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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야 말 좀 들어!③] '촛불 정치', 이렇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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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야 말 좀 들어!③] '촛불 정치', 이렇게 가능하다

익명 (미확인) | 화, 2017/10/10- 15:02

'촛불 정치', 이렇게 가능하다

[정치야 말 좀 들어!③] '민의가 그대로' 지방선거법 개정을 위하여

유창복 정치개혁 서울행동 활동가

 

이 글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정치개혁 공동행동의 공동기획 연재 기사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정치야 말 좀 들어!-①] 예산동결-의석확대로 선거제도 개혁해야

[정치야 말 좀 들어!-②] '촛불'이 특정 정당 반대? 문제는 선거법이다

 

▲ 서울행정법원이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범국민행동' 대규모집회를 앞두고 청와대 100m 앞 집회와 행진을 허용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수의를 입은 박근혜 대통령과 재벌 총수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조형물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유성호

 

지난겨울 우리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탄핵하고 새 정부를 탄생시켰다. 올해 3월 국민 76%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고, 5.9대선에서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얻은 득표율을 합하면 76%다. 이번 대선은 촛불연합의 승리다.

 

작년 10월 29일부터 올 3월 10일까지, 20주 133일 동안 연인원 1600만의 시민이 참여한 '촛불연합'은 정권을 교체했다. 

 

이제는 정치를 바꾸어야 한다.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정치혁신의 마개로 적폐 온상을 틀어막아야 한다. 정치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정권 내내 기득권세력의 끈질긴 저항으로 청산과 쇄신의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 정치혁신이야말로 적폐청산과 국정쇄신 목표이자 수단이다. 정권교체 이후, 촛불명예혁명의 명령은 정치혁신이다. 

 

[정치혁신 방향]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정치

 


▲ 수많은 시민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공범처벌과 적폐 청산의 날-8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안 인용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정치혁신의 방향은 주권자인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정치'를 만드는 것이다. 헌법이 정하는 주권자로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서는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 민의가 국정에, 의회와 정당에 반영되고, 민의가 가리키는 대로 정치가 따라가는 대의정치제를 실현해야 한다. 주권자의 일상적인 정치(정책) 참여를 보장하고 촉진하는 협치(민관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87년 직선제 쟁취로 확보한 대의정치의 시스템은 이제 '시스템 체인지'의 운명을 맞고 있다. 하지만 민의 정치를 가로막는 첫 번째 장애물은 지나친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이다. 둘째는 관주도의 하향식(Top-Down) 통치체제이며, 셋째는 하향­중앙집권 통치를 가능하게 하는 기득권 정치이다. 이 장애물을 걷어낼 정치혁신의 첫번째 방법은 분권화이다. 둘째 시민주도 협치 체제이며, 셋째 시민주도 정치, 다양성과 합의의 정치이다.

 

[분권] 문재인 대통령도 연방제 수준으로 

 

우선 중앙집권적인 정치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난 정권의 적폐는 극소수 권력계층의 극단적인 권력독점에서 비롯되었다. 중앙행정 중심의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으로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한마디로 무능하다. 무능한 곳에 과도한 권력을 놔두면 부패가 자라난다. 최순실 국정농단은 그 무능과 부패의 정점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분권을 통한 권력분산으로 소수 엘리트 관료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휘두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광역정부로, 시도 광역정부에서 시군구 기초정부로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그래야 현장의 형편에 맞고,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필요와 요구에 맞는 정책이 생산된다. 

 

지금은 지방정부의 재정이 열악해서 현장의 형편과 필요보다는 중앙정부의 기획과 요구에 맞추기 급급하다. 분권적 특성화가 가능하도록 자치입법, 자치재정, 자치조직·인사 등 지방행정의 자치권을 강화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했고, 김부겸 행자부장관은 자치분권을 최고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분권의 전제] 시민에게 권한 이양하는 '제 2의 분권'

 

권한이 이양된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제2의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 시민‧주민에게로의 권한 이양이다. 지방정부로 이양된 권한을 단체장에게 맡겨둔다면, 공공정책을 직업적 관료제 안에만 가둘 수 있다. 융합적 행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늘어난 지방정부의 권한을 이용하여 지방의 기득권 토호세력과 밀착하면, 중앙보다 더 심각한 적폐 온상이 될 수 있다.

 

"지방정부가 권한을 이양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분권의 필요성을 얘기할 때마다 중앙정부 관료들이 들고 나오는 이런 반대논리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시민이 광역 및 기초 지방정부의 행정에 참여해야 한다. 정책결정 과정에 개입해 권한을 행사하고, 정책 집행과정에 결합해야 한다. 시민 참여가 동원으로 그치지 않도록 시민에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시민들이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에 권한을 이양하기 어렵다고 한다. 중앙정부가 분권을 거부하는 논리와 아주 닮아 있다. 

 

시민은 권한을 책임감 있게 행사해야 한다. 이는 경험이 쌓여서 생기는 능력이다. 시민의 공공적 역량(시민력)이 성장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지원해야 한다. 법제도로 보장되어 공무원이 위험부담(정책실패와 감사) 없이 시민과 협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의 권한 이양은 분권의 필요조건이다. 충분조건이 충족되려면 시민‧주민에게로 권한을 이양시키는 민관협력체제가 마련돼야 한다.

 

[게임의 룰을 바꾸자] 대결정치 부추기는 선거법 개정

 


▲ 정치개혁 경남행동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 윤성효

 

'분권과 협치'가 실현되려면 시민을 협력 파트너로 인정하고, 민관협력을 촉진하는 협치제도를 만들 정부와 의회를 구성해야 한다. 최소한 주권자인 시민의 의지에 반하지 않는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구성해야 한다. 2018 지방선거는 민의가 반영되는 지방의회를 구성하고, 민의에 따라 움직이는 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다. 

 

지방선거 룰을 바꾸어야 한다. 현행 선거법은 거대 기득권 정당의 정치독점을 보장하고, 국회의원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으로 이어지는 세습권력을 용인하는 구태정치의 낡은 룰이다. 거대정당이 50% 남짓 득표율로 90%가 넘는 의석을 싹쓸이 하는 비정상적인 독점정치를 고착시키고, 다양한 목소리는 소수라고 배제되고 '사표(死票)'라고 무시된다. 

 

결국 거대 기득권정당의 적대적 공존의 대결정치가 당연시되고, 국민들은 정치혐오를 털어내지 못한다. 유권자 득표율에 따라 지방의회의 의석수가 결정되고, 다수파와 소수파가 공개적이고 합리적으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협치와 상생의 정치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촛불이 명령하는 정치혁신, 즉 민의로 움직이는 정치가 가능하려면 선거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광역의회 비례성 강화] 연동형비례제 도입 

 

광역의회 의원 선거에서 득표율-의석 간 비례성과 유권자 1표의 등가성을 높여야 한다. 득표율에 따라서 의석을 배분해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정안에서 검토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된다. 지역구 의원 선출 투표와 정당 선택 투표를 1인 2표 방식으로 하되, 광역의회 의석을 정당 득표율로 배분한다. 각 정당들은 할당받은 의석 수 범위 내에서 지역구 당선자를 먼저 채우고, 나머지 의석을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법이다. 

 

비례의원과 지역구의원의 구성비는 현행 1:2의 비율을 유지한다. 이 비율을 확보하려면  지역구 의석을 줄이든지, 전체 의석을 늘리든지 둘 중 하나의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의원의 정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 여론이 있다.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에 이번 개정안에서는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방안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구 의원 수를 줄이려면 현재 국회의원 선거구 1개당 2명의 광역의원을 선출하는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 광역의원이 국회의원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므로, 국회의원 선거구를 쪼개서 광역의원 선거구를 만들 필요가 없으며, 광역의회 나름의 선거구 획정이 필요하다.

 

[기초의회 비례성 강화] 연동형 비례제 및 전면 비례제

 

기초의회의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안은 두 가지로 검토할 수 있다. 1안은 광역의회처럼 지역구투표와 정당투표를 동시에 하는 1인 2표 방식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비례의원과 지역구의원 간의 비율을 최소 1:2를 유지할 수 있다.

 

현행 기초의회 의원 정수는 최소 7인에서 최대 43인(경남 창원시)까지 다양하며, 최소 7인 규모의 의회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어렵다. 따라서 7인 규모의 의석을 최소 9인으로 증석하는 것을 전제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해야 한다. 

 


▲ 중선거구제-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시, 지역구/비례 정수(예시)

 

1-가, 1-나 식으로 기호를 부여함으로써 거대 정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기호만 보고 투표하도록 조장하는 기호부여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 교육감선거처럼 기호 없이 투표용지에 기재되는 순서를 순환시키거나, 아니면 추첨으로 정하도록 바꿀 필요가 있다. 

 

2안은, 기초의회는 지역(동)별 대표성의 의미가 광역에 비해 크지 않고, 단순한 방식으로 득표율-의석 간 비례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전면비례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비례후보에 대한 국민선택권을 높이기 위해 개방형 명부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단, 소수자의 대표성이 훼손될 수 있기에 여성, 청년, 장애인 등 소수자 할당을 보장한다. 한편 전면비례제는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하고 정당에게만 의석을 배분하기에 지역정당 허용을 전제해야 한다.

 

[결선 투표제] '20% 단체장'에게 맡길 수는 없다

 


▲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결과 ⓒ 고정미

 

현행 지방선거제에서는 불과 20-30%대의 득표율로 단체장에 당선되는 민의 불일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 과반수 지지를 받아 당선돼 명실상부한 대표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결선투표제는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소수정파가 다수정파와 협상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렇게 하면 다양한 정치세력의 등장과 정치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사회경제적 약자들이나 정치적 소수자들을 대변하는 정치의제를 현실정치에 관철할 수 있기에  정치발전에 기여하고 승자독식의 기득권 정치문화를 극복할 수 있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두 차례의 투표에 따르는 비용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려면 1차 투표와 2차 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보완투표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2000년 영국 런던시장 선거 사례 참조). 투표시 유권자가 제1선호와 제2선호를 차례로 표시하고, 제1선호 후보자 중에 과반수를 획득한 후보가 없을 경우, 제1선호 득표율 3위 이하의 후보자 투표용지에서 제2선호로 선택한 수를 제1선호 1, 2위 후보자에 합산하여 최종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지역정당] 정당 설립요건을 완화해야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정치는 독점적인 거대기득권 정당에 예속되어 있다. 지역사회의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정치활동이 어렵다. 지역이 각기 다른 형편과 특성에 따라, 지역의제에 충실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정치구조와 정치 문화가 절실하다. 지역 사정에 밝고 문제해결 경험과 실력을 인정받는 후보가 선출되도록 하는 정치시스템이 민의를 반영하는 정치제도이다.

 

지역정당을 허용하는 방안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정당법 개정이다. 5개 이상 시도에서 각각 1000명 이상 당원을 모집하도록 한 현행 정당 설립요건을 완화하면 된다. 1개 이상의 시도에서 5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하면 정당이 설립되도록 하는 방안이다. 두번째는 선거법 개정이다. 지역의 정치결사체(local party)인 유권자단체 설립을 인정하되, 총선이나 대선이 아닌 지방선거에 한하여 후보공천이나 선거활동을 보장하는 방안이다. 이 두 방안은 각기 필요하므로 동시에 허용되어야 한다.


[정치자금법] 정치신인들의 문턱을 낮추자

 

정치신인들의 정치 참여 문턱도 낮춰야 한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 토양이 튼튼해진다. 정치자금법을 개선해 기탁금 및 선거비용 보전기준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만18세 이하로 하향하고, 청소년들의 정치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더욱 확대 보장하고, 교사,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투표시간 연장, 선거일 법정 유급휴일로 지정, 사전투표소 확대, 장애인 투표소 접근권 보장 등의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정치혁신의 대장정] 정치를 바꿔야 세상이 바뀐다

 


▲ 사상 첫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첫번째 날인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촛불명예혁명은 3.10탄핵과 5.9정권교체를 기점으로 시스템 전환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군사독재를 청산하고 민주적인 대의정치의 기틀을 잡은 87년 체제가 30년 만에 전환의 시기를 맞았다. 대의정치의 허점이 드러난 이상, 그것도 세월호의 아픔에 이어 최순실의 국정농단에까지 이른 마당에 새로운 시스템 체인지가 절실하다. 대장정의 도달점은 정치혁신이다.

 

선거제도의 개혁은 정치혁신의 전제조건이다. 선거제도의 혁신 없이 정치혁신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선거제도의 개선이 정치혁신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많은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하여 정치적 행동(활동)을 해야 비로소 정치는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오랫동안 정치혐오와 정당 불신이 만연해 왔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이 정치다. 정치는 정당의 틀에서 작동한다. 정당을 통한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 주권자 시민들이 지역사회에서 민주적인 지방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권력을 만드는 과정에 개입해야 권력이 통제된다는 상식을 지역에서 동네에서 증명해야 한다. 2018 지방선거는 상식을 증명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클릭)에 참여해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국회정치개혁특위에 청원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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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의 손에 쥔 돌이 절묘하다. 판세를 분석하여 초반에 둔 포석(布石)이 ‘인권경찰’이다. 대통령의 공약인 검경 수사권 조정은 하긴 하겠지만 지금 같은 경찰에게는 어림없다는 얘기다. 경찰 내 인권 침해적 요소가 방지되도록 내부에서 미리 장치를 마련해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행정경찰이 수사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수사절차와 행정절차 사이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도 했다. 수사권이란 엄청난 권한을 받으려면 획기적인 경찰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검찰개혁과는 별도로 경찰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즉각 시행하고 그 성과를 보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과거도 청산하고 반성하고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어야 가능할 것이다. 


이미 누구에게 주어진 권한을 나누는 것은 새로이 누구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보다 어렵다. 나눠야 할 자에게는 빼앗길 이유가 충분해야 하고 받아야 할 자의 권한 행사에는 국민적 믿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전략, ‘인권경찰’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한 경찰의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다. 지난 수년간 꿈적하지 않고 뻣뻣하더니 이제야 허리를 구부리고 머리를 조아린다. 그런데 백남기 농민의 유족이 아니라 사진기자와 영상기자를 향해 사과하고 고개를 숙이니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을 받는다.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사람 다쳤다고 무조건 사과’는 부적절하다던 당시 경찰청장은 간데없고 살수차 책임자는 사라졌는데 현 경찰청장만 사과한다고 부산하다. 늦어도 한참 늦었고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닌 듯하다. 


정권이 바뀌니 좌불안석인 경찰청장은 또 다른 해바라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임기를 보장받기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는다. 인권경찰로 변신하려고 연일 이벤트를 만들어 보도자료를 뿌리고 홍보에 열을 올린다. 경찰서 단위의 인권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한다. 인권전문가를 초청해 강연도 들었다. 자신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듣고 인권의식 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워크숍을 열었다.

 

경찰

 

과감하고 통 큰 개혁이어야
외부인사로 경찰개혁위원회를 구성해 발족시켰다. 수사권 조정의 전제로 인권 친화적 경찰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경찰 자체에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는데, 거기에 슬그머니 수사개혁도 끼워 넣어 자신들 혼자 할 수 없는 수사권조정 문제까지 논의한다고 한다. 논의과제에 자치경찰도 포함되어 있다. 인권경찰, 인권 친화적 수사경찰,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집회시위 관리 등이 중점이 되어야 함에도 자치경찰과 수사권 조정까지 논의하는 것을 보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보는 격이다. 십수 년 몸에 밴 정권 해바라기가 단숨에 바르게 설 수 있을지 의심이 앞선다.


지난 시절 시민의 인권이 아니라 정권만 바라본 경찰이 어느 날 느닷없이 인권 워크숍을 개최해 강연을 듣는다고 인권감수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루아침에 인권 친화적 경찰로 변하지도 않는다. 통 크고 과감한 개혁이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권력의 뜻에 따라 자행한 부당한 공권력남용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인권침해 역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과거를 돌이켜보고 실천하고 체화해야 한다. 어쨌든 집회관리는 달라질 것 같다.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경찰력, 살수차, 차벽 배치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조사 단계에서 영상 녹화와 진술 녹음을 전면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초동 수사 단계부터 ‘형사 공공변호인’을 배석하게 해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조급히 시행해야 할 제도들이다. 

 

또 다른 청와대 바라보기 아니어야
이 모두 수사권을 받기 위한 보여주기여서는 안 된다. 청와대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공론화하며 인권문제를 내건 데 대한 경찰의 즉각적 반응이라면 또 다른 청와대 바라보기로 의심받을 수 있다.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대통령의 뜻을 받든 것인지, 아니면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지만 국민은 경찰 스스로의 반성적 조치이길 기대한다. 타율적 쇄신 노력이 아니길 바란다. 그러려면 경찰개혁위원회의 회의를 거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해야 한다. 위원회가 10월 21일 경찰의 날 ‘경찰개혁권고안’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 

 

글. 하태훈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공동대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강의하고 연구하는 형법학자다. 참여연대 초창기부터 사법을 감시하고 개혁하는 일에 참여했다. ‘성실함이 만드는 신뢰감’이라는 이미지가 한결같도록 애써야겠다.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서초구에 살고 있다.

금, 2017/07/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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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의 검찰 소환 불응, 청년들은 분노한다

강원랜드 부정청탁 의혹 염동열 의원의 검찰 소환 불응 규탄

염동열-권선동-최경환 의원등 채용비리 혐의자들 철저히 수사해야

 

강원랜드 부정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염동열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염동열 의원이 검찰 소환 조사에 불응한 것은 지난달 27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청년참여연대는 염동열 의원의 소환 불응을 규탄하며, 염동열・권성동・최경환 의원과 같은 채용비리 주도 및 부정청탁 혐의자들에 대한 검찰의 강력한 수사와 법원의 엄정한 판결을 촉구한다.

 

작년 9월 25일, 청년참여연대를 비롯한 청년시민단체들은 자신들의 보좌진 내지 지인들을 공기업에 불법・부정하게 채용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 등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염동열 의원의 보좌관 박모씨는 강원랜드 2차 교육생 채용과정에서 강원랜드 관계자들에게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지난해 11월30일 구속됐다. 수사를 맡고 있는 춘천지검은 염동열 의원에게도 지난 1.5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소환에 불응했다. 지난달 27일에 이어 두 번째다.

 

강원랜드가 2012~2013년에 뽑은 신입사원 518명 100%가 ‘청탁’으로 부정하게 뽑힌 사실이 밝혀져 수많은 청년들에게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심각한 청년실업난에 허덕이는 청년구직자들은 국회의원 비서관이라서, 사장의 조카라서 채용되는 현실에 깊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강원랜드 부정청탁 혐의자인 염동열 의원이 소환에 불응한 것은 불평등한 청년의 삶에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것으로, 청년세대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검찰은 강원랜드 부정청탁 혐의자들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 원을 상납 받은 혐의로 구속된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채용청탁 혐의를 받고 있을 때 검찰이 노골적인 봐주기 행태를 보여주어 당시 큰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대해서도 박근혜 정권 시절 검찰이 봐주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 이상 봐주기 수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청년참여연대는 염동열・권성동 의원 등의 공기업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나아가 공공분야 채용비리 전반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끝.

 
월, 2018/01/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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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살 돈도 없는데 '실수요자'라니? '세입자'입니다!

진정한 주거복지는 세입자 대책부터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내 집 마련'이 양산하는 미래의 불평등

 

서울의 중간 수준의 주택 가격이 6억 원을 넘어섰다. 한 청년은 요즘 로또 1등 당첨금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연간 흑자액 대비 주택 구매력 지수는 2012년 기준 소득 10분위 중 5분위가 중간 수준의 주택을 서울에 구입하기 위해서는 75.9년이 걸린다. 25세에 취직한다고 하면 100세에 집을 살 수 있다. 이처럼 주택을 소유한다는 것, 더 정확히는 빚을 내지 않고 집을 산다는 것은 사실상 복권 당첨에 견줄만한 일이다.

 

대규모 택지 개발 등과 같은 건설 경기 부양으로 주택 가격 상승, 금융 지원으로 주택 가격 상승률 유지로 이어져왔던 이 삼각편대는 한국의 부채 주도 성장을 공고히 했다. 이러한 구조가 지속되면, 빨리 태어나서 빨리 집을 사는 것이 그나마 유리한 구조이며, 다음 세대에게는 더 높은 주택 가격과 더 높은 부채를 수반해야 하는 세대 간, 세대 내 불평등한 구조를 물려줄 수밖에 없다. 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출발선이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다.

 

그동안 이전 세대가 만든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발생한 세대 내 불평등은 물론 세대 간 불평등을, 다음 세대인 청년들이 감당하는 것이 정의로운가? 더 높은 주택 가격을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다음 세대에 대해서 지금의 세대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예일대 로스쿨 교수인 브루스 애커먼과 앤 슬롯은 부동산 가격 상승은 필연적으로 다음 세대의 사회 진입을 지연시킨다고 주장하며 세대 간 불평등 완화를 위해 보유세를 걷어 청년들에게 기본 자산(basic asset)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비슷한 견지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대선 후보 시절 '사회상속제'를 제안한 바가 있다. 정책으로 구체화하기에는 여러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우리 사회의 불평등의 핵심과 해결 주체를 핵심적으로 간파했다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

 

'실수요자'가 아닌 '세입자'다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 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 시장 안정화 방안'이라는 이름의 8.2 부동산 대책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발표했다. 그는 정책을 설명하는 동안 '실수요자'를 총 12번 언급했다. 그가 말하는 실수요자는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 사람들인데, 이들을 위한 정책 목표로 세입자로서 기간과 가격의 걱정없는 주거 안정이 아닌, 자가 소유 촉진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임차 형태는 일시적인 문제적 상태이기에 하루빨리 탈출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감스럽게도, 새 정부는 주거정책은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고 스스로 천명하지만 지난 40년 동안 정책 기조와 전혀 다르지 않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 주거정책의 목표는 '내 집 마련'으로 대표되는 자가소유를 통한 주거안정 실현이었다. 소득을 훨씬 웃도는 주택 가격은 필연적으로 금융을 수반했고, 부채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투자 혹은 투기의 목적이든, 실제 거주의 목적이든 간에 말이다. 그런데 금융 기관의 전향적인 대출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부채를 기반으로 하는 주택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고, 다시 이 높은 주택 가격을 바탕으로 중산층으로 진입한 부모세대는 자녀세대의 생애 과업인 교육, 취직, 결혼, 출산 등을 수월하게 이룰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했다. 공적부조와 사회보험을 토대로 하는 사회안전망 확충과 대비되는 자산 기반 복지 체계가 자리잡았다.

 

박근혜 정부는 더 굳건히 이 구조를 구축했고 여기에 동원된 주된 대상은 바로 '청년'이었다. 2015년 7월,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는 '초이노믹스'라는 이름 아래,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LTV, DTI 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2년 뒤, 우리 사회가 마주한 결과는 빚더미에 오른 청년들이다. 주택 자금 대출 정책 중 청년층(35세 이하)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는데, 2015년 평균 30.3%였던 주택 구입 자금 비율은 17년 4월, 42.9%까지 증가했고, 전세 대출의 경우, 15년 41.8%에서 17년 4월, 60.4%를 기록했다. '빚 내서 집 사라'는 정부의 시그널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 세대다.

 

큰 빚을 지고서야 획득할 수 있는 자가 소유는 결국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자산 기반이 취약하고, 소득 수준이 높지 않는 청년들은 이 위험도가 훨씬 높다. 고용불안은 날로 심해지고 있어 청년들의 기대 소득 또한 마냥 청신호라 할 수 없다. 최근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있어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는 분명 옳은 방향이지만, 실제로 현재 세입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따라서 당장 이사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세입자를 위해 계약갱신청구권과 한시적으로라도 전월세 상한제가 속히 도입되어야 한다. 아직 우리 사회는 임대료의 적정 수준과 이를 추동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지속적으로 오르는 주택 가격으로 더 빈곤해지거나, 더 위험한 상태에 놓이는 청년들이 생기지 않도록 가격 인상을 유예시키는 단기적인 처방이 급선무다. 일각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해 오히려 세입자의 자기 부담이 오를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전월세상한제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독일 등과 같이 대다수 나라가 선택한 기한 없는 갱신 제도를 합의하고 채택한다면 장기적으로 가격 인하 효과가 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9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발표한 주거복지 정책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견된다. 계약갱신청구권의 '단계적' 도입, 전월세 상한제, 공정 임대료의 '점진적' 도입 등의 완곡한 표현을 통해 유예시켜온 세입자 주거안정 공약들이 구체화되기를 바란다. 부동산 시장은 천천히 안정시키며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지만, 세입자의 불안은 명확한 방향 설정과 함께 속도감 있게 해소되어야 한다. 시계의 속도가 다른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월, 2017/08/2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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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차명재산, 금융실명법상 90% 소득세 원천징수해야

금융실명제 위반, 상속세・증여세 포탈 정확히 심판해야
금융위와 국세청은 과거의 그릇된 관행 뒤로 숨지 말고 
차명재산에 대한 금융실명제 정착 노력해야 할 것

 

오늘(10/30),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지난 2008년 조준웅 삼성 특검이 발견한 1,199개의 이건희 차명계좌에 관한 여러 중요한 내용이 논의되었고,  일부 의미 있는 진전도 있었다. 우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17. 10. 16.의 억지 주장을 뒤로 하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의 질의에 응답하는 형식을 취해 이건희 차명계좌에 관해 그동안 왜곡되어 왔던 금융실명제 관행을 시정하고 원칙을 바로 세울 의사를 밝혔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이와 관련하여 보도참고자료도 배포하였다(https://goo.gl/PqCSSY).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은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1,021개 계좌에 대한 연도별・금융회사별 실명확인의무 위반 조치내역을 분석해서 언론에 공개했다(https://goo.gl/RzZixq). 박찬대 의원은 또한 이건희 차명주식의 경우 비단 금융실명제 위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 상의 '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 규정에 따라 아직도 상당수의 계좌에 대해 증여세 부과가 가능하다는 점도 역설하였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지금이라도 이건희 삼성 회장과 관련된 부정과 불의를 꺾고 경제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게 된 점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아직 남아 있는 몇 가지 미진한 점들이 추가로 잘 정리되어 이번 진전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초라한 결과로 추락하지 않도록 청와대, 금융위와 국세청, 그리고 국회의 변함없는 노력을 촉구한다.

 

 

금융위의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오늘 금융위원장의 답변은 “사후에 객관적 증거에 의해 확인되어 금융기관이 차명계좌임을 알 수 있는 경우 즉, 검찰 수사, 국세청 조사 및 금감원 검사에 의해 밝혀진 차명계좌는 금융실명법 제5조의 차등과세 대상이며, 이에 대해 과세당국이 유권해석을 요청하면 차등과세 대상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또한 이번에 밝힌 금융위의 입장이 새로운 유권해석이 아니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하면서, 차등과세 대상이 되는 차명계좌를 보다 명확하게 유권해석 하겠다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원장의 이번 답변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먼저 우리나라는 지난 2005. 1. 17. 에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특정금융정보법”)을 개정하여 '금융거래를 이용한 자금세탁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금융기관 등으로 하여금 거래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자금세탁의 혐의가 있는 경우 실제 당사자 여부 및 금융거래의 목적을 확인하도록 하는 등 합당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고 있고 (동법 제5조의2 신설), 자금세탁 혐의가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혐의거래 보고(동법 제4조) 또는 고액현금거래 보고(동법 제4조의2 신설)을 하도록 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금융위원장의 답변을 과거 특정금융정보법상의 고객확인 의무와 결합할 경우 사실상 금융실명제는 상당히 강한 형태로 구축되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왜냐 하면 이건희 회장이 고액 차명계좌를 개설하려고 할 경우 특정금융정보법상의 고객확인의무가 발동하고, 이런 혐의가 감독당국에 보고되면, 바로 그에 상응하는 수사, 조사, 검사 등이 후속되고, 당해 계좌는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비실명계좌로 간주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이번 최 금융위원장의 답변이 아니더라도, 지난 '2004년부터 차명거래 중 금융회사가 차명거래임을 알고 행한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상 실지명의가 아닌 금융거래에 포함되는 것으로 유권해석을 하여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운용해 왔다. 결국 이번 금융위원장의 발언은 그동안 멀쩡한 원칙을 두고서 제멋대로 운영해 왔던 잘못된 금융관행을 시정한 것일 뿐 원칙 그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닌 것이다. 

 

 

금융위원장 답변에서 논리적으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또 다른 의미는 이제 이건희 차명재산에 대한 조사가 그동안 금융감독원이 실명확인의무 위반이라고 딱지 붙인 1,021계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준웅 특검이 지목한 1,199개 계좌(중복계좌 2개를 제외할 경울 1,197개 계좌) 전체에 대한 조사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왜냐 하면 이들 계좌 모두는 '특검이라는 검찰의 수사 결과 명의자와 실 소유주가 다른 차명계좌임이 드러난 경우'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경우 금융실명법 제5조에 따른 비실명재산으로 보아 고율의 차등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언론(https://goo.gl/vRELwi)에 보도된 '한남동 수표' 사건도 금융실명제의 틀 속에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박찬대 의원이 제기한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1항의 규정에 따른 '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 조항은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과세와 관련하여 또 다른 돌파구를 보여주고 있다.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1항은 주식과 같이 명의개서가 필요한 재산에 대해 주주명부에 기재된 명의자와 주식의 실제 소유자가 다르고, 이 실제 소유자가 1998. 12. 31.까지 정부가 허용해 준 실명전환 유예기간 내에 실명전환을 하지 않은 경우,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추정한 후 명의개서일(또는 명의개서가 필요한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한 해의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에 증여가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우 선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물려 받은 주식에 대해 상속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위 유예기간 중에도 고의적으로 실명전환을 회피하였고, 이를 2008년까지 수많은 삼성 임원들 명의로 운영하다가 조준웅 특검에 발각된 것이다. 결국 조세회피 목적이 존재하고, 명의자와 실 소유주가 다른 주식을 차명으로 운용한 것이 되고 따라서 이와 관련한 모든 증권계좌는 잠재적으로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된다. 증여세 부과 시효와 관련해서도 이건희 차명 주식의 경우에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제척기간은 15년이 되고, 따라서 증여의제일을 소유권취득일이 속한 해의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로 볼 경우2001년 이후의 차명주식 거래는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됨을 알 수 있다. (2001년 취득 경우 그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은 2003. 1. 1.이 되고 이때부터 15년을 계산하면 부과 가능기간은 올해 말일이 된다.)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 의제는 금융실명제와는 별개의 조세 부과 사안으로 이는 국세청 소관이다. 특히 금융실명제 정상화에 따른 이건희 차명재산 과세가 대부분 소득세의 차등과세에 머물 수밖에 없음에 비해, 증여세 부과는 은닉된 차명주식의 거래일 당시의 시가에 대해 부과할 수 있으므로 그 효과가 매우 클 수 있다. 특히 삼성생명 주식의 경우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대주주인 상태에서 이 주식을 은닉한 것이므로 최대주주 할증까지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국세청은 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에 대한 과세 가능성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

 

 

어느 사회건 부정과 부패는 돈과 관계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그 나라의 금융제도 안에 어떤 형태로든 흔적을 남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영업관행을 정비하고, 그에 따른 과세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오늘 국회 정무위는 이건희 차명재산에 대한 과세와 관련하여 어려운 첫 발걸음을 내 디뎠다. 그러나 정의롭고 투명한 금융 질서가 정립되는 데에는 아직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청와대와 금융위, 국세청, 그리고 국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촉구한다.

 

 

논평 원문보기

월, 2017/10/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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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은 민영화법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 합의 추진을 중단하라

대표적 박근혜최순실법으로 알려진 두 법에 대한 합의 추진은 적폐의 일부가 되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시기 추진 중단을 약속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과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규제프리존법) 추진하겠다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체 규제프리존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기획재정부는 국회 상정돼 있는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러한 정부여당의 입장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적폐청산의 핵심인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당장 폐지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첫째 더불어민주당은 말 바꾸기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찬성하는 안철수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계승자임을 드러냈다” 고 비판했으며, "안 후보가 기업인들과 만나 '저와 국민의당은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통과시키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며 "이 법은 박근혜 정부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통해 대기업에 입법을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는 '대기업 청부 입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촛불의 염원으로 집권 여당이 된지 100일도 안된 더불어민주당이 스스로 적폐의 일부가 되고, 대기업 청부 입법의 공모자가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박근혜 정부가 못다 이룬 핵심 적폐를 나서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부 여당의 원내대표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과 해명을 요구한다.

 

둘째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국정농단세력인 박근혜-최순실-전경련의 최종 결정체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촛불의 시작은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의 실체가 드러나면서부터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두 재단에 전경련 소속 기업들이 거액을 입금했고, 전경련이 그 대가로 국회 통과를 요구했던 핵심 법안이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이었다는 사실 말이다. 국정농단세력이 그토록 두 법안에 매달린 이유는 두 법 모두 공공부문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의 돈벌이를 무제한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법은 부패한 권력과 기업에게는 ‘미래먹거리’를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안전과 환경 그리고 생명에 위험을 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비스법이 기재부를 통해 의료, 교육, 철도, 가스 등 모든 사회공공서비스의 공공 규제를 허물수 있는 법이라면, 규제프리존법은 기재부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위임하고 전 국토를 전략산업 특구로 만든다는 명목하에, 모든 사회 공공 정책과 관련된 규제를 제로(zero)로 만드는 법이기 때문이다. 적폐 중에 적폐인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은 새 정부가 나서서 폐지해야 할 핵심법안이다.

 

셋째,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집권한 지난 10년 동안 기업들의 돈벌이를 위해 수많은 안전 장치와 사회의 공공 규제들이 해제되는 것을 목도한 바 있다. 그 결과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이루 다 언급할 수 없을 만큼의 재앙들이 펼쳐졌고, 국민들은 그 앞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 세월호를 어루만지고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초청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하며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옳은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 달라야 한다. 그 다름의 시작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리고 온갖 환경 규제를 무력화시키는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의 폐지다. 이윤보다 생명, 돈보다 안전이 우선하는 사회가 촛불의 뜻이고 모두를 위한 미래다. 문재인정부와 정부여당은 약속을 지키고,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 폐지에 나서라. 

 

2017. 8. 10
광주인권지기 활짝, 건강과대안,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자연대, 녹색당, 다산인권센터,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인권위원회, 사회노동위원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무상의료운동본부, 문화연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언론개혁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불안정노동철폐,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민예총,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환경운동연합 

목, 2017/08/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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