT 교류 행사로 시작해 스마트시티 체험관을 포함한 종합 전시회로 행사를 키웠다. 2012년부터 런던과 실리콘밸리에서 열던 ICT 해외 시연•전시 행사를 중국으로 넓힌 것이다. 2014년 중국 행사를 할 때 스마트시티 체험관을 처음 만들어 9개 기업의 기술을 중국에 내보였다. 궁극적으로 스마트시티 관련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게 목표다.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 전시•상담회 추진 목적. nipa가 스마트 시티 체험관을 준비하며 내건 대행 용역 입찰 문서.

▲케이-글로벌앳차이나 2015 전시•상담회 추진 목적. NIPA가 스마트 시티 체험관을 준비하며 내건 대행 용역 입찰 문서.

미래부에는 이 행사와 목적이 같은 지원 사업이 하나 더 있다. 지난해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mart City Expo World Congress) 2015’에 9,900만 원을 들여 100㎡(10m×10m)짜리 한국관을 만들고 10개 기업을 참가시켰다.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이 기획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해 2014년부터 2년째 참가 기업을 모았다.

2015년 행사에서는 솔루션 공급과 판매 총판 계약이 각각 1건에 불과했고, 사업 협력 양해각서 교환 9건, 기밀유지협약과 연구 협력 의향서 교환이 각각 1건씩 이루어졌다. 2014년에도 10개 기업이 참가해 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한 게 10건, 공동 기술 개발과 제품 양산 공급을 위한 의향서를 주고받은 게 1건이었다.

▲스마트 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 2015 참가 목적. KISA가 한국관을 마련하기 위해 내건 대행 용역 입찰 문서.

▲스마트 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 2015 참가 목적. KISA가 한국관을 마련하기 위해 내건 대행 용역 입찰 문서.

솔루션 공급 계약 1건과 총판 계약 1건. 나머지는 모두 양해각서이거나 의향서였다. 이처럼 두 지원 사업은 중소 ICT 기업의 스마트시티 분야 해외 진출을 돕는다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속은 여물지 않은 상태다.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과 소프트웨어정책관 간 업무 협력은 물론이고 NIPA와 KISA 사이 실무•조직 통합 작업이 절실하다.

눈요기 경쟁으로 동력 낭비 우려

미래부 인터넷정책융합관과 KISA는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 참가 홍보의 전형을 마련했다.

2015년 11월 16일 ‘유망 중소 사물인터넷(IoT) 기업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보도자료를 낸 데 이어 같은 달 24일 ‘국내 유망 IoT 기업의 해외 진출이 가시화했다’고 알렸다. 2014년 11월 20일 ‘유망 중소 IoT 기업이 해외 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알린 데 이어 같은 달 25일 ‘국내 IoT 중소기업이 해외에서도 통했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의 판박이였다.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과 NIPA가 마련한 ‘케이-글로벌앳차이나’ 속 스마트시티의 홍보 체계도 매한가지. 2015년 12월 16일 보도자료를 내어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는데 중국 쪽에서 “스마트 시티 등 한국 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여 “MOU 성과를 창출했다”고 내세웠다.

정보통신 정책 당국은 오랫동안 ‘장관이 앞서고 정책 실무진이 몇몇 ICT 기업을 이끌고 해외에 나가 하루나 이틀씩 한국 기술을 자랑하고 돌아오는 눈요기 체계’에 머물렀다. 이런 지원 사업으로는 이룰 게 많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 바꿀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2015년 11월 스마트시티 엑스포 관련 보도자료

▲2015년 11월 스마트시티 엑스포 관련 보도자료

▲2014년 11월 스마트시티 엑스포 관련 보도자료

▲2014년 11월 스마트시티 엑스포 관련 보도자료

2014년과 2015년 바르셀로나 행사에 잇따라 참가한 기업이 달리웍스, 블락스톤, 에이텍(에이텍티엔), 이도링크,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큐브스로 6곳이나 됐다. 이 가운데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는 2014년 11월 9일 창업한 뒤 10여 일 만에 ‘유망 중소 IoT 기업’이 돼 바르셀로나에 다녀왔다. 그해 “이스라엘 기업과 재난 대피 관련 IoT 서비스를 바르셀로나와 미국에서 실증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협약을 맺었”으며 2015년에도 “위치 측위 관제 관련 네덜란드 기업, 스페인 산업용 로봇 제작 기업, 스페인의 무선인식(RFID) 관련 기업과 사업 협력 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윤승식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사장은 지난해 11월 25일 기자에게 “스페인 시스템통합(SI) 기업인 캐스트인포(Castinfo)와 MOU를 맺고 시범 사업을 진행하는 것까지 구체적으로 얘기했다”고 말했으되 “(실행할) 기한을 따로 잡은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3개월 뒤인 올 2월 28일 “MOU 맺고서 스페인에 있는 두세 개 사이트에 (사업을) 제안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열심히 제안 중”이되 아직 계약을 맺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개포로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서울 개포로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스페인 빌딩 관리 기업과 2017년까지 40억 원 상당 판매 총판 ‘계약’을 맺었다”는 블락스톤(대표 황청호)도 실제 거래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태. 이 회사가 2014년에 스페인 업체와 주고받았다는 50억 원 상당 기술 개발과 제품 양산•공급 의향서도 1년이 흐른 2015년 12월에야 계약서 초안이 스페인 쪽에 넘어갔다.

황청호 대표는 지난해 12월 24일 기자가 블락스톤으로 찾아갔을 때 계약과 거래가 “쉽게 금방금방 되는 건 아니”라며 2015년 총판 계약을 두고 “(언제까지 40억 원 상당 판매를 이룬다는) 기한을 정하지 않았고 목표치만 정해 수량을 채우는 조건으로 단가를 조율해 계약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특히 “스페인 쪽에서 돈이 들어오면 은행에서 (생산설비 관련 자금을) 좀 해 주신다고 했고, 지금은 사내 연구실에서 시제품 형태로 만들어 보는 중”이라고 밝혀 역시 결실을 내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함을 엿보게 했다. 황청호 대표는 두 달여가 흐른 올 2월 28일 스페인 쪽 사업•계약 현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통화가 어려워 다음에 시간 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미래부에서 부스 빌딩(제작)이나 부스 임대(비)를 다 지원해 주셨고요. 각 업체별로 300만 원씩 지원해 주셨어요. 숙박비랑 항공료 합해서요. 부스(한국관)를 전체적으로 구축하는 데 2억5000에서 3억 원 정도 들어간 걸로 압니다. 임대비용 포함해서요.

윤승식 코너스톤즈테크놀러지 사장

(기업이 해외에) 간다면 1000만 원 정도 들잖아요. 전시회까지 직접 간다면 수천만 원씩 들기도 하죠. (중소기업은) 그렇게 투자할 만한 여력이 없어 그런 기반을 해 주시는 게 많이 도움이 되죠. 저는 혼자 갔어요.…(중략)…그런데 (정부 지원) 예산이 너무 작아요. 150만 원 정도 더 들었어요. 밥값과 현장에 필요한 것들 사고 하니까, 저희도 일부 비용 들어가죠.

황청호 블락스톤 대표

▲ 인천 송도미래로 블락스톤

▲ 인천 송도미래로 블락스톤

결국 규모가 문제였다. 예산이 적으니 각각 9개, 10개 기업만 해외에 나갈 수 있었다. 전시회에 머문 기간이 짧았던 건 물론이다. 구조적으로 양해각서나 의향서를 넘어서는 성과를 기대한 게 무리였다.

통합 못할 까닭 없다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 내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 통합은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인됐다. 강성주 인터넷융합정책관(2015년 3월 13일 ~ 2016년 2월 25일)과 서석진 소프트웨어정책관의 인식이 그랬다. 시장을 중국과 스페인으로 특화할 수 있겠으되 스마트시티 기술과 제품 구성까지 나눌 까닭이 없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특히 NIPA가 중국 시장을 전담하고, KISA가 스페인 시장만 맡을 이유도 없는 상황이다. 비슷한 일을 하며 따로 사업과 직원 수를 늘린 뒤 전담센터 같은 실무조직으로 엮고, 이를 진흥원 같은 산하기관으로 키워 내는 ‘공공기관 증식 쳇바퀴’를 돌려서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KISA는 조직 내 IoT혁신센터를 이용해 8개 관련 기업을 모아 2015년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엿새간 중국 선전에 다녀왔다. 9,900만 원을 들여 8개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만남을 주선했는데 ‘케이-글로벌 커넥트(Connect) 차이나’라고 행사 이름까지 지었다. NIPA가 주관하는 ‘케이-글로벌앳차이나’와 이름과 목적이 비슷한데 서로 힘을 모으기보다 따로 새로운 해외 지원 사업을 시작하려는 뜻이 짙게 뱄다. 고만고만한 데다 정보와 경험이 공유되지 않아 효율성이 낮은 스마트시티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이 또 하나 등장할 수 있음을 엿보게 했다.

(사업을 나눠서 할 이유 없을 것 같다는 시각에 대해) 스마트시티가 굉장히 광범위한데 중국의 ‘지혜도시’는 우리가 전에 얘기하던 ‘유(U)-시티’와 비슷해요. 신도시를 개발하는데 환경, 교통, 치안 같은 걸 스마트시티센터에서 관제하고, 응급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몰고 가거든요. 그게 우리가 옛날에 했던 유-시티와 비슷해요. 그것의 핵심이 스마트시티 플랫폼이라는 소프트웨어거든요. 그 비교우위를 가지고 중국 시장을 노리는 겁니다. (이와 달리 스페인 쪽) IoT의 스마트시티는 굉장히 광범위하죠.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 세계 시장이 확 퍼진 건 아니죠. 같은 스마트시티라고 해도 중국 시장과는 조금 다르죠. (그래도 유-시티와 스마트시티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 사실은 그게 그거예요.

서석진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

서석진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중국과 스페인의 스마트시티 시장에 차이가 있되 궁극적으로는 하나라고 설명했다. 서 정책관(국장)은 “중국은 (스페인과 달리 관련 시장 개화가) 목전에 와 있을 정도로 뜨겁다”며 “1년에 한 번씩 (스마트시티 체험관 행사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으되 “사실은 그게 그거”여서 사업 간 협력과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소프트웨어정책관 쪽 스마트시티 사업과 함께할 수 없느냐는 것에 대해) 당연히 같이해야 되고요. 이번에 (미래부와 ICT 기업들이 케이-글로벌앳차이나에) 갔던 건 소프트웨어 프로모션 차원에서 상하이에 갔다고 보면 되고요. 제가 지금 얘기하는 건, 그 안에 물론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안전이나 교통 같은 모든 걸 할 수 있지만, 도시 기획이나 전체 차원에서 IT와 도시의 만남, 융합.…(중략)…일종의 스테이크홀더라고 할까. 좀 다양하죠. (하지만 두 사업의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것에 대해) 뭐 그렇지 않겠어요. 달라 봐야 뭐가 다르겠어. 똑같지, 사실상.

강성주 전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2015년 3월 13일 ~ 2016년 2월 25일)

강성주 전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2016년 2월 26일 연구성과혁신정책관으로 전보)도 두 스마트 시티 관련 사업 간 협력과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필요하면 (사업을) 통합할 수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강 정책관(국장)은 특히 “2016년 봄에 중국 정부가 스마트 시티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물론이고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은 부산시와 함께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정책관은 같은 사업을 두고 벌이는 NIPA와 KISA 간 알력 가능성을 부인했다. 협력 관계임을 강조했다. 올봄 중국 정부가 열 새로운 스마트시티 전시회에 한국 ICT 기업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에 따라 두 정책 당국과 산하기관 간 협력 관계의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보였다.

월, 2016/03/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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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탐지’ 법적 근거 흐릿해 되레 ‘도청’ 논란
절차와 범위 두루뭉술… 시민 불안 부추겨
민간 업체 실태 점검도 허술

국가 전파 감시•감독 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 중앙전파관리소의 도청(불법감청) 탐지 절차와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35개 민간 불법감청설비탐지업 등록법인에 대한 실태 점검 체계도 허술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낳고 있다.

전파관리소 사법경찰관과 민간 불법감청설비탐지업자가 누구의 어떤 대화를 엿듣고 녹음 파일을 얼마나 만들어 어떻게 다뤘는지 낱낱이 확인할 수 없는 상태. 관련 자료 보존•폐기 여부도 오로지 도청 탐지 장비를 다루는 공무원과 민간 업자의 양심에 기댈 뿐이다.

특히 전파관리소가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의 영업 실태를 점검할 근거마저 없어 문제다. 전파관리소 관계자도 “(위법 행위) 예방 차원에서 1년에 한두 번 계도할 뿐 장비 현황이나 운영 실태, 영업 실적 따위를 조사할 권한이 없다”고 확인했다.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가 도청 여부 탐지를 맡긴 시민의 개인 정보를 얼마나 가졌고, 어떻게 보호•관리하는지조차 제대로 살펴볼 수 없어 개선이 요구된다.

전파관리소도 “근거 애매하다” 시인

법이 애매한 경우도 많으니 (도청 탐지 근거를) 명확히 하자. 법이 명확하지 않으니 (전파관리소가 시민 대화를 엿듣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지 않나 하는 취지로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3월 18일 전상하 중앙전파관리소 불법감청설비팀장의 말. 지난 2월 22일 광주전파관리소가 사기도박 몰래카메라 영상과 무선 통신 내용을 녹화•녹음한 뒤 경찰과 함께 혐의자들을 붙잡은 게 되레 국가기관의 도청 논란으로 번지며 불거진 전파관리소의 고민이 들어 있다. 전파관리소 쪽이 도청 탐지 행위의 법적 근거를 다 갖추지 못한 상태임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전파관리소가 도청 탐지 근거로 내세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를 보면 그 누구든지 전기통신을 엿듣거나 공개되지 않은 다른 사람 간 대화를 녹음•청취할 수 없지만 ‘혼신 제거 등을 위한 전파 감시’를 예외로 해 뒀다. 이 예외 조항에 기대어 ‘전파 감시 활동 중에 감청과 녹음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겼던 것. 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의 예외 근거로 이어진 전파법 제49조와 51조는 허가받지 않았거나 혼신을 일으키는 전파를 찾아 바로잡기 위한 것이지 주파수를 타고 흐르는 남의 대화를 듣거나 녹음하는 데 쓸 기준은 아니다. 해당 법률에 ‘도•감청’이나 ‘녹음’ 같은 낱말이 명시되지도 않았다. 이처럼 두루뭉술한 근거 때문에 늘 시빗거리가 될 수 있음에도 법률과 세칙 따위를 개선하지 않은 채 사기도박 증거로 감청•녹음을 내민 터라 전파관리소 스스로 감청 논란을 불러왔다.

▲최시중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 줄 가운데)이 2008년 7월 10일 서울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를 찾아가 오승곤 당시 전파보호과장(오른쪽 줄 아래)으로부터 불법감청 탐지 체계에 관해 들었다.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 보도자료)

▲최시중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 줄 가운데)이 2008년 7월 10일 서울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를 찾아가 오승곤 당시 전파보호과장(오른쪽 줄 아래)으로부터 불법감청 탐지 체계에 관해 들었다.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 보도자료)


▲최시중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앞)이 2008년 7월 10일 서울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이동형 전파측정장비를 살펴봤다. 장비를 설명하는 이는 민원기 당시 중앙전파관리소장.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 보도자료)

▲최시중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앞)이 2008년 7월 10일 서울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이동형 전파측정장비를 살펴봤다. 장비를 설명하는 이는 민원기 당시 중앙전파관리소장.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 보도자료)

광주전파관리소는 실제로 “콜, 들어가라. 콜, 콜” 같은 대화를 담은 44초짜리 녹음과 몰래카메라 영상 녹화로 사기도박 혐의자를 잡는 데 큰 구실을 했다. 전파관리소의 이런 능력이 정치인은 물론이고 시민을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으로 풀이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진보네트워크센터가 전파관리소의 시민 사찰 의혹과 걱정을 내놓은 까닭이다.

전파관리소의 자랑이었던 도청 탐지

그동안 전파관리소는 도청 탐지 활동으로 사기도박단을 잡아낸 걸 자랑할 일로 여겼다. 국가기관의 부지런한 전파 감시 덕에 사기도박 덫에 빠진 시민을 구해 낸 미담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중앙전파관리소가 2011년 5월 31일 보도자료를 내어 2010년 불법감청설비 적발 수가 25건이라고 널리 알렸을 정도. 이 가운데 하나인 2010년 1월 19일 대전전파관리소의 사기도박단 검거 사례도 올 2월 광주에서 일어난 일과 비슷했다. 무선 영상 몰래카메라와 생활 무전기를 갖춘 채 사기도박으로 생각된 ‘전파에 담긴 음성’을 추적해 잡아냈다.

이 사건이 더욱 눈길을 끈 건 “아산시 전파 관리를 위해 설치한 원격 지능형 전파측정시스템에 의해 사기도박으로 추정되는 ‘음성이 감지돼’ 전파 송신 위치를 추적했다”는 대전전파관리소 쪽 설명. ‘원격 지능형 전파측정시스템’은 서울•부산•광역시•도청소재지를 중심으로 설치한 붙박이 전파측정장비 70식(주변기기를 포함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결합 체계)과 준붙박이 장비 14식이다. 중앙전파관리소 쪽 설명으로는 “국내 거주 지역의 35%”를 덮는 규모. 이 체계에 이상한 전파가 감지되면 방향탐지장비 15식과 전파측정차량 23대를 이용해 송신 위치를 찾아간다. 아산시 사례는 전파관리소가 폭넓은 전파 속 음성 탐지와 위치 추적 체계를 갖췄음을 방증했다.

2009년 4월 17일 대전전파관리소가 대전지방검찰청에 송치한 사기도박단 사건도 전파 탐지와 위치 추적 형태가 비슷했고 보도자료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대전에 사는 100억 원대 자산가 김 아무개 씨가 사기도박 덫에 걸려들었다는 내용과 모자에 숨겼던 몰래카메라 사진까지 곁들여 흥미까지 불러일으켰다.

▲움직이며 전파를 측정하는 전파관리소 자동차(왼쪽)와 2009년 4월 대전전파관리소가 잡아낸 사기도박용 몰래카메라•무전기.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와 중앙전파관리소 보도자료)

▲움직이며 전파를 측정하는 전파관리소 자동차(왼쪽)와 2009년 4월 대전전파관리소가 잡아낸 사기도박용 몰래카메라•무전기.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와 중앙전파관리소 보도자료)

2008년 10월 30일 더 재미있는 보도자료도 나왔다. 중앙전파관리소가 그해 11월을 ‘불법감청(도청) 예방 및 집중 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지방 전파관리소별로 전국 일제 단속에 나선다는 것. 단속 기간에 도청 대응 심포지엄을 열어 무료로 탐지 서비스까지 해 주겠다고 곁들여 마치 잔치를 벌이는 듯했다.

오승곤 당시 중앙전파관리소 전파보호과장은 “소형 도청기를 이용한 사기도박, 개인비밀 도청, 관음적 촬영 등의 불법 행위가 발생하기 때문에 집중 단속이 불법감청으로 인한 국민의 사생활 보호는 물론 일반 국민에게 불법감청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 과장과 중앙전파관리소는 보도자료에 ‘불법도청 예방수칙’까지 곁들여 눈길을 모았다. 가정 무선 전화로는 중요한 대화를 하지 말라거나 복제될 수 있으니 휴대폰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지 말라는 내용을 넣은 ‘도청 예방 10계명’을 내놓은 것. 처음 보는 휴대폰 같은 전자기기가 주변에 있다면 전원을 끈 상태로 서랍에 넣어두라는 ‘불법감청 육안 체크리스트’들도 담아내 전파관리소가 다각적이고 다면적인 도청 탐지 체계를 운영하고 있음을 엿보게 했다.

▲2008년 10월 30일 중앙전파관리소가 내놓은 도청 예방 10계명.

▲2008년 10월 30일 중앙전파관리소가 내놓은 도청 예방 10계명.

민간 도청탐지업 실태 관리에 구멍

통신비밀보호법에 실태 점검을 해라 그런 게 없어요. 법이 미비한 점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저희한테 어떻게 하라는 규정이 없어요. 그분들(불법감청설비탐지업자)이 등록한 뒤 (위법 행위) 예방 차원에서 계도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3월 21일 이재택 중앙전파관리소 조사계장(방송통신기기•불법감청설비 총괄)의 말. 올 2월 기준으로 35개에 이른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의 영업 활동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이나 위법 행위를 막을 만한 관리 체계가 없다는 뜻이다.

“예방 차원에서 계도한다”고는 하나 “그 업체에서 (사법경찰관이 사업장에) 오셔서 지도 점검할 근거가 있느냐고 되물으면 (대답할 게) 없다”는 게 전파관리소 관계자의 설명. 도청 전파를 찾아 녹음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자유롭게 영업하는 불법감청탐지업체의 위법 행위를 딱히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였다. 이른바 ‘계도’를 위한 업체 방문도 “웬만하면 1년에 한 번 이상 가려고 노력한다”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가 새로운 도청 탐지기를 사들였더라도 전파관리소에 ‘장비 변경 신고’를 할 의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 사업 등록을 할 때 유선(통신)선로분석기와 주파수스펙트럼분석기를 각각 1식만 갖춘 뒤로는 장비에 관한 감독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민간 업체가 일하며 알게 된 고객의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 이 또한 사업 등록을 할 때 ‘이용자 보호 계획’을 낸 뒤로는 중앙전파관리소의 감독이 미치지 않는 상태다. 고객 정보 관리 실태를 들여다볼 법적 근거가 없음은 물론이다.

한 불법감청탐지업체 대표는 “(고객) 개인 정보를 다 파기한다”고 말했으되 일하다가 음성을 녹음한 건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질문에 “회사 보안상 말씀드릴 수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 나중에 녹음한 것도 지우느냐는 질문에도 “보안상 모두 말씀드릴 수 없고, 개인 정보는 저희가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전파관리소가 계도 차원에서 실태 조사 같은 걸 나왔을 때 고객 정보 관리 상황을 살펴봤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전파관리소는 벤츠급이고 우리는 그랜저나 소나타급”이라며 도청 탐지 장비의 기능상 차이가 없음을 내보인 또 다른 업체의 대표도 ‘녹음이 적법하냐’는 질문엔 입을 다물었다. 그는 기자의 질문이 법적 근거 여부로 이어지자 갑자기 “(도청 탐지 중에 들리는 음성은) 사람 목소리를 말하는 게 아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2013년 어느 날 서울 서초동 한강변 아파트를 지날 때 ‘탐색기에서 한 여성의 통화 내용이 들렸다’고 소개해 뒀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스펙트럼분석기와 전파방향탐지기를 들고 ‘음성이 더욱 또렷하게 들리는 곳으로 걸어갔다’고도 밝혔다. 고객이 도청 탐지를 의뢰하지 않았음에도 대화를 일부러 엿들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 시비에 휘말릴 개연성이 커 보였다.

이 업체가 서울 서초동에 사는 어느 여성의 통화 내용을 엿듣기만 했는지, 녹음까지 했는지를 전파관리소 쪽이 알거나 확인할 길이 없다. 통화 내용에 담겼던 개인 정보를 제3자에게 넘겼거나 달리 이용했는지도 깜깜하기로는 매한가지. 모두 도청 탐지 장비를 든 이의 양심에 맡겨야 할 따름이다.

▲한 불법감청탐지업체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한 도청 탐지 사례. 탐지 장비를 켠 채 돌아다니다가 도청 전파에 담긴 음성을 엿들은 것으로 보였다. 설거지 소리까지 들렸다는 내용도 있다.

▲한 불법감청탐지업체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한 도청 탐지 사례. 탐지 장비를 켠 채 돌아다니다가 도청 전파에 담긴 음성을 엿들은 것으로 보였다. 설거지 소리까지 들렸다는 내용도 있다.


▲불법감청탐지업체들이 인터넷에 소개한 여러 장비. 도청 탐지 전파에 담긴 음성을 녹음하는 기능이 있는 걸(오른쪽 위 빨간 점선 원) 확인할 수 있다.

▲불법감청탐지업체들이 인터넷에 소개한 여러 장비. 도청 탐지 전파에 담긴 음성을 녹음하는 기능이 있는 걸(오른쪽 위 빨간 점선 원) 확인할 수 있다.

전파관리소도 사법경찰관 양심에 기댈 뿐

전파관리소도 도청 탐지 장비를 쓰는 사법경찰관 20명의 양심에 기댈 뿐이다. 불법 전파를 감시하다가 만난 도청 내용(음성)을 얼마나 들어야 할지, 녹음할지 말지 따위의 기준과 절차로 미리 정해 둔 게 없기 때문. 엿들은 정보와 녹음을 사사로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넘기지 않는 것 또한 사법경찰관 제각각의 도덕에 맡겨야 한다.

이런 지경임에도 미래창조과학부와 전파관리소의 도청 탐지 사법경찰관에 대한 교육이나 활동 관리 체계마저 허술했다. 1년에 한두 차례 지방검찰청별로 수사 관련 교육을 할 뿐 도청 탐지 기술이나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사법경찰관의 개별 경험에 기대는 형편이다.

녹음과 개인 정보를 포함한 도청 탐지 수사 자료의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청 탐지 활동을 몇 년 동안 얼마나 벌여 몇 건을 잡아냈고, 어떤 내용을 녹음해 검경에 증거로 제공했는지 따위를 따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게 전파관리소 쪽 설명. 전파관리소 한 관계자는 “수사 자료 원본을 모두 검찰에 송치한다”며 기자의 정보 공개 청구가 있더라도 “(전파관리소 차원에서) 공식적인 자료를 파악하지 않는다고 답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로 헤아려 관리하는 자료가 없기 때문에 공개할 게 없다는 뜻으로 들렸다.

옛 정보통신부 출신 업계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전파 쓰임새가 많아지다 보니 불법 이용에 대한 감시도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그만큼 역작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파 감시 장비를 다루는 공무원(사법경찰관)과 민간 사업자의 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점검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때가 된 것 같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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