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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100일에 읽은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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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100일에 읽은 링컨

익명 (미확인) | 목, 2017/08/17- 11:22

3년 전 사다 놓고 밀쳐 둔 책을 이제야 읽었다. 도리스 컨스 굿윈의 <권력의 조건>이다. 4년 전에 상영한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링컨>의 원본이다. 아마 <링컨>을 보고 나서 책을 샀던 것 같다.

느리고 게으른 독서였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즈음해 읽은 것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링컨은 문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를 뚜렷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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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학자 굿윈의 ‘권력의 조건’과 이를 바탕으로 만든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 이 작품들은 링컨의 삶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링컨을 빌어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인생 역정을 닮은 링컨을 좋아했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로 한정하면 문 대통령이 더 링컨을 닮았다.

링컨은, 남북대립에 노예 해방 문제로 정치가 극심하게 분열하는 상황에서 취임했다. 문 대통령 역시 여소야대에 불평등 심화, 보수정권 적폐, 외교 난맥의 산적한 과제를 안은 채 취임했다.

정치 경력이 일천한 변두리 변호사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미국인은 부적격자를 뽑았다고 걱정했다. 정치경험이 부족하고 선거전에서 자기 비전과 리더십을 각인시키지 못한 문 후보가 당선됐을 때도 많은 이들이 적임자인지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링컨이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로 거듭났듯이 문 대통령도 100일 만에 ‘문재인 회의론’을 깨뜨리는 반전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 모두 감동적이고 설득력 있는 연설로 지지를 받았고, 그 지지는 또한 개혁 추진의 동력이 되었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서도 어떻게 시민을 설득하고 단합시키는지 입증했다.

<권력의 조건> 원제는 ‘Team of Rivals’, 즉 적수들로 구성한 내각이라는 뜻이다. 링컨은 사람들이 대통령감이라고 여겼던 당내 경쟁자, 야당인 민주당 출신에게 주요 자리를 맡겼다.

문 대통령도 당내 경쟁자를 배려한 인사로 당의 결속을 꾀하며 개혁을 이끌었다. 하지만 링컨처럼 정치적 통합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것이 문재인 100일이 드러낸 최대 약점이다.

야 3당은 대선 패배와 당내 분란으로 정신 차릴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조기에 공고한 반문재인 대열을 구축할 수 있었던 건 상당 부분 야당의 도움을 원치 않았던 문 대통령 때문이다. 이 점에서 그는 링컨과 다르다. 링컨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즉시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와 짐을 함께 질 훌륭한 사람이 필요했다.”

100일 이후는 첫 100일과 다를 것이다. 우선 허니문이 끝났다. 야당과 보수세력은 총공세를 시작했다. 재벌개혁 등 합의 이슈는 탈원전과 같이 나라를 흔드는 갈등 이슈로 대체될 것이다. 큰 갈등이 한번 사회를 지배하면 합의 이슈도 방법론을 둘러싸고 대립할 여지가 많다. 100대 국정과제에는 그런 것들이 수두룩하다.

링컨은 느리지만 꾸준히 목표에 다가갔다. 문 대통령은 빠르지만 끝까지 목표를 향해 갈지 아직 알 수 없다. 이는 개혁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적 토대를 구축했느냐, 못했느냐의 차이다.

링컨은 협치했기에 목표를 달성했지만 문 대통령은 대결정치에서 소수파로 남아 있기에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치가의 덕목은 시민이 맡겨준 과제를 해결하는 책임윤리에 있다. 그걸 실천한 이가 링컨이다. 노예해방·연방 유지라는 목표에 도움이 되는지만 따진 링컨은 야당을 끌어들이기 위해 갖은 방법을 썼다. 노예해방을 위한 헌법수정안 통과에 두 표가 모자란다는 보고에 링컨은 말했다.

“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미합중국의 대통령입니다.”

그는 야당의원을 집무실로 불러 압박하고 설득했으며 선거에 낙선해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야당의원에게는 관직, 선거자금, 사면을 제의해 표를 모았고 결국 노예의 사슬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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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8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정치는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악마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막스 베버는, 정치란 악마적 힘과 관계를 맺는 일이라고 했다. 자신의 신념과 맞는지, 정치적 태도가 올바른지를 중시하는 문 대통령은 야당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을 바꾸는 일은 천사들에게 맡겨져 있지 않다.

중과부적이라고 했다. 앞으로 문 대통령은 점점 더 많은 적들과 마주하고, 더 많은 소모적 갈등에 빠져들 것이다. 최근 안보위기를 맞아서도 야 3당은 대통령이 잘 헤쳐 나가도록 힘을 모아주는 게 아니라 힘을 빼는 데 열중하고 있다. 야당을 이대로 방치하다간 큰 화를 부른다. 하루라도 빨리 적을 퇴치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는 적을 친구로 만드는 것이다. 링컨은 자신을 “긴팔원숭이”라고 조롱한 사람을 요직에 앉혔다.

“저는 전당대회에 참석했던 사람 중에서 가장 비천한 사람인지라 모든 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링컨에게는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다. 문 대통령에게도 그런 것이 있을 것이다. 칼자루 아닌 칼날을 쥐고 싸울 이유가 없다.

문재인, 당신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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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당불기(倜儻不羈)
뜻이 있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

이 한자성어는 지난 22일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하면서 끝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 홍 대표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측 인사가 “돈을 건넬 당시 홍준표 의원실에서 이 글씨를 봤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홍 대표 측은 “그 액자는 의원실이 아닌 당 대표실에 걸려 있었다”고 맞섰다. 끝내 ‘척당불기’ 논란의 진실은 확인되지 않았고, 법원은 “돈 전달자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만약 “척당불기(倜儻不羈)가 홍준표 의원실에 있었다”는 진술이 사실로 확인됐다면 법원 판결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뉴스타파는 최근 홍준표 의원실에 ‘척당불기’가 쓰여진 액자가 걸려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 자료를 발견했다.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던 홍 대표가 자신의 의원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영상이다. 영상 속에서는 사람 키보다 높은 곳에 붙어 있는 ‘척당불기’ 액자가 확인된다. “척당불기 글씨는 단 한번도 의원실에 걸려있지 않았다”는 홍 대표 측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이 물증으로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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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홍 대표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고 지목된 사람은 경남기업 부사장이던 윤승모 씨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윤 씨는 2011년 6월 11일에서 30일 사이 故 성완종 회장의 지시를 받고 홍준표 의원실(당시 국회 의원회관 707호)에서 직접 돈을 건넸다고 검찰과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했다. 그리고 돈을 건네던 날, 홍 의원실에서 ‘척당불기’라고 쓰인 액자 혹은 족자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의원 측은 재판에서 “척당불기라고 쓰여진 액자는 의원실이 아닌 한나라당 당대표실에 걸려 있었다. 척당불기 액자는 단 한번도 의원실에 걸려 있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윤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발견한 6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홍준표 의원실에 걸려있는 척당불기 액자가 확인된 것이다. 홍 대표 측이 그동안 재판에서 허위주장을 해 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다.

뉴스타파가 발견한 동영상은 2010년 8월 4일 MBC가 찍은 영상이다. 영상이 촬영될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었던 홍 대표는 안상수 당시 당대표의 당직인선안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은 ‘풀영상’으로 표시된 것으로 보아 국회 방송기자단에 소속된 다른 방송사에도 제공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 대표의 기자간담회 발언은 촬영 당일과 다음날 여러 언론에 보도됐다.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것은 촬영 다음날인 8월 5일이었다.

MBC 풀영상은 대부분 의자에 앉아 있는 홍 대표를 향해 고정돼 있다. 그리고 5분 55초경, 간담회를 끝낸 홍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카메라가 그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영상 속에는 홍 대표의 뒤로 벽에 걸린 4개의 액자와 병풍이 담겼는데, 그 중 4번째 액자가 윤승모 씨가 봤다고 진술한 바로 ‘척당불기’였다.

지난 2016년 홍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1심 재판 당시 돈 전달자인 윤 씨와 홍 대표 측은 치열한 법정다툼을 전개했다. 돈을 건넨 경위와 윤 씨의 동선, 심지어 돈을 전달했을 당시 홍 대표와 윤 씨가 앉았다는 자리까지 다툼거리가 됐다. 그러나 홍 의원실을 찾아간 윤 씨의 동선과 자리 배치에서 윤 씨의 진술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홍 대표를 기소한 검찰은 코너에 몰렸다. ‘척당불기’는 그런 가운데 나온 증언이어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졌다. “돈을 전달할 당시 홍 의원실에서 분명히 척당불기라고 쓰인 글씨를 봤다”는 윤 씨의 주장에 맞서 홍 대표 측은 “척당불기는 당 대표실에 있던 액자다. 의원실에는 의자제세(義者濟世)라는 글씨가 붙어 있었다. 윤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홍 대표 측은 이를 입증하는 각종 언론기사를 증거로 제출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윤 씨와 윤 씨를 증인으로 내세운 검찰이 추가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서 논란은 흐지부지됐다. 사실상 홍 대표의 주장을 깨뜨릴 중요한 증거 하나가 날아간 셈이다.

뉴스타파는 이번에 발견된 동영상 속의 글씨와 홍 대표 측이 법정에 제출한 글씨가 같은 액자인지를 확인했다. 글자는 물론 갈색의 액자 테두리 색깔, 액자의 크기 등으로 볼 때 동일한 것으로 판단했다. 뉴스타파는 돈 전달자였던 윤승모 씨에게도 동영상의 존재를 알리고 의견을 물었다. 뉴스타파가 찾은 동영상 속 액자가 그가 본 것과 동일한 것인지를 묻기 위해서였다. 그는 기억이 명확치 않지만 돈을 전달할 당시 ‘척당불기’를 분명히 봤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실에서 척당불기를 본 것은 분명하다. 검찰에서도 처음부터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평소에 한자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사람 인(人) 변에 두루 주(周)자가 합해져서 척자로 읽힌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기도 했다. 법정에서 홍 대표 측은 척당불기는 의원실이 아닌 당 대표실 내실에 걸려 있는 글자였다고 주장했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난 당 대표실 내실에는 들어가 본 적도 없다. 홍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내가 꿈에서 그 글씨를 봤다는 얘긴가. 윤승모 / 전 경남기업 부사장

홍 대표는 1심에서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 법원에 이어 대법원은 홍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돈 전달자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발견한 이 동영상으로 홍 대표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최소한 ‘척당불기’가 2010년 8월부터 어느 시점까지는 그의 의원실에 걸려 있었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뉴스타파가 발견한 이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화면이었다. 검찰이 이를 미리 확인했더라면 법원의 판단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검찰의 부실수사와 법원의 판결에 대한 오심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취재 : 한상진
편집 : 윤석민

월, 2017/12/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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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희의 토론하는 대한민국 7] 3차 TV토론, 기억되는 후보로 남기위해 박수희   2차 TV토론 이후, 송민순 문건을 비롯 토론회에서 거론된 여러 사안에 대한 팩트 체크가 이어졌다. 팩트 체크 결과가 여러 매체에서 보도된 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해가 서쪽에서 뜨는 거라 주장해 보았자 해는 엄연히 동쪽에서 뜨기 때문이다. 동서남북을 바꾸기 전엔 말이다. 3차 토론 전의 빅이슈라면 오래 ...
월, 2017/04/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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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핵 위기와 한국의 핵 정책>에 대한 시민사회 간담회

◯ 일시 : 2017년 6월 1일 오전 10시
◯ 장소 :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노후 핵발전소 폐기를 공언했으며 이미 후보 시절에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는 핵추진잠수함의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미국과 원자력 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이 회를 거듭할수록 남한도 핵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언론에서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 정치권 역시 전술핵무기 한반도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평화헌법 개정과 함께 군사대국을 꿈꾸는 일본은 최근 그동안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공장 가동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의 불안정성과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동북아 핵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지금 한국의 핵정책이 가진 문제점을 검토하고 다각도의 토론을 통해 이에 대한 해결책과 시민사회 협력 방안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 프로그램 

사회 :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


- 발표1 :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추진과 핵무장 논쟁, 그리고 동북아 핵위기 고조
     프랭크 본 히펠(Frank N. von Hippel) 프린스턴대 명예교수
- 발표2 :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와 고속로의 위험성
     강정민 박사,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질의 및 응답 / 전체 토론

 

※ 영한 순차 통역 제공됩니다. 

 

행사 준비를 위해 참가 신청을 받습니다. >>> 신청하러 가기

 

주최 :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주관 : 시민평화포럼, 참여연대, 평화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문의 :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email protected]

 

 

 

월, 2017/05/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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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test in S Korea on the final day of 2016.
일, 2017/01/01-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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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대통령 대리인단에 세월호 7시간 동안의 행적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라는 취지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재판부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재판부

▲ 국회 탄핵소추위원장 권성동 법사위원장(왼쪽)과 피청구인측 법률대리인 이중환 변호사, 전병관 변호사(오른쪽)

▲ 국회 탄핵소추위원장 권성동 법사위원장(왼쪽)과 피청구인측 법률대리인 이중환 변호사, 전병관 변호사(오른쪽)

오늘(22일) 오후 2시부터 40분 동안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 1회 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세월호 참사가 2년이 지났지만 워낙 특별한 날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날 자기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할 수 있다. 피청구인(박근혜 대통령) 도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문제의 7시간 동안 피청구인이 청와대 어느 곳에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보았는지,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들을 시각 별로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또 “언론기사나 청문회 등을 보면 여러가지 보고를 받은 것으로 돼 있는데 어떤 보고 받았고, 받은 시각, 대응지시 등에 대해서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서 남김없이 밝히고 자료가 있으면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세월호 7시간의 행적에 대해 물어본 후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탄핵심판을 신속하게 진행할 뜻도 재차 분명히 했다. 우선 탄핵심판과 관련된 수사기록 요구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검찰에 대해 “수사기록은 탄핵심판에서 유력한 증거로 사용될 것”이라며 “엄중하고도 강력하게 수사기록을 보내줄 것을 촉구”했다.

다만 검찰이 끝가지 기록 제출을 거부할 경우 재판부가 직접 서울중앙지검으로 가서 증거조사를 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준비해 두고 있다.

헌재가 직권으로 검찰과 특검에 수사기록 송부촉탁을 한 것에 대해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법 32조(재판, 소추 또는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에 대하여는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를 위반했다며 낸 이의신청도 기각됐다.

탄핵심판은 기본적으로 형사소송법을 준용하고 있어 당사자주의와 변론주의에 기반하지만 국정공백 우려 등이 있는 만큼 상당 부분 직권주의를 강화해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오늘 준비기일에서는 향후 재판진행과 관련한 큰 그림이 그려졌다. 헌재는 지난 2004년 노무현 탄핵재판 당시의 선례를 준용해 소추의결서에 적시된 세부적인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를 5가지의 큰 쟁점으로 재분류했다. 앞으로 이 쟁점을 두고 국회와 박근혜 대통령 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탄핵심판 5가지 쟁점과 헌법, 법률 위반 여부

탄핵 심판 5가지 쟁점 구체적 헌법, 법률 위반 여부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주의로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 – 최순실 등에 의한 국정농단(각종 문건 누설, 공직 인사 관여, 국무회의 심의에 영향력 행사 등)
– 최순실 등에 대한 특혜 제공(KD코퍼레이션, 플레이그라운드, 포스코, KT, 그랜드레져코리아 관련)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남용 – 대기업들에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갹출 요구
–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경질 및 명예퇴직 압력
언론의 자유 침해 – ‘정윤회 문건’ 보도한 세계일보 사장 해임요구 편집국장에게 압력 행사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직무유기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죄(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형법 129조 제1항 또는 제130조)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형법 제123조)
– 강요죄(형법 제324조)
– 공무상비밀누설죄(형법 제127조)

이를 위해 우선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세 명에 대해 증인채택이 확정됐다.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은 국회와 대통령측 모두 증인으로 신청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헌재에 출석하라는 소추위원단의 요구에 대해서는 대통령측은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추위원단의 요구를 받아들여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출석 요구를 하더라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강제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다음 준비기일은 오는 27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취재: 최문호, 김강민, 연다혜
촬영: 김기철

목, 2016/12/2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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