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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위는 외신 기자 운영의 북한의 ICT 관련 이슈 전문 웹사이트 northkoreatech.org에 대한 접속차단 처분을 취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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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위는 외신 기자 운영의 북한의 ICT 관련 이슈 전문 웹사이트 northkoreatech.org에 대한 접속차단 처분을 취소하라

익명 (미확인) | 월, 2016/04/18- 11:51

방통심위는 외신 기자 운영의

북한의 ICT 관련 이슈 전문 웹사이트 northkoreatech.org에 대한

접속차단 처분을 취소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위’)는 지난 3월 24일 제22차 통신소위원회에서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를 국가보안법 위반의 불법 사이트임을 이유로 접속차단하였다.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는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관련 이슈 전문 웹사이트로서, 외신 기자 Martyn Williams가 해당 이슈를 전문적으로 전세계에 전달하기 위하여 2010년부터 6년째 운영하고 있는 학술적, 보도적 목적의 웹사이트이다. 방통심위가 북한의 주의, 주장을 찬양, 미화, 선동하는 내용의 정보를 찾아볼 수 없는 이러한 웹사이트에 대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접속차단한 것은 신중한 검토 없이 만연히 심의 권한을 행사하여 운영자의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및 독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이 웹사이트는 북한의 정보통신기술 관련 이슈에 대하여 각국 정부 및 언론의 발표, 보도 및 기술 정보 등을 바탕으로 기자인 운영자가 조사, 연구, 분석한 내용의 기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세계 다수의 언론계, 학계, 정부 관료, 북한 외교 분야 전문가, 북한 관련 공공 분야의 전문가들의 양질의 정보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운영자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서 전세계 다른 언론들에 의해서도 다수 인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운영자는 방통심위로부터 이번 접속차단과 관련하여 어떠한 내용의 통지도 받지 못했으며, 이 웹사이트의 독자인 한국 주재 외신 기자들로부터 차단 사실을 제보 받았다. 이들은 한국 행정기관의 이러한 처분에 대하여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방통심위가 어떤 내용을 근거로 국가보안법 위반의 불법사이트로 판단하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웹사이트 내에 북한 언론 보도 등이 단순히 인용․게시되어 있다는 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며 영문 사이트라 그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접속차단을 결정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는 행정기관인 방통심위가 ‘국가보안법 위반’과 같은 고도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분야에서도 사법부의 판단 없이 정보의 불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간단한 절차만으로 사이트 전체를 차단하여 표현의 자유 및 알 권리와 같은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통신심의 제도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방통심위는 작년 3월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를 음란 사이트로 보아 차단했다가 철회한 바가 있으며, 2014년 파일 플랫폼 사이트인 ‘포쉐어드(4shared.com)’ 사이트를 저작권법 위반 사이트로 보고 차단하였다가 지난 1월 법원에서 접속차단 결정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과 고려대 한국 인터넷투명성보고팀은 사이트 운영자를 대리하여 방통심위에 대하여 해당 접속차단 처분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방통심위는 노스코리아테크에 대한 금번 접속차단 처분을 취소하고, 앞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등 불법정보 심의 및 사이트 차단 결정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며, 근본적으로는 통신심의 권한의 축소 개편이 필요하다.

 

2016년 4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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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부무 장관은 2018년 3월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때 자신에 대한 비난글을 블로그에 쓴 70대 노인 등을 직접 고소하였으며, 관련 재판에서 1심 유죄판결이 났다고 한다. 글의 내용은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법고시 이력 및 국정원 재판과 관련된 민정수석 활동에 대한 것이었다. 

명예훼손 형사처벌에 대해 UN 자유권위원회를 포함한 각종 인권기구들은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해서 그 훼손의 단서가 된 발언을 한 사람을 인신구속까지 하는 것은 비례성(“not a proportional remedy”)이 없으며 민사손해배상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반대권고를 계속 내려왔다.1 사람의 평판은 그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을 인지하는 타인들의 정신 속에 있음을 고려하면 일리있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명예훼손 형사처벌제도는 검찰이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한 당대의 권력의 평판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남용될 위험이 너무 높다. 이러한 이유로 공인의 명예 보호를 위한 명예훼손 형사처벌은 OECD 국가에서는 거의 사문화되었고 영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은 위헌결정2 또는 입법을 통해 폐지되었다.3 오픈넷도 국내에서 공인의 평판 보호를 위한 형사처벌 움직임에 대해 계속 반대표명을 해왔다.4 그런데 위 사건은 검찰 및 경찰 정책에 있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위치에 있는 민정수석이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해 명예훼손 형사고소를 한 것으로서 인권의 차원에서 두 겹, 세 겹 문제가 되는데, 특히 자신의 영향력이 매우 크게 미치는 검찰 및 경찰을 동원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면에서 더욱더 문제가 된다. 

게다가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되었다. 물론 유무죄 판단은 중립적인 법원이 하지만, 그가 공소유지와 공판 업무를 수행하는 검찰에 더욱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조국 법무부장관은 표현의 자유, 특히 일반인이 현직 고위공무원을 비판할 자유를 조금이라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불벌의사를 밝혀 더 이상 재판이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픈넷은 조국 법무부장관이 인권보호의 수장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1. “General comment No. 34”, U.N. Human Rights Committee, 102nd session, published 12 September 2011, www.ohchr.org/english/bodies/hrc/docs/GC34.pdf ; Joint Declaration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the Administration of Justice, Commercialisation and Freedom of Expression, and Criminal Defamation (2002), available at 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87&lID=1; Tenth Anniversary Joint Declaration: Ten Key Challenges to Freedom Of Expression in the Next Decade (2010), http://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784&lID=1;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cases, Cumpănă and Mazăre v. Romania, no. 33348/96 (2004), Affaire Belpietro c. Italie, no. 43612/10 (2013), Affaire Mika c. Grèce, no. 10347/10 (2013), Mariapori v. Finland, no. 37751/07 (2013)
  2. 2016.2.3. 짐바브웨, NEVANJI MADANHIRE, NQABA MATSHAZI V. ATTORNEY-GENERAL; 2016.2.21 도미니카 공화국 case of Miguel Franjul of Listín Diario, Oswaldo Santana of elCaribe and Rafael Molina of El Día – and the Foundation for Press and Law; 2017.2.6 케냐, Jacqueline Okuta & another v Attorney General & 2 others; 2018.5.18 레소토 BASILDON PETA v The Minister of Law Constitutional Affairs and Human rights, Attorney General, and the Director of Public Prosecutions.
  3. Armenia, Bosnia and Herzegovina, Cyprus, Estonia, Georgia, Ireland, Kyrgyzstan, Moldova, Montenegro, Norway, Romania, Tajikistan, the former Yugoslav Republic of Macedonia, the United Kingdom and Ukraine는 최근 형사명예훼손을 폐지함.
  4. 2019.5.17. 오픈넷, 사이버 모욕죄 가중처벌 법안(박완수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9.3.12. 오픈넷,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처벌 범위 좁히는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병기 의원안)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2019.2.11. 오픈넷,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8.12.26.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해야, 2018.11.1.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인권기구 아티클 19, 한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포함한 형사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 발표, 2018.7.13. 미투 운동의 걸림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쟁점과 개선 방안, 2018.4.6. 법학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법률가 선언문> 발표, 2018.4.18. 공익을 위한 함정, ‘사실적시 명예훼손’   

2019년 9월 20일

사단법인 오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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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9/09/2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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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과방위 법안소위’)는 2021. 4. 27. 회의에서 이른바 ‘인터넷 준실명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박대출 의원안)을 의결했다. 본 개정안은 일일 평균 이용자수가 10만명 이상이면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게시물이나 댓글을 올리는 이용자의 아이디를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여하고 미이행시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본 개정안은 이미 헌법재판소가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의 침해를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린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시키는 내용과 다름없으며, 이러한 위헌적 법안을 의결한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 법안은 악성댓글로 인한 피해를 법 개정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그 전제부터 잘못된 것이다. 어디까지 악성 댓글로 볼 것인지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특정인의 극단적인 선택과 악성 댓글의 인과관계 역시 명확하지 않다. 위헌으로 결정난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 취지도 악성 댓글을 막기 위함이었지만, 헌법재판소는 “명예훼손, 모욕, 비방의 정보의 게시가 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을 정당화할 정도로 의미 있게 감소하였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2. 8. 23. 결정, 2010헌마47). 또한 명예훼손 등 불법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이미 민형사상 구제 수단이 존재하고 오히려 그 남용이 문제로 지적될 정도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위헌으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덜 침해적인 구제수단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이 법안은 이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무시하고 있다. 

대표발의자인 박대출 의원은 이용자의 ‘실명’이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가 공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결정이 된 실명제와는 다르고 준실명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헌인 실명제는 ‘본인확인제’를 의미하고, 실명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이용시 이용자가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제도, 이로써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제한되는 모든 제도를 의미한다.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한 인터넷 실명제 역시 게시자 신원정보의 ‘대외적 공개’ 여부와는 무관하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이 게시판 이용자가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 본인확인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만을 의무화하고 있던 제도이고, 이런 조치를 의무화하는 것만으로 익명표현의 자유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라고 선언된 것이다. 본 개정안에서 공개 의무가 있는 ‘아이디’란 ‘정보통신망의 정당한 이용자임을 알아보기 위한 이용자 식별부호’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정당한 이용자임을 식별한다는 의미가 본인확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위헌 결정을 받은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제)를 사실상 부활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만일 본인확인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특정 이용자의 아이디는 해당 이용자의 온라인 행적 및 개인정보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의 신원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아이디 공개의 의무화는 아이디의 부여 및 이를 위한 신원정보의 제공, 수집의 의무화를 의미하고, 이는 곧 위헌인 본인확인제, 실명제를 강제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 인터넷은 휴대폰 실명제, 본인확인기관 제도, 청소년 보호를 위한 각종 본인확인제 등의 존재로 사실상 실명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표현주체가 자신의 신원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아니한 채 익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는 외부의 명시적ㆍ묵시적 압력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전파하여 국가권력이나 사회의 다수의견에 대한 비판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정치적ㆍ사회적 약자의 의사 역시 사회에 반영될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중요한 기본권이다. 그러나 실명제는 인터넷 이용자가 본인 확인을 위하여 자신의 신원정보를 직·간접적으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밝히지 않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 익명표현의 자유를 필연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최근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위헌결정(헌법재판소 2021. 1. 28. 결정, 2020헌마406등)에서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성을 재확인하며 설시했듯, 본인확인제 등으로 인터넷 공간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적 보복의 우려 등으로 자기 검열 아래 비판적 표현을 자제하게 만들고, 이는 곧 인터넷이 형성한 사상의 자유시장에서의 다양한 의견 교환을 억제하고 국민의 의사표현 자체를 위축시키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방해한다. 

전문위원회의 검토보고서와 이에 담긴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정부부처의 의견 역시 이러한 위헌성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음에도, 과방위 법안소위는 이를 무시한 채 위헌의 우려가 있는 법안을 무리하게 의결했다. 과방위를 비롯한 국회가 위헌적인 인터넷 실명제 부활 시도를 중단하고 위헌적인 법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4월 29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21/04/2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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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2016년부터 통신자료 제공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소송 진행

1심과 2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대법원 상고심 진행중

지난 8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민사부는 국정원, 경찰청, 검찰청 등에 의해 영장 없이 무단으로 개인정보가 수집된 에스케이텔레콤(SKT), 엘지유플러스(LGU+), 케이티(KT) 이동통신 3사의 이용자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들 패소 판결을 선고했으며,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은 즉시 상고하여 본 소송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본 소송은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의해 통신자료가 제공되어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관한 기본권 등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책임을 해당 수사기관에 직접 추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다105482 판결)에 따라 제기되었다. 그런데 실제 소송에서 하급심은 통신자료 제공의 위법성을 다툴 기회를 박탈하였으므로 대법원은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 

통신자료란 이용자의 이름,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일 및 해지일 등의 개인정보를 말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수사기관 등이 “수사, 재판,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요청]”할 경우 통신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피고인 수사기관들은 이 조항을 근거로 자신들의 행위가 합법적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통신자료제공 요청이 적법했기 때문에 권한남용이 없다고 주장하는 피고가 그 요청의 적법성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고, 이를 증명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통신자료제공요청서를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을 거부했기에 1심 법원은 원고들의 신청을 인용해 문서제출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피고는 항고하였고 대법원에 의해 그 명령은 무효화되어, 원고들이 요청의 적법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게 되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정보공개청구는 여러가지 다양한 사유로 거부될 수 있고 실제로 대부분 공개를 거부당했다. 피고가 ‘통신자료제공요청서’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면서 그 문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당한 상황에서 1심과 2심이 원고가 피고의 권한남용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패소 판결한 것은 매우 불공정하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취소하고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판을 제대로 다시 하라고 명령해야 한다. 

통신자료 제공 제도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번 지적한 바 있다. 이 제도에 근거해 그동안 수사기관들은 영장 없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제공받아 왔으며, 2013년~2018년 통계에 따르면 한해 평균 약 8백 9십만개 이상의 계정(아이디 또는 전화번호)에 대한 통신자료가 제공되었다. 이는 인구수 대비 17.3%에 달하는데, 대략 국민 5명 중에 1명은 자기도 모르게 수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올해 7월 한국을 방문한 유엔 프라이버시권 특별보고관 조셉 카나타치(Joseph Cannataci)는 영장 없는 통신자료 제공 건수가 다른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보다 훨씬 많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사법적 감독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하여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영장주의는 국민의 기본권을 강제로 침해할 때는 반드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이며 특히 형사절차에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통신자료는 이용자의 개인정보이며,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ㆍ수집ㆍ보관ㆍ처리ㆍ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기본권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하므로 통신자료 요청 및 제공에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리고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사절차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작용 전반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로부터 당사자에 대한 적절한 고지, 의견 및 자료제출 기회 부여와 같은 중요한 절차적 요청이 도출된다. 그런데 통신자료 제공 제도는 통신자료 요청 및 제공이 이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용자가 전기통신사업자에 의한 통신자료 제공을 저지하기 위해 그 과정에 사전 개입할 수 있는 절차가 전혀 없으며, 사후적으로도 통지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통신자료제공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반하는 위헌적 제도이며 이런 제도를 수사 단계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다.

위헌적인 통신자료제공 제도에 대해 2012년 헌법재판소는 통신자료 취득행위는 임의수사에 해당하여 공권력의 행사가 아니고,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응할 것인지 여부는 전기통신사업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매우 유감스럽게도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2016년 3월 대법원은 통신자료를 제공한 기업은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자료제공에 대한 민사소송과 행정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시민사회는 헌법소원(2016헌마388)도 재차 청구한 상황이다. 현재 심리중인 2016헌마388 헌법소원에 대해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는 개인정보 수집 목적과 대상자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사전 또는 사후에 사법적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 제공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통지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으며, 2017년에는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국제 정보인권 단체들이 헌법소원을 지지하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그리고 통신자료 제공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사법적 통제 장치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도 다수 발의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은 1심에서도 2심에서도 통신자료제공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수사기관의 위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거나 권한남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단 한 문장을 내세워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피고행위의 위법성을 입증할 자료를 피고가 가지고 있고 제출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리고 입증책임 법리에 의하면 원고가 통신자료제공이 된 사실을 입증해서 피고행위의 위법성이 추정되므로 피고가 권한남용이 없었음을 증명해야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다. 오픈넷과 참여연대의 노력으로 2015년부터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자료 제공 여부를 확인해주고 있으니 판사들도 한 번 확인해보기를 권한다. 본인이 자신도 모르게 통신자료 제공을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 이렇게 나태하게 재판을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민사소송법 제423조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을 상고 이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1심과 2심 판결에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 존재한다. 기본권 수호의 최후의 보루인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19년 11월 2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캠페인(업데이트)] 이통사 ‘통신자료제공내역’ 신청 매뉴얼(업데이트) (2016.03.08.)
[캠페인] 참여연대와 오픈넷, 이용자들이 정보제공 여부를 문의하는 캠페인 전개 (2015.02.02.)
[논평]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통신자료 제공 제도 반대의견서를 환영한다 (2017.06.13.)
[논평] 수사기관은 하루빨리 영장 없는 개인정보 취득의 사유를 밝히라! 서울중앙지방법원, 오픈넷의 문서제출명령 신청 인용 (2017.01.02.)
‘미국의 약 50배’ 통신자 신원확인이 위헌인 이유 (슬로우뉴스 2016.06.15.)
[논평] 오픈넷, 위법한 통신자료 취득에 대해 국정원 등 수사기관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2016.06.01.)
[논평] 통신자료 제공과 관련된 대법원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읽어야 (2016.03.11.)
[논평] 테러방지법 제9조 제3항의 ‘낯익은 위험’, 연 1천만 건 이번엔 통신의 내용까지? 사업자들은 “강제적 요구”와 “합법적 요구” 구분해야 (2016.03.07.)
한국 인터넷 감시, 검열의 현 주소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6.02.04.)
[논평] “카카오톡 감청법”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 진정한 암호화 기술 구현을 가로막는 세계 유일의 SNS 감청설비의무화법안 (2015.12.29.)
[논평] RCS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9대 국회가 꼭 할 일: 통신자료제공제도 및 피감시자통지제도 개선 법안 처리 (2015.07.22.)
[논평] 방통위, 오픈넷의 이통 3사의 위법한 통신자료 제공내역 열람관행 시정 요구에 회신 (2015.05.08.)
국민 20% 감시, ‘투명성 보고’ 중요한 이유 (슬로우뉴스 2015.04.04.)
사이버 사찰 방지 vs. 감청 설비 의무화 (슬로우뉴스 2015.03.19.)
[논평] “온라인으로 열람 못하게 하면 위법” : 오픈넷, 방통위에 이통 3사의 위법한 개인정보 열람 및 제공에 대한 조사 촉구 서한 제출 (2015.03.06.)
[논평] 이통 3사, 개인정보 수사기관 제공 여부 고객들에게 공개 개시 – ‘직영점 직접 내방’ 요구와 ‘1년내 기록만 공개’는 소비자에 대한 ‘갑질’ (2015.02.11.)
[논평] 오픈넷, 정청래 의원과 함께 ‘사이버 사찰’ 방지법 발의 (201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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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260여 개 정보인권단체들, 국제인권법상의 통신감시 13개 원칙 발표 (2013.09.19.)
금, 2019/11/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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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3월 17일 일명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일명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인터넷언론사인 ‘미디어오늘’과 인터넷언론사의 이용자를 대리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했다(2020헌마406).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등은 인터넷언론사가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 홈페이지의 댓글창을 비롯한 게시판 서비스 이용자의 실명확인조치를 취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구 정보통신망법의 상시적 인터넷 게시판 본인확인제에 대해서는 위헌으로 결정하였으나, 본 조항에 대해서는 ‘선거’ 상황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2015년 합헌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매 선거의 선거운동기간마다 인터넷 이용자의 실명확인조치가 강제되고 있으며, 곧 있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적용이 예정되어 있다.

익명표현의 자유는 정치적ㆍ사회적 소수자가 외부의 명시적ㆍ묵시적 압력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전파하여 국가권력이나 사회의 다수의견에 대한 비판을 가능하게 하며, 그들의 역시 국가의 정책결정에 반영될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중요한 기본권이다. 특히 정치적 표현은 정치적 보복이나 차별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익명표현의 자유가 더 강하게 보호받아야 하며, 나아가 대의민주제 하에서 ‘선거’기간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함에 있어 가장 긴요한 시기로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활발한 표현이 보장되어야 한다.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이렇듯 중요한 선거기간 중 정치적 익명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조항이다.

나아가 본 제도는 이러한 이용자들의 익명표현의 가치를 중시하고,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바탕으로 여론을 형성‧전파하려는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도 중대하게 침해한다. 이용자들의 익명표현의 자유 보장을 중시하는 인터넷언론사나, 기술적·비용적 부담으로 인하여 실명확인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려운 다수의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운동기간마다 댓글이나 게시판 운영을 아예 중단하고 있다. 한편, 본 제도의 적용대상인 ‘인터넷언론사’는 대형 포털부터 소규모 인터넷언론사까지 포함하며 해석에 따라 소위 1인 미디어들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인터넷 공간에 본 제도가 적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에 본 제도의 개정을 명시적으로 권고했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본 제도가 헌법 및 국제기준을 위반한다는 의견을 냈고, 2012년 공직선거법의 집행을 담당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조차 본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전 세계적으로 입법례를 찾기 어려운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표현의 자유 제한이다. 이렇듯 국내 국가기관과 국제사회 모두가 헌법과 국제기준에 명백히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는 본 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속히 위헌을 선언하여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하루빨리 제대로 보장해주기를 기대한다. 

– 첨부. 2020헌마406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헌법소원심판청구서

2020년 3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성 (법연 Winter 2019, 2020.01.31.)

[의견서] 오픈넷, 인권위에 인터넷 실명확인제도에 대한 의견서 제출 (2018.11.12)

수, 2020/03/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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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3일 헌법재판소는 사단법인 오픈넷이 2017년 12월 1일 모욕죄로 재판중인 청구인을 대리하여 청구한 형법 제311조 모욕죄 위헌소원에 대해 6:3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2017헌바487). 강자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가로막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폐지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오픈넷은 이번 합헌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헌재 다수의견은 모욕죄에 관한 헌재 선례 중 2012헌바37 결정 이유의 요지를 인용하면서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명예훼손죄와는 달리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요구하지 아니하는 등 일반인이라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기 어렵고 대법원이 모욕의 의미에 대하여 객관적인 해석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모욕죄가 표현의 자유를 다소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표현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는 위법성조각사유가 적용되어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모욕죄의 형사처벌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혐오 표현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처벌조항 등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모욕죄가 혐오 표현에 대한 일종의 제한 내지 규제로 기능하고 있는 현실적인 측면과 대법원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심판대상 조항을 해석·적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례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일반인, 심지어 판사조차도 어떤 표현이 모욕적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극소수의 공개된 모욕죄 판례들을 보면 명백한 욕설이 아닌 한,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표명에 대해 모욕죄를 인정하는 분명한 기준이나 일관성을 찾을 수 없다. 뿐만 이번 결정에서 반대의견을 낸 3인의 재판관(유남석, 김기영, 이미선)도  ‘모욕’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 외에도 타인에 대한 비판, 풍자·해학을 담은 문학적 표현, 인터넷상 널리 쓰이는 다소 거친 신조어 등도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모욕죄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함께 강자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언사를 하지 못하도록 약자의 입을 막는 도구로 남용되어 왔다. 특히 인터넷 시대에 들어와서는 모든 표현의 흔적이 사이버 공간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까닭에 고소와 처벌이 쉬워져 2014년부터 2019년 사이에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죄 발생건수가 약 2배 증가했으며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 중 다수는 국회의원, 공무원 등 공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 전문직, 연예인 등에 대한 비판이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작년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자신과 관련된 기사에 ‘나베’, ‘매국노’, ‘국X’ 등의 악성 댓글을 게시한 170개의 아이디를 모욕 혐의로 고소한 바 있으며, 오픈넷이 법률지원한 사건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는 이유로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결에 의해 처벌받지 않는다고 해도, 모욕죄로 고소 당하면 일단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인들의 법 감정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심각한 위축 효과를 불러온다.

반대의견도 “모욕죄의 형사처벌은 다양한 의견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통하여 사회공동체의 문제를 제기하고 건전하게 해소할 가능성을 제한한다… 뿐만 아니라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현대민주주의 사회에서 모욕이라는 광범위한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으로도 악용될 우려가 있다. 또한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국가권력행사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고 대상자에게는 가혹한 강제력에 해당하므로 그 행사는 최소한의 행위에 국한되어야 한다. 단순한 모욕행위에 대하여는 시민사회의 자기 교정기능에 맡기거나 민사적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보았다.

2011년 UN 인권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에서 사실적 주장이 아닌 단순한 견해나 감정표현에 대한 형사처벌은 폐지할 것을 규약 당사국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견해나 감정표현만으로는 국가 형벌권이 개입할 만한 중대한 해악이나 권리 침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모욕적·비하적 견해나 표현도 소수의견의 지적대로 때로는 정당한 분노를 드러내어 사회정의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비교법적으로도 모욕죄를 폐지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다. 잉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몰도바, 루마니아 등은 모욕죄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을 전부 폐지했고, 우리나라 모욕죄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도 일반 모욕죄는 피해자가 주도하는 사소(私訴)에 의해 처리된다.

다수의견은 모욕죄가 혐오 표현에 대한 일종의 제한 내지 규제로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반대의견처럼 혐오 표현은 별도의 법률을 통하여 규율될 수 있는 것으로써, 반드시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고 과도하게 제한하는 모욕죄를 통해 규율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타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표현을 형사처벌하여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모욕죄에 다시 한 번 면죄부를 준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픈넷은 이에 굴하지 않고 모욕죄 폐지 운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2020년 12월 3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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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 합의금 장사 대응 매뉴얼] 민사편 / 형사편
수, 2020/12/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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