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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열 가족’…탈법 파견 판치는 반월시화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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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열 가족’…탈법 파견 판치는 반월시화공단

익명 (미확인) | 목, 2016/02/18- 16:25

수도권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아래쪽 끝자락 경기도 안산까지 내려가면 2개의 거대한 제조업 공단이 나온다.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그것이다. 두 공단은 행정구역으론 안산시와 시흥시로 나뉜다. 심훈의 <상록수>에 나오는 상록수역에서 불과 다섯 정거장 떨어진 안산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고개를 넘으면 10분 만에 반월공단이 나온다. 안산시 반월공단엔 15만 명, 시흥시 시화공단엔 10만 명이 고용돼 일한다. 두 공단은 편법, 불법 파견 천국이 된 지 오래다.

전국의 2천여 파견회사 중 312개(안산 229개, 시흥 83개)가 이곳에서 성업 중이다. 전국의 파견노동자 12만 명 중 2만 명이 두 공단에서 생계를 이어간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으뜸이다.

두 공단 안에서 벌어지는 감시와 통제, 노동기본권 제약은 60~70년대에나 있을 법한 무법천지다. 작업 중 화장실이나 물 마시러 가는 걸 통제하는 건 기본이고, 휴대폰은 출근과 동시에 압수하고, 팀장이 여자탈의실에 들어와 제품 도난을 핑계로 가방과 사물함을 검사하고, 하루 종일 차에 태워 이 공장 저 공장을 돌아다니며 일 시키기 일쑤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엔 통근버스도 작업복 색깔도, 사물함 이름표 색깔조차 다르다. 구내식당에서도 작업복 색깔에 따라 따로 먹는다.

반월공단 휴대폰 조립회사에 다니는 40대 후반의 A씨는 좁아터진 탈의실을 출퇴근 시간 지옥철에 비유했다. A씨는 “출근하자마자 3층으로 된 사물함 100여 개가 놓인 4평 남짓 좁아터진 탈의실에 1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 지옥철보다 더 힘들다. 파견 사용업체는 파견노동자를 위한 공간 확보엔 관심조차 없다”고 했다.

하루 공장 셋 돌며 ‘뺑뺑이 노동’

40대 중반의 여성 파견노동자 B씨가 겪는 사연은 더 기막히다.

200여 명이 일하는 반월공단의 한 공장에 들어간 지 며칠 만에 일하는데 관리자가 와서 나오래요. 차를 타래요. 탔는데 설명도 없이 ‘용인’엘 가요. 불량 났다고 거기서 출장 선별하래요. 가방도, 물통도 없이 슬리퍼 신은 채 끌려갔어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독일 유명회사 제품이었어요. 종일 양치도 못 하고 짜장면 시켜 먹었어요. 며칠 있다 또 차타래요. 이번엔 얼른 가방부터 챙겼더니, 반장이 ‘가방 왜 챙기냐’며 빨리 가라고 해 가방도 놓고 왔어요. 차 타고 가서 5시 반 정규시간까지 일했어요. 거기 과장이 퇴근 시간에 데리러 왔는데, 원래 공장으로 안 가고 ‘수원’의 또 다른 공장으로 갔어요. 이 공장에서 잔업 하래요. 저녁도 못 먹고 물만 먹고 잔업까지 마친 뒤 원래 공장으로 가서 카드 찍고 퇴근했어요. 그 회사는 한 달 만근수당이 있어서 딱 한 달 채우고 관뒀어요. 그런데 10일 뒤 나온 월급명세서엔 만근수당이 없었어요. 화가 나 전화로 따졌더니 ‘두 분이 같이 관두셔서 제가 얼마나 혼났는 줄 아냐. 그러고도 수당까지 받으려고 하냐’고 했어요.

작업 장소도 알려주지 않고 하루에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작업시키는 건 파견노동자의 몸과 정신이 모두 회사 소유하라는 사고에서 비롯된다.

반월시화공단 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은 지난해 9~12월 두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월담은 설문에 응한 150명 가운데 12명을 심층면접한 결과 두 공단엔 감시와 통제, 폭언과 폭행, 노동기본권 제한, 불합리한 작업지시, 괴롭힘과 차별 등 다양한 형태의 가부장적 작업장 문화가 폭넓게 퍼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월담은 무리한 생산량 설정과 이를 위한 무리한 작업지시의 배후엔 두 공단을 하청기지로 활용해온 대기업의 횡포가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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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문자로 다음 날 아침 8시 출근 지시

파견회사는 언제든 노동력을 공급받도록 대규모 파견시장을 키워놓고 저녁 6시나 밤 9시 반에도 휴대폰 문자로 다음날 아침 8시 출근을 지시했다. 위 사진 왼쪽엔 저녁 6시에 다음날 아침 출근을 지시하면서 ‘대기자가 200명이니 개인사정으로 출근 못하면 파견회사로 알려달라’고 한다. 사진 오른쪽은 밤 9시 반에 출근지시하면서 문자로 작업 내용을 통보한 것이다.

법 위반 사례도 부기지수다. 파견법에 따르면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엔 파견노동을 시킬 수 없다. 그러나 반월시화공단엔 ‘임시/간헐적’이란 단서를 악용해 불법파견이 성행 중이다. 너무나 상시적인 일에 너무도 많은 파견노동자가 일한다. 회사는 노동자에게 불법파견 은폐도 종용한다.

파견법 5조 (근로자파견대상업무 등) ①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②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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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공단으로 들어가는 안산역 앞엔 파견업체 간판이 즐비하다. 5층짜리 한 건물에 10개의 파견회사가 입주한 곳도 있다. ‘근로자 파견전문’이란 커다란 입간판을 단 한 파견회사는 입구에 ‘생산직’ 파견이라고 아예 써 놨다(위 사진 오른쪽). 이들에게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파견을 금한다는 파견법 조항 따윈 소용없다.

세금과 노동법 위반 등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업체 이름을 수시로 바꾸기도 한다. 안산시 단원구 원곡본동에 있는 파견업체 ‘잡플러스’는 1년 뒤 ‘포맨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간판 색깔을 붉은색에서 남색으로 바꿨다.(아래 사진) 같은 건물에 있는 ‘우리 솔루션’은 1년 뒤 ‘우정 솔루션’으로 바꾸면서 ‘리’를 ‘정’으로 바꿔 달았다. 하얀 간판에 붙은 전화번호도 그대로다. 들어가는 입구 왼쪽에 있는 ‘우리’라는 글자는 채 바꾸지 못해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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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름 수시교체, 간판 비용 아까워 A4용지 붙여

또 다른 파견업체는 제조업 파견이 원칙적 불법인 걸 알고 ‘도급’ 노동자를 모집한다고 유리창에 흰 글씨로 새겼다. 이 업체는 수시로 바꾸는 회사 이름에 따라 간판 교체할 비용을 아끼려고 A4 복사용지로 바뀐 회사 이름 ‘㈜00잡스’를 출력해 유리창에 붙였다. 물론 이 회사도 진성 도급보다는 불법 파견도 개의치 않고 수행했다.

안산 일대에서 파견노동자로 수년 동안 일해온 이숙영 씨(30)는 “하도 회사 이름이 자주 바꿔 내가 소속된 회사 이름도 모른 채 일하기도 했다”고 했다. 4대 보험을 신청하려는 이 씨에게 회사는 아래 사진처럼 ‘연기 신청서’ 작성을 유도했다. 4대 보험은 5인 이상 사업장 모든 노동자가 의무가입해야 하지만, 본인이 희망하면 연기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악용해 파견회사들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등 공적 보험 가입을 미루는 편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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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열 가족, 파견노동시장

한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 100여 명이 십여 개 파견회사 소속으로 나뉘기도 했다. 50대 파견노동자가 찍은 공장 안 출근카드함 사진을 보면 이름표마다 노란, 빨간, 분홍, 초록, 회색 스티커가 붙여 소속회사와 정규직/비정규직 신분을 구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공장에 5개월째 다니던 김은선 씨(51)는 “직원 150여 명이 일하는 한 공장에 ‘한 지붕, 열 가족’으로 다른 파견회사 소속 노동자가 뒤엉켜 일한다”고 했다.

파견회사가 불법과 편법을 조장하는 또다른 사례도 소개했다. 김 씨는 “파견회사가 지난해 4월 내게 전화해 ‘3일 동안 출근하지 말라’고 했어요. ‘혹시 (노동부에서) 전화 와서 거기 다니느냐고 물으면 4월 12일 자로 그만뒀다’고 말하래요.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그 공장에 불법파견 조사 나왔던 거죠”라고 말했다. 생산직 직접공정에 파견노동자가 버젓이 일하는 걸 감추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장은 “파견노동자들이 스스로 원해 파견을 하고 있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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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한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고용노동부의 방조와 묵인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명숙 활동가는 “노동인권 침해의 진짜 원인은 독점대기업을 정점으로 한 다단계 하청구조”라며 “대기업이 성장의 단물을 대부분 가져가는 이런 산업구조에서 하청업체가 살길은 비정규직을 쥐어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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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⑪ “내가 맺은 근로계약이 무슨 내용인지부터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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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근로 계약의 내용을 분명히 알고 서명할 수 있게 지역 고용관청 공무원이 관리를 하도록 합시다.”
“공정노동에 대한 인증제도가 필요합니다.”
“기업들이 노동시간을 공개하도록 해야 합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근로기준법에 명시해야 합니다.”
“직장 내 차별을 줄이려면 원청‧발주 회사를 ‘공동사용주’로 지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월 24일 오후 서울 평창로 희망제작소 4층 희망모울에서 열린 ‘좋은 일을 위한 단순명료한 정책요구 토론회’에서 나온 전문가 의견들이다.
이 자리는 희망제작소가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2015년 11월부터 진행한 ‘좋은 일, 공정한 노동’ 연구기획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공식 행사였다.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진구 경향신문 논설위원(공인노무사),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김혜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전문가 토론에 앞서서 황세원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이 그동안 진행해 온 ‘좋은 일’ 탐방 및 인터뷰, ‘좋은 일 기준 찾기 설문조사’‘좋은 일 찾기 복면 좌담회’ 등에 대한 결과를 전했다.

진행을 맡은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은 “설문조사, 좌담회에 생각보다도 큰 호응이 있었고, 특히 20~30대 청년층의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이 목소리를 참고해서, 시민사회가 정부의 노동 정책의 방향을 이렇게 해 달라는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전문적인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 개개인에게 ‘근로기준명세서’ 교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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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대부분은 현행 법제도를 크게 바꾸지 않아도 가능한 방안들이었다.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주장한 “노동자 개인에게 지역의 고용 관청에서 ‘근로기준명세서’를 교부해 주도록 하자”는 방법이 그 중 하나였다.
강 교수는 “내가 맺은 근로계약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 근로계약을 맺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그러면 내 근로조건이 법적 기준에 맞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도 없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어디에 호소할 생각도 하지 못 하게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서 “이미 현행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는 주요 근로조건(임금‧소정근로시간‧주휴일‧연차휴가)을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다”면서 “이를 감독할 책임이 있는 공무원이 중간에서 일정 역할을 해주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19세 청년이 편의점에서 일하게 됐다면, 가까운 고용청, 또는 고용안정센터 등 관련 기관을 방문해서 담당 공무원에게 내 조건에서의 합법적인 최저 근로조건 기준에 대해 설명을 듣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공무원에게서 “근로계약서에 말이 안 되는 조항이 있으면 여기로 가져오라”는 말을 듣는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서명하는 일은 덜할 것이다. 근무 중 부당한 일을 당할 때 어디에 가서 말하면 될지도 미리 알게 되는 셈이다.

노동자가 이렇게 준비하더라도 사용자 측이 거부하면 고용계약을 제대로 맺기 어려운데, 강 교수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했다. “사용자는 고용자를 신고하게 돼 있는데, 그때 체결한 근로계약서를 같이 제출하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고용계약을 맺지 않고 고용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을 넣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용관청은 그 내용을 노동자의 집에 우편으로 보내주도록 하면 된다면서 “이미 영국 등에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이 같은 행정 서비스는 현행 체계 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강 교수는 “청소년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종에서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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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다음날 출근까지 최소 12시간 쉬어야

강 교수는 이밖에 노동시간 단축 방안과 직장 내 인권 보호를 위한 방안들도 제시했다. 먼저 노동시간이 실질적으로 줄어들게 하려면 기업들이 합법적인 ‘최대근로시간’을 명시하고 이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위의 ‘근로기준명세서’에 최대근로시간을 명시하는 방법이다.
또한 ‘1일 최소 휴식시간’에 대한 법규정을 만들 필요도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는 퇴근 후 다음날 출근까지 최소 몇 시간 이상 쉬도록 하는 것으로 강 교수는 “OECD 회원국 중 대부분 나라가 1일 최소 휴식시간을 11~12시간으로 강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만 이런 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야간‧연장‧휴일근로를 일삼게 하는 ‘질 나쁜 노동’과 직장 내 괴롭힘 등한 특별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강 교수는 “좋은 일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회사에 적용되는 모든 규칙을 노사가 함께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근 후 전화‧이메일 안 받아도 성과 영향 없도록”

강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도 근로계약이 제 역할을 못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제가 만난 한 청년은 정규직으로 채용됐는데도 계약직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면서 “매년 연봉계약서에 서명한 것을 근로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자기 근로계약서를 봐도 어디가 ‘정규직’에 해당하는 부분인지 읽어낼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청년들의 현실”이라면서 “근로계약 체결 방법, 노동권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간과 직장 내 인권 보호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강 위원장은 “청년유니온 조합원 대상 조사 등에서 파악되는 경향은, 긴 노동시간과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일자리의 질과 크게 연관된다는 것”이라면서 “이 두 가지 측면의 개선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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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발의한 일명 ‘칼퇴근법’의 방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칼퇴근법’은 근로시간 주 52시간 이내로 명확히 규정, 연장근로수당에 대한 포괄임금제 사용 규제, 근로시간 공시, 기업에 장시간근로에 대한 부담금 부과 등을 시행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고용정책기본법 등 개정안을 통칭하는 것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약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기업이 노동시간을 데이터화 해서 공개하도록 한 점이 긍정적이고, 장시간근로에 대해서는 보다 확실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퇴근 후에 전화나 이메일로 받은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성과에 반영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장 내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아직도 상사나 선임에게 맞고 욕설을 듣는 ‘폭력’이 존재한다”면서 “기본적인 인권부터 지켜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기업 알려지게 공정노동인증제 마련하자”

강진구 경향신문 논설위원(공인노무사)은 ‘좋은 일’이 확산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공정노동인증제 도입’을 제안했다.
강 위원은 먼저 2005년 하버드 대학이 뉴욕시 소매상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공정노동’에 대한 사회적인증이 붙은 제품들의 매출이 종전보다 증가했고, 소비자들은 공정노동 인증 제품에 대해 10~20%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를 표했다는 결과를 얻은 일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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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공정노동인증제로는 미국의 공정노동위원회(FLA‧Fair Labor Association) 인증제, 포브스(Forbes)지의 ‘일하고 싶은 기업’(Great Place to Work) 인증제, 그리고 우리나라 고용노동부의 노사문화우수기업 인증제 등을 설명했다. 강 위원은 “각각은 장단점이 있지만 직장 내 민주주의, 노동 3권 보장에 대한 평가 항목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면서 “이를 보완한 인증제도를 개발‧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강 위원은 직장 내 차별을 줄이기 위해서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리를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같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원칙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어느 법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 남녀차별금지법에서 같은 일에 대해 남녀의 임금 차이를 둘 수 없도록 했고(8조), 근로기준법도 성별,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의 차별을 할 수 없도록(6조) 하고 있지만 현실에 만연한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사내하청 및 용역‧파견직에 대한 차별 등을 규제할 법조항은 없는 것이다.
강 위원은 “근로기준법 6조에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원칙으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명시해야 한다”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또한 기간제 및 파견노동자 등을 위한 ‘차별시정’ 대상에 무기계약직 노동자도 포함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현행 법률 상 무기계약직이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와 구분되지 않아서 차별 시정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사이에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장 내 차별 막으려면 ‘공동사용주’ 지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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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도 동일노동에 대한 차별 문제를 개선할 방안을 제시했다. 하청·용역업체 노동자에 대해 원청회사 또는 발주회사를 ‘공동사용주’로 지정하는 것이다. 공동사용주로 하여금 법적 사용자의 의무를 공동으로 지도록 하는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노동자의 산업안전에 공동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임금협상에도 사측으로 참여하며, 임금 승진 등에서 차별이 이뤄질 경우 그 주체로 판단되도록 하는 등이다.

김 교수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재판 사례들을 통해 그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중 하나가 지난 1월의 대법원 판결이다. 지역 소각장에서 설비‧보수 일을 하다 해고된 노동자가 2차 하청업체에 고용돼 있었지만 실제로 작업배치, 작업지휘, 근태관리 등의 권한을 행사한 것은 1차 하청업체였기 때문에 불법파견으로 볼 수 있고, 1차 업체의 근로자인 것으로 인정된다는 판결을 받은 것이다.

김혜진 교수는 “원청‧발주회사와 하청·용역업체는 전형적인 갑‧을 관계, 수직적 관계이기 때문에 하청‧요업업체의 노동조건과 고용안정성은 원청‧발주회사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면서 “심지어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에도 원청 회사가 직접 개입하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이는 고용비용을 줄이기 위한 형식적인 재하청, 파견, 용역 등으로 볼 수 있으므로 ‘공동사용주 지정’으로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현재의 비정규직을 전면 정규직화 하도록 요구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고, 파견법, 기간제법 등 관련법들이 나뉘어 있어서 규제의 효과성도 떨어지는데, ‘공동사용주 지정’을 통해서는 이런 문제점들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 고용 위해 ‘노동시장 이중화’ 개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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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토론자인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희망제작소 설문조사 등을 통해 특히 청년층(20~30대) 인식 속의 ‘좋은 일’은 ‘노동시간이 짧고 개인 삶이 존중되어 일과 생활의 균형이 보장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임금이 높더라도 너무 가혹한 근무조건, 개인의 삶을 희생할 것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정책 입안자들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기업 정규직’으로 대표되는 ‘1차 노동시장’과 계약직 등 비정규직의 ‘2차 노동시장’으로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으며, 그 임금 격차도 심해지는 가운데, 청년들로서는 1차 토동시장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배 선임연구위원은 진단했다. 한 번 2차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면 생애에 걸친 소득 격차가 너무나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년고용정책은 이와 같은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 선임연구위원은 또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연장근로수당을 월 급여에 합산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를 규제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신규 채용을 할 때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한시적)하는 방법 등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대기업과 공공부문에서 변칙적으로 운영돼 온 장시간 노동의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장시간 노동 문화가 개선될 경우, 포괄임금제 하에서 연장근로수당을 마치 기본급의 일부인 것처럼 받아오던 노동자들로서는 임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노동자들이 이 부분을 감수하기로 결단해야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청년 목소리를 더 모아서 국가에 전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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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전문가들의 제안이 끝난 뒤 서로의 의견에 대한 교차 토론이 이어졌다.
강진구 위원은 “‘좋은 일’의 조건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말씀하시는데, 저는 ‘짧은 노동’보다는 ‘좋은 노동’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면서 “노동 자체를 좋은 노동으로 만드는 것, 인간다운 노동으로 바꾸는 것이 우리의 행복과 더 밀접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혜진 교수는 “희망제작소의 연구나 청년유니온의 조사 등에서 ‘적정한 근로시간이 임금보다 중요하다’고 나왔지만 실제로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용인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 “적정한 노동시간과 적정한 임금을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소비 패턴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좋은 일’을 실현하려면 생산과 소비의 두 측면이 함께 바뀌어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강성태 교수는 “희망제작소의 연구가 의미 있는 것은 일하는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세대 간 목소리의 불균형이 심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이렇게 더 모여서 국가에 전달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청석에서도 질문들이 나왔다. 한겨레 경제사회연구원 이상호 박사는 “지금 한국의 산업 생태계는 나쁜 기업이 살아남기가 더 쉽고 좋은 기업이 살아남기는 어렵다”면서 “좋은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혜택이나 규제, 제품에 대한 인증 등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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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소장은 “토론회 제목처럼 ‘단순명료한 정책요구’를 하기 위해서는 노동의 질, 삶의 질 등 목표를 좀 더 명확하게 해서 논의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앞으로도 이렇게 함께 이야기 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로써 희망제작소의 ‘좋은 일, 공정한 노동’ 기획연구의 모든 과정은 끝났다. 지금까지 진행된 탐방과 인터뷰, 설문조사, 비공개 좌담회, 그리고 이 전문가 토론회의 내용은 ‘좋은 일을 위한 정책요구 보고서’로 정리, 발표된다. 그 후로도 ‘좋은 일’을 위한 희망제작소의 노력은 계속될 예정이다.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더 많은 ‘일’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민의 요구가 크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화, 2016/03/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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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19대 대선 복지‧노동 공약 평가」 발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오늘(4/21) 「19대 대선 복지‧노동 공약 평가」를 발표했다.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면, 심상정 후보의 복지‧노동 공약 중 최근까지 대외적으로 발표된 내용에 한해 반영하였다. 기초보장, 보육‧아동, 노인, 노후소득보장, 보건의료, 고용‧노동 총 7가지 분야를 평가하였다. 

 

각 분야 공약 평가는 다음과 같다.

 

1) 기초보장 분야

부양의무자기준을 주요 후보들이 잇달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 하다. 아쉬운 것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의 구체적 실행계획, 필요한 재원의 규모 및 재원조달방안 등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행방안과 관련하여 문재인 후보는 인구집단별, 급여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인구집단별 우선순위를 둘 경우 자칫 생존권이 문제되는 사안임에도 ‘더 필요한 사람’과 ‘덜 필요한 사람’으로 구분하는 인식이 굳어질 우려가 있고, 급여별 단계적 시행은 임기 중 완전폐지를 전제로 한다면 예산부담 및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바람직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2) 보육·아동 분야

전체적으로 대다수의 후보가 누리과정예산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성 강화에 동의하는 점, 아동수당의 도입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점, 보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고 있는 점, 육아휴직 실질화를 위해 육아휴직 급여 수준 상향조정의 계획을 제시한 점 등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아동수당의 경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한 명의 후보만 매우 제한적인 차원에서 공약했던 데 반해, 이번 대선의 경우 심상정, 문재인, 유승민 후보가 연령대상에 차이가 있으나 보편적 아동수당의 도입을 약속했으며, 안철수 후보, 홍준표 후보도 선별적이나마 아동수당 도입을 약속하고 있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보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을 모든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하였으나 그 수준에 있어서 상당한 편차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유승민 후보의 경우 공공보육시설이라는 포괄적 개념을 활용하여 보육공공성 강화와 관련하여 다른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비슷한 공약들이 제시되었으나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 규모가 여전히 제한적이었던 경험을 고려하면 이들 공약의 실현가능성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강도 높은 문제제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3) 노인 분야

19대 대선후보들의 노인복지 공약은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를 대처하기에는 전반적으로 미흡하고 관련 분야의 제도를 혁신하거나 제도의 큰 들을 새롭게 짜기보다는 관련 공약을 단순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음이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공약화하기보다는 기존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확대하는 수준에 그치는 공약도 다수 발견됨으로써 정책개발이 ‘정체’된 인상도 주며, 예산소요계획에 대한 부분도 거의 부재한다. 문재인 후보의 치매국가책임제는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을 명시한 점은 긍정적이나 치매노인으로 한정함으로써 선별적 접근방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국공립요양시설 확대, 사회서비스 공단 설치 등의 공공성 강화방안은 공약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구체적인 정책적 목표수치도 제시하였는데 다만 노인일자리 사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도 대동소이 하나 대한노인회와 주로 관련이 있는 공약을 내세움으로써 특정 집단의 이해를 반영한 정책이라는 의심을 받을 소지가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확대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나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유승민 후보는 돌봄, 건강, 주거교통 공약만 선별하여 제시하였고 홍준표 후보는 주로 독거노인에 한정하였다는 점에서 선별적 접근방식을 취했다는 특징이 있으며 공약 중 상당수가 기존 정부정책으로 실행, 추진되고 있어(특히 독거노인 관련 공약의 대부분) 공약의 새로움 측면에서 미흡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심상정 후보는 국공립시설 확대와 사회서비스공단은 공공성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공약 중 상당수는 기존 정부정책과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4) 노후소득보장 분야

한국의 심각한 노인빈곤 현실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이 기초연금 인상,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과 사각지대 개선, 국민연금기금의 민주적 운영과 사회인프라 투자와 같은 노후소득보장 제도 관련 공약들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심상정 후보가 가장 구체적이고 폭넓은 노후소득보장 제도 개선안을 제시하였으며, 문재인 후보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승민 후보는 국민연금 최저연금액 보장과 같은 참신한 공약을 제시하였으나, 구체적 실현계획이 부족하여 평가가 쉽지 않고, 안철수 후보는 기초연금 선별적 인상,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투자 유보 등 기존 입장보다 후퇴한 태도를 보여 아쉽다. 홍준표 후보는 기초연금 인상을 제외하고는 국민연금 개선방안에 대하여 아무런 공약도 내놓지 않아, 주요 정당의 후보로 아쉬운 대목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5) 보건의료 분야

보건의료 분야 공약은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기존 전략을 답습한 정도 일뿐 선제적 공약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2012년 출마했던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보건복지공약이 2012년에 비해서도 많이 후퇴하였다. 특히 안철수 후보의 경우는 공공병원에 대한 확충을 약속했지만, 반면 공공의료가 아니라 규제프리존법을 지지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목표 건강보험 보장률이나 목표 공공병상률 등의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고 있고, 보편적인 보장성 강화방식인 본인부담상한제, 입원, 외래 등의 목표 보장성설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심상정 후보만이 공약으로 제시했을 뿐이다. 치매국가책임제, 아동치료비 국가책임제, 노인외래 진료비 정액제 등 선별적인 공약들이 전면에 배치되었다. 

 

6) 고용·노동 분야

고용·노동정책에 있어서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의 후보는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에 있어서 의견이 수렴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오랫동안 주장해 온 내용들이 공약에 상당부분 반영 되었다. 심상정 후보가 가장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승민 후보도 일정 부문에서는 전향적인 정책대안을 내놓다 보니 차이점 보다는 공통점이 부각되는 모양새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심상정, 유승민 후보의 공약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을 명시하고 있으며, 비정규직 사용 총량제나 불법파견 고용의제 등이 전향적으로 제안되었다. 근로시간 단축도 누가 대선에서 당선되든지 간에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역시 모든 후보가 임기 내에 1만 원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실업안전망으로서 고용보험은 현행보다 관대하게 운영한다는 공약이 모든 후보에게서 발견되나, 이것은 추가적인 재원마련 방안이 제시되어야 하는 공약인데, 이에 대한 계획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빈곤층 구직자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실업부조 도입을 제안하는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7) 청년 분야

모든 후보들이 하나같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재원 마련의 구체성이 부족했으며 대부분의 정책이 근본적인 일자리 대책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일자리 지원금을 보조하는 정책이라는 한계를 보인다. 다만 18대 대선의 공약들과 비교하였을 때, 일자리에만 집중했던 청년정책에서 다소 벗어나 청년문제에 나름 다각도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일자리 정책 중 심상정, 문재인 후보가 공약한 청년고용할당제는 청년 취업률을 높이는 가장 직접적인 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많은 공공기관에서 기존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지키고 있지 않은 만큼 이행방법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대선 주자들은 입학금 폐지를 비롯한 대학교육비를 낮춰야 한다는 데 공통적으로 목소리를 모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심상정, 문재인 후보 외에 교육비에서 가장 비중이 큰 ‘등록금 인하’ 공약이 부족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기존 주거정책이 사실상 1인가구는 배제해왔던 만큼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네 명의 대선주자들이 청년 1인 가구에 대한 주거 공약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집중하고 입주조건, 임대료 완화와 같이 주거빈곤 청년층을 위한 정책이 미흡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금, 2017/04/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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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7.2% 포인트 앞섰다는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의 여론조사에서 전체 표본의 60%를 차지한 인터넷 조사 결과는 문재인후보가 6% 포인트가량 앞선 것으로 확인돼 이번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의 19세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에서 600명의 인터넷조사 패널 풀을 제공한 마켓링크의 한 관계자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600명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후보가 6% 포인트 정도 앞섰다고 밝혔다. 나머지 표본 400명은 유선전화방식의 조사였다. 마켓링크 측 말이 맞다면 표본의 40%인 유선전화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엄청난 격차로 앞섰다는 것이다.

지난 4월 3일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은 4월 정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7.2%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내일신문은 이날 보도를 통해 5자대결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33.7%로 27.3%를 기록한 안철수후보를 앞섰지만 3자대결에서는 문재인(36.6%), 안철수(32.7%) 순으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고, 양자대결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43.6%, 문재인 후보가 36.4%로 나왔다고 했다(관련 기사).

내일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문재인 후보 측은 크게 반발했다. 문 후보측은 내일신문의 여론조사에는 여론조사의 기본인 무선전화 조사가 아예 없었고, 단 하루 동안 조사가 이뤄져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조사 대상의 대표성이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의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

그러자 내일신문은 즉각 반박 기사를 냈다. 내일신문은 디오피니언 관계자의 말을 빌려 “더문캠 주장은 여론조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억지”라며, 내일신문은 21년째 매달 정례여론조사를 해오고 있으며 이번 조사 역시 정례조사인데 문재인 캠프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가 나오자 반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에서 이윤우 디오피니언 부소장은 ”여론조사의 기본인 무선전화 조사는 아예 없었다”는 문재인 캠프의 주장에 대해서 “여론조사방식에는 유선전화, 무선전화(모바일), 설문, 직접면접, 패널조사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 중 어느 방식이 가장 객관적이고 나은지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전문가나 선관위도 정답이 없다”며 문 후보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면접 40%와 인터넷조사 60%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유선전화면접이 26.3%, 인터넷조사가 10.2%로 전체 응답률은 13.5%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였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번 조사에서 인터넷조사(600명) 패널을 제공했던 마켓링크 측에 혹시 표본집단의 대표성에 문제는 없었는지를 물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마켓링크의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조사와 유선전화조사, 두 개의 데이터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하면서 마켓링크의 패널을 활용한 인터넷조사(600명)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6% 포인트 정도 앞섰지만, 유선전화조사(400명)가 합쳐지면서 전체 결과에선 안철수 후보가 높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선전화면접에서 2배이상 앞선 게 아니라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단순계산을 해봐도 마켓링크 관계자의 말에 신빙성이 간다. 표본집단 60%의 인터넷 조사에서 문재인후보가 6% 포인트 정도 앞섰다면, ‘모름’이나 ‘미결정’ 응답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40%의 유선전화면접조사에서는 적어도 25% 포인트 안팎으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크게 앞서야 전체 조사결과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7.2% 포인트를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간의 추이와 다른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안 후보와 문 후보 사이에 이 정도의 격차가 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그렇다면 유선전화조사 대상 표본의 대표성이나 조사방식 등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유선전화면접(400명) 조사를 실시하고, 전체 여론조사를 주관한 기관은 디오피니언이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디오피니언 사무실로 직접 찾아갔지만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안에는 직원이 있었으나 기자라고 신분을 밝혀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언론사의 문의가 너무 많아 일을 할 수가 없어 문을 잠그고 근무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회사 대표나 해당 여론조사 담당자는 모두 부재 중이라며, 의문사항은 이번 여론조사의 의뢰기관인 내일신문 측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내일신문의 담당 기자는 자신은 여론조사를 의뢰만 했을 뿐 유선전화면접과 인터넷조사면접의 결과가 각각 어떻게 나왔는지, 여론조사기관인 디오피니언이 어떻게 가중치를 적용해 결과가 그렇게 나온 것인지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조성겸(충남대, 언론정보학과)교수는 여론조사기관이 인터넷조사와 유선전화면접을 합쳐 조사의 공정성을 기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선전화면접이 하루동안 실시돼 그 과정에서 편향(Bias)이 크게 개입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결과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전적으로 신뢰하기도 힘든 정보라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은 유선전화조사와 인터넷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논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취재 : 최경영, 김강민

수, 2017/04/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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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충청북도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충청북도가 운영하는 기숙사인 ‘충북학사’에서 학생들이 낸 돈 1억여 원이 편취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비리가 드러나자 학사 관계자들은 학생들에게 입막음을 요구하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 하고 있어 피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 충북학사 외경(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동 소재)

▲ 충북학사 외경(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동 소재)

충북학사에서 학생 돈 1억 원 사라져

충북학사에 따르면 학사의 시설관리 담당 직원 이 모 씨가 지난 2011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4년 9개월 동안 학생들이 낸 인터넷 사용료 가운데 1억 19만 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현재 학사 측은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인데 피해자는 졸업생을 포함해 6백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학사는 비리를 저지른 직원에 대한 징계 조치와 함께 가로챈 돈을 전액 환수했으며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피해액을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환불 의지 있나?

▲ 홈페이지에 게시된 충북학사 사과문

▲ 홈페이지에 게시된 충북학사 사과문

충북학사의 이런 입장에 대해 학생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피해 학생 전체에 대한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것이다. 충북학사는 현재 기숙사에 입주해 있는 학생들에게만 세 차례 인터넷 사용료 환불에 대한 설명회를 실시했다. 그러나 전체 354명 학생 가운데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 수는 1회 8명, 2회 20여 명이었고, 3회 역시 23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학사 측은 추가 설명회를 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충북학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공고에는 환불을 위해 학생들이 제출해야 할 문서와 원장의 짧은 사과만 있을 뿐이며 이번 사건을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내용은 없는 상태다. 충북학사의 의도는 지난 1일 저녁에 있었던 학생들에 대한 설명회에서 원장의 말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원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학사 내부의 일로 조용히 갔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에게 입단속을 주문했다.

특히 졸업생이나 중간에 퇴사한 학생들은 관련 소식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안내는 학사 홈페이지 ‘졸업생 마당’에 로그인해야 볼 수 있는 글 하나뿐이다. 그러나 현재의 안내로 졸업생이나 퇴사생들이 사태를 파악하고 환불 서류를 준비해 제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학생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현재 피해 학생들은 어떤 안내 전화나 문자, 또는 이메일도 받지 못했다.

충북학사, “5년 가까이 불법 몰라… 책임 없어”

어떻게 이런 불법이 5년 가까이 적발되지 않고 있었던 것일까? 충북학사는 지난 2011년 처음 학생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당시 통신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고 시설관리 담당 이 모 씨가 선정한 중간 대행업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따라서 학생들은 중간 업체 명의의 계좌로 인터넷 사용료를 납부해 왔는데 최근 이 계좌가 이 모 씨가 만든 차명 계좌였으며, 이 씨는 인터넷 회선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돈을 빼돌려 왔다는 것이 학사 측의 해명이다. 즉 이번 사건은 직원의 개인 비리일 뿐 충북학사나 충청북도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비리는 “인터넷 사용료 부담을 줄여 달라”는 학생의 요구에, 학사 측이 인터넷 사용료 개선 방안을 검토하면서 처음 단서가 잡혔다. 학사 측이 중간 대행업체와 연락을 시도했을 때 학사의 시설관리 직원이 전화를 받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학사는 의혹을 발견했지만, 자체 감사나 충청북도에 공식적인 감사를 요청하지 않았다. 대신 학사의 원장이 개인적으로 아는 충청북도 감사 담당 사무관에게 비공식적 조사를 부탁했고 비리가 확인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학사 부원장은 “학사 자체적으로 감사를 시행할 여건이 되지 않을뿐더러, 인터넷과 관련해서는 학사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고 학생들이 납부한 금액들이 회계처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다뤄질 내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11년 당시 해당 직원이 개인적으로 업체를 선정해 학생을 대상으로 공급한 것이기에 학사 측의 책임은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 학생들은 학사의 이런 태도가 비리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감사 담당 직원이 없는 충북학사의 경우 팀장이 팀원을, 원장과 부원장이 팀장을 감사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학사 측은 “도덕적 책임 정도는 있을 뿐 학사생 전체가 피해를 보았더라도 이에 대한 업무적 책임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충북학사의 한 학생은 “학사 전체에 대한 전면적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북학사 학생들, “배신감 커… 개인 비리 아냐”

충북학사는 충청북도가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한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운영하는 기숙사이다. 37억 5천만 원의 자본금은 충청북도를 비롯해 도 내 각 시, 군에서 같이 부담했고 매년 충청북도가 기숙사 운영을 위해 약 14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충북학사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형편과 봉사시간 등이 중요하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학사생으로 계속 선발되기 위해서는 매년 일정 시간 이상의 봉사활동과 지역활동을 해야 한다. 예절교육을 이수하고 생활태도를 평가하는 명예점수도 관리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봉사 정신을 요구해온 충북학사이기에 학생들은 학사의 행보에 대해 배신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었다. 한 학생은 “개인만의 비리 문제로 마무리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은 학사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안을 개인이 처리하도록 방임한 지휘 체계의 허술에서 비롯됐고, 5년 가까이 학생들이 부담하는 돈에 대해 무관심했던 행정 체계의 빈틈에서 확대됐다. 더 이상의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가 필요하다.” 주장했다.

화, 2016/09/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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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민정수석 되기 직전 최순실과 여러번 골프쳤다”…특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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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수석에 임명되기 전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여러 차례 함께 골프를 쳤다는 관련자 진술을 특검이 확보했다. 이 중 최소 한 차례 이상의 골프 회동에선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와 프로골퍼 A씨도 함께 했다. 이들이 함께 골프를 친  곳은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가 운영하는 기흥CC이다. 특검은 최근 프로골퍼 A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특검과 기흥CC 등에 대한 취재를 통해, 이들의 골프 회동 시점 중 하나를 확인했다. 또 일시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골프 모임도 여러번 있었다는 관련자들의 증언을 특검이 확보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 동안 우병우 전 수석이 국회 청문회 등에서 최순실 씨를 전혀 모른다고 증언해 왔기 때문에 우 전 수석과 최순실 씨의 골프 회동 사실은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기흥CC에서 우 전 수석 장모 김장자, 프로골퍼 한 명도 동행

특검이 확인한 우 전 수석과 최순실 씨의 골프 회동 시기는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이 되기 직전이다. 우 전 수석이 2015년 2월 민정수석에 올랐음을 감안하면, 골프 회동은 2014년 말~2015년 초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으로 재직중이었다. 다음은 특검 등을 통해 확인한,  우병우-최순실 골프 회동 동반자인 프로골퍼 A씨의 특검 진술 내용.

“우병우 전 민정수석, 최순실 씨와 골프를 친 사실이 있다. 여러번 골프 회동을 가졌다.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도 함께했다. 당시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으로 재직중이었다. (같이 골프를 치고) 얼마 후 민정수석이 됐다.” (프로골퍼 A 씨)

우 전 수석은 그 동안 국회 청문회 등에서 최 씨를 전혀 모른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12월 22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렇게 답했다.

“손혜원 의원 : (우 전 수석이) 2013년 변호사 시절, 최순실 씨와 기흥CC에서 여러번 골프 회동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 여러차례 골프회동을 했다는 증언이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나는 최순실을 모른다.
(2016년 12월 22일 국회 청문회)

우 전 수석은 장모인 김장자 씨와 최순실 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부인해왔다. 지난해 11월 최순실 씨의 측근이었던 차은택 씨 변호인이 “최순실 씨와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이 지난 2013년 기흥CC에서 라운드를 함께하는 등 수차례 골프회동을 했다”고 폭로했지만, 우 전 수석은 의혹을 부인했다.

최순실 씨도 서울구치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수석은 물론 장모인 김장자 씨를 모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이 그동안 해온 주장에 대해 이런 입장을 내놨다.

“최순실 씨를 모른다는 우 전 수석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특검은 판단하고 있다. 국회 위증 혐의도 있다.”

(특검 관계자)

“우 전 수석 국회 위증 혐의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측과 최순실 씨의 관계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서도 이미 수차례 확인된 바 있다. 뉴스타파는 2015년 4월부터 9월까지 수 차례에 걸쳐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 측이 최 씨 소유 회사인 티알씨와 존앤룩씨앤씨에서 여러차례에 걸쳐 600만 원대 원두커피를 구매한 사실을 보도했다. (관련기사1 , 관련기사2) 우 전 수석 측과 최 씨가 이 같은 거래를 한 때는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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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와 이화여대 관련 의혹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특검은 최근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혐의 내용이 20개가 넘는다는 말도 특검 주변에서 나올 정도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묵인, 방조했다는 의혹부터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 처가 회사의 돈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였다는 의혹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우병우 전 수석이 문체부 소속 공무원들을 불법 감찰한 뒤 한직으로 좌천시키는 데 관여한 의혹도 확인한 상태다.

특검은 지난 8일 “다음주 중 우 전 수석을 소환조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우병우 전 수석과 최순실 씨의 관계가 결국 특검 수사로 확인됐기 때문에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와 신병처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목, 2017/02/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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