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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창조경제, 제조업은 죽어간다

지역

허울뿐인 창조경제, 제조업은 죽어간다

익명 (미확인) | 목, 2015/12/24- 19:24

각종 경제지표들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한국 경제에 적색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수십 년 간 수출을 이끌었고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며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전자, 조선 등 제조업은 여전히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산업이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끝없이 쇠락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 2년 연속 감소

몇 가지 통계가 제조업의 위기를 드러낸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던 광업 제조업 출하액은 최근 2년 연속 감소해 2014년 기준 1490조3910억 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제조업종 중 자동차 산업의 출하액은 4.7% 증가했으나 전자(-4.6%), 철강(-4.1%), 화학(-2.2%) 등이 감소 추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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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이익률 역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제조업 분야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0년 6.7%를 기록한 이후 2013년 소폭 반등한 뒤 꾸준히 하락해 작년 4.2%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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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실적도 신통치 않다. 올해 들어 매달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액(전년 동기 대비,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은 지난 10월 -15.8%를 기록해, 낙폭만 따지면 최근 6년 사이 가장 큰 규모로 감소했다. 수출입이 실제 국민소득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실질무역손익을 보면 보다 확연하게 교역 조건의 악화를 확인할 수 있다. 실질무역손익은 최근 4년 연속 적자를 기록(기준년 2010년)하고 있다. 처음 통계를 작성한 1953년 이후 55년 간 흑자를 유지하다가 처음 적자로 돌아선 뒤 마이너스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역을 통해 국부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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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나열한 각종 데이터들이 혹시 현장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일시적인 통계 수치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취재진은 통계 속의 숫자가 현실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파악해보기 위해 대표적인 수출 제조업 사업장들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 안산과 경상남도 거제 지역을 찾았다.

안산 : 반월공단의 손님 없는 ‘깡통매점’

안산 반월공단에는 특이한 모습의 매점이 있다. 철제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 만든 ‘깡통매점’이다. 이 매점에서는 공단 노동자들이 간식이나 담배 등을 구입하고 간단한 식사까지 할 수 있다. 현재 반월공단에만 100여 개 이상이 영업 중인데, 지역 노동자들과 밀착해 있는 상점인 만큼 지역 경기에 가장 민감한 곳이기도 하다.

▲ 반월공단에서 ‘화랑매점’을 운영 중인 조원만 씨

▲ 반월공단에서 ‘화랑매점’을 운영 중인 조원만 씨

안산에 33년째 거주 중인 조원만 씨(55세)는 90년대 초반 반월공단에 컨테이너 매점을 열었다. 공단이 점차 규모를 갖춰가던 때였다. 조 씨는 도로에 오가는 화물차들만 봐도 최근의 지역 경기를 알 수 있다면서 기자를 직접 가게 앞 신호등이 보이는 곳으로 안내했다.

예전에는 거의 (차가) 밀려있었단 말이에요. 근데 요즘엔 잠시 밀렸다가 금방 풀리잖아요. 보다시피 저기 빨간 신호인데 차가 없잖아요 별로. 항상 차가 쭉 많아야 경기 자체가 살아나는 건데, 지금은 그 물류가 줄어든 게 눈에 보이는 거지.

반월공단에서 또 다른 컨테이너 매점을 운영하는 김숙자(가명) 씨도 “장사가 안 되니까 사람이 가장 많아야 하는 점심시간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면서, 올해 들어 경기가 가장 안 좋다고 말했다.

▲ 안산 반월공단

▲ 안산 반월공단

안산 반월공단에 입주한 업체 상당수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PCB(인쇄회로기판, 전자부품을 장착해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자회로 기판)를 제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하청사들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스마트폰 실적이 악화되면서 고통이 고스란히 지역의 하청업체들에게 옮아오고 있다. 안산 반월공단에서 직원 40명 규모의 PCB 생산업체를 운영중인 하모 씨는 안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면서, 고용을 줄이고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는 무급 휴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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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하청업체의 일자리 감소는 지역의 노동자들에게 먹고 사는 일을 어렵게 만드는 현실의 문제다. PCB업체에서 파견직으로 일하는 이윤서(가명, 23) 씨는 “3개 조에 한 조마다 30명씩 있었는데, 지금은 한 조에 12명,13명 이렇게 줄었다”면서, 취재진을 만난 당일에도 같은 조였던 노동자 한 명이 해고됐다고 말했다.

전략시장에서 추락하는 삼성 스마트폰

안산 반월공단의 PCB 업체 상당수는 삼성전자의 하청사들이다. 올 3분기에만 81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고한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시장점유율 24.5%로(출처 : Canaccord Genuity), 애플(출고량 4800만대)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있다. 출고량으로만 보면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의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따져보면 삼성의 사업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 중 갤럭시S, 갤럭시 노트 등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31% 정도로 낮다. 나머지는 갤럭시A, 갤럭시J, 갤럭시Z 등 국내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중저가형 스마트폰들이다. 삼성은 세계시장에서 점점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해왔고, 이들 시장을 위해 수익성이 낮더라도 중저가 제품을 개발해 왔다.

▲ 삼성 스마트폰 기종별 판매비중

▲ 삼성 스마트폰 기종별 판매비중

그렇다면 신흥시장에서 삼성의 최근 실적은 어떨까. 중국과 인도를 놓고 보면, 불과 3년여 전까지 삼성은 이들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 사업자였다. 하지만 한때 20%를 넘었던 중국시장 점유율은 최근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고, 인도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어 1위 자리를 곧 내주게 될 전망이다. 삼성의 점유율은 대부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가져가고 있다.

▲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테크팀장은 “중국 시장에서 삼성의 추락 속도는 황당할 정도로 빠르다”고 말했다. 또한 “전세계 판매량의 30% 이상이 팔리는 중국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이 자리를 못 잡고 있고, 인도 시장에서도 원래는 압도적이었지만 최근 급격하게 점유율이 빠지고 있다”면서 신흥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전망은 밝지 않다고 밝혔다.

거제 : 죽어가는 지역경제, 사라지는 일자리

경상남도 거제시는 세계 3대 조선사 중 두 곳(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위치한 조선의 도시다. 조선소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인구가 늘고 경제규모가 커졌으며, 현재 거주하는 경제활동인구 대다수가 조선소나 관련 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그 덕에 평균연령도 36.1세(출처 : 2014년 주민등록 인구통계보 고서)로 전국 평균보다 3.7세가 낮다. 지역 상권도 대부분 조선소 노동자와 가족을 주 소비자로 해서 형성돼 있다.

그 중에서도 거제시 아주동은 대우조선해양 정문과 남문 인근에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형성된 상권이다. 2010년 이후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어남에 따라 ‘물량팀’으로 불리는 임시 노동자들의 유입이 늘었고, 그들이 먹고 지낼 곳을 제공하기 위해 거주지와 상권이 확장된 결과다.

▲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앞 거리

▲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앞 거리

아주동 거리에는 신축 원룸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지금도 공사가 여러 곳에서 진행중이다. 하지만 비어있는 가게나 방들이 많이 눈에 띈다. 아주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집은 없는데 인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 포화상태였다”면서, 당시에는 방(원룸)을 짓는 즉시 나가기 바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이 안 들어오다보니 비어있는 점포나 방들이 많다고 말했다.

▲ 거제시 아주동 상점가의 밤거리

▲ 거제시 아주동 상점가의 밤거리

아주동 밤거리에는 고깃집, 술집들의 불빛이 반짝였지만 인적은 드물었다. 이 일대에서 가장 먼저 고깃집을 열었다는 한 가게 사장은 처음 문 열었던 3년여 전에 비해 매출이 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 국내 조선 3사 영업이익, 2015년 추정치

▲ 국내 조선 3사 영업이익, 2015년 추정치

본격적인 지역 경기의 침체는 조선사들이 크게 악화된 실적을 발표한 2014년부터 시작됐다. 매출액 기준 세계 1~3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모두 수조 원 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2014년 이후 국제유가가 50% 이상 폭락하면서 우리 조선사들의 주 수익원으로 떠올랐던 해양 플랜트 수주량도 급감하고 있다.

해양 플랜트 구조물은 바다에 매장돼 있는 석유나 가스 등과 같은 해양자원을 발굴, 시추, 생산하는 장비와 설비를 뜻한다. 그런데 원유값이 폭락하면서 고가의 시설 비용이 드는 해양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석유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되자 글로벌 석유 시추사들이 해양플랜트 사업을 접거나 줄이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 조선사들이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조현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은 “지금 저희 대우조선도 현재로서는 수주가 전무하다”면서 “2016년 상반기만 지나면 한두 개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작업할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 2015년 한국 조선업의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는 삼성중공업의 한 척(부유식 가스저장재기화 설비)이 유일하다.

유가 폭락과 경영진의 과욕… 조선업 위기로 이어져

▲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공장의 해양플랜트 설비

▲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공장의 해양플랜트 설비

조선업은 세계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물동량이 늘면서 해운업이 활성화 되고, 이에 해운업체들이 선박 건조 발주량을 늘리면 조선업체들의 실적도 좋아진다. 하지만 2008년 세계적인 경기 침체기에 해운업 업황이 대폭 악화되었고, 이에 따라 국내외 중소 조선소들은 큰 위기를 겪게 됐다. 이 때 중국은 산업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과 저렴한 인건비에 힘입어 가격경쟁력을 통해 위기를 돌파했고 오히려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한국 중소 조선업체들은 이 시기에 대부분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심해 석유시추시설(해양플랜트)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성공적으로 위기를 넘겼다. 2008년 7월 유가가 사상최고치(140.70달러, 두바이유 기준)를 기록한 뒤 2011년까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는 고유가 행진에 힘입어 해양플랜트 사업은 활황을 구가했다. 대형 상선 한 척의 가격은 1억달러 정도에 불과하지만 해양플랜트는 시설 하나당 평균적으로 5~6억 달러에 이른다. 이에 힘입어 조선 3사는 유례 없는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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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유가 하락과 함께 찾아왔다. 조선업의 산업 구조를 연구해 온 박종식 박사(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는 “해양플랜트가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유가가 80달러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2014년 여름 이후 고유가가 끝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면서, “이 시기 이후 발주자들이 의뢰했던 플랜트를 안 가져가거나 인수 시기를 미루는 일들이 발생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손해가 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선사들이 손 쓸 수 없는 외적 요인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세계 수위를 다투던 국내 조선 3사는 서로 실적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협상력을 잃어, 발주자인 세계 오일 메이저들과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설계와 관련해 계약서에 까다로운 조항이 삽입되거나, 지나친 저가 수주를 했던 것들이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큰 손해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장범선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해양 프로젝트는 워낙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리스크 덩어리라고 볼 수 있는데, 경쟁하는 과정에서 (조선사들이)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물량을 받아놓고 경험 없는 조선 인력이나 신규 인력을 해양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식의 무리수를 두면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경영진들은 수주 실적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저가로라도 수주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조선업 위기는 ‘하청, 해양플랜트 위주 성장의 위기'(뉴스타파)

정부는 여전히 ‘창조경제’ 동어반복

제조업 침체는 단순히 통계 수치 상의 마이너스를 의미하지 않는다. 제조업은 곧 일자리다. 취재진이 안산과 거제에서 목격한 것은 소득이 줄고 일자리가 사라져 당장 어려움을 겪게 된 사람들의 팍팍한 생활이었다. 그렇다면 정부는 제조업 침체와 장기적 저성장 국면이 교차하는 이 시기에 국민 경제를 위해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을까. 최근 정부가 내놓은 경제 정책들을 보면 창조경제 외에 다른 대안들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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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창업열기를 각 기업들의 특성에 맞게 새로운 신 산업으로 연결해 창조경제의 틀을 완성시켜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10월 27일 국회에서 있었던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창조경제를 통해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공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조업에서 시작된 실물경기 악화를 창조경제로 돌파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취재진은 3명의 경제전문가들에게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현재의 경제 상황에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 왼쪽부터 이동걸 교수, 송원근 교수, 이병천 교수

▲ 왼쪽부터 이동걸 교수, 송원근 교수, 이병천 교수

성장동력을 새로 일으키키 위해서 새로운 기업들이 커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 부분이 본질적으로 우리 경제를 운영해 나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거든요.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미사여구를 가지고 재벌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그럼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재벌은 재벌대로 성장동력을 잃고, 중소기업이나 신생기업은 새로 커나가지 못하는 그 후유증 생기는데, 꽤 오래 갈 거라고 봐요.
–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동국대 초빙교수

창조경제, 말은 좋은데 발상의 전환이 없다는 거죠. 가장 핵심은 저는 지역이라고 봐요. 지역의 산업정책이라면 정부 지원의 효과들이 지역에 어떻게 하면 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느냐, 이런 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런데 지역의 모든 경제 잉여들이 수도권으로 빨려들어가는, 마치 블랙홀 같은 구조를 가만히 놔두고서는 그게 될 리가 없잖아요.
– 송원근 경남과학기술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내용적으로 보면 창조경제란 중요하긴 합니다. 왜냐하면 한국 경제의 기본적인 경쟁력의 질이라고 하는 것이 비용 경쟁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든요. 결국은 임금도 깎고 해고도 쉽게 하고, 이명박 정부 때 같으면 환율을 올린다든가 하는 식이죠. 하지만 그건 혁신의 경쟁력이 아닙니다. 그렇게 때문에 창조라는 말은 의미는 있는 말인데 내용이 없는 거죠.
–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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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 ESG보고서의 문제점과 시사점> 이슈리포트 발표
삼성 계열사 ESG보고서, 회사 이미지에 불리한 사안은 누락·왜곡 많아
계량적 진단보다 실질적인 ESG 경영의 방향을 담은 보고서 발간돼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오늘(3/14)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 ESG보고서의 문제점과 시사점> 이슈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이슈리포트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및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이하 “ESG보고서”)가 공시·기술하고 있는 내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이들 기업의 ESG 경영 실태를 파악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경영이 전세계적으로 대세이며 우리나라도 많은 기업들이 ESG보고서(지속가능보고서 등)을 발간하고 있으나 홍보수단에 불과하거나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이 계속됨에 따라, 국민들이 기업의 ESG 경영을 실제로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보고서가 삼성 계열사를 분석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삼성이 우리 사회에 갖고 있는 경제내·외 영향력이 막대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각종 사회공헌활동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정경유착과 불법·부당한 경영권 승계, 노조활동 방해 및 노조탄압, 산업재해 은폐 및 책임 회피와 같은 그늘도 갖고 있어 한국 기업의 ESG 현주소를 파악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ESG 경영은 현재 전세계적 트렌드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미국 내 200대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의체 “Business Roundtable(BRT)”는 ESG를 표방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거대 자산운용사, 각국 연기금, 보험사 등 글로벌투자기관들 사이에서 ESG투자전략을 추진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ESG 경영 공시를 법제화하고 있으며, 공급망 사슬 내 거래 상대방에 대해서도 ESG 경영을 의무화하는 추세이며, 벤츠, 이케아 등 EU 내 기업들 역시 해외 거래사에게 ESG 원칙 준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고용안정을 위해 노동자들 역시 ESG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번 이슈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의 ESG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회사는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부문을 막론하고 회사의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면을 선택적으로 공시하거나 「K-ESG 가이드라인」에서의 기준에 따른 활동을 수행하는지 여부만을 공시하고, 회사에게 불리하다고 보이는 정보를 누락, 왜곡, 모호하게 공시한 것이 다수 확인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ESG보고서에 2019년부터 2021년 까지 환경환경 법규 위반을 당당히 ‘0건’으로 공시했지만 대기오염물질(염화수소 등) 배출량 조작과 관련해 임직원이 처벌 받고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삼성전자의 녹색기업 지정을 취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한, 삼성물산이 회사의 이해관계자로 ‘임직원’을 포함하면서도 ‘임직원’ 분류에 “노사협의회”는 포함하고 “노동조합”은 제외하는 등 반노조 인식을 보여줬고 이후 별다른 설명없이 이를 슬며시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삼성SDI의 각종 부당노동행위 사례에 대한 내용도 공시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지배구조 관련 이슈에서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합병에 따른 이재용 회장의 재판 이슈(사법리스크), 보험업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에 대해 공시하지 않은 문제점도 발견되었습니다.

ESG 경영은 단기적으로는 기업 평가 시 비재무적 가치에 해당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보완해 리스크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표준화된 기준을 충족하는가 여부를 떠나 각 기업의 실정에 맞는 ESG 경영의 내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ESG 경영의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ESG보고서는 국민들과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사안에 대해서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공개하고 진행 경과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들이 기업들의 ESG경영을 체감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기업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들에 대해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기 어렵기 때문인데, 삼성 계열사의 ESG보고서 역시 문제 사건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향후 어떻게 개선할 예정인지에 대한 정보를 거의 기재하고 있지 않았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기업 이사회의 실질적인 독립성 확보 여부보다 ‘사외이사 비율’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등 형식적인 부분에 치중한 “K-ESG 가이드라인”에서는 기본 진단 항목을 충족하는지 여부만 주목하고, 본래 추진해야 할 ESG 경영의 정책방향은 외면하고 있어서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번 이슈리포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① 사회적 물의가 된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네거티브 스크리닝1 투자 방식의 정착, ② 계량적인 진단 항목보다 ESG 경영의 정책방향을 기술하도록 「K-ESG 가이드라인」 및 ESG 공시 기준에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ESG정보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제3기관으로부터 검증절차 외에도 내부 이해관계자인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내부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고 “이해관계자의 체크와 견제, 회사 행동의 수정”이라는 프로세스를 구축하여야 ESG 경영의 실행력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내일(3/15), 삼성물산은 이번 주 금요일(3/17)에 주주총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어김없이 주요 이사 선임 안건과 제무재표의 승인 및 기타 중요한 경영사항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통해 결정될 예정입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주 삼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오늘, “이 이슈리포트가 이들 기업의 ESG경영에 참고가 되고, 주주들에게도 회사의 비재무적 가치를 재고하는데 활용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참여연대 이슈리포트<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 ESG보고서의 문제점과 시사점>[원문보기/다운로드]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1 ESG 투자전략은 소극적인 유형의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ESG통합(ESG integration)과 적극적인 유형의 포지티브 스크리닝(positive screening/best-in-class), ESG 테마(ESG Thematic), 임팩트투자 (impact investing)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중 네거티브 스크리닝 투자 전략 방식은 윤리, 환경 등 특정 가치를 바탕으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업종, 기업 또는 펀드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참고자료: 최순영, 2021, “해외 금융회사의 ESG 경영 현황 및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The post [이슈리포트] 삼성의 ESG 경영, 긍정적 이미지로 포장 말고 부정적 사안도 공시하고 개선 노력해야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화, 2023/03/1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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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정부세종청사 정부공용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청사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영현 기획조정실장(오른쪽),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왼쪽)과 함께 보고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난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20일이 넘었습니다. 6월 12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와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양상입니다.


뉴스타파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정부가 감염병 관련 법률과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메르스에 적절하게 대응해 왔는지 점검해 봤습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조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5년 주기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고 있고, 제34조는 위기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과 이에 따른 위기관리 매뉴얼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가 있습니다.


감염병이 확산될 때 정부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리해 놓은 것이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입니다. 정보공개센터는 보건복지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2014년 6월 개정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매뉴얼은 지난해 12월 다시 개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뉴스타파와 정보공개센터는 현행 매뉴얼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보건복지부는 공개를 미뤄 다른 경로를 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뉴스타파와 정보공개센터는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2014년 12월)을 분석해 봤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만든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은 감염병 발생 시 상황별로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매뉴얼에는 상황별 위기경보 수준과 정부부처별 역할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매뉴얼은 감염병에 따른 위기 상황을 네 가지 단계인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2014.12) p.8


정부가 대응을 시작하는 것은 ‘주의’(Yellow) 단계입니다. 주의 단계는 ○ 해외 신종감염병의 국내 유입 ○ 국내에서 신종·재출현 감염병이 발생했을 경우 발령하고,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협조체제를 가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첫 환자가 발생했던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12일 현재까지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Yellow) 단계로 발령해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계’단계 상황인데도 ‘주의’ 유지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 지역은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도를 이미 벗어나 서울과 충남, 대전, 부산 등 9개 광역시도로 확산됐습니다. 현행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해외 신종감염병이 국내로 유입된 후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거나, 국내 신종·재출현 감염병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경우에는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Orange)로 발령하고 본격적인 국가 단위 대응체계를 작동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감염이 병원에서만 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경보수준 격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매뉴얼 어디에도 병원 내 감염의 경우 ‘주의’단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은 없습니다.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 주의단계 주요 조치 내용 p.27


그렇다고 ‘주의’ 단계에서 이뤄진 대응조치가 과연 적절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주의’ 단계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수행해야 할 임무와 역할에는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을 통해 불필요한 불안감 해소”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메르스 전파가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고, 오히려 ‘불필요한 불안감’을 키운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또한 확진자 정보를 누락하거나, 공개한 병원 이름도 잘못 표기해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정부가 자신들이 만든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을 스스로 어긴 것입니다. 또한 교육부의 경우은 ‘경계’ 단계에서 취해야 하는 ‘학교 휴교와 휴업 및 학원 휴원 검토’를 이미 실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당국과 보건당국이 서로 엇박자를 내는 대목입니다.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 주의단계 기관별 임무/역할 p.25


보건당국이 메르스 확산 사태 와중에서 매뉴얼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매뉴얼 대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단서는 지난해 말에 실시된 한 연구용역 결과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강원대학교에 의뢰한 연구, ‘신종감염병 대유행 시 질병관리본부 비상인력 운영계획 연구‘를 보면, 질병관리본부 직원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옵니다. 신종 감염병 발생시 비상대응업무 숙지도 부분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 297명 중 39%인 115명이 모르고 있다고 응답했고, 14%인 43명은 전혀 모르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감염병을 관리해야 할 정부 핵심기관의 직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상대응업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 신종감염병 대유행 시 질본관리본부 비상인력 운영계획 연구 용역 보고서 p.142


특히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SNS, 문자, 인터넷 등의 활용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 직원 297명 가운데 50%인 149명이 미흡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실제 이 설문조사 6개월 뒤, 국내에 신종 감염병인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질병관리본부 SNS 계정에는 2014년 8월의 에볼라 정보가 가장 최신 정보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가 오히려 화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국민은 정부의 대응이 안일하고, 미숙하며, 불투명하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도 정부가 대응 매뉴얼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 국가의 존재 이유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개정 20141215.pdf



*이 분석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뉴스타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함께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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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5/06/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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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의 근로감독관을 찾아가다

올해 여러 차례 노동 사안을 취재 하면서 몇 차례 근로감독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근로감독관을 만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요.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나 임금을 체불당한 노동자들의 문제를 취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먼저 근로감독관부터 만나게 됐죠.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최전선에서 지켜주는 파수꾼이 바로 근로감독관이기 때문입니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작 시급 2천원을 받고 새벽까지 일하던 고등학교 때를 생각하니, 근로감독관이 뭐하는 사람인지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근로감독관은 최저임금 위반이나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에 대한 조사와 처벌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정기적으로 혹은 불시에 사업장을 방문해 노동법이 잘 지켜지는지 감시하기도 하고, 사업장의 노동 환경과 관련한 각종 인허가 업무도 처리합니다. 이 정도 얘기만 들어도 왠지 이 사람들, 많이 바쁠 것 같지 않나요? 실제로 이번에 만난 한 현직 근로감독관이 자신이 일하는 자리를 보여줬는데, 책상엔 빈틈없이 서류가 쌓여있고 컴퓨터의 전용 프로그램에는 백여 개의 담당 사건이 빽빽하게 목록화 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일이 많다는 것이 근로감독관이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겠죠? 근로감독관의 역할을 검증하는 이번 보도를 준비하면서 여섯 명의 근로감독관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근로감독관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여러 문제들을 알게 됐는데요. 한 명씩 만나볼까요?

근로감독관의 배신… 김OO 근로감독관

부산합동양조에서 만드는 막걸리 ‘생탁’. 휴일 보장이나 수당 지급 등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던 60세 안팎 노동자들의 이야기, 이미 지난 3월에 한 번 전해드렸죠? (관련 기사 : “개한테는 주지 않는다”) 그때 다 못했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사건을 담당했던 근로감독관 김모 씨에 관한 얘기입니다.

응당 받아야 할 돈을 못 받고 쉬어야 할 날에도 계속 일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생탁 노동자들은 억울한 마음으로 근로감독관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이 사건을 맡은 김 감독관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먼저 생탁 신용섭 사장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파업 시작 이틀 후인 작년 5월 1일, 이번에는 생탁 회사 사무실에서 사장 신모 씨, 사하경찰서 정보관 정모 씨까지 모여 대화를 나눈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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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이 대화를 들은 내부 인물의 증언으로 대화 내용이 알려졌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증언을 바탕으로 관련자들을 취재해 이날 3인이 만나서 나눈 대화의 내용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생탁 사장 : 노조하고 말이 안 통합니다. 파업 계속되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근로감독관 : 독하게 마음 먹고 한달만 놔둬봐요. 저거 못 견디고 스스로 와해될 겁니다. 골수분자는 회사에서 잘라내야죠.

감독관이 대놓고 사측에 유리한 조언을 건네고 있습니다. 잠시 후에는 경찰 정보관(정보과 형사)과 함께 노조를 와해시킬 방법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근로감독관 : 어차피 조직부장하고 총무부장은 파업 푸는데 동의 안 할 거예요. 갈 때까지 가보자는 마인드입니다. 설득할 수 있는 건 분회장이에요. 분회장이 나는 못하겠다, 하고 빠져나오면 노조에 동요가 일어날 거예요.

생탁 사장 : 감독관님 말씀대로 (노조) 빠져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보장을 해드리죠.

경찰 정보관 : 아침에 분회장하고 30분쯤 얘기했는데 뭐 그런 시각은 같습니다.

(*좀 더 자세한 정황은 뉴스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근로감독관의 ‘배신’입니다. 감독관이 사측과 밀담을 나눈 뒤, 실제 분회장 전모 씨가 “나는 못하겠다”며 노조를 탈퇴하고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사측에 우호적인 제2노조를 만들었죠. “빠져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보장을 하겠다”는 사장의 말 또한 현실로 이뤄졌습니다. 먼저 파업을 풀고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회사 측이 휴일 보장이나 상여금 지급 등 ‘당근’을 제공한 것이지요. 결국 파업 중이던 조합원들 상당수가 새로 만들어진 제2노조로 옮겨 왔습니다.

▲ 생탁 노동자들의 부산시청 앞 고공농성장

▲ 생탁 노동자들의 부산시청 앞 고공농성장

제자리를 지킨 노조원들은 이제 갈 곳이 없습니다. 한 명은 스트레스성 심장사로 지난 6월 세상을 떠났고 남은 사람은 8명 뿐입니다. 생탁 노동자 송복남 씨는 결국 부산시청 앞 10여미터 높이의 광고탑 위에 올라갔습니다. 7월 24일로 고공농성 100일이 됩니다.

근로감독관 김모 씨는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생탁에서의 발언이 문제가 돼서 징계를 받았던 김 감독관은 이제 부산고용노동청이 아닌 울산고용노동청에 있었습니다. 너무 멀리 계신 것 같아서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설명이 들어보고 싶어 먼 길 마다않고 찾아갔습니다.

▲ 근로감독관 김모 씨

▲ 근로감독관 김모 씨

김 감독관은 부담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맞아주셨어요. 하지만 피하지 않고 당시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들려주었습니다. 김 감독관은 여러 말을 했지만 핵심은 하나였죠. 사측의 마음을 얻고 속내를 떠보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기자님은 그걸 쉽게 이해 못 하는게 맞을 거예요. 현장에서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납득이 안 가는 건 맞죠. 하지만 우리들은 일을 하면 상대방 말에 일부 맞장구 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러다보면 상대방이 어느 정도 저한테 마음의 문을 열거든요.

고용노동부는 김 감독관의 해명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시간이 지나자 슬그머니 다시 징계를 철회했습니다. 결국 김 감독관은 명예를 회복했지만 생탁 노동자들은 거리에 나앉은채로 15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가 사측을 떠보기 위해 주고받은 말들은 현실로 이뤄졌고요. 그는 2009년 올해의 근로감독관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공정한 남자’… 추OO 근로감독관

근로감독관 추모 씨는 김 감독관에 이어 작년 5월부터 생탁 파업 사태를 맡았습니다. 노동자들은 추 감독관이 시간을 끌면서, 제2노조가 만들어지고 교섭권을 빼앗아 갈 시간을 벌어줬다고 말합니다. 해명을 들어보기 위해 부산고용노동청으로 찾아갔습니다.

약속도 잡지 않고 불쑥 찾아갔지만 추 감독관은 한 시간 넘게 시간을 내서 성의껏 그간 생탁 문제를 처리해온 과정을 들려줬습니다. 추 감독관은 법이 허락하는 한계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조사를 해왔다고 말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사장이 25명인데 하나하나 조사해보니 선대 아들이 이름만 올려둔 경우고 있고 나이든 사람들이 돈만 받아가는 경우도 있고… 경영에 책임 있는 사업주를 가리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생탁을 만드는 부산합동양조 장림공장은 사장만 25명인 특이한 회사입니다. 이 중 상당수는 이름만 올려두고 돈만 받아가는 사장들인데요. 창업은 선대에서 함께 했지만 세대가 지나면서 소수가 경영을 책임지는 식으로 바뀐 것이죠. 어쨌든 추 감독관은 경영 책임이 있는 9명 사장들에 대한 소환 조사와 사업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쳐 생탁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임금체불 4건에 대해 사법처리를 했습니다.

▲ 부산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추모 씨

▲ 부산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추모 씨

결국 이 문제가 어떻게 풀려야 하는지 묻자 추 감독관은 ‘양보’를 강조합니다.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야 타협이 가능하다는 말 그대로 ‘공정한’ 답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5개월간 제2노조 설립과 교섭권 박탈 등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로 밀려나기만 했던 노동자 측에게 어떤 양보를 더 바랄 수 있을까요.

추 감독관은 일단 복귀를 해서 현장에서 문제를 푸는 게 답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측이 징계나 정년 규정을 악용해 사실상의 해고를 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에서 무조건 회사에 복귀하는 것이 노동자 측에게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느 시점부턴가 이 ‘공정한 남자’와는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성을 가장한 방치는 사실상 버틸 여력이 강한 쪽을 편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모르고 있을까요. 추 감독관도 고용노동부가 뽑은 2013년 올해의 근로감독관이었습니다.

소망교회 걱정에 잠 못드는… 이OO 근로감독관

자, 이제 장소를 서울로 옮겨볼까요? 이번에는 다른 노동 현장을 보겠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때부터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으로 묶여 유명해진 소망교회. 힘쎈 대형 교회에서 경비로 일하던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 문제로 작년 12월, 처음으로 근로감독관을 찾아갔습니다. 그 중 한 명인 이상철(가명) 씨는 이 사건을 맡았던 근로감독관들에 대해 분통을 터뜨립니다.

처음 사건을 맡은 근로감독관 공모 씨는 임금체불 건에 대해 계속 시간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이제 만나볼 근로감독관 이모 씨에게 사건을 넘깁니다. 하지만 이 감독관도 마찬가지로 7월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국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규정상 25일 안에 처리하게 돼 있는 일반 민원 사건에 대해 무려 7개월이나 시간을 끈 겁니다. 이상철 씨는 검찰이 결론을 낼 때까지 또다시 긴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 기자와 만난 전 소망교회 경비노동자 이상철 씨

▲ 기자와 만난 전 소망교회 경비노동자 이상철 씨

왜 이렇게 시간을 끌었을까.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으로 감독관 이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먼저 전화를 드렸는데 별로 반기지 않는 것 같은 눈치였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 일단 찾아가 봤습니다. 긴 시간 기다려 만난 이 감독관. 하지만 만나자마자 문전박대입니다. 겨우 자리를 만들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기자 : 이 사건을 이렇게 오래 끌어온 이유가 뭔가요?

근로감독관 : 그건 뭐 조사과정에서 당사자들 주장이 첨예해서 그렇죠. 주장이 첨예하고 증거가 불충분하니 조사가 당연히 길어지죠.

기자 : 그렇다해도 기간이 너무 길었는데, 이게 확실하다고 확정짓지 못한 논점들이 있었나요?

근로 감독관 : 제가 검사하고 충분히 얘기했는데 지휘와 보고를 받다보니 저하고 좀 생각이 달랐어요. 그래서 그 부분에서 자기가 좀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지만 계속 되묻자 결국 ‘소망교회’ 얘기가 나옵니다. 이상철 씨와 담당 노무사 모두 근로감독관이 소망교회 눈치를 보느라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감독관은 “소망교회라는 대외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법 위반은 했지만 우리가 살다보면 실수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게 고의적이 아니고 무지해서 생긴 걸 소망교회가 나쁘다고 언론에서 내면 안되잖아요. 그런 뜻이기 때문에 검사도 그걸 공소할 때 조심스러운 거예요.”라고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위법행위는 저질렀지만 소망교회의 대외적 이미지가 다치면 안된다는 데 공감한 검찰과 고용노동부의 끈끈한 공조일까요. 이 감독관은 중간에 대화를 끊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만둬서 행복해요… 한용걸 前 근로감독관 (가명)

근로감독관들을 좀 더 이해해보고 싶었습니다. 일선 사업장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고 사법경찰관으로서 수사권도 가진 근로감독관. 잘만 하면 임금체불이나 최저임금 위반 같은 고질적인 문제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감독관들이 게으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근로감독관들은 대체로 상당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전직 근로감독관을 만나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수소문한 끝에 지금은 공인노무사로 일하는 전직 근로감독관과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업무량이 거의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말합니다.

임금체불 신고업무가 항상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상태에서 또 감독 업무 차원에서 감독 계획들이 내려오거든요. 그런 거는 겨우겨우 시간을 쪼개서 나가요. 그러면은 제대로 된 감독도 안 이뤄져요. 임금체불 지도하는 것보다는 사업장 전체에 노동법이 제대로 관리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한데, 어찌보면 주객이 전도돼 가지고…

그는 근로감독관으로 일할 때 야근은 기본이었고 주말에도 집안에 큰 일이 없으면 무조건 일을 하러 나가곤 했다고 말합니다. 잘 하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근로감독관이지만, 그만 둔 지금이 더 낫다는 말도 덧붙였구요.

▲ 근로감독관 1인당 담당 사업체 수, 노동자 수 (2011)

▲ 근로감독관 1인당 담당 사업체 수, 노동자 수 (2011)

2011년에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근로감독관 한 명이 담당하는 사업체 수는 1,711개, 노동자 수는 15,272명에 이릅니다. 격무에 비해 처우는 열악하기 때문에 고용노동부 내에서도 피하는 자리여서 근로감독관 충원율은 정원의 84~87% 선에 불과합니다. (2014년 기준 정원 1,689명, 현원 1,485명, 충원율 87.9%)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앞서 생탁이나 소망교회 사건에서 본 것처럼 근로감독관들이 회사 측에 편향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단지 일이 많아서라는 이유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가 문제였을까요.

자부심 잃고 떠나다… 안영식 前 근로감독관 (가명)

이해의 실마리는 안영식 전 근로감독관을 만나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안영식 씨는 근로감독관을 선발하는 과정과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 노동인권을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는 지점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노동법에 대한 기본 소양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 행정법 시험치고 들어온 공무원들이 어쩌다가 배치가 되니까 노동 문제를 잘 몰라요. 자기가 알아서 공부를 해야 해요. 저는 인강 들으면서 다녔어요. 노동인권을 고민해본 적이 없는 공무원이 화내는 민원인들을 만나다보니까 반감이 생기죠. 가장 반노동적인 인사들일 걸요? 노동부 직원들이…

갈수록 사측에 기울어진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늘 바쁘니까 어쩌다가 정기감독 나가면 기껏해야 한 사업장 한 번 가는 거예요. 그럼 먼저 사측 사람들 안내 받고 얘기 듣고 오지 몇 번씩 찾아가서 노조 얘기 듣고 다른 얘기도 듣고 할 시간이 없죠. 그런 식으로 계속 하다보면 점점 사측 논리에 세뇌돼요. 그러다보면 근로자는 나쁜 놈이라고 머릿 속에 넣고 있는 사람도 많아요.

안영식 감독관은 원래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근로감독관이 되고 싶어서 자원해서 일을 시작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인터넷으로 노동법과 형사소송법을 공부하면서 근로감독관 일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 근로감독관이 됐을 때 자부심도 컸고, 일도 열심히 해서 인정도 받았지만 결국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제 그는 연구기관에서 비정규직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많이들 도망가요”… 정태화 근로감독관  (가명)

▲ 근로감독관의 위반건수 적발과 처벌 건수 (2014)

▲ 근로감독관의 위반건수 적발과 처벌 건수 (2014)

이번 근로감독관 보도를 준비하면서 근로감독관이 노동관련법을 위반한 사업장을 많이 적발해도 실제 처벌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고용노동부에 공식 인터뷰를 요청해 얘기를 들어보니, 적발된 후 사업주가 대부분 위반 사항을 시정했기 때문에 처벌 횟수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멀리 지방에 내려가 만난 현직 근로감독관 정태화 씨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처벌을 하려고 해도 준비할 것이 너무 많아 잘 안하게 된다는 겁니다.

변명인지 모르겠지만 일이 어려워지잖아요. 일은 많은데… 처벌을 하려고 하면 증거주의이고 자백이 필요한데 증거나 자백을 얻기가 쉽지 않아요. 사업주 반발도 심하고… 그렇게 할 능력이나 의향이 있는 감독관이 지금 몇 퍼센트나 될까요?

이는 앞서 만난 안영식 전 감독관의 말과도 일치합니다. 그는 5만원짜리 과태료 처벌 하나 하려고 해도 피의자 조서, 진술 조서, 송치서, 지청장 사인 등 필요한 서류와 절차가 많기 때문에 “송치 하나 줄이는 것이 해피한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 정태화 현직 근로감독관과 만남

▲ 정태화 현직 근로감독관과 만남

늦은 밤 술 한 잔을 나누며 들었던 정태화 감독관의 얘기는 근로감독관에 대한 많은 기대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격무와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은 엄연한 현실이었습니다. 여기에 노동 문제의 특수성을 고민할 기회가 없었던 일반 공무원들이 마지못해 배치 받아 오는 곳이 근로감독관이라는 상황도 문제였습니다. 노동인권을 지키는 첫 번째 파수꾼인 근로감독관이 되기에는 자격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일반행정직 들어와서 이런 업무를 하게 되리라고 상상도 못하고, 힘들다 보니까 다른 부처로 많이 도망갔어요. 도망 안 가거나 견뎌보자, 이런 사람들만 남았어요. 일을 위한 일을 한다는 인식인데… 기자님은 저희가 소명의식 가지고 근로자 권익 보호를 위해 일을 해야하지 않냐고 말하십니다만, 부끄럽게도 그런 소명의식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겁니다.

( *뉴스 영상에서 근로감독관들의 좀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

목, 2015/07/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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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한 고서화 수집가가 한국 현대 미술계의 거장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미공개 작품 2,800여 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한국 미술계 사상 최대의 위작 시비.

검찰이 수사에 나서 결국 위작이라는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언론도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SBS는 ‘SBS스페셜’을 통해 위작 의혹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검찰은 소장자 김용수 씨 등을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고 1, 2심 재판부 모두 위작 판결을 내렸다. 이후 이 사건은 국민의 기억 속에서 점차 멀어졌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위작 의혹 사건 수사와 재판 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위조 논란 작품들이 위작으로 판정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여럿 발견했다.

지난 2007년 10월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이틀 뒤 SBS 스페셜은 ‘이중섭 박수근 위작논란 2829점의 진실’이라는 5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은 위작 사건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파헤쳤다는 이유로 방송위원회로부터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다큐는 과학적 검증을 위해 미술품 과학감정 전문가로 알려진 최명윤 전 명지대 교수의 자문을 받았다. 과학적 검증은 위작으로 의심되는 그림의 물감에서 산화티탄피복운모가 검출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

SBS 스페셜은 “소장자의 동의를 받아 압수품의 일부에서 물감을 채취했다. 티타늄 성분의 단면을 잘라 조사했다. 그 결과 산화티타늄이 고르게 덮여있는 운모가 확인됐다”고 방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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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씨가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라고 주장한 그림들이 위작임을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를 찾아냈다는 것이다.

산화티탄피복운모는 말 그대로 운모에 산화티타늄을 코팅한 것으로, 반짝이는 색을 내는 재료다. 그런데 운모에 산화티타늄을 코팅하는 기술은 1980년대에 처음 세상에 나왔다. 이중섭은 1956년, 박수근은 1965년 각각 사망했다. 따라서 두 사람의 작품에 이 성분이 나왔다는 것은 진품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최 교수를 수소문해 만난 자리에서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이거는 저기서 만든 거에요. 아니 이건 내가 한 게 아니라 SC 뭐죠 이게. SBS? 거기서 조작한 거죠. 만든 거죠. 저렇게 안 나와요. SBS에서 조작을 했다고요? 이거는 사실은 내가 한 얘기가 아니죠.

최 교수는 자신이 직접 티타늄 성분의 단면을 잘라 조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방송에 나온 그림은 한국화학연구원이 위작사건과는 별개로 산화티탄피복운모의 일반적인 구조를 보여주기 위해 찍은 사진이었다. 그런데 SBS는 마치 이 사진이 이중섭 화백 그림의 물감에서 검출된 산화티탄피복운모인 것처럼 보도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당시 프로그램 제작 담당자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담당 기자는 이미 SBS에서 퇴직한 상태였다. 어렵사리 전화 연락이 닿았다. 그는 “일단 그게 굉장히 오래된 일이라서 전 전혀 기억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기자는 지난 2007년 방송이 나가고 난 뒤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법정에 증인으로 나가서도 “잘 모른다”는 말을 반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화티탄피복운모는 이중섭, 박수근 그림의 위작 여부를 과학적으로 판가름하는 매우 중요한 증거다. 물감에서 산화티탄피복운모가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산화티타늄을 구성하는 티타늄과 산소, 그리고 운모를 구성하는 핵심 원소인 SI, 즉 규소가 동시에 검출돼야 한다.

검찰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지난 2007년 국립중앙박물관 등 4개 기관에 위작 논란 그림에 대한 성분 분석을 의뢰했었다. 하지만 서울시립역사박물관이 검사한 그림 10개 중 6개에서는 규소는 물론 티타늄조차 검출되지 않았다. 국립경주박물관이 분석한 14개 시료에선 티타늄이 검출되긴 했지만, 물감이 아니라 종이 자체에 있는 티타늄 성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중앙박물관 분석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최 교수는 이 4개 기관의 분석결과를 종합한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위작으로 추정되는 그림에서 산화티탄피복운모가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검사에 사용된 이동식 X선 형광분석기는 경금속인 규소를 잘 검출해내지 못하는 것일 뿐 산화티탄피복운모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당시 운용한 이동형 X선 형광분석기는 규소를 검출해낼 수 있으며,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산화티탄피복운모의 존재, 즉 위작 여부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증거는 나오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전문가의 눈으로 판단하는 안목감정 이외에 과학감정에서도 산화티탄피복운모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해 2,800여점의 그림을 위작이라고 결론지었다. 만약 대법원에서도 하급심과 같은 결론을 내리면 현재 압수 상태인 2,800여점은 모두 소각돼 폐기처분된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이 난 이후 2년 넘게 이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현재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작품은 600여 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로 유명 미술관과 부유층 개인 소장가들이 보유하고 있다. 2005년 당시 김용수 씨가 두 거장의 작품 2천여 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미술계에서는 이 그림들이 시장에 풀리면 기존 작품들의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법원이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입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최종적으로 위작 판정을 내리게 되면 혹시 일부라도 있을지 모르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 자산이 잿더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목, 2015/08/2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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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 화가 이중섭·박수근 화백 작품의 대규모 위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1심과 2심에서 모두 위작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는 희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심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그림물감 분석에서 위작으로 볼만한 과학적 증거가 나오지 않은 감정 결과는 배제한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미술품의 진위 여부는 안목감정, 과학감정, 자료감정을 종합해 판단한다. 안목감정은 해당 작가의 그림을 오래 접한 전문가가 직관으로 위작 여부를 가르는 것이다. 하지만 안목감정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과학감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중섭·박수근 위작 의혹 사건 재판에서 과학감정의 핵심은 물감의 성분인 산화티탄피복운모의 존재 여부와 그림에 기재된 서명이었다. 산화티탄피복운모가 들어간 물감이 1980년대에 개발돼 사용됐기 때문에 만약 위작 의혹을 받는 그림에서 이 성분이 검출된다면 진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 2심까지 위작 판결이 난 김용수 씨 소장 그림들.

▲ 2심까지 위작 판결이 난 김용수 씨 소장 그림들.

산화티탄피복운모 존재 여부와 서명이 쟁점

이 때문에 지난 2012년 2심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자 위조 논란 작품 소장자인 김용수 씨의 변호인은 법원에 물감 성분 분석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위작 논란 그림 17점에 대해 1차로 X선 형광기 분석을 했다. 그 결과 7점에서 산화티타늄의 성분인 티타늄과 운모의 주성분인 규소가 검출된다. 그리고 2차 X선 회절기 분석에서 산화티타늄이 검출된 동일 부위에서 운모도 검출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운모는 검출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과수 2차 감정 결과는 반영하지 않고 1차 감정 결과만을 토대로 “산화티타늄의 주성분인 티타늄과 운모의 주성분인 규소가 동시에 검출된다면 높은 확률로 산화티탄피복운모가 존재한다고 추정된다”고 판시했다. ‘추정된다’는 것은 산화티탄피복운모가 존재할 수도 있지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위작 논란 그림 소장자 김용수 씨가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형사사건에서 이렇게 추정을 근거로 유죄 결론을 내리는 것은 형사소송법은 물론 대법원 판결에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대법원은 1987년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증거는 형사소송법상 엄격한 증거여야 한다”며 “그 증명력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우월한 증명력을 가진 것이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오길영 신경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법관은 자유 심증을 할 수 있지만, 유죄 입증의 증거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며 “단순히 추정되는 정도 가지고 유죄 입증의 증거로 사용됐다면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법원의 감정 의뢰를 받은 그림들에서 “산화티타늄이 검출된 부위에서 운모는 검출되지 않았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법원의 감정 의뢰를 받은 그림들에서 “산화티타늄이 검출된 부위에서 운모는 검출되지 않았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추정되는 증거로 유죄 판결?

더군다나 국과수는 재판부의 사실 조회에 대한 답변에서 ‘산화티타늄이 피복된 운모’와 ‘산화티타늄과 운모의 혼합물’을 구별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결과적으로 산화티탄피복운모 확인 시험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결국, 국과수의 감정 결과로는 위작 여부를 과학적으로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2심 재판장은 공보담당판사를 통해 뉴스타파에 “판결문 외에는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2005년 국과수에 필적 감정도 의뢰했다. 국과수는 진품에 있는 서명과 비교했을 때 “같은 필법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객관적인 단정은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같은 필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부분만 판결문에 인용했다.

재판부는 위작 여부 판단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안목감정에 기댔다. 2005년 서울중앙지검의 요청으로 안목감정에 참여한 16명의 전문가는 대부분 “위작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16명의 전문가 감정단은 평론가와 교수 9명, 화가 4명, 화랑대표 3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국내 미술품 감정학 분야의 권위자인 한 미대 교수는 “작가에 대해 A부터 Z까지 연구한 사람만 그림의 진위를 얘기할 수 있다”며 “(그동안 이뤄진) 많은 사람의 논의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상당 부분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2심 판결 후 대법원은 3년째 위작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이 1, 2심 재판부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목, 2015/08/2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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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밀양시 삼문동에는 1년 내내 태극기가 걸려있는 집이 있다. 약산 김원봉의 막내 동생인 김학봉 (86살)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이다. 영화 <암살>이 흥행하면서 국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선 ‘잊혀진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 그는 의열단과 조선의용대를 이끌며 일제강점기 현상금이 가장 높았을 정도로 적극적인 항일 독립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해방 후 악질 친일경찰 노덕술에 잡혀 갖은 수모를 겪었고, 1948년 월북한 탓에 그의 가족들은 숨죽이며 살아야만 했다. 김원봉의 9형제 중 4명은 한국전쟁 당시 ‘보도연맹 사건’으로 학살을 당했고, 나머지 형제들도 고문당하는 등 가문이 멸문하다시피 했다.

▲ 약산 김원봉의 막내 여동생 김학봉(1932년 생) 할머니.

▲ 약산 김원봉의 막내 여동생 김학봉(1932년 생) 할머니.

약산의 유일한 생존 혈육인 김학봉 할머니는 지난 2005년 국가보훈처에 약산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그의 월북이 문제가 된 것이다.

약산의 아내이자 독립운동가인 박차정도 독립유공자로 인정받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박차정은 해방 후 50년이 되던 해인 지난 1995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 받는다. 그녀의 항일 독립 운동이 뒤늦게나마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박차정 의사는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모셔져 있지 않다.

해방 70주년을 맞은 지난 8월 15일. <목격자들> 제작진은 국립 현충원의 애국지사 묘역에서 친일파 김홍량의 묘를 발견했다. 김홍량은 1977년 애국계몽활동을 한 경력이 인정돼 건국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대동아 전쟁 당시 전투기 제작비 10만 원(현재 약 10억 원)을 조선총독부에 헌납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친일행적이 밝혀지며 지난 2011년 서훈이 취소됐다. 김홍량은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그러나 서훈 취소 4년이 지났지만 김홍량의 유족은 국립현충원에서 이장하지 않고 있다. 김홍량의 아들은 노태우 정권에서 차관까지 지낸 바 있다.

▲ 김홍량, 강영석, 박성행은 독립유공으로 서훈을 받았다가 이후 친일행적이 드러나 서훈이 박탈됐다. 그러나 이들 3명은 여전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 김홍량, 강영석, 박성행은 독립유공으로 서훈을 받았다가 이후 친일행적이 드러나 서훈이 박탈됐다. 그러나 이들 3명은 여전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독립 유공자로 서훈을 받았다가 친일 행적이 밝혀져 서훈 자격이 박탈된 이는 모두 24명이다. 24명의 명단은 아래와 같다.

김희선, 박연서, 서춘, 김홍량, 박성행, 강영석, 장응진, 김우현, 김응순, 남천우, 박영희, 최지화, 유재기, 윤익선, 윤치영, 이동락, 이종욱, 이향발, 임용길, 장지연, 차상명, 최준모, 허용호, 정광조

모두 뒤늦게 친일반민족 행위가 드러나 서훈이 박탈됐다. 이들 24명은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발표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서훈이 박탈된 이들은 상훈법 제 8조와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 35조에 따라 훈장을 반납하는 것은 물론 직전 5년 동안 받은 연금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물론 국립현충원에서 이장도 해야 한다.

그러나 <목격자들> 취재 결과, 서훈 취소자 24명 중 절반인 12명은 여전히 훈장을 반납하지 않고 있었다. 김희선, 김우현, 김홍량, 남천우, 박성행, 윤익선, 윤치영, 이동락, 이향발, 장지연, 최준모, 허영호 등이다. 이들 유족들은 아직 재판이 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훈장 반납을 거부하고 있다.

여전히 국립현충원에 안장 돼 있는 사람도 3명에 이른다. 강영석, 김홍량, 박성행 등이다. 또 서훈이 박탈된 24명의 유족 모두 국가로부터 받았던 유족 연금을 단 한 푼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국가보훈처는 이들에게서 연금을 돌려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 독립유공자들 중 친일행적이 드러나 서훈이 취소된 자는 모두 24명. 이들 중 12명은 여전히 훈장을 반납하지 않고 있다.

▲ 독립유공자들 중 친일행적이 드러나 서훈이 취소된 자는 모두 24명. 이들 중 12명은 여전히 훈장을 반납하지 않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자와 가짜 독립유공자가 애국지사 묘역을 차지하고 떵떵거리는 나라. 진짜 독립운동가는 여전히 설 자리가 없는 현실을 뉴스타파 <목격자들> 카메라가 담았다.


글 구성 : 정재홍
취재작가 : 이우리
연출 : 박정남, 권오정

월, 2015/08/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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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각종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 길거리 쓰레기통으로, 아파트 재활용 장소로, 혹은 대문 옆 쓰레기 종량 봉투로… 모든 것이 상품화 되고 대량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현대사회, 쓰레기 배출은 어쩔 수 없다. 버려진 쓰레기는 하루가 지나기 전, 누군가 치운다. 버린 이후 이 쓰레기가 어디로 갈까? 누가 처리하고 있을까? 우리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버리고 배출하면 끝, 그 뒤에 어떤 과정이 있는지는 관심 밖이다.

▲ 인천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 매립지. 세계 최대 규모다, 수도권 58개 시군구의 쓰레기들이 이곳으로 모인다.

▲ 인천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 매립지. 세계 최대 규모다, 수도권 58개 시군구의 쓰레기들이 이곳으로 모인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 가운데 상당수는 인천시 서구 백석동으로 향한다. 이곳은 세계 최대의 쓰레기 매립지다. 1992년 조성 이후 지금까지 수도권 58개 시,군,구의 쓰레기가 처리되는 곳이다. 하루 평균 1만 4천 톤의 쓰레기가 처리된다. 최근 수도권 매립지의 사용 기한이 2025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그 사이, 수도권 매립지 주변도 개발이 이뤄지면서 어느새 30만 명의 주민이 매립지 인근에 살고 있다. 매립지 주변 주민들은 남 모르는 불편을 겪는다. 냄새와 먼지로 인한 불편과 민원을 호소하며, 매립지 기한 연장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가깝게 살아가는 있는 사람들의 요구와 생각은 무엇일까?

▲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모습은 도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17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모습은 도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17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와 만나는 또 다른 이들은 바로 ‘폐지 줍는 사람들’이다. 전국적으로 170만 명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전국 7만 곳으로 추산되는 고물상과 연계해 각종 재활용 쓰레기를 수집하고 처리하고 있다. <목격자들> 제작진이 찾은 한 재생지 공장은 원료 중 60% 가량이 고물상을 통해 수집된 것이다.

그런데 이들 고물상과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들을 위협하는 것은 무엇일까?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우리가 쓰고 버린 쓰레기와 이 쓰레기를 만나는 사람들의 목소리 그리고, 그들의 삶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이번 프로그램의 글, 구성과 촬영, 연출은 남태제 독립감독이 진행했으며, 남태제 감독은1998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대중음악의 해방구, 언더그라운드>, 1999-2000년 i-TV경기문화재발견, 2003년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2008년 시민방송 R-TV <다른 세상을 꿈꾸다>, 2011년 다큐멘터리 영화 <도시아이들, 논을 만나다>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방송 : 8월29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보기 : newstapa.org/witness

수, 2015/08/2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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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목함지뢰 폭발로 시작된 한반도의 준전시 상황과 3일간의 회담끝에 극적으로 타결된 남북 공동보도문. 보름사이에 숨가쁘게 진행된 한반도의 정세에서 국민들은 누가 막후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의 본질적인 문제는 과연 무엇이었고,이번 공동보도문의 진정한 의미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뉴스타파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등 3인의 대표적인 북한 안보 전문가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태의 배경과 본질,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요동치는 국제정세에 대해 들어봤다. 위 동영상은 전문가들의 통찰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3시간여에 이르는 인터뷰 분량을 20여분으로 편집,요약한 것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국제정치학 박사, 대통령비서실 통일 비서관, 통일부 차관,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원광대학교 총장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통일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북한연구학회 부회장.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국무총리비상기획위원회 혁신기획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방전문위원

목, 2015/08/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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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날마다 쓰고 버린다. 쓰레기는 나날이 늘어난다. 그러나 우리가 쓰고 버린 이 쓰레기들이 눈 앞에서 사라지길 원한다. 눈앞에서 사라진 쓰레기는 곧 우리에게서 잊혀지게 된다. 우리가 쓰고 버린 이것들은 과연 어디로 흘러 가는가.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가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세계최대의 매립장인 수도권매립지. 최근 기한 연장 문제를 두고 홍역을 앓았다. 지난 6월 말, 서울시.경기도, 인천시, 환경부 등 4자 합의로 수도권 매립지 사용 기한을 10년 연장했다. 매립지 인근 주민들은 이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 서구 검암동 주민들은 수도권 매립지 쓰레기 때문에 유,무형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2016년까지 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고 3~4년 내에 서울과 경기, 인천이 각자 쓰레기를 처리할 대체 매립지를 마련하라고 주장한다. 수도권에서 생산된 쓰레기를 수도권 매립지로만 보낼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처리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는 세계 최대규모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수도권 58개 자치단체의 쓰레기를 반입하여 매립한다.

▲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는 세계 최대규모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수도권 58개 자치단체의 쓰레기를 반입하여 매립한다.

▲ 수도권매립지 인근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서구주민대책위원회는 수도권매립지 2016년 종료와 각 지자체 별로 대체 매립지를 조성할 것을 주장한다.

▲ 수도권매립지 인근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서구주민대책위원회는 수도권매립지 2016년 종료와 각 지자체 별로 대체 매립지를 조성할 것을 주장한다.

재활용 자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들은 몇 단계를 거쳐 새로운 자원으로 탄생하게 된다. 폐지 수집 노인들을 만난 후 고물상을 거쳐 재생 공장으로 옮겨진다. 이 과정에서 전국 170만 명으로 추정되는 폐지수집 노인들과 7만 개로 추산되는 동네 고물상들이 재활용 자원 수집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낮은 고물 단가와 주택가에 쉽게 입주할 수 없도록 하는 고물상 입지 제한 규정으로 인해 영세 고물상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 고통은 대부분이 노인 빈곤층인 폐지 수집 노인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재활용 자원 수집소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폐기물 처리 시설로 취급받는 고물상들은 고물상도 순환자원 취급시설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 170만명으로 추산되는 전국의 폐지수집노인들. 이들 대다수는 빈곤층으로 살아간다.

▲ 170만명으로 추산되는 전국의 폐지수집노인들. 이들 대다수는 빈곤층으로 살아간다.

▲ 동네고물상은 일선의 재활용자원 수집소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행 법상 폐기물 처리 시설로 취급받아 주택가나 상가에서는 영업이 금지되어 있다.

▲ 동네고물상은 일선의 재활용자원 수집소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행 법상 폐기물 처리 시설로 취급받아 주택가나 상가에서는 영업이 금지되어 있다.

버린 것들과의 공존을 생각하다

‘버린 뒤의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재활용자원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되살아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눈 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은 쓰레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자 한다.


글, 구성, 촬영 : 남태제

남태제 독립 감독은 1998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대중음악의 해방구, 언더그라운드>, 2003년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2008년 시민방송 R-TV <다른 세상을 꿈꾸다>, 2011년 다큐멘터리 영화 <도시아이들, 논을 만나다> 등을 연출했다.

월, 2015/08/3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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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5분의 1은 월평균 소득이 150만원이 되지 않는다. 정확히 148만 6,181원이다. 이 소득계층의 사람들이 서울 등 대도시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 50만 원짜리 옥탑방이나 반지하를 구해 산다고 해도 남는 돈은 98만여 원밖에 되지 않는다.

▲ 서울 동작구 반지하방,보증금 천만원 월세 50만원

▲ 서울 동작구 반지하방,보증금 천만원 월세 50만원

이들의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은 단순히 계산해도 33%가 넘는다.유럽의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가 25%가 넘으면 이때부터는 국가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서민의 주거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정부의 책무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소득대비 주거비 부담이 어느 수준이어야 하는지 그 기준을 갖고 있죠.유럽의 경우, 소득대비 주거비가 25%가 넘으면 정책대상이고 국가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우리나라의 월 소득 대비 주택 임대료 비율의 평균은 2014년 현재 20%를 넘어섰다. 특히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무려 29%에 이른다. 2년 전에 비해 7.2% 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중소득층이나 고소득층의 소득대비 임대료 비율은 같은 기간 줄어들었다. 박근혜정부 이후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올랐고 그만큼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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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계빚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의 전세대출은 2014년 말 현재 35조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2012년 전세대출액 23조 원과 비교하면 2년만에 증가폭이 50%를 웃돈다.

▲ 김기준 의원실

▲ 김기준 의원실

전체 가계대출액도 꾸준히 증가해 올 2분기 기준 1,070조 원을 넘어섰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보증금이 폭등하면서 무리해서 빚을 내 집을 사는 경우가 늘어난데다 주거비, 사교육비 압박 등으로 가계 대출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가계부채 문제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보기 위해 구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 20평형대 185가구를 전수조사했다. 지난해 5월 입주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억원대 중반이었다. 최근 서울 지역에 들어선 아파트 가운데 가장 싼 축에 속한다. 분석 결과 이 아파트 20평대 185가구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구가 139가구나 됐다. 20평대 전체가구의 75.1%가 빚을 내서 집을 샀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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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가구 당 대출액은 평균 2억여 원. 현재 매매가가 4억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아파트 시세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떠안고 있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들 가운데 28가구 소유주는 80년대 이후 태어난 30대라는 점이다. 전세난에 지친 30대들이 무리해서 가계대출을 받고 있는 이런 현상은 일반적인 통계로도 확인된다.

정부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2012~2014) 주요 연령대 가운데 30대의 가계부채는
평균 8백만 원이나 증가해 5천만 원에 육박했다. 이들 30대의 부채 증가액 8백만 원은 부채 증가액이 가장 적은 40대에 비해 8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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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만 골몰했다. 서민의 주거안정은 뒷전이었다.
저소득층과 30대들은 급등하는 주거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빚을 내서 전세보증금을 충당하거나 더 큰 빚을 내 집을 사고 있다. 소득 증가는 미미한 상태에서 주거비 급등의 부담을 개인들이 대출을 내 감당해야 하는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가계부채 자체가 이미 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만일 외부 충격이 왔을 때 금융기관들은 좀 더 저신용자의 대출, 자영업자의 대출을 먼저 줄이고 향후에는 주택담보대출까지 줄일 수 있겠죠. 그 충격이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에게 먼저 올 것입니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목, 2015/09/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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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일반적인 의미의 예술가는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그러한 창작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사회에는 예술가들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공존한다. 예술 자체가 노동이라는 인식조차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여기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예술활동을 펼쳐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 세월호 참사를 알리는 그림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를 그린 신주욱 작가

▲ 세월호 참사를 알리는 그림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를 그린 신주욱 작가

세월호 참사를 알리는 그림을 그린 신주욱 작가, 투쟁 현장에서 노동자, 철거민 등 사회적 약자들의 캐리커처를 그리는 이동수 시사만화가, 음악가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과 지역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자립음악생산조합, 그리고 연극 공연 활동과 대리운전 일을 겸하며 예술의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고훈목 배우까지.

▲ 노동자와 철거민들의 캐리커처를 그리는 이동수 만화가가 그린 동양시멘트 노동자 김주일 씨의 모습.

▲ 노동자와 철거민들의 캐리커처를 그리는 이동수 만화가가 그린 동양시멘트 노동자 김주일 씨의 모습.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회에 말을 거는 예술가들의 모습을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담았다.


방송 : 9월 12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보기 : newstapa.org/witness

목, 2015/09/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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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이다. 하나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로 보는 시선이고 두번 째는 예술가들을 낮춰 부를 때 흔히 사용하는 ‘딴따라’로 보는 시선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딴따라’라는 단어에는 예술가에 대한 편견 즉, ‘노동 하지 않는 사람’, ‘사회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세간의 생각이 투영되어 있다. 그들은 정말 노동하지 않고, 사회에 관심없는 사람들일까? 2015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조금 다른 ‘딴따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의 얼굴을 그리다

신주욱 작가,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알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와 ‘진실을 인양하라’ 등의 작품을 그렸다. 그는 주로 돌아가신 분들의 얼굴을 그린다.

단지 얼굴을 그린다는 게 그림이 아니라 그 사람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신주욱 작가

▲ 지난 8월 21일 장기기증자 가족들과 함께 장기기증자 얼굴을 그리기 행사에 참여한 신주욱 작가.

▲ 지난 8월 21일 장기기증자 가족들과 함께 장기기증자 얼굴을 그리기 행사에 참여한 신주욱 작가.

그가 지난 8월 한 단체가 주관하는 장기기증자들의 얼굴을 그리는 행사에 나섰다. 장기기증 유가족들은 일일이 손 편지에 사진을 동봉해 얼굴을 그려 달라 보내주었다. 신 작가가 장기기중자들의 얼굴에 밑그림을 그리고 나면, 유가족들은 머리카락, 눈, 코, 입을 그리며 그리운 얼굴을 완성해 간다. 한 시간의 그리기가 끝나면 가족들의 얼굴에는 비로소 미소가 띈다. 신 작가가 세상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그만의 방식이다.

이동수 화백은 20여 년 동안 시사만평을 그려온 시사만화가로 노동자와 철거민 등 사회적 약자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왔다. ‘거리의 만화가’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오늘도 우리가 모르는 세상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

▲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캐리커처를 주로 그리는 시사만화가 이동수 씨. 사람들의 기쁨이 그에게 힘이 된다.

▲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캐리커처를 주로 그리는 시사만화가 이동수 씨. 사람들의 기쁨이 그에게 힘이 된다.

스스로 선 음악가들

8월 29일, 서울 한남동에서 ‘자립심 페스티벌’ 이 열렸다. 최근 한남동 일대에 문화 거리가 형성되면서 부동산 임대료가 치솟았고, 결국 비싼 임대료에 소상공인들이 내몰리게 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비판하고 극복하기 위한 음악 행사였다.

‘자립음악생산조합’의 운영진을 맡고 있는 황경하씨는 거대 기획사나 매니지먼트사에 휩쓸리지 않는 음악을 하려고 조합을 만들었다. 기획에서부터 음향, 무대, 진행까지 음악인들이 직접 만들어가면서 음악인들이 음악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황 씨의 소망이다.

▲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이자 음악가인 황경하 씨. 그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은 작업실을 잃는 음악가들이라고 말한다.

▲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이자 음악가인 황경하 씨. 그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은 작업실을 잃는 음악가들이라고 말한다.

당신의 오아시스는 어디인가요?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에서 노총각 ‘염소팔’ 역을 맡고 있는 배우 고훈목 씨. 연극 활동 만으로는 생계를 잇기 힘들어 대리 운전을 하고 있다. 고 씨는 연극을 통해 세상에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말한다.

경제 논리가 주로 작동하는 세상에서 숨을 돌릴 수 있는 것이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연극이고 이를 통해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에서 활동중인 배우 고훈목 씨. 그에게 가장 소중한 순간은 연극을 즐기는 바로 이 순간이다.

▲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에서 활동중인 배우 고훈목 씨. 그에게 가장 소중한 순간은 연극을 즐기는 바로 이 순간이다.

이들에게 삶의 오아시스는 어디에 있을까? 무엇이 그들을 거리로 이끌고, 무엇이 그들을 사람들 곁에 설 수 있게 하는 걸까? 2015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딴따라’들을 목격자들 카메라에 담았다.


취재 작가 : 박은현
글 구성 : 김근라
연출 : 박정대

월, 2015/09/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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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인 해촌 김용주가 일제 말기인 1940년 대, ‘일제 군용기 헌납’과 ‘징병’을 독려하는 기명 광고를 낸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 1940년 이후 김용주는 일제의 침략전쟁에 협력하는 친일 단체의 주요 보직을 맡아왔으며,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친일반민족 발언을 한 사실이 당시 공식 문건과 신문 기사 등 문헌을 통해 확인됐다. ‘아버지는 애국자’라고 주장해 왔던 김무성 대표는 새로 발굴된 김용주의 친일 행적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김용주의 친일 행적이 새롭게 드러났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김용주의 친일 행적이 새롭게 드러났다.

9월 17일, 민족문제연구소는 그동안 사료발굴을 통해 군용기 헌납과 징병을 독려하는 아사히 신문 광고 등 김용주의 친일 행위를 새롭게 입증할 다수의 일제 공문서와 신문 자료를 공개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용주가 1920년대와 30년대 중반까지 야학과 신간회 활동 등 민족적 행보를 보인 것은 맞지만 1940년 이후부터 친일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 민족문제연구소는 9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김용주의 새로운 친일행적을 보여주는 자료를 공개했다.

▲ 민족문제연구소는 9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김용주의 새로운 친일행적을 보여주는 자료를 공개했다.

김용주, 일제 말 ‘군용기 헌납’, ‘징병’ 독려 기명 광고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김용주는 일제가 벌인 대동아전쟁이 극에 달하던 1943년과 1944년, 두 차례에 걸쳐 태평양전쟁 중인 일제에 군용기를 헌납할 것과 조선 청년들이 대동아전쟁에 적극 나설 것을 독려하는 광고를 아사히 신문이 조선에 배포하는 ‘남선판’과 ‘중선판’에 게재했다. 두 광고 모두 김용주 자신의 창씨명인 김전용주(金田龍周)라는 이름을 내건 기명광고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 이준식 연구위원은 “본인이 적극적으로 (대동아)전쟁에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일제에 과시하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 김용주가 일제 말기 아사히 신문에 게재한 기명 광고들.

▲ 김용주가 일제 말기 아사히 신문에 게재한 기명 광고들.

김용주, 일제 징병제 관련해 “자식을 기뻐하며 바쳐라”

김용주는 1943년 서울 부민관에서 열린 전선공직자대회에 참석해 “진정한 정신적 내선일체화를 꾀”해 “충실한 황국신민이 될 것”을 우선적 과제로 밝혔다. 김용주는 또 전쟁에 동원되는 조선 청년들의 부모를 향해 “자식을 나라의 창조신께 기뻐하며 바치는 마음가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하고, “귀여운 자식이 야스쿠니 신사에 신으로 받들어 모시어질 영광”이라 표현 등의 강도 높은 친일 발언을 했다.

▲ 전선공직자대회에 참가한 김용주는 내선일체와 황국신민, 천황의 귀일 등 징병을 독려하는 발언을 했다.

▲ 전선공직자대회에 참가한 김용주는 내선일체와 황국신민, 천황의 귀일 등 징병을 독려하는 발언을 했다.

당시 경북도회 의원 40명 가운데 전선공직자대회에 참석한 조선인 의원은 단 두 명으로 기록돼 있다. 바로 경북지역 대표적 친일파인 서병조, 그리고 김용주다.

이밖에 김용주는 여러 친일단체에도 주요 임원으로 참여했다. 일제가 조선인들의 전쟁협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조직한 ‘국민총력’과 ‘조선임전보국단’의 주요 보직을 두루 맡았다. 당시 경북도회 의원이던 김용주는 1941년 5월, 국민총력 경북 수산연맹 이사로 선출되고 같은 해 7월, 평의원으로 임명된다.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이기도 했던 그는 1941년 12월, 조선임전보국단 경북지부 상임이사로 선출됐다. 당시 김용주와 함께 조선임전보국단의 경북지부 상임이사로 있던 서병조, 정해붕, 문명기는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가 결정한 친일파 1,006명에 포함된 인사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김용주가 1937년 이후 해방될 때까지 10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에 벌인 각종 친일행위는 적극적인 전쟁범죄행위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김용주 씨의 주요 친일 행적을 시기별로 정리한 타임라인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 해촌 김용주
    1905.7.29 – 1985.1.27
    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05. 7. 29.

    경남 함양군 함양면 신관리 출생

  • 1923.

    조선 식산은행 본점 취직

    6개월 만에 포항지점으로 전출. 경북 영일군 포항읍 이주 정착.

    ※ 식산은행 : 1918년 설립한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의 식민 경제 지배에서 동양척식회사와 함께 금융 측면에서 뒷받침했던 핵심 기관 중 하나.

  • 1924.

    ‘영일청년회’ 지육부장

    독서회 조직 및 노동야학 개설. 이후 교사로 참여

  • 1926. 5. 28.

    독서회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

    검사분국으로 송치(5.30)됐으나 이틀 만에 방면

    출처 : 시대일보(時代日報) 1926년 6월 3일 2면

  • 1926.

    삼일상회(三一商會, 철도화물운송업) 설립

    “삼일 민족운동의 정신을 본받는다는 뜻에서 붙인 것인데, 일찍이 민족의식에 눈떠 청년운동에 열중했던 나의 심혼을 표시한 그 상호는 다분히 의식적이고 민족적인 인상을 풍기었다. ”

    출처 : 김용주 회고록 “풍설시대80년” 중

  • 1927. 7. 22.

    신간회 영일지회 정치부 간사

    ※ 신간회(新幹會) : 1927년 2월 민족주의 좌파와 사회주의자들이 연합하여 창립한 민족협동 독립운동 단체

    출처 : 조선일보(朝鮮日報) 1927년 7월 25일 2면
    중외일보(中外日報) 1927년 7월 27일 4면

  • 1936. 3.

    포항 영흥학교 인계 경영 및 교장 취임

    출처 : 동아일보(東亞日報) 1936년 3월 24일 4면

  • 1936. 9. 20.

    경상북도 포항 읍회 의원(민선) 당선

    출처 : 매일신보 1936년 9월 22일 조간 4면

  • 1937. 5. 10.

    경상북도 도회의원(영일군, 민선)

    1945년 해방때까지 도회 의원 유지

    출처 : 조선총독부 관보 1937년 7월 6일
    매일신보 1937년 5월 12일 석간 1면

  • 1940. 2. 23.

    “국체명징관 내에서는 내선관계의 역사적 연원을 증명하는 자료를 진열하여 내선일체의 정신적 심도를 올려야.” 발언 – 12회 경북도희 회의 발언

    김용주 의원, 설치를 고려하는 국체명징관 내에서는 내선관계의 역사적 연원을 증명하는 자료를 진열하여 내선일체의 정신적 심도를 올릴 것.

    ※국체명징관(國體明徵館) : 국체명징(國體明徵) 즉, 황도정신(皇道情神)의 보급이라는 미명 아래 조선인들의 황국신민화와 내선일체를 촉진한다는 목적으로 세운 건물.

    출처: 동아일보 1940년 2월 27일 자 석간 7면(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0. 2. 24.

    “충량한 황국신민으로서 내선일체의 이상에 향하고 있으므로 옛날과 같이 불온사상을 가진 자는 한명도 있지 않으므로 반도 교육에 일대 전환할 시기인 줄 생각한다.” 발언 – 제12회 경북도회 회의

    김용주씨 (포항) 반도인은 황도정신에서 황국신민으로서 충량한 내선일체의 이상에 향하고 있음으로 옛날과 같이 불온사상을 가진 자는 한명도 있지 않으므로 반도교육에 일대 전환할 시기인줄 생각한다.

    출처 : 매일신보 1940년 2월 26일(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0. 7. 11.

    김용주 창씨개명

    金龍周(김용주) – 金田龍周(가네다 류슈)

    출처 : 조선총독부관보(朝鮮總督府官報) 1940년 12월 20일

  • 1940. 11.

    일본 기원 2600년 축전 기념식전 및 봉축회 초대받음

    1941년 친일파 김갑순이 발행하는 조선신문사가 발행한 명단 중 김용주 수록 게재
    1941년 9월 일본동맹통신사 발행 “흥아일본건국사”에 명단 중 김용주 수록 게재

    ※ 일본 기원 2600년 축전(紀元二千六百年祝典) : 1940년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기원 2600년 봉축식, 일본은 전시체제를 맞아 일본의 위대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대대적인 선전활동을 벌였다.

    출처 : 기원 2600년 축전기념 광영록(紀元二千六百年祝典記念光榮錄) – 조선신문사(朝鮮新聞社), 1941.10, 46쪽(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일본내각관보 1941년 11월 21일 21쪽

  • 1941. 5. 17.

    국민총력 경상북도수산연맹 이사 선임

    水産團體도 結合, 翼贊體制를 整備, 慶北聯盟 結成式 擧行(수산단체도 결합, 익찬체제를 정비, 경북연맹 결성식 거행)

    ※ 국민총력 경상북도수산연맹 : 조선인의 황국신민화와 전쟁동원을 목적으로 조직된 조선총독부의 최대 관변단체인 국민총력조선연맹(國民總力朝鮮聯盟) 산하 단체

    출처 : 매일신보(每日新報) 1941년 5월 20일 석간 3면(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1. 7. 16.

    국민총력 경상북도연맹 평의원, 도회의원 자격으로 임명

    1) 總力慶北聯盟, 新道議 網羅 後 最初 常會, 中心論題는 生活新體制(총력경북연맹, 신도의 망라 후 최초 상회, 중심논제는 생활신체제)

    2) 道會議員を評議員に加へ, 慶北, 聯盟役員の常會を開へ(도회의원을 평의원에 가입, 경북, 련맹역원의 상회를 개최)

    ※ 국민총력 경상북도연맹 : 조선인의 황국신민화와 전쟁동원을 목적으로 조직된 조선총독부의 최대 관변단체인 국민총력조선연맹(國民總力朝鮮聯盟)의 지방 조직

    출처
    1)매일신보 1941년 7월 18일 3면
    2)경성일보 1941년 7월 18일 2면

  • 1941. 9.

    대구국체명징관 1천원 헌납, 대구신사 2천원 헌납

    ※국체명징관(國體明徵館) : 국체명징(國體明徵) 즉, 황도정신(皇道情神)의 보급이라는 미명 아래 조선인들의 황국신민화와 내선일체를 촉진한다는 목적으로 세운 건물.

    출처 : 日本同盟通信社, 1941.9, 330~332쪽
    (皇統[皇紀]二千六百年記念誌)興亞日本建國史 ; 朝鮮銃後奉公錄(황통[황기]2600년기념지) 흥아일본건국사 ; 조선총후봉공록)(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1. 9.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 참여

    ※ 조선임전보국단(朝鮮臨戰報國團) : 일제가 침략전쟁을 진행하면서 조선인들의 전쟁 협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조직한 전시체제기 최대의 조선인 민간조직

    조선임전보국단 경북지부 참여 주요 인물
    지부장 : 장직상 (중충원 참의)
    이사장 : 신옥(신현구) 중추원 참의
    상임이사 : 서병조(중추원 참의) 문명기(중추원 참의), 정해붕(중추원 참의), 김용주 등

    출처 : 朝鮮臨戰報國團發起人·役員 名簿, “朝鮮臨戰報國團槪要”(조선임전보국단발기인·역원 명부 “조선임전보국단개요”) 27쪽(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1. 10. 8~10.

    친일파 문명기(중추원 참의)와 함께 영덕과 영천 지역에서 개로운동을 독려

    국민개로운동의 취지를 철저히 이해시켜 불노유한무직자(不勞有閑無職者)들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여 전시체제와 개로체제를 확립하도록 되었다. 중추원참의, 도의원 시찰일정은 다음과 같다.

    개로운동을 독려, 중추원참의, 도의들이 선두서
    文明琦一郞·金田龍周 氏, 동행자 森 職組 書記 10월 8일, 10월 10일 영덕·영천 양 군(兩郡)에
    (이하 생략)

    ※ 국민개로운동 : 일제가 전쟁 수행에 필요한 조선인의 노동력동원을 목적으로 조선인의 근로보국을 주장하면서 실시한 운동

    출처 : 매일신보 1941년 10월 7일 경상판 조간 3면(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1. 12. 7.

    조선임전보국단 경상북도지부 상임이사 임명 및 ‘황군장병에게 감사의 전보를 보낼 것을 제안’ 발언 제안

    1) 臨戰報國團 慶北支部設立, 結成은 卄九日擧行(임전보국단 경북지부설립, 결성은 29일 거행)

    2) 一死報國을 盟誓, 臨戰報國團 慶北支部 結成式, 七日, 盛大하게 擧行(일사보국을 맹서, 임전보국단 경북지부 결성식, 7일, 성대하게 거행)

    출처
    1) 매일신보(每日新報) 1941년 11월 24일 3면

    2) 매일신보 1941년 12월 9일 석간 3면 (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2. 1. 10.

    조선임전보국단 경상북도 사업부장 임명

    大邱府民號十機! -臨戰報國團 支部와 協力實現에 邁進(대구부민호 10기! -임전보국단 지부와 협력실현에 매진)

    출처 : 매일신보 1942년 1월 12일 2면

  • 1942. 2. 27.

    조선임전보국단 경상북도지부, 미국과 영국을 격멸한 군용기 5대 헌납

    기사에는 임전보국단 경북지부의 단체명이 나오지만, 김용주 등 경부지부 간부들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임보단서도 활동. 경북서 오기를 헌납

    경북 영일군은 애국기 헌납에 압도적인 성과를 보인 대표적인 지역의 하나이다. 태평양전쟁이 발발한지 불과 2달 후인 1942년 2월 경북 영일군에서만 총 8대의 군용기가 헌납되었다. 경북지역에서 2월말까지 30대 가량 헌납된 것을 감안하면 일개 군 단위의 실적으로는 놀라운 결과라 할 수 있다. 이후 8월말까지 전국에서 헌납된 비행기는 280여대에 달했다. 도청소재재지가 아닌 지방에서 헌납기 명명식이 거행된 곳은 5대 이상의 실적을 올린 함남의 원산과 경북의 영일 단 두 곳이었다.(출처 : 민족문제연구소)

    출처 : 매일신보 1942년 2월 27일 석간 3면(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2. 3. 11.

    “북지방면에서 대동아공영권 건설을 위해 밤낮으로 악전고투를 계속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도민을 대표하여 감사전보를 발송하자”고 제안 – 제15회 경북도회 회의 중

    尨大 豫算을 俎上에, 慶北道會 開幕(第15會), 劈頭 感謝電報 發送을 決議(방대 예산을 조상[도마 위]에, 경북도회 개막(제15회), 벽두 감사전보 발송을 결의)

    출처 : 매일신보 1942년 3월 13일 경상판 석간 3면(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3. 9. 8.

    징병제실시에 대한 감사의 뜻을 결의하기 위한 광고를 기명으로 게재

    광고 왼쪽 두 번째 줄 金田龍周 (김용주) 게재

    (廣告)待望의 徵兵制 實施, 지금이야말로 정벌하라, 半島의 靑少年들이여((광고)대망의 징병제 실시, 지금이야말로 정벌하라, 반도의 청소년들이여)

    “대망의 징병제 실시, 지금이야말로 정벌하라, 반도의 청소년들이여… 난폭하기 짝이 없는 숙적 미영을 지금이야말로 물리쳐 멸망시키자. 징병제 실시에 대한 반도 동포의 간절한 요망을 드디어 구현했다. 반도 동포도 내지 장병으로 자리매김하여 당당히 대동아전쟁의 전열에 끼게 된 것이다. 우리 반도의 정예여. 일시동인의 천황의 위덕(大御稜威) 아래, 우리 반도의 인재가 빈틈없는 전우애로 미영 격멸의 전선에 서는 날이 온 것이다. 이 기쁨, 이 감사, 시정 30여년 역사에 전례가 없는 대전환이며 영광이다. 지금은 세계 대동란이 한창인데, 팔굉일우의 대이상을 내걸고 대동아의 천지에 깊숙이 진군하여 황국의 흥폐를 양 어깨에 짊어진 황군이 숙적 미영 격멸에 혁혁한 전과를 거듭하는 가을. 2천 5백만 반도동포, 특히 젊은 반도청년에 거는 기대가 실로 크다. 일억의 환호와 축복 속에 있는 반도의 젊은이들이여. 궐연히 일어나라! 결전이 자네들을 부른다.”

    출처 : 아사히신문(朝日新聞) 남선판(南鮮版) 1943년 9월 8일 4면
    아사히신문 중선판(中鮮版) 1943년 9월 8일 4면(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3. 10. 2.

    경북도회 의원 자격으로 전선공직자대회(全鮮公職者大會)에 참석

    경북도회 의원 40명 가운데 조선인 참석은 2명. 친일파 서병조와 함께 김용주 참석

    “징병제 실시에 보답하기 위해 일본정신문화를 키워온 신사(神祠)를 건립해 감사의 뜻을 발휘해야 한다”고 발언.

    銃後의 戰列에 總立, 第二日 公職者大會에 滅敵의 熱火漲溢, 各議員들의 熱論(총후의 전열에 총립, 제이일 공직자대회에 멸적의 열화창일[맹렬히 넘치다] 각 의원들의 열론[열띤토론])


    김전용주 (경북도회 의원)씨가 징병제 실시에 보답하는 길은 일본정신문화의 양양으로 각 면에 신사(神社)와 신사(神祠) 를 건립하여 경신숭조 보은감사의 참뜻을 유감없이 발휘하도록 하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귀축 미영 격멸에 돌진할 것을 촉진해야

    출처 : 매일신보 1943년 10월 3일 석간 2면(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3. 10. 2.

    경북도회 의원 자격으로 전선공직자대회(全鮮公職者大會)에 참석해 징병독려, 천황께 귀일 등 발언

    황국신민이 되기 위한 5가지 구체적인 방안 발언, 특히 일본에 강제 징용 될 조선 청년들의 부모를 향해 “반도의 부모가 자식을 나라의 창조신께 기뻐하며 바치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강조하는 발언

    가장 급한 일은 반도 민중에게 고루고루 일본정신문화의 진수를 확실히 통하게 하고, 진정한 정신적 내선일체화를 꾀하여 이로써 충실한 황국신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그 구체적 방책으로 다음 5가지 항목을 들고 싶습니다. 첫째, 각 면에 신사(神祠)를 건립하여 모든 민중으로 하여금 신을 공경하고 신앙생활을 하게끔 하면 일본정신의 진수에 철저히 젖어들게 할 수 있습니다…(중략)그러므로 앞으로 징병을 보낼 반도의 부모로서 자식을 나라의 창조신께 기뻐하며 바치는 마음가짐과 귀여운 자식이 호국의 신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신으로 받들어 모시어 질 그 영광을 충분히 인식하여 모든 것을 신께 귀일하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신에 대한 신앙을 철저히 하여 현세의 신이신 천황께 귀일하는 것입니다.

    출처 : 徵兵制施行感謝 敵米英擊滅 決意宣揚 全鮮公職者大會記錄(징병제시행감사 적미영격멸 결의선양 전선공직자대회기록) 全鮮公職者大會事務局(전선공직자대회사무국) 1944년 1월(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 1944. 7. 9.

    일제에 전투 비행기 헌납 선전 광고 기명 게재

    “결전은 하늘이다! 보내자 비행기를!”라는 제목의 비행기 헌납 광고 기명 게재
    왼쪽 두 번째에 김전용주 이름 나옴.

    “결전은 하늘이다! 보내자 비행기를!, 승리냐 죽음이냐의 결전
    시국은 확실히 승리냐 죽음이냐의 결전의 한 가운데로 돌입하고, 더욱이 적은 공군으로써 승패를 결정지으려고 한다. 이때를 맞이하여 우리는 혁혁한 전과의 그늘에서 산화한 고귀한 영령 또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적의 맹렬한 공습하에서 묵묵히 (조국)수호에 애쓰는 우리 아버지, 우리 아들, 우리 형, 우리 동생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과 그리고 “좀더 비행기를”이라고 외치는 필사의 요청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출처 : 아사히신문 남선판 1944년 7월 9일 4면(자료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8월 15일, 김무성 부친 김용주 ‘미화’ 평전 출간돼

김무성 대표 측은 부친의 친일 행적에 대해 지금까지 “부친은 애국자적인 삶을 살았다”며 “부친의 이름이 도용되거나 날조된 것이다”라고 주장해 왔다. 김무성 대표의 홈페이지에 마련된 ‘나의 아버지’라는 코너에는 “나라와 민족을 사랑한 해촌 김용주 선생”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 김무성 대표의 부친 김용주의 평전이 지난 8월 15일 출판됐다.

▲ 김무성 대표의 부친 김용주의 평전이 지난 8월 15일 출판됐다.

해방 70년을 맞은 지난 8월 15일에는 김무성 대표 부친 김용주의 평전 <강을 건너는 산>이 출판됐다. 평전이라고 쓰여 있지만 김용주의 친일 의혹과 관련해서는 단 한 줄도 다루고 있지 않다.

김용주 평전 표지에는 ‘광복 70주년 기획, 새로운 역사인물 찾기 ①’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평전 어디에도 이 시리즈의 기획의도나 다음 편 인물, 다음편 출판 예정일 등이 언급되지 않았다. 출판사 측은 “다음 편 인물로 거론되는 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 측은 또 “친일인명사전에 부친이 등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친일파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임경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해방직후 반민특위가 반민족 행위자로 7천 명 정도를 구상했지만,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는 1,006 명밖에 구상할 수밖에 없었다”며 “진상규명위에서 지정한 1,006명이 아니라고 친일파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8월 15일 출판된 김무성 대표의 부친 김용주 평전 <강을 건너는 산>

▲ 8월 15일 출판된 김무성 대표의 부친 김용주 평전 <강을 건너는 산>

김무성 대표의 ‘역사 전쟁’

김무성 대표는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좌파와의 역사 전쟁’을 외치고 있다. “진보 좌파 세력들이 건국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굴욕의 역사라고 깎아 내리고 있다” (7월31일, LA 동포간담회)며 “좌파와의 역사 전쟁을 승리고 종식시켜야 된다” (2013년9월4일, 새누리당 근현대사 역사교실)고 주장해 왔다.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긍정적인 사관에 의한 교과서”(2013년9월25일)라고 옹호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역사는 공과 과가 있는데, 이제는 공만 봐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친일파 처단을 다룬 영화 <암살> 국회초청 상영회를 주관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친일파 처단을 다룬 영화 <암살> 국회초청 상영회를 주관했다.

뉴스타파는 ‘군용기 헌납’과 ‘징병 독려’ 기명 광고 등 새로 발견된 김용주 씨의 친일 행적과 관련해 김무성 대표 측에 입장을 서면을 통해 물어봤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또 직접 찾아가 질의했지만 보좌진들은 기자를 막았고, 김무성 대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취재: 박중석, 김경래, 김새봄
촬영 편집 : 최형석, 김남범, 신승진, 정지성, 윤석민, 박서영
타임라인 구성 : 임종헌, 최미정
자료 제공 : 민족문제연구소

목, 2015/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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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 산내면, 최근 새로운 식당이 문을 열었다. ‘살래 청춘식당 마지’다. 20대 여성 5명이 식당의 주인이다. 식당 홀서빙과 설비를 맡은 김인애씨, 식자재 구매를 담당하는 하경심씨, 주방과 메뉴개발을 맡은 이다기씨, 주방을 책임지는 임고운별씨,그리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2년 전 산내에 온 김소연씨  김소연씨다.

소연씨 말고 4명은 부모의 귀농 결정에 따라 산내 마을에 온 귀농 2세들이다.  부모님의 결정에 따라 산내로 들어왔던 귀농 2세들, 이제 그들 스스로 결정으로 농촌에 뿌리내리기 위한 첫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 지난달 지리산 산내마을에 새로운 식당이 문을 열었다. 부모의 결정에 따라 농촌에 온 귀농2세들이 주인이다. 이들은 산내를 벗어나지 않고서도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식당을 열게됐다고 말한다.

▲ 지난달 지리산 산내마을에 새로운 식당이 문을 열었다. 부모의 결정에 따라 농촌에 온 귀농2세들이 주인이다. 이들은 산내를 벗어나지 않고서도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식당을 열게됐다고 말한다.

부모님의 결정에 따라 산내로 들어왔던 귀농 2세들, 이제 그들 스스로 결정으로 농촌에 뿌리내리기 위한 첫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1. 작은 자유

마지는 올해초 ‘작은 자유’라는 소모임을 하던 젋은이들이 농촌에 뿌리내릴 기반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시작했다. 산내를 벗어나지 않고서도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물음이었다. ‘마지’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커뮤니티 밥집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가진 것이 없는 청춘이었지만 산내 마을 주민들이 적극 나섰다. 후원금 700만원을 모아 지원했다. 이 돈으로 식당을 만들기 시작했다.

▲ 현재 살래 청춘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청춘들. 왼쪽부터 김인애, 임고운별, 이다기, 김소연, 하경심. 이들의 목표는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이다. 이들의 희망대로 잘 될까?

▲ 현재 살래 청춘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청춘들. 왼쪽부터 김인애, 임고운별, 이다기, 김소연, 하경심. 이들의 목표는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이다. 이들의 희망대로 잘 될까?

2. 왜 산내일까?

지난해 말 현재, 산내면 전체 주민 2,230명 가운데 410명이 귀농 인구이다. 전체 주민의 약 20% 가량이다. 특히 산내에는 현재 40개가 넘는 자발적 커뮤니티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산내 산내마을 공동체 문화의 중심에는 실상사가 있다.1998년 IMF 경제위기때 직장을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귀농학교를 열고 사찰 소유의 토지를 제공해 자립을 도왔다. 이러한 공동체정신의 세례를 받은 귀농 2세들이 이제 산내 마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힘이 된 것이다.

▲ 실상사에서 바라본 산내마을 모습, 실상사는 1998년 IMF 경제위기때 직장을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귀농학교를 열고 사찰 소유의 토지를 제공해 자립을 도왔다.

▲ 실상사에서 바라본 산내마을 모습, 실상사는 1998년 IMF 경제위기때 직장을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귀농학교를 열고 사찰 소유의 토지를 제공해 자립을 도왔다.

3. 젊은 레시피

청춘식당 ‘마지’는 그들의 독창적인 맛을 내는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파스타와 샐러드가 주종이다. 5명은 식당 경험의 전혀 없는 ‘왕초보’였다. 지난 6개월 동안 수백 번 메뉴 개발을 시도했다. 매번 요리할 때마다 재료의 무게를 재고, 나물을 물에 불리는 시간도 정확하게 맞춘다. 커뮤니티 밥집으로 시작한 만큼 식자재도 산내 마을에서 구입하면서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고 있다. 음식을 매개로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손님을 받은 게 목표라고 말한다. 그러나 손님이 거의 없는 날도 있다. 지난달 첫 월급을 받았다고 하는데 40만 원에서 60만 원이었다.

▲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손님을 받은 게 목표라고 말한다. 그러나 손님이 거의 없는 날도 있다. 지난달 첫 월급을 받았다고 하는데 40만 원에서 60만 원이었다.

청춘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기 위해 시작한 마지 프로젝트. 손님들을 기다리는 시간마저 이들에게는 즐겁다. 이들의 목표는 ‘적당히 벌어 아주 잘살기’.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시골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이들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지켜봤다.


취재작가 : 박은현
글 구성 : 정재홍
연출 : 김한구

월, 2015/09/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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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대선이 끝난 지 2년 반이 흘렀지만 당시 개표 과정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불신은 지금까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에도 대선 개표와 관련해 각종 제보와 취재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개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논란의 근거는 무엇일까? 개표 과정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뉴스타파는 이와 같은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지난 18대 대선 때 전국 252개 개표소 중 28곳의 현장 영상을 입수해 분석했다. 영상은 개표장에 설치된 CCTV와 선관위 직원이 직접 촬영한 것이다. 이 영상은 ‘18대 대선부정 진상규명 목회자 모임’에서 활동하는 정병진 목사가 선관위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았다. 영상 파일은 모두 275개로 파일 하나에 길게는 3시간이 넘는 분량이다.

뉴스파타 취재진은 이 영상들을 분석한 결과, 개표 과정 전반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검표부터, 선관위원 검열, 개표상황표 작성, 그리고 최종적인 봉인에 이르기까지 개표 과정 전반에 걸쳐 선관위의 ‘개표 매뉴얼’을 위반한 사례가 수없이 발견됐다. 선관위도 개표가 부실하게 관리됐고 실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실수가 있었을 뿐 의도적인 ‘부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투표지 100매 확인에 5초…형식적인 수검표

개표가 시작되면 투표지 분류기가 일차로 후보자별 투표지를 분류한다. 이렇게 분류된 후보자별 유효표와 기계가 판독하지 못 한 미분류표를 다음 단계인 심사집계부에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확인한다. 18대 대선 개표 매뉴얼에는 투표지 분류기가 분류한 표를 심사집계부에서 “전량 육안으로 심사, 확인하고 2, 3번 번갈아가며 정확하게 재확인, 심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경기도 군포시 대선 개표 영상

▲ 경기도 군포시 대선 개표 영상

 

위 사진은 경기도 군포시 개표소에서 심사집계부에 있는 한 개표사무원이 투표지를 수작업으로 확인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100매 묶음의 후보별 유효 투표지를 한 장씩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고 ‘휘리릭’ 빠르게 넘기며 눈대중으로 훑어보고 있다. 100매를 확인하는데 5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 대구시 서구 대선 개표 영상

▲ 대구시 서구 대선 개표 영상

 

대구시 서구의 개표소에서는 후보별 유효표를 심사집계부에서 수작업 확인 과정 없이 계수기(은행에서 돈을 세는 기계)로 숫자만 확인하는 화면이다. 투표지 분류기가 분류한 결과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사실상 최종 개표 결과가 되는 셈이다.

선관위원 최종 검열, 위원장 봉인도 대리로

수검표 작업과 집계 결과가 정확한지 다시 심사하는 개표 최종 확인 과정인 선관위원들의 검열도 형식적으로 이뤄졌다. 개표 영상에서 대다수 위원들은 투표지를 재확인하기는커녕 만져보지도 않고 개표상황표에 서명을 하거나 도장을 찍었다.

 

▲ 창원시 마산 합포구 개표 영상

▲ 창원시 마산 합포구 개표 영상

 

창원시 마산 합포구 개표소 화면에서는 최종검열을 해야 할 선관위원들이 아예 자리를 비운 모습이 포착됐다. 한 여성 위원이 5-6명의 다른 위원들 도장을 들고 개표상황표에 대리 날인을 하기도 했다.

개표가 끝난 뒤 투표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개표가 끝나면 투표지를 상자에 넣고 봉인 작업을 하는데 개표 매뉴얼에는 위원장이 사인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개표 영상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위원장 도장을 대리 날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서산시 개표 영상

▲ 서산시 개표 영상

 

서산시 개표 영상에는 한 개표사무원이 위원장 확인이 이뤄지기 전에 도장을 미리 찍어 놓으라고 지시까지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다른 사무원이 위원장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잠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투표지 보관 상자에 위원장의 확인 없이 다른 사무원이 대신 도장을 찍었다.

선관위, “투표지 분류기 100% 정확”…하지만 실제 오류 발생

이렇게 수검표부터 최종 검열과 봉인까지 선관위가 스스로 정한 규정을 어긴 사례가 곳곳에서 확인됐지만 해당 선관위 관계자들은 투표지 분류기가 분류한 결과가 100% 정확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기계가 정확하기 때문에 사람이 하는 수검표는 부실하게 이뤄져도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선관위 관계자는 여러차례 수검표를 하도록 규정돼 있는 매뉴얼을 개표현장에서 제대로 지키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투표지 분류기가) 100% 확실하기 때문에 이른바 법령이나 개표 매뉴얼을 무시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어불성설”이라며, “절차를 지키고 법령을 준수한다고 하는 것은 결과에 있어서 차이가 있느냐 여부를 떠나서 그 자체가 선거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투표지 분류기를 100% 신뢰한다고 하는 선관위도 ‘사람’이 실수할 가능성은 인정한다. 선관위는 투표지 분류 과정에서 기계에 종이가 걸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이 손으로 투표지를 빼서 재분류 하는 상황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수작업 확인 과정인 ‘심사집계부’와 ‘위원 검열’을 거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실제 개표 집계가 오류가 생겨 사후에 수정한 사례도 발생했다. 서울 양천구 목3동 제4투표구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득표수가 실제보다 86표 많게 집계된 것으로 최종 개표 이후에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선관위는 수작업 과정에서 집계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납득하기 힘든 개표상황표…선관위, “실수”

18대 대선 때는 수검표와 최종 검열 등에서 벌어진 ‘부실 개표’ 외에도 ‘엉터리 개표상황표’ 때문에 수없이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개표상황표를 보면 투표지 분류기 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개표 결과에 대한 위원장 공표가 이뤄지고, 심지어 분류기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위원장 공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문제의 개표상황표들은 각종 ‘의혹’과 ‘음모론’의 주된 근거가 됐다.

 

▲ 동대문구 청량리동 제5투표구 개표상황표

▲ 동대문구 청량리동 제5투표구 개표상황표

 

위 개표상황표를 보면 투표지 분류기를 통한 분류 종료 시각은 22시 04분인데 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공표한 시각은 이보다 앞선 20시 21분으로 나타난다. 개표가 종료되기도 전에 위원장이 결과를 발표했다고 여겨지는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

 

▲ 부산시 영도구 청학2동 제4투표구

▲ 부산시 영도구 청학2동 제4투표구

 

위 개표상황표에는 투표지 분류기를 개시한 시각이 20시 49분인데 위원장이 결과를 공표한 시각은 19시 20분으로 적혀있다. 개표도 시작 안했는데 결과가 나왔다는 말이 된다.

개표상황표는 개표와 관련된 각종 시각 등을 개표사무원이 기록한 것이다. 선관위는 위원장의 개표 결과 공표 시각을 사무원이 기록하는 과정에서 생긴 착오라고 말했다. 투표지 분류기 제어용 PC 시각이 현재 시각으로 설정되어 있지 않아서 개표상황표에 잘못된 시각이 출력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수는 있었지만 집계된 표의 수와는 관련이 없다는 게 선관위의 입장이다.

개표가 종료 전에 언론과 포털로 개표 결과 전송

중앙선관위는 전국 개표소로부터 보고받은 투표구별 개표자료를 언론사와 포털사에 1분 단위로 제공한다. 그런데 대선 이후 선관위가 공개한 1분 단위 개표자료와 실제 개표소에서 작성된 개표상황표를 비교해 보면, 개표소 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공표하기 전에 개표 결과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모순된 상황이 발견됐다.

 

▲ 서울 영등포구 대림3동 제7투표구 개표상황표와 1분 데이터 비교

▲ 서울 영등포구 대림3동 제7투표구 개표상황표와 1분 데이터 비교

 

위 개표상황표를 보면 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공표한 시각이 밤 12시 16분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1분 데이터를 보면 해당 투표구의 개표 결과가 언론사와 포털에 제공된 시각은 밤 10시 35분으로 나타난다. 개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결과가 언론사에 제공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선관위가 개표 결과를 미리 만들어 놨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선관위는 이 역시 개표소에서 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공표한 뒤 보조사무원이 시각을 기록하도록 되어 있는데 실수로 기록을 누락한 경우라고 해명했다. 위원장이 공표를 마친 개표 결과를 중앙선관위로 실시간으로 보고한 뒤 시각 기록이 누락된 걸 발견하고 뒤늦게 입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착오라는 것이다.

유령표와 실종표

각 투표구에서 교부한 투표용지보다 개표 때 표가 더 나오는 ‘유령표’ 현상과 표가 덜 나오는 ‘실종표’ 현상도 전국적으로 수백에서 수천 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어떤 투표구에서는 유령표 현상이 벌어지고 어떤 투표구에서는 실종표 현상이 벌어진다. 전국적으로 집계하면 교부된 투표용지보다 2,456표가 적게 개표됐다.

선관위는 대선 뿐 아니라 매 선거 때마다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개표할 때 투표수가 더 많거나 적은 경우는 늘 발생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유령표’의 경우 투표소에서 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 교부수를 기재할 때 계산 착오로 잘못된 교부수를 적는 경우들이 종종 생긴다고 주장했다. 또 교부수보다 개표 때 표가 적게 나오는 ‘실종표’는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갖고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소모적인 개표 논란….선관위가 자초

지난 18대 대선 개표 영상을 통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개표 논란의 가장 큰 원인은 선관위의 부실한 개표 관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검표부터 최종 검열과 봉인까지 매뉴얼대로 이뤄지는 것은 없었다. 선관위가 이른바 ‘대선 부정 음모론’에 단초를 스스로 제공한 셈이다. 다만 ‘기획된 부정 선거’라고 규정하기에는 근거가 미약한 것도 사실이다.

정태호 경희대 교수는 “(선거의) 마지막 단계인 개표가 정확하고 신뢰성 있게 이뤄지는 것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앞의 선행 과정에서 아무리 공정하게 선거 과정이 진행됐다 하더라도 선거는 본래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관위가 스스로 정한 개표 규정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부실을 반복한다면 개표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소모전을 끝내기 위해서 선관위의 책임감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화, 2015/09/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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