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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투자한 부동산 사업으로 인해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의 공적자금 수백억 원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예보는 관련 소송을 진행하면서 기본적인 법리 검토조차 하지 않아 공적자금 회수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300억 원에 인수한 ‘금싸라기’ 땅…수백억 원대 차익이 눈앞에
뉴스타파는 경기도 일산 주엽역에 위치한 ‘(구)스타몰’ 인수 사업에 전두환씨 일가가 뛰어든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 보도 : 추징금 1000억 미납 전두환 일가, “수백억대 부동산 사업 진행 중”) 전두환씨의 장남 재국씨와 측근들이 ‘맥스코프’라는 법인을 설립해 해당 토지 인수에 나선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사업에는 전재국 씨의 부인 정도경 씨의 돈 7억 원과 전재국 씨 소유 기업 ‘북플러스’의 자금 5억 원이 투자됐다. 확인결과 맥스코프의 실소유주는 전재국씨였다.

맥스코프가 이 사업에 뛰어든 건 2014년 말이다. 그해 12월 맥스코프는 스타몰 토지 소유주인 SBI저축은행과 토지 인수계약을 맺었다. 맥스코프가 뛰어들 당시 스타몰은 소유관계가 복잡했다. 일단 건물과 토지의 주인이 달랐다. 토지는 일본계인 SBI저축은행이, 건물은 예보가 갖고 있었다. SBI저축은행은 2005년 법원 경매에 부쳐진 토지를 낙찰받았고, 예금보험공사는 이 건물에 대해 340억 원 상당의 채권을 갖고 있던 저축은행들(토마토, 한국, 진흥, 경기)이 잇달아 파산하면서 건물을 실소유하게 됐다. 현재 건물에 대한 법적 소유권을 가진 스타몰 추진업체 스타디엔씨는 파산 상태다.
SBI저축은행은 맥스코프와 계약을 맺은 직후인 2015년 4월, 스타몰 건물의 법적 소유주인 개발업체 ‘스타디앤씨’를 상대로 건물 철거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스타디앤씨가 지난 2년 동안 토지사용료(지료)를 지급하지 않고 부당하게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지 소유주로서의 권리 행사를 침해당하고 있기 때문에 건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것. 지난 1월 SBI저축은행은 1심에서 승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맥스코프의 대표 권 모 씨는 최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소송이 끝나는 대로 스타몰 부지를 다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접 사업을 추진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처음 스타몰 토지를 인수할 때부터 직접 개발에 나설 생각은 없었다. 토지가 법적으로 ‘클리어’하게 되면 대형 건설사 등 개발업체에 되팔 생각이다.
권씨의 말은 SBI저축은행이 제기한 건물 철거 소송이 애당초 토지 거래의 차익을 노린 맥스코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었음을 시사한다.
맥스코프의 인수대금은 31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엽역 인근 부동산업자들은 스타몰 부지가 지니는 가치는 그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한다. 취재진이 만난 한 부동산업자는 “지난 20년동안 검증이 된 위치이기 때문에 상가 임대를 한다면 평(3.3m2)당 5000만 원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자는 “상가와 오피스텔이 결합된 건물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위치”라며 “복잡한 이해 관계가 정리되고 실제 건물 철거가 이뤄질 수 있다면 굉장히 잘한 인수 거래”라고 평가했다. 개발업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변동이 있겠지만 수백억 원대의 차익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공적자금 300억 원 공중분해 위기…예보는 ‘강건너 불구경’
만약 맥스코프의 계획대로 건물이 철거되면, 예보가 갖고 있는 340억 원 가량의 스타몰 채권은 사실상 ‘공중분해’된다. 부실 저축은행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투입됐던 공적자금을 회수할 기회가 영영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예보는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보는 SBI저축은행이 제기한 건물철거 소송 1심 공판에 피고이자 법률상 건물소유주인 스타디앤씨 측의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참여했었다. ‘보조참가’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는 제3자가 한쪽 당사자의 승소를 위해 소송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스타디앤씨 측과 공조해 건물 철거를 막을 법리를 강구해야 했다. 하지만 소송 과정에서 예보의 역할은 없었다고 스타디엔씨 측은 주장한다. 스타디앤씨 이인형 대표의 말이다.
예보가 스타디앤씨나 채권단 측에 연락 한번 한 일이 없다. 재판 과정 내내 자리만 지켰을 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1심 공판 막바지에 예보 측 변호사가 조정을 신청한 일이 있었지만 판사로부터 ‘이해관계가 복잡해 가능하겠냐’는 일종의 핀잔만 샀을 뿐이다.
항소심에서 스타디앤씨 측 변호인으로 합류한 신영한 변호사도 예보의 무성의한 대응을 지적했다.
2000명에 이르는 분양권자들의 이해관계는 물론, 공적자금 수백억 원이 걸려있는 소송인 만큼 그 사회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예보의 대응은 미흡했다. 한참 법리를 다퉈야 할 때인데 예보 측이 재판부에 조정을 신청한 것은 소송을 진행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힘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신 변호사는 법리 검토 과정에서 원고(SBI저축은행) 측이 내세우는 주요 주장 가운데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원고는 2013년 이후 스타몰 건물의 지상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이 건물의 지상권이 타 기관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신 변호사의 지적을 인정하고 이 문제에 관련된 법리를 재검토하도록 한 상황이다. 신 변호사는 “사건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의 사실관계”라고 말했다. 예보 측은 1심에서 이 같은 기본적인 법리 검토조차 하지 않았던 셈이다.
예보 측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사실상 대응 전략이 없다는 점을 시인했다. 예보 관계자는 “소송에서 이기면 좋겠지만, 법리적으로 힘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SBI저축은행 측과 매각 협의를 해 상대가 적정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면 조정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스타몰 건물 건축 공정이 상당히 진행된 데다 수분양자들이 많기 때문에 건물 철거 소송에서 지더라도 실제 철거에 들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 오대양, 한상진
촬영 : 김수영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14일 민중 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은 보성 농민 백남기(69세)씨는 뇌출혈 수술 뒤 중환자 실로 옮겨졌으나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중 총궐기 투쟁 본부 측은 15일 서울대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현재 백씨의 뇌 안에 피가 모두 빠지지 않아 2차 수술이 필요한 위독한 상태로, 코뼈나 안구 손상 등 외상 수술은 아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본부 측은 14일 저녁 7시쯤 경찰이 백씨의 얼굴 정면을 향해 물대포를 최초로 분사했을 뿐 아니라, 넘어진 백씨를 향해 계속해서 20초 이상 조준해 살수했다며,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행위에 가깝다고 밝혔습니다.
가톨릭농민회 정현철 회장은 “백씨는 전남에서 밀,콩 농사 짓는 평범한 농민으로 계속되는 농산물 값 하락에 이렇게 집회라도 나오면 농산물 제값 보장해 주지 않을까 싶어서 참가한 것”이라며 “이런 농민 요구는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물대포를 쏘는 정부에 반드시 책임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민중 총궐기 본부는 물대포 직사 등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골절 등 크게 다친 집회 참가자는 수 십 명에 이르고, 엄청난 캡사이신 살수로 인해 피부와 눈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참가자는 500여명에 이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민중 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노동자, 농민, 대학생, 시민 등 50 여명이 연행돼 서울 시내 7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들이 연행될 때에도 경찰의 폭행이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본부 측은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부상자들이 속출한 것과 집회를 원천 봉쇄한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강신명 경찰청장의 파면을 촉구했습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5일 오후 서울대병원 정문앞에서 경찰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는 촛불 집회를 열기로 했으며 박근혜 정부의 노동 개악과 농업 말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다음달 5일 2차 총궐기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 영상을 정리했습니다.
스포츠토토 사업자인 케이토토가 최순실 측과 관련된 빙상단을 만든 직후,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은 정황이 취재결과 확인됐다. 관할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빙상팀 창단 석 달 뒤인 지난해 4월경, 비상식적인 수준으로 스포츠토토 증량발행을 허가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복권 증량발행이 ‘최순실 빙상팀’ 창단의 대가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스포츠토토 빙상팀은 최순실 그룹이 개입해 만들어진 첫 스포츠팀이었다.

문체부, 전년 대비 19배 증량발행 허가
스포츠토토 발행 규모는 문체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 등 정부기관의 통제를 받는다. 무분별한 도박산업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발행규모는 통상 일반발행과 증량발행으로 나뉜다. 일반발행의 경우 전년도 물가인상률과 경제성장률 등 여러 지표를 감안해 정해진다. 매년 4월 초 사감위가 문체부가 올린 초안을 심사해 총량을 정한다. 반면 증량발행은 사감위 통제를 받지 않는다. 사실상 문체부가 독자적으로 정하는 구조다.
뉴스타파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스포츠토토 매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포츠토토 총매출액은 4조 4천414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전년도 대비 총매출이 무려 1조 원이나 늘어났다. 세부내역을 보면, 일반발행분이 4조 688억 원, 증량발행분이 3천725억 원이었다.
전체적인 규모가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2015년 194억 원에 불과했던 증량발행액이 2016년 들어 19배나 뛰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사감위 등 도박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비상식적인 증가가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특혜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대폭적인 증량 발행이 이루어진 시기는 스포츠토토에 ‘최순실 빙상단’이 만들어진 뒤 불과 3달 후였다.

현재 스포츠토토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는 주식회사 케이토토다. 케이토토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입찰을 거쳐 2015년 7월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케이토토는 전체 매출액의 평균 1.6169%를 수수료로 챙긴다. 일반발행이든 증량발행이든 총매출이 늘면 자연스럽게 수익이 늘어난다. 증량발행을 포함해 지난해 총매출액이 1조 원이나 늘어나면서 케이토토가 가져가는 수익금은 전년 대비 160억 원 가량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토토 빙상단, 최순실 개입 정황 추가 확인
스포츠토토 빙상팀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여러번 논란이 된 바 있다. 최 씨의 비서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의 연관성이 확인되면서 의혹을 키웠다. 케이토토 측도 김 전 차관과의 관련성을 인정했다.
김종 전 차관이 (빙상단 창단을) 직접 요청한 것이 맞습니다. 이 점은 김 전 차관이 언론사 인터뷰에서도 시인한 부분입니다. 케이토토 서면답변
그런데 뉴스타파는 스포츠토토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빙상단 창단에 깊이 개입한 정황들을 추가로 확인했다. 최순실 관련 회사들에서 입수된 문서더미에서 스포츠토토 빙상단 소속 한 선수의 근로계약서가 발견된 것이다. 겉으로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최 씨가 스포츠토토의 내부문서를 받아봤다는 점은 궁금증을 낳는다. 알려진 것 이상의 또 다른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는 아닐까.

▲ 뉴스타파가 지난해 최순실 관련 회사에서 입수한 문서 더미에서 발견된 스포츠토토 빙상단 선수의 근로계약서
취재진은 이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최 씨 주변인물들을 찾아가 물었다. 그리고 최 씨 지시로 스포츠팀 창단 기획안 작성을 주도했던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에게서 중요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펜싱팀을 기획할 당시 최 씨로부터 스포츠토토 빙상단 관련 문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제가 (K스포츠재단에) 처음 들어온 후 GKL 펜싱팀 창단기획안을 만들라고 했어요. 하루 만에 만들라고 했는데 아무 것도 없이 만들 수 없으니까 고영태 씨가 최순실 씨한테 받았다고 하면서 하나 보여준 것이 스포츠토토 빙상단 창단 제안서였습니다.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박 과장이 당시 건네받은 자료에는 스포츠토토 빙상단 창단의 의미와 목적, 창단 멤버, 선수들의 연봉 등 회사의 내밀한 정보까지 담겨 있었다고 한다. 최 씨 혹은 김 전 차관 등이 최순실 그룹에 이권을 챙겨주기 위해 빙상단 창단을 주도한 건 아닌지, 또 빙상단 창단의 대가로 복권발행 총량을 늘려준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증언이라 할 수 있다.
취재 : 조현미 한상진 홍여진 오대양 김강민 강민수
촬영 : 김남범 정형민 김수영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마지막 순간까지 방호복을 입고 남편을 만났어요. 혹시나 방호복을 입다가 남편의 마지막 순간을 못 지키는 건 아닌지 너무 불안했어요. 마지막으로 남편의 손을 잡았지만, 보호 장갑을 겹겹이 껴서 체온도 느낄 수 없었어요. N95마스크를 쓰고 남편에게 “잘 가”라고 말했어요. 최대한 들으라고 외쳤는데 마스크 넘어 제 마지막 메시지를 남편이 잘 들었을까요.
– 80번째 메르스 환자 아내 배윤희(36)씨
서울대병원 본관 3층 39병동. 국내 메르스 마지막 환자인 80번째 환자 김 모씨(35세, 남성)씨가 지난 6개월간 격리돼 있던 곳이다. 반년 간 음압병실에 입원해 있다가 25일 새벽 3시경 세상을 떠났다. 그간 수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남편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했었다고 담담하게 말하던 아내 배윤희 씨는 남편과의 작별인사마저 온 몸을 방호복으로 꽁꽁 싸맨 채로 해야 했던 순간을 말하다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마지막 순간만큼은 이렇게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제대로 항암치료도 받게 하고, 가족들 얼굴도 좀 제대로 보게 하고 싶었어요. 메르스 전염력도 없다는데 왜 음압병실에 계속 가둬뒀던 건가요. 남편의 증상이 유례없는 경우인 만큼 질병관리본부에 격리 해제 기준을 새롭게 정해달라고 그렇게 요청했건만…질본은 지난 6개월간 연락 한번 없었어요.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를 보건당국이 격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가족들은 보건당국이 격리해제를 안 해줘 남편이 제대로 된 치료도 못 받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김 씨의 아버지는 “보건당국에 살인죄를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대체 80번 환자 가족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80번째 환자는 왜 사망했나…감옥과도 같았던 음압병실에서의 6개월
그간 80번째 환자로 불렸던 김 씨는 4살 배기 아들을 둔 35세의 아빠였다. 메르스에 감염되기 전 림프종(림프관을 타고 퍼지는 혈액암의 일종)을 앓았지만 지난해 말 거의 완치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재발 가능성이 있지만 사후관리만 잘하면 큰 문제가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다 올해 5월 27일 기침을 동반한 폐렴이 발생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14번째 메르스 환자가 있었던 바로 그 응급실이었다. 5월 27~29일까지 3일간 대기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때 김 씨도 메르스에 감염됐다. 하지만 그는 당시 메르스 감염 사실을 알 수 없었다.
“폐렴 증세가 심하지 않으니 집으로 돌아가라”는 의료진 조치에 응급실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틀 뒤 림프종 검사를 위해 다시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다. 림프종 전이가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치료가 급했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림프종과 별개로 폐렴증세가 계속됐다.
다음날 삼성서울병원 측에 “혹시 모르니 메르스 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메르스 환자와 ‘2m’ 이내에서 접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로 검사를 해주지 않았다. 당시 보건당국은 메르스 1차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에서 ‘2m, 1시간’이라는 접촉자 관리 지침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지만, 삼성서울병원에 똑같은 지침을 내렸다. 그 탓에 김 씨 역시 메르스 검사를 받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지체하다 6월 8일에야 메르스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확진이 늦어지면서 메르스 증상이 악화된 것도 문제지만, 메르스 때문에 림프종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바로 음압병동에 입원하지도 못했다. 음압병실이 없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격리만 된 채로 한 달을 대증요법으로 버텼다. 7월 2일에야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 입원했다.
읍압병실에서의 항암치료는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CT나 MRI같은 일반 암환자가 받는 검사를 받지 못했다. 그러면서 림프종은 악화돼 갔다. 다행이 8월경 메르스 음성 반응이 나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김 씨는 메르스 PCR(객담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이 번갈아 나왔다. 당시 보건당국의 기준은 음성반응이 4회 연속 나와야 격리를 해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 씨는 3회 연속 음성 반응이 나오다 양성이 다시 나오기를 반복했다.
“전염력은 사실상 없지만 격리해제는 안 돼”…“누가 정한 기준이냐” 분통
유례가 없는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김 씨에 대해 메르스 전염력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판단했다. 환자 체내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 조각이 객담 채취 과정에서 극히 미량 검출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일 뿐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오명돈 감염내과 교수는 가족들에게 “이미 죽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나오거나 살아있더라도 극히 미량으로 전염력은 거의 없다는 게 학술적 결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회 이상 음성반응이어야 한다는 기준에 따라 질본은 격리 해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항암치료는 또 다시 지체됐다. 그러다 지난 10월, 김 씨로 인해 격리됐던 사람들과 가족들 모두 메르스 음성으로 최종 판정되면서, 보건당국은 기준을 바꿨다. 기존 ‘4회 연속’ 음성반응이 나와야 격리 해제 한다는 기준을 ‘2회 연속’으로 변경한 것이다. 또 이 환자에 대해선 PCR검사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 환자를 상대로 한 PCR 검사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질본도 병원도 인정한 셈이다. 이 기준에 따라 김 씨는 10월 1일 격리 해제 됐다.
질병관리본부도 다음 날 마지막 메르스 환자였던 김 씨의 격리 해제 소식을 언론에 공표했다. 그러면서 곧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에서도 남편에겐 전염력이 없으니 가족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이미 늦긴 했지만, 림프종 치료에만 전념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열흘 뒤 김 씨에게 고열이 발생했다. 급한 마음에 119에 전화했다가 안내에 따라 집 근처 삼성서울병원을 다시 찾았다. 그곳에서 메르스 PCR검사를 받았다. 양성 반응이 나왔다. 남편은 다시 서울대병원에 이송돼 음압병실에 격리됐다. 림프종 치료는 또 답보 상태에 빠졌다.
“제발 좀 만나달라” 메르스 환자 가족 연락처 차단한 질병관리본부
아내 배 씨는 질본의 격리 조치를 납득할 수 없었다. 그는 “남편이 음성과 양성을 오가는 환자이고, 양성이 또 나와도 감염력이 없는 특이한 경우라는 건 질본이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며 “메르스 종식에 급급해 이런 상황 설명을 생략한 질본이 메르스 환자 관리를 또 못했다는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형식상 남편을 격리해 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남편의 림프종은 급격히 악화됐다. 급한 대로 서울대병원은 영상 검사 없이 항암치료를 진행했다. 림프종은 림프관을 타고 흐르는 혈액 속 암이 얼마나 어디에 분포됐는지 정확하게 진단하는 게 필수적인데, 그런 진단 없이 치료가 진행된 것이다. 병원은 질본이 격리해제를 풀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항암치료는 어렵다고 했다.
간호사인 아내는 현재의 제한된 항암치료로는 절대 남편을 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내는 모든 가족의 환자 면회가 금지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간호사 자격으로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 아내는 수차례 질병관리본부 측에 격리 해제 기준을 다시 정해주기를 요구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배 씨는 언론을 통해서 질본의 입장을 들어야 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었다. 어쩔 수 없이 아내와 환자의 지인들은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격리 해제를 호소했다. 두 차례 방송 보도가 나갔다. 그제서야 CT촬영과 방사선 치료가 시행됐다. 격리상태에선 절대 할 수 없다던 검사가 언론 보도 이후에는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합병증이 발생했고, 더 이상 항암치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남편의 상태가 나빠졌다. 어렵사리 결정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도 취소됐다. 지난 23일부터는 연명치료만 진행됐다.
그토록 연락이 안 되던 질병관리본부 담당자와는 지난 20일 연결이 됐다. 남편이 격리된 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질본 측과 직접 만나게 된 것이다. 왜 그동안 연락이 안 됐는지에 대한 질본의 답변은 황당함 그 자체였다. 질본 담당자는 배 씨의 가족과 지인들의 연락처를 모두 ‘차단’해 놓아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질본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들에게 대응하기가 곤란했고, 그래서 아예 연락처를 “차단했다”는 것이다. 일주일 전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80번 환자 가족에게 치료상황에 대해 여러차례 설명했으며, 환자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질본의 설명은 결국 거짓이었다.

▲ 80번 환자가 입원해 있었던 격리병동
“감염관리 철저” WHO 말만 따라 근거 없이 격리상태 지속
보건당국자와 6개월 만에 대면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감염병관리법에 따르면 ‘입원치료 대상자의 입원치료기간은 감염력이 소멸된 시점까지로 한다’고 돼 있지만 질병관리본부측은 남편의 증상이 어떤지, 메르스 감염력은 얼마나 있는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었다. 그저 “WHO와 논의한 결과 메르스 전파가능성은 없으나,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했기 때문에” 격리해제를 풀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말 안타깝지만 만약에라도 발생할 수 있는 다수의 피해를 우려해 남편의 격리를 풀 수 없다”고도 했다.
혹시 모를 감염 위험 때문에 저희 남편은 죽어도 된다는 거잖아요. 유례없는 경우니까, 그에 맞춰 격리기준을 다시 정해달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안 된대요. WHO가 말하는 ‘감염관리 철저’가 남편을 계속 음압병실에 두라는 뜻이었을까요? 환자의 상태도 잘 모르는 질본이 WHO와 제대로 논의를 했을까요? 질본은 저희 남편을 살릴 의지 자체가 없었던 겁니다.
질본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면담이 무의미하게 끝났다. 병원은 24일 남편이 더 이상 가망이 없다며 연명치료를 중단할 것을 권했다. 기도삽관 등의 고통스러운 치료를 계속하느니, 편안하게 마지막을 보내주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병상에서 직접 “더 치료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남편이 직접 치료를 더 받겠다고 말했어요. 살짝 웃기도 하고, 손도 움직이고.. 그런데 어떻게 치료를 중단해요. 어떻게 살겠다는 사람에게 치료를 중단하라고 말해요.
아내는 25일 오전 격리 해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하지만 무산됐다. 남편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25일 새벽 숨을 거뒀다. 그토록 요구했던 격리 해제는 남편이 죽는 날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아내를 제외한 가족들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음압병실에 들어가 방호복을 입은 채로 김 씨의 임종을 지켰다. 35년간 키운 아들을 억울하게 떠나보낸 아버지는 “질병관리본부가 격리기준에 얽매여 감염력도 없는 우리 아들을 6개월 동안 음압병실이라는 4중 벽의 감옥에 쳐박아두었다”며 “질병관리본부를 살인죄로 고소할 것”이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 김 씨가 8주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올린 사진. 사진 밑에는 “Home, sweet home”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김 씨는 4살 아들이 있는 집으로 결국 돌아가지 못했다.
김 씨가 숨진 지 3시간 뒤, 보건당국은 재빠르게 사망 소식을 기자들에게 알렸다. A4용지 한 장이 채 되지 않는 질본의 보도자료에 이 같은 사연은 담기지 않았다.일부 언론은 “메르스 제로”, “메르스 종식” 등의 제목을 달아 마치 희소식을 전달하듯 질본의 보도자료를 퍼 날랐다.
유가족들은 이날도 보건당국으로부터 사과는 물론 직접 연락 한 통 받지 못했다. 보도자료에만 담긴 정부의 애도의 뜻은 유족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김 씨의 가족들은 앞으로 최소한의 성의 표시도, 책임 있는 조치도 없었던 보건당국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결혼기념일과 남편의 생일이 모두 음압병실에서 지나갔어요. 내년 10주년 결혼기념일은 꼭 챙기자고, 남편 생일도 꼭 밖에서 챙겨주겠다고 약속했는데…내년에는 보호 장갑 끼지 않은 채로 꼭 손 잡자고 했는데, 그 약속 결국 못 지키게 됐네요. 보건당국에는 어떻게든 책임을 물을 겁니다. 그게 제가 남편을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 같아요.
김 씨의 사망으로 우리나라에는 전체 메르스 환자 186명 중 38명 사망이라는 기록이 남았다. 치사율 20.4%. 10명 중 2명이 보건당국의 방역실패로 죽었다.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사망자에 대한 장례비 외의 별도의 보상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마지막 메르스 환자의 사망에 대해 복지부장관 등의 입장이 담긴 공식브리핑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질본 측은 “보도자료로 이미 모든 뜻을 밝혔다”며 “사망자에 대한 보상은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 사표 수리로 방석호 사장에게 퇴직금 챙겨주나?
아리랑 TV 방석호 사장이 2월 1일 저녁 문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뉴스타파가 방 사장의 초호화 해외 출장과 가족 동반 의혹을 보도한 뒤 24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방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2일 오전, 문체부는 사표를 수리했다. 인과응보, 사필귀정일까?.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방 사장과 문체부의 ‘꼼수’가 보인다.

방석호 사장은 현재 비위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파면이나 해임 처분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방 사장이 현재처럼 ‘자신의 뜻에 따라’ 사퇴를 한다는 것은, 파면이나 해임 처분을 피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방 사장은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된다.
1) 퇴직금과 성과급 수령
방석호 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1억 2천만 원이다. 근무 연수가 1년 남짓이므로 대략 천만 원 가량의 퇴직금을 수령하게 된다. 여기에 추가로, 공공 기관 평가에 따른 성과급이 지급된다. 아리랑 TV가 받게 될 경영 평가 등급에 따라 방 사장은 최소 2천만 원에서 최대 4천만 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퇴직금과 성과급, 두 가지를 합치면 방 사장은 최소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을 챙겨서 나가게 된다. 웬만한 직장인들 1년 연봉에 해당하는 돈이다. 회사 돈, 정확히 말하면 국민의 혈세로 호화 해외 출장을 다니며 가족과 함께 고가의 식사 등을 하고, 업무 추진비를 사적인 용도에 펑펑 쓴 방석호 사장에게 문체부가 직장인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돈을 전별금으로 ‘선물’하는 셈이다.
2) 취업 제한 회피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정한 ‘비위 면직자의 취업 사무 제한 운영 지침’ 3조에 따르면, 비위 때문에 면직된 사람은 1) 공공기관 2) 퇴직 직전 3년 이내 업무와 연관된 사기업 3) 관련 협회에 5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방석호 사장이 파면이나 해임의 처분을 받게 되면 당연히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자발적인 사퇴라면 얘기가 다르다. 방 사장은 어떤 취업 제한도 받지 않게 된다.
이 같은 부조리를 방지하기 위한 지침은 이미 있다. ‘공기업, 준정부 기관의 인사 운영에 관한 지침’이다.
제32조 (의원면직의 제한) 임명권자 또는 임명제청권자는 비위와 관련하여 조사 또는 수사 중인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임원 등에 대하여 의원면직을 제한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지금의 상황은 이 조항에 들어맞는다. 따라서 문체부가 방 사장의 사표를 덥석 수리한 것은 정부의 지침을 스스로 위반하고 방 사장의 편의를 봐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비리 의혹들
방석호 사장에 대한 보도 이후, 아리랑 TV 노조는 해외 출장과 업무 추진비 부당 사용 이외에 또 다른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가 제기하고 있는 의혹은 다음과 같다.
1)외주 제작 관련 입찰 비리 의혹
아리랑 TV는 상당수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하고 있으며, 외주 제작 예산은 연간 100억 원에 이른다. 아리랑 TV 노조에 따르면, 방석호 사장 취임 이후 ‘티비 000’ 이라는 특정 업체가 이 가운데 16억 원 이상을 수주했다고 한다. 이 업체는 과거 MBC와 KBS의 외주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의 임금을 체불하고 취재 대상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켜 업계에서는 ‘문제 업체’로 알려져 있다. 아리랑 TV 노조는 이 업체 선정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정황을 제시하며 방 사장과의 연관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이 업체가 아리랑 TV의 한 프로그램을 수주할 당시의 입찰 문서를 보면, 이 업체는 아리랑 TV가 내부적으로 결정한 예정 가격 6억 4천 8백만 원에 매우 근접한 6억 4천 7백 8십 1만 6천 원을 써냈다. 경쟁 업체의 응찰 가격은 5억 7천 3백만 원 가량이다. 통상 입찰 시에 예정 가격은 철저한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이렇게 근접한 가격을 써냈다는 것은 내부의 정부가 사전에 흘러나갔다고 볼 수 있는 강력한 정황 증거다.

문제의 업체는 더 높은 가격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낙찰에 성공했다. 당시 입찰 심사에는 6명의 심사 위원이 참여했는데, 3명은 아리랑 TV 내부 직원이었고 3명은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외부 심사 위원이었다. 아리랑 TV 노조가 확보한 입찰 심사 당시의 녹취를 들어보면, 방석호 사장의 측근인 아리랑 TV의 모 팀장이 “프레젠테이션은 비록 못했지만 실제 제작 능력은 더 낫다”며 외부 심사 위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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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심사 위원 : 첫 번째 업체가 두 번째 업체보다 잘했다고 생각하시고.. 방 사장 측근 : 두 번째 업체가 잘했다고요? 외부 심사 위원 : 첫 번째 업체는 내용이 없었어. (내용이 없었어) 방 사장 측근 : 제가 말씀드리면요, 첫 번째 팀이 훨씬 강해요. 왜냐면 첫 번째 팀은 시스템이 완전 구축되어 있어요. 외부 심사 위원 : 그런 건 저희가 알 수가 없죠. 방 사장 측근 : 쌍방향 시스템으로, 앱 개발하는 것까지 해가지고 실시간으로 데이터까지 분석해가지고.. 그리고 두 번째는 시스템 자체가 안돼있는 거죠. 외부 심사 위원 : 아이디어는 좋은데, 전혀 백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거죠? 방 사장 측근 : 네 네.. |
아리랑 TV 노조는 방 사장의 측근이 특정 업체를 밀어준 정황이 뚜렷한 만큼 실제로 입찰에서 특혜를 주었는지 여부와 방 사장이 이를 지시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방 사장은 입찰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는 외부 심사위원 풀을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2)인사 비리 의혹
아리랑 TV 노조가 제기하는 또 다른 의혹은 방석호 사장이 취임 이후 자신의 측근 2명을 아리랑 TV에 근거 없이 채용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사람은 아리랑 TV 본사의 김 모 팀장과 자회사인 아리랑 TV 미디어의 김 모 고문이다.
우선 아리랑 TV 본사의 김 모 팀장은 방석호 사장이 원장으로 재직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출신이다. 방석호 사장은 취임 이후 김 모 씨를 정직원으로 채용한 다음 두 달 뒤 곧바로 팀장으로 승진시켰다. 아리랑 TV 노조에 따르면, 아리랑 TV는 지난 10년 동안 정규직을 채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방 사장이 채용한 김 모 씨는 방 사장 학교 후배의 아내로 알려졌다.
아리랑 TV 미디어의 김 모 고문은, 방 사장이 취임과 함께 보도 부문의 책임자인 뉴스 센터장으로 채용하려고 시도하였으나 노조의 반대로 무산되자 자회사인 아리랑 TV 미디어에 고문직을 신설하면서까지 채용했다고 한다. 고문직의 연봉은 7천만 원 선이다. 김 고문은 KBS 기자 출신으로, 개인 비리 혐의로 물의를 일으켜 퇴사한 인물이다.
아리랑 TV 노조는 이와 함께 아리랑 TV의 계약직 신입 사원 공채 비리 의혹, 사옥 시설 관리 업체 입찰 비리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체부 특별 조사, 믿을 수 있나?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석호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것과는 별개로, 특별 조사를 2월 5일까지 계속하겠다고 한다. 방 사장에 대한 첫 보도가 나간 게 2월 1일이니, 실질적인 조사 기간은 길게 잡아야 5일인 셈이다. 해외 출장비와 업무 추진비 부당 사용 의혹을 조사하기에도 짧은 기간이다.
문체부가 이번 사안을 제대로 조사할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언론 노조에 따르면 문체부는 국정 감사에서 나온 지적에 따라 아리랑 TV의 외주 제작과 관련한 특별 감사를 실시했으나 방석호 사장 취임 이전 시기만 감사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뉴스타파가 확인 취재에 들어간 날 방석호 사장의 집무실이 있는 아리랑 TV 사옥12층에서 다량의 문서 파기 행위가 있었던 것도 의혹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아래 사진은 지난 1월 29일, 아리랑 TV 사장실이 있는 12층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이 날은 뉴스타파가 방석호 아리랑 TV 사장의 호화판 해외 출장과 가족 동행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방석호 사장을 만난 날이다.

아리랑 TV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12층에서 파쇄기로 문서 두 박스를 파기하고 있다는 제보(?)를 듣고 뛰어 올라가 보니 이미 문서 파쇄는 끝난 상태였다고 한다. 검은 비닐 봉투 안에는 갈가리 찢긴 종이 조각들만 남아 있었다. 앞으로 있을 감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정말 중요한 문서를 파기했는지, 아니면 일상적인 정리 차원에서 문서를 파쇄했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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