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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노사정 합의 파탄” 선언…노동5법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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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노사정 합의 파탄” 선언…노동5법 어떻게 되나?

익명 (미확인) | 화, 2016/01/12- 11:54

한국노총이 11일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사정이 지난해 9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의결한 지 4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한 이유와 향후 노동 법안,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전개될지 Q&A 형식으로 짚어봤다.

Q. 한국노총은 왜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했나.

A. 한국노총은 11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장시간 논의를 거친 후 “정부가 노사정 합의 내용과 다른 노동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2개 지침을 발표했다”며 “노사정 합의가 심각하게 훼손돼 파탄 났음을 공식 확인하고 책임은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기’가 아닌 ‘파탄’이라는 용어를 굳이 사용한 이유는 책임이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9·15 노사정 합의는 민주노총이 빠진 반쪽짜리 합의였지만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법에 의해 노사정위에서 의결된 것이다. 노사정위원회법에 따르면 정부·노동단체·사용자단체는 위원회 의결사항을 정책에 반영하고 성실히 이행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노사정은 일반해고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전문가 간담회에서 노동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정부안이 아니라 검토 자료일 뿐”이라고 강조했지만, 노동계는 사실상 초안을 공개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노사정 합의 정신을 어겼다는 지적은 이미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 직후 불거졌다. 노사정 합의 의결 다음 날인 9월 16일 새누리당이 노사정위에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해 노동 5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새누리당 발의 법안이 정부와 협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 한국노총은 1월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격론 끝에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 한국노총은 1월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격론 끝에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Q.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 무엇이 문제인가?

A. 고용노동부는 12월 30일 전문가 간담회에서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 가이드북 및 취업규칙 지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가이드라인의 명칭에서부터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가 참고하는 가이드북이라는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가이드라인 제정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법률과 판례에 기초하여 근로계약 해지 시 법적 쟁점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소개함으로써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인력운영의 예측가능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자 함.
– 고용노동부 자료집 3페이지

결국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인사평가 제도와 해고 기준, 절차 등을 미리 마련해 놓으면 해고 후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일반해고를 둘러싼 해석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가이드라인에서 법원 판례에 따라 ‘일반해고’라는 표현 대신 ‘통상해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23조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 없는가는 결국 법정에서 판단하게 되는데 법정에서 다투는 해고는 징계해고와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해고, 즉 통상해고로 나뉜다.

고용노동부는 통상해고를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계약상의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함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규정한 뒤 △근로자의 부상·질병 그 밖의 건강상태를 이유로 한 해고 △유죄판결 등을 이유로 한 노무제공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해고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 등을 이유로 한 해고 등을 제시했다.

징계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비위행위 등 기업 질서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조치 중의 하나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규정한 후 △업무명령 위반으로 인한 해고 △근태불량으로 인한 해고 △기업업무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 이유로 인한 해고 △회사의 명예나 신용 훼손으로 인한 해고 등을 제시했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고용노동부가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 등을 이유로 한 해고를 통상해고로 규정한 것이다.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변호사는 지난 6일 노조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법률강좌에서 “법원 판례는 고용노동부처럼 업무능력 결여 등을 통상해고 사유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징계의 사유, 절차에 의하지 않는 해고를 통상해고로 파악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지침에서 업무능력 결여, 근무성적 부진을 통상해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일반화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해고들을 통상해고로 언급하고 있는 것인데, 고용노동부는 마치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을 이유로 한 해고=통상해고’인 것처럼 일반화해버렸다는 것이다.

통상해고는 법원 판례도 많이 축적돼 있지 않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북에 소개된 판례의 상당수는 징계해고에 관한 내용이다.

김기덕 변호사는 “업무능력 결여나 근무성적 부진이 곧바로 해고 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노동자의 책임이 있는 사유로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더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근로기준법상 해고로 정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현장에 미칠 파급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과 취업규칙' 관련 전문가 간담회.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 직접 간담회를 주재했다.

▲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과 취업규칙’ 관련 전문가 간담회.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 직접 간담회를 주재했다.

Q. 고용노동부는 일반해고, 취업규칙 가이드라인 발표를 강행할까?

A. 고용노동부는 빠르면 이달 말쯤 2대 지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정위는 1월 27일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를 열어 지침 수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한국노총 중집이 끝난 후 “노사정 대타협은 특정 합의주체 일방이 임의로 파기, 파탄 선언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5대 입법, 2대 지침, 현장실천 조치 등 노사정 대타협에 따른 후속 개혁 사항들을 흔들림 없이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노사정 주체가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2대 지침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월 4일 기자간담회, 7일 언론사 사회·경제부장 간담회를 열어 지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12일에는 언론사 논설위원을 만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노동 등 4대 부문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회의 법안 처리 결과가 신통치 않기 때문에 2대 지침이라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Q. 노동 5법은 어떻게 처리될까?

A. 지난해 12월 정기국회와 임시국회에서도 노동 쟁점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정규직의 사용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기간제법과 파견업종과 대상을 확대하는 파견법 개정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야당 소속이고 한국노총 출신 노동계 인사라는 점도 한몫했다. 민중총궐기 대회와 민주노총 총파업 등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발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말 우려했던 노동법 날치기 통과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안건을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5분의 3(180명)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까지 요구했지만, 국회의장은 거부했다.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직권상정은 △천재지변의 경우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조항에 막혀 직권상정도 어렵게 되자 새누리당은 아예 국회법 개정에 나섰다. 권성동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1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11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국회법을 개정해서라도 노동 법안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12일 현재 새누리당 의석수는 156석으로 과반이 넘는다. 법이 개정될 경우 새누리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직권상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동 5법 처리 여부는 1월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당의 입장만 변하지 않는다면 법안 처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Q. 한국노총, 노사정 탈퇴할까?

A. 한국노총은 정부가 2대 지침에 대해 시한을 정하지 않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노동법안 철회를 공개적으로 천명하지 않으면 오는 19일 향후 투쟁 방안을 밝힐 계획이다. 중집 위원들은 노사정 탈퇴 여부와 조직적 투쟁, 정치투쟁, 법적 대응투쟁에 대한 전권을 김동만 위원장에게 위임했다. 당초 이날 중집에서 4월 총선을 앞두고 ‘반노동자정당 심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노사정 합의 파기 여부에 대한 격론이 이어지면서 거기까지 가지는 못했다. 현재 한국노총 지도부의 정치 성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정치투쟁 방침이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고용노동부가 한국노총의 요구 사항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노사정위원회 탈퇴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이 단호한 결정을 내리길 바랐으나 이에 미치지 못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지침 발표를 저지하기 위해 23일 총파업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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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직장을 여러 번 그만뒀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한 정당의 경선 후보가 “10년 근속하면 1년 안식월 지급”이라는 제도를 제안했다. 정책마다 찬반양론은 갈리기 마련이지만, 이 제안에 대한 반응은 색다른 지점에서 갈렸다.

“신선한 제안이네. ‘저녁이 있는 삶’처럼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될 만 해.”
40대 중반 이상의, 비교적 안정된 조직에 속한 직장인들이 나누는 이런 대화가 들려왔다.

“뭐? 10년 근속? 그런 사람이 몇이나 돼? 3년 근속자도 보기 힘든데.”
20~30대들에게서는 즉각 이런 반응이 나왔다. 알고 보면 아주 정확한 분석이다. 한 직장에 10년 이상 다니는 직장인은 10명 중 1명 꼴이다. 3년 이상 근속자도 10명 중 2~3명 정도밖에 안 된다.(한국고용정보원,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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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의 차이가 아니라, 직종이나 계층 간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느 세대 안에나 양 극단은 존재하니 말이다. 그렇지만 한 세대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하다. 성장하고, 교육받고, 취업하면서 겪은 동시대의 현상과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일’(work)을 바라보는 시각, 일에 대한 경험에서 20~30대들과 그 윗세대 간의 차이는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 이야기, 우리가 직접 해 봅시다

2030세대의 노동 이야기를 자세히 해 보려고 한다. 민간독립연구소 희망제작소와 출판사 서해문집, 네이버 해피빈 재단이 함께 진행하는 ‘자비 없네 잡이 없어 2030세대 노동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서다.

기왕이면 20~30대의 목소리를 직접 내 보려고 한다. 스스로가 20~30대 나이인 연구자들 8명을 모았다. 이들과 함께 자신의 경험과, 또래의 경험,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어 온 연구와 저작, 활동들을 바탕으로 “우리 일자리 현실, 대체 왜 이런 거야?”라는 질문을 놓고 문제점들 한 가지씩 짚어보기로 했다.

002

이 내용은 해피빈 공감펀딩을 통해 2018년 3월 중 한 권의 책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공감펀딩 가기)

지난 8월 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페이스노아’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자 네트워크’의 첫 만남이 있었다.(연구자 중 홍진아씨가 합류하기 전이라 7인이 모였다.) 각자 그동안 어떤 일을 어떻게 해 왔고, 어떤 것을 느껴왔는지 말하다 보니 자연히 이야기는 한 방향으로 흘렀다. 이 사회에서 일하며 2030 세대가 유달리 크게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에 대한 것이었다.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세대

황세원 : 저는 희망제작소에서 일하고 있는 황세원입니다. 여러분께 이 연재 프로젝트를 같이 하자고 요청 드린 사람이죠. 오늘은 ‘2030세대의 일 이야기’라는 주제만으로 이야기해봤으면 해요. 각자의 경험, 또래의 경험들도 좋고, 연구와 저작을 해 오시면서 느끼신 바를 전해 주셔도 좋습니다.
먼저, 김빛나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 경험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한국에 온 이후 몇 개의 조직을 거치셨고요. 아직 20대인데, 다양한 일 경험이 있으시네요. 주위의 친구들이 가장 관심 있는 이슈는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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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빛나 : 저는 세대를 대표할 만한 사람은 아니에요. 처음부터 대기업 쪽은 관심이 없었고 비영리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민하는 부분들이 겹치더라고요. ‘이 일이 나와 맞는 일인가’, ‘일을 하면서 소진되지 않고 나 자신으로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등등이요. 조직은 일할 사람을 필요로 하는데, 그 속에서 개인들은 스스로를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끼지 못 한다는 게 아이러니했어요.

황세원 : 최근에 ‘밀레니얼 프로젝트’(밀레니얼 세대의 공익활동을 이해하고 촉진하기 위한 연구)에 연구원으로 참여하셨더라고요.

김빛나 : 네, 이 연구를 하면서 2030세대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세대라는 것을 확인했어요. 어떤 일을 하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죠. 이런 경향은 영리·비영리에서 일하는 사람들 간에 큰 차이가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2030세대가 원하는 일의 기준은 기존의 ‘직업’이나 ‘조직’이라는 틀 안에는 설명하기 어려웠어요. 또 새로운 영역에서 기존에 없던 방법으로 자기가 원하는 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지고 있더군요. 이런 사례들을 좀 더 알리고 싶어요.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어야 한다?

황세원 : 최태섭 씨는 사회학을 공부하셨고(성공회대 박사과정 수료),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공저), ‘잉여사회’ 등 저작이나 신문 칼럼 연재를 통해서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진 분이죠. 2030세대가 ‘일’에 있어서 이전 세대와 구분되는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최태섭 : 단순히 세대 간 차이라기보다는 한국 사회의 역사적 특수성 때문이죠. 이른바 ‘386 세대’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에 다음 세대의 교육이 확 바뀐 거예요. 1980년 정도를 분기점으로, 그 이후에 출생한 세대는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네가 좋아하는 것을 네 일로 삼으라’는 교육을 받고 자랐어요. 국가적으로는 문화산업을 띄우기 위해서 일과 취미를 결합시키기도 했어요. ‘일의 개념’이 이전과는 달라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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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원 : 그런 추동 때문에 생긴 경향성이라면 거부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최태섭 :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이러니죠. 이 세대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명제를 거부할 수 있을까요? 결국은 자유, 삶의 질과 관련된 명제인데요. 문제는 그런 세대들을 담지 못 하는 경직된 사회인 거죠. 10여 년 간 칼럼니스트, 작가로 활동한 제 경력부터가 한국 사회의 모순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어요.

황세원 : 2030세대 많은 사람들이 최태섭 씨를 부러워 할 텐데요. 글을 쓰는 일이 직업이라는 자체를요.

최태섭 : 맞아요. 전 운이 좋은 편이었어요. 글 쓰는 일로 먹고 살았으니까요. 또래 중에서는 꽤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쌓은 경우죠. 그런데도 ‘내가 뭘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을 자주 해요. 소득이 불안정하다는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크고, 사회적 인정의 문제도 있어요. 언론사건 출판사건 저에게 요구하는 건 어떤 종류의 ‘구색’이지, 저의 생각 자체를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 같지는 않아요. 예전 세대였다면 이 다음에 나아갈 만한 단계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에게는 없어요. 막차가 떠나 버린 거죠.

황세원 : 이 연재를 통해서 그런 문제들을 좀 더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2030세대가 직장에서 더 힘든 이유

황세원 : 주수원 씨도 지금 프리랜서로 일하고 계시죠? 대학교 교직원이라는, 안정성과 소득이 보장된 직장을 다니다가 퇴직하고 사회적경제 분야로 이직하셨더라고요. 지금은 학교협동조합 전문가이자 언론인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주수원 : 대학교 교직원으로서 일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끼고 조직에서도 인정을 받아 좋았는데요. 2012년 무렵 함께 일했던 동료가 저성과자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되면서 인격적 모욕감을 느끼는 것을 봤어요. 제가 일하는 조직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죠. 사람들은 모두 착하고 성실한데 왜 조직은 그렇지 못할까 생각이 들었고 노조 등을 통해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다 2012년 말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고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며 관심이 생겼어요.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도 선한 의지를 모아 협동조합이라는 수평적인 경제공동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005

황세원 : 이직 후 고민은 해결되었나요? 사회적경제 조직, 연구소, 언론 등 조직 경험과 프리랜서로 일한 경험 등을 비교해 보면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

주수원 : 이직하면서 당장 연봉이 천만 원 이상 깎였어요. 경제적으로는 당연히 손해보는 선택이었죠. 상대적으로 덜 안정적인 조직들을 거치면서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지금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도 제가 적극적으로 선택했다기 보다는 이런 상황들 때문이었죠. 그래도 협동조합으로 교육하고 글 쓰고 연구하며 먹고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 사회에서 프리랜서는 조직 노동자보다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꼭 프리랜서가 아니더라도 한 조직에 속하지 않고 조직 안팎을 넘나드는 2030세대가 많아지고 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고민을 해나가야 한다고 봐요. 예를 들어 조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제도는 바뀔 필요가 있어요.

황세원 : 공인노무사인 김민아 씨도 다양한 조직 내 갈등을 가까이에서 접해 보셨겠어요. 어디나 갈등 형태는 비슷한가요? 특히 20~30대가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김민아 : 저는 업무 상 대공장 노동자들도 많이 만나고, 언론사, 시민사회단체, 인문학 출판사 등등 두루 접하는데, 따져 보면 조직 내 갈등의 이유는 비슷해요. 보수적 위계 구조가 만들어 낸 비합리적인 조직 문화가 ‘원래 그렇다’는 말로 통용되는 게 문제죠. 상사가 ‘아침형 인간’이면 줄줄이 일찍 출근하고, 전날 야근해야 하는 식으로요. 공익 조직에서의 386세대 선배들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다 그렇게 해 왔다’고 하시고, 정말 그렇게 ‘헌신’하신 것도 맞아요. 그렇지만 다음 세대와 소통이 안 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황세원 : 그렇게 어디나 갈등이 있는데 외부로 알려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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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 우리 사회에는 “월급 줬으면 나머지는 참아야 하는 것 아냐?” 식의 생각이 만연해 있어요. 일 시키는 사람만이 아니라 일 하는 사람도 그렇게 받아들이는 편이죠. 직장에서 힘든 일을 겪어도 주변에 이야기하지 않는 문화가 강해요. 수치스러운 일을 당했을수록 가까운 사람한테 말을 못 하고요. 조직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려면 우리는 좀 더 자기 일에 대해서 말해야 해요. 이 연재에 참여하기로 한 데는 이런 이유가 컸습니다.

‘안정적 직장’에 대한 환상과 쏠림

황세원 : 김정민 씨는 고교, 대학에서 영상예술을 전공하셨네요. 아르바이트부터 인디 뮤지션까지, 프리랜서부터 출판사, 비영리 조직까지 셀 수 없이 다양한 일 경험이 있으시더라고요. 지금은 안정적인 조직에 다니고 계신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김정민 : 안정된 조직에 속해 있을 때와 아닐 때의 차이는 엄청나요. 예술가들이 자유로워서 좋을 것 같지만, 지난 추석 때처럼 연휴가 길면 수입이 반 토막 나는 게 현실이에요. 그런가 하면, 최근에 청년 창업자에 대한 연구를 해봤더니 좋은 조직에서 일정 기간 잘 배웠고, 건강한 조직 문화를 경험한 사람들이 좋은 조직을 만들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안정적인 조직’의 경험은 중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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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원 : 우리 사회의 일 기준에서 ‘안정성’이 최우선인 것도 당연한 걸까요?

김정민 : ‘안정성’에 대한 환상이 분명히 있죠. 우리 사회의 대기업, 정규직, 공무원에 대한 쏠림은 과도하다고 봐요. 안정적 조직에 속한 사람들은 다 행복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잖아요? 오히려 자존감이 낮은 경우도 있어요. 사람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어디 속했는지만 본다는 거죠.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을 선망하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그렇게 과도한 쏠림이 있는 건, 그런 자리에 들어가고 못 들어가고를 마치 인생 성패의 갈림길처럼 여기기 때문 아닐까요?

황세원 : 주간지 ‘시사IN’ 기자로 일하시는 송지혜 씨도 ‘안정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2015~2016년에 대기업 정규직을 다니다 그만둔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살고 싶어서 퇴사합니다’ 시리즈 기사를 쓰셨죠?

송지혜 : 네. 그 시리즈를 기획한 계기가 있었어요. 대기업에 어렵게 들어가서 열 달 만에 그만 둔 대학 동기를 만났는데요. 본사 직원들이 상사에게 엄청나게 깨지고 나면 하청업체에 가서 화풀이를 하더래요. 그런 구조를 견딜 수 없어 그만둔 거죠. 이런 이야기들을 좀 더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시리즈를 기획했던 건데, 그 때 했던 인터뷰 중에서 지면에 싣지 못 한 내용이 많아서 좀 더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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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원 : 더 전하고 싶은 건 어떤 사례들인가요?

송지혜 : 좀 더 평범한 사례들이에요. 당시에는 아무래도 극단적인 환경에 있었던 사람들의 사례들이 소개됐죠. 좋아하는 일을 하고, 가치관에도 부합하는 일을 하다가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꼭 ‘다운사이징’, ‘다운쉬프트’처럼 욕구를 줄여서 사는 것만이 대안이 아니라는 이야기, 일상 속에서의 만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우리는 ‘좋은 일’을 찾을 수 있을까?

황세원 : 저도 희망제작소에서 2년여 동안 ‘좋은 일’의 기준을 찾아보는 연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요. 어느 세대나 어려움이 있었지만 2030세대가 느끼는 답답함이 정말 컸어요. 이전 세대가 만들어 놓은 구조 속에서 이 세대만 겪는 어려움과 손해가 크다는 것도 알았고요. 저는 얼마 후면 40대에 진입하니까 중간에 낀 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저보다 아래 세대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판을 까는 역할을 하자고 생각했어요. 여러분께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하셔서 반가웠는데요. 저도 이번 연재를 통해서 그동안 접했던 사례들을 더 전하려고 합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3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그 내용을 여기 다 적지 못 했지만 아직 전할 기회는 있다. 이 대화에서 다뤄진 주제들을 하나씩 더 긴 ‘수다’로 풀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 안정, 충분한 휴식, 안정적 소득, 조직 노동 혹은 조직 밖 노동, 전문성과 능력, 가치 지향 노동, 구직자의 권리 등에 대해서다.

이 내용은 2018년 1월까지 매주 한 편씩 네이버 포스트, 희망제작소 홈페이지를 통해 연재된다. 마지막 10회를 위해서는 2018년 1월 중에 공개 좌담회도 열 계획이다. 이 과정 동안 함께N공감펀딩도 진행된다.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은 2018년 3월 중 출판사 ‘서해문집’을 통해서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된다.
이 과정과 결과가 의미를 가지려면 이 글을 읽는 2030세대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그래야만 단지 여덟 명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시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2030세대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편은 2회 ‘고용안정이란?-지금 몇 번째 직장에 다니시나요?’다. 2030세대에게 ‘정규직’, ‘고용안정성’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3인 토크’ 형식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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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리즈는 2030세대의 새로운 노동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공간에서 진행됩니다. 1회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노아’에서 진행됐습니다.

– 정리 : 황세원 | 시민상상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재무 사진작가

월, 2017/11/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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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환노위위원들에 노동입법현안에 대한 입장 전달 “현 정부의 수많은 개혁과제는 올바른 국회 입법 ...
월, 2017/11/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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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다양한 삶의 모델은 없을까?’ 혹은 ‘일과 삶의 조화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직장인 인생설계 프로그램 <퇴근후Let’s+>를 기획했습니다.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8일까지 1~3회차 교육이 진행됐는데요. 수강생 이민지 님께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보내주셨습니다.


‘바쁘다’, ‘힘들다’, ‘못 해 먹겠다’고 말하는 것도 지겨워지던 터였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지독하게 앓는 환절기 감기처럼 ‘이제 그만 때려치워야지’ 하면서도 아무 대책 없이 사는 내가 한심스러워지고 있었다. 20년 전, 밥벌이의 처연함에 대해서는 추측도 할 수 없었던 열일곱의 내가 그토록 꿈꾸던 커리어우먼의 삶은 이토록 버거운 것이었다. 근사하게 차려입고 사무실로 출근만 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어른이 되어 제 몫의 역할을 해내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20년 후, (운이 좋다면) 은퇴를 앞둔 쉰일곱의 나는, 현재의 내가 어떤 선택을 하길 간절히 원하고 있을까? 이런 고민이 나를 ‘퇴근후Let’s+’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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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

희망제작소 뉴스레터를 통해 ‘퇴근후Let’s+’ 프로그램 안내를 보게 됐다. 제목만 보고도 마음이 설렜다. 퇴근 후 Let’s가 가능하다는 것은 정시퇴근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만 가능하더라도 내가 겪고 있는 삶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집안일과 같은 일상 속의 숙제 혹은 내일의 출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오롯이 나만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가슴을 설레게 했다. 첫 수업 전날, 희망제작소 연구원님의 안내 메일을 받는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교육 당일은 상쾌한 마음으로 출근해서는 프로그램에 관한 기대감을 가득 안고 퇴근하곤 했다. (물론, 퇴근이 늦을까 가슴 졸이던 날이 없었던 건 아니다.)

첫 시간, 나를 돌아보다

수업 첫날, 예쁜 노트 한 권을 받았다. 자신에 관한 어떤 이야기도 좋으니 사진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틈틈이 채워보란다. 연필을 잡는 손이 어색하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엄두조차 안 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고민하며 찬찬히 써 내려갔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내가 누구인지 제대로 고민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역할’이 아니라, 내 ‘직업’이 아니라, 그냥 ‘나’가 누구인지 알게 된 중요한 시간이었다.
이어지는 강의도 알찼다. 어쩜 이렇게 딱 필요한 내용과 좋은 강사들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을까? HRD가 업무인 내가 민망해질 정도였다. 1회부터 3회차 교육에서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필요한 것인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 또한 나의 소비생활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의 방식은 없는지 시야도 넓힐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내게 정말 ‘좋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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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쉼’은 무엇입니까?

특히 첫 시간에는 ‘일-삶-쉼’에 관한 간단한 워크숍으로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못 쉬고 있는지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이어 두 번째 시간에는 몇 개의 모둠으로 나뉘어서 ‘진짜 쉼’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라는 미션을 받았는데, 그동안 Work-Life(일과 삶)만 고민했지, 쉰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두고 ‘쉰다’고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우리 조는 제대로 된 쉼 중 하나로 ‘운동’을 꼽았고,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간단한 운동법을 배우는 ‘득근득근’의 프로그램을 수강할 예정이다. 새로운 길을 가는 청년사업가와의 만남이 기대된다. 사무실에서는 모니터만, 집에서는 TV만, 출퇴근길에는 스마트폰만 보느라 고생한 나의 목과 어깨, 허리가 모처럼 편해질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의 연대

‘나는 왜 일하는가’ 강의에서 아그막 이창준 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신이 만난 기업 대표, 임원, 차장, 대리, 사원 중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말이다. 힘들지 않은 사람도 없다고 하셨다. 그동안 나만 이렇게 바쁘고 힘든가, 내가 무능해서 이런가라며 자책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돌아보니 누구나 자신의 몫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에 바쁘고 힘들고 외로웠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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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3회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교육에 참여하는 내내 ‘문제의 해결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과의 연대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 역시 이 자리에서 타인에게 위로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직 네 번의 교육이 더 남았지만, 쉰일곱의 나는 ‘퇴근후Let’s+’를 선택한 것을 천우신조(天佑神助)로 생각할 것 같다.

– 글 : 이민지 2017 퇴근후Let’s+ 수강생
– 사진 : 바라봄사진관

화, 2017/11/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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