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60cm의 비밀’… 뒤틀리고 썩어가는 4대강
낙동강 준설 이후, 최대 50% 넘는 하도 변화량 확인
2011년 4대강 준설 이후 지난 5년 동안 반복되는 퇴적과 세굴(강바닥이 침식되는 현상)로 인해 하도 변화율(강의 단면 변화율)이 일부 지점의 경우 최대 50%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는 2011년 수심 6미터의 준설 이후 단면이 일정한 형태로 유지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4대강 사업 이후 각 강의 바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로 2011년 4대강 준설 단면도와 2015년 말 현재 4대강의 하도 변화 상태를 비교했다.

그 결과, 낙동강의 경우 합천창녕보와 창녕함안보 구간에서 퇴적은 최대 9%, 세굴은 최대 46%인 것으로 확인돼 최대 55%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강은 충주조정지댐에서 강천보 사이에서 퇴적은 최대 32%, 세굴은 14%로 전체 하도 변화율은 46%였다. 금강은 대청댐과 세종보 구간에서 최대 38%가 변했고 영산강은 담양댐과 승천보 구간에서 최대 34%가 변동됐다.
또 4대강의 평균 하상고(강바닥의 높이) 변동량을 보면, 한강 최대 4.7m, 낙동강 최대 3.7m, 영산강 최대 1.3m 하상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4대강 ‘헛 준설’의 현장 낙동강 감천 합수부를 가다
낙동강과 감천의 물길이 만나는 낙동강 구미보 하류 지점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11년 4대강 살리기를 한다며 강바닥을 수심 6미터까지 파낸 이후 낙동강이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잘 보여준다.

▲하늘에서 본 낙동강 감천 합수부, 한눈에도 감천에서 흘러나온 퇴적물이 쌓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감천 합수부 지점을 이른바 ‘수심 60cm의 비밀’을 간직한 ‘헛 준설’의 대표적 사례라며고 말한다. 실제 낙동강 감천 합수부 지점은 사람이 강 한가운데까지 걸어들어가도 겨우 발목 정도가 물 속에 잠길뿐이다.

▲ 감천과 만나는 낙동강 구미보 하류지점은 거의 강 한가운데까지 걸어 들어갈 정도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이었던 수심 6미터를 계속 유지하기위해서는 매년 천문학적인 준설과 관리 예산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마찬가진 셈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서면답변을 통해 일부 지점에서 세굴과 퇴적으로 하상변동이 일어났지만 4대강 수계 전체적으로 보면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곳곳에서 메탄가스 기포 확인
취재진은 강바닥의 오염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지난 8월 29일 낙동강 구미보 상류에서 잠수를 시작했다. 수심 10미터까지 내려가자 바닥에 오니층이 광범위하게 형성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낙동강 구미보 상류 수심 10m지점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메탄가스 기포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현상이 나타났다. 크고 작은 기포가 강바닥에서 쉴 새 없이 올라오는 것이 수중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바로 메탄가스다. 강바닥 곳곳에서 메탄가스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낙동강 바닥이 이미 썩을대로 썩었다는 증거다.
오염된 물질이 뒤섞인 진흙의 퇴적이 계속 진행돼 두터운 층을 이루고 있었다. 메탄가스 기포가 발생하고 있는 오니층의 두께가 과연 어느 정도 되는지 측정했다. 구미보 상류 지점에서의 오니층은 최소 40센티미터에서 최대 1미터 40센티미터까지 쌓인 것으로 나왔다. 낙동강 본류에서 1미터가 넘게 오니층이 쌓이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오니층 형성과 메탄가스 발생은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낙동강 본류에서 메탄가스가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은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지시자 이번엔 밝혀낼까?
이렇게 비극적인 환경 파괴와 천문학적 예산 낭비로 귀결된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 과연 누구의 지시로, 어떤 정책과정을 거쳐 진행됐을까? 그 진실을 밝혀줄 정부 기록물은 과연 온전히 남아 있을까?
4대강 사업을 총괄했던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는 이미 없어졌다. 따라서 4대강 추진본부가 생산했던 모든 기록물은 주관부처인 국토부로 이관됐어야 한다.
뉴스타파는 4대강 사업 관련 정부 기록물의 보존 실태에 대해 국토부에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관련 질의서도 보냈다. 그러나 국토부는 추진본부로터 이관받은 기록물이 모두 몇 건 인지조차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 6월부터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4대강 관련해 4번째 감사다. 이전 정부에서 진행된 3번의 감사와는 달리 이번엔 4대강 사업 초기 정책 결정 과정을 규명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을 밝혀줄 기록물을 찾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치밀하고 똑똑한 분입니다. 절대로 명확하게 지시하는 법이 없어요. 표면적으로는 밑에서 요청을 하고 자신은 피치 못해 한 것 처럼 만들어놔요.
이명박 정부 시절 공직자
하지만 4대강의 진실을 온전하게 밝히고,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나라를 바로세우는 중요한 걸음이다. 이는 촛불시민들의 명령이고, 그래서 새정부의 지상과제다.
취재 : 박중석, 이보람
촬영, 드론 : 김기철
수중촬영 : 복진오, 배인탁
현장조사 : 인제대
편집 : 박서영, 이선영




‘4대강 민관합동 평가 및 재자연화 위원회’ 즉각 구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환경운동연합[/caption]
2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광장 앞에서 ‘4대강 민관합동 평가 및 재자연화 위원회’ 즉각 구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금강유역환경회의, 낙동강네트워크 등은 수문 완전개방을 비롯해 조속한 4대강 재자연화 실행을 촉구했다.
‘4대강 재자연화 위원회 구성’ 성명성을 낸 18개 연합단체는 문재인 정부에 △ 4대강 민관합동 평가 및 재자연화 위원회 즉각 구성 △ 시민사회와 지역주민을 중심에 둔 위원회로 구성 △ 4대강 재자연화를 목적이 둔 위원회로 구성, 3가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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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신재은 자연생태국장ⓒ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 신재은 자연생태국장은 “환경부가 물관리일원화 이외 4대강 보 개방과 재평가에 대한 실질적인 움직임 없이 3개월을 보냈다”며, “현장에는 각종 처참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환경부에서는 아직도 4대강 재자연화 위원회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권에 동력이 떨어지기 전에 청와대 산하에 4대강 재자연화 위원회가 꾸려져야 하고 그것이 어려우면 국무총리실 산하에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 골든타임”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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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유역네트워크 유진수 사무처장ⓒ환경운동연합[/caption]
금강유역네트워크 유진수 사무처장은 “금강 생태계가 실질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금강유역 생태계 복원 재자연화 요구가 많다”고 밝혔다. “금강유역 주변에서 이미 2012년에 30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되었다”며, “지금도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이 사체로 발견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4대강 재자연화’를 지정한 만큼, 더 늦어지기 전에 조속히 ‘4대강 재자연화 위원회’ 구성을 하는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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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네트워크 배종혁 대표ⓒ환경운동연합[/caption]
낙동강네트워크 배종혁 대표는 “천여 명 가까이 되는 어촌·어민들이 썩은 낙동강에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어 손을 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하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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