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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10. 한총련 웹사이트 폐쇄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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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10. 한총련 웹사이트 폐쇄 사건

익명 (미확인) | 목, 2016/01/21- 14:41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열 번째 판례 : 한총련 웹사이트 폐쇄 사건1) -*

 

글 | 황성기(오픈넷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사건의 배경

이 사건 원고인 甲은 ‘진보넷(http://jinbo.net)’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뒤 회원들에게 이메일 계정 및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할 수 있는 웹호스팅 서버공간을 제공하고 있고,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이라 한다)은 甲으로부터 계정과 서버공간을 제공받아 이 사건 사이트를 개설한 뒤 게시판 등을 통해 회원들에게 북한정권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하여 왔다.

한편, 경찰청장은 2011. 3. 18. 한총련이 이 사건 사이트를 통해 김일성․김정일을 찬양하고 북한정권의 정통성을 강변하는 한편, 주체사상에 입각한 자주․민주․통일과 반미자주화 투쟁, 북한식 조국통일투쟁을 선전․선동하는 내용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피고인 방송통신위원회에게 이 사건 사이트를 이용해지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2011. 3. 21. 및 같은 해 6. 23.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 사건 사이트에 관한 심의를 요청하였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1. 6. 29.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불법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이트의 이용해지를 내용으로 하는 시정요구를 하였다.2)

그러나 위 시정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이트에 관한 차단조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방송통신위원회는 2011. 8. 18. 甲에게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에 따른 취급거부로서 이 사건 사이트의 이용을 해지(사이트 폐쇄)할 것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에 甲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3)과 제2심4)에서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이트 폐쇄명령의 적법성을 인정하였고, 이에 甲이 상고를 제기하여 대법원에 이르게 된 것이다.

 

2.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쟁점들 중 핵심인 두 가지에 대한 대법원의 판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이 정한 ‘정보의 취급 거부 등’에 웹사이트의 웹호스팅 서비스 중단도 포함되는지 여부이다. 대법원은, ① 웹사이트(website)는 그 제작자 또는 운영자가 웹프로그래밍 등 전자적ㆍ기술적 방식을 기반으로 개설목적에 맞는 이용자들의 유인 등 특정한 제작 의도에 따라 다수 개별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유기적으로 통합시킨 것으로서 그 자체가 정보통신망법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정보통신망에서 ‘정보의 취급’이란 정보의 제공 또는 제공을 매개하기 위하여 전기통신설비와 컴퓨터 등을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ㆍ가공ㆍ저장ㆍ검색ㆍ송신 또는 수신하는 등의 행위를 뜻한다고 보이는 점, ③ 웹호스팅은 정보통신망에 웹사이트를 구축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하여, 자신의 서버를 임대하고 서버의 운영․관리 및 정보통신망 연결 등을 대행함으로써 고객이 독자적인 설비를 갖추지 않더라도 웹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무이므로, 이러한 웹호스팅 서비스도 정보 제공의 매개를 목적으로 자신의 전기통신설비 등을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ㆍ가공ㆍ저장ㆍ검색ㆍ송신 또는 수신하는 등의 ’정보의 취급‘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④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가 정한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에는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정보는 물론,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의 직접적인 수단이거나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이 정한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 등 금지행위의 객체에 해당하는 경우 등도 포함된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특정 웹사이트가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에 해당하고,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이 정한 나머지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피고는 ‘해당 정보에 대한 취급 거부’로서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를 상대로 해당 웹사이트의 웹호스팅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명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둘째, 특정 웹사이트를 구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가 정한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로 보아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명령을 하기 위한 요건에 관한 것이다. 대법원은, 특정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의 문언해석상 ‘해당 정보의 취급 거부’에 포섭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해당 웹사이트를 인터넷상에서 폐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개별 정보의 삭제나 그 게시자에 대한 이용 정지 등을 명하는 것과 달리 해당 웹사이트에 존재하는 적법한 다른 정보의 유통까지 제한하고 위법한 정보를 게시한 이용자뿐 아니라 해당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다른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도 위축시킴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개별 정보의 집합체인 웹사이트 자체를 대상으로 삼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에 따라 그 취급 거부 등을 명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전체가 제1항 제8호의 유통이 금지된 정보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나,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중 일부가 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의도, 웹사이트 운영자와 게시물 작성자의 관계, 웹사이트의 체계, 게시물의 내용 및 게시물 중 위법한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 웹사이트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에 위반하는 정보로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을 명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한총련 웹사이트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폐쇄명령에 대해서 그 정당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다. 이 사건의 의의와 문제점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이 규정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은 불법‘정보’이다. 그런데 웹사이트의 웹호스팅 서비스가 문제된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릴 수 있는 불법정보에 대한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에 불법적인 ‘개별 정보’ 이외에 ‘웹호스팅되는 웹사이트’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웹사이트를 ‘정보’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해당 정보의 취급 거부 등’에 해당 웹사이트의 웹호스팅 서비스 중단도 포함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정보에 대해서 내릴 수 있는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수범자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웹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둘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가 정한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로 보아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명령을 하기 위한 요건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개별 정보의 집합체인 웹사이트 자체를 대상으로 삼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에 따라 그 취급 거부 등을 명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전체가 제1항 제8호의 유통이 금지된 정보에 해당하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중 일부가 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의도, 웹사이트 운영자와 게시물 작성자의 관계, 웹사이트의 체계, 게시물의 내용 및 게시물 중 위법한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 웹사이트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에 위반하는 정보로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을 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이 채택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제도는, 그것이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에 미치는 효과 등을 고려할 때, ①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이 되는 정보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게 포괄적으로 설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규제수단에 있어서도 과도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 ②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절차에는 대심적 심리구조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준사법적 절차’로서 갖추어야 할 본질적 요소를 결여하고 있다는 점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은 매우 신중하게 운영되어야 하고, 대상정보 및 제재수단의 범위는 가능한 좁게 해석되어야 하며, 개별적인 사안에 있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적헌성 내지 적법성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서 평가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릴 수 있는 불법정보에 대한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에 불법적인 ‘개별 정보’ 이외에 ‘웹호스팅되는 웹사이트’도 포함될 수 있다고 봄으로서 그 대상의 범위를 확대시킨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여지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첫 번째 사건인 불온통신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설시한 취지의 측면에서도, 이 사건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여지 또한 존재한다. 왜냐하면 불온통신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정보통신부장관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에 ‘사이트폐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용자가 당해 사이트를 통하여 다른 적법한 정보를 유통하는 것까지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많음을 지적하였기 때문이다.

웹사이트는 기본적으로 개별 정보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웹사이트를 구성하는 개별 정보들은 불법정보일 수도 있고, 불법정보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불법정보와 불법이 아닌 정보가 섞여 있는 웹사이트에 대해서 국가가 불법성을 이유로 규제를 하고자 하는 경우 특정 불법정보만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지 아니면 전체 웹사이트에 대해서 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불온통신 사건에서 특정 불법정보만을 대상으로 해야 하지, 만약 전체 웹사이트에 대해서 한다면, 그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이 사건에서 대법원의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판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가능한 것이다.

반면에 이 사안의 경우에는 웹호스팅되는 웹사이트만을 그 전제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대법원도 개별 정보의 집합체인 웹사이트 자체를 대상으로 삼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에 따라 그 취급 거부 등을 명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전체가 제1항 제8호의 유통이 금지된 정보에 해당하여야 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온통신 사건에서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에 ‘사이트폐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비록 웹호스팅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에 ‘사이트폐쇄’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사법적으로 승인함으로써,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범위를 ‘개별 정보’에서 ‘웹사이트’로 확대시켰다는 비판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대법원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의 대법원의 판시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을 확대시키는 논거로서 활용될 위험성이 존재한다.

대법원이 제시한 예외적인 기준을 방송통신위원회가 단순히 웹호스팅의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예컨대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의도, 웹사이트 운영자와 게시물 작성자의 관계, 웹사이트의 체계, 게시물의 내용 및 게시물 중 위법한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 웹사이트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에 위반하는 정보로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대한 폐쇄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폐쇄를 명할 수 있다.”로 해석하여, 명문의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불법성을 이유로 전체 웹사이트에 대한 폐쇄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확대해석될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문제점 때문에, 이 사건에서의 대법원의 판시는 오직 웹호스팅의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한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웹호스팅이 아니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직접적으로 운영하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해당 사이트의 내용을 구성하는 정보들이 불법정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해당 사이트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폐쇄명령은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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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소개하는 판례와 해설은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한국 인터넷 표현 자유의 현주소-판례 10선」(커뮤니케이션북스, 2015년)에 소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게시글은 오픈넷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오픈넷에 게시된 내용은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이용허락표시와 달리 출판사의 출판권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1) 대법원 2015. 3. 26. 2012두26432, 취급거부명령처분취소.

2) 구체적인 사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사이트는 ‘한총련 소개’, ‘속보’, ‘자료실’, ‘문화국’, ‘게시판’ 등 5개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총련 소개’ 메뉴에는 한총련의 ‘강령과 규약’ 내용이 게시되어 있고, ‘속보’ 메뉴에는 총 70,458건(2011. 6. 24. 현재)의 게시물이 게재되어 있으며, ‘자료실’ 메뉴에는 문서 자료 5,400여건과 선전자료 1,169건 등이 게재되어 있고, ‘문화국’ 메뉴에는 ‘문예자료’, ‘문예이론 토론방’, ‘동아리 운영’ 하위메뉴에 100여건의 게시물이 게재되어 있으며, ‘게시판’ 메뉴에는 5,100여건의 게시물이 게재되어 있음. 경찰청 요청자료에 따르면, 한총련은 대법원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이적단체로 판결되고 있어 한총련의 행위 등은 사실상 모두 불법이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3항에 따른 삭제명령을 불이행함에 따라 고발 조치(5차)된 바 있고, 이 사건 사이트에는 노동신문, 구국전선,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체제 선전사이트에 게시된 수천 건에 이르는 이적표현 게시물을 그대로 게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 해당 정보는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미화․찬양하고, 선군정치 등 북한의 주의․주장을 선전․선동하는 내용으로서, 경찰청의 요청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불법정보에 해당하여 이용해지의 시정요구로 의결함.”

3) 서울행정법원 2012. 4. 18. 2011구합39189, 취급거부명령처분취소.

4) 서울고등법원 2012. 11. 1. 2012누13582, 취급거부명령처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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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 합의금 장사 주의보

강용석 변호사의 모욕죄 고소 남발에 대한 오픈넷의 입장

 

오픈넷은 강용석 변호사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한 네티즌에게 법률지원을 해왔으며, 작년 12월 29일 검찰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아냈다. 이 네티즌은 강용석 불륜 스캔들에 대한 2015. 8. 18. 자 디스패치의 기사에 아래와 같은 댓글을 달았다.

“저런사람이 정치를 한다는 게 정말 소름끼치게 무섭다. 자기는 아니라며 뻔뻔하고 아주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고 실소를 날리는 사람이다… 그럴리 없겠지만 혹여 저딴인물이 한나라의 대통령이 된다? 헐~~~ 그 나라는 바로 고우 투 더 헬임!”

이에 대해 검찰은 “이는 뉴스에 대한 독자로서의 일반적 의견표명 내지는 감정적 비판의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서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매우 당연하고 타당한 결정이다. 위 댓글의 작성자는 홍콩 출입국기록이 없다는 강용석 측의 최초 해명과 달리 위 기사를 통해 홍콩 출입국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어 정치인의 자질에 관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입에 담기도 힘든 모욕성 댓글 작성자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고소했다는 강용석의 주장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판례에 의하면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으며 (2015도2229), 모욕적 언사를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2003도3972). 기사에서 밝혀진 사실에 대해 욕설이라고 명백히 보기 어려운 언어로 자신의 감정 내지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법적인 의미의 모욕이 아니며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는 표현이다.

법률전문가인 강용석이 이를 몰랐을 리가 없다. 하지만 알면서도 일부러 형사고소를 한 정황이 드러난다. 해당 네티즌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강용석 사무실에 전화를 하자, 사무실 직원은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이 따로 진행될 것이고, 죄가 인정되면 범죄자가 되고 벌금도 물어야 한다. 민사소송으로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대한 손해배상을 300만원 청구할 것이다. 이런 기간이 1년 정도 될 것이며 그 사이에 6~7번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고 하면서 법률용어를 들먹이며 합의를 종용했다.

합의금을 목적으로 형사고소라는 수단을 악용하는 작태는 오픈넷이 오랜 시간 싸워온 저작권 합의금 장사꾼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이 건 외에도 강용석은 네티즌 수백 명을 상대로 모욕죄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중에서 얼마나 모욕죄가 인정될지는 의문이다. 이렇게 법률 지식을 악용하여 합의금을 목적으로 법률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행위는 그 자체로 공갈죄나 협박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고, 위법성 조각사유가 있어 죄가 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고소를 한 경우라면 무고죄에 해당한다(97도2956). 강용석은 선량한 네티즌들을 협박하여 합의금을 갈취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강용석은 선거출마 의사를 밝히며 자신의 불륜을 언급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선거법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였는데, 이 역시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가 법률실무상 일종의 후보자모욕죄로 기능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용석 자신에 대한 네티즌들의 견해나 감정 표명을 막는 억압적인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후보자비방죄는 모욕죄 보다 형량도 높고 허위의 기소나 입증이 없는 상황에서도 유죄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에, 강용석이 모욕죄 합의금 장사와 비슷한 태도로 선거법 고소를 남발한다면 강용석에 대한 모든 부정적 표현이 형사수사의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 심지어 자신의 불륜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사소통을 입막음 하기 위해 출마를 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이와 함께 강용석의 행태가 가능한 것은 모욕죄와 후보자비방죄가 존재하는 한 타인에 대한 견해나 감정 표명에 대한 고소만으로도 검찰 경찰의 수사가 이루어지고 그 수사의 압박 때문에 합법적인 견해나 감정 표명을 한 사람들도 부당한 합의에 응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2011년 UN인권위원회(자유권규약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에서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명제(견해나 감정 표명 – 편집자 해설)에 대한 형사처벌은 폐지해야 한다”고 모든 UN자유권규약 당사국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정부와 국회는 UN자유권규약을 준수하기 위해 모욕죄와 후보자비방죄의 폐지나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2016년 1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수, 2016/01/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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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쓴 폰트가 100만 원? ‘폰트 저작권’ 삥뜯기 원천봉쇄법

글 | 오픈넷

로펌에서 전화가 오고, 내용증명이 오고, 금방이라도 나를 고소할 것 같다. 내가 그렇게 큰 죄(?)를 지었나? 나조차 의문이지만, 말만 들어도 귀찮은 소송에 휘말리기 싫고, 형사사건으로 고소당할 수도 있다는 말에는 더는 사정을 살필 여유도 싸울 의지도 사라진다. 그래서 억울하지만, 눈물을 머금고 로펌이 제안한 합의에 응한다. 합의 조건은 현금 지급이나 폰트 패키지 구매.

저작권 폭탄

무심코 사용한 폰트가 100만 원? 

무슨 소리냐고? 요즘 더 기승을 부리는 폰트 저작권을 빌미로 한 로펌 삥뜯기에 관한 이야기다. 웹사이트, 홍보 전단, 간판 등에 사용한 폰트(font, 글꼴. 이하 폰트 또는 글꼴)가 저작권을 위반했다며 법무법인에서 폰트 사용자를 압박하고, 합의금을 물게 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폰트 패키지를 사들이게 하는 사례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법을 잘 모르는 보통 사람은 대개 소송이나 고소를 피하려고 수십에서 수백만 원의 합의금을 내거나 폰트 패키지를 구매하는 것으로 어느 날 갑자기 당한 이 ‘당혹스런’ 사건을 마무리 짓곤 한다(통상 합의금은 100만 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삥뜯긴’ 사용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작 저작권을 위반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저작권법을 위반하지도 않고, 돈만 뜯긴 셈이다.

100만 원이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

100만 원이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이에 대한 비판은 미뤄두고, 일단 이런 귀찮고, 황당한 사태를 피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를 하나씩 설명하고, 살펴보고자 한다.

  1. 폰트 파일의 저작권 개념 
  2. 폰트 사용권 계약에서 주의할 점
  3. 폰트 저작권 문제 원천봉쇄법: 필요 없거나 말썽이 될만한 폰트 제거 방법(또는 글꼴 목록에 나타나지 않도록 숨기는 방법)

 

1. 폰트 저작권? 폰트 자체(X) 폰트 파일(O)

웹사이트, 문서 등 저작물에 폰트를 사용한 행위가 저작권 침해라는 경고받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품 소프트웨어에 포함되거나 제작사 홈페이지를 통해 적법하게 내려받은 폰트를 사용한 경우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은 글자의 모양 자체가 아닌 개별적 폰트 ‘파일’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2013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공개한 “폰트 파일에 대한 저작권 바로 알기”에서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폰트 파일에 대한 저작권 바로 알기

폰트 자체에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지만, 폰트 ‘파일’에는 저작권이 인정된다. 그래서불법 복제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출처로 폰트 파일을 입수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 특히 개인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무단으로 재배포되는 폰트 파일을 내려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폰트 사용권 계약에서 주의할 점 

저작권과 별개로 라이선스, 즉 사용권 계약에도 주의해야 한다. 문제가 되는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 번들 글꼴: 다른 정품 소프트웨어(A)를 설치할 때 딸려오는 번들 글꼴을 다른 소프트웨어(B)에서 사용하는 경우. 예) 한컴오피스의 윤고딕을 포토샵에서 사용.
  • 사용권 범위를 제한한 무료 글꼴: ‘무료 글꼴’이라는 말만 보고 내려받은 글꼴에 비상업적 용도로만 쓸 수 있게 하는 등의 사용권 제약이 걸려 있는 경우. 이때는 약관에 정해진 사용권 범위를 넘어서 사용할 때, 대개는 ‘비상업 용도’로 정해진 범위를 넘어서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때 문젯거리가 될 수 있다.

 

번들 글꼴: 한컴오피스(X) – MS오피스(Δ) – 포토샵(O) 

윈도우, 맥, 리눅스 등의 운영체제는 각기 폰트 파일들을 저장하는 폴더 또는 디렉토리가 있다. 각종 오피스 또는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이 위치에 번들 글꼴이 저장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다른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때 라이선스 위반이 문제 된다. 예를 들어 한컴오피스와 함께 설치된 윤고딕을 포토샵에서 사용해서 문제가 되는 사례 등이다.

어떤 프로그램에 어떤 글꼴이 딸려오는지 일일이 알기 어려우므로 낭패를 보기 쉽다. 가장 많이 쓰이는 한컴오피스, MS 오피스, 포토샵의 번들 글꼴 라이선스에 대한 블로터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다.

일반적인 답부터 드리죠. 글꼴 파일을 쓰기로 한 범위를 넘어섰다면 계약 위반으로 인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각 회사에 물어보니 한컴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한국MS는 “딱히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어도비는 “맘껏 써도 된다”고 답했습니다.

출처: 블로터 – (-.-)a ‘아래아한글’과 함께 깔리는 글꼴, 마음대로 써도 되나요?

따라서 한컴오피스 사용자는 번들 글꼴을 다른 프로그램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 2014 버전부터는 번들 글꼴을 별도 위치에 저장해서 다른 프로그램의 폰트 목록에 표시되지 않게 하는 개인 글꼴 컬랙션 기능을 적용했지만, 한컴오피스 2010 또는 이전 버전의 번들 글꼴은 공용 폴더에 저장된다.

한컴오피스 2010에 포함된 글꼴 파일들의 이름과 저작권자 정보는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컴오피스 2014를 포함한 전체 글꼴 저작권 정보는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한컴오피스 2010 또는 이전 버전이 설치된 컴퓨터에서 포토샵 등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 문제 소지가 있는 글꼴 파일들을 공용 폴더에서 제거해 버리는 것이 속 편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선 아래 3. 항목에서 설명한다.)

 

폰트 회사의 무료 글꼴 설치 프로그램

폰트 회사가 자사 글꼴을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전용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양한 무료 글꼴을 쉽게 찾아보고 내려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회사 로고나 영화, 애플리케이션 또는 기타 상업적 사용을 금지한 경우가 많아 사용권 조항을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아시아폰트 ‘폰트통’ (삭제 권장): 폰트통을 통해 제공되는 글꼴은 모두 비상업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폰트통으로 설치한 폰트 파일은 공용 폰트 폴더에 저장되고, 프로그램을 삭제한 뒤에도 남아있다.

따라서 개인용 컴퓨터에서 비상업적 용도로만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프로그램을 통해서 삭제하는 것이 좋다. ‘제거’ 탭에서 글꼴별로 혹은 전부 제거가 가능하다.

폰트통 글꼴 삭제

산돌 ‘구름다리’: 구름다리는 폰트 파일을 공용 폴더에 설치하지 않고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동안에만 폰트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저작권과 라이선스 문제에 관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폰트 사용 여부는 체크 한 번으로 설정할 수 있지만, 많은 프로그램이 시작 시에만 폰트 정보를 불러오므로 폰트를 추가하거나 제거한 뒤에는 해당 프로그램을 다시 실행해야 한다.

구름다리 글꼴 목록

 

3. 원천봉쇄법: 문제 파일 삭제·숨기기

아래 방법을 이용해 사용하지 않거나 라이선스 위반 소지가 있는 폰트 파일들을 삭제하거나 숨길 수 있다.

 

윈도우 사용자: 윈도우 7과 윈도우 8

제어판 → 모양 및 개인 설정 → 글꼴을 선택해 들어간다.

윈도우 제어판 > 모양 및 개인 설정

윈도우 제어판 > 모양 및 개인 설정 > 글꼴

글꼴 선택 후 도구 모음에서 ‘숨기기’ 또는 ‘삭제’를 클릭한다. 참고로 콘트롤(Ctrl) 키를 함께 누르면 동시에 여러 개를 선택할 수 있다.

윈도우 글꼴 선택 후 숨기기

숨긴 글꼴은 흐리게 표시되고 다른 프로그램의 글꼴 목록에 나타나지 않게 된다. ‘표시’를 누르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윈도우 숨긴 글꼴 다시 표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지원 웹사이트의 사용하지 않는 언어 및 글꼴 제거를 참고해도 된다.

 

맥 사용자: OS X

맥 OS는 10.3 버전부터 제공되는 서체 관리자를 이용할 수 있다. (참고: 애플 – Mac 기본 사항: 서체 관리자)

Finder → 응용 프로그램에서 ‘서체 관리자’(Font Book)를 실행한다.

OS X에서 서체 관리자 실행

글꼴 선택 후 체크 버튼을 클릭한다. 참고로 커맨드(Cmd) 키를 함께 누르면 동시에 여러 개를 선택할 수 있다.

OS X에서 글꼴 비활성화

숨긴 글꼴은 흐리게 표시되고 다른 프로그램의 글꼴 목록에 나타나지 않게 된다. 활성화 버튼을 클릭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OS X에서 숨긴 글꼴 활성화

 

공존과 상생 그리고 평화를 위하여

우리는 폰트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한편에서는 법무법인의 무분별한 합의금 장사를 비판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폰트, 특히 한글 폰트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노력과 비용 때문에라도 저작권과 사용권 계약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두 의견은 서로 대립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입장은 서로 보완하고, 그래서 공존해야 하는 의견이다. 사용자는 폰트 개발에 들어간 디자이너(회사)의 노고를 당연히 인정해야 하고, 또 회사도 사용자를 잠재적인 범죄자가 아니라 현재 혹은 미래의 귀한 고객으로 존중해야 마땅하다. 그래서 서로 상생할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무차별적인 폰트 저작권 ‘삥뜯기’는 저작권 문제를 풀 바람직한 해법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편이 가장 좋다. 이 글이 가정과 직장의 평화를 지키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지환 오픈넷 변호사 일문일답>

  • 2015년 10월 12일
  • 인터뷰어: 박지환 오픈넷 변호사
  • 인터뷰어: 민노씨

– 2년 반쯤 전에 문광부에서 “폰트 파일에 대한 저작권 바로 알기”(2013년 3월)까지 배포했는데, 아직도 폰트 저작권 ‘삥뜯기’ 행태는 근절되지 않았나?

오히려 문제가 심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대학생이 학교 내 사용한 폰트 라이선스가 문제된 일이 있었다. 심지어 총장을 고소했다. 일반인을 상대로 예를 들면, 비영리로 설정한 폰트 파일을 음식점 메뉴 등에 사용했다고 문제(손해배상)라고 주장하고, 귀찮은 소송을 하지 않으려면 합의금을 내거나 패키지를 사라고 유도 혹은 강요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 로펌이 내용증명을 보내 ‘공포감’을 조성하는 수법(?)은 어떻게 보나. 

사실 내용증명은 우체국을 통해 개인(발송인)이 주장하는 바를 타인(수취인)에게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실질은 이메일과 별로 다를 바 없다. 내용증명의 법적 성격은 일반 우편에 우체국이 발송 사실에 관해 공적으로 증명하는 기능만 더해진 것이다.

내용증명이란?

“내용증명”이란 등기 취급을 전제로 우체국창구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발송인이 수취인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발송하였다는 사실을 우체국이 증명하는 특수취급제도를 말합니다.
– “우편법” 제15조 제3항 및 “우편법 시행규칙” 제25조 제1항 제4호 가목

– 내용증명이 발휘하는 심리적 압박감은 있긴 한 것 같다.

고소 이야기가 나오고, 손해가 얼마다 이야기가 딱딱하고 낯선 법률용어와 함께 나오면 법률 비전공자는 충분히 심리적인 압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용증명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일방의 주장이 적혀 있는 문서에 불과하다.
저작권이나 소송 등의 법률 지식이 없으면 마치 공적인 문서로 착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같은 사인(私人) 사이의 문서다. 무턱대고 겁먹기보다는 우선 침착하게 저작권 침해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 최근 실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유형은.

무료로 배포하는 폰트 프로그램인 경우에 ‘비영리’를 단서 조건으로 단 경우가 많다. 그런 프로그램을 ‘영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저작권 침해인지는 아직 확실한 법적인 판단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이와 유사한 케이스로 ‘오픈캡쳐’ 사건이 있다. 최근 판례(서울고등법원 2014나19631 판결. 2014년 11월 20일)인데 아주 중요한 판결이다. 이른바 ‘클릭온 방식’으로 사용허락계약이 체결된 경우가 문제된 사건이다. 법원은 프로그램 사용에 관해서는 라이선스 정책 위반(채무불이행)이 문제될 수 있을지언정 설치(복제) 과정에서는 저작권 침해 소지가 없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 저작권 침해 소지는 없지만, 채무불이행이 문제될 수 있다? 좀 더 쉽게 설명 부탁.

간단히 말해 저작권 침해는 형사 사건이 가능하다. 즉, 저작권 침해는 피해자의 형사 고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형사 사건으로 갈 수 있다. 반면 채무불이행은 기본적으로 사인(私人)간의 계약상 문제고, 그 손해만 되돌려주면 된다. 따라서 국가기관(검찰)이 직접 법원에 처벌해달라고 요청(기소)하는 형사 사건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 끝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폰트 프로그램을 만들 때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것도 맞고, 저작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맞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 여부가 불분명한 사안에까지 무차별적으로 고소하는 행태는 ‘저작권 합의금 장사’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바람직한 저작권 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이런 ‘삥뜯기’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오픈넷이 일명 ‘저작권 합의금 장사 방지법’ 입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취지도 이런 이유에서다. 저작권 합의금 장사 방지법(2013년 박혜자 의원 발의)은 현재 국회 교문위 대안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내용증명을 받은 분들도 무조건 합의에 응하기보다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이왕이면 일반 민사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합의금 요구는 법원에서도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더욱 꼼꼼하게 사안을 검토해야 한다.

법률 검토를 위해 저작권위원회나 법률구조공단에 조력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오픈넷 법률상담 창구(메일 주소 [email protected])도 많이 이용해주시기 바란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5. 10. 13.)

화, 2015/10/1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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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처리: 구시대적 지도 검열

글| 허광준(오픈넷 정책실장)

 

이 글은 총 두 편입니다. 1편은 지도 반출 문제, 2편은 지도의 보안 처리 문제를 다룹니다. (필자)

  1. 구글 지도 반출, 21세기식 접근이 필요하다
  2. → 보안 처리: 구시대적 지도 검열

 

이미 알려진 대로 한국 지도 데이터를 국외 서버에 저장하겠다는 구글의 신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하여 허락되지 않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정부는 일정한 시설물을 지도나 위성사진에 공개하지 않는 방침을 갖고 이에 따라 지도를 제작 및 공개하고 있으나, 미국 기업인 구글이 이를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지도에서 은폐되는 시설물과 보안 처리에 대해 살펴보자.

현재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온라인 지도는 규정에 따라 일정한 시설물을 표시하지 않거나 위장, ‘물칠’(블러링) 등의 형태로 가려야 한다. 이것은 공간정보법 제35조와 그에 따른 보안관리규정이 일정한 지도 정보를 비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규들에 따르면 공간정보를 관리하는 기관(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은 국가정보원과 협의하여, 공개가 제한되는 정보의 접근이나 유출을 막는 조치(보안 처리)를 시행하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물이 보안 처리가 되는지는 3급 기밀 사항이다. 그러나 보안관리규정의 공간정보 분류기준표와 실제 지도를 참고하면 대략적인 기준을 알 수 있다. 청와대나 국가정보원 같은 특수 정부 기관, 군부대 등 군사 시설, 휴전선 일대, 교도소, 발전소, 변전소, 댐, 송유관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송전탑이나 각종 맨홀(전기, 통신, 전화 맨홀들)도 그 대상이다.

이들 시설물은 안보 위험도에 따라 ‘비공개’와 ‘공개 제한’으로 나눈다. 비공개는 그 존재를 아예 표시하지 않는 것이며, 공개 제한은 무언가가 있지만 삭제했다는 흔적을 남기는 방식이다.

이러한 조치가 국가 중요 시설물을 보호할 목적으로 취해진 것은 이해할 만하다. 문제는 과거와는 달리 새로운 정보 통신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 같은 정책의 필요성이나 실효성에 변화가 생기고 있고, 점증하는 국민의 공간정보 서비스 수요와도 잘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갑자기 사라지는 교도소

법무부가 운영하는 교도행정 종합 웹사이트인 ‘교정본부’에는 전국 교도소의 위치를 안내하는 지도가 게시되어 있다. 각 교도소에는 주소가 명기되어 있고, ‘오시는 길’이라는 버튼도 달려 있다. 버튼을 누르면 다시 해당 교도소를 안내하는 약도가 뜨고 버스 편 같은 정보가 나온다.

이렇게 오시는 길은 알려주고 있지만, 실제로 방문자가 가시는 길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일상에서 길찾기나 위치 확인의 표준이 되다시피 한 네이버나 다음의 지도에서는 이 교도소들을 도무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지도에서는 ‘OO교도소’를 넣어도 검색되지 않고, 교정본부 웹사이트에 나온 교도소 주소를 넣으면 없는 지역이라는 응답이 뜬다.

어찌어찌 하여 주변 지역을 찾아갔더라도, 거대한 시설물 중에서 어느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진입로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거리뷰로 경로를 쫓다 보면 건물들은 갑자기 사라지고 대신 뿌연 물칠이 앞을 가로막는다. 정부 사이트에 ‘오시는 길’을 약도와 더불어 친절히 안내한 시설물이 지도에서는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

보안관리규정에 따르면 대형 댐은 공개제한 대상이다. 발전소를 겸한 대표적인 대형 댐인 소양댐은 네이버와 다음의 지도에서 이러한 규정에 따라 보안 처리되어 있다. 거리 지도에는 아예 나오지 않았고, 위성사진에는 덧칠했다.

그러나 소양강댐 주변의 거리뷰를 따라가면 댐 시설물이 배경에 그대로 보이고, 댐 자체도 관광지로 조성되어 있어 관광버스들이 늘어선 모습을 보게 된다. 다시 말해 다양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고 심지어 관광지가 되어 누구나 접근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옛날식 규정에 따라 지도에서만 가려져 있는 것이다.

 

미국도 공개하는 미군 부대, 한국이 지켜준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경계지역에는 소규모 미군 부대가 주둔해 있다. 역시 한국 인터넷 지도에는 보안 처리되어서, 위성사진에도 나오지 않고 거리뷰는 뿌연 물칠이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미군 부대 코앞으로 1호선 전철(도봉산~망월사 구간)이 지나간다. 전철은 지상보다 높은 위치에 설치되어 있어서, 차 안에서 미군 부대 영내가 훤히 다 들여다보인다. 매일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감상하며 지나는 곳이 지도에서만 가려져 있다.

한국을 포함한 해외의 미군기지는 미국 영토의 일부 간주되며, 이 미군기지도 마찬가지다. 말하자면 정작 미국 기업은 자기네 군대가 주둔한 자기네 영토의 모습을 아무런 규제없이 보여주는데(미국 본토의 군사기지도 마찬가지다), 제3자인 한국은 남의 나라 부대의 안전을 염려하여 삭제해주고 있는 셈이다.

 

18개의 비밀 골프장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을 놓고 정부가 하는 주장은, 이 지도 데이터를 (구글닷컴의 위성사진처럼) 보안 처리하지 않은 위성사진과 결합하면 주요 안보 시설에 대한 위협이 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도 데이터를 가져가려면 위성사진을 보안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데이터와 위성사진을 합칠 필요도 없이 모니터 두 개를 놓고 지도를 비교해 보기만 해도 누구나 알아낼 수 있는 일을 놓고 위협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지도의 보안 처리 덕분에 새로운 취미를 발견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지도에서 사라진 주요 시설물들을 찾아보는 일을 게임에서 수행해야 할 퀘스트(임무)처럼 생각한다.

이런 일을 본격적으로 해본 사람도 있다. 독일인으로 한국에 와서 가르치는 막스 노이페르트 교수는 어느 날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이 사용하는 외국 지도와 한국의 웹 지도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시각예술가이기도 한 그는 정말로 ‘모니터 두 개를 놓고’ 대한민국의 전국 지도를 이 잡듯이 뒤져 보았다. 그 결과 한국 지도에서 삭제되어 있는 많은 시설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그의 눈길을 끈 것은 수십 개의 골프장이 한국 지도에는 모두 삭제된 점이었다. 바로 군부대 안에 있어 ‘군사시설’로 간주되는 골프장들이었다. 노이페르트 교수는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하여 [열여덟개의 은밀한 골프장]이라는 소책자를 펴내고 전시회도 열었다.

 

그가 이 문제에 흥미를 느낀 것은, 이것이 분명한 검열에 해당하기 때문이었다. 검열치고는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것이었다. 아예 검게 처리한 것도 아니고, 주변 지형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형태로 위장했기 때문이다. 골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다른 위성사진이 흔해빠진 세상에서 극구 이를 지우려 하는 모습도 우스꽝스러웠다. 노이페르트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렇게 썼다.

“검열되지 않은 이미지를 공짜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역을 검열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무의미한 것처럼 보인다. 한국 내 지도에서 이런 지역을 가리려는 노력은 아무런 실익이 없는 시지푸스의 행위 같은 것이다.”

이렇게 대중의 눈을 피한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이따금 보도에 흘러나오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군 골프장의 정식 명칭은 ‘체력 단련장’이다. 군사시설이고 그래서 지도에서도 가려져 있지만, 실제로 이곳에서 체력을 단련하는 사람은 대부분 군인이 아니다. 현역은 20%가 채 되지 않고, 그것도 대개 고위급이다. 나머지 80% 이상은 예비역이나 민간인들이다. 조금 과장하여 말하자면 특권층들이 쉽게 부킹하여 값싸게 골프를 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면서도 안보를 명분으로 하여 대중의 시야로부터 철저히 차단한다.

 

민간에 떠넘긴 보안 작업

국내 지도나 위성사진에 이런 보안 처리를 하는 실무 주체는 정부 기관이 아니다. 다음, 네이버 같은 민간 업체가 규정을 참고하여 알아서 처리한 뒤 기관의 검사를 받는다. 정부가 해야 할 보안 업무를 민간에게 떠넘긴 것이다.

이들 업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보안 처리를 수행하는데, 대개 ‘알바’ 형태의 인력을 고용하여 진행한다. 보안 처리 대상 시설은 1천 개 이상이고, 위성사진뿐 아니라 거리뷰 모습까지 하나하나 작업해야 한다. 엄청난 작업량을 비전문가들이 담당하다 보니 실수가 쉽게 벌어진다. 국내 지도들의 거리뷰 등을 보면, 규정에 따르면 명백히 가려야 할 곳이 가려지지 않은 곳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반대도 있다. 가릴 필요가 없는데도 그냥 보안 처리를 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편이 훨씬 안전하다. 가릴 곳을 못 가리면 문제가 되지만, 안 그래도 될 곳을 가렸다고 해서 심각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노이페르트 교수가 처음에 찾아낸 비밀 골프장은 60개 이상이었다. 전국에 존재하는 실제 군 골프장은 29개다. 착오가 생긴 것은, 지도 서비스 업체의 보안 처리 담당자들이 군부대와 인접해 있는 사설 골프장까지 모두 보안 처리했기 때문이다. 실효도 없는 보안 처리 규정 때문에 이용자의 정보 접근권이 얼마나 보호되지 못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적성 국가와 맞붙어 있는 준전시 상태 국가에서 중요 시설들이 지도에 드러나지 않도록 처리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접근이 시대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데다, 변화하는 정보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효성도 없이 규제의 짐만 되는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공간정보에 대한 개인과 기업의 요구가 커지고 이동성이 대폭 확장된 오늘날, 대중 노출을 차단하고 보호하여야 시설은 최소한으로 국한되어야 한다. 꼭 필요한 시설물을 보호할 때, 보호 조치는 의미가 있다. 정부는 케케묵은 목록을 민간 업체에 던져주고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변화한 상황을 반영하여 보호 대상 시설물을 재정의하고 실질적인 보호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민간 업체들도 상황 개선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자문해 봐야 할 일이다. 과도한 정부 지침을 그대로 이행하기만 하는 데 바쁘지 않았는지,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본 적은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불합리하거나 무리한 규제를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그대로 수용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릴 때, 그런 일을 하지 않는 경쟁자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도 고민해볼 일이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6.08.16.)

 

화, 2016/08/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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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과는 다른 페이스북

“대통령 모욕죄” 영장 협조에 우려한다

 

페이스북은 지난 1월 15일 청와대를 공격한다는 제목 하에 페이스북에 사제총기사진을 게시한 이용자에 대해 국내 법원이 발급한 압수수색영장에 응하여 이 이용자의 IP주소를 제공함으로써, 한 달이 지난 2월 17일 그 이용자의 체포에 이르게 하였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국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에 동시에 심대한 침해를 가하는 것으로서 그렇게 결정하게 된 이유와 기준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외국의 영토에 있는 은밀한 정보를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할 때는 반드시 그 나라의 사법부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형사사법공조조약(MLAT)이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 사이에 체결되어 있다. 이에 따라 FBI가 카카오톡 압수수색을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우리나라 법무부 국제법무과에 신청을 하여 한국 검찰이 법원영장을 득해야만 하며, 우리 검찰이 페이스북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려 해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그리고 미국의 통신비밀보호법 (ECPA) 제2702조(a)(3)에 각각 해당 법을 통하지 아니하고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IP주소 포함) 제공이 금지된 것도 이 맥락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형사사법공조조약을 거치지 않고 외국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그대로 집행해준 것이다. 이는 각 나라 내에서의 수사는 그 나라 국민들에게 공적 책무를 지는 사법부에 의해 규율되도록 하여 프라이버시와 수사 목적 사이의 균형을 잡으려는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이런 관행이 자리잡아 외국정부의 부당한 압수수색요청에 각 기업들이 응할 경우,세계인들은 자신의 인권에 대해 아무런 책임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외국 판사들의 영장심사에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내맡겨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서 이용자가 한국인임이 밝혀졌지만 페이스북이 형사수사협조와 같이 이용자에게 긴절한 사안에 있어서 추정국적이나 사용언어에 따라 이용자들을 차별할 수는 없다. 도리어 페이스북은 인터넷이 글로벌한 매체임을 이용해 권위주의적 정부 하의 국민들이 자국정부의 감시와 검열을 피해 외국 서비스들을 이용하여 표현 통신을 해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물론 긴절한 피해예방을 위해 필요하다면 IP주소의 제공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15일 해당 포스팅이 올라오자마자 경찰은 해당 사제총기사진이 진짜가 아니라 인터넷 매체에서 떠돌던 사진이었음을 알았고, 이 때문에 해당 이용자가 박근혜 대통령 욕설을 올린 것에 대해 모욕죄 수사를 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며칠 후 별다른 이유 없이 경찰이 갑자기 강력범죄인 대통령에 대한 협박죄로 죄목을 바꾸고 페이스북에 영장을 제시하여 어제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미 비슷한 사진 게시에 대한 대통령협박죄 기소가 있었지만 여러 차례 무죄로 끝난 점을 감안하면 IP주소 요청의 목적이 협박죄 수사인지 모욕죄 수사인지 불분명하다. 모욕죄는 애매모호함과 권력자의 남용 가능성 때문에 UN인권위원회도 폐지권고를 여러 차례 해온 인권침해적 규제인데, 바로 이 규제를 대통령 비호를 위해 집행하는 길을 페이스북이 닦아준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특히 페이스북은 최근 우리나라가 대통령의 평판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기관이 제기한 여러 명예훼손 민형사소송 때문에 프리덤하우스의 연례조사에서 OECD국가들 중에서 드물게 ’부분적 자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용자 표현의 자유에 대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페이스북이 불법적인 영장 역외집행까지 범하면서 우리나라의 인권침해적 법률의 집행을 도와줘서는 안될 것이다. 이에 비하여, 애플은 테러범의 아이폰 수사에 있어서도 FBI의 과도한 압수수색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 구글도 미국법이 허용하지 않는 한 외국법원의 영장은 형사사법공조조약을 통해서만 집행되도록 하고 있다. (https://www.google.com/transparencyreport/userdatarequests/legalprocess/#how_does_google_respond)

 

 

금, 2016/02/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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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감청법”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 진정한 암호화 기술 구현을 가로막는 세계 유일의 SNS 감청설비의무화법안

글 | 오픈넷

 

2005년 신설된 통신비밀보호법 제15조의2는 전기통신사업자의 협조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그 협조의무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협조의무를 구체화하는 법안이 17대 국회부터 지속적으로 발의되어 왔는데, 협조의무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논의는 전기통신사업자의 감청설비 구축 의무화 문제이다. 19대 국회에서는 2014년 1월 3일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서상기 의원 대표발의안과(이하 ‘서상기의원안’), 2015년 6월 1일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박민식 의원 대표발의안(이하 ‘박민식의원안’) 두 건이 감청설비 의무화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서상기 의원안 대 박민식 의원안 비교>

구분

서상기 의원안

박민식 의원안

전기통신사업자의

범위

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통신사업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기통신사업자

전화, 인터넷, SNS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통신 서비스 역무를 담당하는 전기통신사업자

의무의

내용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

감청협조설비(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 등을 갖추고 운용하는 설비 등)

설비비용 부담

국가가 부담

국가가 부담

의무 불이행시 

제재

이행강제금 1

20억원 이하

이행강제금1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 또는

20억원 이하

관리·감독기구

통신제한조치기술자문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통신제한조치 감시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대동소이하게 보이는 두 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감청설비의무를 갖는 전기통신사업자의 범위이다. 박민식의원안은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는 대상의 범위를 전화 서비스 사업자뿐만 아니라 “인터넷, SNS 등”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미 서상기의원안이 작년 11월부터 소관 상임위에 상정되어 심사중인 상황에서, 올해 6월 거의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은 작년 10월부터 논란이 된 일련의 카카오톡 감청 사건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인다. 즉 카카오톡을 염두에 둔 “카카오톡 감청법”이라고 할만하다. 다만 서상기의원안도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기통신사업자”라고 하여 박민식의원안 보다 범위가 넓다고 볼 여지는 있다.

휴대전화나 인터넷 망 사업자에 대한 감청설비 의무화의 타당성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중요한 것은 인터넷 업체들(법적으로 부가통신사업자)에게도 감청설비 의무를 지울 것인가의  문제이다. 인터넷의 구조 상 부가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이용자들에 비해서 질적으로 다른 존재가 아니다. 홈페이지에서 중고품을 사는 사람도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고 블로그에 배너광고를 파는 사람도 게시판을 통해 블로그방문자들이 상호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통신역무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다. 학교나 동창회도 운영내역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사업자 모두에게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우는 법은 이행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인권규범과 우리 헌법이 보호하는 프라이버시권과 익명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다.  그렇기에 SNS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우는 법안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다. 미국에서도 모든 인터넷 서비스에 의무를 지우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엄청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운다는 의미는, 이용자들이 통제하는 암호화 통신을 무력화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다. 서비스 유형별로 구체적인 감청 방법은 다르지만, 감청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이용자들의 통신을 서버 등에 저장하거나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통신을 암호화하지 않거나, 암호화하더라도 복호화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예컨대 카카오톡은 작년 12월부터 종단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프라이버시 모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렇게 암호화된 통신의 경우 각 이용자의 단말기를 모두 취득하여 분석하지 않는 한 복호화가 불가능하다. 또한 P2P 기술을 사용해서 단말기 간에 직접 송수신되는 통신의 경우는 서비스 제공자가 암호화를 하지 않는 것 외에는 감청에 협조할 방법이 없다. P2P나 종단간 암호화가 아니더라도 서버상의 암호화도 결국 수사기관에게 복호화키를 주거나 사업자들이 복호화해서 내용을 넘겨주는 수 밖에 없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진정한 암호화를 통한 프라이버시 보호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이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제대로 된 암호화 기술의 구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통신의 암호화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이다. 세계인권선언 제12조는 “어느 누구도 그의 …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인 간섭을” 받지 않으며 이로부터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하고 있으며,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7조는 “어느 누구도 그의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작년 7월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권”이라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통신 감청은 프라이버시권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등에 영향을 미치며, 기업에게 감청설비 의무를 지우는 법은 “싹슬이(sweeping) 감시 조치를 촉진하는 환경을 낳기 때문에” 특별히 우려된다고 한 바 있다. 또한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올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디지털 통신에서의 암호화와 익명성은 프라이버시권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강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특히 국내 법은 국민들이 통신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 기술이나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승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처럼 통신의 암호화는 오늘날 매우 중요한 인권인 프라이버시권과 표현의 자유의 수호자로서 쉽게 양보되어서는 안 된다.

범죄를 예방하고 진압하기 위해서는 “익명성이 제거되고 투명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모든 사람이 잠재적인 범죄자이기 때문에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감청의 90% 이상이 국정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통계는, 일반적인 범죄의 수사는 감청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증이다. 게다가 불과 몇 달 전 국정원이 해킹팀의 감청프로그램 RCS(Remote Control System)를 구입해서 사용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이런 불법적 감청에 대한 제대로 된 통제수단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카카오톡 감청법까지 입법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통신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인터넷망 감청의 경우 미국, EU 등에서는 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감청 기술 표준을 정해 보급하고 있다. 이런 표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무를 지우고 이행강제금까지 감수하게 하는 것은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게 된다. 또한 범죄의 수사라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부담을 사업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며, 사실상 사업자에게 잠재적 범죄자를 찾아내야 할 의무이자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한국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적인 제도는 해외 사업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워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국내 사업자의 기술에 대한 제한으로 작용하며 관련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화, 2015/12/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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